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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팀 감독 취임 17일만에 올림픽대표팀으로 간 박성화

    프로축구팀 감독 취임 17일만에 올림픽대표팀으로 간 박성화

    “부산 감독으로 부임해 한 경기만 치르고 올림픽대표팀으로 옮기다니 이해가 안 됩니다. 축구협회에서 이래도 되는 겁니까?”(누리꾼 ‘박정주’) “같이 책임을 져야 할 기술위원을 감독으로 뽑는 경우는 뭐냐.”(누리꾼 ‘jaru2001’) “벼락맞은 사람 심정이 이럴 것이다. 우리에겐 천재지변과 같은 일이다.”(안병모 부산 단장)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3일 핌 베어벡 감독의 뒤를 이어 올림픽대표팀을 지휘할 사령탑으로 부산 감독에 취임한 지 17일밖에 안된 박성화(52) 감독을 전격 임명하자 거센 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해외토픽감이란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박성화 감독이 “훌륭한 인품과 전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 풍부한 국제대회 지휘 경험을 갖고 있다.”며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임기는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8월까지. 이 위원장은 이어 박 감독이 올림픽팀 선수들을 청소년대표 시절 지도했고 기술위원으로 꾸준히 지켜봐 이른 시일 안에 선수들을 파악하는 한편, 전술의 일관성을 꾀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기술위는 당초 박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해 접촉했으나 고사하자 다음 순위인 홍명보 코치를 놓고 재론했지만 홍 코치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추가징계건이 발목을 잡아 다시 1순위였던 박 감독을 간곡히 설득한 끝에 수락 의사를 받아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부산 감독직을 물러나게 되며 홍 코치는 올림픽대표팀의 수석코치로 보좌하게 된다고 이 위원장은 밝혔다.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선 박 감독은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부산 구단과 선수, 팬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과의 인연도 있지만 워낙 다급한 대표팀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다.”며 이해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청소년대표팀의 5명을 올림픽대표로 끌어올려 세대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어벡 감독의 사퇴에 책임을 함께 져야 할 기술위원회가 기술위원 중 한 명인 박 감독에게 올림픽호 지휘를 맡긴 데 대해선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주요 포털과 축구협회 게시판 등에는 기술위 해체 등의 과격한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1년 반 동안 사령탑이 벌써 세번째 바뀐 부산 선수들의 충격은 빠른 시일에 치유되기 어려울 것 같다. 주장 심재원은 “경기 외적인 문제 때문에 팀이 흔들리는 일은 제발 그만 보았으면 좋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박성화 프로필 ▲출생 1955년 5월7일 울산생 ▲학교 동래고-고려대 ▲선수 경력 국가대표(1974∼85), 할렐루야(83∼85), 포항제철(86∼87) ▲지도자 경력 포철공고 감독(88), 울산 코치(91), 유공 코치(92), 유공 감독(93∼94), 포항 감독(96∼2000), 청소년대표팀 감독(01), 국가대표팀 수석코치(03∼04)
  • [열린세상] 국민은 가슴 뭉클한 드라마를 기다린다/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국민은 가슴 뭉클한 드라마를 기다린다/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쇼를 하라! 표가 공짜다!” 광고가 매우 재밌다. 새로운 상품으로 회사 매출도 급증한단다. 바야흐로 쇼의 계절이다.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의 쇼 말이다.70명이 넘는 예비 후보가, 또 대소와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당이 함께 벌이는 버라이어티 쇼다. 그 가운데 압권은 단연 이랜드 쇼다. 혼동 마시라. 여기에서 이랜드 쇼는 이(李)랜드를 일컫는다. 이명박 후보 일가가 보유한 전국에 널린 80여만평의 부동산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의혹을 다룬다. 이 쇼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장면이 등장하고 돌아서면 또 다른 에피소드가 나와서 갈수록 흥미진진하다. 쇼가 재미있어선지 표도 아직 제일 많이 얻고 있다. 내일은 또 어떤 이랜드 쇼가 나올지 기다려진다. 이(李)랜드 쇼의 주인공인 이명박 후보가 이(E)랜드 사태와 관련한 노동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큰 소동이 벌어졌던 제주도 후보합동연설회 전날 밤 벌어진 TV토론회에서다. 이랜드 사태와 같이 불법적인 파업은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李)랜드 주인공이 자신의 부동산에 대하여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듯이 이(E)랜드가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계약을 해지한 부당해고 문제를 일으킨 것은 모르는 듯하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자는 한나라당의 경선후보 합동연설회도 재밌다. 삼복 더위 일요일에 제주도 선관위 직원이 바라보는 앞에서 예비후보가 버젓이 법으로 금지된 확성기로 옥외에서 연설을 한다. 연설회장에서는 플래카드나 피켓 등 금지된 것들이 난무하고 막대봉을 상대편을 향해 휘둘렀으며 반대파 연설도 방해받는다. 결국 연설회 일정과 형식도 달라진다. 결국 제1정당의 후보합동연설회가 깍두기 머리, 검은 양복의 어깨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목소리와 손바닥으로만 하는 쇼로 바뀐다. 소위 범여권의 쇼는 예고편이 너무 길었던지 새로운 게 하나 없다. 아니 대선과 총선 때마다 재방송한 것을 삼탕해선지 매우 식상하다. 결국 갈라섰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일부만 제외하고 거의 다시 헤쳐 모인다.1년 전부터 예상된 시나리오대로 뿔뿔이 흩어져 각개약진하다가 선거 직전에 오픈 프라이머리로 극적인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쇼는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거나 해외토픽 난 따위나 장식하고 말 것이다. 부동산과 재산이 많다고 하니, 대통령에 당선되면 헌납하겠다는 쇼는 국민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법과 질서를 어기는 후보나 정당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구태를 반복하는 쇼도 그렇다. 국민은 표나 거저 얻으려고 기괴한 언행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변신의 쇼를 보고자 하지 않는다. 가슴 뭉클하게 감동시킬 수 있는 드라마를 원할 뿐이다. 그런 드라마 하나다. 지난 25일 퇴임한 인도 대통령 압둘 칼람의 도도한 드라마다. 달랑 옷가방 2개 들고 취임했다가 깨끗하게 그것만 들고 퇴임한다. “목적이 있는 선물은 받지 마십시오. 그리고 훌륭한 도덕적 가치를 가진 가정을 꾸려 나가십시오.” 그의 존경스러운 인생관과 70줄 평생 행적을 엿볼 수 있는 좌우명 가운데 하나다. 대통령이 그러하니 국가의 영이 서고 운명이 달라진다. 그는 과거 5년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를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일대 도약시켰다.2020년까지 선진국 대열에 합류시킬 기초를 닦았다는 평을 듣는다. 인도 핵 개발의 아버지인 과학자로 평소 국민의 흠모 대상이다가 국가에 봉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다시 한국이다. 국민은 표를 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 줄 것인지 자신을 점점 잃어간다. 후보들이여, 정당들이여, 마음껏 쇼를 하라! 싸구려 쇼가 아니라 국제적인 드라마를!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드라마를. 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 ‘쥐라기공원’ 현실화?

    강원 양양의 도로부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7000년 전 수생식물의 구형뿌리에서 싹이 돋아난 것으로 보고돼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물학자들은 “신석기시대 식물이라면 영화 ‘쥐라기공원´이 현실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세계적 사건”이라면서도 “하지만 과연 신석기시대 것인지를 먼저 규명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예맥문화재연구원은 “지난 2월28일 지하 4.6m 지점의 회청색 사질점토층(뻘층)에서 지름 2㎝ 안팎의 구형뿌리 3개를 가진 수생식물을 수습했다.”면서 “이 수생식물을 상온에서 증류수에 담아 놓았더니 뿌리마다 2개씩 싹이 났다.”고 4일 밝혔다. 예맥연구원은 “같은 층에서 함께 출토된 토기조각 등으로 살펴볼 때 수생식물이 나온 뻘층은 지금으로부터 7000년 전쯤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양양 여운포와 송전 사이의 도로 개설을 앞두고 2006년 12월18일부터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장은 1981년부터 1987년까지 6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사적 제394호 양양 오산리 신석기시대 유적의 길 건너편이다.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은 “단단한 껍질에 싸여 있는 종자는 환경 등의 이유로 휴면상태에 들어갔다가 싹을 틔우는 사례는 있다.”면서 “2000년 전의 연꽃씨에서 싹이 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구형뿌리가 7000년 동안 썩지 않고 조직이 살아 있었다는 것은 불가사의”라고 설명했다. 현 소장은 이 수생식물을 연못이나 늪지에 살면서 여름에 이삭모양의 꽃이 피고 녹색 열매를 맺는 한반도 자생식물인 매자기로 추정했다. 이 수생식물에 대한 분석을 의뢰받은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박태식 박사도 “휴면상태에서 깨어난 것으로 이해하기 힘든 신기한 일이지만 사실이라면 해외토픽감이며, 외부에서 섞여 들어갔는지 등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연우 예맥문화재연구소장은 “구형뿌리가 나온 지점은 1.5m의 흙이 덮여 있는 옛날 지표에서도 3.1m나 더 들어간 곳이며, 뻘층도 1.2m나 쌓여 있을 만큼 매우 안정되어 있다.”며 토층이 최근에 교란됐을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 원장은 “이 뿌리는 지난달 16일 열린 발굴설명회장에서도 뿌리 형태로만 공개됐던 것으로, 우리도 발아한 것은 이틀 전에야 알았다.”면서 “선사시대 유적에서 나온 씨앗 등이 자연발아된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형뿌리에서 싹이 나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골프공에 대한 단상

    얼마 전 국내 골프장 해저드에서 골프공 150만개(3억원 상당)를 전문적으로 훔쳐 판 사람들이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그동안 골프공을 훔쳐 파는 절도범들은 해외토픽에서만 접해왔던 내용이다. 국내서는 골프장 직원이 몰래 해저드에 망을 쳐놓고 팔다 적발되거나 오너가 직접 내다 팔아 손가락질을 받는 정도였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처럼 잠수장비를 갖추고 골프공을 훔쳐 파는 것을 보면서 남의 나라 일이 아님을 느낀다. 일본과 미국서는 해저드에서 골프공을 훔치려고 잠수하다가 산소 부족으로 숨지는 사건도 일어난다. 그런가 하면 일본, 미국엔 정식 계약을 통해 골프장 내 로스트볼을 전문적으로 수거해 재생 판매하는 회사가 있다. 국내서도 곧 유사한 회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골프공은 골퍼에겐 희로애락이, 어떤 이들에겐 생존수단이 되기도 한다. 동남아시아에선 골프공이 해저드에 빠지면 주변에서 기다리던 아이들이 쏜살같이 뛰어들어 볼을 건져와 돈을 요구한다. 공의 가치보다는 뛰어든 아이의 정성에 대부분 달러를 건넨다. 또 중국 청도의 A골프장은 아예 공이 떨어질 지점에 텐트를 쳐놓고 공을 슬그머니 주워가는 사람들도 있다. 골퍼들은 이곳을 블랙홀이라고 말한다. 텐트 주인에게 심증은 가나 물증이 없어 웃으며 지나치곤 한다. 이들이 이렇게 공에 집착하는 이유는 하루 노동으로 버는 돈보다 수입이 더 좋기 때문이다. 하루 노동으로 2∼3달러 버는 것에 비해 운만 좋으면 20달러 이상을 챙기니 골프공이 황금알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고 보면 지름이 4.26㎝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 하나가 타이거 우즈에겐 한 해 1000억원을 벌게 해 주는 신통한 도구이고, 동남아 골프장 주민들에겐 하루 양식이 되기도 한다. 골프공은 국내서도 많은 골퍼들을 웃고 울리고, 술자리서는 안주거리가 되기도 한다. 공 아까운 줄 모르는 여성 골퍼에겐 ‘볼 한 개 값이 계란 두 판’이라고 말하면 아까워서 안절부절한다. 티샷 한 볼이 러프에 살아 있자 신발로 꾹 밟는 동반자나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볼을 꺼내 찾았다며 한판 실랑이를 벌이는 이들 역시 공 하나에 희비가 교차된다. 또 외국의 모 프로골퍼는 우연히 집으로 날아든 골프공이 예쁘고 신기해서 골프를 시작해 톱 골퍼가 됐다. 골프공이 자신이 낳은 알인 줄 알고 봄 내내 품고 있는 새, 암 투병중인 아들과의 라운드에서 터진 홀인원 공이 아들을 살릴 수 있는 징조로 굳게 믿는 어느 골퍼의 내용은 가슴이 따듯하게 한다. 골프공엔 희망과 꺼지지 않는 열정이 있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사설] 디스크 수술중 사망하는 군 의료체계

    군병원에서 사병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다가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가 터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박모(21) 이병은 수술 중 동맥과 정맥이 끊어지는 바람에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보면 디스크 수술이 잘못돼서 하반신이 마비되는 경우는 드물게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생명을 잃을 확률은 0.001%도 안 된다는 것이다. 디스크치료 전문병원의 의사는 심지어 이번 사고를 “해외토픽감”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희귀한 사례라는 얘기다. 그런데 군병원에서 도대체 어떻게 수술했기에 사망사고로 이어졌는지 아연할 따름이다. 박 이병의 유족에 의하면 그는 신병훈련을 받다가 허리를 삐끗했다고 한다. 통증을 호소했는 데도 군측은 ‘꾀병’이라며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휴가를 이용해서 일반병원에서 진찰받고 수술 예약까지 해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군부대측은 “일반병원에서 수술하면 의병제대를 안 시켜 준다.”면서 군병원에서 수술할 것을 권했다는 것이다. 결국 전문성이 떨어지는 군의관이 무리하게 수술하다가 생사람을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우리는 군 의료사고가 터질 때마다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을 촉구해왔다. 군인의 생명을 이렇게 가볍게 여기는 구태의연한 의료체계라면 어느 부모가 자식을 마음놓고 국가에 맡길 수 있겠는가. 군당국은 이번 사고의 진상과 과실 여부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아직도 사병들을 ‘실험용’쯤으로 여기는 군의관은 없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아울러 의무심사규정이 현실에 부합하는지, 군의관의 임상적 판단과 검증시스템, 의병제대 규정 등 군 의료체계 전반을 꼼꼼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 [기고] ‘선심성 행정’이란 말은 쓰지 말자/권문용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

    시칠리아 마피아의 슬로건은 ‘착하게 살자’이다. 이 좋은 말이 사실상 무소불위의 폭언이 될 수 있다. 그네들 사회에서 “요사이 당신 착하게 사는 것 같지 않아.”라는 말을 하면 상대는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인다. 착하게 산다는 것에 대해 명백한 기준이 없으므로 말하는 사람에 따라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게 된다. 그래서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없는 사회는 무질서하다. 실제로 이 섬에서는 택시요금을 맘대로 부른다. 그래서 이 섬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가난하다. 마피아의 ‘착하게 살자’같은 애매한 표현이 우리에게도 있다. 바로 ‘선심성 행정’이다.‘선심성’이란 단어는 국어, 영어사전을 아무리 뒤져도 찾아볼 수 없다. 사업에 들어간 비용에 대해 나오는 편익을 계량화하여 평가하는 것이 세계은행이 정한 사업평가 원칙이다. 기업도 이처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 그래야 모두 잘 산다. 지방행정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선심성’이란 잣대는 열이면 열 모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모호한 평가기준이다. ‘선심성 행정’이란 기준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필자는 지난번 세계혁신포럼에서 독일 법학자에게 다른 나라에도 이런 애매한 기준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한참 생각하더니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인기있는 사업이라면 우선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이런 사업이 문제가 되는가 되레 내게 반문했다. 그리고 “누구나 맘대로 해석할 수 있는 선심성이란 기준으로 사업을 평가한다면 그것은 무뇌적(brainless) 평가이며 만일 그러한 평가가 실제로 행해진다면 그것은 해외토픽감이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얼굴이 붉어졌지만, 인기영합주의 행정은 비판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시 물었다. 그러자 그는 “그것은 시민이 투표로 결정할 문제”라고 분명하게 대답했다. 선심성이라 불리는 지방자치현장에 가보자. 함평, 보령, 강경, 부여, 이천 등에서는 각각 나비, 갯벌, 젓갈, 연꽃, 도자기 관련 축제를 벌여 연간 100억∼400억의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축제는 단순한 지방축제가 아니라 국가로 말하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것이다. 그뿐인가, 안동시는 농산물 수출을 두 배나 증가시키고 있다.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도 10년이 지났다. 요즘 이에 대한 평가가 한창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전국 100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지난 10년 사이에 행정서비스와 그로 인한 삶의 질 향상에 엄청난 발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예로 민원처리에 대하여 좋아졌다 49%, 보통 36%였고 생활쓰레기에 대하여 잘 치워진다 65%, 보통 22%로 나타났다. 많은 분야에서 잘되고 있다는 것이 안 되고 있다는 것보다 5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국이 지금 힘차게, 그리고 눈물겹게 뛰고 있다. 제발 ‘선심성 행정’이라는 말은 쓰지 말자. 대신 순천시의 슬로건처럼 ‘서로 칭찬하자!’란 말을 쓰자. 권문용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
  • “정당공천 없애 중앙당 영향력 줄여야”

    심재덕 의원은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문제와 연임제한”이라면서 “지방의원 등 지방정치인은 현 체제를 찬성하지만, 정당의 영향력이 덜한 도시 정치인들은 공천배제와 3기 연임제한 철폐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언론과 일반 국민들도 공천배제와 연임제한 철폐를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정당공천은 정당제에서는 필요하지만 10년을 경험해 보니 폐지하는 게 옳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정당이 개입하면 순수성이 없어지고 단체장은 정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3기 연임제한 철폐를” 김충환 의원은 “지방자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전하게 발전해 왔다.”면서 “단체장 임명제 같은 논의가 더 이상 발붙일 수 없게 된 것만 봐도 큰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중앙과 지자체간의 갈등은 중앙정부가 아무런 대가를 주지 않고 부담만 줘 생긴 것”이라며 “부담을 주는 대신 대가를 주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경찰제와 교육자치, 특별행정기관 통합 등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당공천 폐지 문제는 지구당이 폐지된 상황이므로 어려운 형편이지만 후원회 허용,3기 연임제한 폐지, 의원유급제는 여야 공히 긍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문용 구청장은 “현행 선거법이 자치단체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지방행정을 위축시키고, 감사원이 지방선거 기간 동안 상주감사를 실시하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고 주장했다. 또 단체장 공천배제,3기 제한철폐, 단체장 후원회제도는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치 10년을 맞아 공과 실을 따지는 것은 당연하며, 건전한 비판과 함께 대안제시가 있어야 함에도 마치 지방자치제가 비리의 온상인 양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목희 논설위원은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긴 역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해온 선진국과 달리 대통령·국회의원선거에서 유·불리가 제도도입의 주된 관심이었고, 중앙정치적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도입과정을 소개했다. 얼마나 효율적이고,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느냐는 부차적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민선지방자치 10년을 맞아 큰 틀에서 자치제도의 조정이 필요하며 중앙정당의 영향력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선거법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면 대선 전초전이 돼 혼탁양상이 심화되고, 지역별로 특정 정당의 독식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정 정당이 단체장과 지방의회 다수를 차지하면 실질적으로 지방행정의 견제가 안 되기 때문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정책실장은 “경실련의 주민평가에서 보통수준으로 나타난 것은 지방자치 이후에도 중앙집권적 국가행정체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가장 관심있고 서비스 받고 싶은 사무를 단체장이 권한이 없어 챙기지 못해 주민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결정권 등 민원이 많은 것은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우 교수는 “지방자치를 한 뒤 지방정부는 대통령이 탄핵 당하는 비상적인 정국 속에서도 주민 생활문제를 자율적으로 처리해 국정의 안정을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정도로 성숙했다.”면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잘못하는 지방정부를 욕할 것이 아니라, 잘하는 지방정부를 더 많이 만들어 아래로부터 국가를 조금이라도 바꾸는 데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새 갈등구도 조장도 김재석 사무처장은 “지방자치가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 여러가지 긍정적 변화를 가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시행착오와 부작용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각 분야가 고루 성장하지 못해 불균형 상태에 있으며, 특히 주민참여 확대와 자치원리의 실질적인 구현 문제는 달라진 게 없다고 혹평했다. 그는 참여정부 들어서 지역정치 카르텔이 분권과 지역균형발전정책에 기대어 지역민의 지역발전 요구와 기대를 독점,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고 지역사회내에 새로운 갈등과 대결구도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데스크시각] 극단은 피해야 한다/손성진 사회부 차장

    한국인들이 유별난 것 중의 하나가 극단(極端)을 따르고 극단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에 오르는 자살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한 이들의 사연은 읽기도 언짢다.10년 만에 자살률은 두 배로 높아져 45분에 한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 끔찍한 세상이 됐다. 지도층의 자살이 잇따르자 국회의원에게서 자살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는, 해외토픽감의 웃지 못할 캠페인도 벌어진다. 이혼도 부부임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이혼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몇 번째 안에 든 자살률보다도 더 부끄러운 세계 최고 기록이다. 연 증가율이 15%에 이를 정도로 초고속으로 늘어나는 이혼이 사회 기반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단식투쟁은 뜻을 이루기 위해 가장 손쉽게 선택하는 수단이 됐다. 정치인들의 저항 수단으로 인식되던 단식이 노조위원장이나 시민운동가에서 고위 공무원, 학생에게까지 전염병처럼 번졌다. 천성산을 살려야 한다는 지율 스님의 뜻에는 찬동하더라도 죽음을 담보로 한 단식투쟁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방송대 이필렬 교수가 환경 운동가들의 극단적인 투쟁 방식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그런 연유다. 그렇게 해서 목적을 이룰지는 모르나 멀리 보면 환경 운동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이 교수는 경고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 교수의 말처럼 부안 핵폐기장, 새만금, 천성산, 사패산 등의 환경 문제에서 운동가나 주민들은 모두 극단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바를 얻어냈다. 그러나 이런 투쟁방식은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들까지 점점 외면하도록 만든다. 실제로 환경단체의 회원 수는 최근 들어 줄고 있다고 한다. 극단, 또는 극의 추구는 환경보다는 이념 문제에서 더 심각하다. 반대 정파에게도 따뜻한 박수를 보내고 격려하는 모습을 우리 정치인들에게서 볼 수 없는 것은 서글픈 현실이다. 관용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이념논쟁가나 정치인들은 이기심으로만 똘똘 뭉쳐진 아귀 같다. 극단을 혐오하는 사람들은 중도적인 단체로 돌파구를 찾아 침묵하는 다수의 대변체가 되려 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시변(市辯)’이 생겼고 중도 성향의 ‘바른 교육권 실천행동’이 출범했다.‘신중도 포럼’‘자유지식인선언그룹’ 등의 단체들도 극단에 반감을 표시한다. 극단을 외치는 건 최소한이라도 얻으려면 최대한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인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얻으려면 무리한 요구라도 해야 한다는 그릇된 욕심 탓인가. 그렇지 않다면 자살을 하고, 단식투쟁을 벌이고, 좌우 이념에 지나치게 집착하도록 저들을 내모는 잘못된 사회구조 때문인가. 극단적인 선택과 양보 없는 충돌은 정이 메말라 버린 사회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정이라는 끈으로 서로를 보듬었던 우리들이 아니던가. 그 시절의 낭만과 정을 그리워하는 것은 춥고 건조해진 마음에서 나오는 반작용이다.50,60년대 시인들의 낭만적 생활을 극화한 EBS ‘명동백작’에 보낸 남녀노소의 박수는 아직도 가슴은 뜨거움을 보여준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들에게 언제든 십시일반의 위력을 보여줄 준비가 우리는 돼 있다. 극단을 피하고, 피하게 할 따스함이 우리 피부 속에, 살 속에 스며 있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 양보가 있는 곳에서는 극단이 존재하기 어렵다. 극단을 피하려면 사회 안전장치의 확대와 제도 개선을 통한 병인(病因) 치유가 급하다. 그보다 더 급한, 정과 낭만이 넘쳐 나는 사회는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손성진 사회부 차장 sonsj@seoul.co.kr
  • [씨줄날줄] 리콴유 父子/오풍연 논설위원

    싱가포르는 ‘클린’ 이미지로 정평이 나 있다.세 가지가 깨끗하다고 하는데 물,공기,공무원을 꼽는다.관광 가이드의 고정 메뉴이기도 하다.중심거리인 오차드 로드(Orchard Road)는 ‘쇼핑의 천국’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유명 백화점들이 즐비하다.사람들이 넘쳐나는 데도 담배 꽁초 하나 찾아볼 수 없다. 그도 그럴 만하다.거리를 더럽힌다는 이유로 껌 제조 및 수입 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던 나라다.얼마 전 12년만에 껌이 다시 등장했다며 해외토픽 기사거리가 됐으니 말이다.그러나 껌을 사려면 ‘껌 씹는 사람(gum user)’으로 등록한 뒤 신분증을 제시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오죽하면 ‘사용자 등록’이 필요없는 매춘을 하는 게 쉽다고 할까.물론 공창(公娼)이 있지도 않다. 독재국가도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속박하지 못할 것이다.난리가 날 법하다.그러나 싱가포르 국민들은 불평하지 않는다.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힘’ 때문이다.그의 말 한 마디는 법 이상의 힘을 갖고 있다.지난 1990년 총리에서 물러난 뒤 선임장관을 맡고 있지만 영향력은 지금도 절대적이다.최근에는 항공사 파업을 주도한 말레이시아 출신의 조종사가 리 전 총리를 화나게 했다고 해서 바로 추방당한 일도 있었다.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현지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규제가 특징인 싱가포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부는 듯하다.무엇보다 펀더멘털이 튼튼했던 경제가 힘겨워 보인다.이 곳에 둥지를 튼 기업들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가 계속 빠져나가는 중이다.중국 상하이가 최대 경쟁처로 등장했다.GM,IBM 등 세계 굴지의 회사도 아태본부를 상하이로 이전하거나 신설하기로 했다고 한다.물류 허브 기능도 이웃 말레이시아에 밀리고 있다.세계 1위 선박회사인 덴마크 국적 머스크시랜드도 동남아 물류허브를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의 탄중펠레파스항으로 옮겼다. 리 전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부총리가 다음달 12일 고촉통(吳作棟) 총리로부터 권력을 넘겨받는다고 한다.‘리 다이너스티(왕조)’가 탄생하는 셈이다.그가 지역 간 경쟁에서 승리하고 더 많은 자유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지 주목된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창간 100주년- 학술대회·지면분석]

    서울신문이 국내 현존 언론 중 처음으로 창간 100주년을 맞았다.서울신문은 1904년 7월18일 창간된 대한매일신보의 구국독립정신을 이어받아 21세기에도 바른 보도로 공공이익과 민족화합에 앞장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대한매일신보에서 시작되는 민족언론의 뿌리가 서울신문으로 어떻게 이어져 왔으며,이 시대에 대한매일신보가 던져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한 학술회의가 지난 7일 열렸다.서울신문사와 한국언론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대한매일신보 창간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다. ●정리 논설위원실 1. 창간의 역사적 의의 /정진석 외대 명예교수 대한매일신보 창간 이래 오늘날까지 100년을 이어온 발자취는 한국 현대사의 축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명암과 굴절이 많았다.이 신문이 한국의 언론사와 더불어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특이하고 중요하다. 러·일전쟁이 일어난 직후 열강의 침탈에 국운이 기울던 시기에 창간돼 1904년부터 6년 동안 민족의 혼을 불러일으키면서 강력한 항일언론을 펼쳤다.한일병합이 강제로 체결된 후에는 매일신보로 제호가 바뀌면서 총독부의 기관지가 됐다.광복 후에는 서울신문으로 재출발했다가 한때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꾸었고,이제 또다시 서울신문이 됐다.대한매일신보의 이같은 굴절은 한국 현대사의 고난과 비극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대한매일신보가 항일 신문으로 발행될 수 있었던 것은 발행인이자 소유주였던 배설이 영국인이었고,그가 치외법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발행인 배설은 민간인 신분이었으나 영국인이었기에 대한제국의 법률로는 처벌할 수 없었으며,실권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도 그를 추방하거나 신문의 발행을 금지할 수 없었다.대한매일신보는 항일무장 의병투쟁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국채보상운동을 지원하면서 강력한 항일비밀결사 신민회(新民會)의 본거지가 됐다. 한국의 민족진영은 이 신문을 열렬히 지지하고 성원했다.반면에 일본은 이 항일신문을 침략정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여겼다.영국의 입장에서는 영국인이 한국에서 누리고 있는 치외법권을 손상받지 않도록 하려 했다. 영국과 일본이 처음에는 다같이 배설을 한국의 법률 또는 일본의 군율 등으로 간단히 처리해 보려 했지만,결국은 영국의 법정에서 진행하는 재판에 회부하게 됐다.대한매일신보가 발행되던 한말에 있었던 재판은 다섯 차례나 됐고,한국·영국·일본의 법관이 이를 다루었으며,재판 장소도 서울과 상하이까지 걸치게 됐다.재판은 한일병합 후까지 계속됐다. 대한매일신보사는 국채보상운동의 총합소가 되기도 했고,양기탁·박은식·신채호 선생 등은 논설로써 일제의 침략에 항거하는 한편으로는 비밀결사 신민회를 결성해 항일독립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했다.따라서 이 신문은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시대상을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대한매일신보는 한말에 발행된 신문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최대의 민족지였다.신문의 발행부수도 당시로서는 최고였지만,국한문·한글·영문의 3종을 동시에 발행한 신문은 한국 언론 사상 처음이었다. 대한매일신보는 자주개화운동의 근본으로서 한글 사용을 주장했다.또한 지면에 실린 항일 시가(詩歌) 등은 국문학상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대한매일신보의 창간을 고종 또는 민족진영이 주도했다는 주장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나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고 경영한 주체는 배설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종이나 민족진영의 자금지원이 있었지만,그것이 신문발간의 계기가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서울신문을 한말 대한매일신보의 후신으로 보는 것이 옳은가,과거의 역사로부터 단절시켜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사관(史觀)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그것은 언론의 역사를 민족사관(民族史觀)에서 파악하는가,있었던 사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실증사관(實證史觀)의 입장인가 하는 근본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광복 후 1945년 11월23일 제호가 서울신문으로 바뀔 때에는 대한매일신보에서 매일신보까지의 지령을 이어받아 13738호부터 시작했다.제호는 바뀌었지만 신문의 역사는 계승한다는 뜻이었다.그러나 자유당 말기였던 1959년 3월23일부터는 매일신보의 역사를 단절하고 지령을 다시 조정했다. 1998년 11월11일부터는 단절시켰던 과거 역사를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꾸고 지령도 새롭게 계산했다.대한매일신보를 지령에 넣되 매일신보라는 이름으로 발행된 부분은 지령에서 뺌으로써 매일신보를 건너뛰고 역사를 계승했음을 밝혔다.2004년 1월1일부터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다시 환원했다.이 날짜 지령은 20095호로 역시 한말 대한매일신보 지령을 합친 것이다.대한매일신보에서 서울신문으로 역사를 이은 것이다. 2. 참여인물·언론사상/박정규 한남대 교수 대한매일신보 발간과 운영에 참여한 인물 중 배설과 양기탁에 대해서는 완벽할 정도로 연구가 이뤄져 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논객이었던 박은식과 신채호의 재직 기간 중 활동,지사(支社)설치 상황과 종사자들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또,기명이 안된 사설의 집필자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배설은 영문 논설이나 기사 외에 국한문판 신보에 직접 집필한 형식의 글들을 발표했다.그러나 이는 배설이 한국어로 쓴 기사라기보다 한국인 기자들이 치외법권적 지위를 가진 배설의 이름을 빌려 사회문제 등에 대해 맘껏 필봉을 휘둘렀다고 보아야 한다. 박은식은 성리학자였던 만큼 전통 한문체의 글을 썼다.1907년 박은식의 뒤를 이어 주필이 된 신채호는 가장 영향력이 컸던 논객이다.신채호는 애국사상이 담긴 특유의 선동적 문장을 통해 국민들의 국권회복 정신을 북돋우는 등 독자를 감동시켰다.양기탁의 글로 알려진 ‘학계(學界)의 화(花)’ 등 2편의 논설은 집필시점과 문체로 보아 신채호가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양기탁은 총무로서 신문 경영 외에 국채보상운동과 비밀결사인 신민회 활동의 중심인물로 활동해 논설집필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신보는 국한문판 발행을 본격화하면서 1905년 평양,선천,장련 등 관서재방 세 곳에 최초의 지사를 설치하게 된다.장련의 지사는 백범 김구가 운영했다.1908년 평양 태극서관 지사장을 맡은 안태국은 교사이자 이 지역 신민회의 중심적 인물이었다.신보의 전국 지사 중 절반이 평안도에 집중 돼 있었던 것은 총무 양기탁이 이 지역 출신이었고 안태국과 같은 지사원의 활약에 힘입었기 때문이다.1910년 6월 전국 지사 수는 59개소,지사원은 250명에 달했는데 이들은 신민회의 지방거점,국권회복운동가들로 추정할 수 있다.회계 임치정은 양기탁이 가장 신임한 동지였다.이완용 암살미수사건,신민회사건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고 신채호와도 친밀한 관계였다. 3. 국채보상운동 주도/이연 선문대 교수 차관을 이유로 조선민중을 식민지의 올가미에 옭아 매려는 일제의 획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권회복운동이 바로 국채보상운동이다. 이 운동은 1907년 대구 광문사(廣文社·현 수창초등학교 뒤 대성사 자리)에서 시작됐다.“우리나라의 국채가 현재 1300만원인데 정부의 국고금으로는 갚을 수 없는 형편이라,국채를 갚지 못하면 장차 토지라도 주어야 할 형편이다.우리 2000만 동포가 담배를 끊고 그 대금으로 매월 1명당 20전씩 모은다면,3개월 만에 국채를 다 갚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국채보상운동은 일제 강점하의 물산장려운동이나 해방 후 국산품 애용운동,1998년 IMF 이후의 금모으기 운동처럼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애국운동으로,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국민운동이었다.최초 발의는 상인들에 의해 시작됐으나,한 푼 두 푼 성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농민들이나 봇짐장수,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적으로 확산됐다. 이 운동을 거국적인 민족운동으로 승화시킨 데는 무엇보다도 대한매일신보 등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민족운동을 전개한 게 동력이 됐다.이 신문들은 기사나 논설을 통해 국채보상운동의 의의와 당위성을 호소하면서 날마다 의연자의 명단 및 납부금액을 게재해 온 국민들의 동참을 역설했다.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나의 백 마디 말보다 신문의 한마디가 조선인을 감동케 하는 힘이 크다.”고 개탄했다고 대한매일신보가 보도했다. 조선통감부는 국채보상운동을 배일운동으로 간주하면서 갖은 탄압과 모략을 획책했다.일제는 을사 5적 중 한 사람인 이지용과 일진회의 송병준,이용구 등 친일파를 동원해 반대하는 책동을 일으키게 했다.그러나 대한매일신보 배설 사장과 양기탁 총무는 이러한 탄압과 이간책동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을 계속 전개했다.일제는 결국 이들의 언론활동을 봉쇄하기 위해 배설의 국외추방과 양기탁을 탄압해 제거하기에 이른다. 4. 대한매일신보 지면분석- 논설/김덕모 호남대 교수 대한매일신보의 과정은 크게 4단계로 나누어 평가된다. 제1기는 창간 때부터 1905년 3월10일 일시 휴간 때까지의 시기이다.6면중 4면은 ‘The Korea Daily News’라는 제호로 영문면을 만들고,나머지 2면은 대한매일신보라는 제호로 국문면을 만들었다. 제2기는 대한매일신보를 속간하기 시작한 1905년 8월11일부터 1907년 3월말까지의 단계다.이 시기에는 ‘을사5조약’ 반대투쟁을 전개하면서 애국계몽운동을 시작했다. 제3기는 대한매일신보가 신민회의 기관지로 전환되기 시작한 1907년 4월 초부터 대한매일신보사가 이장훈에게 팔려 양기탁 등 신민회 간부들이 대한매일신보사를 떠난 1910년 6월13일까지의 시기다. 제4기는 배설에 이어 사장직을 승계한 만함이 일제의 공작에 말려들어 회사 일체를 사원 이장훈에게 매도하고 귀국해버린 1910년 6월14일부터 일제가 한국을 완전식민지로 병합하여 대한매일신보를 폐간시켜버린 1910년 8월29일까지의 2개월 반 간의 기간이다. 제1기에는 러·일전쟁의 와중에서 한국의 입장을 대변하여 국가의 안녕질서에 대한 모든 주제에 대해 공평한 변론을 전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2기는 한국인의 문명지식을 계몽하고 세계 각국에 대한 견문을 공유하기 위한 개화의 목적에 역점이 두어졌다. 제3기 이후는 우리나라의 국권회복에 초점을 맞춰 항일구국운동에 앞장섰다. 대한매일신보가 개화기 구국계몽운동의 선봉이 될 수 있었던 데 대해서는 발행인이 영국인이었기에 광무신문지법에 의한 일제의 탄압과 검열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어왔다. 그러나 신용하 교수 등의 연구는 이러한 외적요인에 더하여 대한매일신보가 구국운동 단체인 신민회의 기관지가 된 이후 더욱 과감하게 국권회복을 위한 언론구국운동을 전개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는 논설 분석 결과로도 입증된다. 이 시기 논설은 민족의 자립정신,교육과 나라정신,산업진흥,친일언론과 단체에 대한 비판,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 일본의 통감부 설치가 식민 지배를 감추기 위한 기만책임을 통렬히 비판하고,국채보상운동,헤이그 특사 파견,고종황제 퇴위,한일병합조약,동양척식회사 설립 등 역사적 사건을 맞을 때마다 과감하고 열렬한 언론구국투쟁을 전개하였다. 이제 오늘의 신문들은 이러한 전통을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 나갈지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5. 대한매일신보 지면분석- 광고/안종묵 외대 연구원 대한매일신보는 창간 때부터 광고를 게재했다.사기업인 대한매일신보는 신문의 안정적인 발행을 위해 광고가 중요했다. 창간 초기의 광고료는 1인치에 50전이었고 한달에 5원이었다.발행부수가 다른 신문의 3배 이상이어서 광고의 효과면에서 대단히 컸다.한글과 영문이 혼용된 6면이 발행된 시기에는 운수광고(16%),은행(14%),잡화점(9%) 등이 주요 광고주였다.광고주의 국적은 한국이 13%,외국이 43%,미상이 44%다. 1907년 5월23일부터 발행된 한글판 대한매일신보의 광고는 그해 하루 평균 5.26개이던 것이 1910년에는 10.25개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10대 광고업종은 약국,서적,사고광고 등이었다.약국 가운데 이응선의 종로 화평당약방과 이경봉의 남대문 제생당약방이 최대 광고주였다. 서적광고는 전체의 16.5%를 차지했다.애국계몽운동가인 이승훈이 운영하던 태극서관이라는 서점 광고가 집중적으로 등장했다.‘국한문신옥편’이라는 실용적인 서적부터 ‘서사건국지’‘애국부인전’ 등 국권회복을 자극하는 계몽적 성격의 서적들이 광고됐다. 1908년과 1909년에는 사고(社告)광고가 많이 등장하는데 명함 인쇄와 국채보상운동과 관련된 사고였다.국채보상운동 취지를 제일먼저 보도한 신문은 대한매일신보였다.흥미로운 것은 신보가 국채보상운동을 촉구하고 있을 때 일제 담배광고가 많이 광고되었던 점이다.이는 광고가 국채보상운동과는 큰 관계없이 운영되었음을 말해준다. 6.대한매일신보 지면분석- 독자 인식/김영희 서울대 강사 대한매일신보 독자들이 투고한 기서(寄書)에서 신문에 대해 가장 자주 요구한 것은 춘추필법으로 공정하게 계도하는 엄한 스승으로서의 언론의 모습이었다.다음으로 많이 주문한 것은 다양한 분야의 광범한 지식을 제공하는 문명진보 수단으로서의 역할이었다.이 두 요인 또는 인식은 지금까지 개화기 신문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설명된 것으로,이 시기 신문발행에 참여한 발행 주체들의 신문에 대한 인식이 일반 신문 독자들의 인식으로 확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세 번째로 자주 언급된 것으로 신문이 독립자유의 감발심(感發沈)을 격동케 하고,새로운 자각을 유발시킨다는 인식이었다.이러한 인식은 신문의 춘추필법과 지식 제공으로 자극을 받아 생성되는 기쁨,감격,분노,안타까움,흐뭇함 등의 정서적 반응이었다. 대한매일신보를 읽은 독자들이 남긴 다양한 글에서도 당시 대한매일신보가 어떻게 평가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황현은 대한매일신보를 설명하면서 “각 신문사에서도 의병들을 폭도나 비류(匪類)로 칭하였지만 오직 매일신보는 의병으로 칭하며,그 논설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일본인의 악행을 게재하여 들으면 들은 대로 모두 폭로하였다.그러므로 사람들은 모두 그 신문을 구독하여 한때 품귀 상태에까지 이르렀고,1년도 못되어 매일 간행되는 신문이 7000∼8000장이나 되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제주도에 유배되어 있으면서 대한매일신보를 읽었던 김윤식은 대한매일신보가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은 사람으로 하여금 매우 통쾌하게 한다고 기록하였다.이러한 논의들은 신문의 공공성을 지키면서 보도와 논평 기능을 통해 환경을 감시하고,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을 개명 진보로 이끌고자 한 대한매일신보의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그러한 대한매일신보의 모습을 신문의 전형으로 인식했음을 알려준다. 7. 대한매일신보 지면분석- 잡보(사회면)/채백 부산대 교수 오늘날의 사회면 기사에 해당하는 것이 ‘잡보’다.대한매일신보의 잡보 중에서는 사실보도가 전체의 76.1%를 차지했다.반면 의견이 개입된 기사,즉 사실+해설과 해설기사를 합치면 전체의 1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독립신문의 분석결과와 비교해 보면 의견기사가 줄어들고 사실보도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대한매일신보의 잡보란에 실린 기사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정부 관련 정보였다.전체의 24.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사회문제,유명인사 동정,관의 비리와 폐해 순서로 나타났다.사회문제 기사에서는 1907년 군대해산 이후 활발했던 의병 관련 기사나 교육 관련 기사가 포함됐다. 독립신문에서는 해외토픽류의 흥미 위주의 기사가 있었지만 대한매일신보에서는 이런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반면 일식이나 태풍,자살 기사 등이 ‘사고와 흥미거리’ 기사에 포함됐다. 잡보란에 등장하는 기사들의 관련지역을 보면 한성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아 전체의 59.6%에 이른다.그밖의 지역은 전체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외국에 대해서도 많지는 않았지만 여러 나라가 등장했다.특히 일본이 가장 많았다. 잡보기사의 주인공도 다양했다.잡보 기사의 주인공으로는 지식인과 단체가 26.3%로 가장 많았고,그 다음으로 왕실과 정부가 22.3%를 차지했고,일반인이 15.6%로 그 뒤를 이었다. 잡보기사의 보도태도를 긍정,중립,비판 세가지로 분류해보면 긍적적이 6.8%,중립적이 85.8%,비판적이 7.4%의 분포를 보였다.대한매일신보의 잡보에 나타난 주요 특징은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기사의 건수가 독립신문에 비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지면의 판형이 커지고 단수가 늘어나는 등의 외형적 요인 외에도 신문이 정착기에 들어가면서 취재여건이 다소나마 좋아졌던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다음으로는 사실보도와 중립적 보도태도가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이는 신문이 지향해야 할 이념으로서 중립성과 객관성을 표방하는 객관저널리즘에 좀 더 접근한 모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사실보도 위주로 가면서 단위 기사의 분량도 점차 짧아지는 경향을 보여 주었다. 세번째로는 기사의 관련 지역이나 주인공,정보원 등에서 특정의 편향을 강하게 보였다는 점이다.지역면에서는 한성,주인공이나 정보원 측면에서는 정부나 관리에 대한 의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씨줄날줄] 자살 왕국/손성진 논설위원

    “죽음에 관해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 마련이다.”철학자 세네카의 말이다.세상을 떠날 방법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다.역사상 수많은 인물들이 죽음의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했다.네로,히틀러,고흐,김소월,전혜린,장국영에 이르기까지.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자살의 동기는 무려 989가지,방법도 83가지나 된다고 한다.1974년 미국의 여성 아나운서는 생방송 도중 권총으로 자살했다.1983년 프랑스에서는 한 주민이 냉동고에 들어가 목숨을 끊었다. 한강다리가 ‘자살 명소(?)’로 해외토픽에 날지도 모르겠다.한남대교와 반포대교에서 지도층 인사들의 투신이 잇따르자 자살을 막기 위해 경찰을 배치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여섯번 뛰어 내렸다가 구조된 뒤 일곱번째 기어코 자살한 60대 노인도 있다.외국에도 자살 명소가 한두 군데씩 있다.일본에서는 후지산 자락의 ‘아오키가하라’ 침엽수림이다.소설의 자살 장소로 나온 이곳에서 발견되는 유해는 한해에 60∼70구나 된다고 한다.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나 호주 시드니의 갭 공원도 유명하다.한국에서는 부산 태종대의 자살바위가 이름났지만 요즘은 거의 자살자가 없다. 1935년 헝가리에서 발표된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우울한 일요일)’라는 노래를 듣고 두달만에 187명이 자살했다고 한다.한 여인을 사랑한 세 남자의 비극을 담은 노래는 몇년전 영화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다.애틋한 선율과 가사가 자살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그런데 헝가리가 현재 OECD 국가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것이 이채롭다.한국은 헝가리에 이어 핀란드,일본 다음으로 자살률 4위다.헝가리의 경우 마약,알코올 중독,실업 등이 문제라고 한다.장기불황을 겪고 있다지만 일본이 2위라는 것도 의외다.자살률이 소득수준과는 관계없다는 뜻이다.세계 최빈국인 방글라데시가 행복지수는 1위다.그만큼 자살률도 낮다.종교의 영향이다. ‘4대 자살왕국’중 헝가리와 핀란드는 자살률이 감소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은 더 늘고 있어 문제다.일본의 경우 지난해 자살자가 3만 2082명으로 역대 최고로 기록됐다.우리나라도 10년간 자살증가율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세웠다.이대로 가다간 자살왕국의 순위가 수년 내에 바뀔 것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팝의 요정’ 스피어스 보아와 스페셜 무대/새달 내한… ‘랩코어 밴드’ 림프 비즈킷도

    팝팬들이 12월이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할 것같다.가창력과 섹시한 외모로 ‘제2의 마돈나’란 별명을 얻은 여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21)와,세계적인 랩코어 밴드 림프 비즈킷이 한국에 온다.세계무대를 주름잡는 이 젊은 팝스타들의 내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팝의 요정’ 브리트니 스피어스 새 앨범 홍보를 위해 새달 7일 방한하는 스피어스는 3박4일간 한국에 머문다.예정된 이벤트가 화려하다.9일 보아와 함께 ‘브리트니 & 보아 스페셜’ 무대를 마련한다.그에 앞서 8일에는 박진영·비·노을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들과 특별 쇼케이스를 갖는다. 그의 단독무대를 볼 수 없어서 팬들이 내심 아쉬워할지도 모른다.스피어스와 보아가 서로의 히트곡과 새 노래를 5,6곡씩 부르고 간간이 인터뷰도 하는 합동무대는 SBS TV로 녹화중계될 예정이다. 스피어스가 데뷔한 것은 17세이던 1999년.첫 앨범 ‘Baby One More Time’으로 빌보드차트 톱에 랭크된 최연소 가수로 기록되며 단번에 팝시장을 석권했다.2,3집으로도 승승장구했다.전 세계에 6000만장,한국에서 100만장을 팔아치웠다.이번 방한은 4집 앨범을 알리기 위한 프로모션 투어다.3집을 낸 지 2년 만인 오는 18일 전세계 동시발매될 신보 ‘In The Zone’은 마돈나와 듀엣으로 부른 노래가 들어 있어 진작부터 화제에 올랐다. #‘랩코어의 정예부대’ 림프 비즈킷 림프 비즈킷은 새달 11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공연한다. 이들을 규정하는 ‘랩코어’란 힙합과 랩을 헤비메탈과 접목한 록의 장르.국내에서는 조지 마이클의 ‘Faith’를 이들 특유의 강렬한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곡이 홍익대 주변 클럽가에서 유행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이후 99년 선보인 두번째 앨범 ‘Significant Other’로 랩코어 밴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국내 열혈팬들을 모으는 데는 서태지 덕도 많이 봤다.지난 2000년 컴백한 서태지는 그룹의 3집 ‘Chocolate Starfish and Hot Dog Flavored Water’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었다. 이들이 결성된 것은 1994년.미국 플로리다에서 리드보컬 프레드 더스트를 주축으로 구성된 5인조다.프레드 더스트는 스피어스의 전 남자친구로 한때 해외토픽란을 시끄럽게 장식했던 주인공.두사람의 방한이 거의 동시에 이뤄진 우연이 그래서 더 흥미롭다. 내한무대에서 이들은 지난 9월 내놓은 4집 앨범 ‘Result may vary’의 수록곡들을 집중적으로 들려줄 예정이다.3집 수록곡 ‘Rollin′'을 부를 때는 오디션으로 뽑은 한국인 댄서 6명과 함께 공연한다.1544-1555.www.goodconcert.com 황수정기자 sjh@
  •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데뷔 임성민 “윤락녀 어울려요?”

    그 좋다는 아나운서로도 성에 안 찼다.브라운관에선 행복한 체했지만 아나운서실로 돌아오면 늘 뭔가에 화가 난 듯 뚱했다.연기자로 야무지게 자리매김해가는 임성민은 지난날을 “내림굿을 받고 훨훨 작두 위를 날고 싶은데,‘방송인’이란 이름표에 갇혀 끙끙 신열을 앓던 때”라고 돌이킨다. ●손님에 채찍서비스 아이디어 제안 KBS 아나운서를 깨끗이 포기하고 프리랜서를 선언한 뒤 쇼 MC,TV드라마 조연 등으로 착착 영역을 넓히던 그가 이젠 스크린까지 차지했다.14일 개봉하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제작 한맥영화·감독 송경식)가 데뷔작이다.극중 캐릭터는 더 놀랍다.동료 윤락녀를 국회의원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의리파 윤락녀.말이 조연이지 주인공 뺨치게 양감있고 ‘화끈한’역할이다. “제가 카메오 출연쯤 한 줄 알고들 있더라고요.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극중 세영이 뉴스앵커 지망생이란 대목에서 출연을 저울질한 건 그래서였어요.시나리오 설정에 맞춰 얼렁뚱땅 캐스팅됐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첫 시사가 있던 날 해질녘.평소 지나치게 진지해서 우울하게까지 보이던 그는 그때까지도 들떠 있었다.그렇게 원했던 영화를 찍었는데,소감이 오죽할까.“손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를 정도로 떨린다.”더니 “출연결정을 내린 뒤 이틀만에 촬영에 들어가는 바람에 충분히 준비를 못했고 그래서 아쉬운 연기가 많았다.”고 말꼬리를 흐린다.설렘과 아쉬움이 머릿 속에 얽혀있는 듯했다.데뷔작의 캐릭터가 윤락녀라….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사항임을 잘 알고 있다는 눈치다.“출발이 늦어 이런저런 역할을 다해볼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어요.좀 무모했는진 모르지만(웃음) 앞으로 직업연기자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죠.” ●동생 상대 온갖 욕설 퍼부으며 연습 ‘배우 임성민’의 욕심이 얼마나 많은지는 일찌감치 촬영현장의 얘깃거리였다.한 장면 한 장면 그가 들인 공은 대단했다.업소를 찾은 남자손님을 상대로 주인공(예지원 분)의 보궐선거 출마 동의서를 받아내는 대목.섹시한 가죽옷 차림에 채찍을 들고 특별서비스(?)를 하는 도발적인 설정은 순전히 그의 아이디어다.그럴만도하다.출연제의를 받아들인 다음날부터 청량리,용산,용주골을 ‘현장답사’하며 그곳 사람들을 사귄 열성파다.듣기에도 민망한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퍼붓는 연습도 참 많이 했다.“차 안에서 혼자 연습하다 나중엔 동생을 앉혀놓고 온갖 욕을 다 퍼부어봤다니까요.” 옆에 앉은 송경식 감독이 한마디 거든다.“치한들에게 유린당한 동료의 상처를 주인공이 들춰보는 장면이 있었는데,그 연기를 성민씨가 하는 걸로 콘티가 잘못 짜여졌어요.몇초도 안 되는 장면을 위해 밤을 새워 연습하고 왔더라고요.어찌나 미안하던지….” ●“올 봄안에 다른 영화 찍고 싶어요” 대학 1학년이던 1991년 KBS 공채 탤런트에 선발된 건 소문난 이력이다.이병헌과 공채동기였던 그가 아나운서로 선회하지 않고 꾸준히 탤런트로 살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그 저울질이 이제는 무의미하다.“여배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요며칠만큼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는 그는 행복한 조급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시나리오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요.올 봄안에 다시 싹수있는 영화를 찍어야 하는 게 숙제예요,숙제….” 황수정기자 sjh@ ***‘대한민국…' 어떤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촬영 마지막날 주인공 예지원의 국회 월담 해프닝으로 일간지 사회면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코미디의 외피를 뒤집어 썼을 뿐 실제 영화는 사회성 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해외토픽을 연상시키는 소재부터 ‘쇼킹’하다. 여자친구가 억울한 사고를 당하고도 제대접을 받지 못하자 분을 참지 못한 윤락녀가 내친김에 국회의원이 돼버리는 줄거리.한때 외신을 장식했던 포르노 여배우 출신의 이탈리아 국회의원 치치올리나를 떠올릴지 모르나,정작 영화는 그렇게 요란하지도 가볍지도 않다. 몸을 판다고 멸시하면 덮어놓고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드센 여자 고은비(예지원).하지만 알고보면 누구보다 정이 많다.성폭행을 당한 친구가 윤락녀라는 이유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자 직접 밑바닥 인생들의 권리를 챙기겠다며 금배지에 도전한다. 창녀촌을 주무대로 한 영화는 질펀한 성적 농담과 ‘바닥인생 권리 찾기’의 엄숙한 모토를 섞바꿔가며 화면을 채운다.고은비가 국회입성하기까지 비약이 심한 이야기 구도는 현실감이 한참 떨어진다.그러나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이 엮는 유쾌한 에피소드,보궐선거전을 통해 까발려지는 정치부정 등의 소재가 엎치락뒤치락 드라마의 균형을 잡아낸다. 창녀촌의 정신적 지주인 괴짜신부 역에는 가수 남진.구수한 호남사투리에 말끝마다 욕을 달고 다니는 그의 연기가 기대 이상으로 돋보인다. 송경식 감독은 ‘사방지’ 이후 14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 2002 월드컵/ 3대 응원단 인터넷 비방전

    “응원보다 후원업체 홍보에 열을 올린다.”,“관중들과함께 응원하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어울린다.”,“축구경기장에서 기도회가 웬말이냐.” 한국 축구대표팀의 응원을 위해 조직된 응원단인 ‘붉은악마’,‘KTF(Korea Team Fighting)’,‘백의천사’가 인터넷 게시판에서 열띤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유명 포털사이트의 월드컵 관련 게시판,응원단 자체 홈페이지 등에서벌어지고 있는 응원단끼리의 난타전은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도 서로 ‘응원의 원조’를 자처하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한국통신프리텔(KTF)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응원단 ‘KTF’는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크로스파이어’라는 ID를 쓰는 이호준씨는 “KTF는 항상 카메라에 잘 잡히는 스탠드 중앙에서 특정 업체 홍보를 위한 응원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붉은악마’에게는 응원단이 너무 배타적이라는 지적이많다.‘골드’라는 ID를 사용하는 박기현씨는 “붉은악마는 자기들끼리만 모여서 응원한다.”고 지적했다. ‘백의천사’는 특정 종교의 색채가 짙다는 충고를 듣고있다.‘에릭 조’라는 ID를 쓰는 조영민씨는 “특정 종교단체가 동원한 백의천사는 응원보다는 전도가 목적”이라면서 “경기중 갑자기 기도회를 벌이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고 주장했다. 응원단간의 인터넷 난타전에 대해 네티즌 한창호씨는 “감정적인 대립은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라면서 “한마음으로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응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구 채수범기자 window2@
  • ‘시험중 화장실 출입 금지’ 개선안 설문조사

    ‘국가시험 도중 화장실을 출입할 수 없다.’는 기존 방침에 대해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법무부가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관행상 시험 중 화장실 출입을 금지해오고 있지만 수험생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다면 제도를개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힌 법무부측은 즉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 8일까지 화장실 출입 허용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현재 허용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법무부가 제시한 허용 방안은 ▲시험시간을 현행(오전·오후 각 2시간20분)대로 하되 화장실 사용 허용 ▲3교시(100·100·70분)로 나누고 화장실 사용 불허 ▲3교시로 나누고시험시간중에는 화장실 사용 허용 등 세 개다. 조사 이틀째인 10일 현재 3교시로 나누고 화장실 사용을허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61%를 차지해가장 많고,현행을 주장한 의견은 23%가 나온 상태다. 한편 화장실 출입 허용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2199표,반대가 2337표로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후진적인 인권침해로 해외토픽감”이라며 법무부와 고시관련 홈페이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항의 글이 잇따르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사람들이 계속들락거리면 시험문제를 푸는 데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다. ”며 현 방침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왜 문제가 됐나] 수험생들의 화장실 출입 여부가 ‘화제’가 된 것은 지난 1일 치러진 사시 1차시험 중 시험감독관이수험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부 수험생에게 비닐봉지를주고 용변을 실내에서 해결하도록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실제로 사시뿐 아니라 현재 시행되는 주요 시험의대부분이 화장실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변리사 시험의 경우 1교시가 160분으로 치러지는데 사시와마찬가지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으며 비닐봉지가 제공된다.3교시로 나눠 치러지는 행정고시(120분,120분,80분)와 2교시인 세무사(120분,80분) 시험도 마찬가지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며칠씩 밤을 새다니 제 정신인가요””

    ‘전학 열풍’이 조금 수그러든 지난 4일 오전.서울시교육청 별관 민원실 앞에는 번호표를 든 100여명의 학부모가 줄을 서 있었다.전경들이 차단막을 친 민원실 현관 앞에는 민원실 관계자가 확성기를 들고 “지금 갈 수 있는 학교는 강남 0고,X고입니다.”라며 목청을 높였다.“열흘이걸리더라도 원하는 학교에 된다면 기다리겠는데….”하는어떤 어머니의 핸드폰 통화 소리도 뒤섞였다. ‘해외토픽이 따로 없군.’ 착잡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섰다가,마침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비서를 대동하고 나온 유인종 교육감과 마주쳤다. “어휴,난리네요.내년에는 어떻게 좀 전학제도가 바뀌나요?” 악수를 나누며 슬며시 물었다.그러자 “XX 여자들인데 뭘 신경을 써요.며칠씩 밤을 새다니 그게 제 정신인가요.”라고 말했다. 교육감의 ‘돌출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얼마 후 기자실에 들러서도 이 발언은 서너차례 반복됐다.“저렇게 키운 애가 효도할 것 같으냐.”는 독설도 덧붙였다. 내가 보기에도 ‘전학 밤새기’는 지나친 것 같았다.그러나 ‘맹모 삼천’이 미덕으로 자리매김한 나라에서,그것도 서울시 교육 수장의 입에서 나온 발언 치고는 지나치게‘솔직’해 거북스러울 지경이었다. 내가 과민한가 싶어 주변의 학부모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서울시교육청 담벼락에 늘어선 사람들을 보면서 미쳤다는 생각이 드냐고?’ 대답은 한결같이 ‘NO’였다.며칠 밤을 새더라도 내 아이가 좋은 학교에 가서 잘만 된다면 자기라도 줄을 서겠다는 거였다. 학벌이 한 사람의 평생 직업과 임금,결혼 조건 등을 좌우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이런 상황에서 지역과 학교에따라 교육의 질이 다르다면 좀 더 나은 환경에 욕심을 내지 않을 부모가 과연 있을까.일부에서는 이번 전학 사태를 계기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이 관할하는 학교는 모두 1182곳,학생은 154만여명이나 된다.‘교육 특구’의 수장인 서울의 교육감이 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리고,해마다 반복되는 기이한 풍경을 해결하겠다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몰아부치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자립형 사립고를 둘러싼 논쟁 때 교육 과열과 시기상조론을 내세워 불가 입장을 고수한 유인종 교육감의소신을 높이 평가한 사람들도 많았다.그러나 교육감의 이번 발언에서 그것이 ‘소신’이었는지,학부모와 학생 등교육 소비자의 불만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아집’과 ‘독선’이었는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허윤주기자rara@
  • [씨줄날줄] ‘통치마’ 행정

    요즘 법무부 홈페이지엔 사법시험 중 용변 해결 문제를두고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지난 1일 치러진제44회 사법시험 1차 시험 도중 용변이 급한 사람에게 비닐봉지를 지급하고,특히 여성 수험생들에겐 용변용 통치마와 플라스틱 좌변기를 비치해 고사장 안에서 해결하도록한 것이 ‘인권 시비’를 불러 온 것이다. 이번 시험은 문제 유형이 바뀌어 시험시간이 예년보다 20분이 더 길어진 2시간20분(140분)이었다.오전 10시부터 낮12시20분까지 헌법과 형법을, 오후에는 2시20분부터 4시40분까지 민법과 선택 과목을 치렀다.1차 시험에 응시한 5만8000여명 가운데 여성은 20% 수준인 1만명을 웃돌았다고한다.모두 26개교에서 시험이 실시됐는데 경기고교에선 응시생 1155명중 남자 6명이 비닐봉지를 사용,고사장 뒤쪽에서 일을 보았다고 한다.여성 응시생 중 몇 명이 남녀 수험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용변을 보았는지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일부 고사장에서는 이를 이용했다고 법무부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1973년부터 사법시험·행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에서는 시험 도중에 화장실 출입을 금지해 왔다고 한다.시험중간에 용변을 이유로 고사장을 빠져나갈 경우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일반적으로 긴장하면생리적으로 오줌이 마려운 사람이 많다. 그런데 1996년까지만 해도 사법시험의 수험시간이 160분이었다고 하니 법관이나 검사가 되기 위해서 용변 참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는 말이 결코 우스개가 아닌 것이다. 고사장에서 한번 바깥으로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한 것은 30년간 지켜온 관행이었고,과거엔 남녀 구분없이비닐봉지를 나눠줬다고 한다.금년의 경우 여성의 처지를배려해 비닐봉지 대신 통치마와 좌변기를 비치했다는 게관리들의 설명이다. 과연 관계 공무원들이 행정의 소비자 측면에서 서비스를개선할 생각을 가졌는가.답안지 회수 등 시험 관리상 시간이 지체된다고 해서 시험시간을 과목별로 나누기 어렵다는해명은 납득되는 것인가.여성할당제·양성평등을 부르짖으면서도 겨우 생각하는 것이 ‘통치마·좌변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인가.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행정의 수요자 입장에서 문제를 풀겠다는 마인드가 있는지 의심스럽기만하다. 과거 민주화운동때 장기 농성을 하면서 사용한 ‘민주 오줌통’은 있었다.그러나 지금의 ‘고사장 용변용 통치마’는 아무래도 해외토픽감 같다.관행,관행을 신주단지처럼모시는 한 행정서비스 개선은 백년하청(百年河淸)일 뿐이다. [이경형 논설실장 khlee@
  • 화장실 겸용 사법시험장?

    “시험장 안에서 비닐봉지에 용변을 보게 하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다.”“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30년 동안 계속해온 관행이다.” 사법시험 1차시험장에서 시험 시간에 화장실 출입을 못하게 하고 비닐봉지에 용변을 보도록 하는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화장실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것은 지난 73년부터이며 지난 1일 치러진 제44회 사법시험장에서도 예년과 같이 허용되지 않았다.법무부가 행정자치부에서 시험 관할권을 넘겨받은 첫해인 올해 이에 대해 새삼 인권침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법무부 사이트에 고시생들의 항의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시험시간은 오전·오후 각 2시간20분씩이다. 한 고시생은 “바짝 긴장한 수험생들에게 생리 현상에 대한 부담까지 줘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한 여성 고시생도 “교실에서 다른 사람이 ‘볼일’을 보면 집중력이흐트러진다.”면서 “그런 용기조차 내기 힘든 여자는 기저귀라도 차라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측은 “부정행위와 출입문 근처에 있는수험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30년간지속해온 관행”이라면서도 “한달간 이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뒤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일본과 국내 토익시험의 경우 감독관 동행하에 화장실 출입을 허용하고 있고 행정고시,변리사 시험,세무사 시험에서는 사시와 똑같이 비닐봉지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동미기자 eyes@
  • 나의 레저/ 트라이애슬론을 사랑하는 이유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은 수영,사이클,마라톤 세가지운동을 쉬지않고 이어서 하는 경기다.여러가지 코스가 있지만 수영 3.9㎞,사이클 180㎞,마라톤 42.195㎞를 완주하는 아이언맨(철인)코스와 수영 1.5㎞,사이클 40㎞,마라톤 10㎞를달리는 올림픽코스 둘이 대표적이다. 내가 트라이애슬론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3학년이던 지난 82년,텔레비전의 해외토픽을 통해서였다.하와이 아이언맨 대회에서 여자부 1위를 달리던 쥴리 모스 선수가 결승점을눈앞에 두고 탈진,기어서 결승점을 통과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나도 한번 해보리라 막연히 생각만 하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그러다 지난 97년 PC통신 트라이애슬론 동호회 ‘넷슬론’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게 됐고,1년뒤 37살의 나이로 드디어 올림픽코스에 처음 도전해 완주하고 말았다. 사실 나는 뛰어난 운동선수가 아니다.이제 겨우 올림픽코스를 무리없이 완주할 정도이며,성적은 아마추어 참가자 중에서도 중하위권에 속한다.하지만 순위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오로지 해내느냐 못해내느냐,나 자신과의 약속만 있을 뿐이다.대회를 앞두고 매일 10㎞를 뛰고 주말에는 수영과 사이클을 연습한다.이렇게 연습을 되풀이해 힘이 들 때면‘내가 왜 이렇게 나 자신을 괴롭히는가’ 자문하게 된다.하지만 그것은 나태하고 게으른 내가 나 자신을 유혹하려는 것임을 이제는 너무 잘 안다.만약 그 유혹에 넘어간다면 골인하는 순간의 가슴터질 듯한 감동도,무엇이든 다 해낼 것만같은 벅찬 자신감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트라이애슬론의 재미는 도저히 글로 표현할 수 없다.말로도 다 못한다.많은 분들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물론 트라이애슬론을 하면 건강해지지 않을 수없다. 하지만 그것은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다.트라이애슬론의진짜 매력은 운동을 통해 얻는 짜릿한 쾌감과 성취감,그리고 자신감이다. 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꿈은 당연히 아이언맨이다.지금나의 여건이나 신체적인 능력을 감안할 때 어쩌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일 지 모른다.하지만 나는 언젠가는 아이언맨에 도전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그것이 바로 트라이애슬론을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일 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상우 제주지검 검사
  • 장신구 ‘멋’ 있는만큼 부작용 조심을

    “좀더 큰 것 없어요.” 22일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건너편에 있는 바디 피어싱(body piercing)전문점 ‘예쁜 코끼리’.20대 초반의 여학생 2명이 ‘피어스’를 고르고 있었다. “왜 하느냐”는 질문에 “예쁘잖아요”“눈에 띄니까” “튀고 싶어서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피어싱은 귀볼 외에 귓바퀴,코,입술,눈썹,혀,배꼽 등등 신체의 특정부위를뚫어 의료용 스테인리스나 플래스틱 장식을 밀어넣는 것이다.주로 외국 영화나 잡지의 해외토픽란을 통해서나 봤던 것으로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 알려진 것은 2∼3년전부터.지난해 압구정동과 이화여대,홍익대 앞과 동대문 쇼핑센터 밀리오레 등에 전문점이 생겼으며 이제는 젊은이들이 붐비는 곳이라면 피어싱전문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그리고 피어싱 한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 처음에는 1∼2㎜정도의 가는 것에서 시작,점차 구멍을 넓히고 갯수도 늘려간다. 동대문 밀리오레 3층 피어싱전문점 ‘데드’를 운영하고 있는 현만씨는 “머리에 핀 꽂는 거랑 뭐가다르나.뭐든 별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상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 외국처럼 마니아들이 생기고 귀고리처럼 자연스러워 질것”이라고 말한다. 차&박 피부과 박연호원장은 “귓볼과 같이 아주 말랑말망한 연골에 귀고리를 하는 것은 큰문제가 없지만 코나 귓바퀴 같이 딱딱한 연골은 조심해야 한다”며 “연골염은 발생빈도도 높고 치료가 쉽지 않다”고 경고한다. 이어 박원장은 “혀에 한 경우에는 음식물 섭취와 발음에,배꼽걸이는 바지를 입거나 벨트 등을 착용했을때 다른 부위에 비해 휠씬 자극이 많을 수 있다”며 특히 “금속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아주 심하게 피부염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쁜 코끼리’의 안철민씨는 “색다른 것을 하고 싶어서 찾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철저히 소독하면 부작용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나미 신경정신과 이나미원장은 “자신을 표출하는 한 방법이지만 폭발하는 에너지를 분출할 대상을 적절하게 찾지못해 나타나는 현상중 하나”라고 지적한다.실제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피어싱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고 한 주에서는18세 미만의 청소년이 피어싱을 하려면 부모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법을 제정,지난해부터 시행중이다. 강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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