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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산업계 결산] (4) 철강·조선·해운업계

    [2008 산업계 결산] (4) 철강·조선·해운업계

    철강·조선·해운업계도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사상 최악의 경기 한파에 대규모 감산 및 연쇄 도산 후폭풍을 비켜가지 못했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는 올해 3·4분기까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며 ‘호시절’을 누렸다.포스코의 실적은 전년대비 50% 가까이 급증했다.동국제강,휴스틸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고유가 등 악재 속에서도 수요 증가로 철강제품 가격이 철광석·스크랩 등 원재료 가격을 크게 웃돌았다.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립 꿈이 현실화됐고 포스코와 한국철강 등은 신성장 동력 및 에너지 사업에 활발히 진출했다. 그러나 이후 원·달러 환율 급등과 함께 글로벌 경기둔화로 자동차,조선,가전,건설 산업 등 주요 철강 수요처들의 생산이 급감하면서 빙하기가 찾아왔다.재고가 급증하고 해외 수출도 여의치 않게 되면서 감산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포스코마저도 창립 40년만에 첫 감산에 돌입했다.일단 57만t의 생산을 줄이지만 내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감산 폭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현대제철도 철근 수요 감소로 30% 가까이 생산량을 축소했으며 이달 30만t에 이어 내년 1월 18만t을 추가로 감산한다. 동국제강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에 경제위기에 따른 증시하락과 인수자금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쌍용건설 인수를 포기했다. 조선업계도 우울했다.C&그룹의 몰락은 조선과 해운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었다.재계 72위였던 C&그룹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유동성 위기에 몰려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무리한 투자로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 중소 조선사는 구조조정을 거쳐 본격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사들도 근래 드물게 수주량이 급감했다.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 11월말 누계 기준 세계 선박 발주량은 4090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발주량인 8780만 CG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현대중공업의 경우 2008년 수주실적은 11월말 현재 151척(219억달러)으로 지난해 11월말 202척(237억달러)보다 20%가량 줄었다. 해운업계는 올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연초에는 물동량 증가로 사상 최대 호황을 예상했다.그러나 벙커C유 가격 폭등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하반기부터는 물동량까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비정기 화물선의 운임지수를 나타내는 벌커지수(BDI)는 올 5월 1만 1793포인트로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가 6개월도 채 안 돼 663포인트로 급락했다.10월 이후 영국의 브리태니아,덴마크의 아틀라스 시핑 등 중대형 선사들이 문을 닫았고,국내 파크로드도 11월 중순 영업을 중단했다. 이영표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인천 여객선 운임 할인 ‘효과 만점’

    인천시가 옹진·강화군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연안여객선 운임할인제가 효과를 내고 있다. 24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지난 9~11월 인천과 서해 섬을 잇는 10개 항로 연안여객선을 이용한 승객 은 31만 45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 6549명보다 13.7%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대부도~덕적도 항로는 1만 5564명이 이용해 지난해보다 46%나 늘었다.진리~울도 44%,인천항~덕적도 35%,대부도~이작도 21% 등 대부분의 항로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해운업계는 운임할인제 도입으로 연안여객선에 대한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준 데다,경기침체로 수도권 행락객들이 장거리 여행보다는 가까운 인천 앞바다의 섬을 많이 찾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는 “운임 지원 이후 섬에서 등산과 낚시 등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난 9월부터 인천시민에 한해 연안여객선 이용시 운임을 50% 할인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2008 산업계 결산] 수출업종 총괄

    “어둡고 긴 터널의 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올해 모든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악전고투를 치렀다.내수나 수출 모든 분야에서 ‘최악의 1년’을 보냈다.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인 실물경제의 위기로 전이된 게 직접적인 이유다. 상반기에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경제주체들을 어렵게 했다.지난해 평균 68달러였던 국제유가는 7월에는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심각한 소비위축을 불러왔다.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해운업계는 물론 자동차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하반기 들어서는 불안감이 더 확산됐다.‘9월 위기설’을 조용하게 넘기나 싶던 순간 9월15일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했다.이 사건을 신호탄으로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는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이어 코스피지수는 1000포인트가 무너졌고,지난달 환율은 1500원선을 돌파했다.그 여파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한 정부가 금융권에 ‘실탄(현금)’을 쏟아부었지만,돈은 기업에까지 제대로 흐르지 않아 중소기업,대기업 가리지 않고 ‘돈맥경화’에 시달리고 있다.이런 까닭에 업종별로는 어느 한곳 빼놓지 않고 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출이 흔들리면서 믿었던 ‘효자품목’인 자동차,전자,철강,반도체,해운업계가 크게 위축됐다.자동차업계는 미국 빅3(GM·포드·크라이슬러)의 생존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수출은 물론 내수까지 크게 줄어 사실상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했다.내년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 되면서 본격적인 감원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역시 D램(DDR2 1기가 바이트,고정거래기준) 가격이 사상처음으로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내년 상반기까지 ‘살아남기’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철강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포스코가 설비를 가동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감산에 들어간다는 뉴스가 모든 상황을 설명해준다. 석유화학업계도 재고가 누적되는데,제품가격은 끝없이 떨어져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기초원료인 나프타가격이 6개월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재고자산 평가손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조선·해운업계도 중소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할 정도다. 결국 전체적으로 수출도 죽을 쒔다.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6%가량 줄었다.11월에 이어 수출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였다.수출이 급감하면서 재고가 쌓이고,감산규모가 커지면서 결국 감원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대기업의 한 임원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경기가 좋아진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는 게 요즘 분위기”라면서 “그때까지 인력감축을 하더라도 상당수 기업들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Best CEO 열전] (14·끝) 이종철 STX 부회장

    [Best CEO 열전] (14·끝) 이종철 STX 부회장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을 흔히 ‘쟁이’라고 부른다.일을 소중히 지키는 사람은 ‘지기’라 칭한다.이종철(55) STX 그룹 해운지주 부문 총괄 부회장은 이 ‘쟁이’와 ‘지기’라는 말에 꼭들어 맞는 전문경영인(CEO)이다.그룹의 해운과 무역 부문을 총괄하는 그는 샐러리맨으로 입사(구 범양상선)해 26년간 해운업계 외길을 걸으며 ㈜STX와 STX팬오션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메가트렌드’ 파악 고속성장 이끌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산업계의 큰 움직임을 경영진이 읽어 내느냐,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존폐가 좌우됩니다.”이 부회장은 CEO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메가트렌드를 읽는 능력’을 꼽았다.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기업 내부의 작은 변화보다 외부의 큰 흐름을 읽어 내는 감각이 기업 생존의 최우선 요소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큰 혜안과 통찰력을 지닌 사람은 많지 않다.”고 그는 진단했다.특히 “제 자신이 늘 취약하다고 채찍질하는 부분이 바로 메가트렌드 파악 능력”이라며 겸손한 평가도 내놓는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멀리,넓게 보는 시야를 가진 경영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STX그룹의 고속 성장도 그의 폭넓은 시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STX그룹은 짧은 기간에 조선기자재-엔진제조-선박건조-해상운송-에너지로 이어지는 최적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기업가치를 빠르게 높였다. 특히 2005년부터 그가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STX팬오션을 국내기업 첫 싱가포르 상장,액화천연가스(LNG) 운반사업 진출 등 굵직한 경영 성과와 함께 해운업계 1위를 넘보는 기업으로 일궈 냈다.‘STX유럽’으로 사명을 바꾸고 STX그룹의 일원으로 본격적인 새 출발에 나선 유럽의 ‘아커야즈’ 인수 역시 그가 진두지휘한 작품이다. 그는 실적 위주의 경영을 경계했다.“CEO라면 단기 실적을 무시할 수 없죠.그러나 기업 경영은 긴 호흡으로 해 나가야 합니다.급하고 과도하게 먹으면 반드시 체하게 되죠.”이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사업 다각화보다는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한 우물을 파는 경영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특히 “미래의 그룹 성장동력으로서 에너지 부문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호주와 캐나다의 광산 투자 등을 강화해 그룹내 조선·엔진·중공업,해운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탁월한 기획과 추진력을 두루 겸비한 CEO로 평가한다.그 중심엔 ‘배려’와 ‘칭찬’이 자리잡고 있다.그의 노트엔 항상 ‘칭찬하자.’라는 글귀가 적혀 있을 정도다.“상대방에 대한 호의가 질책보다 훨씬 더 효과가 있죠.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진리도 있지 않습니까?”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밴 탓인지 그의 별명은 ‘영국신사’다.부하직원에게도 존댓말을 쓸 만큼 매너를 중시한다.89년 영국 런던 주재원 시절 일화는 그의 추진력을 잘 보여 준다. 그는 동구권의 화물영업을 범양상선이 직접 수행할 것을 제안했다.당시 범양상선은 유럽쪽 자체 영업망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 회의적이었다.공산권 국가의 폐쇄적 문화도 넘기 힘든 벽이었다.그러나 그는 주머니에 단돈 1000달러만 갖고 해당 국가 담당자와 담판을 짓기로 결심했다.협상은 한동안 평행선을 달렸으나 한국 특유의 끈기로 밤샘 설득하며 밀어 붙인 끝에 1t당 7만달러의 가격을 요구하던 담당자가 1000달러에 사인하도록 두 손을 들게 했다. ●유럽 ‘아커야즈´ 인수 진두지휘 일에 있어서는 엄격하고 저돌적이지만 가정에서는 따듯한 사람이다.“기업이 아닌 집안 경영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계시냐.”고 묻자,멋쩍은 답변이 되돌아 온다.“두 아이에게는 큰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것 같네요.하지만 제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인 집사람에게 만큼은 제가 최고의 우상이죠.오죽하면 아이들이 ‘노사모’를 빗대 ‘종(종철)사모’회장이라고 하더군요.그것도 회원이 한 명뿐인….(웃음)” 이 부회장은 매주 토요일 산을 찾는다고 했다.정상에 서는 성취감도 쏠쏠하지만 무엇보다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기엔 등산이 특효약이란다. 가족 또는 직원들과 함께 오르기도 한다.“누군가 힘들어하면 서로 손을 잡아 주며 함께 오르고 함께 내려가야죠.그렇게 하면 평소 하기 어려운 얘기도 쉽게 나눌 수 있어요.”그의 등산 노하우이자 경영철학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물동량 급감·자금난… 해운→조선→철강 ‘연쇄위기’

    [휘청대는 실물경제] 물동량 급감·자금난… 해운→조선→철강 ‘연쇄위기’

    글로벌 경기둔화의 불길이 국내 건설과 자동차, 조선업계에 이어 ‘호시절’을 누려온 해운과 철강, 항공 업계로 순식간에 번지고 있다. 벌써부터 몇몇 중견 업체들이 쓰러지면서 도미노 부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모두 수출 및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차지하는 효자산업들이라는 점에서 가뜩이나 갈 길 바쁜 우리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업체인 파크로드는 최근 심각한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국내 20위권의 중견 기업이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해운업체들의 줄도산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파크로드와 거래하던 선박회사와 영세업체들의 대규모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5∼6곳 중견 해운업체들은 유동성 위기로 부도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에 업체 10곳 정도가 줄줄이 무너질 것이라는 흉흉한 이야기도 나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은 1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큰 타격이 없지만 배를 빌려 영업을 하거나 전화기, 팩스 한 대만 놓고 영업하는 소규모 선주들은 거래가 줄어 운항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의 위기는 경기침체로 국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닥쳤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벌크선(원자재, 곡물을 실어나르는 화물선)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됐다. 벌커운임지수(BDI)는 올해 5월을 고점으로 지난 18일 현재 865로 떨어졌다. 불과 5개월 만에 90% 이상 폭락했다. 전망은 더 어둡다. 세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각국의 수출과 소비 등이 내년까지는 호전될 기미가 적어 물동량 감소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해운업계 위기는 곧바로 조선업계로 전이된다는 점이다. 선박 물동량 감소→선박 발주 감소→조선업계 수지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겨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수주실적 ‘0’를, 삼성중공업도 단 3척 수주에 그쳤다. 조선업계 위기의 불똥은 철강업계로 튀고 있다. 선박 건조량이 줄면 후판(조선용 철판) 등의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도 휘청거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4분기 6841억원의 적자를 봤다. 최근 4∼5년 사이 최악이다. 아시아나항공도 4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저가 항공사들의 부실이 깊다. 고유가와 환율 급등이란 악재 속에서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든 것이 단초가 됐다. 올해 들어서만 진에어, 영남에어, 에어부산 등 3곳이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에 인천타이거항공, 이스타항공, 코스타항공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항공사들도 곧 끼어들 태세다. 유류비는 급증하는데 시장은 좁아지다 보니 적자 운영을 벗어나기 어렵다. 결국 최초 저가항공사인 한성항공은 지난달 운행을 중단했다. 영남에어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대한항공 계열)와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계열), 제주항공(애경그룹 계열) 등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표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 아덴만의 해적/구본영 논설위원

    인류 역사상 매춘이 가장 오래 된 직업이란 농담이 있지만, 해적도 그 못지않게 유래가 긴 ‘직종’이다. 북유럽의 바이킹이나 동아시아의 왜구 등이 설치기 훨씬 이전인 기원 전에도 지중해 연안에는 해적이 출몰했다. 스페인의 남미 정벌 이후 카리브 연안에 발생한 해적떼는 수차례 영화로도 소개됐었다. 내전과 기근으로 신음하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이 현대판 해적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 해적의 출몰이 가장 빈번한 곳은 해역 동북쪽의 아덴만. 유럽과 아시아, 홍해를 거쳐 인도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요충지다. 전세계 해적 행위의 3분의1이 발생하는 곳이다. 문제는 아덴만의 노략질이 우리에게 ‘강건너 불’이 아니라는 데 있다. 국내 해운 물동량의 25%를 점하는 500여척의 화물선이 매년 여기를 지나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2006∼2007년 동원호와 마부노1·2호가 납치돼 우리 선원들이 길게는 174일간이나 고초를 겪었다. 지난 9월에도 국적선 브라이트 루비호가 피랍됐다. 협상 끝에 선원들이 풀려나긴 했으나, 거액의 몸값을 부담했음은 불문가지다. 급기야 국내 164개 외항선사들의 모임인 한국선주협회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해적들로부터 배를 지키기 위해 경호를 맡을 용병(傭兵)을 공동 고용키로 한 것이다. 한 차례 선박 경호를 의뢰하는 데 보통 10만∼20만달러가 들지만, 공동 고용방식으로 계약하면 20∼30% 할인 혜택이 기대되기 때문이란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근 운임과 용선료 급락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로선 이중고다. 아덴만에 우리 군함을 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20여개국 함정이 해적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법적 문제는 없는 셈이다. 해적들이 함정 파견국 선박 납치는 피하려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물론 넓은 해역에서의 작전 역량과 먼 거리에 따른 군수지원 비용 등이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언필칭 대양(大洋) 해군을 꿈꾸고 있다면, 차제에 함정 파견을 적극 검토해 봐도 괜찮을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신안 섬 인근 대형 선박 운항 제한 추진

    전남 신안군 증도와 자은도 사이의 면도 수역에 300t 이상 선박의 운항 제한이 추진되자 이 해역을 항해하는 해운업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목포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항만청은 이 수역 위를 지나는 송전선을 철거한 데 이어 최근 유조선 충돌 사고 발생으로 대형 선박 항해를 제한하기로 했다. 목포항만청은 이를 위해 학계와 도선사·선사 등 해운업계를 상대로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다음달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면도 수역은 인천과 부산, 광양항 등을 오가는 선박의 최단거리 항로로 유조선과 화물선 등 연간 1750여척의 선박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항로 폭이 좁고 인근에 양식장이 밀집한 데다 한국전력의 송전선까지 설치돼 있어 크고 작은 사고가 빈발해 왔다. 특히 2006년 8월 신안 섬 지역 전기를 공급하는 높이 29m 고압 송전선로(6만 6000㎾)가 인근을 지나던 바지선 크레인에 의해 절단되면서 안좌·비금·도초 등 9개 섬 1만 5000여가구의 전기공급이 장기간 중단되기도 했다. 또 지난 2일에는 유조선(499t급)과 모래채취선(1627t급)이 충돌, 벙커C유 2㎘가 유출됐다. 이 사고로 증도 우전해수욕장을 비롯해 자은도 등 인근 섬 지역이 크게 오염돼 현재까지 방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항만청은 이에 따라 이 해역의 대형 선박 통행 제한을 추진 중이다.그러나 이 해역을 지나는 해운사 등 관련 업계는 “물류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이에 반발하고 있다. 목포지역 한 해운사 관계자는 “이 해역을 통과하지 않고 다른 항로를 이용할 경우 인천·군산과 부산방면 등으로 향하는 각종 선박이 2∼4시간가량 더 운항해야 돼 물류비도 늘어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목포항만청 관계자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 만큼 관련 업계가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高유가 민생안정 대책] 140弗 육박

    [高유가 민생안정 대책] 140弗 육박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이틀 만에 16달러나 폭등했다. 배럴당 139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글로벌 경제를 더욱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유가에 환율급등까지 겹치면서 ‘패닉(공황)’ 수준의 위기감에 빠져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139.12달러까지 치솟은 끝에 전날보다 10.75달러나 폭등한 배럴당 138.5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달러 기준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영국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0.42달러 오른 배럴당 137.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전날보다 4.89달러 오른 배럴당 122.7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폭등은 달러 가치가 미국 고용시장 악화로 급락하고 한달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나온 데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발언으로 시장 불안심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까지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가 체감하는 위기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항공, 해운, 정유 등 원유가격이 수익과 직결되는 업종들은 생존 차원의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경영계획에서 유가를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잡았지만 유가가 치솟자 연초부터 비상 경영 체제로 들어갔다. 환율마저 크게 올라 항공사의 원유가 부담은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었다. 항공업계는 매출의 50%가량을 유류 구입비로 쓰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연간 3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인천∼괌 등 12개 노선을 감편하는 한편 부산∼시안 등 5개 노선 운항의 잠정 중단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이번 희망휴직 실시로 120여명 안팎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t당 1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화업계는 t당 900달러선까지는 버틸만 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중소 플라스틱 업체부터 도산하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도 초비상이다. 정유기업의 이익을 판단하는 기본지표인 단순정제마진이 지난해 상반기에는 배럴당 평균 4.22달러였지만 4분기 -0.17달러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 현재까지의 평균은 -1.26달러까지 내려갔다. 유류 사용량이 전체 매출의 20%에 이르는 해운업계도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사들은 유가 변동에 따라 유류할증료를 연동시키는 방법으로 운임 계약을 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하주들 또한 사정이 좋지 않아 운임협상이 쉽지 않은 상태다. 해운사들은 수요가 적은 노선의 운항을 감편하고 기름값이 싼 해외 항구에서 주유 등을 통해 유류비 절감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최종찬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대한항공 5개 국제노선 운항중단

    기름값 폭등으로 항공·해운업계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대한항공은 26일 유가 폭등과 여행객 감소를 이기지 못해 다음달부터 7월 중순까지 국제선 5개 노선에 대해 잠정적으로 운항중단 조치를 내렸다. 잠정적으로 운항이 중단되는 노선은 부산∼시안, 부산∼하노이, 청주∼상하이, 인천∼산야, 대구∼베이징 등이다. 항공·해운 업종은 전체 사업비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유가 상승 부담이 다른 업종보다 심각하다. 특히 항공업계는 여행객 감소와 원화 약세(환율 상승)까지 겹쳐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경영 합리화나 인건비 절감 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유류 가격 폭등에 버틸 수 있는 한계선은 이미 무너졌다. 올 1·4분기 대한항공이 지출한 유류비는 8116억원. 지난해(5431억원)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매출은 2조 26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14억원)보다 87.1% 줄었다.1308억원이었던 순이익은 3255억원 순손실로 바뀌었다. 아시아나항공 1분기 매출은 97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6억원으로 20.6%, 순이익은 33억원으로 72.7% 줄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했던 해운업계도 깊은 시름에 빠졌다. 선박 연료인 벙커C유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t당 380달러에서 590달러로 올랐다.1년 사이 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60∼65% 늘었다. 연간 300만t을 사용하는 한진해운의 경우 한 해 추가 연료비 부담이 6억달러나 된다. 회사 관계자는 26일 “지난 1분기 컨테이너선 영업이익률이 2%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가 급등이라는 악재를 만난 항공사는 갖가지 비상대책을 내놓았다. 대한항공은 5개 노선 운휴 조치 외에도 인천∼괌, 인천∼라스베이거스 등 12개 노선에 대해 운항 편수를 줄였다. 인천∼마닐라, 인천∼베이징 등 4개 노선에는 작은 기종으로 교체 투입해 경비를 줄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청주∼제주 화물운송을 중단했다. 또 노선별로 수익구조를 조사해 비수익노선의 운휴·감편 운항을 검토 중이다. 해운업체들도 유가 급등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일부 구매량에는 유가 헤지(Hedge)를 병행하고 있다. 기름값이 싼 항구를 돌면서 연료를 집중 보급하고 있다. 로테르담과 싱가포르 항구는 10% 정도 싸다. 선박 최적 운항 속력 유도, 최단 항로 설정, 항구 정박 시간 최소화 작전도 펼치고 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월드 사이언스] 해운업계,온실가스 주범되나

    [월드 사이언스] 해운업계,온실가스 주범되나

    해운업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기존 예측치보다 세 배 가까이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최근 입수한 유엔 미공개 문서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선박들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산화탄소 12억 2000만t에 육박했으며, 이는 전 세계 주요 온실가스 배출량의 4.5%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보고서는 현재 유럽연합(EU)이 진행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소 목표’에 들어 있지 않은 해운업계의 배출량이 자동차, 주택, 농업, 산업 다음으로 높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현재 전 세계 환경단체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항공업계의 배출량은 연간 6억 5000만t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패널(IPCC)은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4억t 수준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미공개 문서를 작성한 국제 과학자그룹은 석유와 해운업계를 치밀하게 조사한 방법을 동원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해운업계의 배출량은 예상치보다 훨씬 많은 최악의 상황일 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IPCC 의장인 라엔드라 파차우리 박사는 “해운업계가 지금까지 각 보고서의 조사대상에서 빠진 것은 명백한 시스템의 실패”라면서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유엔에서 발표하는 다음 합의안에는 포함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가 100달러 돌파] 산업계 ‘희비’

    3일(한국시간) 국제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벽이 깨지면서 신년 벽두 산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항공, 석유화학, 섬유 등 업종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유가가 10% 오를 때 운수업은 영업이익이 1%, 화학제품과 석유제품은 각각 0.6%와 0.4%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경비에서 기름의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사들은 초비상이다. 유가상승이 지속되면 운임 인상이나 비수익 노선의 폐지 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유화업계와 섬유업계는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 등 원료의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에 바로 반영할 수 없다며 울상이다. 삼성토탈측은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원가 부담이 연간 300억원 높아진다.”고 말했다. 특히 섬유업계는 중소업체들이 많아 더욱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연규배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팀장은 “고유가 때문에 높아진 원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계가 섬유제품의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제조원가 상승과 함께 소비자들의 신차구입 기피를 우려한다. 현대차측은 “유가는 주요 원자재가격 상승을 동반하는 만큼 철강, 고무 등 다양한 재료에 기반한 자동차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경차 및 경유차 소비가 늘고 대형차 및 고급차 판매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올 상반기 업체들은 경차와 경유형 승용차 마케팅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업계는 석유제품을 원자재로 쓰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충격은 다른 업종보다 약하다. 조선·해운업계도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조선의 경우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인 데다 고유가로 심해유전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어 해양플랜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해운도 선박용 벙커C유 가격이 바로바로 가격할증으로 반영되는 편이다. 하지만 둘 다 소비위축 등에 따른 국제 물동량 감소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 가운데서는 삼성그룹이 비교적 느긋한 편이다. 반도체 등 핵심 사업구조가 유가와 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한 임원은 “우리는 주로 ‘오일과 별 관련이 없는 업종이라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어도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 강주리기자 windsea@seoul.co.kr
  • 고유가 맞은 물류업계 두얼굴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물류의 양대 축인 항공업계와 해운업계간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유가인상을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반면 해운업계는 이를 고스란히 운임으로 벌충하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은 연료비의 매출원가 비중이 최대 30%에 이르기 때문에 10% 안팎인 해운보다 유가 충격이 더 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는 매년 한 차례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협약을 통해 노선별 기본운임을 책정하고 있다. 코드셰어(편명공유) 등을 통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항공산업의 특성상 항공사들끼리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에 유가상승 등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해도 기본운임에는 손을 대지 못한다. 유류할증료 등을 통해 미세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 현대상선·한진해운 등 해운업계는 북미·태평양 운임안정협의회(TSA)가 정한 유류할증료(BAF) 표에 따라 기름값(벙커C유) 변동을 다달이 운임에 반영하고 있다. 유가 상승의 부담을 운송회사가 아닌 화주들이 떠안는 식이다. 이를테면 전월의 평균 유가가 t당 200∼220달러이면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기본운임에 220달러를 얹어서 받지만 400∼420달러이면 580달러를 추가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업들(화주)이 소비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운과 달리 항공은 요금에 민감한 일반 소비자(여객)의 비중이 70% 안팎에 이르기 때문에 요금을 올리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유가 100弗시대 재계대책은

    유가 100弗시대 재계대책은

    아시아나항공은 올초 경영계획을 확정할 때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을 연평균 63달러대로 책정했다. 그러나 WTI는 지난 주말 국제시장에서 한때 배럴당 90달러선을 뚫었다. 만약 평균 유가가 85달러를 넘어서면 아시아나항공은 1500억원의 추가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된다. 재계가 분주해진 이유다. 재계는 ‘유가 폭탄’에 발등을 찍히지 않기 위해 비상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비행기 가볍게… 기름 싼 항만만 운항 21일 재계에 따르면 기름값에 가장 민감한 항공사들은 자린고비 작전에 돌입했다. 비행기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 기름값을 아끼자는 전략이다. 꼭 필요한 짐만 싣고 자동차의 경제 속도처럼 가급적 ‘경제 고도’로 운항한다. 현대상선 등 해운업계는 선박을 띄우기에 앞서 항로별 항만들에서 미리 주유가격을 받아본 뒤 가장 싼값을 제시한 항만을 낙점하는 ‘역경매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웜비즈’(Warm-biz) 전략도 등장했다. 따뜻한 조끼나 카디건을 입고 근무, 난방비를 아끼자는 아이디어다. 여름철에 넥타이를 풀어 냉방비를 아끼는 ‘쿨비즈’에서 착안했다. 롯데백화점이 다음달 1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웜비즈 캠페인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화장실 전구마저 26W에서 13W짜리 절전형으로 교체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난방 가동시간을 점포별로 상황에 맞게 줄였다. 온수 공급도 중단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아예 에너지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다른 에너지원의 가격 역시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태양(태양광), 바람(풍력), 조수 간만의 차(조력) 등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유망사업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기업들로서는 유가난을 타개하고 신수종 사업도 확보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기회를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삼성그룹에서 포착된다. 최근 신수종 사업 발굴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했다. 태양전지, 태양광 등 에너지사업이 최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차세대연구소 산하에 지난 8월 ‘광(光)에너지랩’을 신설했다. 에너지 전문가(최치훈 전 GE에너지 아·태총괄 사장)도 외부에서 사장급으로 영입해 왔다. LG그룹은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할 자회사 LG솔라에너지를 설립하기로 했다.LG화학,LG CNS 등 기존 계열사를 이용한 에너지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 두산중공업은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車, 하이브리드카 개발 속도 자동차업계는 연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는 ‘기름 덜 먹는 차’가 소비자의 으뜸 선택기준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에너지 TF’를 발족시켰다. 현대차측은 “차체 무게를 1% 줄이면 연비가 최대 0.5∼0.6% 높아진다.”면서 “차체, 엔진, 섀시 등을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2009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시범 운행중인 하이브리드카는 물론, 에탄올 자동차·연료전지차 등에 대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건설업, 오일머니로 중동특수 기대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곳도 있다. 조선업계와 건설업계는 산유국들의 넘치는 ‘오일 머니’를 중동 특수로 연결시키기 위해 해외 영업망을 강화하고 나섰다.10대그룹의 한 임원은 “고유가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지금같은 유가 수준이 지속되면 올해 경영목표는 물론 내년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용어클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로 텍사스주 서부와 뉴멕시코주 동남부에서 생산된다. 미국 등 아메리카에서 주로 소비된다. 유황 함유량이 적다. 정제비용이 적게 들어 고급유로 간주돼 다른 원유보다 비싸다. 두바이유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주로 거래되는 원유로 API비중 31도, 유황 함유량 2.04%의 고유황 중질유다. 두바이유는 주로 아시아지역으로 수출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기준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80%가 두바이산이다.
  • [新 라이벌전] (22) 해운업계 30년 맞수 한진해운 vs 현대상선

    [新 라이벌전] (22) 해운업계 30년 맞수 한진해운 vs 현대상선

    ‘마도로스들의 애증의 30년’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일컫는 말이다. 국내 해운업계의 쌍두마차인 두 회사만큼 애정과 경쟁으로 엮인 라이벌도 드물다. 여자를 금기시했던 과거 뱃사람들의 세계와 달리, 나란히 ‘여자 선장’을 둔 점도 공통점이다. ●매출은 한진, 영업이익은 현대가 우위 사업의 시작은 현대상선이 1년 빨랐다.1976년 설립됐다. 이듬해 한진해운이 ‘정석호’를 띄우면서 30년 애증사가 시작됐다. 팽팽한 균형이 처음 깨진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현대상선이 그룹의 질주와 함께 1위를 꿰차고 나섰다. 당시만 해도 현대그룹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체제 아래 차돌처럼 단단했다. 그러나 그룹의 자금사정이 나빠지면서 급기야 현대상선은 핵심 사업부(자동차 운반선) 매각이라는 구조조정에 내몰렸다. 이때가 2003년. 착실하게 내실을 닦던 한진해운이 1위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이때 뒤바뀐 순위는 지금껏 계속된다. 우선 덩치에서 한진은 현대를 크게 앞선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한진 6조 513억원, 현대 4조 7341억원이다. 해운회사의 위용을 말해주는 지배선단(1년 미만 기간으로 빌려쓰는 단기용선을 제외한 총 운영 선박수)도 한진이 160척, 현대가 112척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현대가 더 크게 웃었다. 매출은 여전히 한진에 뒤졌지만 영업이익에서 한진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현대가 1180억원, 한진이 311억원이다. 벌크선(곡물 등 주로 마른 화물을 실어나르는 배)에서 희비가 갈렸다. 지난해부터 벌크선 영업이 초호황을 누리면서 현대가 대박을 터뜨렸다. 현대는 벌크선이 많고(매출 비중 36%), 한진은 상대적으로 적은(20%) 까닭이다. 한진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나 줄었다. 급기야 지난 14일에는 현대상선의 주가(4만 4950원)가 한진해운(4만 4200원)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현대측은 17일 “사업구조 다변화의 힘”이라고 은근히 자랑한다. 한진측은 “벌크선이 일시적 이상 호황을 보이지만 대세는 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이라고 반박한다. ●두 여성 오너 ‘조용한 경영´ 닮은꼴 선장(오너)이 여자라는 점도 흥미롭다. 현대는 현정은(52) 회장, 한진은 최은영(44) 부회장이다. 업계 경험은 현 회장이 선배다. 현 회장은 2003년 남편인 정몽헌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경영에 합류했다. 최 부회장도 공교롭게 남편의 별세로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조수호 회장이 눈을 감으면서 올 3월 등기이사로 데뷔했다. 현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경영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면, 최 부회장은 아직 ‘배우는 과정’이다. 최 부회장은 한달에 한두차례 서울 여의도 사옥 11층 개인 사무실에 들러 경영 현안을 보고받는다. 요란하지 않게 회사를 장악해가는 스타일은 두 사람이 닮았다. ●박정원‘열린경영’ vs 노정익‘감성경영’ 박정원(62) 한진해운 사장은 35년을 바다와 함께한 해운맨이다.1972년 한진해운에 입사해 지금껏 한 우물을 팠다. 이에 비해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정통 뱃사람은 아니다. 그룹 기획실에서 ‘브레인’으로 활동하다 2002년 현대상선으로 옮겼다. 모두 격의 없는 경영 스타일로 유명하다. 굳이 차이점을 두자면 박 사장은 열린 경영, 노 사장은 감성 경영이다. 박 사장은 사장실 문을 항상 열어놓는다. 합기도 유단자이기도 하다. 노 사장은 일년에 네 번씩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재즈를 즐기고 임직원들 앞에서 색소폰도 직접 연주한다. 두 사람이 내세운 청사진은 각각 ‘비전 2017’과 ‘2010 프로젝트’. 한진의 비전 2017년은 2017년까지 매출액 25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에 총 20만평 규모의 부산 신항 터미널을 완공, 현대의 추격에 쐐기를 박을 작정이다. 현대의 2010 프로젝트는 2010년까지 매출 100억달러(약 9조 3000억원)를 달성, 글로벌 톱10에 재진입(현재 18위)함으로써 옛 영광을 재현한다는 목표다. 한때 현대가 누렸던 지위, 즉 세계 8위는 공교롭게 현재 한진이 차지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30년‘맞수’ 끝없는 1위 경쟁

    30년‘맞수’ 끝없는 1위 경쟁

    한진해운이 16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맞수’ 현대상선은 지난해 서른살 잔칫상을 받았다. 연배가 비슷한 데다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까지, 해운업계 두 강자(强者)의 라이벌 열전이 흥미롭다. ●1년 터울…서른 잔칫상 1977년 ‘정석호’가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뱃길을 떠났다. 한진해운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10년 뒤. 한진은 경영난에 빠진 ‘대한선주’를 삼켰다. 한진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된 전환점이다. 출범 당시, 단 1척에 불과했던 배는 이제 200여척으로 불어났다. 매출은 600배(100억원→6조원), 자산은 150배(390억원→6조원) 불었다. 세계 서열도 8위(컨테이너 선복량 기준)로 껑충 뛰었다. 이를 바라보는 현대상선은 축하하는 마음과 착잡함이 교차한다. 그룹이 자금난에 몰리면서 현대상선은 2003년 자동차운반선 사업을 팔았다.1조원짜리 알짜 사업이었지만 살기 위해 선택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었다. 90년대 이후 줄곧 지켜왔던 업계 1위 자리를 한진에 내주는 순간이었다. 한진으로서는 15년 가까이 현대의 뒤통수만 봐야 했던 한(恨)을 푼 순간이기도 했다. 이때의 역전이 지금껏 지켜져 1위 한진,2위 현대다. 두 회사의 매출액 차이는 1조여원이다. ●한진, 광고전 vs 현대, 해외조직 강화 기싸움도 은근히 팽팽하다. 한진은 얼마 전 창립 30주년 기념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현대는 해외 영업조직을 강화한다. 유럽이나 동남아쪽 지사 한 곳을 법인으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최근 몇년간 해운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던 두 회사다. 해운경기의 조기 회복세 앞에서는 나란히 희색이다. 현대상선측은 15일 “당초 올 연말에나 (해운경기가)바닥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연말에 이미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감이 늘면서 주가도 두 회사 모두 3만원대로 급등했다.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모두 50% 가까이 뛰었다. 주가 차이는 8000원 안팎이다. ●두 여성 총수의 ‘아름다운 경쟁’ 과거 뱃사람들은 여자를 터부시했다. 공교롭게도 그런 해운 회사가 실질 총수를 여자로 둔 점마저 똑같다. 한진은 조수호 회장이 지난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인 최은영(44) 부회장이, 현대는 고(故)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52) 회장이 최대 개인주주로 올라섰다. 조용히 회사를 장악해 가는 과정도 닮았다. 최 부회장은 지난 3월 등기이사 직함을 달았다. 서울 여의도 사옥 11층에 개인 사무실이 있다. 한달에 한번 정도 들른다. 전문경영인(한진 박정원·현대 노정익 사장)을 신뢰하는 스타일은 현 회장과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신문기사에 어느 회사 이름이 먼저 나오느냐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만큼 두 회사의 경쟁의식이 강했다.”면서 “그런 선의의 경쟁심이 국내 해운업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국제 해양 명예의전당상’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국제 해양 명예의전당상’

    한진해운 박정원(사진 왼쪽) 사장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뉴욕&뉴저지 해양협회가 주는 ‘국제 해양 명예의전당상’을 받았다. 이 상은 미국 최대 해양 관련 협회인 뉴욕&뉴저지 해양협회가 해마다 세계 해운업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이에게 주는 상이다. 시상식에는 반기문(오른쪽) 유엔 사무총장이 축하차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리처드 M 래러비 뉴욕 항만청장, 톰 에거 노스캐롤라이나주 항만청장 등 각계 유력인사 40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크리스 콕 세계선사협의회 사무총장에게서 기념패를 받은 박 사장은 “해운업계와 한진해운에 몸담을 수 있었던 것이 큰 행운”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진해운도 ‘女 선장’시대

    한진해운이 1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고(故) 조수호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양현재단 이사장을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해운업계는 현정은 현대상선 이사회 의장에 이어 또 한명의 여성 수장을 맞게 됐다. 최 신임이사의 회사내 직함은 부회장. 고 조 회장을 대신해 업무를 익히게 된다. 최근 고인의 지분(4.59%)을 두 딸과 함께 상속받아 최대주주(9.15%)로 올라섰다. 양현재단이 갖고 있는 지분(4.56%)까지 포함해서다. 전문경영인인 박정원 사장은 대표이사로 재선임돼 2010년 3월까지로 임기가 늘어났다. 한진해운은 이날 20% 현금배당(주당 1000원)도 확정했다.8년 연속 배당이자 3년 연속 20% 배당 기록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현대家 ‘상선 정관변경’ 싸고 갈등

    현대家 ‘상선 정관변경’ 싸고 갈등

    현대가(家)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자금 조달을 쉽게 하려는 현대그룹과 이를 막으려는 현대중공업·KCC그룹이 격돌한다. 격전장은 이번주에 열리는 현대상선 주주총회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다음 달 2일 주총을 열어 정관 변경을 시도한다. 현대상선은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논란의 핵심은 현대상선이 앞으로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때 제3자에게 배정할 수 있도록 한 정관 변경안이다. 주주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특별결의에 해당돼 통과요건이 까다롭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3분의2가 찬성해야 하고 이 찬성표가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을 넘어야 한다. ●KCC그룹 등 반대 의사 확고 현대상선의 주요 대주주인 KCC그룹은 정관 변경안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KCC는 현 회장의 시숙부인 정상영 명예회장이 이끄는 회사다.KCC가 100% 투자한 사모펀드이자 현대상선 지분 3.13%를 갖고 있는 ‘유리제우스주식형 사모투자회사 1호’는 의결권 행사 공시에서 정관 변경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KCC 고위관계자는 “사모펀드 지분뿐 아니라 다른 지분도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며 “현대그룹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상대에게 우선 배정권을 줌으로써 자금 조달을 쉽게 하고 경영권 방어에 악용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KCC그룹은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적이 있다. KCC에 이어 현대그룹과 또 한 차례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현대중공업그룹도 정관 변경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중공업의 관계자는 “임의로 이사회에서 BW 인수주체를 정하겠다는 것은 기존 주주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명백한 주주가치 침해”라고 말해 사실상 반대 방침을 밝혔다. ●“주주가치 침해”… 소액주주·공모펀드도 반대 가세 현대상선 소액주주 50명으로 구성된 소액주주회도 반대에 동참했다. 이들은 현대그룹의 핵심 브레인인 이기승 그룹 기획총괄본부장의 현대상선 등기이사 신규 선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기존 주주들의 이익에 어긋나는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 주요 채권단(외환은행) 출신인 이 본부장을 등기이사로 뽑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과 무관한 공모펀드들도 정관 변경에 부정적이다. 한국투신운용(지분율 0.07%), 미래에셋자산운용(0.054%), 미래에셋맵스운용(0.051%)은 의결권 행사 공시에서 반대의사를 밝혔다. ●현대상선 “부결돼도 경영권 방어엔 문제없어” 현대상선측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관계자는 “정관변경은 경영권 방어나 대주주 이익 극대화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면서 “해운업의 변화 추세에 발맞춰 새로운 자금조달 방법을 열어 놓으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세계 해운업계에서는 해운회사간 지분 교환이나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자사주가 없어 이같은 흐름에 동참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따라서 제3자 배정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현대상선측의 주장이다. 회사측은 그러나 정관 변경이 무산되더라도 우호지분율이 40%를 넘어 경영권 방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건설 인수전 등에 대비해 자금도 쉽게 마련하고 ‘경영권 우군’도 확보하려던 현대그룹의 일석이조 전략에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해운업계 “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해운업계가 울상이다. 지난해 장사를 열심히 하고도 이익을 거의 못 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난해 각각 63억 5000만달러(약 6조원),49억 4900만달러(약 4조 7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8.7%,5.3% 증가했다. 세계 물동량이 늘면서 ‘일감’도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속’이 없다는 데 있다. 매출이 늘었는데도 한진해운의 영업이익은 1491억원에 그쳤다. 전년(5728억원)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상선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업이익(971억원)은 전년(4664억원)에 비해 초라하다. 컨테이너선의 과잉 공급으로 운임단가가 떨어진 탓이다. 특히 아시아∼유럽구간은 대형 선사들의 인수·합병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하락폭을 더 키웠다. 고(高)유가도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업계는 “그나마 영업적자를 모면해 선방한 것”이라고 말한다. 올해는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운임이 차츰 회복되고 국제유가도 떨어지는 추세여서다. 한진해운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64.5% 늘어난 2452억원, 현대상선은 17.3% 늘어난 1139억원이 목표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006년 지구촌 사라진 별들

    올해도 우리와 호흡을 함께 하던 사회 각계 인사들이 동시대인들의 안타까움 속에 세상을 등졌다. 해외에서는 독재자·인권유린자들이 많이 생을 마감한 것이 눈에 띈다. #정계 최규하 전 대통령이 10월22일 급성 심부전증으로 향년 87세로 세상을 떴다. 최 전 대통령은 신군부 집권 당시 8개월 동안의 증언이나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눈을 감아 79∼80년 격동기의 진실은 영원히 미제로 남게 됐다.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민관식씨도 1월16일 88세로 타계했다. 그는 3,4,5대 민의원,6대와 10대 의원을 지냈고, 대한체육회장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맡아 국내 체육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재야운동의 대부이자 5·18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었던 인권변호사 홍남순씨는 10월14일 94세로 영면했다. 한·일 국교수교의 주인공으로 ‘최연소 외무부장관’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은 11월18일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5공화국 시절 야당인 민주한국당 총재를 지낸 유치송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은 6월2일 82세로 숨졌다.조연하 전 국회부의장도 8월 유명을 달리했고, 한나라당 총재 권한대행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강창성 전 의원도 2월14일 76세로 별세했다.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은 11월15일 46세의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떴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박주천 전 의원은 12월2일 지병인 특발성 폐경화증으로 65세에 별세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사회계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5월22일 집무 도중 쓰러져 유명을 달리했다.2003년 한국인 최초로 선출직 유엔 전문기구 수장에 오른 그는 에이즈와 결핵 등 질병 퇴치와 예방, 각국 보건의료행정 지원에 애쓰며 세계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11월26일에는 ‘거지왕’ 김춘삼씨가 향년 77세로 세상을 등졌다.20대에 전국의 거지를 통솔하면서 일약 전설적 인물로 떠오른 그는 거지구제사업을 벌이는 등 사회사업에도 큰 공헌을 했다. 지난 11월14일 화재를 진압하다 숨진 서병길(57) 소방관은 우리에게 살신성인의 정신을 깨우쳐 주었다. 첫 귀환 국군포로인 조창호(76) 예비역 중위는 11월21일 타계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문화계 “예술은 반은 사기”라는 말을 남긴 천재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이 1월26일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늘 새로운 다양한 방법과 시각으로 예술을 해석하는 데 온 삶을 바쳤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말년에도 창작 활동을 이어갈 만큼 열정적이었다. 한국 최초의 ‘햄릿’역을 맡은 연극배우 김동원은 5월13일 90세를 일기로 타계, 자신의 바람대로 ‘영원한 햄릿’으로 우리 가슴에 남았다. “노력과 열정, 창의력, 그리고 최은희가 내 영화의 전부다.”라던 신상옥 감독은 4월11일 80세로 별세했다. 함북 청진 출신인 신 감독은 납북과 북한 생활, 탈북 등 크고 작은 인생의 굴곡을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켰다.‘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으로 불린 극작가 차범석도 6월6일 82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팔순 때도 신작을 발표했을 만큼 쉼 없는 창작열로 젊은 후배들의 귀감이 된 그는 6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한국 개신교계의 큰 어른이었던 여해 강원용 경동교회 명예목사는 8월17일 89세를 일기로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는 평생을 우리 사회의 갈등을 걷어내기 위해 좌·우를 몸으로 껴안는 구도자의 삶을 걸었다. 한국 바둑계의 산증인 조남철 9단은 7월2일 83세로 타계했다. 그는 1945년 한국기원 전신인 한성기원을 설립했고 조훈현, 조치훈을 일본에 유학 보내 바둑 강국의 기반을 마련했다. 1980년 데뷔 이래 ‘회장님, 우리 회장님’‘탱자 가라사대’ 등 시사풍자 개그로 한때를 풍미했던 개그맨 김형곤씨는 지난 3월 46세의 한창 나이에 팬들과 이별, 아쉬움을 남겼다. ‘머나먼 쏭바강’ ‘왕룽일가’의 작가 박영한, 원로가수 신카나리아와 ‘불나비 사랑’을 부른 가수 겸 영화배우 김상국도 사랑했던 팬들과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됐다. 국내 최고의 조선왕조궁중음식 전문가 황혜성씨는 12월14일 86세로 별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경제계 한국 중공업 발전의 초석을 다진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7월20일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그가 숨짐으로써 ‘영’자 항렬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만 남게 됐다. 해운업계는 두 명의 별을 잃었다.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이 11월24일 79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 이틀 뒤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52세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체육계 통쾌한 ‘박치기’로 1960∼70년대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던 ‘전설의 프로레슬러’ 김일(77)씨가 심장마비로 10월26일 삶의 링에서 내려왔다. 라이벌이었던 ‘백드롭의 명수’ 장영철(78)씨는 앞서 8월8일 지병인 파킨슨 병에 따른 흡인성 폐렴으로 별세했다. 프로축구 성남에서 K-리그 3연패를 이룬 차경복(69) 전 성남 감독이 10월31일 타계했고,1950∼60년대 대표선수를 지낸 뒤 축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문정식(76)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12월25일 생을 마감했다.김형칠(47)씨는 12월7일 도하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에 출전했다가 낙마사고로 숨져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해외 미국의 지원으로 아옌데 좌파 정권을 무너뜨린 뒤 17년간 공포정치를 편 칠레의 철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지난 12월10일 고문 등으로 사망한 4000여 피해자 가족들의 원망을 외면한 채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1990년대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보스니아계 무슬림 20만명을 학살해 ‘발칸의 도살자’로 불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유고전범재판소(ICTY)에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지난 3월11일 옥중 사망했다. 독재자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도 최근 사망했다. 김선일씨를 납치·참수한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도 지난 6월7일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고, 체첸 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는 러시아군 공격으로 숨졌다. 지난 7월21일 여든에 사망한 캄보디아의 타목은 ‘킬링필드의 도살자’로 불렸다. 논쟁의 중심에 선 경제학계의 두 거목도 유명을 달리했다.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은 현대 자유주의 경제학의 정신적 지주이자 통화주의의 수장.11월16일 94세로 세상을 떴다. 그 대척점에 선 경제학자 존 갈브레이스도 앞서 4월29일 97세로 타계했다. 정부의 사회문제 개입을 적극 주장했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가능케 한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관리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스타워즈’로 유명한 전략방위계획을 추진했던 캐스퍼 와인버거 전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88세의 나이로, 네오콘의 대모격이랄 수 있는 진 커크패트릭도 12월 8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떴다. 백악관 안보 담당 핵심으로 미국 최초의 여성 유엔대사로 활동한 커크패트릭은 공산권 붕괴에 막대한 역할을 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미망인으로 킹 목사의 뒤를 이어 인권 운동에 헌신한 코레타 스콧 킹과, 세계 여성운동계의 ‘신화’였던 베티 프리단은 모두 2월에 각각 78세와 85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악어 사냥꾼’(사실은 동물보호운동가)으로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스티브 어윈은 지난 9월 촬영 중 가오리 꼬리가시에 심장을 찔려 마흔넷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골프계의 ‘살아 있는 전설’ 바이런 넬슨,1950·1960년 보스턴 셀틱스를 이끌며 통산 9회의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명장 레드 아우어바흐도 각각 9월과 10월에 사망했다. 회계부정 스캔들로 미 월가를 뒤흔든 엔론의 전 회장 케네스 레이도 지난 7월 선고 재판을 3개월 앞두고 심장병으로 돌연사, 끝내 명예회복을 하지 못했다.52년간 중국의 ‘국민 의사’로 불리며 의덕을 베풀어온 화이웨이가 지난 8월 73세의 일기로 사망, 중국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만인의 어머니’로 불린 미국의 배우 제인 와이어트도 10월 96살의 나이로 삶의 무대를 떠났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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