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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자치구 제례의식 잇따라 거행…전통문화 계승 열기

    서울 자치구 제례의식 잇따라 거행…전통문화 계승 열기

    서울 도심에서 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비는 전통 제례의식이 잇달아 열린다. 새 봄이면 왕과 왕비까지 나서 자연 앞에 겸손하게 머리를 조아리던 우리 조상들의 뜻을 오늘날 되새겨보는 뜻깊은 행사다.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20일 사적 제436호로 지정된 제기2동 ‘선농단’에서 ‘선농제향(先農祭享)을 올린다. 선농제향이란 조선시대 역대 국왕이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입춘 뒤 첫 해일(亥日)이 되면 선농단에서 농업신으로 모시던 신농씨와 후직씨에게 지내던 제례를 말한다. 이때 왕은 제사를 지내면서 쟁기를 들고 밭을 가는 친경(親耕)을 몸소 실행했다. 제례가 끝난 뒤 왕은 행사에 참여한 백성들에게 소를 잡아 국밥과 술을 내렸는데, 그 국밥은 선농단에서 내린 것이라 하여 ‘선농탕(先農湯)’이라 불렀고 이것이 오늘날 설렁탕의 유래가 됐다. ●동대문·성북구등 풍요·안녕 기원 선농재향과 친경은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중단됐다가 1979년부터 제기동 마을주민들이 조직한 ‘선농단 친목회’를 통해 매년 곡우(穀雨)날 다시 열리게 됐다.1992년부터는 동대문구를 중심으로 농림부와 동대문 문화원, 선농제향 보존위원회가 공동주관하는 국가행사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본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동대문구청에서 선농단까지 약 1.3㎞구간에서 학생과 주민 300여명이 함께 참여하는 어가행렬이 재연된다. 경찰악대와 의장대, 기마대 등이 어가행렬의 앞뒤를 호위한다.11시 본행사인 선농제향 봉행이 끝나면 커다란 가마솥에 설렁탕을 끓여 참여한 구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 백일장 등 문화행사도 이어진다. 홍 구청장은 “조선시대 임금이 직접 봉행했던 선농제향은 동대문구만의 지역행사가 아니라 전국의 풍년과 안녕을 비는 국가적 행사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다음달 6일 사적 제83호로 지정된 성북동 선잠단지에서 ‘선잠제례(先蠶祭禮)’를 개최한다. 선잠제례란 양잠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하여 고려 시대부터 국가적인 행사로 매년 봄 길한 뱀날(巳日)에 잠신(蠶神)인 서릉씨(西陵氏) 신위를 모시고 지낸 제례를 뜻한다. 조선시대에는 이날 왕비가 직접 누에치기에 나서는 침잠례(親蠶禮)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농제향·선잠제례등 다양 이 행사 역시 대한제국 말기인 1908년부터 중단됐다 지난 1993년부터 구청 주관 아래 다시 열리게 됐다.2003년부터는 구청 대신 주민들이 참여하는 ‘선잠제 보존위원회’를 통해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추계예술대 학생들의 제례악 연주와 함께 봉행하게 되며 ▲신을 맞아들이는 의식인 ‘영신례’ ▲신위에게 예물을 올리는 의식인 ‘전폐례’ ▲신위에게 첫 잔을 올리는 의식인 ‘초헌례’ ▲신위에게 둘째 잔을 올리는 의식인 ‘아헌례’ ▲신위에게 셋째 잔을 올리는 의식인 ‘종헌례’ ▲제주가 복을 받아 작을 올리는 의식인 ‘음복례’ ▲축문을 태우는 의식인 ‘망료례’의 순서로 진행된다. 서 구청장은 “왕이 친경을 하고 왕비가 친잠례를 하면서 신하와 백성 앞에 나서 솔선수범하던 정신과 몸가짐을 오늘날 이어받을 수 있는 소중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소행성·지구 30년후 충돌?

    앞으로 30년 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 국가 1∼2개 정도를 송두리째 날려버릴 수 있는 ‘딥 임팩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주방위재단회장 “세차례 가능성”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우주방위재단(SGF)의 안드레아 카루시 회장은 지난 2월21일부터 3월4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 ‘우주의 평화적 이용위원회’(COPUOS) 회의에서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을 발표했다. 카루시 회장은 “소행성의 지구충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는 13일 “최근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소행성 ‘2004 MN4’의 지구충돌 시기가 2029년 4월13일로 잘못 알려져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계산 및 관측을 한 결과 이 소행성의 지구충돌 시기는 오는 2035∼2037년 사이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충돌시기 2029년 아니다” 지난해 6월 처음 발견된 ‘2004 MN4’(지름 280m)가 지구위협천체(PHO)라는 사실이 확인된 데다 충돌 예상시기마저 서양에서 불행을 의미하는 ‘13일의 금요일’이어서 그동안 불안감이 증폭돼 왔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후속 관측 및 계산을 통해 이 소행성은 이 시기에 지구를 근접 통과할 뿐 2035년 4월14일,2036년 4월13일,2037년 4월13일에 충돌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확인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까지 계산된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누적확률이 6670분의1 수준으로 비교적 낮다는 점이다. 하지만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국가 1∼2개 정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바다에서는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일본의 독도연가, 그 파장/한석현 정신개혁시민협의회 공동대표

    일본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으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혀져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단불용’의 의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 인상적이다. 현안에 대한 대한민국 조야의 발끈은 100년 전 있었던 시마네 현의 독도 편입이 한일합방으로 이어진 고사를 떠올렸기 때문이겠거니와, 대통령의 언명은 나라 대표로서 취한 온당한 조치였다. 민망한 것은 양반세도에서 친일과 친미로 라인을 이어오며 이 땅에서 어른 행세를 해온 대한민국 내 시대주의 세력이 대통령 언명이 마치 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경거망동이기라도 한 양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든지 지각 있는 양식인이요 애국애족의 충정이 간직돼 있고서야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어야지 어떻게 ‘일본 강점은 축복’이라는 따위 망발로 애국선열의 넋을 모독하고 대통령을 올려놓고 마구 흔들 수 있는가. 반민족 매국노 아류들과 하늘을 두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시큰둥하다. 일찍이 김·오히라 메모로 졸속 한 일협정 체결을 주도한 김종필씨가 ‘독도 폭파설’을 들먹여 국민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바 있었거니와, 일본이 끊임없이 한반도 침략을 노려 호시탐탐해 온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그 근본 원인이 저들의 사나운 침략근성과 불리한 지정학 조건과 맞물려 있다는 진단을 이미 오래전에 내리고 있다. 알려져 있다시피 일본은 1년을 통틀어 지진과 해일, 태풍에 시달리지 않는 많은 날을 가지지 못하는 나라다.‘일본 열도 침몰설’로 신경이 어지간히 곤두서 있기도 하다. 전전긍긍하는 자국민에게 어떻게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나머지 한반도의 징검다리를 건너 아시아로 진출하고 이를 발판 삼아 세계 제패로 치달으려는 정략 구도에 어설피 매달려 온 것이 침략국 일본이다. ‘적응의 명수’요 해바라기성 인간, 또는 약삭빠른 카멜레온이기도 한 저들은 같은 아시아권이면서 중·러 등과는 공생을 거부하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면서도 한걸음 앞서 산업화를 이룬 서양에는 삽살개 모양 꼬리를 흔들어대곤 한다. 맥락은 지금까지도 연면히 이어지고 있다. 정말이지 이번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은 우리에게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과 짝짜꿍이 되니 보이는 게 없어 작위로 부려보는 객기의 인상을 강하게 풍겨 준다. 이 무슨 치사찬란하고 음험 간교한 족속들의 추태만발인가. 그런데 우리의 외교 라인은 대일정책 기조에 일관성을 잃고 현상에 일희일비하는가 하면 쉬 뜨거워졌다 쉬 식는 냄비 기질을 드러내기 일쑤다. 일본의 실체를 꿰뚫지 못하고 침략 근성의 연원에 대한 근본 성찰에 미흡함이 있어 빚어진 결과가 아닐까. 외교적 차질이나 시행착오는 단 한번만으로 족하며 다시 실패의 전철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현 단계에서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일본과의 군사교류협력의 즉각 전면 중단이다. 국익을 위해 제2의 한국전쟁 특수에 기대를 거는 저들이 북 핵 문제의 평화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 끼어들지 못하게 차단의 벽을 쌓는 것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한석현 정신개혁시민협의회 공동대표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6) 낙산사와 해수관음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6) 낙산사와 해수관음

    놀라운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맙소사!’,‘아이구, 하나님!’이라거나 ‘어머나!’를 외친다. 그런데 예전 사람들은 ‘나무관세음보살….’이 입에 붙어 있었다.5일 식목일, 한국 관음도량의 진원지인 천년 고찰 낙산사가 화염에 휩싸인 장면을 보면서 ‘나무관세음보살’이라는 탄식이 절로 터져 나왔다. 관음보살은 화마도 물리친다는데…. 지난해 10월 낙산사를 답사했지만 ‘사람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곳’이라는 생각에 막상 글은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낙산사가 잿더미로 변했다. 동해의 ‘관해 1번지’는 두 말할 것 없이 낙산사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곳이라 오히려 수학여행 코스에서 빠질 정도로 널리 알려진 낙산사가 쑥대밭이 되었으니, 고찰의 운명이란 이런 것인가. ●남해 보리암·강화 보문사와 함께 3대 관음도량 관음보살은 관세음, 또는 관자재보살이라 한다. 대자대비의 화신으로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진심으로 부르기만 해도 고통과 번민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관세음보문품’에 부처께서 이르기를 “선남자여! 많은 중생이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 관음을 한 마음으로 부르면 그 소리를 들으시고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신다. 활활 타는 뜨거운 불길에 갇힌다 해도 타지 않으니, 관세음보살의 위력 때문이다. 큰 물길에 떠내려간다 해도 관음을 부르면 곧 안전한 땅에 이르게 될 것이다.”고 했다. 큰 일 닥쳤을 때 저절로 관세음보살을 외치는 것은 이런 관음 영력을 믿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낙산사는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사와 더불어 한국 3대 관음도량이자, 세계 8대 보타성지다. 그 중 관음신앙의 원조는 아무래도 낙산사다. 의상조사가 세운 가람이기 때문이다. 순조시절의 범해(梵海)가 찬한 동사열전(東師列傳)에 다음 같이 의상의 행장을 밝히고 있다.“귀국하는 당나라 사신의 배에 실려 입당, 화엄의 2대 조사인 종남산 지엄의 방에 들어가 함께 화엄경에 관해 문답하였다. 화엄경의 오묘한 뜻을 논함에 있어 깊숙하고 은밀한 부분까지도 철저히 해부, 분석하니 가히 청출어람 격이었다.”이렇듯 해동 화엄종의 시조라 하여 그는 의상조사로도 불린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의상은 원효와 가까웠던 도반이다. 뜻을 같이 해 중국유학길에 오르다 원효는 되돌아오고, 의상은 건너갔다.661년에 산둥반도 끝에 있는 무역항 등주로 들어갔으니 이 때 그의 나이 이미 30대 후반. 오늘날까지 불교의식에서 빼놓지 않고 애송되는 그 유명한 법성게도 바로 의상조사의 창작이다. 화엄경의 심오한 진리를 7언시 30구로 응축시켜 놓았으니 본래 이름은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이다. 의상은 일관되게 실천하는 삶을 살았으니, 철저한 신분제 계급사회인 당대에 거대한 토지와 노비를 거느린 사찰의 영화를 끝내 거부하였다. 그런 그가 세운 가람이 바로 낙산사이다. 설악산의 준수한 줄기가 양양쪽 동해로 흘러 내리다가 빚어낸 오봉산 품안에 넉넉하게 자리잡아 산은 작되 옹골지며, 산세가 수려하여 송림이 우거졌고, 동해를 벗하여 가히 해산(海山)의 격조를 말해 준다. 벼랑 때리는 파도를 벗삼아 잠들고, 다시금 파도 소리에 선잠을 깨는 가람이다. 오봉산은 본디 보타산 낙가산이었으니, 낙산이란 관음보살이 산다는 포타라카(Potalaka)의 음역으로, 낙가산 혹은 낙가로도 불린다. ●당에서 귀국한 의상, 관음 계시로 낙산사 지으니 당에서 귀국한 의상은 온 나라를 주유하며 뜻을 펼칠 마땅한 땅을 찾다가 이곳에 이른다. 해변 석굴에 관음 진신이 산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높이 100자가 넘는 해식 단애의 깎아지른 바위 틈으로 쉴 새 없이 파도가 드나드는 험한 곳. 그곳에서 관음 진신을 만나길 간구했으나 뜻을 못이루자 그대로 바닷물에 몸을 던진다. 마침내 관음이 그 정성에 감복하여 진신은 드러내지 않은 채 수정염주 한 꾸러미를 건냈으며, 동해 용왕도 여의보주 한 알을 내렸다. 그러나 의상은 다시 이렛동안 진심으로 기도하여 마침내 관음을 친견한다. 관음은 의상에게 굴 위 산꼭대기에 쌍죽이 솟아날 것인즉, 그곳에 절을 짓도록 계시한다. 낙산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중국 보타산을 알아야 한다. 관음도량인 보타산은 오대산 문수보살, 아미산 보현보살, 구화산 지장보살 도량과 더불어 중국 불교의 4대 성지다. 바다 가운에 꽃처럼 피어있는 보타산은 상해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반, 항주 이남의 영파에서는 4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불긍거관음원(不肯去觀音院)은 보타산의 여러 사원 가운데 중심이며, 조음동사원은 우리 낙산사와 주위 경관이나 지형이 너무도 흡사하다. 동해 일출의 관해지인 의상대와 바닷물이 절벽 아래까지 밀려들어와 절벽을 치며 동굴에서 파도를 일으키는 홍련암 관음굴이 너무 비슷해 하나의 의문이 풀린다. 의상이 일찍이 중국 보타산을 순례하고 그곳 지형과 거의 흡사한 동해안에서 바다로 돌출한 해식 동굴을 찾아내 그 위에 건물을 올렸던 것이 다양한 연기설화로 전해진 것은 아닐까. 그동안 불긍거관음원을 세운 유래를 불조통기(佛祖統記)란 자료를 통해 일본 승려 혜악(慧鍔)선사와 관련지어 설명하는 학설이 주류였으나, 신라 상인들이 지었다는 설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북송 말 서긍은 고려도경(1124)에서 “석교의 산록 위에 양무제가 세운 보타원이 있고, 전각 안에는 영험한 관음상이 있다. 옛날에 신라 상인이 오대산에 갔다가 그 불상을 조성해 싣고 본국으로 돌아가려 했다. 바다로 나아갔으나 배가 암초에 걸려 더 나아가지 아니하므로 관음상을 바위 위에 내려 놓았다. 관음원의 승려 조악이 전각 안으로 모셨더니 해상으로 왕래하는 이들이 반드시 나아가 기도하매 감응하지 않음이 없었다.”고 적었다. 글은 보타산이 관음보살의 주도량이며, 항해를 위한 기도도량으로 조성된 사실을 알려준다. 실제로 관음원 앞바다에는 신라초(新羅礁)로 불리는 조그마한 암초까지 남아 있다. 의상을 비롯한 많은 고승들의 중국유학, 보타산과 비교되는 낙산사, 그리고 보타산의 신라인 흔적은 해로를 통한 중국과의 왕성한 교류를 잘 암시한다. ●중국 보타산과 주위경관·지형 흡사 낙산사에는 관음과 얽힌 여러 설화들이 전해진다. 삼국유사를 보면 원효 역시 낙산의 관음 참배에 나선다. 낙산 근처에서 흰옷 입은 여인이 벼를 베기에 원효가 다가가 장난삼아 벼를 달라고 하니 여인은 벼가 흉작이라 줄 수 없다고 답한다. 다리에 이르니 한 여인이 서답을 빨고 있기에 마실 물 좀 달라고 청하니 서답 빨던 더러운 물을 주는지라 원효는 냇물을 새로 떠마셨다. 그랬더니 들판의 소나무 위에서 파랑새 한 마리가 “휴제호와상아”라고 말하는데,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나무 밑에 짚신 한 짝만 남아 있었다. 절에 이르러 보니 관음상 아래에 방금 전에 보았던 짚신이 한 짝 있음을 보고서야 자신이 만난 여인이 관음임을 깨닫는다. 원효가 다시 암굴에 들어가 관음 진신을 보고자 했으나 풍랑이 크게 일어나 들어가지도 못한 채 낙산을 떠나야 했다. 원효의 관음 친견까지 더해 관음도량 낙산사의 격을 한층 높이는 설화다. 관음의 주장처이면서도 정작 낙산사는 늘 편치가 않았다. 고려시대 몽골군의 침략으로 초토화되어 관음상도 부서진다. 오대산에 자주 나다니던 세조는 원통전 석탑을 7층으로 늘리고 중창 불사를 단행한다. 그로부터 20년 뒤(1485)에 낙산사를 찾은 남효온의 유금강산기(遊金剛山記)를 보면, 그 때까지는 의상이 만들었다는 관음소상이 관음전에 안치돼 있었고, 관음굴에는 파도가 돌을 쳐대는 전각도 있었으며, 그 시대에도 낙산 일출의 장관을 보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 같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낙산일출은 이미 조선시대부터 유명세를 치렀으니 최소한 600년이 넘는 전통이다. ●여러번 화마에 휩싸였던 낙산사 또 ‘고통’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절은 다시 무너진다. 광해 11년(1619)에 관음굴을 중건하며, 인조 9년(1631)에 재건하여 어느 정도 복원된다. 그 모습은 겸재 정선이 힘찬 필치로 그린 낙산사와 관음굴에 잘 남아 있다. 이후 낙산사는 중건을 거듭하며 1925년에는 의상대까지 세워 동해 일출의 적지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나 삼팔선 근역에 위치, 한국전쟁의 격전지가 되면서 다시금 금석물과 원통전 앞 원문을 제외한 모든 당우가 불타버린다. 불자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고려시대 불상인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362호)을 모신 원통보전도 전쟁 이후 새로 세운 것이다. 연꽃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관음이니, 낙산사 홍련암이란 검푸른 동해에 떠있는 붉은 연꽃, 즉 관음의 분신이렸다. 홍련암 마루바닥에는 10㎝ 가량의 구멍이 있어 파도가 들이치는 모습이 한 여름에도 전율을 느끼게 한다. 해일이 몰아쳐서 집채만한 파도가 몰아쳐도 홍련암만큼은 버텨 왔다. 의상이 관음을 친견하고 동해 용왕이 여의주를 내린 장소로 손색이 없다. 이상하게도 벼랑 위에 위태롭게 세운 홍련암은 온갖 병화에도 끄떡없다. 그것 또한 관음의 원력은 아닐런지. 그러나 이 모든 게 이번 산불로 다시 잿더미가 되고 말았으니 낙산사는 본디 애초의 출발지였던 관음굴로 되돌아 간 셈이다. 원통보전은 물론이고 해수관음을 상징하던 보타루도 사라졌다. 한가롭게 바다를 굽어보며 차를 마시던 솔숲이 흉물스럽게 그을렸다. 바닷가 홍련암 요사채도 사라지고 관음굴만이 화마를 피했으니 본디 낙산사의 원점으로 회귀한 폭이다. 붉은 장송이 하늘을 가린 아름다운 솔밭길을 올라가면 해수관음상이 있는 신선봉이 나오는데, 그 솔밭도 그만 타버렸다.1977년에 700여t의 돌을 들여 높이 16m로 세운 해수관음만이 남아있어 먼 동해를 굽어보며 서있을 뿐이다. 관음보살이 중생들의 원력을 시험하려고 하심인가. ●집채만한 파도 몰아쳐도 버텨온 홍련암 죽어 자빠진 소나무의 몰골들이 귀신을 부를 것만 같은데 화마가 훑고 갔어도 낙산의 일출만은 어제와 다를 바 없으니, 그 아름다운 관해의 1번지를 모두의 공력으로 다시 세울 일이다. 관해의 명당이어서 만은아니다. 역사적으로나, 규모로나 동해안 사찰의 태두 격인 낙산사의 화마 소식에 실로 안타까운 헌사를 바치지 않을 수 없다. 삶의 덧없음을 갈파한 낙산사 조신설화처럼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말 못하는 문화유산도 덧없는 것이런가. 아름다운 원장(垣墻)이 처참하게 불에 그을린 채 동해를 굽어보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고 민망하다.
  • [김홍신의 세상보기] 충돌의 미학을 기다리며

    [김홍신의 세상보기] 충돌의 미학을 기다리며

    오른손잡이가 오른손을 다쳐 사용할 수 없을 때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숟가락으로 밥 떠 넣기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젓가락질을 하기는 보통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글씨 쓰기는 더욱 어렵고 가위질, 캠코더와 마우스 다루기나 현악기 다루기도 수월한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세수하고 면도하는 일도 만만한 게 아니다. 한국인의 대다수는 오른손잡이이다. 한국인들이 유달리 오른편을 선호하는 까닭을 생각해보았다. 생활용구 거개가 오른손잡이용이라는 것 말고도 오른편을 바른편이라고 인식하는 묘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우리 어릴 적엔 오른쪽을 바른쪽, 오른손을 바른손이라고 표현했다. 어쩌면 해방공간사와 6·25전쟁 후유증으로 우익적인 것을 옳고 좌익적이면 그른 것으로 인식했을 것 같다. 많은 종교적 그림에서 악마와 나쁜 것들이 왼쪽에 배치되어 있다거나 왼쪽을 나쁜 징조, 악마, 더러운 것으로 표현되고 인식된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전 세계 인구 중 15% 정도가 왼손잡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라틴어의 왼손잡이가 재수 없거나 배신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가로쓰기를 하기 위해선 오른손잡이가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건 오른손잡이의 생각일 뿐이다. 왼손잡이가 가로쓰기를 하면서 아무 불편이 없다는 걸 모르는 건 인식의 오해일 뿐이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만이 특별하게 발달한 언어중추가 있는 좌뇌를 언어적, 시각적, 논리적, 분석적, 이성적, 디지털적이며 우뇌는 비언어적, 시공간적, 동시적, 형태적, 종합적, 직관적, 아날로그적이라고 한다. 쉽게 풀어보면 오른손잡이는 좌뇌가 발달하게 되어 말하고 읽고 쓰고 추리하는 데 유리하고 왼손잡이는 우뇌가 발달하게 되어 원근의 감각, 창의성, 음악성, 직감이 강하다고 한다. 천재는 우수한 두뇌를 타고나는 게 아니라 두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굳이 좌뇌와 우뇌에 관해 집착하는 것은 온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19단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나는 19단 외우기보다 먼저 우리 아이들에게 오른손과 왼손을 함께 두루 쓰는 연습을 하도록 했으면 한다. 좌뇌와 우뇌를 발달시키는 것을 덤으로 얻고 좌우를 동시에 인식하는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충돌의 미학’이라는 게 있다. 서로 부딪쳐서 아름답거나 좋은 것을 만들어내는 작용을 말하는 것이다. 거칠게 깨뜨린 돌멩이를 한통속에 넣어 계속 충돌시키면 모난 것들이 부서져 결국 예쁜 모양의 조약돌이 된다. 보석을 가공할 때도 원석과 도구가 충돌해서 영롱한 광채를 발하는 보석이 만들어진다. 질병과 의술이 충돌하여 환자의 고통이 소멸되고 문명의 가치창조, 예술적 승화, 인간애의 따뜻한 모습들도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들이다. 이제 우리는 오른손과 왼손을 두루 사용하는 지혜를 통해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 동서의 지역 갈등, 남북한의 좌우대립, 세대 갈등, 남녀 차별, 빈부격차, 노사갈등…이런 것들을 서로 눅이는 세상을 그려보았으면 한다. 신체 중에 좌우로 나누어진 것을 보면 눈, 콧구멍, 귀, 손, 발 등이 있다. 어느 한쪽이 고장나면 큰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걸핏하면 좌파니 수구세력이니 하며 다투고 동쪽에 사는 것이 어떠하고 서쪽에 사는 것이 어떠하다는 식으로 비난하며 나이가 들어 고리타분하다느니 젊어서 안하무인이라고 얼러대는 충돌의 해악으로는 국가가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산 하나를 두고 동쪽에 사는 이가 서산이라 부르고 서쪽에 사는 이가 동산이라 부른다고 해서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충돌의 미학을 기다린다.
  • 결혼하면 여자가 더 손해다?

    결혼하면 여자가 더 손해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 결혼을 하면 어느 쪽이 손해일까.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사랑’을 전제로 하는 만큼 손익계산을 따지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한 이불 속에서도 “왜 이 인간과 결혼을 했을까.”하는 생각을 한번이라도 하지 않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남녀 모두 할 말들이 많겠지만 각종 여론조사와 통계, 학계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손해를 느끼는 쪽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혼을 후회하는 여성, 남성의 2배 LG카드는 지난달 10일부터 17일까지 30∼40대 기혼남녀 396명을 대상으로 ‘한국 부부들의 생각’이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결혼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은 남성이 12.6%에 그친 데 비해 여성은 두 배에 가까운 23.7%나 됐다.‘이혼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남성은 27.8%, 여성은 43.4%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남성은 65.2%에 이르렀지만, 여성은 절반에 불과한 33.3%에 그쳤다.‘자신과 배우자 중 누가 더 오래 살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도 남편의 67.2%는 ‘아내’라고 답했지만 아내는 51.5%만이 ‘남편’이라고 대답했다. 배우자를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도 다양했다. 남성은 ‘아내가 경제능력이 없어서’가 43.3%로 가장 많았고,‘처가문제’ 20.0%,‘외모’와 ‘학벌’이 각각 10%를 차지했다. 여성도 ‘남편의 경제능력’이 54.5%로 가장 많았고,‘시댁문제’가 19.5%,‘학벌’이 2.6% 등의 순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남편의 외모를 문제삼은 여성은 한 사람도 없었다. ●“남성은 결혼으로 이익을 누린다” 학계의 연구에서도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보통 여성에게 낮게 나타나는 ‘결혼만족도’는 여성들이 결혼을 후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결혼만족도’란 실제 결혼생활과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비교해 주관적으로 평가를 내린 수치다. 학계는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다수의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결혼생활에서 아내가 남편보다 만족을 적게 느낀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깨가 쏟아진다.’는 신혼부부에서 황혼의 노년부부까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2002년 계명대 교육대학원 김성현씨가 대구에 사는 결혼 5년차 이하 남녀 2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초기 부부도 결혼만족도는 남성이 높았다.100점 만점으로 신혼의 남자는 65.3점을 기록한 반면 여성은 63.9로 근소하나마 차이를 보였다. 또 2003년 전남대 생활환경복지학과 김경신 교수가 광주에 거주하는 노부부 218쌍을 대상으로 조사해 대한가정학회에 발표한 결과도 비슷했다. 결혼생활의 만족을 묻는 질문에 할아버지들은 평균 63.6점을 줬지만, 할머니들은 61.6점으로 평가했다. 아내의 불만족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독일, 프랑스, 미국 등에서도 모든 연령대에 걸쳐 남편의 결혼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행옥 원주대 여성교양과 교수는 “외국의 생활만족도를 조사해 보면 결혼한 남성이 독신 남성보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여성은 정반대로 나타났다.”면서 “남성들이 결혼으로 이익을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결혼 이후 여성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짐 이 교수는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여성들이 결혼한 뒤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부부 가운데 여성의 역할이 과도하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같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은 육아와 사회진출, 가사노동까지 과도한 짐을 지기 때문에 만족도도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결혼기간과 만족도의 관계는 이견이 분분하다. 결혼만족도는 신혼기에 가장 높았다가 점차 낮아지며, 중년기 이후 다시 높아지는 ‘U자형’ 곡선을 그린다는 그나마 긍정적인 이론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인 하향곡선’을 그린다는 우울한 이론도 있다. 또 전반적인 추세는 비슷하지만 출산과 육아, 자녀의 결혼 등에 따라 오르내린다는 S자 이론까지 다양하다. 모든 이론의 공통적인 결론은 ‘신혼시절의 만족도’가 회복되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박민자(한국가족문화원 원장) 덕성여대 교수는 “한국 부부 사이의 사랑은 열정보다 책임감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면서 “누가 손해를 보는가의 문제를 떠나 부부간에 대화를 자주해 소통과 이해의 공간을 넓혀 나간다면 만족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월드이슈-지진공포 확산] 인도양 1~5년내 또 ‘쓰나미’ 가능성

    [월드이슈-지진공포 확산] 인도양 1~5년내 또 ‘쓰나미’ 가능성

    불과 몇 분 사이에 교량과 건물 대부분을 파괴하는 리히터 규모 8.0 이상의 강진과 그로부터 수시간 후 발생하는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해 소중한 인명과 재산이 순식간에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지진해일로 30만명 이상이 희생된 지 불과 석 달 만인 지난 28일 이에 필적할 규모의 지진이 발생, 대재앙을 예고하는 시계 초침이 더욱 빨리 움직이는 느낌이다. ●빨라지는 재앙 시계의 초침 지난 28일과 같은 규모의 지진은 20세기 여섯 차례 발생에 그쳤다. 그 중 네 차례는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알류샨 열도를 거쳐 알래스카로 이어지는 지각의 경계지역에서 일어났다. 인구 밀집지역이 아니어서 인명 피해는 적었다. 지진이 잦기로 유명한 일본 열도와 아메리카 대륙의 태평양 연안에서도 이처럼 강력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적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번 세기 들어 벌써 두 차례, 그것도 16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3개월 간격으로 규모 8.7 이상의 강진이 일어났다는 것은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일대 지질학자 제프리 박은 “누구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지난해 말 지진의 여진이 이렇게 강력한 규모로 올지 몰랐다.”고 경악했다. 이 일대에서 지난 1861년 강진때 발생한 압력이 지난해 말 분출됐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140년을 기다려온 힘의 압축이 있은 뒤 3개월 만에 또 다른 힘이 이를 메우기 위해 분출됐다는 설명이다. 1971년 캘리포니아 지진이 94년 같은 주의 노스리지 지진으로 이어지는 데 23년이 걸렸다.1990년 6월 이란 지진은 2003년 12월 2만 6000여명이 희생된 밤시(市) 참사를 불러왔다. 인도의 1993년 9월 지진은 1만 3000명이 숨진 2001년 1월 지진으로 이어졌다. 이번 인도양 지진은 6분30초∼8분30초 동안 지속돼 일반적으로 지진이 3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통념을 무너뜨렸다는 것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분 넘지않던 지진 8분대로 길어져 이번 지진을 2주 전에 예측해 화제를 모았던 영국 지질학자 존 매클로스키는 어떻게 규모 7.5대 지진의 도래를 경고할 수 있었을까. 그는 1998년 터키 지진 이후 아나톨리아 단층에 얹혀진 과잉압력을 측정,1년6개월 후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을 예측한 사례를 따랐다고 밝혔다. 매클로스키는 지난번 쓰나미때 좁게 돌출된 버마판이 인도·호주·순다판에 밀려 파열됐다가 이를 원상회복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며 그 연장선에서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과거 1500년 동안 일본 동남부에서 일어난 대지진 가운데 5개는 5년 안에 여진이 일어났고 2개는 1년도 안돼 유사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난 전례를 들었다. 결론적으로 그는 “1∼5년 안에 대형 쓰나미가 일어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어느 지역보다 안다만∼수마트라 일대를 염두에 둔 것이다. 특히 수마트라 연안의 침강이 오랜 기간 지속됐고 비교적 취약한 두 개의 오세아니아 활성 단층이 위아래에서 압박해 왔다는 것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실었다. 인도양 일대 지진활동이 1990년대 말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압축된 힘이 분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예측자료 축적·경보제 두마리토끼 잡아야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대재앙이 언제 어느 지역에 닥칠 것인지 예측하기 매우 힘들다. 통신·전기·가스 등이 밀집된 도시나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폐기물 처분장 등이 들어선 해안 지역에 재앙이 덮칠 경우 그 피해는 끔찍한 수준이 될 것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 데이비드 오펜하이머는 “이번 지진에 해일이 동반되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보다 심해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단층의 운동 방향이 동서가 아니라 남쪽으로 진행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과 같은 지진해일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각판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지금까지 안전지대로 분류돼온 한반도도 지난달 20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엄습했을 때 부산 경남지방까지 심하게 흔들려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지진 안전지대였던 한국조차 외국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자료를 축적하면서 동시에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경보 시스템과 구호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문답으로 알아본 지진해일 미국의 지질조사국(USGS)은 웹사이트에서 지진과 지진해일 즉 쓰나미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요약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지진 뒤에는 여진이 따르는가. -여진의 시기와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 여진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여진의 강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약해진다. 지난해 말 리히터 규모 9.3의 인도네시아 지진 이후 이 지역에선 규모 6이상의 여진이 13차례나 관측됐다. 쓰나미를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보다 지진의 강도다. 지층이 옆으로 미끄러지는 ‘수평단층’ 지진보다 위아래로 어긋나는 ‘수직단층’ 지진이 해일을 일으킨다. 또한 깊은 바다보다 얕은 바다에서의 지진을 쓰나미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규모 6.5 이하는 지진해일을 일으키지 않는다. 규모 6.5∼7.5는 지진해일을 유발하지만 파괴적이진 않다. 규모 7.6∼7.8은 진앙지 근처에서만 위험한 지진해일을 일으킨다.7.9 이상의 지진은 광범위한 해일을 일으킬 수 있다. 대형 지진을 예측할 조짐은. -앞서 지진이 잦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사이 인도네시아 주변 인도양에선 규모 5.5 이상의 지진이 40차례나 발생했다.2002년 이후에는 20차례가 넘는다. 지진을 일으키는 단층 크기는. -길이는 최대 1200∼1300㎞에 이르고 진앙지에 직각을 이루는 지점의 너비는 100㎞ 이상 돼야 한다. 어긋난 단층의 규모는 20m 정도이고 지진으로 인해 오르내린 해저 표면의 높낮이는 10m에 이른다. 지난해 말 수마트라섬 지진의 강도는.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2만 3000개에 버금간다. 지진이 지속되는 기간은. -단층간 괴리 현상과 이를 느끼는 기간은 보통 3∼4분간이다. 지구의 자전에 미치는 영향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고작해야 낮의 길이가 100만분의 2초 정도 짧아졌다고 한다. 지진해일 경고 시스템은. -하와이에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가 있으나 인도양에는 없다. 이 지역에서의 지진 사례는. -1900년 이래 규모가 가장 컸던 지진은 2000년 수마트라섬 남부에서 관측된 규모 7.9다.1797년에 규모 8.4,1833년에 규모 8.7의 지진이 일어났다. 약 230년마다 한 쌍의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다는 통계학적 정설이 있다. 지진이 화산 폭발을 일으키는가. -연관성은 논란거리다. 다만 지진 이후 용암이 아닌 진흙을 내뿜는 이화산(泥火山)이 폭발한 경우는 많다. 이번 지진에서도 일부 목격됐다. 주로 유전지대의 화산에서 나타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경보시스템 어떻게 돼가나 지진해일(쓰나미)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경보 시스템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국제적 시스템 구축은 빨라야 내년 중반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쓰나미 경보 시스템이 잘 갖춰진 태평양 지역과 달리 지역 전체를 관할하는 경보 시스템이 없는 인도양 국가들은 개별 국가 차원의 경보 시스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 정보를 관련 국가들에 제공한 것도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태평양 쓰나미경보센터(PTWC)였다. 일본, 하와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알래스카, 남미 연안 등에 이르는 태평양 지역은 1949년에 설립된 이 센터로부터 쓰나미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유엔은 지역 차원의 경보 시스템이 없는 인도양에 2006년 중반까지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국제적인 협력을 조율하며 사업을 진척시키고 있다. 지난 1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 등 19개국과 유엔 등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자카르타에서 열린 ‘긴급 구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에 따른 것이다.AP통신은 일부 경보 장비들이 설치됐다고 전했다. 인도양의 쓰나미뿐만 아니라 세계적 차원에서 공동으로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위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영국 정부 자문기관인 ‘자연재해 실무그룹 위원회’는 1400억원에서 2800억원가량이 소요되는 국제적인 재해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을 권고했다고 최근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같은 권고안은 오는 7월 열리는 G8 정상회담에서 의장국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제안할 예정이다. ●印尼, 지진계25개·GPS10개 설치 쓰나미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은 인도양 국가들은 개별 국가 차원의 경보 시스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가장 큰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는 610억원가량을 투입해 오는 10월부터 쓰나미 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2008년 완공 목표지만 우선적으로 25개의 지진계와 10개의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을 설치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독일 과학기술자들을 참여시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312억원을 들여 2007년 9월 가동을 목표로 경보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이번에 설치하는 경보 시스템이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의 시스템보다 성능이 뛰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태국, 새경보시스템 주내 가동 태국은 경보 시스템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탁신 친나왓 총리는 지난 29일 “주요 언론사와 통신망에 연결된 쓰나미 경보 시스템이 1주일 내에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수마트라섬이 방패 역할했다”

    28일 발생한 지진이 지난해 12월 지진과 달리 거대한 지진해일(쓰나미)을 동반하지 않은 것은 ‘진원(震源)이 깊었고 수마트라섬에 의해 지진의 힘이 흡수될 수 있는 지점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움직이는 두 개의 지각판이 정면 충돌하지 않고 옆으로 빗기는 수평이동을 했기 때문일 것’이란 지진 직후의 추정에 비해 훨씬 구체화된 설명이다. 여러 학자들은 이번 지진이 지난해의 지진보다 진원이 깊어 지진의 힘이 해저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지진의 진원이 해저 밑 10㎞로 측정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30㎞가량으로 추정됐다는 점에서 해저까지 일종의 완충지대가 3배나 길었다는 것이다. 영국지질조사원(BGS) 브라이언 밥티 박사는 “해안에서 240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리히터 8.7의 지진은 대형 쓰나미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면서 “쓰나미가 없었던 이유가 진원이 더욱 깊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30일 보도했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의 지안 린 박사도 “진원이 얼마나 깊었는지 자료를 분석하는 데 2∼3일 걸릴 것”이라면서 “더 깊었던 것으로 나타나면 대형 쓰나미가 없었던 이유가 설명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진의 힘이 수마트라섬에 의해 상당 부분 차단될 수 있는 곳에서 지진이 났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린 박사는 지난해 지진은 수마트라섬 최북단 인근이 진앙이어서 진앙과 태국, 인도 등 피해 국가들 사이에 바다 외에 아무 것도 없었지만 이번엔 그때보다 남동쪽으로 160㎞가량 떨어져 수마트라섬이 방패막이 구실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히터 규모 9.3과 8.7은 파괴력에 있어 차이가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BBC방송 인터넷판은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번 것은 지난해 12월 것보다 약 12∼15배 작은 규모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印尼강진 최대2000명 사망”

    “印尼강진 최대2000명 사망”

    지난해 말 강진으로 22만여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연안에서 28일 밤 11시 9분(한국시간 29일 새벽 1시 9분) 리히터 규모 8.7의 강진이 발생했다. 유숩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29일 진앙지에서 남쪽으로 가장 가까운 니아스 섬에서 최대 20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칼라 부통령은 엘 신타 라디오를 통해 “이 지역 건물이 70∼80% 파괴된 것으로 미뤄 사망자는 1000∼2000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스리랑카와 인도, 태국 등 인도양 연안지역에서는 당초 우려되던 지진해일(쓰나미)이 일어나지 않았다. 각국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 경보와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가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이번 지진은 진앙으로부터 700㎞ 이상 떨어진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도 감지돼 대피 소동이 빚어졌다. 군 관계자들과 주민들은 수마트라섬 인근의 시메울레우섬에 높이 3m의 파도가 밀어닥쳐 병원 건물이 파괴되고 25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니아스섬에는 밀물이 평소보다 30m나 더 내륙쪽으로 밀려왔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안타라통신은 아체주 남서부 해안에 있는 아체 싱킬 마을 전체가 지진으로 무너졌으며 전기가 끊기고 도로 곳곳에 커다란 균열이 생겼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 기상당국은 진앙과 가까운 인도네시아 연안에서 29일 오전 또다시 규모 5.7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임병선기자 외신 bsnim@seoul.co.kr
  • [인도네시아 규모 8.7 강진] 英·日학자 족집게 예측

    지진학자들이 28일 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을 족집게처럼 예측, 주목을 받고 있다. 지진의 발생지와 시기 및 진도를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해 학계에서는 ‘위험한 모험’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영국 얼스터대학의 존 매클로스키 박사는 17일자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수마트라섬 서쪽 해안에서 조만간 대형 지진이 일어날 것이며 리히터 지진계로 8.5의 강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진해일(쓰나미)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것은 틀렸으나 이번 지진이 리히터 8.7을 기록, 그 규모는 거의 맞혔다. 일본 해양지구과학기술청의 와카루 아주마 박사도 지진 발생 수시간 전에 수마트라섬 근처에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음을 경고했다고 일본 영자지 재팬투데이가 29일 보도했다. 그러나 시기나 규모는 예측하지 못했다. 와타루 박사는 독일 및 미국 학자들과 함께 지난해 말 쓰나미 참사를 부른 인도양에서의 강진을 연구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인도네시아 규모 8.7 강진] 지각판 수평운동…쓰나미 발생안해

    [인도네시아 규모 8.7 강진] 지각판 수평운동…쓰나미 발생안해

    28일 밤(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근처 인도양에서 발생한 지진은 리히터 규모 8.7로 지난해 12월26일 3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9.0의 지진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규모 8.7은 지난 100년간 발생한 지진 중 7위를 차지할 정도의 위력을 지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니아스섬의 가옥 70%가 파괴되고 1000∼200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될 만큼 이번 지진 피해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스리랑카, 인도 등에 지난해처럼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쓰나미 없었다” 인명피해 줄어 미국 하와이에 있는 국제 쓰나미 정보센터는 29일 “대규모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은 이제 사라졌다.”며 “이번 지진으로 쓰나미가 일부 기록되기도 했지만 파괴적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미 국립기상청(NWS) 산하 태평양쓰나미경고센터도 지진 발생 2시간만에 “진앙 근처에서 대규모 쓰나미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록 호주나 아프리카의 모리셔스, 마다가스카르 등은 해수면 상승 등 위험이 상존해 있지만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인 까닭에 쓰나미가 일어나도 그렇게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수직단층 없었고 해수면도 얕아서 지진이 엄습한 28일 밤과 29일 새벽 사이 지진 규모가 지난해 말 수준에 육박한다는 소식에 대규모 쓰나미로 이어질까봐 여러 나라의 공포가 극대화됐지만 결과적으로 재앙은 면했다. 전문가들은 지진 규모가 강력하다고 반드시 쓰나미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규모뿐만 아니라 수직단층이 생겼는지 여부, 진앙이 지표면에 가까운지 여부, 수심이 깊어 물의 흐름을 얼마나 동반할 수 있는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이 이번 지진에서 어떤 지각판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쓰나미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수직단층이 없었고 수평단층 운동만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지난해 남아시아를 휘몰아쳤던 쓰나미는 보통 1년에 4㎝씩 이동하던 지각판이 무려 13.9m나 움직인 결과 일어났다. 수백년 동안 이뤄질 지각운동이 단 몇분 사이에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길이 560㎞, 폭 150㎞에 이르는 단층이 움직이면서 수직과 수평 운동이 동시에 일어나 최고 20m 높이의 파도를 일으켰다. 물론 수평단층에서도 소규모 쓰나미가 발생한 경우가 있지만 대체로 수평단층에서는 쓰나미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일본 전문가들은 지난번 강진과 이번에 진행된 단층운동이 정반대 방향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쓰나미 가능성 없나 그러나 대략 10년에 6건 정도 발생하는 쓰나미의 90%가 태평양에서 일어나며 규모 6.75의 지진에도 쓰나미가 뒤따른다는 점을 들어 향후 이 정도 규모의 여진이라도 쓰나미를 몰고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 관건은 역시 ‘잠수함 지진’이라 불리는 수직단층 활동이다. 규모가 작더라도 융기된 지각의 영향으로 해수가 일순간에 들어올려졌다가 엄청난 양의 해수를 연안지대에 밀어붙이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인도네시아 규모 8.7 강진] 20분만에 쓰나미 경보… 대피시간 충분

    지진해일(쓰나미)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경보시스템은 적절히 가동됐다는 평가다. 지난 연말 쓰나미 참사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미 하와이의 태평양쓰나미경고센터(PTWC)는 28일 수마트라섬 인근에 지진이 발생한 지 20분도 안돼 쓰나미 경고를 내렸다. 상부기관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피해 예상국에 즉각 알렸고 인도네시아와 태국, 스리랑카, 인도 등은 35분간 쓰나미 경보를 발동했다. 지진이 쓰나미를 일으키면 해일이 해안에 도달하는 데에는 보통 1시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쓰나미가 실제 발생했더라도 30여분은 주민들이 충분히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참사 때 PTWC는 지진 발생 30분이 지나서야 쓰나미의 발생 가능성을 지적했으나 주민대피 등을 언급하지 않아 전 세계로부터 눈총을 샀다. 그러나 이번에는 “해당 지역 관계자들은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쓰나미의 가능성을 깨닫고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하며 진원지로부터 1000㎞ 이내의 해안은 소개령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모니터링도 촉구했다. 쓰나미 경보가 내려진 해당 국가는 긴급 재해반을 구성했고 각 방송사는 재해방송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진 발생 3시간이 지나도록 쓰나미가 발생하지 않자 인도네시아 등은 29일 오전 경보를 해제했다. 다만 진앙지로부터 먼 호주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등은 해일이 늦게 도달할 수도 있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탁신 친나왓 태국 총리는 “쓰나미 경보 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되진 않았으나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 만큼의 경고는 줬다.”며 “각국 정부가 위기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는 인식을 줬다.”고 말했다. 인도양 주변의 쓰나미경보시스템은 다음달 말에나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해안선을 따라 해일 경고탑을 세우고 주민들에게 휴대전화로 긴급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라디오와 TV를 통한 재해방송과 관련국간 정보교환 등도 포함됐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시스템 작동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발언대] 쓰나미피해 장기적 구호 필요/김보경 한국 월드비전 홍보팀장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은 동남아시아 지역 지진해일 발생 후 90일이 되는 3월26일부터 2단계 긴급구호사업에 돌입한다. 월드비전은 90일 이전에는 긴급대응,90일 이후에는 지역사회재건, 경제회복, 사회기반시설 재건의 4단계로 구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긴급구호에 있어 90일은 의식주 지원 위주의 초기 활동을 마치고 생존자들의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전환점이다. 세계 각국의 구호활동 덕분에 이재민들은 생리적 필요는 해결할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이재민 대피소에서 나눠주는 식량이나 구호물품으로 살 수만은 없다. 생계수단을 잃은 그들에게 일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 붕괴된 지도층을 새로 형성하는 작업, 집·학교·병원을 세우는 일을 포함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한국 월드비전은 3월11일까지 13억 3000여만원의 후원금으로 식량과 구호 물품을 배분하고 식수 및 위생시설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특히 스리랑카 오지 마을에 의료봉사단을 파견,524명을 치료하고 위로했다. 마을 주민 딜라니(여)는 “내 평생 이 마을에 외국사람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지진해일로 인해 생긴 몸의 상처는 물론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해줬다.”고 감사해 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 월드비전은 이재민들의 경제력 회복을 위해 어선과 그물을 지원하는 한편, 세계 각국의 월드비전과 힘을 합해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은 아동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 수십개의 ‘아동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월드비전 국제본부는 지진해일 피해지역의 재건 및 복구사업을 위해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오는 2009년까지 모두 3억 5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은 “무너진 집을 다시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무너진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90일 이후 구호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의 (02)783-5161,www.worldvision.or.kr 김보경 한국 월드비전 홍보팀장
  • “몰디브 나무 살려야 주민도 삽니다”

    “우기(雨期)인 5월까지가 고비입니다. 몰디브 국민들의 생계수단인 열대 과일나무를 살려야 합니다.” 동아시아 지진해일 피해지역의 하나인 몰디브에서 ‘나무 살리기’ 작업을 마치고 23일 귀국한 이경준 서울대 산림자원과 교수는 “몰디브의 나무를 살려야 주민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 교수와 류순호 서울대 명예교수, 이승제 서울나무병원장 등 5명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으로 지난달 28일부터 몰디브의 6개 섬에서 수목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치료활동을 펼쳤다. 이 교수는 “인구가 30만명 남짓한 섬나라 몰디브는 최고 해발이 2m밖에 안 되는 저지대로 지난해 12월26일 지진해일이 일어났을 때 국토의 90%가 침수되며 84만그루의 나무가 피해를 입었다.”면서 “긴 곳은 14일 동안이나 바닷물이 차 있는 바람에 나무들이 염분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몰디브 사람들은 대부분 망고나무, 빵나무(bread fruit) 등을 재배해 생계를 꾸린다.2만개의 열매가 달린다는 망고나무 한 그루에서 나오는 연간수익이 3000달러에 이른다. 이 교수는 “침수 직후 염분이 없는 물을 준 나무들은 살아나고 있지만 방치된 나무들은 수간주사 등으로 영양을 보충하지 않으면 죽는다.”면서 “질소·인산·칼륨과 생장 호르몬, 비타민B를 함유한 수간주사를 즉석에서 처방해 나무에 주사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효과가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2주일만에 망고나무에서 새싹이 돋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한국 주사만 맞으면 죽은 나무도 살아난다.’고 소문이 나는 바람에 주민들이 며칠만 더 머물러 달라고 사정하기도 했다.”고 뿌듯해했다. 이들이 성과를 거두자 몰디브 정부의 카마루딘 농수산자원부 장관은 27일 방한해 추가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몰디브에 지진해일 복구비용으로 2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해 놓았다. 이 교수는 “약품이 부족해 450그루밖에는 치료를 하지 못했고, 해충 피해는 손도 쓰지 못했다.”면서 “지원금의 일부로 나무 전문가를 파견한다면 이 지역 복구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쓰나미도 뺏지 못한 섬 ‘몰디브’

    쓰나미도 뺏지 못한 섬 ‘몰디브’

    신들의 사죄일까. 쓰나미(지진해일) 이후 신은 몰디브와 태국 푸껫에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바다를 선사했다. 바다는 쓰나미가 물길을 뒤집어 원시의 물빛으로 돌아갔고, 하늘은 유난히 높고 맑아졌다. 비가 온 뒤 땅이 더 굳어진다고 했던가. 안전한 휴양지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러나 쓰나미의 상처는 치유됐지만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여전히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가장 필요한 것은 동정이나 구호물품이 아니라 예전과 같이 여행을 와주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자연 재해를 딛고 일어선 몰디브와 푸껫. 이제 쓰나미 걱정은 접어도 좋다. 더욱 안전하고 아름다운 휴양지로 재탄생한 그곳으로 떠나보자. 몰디브, 노는 ‘물’이 다르다. 하늘빛을 그대로 닮은 에메랄드빛 바다. 몰디브는 지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를 품고 있다. 인도양에 점점이 뿌려놓은 듯한 산호섬과 하늘 빛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바다.87개의 섬에 하나씩 만들어진 87개의 아름다운 리조트. 사람들이 가까운 휴양지를 두고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먼 인도양의 궁벽한 섬 몰디브를 찾는 이유다. 지난해 말 쓰나미 피해로 섬 전체가 사라졌다는 오보가 나와 해프닝을 빚기도 했지만 몰디브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니 오히려 바닷물이 정화돼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1190여개의 섬이 끝없이 펼쳐진 산호섬에서 남다른 최상의 휴식을 꿈꾸고 있다면 주저없이 몰디브로 떠나라. 간섭받지 않는 자유. 신이 인간에게 준 최대의 선물인 몰디브에서 지상 최고의 휴식을 만나 보자. ●별빛을 따라 하늘빛 바다로 제까짓 것이 예뻐 봐야 바닷물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자 오만이다. 몰디브에 가면 바닷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감탄이 저절로 쏟아진다. 밤 10시. 몰디브의 관문인 말레공항에 내릴 때만 해도 나는 오만에 빠져 있었다. 서울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11시간만에 도착한 몰디브. 만만찮은 비행에 지쳐 빨리 그냥 리조트에서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했다. 모든 게 귀찮을 뿐이었다. 그러나 말레 본섬에서 전통배 ‘도니’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랑칸피놀루 섬의 파라다이스 리조트(www.villahotels.com)로 향하는 바닷길. 별빛이 비치는 바다가 예사롭지 않다. 도니에서 바라본 하늘은 우주에 떠있는 조그만 별들까지 모두 헤아릴 수 있을 만큼 투명했고, 별빛을 담은 바다는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였다. 그것도 서막에 불과했다. 리조트에서 잠을 깨운 것은 강렬한 태양 빛이 아니라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물 빛이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자 초록색 잉크를 뿌려놓은 바닷물은 마치 천상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고운 밀가루를 잘 다져놓은 듯한 백사장 위로 찰랑대는 바닷물은 ‘신의 선물’이라는 찬사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는 느낌이다. 바다는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바닥을 드러내 보이며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맑았다. 인간의 손때를 타지 않은 순수 자연의 극치. 우리보다 멀리 사는 서양인들이 불평 한마디 없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그만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박한 도시에서 일상에 찌든 나는 몰디브에서 지상 최고의 휴식을 맞이했다. ●산호를 품은 에메랄드빛 바다 하늘에서 바라본 몰디브는 더욱 아름다웠다. 말레 본섬에서 카누후라 섬의 선 아일랜드 리조트(www.sun-island.com)로 향하는 수상 경비행기(www.tna.com.mv) 안에서 본 섬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선 아일랜드 리조트는 국내 허니무너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섬으로 말레 본섬에서 수상 경비행기로 30분 거리에 있다. 몰디브는 산호초로 에워싸인 1000여개의 섬이 있어 비행기에서 보면 산호의 군락이 마치 점점이 바다위에 떠 있는 것 같다. 그 산호초 안쪽 바다와 바깥쪽 깊고 푸른 인도양 물색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리조트에 도착해 공항입국 서류와 같이 까다로운 호텔 체크인 서류를 작성한 뒤 수상 방갈로에 짐을 풀었다. 드디어 천상에서의 휴식이 시작됐다. 특급 호텔급 시설의 수상 방갈로의 베란다를 나오면 바로 수십만평의 산호 수영장. 방갈로에서 수심 1∼2m 정도의 얕은 산호섬 위 바다를 3∼5㎞ 이상 걸어 나가야 인도양 푸른 바다와 직접 맞닿는다. 산호섬 위의 얕고 푸른 바다는 리조트들의 천연 풀장인 셈이다. 이 때문에 바다위에 지어진 방갈로에서 바로 내려가 수영과 스노클링, 카누, 스킨스쿠버 등 갖가지 해양 스포츠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날씨가 더워 자전거를 빌려(1일 3달러) 이용하면 좋다. 카누와 스노클링 장비대여는 10달러선.< ●천상에서의 달콤한 휴식 몰디브는 휴식 그 자체다. 다른 휴양지와 달리 가이드의 강요나 선택 관광이 없다. 정해진 시간에 알아서 식사를 하고 자유롭게 휴식과 해양스포츠를 즐기면 된다.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방갈로에서 한껏 게으름을 피우며 늦잠을 자거나, 야자수 그늘 아래 누워 책을 읽어도 방해하는 이가 없다. 강렬한 태양에 몸을 구릿빛으로 태워도 좋다. 지루하면 스노클링을 해보자. 특별한 강습이 필요없이 장비를 빌려 물속에 들어가 산호초 속을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를 감상하면 된다. 바다속에 산호가 많아 아쿠아슈즈를 신어야 다치지 않는다. 특히 저녁에 바다로 나가 낚시를 즐기는 ‘선셋 피싱’(일몰 낚시)은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준다. 소위 물반 고기반. 낚싯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30㎝ 이상의 각종 고기들이 잡힌다. 초보자도 1시간 정도 낚시를 하면 3마리 이상을 충분히 잡는다. 고기를 잡을 때마다 친절한 압둘라 선장이 ‘잡았다.’,‘엄청 크다.’ 등 서툰 한국말로 익살스럽게 외친다. 잡은 고기는 리조트로 가져가 회를 쳐서 저녁상에 내놓는다. ●원주민의 삶속으로 리조트에서 도니를 타고 10분쯤 가면 펜푸시라는 섬에 원주민 마을이 있다. 인구 700여명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원주민의 전통가옥 등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이슬람 사원에 있는 300여년 된 묘지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묘지의 비석이 둥그런 것은 여자, 뾰족한 것은 남자이며, 나이와 부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이 곳의 학교는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며,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8학년까지 이곳에서 배우며 10학년까지는 말레 시내나 이웃나라 스리랑카로 유학가야 한다. 기념품 가게도 3∼4곳 있는데 전통 의상과 각종 물고기 모형 등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뻔한 기념품이 싫다면 차를 구입하면 좋다. 이 곳은 인근 스리랑카에서 수입한 실론티(홍차)부터 체리차, 라스베리차 등 다양하며 가격은 3∼5달러 수준으로 저렴하다. 몰디브를 떠나기 전 3∼4시간을 내면 말레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 공항섬인 훌룰레섬에서 말레 시내까지는 도니를 타고 15분 걸린다. 시내가 크지 않으며 걸어서 40분이면 돌 수 있다. 시내가 좁아 택시비는 어디를 가나 무조건 2달러다. 볼거리는 몰디브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이슬람사원)인 ‘후쿠루 미스키’로 산호석을 사용해 만들었다. 수산시장과 재래시장도 가볼 만하다. 한국에서 수십만원 이상 하는 다랑어 1마리가 이 곳에서는 단돈 30달러이며, 각종 고기들이 시장에서 거래된다. 수산시장 옆 재래시장은 바나나와 망고, 커리 등 살 것도 많다. 그렇게 3박4일의 짧은 몰디브 여행은 눈깜짝할 새 지나갔다. 아쉬움도 많지만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원없이 쉬고 즐긴 여행이었다. 말레공항을 떠나는 날. 몰디브는 나의 아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멀어져만 갔다.‘굿바이 파라다이스!’ ■ 미리 알고 떠나세요 몰디브 공화국은 인구 27만명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언어는 인도-아랍어군에 속하는 디베히어이지만 영어가 통용된다. 스리랑카의 서남쪽으로 675㎞ 떨어진 곳으로 1196개의 섬 26개 군도로 이뤄져 있다. 국내에서는 가고 싶은 허니문 명소 1위로 선정되기도 한 곳. 이슬람 국가인 몰디브는 휴대품 반입에 제한이 많다. 다른 나라에서 반입이 금지된 물품외에도 술과 포르노그래피, 애완견 등은 반입할 수 없다. 이슬람에 반하는 종교물품도 금지된다. 그러나 리조트에서는 술을 마음대로 구입해 마실 수 있다. 몰디브로 가는 길은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를 경유해야 한다. 싱가포르까지 6시간30분, 다시 몰디브까지 4시간이 소요된다. 갈아타는 시간을 고려하면 15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4시간 늦다. 한국이 오전 9시면, 몰디브는 오전 5시다.기후는 적도상에 있어 29∼31도로 더우며 연중 기온변화가 거의 없다. 습도가 높은 편이며 바람은 잔잔한 편이다.화폐는 몰디브루피아(1달러=12루피아)가 있지만 달러가 통용된다. 여행에 있어 아쿠아 슈즈와 대형 튜브, 물안경, 선크림, 챙이 넓은 모자 등 바캉스 용품을 챙기면 요긴하다. 여행상품은 마이리조트(www.myresort.co.kr)에서 허니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선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묵는 5박6일 상품이 184만원으로 스파마사지와 과일바구니, 샴페인이 무료로 제공된다.(02)595-1104. 몰디브·푸껫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동물들의 지진 예견 능력 심증 가지만 물증은 글쎄…

    동물은 지진을 예견할 수 있을까? 동물은 지진 등 환경 변화에 민감해 이를 미리 알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메기의 지진 예지능력을 믿어 ‘메기가 미쳐 날뛰면 지진이 온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위력을 발휘한 쓰나미(지진해일)로 인해 수만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동물 사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이같은 통념이 더욱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동물들이 해일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감지하고 고지대로 대피했다는 것이다. 한국야생동물연구소 관계자는 “동물들은 오랜 야생생활을 통해 특정 감각기관이 매우 발달했기 때문에 사람보다 먼저 위험을 직감적으로 알아채고 대피할 수 있다.”면서 “특히 동물들은 진동 등 촉감에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근 일본에서 발생해 부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 영향을 미친 지진을 동물들은 미리 알았을까?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 동물원 관계자는 “쥐와 두더지 등 생활공간이 땅과 밀접한 동물들은 지진 등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진 발생 전후에 뚜렷한 행동 변화를 보인 동물은 없었다.”면서 “어쩌면 지진이 미칠 영향이 적었기 때문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생물학과 박은호 교수도 “동물의 지진 예지능력은 과학적인 검증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라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특히 인간이 지진을 예견할 수 없는 만큼 동물의 이같은 능력을 실험을 통해 계측화, 실용화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동물들이 지진을 예견한다는 심증은 있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日 영화 2편]69식스티나인

    고교 3년생 켄(쓰마부키 사토시)은 ‘인생은 즐거워야 한다.’는 신념 아래 온갖 망상을 즐기는 문제아. 동급생 아마다(안도 마사노부)는 잘생긴 외모에 사색적이지만 사투리를 쓰는 괴짜다. 어느날 청소를 빼먹고 옥상으로 도망친 두 사람은 매스게임을 연습하는 여학생들을 바라보다 의기투합한다.‘뭔가를 강요당하는 집단은 역겨워.’(아마다)‘좋아, 그녀들을 해방시키자.’(켄). 켄은 영화와 연극, 로큰롤이 어우러진 페스티벌을 해방구로 제안하지만 사실 속셈은 딴 데 있다.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관심을 끌려는 것.‘데모하는 사람들 멋지다.’는 한마디에 친구들과 야밤에 학교에 잠입해 바리케이드를 치는 켄의 모습은 미숙하지만 풋풋한 청춘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무라카미 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69식스티나인’(25일 개봉, 감독 이상일)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분출되는 청춘의 혈기를 스크린 가득 뿜어내는 영화다. 파리의 ‘68혁명’이 전세계 자유주의자들을 도발한 이듬해인 1969년, 일본 또한 정치적 불안정과 고도성장의 그늘, 그리고 해일처럼 몰아닥친 서구문명의 영향으로 불온한 시대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었다. 영화는 작은 도시 사세보를 배경으로 복잡한 현실에 짓눌리기는커녕 보란 듯이 젊음의 특권을 누리는 고교생들의 유쾌한 한때를 재기발랄하게 포착해냈다.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日 5.1도 지진… 부산·경남도 진동

    22일 오후 3시 55분쯤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45㎞ 해상에서 규모 5.1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부산·경남 지역에서 2∼3도의 진동이 감지됐다. 기상청은 “지난 20일 이 해역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난 뒤 22일 오후 4시까지 이틀동안 111차례의 여진이 일어났다.”면서 “이들 여진으로 우리나라에 지진해일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기상청은 해저지진이 일어나 지진해일 특보를 발령하기까지 15분 걸리는 것을 올 하반기부터 10분으로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진해일 원스톱 통보체계 구축안’을 발표했다. 신경섭 기상청장은 이날 “2006년까지 해저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해저지진계 2개를 동해에 설치하겠다.”면서 “경보체계가 일본 수준에 이르는 것은 아직 무리지만, 자체 하드웨어 구축 등을 통해 지진·지진해일 통보의 자동화와 신속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신 청장은 지진해일에 대비한 대부분의 설비가 동해에 집중돼 있는 것과 관련,“일본에서 지진이 나더라도 1시간 정도 시차를 두고 지진해일 피해가 발생하는 동해안에 비해 30∼40분만에 지진해일이 도달하는 남해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청은 23일부터 홈페이지를 개편해 매일 오전·오후 5시에 현재의 일기실황과 특보상황, 대기변화 등을 3분 동안 전문 예보관이 설명하는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합참의장 이상희씨등 군수뇌부 7명 인사

    정부는 22일 국무회의를 열어 합동참모회의 의장에 이상희(육사 26기) 3군 사령관, 육군 참모총장에 김장수(육사 27기)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해군 참모총장에 남해일(해사 26기) 교육사령관을 임명하는 군 대장급 인사안을 의결했다. 육군 1군 사령관에는 김병관(육사 28기) 7군단장,2군 사령관에는 권영기(갑종 222기) 국방대학교 총장,3군사령관에는 김관진(육사 28기)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이희원(육사 27기) 육군 항공작전사령관이 각각 보임됐다. 군내 8명의 대장 가운데 7명에 대한 이번 인사를 계기로 군 수뇌부가 일단 젊어졌다. 이번 인사에서 빠진 공군 참모총장은 임기가 완료되는 오는 10월에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이상희 합참의장 야전의 주요 지휘관과 정책부서 작전·전략·정책 등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전략통. 부하들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 힘들게 하면서도 유머 감각을 발휘해 애정을 표시한다는 평. 부인 김순영씨와 1남1녀.▲강원 원주(59) ▲경기고 ▲육사 26기 ▲국방부 정책기획국장 ▲5군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합참 작전본부장 ▲3군사령관 ●김장수 육군참모총장 온화하고 합리적이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고 빈틈없는 스타일. 이라크 추가 파병과 주한미군 재배치로 인한 한국군 임무전환 등 굵직한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했다는 평. 부인 박효숙씨와 1남1녀.▲광주(57) ▲광주일고 ▲육사 27기 ▲수방사 작전처장 ▲육사 생도대장 ▲합참 작전부장 ▲7군단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남해일 해군참모총장 해상 작전 분야에 해박하고, 원리원칙에 충실한 군인. 해군 제독 가운데 작전은 물론 인사·교육·복지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부인 박임숙씨와 1남1녀.▲경북 울진(58) ▲경북 후포고 ▲해사 26기 ▲해군본부 작전상황실장 ▲연합사 인사참모부장 ▲2함대사령관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해군 교육사령관 ●김병관 1군사령관 전력발전 분야에 다년간 근무하면서 미래 국방 전투력 증강 분야에 식견을 쌓았다. 전사에 해박하고 전술에도 능하다는 평이다. 육사 졸업 때부터 선두를 달려왔다. 짬날 때마다 책을 잡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부인 배정희씨와 2남.▲경남 김해(57) ▲경기고 ▲육사28기 ▲2사단장 ▲합참 전략기획부장 ▲7군단장 ●권영기 2군사령관 야전 주요 지휘관과 참모를 두루 거쳤다. 교육훈련 분야에 경험이 많다. 부하들에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여건을 제공하는 등 업무의 효율성을 중시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부인 김청세씨와 2남.▲경남 합천(58) ▲진주고 ▲갑종 222기 ▲1군사령부 참모장 ▲3군단장 ▲국방대 총장 ●김관진 3군사령관 야전 주요 지휘관과 작전·전략·정책·전력증강 분야 등을 두루 겪어 문무를 겸비했다는 평. 자상하면서도 자신에겐 엄격한 외유내강형.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의사교환을 중시하는 편이다. 부인 김연수(51)씨와 3녀.▲전북 전주(56) ▲서울고 ▲육사 28기 ▲35사단장 ▲육본 기획관리참모부장 ▲2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2004년) ●이희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줄곧 순수 야전에서 뼈가 굵은 작전통. 공사 구분이 엄격하고 청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합리적이고 사려깊은 성품으로 많은 부하들이 따르는 덕장이라는 평. 독서와 테니스, 음악감상을 즐긴다. 가족은 부인 한여옥(54)씨와 2녀.▲경북 상주(57) ▲부산고 ▲육사 27기 ▲51사단장 ▲3군사령부 참모장 ▲수도군단장 ▲육군 항공작전사령관
  • 기상청은 아직도 여진?

    기상청이 지난 20일 전국을 뒤흔든 후쿠오카발 강진의 여진에 시달리고 있다.21일 오전부터 감사원의 감사 통보와 관계기관의 질책이 정신없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실책’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감사원, 이례적 지진감사 통보 이날 오전 9시 기상청은 감사원 특별조사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지진대책이 적절했는지 빠르면 22일부터 방문 감사를 실시하겠다.”는 통보였다. 기상청은 “감사원 감사는 2002년 충청권 폭설 피해 이후 처음”이라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거의 없는데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 8시에는 과학기술부 감사관실 ‘지진해일 대응체계 현황조사팀’의 방문을 받았다. 조사팀은 전날 지진 특보 내용과 지진해일주의보의 발령 시간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오후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이 문책성 방문을 했고, 경남지역 국회의원들도 잇따라 해명자료를 요구했다. ●기상청,“늦은 해일주의보 발령 유감” 잇따른 문책과 해명 요구에 기상청은 하루종일 곤혹스러워 했다. 엄원근 관측관리관은 “해일보다는 지진피해를 우려했고 종합적으로는 해일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이것 저것 생각하다 보니 지진발생 27분이 지나 해일주의보를 내린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0일 오전 10시 58분 일본국립방재연구소(NIED)로부터 낮 12시 10분쯤 한반도 동해안과 남해안, 일본 북쪽 해안에 0.5m의 지진해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내용의 지진관측 메일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일본은 자동으로 해일주의보를 내린 반면 한국은 22분이 지난 11시 20분에야 지진해일주의보를 발령했다. ●한·일간 대책마련 차이는 시스템의 차이 엄 관리관은 “한·일간 경보시스템의 차이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는 해저에서 리히터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5분 이내에 무조건 지진해일 특보를 내리지만, 우리나라는 지진파와 일본의 정보를 분석하고 일본 방송을 모니터한 뒤 종합적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 과정에서 아예 해일주의보를 내지 않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0.5m의 파고로 지진해일에 의해 발생한다고 해도 피해는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이 해일주의보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판단은 바뀌었다. 기상청은 “주의보를 발령했지만 해안가 주민과 조업하고 있는 선박을 대피시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기상청은 특히 “태풍·폭설 특보와는 달리 해일특보는 뚜렷한 기준이 아직 없다.”고 사실상 지진대처에 허점이 있음을 자인했다. ●오는 6월 즉시통보 시스템으로 전환 기상청은 자구책 마련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 이후 기상청은 재해알림기능 강화 등의 대책을 강구했지만, 일본과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예·경보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본이 수백억원을 들여 구축한 ‘지진현상관측시스템(E-POS)’은 한 해 100억원씩 경비를 들여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국가지진정보시스템(NEIS)’은 2002년 7억원을 들여 마련하는 등 예산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기상청은 오는 6월쯤 일본식 예보 시스템을 도입, 해저지진이 발생하면 10분 안에 경보를 발표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고, 한·일간 핫라인 개설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진해일 대책에 무한정 예산을 투입해도 되는 것인지 기상청은 아직 확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기상청 일부 직원들은 기왕 질책을 받았으니 이번 기회에 감사원이 아예 지진해일 예보시스템 투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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