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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현대상선, 새달 용선료 담판 배수진

    위기의 현대상선, 새달 용선료 담판 배수진

    해외 선주 최근 인하 사례에 희망 “임대료 인하 선주 부담”… 비관도 현대상선 지원 여부를 두고 채권단과 사채권자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가운데 현대상선의 운명을 좌우할 용선료(배 사용료) 인하 여부가 다음달 결정된다. 해외 선주에게 연 2조원에 이르는 돈을 주고 배를 빌려 쓰는 현대상선은 협상에 성공해야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이고 만기 연장에 반대하는 사채권자의 마음도 돌려세울 수 있다. 자율 협약으로 가닥을 잡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용선료 협상이 성공적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단 점도 현대상선이 이번 협상에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4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에게 연 1조 8793억원의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다. 보유 중인 125척 중 85척이 빌린 배다. 현대상선은 선주들을 만나 “시세를 고려하면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싸니 깎아 달라”고 요구 중이다. 용선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회사가 쓰러지면 선주도 손해를 보니 용선료를 내려주고 상생하자는 것이다. 실제 2010년 당시 하루 임대료가 5만 달러에 달했던 87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은 현재 8000달러면 빌릴 수 있다. 최근 업황 침체로 그리스와 이스라엘의 해운사들이 선주사들과 용선료 인하에 합의한 사례에 희망을 걸고 있다. 현대상선은 해운업이 활황이던 2010년 해외 선주들과 대규모 용선계약을 맺었다. 당시 중국을 중심으로 해운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라 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해운경기가 급속히 고꾸라지면서 이런 대량 계약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현대상선 측은 “세계적으로 항만에 묶여 있는 대형선이 200척이 넘을 정도로 업계 상황이 바닥인 점을 고려하면 선주들도 긍정적인 결론을 낼 것”이라며 재협상 성사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비관론도 적지 않다.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 같은 대형 선박은 선주 역시 대부분 돈을 빌려 배를 사는 데다 빌린 배를 재임대하는 등 임대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때문에 선주가 현대상선 임대료를 깎아 주면 그 부담을 선주가 고스란히 안을 수 있다. 계약 관계에 놓인 모든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세입자가 형편이 어렵다고 계약기간 중에 월세를 깎아 달라고 하면 집주인이 쉽게 응하겠느냐”면서 “선주들이 다른 해운사와의 형평성을 내세우며 반대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한 한 신용협동조합 관계자는 “설사 협상이 성공해도 인하 폭이 시장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In&Out] 위기의 한국 해운, ‘묶음’ 정책으로 풀자/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

    [In&Out] 위기의 한국 해운, ‘묶음’ 정책으로 풀자/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최근 대국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다. 알파고는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로 구성돼 있다. 이는 1202명의 상급 기사들이 모여 스스로 학습하며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 알파고는 끝내기 같은 디테일에도 강하고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한 수를 두면서도 전체적으로, 궁극적으로 판세에 가장 유리한 곳에 착점한다. 이번 대국을 보면서 9년째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산업과 해운과 직접 연관된 무역, 조선, 기자재, 선박금융, 항만 등에서도 전체적인 판세를 조망하면서 부분적으로도 강한 알파고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른 나라를 보면 더욱 그렇다. 인도 정부의 해운업 육성 의지와 행보는 대단하다. 2014년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그해 7월 발표한 2014~2015 예산안에서 항만 개발과 수로사업 등에 수십억 달러를 배정했다. 3~4년 내 7~8%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해운과 연관 산업 육성책도 발표했다. 인도의 수출입 물동량을 자국 선박으로 수송하기 위해 인도 선박회사에 저렴한 금융과 세제 혜택을 부여, 선대(船隊) 확충과 함께 조선산업도 부흥시키려 했다. ‘인도해양산업전’을 매년 4월 열어 전 세계 해운과 연관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유치에도 열심이다. 인도 정부는 무역, 금융, 해운, 조선, 항만 등을 한 번에 묶어 성장시키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미국은 1970년대 자국 상선대(商船隊)가 국제 경쟁력을 잃자 해운업을 포기했었다. 하지만 해운과 연관 산업에서 파생되는 실익과 고용효과를 잘 아는 미국은 2014년 11월 액화천연가스(LNG) 수송권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 자국민만 선원인 선박회사에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12월 ‘한·미 해운협력회의’에서는 자동차 해상 운송에 자국 선박을 투입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에너지 수출, 해운, 조선, 선원 등을 상호 연계시켰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 해운, 조선 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선박회사가 보유한 노후선을 자국에서 해체하고 선박을 지으면 보조금과 함께 저리 금융을 부여하는 정책을 펼쳐 자국 해운, 조선, 해체산업을 동시에 살렸다. 자동적으로 선박들의 연식도 좋아지고 연료유를 덜 쓰게 돼 운항 원가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선박들보다 경쟁력이 높아졌다. 중국 정부는 선박금융, 해운, 조선, 해체산업을 한데 묶었다. 지난해 12월 한국 해운은 세계 5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우리 해운산업의 대표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다. 지난해 조선 3사의 적자도 8조 5000억원이다. 수출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우리 경제는 ‘범의 아가리’에 있는 위기 상황이다. 사활의 문제이며 묘수가 필요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1999~2014년 조선산업의 수출액은 3350억 달러다. 수출입은행의 우대금리와 조선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밑바탕이 돼 벌어들인 달러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대금리에 최신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선박들의 경쟁 상대가 바로 우리 상선대였다. 조선업 수출을 위한 정석이 우리 해운산업에는 자충수였는지도 모른다. ‘묶음’ 정책이 묘수다. 한 개 산업만을 위한 정책이나 지원이 아닌 여러 산업을 묶어 살리거나 육성할 수 있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부분에도 강하고 전체도 조망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한 개 산업만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경제의 패착이다.
  • 수은, 해운사 담보 대출 한도 유지

    수출입은행은 해운사가 선박을 담보로 빌려 간 기존 대출 한도를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최근 선박 가격이 하락하면서 담보 가치(대출 한도)가 함께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수은은 이런 내용의 ‘국내 해운사 위기 극복 지원 방안’을 6일 발표했다. 수은에 돈을 빌려 간 해운사는 담보인정비율(LTV) 유지 의무 기간을 1년 유예받을 수 있다. 선박의 LTV는 통상 선박 가격의 70~90% 범위에서 책정된다. 그런데 최근 선박 공급 과잉과 해운업 침체가 이어져 해운사들 중 LTV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이 경우 해운사들은 수은에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대출금의 일부를 조기 상환해야 한다. 자금 압박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수은 측은 “1년간 LTV 유지 의무 적용을 유예함으로써 해운사에 연간 1100억원의 유동성을 간접 지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24)한국자산관리공사] 부실채권 인수·기업 구조조정… 국가 경제 위기마다 ‘구원투수’

    [공기업 사람들 (24)한국자산관리공사] 부실채권 인수·기업 구조조정… 국가 경제 위기마다 ‘구원투수’

    1962년 설립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금융사 부실 채권을 인수해 정리하는 기업 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3년 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3년 가계부채 위기 등 경제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 왔다. 일반인들에게는 개인 채무조정과 서민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캠코가 운영하는 국민행복기금이 잘 알려져 있다. 국가 재정의 수익 증대를 위해 국유재산을 관리하고 체납 세금을 징수하는 국가자산 종합관리 기관이기도 하다. 해운업을 비롯해 산업 재편을 위한 구조조정이 국정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요즘 캠코의 역할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캠코는 홍영만 사장 취임 이후 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업 구조개선 지원 방식으로 ‘세일 앤드 리스백’을 도입한 캠코는 541억원을 투입, 5개 중소기업의 공장과 사옥을 사들이고 해운사 선박 7척을 매입(1109억원)해 자금을 지원했다. 세일 앤드 리스백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기계나 설비, 토지, 건물 등을 사들인 다음 이를 다시 임대해 주는 방식이다. 기업은 자산을 팔더라도 그것을 다시 임차해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기업 사정이 나아지면 되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캠코가 기업 자산을 매입할 경우 해당 기업은 주채권 금융사로부터 운영자금 지원과 채무 재조정, 상환 유예 등을 보장받을 수 있고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올해도 캠코는 해운업과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원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원 금액은 최대 150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정부의 해운업 경쟁력 강화 추진 계획에 따라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초대형·고연비 선박을 새로 짓는 데 지원할 방침이다. 매년 1000억원을 중고 선박 매입에 투입해 재임대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민간 투자자와 공동 출자하는 선박 펀드를 5년간 1조원 규모로 확대 조성한다.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서민금융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행복기금은 1억원 이하, 6개월 이상 장기 연체된 채무를 매입하고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채무자가 최대 70%까지 채무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47만 4000명이 채무조정 제도를 이용했다.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빌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10% 안팎의 저렴한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바꿔드림론’을 통해 6만 9000명이 혜택을 봤다. 올해는 기초수급자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최대 90%까지 원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취업 상담과 알선 등 실질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유재산 관리와 조세 압류재산 정리 업무도 맡아서 한다. 캠코가 관리하고 있는 국유지는 약 62만 필지(약 1억 3400만평)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55배에 이른다. 지난해 건물이 노후되거나 활용도가 낮은 국·공유재산 18건의 위탁 개발을 승인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 홍릉동 지식협력단지, 문화창조아카데미, 동대문 글로컬타워 등 4건 582억원의 위탁개발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홍 사장은 “공적 자산관리 기관이라는 캠코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올해는 금융회사의 무수익여신(NPL)과 기업 구조조정 자산 인수를 더욱 확대해 구조조정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北 해운·항공·무역 다 막는다

    北 해운·항공·무역 다 막는다

    모든 수출입 화물·선박 검색 의무화 무기·항공유 거래 금지… 광물은 제한 불법 은행 거래 北외교관 추방 적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20여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의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을 회람했다. 이르면 27일 채택될 것으로 보이는 결의안이 제대로 이행되면 북한의 해운, 항공, 무역을 사실상 봉쇄해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돈줄을 차단하는 등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 초안에는 북한의 모든 수출입 화물, 선박에 대한 검색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처음으로 담겼다. 지금까지는 대량살상무기(WMD) 등 의심 물질로 여겨지는 화물, 선박에 대해서만 검색했다. 또 소형무기까지 금수 대상에 포함되면서 모든 재래식 무기 거래를 금지했으며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도 금지했다. 석탄, 철광석, 금, 티타늄, 희토류 등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광물 거래도 처음으로 제한했으며 북한에 항공유와 로켓 연료 공급을 금지하는 내용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이와 함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에 연루된 북한의 개인 17명과 단체 12곳에 제재를 부과하고 북한의 해운업체 원양해운관리회사 소속 선박 31척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불법 은행 거래 시 북한 외교관을 추방하는 내용도 적시됐으며 북한 은행 지점 등의 개설도 금지됐다.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는 회의 뒤 기자들에게 “이번 결의안은 20여년 만에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안”이라며 “만약 그대로 채택된다면 북한 정권에 분명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준 주유엔 한국대사는 이번 제재 결의안은 “강도에서 기존 대북 제재의 2배 이상이 된다고 본다”며 “특히 대북 제재가 북한의 WMD에 대한 직접적 제재를 넘어 간접 제재로 확장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요시카와 모토히데 주유엔 일본대사는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북한의 이웃 국가로서 책임 있는 대응을 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결의안에 자국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데 만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일본의 주장이 상당한 정도로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해 “명확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한 한 빨리 강한 내용의 결의가 채택되도록 공헌하고 싶다”며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업 구조재편 절차 최대 44일 빨라져… 조선·철강 M&A 탄력

    삼성·현대차 등 경영승계 가속 일부선 “기업 회생엔 역부족” 일명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사업 재편 절차가 최대 44일가량 빨라지게 된다.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를 한번에 풀어주고 세제·자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원샷법으로 회사의 소규모 분할이 가능해지고 합병 요건도 완화되는 등 인수·합병(M&A) 관련 절차가 간소화되기 때문이다. 우선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철강·해운업종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국내 중소 조선업체들의 M&A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동조선해양을 위탁 경영하는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과 중소 조선업체들 간의 합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 또 지난해 무산됐던 동부제철의 매각 가능성도 다시 열렸다. 동부제철은 2014년 7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이후 10월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이후 지금까지 표류 중이다. 원샷법 통과로 지주회사 관련 일부 규제가 유예되고 등록면허세가 감면된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의 계열사 재편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두 회사 모두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원샷법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M&A에 대한 정부 지원만으로 회생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경희대 경제학과 안재욱 교수는 “원샷법이 기업들의 경영환경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풀어 준다는 면에서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면서 “다만 기업들의 현 상황이 어려운 만큼 원샷법만으로 경제를 회복시키기는 어려운 만큼 추가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은 “원샷법이 기업의 사전적, 선제적 사업 재편을 촉진해 산업경쟁력 강화와 경제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현대상선 생존 자구책은 ‘용선료 인하’

    현대상선 생존 자구책은 ‘용선료 인하’

    지난 5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현대상선이 외국 선주들과 용선료(선박 대여료) 협상에 나선다. 자산 매각, 영구채 발행 등 기존 자구안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보고 용선료 조정이란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용선료는 5년 전 대비 16% 수준이지만 현대상선은 여전히 계약 당시 용선료를 내고 있다. 용선료로 지급하는 금액만 연간 2조원대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고가에 맺어 놓은 용선 계약을 정리하지 않으면 시황이 회복돼도 적자가 나는 구조”라며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조만간 용선료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도 “5년간 현대상선 누적적자가 1조 7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이익을 내려면 자산 매각이 아닌 생존 방안을 들고 와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현대상선이 추진 중인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용선료 조정 등 근본적인 대책이 없이는 자구안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현대상선은 2000년대 후반 용선료가 한창 높을 때 자금이 덜 들어가고 규모를 늘리기 쉽다는 이유로 선박 발주 대신 용선을 택했다. 2008년 3월 84척이던 용선 수는 2012년 3월 133척까지 늘어났다. 9000억원대 용선료는 2조원대로 훌쩍 뛰었다. 이후 시황이 급속도로 꺾이면서 고용선료가 발목을 잡았다. 2010년 하루 5만 달러(컨테이너선 8000TEU급)의 용선료가 현재 800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현대상선은 기존 용선료를 내야 했다. 현대상선이 최후의 수단으로 용선료 조정에 나서지만 외국 선주와의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용선료 인하는 계약 변경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자칫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에 성공한 사례(이스라엘 선사 ‘짐’)도 있어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영국 선주의 경우 계약서 조항 끝에 ‘분쟁이 생길 경우 영국 법원으로 간다’는 문구를 넣기도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선주의 선의에 기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한해운 인수한 SM그룹, SPP조선도 품에 안나

     대한해운 모회사인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중견 조선사 SPP조선의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SPP조선 본입찰에 SM그룹 한 곳만이 단독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4~5곳 업체 중 SM그룹만이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건설이 모태인 SM그룹은 2013년 해운업계 ‘대어’로 꼽힌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번 인수전에서는 SM그룹의 조건부 입찰 제안서가 ‘복병’이 될 전망이다. SM그룹이 SPP조선의 사천조선소에 대해서는 완전 인수를 희망했으나 통영조선소 등 다른 부지에 대해서는 사용권 보장 등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에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고민도 깊어졌다. 일단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 등 채권단과 인수조건을 세세하게 따진 뒤 SM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지 결정할 방침이다.  SM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실사를 거쳐 채권단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다. ‘남들은 고민할 때 나는 행동한다’는 신념을 지닌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또 한 번의 인수합병(M&A)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신년기획] 한·중 FTA 활용한 경쟁력 향상… 기회 잡아야 위기 넘는다

    [신년기획] 한·중 FTA 활용한 경쟁력 향상… 기회 잡아야 위기 넘는다

    수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지난해 못지않게 올해 글로벌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무장테러단체의 위협 속에 국제 유가하락은 지속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미국 금리인상과 엔저, 중국발 공급과잉 속 개발도상국의 기술 추격은 우리 기업의 숨통을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년차에 본격 접어드는 등 기회도 열려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기업은 군살빼기와 고부가가치 제품 등 질적성장을 통한 재활성화 계획을 마련하고 정부는 이런 기업에 대한 사회안전망 마련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긴축경영 등 장단기 경기대응을 동시 가동하면서 해외 기업들이 눈여겨보는 한·중 FTA 플랫폼을 안팎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특히 식품 안전, 프리미엄 등 중국과 차별화되는 점을 찾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력 수출 업종별 위기극복 키워드를 살펴봤다. 전자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대표적인 샌드위치 업종이다. 중국의 기술 추격과 엔저 장기화로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는 중국의 저가폰 공세 속에 피말리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비용을 절감하고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위기 경영의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업계 리더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위기 경영’을 선언했다. 이재용 회장의 실용주의 노선에 따라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약진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 기술 역량을 강화한다. 자동차 전용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접목한 기술 확보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가 정체되고 있는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제품 차별화를 꾀하고 삼성페이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스마트폰은 미국 애플과 중국 샤오미 등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 완제품 수출이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18.1%나 급락했다. 강홍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본부장은 “갤럭시 S7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등 애플과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우위 선점 노력과 함께 IoT 등 휴대전화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수익창출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LG는 잘하던 것에 집중할 방침이다. 스마트폰과 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효과로 TV 수요가 성장할 것에 대비해 생활가전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올레드 제품과 고성능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도 공략한다. 자동차 업계는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운명이다. 내수 부진과 신흥국 경기 침체, 엔화 약세 등으로 올해 자동차 생산량은 450만대로 전년보다 0.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과 멕시코 공장이 문을 열어 최대 90만대를 추가 생산할 여력이 생기지만 수요 부족으로 30만대 정도만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효율성이 높은 해외 생산 물량을 늘리고 국내 생산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GM, 르노삼성 등 외국계 완성차 업체는 한국 공장의 고임금·비효율이 심각하다며 국내 생산 감소와 명예퇴직 등 인원 감축을 지속할 예정이다. 3800개에 이르는 중소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 중심에서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친환경차 등 신기술 자동차 시장의 저변이 확대된 만큼 현대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간의 협력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가장 잔인한 해를 보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지난 한 해 적자만 6조원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긴축경영 체제로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입장이지만 적자 폭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 해운업계의 불황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해운업계의 어려움은 세계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라는 구조적인 문제로 업계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업계의 적자 원인인 해양플랜트 부문의 실적 개선은 새해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조선 부문 팀장은 “지금처럼 유가가 비정상적으로 낮을 때는 해양플랜트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는 수요가 늘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만들어 내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힌다. 홍 팀장은 “국제해사기구가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의 하나인 에코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 기술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 경제를 떠받치던 국가기간산업인 철강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조선·자동차·전자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수요가 급감하고 보호주의 무역 공세까지 겹치면서 수출이 곤두박칠쳤다. 특히 중국 철강의 과잉공급에 따른 ‘밀어내기식 덤핑’ 수출과 저유가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은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철강제품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6%나 하락했다. 경영악화와 검찰 수사까지 받는 등 시련의 시기를 보낸 포스코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함께 파이넥스 공법 등 자체 개발한 기술 수출과 자동차용 초고강도강 등 고수익 핵심 수요산업의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사업 감축과 구조조정 속에 체질 강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저성장시대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유가의 직격탄을 받은 석유화학업계는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 등으로 국제유가가 올해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까지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8%나 하락했다. 업계는 선제적 구조개편과 경쟁력 약화 설비의 통폐합, 고부가가치제품 개발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안전이 중시되는 젖병 소재, 가볍고 튼튼한 자동차용 폴리카보네이트 등 고기능 신소재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해외 우수기업과의 합작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유통업계는 상반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내수 침체로 심각한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하반기 정부 주도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민간 주도의 K세일 데이 행사로 백화점·대형마트 등 업계 매출이 겨우 회복됐다. 새해 유통업황을 좌우할 변수로는 ‘규제’가 지목된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내년에도 기업들의 면세점 경쟁이 계속될 텐데 5년짜리 특허권이라는 사업의 불확실성 때문에 고용 불안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메르스에서 확인됐듯이 한국 소비의 큰 축인 외국인 관광객을 일정하게 한국으로 올 수 있게 하는 관광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소비 성향 분석과 그에 맞춘 상품 개발도 업계가 주목해야 할 과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뉴스 분석] 해운업 ‘부채비율 400%’ 논란

    [뉴스 분석] 해운업 ‘부채비율 400%’ 논란

    정부가 위기에 빠진 해운업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부채비율 400%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정부가 12억 달러(약 1조 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부채비율 조건을 충족하는 회사에만 지원하겠다고 단서 조항을 단 게 화근이 된 것이다. 해운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구조조정 요구안을 100% 수용해 자구책을 성실히 이행해 왔는데 난데없이 부채비율 조건을 들고 나왔다”면서 “이미 팔 수 있는 자산은 거의 다 매각해 더 팔고 싶어도 못 판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400%라는 숫자가 대체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탁상공론식 정책을 비판했다. ●정부 “회사채 연장으로 정상화 요원… 유상증자 등 추진을” 4일 정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해운업 지원방안은 ‘선(先)자구계획, 후(後)정상화 지원’으로 압축된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대의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자구계획 및 노사 동의를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더이상 퍼 주기식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다만 해운업계에는 자구계획안 제출에 그치지 않고 부채비율을 400%로 낮추라는 강력한 구조조정안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과 차이가 있다. 당장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대형 국적선사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00%대다. 앞으로 부채비율을 300% 이상 끌어내려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013년 두 회사 모두 1000% 넘게 치솟았던 부채비율을 700%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데만 2년 반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부채비율을 300% 이상 줄이기 위해 알짜 자산 매각, 외자 유치, 유상증자도 했다. 정부가 부채비율 400%를 고집하는 이유는 이렇다. 회사채 발행 마지노선(부채비율 500%)과 글로벌 선사(머스크, CMA CGM)의 부채비율(200~300%)을 감안했을 때 안정적인 회사채 발행이 가능하려면 400%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 측은 “회사채 연장만으로는 해운업계의 정상화가 요원하다”며 “국적선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부채비율 감축은 필수다.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계 “400% 현실적 불가능… 자금 압박 풀어 줘야 ” 그러나 해운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이사는 “그동안 두 회사가 핵심 영업자산을 내다팔아 약 5조원의 자금을 확보했지만 이마저도 차입금 상환에 모두 쓰였다”면서 “또다시 자산을 팔거나 증자를 해서 8000억원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며 당장 자금(유동성)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올해 두 회사가 갚아야 할 금액(선박금융, 회사채, 은행 차입금 등)만 각각 1조원가량이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정책연구실장은 “금리를 4% 이하로 낮춰 주고 원금 상환을 유예시켜 주는 등 자금 압박을 풀어 줘야 해운업계의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경제체질 개선으로 ‘트리플 악재’ 넘어야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추락하며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년 반 전만 해도 100달러를 웃돌았지만 내년에는 2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초(超)저유가’ 시대가 고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에 저유가는 축복이었다. 기업들로서는 원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수출에 호재였다. 1980년대에는 3저(저달러·저금리·저유가) 현상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지금의 저유가는 공급과 수요 양쪽 측면에 원인이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공급 과잉이 됐다. 수요 쪽에서는 지속적인 글로벌 경기 부진 때문이다. 공급 과잉보다는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의 영향이 더 크다. 세계 경제의 수요가 탄탄했던 1980년대와는 상황이 다르다. 저유가는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유류 비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 해운업계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유가가 떨어지는 만큼은 아니지만 주유소 기름값도 떨어진다. 내수를 진작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 수출입 물가가 떨어져 수출 총액이 준다. 중동 산유국의 재정이 나빠지면서 해외 건설과 수출시장도 쪼그라든다. 조선, 건설, 석유화학 업종의 수출이 특히 크게 감소한다. 이미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에 비해 31%가 줄었고 중동 지역의 수주액은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48%)에 그쳤다.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마진도 크게 줄었고 조선업은 대형 3사의 올해 영업손실이 8조원에 이를 정도로 허덕이고 있다.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 성장률도 떨어지고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진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 둔화, 저유가 쇼크는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트리플 악재’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유가는 더 떨어진다. 오일머니가 대거 이탈하면서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신흥국이 재정 위기에 빠지고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도 가중될 수 있다.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 경제 회복도 어려워진다. 트리플 악재의 파도를 넘으려면 경제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석유화학, 조선업 등 저유가로 타격이 큰 산업의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등 산업 구조 개편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석유 의존 산업에서 벗어나 저탄소, 신에너지 산업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대기업 신용마저 불안하다

    대기업 신용마저 불안하다

    세계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대기업 신용등급마저 떨어지는 등 경고등이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정유, 조선, 해운은 물론 내수 등으로 업종과 상관없이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6일 한국기업평가의 ‘2015년 3분기 신용등급 변동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신용등급이 내려간 40개사 가운데 38개사가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이다. 올 초 신용등급이 있는 업체 372개사 가운데 등급이 상승한 업체는 대기업 7개사뿐이었고, 하향 40개사 중 2개사는 부도가 났다. 등급 하락이 과거에는 투기등급에 집중됐는데 최근에는 투자등급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간산업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 과점적 경쟁구조를 기반으로 매우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지켜 왔던 정유산업 내 SK에너지, GS칼텍스 등 대기업 계열 주력사 5곳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과 해운업종 주요 업체들의 등급 하락도 5건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 4곳은 포스코의 지원 의지 재검토에 따라 등급이 떨어졌고, 신세계와 하이트진로 등 내수 소비재 산업 업체 4곳의 등급도 떨어졌다. 대기업 상황만 놓고 보면 지난해 상승 13개, 하락 42개였으나 올 3분기까지는 상승 7개, 하락 38개사다. 등급 하향 업체 대비 상향 업체 비율을 나타내는 등급상하향배율이 지난해 0.31배에서 0.18배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향후 등급 변동 가능성을 의미하는 등급 전망은 지난해 말 기준 7.8%에서 7.6%로 약간 떨어졌지만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다.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한 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 3년째 계속된 한계기업 비중이 지난해 15.2%(외부감사기업 기준)다. 금융위기 상황이었던 2009년 12.8%보다도 높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같은 기간 9.3%에서 14.8%로 5.5% 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은 1.8% 포인트(13.5→15.3%) 상승에 그쳤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유가 및 환율 등 대내외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높아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며 “기업 신용도는 당분간 하락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보다는 회사채 발행 등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높아 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이 어렵다”며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에 대한 일몰시한 마련,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국회 통과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D등급 대폭 늘려 경제불안 선제적 대응

    D등급 대폭 늘려 경제불안 선제적 대응

    중소기업에 대한 ‘살생부’ 작업도 끝났다. 지난 7월 대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35곳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추려낸 데 이어 중소기업 구조조정 대상으로 175곳이 선정됐다. 다음달 대기업에 대한 수시 신용위험평가가 끝나면 대기업에서도 부실 징후 기업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감독 당국이 올해 안에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할 방침이라 대상 기업과 채권단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1일 내놓은 신용위험평가에서 세부 평가 대상 선정 기준을 예년보다 강화했다. 통상 최근 3년 연속 영업현금 흐름이 적자이거나 이자보상배율(기업이 1년간 벌어들인 수입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 미만인 한계 기업이 대상이지만 이번에 재무구조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기간을 ‘최근 2년 연속’으로 더욱 엄하게 적용했다. 이에 따라 평가 대상 자체가 지난해(1609개사)보다 20% 늘어난 1934개가 됐다. 채권은행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3개월간 세부 평가를 통해 옥석을 가렸다. 당국은 앞서 한계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채권은행의 엄정한 기업신용평가’, ‘기업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한 경영 정상화’, ‘신속한 구조조정 집행’ 등 3대 원칙을 정하고 구조조정을 독려했다. 특히 구조조정 대상 175개사 가운데 워크아웃 등을 통해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C등급(70개사)보다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을 의미하는 D등급(105개사)이 대폭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금융 당국이 구조조정에 강도와 속도를 더하는 이유는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우리 경제의 불안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경제 전반에 불안이 높아진 상태다. 1100조원대로 불어난 가계부채에 기업부채 뇌관까지 터지면 자칫 금융 시스템까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조선업 대형 3사가 올 상반기에만 4조원대 영업 손실을 내는 등 일부 업종의 부실이 가시화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분야의 105개사(29개사 증가)와 비제조업 분야 70개사(21개사 증가)가 부실 징후 기업으로 분류돼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크게 늘어났다. 제조업에서는 전자부품(19개사)과 기계·장비(14개사), 자동차(12개사), 식료품(10개사)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비제조업에서는 해운업 부진과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운수업체가 4개에서 9개로 2배 이상 늘었다. 금감원은 전자부품, 기계·장비, 자동차, 부동산, 운수업 등 12개 분야를 취약 업종으로 봤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크게 늘면서 기업에 돈을 빌려준 은행의 부담도 커졌다.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 부실에 대비해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금융권이 175개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빌려준 전체 신용공여액은 9월 말 기준 2조 2204억원이다. 이번 구조조정 추진으로 은행권은 4504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올 9월 말 현재 적립된 3020억원보다도 많다. 이달 중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출범한 유암코가 첫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다음달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가 끝나면 채권은행은 기업들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한 워크아웃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성목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은 “향후 현장 점검을 실시해 채권은행이 관련 업무를 잘 처리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기업 구조조정 골든타임 놓쳐선 안 된다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강제 합병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어제 나왔다. 해운업계 1위인 한진해운은 10분기 누적 적자가 3200억원에 이른다. 2위인 현대상선도 누적 적자가 6700억원이 넘는다. 경기 부진으로 인해 물동량이 많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 두 회사가 자발적인 합병 권유를 거부하자 정부가 강제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시장의 혼란이 확산되자 정부는 일단 ‘강제 빅딜설(說)’을 부인했다. 하지만 정부는 해운업을 비롯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조선,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5대 업종의 업황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이달 중 만들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 주도의 한계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돈줄을 쥐고 있는 채권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5대 업종의 구조조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합병이나 과잉설비 매각, 대기업 간 교환 등 기업 스스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공멸할 수도 있다. 수조원의 적자가 쌓여 있는 조선업계 빅3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마불사’의 신화는 이미 1997년 외환위기 때 깨졌다.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은 필수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만 집중해야 살아남는다. 개별 기업의 재무조정만 하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산업구조의 큰 틀을 다시 짜야 한다. 더 쉽지 않다. 어렵다고 구조조정을 미뤘다가는 좀비 기업의 연쇄 부도가 일어난다.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위기로 번져 화를 키울 수 있다. 관치 논란을 알면서도 정부가 최근 주도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이유다. 정부가 개입하기보다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게 물론 더 바람직하다. 지난달 말 삼성과 롯데가 화학 계열사를 주고받는 빅딜을 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의 자율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구조조정은 더 늘어나야 한다. 기업이 위기 상황을 돌파할 유일한 해법이기도 하다. 한국 경제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제조업 성장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근 초저가 상품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장기 불황에 빠지기 직전의 일본과 판박이다.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돈을 끌어대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12월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리도 따라 오르면서 빚이 많은 기업이나 가계 모두 치명타를 맞게 된다. 이런 와중에 중국은 반도체 분야까지 뛰어들며 턱밑까지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의 저가 공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계 기업을 정리하고 기업 부채를 관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나라 경영학자 10명 중 7명이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앞으로 3년 안에 우리 경제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한국경영학회의 조사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을 잃은 산업 구조를 새로 짜는 등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도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기업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 기업인 525억 원정도박… 조폭의 ‘새 돈줄’

    기업인 525억 원정도박… 조폭의 ‘새 돈줄’

    한탕에 눈먼 도박꾼들이 좇는 ‘짜릿함’의 끝은 어디일까. 회전율이 30초에 불과한 카드 게임 ‘바카라’만으로는 성이 안 차, 칩의 액면가를 조정해 마카오와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한판에 최대 6억원짜리 변칙 도박판을 벌여온 ‘하이롤러’(고액 베팅 도박자) 기업인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즐긴 도박의 1회 베팅액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6배, 강원랜드의 20배에 달했다. 조직폭력배들이 운영하는 불법 도박장을 통해서다. 겉으로는 건실한 중소·중견기업인으로 행세했지만 해외 도박판에서는 한순간의 쾌락을 위해 깡패들의 ‘호구’(돈줄) 역할을 자청한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은 4일 동남아 카지노에서 거액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상습도박 등)로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와 경비용역업체 H사 대표 한모(65)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또 경기 광주시 K골프장 소유주 맹모(89)씨 등 기업인 7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는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광주송정리파 폭력조직원 이모(39)씨가 마카오 등에서 운영하던 ‘정킷방’(카지노 VIP룸)에서 169억원 상당의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사돈 7억원을 빼돌려 도박빚을 갚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있다. 한씨는 2013∼2014년 필리핀 등에서 37억여원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가 있다. 조폭의 도박장 운영을 위해 12억원 상당의 연대보증을 서준 혐의(도박장 개장 방조)도 적용됐다.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진 기업인들 역시 2억∼37억원대 상습 도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원정도박 사건과 관련해 이날까지 기업인 12명(구속기소 4명, 불구속기소 8명)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구속 기소된 인물 중에는 101억원대 상습도박 혐의가 있는 유명화장품 N사 대표 정모(50)씨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탕진한 총금액은 중견기업의 연매출과 맞먹는 525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칩의 액면금액에 두 배를 곱한 금액을 정산하는 ‘더블게임’과 페소화(필리핀의 화폐단위)가 적혀 있는 칩으로 게임을 한 뒤 페소화보다 5배 넘는 가치를 지닌 홍콩달러로 정산하는 ‘홍콩달러게임’ 등의 변칙 룰을 적용해 판돈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검찰은 정킷방을 운영한 간부급 조폭 11명과 기업인에게 원정도박을 알선한 브로커 3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잠적한 7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1990년대까지는 동남아 카지노에 손님을 소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식이었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직접 도박장 개설에 뛰어들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수익 확보도 처음에는 판돈의 1.25%만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다가 2013년부터는 원정도박자가 잃은 금액 중 40∼50%를 챙기는 쪽으로 진화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통 해외 도박은 외상으로 이뤄져 국내에서 도박빚을 수금하는 것도 조폭들의 중요한 역할이었다”면서 “막대한 국부를 불법 환치기를 통해 해외로 유출하는 중대 범행”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조선·철강·해운 구조조정설 몸살

    장기 불황에 빠져 위기에 몰린 국내 조선·철강·해운 산업이 잇따른 구조조정 설(說)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때 국내 제조산업을 떠받치던 이들 업종이 지속되는 실적 악화로 인해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하면서 정부가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안이,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안이 나돌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을 인수함으로써 불필요한 경쟁과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현실성이 없을 뿐 아니라 이 같은 방안이 추진됐을 때 발생할 위험부담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될 경우 사무직군은 절반 이상 인력이 축소될 것”이라면서 “특성상 조선업이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높은 만큼 (합병으로 인해)지역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합병설에 대해 업계와 정부는 일단 모두 부인했다. 한진해운은 이날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정부로부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에 대한 검토를 요청받았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고, 현대상선 역시 공시를 통해 “정부로부터 (양사 합병안에 대해)검토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포스코의 구조조정방안을 마련한 바 없다”고 밝혔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구조조정은 기업들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정부 주도로 ‘대마’(大馬)를 만들었다가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더 큰 비용 부담을 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단독] “정부, 우산 타령 접어라… 입김 그만”

    정부는 이르면 23일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시발탄으로 기업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부실이 심화되기 전에 채권자들이 나서 구조조정을 압박할 수 있는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해 입김을 넣는 기존 구조조정 관행으로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처방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도 우산 타령을 접으라”는 주문이다. 양원근 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은 “은행은 기업 리스크를 상시적으로 평가해 신규 자금이나 자금 회수를 적절히 반영하고 리스크에 따라 금리를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홍 하나금융연구소 기업금융팀장은 “자본시장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정크본드에 투자한 사모펀드들이 기업이 부실해지면 경영권을 인수해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거나 기업 경영권을 사고팔면서 기업이 부실 자산을 스스로 떨어내도록 압박한다”면서 “우리는 구조조정만 하려고 하면 당국이 ‘비 올 때 우산 뺏지 마라’며 압력을 넣고 정치권도 떠들어대는데 어떻게 적기에 부실 기업을 솎아내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정부 입김을 최소화하고 시장에서 채권자들이 자율적으로 합의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 업종 정책금융 연명 무의미 지금도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워크아웃이나 채권단자율협약 등 사전 구조조정 제도가 있지만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대기업의 경우 주채권은행이 산은이나 수은이어서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금융 당국이 대우조선 처리 방안을 두고 산은으로 하여금 유상증자를 통해 급한 불을 끄도록 종용하는 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이나 해운업 등 큰 기업의 경우에는 중국으로 산업 이전이 가시화됐고 중소기업은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부실이 늘어나게 됐다”면서 “조선업처럼 중국으로의 산업 이전이 본격화된 경우 정책금융으로 연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유암코 ‘기업 회생 뒤 매각’ 모델 개발해야 정부도 시간이 많지 않고 관(官) 주도의 구조조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별도 구조조정 회사를 세우려던 방침을 전격 번복, 기존에 있던 ‘유암코’(은행들이 돈을 내 만든 부실채권 전문처리회사)를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확대 개편하기로 한 것은 그래서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기업부채연구센터장은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은 부실 기업을 뜯어고쳐 (필요한 지원을 한 뒤 회생시켜) 새 주인에게 매각하는 과정까지를 포함한다”면서 “좋은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오고 이를 통해 민간에서도 돈을 넣어 수익률이 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암코가 부실 채권을 인수해서 정리하는 기존의 역할에 더해 이런 구조조정 역할을 잘 해줘야 당국이 의도하는 기업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오너(소유주)가 그룹을 경영하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지배구조 자체가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기존경영자 관리인제도’(DIP)가 있기 때문에 채권단의 경영 간섭이 심한 워크아웃보다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곧장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연구위원은 “오너십이 강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떻게든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경쟁력 없는 기업이 다른 계열사의 보조를 받아 생존하는 식이어서 조기에 부실 기업을 떨어내는 게 잘 되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원정 도박 판돈 ‘환차익 장사’ 하는 조폭들

    원정 도박 판돈 ‘환차익 장사’ 하는 조폭들

    국내 조직폭력배가 주도하는 기업형 해외 원정도박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재계 인사와 운동선수 등이 줄줄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실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최근 도박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부유층 도박꾼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조폭들이 대거 원정 도박장 운영에 나섰다. 최근에는 해외 호텔 카지노에서 VIP룸을 빌려 운영하는 일명 ‘정킷방’이 유행처럼 번졌다. 정킷은 원래 ‘경비 부담이 없는 여행’이라는 뜻이지만 마카오 등에서는 ‘원정 도박 손님을 알선한다’는 의미로 통한다. 조폭들은 재력가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항공료와 호텔 숙박비, 식대 제공은 물론 카지노 VIP룸과 도박 자금까지 풀코스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일 구속 기소된 범서방파 계열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원인 이모(39)씨 역시 원래 ‘바다이야기’ 수십대를 굴렸지만 2011년 10월부터 마카오 정킷방 운영으로 ‘전공’을 바꿨다. 손님을 알선한 후 판돈의 1.24% 정도를 ‘롤링수익’으로 받거나 도박판에서 손님들이 잃은 돈의 40%를 ‘루징 수익’으로 받는 식이었다. 이들의 주요 타깃은 중견 기업인들과 유명 스포츠 선수 등 부유층이었다. 판돈 규모도 ‘수십억원대’로 불었다. 지난 6일 구속된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40억원대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견 해운업체 대표 문모(56)씨는 마카오에서 200억원대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회전율이 빠르고 중독성이 강한 바카라에 주로 빠졌다”면서 “한번에 3억원씩 베팅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2011년 8월부터 8개월간 이씨와 도박자들 간에 불법적으로 주고받은 거래 내역도 제출했다. 이씨는 홍콩달러로 판돈을 빌려주고 자신의 국내 계좌에는 한화로 돈을 돌려받았다. 입금자와 송금자가 겹치는 수를 감안해도 이씨와 불법 환전거래를 한 사람들은 최소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폭들은 빌려준 돈을 회수할 때는 본색을 드러냈다. 해외에서 돈을 빌려주고 국내에서 원화로 돈을 돌려받아 환차익 장사를 했는데 여의치 않을 경우 폭력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이 중에는 20억원 상당의 도박 빚을 갚지 않는다며 경찰에 사기로 고소장을 제출한 조폭도 있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원정 도박 의혹’ 삼성 야구선수 2명 홍콩 다녀온 기록 확인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 2명이 올 정규시즌을 마치고 비슷한 시기에 홍콩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카오에서 원정 도박을 벌인 혐의로 내사하고 있는 두 선수의 출입국 기록을 조회한 결과 두 선수가 비슷한 시기에 홍콩에 다녀온 사실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기는 공개할 수 없지만 두 선수가 비시즌 중 비슷한 시점에 홍콩에 다녀온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두 선수가 같은 비행기를 타지는 않았지만 체류 기간이 겹칠 정도로 홍콩에 간 일정이 비슷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홍콩에서 배편 등으로 마카오로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8월 두 선수가 조직폭력배가 임대해 운영하는 마카오 카지노의 ‘정킷방’에서 10억원 이상 규모의 도박을 했다는 제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정킷방 도박은 조폭이 카지노 업체 보증금을 걸고 VIP룸을 빌려 개설한 사설 도박장으로, 현지 관광과 숙박 제공은 물론 한 번에 수억원의 판돈을 빌려준 후 수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경찰 제보 내용 중엔 조폭이 환치기에 쓴 구체적인 은행 계좌 정보까지 포함돼 있다. 경찰은 법원에서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이 계좌를 분석 중이고 두 선수와 조폭 조직원 간 전화통화 내역도 조회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환치기 계좌 분석이나 통신 추적 등에서 두 선수가 연루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기업인들의 ‘동남아 원정 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이날 국외 고급호텔 카지노 VIP룸에서 수백억원대 도박을 벌인 혐의로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번 수사로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정킷방 운영업자와 브로커 9명이 구속 기소됐다. 수사팀은 잔여 폭력조직원과 도박 가담 기업인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벌가 분쟁 잔혹사] 형제간 막장 폭로·소송전…그 대가는 혹독했다

    [재벌가 분쟁 잔혹사] 형제간 막장 폭로·소송전…그 대가는 혹독했다

    ■금호家 ‘형제의 난’ 대우건설 인수 뒤 ‘형제경영’ 흔들려…박삼구·찬구 갈라서며 지금도 소송 중 금호가(家)는 갈등 없는 경영 승계의 모범적 선례를 남길 뻔했지만 경영난을 겪으며 형제간 분쟁으로 비화된 경우다. 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은 형제들이 모두 그룹의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형제 경영’의 지론 아래 5형제 중 4형제에게 지분을 균등하게 배분했다. 그 뜻을 이어받아 가장 먼저 장남 고 박성용 명예회장이 2대 회장에 올라 그룹을 경영했다. 박성용 명예회장은 65세가 되던 1996년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박정구 회장이 2002년 지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자연스럽게 현재 회장이자 3남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2008년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형제 경영’ 구도는 흔들렸다. 대우건설 인수 이후 그룹이 위태로워지면서 박삼구 회장은 4남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그룹 경영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은 각각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 회장으로 독립 경영의 길을 걸으며 갈라섰다. 이후 양측은 지분 문제와 상표권 등을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두 형제는 소송 과정에서 비방도 서슴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금호가의 ‘형제 경영’이 ‘형제의 난’으로 뒤바뀐 셈이다. 최근 법원은 금호의 상표권을 둘러싼 소송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분리된 것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금호가의 경영권은 두 개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법원의 상표권 관련 판결에 대해 항소한다는 방침이어서 금호가 ‘형제의 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삼성家 ‘형제의 난’ 장남 이맹희·셋째 이건희 2년여간 법정 다툼…‘이재현 살리기’로 화해 삼성가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없었다. 삼성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아버지의 신임을 얻지 못해 일찌감치 3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으로 후계 구도가 정해지면서 잡음 없이 승계와 계열 분리가 이뤄졌다. 그러나 삼성그룹에 대한 특검 조사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창업주로부터 상속받은 4조 5000억원 규모의 차명주식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뒤늦게 형제간 법정 싸움이 일어났다. 2012년 이맹희 전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차명주식에 대한 분할을 요구하면서 유산상속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씨 등이 이맹희 전 회장의 편을 들며 동생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지분에 대한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 분쟁은 2014년 2월 이맹희 전 회장이 1, 2심에서 연달아 패소하고 상고를 포기하면서 잦아들었다. 그러나 2년여간의 소송 과정에서 침착하고 냉철하기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은 형인 이맹희 전 회장에 대해 “그 양반(이맹희)은 우리 집에서 쫓겨난 사람”, “(이맹희씨는) 날 쳐다보지도 못하고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라는 등 거친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양측 간 미행 논란까지 불거졌다. 소송전을 계기로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CJ 회장 측과 삼성 측은 창업주 제사를 각자 지낼 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하지만 이재현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던 2014년 8월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재현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내면서 CJ 쪽에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두산家 ‘형제의 난’ 셋째 박용성에 경영권 분쟁서 밀린 둘째 박용오, 퇴출 뒤 자택서 생 마감 두산의 가풍은 형제간 우애, 장자 상속주의로 요약된다. 하지만 두산그룹도 2005년 피할 수 없는 ‘형제의 난’을 치렀다. 1996년 명예회장에 오르며 2선으로 후퇴한 장남 박용곤 전 회장이 차남 고 박용오 전 회장에게 퇴진을 요구하면서부터다. 박용곤 전 회장은 박용오 전 회장에게 3남인 박용성 전 회장에게 자리를 넘기라고 했다. 박용오 전 회장은 자신의 퇴진이 당시 형 박용곤 명예회장과 동생 박용만(현 두산그룹 회장) 부회장의 철저한 계획 아래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발끈한 박용오 전 회장은 ‘두산그룹 경영상 편법 활용’이란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비자금 폭로전의 시작이었다. 진정서에는 동생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회장 등이 20년 동안 1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가는 혹독했다. 이 일로 박용오 전 회장 본인은 물론 동생 용성·용만 회장은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받았다. 당시 두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은 두산산업개발이었다. 박용성 전 회장은 “박용오 전 회장이 과거에는 이 회사에 관심도 없다가 회사가 알짜가 되니 욕심을 낸다”고 주장했다. 실제 두산산업개발은 2003년 두산건설과 고려산업개발이 합병하면서 업계 9위의 건실한 회사로 자리잡은 상태였다. 분쟁은 박용오 전 회장의 퇴출로 마무리됐다. 두산가는 집안싸움에 검찰을 끌어들인 박용오 전 회장 일가를 가문에서 제명했다. 가문에서 쫓겨난 뒤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박용오 전 회장은 2008년 인수한 성지건설의 경영난까지 겹치자 2009년 11월 4일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한진家 ‘형제의 난’ 차남·4남 “선친 약속 지켜라” 조양호에 소송…한진 3세 후계구도도 오리무중 한진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현 한진그룹 회장인 조양호 회장이 2세 경영을 하고 있다. 조중훈 회장은 4남 1녀를 뒀다. 이 중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물려받고 차남인 조남호 회장은 조선업인 한진중공업을, 3남인 고 조수호 회장은 해운업인 한진해운, 4남인 조정호 회장은 금융업을 물려받아 메리츠금융을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작고한 조수호 회장에 이어 회사를 경영하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으로부터 지난해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받아 한진그룹 경영권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었다. 현재는 형제마다 어느 정도 지분 구도가 정리됐지만 한진그룹 역시 형제간 분쟁이 어김없이 일어났다. 2002년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별세하자 2005년 그룹의 지주회사였던 정석기업의 지분을 두고 벌어진 소송전이 시작이었다. 차남인 조남호 회장과 4남인 조정호 회장이 형인 조양호 회장에게 유산 분배와 관련해 선친의 생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소송을 걸었다. 첫 번째 소송은 조남호·정호 회장이 정석기업 주식 일부를 증여받으며 일단락됐지만 이후 이들 형제는 그룹의 사업권, 재산 등을 둘러싸고 수차례에 걸쳐 소송전을 벌이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현재 한진그룹의 3세 경영을 준비 중이다. 당초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과 기내서비스, 조원태 부사장이 항공, 조현민 전무가 광고와 마케팅, 저비용항공사의 경영을 담당해 왔는데 ‘땅콩 회항’ 사태로 인해 3세 후계 구도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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