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조각 설치 국내외 작가 10명 기획전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온나라가 통째로 흥분한 때가 있었다. 그로부터 20년. 그 시간의 흔적을 예술작품들을 빌려 생생히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 ‘88올림픽 그후 20년’이 와있다.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소마미술관은 88올림픽 2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기획전을 열고 있다. 지난 17일 개막한 전시는 내년 1월11일까지 100여일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 전시 제목은 ‘8808 아웃사이더 인(Outside In)-밖에서 안으로’.1988년 올림픽공원 안에 조각작품을 설치한 작가들 가운데 10명을 엄선해 그들의 2008년 현재를 보여준다는 의미다. 공원 곳곳에 작품을 설치했던 작가들이 지금, 미술관 안으로 새 작품들을 갖고 들어온 셈이다.
이번에 공원을 다시 찾은 작가는 모두 10명. 국내 작가로는 엄태정·조성묵이 참여했다. 해외 작가들의 명단은 화려하다. 루이스 부르조아, 나이젤 홀, 귄터 워커, 브라이언 헌트, 데니스 오펜하임 등은 생존 작가. 여기에 그동안 세상을 뜬 솔 르윗, 헤수스 라파엘 소토, 조지 리키가 가세했다.
6개 전시관에 나뉘어 선보이는 작품들은 드로잉을 포함해 모두 120여점이다.20년 전 ‘전문’인 금속재료를 쓰지 않고 화강암으로 작업해 화제를 뿌렸던 원로 작가 엄태정에게 세월은 어떻게 흔적을 남겼을까. 알루미늄과 철판 지지대를 이용한 입방체 조각품과 작품 관련한 드로잉들을 내놨다. 의자 작업으로 유명한 조성묵도 예술세계의 변화가 컸다.90년대 후반 국수를 재료로 한 ‘커뮤니케이션’연작을 시도했다. 이번 전시에도 9m짜리 대형 국수 작품을 들고 나왔다.
해외 유명작가들의 대표작을 실내공간에서 줄줄이 대면하는 즐거움은 짜릿하다. 올림픽공원에서 자전거 바퀴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 작품을 본 기억이 있는지? 작품의 주인공은 영국의 세계적인 작가 나이젤 홀. 드로잉을 합해 30여점이 제2전시실을 꽉 채우고 있다.
칼 조각을 내놨던 귄터 워커는 5m가 넘는 방대한 천 작품, 시멘트 벽돌을 쌓아 입방형 모서리를 표현했던 솔 르윗은 미니멀리즘을 보여주는 소품 드로잉들로 작품세계의 스펙트럼이 어떻게 확장돼 왔는지 웅변한다. 리움미술관, 신세계백화점 본점 옥상의 거미 작품으로 더 친숙한 루이스 부르조아도 꼭 챙겨볼 작가다. 제4전시실에 드로잉 14점과 조각 1점이 소개됐다.
어렵사리 걸음한 관객들을 위해 제대로 작품공부를 해볼 수 있게끔 특별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소마미술관은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와 4시에 공원 내에 설치된 참여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전문가들이 함께 돌아보며 설명해주는 투어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림픽공원에는 현재 220여점의 조각작품들이 상설전시돼 있다. 무심히 지나쳤던 공원이 세계 어딜 내놔도 손색없는 야외 전시장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입장료는 어린이 2000원, 청소년 3000원, 일반 5000원.(02)425-1077.
황수정기자 sj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