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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세청, 해외소득자 10만명 전수조사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국세청의 세부 전략이 4일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외에서 탈세 혐의가 짙은 부유층과 인터넷 카페, 불법 사채업자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위해 첨단 조사기법 교육을 마친 조사국 직원 927명이 대거 투입됐다. 국세청은 현금거래 탈세가 많은 전문직 등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성형외과 등 의료업종, 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사, 룸살롱·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는 물론 고급주택 임대업자와 건물 소유자 등도 포함된다. 대기업이나 부유층에 대해서는 불공정거래,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과세와 관련해 불공정 합병, 위장 계열사 설립을 통한 매출액 분산 등 탈세행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전체 법인의 94%를 차지하는 연매출 100억원 이하 중소기업은 정기조사 대상 선정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보다 고용을 3% 이상 늘린 중소기업과 5% 이상 늘린 대기업은 세무조사 유예 혜택이 부여된다. 국세청이 이날 밝힌 지하경제의 탈세 사례는 다양했다. 부품제조업체의 사주 A씨는 배당금으로 불어난 재산을 증여하려고 자녀 명의의 장기저축성 보험에 210억원을 일시 납입했다. 부동산 취득자금 180억원은 현금으로 증여했다. 400여억원을 자녀에게 넘겼지만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어 A씨는 모기업이 취득한 비싼 기계장치를 계열사인 자녀 소유의 법인에 장기간 무상 대여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넘겨줬다. 그러면서도 기계장치에 대해서 투자세액공제를 받아냈다. 국세청은 A씨의 자녀에게 증여세 191억원, 법인에 351억원 등 총 613억원을 추징했다.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세도 있었다. 해운업체의 사주 B씨는 국내에서 번 소득을 자녀에게 주려고 조세피난처에 자녀와 직원 명의의 국외 위장계열사 두 개를 만들었다. 실제 용역은 해운업체가 제공하지만 위장계열사가 해외 거래처와 선박 용선·대선 및 화물운송계약을 맺고 대가를 위장계열사가 챙기는 수법으로 세금 부담없이 재산을 넘겨줬다. 이들 업체는 법인세 등 433억원을 추징당했다. 국세청은 해외 세무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확보한 10만여명의 소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세청에 해외계좌를 신고한 사람이 65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고 재산은 18조원이 넘었다는 점에서 해외계좌 상당 부분이 억대 이상의 예치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국내에 살면서도 신분세탁을 통해 비거주자로 위장, 어느 나라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역외 탈세자를 더욱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조선·해운업계 불황탈출 조짐

    장기 불황에 허덕이던 조선과 해운 등 ‘배 산업’이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모처럼 기지재를 켜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1분기에 전 세계 주문량의 50% 이상을 휩쓸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총 124억 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추산됐다. 고부가가치의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물론, 최근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석유가스(LPG)선 등 선종을 가리지 않고 주문이 쏟아지면서, 한국 조선은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현대중공업은 1만 4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단위)급 컨테이너선 등 선박 부문과 부유식 가스생산 플랫폼 등 해양설비 부문 등 28척의 주문을 따내면서 국내 총 수주액의 41%에 이르는 53억 달러의 성과를 거뒀다. 대우조선해양은 27억 달러, 삼성중공업은 12억 달러를 수주하면서 선두인 현대의 뒤를 따랐는데, 월간 실적만 따지면 두 회사 중 누구든 1등을 꿰찰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국내 해운선사들도 영업적자를 대폭으로 줄이며 좋은 성적을 냈다. 한진해운은 영업적자 폭을 1000억원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도 1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지난해 2030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 아래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STX팬오션 공개매각 실패… 산업銀에 경영권 넘어가나?

    국내 벌크선 1위 업체인 STX팬오션의 매각이 실패로 끝났다. 29일 금융·해운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이 STX팬오션의 매각을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결과 한 곳도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STX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주력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 지분을 매각해 조선업 중심으로 그룹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이날 공개 매각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STX팬오션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처럼 사모주식펀드(PEF)를 조성해 STX팬오션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매각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해운업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부채가 5조원에 달하는 STX팬오션의 인수자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윤상직 산업 ‘대기업 납품가 후려치기’ 강력 비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거침없는 화법으로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비판했다. 본격적인 대기업 압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장관은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 강연에서 최근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와 주요 해운사가 2조원 규모의 유연탄 수송선박 장기 용선 계약을 맺은 것과 관련해 “정부가 중소 조선소를 살리기 위해 주선한 계약에서 대형 해운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 조선소에 (가격) 후려치기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한전의 발전 자회사 5곳이 현대상선과 STX팬오션, 한진해운, SK해운 등 4개 해운사와 유연탄 운반에 관한 18년짜리 계약을 맺으면서 15만t 규모의 벌크선 9척을 국내 조선소에 주문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윤 장관은 “정부는 당시 (해운사와의) 계약 취지가 일차적으로 중소 조선소를 살리려는 것이었다”면서 “체결식 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정부가 결단한 것이니 가격을 잘 쳐달라’고 해운업계에 부탁했는데 업계는 바로 중소 조선소에 선박 납품가를 깎자고 나섰다”고 덧붙였다. 즉 대형 해운사들이 중소 조선소를 대상으로 선박 건조 가격을 지나치게 깎아 상생의 원칙을 깨려 한다는 것이 윤 장관의 지적이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아직 조선소들과 가격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가격 후려치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조선소로부터 예정가격만 받았고 아직 가격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면서 “대체 어디서 누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중소 조선소는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 등 ‘빅2’를 제외한 웬만한 해운회사보다 규모가 큰 경우가 많은데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한다’는 식의 경제민주화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중소 조선소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중소기업’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하청업체 납품단가 인하 등은 근절해야 하지만 현재 시세와 상황에 맞게 가격을 조절하는 것은 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이 사람의 부모는 자작농이었다. 세 누나와 형 하나, 노부모가 하루종일 밭일을 하고 간신히 풀칠을 했다. 세 시간 배를 타야 겨우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던 ‘거제 촌놈’으로 자랐다. 해방 직전 일본인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채 다 자라지도 않은 곡물까지 쓸어갔을 그 무렵, 그래도 굶지는 않았다. 귀한 막내아들에게 쌀밥을 한 술씩 덜어주던 노모와 누나들 때문이었다. ‘가진 것 없는 섬 놈’으로 꿈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내다 은사인 김기호 선생을 만났다. 섬 밖의 삶은 생각지도 못한 그에게 스승이 말했다. “섬은 커질 수 없다. 그러나 그 섬의 사람이 커지면 달라진다.” 그 이후 공부를 했다. 부산으로 나와 법대를 졸업하고 은행에 들어갔다. 은행장이 됐다. 금융지주 회장까지 지냈다. 금융 외길 53년. 금융을 배웠고, 금융을 알았고, 금융에서 성공했다. 그래도 이 남자의 마음속엔 의문이 남았다. ‘더 가야할 길이 있지 않을까.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나’ 마음을 비웠다. 지금까지 받은 운과 복에 겨운 삶을 되돌려 줄 때라고 마음먹었다. 스스로 은행장 직에서 내려왔다. 남은 인생을 금융인력 양성에 바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FP(파이낸셜 플래너)협회를 만들어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하나은행장, 우리금융 회장 등을 지낸 윤병철(76)씨다. 그는 ‘하나마나 한 은행’으로 불리며 국내 33번째로 출범한 하나은행을 4대 시중은행으로 올려놓는 데 초석이 됐다고 자부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때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이뤄냈다. 그를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한국FP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윤 회장은 1937년 거제에서 태어났다. 모두가 다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콩이 나면 그 기름을 짜서 남는 찌꺼기를 먹고 그렇게 살았지. 가뭄이 들어 농사도 잘 안 돼서 하루에 한 끼 먹는 게 힘들었어. 그 와중에도 누님들이 굶어가며 밥 덜어주고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줬어. 귀하게 컸지.” 8세. 늦봄이었다. 쑥을 캐러 가는 누나들 뒤를 따라갔다가 물 웅덩이에 빠졌다. 가뭄이 심해 군데군데 받아놓은 물 근처에서 놀다 발이 쑥 들어갔다. 한참동안 정신을 잃었다. 그때부터 “덤으로 산다”고 생각해 왔다. 11세 때 후사가 없던 큰아버지 집에서 15리 떨어진 경남 하청초등학교를 다녔다. 거기서 인생의 스승을 만났다. 하청중·고등학교를 세운 김기호 교장이다. “‘수처작주’라고, 세상 어디 가든지 간에 내가 스스로 주인이 되라는 뜻인데 그분께 배웠지. 자신을 갖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라 이런 말이오. 내가 살아온 그때, 돈·백·실력이 중요했지. 하지만 없는 걸 만들라고 하면 어떡하나. 가난한 섬놈이니 돈하고 백은 없는 걸. 그럼 실력이 2배, 3배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지.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거야.” 인생에서 귀한 사람을 1966년 또 만났다. 고(故) 김진형 한국개발금융 회장이다.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개발금융을 설립할 때 한국은행 총재 출신인 김 회장이 개발금융설립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그가 경제인협회 조사역으로 일하다 실무를 보좌했다. “참 소탈하셨지. 자기 손으로 꼭 문을 열었어. ‘차 문도 못 열면서 무슨 일선에서 일을 하겠나’라고 하셨던 분이었지.” 더 놀라운 일은 한국개발금융이 출범한 뒤 생겼다. 김 회장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였다. 김 회장과 같은 경북 선산 출신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김학렬 경제수석에게 “금융계 원로가 하는 일을 적극 도와주라”고 지시한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김 수석이 어떻게 도와줄지 묻자 김 회장은 “그냥 내버려두면 되네. 안 도와주는 게 더 고마운 일일세”라고 거절했다. 누구나 바라던 ‘정부의 힘’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민간의 노력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었다. 그렇게 참된 금융인의 자세를 배웠다. 앞서 금융계에 첫 발을 들인 것은 1960년, 24세 때였다. 농업은행 4기로 입사했다. “부산대 법대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떨어진 뒤 들어갔는데 서울대, 연·고대만 있더라고. 그래도 거기서 만난 동기들하고 지금도 가깝게 연락하고 지내지.” 그는 친분을 맺은 농4회(농업은행 4기 모임) 멤버들과 지금도 평생지기로 지낸다. 정영의, 조대형, 이상철, 김주익씨 등이다. 정영의씨가 훗날 재무장관을 지낼 때 그는 하나은행장을, 이상철씨는 국민은행장을 맡았다. 이들을 가리켜 ‘3인방’이라고 남들이 불렀다. 농업은행 출신 은행장 모임인 ‘동락회’도 있다. 신한은행장을 지낸 라응찬씨, 농협 회장을 지낸 원철희씨, 기업은행장이었던 김승경씨 등이 멤버다. 그렇게 농협은행에서 1년 반을 일하다 1961년, 농협은행을 나와 한국경제인협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본 경영 1세대들은 돈보다 꿈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지. 그래서 생각했어. 평생 월급쟁이였지만 월급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지는 않겠다고. 지금까지 나를 버텨준 경영지론이지.” 김진형 전 총재의 권유로 1967년 그는 한국개발금융에 둥지를 텄다. 기업이 새로 하는 사업을 심사해 시설자금을 대출해줬다. 정부 지분이 전혀 없어 민간과 외국인 주주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외부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시장원리에 따라 자금배분이 이뤄지는 이례적인 사례였다. 미래 성장산업도 발굴했다. “1970년대 초 원양어업과 해운업이 은행권에서 소외돼 있던 시절, 직접 돈을 지원하며 밀어주기도 했지. 나도 같이 컸어. 그렇게 나 역시 승승장구해 1977년엔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어.” 1991년 7월 그는 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에 올랐다. 사람 모양의 로고는 그가 채택한 것이다. 자음 ‘ㅎ’을 사람 형태로 형상화하고 마치 원을 그리며 춤추는 모습으로 연출한 것이다. ‘미친 사람 널뛰는 모습같다’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끝까지 설득했다. 33번째 후발은행이니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고객이 편리하게 느끼는 장소만 찾아 점포를 냈다. 시장 인근, 아파트 단지 안 등을 파고들었다. 1995년 출혈경쟁 논란을 부른 ‘솔로몬 신탁’도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상품이었다. 절세효과 덕에 1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대거 몰렸고 판매 1년 만에 4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2001년 우리금융 회장이 됐다. ‘부실덩어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밤낮으로 고심했다. 첫 목표를 뉴욕 증시 상장으로 잡았다. 전문가들이 돈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만류했지만 결국 해냈다.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는 3년 동안 적잖은 결실을 이뤄냈다. 부실자산 정리에 7조 2000억원을 쓰고, 1조 3000억원의 순익을 남겼다. 총 자산도 30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분위기 속에서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아 직원들한테 고맙고 뿌듯하고 그랬지.” 2004년 3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임은 생각하지 않았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한 사람이 너무 오래 하면 안 돼. 매너리즘에 빠지거든. 나한테 어떻게 금융인으로 성공하는지, 부자가 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자.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자’야.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른다? 그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자꾸 부딪쳐 보란 거지.” 요즘 논란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은행은 자주적인 경영이 돼야 하는 곳이라 언젠가는 꼭 민영화가 돼야 해. 근데 사업 부문 자금이 금융에 투입되도록 문호를 넓혀주고, 경영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여건상 민영화가 힘들지.”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인생 2막’은 금융계 인재 양성이었다. “1969년 미국에서 시작된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자격제가 일본이나 캐나다 등에서 활발하게 보급되는데 이 사람들이 금융소비자에게 인생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재무설계를 해주는 거야. 투자는 물론이고 세금, 은퇴, 상속설계 등을 설명해주더라고. 한국능률협회에서 운영자금을 빌려서 2000년 한국FP협회를 설립하고 CFP제도 도입을 추진했지.” 비영리 사단법인인 FP협회는 투자관리나 위험 방지, 부동산과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해 자격을 주는 곳이다. 올해로 출범 13년째. 지금까지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26만명에 이른다. “시작할 때는 후임 양성만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개인과 가계에도 꼭 필요한 게 재무설계인거야. 사람들이 돈을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식상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부자가 되는 법과 성공하는 법. 그는 한참을 소리내 웃다 진지하게 답했다. “부자라는 게 돈이 많은 게 아니더라고.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약간의 여유 속에서 준비를 해 나가며 사는 것이지. 결혼하고 살 집 마련하고 하는 것들 말이야. 수입이 얼마나 되고, 저축이 얼마만큼이고 이런 것들을 상황에 맞게 관리하는 게 그나마 비결인 거지. 돈만 많으면 된다는 생각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어. 여러 가지 만족이 안 돼서 계속 불행해지니까.”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울국세청 조사팀 전원이 ‘뇌물 나눠먹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소속 팀원 전원이 기업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3억원 상당의 뇌물을 조직적으로 받아 챙겨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조사팀의 특정 직원이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아오면 팀원들끼리 골고루 분배하는 수법으로 뇌물을 챙겼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서울국세청 조사 1국 소속 전·현직 직원 9명이 2009년 9월부터 1년 4개월간 7개 기업으로부터 3억 16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적발하고, 2700만~67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팀장 A씨(54·5급)와 반장 B씨(52·6급), C씨(51·6급) 등 3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세무공무원들의 개별적인 비위가 경찰에 적발된 적은 있었지만, 세무조사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국세청 세무조사팀 전원이 적발된 건 처음이다. 경찰은 400만~2700만원을 챙긴 팀원 4명(7급)에 대해선 불구속 입건했으며 70만~8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팀원 2명은 기관 통보하기로 했다. 이들 중 6명은 현직, 3명은 전직으로 같은 조사팀에서 근무했다. 경찰은 수천만원 상당을 수수한 팀원이 1명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특히 경찰은 이들이 받은 뇌물 가운데 일부가 윗선으로 흘러들어 간 정황을 포착하고 상납 의혹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에게 뇌물을 준 업체는 사교육업체와 식품, 해운업체 등으로 세무 조사 당시 탈루액 축소 등을 부탁하며 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공무원들은 5만원권 뭉치가 들어있는 쇼핑백이나 서류 봉투 등을 식당이나 세무조사 대상 기업 건물 내에서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업체를 세무조사하는 과정에서 업체 측 소득신고 등을 그대로 수용해주는 수법으로 세무조사 편의를 봐줬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法 ‘역외 탈세’ 선처없다… ‘선박왕’ 결국 법정구속

    法 ‘역외 탈세’ 선처없다… ‘선박왕’ 결국 법정구속

    ‘선박왕’ 권혁(63) 시도상선 회장이 역외 탈세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정선재)는 12일 조세포탈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권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34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 회장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 온 태도 등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 법정구속을 집행했다. 앞서 검찰은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돼 권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 법인세 포탈 혐의로 함께 기소된 홍콩 자회사 CCCS(CIDO Car Carrier Service)에는 벌금 265억원이 선고됐다. 앞서 국세청은 2011년 4월 권 회장이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있음에도 탈세 목적으로 조세 피난처에 거주하는 것처럼 위장했다며 추징금 액수로 역대 최대인 4101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2200여억원을 탈세하고 국내 조선 회사들과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회사 돈 90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권 회장을 기소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권 회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2284억원을 구형했다. 선박 건조자금 횡령과 보험 리베이트 수취 건 등은 무죄 또는 공소 기각 판결됐다. 그러나 2006~2009년도분 종합소득세 및 2007~2009년도분 법인세 포탈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국내에 생활 근거지를 형성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했는데도 국내 거주자가 아닌 것처럼 치밀하게 위장해 얻은 수입을 해외에 은닉했다”고 권 회장을 질타했다. 이어 “2200여억원에 달하는 포탈 세액으로 국고에 손실을 끼쳤음에도 허위 자료로 수사망을 피하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중형 선고 사유를 밝혔다. 권 회장은 국세청 발표 기준으로 대형 선박 160척을 보유해 국제 해운업계에서 ‘한국의 오나시스(그리스 출신 선박왕)’로 불려 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현대상선, 해외해운사 협력 확대

    현대상선은 ‘G6 얼라이언스’가 올해 5월부터 아시아·미주 동부해안 지역으로 협력을 확대한다고 5일 밝혔다. G6는 지난해 세계 3대 상선 얼라이언스인 ‘뉴월드얼라이언스’와 ‘그랜드얼라이언스’가 결합하면서 만들어진 협력체로 회원사 간의 선박과 노선 공유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상선은 1997년 뉴월드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G6 협력지역이 확대되면서 3개였던 현대상선의 미주 동부지역 노선은 6개로 확대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회원사 간 선박 공유를 통해 서비스 지역 확대와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지난해 아시아·유럽 지역 운송 협력에 이어 미주 동부해안까지 협력을 확대하게 되면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해운업체 간의 합종연횡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세계 해운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이 이런 협력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CJ·SK, 대한해운 인수전서 발 뺐다

    CJ그룹과 SK그룹이 대한해운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당초 두 그룹 간의 대결로 예상됐던 대한해운 인수전은 이제 유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대한통운 인수전 본입찰에 SK해운과 CJ GLS는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를 냈던 5곳 중 한앤컴퍼니와 제니스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2곳만 본입찰에 참가했다”면서 “당초 기대를 모았던 SK와 CJ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J GLS 관계자는 “대한통운과의 합병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인수전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K해운과 CJ GLS는 대한해운이 법정관리로 가격 실사가 어려운 데다가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해운 측에서는 인수가격으로 2000억원 이상을 요구했지만 시장에서는 잘해봐야 1500억원가량으로 평가했다. 인수전의 무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당초 인수금액 차이가 컸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들도 무리하게 높은 금액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생각보다 인수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대한해운보다 운용 선박 수가 훨씬 많은 STX팬오션이 매물로 나와 있다는 점도 인수 포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벌크운송 2위’ 대한해운 인수전 후끈

    ‘벌크운송 2위’ 대한해운 인수전 후끈

    대한해운 매각 본입찰에 CJ그룹 등 5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해운이 해운업계 순위로는 7위지만 벌크 운송에서는 2위를 달리는 우량 매물이어서 21일로 다가온 본입찰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7일 해운업계는 본입찰에 SK해운과 CJ그룹, 동아탱커, 한앤컴퍼니, 제니스파트너스 등 5개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해운은 벌크 비율이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국전력과 포스코 등과 원자재 운송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현재 업황만 따지면 매력적이지 않지만 세계경제가 되살아나면 투자가치가 있는 매물”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 인수전에는 CJ가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CJ는 오는 4월 CJ대한통운과 CJ GLS의 합병을 진행한다. 합병이 이뤄지면 자산 규모 5조 5000억원의 국내 최대 물류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육로운송에 비해 해상운송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CJ대한통운이 대한해운까지 인수하면 복합물류업체로의 사업다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CJ 관계자는 “대한해운이 원자재 운송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국내 육상물류 1위인 대한통운과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J는 또 다른 대형 인수합병(M&A) 건인 STX팬오션 인수전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SK해운도 인수전을 통해 사업영역 확장을 노리고 있다. SK해운은 이제까지 탱커와 가스선을 주력 사업으로 해왔다. 이 때문에 몇 년째 지속되는 해운업 장기불황의 피해도 가장 적게 봤다. 컨테이너와 벌크선 중심의 해운사들이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때 SK해운은 2011년 673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자금 사정이 나쁘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CJ와 SK의 인수 의지가 확실하다면 결국 두 그룹 간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한해운 인수전이 STX팬오션 인수전의 ‘오픈게임’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 매물의 규모나 경쟁력 측면에서 더 나은 STX팬오션에 관심이 더 높아서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STX팬오션 인수전에 막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건설·해운업계 ‘깊은 한숨’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이후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설·해운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수차례 구조조정이 있었지만 위기감은 여전하다.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추가 구조조정이 닥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100대 건설사 중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업체는 21곳에 이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건실하다고 평가받던 벽산, 풍림, 삼환 등의 중견 건설사들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부실 등으로 차례로 무너졌다”면서 “올해도 건설 경기가 바닥권에 머물 것으로 보여 추가로 위기를 맞는 건설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기는 해운업도 마찬가지다. 대형 해운사인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은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계열사를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이들은 벌크 중심의 화물에 주력했던 탓에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호황기 때 늘어난 선박이 독이 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 중국 경기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워낙 유럽 쪽 상황이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면서 무리하게 덩치를 키운 기업뿐 아니라 내실을 다지며 착실하게 성장했던 기업들도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조직개편’ 각 부처 반응

    ‘조직개편’ 각 부처 반응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에 몸을 실을 공무원들의 표정은 소속 부서에 따라 엇갈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제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라 조직의 존폐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만큼 20일 공직사회는 크게 술렁였다. ●국토부 직원들 해수부 이동 꺼려 ‘한지붕’ 밑에서도 기대감과 불안감이 한데 뒤엉켜 어수선한 대표적인 부처가 국토해양부와 교육과학기술부다. 국토부에서의 해양수산부 독립으로 해양·수산 업무의 전문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관련 공무원과 업계는 고조돼 있다. 해수부에 국토부가 맡아온 해양 업무와 농림수산식품부에 딸린 수산 업무를 떼어 내고, 해양자원 개발 업무까지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운업계는 “전문 부처가 생기면 가뜩이나 불황인 해운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업계도 수산업 육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물류 분야 시너지 효과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류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는 내륙·항만·공항 등 육·해·공 교통과 물류 기능을 통합 관리해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는데 해양 업무가 분리되면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항만개발 등이 원활했던 것도 물류 기능 통합과 국토부 고유 업무인 철도, 도시계획 변경 등의 업무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양 담당 공무원들도 인정한다. 한 해양 담당 공무원은 “부처가 나누어지면 예산이 줄어들어 거대 부처에 있을 때보다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현재 해양 업무를 맡고 있는 젊은 공무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해수부로 옮기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 부활 움직임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농식품부다. ‘수산’ 조직이 떨어져 나가면 ‘식품’ 업무를 쥐고 있을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수산업 관련 법률과 행정조직 등을 분리하려면 엄청난 행정 낭비가 야기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산청 설치 등을 대안으로 거론한다. 수산업무 공무원들은 세종청사로 이전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 이삿짐도 풀지 않고 있다. 교육과 과학 업무가 통합된 교육과학기술부도 민감하다. 박 당선인이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정권 당시의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로 분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관건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어떤 분야를 아우를지다. 박 당선인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창조경제 활성화 및 국정 운영을 위한 전담부서’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초과학 위주인 옛 과기부 형태가 아닌 지식경제부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상당 기능을 가져온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구상이다. 국정 운영이라는 측면에서는 예산 기능에 초점이 맞춰다. 현재 과학기술 관련 예산의 배분 및 조정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맡고 있다. 국과위가 교과부에서 떨어져나간 조직인 만큼 과학 전담 부처가 생기면 국과위 역시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교과부의 교육 담당 공무원들은 ‘대학정책’의 미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육과학의 통합에서 가장 큰 효과를 낸 곳이 바로 대학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정책 중 일부를 채택한다면 대학정책을 아예 과학기술 전담 부처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시·도 교육청에 인사권과 예산 등 기능의 상당 부분을 내 준 상황에서 교육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지경부 “中企업무 지키자” 지식경제부도 온종일 술렁거렸다. 정보통신을 담당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이 박 당선인의 공약이기 때문. 정보통신 연구·개발(R&D) 기능이 미래과학부로 이관된다면 일부 인력과 조직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부를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지경부가 MB(이명박) 정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낙관론도 있다. 즉 에너지와 수출입, 중소기업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혈로 조직개편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경부는 중기청이 부처로 승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반기 중견기업정책국을 신설하는 등 선제대응을 했다. 지경부는 중견기업국과 중기청의 중소기업 정책기능을 합쳐 중소기업정책본부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현재의 중기청은 소상공인업무를 전담하도록 소상공인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대선 캠프에 전달했다. 소상공인청 신설은 소상인·소공인 및 골목상권 보호 차원에서도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담부처 신설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방통위는 내부적으로 지경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로 흩어져 있는 ICT 기능을 통합한 부처 신설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방통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의 공약이 방통위가 내부적으로 바라는 새 조직 얼개와 큰 차이가 없다.”며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부처종합
  • 내년 車 ‘흐림’ 석유화학·IT ‘맑음’

    올해 호황을 누렸던 자동차 업계는 내년 경기후퇴에 직면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석유화학 산업은 유일하게 호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글로벌 위기 이후 산업 활력의 복원이 시급하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13년 주요 산업별 경기 국면을 진단했다. 보고서는 내년 석유화학 산업이 호황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기가 회복하며 내수 증가세가 유지되고,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 증대 역시 기대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정보기술(IT) 산업도 내년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서며, 해운업도 개발도상국 중심의 수출이 늘어나 튼튼한 성장세를 보인다고 예상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경기 후퇴기에 들어간다고 내다봤다. 경기침체로 미국·유럽뿐 아니라 신흥국까지 신차 수요가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포드, 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 등 ‘빅3’의 회복에 따른 경쟁 격화도 자동차 산업 위축의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건설과 조선업은 공급 과잉 문제로 신규 수주가 제한되며, 철강산업도 국내외 시장의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북극항로 상용화’ 좌초 위기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건국 60주년 경축사에서 북극해 진출을 선언한 뒤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북극항로 상용화 사업’이 해운시황 불황과 준비 부족으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비싼 ‘내빙선’(얼음에 견디는 선박)과 ‘쇄빙선’(얼음을 깨는 선박)의 용선료 등 부대비용이 많아 해운선사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보다 정부 정책에 우선순위를 둔 무리한 항로 개척이 가져온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17일 국토해양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북극항로 상용화를 위한 시범운항은 애초 늦어도 이달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도 운항이 불확실한 상태다. 국토부는 운항에 미온적인 선사들을 설득해 북극해가 결빙되기 전인 10월까지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에 따라 다음 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총회 기간에 맞춰 북동항로를 이용해 줄 것을 선사들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1회 운항 때마다 발생하는 100만 달러(약 11억 3000만원) 이상의 손실을 업체에 전가할 계획이어서 선사들로선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화물 운송에 반드시 필요한 내빙선과 쇄빙선 대여가 어렵게 됐다. 최소 4만t급 이상의 내빙선이 필요한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4척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다른 해외 선사들과 계약을 마쳤다. 쇄빙선의 경우 국내 유일의 쇄빙선인 아라온호가 있지만 순수 연구용 선박이라 상업운행에 동참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시범운항에는 현대상선, 한진해운, STX해운 등 국내 ‘빅3’ 선사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참여를 검토해 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 멕시코 한인후손 33명 모국체험 현장 가보니…

    [커버스토리] 멕시코 한인후손 33명 모국체험 현장 가보니…

    1905년 5월 12일, 한인 1031명이 낯선 멕시코 남단 살리나 크루스항에 내렸다.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한 달여의 항해 끝에 닿은 곳이었다. 19세기 말 열강의 식민지 침탈로 해운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선박 로프의 원료가 되는 ‘에네켄’(Henequen·용설란의 일종)을 대량 재배하는 멕시코의 농장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이민 노동자를 대거 모집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무렵 멕시코 유카탄 주(州)의 에네켄 농장주들이 파견한 이민 브로커인 영국인 존 마이어스는 신문에 광고를 낸다. 4년 계약에 이동 경비 지원, 거주가옥 임대 및 연료 무료 제공, 파격적인 임금, 자녀교육 등을 제시했다. 지독한 가난과 열강의 핍박에 시달리던 한국인들은 꿈 같은 기회로 여겨 머나먼 땅으로의 이민을 결행한다. 그러나 모두 사기였다. 당시 회사 측은 가족 단위 이민을 권유했는데 알고 보니 이민 노동자들의 현지 이탈을 막으려는 악랄한 책략이었다. 살리나 크루즈항에 도착한 한인들은 곧바로 기차와 배를 타고 에네켄을 재배하는 농장 여러 곳에 10~50명씩 분산 배치됐다. 농장생활은 노예와 다를 바 없었다. 새벽 4시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땡볕 아래서 에네켄 잎을 자르고 섬유질을 벗기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하루 1만개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채찍질이 가해졌다. 약속된 임금은 나오지 않았고 무상 지원하겠다던 집과 식량도 거액을 주고 사야 했다. 이들은 결국 일 할수록 빚만 쌓여갔다. 이들의 참상을 듣고 고종은 눈물을 흘렸다. 고종은 이들의 송환을 위해 외부협판(차관급) 윤치호를 멕시코 현지로 보내려 했지만 일본이 가로막았다. . 1909년 5월 계약노동이 끝나 한인들은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이듬해 대한제국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면서 돌아갈 곳을 잃었다. 언어 장벽 때문에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웠다. 살 길을 찾아 많은 한인들이 유카탄 주를 떠났지만 대부분은 이듬해 다시 돌아왔다. 멕시코 혁명의 여파로 동양계 이민자들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1920년대 인조섬유의 등장으로 에네켄 산업이 몰락하자 한인들은 또다시 멕시코 전역으로 흩어졌다. 지난 8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로즈마리홀. 신정환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 통번역학과 교수가 한국 모국체험에 나선 한인 후손 33명에게 들려준 ‘멕시코 한인 이민사’ 일부다. 신 교수가 강의 참고자료로 이민 1세대 사진을 보여주자, 한인 후손들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인 4세인 엘윈 박 사바라(16)가 사진 속에서 현조 할머니를 발견한 것. 엘윈은 “할머니 사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면서 “가족 구성원들이 강연 내용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감동적이었고 나의 역사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19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선조들의 멕시코 이주사에 대해 약 두 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졸거나 딴청을 피우는 이들은 거의 찾아 보기 어려웠다. 멕시코 유카탄 지역의 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는 선조들의 사진이 스크린에 뜨자 디지털 카메라로 강의 내용을 담는 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그들에게 한국은 이미 자신의 ‘일부’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얼빙 노에 리 구티에레스(35)는 “나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것을 알기 시작하면서 한국 역사에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오늘 강의로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면서 “오늘 강의한 신정환 교수의 논문을 2편 정도 미리 읽은 적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아는 모든 한국의 문화를 그대로 전수해 주겠다.”고 덧붙였다. 얼빙은 또 “내가 온 캄페체에서는 한인 후손들 사이에 한국 이름을 짓는 게 하나의 유행”이라고 전하면서 “과거 2, 3세대 선조들은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4, 5세대는 이름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해 놓은 한국 이름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한빛’이라는 이름을 갖고 싶다.”며 주저없이 운을 뗐다. 그는 “한국 이름이 예쁘다.”면서 밝게 웃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 단지 태권도 학원에서는 한국문화체험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KOREA’라는 검은 글씨가 등에 새겨진 하얀 도복을 갖춰 입고 맨발로 파란색 고무 매트 위에 섰다. 태권도 체험은 영어로 이뤄졌다. 멕시코 한인 후손들은 박철웅(40) 국기원 외국인 지도사범의 지도에 따라 서툴고 엉성하지만 활기찬 움직임으로 제각기 발차기 실력을 뽐냈다. 이들의 기합에 체육관이 쩌렁쩌렁 울렸다. ‘태, 권, 도’라고 하나하나 끊어 읽으며 한 동작 한 동작 따라 하는 이들의 눈에는 늠름함이 배어 있었다. 박 사범이 “아이 러브 코리아(I love Korea)!, 아이 러브 멕시코(I love Mexico)!” 하면 이들은 더 큰 소리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흐르는 땀을 연신 소매로 훔쳐내던 세사르 안토니오 로사드 총(30)은 “태권도를 배우는 게 내 꿈이었다.”면서 “멕시코에 있을 때부터 태권도를 꼭 배워보고 싶었는데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 한국에 와서 실제로 태권도를 해 보니까 정말 기쁘다.”면서 감격해했다. 태권도가 한국 운동인지 몰랐다는 안순 구 로만(19·여)은 “직접 옷을 입고 체험해 보니 재미있고 태권도가 한국 운동이라니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태권도의 매력은 운동 전 ‘안녕하세요’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처럼 예의범절을 준수하는 것”이라는 설명까지 해줬다. 엘윈은 “오늘 나의 문화 가운데 새로운 한 가지를 추가해서 무척 기쁘다.”고 웃음지으며 말했다. 이들은 9일에는 한국인들과 2대1로 짝을 이뤄 서울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멕시코 한인 후손에게 인사동을 소개한 강신영(26)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학생은 “멕시코 한인 후손들이 모국을 방문한다는 학교 홈페이지 공고를 보고 통역 봉사를 신청했다.”면서 “멕시코에서 1년 1개월 동안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멕시코 사람을 많이 만나봤지만 이들은 느낌이 뭔가 다르다. 한국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와 함께 인사동을 둘러 본 세사르는 “언어 문제가 가장 걱정이 됐는데 신영이가 스페인어를 잘해서 지금은 모든 게 완벽하다.”면서 “인사동에 처음 와봤는데 신기한 것투성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세사르는 “날이 더우니 맥주 한 잔 하자.”는 강씨의 제안에 “좋다. 그렇다면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자.”라고 말하며 시원한 웃음을 터뜨렸다. 생김새는 달랐지만 한민족으로서의 ‘무엇’인가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한국 가정에서 일일 홈스테이 체험도 가졌다. 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아파트. 박범용(51)씨 집에서 일일 홈스테이를 하게 된 아브라함 박 딥(17)과 루이스다니엘 메디나 김(28)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집안을 둘러봤다.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그동안 중국, 스페인 등 외국인 여행객을 맞아 왔던 박씨와 그의 아내 박영미(50)씨, 그리고 네 딸 미선(24), 소영(15), 쌍둥이 소진·소미(14)양이 따뜻하게 그들을 맞았다. 미영씨는 이들을 위해 잡채, 통닭, 불고기, 마파두부 그리고 흰 쌀밥을 수북하게 담아 식탁에 올렸다. 모두가 둘러앉아 ‘와’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아브라함은 따뜻한 잡채를 입에 넣으며 연신 “맛있다.”를 연발했다. 루이스다니엘은 미영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아브라함은 “한국에서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줘서 친척 집에 온 것 같다.”면서 “남자 형제밖에 없는데 누나와 여동생들이 생긴 게 특히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둘째딸 소영양도 말을 걸고 싶은 눈치였다. 소영양이 더듬더듬 “하우 올드 알유?(How old are you)”라고 묻자 아브라함이 “세븐틴(seven teen). 내가 오빠.”라고 한국말로 답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소진양은 한국 가정에 대한 첫 인상이 궁금했다. 루이스다니엘은 ‘바닥재’가 인상 깊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나무모양의 느낌인 장판이 깔려 있는데 멕시코 가정집의 대부분은 시멘트 바닥으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한인 후손들에게 불고기, 잡채 같은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모국의 따뜻함과 좋은 이미지를 전해 주고 싶어 일일 홈스테이를 자처했다.”면서 “한국 핏줄 아니냐. 한국인이 이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모국에 와서 보고 느끼면서 한인 후손들이 한국과 연결고리를 갖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신진호기자 mhj46@seoul.co.kr
  • 항공여행 수요 ‘훨훨’ 조선·해운업계 ‘허덕’

    항공여행 수요 ‘훨훨’ 조선·해운업계 ‘허덕’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조선·해운 시황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가운데 항공은 여객부문의 활황에 힘입어 홀로 훨훨 날고 있다. 올 상반기 국제선 항공여객은 전년대비 14.6% 증가한 2287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일본노선 승객 19.5% 급증 2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선 여객은 국내·외 연휴로 인한 관광수요 증가, 저가항공사의 운항 확대에 따른 여행객 부담 완화 등의 이유로 전 노선에서 증가했다. 일본노선의 경우 지난해 대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19.5% 증가해 이 같은 흐름을 이끌었다. 동남아 노선(17.2%)과 중국 노선(9.6%)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내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이용객은 15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만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여객 분담률도 전년대비 3.2% 포인트 증가한 6.8%로 치솟았다. 제주항공은 일본·중국·타이완 등 13개의 국제선 노선을 운영 중이며 진에어(11개), 에어부산(8개), 이스타항공(5개), 티웨이항공(3개) 등의 국제선 노선까지 합하면 모두 41개에 이른다.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외국계 저가항공사까지 하늘길 경쟁에 나서면서 항공여객 시장이 커졌다.”면서 “당분간 국제선 여객 수요는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저가항공사인 피치항공이 인천~오사카 간 편도 항공권을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3만원에 팔며 경쟁에 불을 댕긴 것도 요인이다. ●유럽 더블딥 우려 물량 감소 불가피 국제선의 활황은 국내선으로도 이어졌다. 저가항공사 운항 증대로 올 상반기 국내선 이용객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한 1096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선 중 제주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78.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물류·조선업계는 불황을 겪고 있다. 또 훨훨 나는 항공업계조차 화물 물동량은 올 상반기 171만t으로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해운업계는 더 심각하다. 물동량은 소폭 늘었으나 국제유가 폭등과 유동성 악화로 어려움에 처했다. 유로존의 더블딥 우려도 장애물이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유로존은 전 세계 수입의 25.6%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기업들의 대유럽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조선 수주량도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줄면서 하반기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65.3%나 감소했다. 한국수출입은행 측은 하반기에도 시장의 회복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조선·해양플랜트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차명자금 은닉… 유령회사 투자… 공연소득 탈루…

    # 해운업체 사주 최모씨는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대표적인 탈세범이다. 그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선박회사를 운영하다 수익과 매각 대금 1700억원을 스위스 등 제3의 조세피난처에 개설한 차명계좌에 숨겼다. 거액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닉 자금을 부인과 자녀, 내연녀 등 상속인에게 송금하거나 사용처를 불분명하게 조작해 물려줄 재산이 없는 것처럼 위장했다. 국세청은 최씨의 자녀 등을 상대로 상속세 등 1515억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 부동산 투자업을 하는 재력가 서모씨는 선친이 친인척 이름으로 명의신탁한 기업 주식을 팔아 생긴 450억원을 국내 유령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국으로 빼돌렸고 외국 현지법인의 가공경비를 계상해 136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홍콩 계좌에 숨겨왔다. 서씨는 상속·증여세 680억원과 국외금융계좌 미신고에 따른 과태료를 추징당했고 검찰에 고발됐다. 국세청은 이처럼 조세피난처 등을 이용해 국제거래로 탈세한 대기업이나 재산을 외국으로 빼돌린 중견기업 등 40개 업체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여기에는 외국 공연 등으로 번 소득을 탈세한 연예기획사 등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유명 엔터테인먼트 업체도 포함돼 있다. 7월 말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스위스와 금융정보 교환으로 역외 탈세 추적을 위한 국제공조체제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과 교환한 조세정보 자료를 토대로 국외금융계좌 미신고자 중 역외 탈세혐의자를 선별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하반기에 역외 탈세 추적 강화와 반사회적 민생 침해 탈세자 근절에 주력하겠다.”며 “국부 유출과 사회양극화 폐해가 있는 역외탈세자는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기술 제공에 따른 거액의 로열티를 사주의 국외 개인계좌로 받고 법인세를 탈루한 중견 제조업체와 비거주자로 위장해 외국인등록번호와 여권번호로 신분을 세탁한 뒤 배당소득을 챙긴 탈세혐의자 등이 있다. 외국에서 연예 관련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별도의 국외 계좌로 빼돌리거나 현금으로 받아 신고 누락한 유명 엔터테인먼트업체도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 탈세조사에서 9637억원을 추징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105건을 조사해 4897억원의 누락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에는 사채, 학원사업자 등 불법·폭리행위로 서민과 영세기업에 피해를 주는 민생침해 탈세자 색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을 악용한 유통 문란 업체 등 민생 침해 유통업체도 조사 대상이다. 이현동 청장은 지난 9일 열린 전국 조사국장회의에서 “역외 탈세 차단과 반사회적 민생 침해 탈세 근절, 대기업의 세무 투명성 제고를 하반기 역점과제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국세청은 최근 조사국 직원이 금품수수 비리로 구속돼 나빠진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회의에 지방청 조사과장까지 이례적으로 참석시켰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경제 상저하저 위기… 재계 비상경영 초긴장

    경제 상저하저 위기… 재계 비상경영 초긴장

    “거의 모든 대기업은 이미 비상경영 상태입니다.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선언만 안 했을 뿐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일 겁니다.”(10대 그룹 관계자) 국내 재계에 비상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 등이 모두 경기 침체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성장률도 자칫 2%대로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기업뿐만 아니라 내수 위주 기업들 역시 ‘상저하저’(上低下低)의 위기에 대응해 기업 본연의 생리인 ‘확장’을 잠시 제쳐 두더라도 생존 자체를 화두로 삼고 있는 것이다. ●삼성 글로벌전략회의 보름 당겨 2일 산업계에 따르면 비상경영과 관련해 우선 주목을 받는 그룹은 롯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8일 사장단 회의에서 전 계열사에 비상경영 체제 돌입과 원가·비용 절감 노력, 주요 프로젝트 투자 때 정확한 투자심사 분석 등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현재 위기 상황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내실경영’을 통한 체질 강화를 역설했다. 그는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단계별 계획을 마련하는 등 출구전략을 세우라.”고 당부했다. 최근 하이마트 등의 인수전에서 보여준 롯데의 보수적 행보는 신 회장의 이 같은 지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기업들은 아직 비상경영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피부로 다가오는 위기감은 롯데와 다르지 않다. 삼성은 지난달 29일 베트남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기, SDI 등 9개 제조 계열사 국내외 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제조 혁신 데이’를 열어 제조 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이 국내외 경제 위기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회의를 직접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하반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당초 일정보다 보름 이상 앞당겨 진행했다. ●현대차 “유럽위기에 선제 대응” 현대기아차는 신차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위기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해외 법인장 회의를 한 달 앞당겨 소집해 유럽 재정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이달 중순 현대차 중국3공장(연산 40만대)이 가동을 시작하면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 능력(353만대)은 사상 처음으로 국내 생산 능력(350만대)을 추월하게 된다. 환율 리스크 경감과 원가 경쟁력 향상 등 ‘두 마리 토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SK는 아직까지 연초에 수립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로존 위기 심화 등 경영 환경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면 목표나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LG는 구본무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전략회의에서 장기 계획뿐만 아니라 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도 논의했다. LG 관계자는 “품질과 재고 관리 강화, 환율 변경 대비 등 일상적인 관리 감독의 수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의 위기감도 상당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초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해 올해 경영 목표 재점검에 들어갔다. 소비성 예산을 최대 20% 줄이고 직원들이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사적인 비상대책 ‘20-30’을 마련했다. ●투자시기 조정·현금성자산 확보 GS칼텍스는 영업본부 직원 800여명에 대한 인력 재배치를 결정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외환 위기 이후 14년 만에 사실상 구조조정에 돌입한 셈이다. 구조조정 대상 인력은 70여명이다. 건설업체들은 신규 사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현상 유지에 치중하고 있다. 일부 중견업체는 자산을 처분해 불황을 넘어서는 식의 대응책을 시행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선박 발주량을 줄이고 경제 속도로 운행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수주로 최근의 위기를 벗어난다는 복안이다. 철강업계의 경우 포스코는 초긴축 예산을 편성해 불요불급한 투자의 집행 시기는 조정하고 자금 경색 심화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필리핀서 한국인 2명 급류에 휩쓸려 실종

    필리핀 마닐라 북서부 삼발레스 지역에서 최근 한국인 김모(58), 최모(45)씨 2명이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들 한국인은 지난 3일 오후 8시 30분쯤(현지시간) 마닐라 북서부 삼발레스 부카오 강에서 준설용 바지선에서 보트를 타고 강변으로 나가던 중 배가 전복됐돼 물에 빠졌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실종 한국인들을 찾기 위해 해양경비대와 경찰 등 60여명을 동원, 이틀째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AFP는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 “이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실종 한국인들은 한국 해운업체 S개발 소속 직원들로 부카오 강 중앙에서 준설작업을 벌여 왔다. 이들과 함께 보트에 탔던 다른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1명은 강가로 헤엄쳐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이석희 현대상선 사장 금탑산업훈장

    이석희 현대상선 사장 금탑산업훈장

    31일 전남 여수시 여수엑스포장 내 한국관에서 열린 제17회 바다의 날 행사에서 이석희(오른쪽) 현대상선 사장이 김황식 국무총리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이 사장은 새로운 해운연합 ‘G6’ 출범을 주도해 국내 해운업의 위상을 높이고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녹색경영을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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