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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알리바바 “연내 월마트 추월” 순항… 아마존, 각국서 분쟁 ‘암초’

    [글로벌 경제] 알리바바 “연내 월마트 추월” 순항… 아마존, 각국서 분쟁 ‘암초’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복판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뉴욕 이코노믹 클럽 강연’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선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알리바바의 미국 시장 진출 목표는 미국 기업들과 상생하고, 미국 중소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의 기회를 열어 주려는 데 있다”고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밝혔다. 이어 “연내 월마트의 매출액(지난해 4700억 달러)을 뛰어넘고 2019년까지 시장 규모를 1조 달러(약 1118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제시하며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마그레테 베스타거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11일 아마존이 출판사와 계약할 때 소비자 선택권의 제한을 둔 조항을 고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스타거 위원은 “아마존이 출판사들과 맺은 계약이 다른 전자책 유통업자들의 참여를 막는 바람에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앤더스애널리시스 통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유럽에서 전자책 시장의 90%를 차지해 미국보다 시장점유율이 더 높다. ‘세계 양대 온라인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미 뉴욕 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가 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서는 등 미국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아마존은 세계 곳곳에서 반독점 조사와 법인세 특혜 의혹, 전자책 수익 배분을 둘러싼 출판사와의 갈등 등 갖가지 ‘암초’를 만나 제동이 걸리는 듯한 모습이다. 알리바바는 마윈 회장의 이번 뉴욕 방문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해외 시장 진출을 실행하기 위해 글로벌팀을 만든 데 이어 아마존 최대 대항마 ‘제트닷컴’을 비롯해 2억 5620만 달러(약 2863억원)를 투자해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스냅챗’, 소설커머스 업체 ‘주릴리’의 지분 확대에 나서는 등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주릴리 지분 확대는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학습하는 차원에서 비교적 소규모로 이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지난해 6월에는 초대받은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비공개 쇼핑몰인 ‘11메인’을 연 데 이어 모바일 메시징 업체 ‘탱고’, 자동차 공유 서비스 ‘앱 리프트’, 전자상거래 업체 ‘퍼스트 딥스’ 등에 투자했고, 2013년에는 전자상거래 업체 ‘숍 러너’에 2억 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제니퍼 쿠퍼맨 알리바바 대외사업 부문 부사장은 “5억 5700만명의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알리바바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1999년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알리바바닷컴과 1688닷컴을 시작으로 2003년 오픈마켓 ‘타오바오’(淘寶), 2008년에는 온라인쇼핑몰 ‘T몰’을 론칭했다. 2010년 그룹 구매 서비스 ‘쥐화쏸’(聚劃算), 해외 이용자들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알리익스프레스’를 미국 시장에 내놓았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외에도 전자상거래 활성화 지원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2004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메신저 서비스 ‘알리왕왕’과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타오바오에 내놓았다. 특히 2007년에는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인 ‘알리마마’를 선보여 판매 수수료가 없는 타오바오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같이 알리바바의 핵심 경쟁력은 판매 수수료가 ‘공짜’라는 데 있다. 아마존과 이베이가 12~15%의 판매 수수료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알리바바는 수수료 대신 광고 수수료나 판매자의 웹페이지 구축 등을 통해 수익을 낸다. 그렇지만 알리바바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58.8% 급증한 115억 달러를 기록해 44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렇다고 알리바바의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의 직원들이 뇌물을 받고 타오바오와 티몰에 입점시켜 주거나 홈페이지 첫 화면에 광고를 띄워 주고 있다고 정면 비판하고 나서는 등 악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가격 표시 위반으로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할 위기에 처하고 ‘짝퉁 논란’으로 이미지가 추락하는 등 경영관리 측면에 아마추어 냄새마저 풍기고 있다. 아마존은 유럽 시장에서 온라인 쇼핑과 법인세 특혜 의혹, 전자책 사업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지만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여전히 ‘세계적인 유통 강자’이다.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모든 제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한 아마존은 상품 유통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3%로 가장 높고 책을 포함한 미디어 사업 33%, 클라우드컴퓨팅 등 기타 부문이 4%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의 핵심 경쟁력은 물류 시스템에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곳곳에 대형 물류센터를 구축한 아마존은 2013년엔 인수한 카바시스템스가 만든 키 40㎝, 무게 135㎏의 로봇을 각 물류센터에 배치해 효율성을 높였다. 물류센터에는 로봇들이 주문받은 상품을 찾아 이를 포장센터로 운반해 주고 직원들은 해당 제품을 택배용 상자에 담아 포장한 뒤 컨베이어 벨트로 옮기기만 하면 된다. 광활한 미국 대륙에서 당일 배송이라는 유통 혁신을 이끌어 낸 것도 이런 노력 덕분이다. 올해 초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프라임 나우’라는 시범 택배 서비스도 시작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7달러의 배송료로 1시간 내 제품을 배달해 준다. 2시간 이내 배송은 무료다. 아마존의 경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이 바라는 회사의 미래는 소비자가 원할 때 모바일 네트워크와 온라인상의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모든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곧바로 제공하는 ‘주문형 경제’라고 보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주문형 경제는 두 가지의 신사업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사물인터넷(loT) 기술을 결합해 월풀, 브러더, 브리타, 바운티, 타이드, 맥스웰 등 17개 브랜드와 손잡고 대시 버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시 버튼 내 와이파이가 탑재돼 있어 소비자가 다량으로 구입하는 물건들을 버튼 한 번 누르는 것으로 자동 주문할 수 있다. 예컨대 커피 머신에 맥스웰 커피 대시 버튼을 누르면 커피 원두 등이 자동 주문되는 식이다. 다른 하나는 아마존 홈서비스다. 쇼핑몰상에서 전문 기술 인력을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아마존의 대시 기기 가운데 정수기와 같이 설치가 어려운 제품의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곧바로 전문 인력이 출동해 해당 제품을 설치해 준다. 현재 200여만종의 서비스가 제공되며 아마존은 업체로부터 10~20%의 수수료를 받는다. 아마존은 자체 브랜드(PB) 식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타깃 등과 경쟁을 벌이는 아마존이 음식료품 판매 확대를 위해 신선식품 PB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마존이 준비하는 PB 제품은 우유와 시리얼, 영유아용 식품 등이다. 아마존은 커피와 수프, 파스타, 남성용 면도기, 세탁세제 등 수십여개 제품군으로 선보이고 있는 자사 브랜드인 ‘엘리멘츠’도 상표권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한 해 99달러의 회원비만 내면 무제한 당일 배송받는 서비스를 내놓아 식품 영역에서도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R J 핫토비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의 목표인 완벽한 오프라인 상점 대체는 식료품 분야의 성공에 달렸다”면서 “아마존 프레시가 성공하면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강력한 도전자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아마존 매출액은 해마다 20%씩 성장하고 있지만 순이익은 사실상 제로 상태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2억 41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드론과 당일배송 서비스 등 배송망과 물류센터, 파이어폰·킨들·태플릿PC 등 모바일 단말기의 출시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너무나 공격적으로 투자한 탓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알리바바 상장해 떼돈 번 마윈 “기업공개 후회… 삶 피곤해져”

    알리바바 상장해 떼돈 번 마윈 “기업공개 후회… 삶 피곤해져”

    “기업공개(IPO)를 후회하고 있다. 다시 한번 상장 기회가 온다면 응하지 않고 개인 회사로 만족할 것이다. 내 삶이 더 피곤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51) 회장이 미국 유수의 기업인들 앞에서 애교 섞인 불평을 늘어놨다. 미국 기업과의 교류 확대를 위해 방미 중인 마 회장은 9일(현지시간)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뉴욕 경제인 모임 강연에서 “증시에 상장한 다른 기업처럼 알리바바도 투자자들과 증권 당국, 언론의 더 엄격한 감시를 받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 회장의 발언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양쯔강의 악어’로 불리는 마 회장은 지난해 9월 뉴욕 증시에 알리바바를 상장해 무려 250억 달러(약 27조 7500억원)의 기록적인 IPO 성적을 거뒀다.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인 주당 68달러에서 93.89달러로 치솟았고 지금도 87달러 안팎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알리바바는 연내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매출액을 앞질러 조만간 온라인 유통 강자인 아마존과 이베이도 위협할 것으로 점쳐진다. FT는 마 회장의 이날 발언이 “불편하지만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미국식 경영 환경에 대한 넋두리라고 해석했다. 알리바바는 현재 전체 매출의 4%에 불과한 해외 시장 비중을 5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올해 주목할 만한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고작 워싱턴주의 체리 300t을 중국에 판매한 것에 불과하다. 아마존이나 이베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홍보에 나선 마 회장의 러브콜이 얼마나 미국 기업에 먹혀들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FT는 내다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돈 불리는 것보다 절세에 집중하라”

    “돈 불리는 것보다 절세에 집중하라”

    “돈을 불리려 하지 말고 세금을 피하라.” 미래의 부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지금의 부자들이 들려주는 충고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갖고 있는 대한민국 부자는 18만여명이다. 전년보다 1만 5000명(8.7%) 늘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증가율(13.7%)에는 크게 못 미친다. 초저금리에 ‘박스피’(지지부진한 증시), 내수 부진의 ‘3중고’(三重苦) 앞에서 국내 억만장자들의 기세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들이 꼽는 유망 투자처는 부동산이다. 부자 5명 중 1명은 “수익성이나 안정성보다 절세와 세금 혜택이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8일 발표한 ‘2015 대한민국 부자 보고서’의 주된 내용이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는 18만 2000명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금융자산을 모두 합하면 약 406조원이다. 2008년(179조원) 대비 126.8% 증가했다. 1인당 평균 22억 3000만원이다. 보고서는 “0.35% 부자가 국내 가계 총금융자산의 14.3%를 갖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부자들의 자산 내역은 ▲주택·건물·상가·토지 등 부동산자산 52.4% ▲예금·주식·펀드 등 금융자산 43.1% ▲예술품·회원권 등 기타자산 4.5%이다. 금융자산 비중이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40%를 넘어선 점이 눈에 띈다. 반면 부동산자산은 해마다 감소세다. 부동산자산 비중(67.8%)이 금융자산(26.8%)보다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일반인들과 대조된다. 일반인들은 집 한 채가 자산의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부자들은 여전히 부동산을 ‘사랑’했다. 앞으로 가장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대상으로 응답자의 24.3%가 ‘국내 부동산’을 꼽았다. 해외 펀드(12.5%)와 국내 주식(11.3%)이 그 뒤를 이었다. 부자들의 93.8%가 토지 이외의 투자용 부동산을 갖고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유망 투자 대상 부동산(복수 응답)은 상가(58.1%)가 가장 많았고 아파트(40.8%), 오피스텔(32.8%) 순서였다. 올 들어 투자용 부동산의 연평균 수익률은 5.91%다. 지난해 5.6%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2013년 6.3%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금융자산은 현금이나 예·적금(47.2%)으로 갖고 있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 뒤는 주식(16.0%), 펀드(14.5%), 투자·저축성보험(14.4%) 순서다. 노현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팀장은 “예·적금과 같은 안전 금융자산에 일정 금액을 투자한 후 나머지 여유 자금은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부자들이 기대하는 금융자산 수익률은 연평균 6.5%이지만 실제 수익률은 3.5%로 저조했다. 이 때문인지 부자들은 재테크 비결로 ‘절세’를 최우선시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쓴 세(稅)테크 수단은 ‘장기저축성보험’(68.1%·복수응답)이었다. 연금저축·연금펀드·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소득공제 금융상품’(65.7%) 가입 비중도 높았다. 투자수익이 비과세되는 ‘국내 주식·주식형펀드’(46.7%), ‘즉시연금 보험’(16.2%)도 포트폴리오 항목에서 빠지지 않았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한·미 금리 또 역전되나

    한·미 금리 또 역전되나

    오는 11일 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역전 상황이 다시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장기화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제 활력을 유지하는 데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셈법이 복잡해진 셈이다. 이 총재는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5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2013년 5월 ‘긴축 발작’(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 신흥국 증시가 흔들린 것) 현상에서 경험했듯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한 신흥국의 해외자본이 빠르게 유출되면서 환율 및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성장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부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이려면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통화·재정 정책은 저성장·저물가에 적절히 대응해 경제 활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 단기적 경기 대응만으로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는 성장잠재력 저하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한국과 미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차이는 0.1% 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졌다. 미국은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어 장기 금리가 오르는 반면 한국은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에는 금리 차이가 0.065%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양국의 통화정책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사우디, 증시 ‘타다울’ 개방 등 경제구조 다변화 몸부림

    [글로벌 인사이트] 사우디, 증시 ‘타다울’ 개방 등 경제구조 다변화 몸부림

    저유가 시대를 맞아 사우디 경제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석유는 재정수입의 80%, 국내총생산(GDP)의 45%, 수출의 90%를 담당하며 사우디에 풍요를 가져다줬지만 선진 경제로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기도 했다. 대내외 불가피한 상황으로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경제 구조 개혁은 민간 부문을 활성화하는 한편 다양한 일자리 창출로 실업률을 줄이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 신호탄은 오는 15일 예정된 사우디 주식시장 ‘타다울’ 개방이다. 시가총액 5900억 달러로 중동 최대 규모의 시장이 열리면서 세계 금융권이 들썩이고 있다. 주식시장을 통한 신규 투자 유입은 저유가로 인한 경제 타격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라티파 알와란은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유학생들에게 미국 대학 학위는 일종의 명예훈장으로 여겨진다. 4년을 그럭저럭 보내고 귀국하면 정부 기관의 편안한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2011년 8만여명에 달하는 사우디 유학생 가운데 한 명이었지만 가는 길은 동료와 달랐다. 워싱턴대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은 미국 커피의 본고장. 그녀가 그곳에서 목격한 커피 문화는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이었다. 진한 에스프레소부터 거품이 풍성한 라테까지 각종 커피가 하나의 기계에서 수분 만에 뽑혀 나오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뒤 일생의 진로를 바꿨다. 사우디도 커피 사랑이 유별나지만, 전통 방식으로 커피를 끓이는 과정은 복잡했고 30분 넘게 걸렸다. 고국으로 돌아간 그녀는 안정이 보장된 일자리를 찾는 대신 사우디식 전통 커피를 수분 만에 끓여 낼 수 있는 전기 포트를 개발했다. ‘야툭’이라는 이 제품은 출시 이틀 만에 2000대가 팔려 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사우디 전역의 상점을 장악한 야툭은 쿠웨이트 등 이웃 중동 국가까지 진출했다. 7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알와란은 내쳐 인스턴트 커피 제품까지 출시하며 사우디를 넘어 중동 커피 시장을 흔들고 있다. 사우디 경제에서 알와란과 같은 존재는 이제 석유만큼 중요해졌다. 그동안 재정수입의 80%, 국내총생산(GDP)의 45%, 수출의 90%를 담당하며 사우디 경제를 견인해 온 석유지만 저유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이상 미래를 걸 수 없게 됐다. 오는 5일 열리는 회담에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기존의 산유량을 유지할 전망이다. 사우디는 하루 평균 10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한다. 국제유가 결정권이 미국 셰일가스 업체에 넘어간 터라 감산 결정은 아무런 약발도 없다는 인식이 크다. 석유를 더 퍼내 가격을 떨어뜨려 고비용의 경쟁자들을 고사시킬 요량이었지만 미국 셰일가스 업계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1월 즉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사우디가 명실상부한 ‘중동의 맹주’가 되길 원한다. 미국과의 핵협상 타결로 이란이 꿈틀대면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역내 균형에 균열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산유량을 늘리지 않는 이유도 이란을 의식해서다. 유가를 올리는 건 석유시장 재진입을 앞둔 이란을 돕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외교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걷어 내고 홀로 서기를 모색하는 한편 경제에선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체질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석유는 풍요를 가져다줬지만 사우디가 선진 경제로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기도 했다. 저유가로 석유 의존도 탈피는 대내외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다. 석유 수입 감소로 당장 사우디 경제에 타격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축복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씨티그룹은 저유가 시대에 맞춰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적자가 13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사우디는 경제구조 다변화를 위해 무던히 애써 왔으나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 별무 소용이었다. 비석유 산업은 활성화되지 못했고, 국민 또한 일할 동기를 찾지 못하며 민간 경제는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외국에서 좋은 스펙을 쌓은 젊은이들은 고용 안정과 고소득이 보장되는 정부 기관으로만 몰렸다. 공무원 월 최저 임금은 2000달러로 민간 부문의 2배다. 1월 현재 사우디인의 75%가 정부 기관에서 일한다. 민간 경제가 GDP(약 8000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1%다. 석유 수입 감소는 곧 국가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 국민은 이제 보조금을 받을 게 아니라 세금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둑한 정부 보조금 덕에 사우디인들은 일할 필요가 없었다. 공장, 호텔, 레스토랑, 병원 등을 채운 인력은 요르단, 이집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등지에서 수입해 왔다. 외국인 노동 인구는 약 900만명에 달하는데 민간부문 근로자의 80%나 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11년부터 각종 노동 현장에서 현지인을 고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노동 인구의 ‘사우디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 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까지 3년간 민간 영역에서 사우디인 고용은 30% 증가하고, 노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9%에서 15.2%까지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실업률은 10.5%로, 정부 목표치의 두 배다. 경제 다변화로 다양한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이유다. 그 신호탄은 오는 15일 예정된 사우디 주식시장 개방이다. 서방에 주식거래를 허용한 것이다. ‘타다울’로 불리는 사우디 증시는 지금까지 걸프 지역 6개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이사회(GCC) 회원국에서만 참여할 수 있었다. 시가총액 5900억 달러로 중동 최대 규모의 시장이 열리면서 세계 금융권은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 증시 ‘후강퉁’에 이어 사우디 증시는 마지막 남은 거대 국제 자본시장으로, 투자가들에게 마지막 남은 엘도라도와 같은 곳”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유가 급락으로 걸프 산유국 증시가 고전하고 있지만 올 들어 타다울의 성적표는 준수하다. 올 초 외국인 참여 확대가 발표된 이래 사우디 증시는 20%가량 올랐다. 주식시장을 통한 신규 투자 유입은 저유가로 인한 경제 타격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증시 개방은 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 원유 고갈에 대비해 다른 분야도 미리 개발하기로 하고 그 재원을 해외에서 조달하자는 취지다. 사우디 증시에 유입될 외국 자금은 5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회의적인 시각이 있지만 최근 사우디는 화석연료시대 종말에 대비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CNBC는 “경제 다변화와 이를 통한 일자리 다양화는 사우디 왕가의 장기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증시를 떠받들고 내수산업 증진을 위해 살만 국왕은 이른바 ‘화이트 랜드’로 불리는 미개발 토지에 대한 세금 부과를 추진했다. 사우디에는 오일 달러에 길들어 개발 동기를 찾지 못하고 노는 땅이 수두룩하다. 수도 리야드에만 미개발 토지가 40%에 이를 정도다. 정부 계획이 발표되면서 세금을 두려워한 토지들이 대거 처분됐으며, 여기서 나온 자금이 증시로 유입돼 지수를 떠받들기도 했다. 체질 개선은 젊은 층을 위해서도 시급하다. 사우디 인구는 60% 이상이 30세 이하로 매우 젊다. 소비층과 노동 인력이 젊다는 것은 사우디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문제는 30세 이하의 실업률이 30%대를 선회한다는 점이다. 사우디 정부로선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만이 석유 없이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길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글로벌 경제] 엔저로 달려온 일본 구조개혁으로 날까

    [글로벌 경제] 엔저로 달려온 일본 구조개혁으로 날까

    엔저 효과로 체력 회복이 역력한 일본 경제가 양적완화의 유지를 선언한 가운데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을 시작했다. 소비세 인상 여파에서 일단 한숨을 돌린 아베 정부가 양적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 개혁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80조엔(약 773조원) 대의 양적완화 유지”를 결정했다. 양적완화를 통한 엔저 유지 정책을 의미한다. 미국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엔화의 추가 하락이 예상돼 엔저 심화 현상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본 은행권의 자금이 자금운용을 위해 해외채권으로 몰리면서 엔화 약세를 더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일본 국채수익률이 더 떨어져 엔화가 해외채권으로 이동하고, 이에 따른 엔화 약세 심화는 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 주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 생보사들의 해외 채권 투자액은 지난해 11월부터 규모가 늘고 있다. 해외 채권 투자액은 지난 10일부터 1주일 사이에 1조엔을 돌파할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 일본의 9개 대형 생보사들은 올해 4조엔에 달하는 해외 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다. 2012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 지방은행들의 해외 채권 투자 잔액도 올 2월 말 현재 전년 같은 달 대비 34% 늘었다. 엔화 가치는 아베 정권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달러 대비 29.2%, 원화 대비로는 36.0%나 각각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을 타고 일본의 연간 수출액은 아베 집권 전인 2012년 63조 7476억엔에서 2014년 73조 930억엔으로 2년 동안 14.7%나 늘었다. 수출은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늘었다. 기업들의 수출 물량 및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의 대표 업체 도요타가 엔저를 타고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영업이익이 2조 7505억엔으로 전년보다 20.0% 불어나 2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은 상징적이다. 도쿄 증시 1부 상장 대기업의 30%가 2014 회계연도에서 순익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6%로 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는 모양새다. 도쿄 증시 닛케이 평균주가 종가는 2만선을 넘으면서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도쿄 증시의 시가총액도 거품경제기인 1989년 12월 29일의 590조 9087억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가, 경상수지, GDP 등 경제지표들에서 생기를 되찾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3일 스페인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주최 세미나에서 “일본의 인플레와 임금 추이가 긍정적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일본 경제를 괴롭혀 온 디플레를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로다 총재는 앞서 22일 도쿄에서 “일본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경기 판단을 회복 기조에서 회복으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개인 소비의 저변이 확대·강화되고 공공투자와 주택투자의 감소세도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은행은 양적완화 조치를 통한 엔저가 대기업 수출 호조 및 수입 회복으로 이어지고 임금상승과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정부는 고용·노동·의료 분야의 구조개혁, 법인세 인하, 기업 지배구조 강화 등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구조개혁과 민간 성장전략을 통해 아베노믹스로 시동 걸린 일본 경제의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엔저를 발판으로 구조개혁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는 시도다. 2016년까지 법인세 3.29% 인하, 결혼·자녀 양육자금에 대한 1000만엔 한도의 비과세, 주택자금 증여 비과세 한도를 1000만엔에서 3000만엔으로 늘리는 방안 등 세제 개편을 통한 세대 간 부의 이전 촉진 방안 등도 민간 구매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전략 특구에서 전문직 및 가사지원 외국 인력을 허용하고, 여성 고용 촉진을 위한 사회보장 및 배우자 수당을 개선하는 등의 방안과 함께 혼합진료 허용 등 의료개혁, 지역 농협에 대한 자율권 확대, 리스크 자산보유 비중 확대 등 공적연금기금 운용 방안 개선 등도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정책들이다. 도쿄 금융가에선 구조개혁의 진전이 정부의 세출구조 개혁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기획] 유사시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기획] 유사시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일본의 끔찍한 전쟁 범죄 사실은 부인한 채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는 위선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그의 이번 방미 기간 중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 기간 중 논의된 여러 가지 의제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은 27일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에서 합의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이었다. 합의문은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 한 장의 합의가 차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가져올 후폭풍은 가히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新방위협력지침’...전범국 일본 ‘족쇄’ 풀어줘 이번에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냉전 시기 북해도 지역에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던 일본의 필요에 의해 책정된 정부 간 합의이다. 이 합의에는 일본이 타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군과 자위대가 정보·작전·군수 등 분야에서 각각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정부 대 정부의 합의문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이 지침은 1978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만 하더라도 철저하게 일본 영토와 영해, 영공 방위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일본은 패전국이었기 때문에 헌법 제9조에 따라 정규군을 보유할 수 없었고, 자위대는 이름 그대로 자국의 치안과 영토 보호를 위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자위대의 성격과 작전 영역을 명시함으로써 일본의 공세적 무기 획득과 군비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방위청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제창한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오랫동안 고수해 오고 있었지만, 냉전 붕괴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1차 북핵위기로 홍역을 치른 이후인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서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공세적 무기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한 것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위한 변화는 미국의 세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선 이후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 재정위기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협론을 부채질했고,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잡아두고 있던 끈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우선, 일본이 주장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했다. 일반적으로 자위권이란 국가 주권과 이익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권리를 말하는데, ‘집단적 자위권’이란 지켜야 할 주권과 이익에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불량배에게 맞을 위기에 있으면 친구가 와서 함께 싸워주고, 반대로 친구가 불량배에게 당할 위기에 처하면 자신도 나서서 친구와 함께 불량배와 싸워 준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바르샤바조약기구(WTO) 등 집단안보체제, 또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체결한 동맹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같은 집단안보체제에 가입한 국가가 정상국가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럴 자격이 없는 전쟁범죄국가일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전쟁범죄국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대신, 일본 영토와 영공, 영해에서 방어적 목적으로만 운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무력인 ‘자위대’만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에서 군대의 보유와 국가의 교전권 포기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이 헌법 개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국내외의 반대로 개헌이 어려워지자 헌법 해석 변경과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개념 도입을 통해 자위대를 교전권을 가진 정식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교전권이란 국가 간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적국과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교전권이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파트너 국가가 미국이라면 이론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거나 우방 관계에 있지 않은 거의 모든 국가와 전쟁을 할 수 있는 교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병' 날개? 또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일본은 굳이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작전에 투입될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유사시 형식상 최고사령부가 되는 UN군사령부는 일본에 7개의 후방기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기지들은 모두 미군과 자위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지다.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이, 사세보 해군기지는 제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2호위대군이 함께 쓰고 있고, 캠프 자마에는 주일미육군 제500군사정보여단과 지원부대가 일본판 특전사라 할 수 있는 중앙즉응집단사령부와 함께 입주해 있다.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는 항공자위대 방공지휘소가,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사용하는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기지, 화이트비치 기지 등에도 모두 자위대 지원부대가 함께 입주해 있거나 유사시 기지에 전개되는 전력의 작전을 지원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한반도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엮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인해 자위대는 날개를 달게 됐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논리에 따라 한반도에서 작전하는 미군의 후방지원 수준을 넘어서, 필요에 따라 미군과 함께 북한에 대한 공세적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우리 동의없이 한반도전쟁 개입 못해”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의 사전요청과 우리의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전 초기 북한은 한·미 연합군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이고, 새로 개정된 지침에 따라 자위대는 해상에서 이 미사일 요격을 시도할 의무가 있다. 미군의 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해야 하는 일본은 일본 인근 해역이나 괌 인근에서 들어오는 사전배치전단은 물론 미 본토와 하와이 등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싣고 들어오는 미 수송선단에 대한 보호 작전도 ‘후방 지원’ 개념에서 수행해야 한다. 기동함대 등 선단 호위를 위한 해군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가 미 수송선단에 대한 호송 지원을 제공하지 못해 미 해군 수송선단이 한반도 해역 진입에 난색을 표하고, 연합사령부가 신속한 물자 하역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위해 자위대가 한반도 영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즉, 우리 정부는 평시에는 “우리 동의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전시가 되어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빠진 상황이라면 명분 보다는 생존이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자위대의 해외 군사작전 허용은 곧 일본에 채워져 있던 전범국이라는 족쇄가 서서히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일본의 족쇄를 풀어줌으로써 심각한 골칫거리인 북한과 잠재적 적국인 중국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갈 수 없을 것이다. -미일동맹 격상은 미국의 자충수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H. Carr)는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중국은 군웅할거(群雄割據)가 지속되다가 통일되고, 통일되어 전성기를 잠시 누리다가 부정부패와 반란, 외적의 침입 등으로 망하고 흥하고를 수 없이 반복했고, 우리나라 역시 비록 왕조 교체는 중국보다 적었다고는 하지만 위정자들의 권력다툼과 국론 분열과 국력 약화, 이 틈을 탄 외적의 침략, 침략을 물리친 뒤 잠시 평화를 누리다가 다시 권력다툼과 외침이 이어지는 같은 역사의 반복이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동아시아 역사의 변두리에 있었던 일본은 섬나라라는 특성상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독립성을 유지했지만, 경제적·문화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이들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국가가 분열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거나 힘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한국과 중국에 사신단을 보내 이른바 통신사로 불리는 사절단을 보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힘이 있을 때는 수시로 한국과 중국을 침략하며 노략질을 일삼았다. 3세기 초 호족연합정권인 야마토 정권이 전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정규군을 갖춰 가야, 백제와 결탁해 신라를 침략했고, 통일신라 시대에도 경상·전라·충청·경기 연안 일대에 수시로 해적선단을 보내 해안선을 약탈하거나 조운선, 무역선을 습격했다. 고려시대에는 한반도와 가까운 쓰시마섬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반도 해안에 대한 노략질을 일삼았고, 조선시기에는 15만 대병력으로 한반도 전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기도 했다. 문제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과 과거 한반도를 침략하고 노략질을 일삼았던 가문이 현재 일본의 집권세력에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노략질 일삼던 가문들이... 에도시대부터 일본 정계의 주류를 이루며 한반도와 대륙 침략을 주장했던 조슈번(長州藩) 세력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번주(藩主)인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가 제7군(약 3만 명)을 이끌고 조선 전국토를 유린했던 자들이다. 이들은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고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던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나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배출했고, 이들 세력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도 일본 정치계의 주류로 남아 아베 신조(安倍晋三)라는 인물을 배출하고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극우 민족주의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동해와 남해, 난세이 제도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적 집단이었던 사쓰마번(薩摩藩) 역시 번주인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이끄는 제4군(약 1만5,000여 명)이 참전하여 경상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칠전량 해전에서 조선수군을 전멸시켰으며,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죽게 만든 자들이었다. 이들은 조슈번과 함께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며 일본제국해군을 건설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전후에도 일본 정계의 주류 정치세력으로 남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라는 극우 정치인을 배출하고 현재도 극우 민족주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정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정치세력은 과거부터 내부 권력 투쟁을 이어오면서 일본 국내 상황이 정리되고 힘이 축적되면 반드시 한반도와 대륙을 상대로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현재도 과거사 왜곡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열등 민족이자 타도 대상으로, 미국을 ‘핵무기'라는 비인도적인 무기를 일본인에게 사용한 가해자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미일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역대 그 어느 시절보다 굳건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언제든지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실제로 냉전 시기 ‘120% 한통속’이라는 미·일 밀월관계 속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까지 성장했던 일본은 경제력과 군사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자 미국을 향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초강대국이 될 것이며, 미국이 첨단 무기를 자랑해도 일본의 전자부품 없이는 빈껍데기라며 초강대국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무역통상법 제301조, 즉, “미국의 눈 밖에 난 국가와는 무역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결과로 일본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는데 금융과 제조업의 거품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도쿄 증시는 3분의 1토막이 났고, 금융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년 전 경제력으로 미국에게 반기를 들었던 일본이 이제는 군사력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중국 위협론과 자신들의 역할론을 들고 나오며 자위대라는 이름의 족쇄를 서서히 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일본은 원거리 공습이 가능한 고성능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항공모함과 대형 상륙함과 같은 공격무기를 손에 넣었고,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약 47톤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 8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640kg의 플루토늄을 IAEA에 신고하지 않고 은닉했다가 적발되는 등 미심쩍은 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관문 '핵무장'만 남은 셈 일본이 이처럼 공세적 군사력을 갖추고 대량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용인과 협력 덕분이었다.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은 이제 보통군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군대까지 보유했고, 군사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핵무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핵물질과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위성 발사체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몇 주 이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출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제10조 1항에 따르면, NPT 가입국은 NPT에 가입했더라도 국가 비상사태나 국가이익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UN에 통보하고 NPT를 탈퇴할 수 있다. 즉, 센카쿠에서 중국의 위협,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빌미로 얼마든지 NPT를 탈퇴하고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순간 경제력·핵 능력으로 일본은 미국에 다시 "NO"라고 맞서려 할 것이며, 그때는 미국도 일본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요컨대 미국은 일본 우익의 속셈과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맹수를 잡기 위해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가를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일본에 맞설 강력한 군사력이라도 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허세만 부리며 막대기라도 주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만에 하나라도 유사시에 무엇으로 대응할지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위정자들에게 물어볼 때가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전범국의 ‘족쇄’를 풀어주다...한반도 앞날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전범국의 ‘족쇄’를 풀어주다...한반도 앞날은?

    일본의 끔찍한 전쟁 범죄 사실은 부인한 채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는 위선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그의 이번 방미 기간 중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 기간 중 논의된 여러 가지 의제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은 27일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에서 합의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이었다. 합의문은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 한 장의 합의가 차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가져올 후폭풍은 가히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합의 이번에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냉전 시기 북해도 지역에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던 일본의 필요에 의해 책정된 정부 간 합의이다. 이 합의에는 일본이 타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군과 자위대가 정보·작전·군수 등 분야에서 각각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정부 대 정부의 합의문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이 지침은 1978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만 하더라도 철저하게 일본 영토와 영해, 영공 방위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일본은 패전국이었기 때문에 헌법 제9조에 따라 정규군을 보유할 수 없었고, 자위대는 이름 그대로 자국의 치안과 영토 보호를 위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자위대의 성격과 작전 영역을 명시함으로써 일본의 공세적 무기 획득과 군비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방위청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제창한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오랫동안 고수해 오고 있었지만, 냉전 붕괴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1차 북핵위기로 홍역을 치른 이후인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서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공세적 무기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한 것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위한 변화는 미국의 세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선 이후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 재정위기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협론을 부채질했고,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잡아두고 있던 끈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우선, 일본이 주장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했다. 일반적으로 자위권이란 국가 주권과 이익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권리를 말하는데, ‘집단적 자위권’이란 지켜야 할 주권과 이익에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불량배에게 맞을 위기에 있으면 친구가 와서 함께 싸워주고, 반대로 친구가 불량배에게 당할 위기에 처하면 자신도 나서서 친구와 함께 불량배와 싸워 준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바르샤바조약기구(WTO) 등 집단안보체제, 또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체결한 동맹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같은 집단안보체제에 가입한 국가가 정상국가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럴 자격이 없는 전쟁범죄국가일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전쟁범죄국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대신, 일본 영토와 영공, 영해에서 방어적 목적으로만 운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무력인 ‘자위대’만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에서 군대의 보유와 국가의 교전권 포기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이 헌법 개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국내외의 반대로 개헌이 어려워지자 헌법 해석 변경과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개념 도입을 통해 자위대를 교전권을 가진 정식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교전권이란 국가 간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적국과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교전권이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파트너 국가가 미국이라면 이론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거나 우방 관계에 있지 않은 거의 모든 국가와 전쟁을 할 수 있는 교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병' 날개? 또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일본은 굳이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작전에 투입될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유사시 형식상 최고사령부가 되는 UN군사령부는 일본에 7개의 후방기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기지들은 모두 미군과 자위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지다.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이, 사세보 해군기지는 제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2호위대군이 함께 쓰고 있고, 캠프 자마에는 주일미육군 제500군사정보여단과 지원부대가 일본판 특전사라 할 수 있는 중앙즉응집단사령부와 함께 입주해 있다.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는 항공자위대 방공지휘소가,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사용하는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기지, 화이트비치 기지 등에도 모두 자위대 지원부대가 함께 입주해 있거나 유사시 기지에 전개되는 전력의 작전을 지원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한반도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엮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인해 자위대는 날개를 달게 됐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논리에 따라 한반도에서 작전하는 미군의 후방지원 수준을 넘어서, 필요에 따라 미군과 함께 북한에 대한 공세적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우리 동의없이 한반도전쟁 개입 못해”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의 사전요청과 우리의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전 초기 북한은 한·미 연합군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이고, 새로 개정된 지침에 따라 자위대는 해상에서 이 미사일 요격을 시도할 의무가 있다. 미군의 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해야 하는 일본은 일본 인근 해역이나 괌 인근에서 들어오는 사전배치전단은 물론 미 본토와 하와이 등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싣고 들어오는 미 수송선단에 대한 보호 작전도 ‘후방 지원’ 개념에서 수행해야 한다. 기동함대 등 선단 호위를 위한 해군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가 미 수송선단에 대한 호송 지원을 제공하지 못해 미 해군 수송선단이 한반도 해역 진입에 난색을 표하고, 연합사령부가 신속한 물자 하역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위해 자위대가 한반도 영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즉, 우리 정부는 평시에는 “우리 동의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전시가 되어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빠진 상황이라면 명분 보다는 생존이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자위대의 해외 군사작전 허용은 곧 일본에 채워져 있던 전범국이라는 족쇄가 서서히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일본의 족쇄를 풀어줌으로써 심각한 골칫거리인 북한과 잠재적 적국인 중국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갈 수 없을 것이다. -미일동맹 격상은 미국의 자충수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H. Carr)는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중국은 군웅할거(群雄割據)가 지속되다가 통일되고, 통일되어 전성기를 잠시 누리다가 부정부패와 반란, 외적의 침입 등으로 망하고 흥하고를 수 없이 반복했고, 우리나라 역시 비록 왕조 교체는 중국보다 적었다고는 하지만 위정자들의 권력다툼과 국론 분열과 국력 약화, 이 틈을 탄 외적의 침략, 침략을 물리친 뒤 잠시 평화를 누리다가 다시 권력다툼과 외침이 이어지는 같은 역사의 반복이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동아시아 역사의 변두리에 있었던 일본은 섬나라라는 특성상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독립성을 유지했지만, 경제적·문화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이들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국가가 분열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거나 힘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한국과 중국에 사신단을 보내 이른바 통신사로 불리는 사절단을 보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힘이 있을 때는 수시로 한국과 중국을 침략하며 노략질을 일삼았다. 3세기 초 호족연합정권인 야마토 정권이 전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정규군을 갖춰 가야, 백제와 결탁해 신라를 침략했고, 통일신라 시대에도 경상·전라·충청·경기 연안 일대에 수시로 해적선단을 보내 해안선을 약탈하거나 조운선, 무역선을 습격했다. 고려시대에는 한반도와 가까운 쓰시마섬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반도 해안에 대한 노략질을 일삼았고, 조선시기에는 15만 대병력으로 한반도 전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기도 했다. 문제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과 과거 한반도를 침략하고 노략질을 일삼았던 가문이 현재 일본의 집권세력에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노략질 일삼던 가문들이... 에도시대부터 일본 정계의 주류를 이루며 한반도와 대륙 침략을 주장했던 조슈번(長州藩) 세력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번주(藩主)인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가 제7군(약 3만 명)을 이끌고 조선 전국토를 유린했던 자들이다. 이들은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고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던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나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배출했고, 이들 세력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도 일본 정치계의 주류로 남아 아베 신조(安倍晋三)라는 인물을 배출하고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극우 민족주의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동해와 남해, 난세이 제도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적 집단이었던 사쓰마번(薩摩藩) 역시 번주인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이끄는 제4군(약 1만5,000여 명)이 참전하여 경상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칠전량 해전에서 조선수군을 전멸시켰으며,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죽게 만든 자들이었다. 이들은 조슈번과 함께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며 일본제국해군을 건설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전후에도 일본 정계의 주류 정치세력으로 남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라는 극우 정치인을 배출하고 현재도 극우 민족주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정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정치세력은 과거부터 내부 권력 투쟁을 이어오면서 일본 국내 상황이 정리되고 힘이 축적되면 반드시 한반도와 대륙을 상대로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현재도 과거사 왜곡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열등 민족이자 타도 대상으로, 미국을 ‘핵무기'라는 비인도적인 무기를 일본인에게 사용한 가해자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미일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역대 그 어느 시절보다 굳건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언제든지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실제로 냉전 시기 ‘120% 한통속’이라는 미·일 밀월관계 속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까지 성장했던 일본은 경제력과 군사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자 미국을 향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초강대국이 될 것이며, 미국이 첨단 무기를 자랑해도 일본의 전자부품 없이는 빈껍데기라며 초강대국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무역통상법 제301조, 즉, “미국의 눈 밖에 난 국가와는 무역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결과로 일본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는데 금융과 제조업의 거품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도쿄 증시는 3분의 1토막이 났고, 금융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년 전 경제력으로 미국에게 반기를 들었던 일본이 이제는 군사력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중국 위협론과 자신들의 역할론을 들고 나오며 자위대라는 이름의 족쇄를 서서히 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일본은 원거리 공습이 가능한 고성능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항공모함과 대형 상륙함과 같은 공격무기를 손에 넣었고,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약 47톤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 8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640kg의 플루토늄을 IAEA에 신고하지 않고 은닉했다가 적발되는 등 미심쩍은 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관문 '핵무장'만 남은 셈 일본이 이처럼 공세적 군사력을 갖추고 대량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용인과 협력 덕분이었다.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은 이제 보통군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군대까지 보유했고, 군사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핵무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핵물질과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위성 발사체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몇 주 이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출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제10조 1항에 따르면, NPT 가입국은 NPT에 가입했더라도 국가 비상사태나 국가이익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UN에 통보하고 NPT를 탈퇴할 수 있다. 즉, 센카쿠에서 중국의 위협,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빌미로 얼마든지 NPT를 탈퇴하고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순간 경제력·핵 능력으로 일본은 미국에 다시 "NO"라고 맞서려 할 것이며, 그때는 미국도 일본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요컨대 미국은 일본 우익의 속셈과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맹수를 잡기 위해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가를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일본에 맞설 강력한 군사력이라도 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허세만 부리며 막대기라도 주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만에 하나라도 유사시에 무엇으로 대응할지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위정자들에게 물어볼 때가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유동성 장세 연말까지… 증권·은행·건설·제약주 유망”

    “유동성 장세 연말까지… 증권·은행·건설·제약주 유망”

    주가 상승세가 거침없다. 지난 14일 2100선을 넘어선 코스피는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연말까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계속되는 가운데 개미투자자들도 투자 전략을 다시 세우기에 분주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손꼽는 우량주들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 투자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투자 전략 전문가 등 주식시장 ‘고수’들이 추천하는 유망 업종과 종목을 소개한다. 유동성이 풍부한 증시에서 최대 수혜주는 단연 증권주다.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은 거래대금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선진국의 양적 완화로 유동자금이 대거 들어온 덕분이다. 올해 1분기 증권결제대금은 하루 평균 23조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했다. 증권 거래가 늘면 증권사는 수수료를 중심으로 수익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추천 종목은 KDB대우증권과 키움증권이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19일 “대우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자산 중 채권 비중이 높아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수익률 확대가 예상된다”며 “2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호재”라고 말했다. 차인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주 수익원은 리테일 부문으로 증시 거래대금 확대의 최대 수혜주”라고 전했다. 다만 증권주는 적절한 환매 시기를 저울질하며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양 연구위원은 “6월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상반기 주가 상승을 견인한 유동성 장세가 하반기 이후부터 기업의 실적 장세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 ‘대표 소외주’인 은행주도 추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금리가 바닥인 시점에 은행주를 미리 사 두라”(안병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은행 업종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수익 감소와 안심전환대출 판매 여파로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하지만 수익률과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현 시점에 은행주를 선점해 둔다면 추후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증권사별로 은행주들의 목표 주가는 현재 가격 대비 30%가량 높게 설정돼 있다. 추천 종목은 KB금융이다. 안 센터장은 “KB금융은 그동안 강세장에서 장기간 소외되며 은행주 중에서도 가장 저평가돼 있다”면서 “지난해 KB캐피탈(우리파이낸셜)과 LIG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해 수익구조가 다변화됐고, 윤종규 회장 취임 등 경영진 교체에 따른 구조적 변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이 지연되고 있지만 6월 이후 통합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다(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위원). 삼성증권은 하나금융의 목표 주가를 4만 6000원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건설주도 유망 종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종혁 NH투자증권 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부실 우려가 컸던 해외사업장도 대부분 정리됐다”고 분석했다. 추천 종목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삼성물산은 국내 부실 사업장이 없어 주택 경기 회복에 따른 영향이 바로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해외사업 지역이 다변화돼 있고 수주 물량 잔고도 67조원으로 압도적인 수준이라 해외 발주 물량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헬스케어(제약)는 ‘구조적인 성장주’로 불린다.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여서 시장 잠재력이 여전히 풍부하고 꾸준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가 가능한 업종이다. 추천 종목은 한미약품과 녹십자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지난달 다국적제약사(일라이릴리)와 약 7억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녹십자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백신 개발 및 생산시설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며 “역설적으로 내수시장에만 머무르던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면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남기업 15일 주식시장서 퇴출

    수장이 떠난 경남기업이 15일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증시에 상장된 지 42년 만이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실패에 따른 적자 전환과 이에 따른 자본 잠식이 결정적 이유로 분석됐다. 1994년 주당 22만 5000원까지 치솟았던 경남기업의 주식은 14일 113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해 집중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지 불과 6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지난달 11일 자본전액 잠식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자본 완전잠식 상태임을 공시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제출한 2014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 및 자본 전액 잠식’이 확인됨에 따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경남기업은 이날까지 정리매매를 거쳐 15일자로 상장이 폐지, 1973년 2월 기업공개에 나선 이후 주식시장에서 사라진다. 지난해 경남기업은 910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 -2616억원, 당기순손실 -3549억원을 기록했다. 1951년 8월 대구에 세워진 경남기업은 굴곡진 역사를 지녔다. 1954년 경남토건에서 경남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시공능력 순위 20위권에 달하는 중견 건설회사로 성장했다. 1977년 서울 반포 경남아파트를 시작으로 ‘경남 아너스빌’ 브랜드로 명성을 떨쳤다. 1987년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가 1999년 워크아웃과 함께 2000년 재분리됐다. 이후 2004년 대아건설을 흡수합병하고 경남정보기술을 설립하는 등 사세를 키웠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외 건설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했고 2009년 채권단이 또다시 워크아웃을 결정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 적극 참여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잇따라 실패,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2013년 세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급기야 지난 7일 처음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적립식 펀드로 상승세 증시 ‘막차’ 타볼까

    적립식 펀드로 상승세 증시 ‘막차’ 타볼까

    코스피지수가 14일 박스권 상단으로 여겨지던 2100을 돌파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참지 못한다’는 주식시장 ‘격언’을 입증하듯 이날 시중은행과 증권사 영업점에는 “지금이라도 주식 투자를 해야 하는 거냐”는 개미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김정호 신한은행 WM그룹 투자자문부장은 “하루 종일 두 가지만 강조했다”면서 “지금 주식 시장에 들어가면 어떤 위험이 있는지와 들어가게 된다면 어떤 상품에 눈길을 줘야 하는지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이 ‘주식 막차’를 노리는 개미들을 위해 가장 많이 권하는 상품은 적립식펀드다. 이영아 기업은행 PB사업부 과장은 “현재 주가 상승은 유럽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과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인한 유동성 장세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업 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실적 장세와 달리 유동성 장세는 거품이 쉽게 빠질 수도 있어 적립식이나 분할 매수가 적절하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물론 “지수가 단기간 급등해 적립식펀드라도 지금 매입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황세영 한국씨티 강남CPC센터장)는 ‘신중론’도 있지만 “6월에서 9월 사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한번 출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이 등락을 거듭하는 횡보장에서는 적립식펀드가 유리하다”(김형리 농협은행 개인고객부 WM지원팀 차장)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다. 적립식펀드에 처음 가입하는 초보자라면 채권혼합형 상품을 우선 선택할 만하다. 주식 투자 비중이 전체의 20~40% 수준으로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위험을 분산한 것이 특징이다. 원금 손실을 꺼리는 투자자들에게 제격이다. 이종혁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주식 비중이 20%인 적립식펀드에 투자해도 정기예금의 1.5~2배 수익률(연 3~4%)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많이 추천하는 적립식펀드는 국내 주식형의 경우 ‘한국투자롱텀밸류’, 해외는 ‘미래에셋소비성장펀드’다. 김 부장은 “한국투자롱텀밸류는 삼성전자(주식 비중 2%)를 비롯해 대형주 100곳에 분산 투자해 위험은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소비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펀드 가입 때 주의할 점도 있다. 펀드 설정액이 꾸준히 늘고 펀드 관리 매니저(운용역)가 자주 바뀌지 않는지 따져 봐야 한다. 펀드 운용 수익은 펀드 매니저의 자산운용 실력이 절대적이어서다. 이 과장은 “모 증권사 펀드 매니저는 실연을 당한 뒤 3개월 동안 펀드수익률 꼴찌를 기록한 적이 있다”며 “중소형사에서 좋은 수익률을 내는 펀드 매니저를 대형사에서 영입해 간 뒤 해당 펀드 실적이 곤두박질친 사례도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펀드 매니저 업계에서는 허남권 신영증권 부사장과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수익률 ‘고수’로 통한다. 펀드 설정액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이 팀장은 “설정액이 1조~2조원에 이르는 펀드도 있지만 설정액이 크면 펀드 매니저가 세세하게 투자 종목을 관리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중소형주 위주의 펀드라면 설정액 500억~1000원 규모가 적정하다”고 말했다. 과거 수익률만 맹신하는 것도 위험하다. 황 센터장은 “현재 각 펀드 수익률은 한두 달 전 지표로 시차가 있다”며 “펀드 수탁고가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수익률이 올라가는 착시 현상도 존재해 수익률 분석은 전문가에게 요청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적립식펀드도 일반 주식 거래와 마찬가지로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된다. 하지만 3개월 안에 환매하면 수익률의 70%를 수수료로 부담해야 한다. 판매수수료(1~2%)와 해마다 운용사에 지급하는 운용수수료(1.2~1.5%)가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금융특집] KDB대우증권-중국 장기가치투자 랩

    [금융특집] KDB대우증권-중국 장기가치투자 랩

    중국 증시에 관심이 많지만 직접 매매에 자신이 없다면 증권사의 랩 상품을 눈여겨보는 게 좋겠다. KDB대우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는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KDB대우 중국 장기가치투자 랩’을 팔고 있다. ‘랩’(Wrap) 상품은 고객이 맡긴 재산에 대해 자산구성·운용·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일반 주식 계좌와 달리 고객이 맡긴 금액의 규모에 따라 연간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고 투자 전략 등 자산운용 방법을 제시해 준다. KDB대우증권의 중국 장기가치투자 랩은 중국 본토 상장 기업 중 구조적인 성장성이 높고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실시간 운용 내역을 알아볼 수 있고 중도환매 수수료가 없다. 현지 보세라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자문을 받아 운용된다. 보세라 자산운용은 60명의 애널리스트가 포함된 리서치 조직을 기반으로 기업 탐방과 저평가 종목 발굴에 장점이 있는 운용사다. 특히 랩 상품은 양도소득세로 분류과세가 된다. 따라서 해외펀드와 달리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아 거액 자산가의 경우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소가입금액은 3000만원이다. 문의 1644-3322.
  • 혁신기업 상승 여력 vs 언제든 하락 리스크

    혁신기업 상승 여력 vs 언제든 하락 리스크

    코스닥지수가 600을 넘어섰다. 6년 8개월 만이다. 지지부진한 코스피 대신 코스닥에 투자하는 풍선효과라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과 핀테크(정보기술과 금융의 융합)와 사물인터넷(IoT) 등 ‘창조경제’ 관련 종목들이 주목받으면서 추가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5일 전날보다 2.58포인트(0.43%) 오른 600.8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으로 600을 넘기는 2008년 6월 26일(602.74)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내림세로 돌아서는 등 600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여파로 하루 거래대금도 2조 8651억원이나 됐다. 역대 최고치다. 코스닥시장은 새해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후끈 달아올랐다. 1월 2일 553.73으로 550을 넘어선 뒤 한 달여 만에 600마저 뚫었다. 시가총액도 5일 기준 160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조원 늘어났다. 임상국 현대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은 “코스피와 대형주는 국제유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디플레이션 우려, 세계 경기 둔화 등 여러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해외 리스크의 영향을 덜 받는 코스닥 및 일부 중소형주가 대안 투자로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코스닥의 3대 키워드가 사물인터넷, 핀테크, 헬스케어”라며 해당 종목의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최용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운영팀장은 “창조경제 기반 마련을 위한 정부의 정책 기조가 코스닥 시장 강세로 이어졌다”며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술혁신형 기업들의 진입으로 코스닥시장이 미래 성장산업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기관’이 코스닥시장의 주요 매수 세력으로 뛰어들었다. 올 들어 기관투자가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34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이 코스닥 활황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이클상 몇 년간 대형주 중심에서 소형주 중심으로 가는 시점”이라며 “실적은 코스피와 비슷하기 때문에 코스피와 계속 다른 흐름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임 팀장도 “언제든 하락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도 “짧은 기간 안에 짧은 가격 조정에 그칠 것”으로 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9.95포인트(0.51%) 내린 1952.84에 마감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4일 지급준비율을 33개월 만에 0.5% 포인트 내려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코스피 발목을 막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우버식 시장시스템을 만들자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우버식 시장시스템을 만들자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공급자와 생산자 주도에서 소비자 및 이용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시장 변화를 촉진하는 기술 속도와 기존 시스템보호 중심의 규제 속도 간 차이로 마찰음도 생기고 있다. ‘역동적 혁신 경제’를 외치는 정부는 이러한 변화상을 부가 가치 창출로 이끌 수 있도록 시장 시스템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최근 정보통신기술이 가져온 시장 변화 중 주목할 만한 것으로 ‘해외직구’나 ‘우버’(Uber)서비스를 들 수 있다. 해외직구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원하는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행위다. 아마존, 이베이, 아이허브 등이 주요 통로이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규모는 전년보다 50~60%나 늘어 2조원에 육박한다. 중국과 러시아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 결제수단의 용이성 등이 해외직구 확산요인이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도 나왔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우버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우버 서비스는 승객이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중개업자에게 알리면 일반 택시가 아닌 자가용이나 렌터카로 태워주는 방식이다. 우버 택시의 경우, 요금이 일반 택시보다 크게 비싸지 않아서인지 승차 거부 등의 기분 나쁜 경험을 한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법규 위반을 이유로 단속 중이다. 택시면허 없이 운송행위를 하는 것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다. 해외직구 열풍이나 우버 논란은 과거 공간 중심적 생태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정보기술 발달로 시공간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지금은 그야말로 지구촌 단위에서 생산과 소비, 유통이 일어나고 있다.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세계를 강타한 것도 그렇다. 서양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리듬 등 음악적 특이성에다 세계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유투브라는 플랫폼을 이용한 것이 중요한 성공 요인이었다 소비자든 생산자든 경제활동 참여자의 생태계는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전 세계적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정부도 시장관리감독자로서 이러한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법적 잣대만 강조하기보다 새로운 이용패턴이 시장 확대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 혼합을 하려는 지혜를 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외 소비자의 국내 역(逆)직구는 걸음마 수준”이라며 역직구 활성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베이, 아마존 같은 해외 오픈마켓에 입점하더라도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패턴을 감안하면 판매자는 입점 수수료만 날리고 성과는 거두기 힘들 수 있다. 무역협회에서 만든 Kmall24의 경우, 낮은 인지도를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역직구 활성화와 병행해 해외직판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버 논란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법규 위반에다 7만 2000명이나 되는 서울시내 택시운송업 종사자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문제라 쉽게 허용하기 어렵겠지만 규제 일변도보다는 정책 믹싱의 융통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할증시스템이나 상호평가 시스템은 국내 택시업계도 도입을 고민할 만한 사항이다. 우버는 택시처럼 특정 시간 이후에 할증되는 게 아니고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을 때 시스템 자체에서 할증이 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지금처럼 시도 경계를 지나거나 자정이 넘으면 자동 할증되는 방식보다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상호평가 시스템도 마찬가지이다. 우버택시 기사도, 손님도 상호 만족도 평가를 해, 평가점수가 나쁘면 기사도, 손님도 더 이상 핸들을 잡거나 우버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이다. 손님이 밝힌 목적지가 짧기라도 하면 인상을 찌푸리거나 아예 승차를 거부하는 얌체짓은 사라질 수 있다. 올해는 박근혜 정부 출범 3년차다. 대통령이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내수시장도 살리고 해외시장으로도 넘나드는 국내 기업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말이다.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라그룹] 그룹 부도→만도 되찾고→만도 증시 재상장→재계 34위로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라그룹] 그룹 부도→만도 되찾고→만도 증시 재상장→재계 34위로

    한라그룹만큼 부침이 심한 역사를 지닌 기업도 찾기 드물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별명은 ‘오뚝이 기업인’, ‘재계의 부도옹’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자서전에서 “많은 사람들은 넘어진다. 나도 넘어졌고 다만 다시 일어섰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지금의 한라그룹이 그렇다. 한때 재계 서열 10위를 넘보던 한라그룹은 2012년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력 기업인 한라건설이 미분양 등으로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뒤 재계순위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까지 2년간 핵심 계열사인 한라건설의 영업손실은 4400억원, 당기순손실은 6900억원에 달한다. 그렇지만 한라그룹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으로 만든 전례가 많은 회사다. 한라그룹은 창립 52주년인 올해 자산 총액 8조 8000억원으로 재계 서열 34위로 뛰어올라 다시 3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한라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1962년 10월 세운 현대양행에서 시작한다. 1920년 강원 통천군 송전면 아산마을에서 6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정 명예회장은 일본 아오야마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1947년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형 정주영 명예회장의 권유로 현대건설에서 일하게 된다. 현대건설 대표이사를 15년간 맡으며 굴지의 건설사로 키웠지만 형과의 마찰로 1976년 사장직을 내려놓는다. 정 명예회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의 중공업 분야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현대양행에서 건설 중장비를 최초로 생산했다. 그러나 1980년 중화학공업의 난립을 재편하겠다는 신군부로부터 현대양행 창원공장(현재의 두산중공업)과 군포 공장을 빼앗기는 시련을 겪었다. 정 회장은 남아 있는 현대양행의 안양공장 상호를 만도기계로 바꾸고 재기에 성공해 10년 만에 재계 30대 그룹으로 키웠다. 만도는 ‘인간은 할 수 있다’(man do)란 의미와 1만 가지 도시를 뜻하는 ‘만도’(萬都)로 정 명예회장이 직접 지었다. 정 명예회장은 1989년 과로를 이기지 못하고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다시는 재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봤던 주변의 우려를 잠재우고 정 명예회장은 “병을 이기는 것도 사업”이라며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1993~1995년 매해 국내 기업인 중 해외 출장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1996년에는 전남 영암군 삼호면에 대규모 최첨단 조선소를 준공해 한라그룹을 재계 순위 12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이 1997년 먼저 경영 수업을 받았던 장남 몽국씨가 아닌 차남 몽원씨에게 한라그룹의 경영권을 공식적으로 넘겨주면서 ‘형제의 난’의 불씨가 지펴졌다. 정 회장 취임 1년도 안 된 그해 12월 6일 한라그룹은 한라중공업 등에 대한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자금위기로 끝내 부도 처리된다. 정 회장은 한라건설과 한라콘크리트 2개를 제외하고 만도기계, 한라공조, 한라개발, 한라시멘트 등 전 계열사 구조조정과 매각 과정에서 형 몽국씨의 지분도 팔게 된다. 분개한 몽국씨는 2003년 정 회장을 상대로 자신의 허락 없이 주식 처분 계약서를 만들었다며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몽국씨는 2009년 대법원에서 패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송사 끝에 경영권이 갈린 터라 두 형제는 어색하게 지냈지만 지금은 제사도 같이 지내는 등 왕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아버지 정 명예회장이 2006년 작고하자 자신의 지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서울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회장은 국내외에서 토목, 주택개발사업, 플랜트 사업을 진행하고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 사업과 ‘한라비발디’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도 활발히 펼쳤다. 2008년 매각한 만도를 9년 만에 일본 업체로부터 되찾아 왔다. 만도를 되찾은 뒤 한라그룹은 본격적인 재기의 시동을 걸었다. 2008년 한라건설은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 수주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중국 톈진을 중심으로 자체 개발 사업과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몽골 등 해외 사업도 본격화했다. 2010년에는 만도가 증시에 재상장되고 만도의 물류조직을 통합한 글로벌 통합물류 조직인 마이스터 등을 신설했다. 현재 한라그룹의 상장사인 한라, 만도를 비롯해 한라마이스터,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한라 스택폴, 한라아이앤씨, 한라엔컴 등 국내 계열사는 23곳, 해외 법인은 42곳을 거느리고 있다. 한라그룹은 지난 9월부터 주력사 만도의 기업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기업 지배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주력사인 만도의 계열사 지원을 줄여 한라의 리스크가 그룹 계열사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그룹 오너인 정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대 주주인 정 회장의 지분은 가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쳐 보통주 기준 한라의 경우 54.5%로 반을 넘겼으며 만도는 26.2%를 차지했다. 정 회장은 최근 “건설 비중을 줄이고 지주회사는 방향을 제시하며 사전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가겠다. 계열사는 최고경영자 책임하에 전체 시너지를 높이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이런 노력 끝에 지난 몇 년간 적자를 기록했던 한라건설도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KCC] 합병으로 시너지… 세 아들 세계화·내실·건설 경영분담 ‘착착’

    [재계 인맥 대해부(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KCC] 합병으로 시너지… 세 아들 세계화·내실·건설 경영분담 ‘착착’

    치솟는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에 요즘 함박웃음을 짓는 현대가(家)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제일모직 주식의 3대 주주가 된 KCC 일가다. 일반공모에 3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몰린 제일모직은 지난 18일 국내 증시에 입성했다. 현대가의 막내 격인 KCC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한 것은 2011년이다. KCC는 삼성카드가 금산분리법에 따라 제일모직 보유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추는 과정에서 내놓은 17%의 지분을 7739억원에 인수했다. 최근 상장 과정에서 KCC는 제일모직 보유 지분 6%가량을 구주매출 했지만, 상장 후에도 잔여지분은 10.19%에 달한다. 구주매출이란 신규상장 기업이 상장을 앞두고 일반공모를 실시할 때, 신주를 발행하는 대신 기존에 발행된 주식을 일반공모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주식을 판 대가로 3년이 채 못 돼 수익률 50%를 기록한 셈이다. KCC는 매각 차익만 1275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여전히 10%가 넘는 제일모직 주식을 쥔 상황이다. 제일모직의 주가가 뛰면 뛸수록 KCC는 초대박 혜택을 누린다. 최근 정몽진(54) KCC 회장의 주가는 상한가다. 연이은 주식투자 성공으로 웬만한 자산운용사 못지않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KCC는 현대중공업, 현대차, 현대산업개발, 현대종합상사, 한라 등 10여 개사의 상장주식을 금융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이들 중 금액 기준 상위 5개사의 취득원가 총액은 2002억원이다. 판매 시점에 따라 수익률이 갈리겠지만 최근 주가로 따지면 어림잡아도 두 배 장사는 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정 회장의 투자원칙은 의외로 단순하다. ‘잘 아는 주식을 구입해 장기 보유한다’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투자와 닮은 꼴이다. KCC는 작고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 정상영(78) 명예회장이 1958년 설립한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가 전신이다. 동국대 법대를 다니다 창업을 결심한 22세의 대학생 정상영씨는 직접 자재를 나르고 슬레이트(지붕에 사용되는 시멘트판)를 찍어내며 온몸으로 회사를 키워냈다. 1974년 고려화학주식회사를 설립해 유기 도료 사업에 진출한 이후 석고보드, 단열재, 유리, 창호 등 유무기 화학을 아우르며 대한민국 최고의 종합 건축자재 기업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다지게 된다. KCC에 사실상 2세 경영이 시작된 때는 2000년이다. 그해 2월 정상영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됐고, 정몽진 당시 싱가포르법인장이 새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당시에는 ㈜금강과 고려화학㈜의 합병이라는 큰 이슈가 있었다. 정 회장은 합병 후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조직을 다잡으면서 KCC의 세계화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또 실리콘 제조기술을 KCC의 50년을 책임질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세계 4대 실리콘 업체가 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세웠다. 2003년에는 국내 최초로 유기 실리콘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2008년에는 현대중공업과 합작(KCC 51%, 현대중공업 49%)으로 태양광사업을 위한 폴리실리콘 생산기업 KAM을 설립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 악화로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분 49%를 전량 무상소각했고, KAM은 지난해 9월 KCC로 흡수합병됐다. 그러나 KCC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신재생 에너지업체와 폴리실리콘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태양광사업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장남이 회사의 글로벌 사업과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진두지휘한다면 차남 정몽익(52) 사장은 관리통으로 깐깐하게 회사 내 경영 전반을 챙긴다. 그는 2006년부터 KCC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취임 후 정 사장은 꾸준히 기술 제일주의를 강조한다. 기술에서 업계를 선도하지 못하면 변화와 혁신도 없다는 생각에서다. 기술의 복·융합도 그가 던지는 화두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회사가 가진 모든 기술을 융합해 경쟁사는 상상하지 못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러한 정 사장의 노력은 매출혁신으로 이어졌다. 취임 전인 2005년 1조 80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은 지난해 2조 8000억원으로 1조원가량 늘어났다. 정 사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의 일환인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20% 이상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기존 건축물 혹은 노후 건축물의 창호, 유리, 보온재 등의 교체를 통해 단열성능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비용은 공사 후 에너지 절감액과 수익성 개선액에 기반해 연차적으로 회수하는 구조다. 3남인 정몽열(50)씨는 2003년 KCC건설 사장을 맡으면서 10년 넘게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중이다. 정몽열 사장은 1989년 KCC에서 건설 부문을 분리해 설립한 KCC건설의 지분 24.8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사장 자리에 오른 지 2년 만에 스위첸(아파트)과 웰츠타워(주상복합)등의 유명 브랜드를 만드는 등 형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사업 수완을 발휘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설경기 악화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KCC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 903억원에 영업손실 557억원을 기록했다. 올 4월 경영난 타개와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고 이때 KCC가 545억원을 출자했지만 자금난은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이다. 최근 재무적 투자만 보면 남부러울 것 없을 듯한 KCC에도 고민은 있다. 2011년 까지만 해도 KCC는 건축자재 소재, 인테리어 사업까지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사업전개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낸 탄탄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매출액이 조금씩 감소하며 회사 내부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011년 3조 100억원까지 올라갔던 매출은 2012년 2조 8700억원, 2013년에는 2조 8600억원으로 5%가량 줄어들었다. 극심한 건설경기 부진이라는 악재가 큰 만큼 미래 성장동력을 고민해야 하는 게 KCC의 과제다. 최근 TV광고가 한창인 ‘홈씨씨인테리어’는 이런 KCC의 고민을 읽을 수 있는 사업이다. KCC가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이란 이미지를 벗고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시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징검다리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건설경기 부진을 고려하면 KCC 입장에선 선택이 아닌 필수다. KCC는 2007년 ‘홈씨씨’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인테리어 상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최대 주택용품 및 건축자재 소매체인점인 홈디포를 연상케 하는 종합건축자재전문백화점을 전남 목포와 인천에 각각 열었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인테리어 사업을 먼저 시작한 걸출한 경쟁사들이 적지 않았다. DIY(소비자가 직접 만들 수 있는 도구나 재료 판매) 문화가 활성화되지 못한 한국의 상황도 걸림돌이었다. 심지어 비슷한 콘셉트를 지닌 영국의 ‘비앤큐’(B&Q)는 한국 진출 2년 만인 2007년 조기 철수했다. 하지만 실패를 했다고 결론 내기엔 이르다는 게 KCC의 주장이다. 마케팅 조직을 신설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브랜드 명을 ‘홈씨씨인테리어’로 바꾸며 새 사업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내수 비중이 큰 회사라는 점도 약점이다. 건축자재는 부피가 크고 취급도 까다로운 데다 물류비용까지 많이 드는 탓에 직접 수출이 어렵다. 때문에 현지화를 통한 해외사업이 주를 이룬다. 이미 진출해 있는 10여개국에서 주 생산품목은 도료다. 장기적으로 시장을 키우고 매출을 늘리려면 현지 도료시장에서의 기술, 품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또 도료 이외의 품목까지 다각화해야 한다.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전체 해외법인 중 중국에만 3개의 현지법인이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해외사업보다는 기술 복·융합과 영업체질 개선 등 내부 역량 다지기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위협 받는 美 경제주도권… 속살 파보면 여전히 견고

    위협 받는 美 경제주도권… 속살 파보면 여전히 견고

    달러 이야기, 환율전쟁 이야기, 월가 이야기/홍익희 지음/ 한스미디어/각 576쪽, 492쪽, 580쪽/각 권 2만 5000원, 2만 3000원, 2만 5000원 2020년 이후 세계경제 최강대국의 권좌가 바뀐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게 미국은 중국에 경제 주도권을 내주게 되는 것일까. 비록 24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지만, 또 경제 최강자의 위치를 점한 것이 불과 100년도 안 되는 세월이지만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만은 않는다. 경제와 외교 등 여러 측면에서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에 있는 애꿎은 나라들로서는 쉼 없이 중국과 미국을 분석하고 연구해야만 하는 배경이다.‘달러 이야기’ ‘환율전쟁 이야기’ ‘월가 이야기’는 미국 경제 종합보고서다. 현재 미국의 촘촘한 금융산업 지배시스템이 만들어진 배경 및 환율을 둘러싼 금융 강대국들의 물밑 암투, 월가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집대성했다. 달러의 역사는 흥미진진하다. 초기 화폐의 형태 변경부터 시작해 금본위제를 벗어나 기축통화의 위치를 확고히 구축한 경위를 보면 단순한 시대의 총아가 아니라 치열한 힘의 대결에서 이긴 최종 승자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1907년 금융공황의 위기 속에서 궁여지책으로 탄생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사장은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 왜 연준은 정부기관이 아니고 12개 주 민간은행의 연합체로 꾸려졌는지에 대한 탄생 배경이 담겨 있다. 자본주의가 탄생한 뒤 네 차례에 걸쳐 치러진 환율전쟁은 총성 없는, 그러나 그 어떤 전쟁 못지않게 치열하고 참혹했다. 많은 이들을 죽이고 살렸던 환율전쟁의 전황을 소개하며 약달러 정책과 강달러 정책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미국의 ‘달러 곡예’ 속에 피해를 입고 있는 신흥 국가들의 어려움을 담았다. 실제로 미국은 그간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정부가 공공사업을 통해 일자리 및 산업수요를 촉진시키는 재정정책, 금리를 낮춰 시중에 자금을 늘리는 통화정책 등을 써 왔다. 그것도 여의치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이른바 ‘양적완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달러를 마구 찍어내 인위적으로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1, 2차 양적완화에도 경기는 살아날 기미가 없었고 다시 시작된 3차 무제한 양적완화 앞에 유럽, 중국, 일본도 무역경쟁력 확보를 위해 환율전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투자할 곳이 없는 막대한 유동성 자금은 신흥개발도상국 증시, 부동산, 금융상품 등으로 흘러가 그 나라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게 된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그러했듯 한군데에서 터지면 세계 경제가 대공황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몸부림에서 촉발된 상황이다. 홍익희 배재대 교수가 32년 동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서 근무하며 콜롬비아, 브라질, 파나마, 멕시코, 미국, 이탈리아 등 해외 현장 경험을 통해 축적한 내용을 쉽고 편하게 풀어냈다. 금융이 만만한 분야도 아닌 데다 세 권 모두 제법 두툼해 얼핏 부담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경제학 연구자들의 아카데믹한 글쓰기와 달리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복잡하고 머리 아픈 금융시스템을 간명하면서도 체계적으로 풀어낸 덕에 따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복잡다단한 달러를 둘러싼 각 나라의 입장과 처지, 환율전쟁이 안고 있는 현재적 의미 등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어떤 책이든 독자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달러 이야기에서 환율전쟁 이야기, 월가 이야기 순서로 읽는 흐름이 가장 매끄럽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셀카봉 전자파/정기홍 논설위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셀카봉’이 단속 대상에 올랐다. 공인인증시험을 거치지 않고 몰래 들여온 값싼 중국산이 말썽을 부리는 모양이다. 통신기기 간의 전자파 간섭과 기기의 오작동 등 피해 우려가 크다는 것이 단속의 이유다. 중앙전파관리소는 “개인이 아닌 유통업체가 대상이고 블루투스 기능의 셀카봉에 한한다”고 밝혔다. 셀카봉 열풍을 놓칠 리 없는 중국 짝퉁 제조업체들의 잇속 챙기기가 매정하다. 셀카봉의 열풍이 시작된 건 지난여름이다. 연예인들이 드라마 등에서 사용하면서 바람이 불었다. 외국에서 먼저 이용했지만 우리가 유별나다고 한다. 지난달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00배나 많았다니 말 그대로 신드롬이다. 블루투스와 리모컨 기능의 셀카봉은 1만~3만원대에 팔리고, 일반 셀카봉은 2000~3000원대에서도 살 수 있다. 셀카봉은 셀프 카메라와 봉(棒)을 합친 신조어다. 영어로는 셀피스틱(selfie stick)이라고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사는 셀피(selfie)를 지난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20대 여성이 발명했다고 하고 산악사이클 등 스포츠광들이 헬멧에 카메라를 고정하는 액세서리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셀카봉의 전자파가 연인들의 함박웃음 가에 자리할 수 있다니 찜찜하다. 지난해에는 일부 온수매트 제품에서 기준치 10배의 전자파가 나왔다는 조사도 있었다. 멀리 갈 것 없이 통신기지국이나 송전선로의 전자파 논란은 진행형이다. 이처럼 통신·전자기기에서 뿜어대는 전자파에 노출돼 생활하는 게 우리의 일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011년 휴대전화의 암 유발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자파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편이다. 통신기기의 사용은 날로 늘어가는데 아직도 산업적 논리에 묻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전자파의 인체 유해 기준과 측정 방식을 두고 지금도 논쟁 중이다. 장시간 누적 노출과 관련한 자료는 더욱 부실하다. 전파관리소는 이번에 셀카봉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 품질 기준도 없다는 점에서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단속만 하고 유·무해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전자파 불안은 해소되지 못한다. 최근 국회는 해외에서 방송통신기기를 직접 구매하는 업체의 단속을 유예하는 전파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짝퉁 만들기 명수(名手)’인 중국 업체들이 이 틈을 비집고 ‘제2의 셀카봉’을 들여올 우려가 없지 않다. 구매자들은 KC마크(품질인증마크)를 확인하고, 당국은 단속의 본때를 보여야 피해를 줄인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아침부터 문의 폭주… 국내자금 100억이상 몰려

    아침부터 문의 폭주… 국내자금 100억이상 몰려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17일 열렸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이 모든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여한 하루 투자 한도는 증시가 마감도 되기 전에 일찌감치 ‘완판’됐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후강퉁(戶港通) 시행으로 해외 투자자가 상하이A주에 투자할 수 있는 일일 한도는 130억 위안(약 2조 3000억원)이다. 이날 오전 장 마감시간인 낮 12시 30분 투자한도의 81.7%(106억 2100만 위안)가 소진됐고 오후 3시 무렵 장이 끝났다. 상하이 증시 마감 한 시간 전이다. 이날 증권사에는 후강퉁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았다. 각 증권사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후강퉁에 투자한 금액은 100억~150억원으로 추산된다. 투자 한도가 조기 마감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하려던 금액은 이보다 상당히 많았다는 의미이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후강퉁 거래금액이 지난 금요일 홍콩시장 거래금액의 5배”라며 “문의 전화가 평소의 7~8배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개인고객 400~500명이 14억~15억원을 후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에 투자했다”며 “앞으로 후강퉁 거래를 하겠다고 신청한 고객이 오늘 하루에만 1500명 정도”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오늘 상하이A주 주식거래 대금이 10억 5000만원으로 중국 주식쪽 거래가 2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A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내 증권사 계좌에서 해외주식 거래를 신청하면 된다.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주식에 이미 투자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별다른 신청 절차가 필요 없다. 온라인 거래도 가능하고 전화로 주문할 수도 있다. 단, 중국 통화가 위안화인 만큼 증권 계좌에 위안화가 있어야 한다. 은행에서 환전해 입금해도 되고 증권사 계좌에서 환전해도 된다. 환전 수수료는 은행과 비슷하다. 이날 하루 동안 유안타증권을 통해 30억원 정도가 위안화로 환전됐다. 고객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린 상하이A주를 보면 상하이자동차, 중국의 대표적 가전그룹인 칭다오하이얼, 중국국제여행사, 중신증권 등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꾸준히 제공해 온 종목 정보로 국내 투자자들의 지식이 높은 편이다. 정지영 하나대투증권 해외증권팀 대리는 “아침부터 ‘종목 추천을 해달라’, ‘언제 시작하느냐’ 등의 개인투자자 문의가 폭주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해외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보수적 성향의 중장년층 투자자도 후강퉁에는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강퉁은 국내 증시 전체를 놓고 보면 ‘악재’다. 저성장에 실적 악화 국면에 처한 국내 주식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주식이 더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매매나 신흥시장 전체에 대한 일정 규모의 투자 방식을 구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의 편입 비율을 높일 경우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하이A주가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 규모를 15억~20억 달러로 추정했다. 후강퉁 시행 첫날 외국인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32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1.51포인트(0.08%) 떨어진 1943.63을 기록했다. 후끈 달아오른 후강퉁에 불완전 판매 위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영업점을 통해 중국 주식을 위탁매매할 경우 불완전 판매가 있을 수 있어 모니터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위안화의 환차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행위 등이 감시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中 증시 빅뱅 ‘후강퉁시대’ 막 올라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주식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港通) 시대’가 개막된다.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는 17일부터 시행되는 후강퉁을 위한 최종 준비를 마쳤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는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본토 A주(내국인 전용 주식) 종목에 투자할 수 있고, 중국 투자자들도 상하이 증시를 통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투자 대상은 상하이증시 전체 상장 종목 수(965개)의 58.8%인 568개 종목이며, 시가총액 비중으로는 89%에 이른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H주(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265개 종목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홍콩과 해외에서 상하이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 총액은 3000억 위안(약 53조 8470억원)이며, 1일 거래 한도는 130억 위안이다. 중국에서 홍콩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 총액은 2500억 위안, 1일 거래 한도는 105억 위안이다. 국내 투자자가 A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홍콩 증시와 연동된 국내 증권사의 해외증권 매매계좌와 50만 위안(약 8974만원) 이상의 잔액이 있어야 한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국내 주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중국 본토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거래 화폐는 위안(元)화이며, 환전은 HTS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거래시간은 상하이 증시에 따라 움직인다.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11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오전장이 열리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오후장이 열린다.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중 한 곳이라도 휴장하면 매매를 할 수 없다. 상하이 증시는 당일 산 주식을 그날 파는 일중매매도 제한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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