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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스·석유公 내홍… 신규사업 ‘올스톱’

    해외 에너지자원 개발 및 수급을 주도하는 양대 축인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사장 선임 문제로 내홍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공백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고 있어 곱지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가스공사, 해외 가스전 개발 차질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가스공사를 1위에 올려놨던 오강현 전 사장은 지난 3월 평일 골프와 정부정책에 반한 의사결정, 노조집회 방치 등을 이유로 주주총회에서 해임됐다. 임기를 1년 6개월여 남겨둔 상태였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지금까지 두차례 공모를 실시했다. 사장추천위원회는 30명이 넘는 후보를 면담한 뒤 10명의 후보를 추천했지만 청와대로부터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가스공사는 정부측 지분이 61% 정도다. 공사는 다음달 15일 열리는 주총의 의결을 거쳐 3차 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종 확정까지는 2∼3개월이 걸리는 만큼 빨라야 11월쯤 후임 사장이 임명될 전망이다. 최소 8개월의 ‘사장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업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국제 LNG(액화천연가스) 시장이 안정된 상태여서 수급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면서 “하지만 해외 가스전 개발 등 신규사업 발굴이나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게다가 당초 올해 안에 도입하겠다던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인사권이 제한되는 등 내부 개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석유공사 노조,“사장 내정자 출근저지” 19일 업계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오는 27일 임기가 끝나는 이억수 사장 후임으로 홍기훈 전 국회의원이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지난달 11일부터 사장 공모를 실시,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말 홍 전 의원을 포함한 3명의 후보를 산업자원부에 추천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8일 열린 청와대 인사위원회에서 후보 심사 작업을 벌였다. 석유공사 주식은 100% 정부 소유이며, 사장은 산자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홍 전 의원은 전남 화순에서 13·14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00∼2003년에는 한나라당 고양·일산 을지구당 위원장을 맡았다. 지금은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으로 재직중이다.90년대에는 노무현 대통령 등과 한우음식점 ‘하로동선’을 운영하기도 했다. 석유공사 노조는 홍 전 의원이 에너지 분야에 전문성이 없는 정치인 출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인봉 사무국장은 “홍 전 의원은 지난 5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실시한 사장 공모에도 응시했다가 면접에서 탈락하기도 했다.”면서 “고유가의 국가적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전문성이 없는 사장을 임명할 경우 출근 저지투쟁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사회 개혁 이대로 좋은가/이의영 군산대 경제학부 교수·경실련 정책위원장

    최근 우리사회에 드러나고 있는 일련의 실상들을 지켜보며 참담하고 허탈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삼성의 적나라한 정·경·언·검 유착의 실태, 두산의 형제의 난과 초법적인 가족회의의 운영, 여전한 거대규모의 불법 비자금과 분식회계, 현대의 대북사업 비리설, 경악할 만한 도청 X파일, 부동산과 건설 그리고 국책사업으로 얽혀 있는 건설족들의 복마전. 이것이 전부일 것인가. 군사정권 시절부터 민간정권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의와 개혁을 주장하며 떠들썩한 개혁정책을 내세워 왔다. 이제는 개혁이며 혁신이 피곤하다고들 말한다. 일컬어 개혁피로증후군이다. 개혁을 말하면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하고, 개혁을 주장하면 반기업적이고 반시장적이라고 공공연히 몰아붙인다. 그러나 어이가 없다. 그럴싸한 개혁의 모양은 있었으나 개혁의 능력은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실세들의 본질은 여전히 전근대적이고 반시장적이다. 거대재벌들이 시장을 통한 이윤추구에 몰두하기보다는 비자금을 동원한 정경유착과 특혜를 통한 사익추구에 여전하다. 일컬어 이윤추구보다는 지대추구(rent seeking)를 지향하는 것이다. 지대추구야말로 반시장적인 행태의 전형이다. 이를 개혁하자는데 누가 반시장적이라 하는가. 재계를 대표하는 양대 조직인 전경련과 대한상의의 대표급 재벌들의 불법 비자금을 통한 지대추구적 행태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가관이다. 게다가 두산의 경우는 가족회의라는 해괴한 전근대적 모임에서 명예회장직을 해임하고 이제는 명예회장이 아니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언한다. 기업의 의사결정구조가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 다른 재벌들은 안 그런가. 두산사태의 당사자는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의 회장이다. 부끄럽다. 그러나 당사자는 당당하다. 전혀 죄의식이 없이 형제간의 싸움을 확대시키고 있는 듯하다. 싸움에 앞서 대한상의 회장직을 먼저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체면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 두산의 박용성 회장은 바로 얼마 전 정·재계 대표인사들과 함께 투명사회협약식에 참석했다. 국민들과 대통령 앞에서 투명한 기업경영을 서약했다. 그러나 모두 다 자신의 것은 감추고 환히 웃으면서 손을 마주 잡고 ‘너나 잘 하세요.’ 거짓 맹세한 것은 아닌가. 분식회계를 대상으로 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쇼가 아니었는가. 연구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 3000 달러 주변의 성장 변곡점에서는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성장동력산업이 관건이지만,1만 달러 성장 변곡점에서는 기업구조와 경제시스템의 효율성 개혁이 경제성장의 관건이다. 개혁과 성장의 이분법적 논란을 이제 그만 접고 재벌개혁과 경제개혁을 제대로 추진해 재벌의 반시장적 구조와 시장교란행위를 근절시키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창달하여 성장의 발판을 삼아야 할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 했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어두운 치부들과 앞으로 드러날 X파일의 검은 실상들을 계기로 이제야말로 우리사회 개혁의 실태를 되돌아보고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 재벌개혁·경제개혁·정치개혁의 과제는 이미 충분히 논의되어 있어 이 좁은 지면에서 다시 언급할 이유가 없다. 그 동안의 논의를 토대로 이번이야말로 우리사회 발전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마지막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 최근의 일련의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역사적 사명이라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대연정’보다는 우리사회 발전을 위한 개혁의 완수를 역사가 맡긴 시대적 소명으로 인식해 주기 바란다. 이의영 군산대 경제학부 교수·경실련 정책위원장
  • [광복60-미래를 위한 제언] 한·일 두 학자가 보는 양국관계

    [광복60-미래를 위한 제언] 한·일 두 학자가 보는 양국관계

    광복 60주년.1945년 8월15일에서 2005년 오늘 그 60년은 대한민국의 희망과 좌절, 격동, 전진의 대역사이기도 하다. 광복 60주년이 우리 대한민국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지금 이 시기 한반도 평화는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돼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한반도 평화 구축이란 대전제 속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두 나라 국민 모두에게 던져진 과제다. 이런 취지 아래 한·일 두 학자의 인터뷰를 통해 양국 관계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듣는다. 최상용 교수는 주일 한국대사를 지낸 대표적인 지일파(知日派)학자이며, 고하리 스스무 교수는 신진 지한파(知韓派)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최 교수는 직접 인터뷰를, 고하리 교수는 e메일 인터뷰를 했다. ■ 주일대사 역임 최상용 고려대 교수 ▶광복 60주년이 갖는 의미를 정리하면. -우선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을 갖고 싶다.1945년 광복 이후 3년 의 군정을 거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 우리는 자유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선택했고 그 기반 위에 산업화를, 산업화의 태내에서 자생적인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동아시아에서 민주화된 시장경제를 구현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하지만 일본의 민주주의는 서구처럼 시민혁명에 의한 자생적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명치유신 이후 약 140년간 서구 민주주의를 학습해 왔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후 7년간의 미군의 점령정책이 일본의 민주화를 반석에 올려 놓았다. 이에 비해 대한민국은 분단과 전쟁, 독재, 수많은 희생, 반인권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광복 60년 이순(耳順)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냉혹한 국제현실에서 자주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 자주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안팎의 자원을 주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다. 냉전시대엔 서방의 맹주였던 미국이 있었고, 서방체제 안에 편입돼 있으면 안전했다. 이젠 달라졌다. 자주 역량을 발휘한 최근 두 사례가 있다.5년 전 6·15 남북정상회담은 바깥 세력에 의해 강제된 한반도 냉전을 우리 민족의 힘으로 풀어보려는 몸부림이었다. 자주적 역량의 표시로 이를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본다. 지난 1년여 동안 정체된 6자회담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우리의 역내 조정자 역할도 훌륭했다. 우리는 이제 ‘중견국가’로서의 역량을 갖춰 나가면서 자유와 자주를 기반으로 한반도 평화를 일궈 나가야 한다. ▶한·일관계의 현주소와 미래는. -1965년 국교 정상화 무렵 한·일국민간 교류는 연간 만 명이었다. 지금은 하루 만 명 이상이다. 이 현실을 무게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1998년 한·일 파트너십 정신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과, 이를 토대로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갈 것, 그리고 일본 대중문화를 한국시장에 개방하는 것이 중심내용이었다. 우리와 일본의 문화산업의 격차를 우려해 많은 국민들이 반대했다. 나는 당시 문화 교류는 어떤 특정한 시기에서의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끊임없는 서로 배우기의 과정이라고 판단하여 찬성했다. 그래서 지금 한류(韓流)가 있다. 한·일 과거사 논쟁에서 항상 먼저 어기는 쪽은 일본이다. 소위 망언인데,6자회담에서 화두가 된 ‘말 대 말’‘행동 대 행동’ 원칙을 기초로 일측에 대응하되, 한·일관계 협력을 위한 큰 틀을 유지하는 게 성숙한 자세가 아닌가 한다. ▶구체적으로 독도 문제 등이 나오면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독도는 실효 지배를 유지하고 내실화하면 된다. 독도는 우리의 천연기념물이다. 우리 정원을 가꾸듯 해야 한다. 관광객, 군인, 경찰이 대거 들어가는 것보다 천연기념물 관련 전문연구원을 상주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관련해 우리가 문제 삼는 것은 신사에 합사돼 있는 A급 전범이다.A급 전범의 분사, 또는 제3의 추도시설 등 일본의 사려 깊은 조치를 기대하고 싶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미국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패전국 일본의 A급 전범 판단을 한 당사자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 일본을 획일적으로 보는 경향에 대해선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일부 극우지도자들의 망언으로 일본 전체를 나쁘게 보면, 수많은 친구를 잃는 우를 범한다.4년 전 문제의 후소샤 교과서 채택률이 불과 0.039%였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한류에 마음을 열고 있는 수많은 일본인의 반응을 귀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평균적인 일본 국민에게 정서적으로 호감을 받을 수 있고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은 지난 베이징 6자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고집, 참가국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일본의 위치와 역할은. -이 지구상에서 비핵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나라는 선진국이면서 핵을 갖고 있지 않은 일본이다. 인류사상 최초의 피폭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도, 방법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전후 일본은 비핵3원칙을 바탕으로 핵무기를 만들 능력을 충분히 가졌으면서도 만들지 않고 있다. 그런 점은 높이 살 만하다. 이런 점에서 비핵 이니셔티브를 위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가해자이자 동시에 원폭을 맞은 피해자이다. 그러나 그 두개 고리가 따로따로 논다. 그 간격을 이을 수 있는 전략도 설명 책임도 없어 보인다. 사실 일본에서의 ‘납치 문제’는 우리나라의 독도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어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6자회담은 목적이 한반도비핵화다. 피폭국가 일본은 최소한 비핵과제와 납치문제를 병행할 수 있는 전략이라도 보여야 한다. 일본은 이번 6자회담을 통해 대 아시아 외교를 소홀히 해 온 대가를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미국과의 동맹에만 의존했던 안이함이 부른 화(禍)라고 할 것이다. 보통국가로의 변신을 시도하며 헌법을 바꾸려 하고, 자위대를 강화하려는 ‘전쟁가해국가’ 일본이 아무리 히로시마 원폭의 피해국임을 강조한다 해도 이웃나라가 선뜻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수정 기자 crystal@seoul.co.kr ■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지난 60년간의 한·일관계를 평가한다면. -엇갈림과 협력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승만 시대에 한국인은 과거사 문제로 대일청구 의식을 강하게 했지만, 일본인은 한반도를 무관심·기피의 대상으로 했다. 박정희 시대에는 양국 정부가 양국간의 정치·경제적 협력을 모색했지만, 국민 차원에서는 상호 이해가 진행되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시대에는 일본인이 이문화로서의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다. 김영삼·김대중 시대는 역사인식 문제로 갈등이 있는 한편 대중문화 교류가 비약적으로 진행되었다. 노무현 시대는 일본에서는 한류를 통해 호의적으로 한국을 보려 하지만, 한국에서는 외교갈등이란 부정적 측면에서 일본을 보려는 분위기가 있다. ▶역사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 해결방안은. -역사적 사실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양국간에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역사인식이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를 모두 일치시키는 것은 꽤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토 히로부미를 검증할 때 한국에선 일제 식민지 지배를 실행한 장본인이라며 부정적 인물로 평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일본에서는 입헌정치의 기초를 확립한 초대 총리라는 긍정적 측면을 평가한다. 양국 모두 ‘우리 민족은 우수하다.’는 자민족 중심주의적인 역사관을 가르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북한 핵문제 해결 방식은. -북한의 핵무기는 절대로 포기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지가 양국 정부와 여론이 어느 정도인지 의문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일본여론은 핵문제보다 일본인 납치 문제를 우선하는 분위기가 있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외교 전쟁도 불사한다.’라고 하는 한편, 핵보유에 관해서는 ‘북한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라고까지 말한다. 양국 국민도 북한 핵문제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북한에 체제보증을 약속하는 한편으로, 모든 핵보유를 완전하게 포기시킨다고 하는 점에 일·한·미가 완전하게 일치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3국이 대립해도 그걸 북한에 보여주면 안된다. 특히 한국은 북한이 다른 문제로 대일 공동대응을 제안해도 동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남북한에 대한 일본 여론이 악화되면 예상되는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도 이뤄지지 않게 된다. ▶동북아시아에서의 한·일 관계는. -10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양국 지도자는 지금의 일밖에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 많은 듯하다. 특히 중국과 미국 관계가 중요하다. 현재 일본은 ‘미국 중시-중국 경시’, 한국은 ‘미국 경시-중국 중시’의 경향이다. 일본은 좀 더 중국에, 반대로 한국은 좀 더 미국에, 정중한 외교를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류와 한·일 문화교류의 공평성,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제언이 있다면. -지금까지 일본인 중에서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 핵심층은 중년의 여성이었지만, 욘사마 현상 덕분에 지금 중년 여성이 가장 한국에 친근감을 갖는 층이 되었다. 서울신문·도쿄신문 공동여론조사 결과 양국간의 외교관계가 악화되는데도 과반수의 일본인이 한류현상으로 인해 한국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한류현상이 없었으면 올해 한·일관계는 더 악화되었을지도 모른다. 또 한국측이 경제효과, 국위선양 측면에서만 한류현상을 강조한다는 것이 일본에 전해지면 일본에서 한류현상이 식을 수 있다. 한국은 일본 등 외국 대중문화의 수용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와 노무현 대통령, 양국 지도자가 한·일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두 지도자는 ‘국제 협조형의 애국심’보다 ‘배타적인 내셔널리즘(민족주의)’이 계속 대두되고 있는 점을 더 우려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도, 노 대통령도 말을 좋아하지만 내셔널리즘을 자극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게 신경써야 한다. 한·일간의 문제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부여당의 간부에게는 해임을 포함해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 외교관계가 악화되어도 문화교류나 자치체간 인적교류는 절대로 중단해선 안된다고 지도해야 한다. 일본에서 반한 감정이, 한국에서 반일 감정이 높아져도 양국에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양국 갈등을 가져온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양국 쌍방에 다양한 원인과 배경이 있다. 한가지 들고 싶은 것은 언론 보도의 문제점이다. 양국 신문과 TV를 보고 있으면 자국민을 자극하는 도쿄발, 혹은 서울발의 보도가 너무 많다. 도쿄 이춘규특파원 taein@seoul.co.kr
  • 日 중의원 해산… 새달11일 총선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정권의 명운이 걸린 우정공사 민영화 관련 법안이 8일 참의원에서 자민당 의원들의 집단반란으로 부결되고,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선언하면서 일본 정국이 총선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날 오후 참의원 본회의 표결결과 우정민영화법안은 표결에 참석한 여야 의원 233명 가운데 반대 125명, 찬성 108명으로 부결됐다. 자민당 의원 114명 가운데 22명이 반대했고,8명은 기권이나 결석했다. 법안을 다시 중의원으로 돌려보내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시키는 방안이 있으나, 중의원이 해산돼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13일)에서 폐기된다.고이즈미 총리는 법안 부결을 ‘불신임’으로 받아들인다며 임시 각료회의를 열어 그간 수차 공언했던 대로 중의원의 해산을 결정, 중의원은 이날 밤 본회의에서 공식 해산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시마무라 요시노부 농수상이 임시 각료회의에서 중의원 해산에 반대하자 해임했다. 이번 선거는 고이즈미 개혁에 대한 평가는 물론 정권교체 논란도 포함된 ‘정권선택 선거’가 될 전망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총선 일정과 관련, 고이즈미 총리는 임시 각료회의 직전 간자키 다케노리 공명당 대표와 연립여당 당수회담을 가진 뒤 오는 30일 총선을 공시,9월11일 선거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또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연립여당인) 자민, 공명 양당이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반대세력과 협력하는 일은 없으며, 퇴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중의원에서 우정민영화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반란 의원’ 51명에 대한 공천을 하지 않겠다면서 “낡은 자민당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민당’을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다.따라서 집단반발파는 탈당 가능성이 커 자민당은 분열선거를 치를 전망이다. 자민·공명당 등 연립여당과 민주당 등 여야 각 정당은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 박차를 가하는 등 한여름 총선체제에 돌입했다.taein@seoul.co.kr▶관련기사 14면
  • [도청 파문] 특별·특검법 ‘캐스팅보트役’

    ‘도·감청 정국’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쪽은 민주노동당이다. 기성 정치권과 달리 X파일이 낱낱이 공개된다 해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없는 데다 지난 6월 임시국회와 마찬가지로 캐스팅 보트로 ‘주가’가 한참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당시 여당과 함께 윤광웅 국방부 장관 해임결의안 부결에 앞장섰다. 덕분에 X파일 해법으로 제시한 열린우리당의 ‘특별법’과 한나라당의 ‘특검법’ 사이의 기싸움에서도 결국 민주노동당이 키를 쥐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같은 10석이라도 국민의 정부의 불법 도청 발표로 곤혹스러워진 민주당과 비교해도 ‘몸값’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가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제안한)특별검사제 도입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한나라당은 파일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재까지는 특검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현행법으로는 불법에 해당하는 X파일 공개를 위해 제3의 기구 구성을 제외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양 교섭단체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울디지털大 학생모집 금지

    전임 부총장의 교비 횡령 등으로 물의를 빚은 서울디지털대학이 내년도 신입생 및 편입생을 뽑을 수 없게 됐다.1년 안에 학교를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4일 원격대학인 서울디지털대의 운영 전반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1년의 말미를 주고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강제 폐교시키는 대학 설치인가 계고 조치와 학생모집 중지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갑래 인적자원개발국장은 “서울디지털대가 설립 이후 인가 조건을 전혀 지키지 않았고, 전 부총장이 교비를 횡령하는 등 법령 위반이나 부당 운영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디지털대는 내년도 신입생 3000명과 2·3학년 결원에 따른 편입생을 모집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현재 원서 접수를 받고 있는 올해 후기 신·편입생 모집 전형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학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사 결과 드러난 서울디지털대의 불법 행위는 크게 세 가지다. 황인태 전 부총장이 학생들의 등록금인 교비 35억여원을 횡령하고, 자신이 대표로 있던 M사에 일괄 용역계약을 맺었다. 또 M사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학생 등록금 12억원을 멋대로 담보로 제공했으며, 이사회 승인 없이 외상을 갚는데 30억여원 어치의 어음을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 말 인가를 신청할 때는 당초 인가 장소인 부산 동아대 대신 서울 강남의 건물을 빌려 사용하다가 적발되자 시정한 것처럼 교육부에 허위보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황 전 부총장은 지난 6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교육부는 평생교육법 제29조에 따라 내년도 신·편입생 모집을 중지하고 채권 및 채무 관계에 따른 불안한 학사운영을 1년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학교설립 인가와 법인 이사장 취임 승인을 취소할 계획이다. 또 황 전 부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13명에 대한 중·경징계와 이사 해임, 황 전 부총장이 횡령한 35억여원을 회수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하 국장은 “현재 원격대학에 대한 사항은 평생교육법에 규정돼 있어 사립대처럼 관선이사를 파견할 수 없는 대신 설치인가를 취소하거나 운영중지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원격대 전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 늦어도 이달 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디지털대는 동아대를 비롯한 35개대와 1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지난 2001년 3월 문을 열었다. 전체 17개 원격대 가운데 최대 규모로 총 정원 9400명에 재학생만 8500여명에 이른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쌍용화재 경영진 ‘생존게임’ 재연

    두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 이어 보험업계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1,2대 주주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쌍용화재로 최근 경영진들이 물고 물리는 ‘생존게임’이 재연되고 있다.1대 주주인 세청화학 컨소시엄측(세청화학 등 지분율 약 24%)과 2대 주주인 대유투자자문 컨소시엄측((현대금속 등 지분율 약 20%)이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쌍용화재는 지난달 4일 지배구조 단일화를 구축하는 ‘고강도 경영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공동경영에서 어느 한 쪽이 완전히 손을 떼는 쪽으로 정리, 단일 지배구조로 전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양측은 단일화를 한다는 총론에는 합의했지만 정작 ‘누구로…’라는 부분에서는 사사건건 대립하며 기선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세청측은 대유컨소시엄의 지분매입 계약금 21억원을 들고 협상자리에 나타났지만 대유측의 불참으로 결렬됐다. 지난 1일에는 대유측이 세청의 매입 계약금 10억원을 가지고 나타났지만 “계약금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세청측은 대유측이 주식 대부분을 G화재에 저당잡혀 있어 매입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대유측은 세청측이 고의로 매각 협상을 지연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분 매각협상이 지지부진해지고 협상과정에서 양측의 감정싸움이 격해지자 세청화학의 대주주인 이창복 회장측이 지난달 29일 칼을 먼저 들었다. 대유측의 김종직 총괄부사장(등기이사)을 면직조치한 것이다. 이에 중국 휴가에서 돌아온 대유측의 조성린 사장 직무대행이 1일 오전 세청화학측의 조훈증 고문과 김도원 전무를 해임했다. 그러자 이날 오후에는 이 회장이 조 대행에게 업무권한 철회를 통보하는 등 양측의 사활을 건 싸움이 극에 달했다. 대유측은 조 사장 직무대행의 부재를 틈타 세청측의 ‘인사폭거’라고 주장하고 있고, 세청측은 이 회장이 조 사장이 휴가를 떠나기 전에 “앞으로 인사를 직접 결정하겠다.”고 통보한 뒤여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언론중재위, 김용주 사무총장 선임안 통과

    언론중재위원회(위원장 조준희)는 27일 임시 위원 총회를 열고 최정 사무총장 해임안과 김용주 중재심의실장을 후임 사무총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김 신임 총장은 1986년부터 언론중재위에서 다양한 직위를 거쳤고, 내부 직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내부에서 승진한 케이스여서 ‘정부의 언론중재위 장악’ 등 일부 언론들의 꼬투리 잡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 “언론중재위 최정총장 용퇴해야”

    언론중재위원회 조준희 위원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정 사무총장 거취 문제와 관련, 최 총장의 용퇴를 공개 촉구했다. 동시에 그동안 정부 외압을 거론했던 언론보도는 사실무근임을 주장했다. 최 총장은 최근 구 정간법에 사무총장 임기규정이 없다는 점을 이용, 자신의 임기를 개정법에 맞춰 3년간 연장하는 운영규칙을 통과시켰다. 통과 전에 문화관광부측은 중재위원들에게 반대를 요청하는 전화를 돌렸고 자칭 비판언론들은 이를 정부의 외압으로 기사화했다.이에 대해 중재위 노조측은 문광부에 대해서는 “경거망동으로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말라.”는 한편, 최 총장에 대해서는 “자신의 임기 연장을 위해 중재위를 팔아먹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중재위는 27일 총회를 열어 최 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하고 새 총장을 뽑을 예정이다. 이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자 조 위원장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 중재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최 총장 경질 사유에 대해 “광범위한 내부의견 수렴 결과 총장으로서의 리더십 형태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임신아내 하혈 듣고 음주輪禍 행정법원 “경관 해임 과잉징계”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이인재)는 임신한 아내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고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경찰관 임모(32)씨가 서울경찰청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징계권 행사가 임용권자의 권한이라고 해도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 정도에 비해 과중한 처분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어쩔 수 없이 음주운전을 한 경찰관에 대한 경찰청의 해임 처분은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9월 혈중 알코올농도 0.168%의 상태에서 대리운전기사를 기다리던 중 임신한 아내가 하혈을 한다는 전화를 받고 차량을 운전해 집으로 가다 교통사고를 냈다. 이것이 문제돼 해임처분을 받자 그는 소송을 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경제플러스] 홍콩 선물거래 손실 950억원 공시

    삼성물산은 홍콩법인의 구리 선물거래에서 발생한 총 손실액이 950억원에 달한다고 22일 공시했다. 회사측은 “지난 6월 홍콩법인 금속팀장 등 2명이 평소 영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할 목적으로 회사가 금지한 선물 투기거래를 몰래 해 95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손실은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 지분법 평가손실로 반영될 예정이며, 해당 직원 2명은 해임했다.”고 덧붙였다.
  • 박용성 “분쟁 아닌 경영권탈취 미수사건”

    박용성 “분쟁 아닌 경영권탈취 미수사건”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은 22일 “이번 사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박용오 전 회장 일가가 공모한 두산산업개발의 경영권 탈취 미수 사건으로 불러야 맞다.”고 주장했다. 또 “박용오 전 회장이 주장한 비자금 조성 및 분식회계 의혹은 한마디로 헛소리”라면서 “검찰의 소환조사에 떳떳하게 응하고, 혹시라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족들이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계열분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박용오 전 회장이 터무니없는 몽니를 부린 것이 사건의 핵심”이라며 “수천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누명을 받고 가만히 있는 것은 무언의 인정이 될까 이렇게 나섰다.”고 말했다. ●“두산산업개발 계열분리 거부하자 몽니” 박 회장은 이번 분쟁의 원인을 박용오 전 회장 일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두산산업개발의 경영실적이 좋아지자 그동안 관심없던 박용오 전 회장이 경영권을 차지하고 싶어했다.”면서 “이에 본인과 박용만 부회장이 이의를 제기하자 계열 분리를 요구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두산가의 원칙에 반하는 행동은 수십년간 동고동락했던 형님이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또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박용오 전 회장에 대한 악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앞서 박용오 전 회장은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엄청난 비리를 저지른 주제에 형을 모함하고 쫓아냈다.”며 박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박 회장은 “100년 전통이 금이 갔다는 언론 보도를 봤는데, 전통에 금이 간 것이 아니라 열손가락 중 하나가 없어졌을 뿐”이라고 말했으며,“박 전 회장은 회사에 잘 나오지도 않았는데 언제 저의 비리를 그렇게 잘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일을 두고 인터넷에서 ‘돈 앞에 형제도 없다.’는 말을 하던데 ‘원칙 아래 형제가 없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라며 “박용오 전 회장이 일으킨 이번 불미스러운 사태는 가족에 대한 반역행위”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두산산업개발 박중원 상무를 오늘자로 해임했다.”며 “그가 회사에서 한 일을 보면 도저히 그냥 놔둘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박용오 전 회장의 둘째아들이다. ●“고소인이 법적책임 져야 할 것” 그는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고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 내용은 전혀 모르는 사항으로, 오히려 고소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충분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 큰형인 박용곤 명예 회장은 이날 사과문 발표를 통해 “한 집안의 장자로서 집안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과 부덕의 소치”라면서 “두산의 대주주를 대표해 머리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산업개발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박용오 회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두산도 박용오 회장이 빠진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열고 참석인원 12명 만장일치로 박 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회장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박용오 전 회장 일가는 공식적으로 두산그룹에서 사실상 축출당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부시 “리크게이트 발설자 위법 밝혀져야 해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리크 게이트’ 수사와 관련,“누군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지면, 더 이상 내 행정부에서 일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크 게이트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언론에 누설한 사건으로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딕 체니 부통령의 최측근 루이스 리비 비서실장이 발설자로 지목돼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범죄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사람은 해임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 전에 수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며 “내가 전모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전모를 알고 싶으며, 수사가 가능한 한 신속히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리크 게이트 수사가 오는 10월 이전에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범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설사 여론의 비난은 받더라도 위법이 아닌 경우에는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미국의 비밀 정보요원 신원 누설과 관련한 처벌 여건이 매우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처벌 대상이 되려면 정부가 비밀 요원의 신상을 감추려 하는 점을 알고도 이름을 공개했다는 고의성이 있어야 하며, 특히 신원 보호 대상자가 최근 5년간 해외에서 일한 경우로 제한돼 있다. 플레임은 1997년 이후 미국에서 거주해 왔다.AP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기자들과 플레임에 대해 논의한 행정부 관리들을 더 크게 보호해 주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부시 대통령이 ‘윤리 기준’을 낮추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dawn@seoul.co.kr
  • [사설] 솜방망이 징계로 軍기강 서겠나

    지난달 최전방 초소(G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과 관련해 상급부대 지휘관들에게 이해 못할 경징계가 내려졌다. 육군은 그제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군단장과 사단장에게 ‘감봉 3개월’의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연대장과 중대장은 보직해임 상태다. 장병 8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한 대형 총기사고에 대해 계급 높은 지휘관들은 다 빠지고 결국 하사 1명만 구속된 셈이다. 두 차례나 철책선이 뚫린 데 대해서도 이미 보직해임된 사단장에게는 ‘감봉 3개월’이 추가됐을 뿐이다. 군 고위층의 동료 감싸기를 지켜보면서 이래 가지고 기강이 바로 설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된다. 총격으로 사망한 GP 소초장은 1계급 특진이 추서됐다. 그의 명령으로 근무조를 변칙 운영한 부소초장은 ‘명령위반’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오죽했으면 소초장의 유족들조차 “소초장의 유해를 파서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겠는가. 국방부 장관이 법적절차를 거쳐 면책된 마당에 지휘관들에게 가혹한 처벌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군조직의 지휘관이 어떤 자리인가. 직접적 실책이 아닌 부하의 잘못에 대해서도 지휘책임을 엄중히 묻는 이유는 군령과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함이다. 지휘관에게 명령권만 있고 책임은 없다면 결코 강군(强軍)이 될 수 없다. 더구나 장성급 지휘관들의 전역을 막기 위해 비교적 가벼운 감봉을 택했다는 육군의 변명은 낯뜨겁다. 유사시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도록 훈련받고, 또 그렇게 부하들을 이끄는 게 군 지휘관들이다. 그들이 군복을 벗을 각오조차 되어 있지 않다면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맡길 수는 없다. 이번 징계는 재고돼야 마땅하다.
  • 부시 ‘칼 로브 딜레마’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인해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로브가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언론에 누설한 장본인으로 밝혀졌지만 부시 대통령이 그를 계속 두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로브의 사퇴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언론의 공세는 강화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CIA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이름을 누설한 사람은 해임하겠다.”던 지난해 6월의 언약에 따라 로브를 해고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이와 관련,“대통령의 신임 없이는 백악관에서 일할 수 없다.”는 말로 로브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함을 설명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로브에 대해 비밀취급 인가를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지 않느냐.”는 질문에 백악관 직원들은 여러 단계의 보안 절차를 거쳤다면서 간접적으로 반박했다.AP통신은 매클렐런이 ‘리크 게이트’가 터진 후인 지난 2003년 9월과 10월 “로브는 플레임의 신원 누설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대통령도 그가 관여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로브가 관여했다는 것은) 웃기는 추측이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로브를 두둔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지난해 부시 대통령과 대선전에서 맞붙었던 민주당의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로브를 사퇴시킬 것을 주장했다. 또 옆에 서있던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도 “나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며 동감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프랭크 라우텐버그 뉴저지주 상원의원과 헨리 왁스먼 하원의원은 전날 로브의 비밀취급 인가를 정지시킬 것과 청문회 개최를 주장했다. 같은 당의 해리 라이드 네바다주 상원의원도 “만일 로브를 둘러싼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치를 넘어서 국가안보에 관한 문제”라며 로브의 사퇴를 촉구했다.dawn@seoul.co.kr
  • 軍지휘관 ‘솜방망이 징계’ 논란

    육군은 지난달 최전방 GP(前哨·전초)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사고 GP의 상급부대 지휘관인 6군단장 송모(육사 29기) 중장과 28사단 김모(3사 8기) 소장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지휘관에 대한 감봉은 견책-근신-감봉-정직-강등-파면 등으로 이어지는 징계 중 비교적 가벼운 징계에 해당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육군은 또 지난달 13일 북한군 병사에 의해 최전방 3중 철책선이 뚫린 사건과 관련, 지휘조치의 일환으로 이미 보직해임된 전 5사단장 박모(육사 31기) 소장에게도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육군은 이날 오후 육군본부에서 권영기(대장) 2군사령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6군단장과 28사단장의 지휘·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총기 난사 사건으로 8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하는 대형사고에 비해 징계가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규정상 현역 장성이 중징계를 받으면 무조건 전역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가장 중한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육군은 또 지휘조치로 보직해임된 박 전 5사단장에 대해 감봉 3개월의 징계까지 내린 것은 군의 주요 임무인 경계작전 실패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5사단장은 지난해에도 최전방 관할구역 내 3중 철책선이 뚫린 사건으로 견책 징계를 받은 데 이어 이번 징계까지 겹쳐 조만간 ‘현역복무 부적합 심의회’에 회부될 예정이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임영숙 칼럼] 대통령과 ‘앞으로 10년’

    [임영숙 칼럼] 대통령과 ‘앞으로 10년’

    지금 국민은 대통령과 여당이 권력구조 논쟁보다는 경제, 교육, 외교안보 등에 혼신의 힘을 쏟기 바라고 있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한국의 잃어버린 세월’로 빨려들어가서는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보도를 읽으면서 몇달전 만난 한 기업인을 떠올렸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재벌급 기업의 회장이 된 그는 정치와 언론에 대해 지독한 불신감을 나타냈다.“정치 기사는 안 읽습니다. 한두번 속아 보았나요. 요란하게 보도된 정치문제 대부분이 깜짝쇼로 끝난 게 얼마나 많습니까.”정치권의 이른바 쟁점 만들기와 그에 따라 춤추는 언론보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었다. 그 기업인은 최근 며칠동안 대서특필된 연정론과 정치구조 개편 논의에 대해 아마도 ‘깜짝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엊그제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통령 권력을 내놓겠다.”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면서 이는 “문제의 중요성과 기울이는 정성을 다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연정에 대한 금기만 사라져도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부결 이후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연정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 8일자 사설은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결국 지난 며칠동안 실체가 불분명한 연정문제를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권력구조에 대한 논의를 더 확산시키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나는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구조 개편은 여당 내부에서 계속 연구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제 서울신문 사설도 밝혔듯이 지금 국민은 대통령과 여당이 권력구조 논쟁보다는 경제, 교육, 외교안보 등에 혼신의 힘을 쏟기 바라고 있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한국의 잃어버린 세월’로 빨려들어가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지난 임기는 경제적으로 이미 잃어버린 세월로 치부되고 있지 않은가. 미국 경제는 지난 1973년부터 95년까지 22년간의 구조조정기를 거쳐 이제는 고성장, 낮은 물가, 그리고 고용창출이라는 신경제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일본도 ‘잃어버린 10년’을 지나 다시 일어서고 있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는 올해 들어서야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첫 1년을 제외한 나머지 4년과 노 대통령의 지난 2년반동안 우리 사회와 경제의 구조조정에 실패했고 앞으로 10년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이번 간담회는 임기 중반을 맞아 국정전반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자리라고 미리 예고됐다. 그런 만큼 앞으로 10년에 대한 고민, 그 슬기로운 극복을 위한 우리 국민과 사회, 기업역량 결집의 필요성과 방안에 대한 대통령의 적극적인 언급을 기대했으나 실망했다. 부동산 투기, 서울대 입시 문제 등 당장의 현안도 중요하다. 그러나 거대한 블랙홀로 일컬어지는 중국의 부상 속에서 좁아지는 한국 경제의 입지와 높은 실업률,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통일비용과 북한 핵문제 등 우리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더욱 깊이 모색해야 할 때이다. 자본이 중심이었던 산업사회에서 사람이 중심인 지식사회로 어떻게 이행해 갈 것인지, 사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투자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이 지금 정책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10년은 또 잃어버린 세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대통령은 “올해 경제성장률 3.8%를 나쁘다고 보지 않고 상당히 잘 관리되고 있고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주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을 경계한 것이겠지만,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정치구조 개편의 중요성보다는 ‘앞으로 10년의 중요성과 (여기에)기울이는 정성’에 대해 이야기했더라면 많은 국민이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논설고문ysi@seoul.co.kr
  • 시군구공무원 시·도서 직권징계

    정부가 내년 1월 전국공무원노조 출범을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장에게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에 대한 징계권을 부분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 공무원노조 및 기초자치단체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지난 6일 열린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 소속 공무원의 명백한 징계대상 행위에 대해 시·군·구청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해당 지자체 인사위에 징계요청을 하지 않으면 상급 지자체인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시·도 인사위에 해당 공무원 징계를 요구토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은 지난해 공무원 총파업에 참가한 공무원에 대해 울산 동구청장과 북구청장이 징계를 거부했던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의 자율권 침해논란과 함께 공무원 노조의 거센 반발을 부를 전망이다. 국무조정실 최경수 정책차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현행 법으로는 아무리 공무원이 징계대상 행위를 저질러도 울산 동·북구처럼 지자체장이 인사위에 회부하지 않으면 징계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면서 “광역 지자체가 직권으로 기초단체 공무원에 대한 징계요구를 할 수 있도록 지방공무원법을 개정하기 위해 현재 행자부가 법리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 차장은 “상급 지자체가 직권으로 징계를 요청할 수 있는 대상은 5급 이상 지방공무원이나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 대상 행위로 한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행자부는 민주노동당 소속의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과 이상범 울산 북구청장이 지난해 11월 공무원노조의 총파업에 참가한 소속 공무원 525명을 징계하지 않자, 이갑용 동구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이들 두 구청장은 행자부가 파업참가 공무원 승진임용을 취소한 데 대해 지난달 대법원에 승진임용 직권취소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내는 등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일선 지자체장들이 노사갈등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 노동위원회의 기능을 대폭 강화, 사업장별로 노사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체제를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내각제 수준 권한이양’ 진의 뭔가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모처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밝힌 내용이다. 전후 맥락을 따져보면 노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 짐작은 간다. 정치권이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선거·정치제도 개혁에 합의하고, 뜻을 같이하는 정당과 연정이 이뤄졌을 때 국회 다수파에 내각구성권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이는 노 대통령이 여러차례 언급해왔던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덜 정제되고, 앞뒤가 생략된 채로 중요 발언이 불쑥 튀어나오니 국민들은 불안하고 정국이 혼란스럽다. 내각제에서 대통령은 국가를 상징할 뿐, 실질 권한은 없는 자리다. 정치권에 조각권을 나눠준다고 해서 ‘내각제 수준 대통령’으로 바로 비유해선 안 된다. 우리 헌법은 국회의 국무위원 해임건의권, 정부의 법안제출권 등 내각제 요소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대통령제를 지향하고 있다. 국군통수권을 비롯, 대통령에게 막중한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어 있다. 정치판의 구조적 문제점은 하루이틀 사이에 생겨난 것이 아니므로 끈기있게 개선해 나가면 된다. 그 때문에 당장 나라가 결딴나지도 않는다.“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통령 권력을 내놓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임기가 있는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하게 비쳐질 수 있다.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하더라도 헌정질서가 흔들린다는 느낌을 주는 일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집권 초기 여소야대 상황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후 여대야소에서도 마음먹은 대로 현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이제 세상은 바뀌었고, 의석과 관계없이 집권쪽의 일방통행식 정국운영은 불가능해졌다. 야당과 대화·타협을 이루려면 불만스럽더라도 여당의 양보가 불가피하다.4월 재·보선으로 여소야대가 됐어도 여당이 과반에서 부족한 의석은 불과 몇석 안 된다. 정치력을 발휘하면 오히려 여대야소때보다 능률적으로 정국을 이끌 수 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부결은 여당이 나아갈 바를 보여준다. 투쟁일변도에 벗어나도록 야당에 요구하기에 앞서 여권부터 통합·조정력을 키워야 한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치는 오래가지 않으며 어떤 식으로든 여대(與大)로 전환한다.”고 ‘여대’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과도한 집념은 정치적 오해를 낳는다. 노 대통령이 내각제까지 운운하면서 ‘여대’를 강조하니까 당연히 개헌 의도를 의심받게 된다. 연정론으로 일단 정치판을 흔든 뒤 개헌으로 이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이 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여당이 분명히 정리해야 할 대목이다. 야당과 사안별 정책연합을 놓고는 정치권의 거부감이 적고, 여론 지지도가 높다. 사안별 정책연합으로도 부족함을 느끼면 연정을 추진해도 된다. 다만 그 방식이 과거처럼 밀실야합이거나 지역구도를 심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정 야당과 정책적 지향점을 같이하니까 연정을 하겠다고 떳떳이 밝히면 여론이 비판 일변도로 흐르지는 않으리라 예상한다. 최근 연정 관련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엇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모호한 언급으로 정치권, 나아가 국가 전체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연정을 하고 싶으면 방향성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마침 민주노동당이 다음주 의원단워크숍에서 연정론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권은 민노당이건, 민주당이건 연정상대를 골라 연정을 해야 되는 이유를 밝히고, 국민과 정치권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권력구조 논쟁보다는 경제, 교육, 안보에 빈틈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노 대통령이 정치와 경제를 함께 챙기겠다고 말했지만, 국가틀을 바꿀 수 있는 권력구조 문제를 쟁점화하면 관심이 그곳에 쏠릴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이 이 정도 화두를 던져놓았으니, 청와대 참모들과 여당 지도부가 정제해 차분하게 구체적 밑그림을 그리는 게 좋겠다. 그리고 노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밝혔듯 부동산투기 근절, 대입제도 혼선방지와 북핵 해결 등 외교안보 분야에 정부·여당이 혼신의 힘을 쏟을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가 혼란스럽고, 정책이 혼선을 빚는 상황은 이제 끝내야 한다.
  • 盧의 ‘正治’조건은 내각제? 의회해산권?

    盧의 ‘正治’조건은 내각제? 의회해산권?

    개헌을 향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듯하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02년 10월 집권할 경우 ▲2004년 총선에서 다수당에 총리 지명권을 주고 ▲현행 헌법에서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를 시범운용한 뒤 ▲2007년 개헌 추진이란 단계별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해찬 총리에게 일상적 국정 운영을 맡기는 등 내각제 개헌의 전 단계까지는 이행되고 있는 셈이다. 노 대통령은 ‘연정 구상 파문’을 계기로 개헌 논의의 속도를 급속하게 높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정계·학계·언론계 등의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내세우고 있다. 노 대통령은 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연정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뤄지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런데 우리나라는 연정 얘기를 꺼내면 ‘야합’이나 ‘인위적 정계개편’이라고 비난부터 하니 말을 꺼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을 추진한다는 분명한 언급도 하지 않았고, 대통령제와 내각제에 대한 방향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정황상 개헌 공론화로 해석될 뿐이다. 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대안이 있지만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는 어떤 대안을 말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수용은 되지 않고 억측과 비난만을 불러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서 입장 표시를 유보한 상태다. 노 대통령이 읽었다는 강원택 숭실대 교수의 ‘한국의 정치 개혁과 민주주의’는 현행 대통령 선거는 지지자보다 반대자가 많아도 당선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과반수 이하의 지지로도 당선되는 단순다수제는 대표성과 정당성 측면에서 큰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선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 교수는 제시한다. 아울러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명부 의석과 지역구 의석을 반반씩 하는 혼합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은 내각제보다는 대통령제에 무게를 둔 듯하다. 노 대통령은 야대 국회는 각료 해임건의안을 들이대고, 각료들은 흔들리고, 결국 대통령이 영이 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흔들리니 개혁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고, 국회 해산권이 없는 대통령과 정부는 일방적으로 몰려서 국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불합리한 권력구조를 바꾸자는 논지는 대통령제 보완일 수도 있으나, 노 대통령의 공약과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대통령제 보완보다는 내각제 개헌쪽에 가깝다. 노 대통령은 왜 조기 개헌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까. 윤광웅 국방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는 외형상 명분에 불과하다. 노 대통령은 개헌을 국정의 난맥상을 돌파하려는 특유의 승부수로 삼은 듯하다. 연정 파문이 일자 내친 김에 개헌 추진의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집권 후반기의 화두는 내각제 개헌과 남북문제로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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