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해임 요구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가스공사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선거비용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주식매매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34
  •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 워터게이트 사건과 놀랄 만큼 비슷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 워터게이트 사건과 놀랄 만큼 비슷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법률고문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받는 행동들과 닉슨 전 대통령의 불법적 행위 사이에 놀랄만한 유사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닉슨 정부 당시 존 딘 백악관 법률고문은 10일(현지시간)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트럼프 대통령의 10가지 사법방해 가능성을 서술한 뮬러 특검 보고서가 1974년 리언 재워스키 특검이 당시 의회에 전달한 보고서와 비슷하다”면서 “여러 면에서 뮬러 보고서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소위 워터게이트 로드맵과 닉슨 대통령의 관계와 같다”고 말했다. 특히 딘 전 고문은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의 역할에 주목했다. 맥갠 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뮬러 특검 해임 등 여러 지시를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 딘 전 고문은 “맥갠 전 고문이 불법행위에 참여했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맥갠이 이런 행위들의 비판적 목격자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가 몇몇 사법방해 시도를 막은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딘 전 고문은 1974년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몰고 온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서, 애초 이 사건의 기획과 은폐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의회에 출석해 닉슨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 사임을 끌어내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미 법무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조사한 뮬러 특검의 보고서 관련 자료를 요구한 하원에 일부 증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오는 18일 공식 재선 출정식을 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법무부가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여부에 대한 평가에 사용한 파일을 포함, 보고서의 일부 증거 자료를 넘겨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내들러 위원장은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면 더는 조처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만약 중요한 정보 제출이 저지된다면 법원을 통해 소환장을 집행하고 다른 해결책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보복징계’ 논란 휘문재단 공익제보자… 교육부 “해임 취소”

    교원소청심사위, 前 교장 손 들어줘 “이사회 명시 안 해·비위별 징계도 부당” 재단이사장 횡령 의혹 교육청 첫 제보 서울 강남의 명문 사학 휘문중·고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 휘문의숙에서 해임됐던 공익제보자가 교육부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통해 해임 취소 결정을 받았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원소청심사위는 지난 5일 휘문의숙에서 해임됐던 전 휘문중 교장 A씨가 제기한 징계취소 청구에 대해 A씨의 손을 들어 주며 “해임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교원소청심사위의 징계 취소 청구에 대한 결정은 취소나 징계 감경, 징계 유지 세 가지로 나뉘는데 취소 처분은 징계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졌을 때 이뤄진다. A씨는 2017년 10월 당시 휘문의숙의 명예이사장과 이사장이었던 김모(92)씨와 아들 민모(56)씨의 횡령 의혹을 처음으로 서울교육청에 제보한 인물이다. 휘문의숙은 올해 초 이사회를 열고 A씨에 대해 “교원 인사위원회의 심의권을 침해하고 교장 1인 결재를 남용했으며 체험학습 등을 부적정하게 추진했다”는 이유로 해임과 직위해제, 정직 3개월 등 동시에 3가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공익 제보자에게 ‘보복 징계’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당시 재단은 “A씨가 부정을 저질러 해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교원소청심사위의 이번 결정으로 부적정한 해임이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교원소청심사위는 징계 취소 결정 이유로 ▲휘문의숙이 징계 과정에서 이사회 소집을 할 때 회의 목적을 명시하지 않았고 ▲징계 의결서에 기술된 징계처분 사유만으로는 A씨의 비위 행위를 제대로 알기 어려우며 ▲하나의 징계 의결 요구에 대해서는 하나의 징계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관련 규정을 어기고 비위별 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원소청심사위에서 징계 취소 처분이 나오면 학교법인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고 재징계를 내려야 한다. 교원소청심사위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할 수 있다. 휘문의숙 관계자는 “교원소청심사위로부터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상태”라면서 “향후 계획은 내부 검토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횡령 혐의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명예이사장과 민 전 이사장은 검찰로부터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구형받고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김도현 駐베트남 대사 갑질·청탁금지법 위반 해임

    김도현 전 주베트남 대사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및 대사관 직원에 대한 ‘갑질’ 등으로 해임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 3월 주베트남 대사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갑질’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 대사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달 김 대사를 귀임 조치하고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서울신문 4월 23일자 17면> 이에 따라 지난달 24일 중앙징계위원회가 열려 해임이 결정됐고 5일 김 전 대사에게 이 같은 내용이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사는 업무 추진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했다는 의혹과 함께 지난해 10월 베트남의 한 골프장 개장 행사에 가족 동반으로 참석하면서 베트남 기업으로부터 항공료와 숙박비를 제공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도 불거졌다. 김 전 대사는 1993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 근무하다가 2012년 삼성전자 글로벌협력그룹장으로 영입됐다. 2017년 11월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구주·CIS 수출그룹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4월 주베트남 대사로 발탁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 상담사,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습니다”

    [단독]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 상담사,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습니다”

    가해자가 취약한 위치에 있는 피해자를 일부러 찾아 호감을 얻은 다음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성폭력을 은폐할 목적으로 다양한 통제술을 사용하는 것을 ‘그루밍 성폭력’이라고 한다. 가해자의 그루밍은 자존감이 낮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피해자를 골라 신뢰를 쌓은 다음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관계를 점차 성적으로 만드는 단계를 거친다. 그루밍 상태에 빠진 피해자는 가해자의 성적 가해 행동을 자칫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 보니 가해자의 성폭력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으로 피해의 본질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A씨가 B씨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A씨는 2000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해 줄곧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다 2010년 남편과 사별했다. 가장이 된 A씨는 미성년 자녀 2명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심리상담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2급 자격을 취득하려면 1급 자격을 가진 상담사가 운영하는 기관에서 6개월간 수련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2013년 2월 한 심리상담센터의 실습 수련 과정에 등록했다. 센터 운영자 B씨는 수련감독자로서 A씨의 교육을 맡았다. B씨는 A씨에게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A씨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씩 일주일에 6회 정도 B씨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또 ‘전문 상담사가 되려면 박사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B씨의 말에 A씨는 2014년 3월부터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지도교수는 B씨였다. 이렇게 B씨는 A씨와 수련감독자와 수련생 관계뿐만 아니라 상담자와 내담자, 지도교수와 제자라는 다중 관계를 형성했다. ‘상담자는 객관성과 전문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중 관계는 피해야 한다’는 상담학회 윤리강령을 B씨는 위반했다. ●“믿고 따랐던 사람한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B씨는 상담 때 “아빠, 엄마가 너를 걱정하진 않는다”, “왜 엄마(A씨)가 애들과 항상 같이 있어야 하지?”라며서 A씨에게 가족(친정, 자녀)과 주변 사람들을 멀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여자가 성적 균형이 안 맞는다”는 성적인 말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도 몇 차례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2014년 12월 30일 B씨는 A씨에게 상담학회 간사 일을 맡길 건데 할 일을 알려주겠다며 A씨를 불러 무인텔로 데려갔다. 그런데 B씨가 갑자기 A씨에게 달려들었다. A씨는 정신적 혼란을 겪었다. A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상담을 받으면서 힘들었던 모든 얘기와 가족도 모르는 사건들까지 다 말했다. 제 진로를 책임져 줄 사람이라고 믿고 따랐는데, 제 몸을 탐냈단 사실에 너무나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상담자이자 지도교수인 B씨와 성관계를 갖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거부했지만, 이후에도 논문·상담 지도 등을 이유로 자신을 무인텔로 불러내 관계를 가졌다고 했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성적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상담학회 윤리강령이다.최초 강간 피해를 입고도 A씨가 B씨를 따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A씨는 “뭐든 다해서 빨리 학위를 따면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B씨는 꾸준히 ‘너는 나와의 성관계로 잘 사는 것’이라고 했고, 그 말을 잠시 믿었다”며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자책했다. 학습된 무기력. 피해자가 ‘어떤 노력으로도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고 현실에 안주하는 상태를 말한다. B씨는 이에 대해 “A씨와 내연 관계를 유지한 채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지만 A씨 의사에 반해 강제로 간음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무인텔을 갈 때 A씨가 자신의 차를 운전해서 이동했고, 금전도 대부분 A씨가 지불하는 등 일체의 성폭력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B씨가 각종 모임에서 내게 ‘사회화 과정을 배우라’라면서 식비, 커피 값, 담뱃값 등을 내라고 했고, A씨가 운전을 시키는 일도 많았다”면서 “당시 제가 할 수 있었던 방어는 그저 A씨가 지시한 일을 알아서 빨리 해버리고 집으로 오는 것뿐이었다”고 대응했다. ●“무고죄 무서운 거 알아요?” 의심 받는 피해자 A씨는 B씨를 바로 고소할 수 없었다. B씨는 지도교수였고,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 장관 표창 등 다수의 포상 경력이 있는 상담학계 유명 인사였다. A씨는 또 피해 사실이 노출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 아내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B씨 아내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A씨에게 혼인 관계 파탄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A씨는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성폭력 피해사실을 털어놨고, 2016년 11월 B씨를 강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박사학위도 포기했다. 조사 과정은 험난했다. A씨는 수사관으로부터 ‘무고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느냐’, ‘성폭력 피해자로서의 특징이 잘 안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팀장은 “수사과정에서 무고와 관련한 객관적인 물증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성폭력 피해 자체가 허위 신고일 수 있다는 의심은 성폭력에 대한 통념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즉시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했는지, 거부 의사는 분명하고 정확했는지, 피해 이후 가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나 연락은 없었는지,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는지,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심리적·정신적 고통이 있는지 등 수없이 많은 이유들이 ‘진짜’ 피해자를 가리는 데 주요한 기준이 된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너 같은 피해자는 본 적이 없다’면서 ‘가짜’ 피해자로 둔갑되고 한순간에 무고 피의자로 전환된다”는 게 최 팀장의 말이다. 실형을 살 수도 있다는 말에 위축된 A씨는 고소를 취하했다. 2017년 5월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B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A씨는 B씨로부터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했다. 검찰은 ‘A씨와 내연 관계로 지내면서 서로 합의해서 성관계를 했다’는 B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며 2017년 11월 A씨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법원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초 강간 피해 발생일에 대한 A씨의 진술이 달라진 점과 A씨가 B씨와 내연 관계를 암시하는 문자를 주고받은 점 등을 종합해 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고소장에 강간 피해 날짜를 2014년 12월 22일로 진술했다가, 12월 30일로 변경한 점을 문제 삼았다. “남편 기일(22일)에 강간을 당했다면 이는 매우 특별한 사건으로서 잊기 어려운 일이므로 날짜를 착각했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이 큰 피해를 당했더라도 날짜를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희겸 천안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바로 신고하지 못하는 동안 성폭행 기억을 억누르거나 잊으려는 무의식적 작용들이 일어난다”면서 “성폭력 피해를 당하면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자기 부정 때문에 피해 날짜를 특정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 판단은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기억하는지에 주목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판부는 또 A씨가 B씨에게 애칭을 사용하고 그를 칭송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점을 근거로 두 사람이 내연 관계였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B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A씨의 주장은 배척했다. 재판부는 ‘그루밍 성폭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루밍 성폭력은 주로 아동, 청소년 또는 성적 주체성이 미숙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A씨는 성인이고 고학력 여성이기 때문에 그루밍 수법에 의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성인은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논리 역시 편협한 관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수진 변호사는 “그루밍 성폭력 피해 판단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떤 관계였고, 어떤 환경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만났고, 피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상담자의 성폭력 2016년 2월 서울 강남의 한 정신분석 클리닉 대표가 내담자들에게 상담실 밖에서 만날 것을 제안해 내담자들을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6월에는 이미 4년 전 강간미수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전직 목사가 서울의 한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내담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에는 한 유명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상담하는 환자를 그루밍 수법으로 성폭행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직업상의 차이만 있을 뿐 세 사건 모두 상담자로서의 지위와 내담자의 심리적 취약성이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성폭력 사건이 적지 않게 불거지지만 유무죄를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 보통 심리적 의존 상태를 이용해, 폭행 또는 협박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이런 위험성을 인식하고 상담자가 내담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내담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성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임주환 변호사는 “심리상담 과정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강한 의존관계를 감안해야 한다. 특히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 상담 과정 속 위력의 존재 등을 적극적으로 인정해 성폭력 피해자 양산을 막아야 한다”면서 “심리적 의존관계에 놓인 사람을 간음·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 법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상담자와 내담자, 교수와 제자…싸움은 계속된다 A씨는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A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동신의 최경혜 변호사는 “이 사건은 B씨가 A씨의 진정한 의사에 반해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사건”이라면서 “미성년자나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 고학력자이고 성인이라도 상담자에게 심리적으로 종속되어 그루밍이 충분히 될 수 있음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B씨가 교수로 재직하던 대학은 2017년 5월 B씨를 해임했다. 이 학교는 B씨가 “지도교수로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박사과정 지도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교원의 품위를 손상하고 상담심리학자가 지켜야 할 윤리를 정면 위반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상담학회도 올해 1월 B씨에게 상담심리전문가 자격 박탈 및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다. B씨는 학교의 해임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했다. 소청심사위는 B씨의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 양정이 과하다면서 해임 취소 판단을 내렸다. 학교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B씨가 대학교수로서의 지위를 이용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소청심사위의 결정이 맞다고 봤다. 반면 2심은 “B씨가 교수로서의 기본적인 본분과 윤리규정을 망각하고 그 지위를 이용해 품위유지 의무 위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학교의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B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교육부, ‘청암대 총장 면직 보고 반려’ 통보

    교육부, ‘청암대 총장 면직 보고 반려’ 통보

    교육부가 청암대 총장의 사표 처리를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14억 배임죄로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나온 청암대 전 총장이 현 총장에게 사퇴를 강요해 사표를 처리한 일과 관련 교육부가 ‘총장 의원면직 보고 반려’를 통보했다. 교육부가 지난 3일 청암학원에 보낸 공문에는 “정관에 의거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시행한다고 규정돼 있고, 적법하게 의원면직이 이루어졌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총장 면직보고를 할 경우 이사회 회의록과 총장 사직서 등 의원면직 관련 증빙자료를 첨부하라”고 결정했다. 교육부는 또 “민원과 교직원 탄원 등 접수돼 있다”며 청암대 총장 의원면직 보고를 반려 처리했다. 청암학원 이사회 이사 4명도 청암학원의 부당한 사표 처리에 강력 항의하고 있다. 이들 이사들은 지난달 27일 강병헌 이사장에게 “총장 면직 처분 등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원천 무효이며 이러한 일방적인 사임처리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이사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질책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까지 답변을 바란다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아직 연락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사들은 “이사장으로부터 현재까지 상응한 대답이 없다”며 “학생들의 피해를 막고 파행적 학교 운영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대학 관계자들의 반성과 무책임한 행동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사들은 “강명운 전 총장의 아들인 이사장은 총장 면직처분 및 이사 해임처분 등 부당한 처분을 즉각 철회하고 이사장과 이사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또 “강 전 총장은 배임 사건으로 큰 피해를 입혔고, 자격 정지 등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함에도 총장사퇴 압박과 이사장 및 이사 추천, 이사 사퇴를 강요했다”며 “이사회중에 불시에 나타나 이사의 자유로운 의사를 방해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부당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일부 교직원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사들은 “대학의 발전과 교직원들의 안위는 철저히 무시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유포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비이성적이고 비양심적인 행동을 중지하라”고 말했다. 이사들은 “이같은 권고 사항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해당 교직원 징계와 인사 조치는 물론 관계기관에 고발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여교사에게 귓속말한 교장에 법원 “성적 수치심 행위”

    여교사에게 귓속말한 교장에 법원 “성적 수치심 행위”

    폭탄주 원샷 강요한 교장… 법원 “해임 정당”회식 자리에 참석한 여교사에게 술을 강요하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된 초등학교 교장이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대전지법 행정1부(부장 오천석)는 최근 충남의 한 초등학교 전 교장 A씨가 충남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2017년 3∼6월 회식 자리에서 여교사들에게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준 뒤 한 번에 마시는 이른바 ‘원샷’을 하도록 했다. 술을 한꺼번에 마시지 않는 교사에게는 “꺾어 마시냐?”거나 “다 먹었냐?”라며 남은 술을 확인하는가 하면 현금 1만원을 건네주며 술을 마시도록 했다. 한 교사는 술 대신 냉면 국물을 마시겠다고 A씨 허락을 받아 냉면 국물을 원샷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노래방에서 여교사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도록 한 뒤 귓속말을 하거나 손을 잡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기도 했다. 이런 일로 같은 해 8월 해임 처분된 A 씨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교직원들에게 술 마시기를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노래방에서 귀에 가까이 대고 말을 한 것은 시끄러운 상황에서 대화하기 위함이었고, 회식 중 현금을 준 것은 대리운전비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각종 증거 자료 등을 종합할 때 원고가 교직원들에게 각종 술자리에서 술 마시기를 일부 강요한 정황이 인정되며, 노래방에서 남성 상급자가 여성 하급자의 귀 가까이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할 만한 행위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원의 비위 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 사건 처분이 사회 통념상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숙청 당했다던 北김영철 건재…김정은과 나란히 공연관람

    숙청 당했다던 北김영철 건재…김정은과 나란히 공연관람

    조선일보 지난달 31일 ‘김영철 혁명화 조치’ 보도WP·BBC, 조선 ‘현송월 숙청’ 등 오보 지적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결렬을 이유로 숙청설이 나돌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공연을 관람하는 등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지난 2일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그동안 숙청 당했다던 김 부위원장도 함께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공연관람 사진에는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왼편으로 다섯 번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김 부위원장이 숙청 됐다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 등 국내 일부 언론은 김 부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강제 노역 및 사상 교육인 혁명화 조치를 당해 강제 노역을 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행사에 동행함으로써 정치적으로 건재함을 보여줬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 4월 열린 노동당 제7기 4차 전원회의에서 통일전선부장직을 장금철에게 넘겼다. 이에 대해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날 공연 관람에는 김 부위원장 외에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리만건·박광호·리수용·김평해·최휘·안정수·박태덕 당 부위원장, 박태성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 당 중앙위 고문 등 노동당 고위간부들이 총출동했다. 북한의 이번 보도로 ‘김영철 강제노역설’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 그동안 북한은 남쪽에서 북한 인사 관련해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올 경우 공개적으로 반박하기보다는 정치 행사 참석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오보’임을 알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 통신은 이날 공연에 북한군 제4군단과 항공 및 반항공(방공)군의 군인가족예술소조원들이 출연했다고 전했다. 대화시 ‘이야기하라 사랑의 생명수여’, 합창 ‘인민이 사랑하는 우리 영도자’, ‘우리의 국기’, 막간극 ‘꼭 같은 마음’을 비롯한 총 12가지 무대가 펼쳐졌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공연이 끝나고 “전투임무수행 중에 희생된 비행사의 아들과 영광의 대회장에서 뜻깊은 이름을 받아안은 어린이를 몸 가까이 불러 사랑의 한품에 안아주시며 앞날을 축복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조선일보는 “북한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협상 결렬 책임을 물어 처형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면서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혁명화 조치(강제 노역 및 사상 교육)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 후 자강도에서 강제노역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WP)는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매우 회의적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조선일보 보도 당일 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과 외교관들은 김혁철 숙청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거나 ‘매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WP는 조선일보가 2013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포르노 비디오 판매 등에 연루된 혐의로 공개 처형됐다고 보도했지만 그는 지난해 1월 멀쩡히 살아 서울을 방문했다고 오보 사례를 전했다. BBC도 같은 날 서울발 기사에서 현송월 처형 오보, 리용길 전 인민군 총참모장 숙청 보도 등을 예로 언급하면서 “북한관리 숙청 보도를 다루는 데는 극도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일부 남쪽 언론에서 외부 음란물 비디오 청취 등으로 처형당했다고 보도했던 현송월 단장과 박근혜 정권 시절 정부가 처형설을 흘린 리영길 군 총참모장, 마원춘 국무위 설계국장 사망설에 대해 공식 반박 대신 주요 행사 참석자 소개 방식으로 바로 잡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판깨스트] 공무원의 강원랜드 채용 청탁, ‘직권남용’ 아니지만 ‘뇌물’ 맞다?

    [판깨스트] 공무원의 강원랜드 채용 청탁, ‘직권남용’ 아니지만 ‘뇌물’ 맞다?

    “피고인은 강원랜드에 대한 시정명령이라는 정당한 행정조치 과정을 빌미로 최흥집(당시 강원랜드 사장) 등 임직원에게 기존 카지노본부장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문화체육관광부 출신 내정자를 채용하도록 외압을 가했다. 카지노 증설 허가 과정에서 문체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우려한 최흥집이 ‘의무 없이’ 카지노본부장을 해임시키게 한 것이다.”(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소사실) “피고인은 강원랜드 카지노실장에게 전화해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과 관련해 조카와 처조카가 원서를 접수했으니 합격할 수 있도록 인사팀에 잘 얘기해주십시오’라고 채용을 청탁했다. 강원랜드 인사팀장은 자기소개서와 면접 점수를 상향 조작했다. 강원랜드 운영 과정에서 편의를 봐줄 것을 묵시적으로 청탁받고, 그 대가로 친인척을 강원랜드 교육생에 선발되게 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공여하게 한 것이다.”(제3자 뇌물수수 혐의 관련 공소사실)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직권남용과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문체부 서기관 김모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는 유죄로 본 것인데요. 두개의 공소사실 모두 채용청탁입니다. 카지노본부장이냐 강원랜드 교육생이냐의 차이죠. 그런데 왜 직권남용은 아니고, 뇌물은 맞다고 판단했을까요. 대놓고 ‘뇌물을 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데요. ●지위 이용해 내정자 앉혔지만...“임원 인사 권한 없으므로 직권남용 아냐” 김씨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무죄가 된 이유를 이해하려면 최근 나온 대법원 판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 국정원 간부들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사건인데요. 이 중 대법원은 국정원 국장이 사기업에 보수단체 자금 지원을 요청한 행위는 직권남용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판시 내용을 직접 보시죠.“‘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정당한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공무원이 그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인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와는 구별된다. 그리고 어떠한 직무가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법령상의 근거가 필요하다.” 풀어서 쓰자면 ‘원래 직무권한에 속하는 것을 불법적으로 써야 직권남용이고, 직무권한이 아닌 걸 하면 직권남용이 아니다’는 것입니다. 다시 채용 청탁 사건으로 돌아와서 재판부 판단을 보겠습니다. 김씨는 당시 문체부 관광산업팀장으로서 막대한 직무 권한을 갖고 있었습니다. 강원랜드가 문체부에 내야 할 관광진흥개발기금 납부액을 확정하고, 3년마다 강원랜드 카지노업 재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카지노에 대한 각종 허가 및 행정처분 등 지도·감독하는 등 나열하기도 벅찰 정도입니다. 강원랜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강원랜드 채용·인사는 김씨의 권한이 아니라서 직권남용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강원랜드 카지노본부장 등 임원의 인사에 관한 어떠한 업무를 담당할 법령상의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설사 카지노본부장에 내정자를 앉히려고 했다는 게 사실이더라도 형법상 강요죄가 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지, 직권남용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강원랜드 사장, 우호적 업무처리 기대하며 청탁 받아들였다” 대가성 인정 그렇다면 뇌물수수 혐의는 어떻게 유죄가 됐을까요. 뇌물죄가 인정되려면 가장 먼저 뇌물이 있어야 되고, 직무 관련성도 있어야 됩니다. 뇌물은 반드시 금품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성접대·식사접대 등 온갖 향응이 다 포함됩니다. ‘조카 채용’이 뇌물이 되고, 뇌물이 ‘카지노 증설 허� ?� 대가로 김씨에게 제공됐다는 점이 혐의의 핵심입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카지노 증설 허가 내줄테니 채용해달라’는 식의 명시적인 청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조카들을 채용하도록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관광산업팀장의 직무집행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부정 청탁과 뇌물 공여 사이에 묵시적인 쌍방 의사 표시가 있었다면 제3자 뇌물제공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 판례를 인용합니다. 관건은 묵시적인 의사 표시가 있었냐는 점이었죠. 재판부가 판단한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피고인이 조카들의 채용을 부탁하고, 조카들이 교육생으로 최종 선발됐을 당시는 피고인이 2012년 11월 23일 강원랜드의 카지노 증설 허가 신청에 대해 전결로 이를 허가한 직후다. 게임의 1회 베팅액 제한 및 머신게임 배치비율에 대한 추후 협의 조건이 걸려 있었으므로, 강원랜드의 카지노 증설 허가라는 과제가 종결된 상황이 아니었다.” 카지노 증설 허가를 마음대로 결정하고 처리할 권한을 갖고 있던 김씨는 채용 청탁 이후에도 증설 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었습니다. 강원랜드가 김씨로부터 협조와 지원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매우 컸던 시기라는 거죠. 결국 재판부는 “최 전 사장으로서는 피고인의 우호적인 업무 처리와 협조를 기대하면서 피고인의 채용 부탁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도 강원랜드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 피고인의 조카들에 대한 채용 부탁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피고인의 우호적인 업무 처리 자체가 위법하거나 부당하지는 않더라도 조카 채용과 대가관계를 이룸으로써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고 판단했습니다.●권성동 재판 오는 24일 1심 선고, 결과는? 채용 청탁을 받고 이를 실행한 혐의로 기소된 최흥집 전 사장은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점수 조작 등 부정한 방법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사실이 인정돼 업무방해 등 대부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강원랜드 채용을 청탁한 외부인에게 내려진 형사판결은 문체부 관광산업팀장인 김씨 재판이 처음입니다. 권성동·염동열 국회의원 등 채용청탁 혐의를 받는 다른 피고인 재판에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오는 24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권 의원 재판에 관심이 쏠립니다. 권 의원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을 청탁한 주요 공소사실이 업무방해, 직권남용,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권 의원이 2013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비서관이던 김모씨를 강원랜드 경력직으로 채용해달라고 최 전 사장에게 요구를 했다는 점이 김씨와 마찬가지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들어가 있습니다. 강원랜드가 당시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당시 권 의원은 법사위 간사로서 감사원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었기 때문에 대가성이 있다는 것이 검찰 주장입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단독]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 상담사,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습니다”

    [단독]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 상담사,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습니다”

    가해자가 취약한 위치에 있는 피해자를 일부러 찾아 호감을 얻은 다음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성폭력을 은폐할 목적으로 다양한 통제술을 사용하는 것을 ‘그루밍 성폭력’이라고 한다. 가해자의 그루밍은 자존감이 낮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피해자를 골라 신뢰를 쌓은 다음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관계를 점차 성적으로 만드는 단계를 거친다. 그루밍 상태에 빠진 피해자는 가해자의 성적 가해 행동을 자칫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 보니 가해자의 성폭력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으로 피해의 본질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A씨가 B씨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A씨는 2000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해 줄곧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다 2010년 남편과 사별했다. 가장이 된 A씨는 미성년 자녀 2명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심리상담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2급 자격을 취득하려면 1급 자격을 가진 상담사가 운영하는 기관에서 6개월간 수련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2013년 2월 한 심리상담센터의 실습 수련 과정에 등록했다. 센터 운영자 B씨는 수련감독자로서 A씨의 교육을 맡았다. B씨는 A씨에게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A씨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씩 일주일에 6회 정도 B씨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또 ‘전문 상담사가 되려면 박사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B씨의 말에 A씨는 2014년 3월부터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지도교수는 B씨였다. 이렇게 B씨는 A씨와 수련감독자와 수련생 관계뿐만 아니라 상담자와 내담자, 지도교수와 제자라는 다중 관계를 형성했다. ‘상담자는 객관성과 전문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중 관계는 피해야 한다’는 상담학회 윤리강령을 B씨는 위반했다. ●“믿고 따랐던 사람한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B씨는 상담 때 “아빠, 엄마가 너를 걱정하진 않는다”, “왜 엄마(A씨)가 애들과 항상 같이 있어야 하지?”라며서 A씨에게 가족(친정, 자녀)과 주변 사람들을 멀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여자가 성적 균형이 안 맞는다”는 성적인 말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도 몇 차례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2014년 12월 30일 B씨는 A씨에게 상담학회 간사 일을 맡길 건데 할 일을 알려주겠다며 A씨를 불러 무인텔로 데려갔다. 그런데 B씨가 갑자기 A씨에게 달려들었다. A씨는 정신적 혼란을 겪었다. A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상담을 받으면서 힘들었던 모든 얘기와 가족도 모르는 사건들까지 다 말했다. 제 진로를 책임져 줄 사람이라고 믿고 따랐는데, 제 몸을 탐냈단 사실에 너무나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상담자이자 지도교수인 B씨와 성관계를 갖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거부했지만, 이후에도 논문·상담 지도 등을 이유로 자신을 무인텔로 불러내 관계를 가졌다고 했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성적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상담학회 윤리강령이다.최초 강간 피해를 입고도 A씨가 B씨를 따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A씨는 “뭐든 다해서 빨리 학위를 따면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B씨는 꾸준히 ‘너는 나와의 성관계로 잘 사는 것’이라고 했고, 그 말을 잠시 믿었다”며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자책했다. 학습된 무기력. 피해자가 ‘어떤 노력으로도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고 현실에 안주하는 상태를 말한다. B씨는 이에 대해 “A씨와 내연 관계를 유지한 채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지만 A씨 의사에 반해 강제로 간음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무인텔을 갈 때 A씨가 자신의 차를 운전해서 이동했고, 금전도 대부분 A씨가 지불하는 등 일체의 성폭력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B씨가 각종 모임에서 내게 ‘사회화 과정을 배우라’라면서 식비, 커피 값, 담뱃값 등을 내라고 했고, A씨가 운전을 시키는 일도 많았다”면서 “당시 제가 할 수 있었던 방어는 그저 A씨가 지시한 일을 알아서 빨리 해버리고 집으로 오는 것뿐이었다”고 대응했다. ●“무고죄 무서운 거 알아요?” 의심 받는 피해자 A씨는 B씨를 바로 고소할 수 없었다. B씨는 지도교수였고,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 장관 표창 등 다수의 포상 경력이 있는 상담학계 유명 인사였다. A씨는 또 피해 사실이 노출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 아내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B씨 아내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A씨에게 혼인 관계 파탄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A씨는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성폭력 피해사실을 털어놨고, 2016년 11월 B씨를 강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박사학위도 포기했다. 조사 과정은 험난했다. A씨는 수사관으로부터 ‘무고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느냐’, ‘성폭력 피해자로서의 특징이 잘 안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팀장은 “수사과정에서 무고와 관련한 객관적인 물증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성폭력 피해 자체가 허위 신고일 수 있다는 의심은 성폭력에 대한 통념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즉시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했는지, 거부 의사는 분명하고 정확했는지, 피해 이후 가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나 연락은 없었는지,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는지,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심리적·정신적 고통이 있는지 등 수없이 많은 이유들이 ‘진짜’ 피해자를 가리는 데 주요한 기준이 된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너 같은 피해자는 본 적이 없다’면서 ‘가짜’ 피해자로 둔갑되고 한순간에 무고 피의자로 전환된다”는 게 최 팀장의 말이다. 실형을 살 수도 있다는 말에 위축된 A씨는 고소를 취하했다. 2017년 5월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B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A씨는 B씨로부터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했다. 검찰은 ‘A씨와 내연 관계로 지내면서 서로 합의해서 성관계를 했다’는 B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며 2017년 11월 A씨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법원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초 강간 피해 발생일에 대한 A씨의 진술이 달라진 점과 A씨가 B씨와 내연 관계를 암시하는 문자를 주고받은 점 등을 종합해 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고소장에 강간 피해 날짜를 2014년 12월 22일로 진술했다가, 12월 30일로 변경한 점을 문제 삼았다. “남편 기일(22일)에 강간을 당했다면 이는 매우 특별한 사건으로서 잊기 어려운 일이므로 날짜를 착각했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이 큰 피해를 당했더라도 날짜를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희겸 천안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바로 신고하지 못하는 동안 성폭행 기억을 억누르거나 잊으려는 무의식적 작용들이 일어난다”면서 “성폭력 피해를 당하면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자기 부정 때문에 피해 날짜를 특정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 판단은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기억하는지에 주목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판부는 또 A씨가 B씨에게 애칭을 사용하고 그를 칭송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점을 근거로 두 사람이 내연 관계였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B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A씨의 주장은 배척했다. 재판부는 ‘그루밍 성폭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루밍 성폭력은 주로 아동, 청소년 또는 성적 주체성이 미숙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A씨는 성인이고 고학력 여성이기 때문에 그루밍 수법에 의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성인은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논리 역시 편협한 관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수진 변호사는 “그루밍 성폭력 피해 판단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떤 관계였고, 어떤 환경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만났고, 피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상담자의 성폭력 2016년 2월 서울 강남의 한 정신분석 클리닉 대표가 내담자들에게 상담실 밖에서 만날 것을 제안해 내담자들을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6월에는 이미 4년 전 강간미수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전직 목사가 서울의 한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내담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에는 한 유명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상담하는 환자를 그루밍 수법으로 성폭행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직업상의 차이만 있을 뿐 세 사건 모두 상담자로서의 지위와 내담자의 심리적 취약성이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성폭력 사건이 적지 않게 불거지지만 유무죄를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 보통 심리적 의존 상태를 이용해, 폭행 또는 협박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이런 위험성을 인식하고 상담자가 내담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내담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성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임주환 변호사는 “심리상담 과정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강한 의존관계를 감안해야 한다. 특히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 상담 과정 속 위력의 존재 등을 적극적으로 인정해 성폭력 피해자 양산을 막아야 한다”면서 “심리적 의존관계에 놓인 사람을 간음·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 법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상담자와 내담자, 교수와 제자…싸움은 계속된다 A씨는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A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동신의 최경혜 변호사는 “이 사건은 B씨가 A씨의 진정한 의사에 반해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사건”이라면서 “미성년자나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 고학력자이고 성인이라도 상담자에게 심리적으로 종속되어 그루밍이 충분히 될 수 있음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B씨가 교수로 재직하던 대학은 2017년 5월 B씨를 해임했다. 이 학교는 B씨가 “지도교수로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박사과정 지도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교원의 품위를 손상하고 상담심리학자가 지켜야 할 윤리를 정면 위반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상담학회도 올해 1월 B씨에게 상담심리전문가 자격 박탈 및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다. B씨는 학교의 해임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했다. 소청심사위는 B씨의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 양정이 과하다면서 해임 취소 판단을 내렸다. 학교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B씨가 대학교수로서의 지위를 이용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소청심사위의 결정이 맞다고 봤다. 반면 2심은 “B씨가 교수로서의 기본적인 본분과 윤리규정을 망각하고 그 지위를 이용해 품위유지 의무 위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학교의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B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미 정상 통화 유출’ 외교관 ‘파면’…외교부, 중징계 의결

    ‘한미 정상 통화 유출’ 외교관 ‘파면’…외교부, 중징계 의결

    통화요록 출력해 준 직원 ‘감봉 3개월’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유출한 주미대사관 소속 참사관 K씨에 대해 파면 처분이 내려졌다. 외교부는 30일 오전 조세영 제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에 해당하는 ‘파면’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K씨는 3급 비밀에 해당하는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을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한 혐의로 징계위에 회부됐다. 파면은 최고수위의 중징계로 국가공무원법상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나뉜다. 파면 처분을 받으면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으며, 퇴직급여(수당)이 2분의 1로 감액된다. 아울러 K씨가 한미정상 통화요록을 볼 수 있게끔 내용을 출력한 다른 주미대사관 직원에게는 3개월 감봉이 결정됐다. 앞서 외교부 보안심사위원회는 K씨와 비밀업무 관리를 소홀히 한 직원 2명 등 주미대사관 직원 총 3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다. 외교부에서는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보안담당관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조사하고, 보안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한다. 징계 대상 중 1명은 공사급 고위 외무공무원이기 때문에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외교부 “강효상 의원도 형사고발”…K공사참사관 등 3명 중징계

    외교부 “강효상 의원도 형사고발”…K공사참사관 등 3명 중징계

    외교부가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K공사참사관과 함께 이 사안과 관련된 외교관 2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키로 했다. K씨와 강 의원에 대해서는 형사고발을 진행한다. 이들의 징계는 오는 30일 외교부 징계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확정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K공사참사관 등에 대한 내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제 보안심사위원회를 개최했으며 관련 직원 3명에 대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징계가 의결된 3명 중 K공사참사관을 제외한 2명은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열람하는 데 도움을 준 직원 A씨와 감독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고위공무원 B씨다. K씨와 A씨는 오는 30일 외교부 징계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징계 수위가 확정되고, B씨는 고위공무원인 관계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K씨의 경우, 중징계 중에도 최상위인 파면이나 해임이 예상된다. 다른 직원 2명은 강등이나 정직 등 중징계에서 다소 낮은 수준의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 외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K씨는 형사 고발키로 결정했다. 외교상 기밀 누설죄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이외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기밀 유출과 관련해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외교기밀을 언론에 공개한 강 의원에 대해서도 형사고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K씨 측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강 의원과 의도를 가지고 정보를 흘린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K씨측 변호사는 “의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여러 차례 정보를 흘리거나 그런 건 아니다”며 “소청심사 등을 진행하게 될 듯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지검장, 국회의원에 이메일… 9개 개혁방안 제시 “검찰총장, 법무장관, 청와대 檢권력집중 개혁해야”“법무부장관에 수사, 처리 사전보고를 해야 하나”“민정수석실, 사건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위선”“표만 의식 검찰 해체… 세월호 해경 해체와 같아”송인택(56·사법연수원21기) 울산지검장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을 해체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담은 e-메일을 국회의원 모두에게 보냈다. 송 지검장은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9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송 지검장은 26일 오후 8시 국회의원 300명에게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 개혁 건의문’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문서엔 A4용지 14장에 달하는 장문의 건의가 담겼다. 송 지검장은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돼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송 지검장은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개혁방안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다”며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송 지검장은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돼 돈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송 지검장은 현재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 장관은 정권에 의해 발탁되고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진행 과정과 처리 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 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이다. 이 한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 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민정수석실이 우리는 보고 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송 지검장은 조만간 이뤄질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가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한다. 현재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분이라기보다 코드에 맞는 분,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돼 있다”고 했다. 다음은 송 지검장이 제시한 검찰개혁 분야 9가지 건의다. ▲법무부나 청와대에 수사 정보를 사전에 알리는 현행 보고 시스템 개선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상설특검 회부 요구 장치 마련 ▲부당·인사권침해 수사를 한 검사를 문책하는 제도 ▲청와대 같은 권력기관에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 개선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 비율 제한 ▲검찰 불신을 야기한 정치적 사건과 하명 사건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 ▲대통령이나 정치 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독립적인 위원회의 인사 제도 등이다. 다음은 송인택 지검장이 보낸 e-메일 전문이다.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 저는 진실을 밝혀 옳은 것을 옳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직업,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 직업이 좋아서 검사의 길을 택했고,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사건과 기록에 파묻혀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제는 집보다 사무실이 더 편한 그런 검사입니다. 공안·기획이나 특수 전담을 제외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형사부와 공판부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는 긍지 하나로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아 왔음을 저는 잘 압니다. 저 스스로가 검사라면 주말도 하루정도는 나와서 근무해야 한다고 강요하던, 후배들이 힘들어 하던 선배였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중립성을 논할 사건보다는 사기, 횡령, 공갈, 폭력, 강·절도 등 보통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분쟁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할 사건들, 그러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더러는 속고, 더러는 범죄자에게도 마음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그런 사건들에 파묻혀 살아왔습니다. 밀려오는 사건의 대다수가 기록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거나 보완할 점이 너무 많기에, 때로는 경찰에게 수사방향과 보완할 점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수사를 통해, 더러는 꿈에서조차 진실을 찾아 헤매면서 죄가 밝혀지면 기소하고, 없으면 불기소하는 일만 해오던 대다수의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를 일으킨 주범으로 취급되는 작금의 검찰개혁 논의를 보면서 세월호 비극의 수습책으로 해경이 해체되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을 개혁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되었고,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습니다. 누구든 검사를 고발할 수 있고, 경찰이 검사를 수사하는 제도적 장치도 있으며, 상설특검제도도 마련되어 있는 데다가, 이제 공수처까지 더 생긴다니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논란은 곧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검찰 개혁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가 공안, 특수, 형사, 공판 중 어느 분야의 수사에서 생겼는지, 검찰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초래하는 잘못된 사건처리를 가능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검찰의 진지한 반성 위에서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고, 국민의 불편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국민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구조와 검찰에 대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법안들은 애초의 개혁 논의를 촉발시킨, 수술이 필요한 공안과 특수 분야의 검찰수사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는 덮어버리고, 멀쩡하게 기능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과 직결된 검사제도 자체에 칼을 대는 전혀 엉뚱한 처방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사제도 자체가 악은 아닙니다. 검사제도의 근간인 수사지휘제도와 영장통제제도, 검사에 의한 수사종결제도 때문에 검찰수사가 공정성과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요? 검사의 권한이 크고, 그게 문제여서 이를 경찰 등에게 나누어주면 대한민국에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저절로 확보될까요?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형사사건 수사가 왜곡되는 것인가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사를 초래하는 공안과 특수 분야의 보고체계와 의사결정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정치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작금의 개혁안들이 마치 그동안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인 것처럼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진상을 잘 모르시는 국민께 진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죄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도록 논의되어야 할 수사구조 개혁이 엉뚱한 선거제도와 연계시킨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무엇을 빼앗아 누구에게 줄 것인지로 흘러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형사분쟁에 있어서는, 경찰이 수사권 발동에 아무런 제약없이 언제든지 수사를 개시하고, 계좌와 통신과 주거를 마음껏 뒤지고, 뭔가를 찾을 때까지 몇 년이라도 계속 수사하고, 증거가 없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거나 아니면 언제든지 덮어버려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입니다. 경찰이든 검사든 국민에 대한 수사는 마음껏 할 수 있게 허용해서는 안 되며,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지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어 돈을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일 뿐입니다. 평범한 국민들간의 분쟁사건 수사에 있어서 검사가 최종 책임을 지는 수사종결제도와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수사지휘제도 때문에 검찰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검사가 책임지고 최종 결론을 내기 때문에 경찰 수사단계에서 소위 빽이 통하는 일도 적어지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검사보다 경찰이 더 공정하게 수사하고 검사보다 경찰이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진실규명에 더 부합하는 결정을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안들이 국민에게는 불편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비용은 늘어나게 하며, 수사기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잘못으로 인하여 진실과 다르거나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하여 정치논리를 떠나 진지하게 검토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만일 그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처럼 모든 검사를 적폐와 개혁의 대상인 것처럼 취급하며 검사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추진되고 있는 개혁안들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제도를 설계할 때 절대 금물은 일단 시행해 보았다가 문제가 드러나면 그 때 가서 고친다거나,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감수하고 간다는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검사들의 개인적 경험과 문제를 제기하는 구체적 사례는 매우 소중하고 반드시 반영해야할 중요한 자산입니다. 특히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형사법의 대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준수되어야 할 가치이기에 국가의 수사구조에 관한 제도의 변경이 섣부른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승진을 위해 무고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어 보도자료만 배포하려는 수사, 유죄를 받아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아니면 말고식 떠넘기기 수사, 범죄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범죄혐의 자체를 발굴하기 위해 수사단서가 나올 때까지 압수수색과 별건수사를 계속하는 수사의 폐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그와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한 정당한 사법통제를 강화하고,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촉발한 가장 큰 이유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고, 저도 비록 개혁의 대상으로 몰린 검사이지만 그런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누구보다도 열렬히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수사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고,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인 지에서부터 개혁의 논의가 시작되고 처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저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전 정권 사람들이나 미운 사람들을 쳐내고 손보려는 소위 하명사건, 정치권에서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사법으로 끌고 들어와 진실보다는 진영논리에 갇혀 사법기관들을 비난하고 국민을 선동하는데 이용하는 사건들에 대한 잘못된 수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인 저 조차도 일반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정치권이 가장 관심 갖고 싸우는 분야인 공안사건과 특수사건 수사에서 그동안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누구에게는 신속하고 가능하면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누구에게는 가급적 천천히 가급적 안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한 예가 없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때로는 증거확보의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는 억울한 비판도 있겠지만, 특검에서 뒤집힌 사건,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된 사건 등 국민들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이라고 지적하는 문제에 대하여 검찰은 진솔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러한 비판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검사들이 다 정치적이고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다. 과연 수사팀 모든 검사가 그럴까요? 검사들은 다 인사에 목을 매고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다. 과연 제도와 시스템은 문제가 없는데 단지 사람만의 문제일까요? 진심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검사들의 인성을 비난하며 모든 검사가 선비가 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 본성을 전제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가장 욕을 먹고 개혁의 도마에 오르게 한 정치적 사건이나 하명사건 수사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국민은 물론 심지어 검사들 중에서도 연륜이 짧거나 중요사건 수사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는 검사들은 정치적 사건 등에 있어서 검사의 수사가 검찰청법 제4조의 규정대로 주임검사의 책임으로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검찰청법 제21조에서 규정한 검사장의 책임 하에만 진행되는 줄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수나 공안 사건 중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사건에서 수사의 개시와 진행 및 종결에 대한 결정이 주임검사 단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및 검사장의 결재를 거쳐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대검의 사전지휘를 받게 되어 있고,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나 사람의 소환은 물론 수사에 착수할 것인지 여부도 대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사건에서 대검은 일선의 수사상황을 법무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는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 보고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력은 사법의 영역에 있어서 조차 국민의 기대와 달리 내 편인가 아닌가를 구분하고, 내 편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하면 적으로 간주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내 편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과연 놔두었던 적이 있었는지 정치권력도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양심고백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검찰 수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보고시스템 아래에서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터 잡아 추진해야만 검찰개혁은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장관은 기본적으로 정권에 의해 발탁되며,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는,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하는 자리입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하여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 “이 한 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하여 정권 재창출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진행과정과 처리예정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를 해야 합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만일 꼭 그렇게 해야 할 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로 한정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민정수석실에서 사전보고를 받을 사항이 굳이 있다면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보고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구누구는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합니다. 총장의 임면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분이어서라기 보다는, 좋게 말하면 코드에 맞는 분, 나쁘게 의심하면 정권에 충성서약을 했다고 인정하는 분은 없을 테니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정권에 빚을 진 검찰총장이 임명권자의 이해와 충돌되는 사건을 지휘함에 있어서 100%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바람대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고 빚을 지면 갚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들, 특검에서 결정이 번복된 사건들은 모두 대검의 지휘를 받은 사건임에도 공정성 시비 문제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대검의 손을 타는 바람에 망가졌다고 봐야 할 사건들입니다.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에 관한 문제인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와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판을 초래한, 그래서 가장 시급히 개혁해야 할 직접적 분야인 공안, 정치, 특수 사건 수사에 대한 개혁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들 사건 수사에서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아무런 개혁방안도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직접수사권 폐지하고, 수사지휘권 폐지하고, 수사권을 어떻게 떼어줄 것인가로 개혁논의가 옮겨간 것은 개혁의 대상과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세월호 사건 때 재발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여쭙고 싶습니다. 집권 경험을 가진 여야 정치권을 포함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법안들을 검찰개혁으로 추진하는 모든 분들은 진정한 검찰개혁을 바라는 모든 국민께 다음 두 가지를 분명하게 납득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이 환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기초한 환부에 대한 수술인지, 그리고 그 제도가 도입되기만 하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은 저절로 확보될 것인지 입니다. 만일 환부가 아닌 엉뚱하게도 멀쩡한 다른 부분을 수술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귀를 닫고 검사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밀어붙인다면, 진정한 검찰개혁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집권시 정권의 칼로 검찰을 계속 활용하고 싶은 여야 정치권의 속마음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검찰의 이해와 통제받지 않고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경찰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위선이거나, 평소 검찰에 대하여 갖고 있던 불편한 감정을 풀기 위한 정치권의 보복으로 비쳐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비록 공안·특수의 요직을 거친 검사는 아닙니다만, 검찰에서 24년 넘게 근무한 검사장으로서 검사로서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한 심정에서 몇 가지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다소 표현이 과하더라도 충정으로 이해해 주시고, 제대로 된 검찰개혁안이 도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면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서 비롯된 검찰개혁 논의가 본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제대로 깊이 있게 논의되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으면 하는 바램뿐 입니다. 첫째, 검찰총장 임면절차를 개선하여 정권에 충성서약하거나 빚을 진 총장이 아니라 국민과 검찰 구성원 모두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 분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은 권력의 옷을 벗어버렸을 때 참모습이 드러나 제대로 된 인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검사가 현직에서 총장으로 승진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고, 가급적 이번 총장부터 당장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직검사가 아닌 사람 중에서 검찰업무에 관하여 능력과 인품을 검증하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되도록 함으로써, 총장을 바라보는 고검장들, 정치권력과 관계되는 수사를 가장 많이 맡게 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여건을 마련해 주고, 검사장 이상에게는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다가 퇴직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그렇게 임명된 검찰총장이라 하더라도 지금처럼 구체적 사건마다 모두 만기친람하며 수사의 착수여부, 구속여부, 기소여부는 물론 어디를 압수수색하고 누구를 불러 조사할 것인지조차 총장 또는 총장의 위임을 받은 대검 참모의 사전지휘를 받게 하는 검찰총장의 제왕적 지휘권은 반드시 제한되어야 합니다. 검찰총장이 참모를 내세워 아무런 근거도 남기지 않고 지휘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 관행은 총장에게는 편리하나, 문고리권력만 양산하고 책임소재는 불분명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훨씬 큽니다. 총장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은 검찰청법 제4조와 제21조를 형해화시키지 못하도록 그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지휘권을 발동할 경우에도 반드시 문서로 직접하고 참모에게 위임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문서로서 지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지휘권을 행사한 때에는 기소나 불기소 결정과 함께 총장의 서면지휘 내용이 그때마다 국민에게 공개되도록 의무화하여 반드시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오래전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법률을 개정하여 폐지한 상명하복과 구속승인제도 조차 지금은 그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침 하나로 사실상 과거보다 훨씬 못한 상태로 부활되어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지침과 예규 제정에 관한 총장의 무제한적 지휘권한도 그것이 조직 전체의 업무와 밀접히 관계된 제도라면 검사장회의와 평검사대표 기구의 심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는 절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정치권력에게는 내 편의 사람에 대한 수사정보를 사전에 알려서 개입을 유발하는 일이 불가능하도록 수사에 관한 현행 보고 시스템을 당장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무부나 청와대의 소속 직원이 사전에 보고를 받도록 허용되지 않은 수사 사항에 대하여 보고를 받은 것이 밝혀지면 지위나 보직에 불문하고 보고를 받은 사람은 물론 보고를 한 사람까지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수사해야하는 구조로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국민의 뜻으로 특별검사제도와 상설특검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권력과 시민단체는 늘 검찰을 비난하면서도 고소·고발장은 검찰에 제출합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검찰로 집중되는 정치적 사건을 특검이나 경찰로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를 자처해서 검찰을 정치적 분쟁의 하수구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장관이나 총장에게 맡겨서는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차제에 일정 수 이상의 검사장들이나 평검사 대표들이 상설특검 등의 회부를 요구하면 특검에 회부되도록 하여 검찰 스스로가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의욕이 앞서서, 또는 상관의 지시에 굴복하여 부당하거나 인권침해 수사가 벌어진 경우에는 그 검사를 문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검사는 정의로움이 지나쳐 잔인하게 수사할 우려가 있고, 간부는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수사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1년마다 하고, 재판결과는 몇 년이 걸려야 확정되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 현행 인사시스템도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유발하고 있으니, 늦어도 1심 판결 선고 직후에는 반드시 책임소재를 따지는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청와대, 국회,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실질적으로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파견금지를 위해서는 그러한 기관에 근무한 사람은 아예 검사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사표내고 나갔다가 곧바로 돌아오는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검사의 권력기관 파견제도는 정치권력과의 유착만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현재 검사장 이상은 대부분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들입니다. 지금 같은 공안기획 및 특수 분야 출신 검사를 우대하는 인사제도는 잘나가는 간부에게 잘 보이게 하여 결국 검사들을 말 잘 듣는 검사로 순치되게 하고 있으니, 우수한 검사들이 형사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의 검사장은 일정비율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덟째, 서민의 생활과 직결된 일반사건이 아니라 검찰에 대한 불신을 야기해 온 정치적 사건과 하명사건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검찰개혁 논의가 촉발되었는데도 이렇다 할 개선책은 없이 검찰에 왜 그대로 남겨두겠다는 것인지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오랫동안 독자적 수사 종결권을 갖고 마음대로 수사하고 싶어하는 영역인 만큼 경찰을 크게 만족시킬 수 있는 반면 설사 경찰이 일차적 수사종결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수사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국민의 민생과는 무관한 힘 센 분들에 관한 것이므로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니 검사가 그분들의 인권침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일정기간 이내에 수사를 끝내지 않고 계속할 경우, 그 즉시로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고 송치명령까지 할 수 있게 한다면 부작용도 최소화될 것입니다. 아홉째, 대통령의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내려놓고, 정치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도록 검찰이나 법무부 밖에 독립적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검사인사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판사에 대한 인사제도와 달리 검사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정작 업무 수준은 검사에게 판사와 같은 정도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검사 인사에서 손을 떼고, 장관이나 총장이 전횡할 수 없도록 프랑스 등 외국처럼 독립적 위원회에 검사에 대한 인사를 맡긴다면 검사장 직급을 강등시킨다 한들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검사들은 대통령의 정무적 인사권 행사가 가능하게 하는 차관급 예우보다는 검찰의 인사독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검찰 개혁에 관한 사항은 아니지만 이 기회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국민적 관심사건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처리되는 원인은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검사에게 그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만 진실을 규명할 방법이 없는 잘못된 영장재판제도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진실규명에 꼭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국민적 관심사건이 된 당사자들은 잃을 것이 많고 힘도 세므로 스스로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참고인조차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므로 결국 압수수색과 통신 및 금융계좌 추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판사 들 중에는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한 영장도 구속영장에 대한 재판처럼 범죄사실의 입증부터 먼저 소명하라고 기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범죄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자료를 보자는 압수수색 영장 등에 대하여 혐의부터 입증하라는 것이어서 선후가 바뀐 것입니다. 그 결과 수사기관 인지사건도 아닌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까지 그들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결과가 되어, 임의수사로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진실규명이 안되므로 증거부족을 이유로 피의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특히 그것이 국민적 관심사건이고 상식에 반하는 결과일 때 수사기관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탄을 받기도 합니다. 수사기관의 인지수사가 아니라면 개인의 주거가 아닌 공공기관 등에 보관중인 자료에 대하여는 범죄혐의 유무 판단에 필요한 압수수색에 범죄혐의에 대한 입증부터 먼저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억울함을 밝혀달라는 국민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영장재판 관행은 꼭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늘도둑은 가진 것이 없다보니 주거가 부정으로 구속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소도둑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현실은 이렇다 할 불복 방법이 없습니다. 검사조차도 구속기준 자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영장재판의 현실임을 알아야 합니다. 차제에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결정하게 하여 구속여부든 압수수색이든 국민이 영장심사에 참여하여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영장재판에 대한 합리적 국민통제 제도를 도입해 주시기를 건의드립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삼성바이오 제재 효력정지 결국 대법으로…증선위 재항고

    삼성바이오 제재 효력정지 결국 대법으로…증선위 재항고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법원의 효력 정지 2차 결정에 반발해 재항고했다. 증선위 측 법률 대리인은 23일 서울고법 행정11부(김동오 부장판사)에 재항고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게 됐다. 앞서 서울고법은 증선위가 서울행정법원의 효력 정지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사건을 기각하고 삼성바이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증선위의 제재로 인해 삼성바이오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반면, 제재 효력을 중단한다고 해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는 적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분식 회계를 했다고 발표했다. 증선위가 판단한 분식 규모는 4조 5000억원 정도다. 증선위는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에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증선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교육청, 술자리에 학생 동원한 서울공연예술고에 “학생인권 보장하라”

    서울교육청, 술자리 학생동원 서울공연예술고에 추가 권고조치“학생 인권 존중되는 학교 만들어야” 학생들을 술자리 등 부적절한 자리의 공연에 동원했다는 폭로가 나온 서울공연예술고에 학생인권을 보장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서울교육청은 20일 서울공연예술고에 예술특목고 운영취지에 적합하게 교육환경의 실질적 개선하고, 학교 밖 공연 등 교육활동 시 학생들의 학습에 관한 권리와 안전 보장을 위한 예방 및 대책 등이 포함된 계획 수립 및 시행을 권고했다. 또 이 같은 권고 내용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했다. 서울공연예술고는 최근 언론보도와 국민청원,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학교 교장 등이 참석한 술자리에서 학생들이 공연을 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지난 1월 학교장 등 관련자에게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를 요구하고 수사 의뢰 했다. 이날 권고는 행정적 처분 외에 학생들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다. 김영준 서울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육청의 감사조치 및 수사의뢰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 학교장의 직무를 정지하여 달라는 국민청원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이 올라왔다”면서 “학교의 잘못을 바로잡는 조치를 통해 피해를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로하고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학생인권옹호관 본연의 임무라는 생각으로 권고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학생인권옹호관의 권고 사항을 적극 이행하고, 학교가 정상화될 때까지 권고에 따른 특별장학 등을 통하여 학교를 잘 살펴 나가겠다”면서 “피해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자리도 곧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술자리에 학생들 동원한 서울공연예술고…“학생인권 보장하라”

    술자리에 학생들 동원한 서울공연예술고…“학생인권 보장하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가 교장과 교직원의 비리 의혹이 제기된 서울공연예술고에 대해 학교 운영 취지에 맞게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김영준 학생인권옹호관은 20일 서울공연예술고 교장에게 ‘예술 특목고 운영 취지’에 적합한 교육환경으로 개선하고, 학교 밖 공연 시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 보장을 위해 예방·대책을 포함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공연예술고는 학교 관리자의 사적 모임에 학생들을 동원해 부적절한 공연을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지난 1월 학교장을 비롯한 관련자에 대해 파면과 해임 등 처분을 요구하고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학부모들도 지난 2월 “교장에 대한 직무 정지 처분을 해달라”는 국민청원을 냈다. 지난 4월 학생인권옹호관 직권조사 결과, 서울공연예술고 학생들은 다른 공·사립 고교보다 3배에 가까운 수업료(분기별 약 123만원)를 내면서도 실습용 컴퓨터·영화 제작 장비 등이 낙후돼 학생들이 사비를 쓰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방음·환기시설도 미비해 실용음악과·실용무용과 전공 학생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교육 환경도 지적됐다. 서울공연예술고 교장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와 시행규칙 조항에 따라 시정 권고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이행 계획을 제출하고, 조치 결과를 학생인권옹호관에게 알려야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비위에 대해 신속히 조치할 것과 학생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도록 권고받았다. 조 교육감은 “권고 사항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학교가 정상화될 때까지 권고에 따른 특별장학 등을 통해 학교를 잘 살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바른정당계, 손학규 면전서 “사퇴하라”…孫 “어려움 뚫고 나갈 것”

    바른정당계, 손학규 면전서 “사퇴하라”…孫 “어려움 뚫고 나갈 것”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가 17일 손학규 대표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단 손 대표가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며 향후 당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 내부 강대강 대치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유승민계를 대표해 원내대표 경선 승리를 거머쥔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손 대표를 향해 “후배를 위해 용단을 내려달라는 게 원내대표 경선 의총에서의 민심”이라며 “당 전체가 불행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큰 어른으로서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는데 우리 당의 노력이 힘을 받고 지지를 얻으려면 당 내부가 조속히 정비되고 정상화 돼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어제 당 대표가 같은 당 동지를 수구보수로 매도하면서 의원들의 총의를 패권주의라고 비난한 것은 참으로 의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화합과 자강, 혁신하자고 약속하면서 민주평화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통합하는 일도 총선 연대도 없다고 못 박았는데 누가 수구보수이고 패권주의냐”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출신으로 그동안 최고위회의 보이콧을 이어온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손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하 최고위원은 “정치 역사에서 당 지도부가 선거참패와 당 분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일은 많았다”며 “오 원내대표가 손 대표의 사퇴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손 대표에 대한 불신임이고 탄핵을 의결한 선거”라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 체제로는 자강·화합·개혁이 안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저희 최고위원들도 손 대표와 함께 물러나 백의종군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임명 무효, 정책위의장·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사의 최고위 과반 동의 등을 긴급 안건으로 제안·의결할 것을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새길을 모색하는 과정에 손 대표께서 담백하게 임해 주시고 대범한 용기를 보여달라”며 “위화도 회군의 용기와 야심이 한 왕조의 기틀을 열었듯이 용기 있는 결단이 당의 새 전기를 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권 최고위원은 “의원들이 화합·자강을 결의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수구보수라는 말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왜 하느냐”며 “우리 당이 좋은 모습을 보이기 원한다면 지도부 총사퇴 밖에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집중 포화에도 손 대표는 자진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손 대표는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하지 않고 어려움을 뚫고 나가겠다”며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 이를 통해 바른미래당을 살리고 총선 승리로 가겠다는 게 내 입장”이라고 했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철회와 주요 당직자 인선 요구에 대해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은 협의를 통해 임명한 것이니 완전히 적법한 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다만 최고위에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에 대한 임명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했더니 ‘오늘만은 발표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받아들였다”고 했다. 손 대표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손 대표가 평화당과 손잡고 유승민 의원을 축출하려 했다’는 발언한 데 대해 법적 조치를 요구한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 법정에 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며 “박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흔들려는 발언을 삼가해 달라”고 촉구했다. 손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퇴를 촉구했던 13명 정무직 당직자에 대한 해임 처분을 취소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앞으로 우리 당이 하나가 돼서 국민에게 제3의 길, 중도정당으로서 총선에 나가서 우리 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승리할 길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4년간 음주운전 3차례’ 해임 검사, 1심 집행유예

    ‘4년간 음주운전 3차례’ 해임 검사, 1심 집행유예

    4년간 음주운전이 3차례나 적발된 전직 검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함석천 부장판사는 17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 전 서울고검 검사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올해 1월 음주 상태에서 서울 서초동 자택에 주차하려다가 다른 차의 오른쪽 뒷부분을 긁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피해자가 음주운전을 문제 삼았는데도 김씨는 이를 무시하고 집으로 그냥 들어가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마저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운전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를 훨씬 뛰어넘는 0.264%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지난 2015년과 2017년에도 음주운전이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잇따른 음주운전 적발로 결국 지난달 검사직에서도 해임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원 “증선위 삼성바이오 제재 효력정지 필요”…삼바 또 이겨

    법원 “증선위 삼성바이오 제재 효력정지 필요”…삼바 또 이겨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에 대해 효력을 정지하는 게 맞다고 법원이 또 다시 삼성바이오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 김동오)는 13일 증선위가 1심 법원의 제재 효력 집행정지 결정에 불복해 항고한 사건에서 1심의 결정이 옳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증선위의 처분으로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는 반면, 처분의 효력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바이오의 본안 청구가 명백히 이유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의 분식회계 등 쟁점을 두고 본 소송에서 충분히 다퉈볼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제재부터 내리면 삼성바이오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 대한 제재 효력을 정지하면 시장에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처분의 효력 정지는 그 적법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처분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효력 정지가 인용된다 하더라도 삼성바이오의 회계 처리를 적접하다고 판단해서 이를 모방할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선위가 이날 경정에 다시 불복하지 않으면 증선위 제재는 삼성바이오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결과가 나온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중단된다. 지난해 11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발표했다. 증선위가 판단한 분식 규모는 4조 5000억원 정도다. 증선위는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에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별도로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이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다. 삼성바이오는 그러나 “모든 회계처리를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했다”며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행정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월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본안 소송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제재 효력을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증선위는 이에 “삼성바이오를 제재하는 것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유사한 회계처리 문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며 항고했다. 한편 삼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회사 보안담당 직원에 대해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심도 ‘삼성바이오 제재 집행정지’ 결정…“회계사기 다툼 여지 있어”

    2심도 ‘삼성바이오 제재 집행정지’ 결정…“회계사기 다툼 여지 있어”

    1심에 이어 2심 법원도 회계사기(분식회계 또는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 대한 제재 효력이 정지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 김동오)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삼성바이오에 대한 제재 효력을 정지시킨 원심 결정에 불복해 항고한 사건에서 13일 원심과 마찬가지로 삼성바이오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회계사기 등의 쟁점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에 당장 제재를 적용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증선위가 이날 항소심 결정에 다시 불복하지 않으면 증선위 제재는 삼성바이오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결과가 나온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중단된다. 지난해 11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증선위가 판단한 회계부정 규모는 4조 5000억원 정도다. 증선위는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에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별도로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는 “모든 회계처리를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했다”면서 곧바로 증선위 결정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시정요구나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물을 숨기고 훼손한 혐의로 삼성전자 임원 2명을 지난 11일 구속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삼성바이오 공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공장 마루 바닥을 뜯어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등 감춰진 자료들을 확보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법원 “학생에게 ‘빨갱이XX’ 교수 해임 지나쳐”

    법원 “학생에게 ‘빨갱이XX’ 교수 해임 지나쳐”

    학생들에게 막말과 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공개 사과까지 한 교수를 해임 처분한 것은 지나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서울시립대 김모 교수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김 교수는 2016년 수업 중 폭언과 성차별 발언을 한 사실이 학생 대자보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대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한 학생에게 “빨갱이 XX”, “모자란 XX” 등의 말을 하거나 죽비로 학생 어깨를 치며 “맞으면서 수업 들을 자신이 없으면 나가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학생들에게 “30살 넘은 여자들이 싱싱한 줄 알지만 자녀를 출산했을 때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빨리 결혼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도 했다. 대자보가 게시되자 김 교수는 수업 시간에 공개 사과했지만 2017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가 재심사 후 해임됐다. 재판부는 “교원으로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원고가 여러 비위 행위로 소속 학교와 교원 명예 및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점에서 잘못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학생들의 집중력 등을 높이기 위해 그 같은 언행을 한 측면이 있고 폭언·욕설·폭행 수준이 중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성차별 발언도 “출산율 저하 문제 때문에 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성희롱 의도는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원고는 대자보 게시 직후 공개 사과했다”면서 “징계 전까지 공식 문제 제기를 받지 않아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으니 반성할 기회를 부여받으면 더 성숙한 교육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