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해외출장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동전주 퇴출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사물인터넷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경찰 수사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협력관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02
  • [내 인생의 등대] 최창식 서울시 도시관리정책보좌관

    [내 인생의 등대] 최창식 서울시 도시관리정책보좌관

    “한 우물을 파면 삶의 보람이 따른다는 사실을 30년 가까이 되는 공직생활이 일깨워 줬습니다.” 2일 시청 태평홀에서 만난 서울시 최창식(53) 도시관리정책보좌관은 “두분의 스승과 공직생활 자체가 삶의 좌표가 됐다.”고 회고했다. 성균관대 은사인 신현묵 교수와 서울대 환경대학원 최상철 교수가 ‘외길’을 걷게 한 주인공이다. “최창식 당신, 학교 나가 봐야 할 것이라곤 공무원 말고는 없어….” 최 보좌관은 “대학교에 다닐 때 신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자주 했는데 결국 ‘씨앗’이 됐다.”고 웃었다. 자신을 그리 활달하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로 보고, 지도해 준 도움말이 됐다. 아무튼 최 보좌관은 졸업을 한 뒤 몇몇 기업체에 들어갈 뻔했다. 하지만 며칠 출근하며 ‘개인보다는 공공을 위해 일하는 게 보람이 클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1977년 해군에서 제대를 하자마자, 그동안 해오던 기술고시 공부에 매달려 이듬해 3월 도시계획국 토지구획정리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5년 3월 도로과로 옮기기까지 이곳에서 8년이나 근무했다. 영등포구 건설국장을 지낸 뒤 1989년 11월 지하철건설본부로 가서는 본부장 등을 지내며 지난해 7월 현직에 부임하기까지 12년간 ‘터줏대감’으로 버텼다. 그는 현재 첫 부임지인 토지구획정리과의 후신이라 할 뉴타운 관련 추진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서울시의 도시계획 전문가다. 그런데 공직생활 만 3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1981년 네덜란드에 정부 장학생으로 유학 갔다가 11개월 만에 돌아와 또 같은 부서로 발령난 것이다. “선생님,3년이 넘었는데 똑같은 업무를 하게 됐습니다. 짜증도 나고, 싫증도 나고 어떡해야 할지 원….” 그러자 당시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을 지도했던 최 교수가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 7∼8년도 하는데 그러지 말라.”는 따끔한 충고에 더 이상 한눈을 팔지 않았다. 이후 해외출장 때마다 다른 나라 공직자들의 근무자세를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얼마 전 중앙인사위원회 통계를 봤는데 평균 근속연수가 과장급 10.8개월, 국장급 11.3개월이더군요. 정부의 경쟁력이 바닥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업무상 긴밀한 협의가 절실한 중앙부처 간부들이 자주 바뀌어 애를 먹었다.”며 전문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이사회 결근 회장님·개근 회장님

    수십개 계열사를 거느린 주요그룹 회장들은 실제 경영을 어떻게 할까. 회장들도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이사회에서 보기는 어렵다. 반면 일부 그룹 회장들은 꼬박꼬박 해당 이사회에 참석해 눈길을 끈다. 24일 주요 그룹에 따르면 삼성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6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지만 그동안 대부분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만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을 뿐 나머지 계열사들은 상근 회장(물산)또는 비상근 이사로 등재돼 있다. 삼성측은 “등기이사로서 경영에 대한 책임은 지되 개별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이 소신있게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이사회에 참석하기 때문에 이 회장이 전할 말이 있으면 이 본부장이 대신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또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사장단회의’나 그룹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구조조정위원회’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일상적인 경영은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대표이사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지만 좀처럼 이사회에 나타나지 않는다. 현대차측은 “해외출장 등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가급적 이사회에 참석하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참석은 그다지 많지 않으며 주로 사전에 안건을 보고받고 결재를 위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현대차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정 회장은 지난 18일 기아차 이사회때는 인도 출장중이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이나 두산 박용오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동부 김준기 회장 등 대부분 그룹 총수들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반면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LG 이사회에 매번 참석한다.LG전자나 LG화학 같은 주력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겼지만 지주회사 경영은 그룹 회장의 몫이기 때문이다.LG관계자는 “구 회장은 매일 아침 트윈타워로 출근을 하는 등 지주회사 경영에는 전문경영인과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SK 최태원 회장도 대표이사 회장인 SK㈜ 이사회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할 뿐더러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회사 설명도 직접 하는 등 열심이다. SK관계자는 “최 회장은 사실상 ‘전문경영인’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출장을 제외하고는 이사회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등재는 IMF이후 정부 권유로 이뤄진 일로 이사회 출석 여부는 회장 개인의 경영스타일이나 그룹 분위기에 따라 다르다.”면서 “일부에서는 이사회 불참을 문제삼지만 회장이 계열사 이사회까지 참여하면 오히려 ‘황제경영’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 참석은 이사의 ‘의무’인데다 출석하지 않으면 나중에 법적인 책임도 지지 않기 때문에 그룹회장이라는 ‘특수성’을 인정하더라도 가급적이면 이사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국내기업 “해외인재 잡자”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인재 사냥’이 본격화됐다. ‘인재욕심’이 부쩍 많아진 LG는 LG전자가 17일부터 북미 순회 채용설명회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필립스LCD·화학·CNS 등이 올해 북미,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등에서 30회 이상의 현지 채용투어를 실시해 600여명의 해외인재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R&D 책임자급 연구원과 인사담당자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해외 우수인력 유치단’이 10일간 스탠퍼드ㆍ버클리·캘리포니아공대 등 미국 13개 대학을 순회하면서 디스플레이, 디지털TV, 차세대 이동단말, 홈네트워크 등 핵심사업분야 연구인력과 MBA 전공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개최한다. LG전자는 앞으로 북미에서만 3월과 9월 두 차례 채용설명회와 세 차례의 현지면접을 실시하고 일본 2회, 유럽·인도·러시아 1회 등 해외 채용투어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CEO와 사장단들이 해외출장시 유학생 간담회나 세미나 등을 통해 인재 유치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LG화학은 노기호 사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여종기 사장이 직접 나서 3월 북미지역을 시작으로 분기별로 한 차례 이상 해외인재 채용투어를 정례화하기로 했다.LG필립스LCD와 LG CNS도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각각 4차례 채용설명회를 갖는다. 국내에서는 기존 캠퍼스 리크루팅 이외에 산학협력, 임직원 인재추천제, 주문형 석사제 등을 통해 맞춤형 인재 확보를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4월과 10월 미국에서 2차례 ‘채용 로드쇼’를 갖는다. 채용담당과 반도체, 휴대전화,LCD 등 핵심 연구인력들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미국을 동서남북으로 훑다시피 하며 고급두뇌를 탐색한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매년 1차례 로드쇼가 열리고 중국은 중국 본사가 지난해 말 중국내 30개 명문대를 순회하며 인재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CEO들이 해외출장이나 강연 때마다 핵심인재를 섭외, 직접 면접을 보는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회사측의 ‘노력’ 없이도 매년 1000명이 넘는 MBA 출신들이 입사원서를 내는 등 인재가 스스로 몰려들기도 한다. 이 가운데 채용이 되는 사람은 100명도 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도 4∼5월 미국 상위 50위권 대학 가운데 국내 유학생이 많거나 자동차 관련 분야로 특화된 13∼15개 대학을 대상으로 채용 설명회를 갖는다. 현대차는 외환위기를 계기로 해외인재 채용 로드쇼를 중단했다가 2002년 재개,100여명을 뽑았고 2003년 50여명의 해외인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디자인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80여명을 채용했다. 공개 로드쇼 외에 석·박사 과정에 있는 우리나라 유학생을 대상으로 개별 접촉도 진행한다. 안미현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③-삼성전자를 이끄는 CEO들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③-삼성전자를 이끄는 CEO들

    삼성전자의 지난 2004년 연간 매출은 57조 6324억원, 영업이익 12조 169억원, 순이익은 10조 7867억원으로(103억달러)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순수 제조업체로는 도요타에 이어 두번째다.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경제면 머리기사와 사설 등으로 취급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의 지난해 이익은 마쓰시타(松下)전기, 히타치(日立),NEC, 도시바(東芝), 후지쓰(富士通), 미쓰비시(三菱), 오키(沖)전기 등 일본 10대 메이커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 5370억엔(약 5조 37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이병철 회장,37년전 “전자사업하겠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고속 성장은 69년 전자업계의 후발주자로 출발할 당시 ‘중복투자’ 등의 비난에 휘말렸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고 이병철 회장은 68년 사돈인 고 구인회 LG회장(이 회장의 차녀 숙희씨가 구 회장의 삼남 자학씨의 부인)과 안양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전자사업 진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68년 12월30일 창립 발기인은 조우동 동방생명 사장, 손영기(이병철 회장 장남 맹희씨의 장인)안국화재 사장, 이병철 회장, 정상희(이병철 회장 5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시아버지)씨, 이맹희(당시 삼성물산 부사장)씨, 김재명(삼성 창업공신으로 이후 동서식품을 설립, 당시 제일제당 사장)씨, 정수창(당시 삼성물산 사장)씨였다. ●윤종용 부회장,“초밥이든 휴대전화든 속도가 생명” 삼성전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들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96년말부터 9년째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윤종용(61) 부회장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그동안 숱한 상을 받았던 윤 부회장은 올 초에도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최고경영자상을 받았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2004년에 이어 두번째 선정(Repeat Perfomer)으로 조 후지 도요타 사장, 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사장, 카를로스 곤 니산 회장 등이 윤 부회장과 함께 연속 선정됐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66년 삼성에 입사했다. 윤 부회장은 상무시절인 80년대 중반 잠시 네덜란드 필립스 본사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의 부름을 받고 88년 삼성으로 돌아왔다.VCR와 DVD를 더해 빅 히트를 친 ‘콤보’제품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윤 부회장은 오늘날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반도체나, 휴대전화 등을 한번도 맡아본 적 없고 가전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 스스로도 “나는 비전문가요 ‘사이비’”라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하지만 98년 7월 한달에만 무려 1700억원의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를 오늘날 10조원대 이익을 내는 회사로 만든 데 윤 부회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윤 부회장은 컬러TV의 재고를 줄이기 위해 수없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던 삼성전자의 고질적인 문제를 과감히 혁파했다.97년말 8조 7000억원에 달하던 재고와 채권을 99년말 5조 2000억원으로 40%나 줄인 것이다.97년 국내 5만 8000명, 해외 2만 5000명이었던 인력은 각각 30%(1만 7400명),40%(1만명)나 회사를 떠나야 했다.120개가 넘는 사업과 제품을 매각하거나, 철수, 분사, 합작했다. 그래서 ‘진정한 혁신가’,‘기술 마법사’ 등 그에게 따라다니는 수많은 별명 가운데서도 ‘구조조정의 달인’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주총회때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참여연대 관계자들에게 “당신 주식 몇 주나 가졌어? 나도 주주야.”라며 호통을 칠 정도로 솔직하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강한 경상도 사투리 억양까지 겹쳐 투박하게 들리지만 간결하다. 윤 부회장을 대표하는 경영 키워드는 ‘스피드’인데 그는 “초밥이든 휴대전화든 모든 부패하기 쉬운 것은 속도가 생명이다.”는 말로 핵심을 잘 설명한다. 스피드에 대한 윤 부회장의 애착은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도 남이 건너간 뒤에야 건넌다.”던 이병철 회장과 달리 “돌다리가 아니라 흙다리라도 있으면 건넌다.”는 지론에서 잘 드러난다. 윤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 초일류로 가느냐, 추락하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직원들을 다그치는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위기’를 강조한다.1993년 3월 이건희 회장의 제2창업 5주년 기념식사인 “21세기를 앞두고 남은 7년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남느냐 주저앉고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결단의 순간이 될 것이다.”란 말에서 모티브를 빌려 왔다. 이 회장의 ‘선문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윤 부회장다운 벤치마킹이다. 아들 태영(31)씨는 탤런트로 활동 중이다. ●황창규 사장, ‘황의 법칙’은 계속된다 경북 월성 출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마친 이윤우(59) 부회장은 기흥공장장으로 일하던 80년대 중반 일본업체의 덤핑공세와 반도체 경기침체기에도 과감하게 256KD램과 1메가D램 양산 체제를 갖춰 삼성반도체의 신화를 이뤄냈다.68년 삼성전관(삼성SDI)으로 입사했다가 76년 삼성반도체 생산과장으로 반도체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황창규 사장에게 반도체총괄사장 자리를 물려주고 신설된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기술총괄(CTO)을 맡았다. 삼성 기술의 총아인 삼성종합기술원도 관장한다. 최형인(56)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부인이다. 황창규(52) 반도체총괄 사장은 아직 5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삼성전자 대표 사장으로 거론된다. 황 사장이 총괄사장을 맡은 지난해 삼성반도체는 매출 18조 2200억원, 영업이익 7조 4800억원으로 41%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62%가 반도체의 몫이었다. 16메가D램 개발팀장을 맡았고 세계최초로 256메가D램 개발에 성공하는 등 탁월한 연구개발 능력에 언변까지 화려하다. 엔지니어 출신 사장들이 커뮤니케이션에 약한 것과 대조된다. 딱딱한 주제인 반도체로 강연을 하면서도 5분 간격으로 수강생들의 웃음보를 터뜨릴 정도로 센스가 좋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마찬가지로 핵심을 정리하는 브리핑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2001년 당시 난드플래시의 강자였던 도시바가 전략적 제휴를 제의해 온 것에 대해 그룹의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자 이건희 회장에게 반대 논리를 펼쳐 결국 제휴를 무마시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난드플래시 세계 점유율 65%로 독보적인 1위를 달렸다. 부산 출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반도체의 집적도는 1년반 만에 2배로 증가한다.”는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의 법칙을 깬 ‘황의 법칙’(반도체의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으로도 유명하다. ●이기태 사장, 승부욕이 휴대전화 성공신화로 이기태(57)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삼성 휴대전화를 책임지는 사령관답지 않게 ‘불도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휴대전화를 벽에 집어 던져 삼성 제품의 튼튼함을 확인시키는 것으로 해외 바이어와의 협상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95년 3월 구미사업장에서 벌어진 무선전화, 팩시밀리 등 15만대의 ‘불량제품 화형식’을 지켜보면서 다져진 오기 덕분이다. 대전 출생으로 보문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73년 삼성전자 라디오과에 입사한 뒤 줄곧 제조쪽에서 일하다가 90년 화상무선기기사업부로 옮기면서 휴대전화와 인연을 맺었다. 승부욕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며 사표도 두어차례 냈지만 이건희 회장의 돈독한 신임을 받고 있다. 선비 같은 용모의 최지성(54)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강원도 삼척 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거쳐 77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85∼91년 반도체 구주법인장을 지냈는데 당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던 삼성반도체를 ‘007가방’에 가득 싣고 험한 알프스 산맥을 자가 운전으로 넘어 다니며 애걸하다시피 영업을 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사장단 가운데 유일하게 비서실에서 2차례(81∼85년,93∼94년) 근무해 시야가 넓은 편이다. 이상완(55) LCD총괄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마치고 76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반도체분야에서 생산기술·마케팅 등을 담당하다가 93년 걸음마를 뗀 LCD사업을 맡았다. 초창기 아직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던 삼성 LCD를 팔기 위해 도시바, 소니,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을 일일이 직접 만나는 등 개발부터 판매, 품질까지 책임진 ‘톱 세일즈’로 유명하다. 천안공장, 세계 최대 LCD단지인 충남 아산 탕정공장 준공 등으로 LCD사업을 삼성전자의 ‘수종사업’으로 키워 놓았다. 경쟁사 대표의 ‘배신자’라는 비난에 유난히 속상해 하는 등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상운(53) ㈜효성 사장이 친동생이다. 지난해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맡았던 생활가전총괄 사장으로 최근 부임한 이현봉(56) 사장은 경남 함안출생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76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상현 전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 박양규 삼성네트웍스 사장의 진주고 1년 후배다. 인사부장, 인사팀장 등 주로 인사부문에서 일한 때문인지 중앙인사위원회 자문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 위원 등 외부활동이 많았다.2001년부터 2년간 국내영업사업부장을 맡으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내수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최도석 사장, ‘안방살림’ 꼼꼼히 챙겨 인사, 재무, 기획, 홍보 등 스태프 기능을 총괄하는 최도석(56) 경영총괄 사장(CFO)은 마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75년 삼성 재무인력의 양성소인 제일모직 경리과로 입사했다. 이학수 부회장이 당시 관리본부장이었다.80년 삼성전자로 옮긴 뒤에도 줄곧 경리·관리·재경·경영지원 등 ‘안방살림’을 도맡아 왔다. 삼성 사장단 가운데 가장 술이 셀 정도로 화통한 스타일이지만 연 매출 70조원(연결기준)이 넘는 회사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꼼꼼한 편이다. 삼성은 전자-SDI-전기-코닝-코닝정밀유리-테크윈으로 이어지는 ‘전자소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전자소그룹의 지난해 본사 매출(코닝·코닝정밀유리는 2003년)은 무려 69조 8897억원, 순이익은 11조 9618억원원에 달했다. 전자를 제외하고 가장 중량감 있는 CEO는 삼성SDI 김순택(56) 사장이다. 72년 그룹 공채로 입사해 제일합섬 소속으로 회장 비서실에서 주로 일했다.92∼94년 삼성전관 기획관리본부장을 지낸 인연으로 96년말 비서실을 떠나 삼성전관에 둥지를 틀었다.2000년부터 5년째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으며 사업구조를 브라운관에서 PDP,OLED,2차전지, 모바일LCD 등으로 바꿔놓았다. ●김순택 사장, 작년 해외출장 거리만 27만㎞ 무슨일이 있어도 신입사원 교육에는 빠지지 않는 데다 신입사원이 부서에 배치된 후에는 직접 이메일을 보내 안부를 묻는다.“기업의 가장 위대한 자산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매년 110일 이상을 현장에서 보낸다. 중국, 말레이시아, 독일, 헝가리, 멕시코, 브라질의 10개 공장을 방문한 지난해 해외 출장거리가 27만㎞에 달했다. 삼성전기 강호문(55) 사장은 경기 부천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석재(57)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이 전기공학과 68학번 동기다. 황창규 사장은 72학번, 권오현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은 71학번이다. 첫 사회생활은 금성전선에서 출발했지만 곧바로 삼성전자로 옮겨와 반도체, 컴퓨터, 네트워크 등을 담당했다.2002년부터 삼성전기 사장을 맡으며 삼성전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큰 키(180㎝)에 미소가 인상적이다. 성균관대 예술학부장인 임학선(55) 교수가 부인이다. 브라운관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은 충북 보은 출생으로 용산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송용로(60)사장이, 세계 최대 LCD유리기판 업체인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이석재 사장이 맡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항공기 엔진 등을 담당하는 삼성테크윈은 삼성물산·영상사업단·삼성생명 대표를 역임한 이중구(59)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IT축’인 삼성SDS 김인(56) 사장은 경남 창녕, 대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그룹 비서실 인사팀장, 호텔신라 총지배인 등을 역임했다. 네트워크, 인터넷전화·국제전화 등을 영위하는 삼성네트워크 박양규(57) 사장은 삼성SDS, 삼성자동차의 설립 작업에 관여했다. ukelvin@seoul.co.kr ■ 삼성반도체 ‘30년 비화’ 삼성은 지난해 12월6일 반도체사업 30주년 기념식을 갖고 2010년까지 25조원을 투자해 누적매출 200조원, 신규 일자리 1만개를 창출키로 했다.12월6일은 이건희 회장이 1974년 사비를 들여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한 날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경제를 먹여 살린다는 평을 받는 반도체지만 출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본지가 입수한 1992년 삼성그룹 비서실의 보고서 ‘삼성의 반도체 사업’에 따르면 사업 초기 삼성은 기술확보에 애를 먹다 해외업체에 지분을 양보하고서라도 기술을 도입하려 했었다. 이 보고서는 91년 4월 반도체 사업의 어제와 오늘, 문제점 등을 파악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의해 작성됐다. 삼성반도체의 시련은 고 이병철 회장이 일본 NEC의 고바야시 사장을 초빙, 기술지원을 요청했지만 76년 방한한 NEC 엔지니어들이 기술이전을 기피하면서 시작됐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등으로 반도체가 적자를 면치 못하자 이번에는 이건희(당시 부회장)회장이 미 페어차일드 본사를 수차례 직접 방문, 기술이전을 요청했고 마침내 승낙을 받아냈다. 페어차일드의 요구조건은 삼성반도체 지분의 30%를 내놓으라는 것. 이 회장은 지분을 양보하더라도 기술 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협상을 위해 미국에 파견된 이모 상무 등 실무진은 “삼성의 기술수준으로는 신기술(당시 페어차일드는 64KD램 개발에 성공)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 기술도입이 좌절됐다.79년 더 이상 반도체사업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병철 회장은 당시 가전·TV생산담당이었던 김광호(이후 삼성전자 회장을 역임)이사를 반도체로 보내 사업정상화 특명을 내렸다. 당시 강진구 반도체사장은 직원들에게 김 이사를 소개하면서 “만약 김 이사로도 삼성반도체를 살리지 못한다면 더 이상 반도체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강진구 회장은 삼성전자 사장(73∼82년), 삼성전자 회장(88∼92년,93∼98년)은 물론 한국반도체 사장(75∼79년), 삼성반도체통신 사장(81∼88년), 삼성GTE통신 사장(77∼80년) 등을 역임하며 오늘날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많은 공헌을 했다. 김 이사는 대방동과 부천으로 나눠졌던 공장을 부천으로 통합하고 80년말 삼성반도체를 삼성전자에 인수합병시키는 한편 홍콩 시계칩 시장을 집중공략, 전세계 시계칩 시장의 50%를 차지하던 홍콩 시장 점유율을 60%로 끌어 올리며 흑자회사로 변신시켰다. 82년 2월8일 유명한 ‘도쿄선언’으로 반도체 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이병철 회장은 부천공장을 대체할 대규모 반도체공장 부지를 물색했는데 후보지로 수원, 신갈저수지 부근, 관악골프장 부근, 판교 부근, 기흥이 선정됐다. 국내외 지질·수질 전문가들과 이 회장이 직접 헬기를 타고 조사한 끝에 12월18일 기흥지역이 최종 낙점됐다. 하지만 당시 기흥은 절대농지에다 산림보존지역으로 공장 설립이 불가능했다. 이에 이 회장과 내무부장관을 역임했던 최치환 반도체부문 사장 등이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1차로 10만평에 대한 허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수도권 공장 억제 정책과 땅값 문제 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고민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재계 인사이드] LG전선그룹도 ‘브랜드 독립’

    [재계 인사이드] LG전선그룹도 ‘브랜드 독립’

    허씨계열의 GS그룹에 이어 구본무 LG회장의 삼촌인 구자홍 회장과 구자열 부회장이 이끄는 LG전선그룹도 ‘LG’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맞춰 구 회장과 구 부회장의 발걸음도 더욱 바빠지고 있다.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선그룹은 ‘LG’ 대신에 새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하고 ‘LS’,‘UB’ 등 5개의 브랜드를 국내외에 상표출원하는 등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LS’는 ‘Leading Solution’,‘LG+GS’의 의미를,‘UB’는 ‘Your Benefit’(고객의 이익을 위해),‘유비쿼터스’(Ubiquitous)를 의미한다. LG전선,LG산전,LG니꼬동제련, 극동도시가스,E1(구 LG칼텍스가스), 가온전선(구 희성전선) 등 계열사 가운데 LG전선,LG산전,LG니꼬동제련이 브랜드 교체 대상이다. 그룹측은 브랜드 개정 작업을 내년 1월안으로 일단락짓고 공식 변경은 주총이 끝나는 3월말쯤 확정할 계획이다. 분가 1년 만에 ‘LG색깔’을 완전히 지우게 되는 것이다. 구자열 부회장이 CEO를 맡고 있는 LG전선은 지난 9월 신사업 진출, 해외 현지화 강화를 통한 전자·IT 부품·소재기업으로의 사업구조 혁신을 골자로 한 ‘비전 2012’를 선포하고 최근 진로산업을 인수하는 등 독자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소규모이긴 하지만 관련 자회사를 속속 인수·설립해 해외법인 포함 22개로 늘렸다. 그룹회장으로서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구자홍 회장은 지난달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APEC ‘CEO 서미트’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과 나란히 참석해 외부에서도 ‘회장 신고식’을 치렀다. 구자열 부회장도 22박 23일의 장기 해외출장을 소화하는 등 올들어 2개월 가까이를 해외에서 보내며 ‘현장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이처럼 실질적인 분가가 가시화됨에 따라 여의도 트윈타워에 입주해 있는 LG산전도 내년 3월이면 ‘LG둥지’를 떠날 계획이다.LG전선,LG니꼬동제련,E1은 이미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자리를 잡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전선그룹은 자산규모 5조 1000억원으로 신세계에 이어 재계 22위(공기업 포함)에 랭크됐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기업들 내년 ‘보릿고개’ 대비 “죄고 또 죈다”

    기업들 내년 ‘보릿고개’ 대비 “죄고 또 죈다”

    몇년 전 르노삼성차 임원들이 일본 닛산차에 ‘체험 학습’을 나갔다. 불과 몇시간 일하고 녹초가 된 임원들은 “삼성도 만만치 않은데 닛산은 더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자 닛산 사람들은 “도요타는 우리보다 더 지독하다.”며 웃었다. 도요타자동차는 ‘마른 수건도 다시 짜자.’는 짠돌이 경영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도 내핍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자나깨나 비용절감이라는 정신 재무장 교육이 이뤄지는가 하면, 이면지 사용 의무화도 다시 등장했다. 내년 경제가 3%대 성장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먹구름이 끼자 ‘보릿고개’를 대비하려는 경영 지혜의 일환이다. ●현대·기아차, 연일 초긴축 16일 경기도 소하리 화성·광주 기아차 공장. 윤국진 사장과 과장급 이상 중간간부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원가절감 구호를 외쳤다. 각 공장 공장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초긴축경영위원회도 발족했다. 이날 회의에서 나온 ▲라인중단 사전예방을 통한 평균가동률 90% 이상 달성 ▲생산합격률 개선팀 구성 ▲로봇 부품 주기적 교체 등은 곧바로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윤 사장은 “내수불황, 환율하락, 고유가의 삼각파도로 경영여건이 극도로 악화돼 있다.”면서 “본사, 공장, 연구소 등 전 직원이 총체적 위기상황을 뼛속까지 인지하고 원가절감에 나서도록 특별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도 진행중이다. 현대차도 “비용을 최대한 줄이라.”는 정몽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내년 사업예산을 20% 이상 삭감했다. 사무실 난방온도도 2도 낮췄다. 해외출장 횟수와 날짜도 최대한 줄여 거품을 뺐다. ●이면지 사용 의무화 재등장 외환위기 때 보편화됐던 이면지 사용 의무화가 국내 최대은행에서 재등장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각 지점에 ‘이면지 활용, 사적인 전화 사용 자제, 난방 적정온도 준수, 불필요한 전등 소등’ 등의 업무지침을 내려보냈다. 강정원 행장이 실무진에서 올린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더 줄이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경비절감 아이디어도 공모중이다. 이에 앞서 보험업계 2위인 교보생명도 내년 총비용을 동결했다. 사내방송을 통해 직접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한 신창재 회장은 자신의 업무용 승용차 교체계획을 없던 일로 했다. 비용절감에 올인하는 경영진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다. LG전자도 얼마전 김쌍수 부회장이 “지금 상황은 위기”라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보낸 이후 비용절감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필요한 비용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사상최대 순익과 내핍의 상관관계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올해 사상 최대 순익이 예상되는데도 비상경영이니 뭐니 엄살을 떨며 위기를 조장한다.”고 곱지 않게 본다. 하지만 기업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수출이 호조를 띠면서 사상 최대 순익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내년”이라면서 “내수 회복 기미는 감감한데 수출마저 증가세가 둔화돼 버팀목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지금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야 내년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한진해운이 당초 400%의 연말 성과급을 염두에 뒀다가 300% 수준으로 재검토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사상 최대 호황으로 ‘대박’의 기쁨을 맛보고 있는 한진해운은 그러나 2006년부터 해운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국내외 분석보고서가 잇따르자 연말 성과급 ‘수위’ 조정에 나섰다. 조수호 회장은 “등이 따뜻할 때 보릿고개를 생각해야 한다.”며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초긴축 살림을 펴고 있는 것은 당장 먹을 게 없어서가 아니라 먹을 게 바닥날 때를 미리 대비하려는 것”이라며 “외환위기가 가져다준 소중한 지혜”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형손보사 ‘통합형 보험’ 뜬다

    대형손보사 ‘통합형 보험’ 뜬다

    수십 가지의 보험상품을 단 한개의 보험증권으로 대체할 수 있는 ‘통합형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은 각종 보험에 따로따로 가입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보험료도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가입자의 모든 위험보장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면서 거액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챙길 수 있어 새 상품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적게 내고도 많은 혜택을 직업군인인 유모(39)씨의 가족 4명은 모두 6개 보험에 가입하고 한달에 19만 5590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 유씨는 운전자보험과 암보험을, 아내 김모(35)씨는 상해보험과 암보험을 들었다. 첫째아들(9)과 둘째아들(6) 명의로 각각 어린이보험도 들었다. 유씨 가족이 거래하는 보험사는 S화재,L생명,S생명,D화재 등 4개 회사다. 월 보험료는 1만 1640∼5만 1200원이다. 유씨는 최근 주변의 권유로 유씨 자신의 암보험(10년만기·월 1만 1640원)을 제외한 5개 보험을 해약하고 20년 만기의 통합보험에 새로 가입했다. 월 보험료는 5개 보험을 해약하지 않았을 때에는 18만 3950원이었으나, 통합보험 가입 이후엔 15만 9280원으로 2만 4670원이 줄었다. 보험료가 줄었는데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장 범위는 더 넓어졌다. 통합보험에 가입함에 따라 1억원을 보상하는 화재보험에도 자동으로 가입됐다. 암보험의 보장 범위도 사망뿐만 아니라 ‘치료시 1억원’이 추가됐다. 두 자녀도 혜택을 받는다. 현재 수준의 보험혜택을 받기 위해 이전처럼 각각의 보험에 따로 가입했다면 월 30만원 이상 들어간다. ●전담자만 찾으면 모두 해결 4인 가족은 4∼5개의 보험에 가입하는 예도 많다. 자동차, 암보험, 자녀보험 등 필수적인 상품에만 가입해도 한달에 20만원은 족히 들어간다. 그러나 막상 사고가 나거나 심하게 다쳤을 때에는 어떤 회사의 보험에 어떤 조건으로 가입했는지를 정확히 모를 수 있다. 보험금 지급 규정이 복잡하고 보험사마다 제각각이어서 혜택은 고사하고 보험금만 믿고 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통합보험 가입자는 사고시 전담관리자만 찾으면 된다. 전담관리자가 최대 70가지의 혜택을 검토해 해당되는 보험금을 알아서 지급해 주기 때문이다. ●가입자 몇개월 만에 26만명 통합형 보험은 최근 온라인보험이나 방카슈랑스(은행이 취급하는 보험상품)가 인기를 끌면서 이에 맞서기 위해 출시된 전략상품이다. 일본 도쿄해상이 ‘초(超)보험’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것을 지난해 12월 삼성화재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올 상반기 들어 다른 보험사들도 잇따라 출시, 불과 몇개월 만에 5개 보험사의 가입자 수가 26만 9061명, 판매액은 536억 8800만원에 이르고 있다. 동양화재의 ‘웰스라이프보험’은 상해·질병·자동차·화재 등 63가지를 보장한다. 국내 체류중 사고 외에 해외출장, 군복무 등도 보장 범위가 적용된다. 가족에는 배우자, 부모, 배우자의 부모, 자녀 외에 사위와 며느리까지 포함된다. 필요 시기에 따라 보험료를 조절할 수 있다. ‘삼성슈퍼보험’은 판매량이 매월 50% 이상씩 늘고 있다. 계약기간중 결혼, 출산, 주택마련 등 목돈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보장 범위를 변경할 수 있다.‘LG웰빙보험’은 보험혜택 외에 국내 병원의 주치의와 간호사를 배정하고, 필요하면 1차 진료기록을 외국의 유명병원에 보낼 수 있다. 보험사들은 가입자들이 월 20만원 안팎의 많은 보험료를 내면서 모든 위험보장을 한 곳에 믿고 맡기는 점을 감안, 노련한 설계사들로 구성된 1000여명의 전담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35) 에이스침대 2세 경영인 안성호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35) 에이스침대 2세 경영인 안성호 사장

    안성호(37) 사장은 앳된 얼굴에 소박함이 엿보이는 최고경영인(CEO)이다. 그러나 늘 점퍼를 걸치고 공장에서 기계에 고개를 들이밀고 일하는 모습은 창업주인 아버지 안유수(71) 회장을 빼닮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는 ‘침대는 과학’이라는 안 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최첨단 자동화공정을 완성한 데 이어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1등 침대기업은 안 회장이 만들었으나 세계 5등 기업은 경영권을 물려받은 지 3년째 되는 안 사장이 달성했다. 그는 온돌 문화권인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침대전문기업을 꿈꾸고 있다. 안 사장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가업을 잘 키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만 제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게 침대고, 그래서 침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에이스침대 안성호 사장은 세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침대전문기업을 이끄는 2세 경영인이다. 그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생산현장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에 몰두하는 과학자와 다를 바 없다. 이는 아버지 안유수 회장으로부터 장인 정신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자랑이 쑥스럽다.”는 안 사장으로부터 ‘에이스만의 정신’을 들어봤다. ●공장은 나의 놀이터 아버지의 고향은 북한 황해도 사리원이다. 지금도 고모 등이 북한에 살고 있다. 아버지는 학생시절 혼자 남쪽으로 내려와 독학으로 대학까지 마쳤다. 그리고 창업을 해서 회사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말 그대로 자수성가한 분이다. 아버지가 침대사업에 뛰어든 것은 1963년이다. 서울 인사동의 가구골목에서 미군들이 침대를 구하러 다니는 것을 보고 출발했다고 한다. 성동구 금호동에 작은 공장을 마련했다. 말이 공장이지 조금 큰 집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집 근처에 있는 공장에서 매일 살다시피했다. 아버지 손을 잡고 공장을 돌아다니는 것이 좋았다. 공장 아저씨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스프링을 갖고 노는 것도 재미있었다.TV에 방영되는 외국영화에서 본 침대를 연필로 그려 아버지께 보여드렸더니 아버지께서 칭찬하신 뒤 진짜 침대로 만들었다. 그런데 잘 팔리지는 않았다. 당시엔 침대 제작이란 게 사람이 손으로 매트리스에 헝겊을 씌우는 식으로 공정이 엉성했다. 공장에 불이 났을 때 아버지가 허겁지겁 불을 끄시던 모습도 떠오른다. 장사가 잘 되었는지 1975년쯤 성동구 성수동의 제법 넓은 곳으로 공장을 옮겼다. 이때부터 설비도 들여놓았다. 나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꼭 공장에 들러 직원들의 일을 거들었다. 아버지는 78년 성남에 큰 공장을 짓고, 최초로 한국공업규격(KS)을 받은 뒤 어머니와 무척 기뻐했다. 어릴 적부터 공장을 돌아다닌 일이 지금 공장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따로 생산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이 금방 이해했다. 학교 다닐 때 나는 모범생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말썽을 부리는 학생도 아니었다. 공부는 수학과 과학 과목을 잘 했다.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담임교사가 “집에서 알파벳을 배우고 온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을 때 나를 포함해 단 두명만이 손을 들었다. 부모님께서는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대학에 들어와서 용돈은 주급으로 3만원씩 받았다. 책값은 어머니께서 영수증으로 처리해주었다. 그때도 틈틈이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등짐을 지는 등의 허드렛일이 대부분이었다. 직원들에게 혼이 난 적도 있다.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에 입사했다. 통계분석과 시장조사 일을 했는데 역시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신제품을 개발할 때 어떤 제품을 만들어 어떻게 시장에 접근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법을 배웠다.1년 정도 경험을 쌓았는데, 아버지가 “어차피 네가 할 일이라면 빨리 일을 배우라.”고 권해 에이스침대로 옮겼다. ●침대는 과학이다 기획이사를 맡으면서 원가와 외주(外注)관리를 했다.25살이라는 어린 나이 때문에 부담이 컸다. 무조건 열심히 일했다. 원가관리는 신제품을 생산했을 때 마진을 어떻게 산정하는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시장의 상황과 회사의 재정운영 등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생산공정도 잘 알고 있어야 제품의 수요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수요예측은 판매 추이 등에 대한 통계처리로 한다. 나는 원래 숫자에 강하다. 침대산업은 인건비 싸움이다.1990년대에 우리나라는 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이 도태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동화를 서둘렀다. 기계는 사람에 비해 오차가 적고 정확하다. 침대는 스프링 등의 균일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침대산업은 자동화가 가장 필요한 업종이다.92년 업계 최초로 침대공학연구소를 만들었다. 인체공학 전문가 등 17명이 뇌파시험기 등 14종의 첨단장비를 동원해 가장 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척추곡선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실험 로봇인 ‘컴퓨맨’도 만들었다. 충북 음성에 침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최대 규모인 14만평의 부지에 본사 공장을 지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무인생산시스템을 채택했다. 컨베이어벨트가 천장에 깔려 매트리스가 공중에 떠다닌다.19종의 특허기술도 개발했다. 신기술 개발과 공장자동화를 내가 혼자 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많은 설계에는 직접 참여했다. 침대속까지 항균처리를 하는 기술, 스프링의 이중 열처리 기술은 부끄럽지만 내가 만들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얼른 메모하고 이를 제품으로 연결하려고 노력했다. 프랑스, 독일 전문가들이 공장을 둘러본 뒤 놀라면서도 “과잉투자가 아니냐.”고 묻곤 한다.“그렇게 생각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침대산업은 과학이다. 철저하고 완벽한 인간중심의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사람이 옷장을 쓰는 시간은 하루에 10분도 안 되겠지만 침대는 일생의 3분의1을 함께 보내는 가구다. 이는 아버지의 정신이기도 하다. ●탁월한 1등이 되라 에이스(ACE)는 고객을 위한 ‘예술적이고 편안한 환경(Artistic Comfortable Environment)’에서 따온 말이다. 아버지는 평소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도 말라. 남의 비교 대상조차 되지 말라. 탁월한 1등이 되라.”고 강조하신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 해외출장을 가면 투숙한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를 칼로 뜯어 샘플을 가져오는 바람에 호텔에서 곤욕을 치른 일도 많은 분이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도 공장에 남아 일하다 12시가 다 돼서야 귀가하는 분이다.1980년에는 국내 가구업체들이 납품하는 목물(木物)이 마음에 안 든다며 가구전문인 ‘리오가구’를 설립한 분이다. 지난 1993년 중국 광저우(廣州)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10년 동안 시장적응을 마친 만큼 올해부터 3배 이상의 투자를 한다. 하루 300개의 침대를 만들어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공장 2곳을 더 늘릴 예정이다.10년 안에 공장 8∼9곳이 더 있어야 한다. 성(省)단위에 1개씩의 공장을 짓는 게 꿈이다. 북한 사리원에도 곧 대규모 침대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침대시장은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수요확대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중국 진출이 절대적인 대안이다. 국내엔 200여개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으나 3개 대형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1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했다. 시몬스침대가 400억원의 매출로 2위 업체다.(미국계 회사인 시몬스침대는 에이스침대가 국내 독점 생산·판매권을 지닌 회사로 안 사장의 친동생인 안정호 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형제가 국내 침대시장의 1·2위업체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성장 과정이 비슷해 우애가 돈독한 안 사장 형제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전화통화를 하며 자재구입 문제 등을 상의하지만 디자인 개발 등에서도 서로 감춘다고 한다. 안 사장은 형제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는 구설이 싫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길 꺼렸다.) 내가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보다 지금은 매출이 3배로 늘었다.2002년부터는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생산자동화 덕분에 직원 한 사람이 하루에 20개의 매트리스를 생산한다. 프랑스 등에서도 아직 1인당 10개를 생산하지 못한다. 매출 등은 아직 세계 최고가 아니지만 생산설비와 연구력은 이미 세계 1등인 셈이다. ●베푸는 기업철학 ‘기업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게 아버지의 지론이다. 그래서 지난 1994년 경기도 성남에 5억원을 들여 경로회관을 지었다. 모든 위락시설과 건강검진 등이 무료다. 매년 근육병재단을 후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 아버지의 생각이다. 창업주들 중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고생을 많이 한 만큼 뚜렷한 국가관과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하다.2세 경영인들도 요즘은 다르다. 직원들보다 2배,3배 일하지 않으면 무시당한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한다. 다른 회사의 2세 경영인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주제를 정해놓고 토론하고 정보교환도 한다. 언젠가 에이스침대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뒤 나도 ‘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 사립초등학교 집중탐구

    서울 사립초등학교 집중탐구

    서울의 40개 사립초등학교가 12월1일(수)∼10일(금)까지 열흘 동안 일제히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생은 공개추첨으로 선발하며 추첨일은 12월13일(월)이다. 복수지원은 할 수 없다. 사립초등학교는 한달에 3만원 안팎의 급식비만 내면되는 공립초와 달리 한달 등록금이 20만∼50만원까지 들어 경제적 부담이 크다. 그러나 학교를 선택할 수 있고 별도의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고 학교 안에서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할 수 있어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교마다 추구하는 교육 목표가 다르고 시설과 운영에서도 차이가 많은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해야 한다. 사립학교 9곳의 특징을 소개한다. ●한양대 부설 한양초등학교(kid.hanyang.ac.kr) 한양은 영어과목의 철저한 수준별 수업을 실시, 전교생 영어학력 수준이 서울시 초등학교 중 최고임을 자부한다. 한반 정원은 34명이지만 영어 시간엔 실력에 따라 3팀으로 나누어 11명이 한반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영어전문 교사 10명은 한국과 영어권 국가의 문화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재미교포 2세와 미국에서 중·고교를 마친 한인들로 구성됐다. 해마다 6월과 12월 영어시험 전문기관에 의뢰한 ‘한양 어린이 영어 특별 토익’을 실시해 점수에 따라 반을 편성한다. 온라인 영어교육 역시 활성화 돼 학생들이 집에서 공부하는 내용도 교사와 학부모가 늘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들은 일주일에 3∼4차례 온라인 과제를 내주고 학생들은 집에서 말하기(Speaking), 읽기(Reading)등 숙제한 내용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둔다.6학년을 마칠 때 쯤에는 중학교 3학년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지난해 경쟁률 2.4대1. 분기당 수업료 84만원. ●동산초등학교(seoul-dongsan.es.kr) 주택과 빌딩 가득한 도심에 자리잡은 동산초등학교 안에 들어서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마치 금호산길 언덕에 아담한 어린이 동산을 얹어놓은 듯하다. 동산초는 ‘촌지없는 학교’,‘수학·영어 특성화 학교’,‘전교생이 생일 축하받는 학교’로 유명하다. 동산의 모든 교직원은 기부금과 촌지, 학부모들의 식사대접 등을 받지 않는다는 철칙을 8년째 지키고 있다. 교직원 중 재단 이사장의 친인척이 전혀 없는 것도 여느 사립학교와 다른 특징이다. 동산은 학년별로 10명씩 수학·영어 영재반을 운영한다. 수학 영재반은 난이도를 높인 문제와 응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푼다. 영어 영재반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영어 토론을 진행한다. 또 전교생의 영어 실력증진을 위해 동산 토익 경시대회도 1년에 4차례 실시하며 3학년부터는 이 성적을 바탕으로 수준별 영어수업을 한다. 동광은 전교생이 생일을 축하받는 학교로도 알려져 있다. 이하민 교장은 생일을 맞은 학생들에게 우편으로 생일카드를 보내주고 교장실로 불러 직접 파티를 열어준다. 지난해 경쟁률 2.4대1. 분기당 수업료 77만 4000원. ●중앙대 사범대학 부속 초등학교(www.caude.es.kr) 지력과 체력을 두루 갖춘 성실한 사람으로 키우는 게 이 학교의 목표다. 중앙은 1964년 개교 이래 40여년간 전형적인 한국식 교육틀을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는 명문이다. 전교생은 등교와 동시에 운동장을 2∼3바퀴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모든 학생에겐 줄넘기 실력에 따른 급수가 있어 점심시간을 활용해 줄넘기를 하도록 유도한다. 전교생의 학력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중앙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각 과목 단원별 학습지를 매주 4∼5차례 배부하며 매일 아침 담임교사는 학습지를 채점하고 개별지도를 실시한다. 매월 국·영·수를 중심으로 단원별 학력 평가도 치러 학생의 학력을 꾸준히 관리해준다. 전교생에게 형제·자매를 만들어주는 ‘우애활동’도 중앙만의 특징.1∼6학년 한명씩 6명이 한팀을 이뤄 형제·자매를 맺어 화단의 꽃을 가꾸도록 한다. 외딸·외아들이 대부분인 요즘, 의남매·형제를 맺는 ‘우애활동’은 학생·학부모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경쟁률 3.6대1. 분기당 수업료 58만원. ●은석초등학교(www.eunseok.seoul.kr) 학교법인 동국학원이 운영하는 불교학교로 철저한 전과목 성적 관리와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특징이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1년에 4차례 과목별 학력 평가를 실시,T점수와 표준편차를 제공한다.T점수는 과목당 전체 학생 평균을 50점으로 환산하고 표준편차를 10인 체제로 전환한 점수로 과목별 난이도에 따라 학업 성취도를 평가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정규수업시간에 중국어도 가르치고 있다.3학년은 주당 1시간,4∼6학년은 주당 2시간 중국어를 배운다. 영어교육에도 변화를 시도해 내년부터는 원어민 강사가 수학도 영어로 가르칠 예정이다.4∼6학년들에게는 외국문화 체험 기회도 주어진다. 뉴질랜드·일본·중국 등 은석과 자매결연을 맺은 초등학교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서로의 전통놀이를 함께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방학 때마다 실시한다. 지난해 경쟁률 1.1대1. 분기당 수업료 79만 8000원.●영훈초등학교(www.younghoon.es.kr) 초등학교 6년 동안 영어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마스터하는 것이 목표라면 영훈을 고려해보자.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영어권 국가의 교육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는 것이 영훈의 강점이다.1965년 설립된 영훈은 1986년 우리나라 처음으로 열린교육을 실시했으며 96년부터는 수업의 50%를 영어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수학·과학·사회 과목은 영국·미국·뉴질랜드·캐나다·호주 출신 원어민 강사 30명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교재의 50%는 영훈이 엄선한 외국교재를 사용한다. 한 학급 학생 수는 36명이지만 모든 수업은 18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80분 수업으로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가 한국인 교사(25명)보다 많은 유일한 학교이기도 하다. 원어민 강사는 본국에서 인정한 초등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모든 수업교재와 준비물도 학교에서 지원한다. 지난해 경쟁률 3.0대1. 분기당 수업료 148만원.●동광초등학교(www.dongke.es.kr) 남부지역의 유일한 사립초등학교다. 영등포, 관악, 구로, 금천에 살고 있는 학부모 중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먼 통학거리가 걱정된다면 동광을 고려해보자. 한반 정원은 32명이지만 영어·수학 수업은 학생수를 16명으로 제한해 개별 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독서지도를 통한 인성·지성 교육을 병행하는 것도 동광의 특징이다. 교사 19명이 모두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에서 실시하는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이수했으며, 독서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학부모가 독서수업에 명예교사로 참여한다. 학생 6∼7명을 한팀으로 구성해 한달에 1∼2차례 독서수업을 진행한다.6학년 학생들에게는 3박4일간 일본 체험학습 기회도 있어 일찌감치 해외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타악기 오케스트라 ‘두드림(Two-Dream)’또한 동광의 자랑거리. 실로폰, 드럼, 징 등 10여가지 타악기를 연주하는 ‘두드림’은 지역사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유명하다. 지난해 경쟁률 1.5대1. 분기당 수업료 69만 6000원. ●서울여대 부설 화랑초등학교(www.hwarang-s.es.kr) 나무와 풀을 사랑하는 심성고운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화랑을 추천한다. 불암산 자락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학교 화랑은 5000여평 녹지 속에 조성된 ‘바람직한 도심 학교 모델’의 전형을 보여준다. 수십년생 소나무 숲 속에 둥지를 튼 까치와 나무 사이를 오가는 다람쥐를 교실 안에서 볼 수 있다. 교실 바닥난방이 잘 돼 있어 학생들이 집에서 지내듯 양말발로 생활한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여름·겨울 방학이면 화랑과 자매결연을 맺은 뉴질랜드 스탠모어 베이 스쿨(Stanmore Bay School) 원어민 강사들을 초청해 영어캠프도 개최한다. 어려서부터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도 화랑의 강점이다. 일반 학교의 전교어린이회의를 ‘화랑 어린이나라 회의’라고 부르고 3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입법·행정·사법부를 꾸려 각 학급의 3부 요원들이 한달에 한 차례 모여 화랑 어린이 나라의 생활 규칙을 만들고 실천하며 평가한다. 지난해 경쟁률 4.3대1. 분기당 수업료 70만 7400원.●명지초등학교(www.myongji.net) 기독교 정신으로 1967년 개교한 명지는 꾸준하고도 차분하게 내실있는 교육을 실시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학교 건물은 전형적인 학교 양식을 탈피, 외형과 내적 구조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집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교내 대회와 시험에서 학생간 순위를 매기거나 학교장 명의로 상장을 수여하지 않는 것도 명지만의 특징이다. 수업과 특별활동 등에서 성적이 뒤떨어지는 학생은 실력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모두를 아끼고 칭찬해야 한다는 것이 명지의 교육철학이기 때문이다.4학년을 대상으로 8년째 실시하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라는 부자(父子)·부녀(父女) 캠프는 명지 최고의 자랑거리다. 학교 안에서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평소에 몰랐던 아버지의 정을 느끼고 가족간의 깊은 사랑을 확인한다. 때문에 캠프에 맞춰 해외출장에서 귀국하는 학부모가 있을 정도로 인기있다. 지난해 경쟁률 3.0대1. 분기당 수업료 94만 2000원.●리라초등학교(www.lila.es.kr) 남산에 오르는 중턱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밝고 명랑하고 활기찬 학교의 대명사다. 교복, 비옷, 스쿨버스 등 재학생의 모든 소지품에 명도가 가장 높은 노란색을 사용해온 리라는 65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발생률 0%를 기록하고 있다. 재학생들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뽀뽀인사’도 한다. 이 학교 어린이들은 매일 아침 등굣길에 엄마·아빠와 뽀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또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면 허리를 구부려 인사하지 않고 오른손을 흔들며 쾌활하게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도 리라의 전통. 모든 수업과 특기 적성교육은 재능있는 일부 학생이 아닌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모든 재학생은 인라인 스케이트, 스키, 빙상, 수영, 태권도, 플루트 등을 배운다. 학교 옥상에 있는 100평 규모의 야외 도서관도 리라의 자랑거리다. 리라는 학생들이 책을 읽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줘 스스로 다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있다. 지난해 경쟁률 1.1대1. 분기당 수업료 97만 5000원.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회피·낭비문화는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암적 존재’다. 매년 감사원 감사에서 공무원의 책임회피와 불법행위로 인한 수천억원의 예산낭비가 지적되고 있고, 수백명의 공무원이 징계받고 있지만 공무원의 무사안일한 행태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국민 울리는 책임회피 사건담당기자들 사이에선 이런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예전에 경찰서의 관할 경계지점 한강에 변사체가 떠오르면 신고받고 먼저 나온 경찰관이 시체를 슬그머니 이웃 경찰서 관할구역으로 밀어놓고 사라졌다고 한다. 수사하기 귀찮고 책임지기 싫어서라는 것이다…. 책임회피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데, 결국 이는 국민의 피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공직자들은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강원도 춘천에서 교통사고로 4살 된 아들을 잃은 노모(37)씨는 아들이 사망한 지점에 “다른 아이들의 희생이 없도록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며 한달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지자체 및 경찰은 서로 “소관이 아니다.”며 노씨의 주장을 외면해 오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비난이 쏟아지자 한달만에 부랴부랴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감사원에 근무하는 A씨는 “민원의 상당수가 공무원의 책임회피로 인한 것”이라면서 “세금과 관련된 민원의 경우 세무서가 부과해도 되고, 안 해도 될 듯한 사항의 경우 괜한 책임을 지게 될까 우려해 세금을 부과하고, 억울하면 상급기관에 알아보라는 식으로 처리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직원 B씨는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신기술로 인정받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공기가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신기술의 장점을 알면서도 기존공법을 고집한다.”면서 “공무원의 적극적인 업무 추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면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돈 아닌 국민혈세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물품 구입시 생산단가보다 턱없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거나 용도외 목적에 예산을 사용했다가 변상판정을 받은 예산 낭비액은 2505억원에 달했다. 업무를 잘못 처리한 관련 공무원 355명도 징계를 받았다. 예산 낭비액은 지난해 3368억원보다 690억원가량이 줄어든 것이지만 2000년 1986억원과 2001년 2231억원보다는 증가한 것으로 매년 예산낭비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징계 인원은 2000년 423명,2001년 433명, 지난해 654명으로 이는 고질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이 공무수행차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얻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한해 56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항공료 370억원의 15.1%에 달하는 금액이 공무원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감사원이 최근 서울시내 일선 초등학교 518개 기관에 대한 연가(휴가)보상비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이 중 387개 기관에서 공무 외적인 국외여행을 휴가에 포함시키지 않아 연가보상비를 최고 90만원까지 지급하는 등 5651만원을 낭비했다. 연말만 되면 그해 예산을 모두 쓰기 위해 공사를 벌이는 자치단체의 ‘고질병’도 여전하다. 서울의 경우 상당수 자치구가 해마다 연말이면 곳곳에서 인도 포장을 다시 하는가 하면, 불과 2∼3개월 전에 새로 닦은 길을 다시 파내고 상수도관을 매설하거나 전선 지중화공사를 벌이곤 한다. 서울 모 구청 공무원 C씨는 “배정된 예산을 모두 쓰지 않으면 내년에 예산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술술 새는 연구용역비 정책입안이나 창출은 “연구용역을 발주해 외부기관의 힘을 빌리면 된다.”는 사고방식도 공직사회에 팽배해 있다. 국민세금을 효율적으로 잘 쓰는데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예산을 많이 따내느냐에 더 골몰한다. 경제부처의 D사무관은 “일단 따낸 예산은 소진해야 하니 먼저 쓰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용역발주 사례도 적잖다.”고 한다. 해마다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쉬 고쳐지지 않을 정도로 고질화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런 사례가 부지기수로 지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같거나 거의 유사한 연구주제가 수년째 발주되거나 ▲기관별로 비슷한 주제의 연구용역을 중복 발주하는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용역을 발주하는 것으로 ‘내 업무는 끝’이란 인식도 문제다.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어떻게든 용역결과를 정책에 녹여내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국감에서 지적된 문화재청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금까지 국립박물관이나 대학박물관 등에 수백억원의 발굴경비를 지급하고도 102건(108억원)에 대해서는 수년이 지나도록 발굴 조사보고서조차 제출받지 않았다. 이중 42건은 5년이 넘도록,8건은 10년이 넘도록 보고서 제출실적이 없었다. 국민세금을 그저 ‘예산에서 당연히 타 쓰면 되는 돈’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천청사의 한 사무관은 “공무원이 직무상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연구과제인데도 습관처럼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는 사례가 적잖다.”면서 “한 건당 최소 2000만∼3000만원 이상의 용역비가 들어가는데 연구과제의 난이도나 활용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은호 조현석 강혜승기자 unopark@seoul.co.kr
  • 롯데그룹 ‘新 辛風’부나

    롯데그룹 ‘新 辛風’부나

    롯데그룹의 지휘권을 이어받은 신동빈 부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해외순방 동행과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19일 “신 부회장이 해외출장을 마치고 지난주 귀국, 그룹 정책본부의 조직정비와 그룹의 사업현안을 챙기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신 부회장의 경영스타일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관계자들은 그러나 당분간은 신부회장이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롯데의 경영스타일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롯데가 신 부회장이 경영 수업에서 탈피, 실무경영을 시작한 이후 진출한 2개의 사업분야에서 짐작할 수 있다. 롯데는 지난 12일 일본의 유명 패션 의류 제조·판매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운영하고 있는 ㈜패스트리테일링사와 12월까지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또 미국의 도넛 체인점인 크리스피 크림 도넛과 국내 사업을 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위험성이 낮고, 이익을 가시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이라는 점이다. 신 부회장의 첫 시험대는 일본 대형 유통기업 ‘이온(AEON)’과 추진하고 있는 교외 쇼핑몰 건설사업이 될 전망이다. 사업규모가 크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수도권에 백화점, 할인점, 아웃렛 등 판매 시설과 영화관 등 위락 시설을 완비한 5000평 규모의 쇼핑몰을 2007년까지 세운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새 사업 진출은 신중하겠지만 롯데의 기업문화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룹의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획부문의 강화와 함께 그룹의 업무 프로세스가 ‘만만디’에서 ‘스피디’하게 바뀌고 주요 경영진이나 임원들의 면면이 젊어질 것으로 보인다.‘젊은 기업문화’는 지난달 30일 그룹 원로격인 임승남 롯데건설 사장이 퇴진한데서 그 단초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석유화학분야의 외형 확대와 제 2롯데월드 건설 등 롯데의 신규사업 및 해외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 증인채택 CEO 국감도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주요 재계인사들이 국감기간 무더기로 해외출장에 나서 ‘도피성 외유’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이에 대해 “국정감사도 중요하지만 기업인에게는 경영활동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반발한다.국감과 해외출장이 겹친 것은 ‘오비이락’이라는 설명이다. 14일 국회 재경위 증인으로 채택된 LG전선 구자열 부회장은 지난 6∼9일 체코에서 열린 ICF(세계전선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3일 한국을 떠났다.체코 일정을 마친 직후에는 러시아로 떠나 현지 방위산업체 등과 협력관계를 다지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구 부회장은 이후에도 일본을 거쳐 중국 우시시 공장까지 둘러본 뒤 이달 말에나 귀국할 예정이다.이례적으로 긴 출장이지만 회사 관계자는 “증인 출석 통보를 받기 전부터 예정된 일정이라 바꿀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룹 총수로는 유일하게 19일 재경위의 예금보험공사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또다시 미국에 장기체류중이다. 김 회장은 증인으로 채택되기 4일전인 지난달 28일 미국으로 떠났다.회장을 맡고 있는 한·미교류협회의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4일로 예정됐던 이사회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개최 관계로 14일로 미뤄졌다. 국감이 있는 19일에는 UN평화대학 총장으로부터 UN평화대학 개발위원장직을 위촉받을 예정이다. 한화측은 “김 회장이 지난 7일 한승주 주미대사와 함께 하이드 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일리노이주)과 만나는 등 미 대선을 앞두고 활발한 민간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증인출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 인사들은 의도적으로 국감을 피했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중요한 경영 활동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이건희회장 1년만에 전경련 발걸음

    [재계 인사이드] 이건희회장 1년만에 전경련 발걸음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1년여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 모임에 참가하기로 하는 등 활발한 외부활동을 벌이고 있다.11∼14일 무려 3개의 공식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11일 서울 한남동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방한 중인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과 만찬을 갖고 양사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이 회장은 “정보기술(IT) 분야는 기술 발전속도가 빠른 데다 고객의 요구사항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 관련 기업간에 서로 강점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마케팅,인재육성 등 소프트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을 제의했다. 이 회장은 또 오는 14일 승지원으로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만찬을 가질 계획이다.이날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월례 회장단회의에는 참석하지 않는다.이 회장이 전경련 모임에 나온 것은 지난해 9월16일 신라호텔에서 회장단 만찬회동을 주재한 지 1년여 만이다.13일 삼성미술관 ‘리움’ 개관식에는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참석할 계획이다. 이들 행사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행사는 전경련 회장단 만찬. 이 회장은 지난 1월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전경련 회장단과의 오찬모임 중에 LG그룹 구본무 회장에게 전경련 모임에 자주 나와달라고 부탁까지 했지만 본인도 이후 전경련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연초에 출국했다 5월말에야 귀국하는 등 해외체류가 길었고 9월에도 아테네올림픽 참관 등 해외출장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이 회장이 만찬에만 참석하지만 이번 회장단 모임은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회장단은 우선 러시아,인도 등 노 대통령의 해외순방 동행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기업도시 특별법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회장은 러시아 순방 동행 등 공식적인 외부활동 외에도 삼성미술관 개관에 이어 경북 영덕에 27억원을 들여 2만여평 규모의 사설수목원을 짓기로 하는 등 ‘취미활동’의 반경도 넓혀가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콜금리동결] “경기 살릴 의지 있나” 심기불편 재경부

    재정경제부는 자칫 중앙은행과 정부의 갈등으로 비춰질까봐 표현을 자제하면서도 내심으로는 “경기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금리인하 기대감을 여러차례 밝혀온 이헌재 부총리의 체면이 ‘구겨진’ 것도 적잖이 신경쓰는 표정이다.이 부총리는 8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콜금리 연속 동결’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공교롭게도 해외출장을 마치고 출근한 첫 날,동결 소식을 접한 이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콜금리 동결 때는 “좀 더 경기상승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했는데 조금 아쉽다.”면서 “(비록 이달에는 동결했지만 금통위가)보다 적극적인 정책 시그널을 시장에 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10월 금리인하를 강력히 촉구했었다. 기대감이 ‘기대감’으로 끝난 데 대해,재경부 관계자는 “금통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물가 위험을 들어 동결한 것은 매우 아쉽다.”고 털어놓았다.그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침체로 수요가 워낙 위축돼 있어 물가관리가 그런대로 잘 되고 있다.”면서 “경기를 위해 통화정책을 좀 더 완화해야 한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당장 발등의 불은 ‘물가’가 아니라 ‘경기’라고 보고 있는 재경부는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통화정책마저 기대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명박-손학규의 ‘동네사랑법’

    이명박-손학규의 ‘동네사랑법’

    두사람이 중원에서 먼길을 가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다. 이 시장은 청계천복원,뉴타운건설 등 ‘서울개조론’으로 바람을 일으키고,이에 맞서 손 지사는 외자유치 등 ‘경제살리기’에 힘을 내고 있다.인구가 밀집해 있는 서울에서는 아무래도 대규모 토목공사가 적격이다.반면 각종 공장이 몰려 있는 경기도에서는 경제체감온도가 중요하다.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의 두 사령탑을 탐구해본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수도이전 등 공동 현안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지역간 이해관계가 얽힌 민원에 대해서는 대립각을 세운다.때로는 ‘용호상박’하다가 때로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않는 이중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손 지사가 먼저 영어마을을 만든다고 발표하자 이 시장도 강북에 영어마을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도에서 안산 공무원 수련원을 개조해 영어마을을 조성하자 서울시도 서둘러 송파구 풍납동에 영어마을을 만들고 있다.아무튼 경기도는 영어마을을 국내 최초 운영하는 자치단체가 됐고 서울뿐 아니라 강원도·충청도 등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행렬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이 영어마을을 만든 이유는 “우리의 살길을 찾아보자.”는 데 있다.자체 자원이 거의 없는 네덜란드가 유럽의 중심국가로,국제적인 비즈니스 센터로 성장한 것은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영어 때문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따라서 먼저 출발한 경기도는 안산 영어마을에 자극 받은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내용의 영어교육을 실시하면 우리나라 전체의 영어교육 수준과 내용이 달라진다고 말한다.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매년 1000억원씩을 투입해 특수목적고 설립을 지원하고 농어촌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특성화고 지원,과학 선도학교 육성 등 다양한 교육여건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비판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영어마을 조성에 나선 이 시장과 손 지사는 “교육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인프라가 된다.”는 철학을 강조한다. 이들은 2002년 당선 직후 서로 만나 환경문제 등 광역적인 관심사에 대해서는 손을 맞잡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지하철 연장운행을 비롯한 각종 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등 이상기류가 생기는 일도 적잖다.임기 초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던 사업이 현실화된 사례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수도이전 반대에는 마치 한사람처럼 목소리를 내고 있다.이들은 지난 16일 수도이전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국론분열을 가중시키는 행정수도 이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소속 정당인 한나라당에 대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국민적 여론 수렴 없이 처리한 책임을 따진 점에서도 경쟁자이면서도 협력자라는 묘한 관계를 읽을 수 있다. 수원 김병철 서울 송한수기자 kbchul@@seoul.co.kr ■ 원세훈 제1부시장이 오른팔 이재오의원은 ‘원내 대리인’ 원세훈 행정1부시장을,전면으로 나선 이명박 시장의 인맥으로 첫 손에 꼽는 데 망설이는 사람은 서울시에서 별로 없다.이 시장이 취임 이후 내내 강조하는 ‘실·국 책임제’에 따라 인사담당 부시장인 그에게 거의 전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시에서 몇 안되는 ‘마당발’로 일컬어진다.이 때문에 중앙정부 부처 등 차관급들 가운데 늘 리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서울시장의 장관회의 배제 등으로 중앙정부와의 연결고리가 끊긴 공백을 메우는 몫도 크다. 또 다른 축은 정당 인맥이다.시장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이 시장이 전면에 나서기 힘든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대리인’ 역할을 할 정도로 깊은 관계다.이 의원은 당론이 분명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지난 17일 서울시의회 주도로 시작된 ‘수도이전 반대 1000만명 서명운동’에 원내에서 유일하게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유세본부장을 맡은 같은 당 홍준표·비서실장 정두언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하고 야인으로 돌아간 당시 대변인 오세훈 전 의원도 ‘이명박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양윤재 행정2부시장도 이 시장이 정력을 쏟고 있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맞물려 ‘청계천 살리기 연구회’를 이끈 학계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중요한 인맥으로 분류된다.이춘식 정무부시장은 96총선에서 이 시장이 신한국당 후보로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강동갑에 출마하면서 포항중 선·후배라는 사실을 알게 돼 지근(至近)의 사이가 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학교·운동권·교수·정치인 4개 분야에 골고루 포진 손학규지사의 인맥은 크게 2가지로 나눠볼수 있다.삶의 과정에서 함께해 왔던 인맥과 두차례의 민선도지사 선거과정을 통해 알게된 선거인맥이다. 첫번째 인맥은 다시 경기고와 서울대 등 학맥과 운동권 및 사회운동 출신 인맥,정치학 교수시설 맺었던 교수인맥,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다져온 정치인맥 등 4가지로 세분할수 있다. 우선 학교인맥 가운데 경기고 동기로는 유영구 명지학원 이사장과 구자홍 LG부회장이 있으며 김태동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서상목 전의원 등이 대학 동기생들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동기들로는 김계동 국가정보대학원 교수,나성린 한양대 교수,노경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을 들수 있다. 손 지사가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시설 맺은 김지하 시인,유홍준 영남대 교수,황석영 소설가,KNCC 총무를 지낸 김동완 목사,전 CBS사장인 권호경 목사 등이 있다.학맥으로는 윤영오 국민대교수와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박호성 서강대 교수 등이 있으며 작고한 조영래 변호사의 동생인 조중래 대한교통학회 회장 등 20여명의 교수가 자문교수 그룹으로 손 지사를 도와주고 있다.정치인으로는 같은당 전재희 의원과 김문수 의원,심재철 남경필 의원 원희룡 의원 등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이밖에 선거인맥으로 손 지사와 고교 및 대학 선배이면서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송태호 경기문화재단 대표, 이수영 전 교통개발연구원장 등과 교수 시절 제자 등 20여명이 최측근으로 경기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 확 바꾸기 그는 과연 ‘막 가는 불도저’인가 ‘서울 꿈의 엔진’인가? 청계천 복원공사와 뉴타운 개발,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압축되는 서울시의 굵직굵직한 사업에는 숱한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서울을 통째로 바꾸는 대역사(大役事)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1970년대∼80년대 말 대기업 6개를 이끌며 붙은 불도저라는 별명을 아직도 듣는 이명박(63) 시장은 “오늘날 밀어붙여서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한번 굳힌 결심은 끝까지 관철하려는 옹고집도 있다. 사업 시행을 앞뒤로 반대가 거세지는 가운데 발휘되는 추진력 때문에 불도저 별명이 따르게 마련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있다.지난 7월 단행한 대중교통체계 개편 뒤 교통카드 문제 등으로 여론이 들끓자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한 직후다.이 시장은 교통국 9개 과별로 하사금을 내려보냈다.통념을 완전히 깨트린 일이었다. 온갖 문제점 때문에 다른 부서의 직원들까지 버스 정거장 등 현장으로 불려나가는 덤터기를 쓴 마당에 벌집이라 할 교통국의 직원들에게 ‘당근’을 줬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K과장은 “수장(首長)으로서 언론을 통해 사과까지 한 터에,공직사회가 아니라 민간이라도 그러진 못할 텐데 주무부서 직원들을 문책은커녕 잘못도 추궁하지 않고 격려금을 줬다는 일만으로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이같은 행동은 “원칙에 맞으면 아무리 문제점이 나타나도 물러서거나 큰 틀을 깨지 않겠다.”는 특유의 근성 때문으로 비쳐진다.큰 틀을 유지하기 위해 작은 것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면서도 빠른 적응력을 보인다.사과문 발표 때 대책으로 내놓은 지하철 정액권 발급도 실무선에서 말렸지만 ‘그 게 아니다.’라며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이 역시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한편으로는 ‘밀어붙이기’라는 도마에 오를 여지도 아울러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서울을 개조하겠다는 뚝심이 엿보이는 장면은 취임 뒤 입버릇처럼 “안된다고 하지 말라.”고 말한 데서도 내비친다.대학 때 이태원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어렵게 지낸 경험으로 강남·북 대결구도로 짜인 서울을 뉴타운 사업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소박(?)한 꿈이 주민들의 반대에 막히자 “10년 뒤 강남에서 이사오고 싶어하는 강북으로 만들겠다.”며 설득했다. 청계천 복원사업도 마찬가지다.대한민국 수도인 서울,그것도 서울의 얼굴인 중심권역이 바뀌어야 한다며 상인들을 직접 만났다.불안해하는 상인들에게 “반드시 2년 안으로 마치겠다.”고 약속했다.이 시장 취임 전부터 ‘공약’은 있었지만 교통정체 악화,상인들을 위한 대책 등 문제점이 많아 검토만 하다 그쳐 상인들의 피해의식이 여전히 큰 때여서 “이 사람이면 하긴 하겠구나.”라는 신뢰가 움트면서 사업의 물꼬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제 살리기 잰걸음 손학규 경기도지사 만큼 해외출장이 잦은 단체장도 드물다.올들어 벌써 다섯번째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반도체·LCD·자동차 등 외국의 첨단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지난 2∼7일에는 4박6일 일정으로 미국 3개 도시와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미국에서는 다섯끼를 기내식으로 때우고 한끼는 거를 정도로 일정이 빡빡했다.함께 간 공무원들은 파김치가 됐다.당시 만난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있는 세계 제1위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델파이사 바덴버그 회장은 연봉 600억원을 받는 CEO다.그런 그가 손 지사를 만나기 위해 다른 약속을 취소하고 기다렸다. 손 지사측은 당초 바덴버그 회장의 입장을 고려해 30분 정도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그쪽에서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1시간이나 할애했다. 손 지사가 외국의 CEO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출신의 민선 도지사라는 배경과 함께 뛰어난 영어구사력 등 밑천이 든든하기 때문이다.통역없이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신뢰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한국의 삐뚤어진 노사문화가 외국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는 점에 착안,두차례의 투자유치 활동에 한국노총 간부를 동행시킨 것도 그들의 불안감을 씻어주기 위한 복안이었다. 일본의 한 기업인은 손 지사에게 “이런 도지사 처음 봤다.도지사가 아니라 영낙없는 세일즈 맨”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동안 LG필립스 LCD단지를 파주에 유치한 데 이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첨단부품업체를 중심으로 모두 41건 11억 16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기업을 위해 진입로를 만들어주고 기업인 자녀를 위한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김포의 한 중소기업이 관련 규정 때문에 1억 9500만원의 상수도 설치비용을 부담해야할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을 알고 규정을 고쳐 2300만원만 내도록 했다.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예산 지원을 통해 신용불량자 구제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IMF보다 경제·사회적으로 더 어렵다는 요즘 상황에서 경제 도지사라는 좋은 이미지를 닦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섞인 시선에 대해 손 지사측은 ‘경기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잘라 말한다. 경기도의 큰 그림은 미국 일본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며 첨단기업유치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손 지사는 가는 곳마다 “10년후의 먹을거리를 준비하기 위해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업무스타일 이 ‘주저함이 없다.’ 이 시장의 업무스타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명쾌함’이다.업무와 관련해 최소한 이 시장은 “한번 연구 해보자.”,“상황을 지켜 보자”는 식의 애매한 판단이나 결정은 없다. 올초 지하철 파업때나 청계천 복원사업 과정의 집단민원 대처방법 등에서 보듯 안되는 것은 절대 안된다.아무리 친한 사람이 부탁해도 듣지 않는다.이 때문에 절대 그에게 작아 보이는 민원조차 하지 않는다. 빠르고 확고한 결정은 잘못을 시인하는 데도 마찬가지다.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지난 7월1일 대중교통체계 개편 과정에서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곧바로 시민들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이 시장은 이후 지금까지 매일심야회의를 주재하며 문제점을 체크하고 개선해 나갔다.과장급의 한 직원은 “업무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철저함을 요구해 힘들때도 많지만 직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담당자의 아이디어를 존중해줘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손 지사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토론과정을 거친다.자신의 의견을 던져 놓고 난상 토론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간다.이런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안은 우직하게 밀어붙인다.토론대상도 가리지 않는다.6·7급 공무원들과 넥타이를 풀어놓고 토론하는가 하면 간부회의도 토론식으로 진행한다.공무원이 지사의 의견을 반박하는 진풍경도 연출된다.공무원 조직사회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수평적 조직관계’를 중시하는 손 지사의 단면이다. 차명진 공보관은 “어느 자치단체건 임기중반이 지나면 장사 밑천이 떨어지게 마련인 데 아직도 아이디어가 넘쳐 고민”이라고 털어놨다.손 지사는 특히 학자출신임에도 선언적 사고나 선입견에 얽매이지질 않는다.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자신의 정책 결정의 중요 지침으로 삼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취할 때가 많다.예컨대 주한미군 주둔문제를 놓고 찬성과 반대를 논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위상과 통일 이후 동북아 안보를 위해서 안보비용을 분담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식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단점은 무엇 이 명쾌한 업무스타일이 장점이라면 ‘자기 중심적이다.’는 것은 단점이다. 업무를 결정할 때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지만 한번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잘 바꾸려하지 않는다. 시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샀던 대중교통체계 개편 시기를 결정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늦출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개편일 하루전에 연기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경상도 또는 고대 출신을 신임한다.”는 인사 스타일에 대한 끊이지 않는 지적도 자기 중심적인 성격과 이어지는 듯하다. 한 6급 직원은 “전임 고건시장과 달리 이 시장은 직원들의 고충에 좀 무관심한 것 같다.”는 불만도 털어놨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손 지사에게서 일부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독한 결단’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가급적 주위의 충분한 의견 청취를 통해 결정하는 스타일인 만큼 깜짝 놀랄 만한 폭탄 발언이나 돌출행동은 삼가는 편이다. 보도자료 작성을 직원들에게 위임하지 않고 과도한 표현이 없는지 등을 꼼꼼히 챙기기도 한다. 때문에 이같은 신중한 성격은 순간적인 판단이나 신속성을 요하는 결정 과정에서 선점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정치행보에서 종종 발생해 측근들은 아쉬워한다. 한나라당 차기대선 예비주자로 꼽히고 있는 손 지사의 중앙과 지방을 넘나드는 행동반경에 대해 도민들로부터 ‘대선행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공무원 해외출장 항공마일리지 개인유용 방치, 한해 56억 낭비

    공무원이 공무 수행차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얻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지난해 한해에만 최소 56억여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예결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15일 대통령 경호실과 비서실 등 50개 정부기관의 항공 출장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항공료는 모두 370억 2354만원으로,이를 대한항공 보너스 항공권 부여기준에 대입시키면 마일리지만 56억 259억원어치로 파악됐다.”면서 “이를 제대로 관리하면 정부는 지난해 지불한 전체 항공료의 15.1%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미국 연방정부는 공무 출장자가 받은 마일리지를 정부의 자산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공무원 행동강령과 회계규정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지금부터라도 항공 마일리지를 제대로 관리하면 28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26)’창업CEO’ 김기문 로만손 사장

    ㈜로만손의 김기문(金基文·50) 사장은 창업을 꿈꾸는 월급쟁이 직장인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다. 작은 시계회사의 영업직을 그만두고 두어평 남짓한 작업실에서 종업원 두사람을 데리고 출발한 지 15년.그는 임직원 120여명과 전국 영업점 45개,연간 매출 500억원·수출액 3000만달러의 국내 최고 시계보석 전문기업을 일구었다.개성공단에 첫 입주하는 15개 중소기업의 대표이면서,러시아를 방문하는 대통령의 수행 기업인단의 한사람으로 선정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그의 성공 신화는 이렇듯 부지런함에서 시작됐다. ●밀수꾼으로 오해받고 사우디선 납치되기도 1989년 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로만손을 창업한 지 1년째 되던 김 사장은 공항에서 세관원에게 봉변을 당했다.가방 3개에 가득 든 시계가 검색대에 쏟아져 나오자 그만 밀수범으로 몰린 것이다.김 사장은 명함 등을 보여주며 “시계 장사꾼이고 견본품들”이라고 해명했다.그러나 세관원은 “샘플이라면 몇개만 들고 다니면 되지 왜 이렇게 많은가.”라면서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그는 “샘플 몇개 보여주자고 비싼 비행기 요금을 내고 먼 길을 오느냐.중동 전역에 만나야 할 거래선이 많다.”고 따졌다. 물불을 안 가리고 발품을 팔면서 비롯된 오해로 밝혀져 밀수범의 누명은 벗었으나 그는 ‘단 한개라도 히트 상품을 만들자.’는 교훈을 얻었다. 1990년 초 또다시 방문한 사우디의 공항 인근.김 사장은 출장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차편을 기다리다 평소 안면이 있는 현지 시계판매상을 만났다.“공항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판매상의 호의를 받아들여 승용차에 올랐으나 곧 자신이 납치된 사실을 깨달았다.판매상은 사막 근처에 차를 세운 뒤 “왜 우리에게는 ‘커팅글라스’ 제품을 대주지 않느냐.사막에 파묻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김 사장은 “그 말을 듣고 덜컥 겁이 나기는커녕 도리어 ‘내가 드디어 성공했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큰 소리로 웃었다.”고 회고했다. 히트 상품에 대한 그의 집념은 3년만에 시계의 유리를 보석에서 응용한 커팅기법으로 깎은 세계 최초의 제품을 탄생시켰다.수출은 ‘1국 1바이어’만 상대한다는 원칙을 세우고,제품의 희소가치를 한껏 끌어올리던 중이었다. 김 사장은 “가난한 집안에서 장손으로 태어나 어렵게 성장기를 보내며 그저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했을 뿐”이라면서 “내세울 게 없다.”고 말했다.성공한 배경과 비결이 더욱 궁금해진다. 그는 청년시절 제대로 직장을 잡기도 전에 잇따라 부모가 돌아가신 뒤인 지난 82년 한 신생 시계 회사에서 영업 일을 하게 됐다.발로 뛰면서 꽤 실적을 올렸으나 한계를 느꼈다.당시 시계업계는 ‘오리엔트’‘삼성’‘아남’‘한독’ 등의 대기업들이 90% 이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국내 시계업계는 70∼80년대가 전성기로 80년대 후반에는 누구나 웬만한 시계 한개쯤은 차고 다녔다.신생 회사가 기존의 벽을 뚫기에는 버거운 상황이었다.그러나 포기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승부를 걸자는 생각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매출 500억 국내최고 시계보석 기업 88년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사무실 겸 공장을 차리고 기술자 2명과 일을 시작했다.일본 시계회사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하면서 간신히 회사를 꾸렸다.‘품질은 스위스제,가격은 홍콩제’를 요구하는 일본 기업의 구미에 맞춰 최선을 다해 납품했으나 손에 쥐게 되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는 ‘어차피 물러설 곳도 없는데,한개를 만들어도 내 브랜드로 만들자.’고 결심했다.컨셉트는 고급 기호품으로 하고,판매 시장은 ‘처음부터 편견을 갖고 제품을 얕보지 않을 수 있는 수출시장’으로 정했다.브랜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의 시계 기술자들이 전쟁을 피해 몰려살던 스위스의 산악 마을인 ‘로만시온’에서 따왔다.수시로 유럽,중동,아프리카 등으로 출장을 다녔다.출장중 봉변도 겪었으나 ‘커팅글라스’ 시계가 시장에서 먹혀들면서 매출이 급증했다.이어 지금은 보편화된 이온도금 시계도 세계 처음으로 만들었다.대형 동전에 시계바늘을 결합한 제품,24시간을 150개 등급으로 나눠 전세계 네티즌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타이머’도 만들었다.‘팔찌형 시계’도 대박으로 이어졌다. ●직관서 아이디어… ‘팔찌형 시계’ 대박 김 사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아이디어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엉뚱한 대답을 했다.그는 “여러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대화하다 보면 듣는 것도 그만큼 많고,느끼는 것도 항상 새롭다.”고 했다.해외출장을 많이 다녀 여권 안쪽에 입출국 승인도장을 찍을 곳이 없어 여권을 일년에 3번 바꾼 적도 있다.그는 “발전하는 사람이나 도시는 몇달 전에 본 모습과 후의 모습이 조금 다른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또 “세련된 제품의 감각은 사람의 머리가 아닌 손끝에서 나온다.”고 말했다.그래서 그는 사람의 직관(直觀)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걸프전 터져 투자금 모두 날려 그에게도 좌절과 실패는 있었다. 그는 초창기에 브랜드 가치와 해외 수출시장을 중시하다 보니 이익이 생기면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해외박람회에 쏟아부었다.스위스 시계의 유명세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익히 알려진 명성에서 비롯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더디지만 국제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더불어 김 사장에게도 국제적인 안목이 생기게 됐다.바이어들의 취향도 본능으로 느끼게 됐다. ‘박람회의 매력’에 빠져 참가비용을 무리하게 해외로 빼내다 경쟁업체의 신고로 외화밀반출 혐의도 받게 되었다.세금만 호되게 물고 혐의는 벗었지만 ‘뛰더라도 주변과 함께 뛰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김 사장은 ‘아랍인들은 유럽인들처럼 고급품은 좋아하지만 결코 그들처럼 값비싼 제품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중동시장 공략에 몰두했다.매출을 거의 다 쏟아붓다가 그만 걸프전이 터지면서 투자금을 모두 날리고 말았다.그는 “영리한 여우는 굴을 여러 개 파놓는다는 교훈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수출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다.이는 오늘날 중동뿐만 아니라 러시아,동남아시아,남부 유럽 등 68개국과 거래하는 계기가 되었다. 커팅글라스 시계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자 복제의 귀재라는 홍콩의 시계업자들이 제작한 싸구려 모조 시계가 등장했다.특허권도 소용이 없었다.그는 “제품도 사람처럼 영원한 생명력을 가질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끊임없이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전 직원의 15%가 연구개발 인력인 데에는 이같은 이유가 있다. 김 사장은 “상황 변화를 빨리 읽고,그때마다 과감하게 자기 변신의 결단을 내린 것이 시장에서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덕분에 로만손은 최근 들어 스위스에 오히려 OEM 제품을 주문하는 회사가 되었다.러시아에선 언론사 조사를 통해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가장 받고 싶은 선물에 로만손의 ‘팔찌 시계’가 꼽히는 결과를 얻었다.지난해 4월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시계보석전시회’에선 엄격한 심사를 거치는 명품관 전시의 영광도 누렸다. ●68개국과 거래… 스위스서 OEM 납품 받아 로만손은 올해 안에 개성공단 1차 입주 시범단지 2만 8000여평 가운데 10분의 1인 2620평에 106억원을 들여 공장을 세운다.내년초부터는 공장 인력의 90%인 820여명 정도의 북한 근로자들이 로만손의 정식 직원이 된다.북한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은 월 57.5달러로 월 7만 900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로만손의 연간 매출을 30% 정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개성 진출을 제2의 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시계산업이 사양업종이 아니라는 사실은 로만손의 놀라운 성장을 통해 입증했으나 기술 및 노동집약 산업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이 때문에 그는 북한 근로자를 통해 인건비의 부담을 줄이면서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김사장은 “시계는 만드는 사람의 손재주와 감성이 듬뿍 담겨야 명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품 협력업체들이 현재 인천의 남동공단,경기도 광주 등 도처에 떨어져 있어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로만손은 15개 협력업체와 함께 개성공단에 입주한다.김 사장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중국으로 건너간 부품업체들도 개성으로 불러들여 개성을 한국 시계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고 밝혔다.“그래도 국제시장 가격이 일본 시계의 95% 이상인 고급형을 지향하겠다.”고 덧붙였다. 로만손은 시티즌,세이코,티쏘 등 유명 브랜드들과 어깨를 견주며 오메가와 명품인 메리골드를 추격하고 있다.‘변화를 이끄는 고급 이미지’이라는 쉽지 않아 보이는 길이 로만손의 목표다.중상류층의 기호를 겨냥했다. ●대통령 러시아 방문 수행 기대 커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수행에 대한 기대도 크다.김 사장은 “러시아는 중국,인도 등과 더불어 떠오르는 수출시장”이라면서 “감성이 풍부한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인 특유의 예술적 재치가 넘치는 감성 제품들이 크게 ‘어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김 사장은 “한국의 시계산업을 위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김기문 사장은 로만손의 김기문 사장은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거의 맨손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시계보석 전문기업을 만들었다.그는 자랑할 만한 학벌도 없고,디자인도 공부하지 않았다.요즘 인터넷 세상에서는 보기드물게 “사람의 만남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직관으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한다.이렇듯 사람의 능력을 중시하는 점이 성공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지칠 줄 모르는 투지와 부지런함이 밑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그는 로만손을 정상에 올려 놓은 뒤 고려대와 서울대의 경영대학원을 마쳤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 직책도 갖고 있다.그는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하소연 대신에 “개성공단 입주와 해외시장 개척이 한국의 중소기업이 제2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 국보법 개정‘146명’·폐지‘117명’

    국보법 개정‘146명’·폐지‘117명’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7대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폐지보다 개정을 주장하는 의원이 다소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그러나 과반의석(151석)을 확보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폐지 쪽으로 당론을 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져 개정을 주장하는 한나라당과의 가파른 대치가 예상된다. 서울신문이 27일 의원 299명을 상대로 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해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17명(39.1%),‘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146명(48.8%)으로 각각 집계됐다.‘현행대로 두자.’는 의견은 2명이었고,답변을 유보하거나 해외출장 등 개인사정으로 견해를 확인하지 못한 의원은 모두 34명(11.3%)이었다.폐지 의견을 정당별로 보면 열린우리당이 전체 소속의원 151명의 60.9%인 92명으로 가장 많았고,한나라당 의원 가운데는 고진화·배일도·전재희·이재오·권오을·정의화 의원 등 6명이 폐지를 주장했다.민주노동당 의원 10명 전원과 민주당 의원 9명 전원도 폐지론에 가세했다. 반면 국보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은 한나라당 의원이 104명(전체 121명 중 85.9%)으로 가장 많았고,열린우리당에서는 정덕구·이계안·안영근 의원 등 36명(전체 151명 중 23.8%)이 개정을 주장했다.자민련 의원 4명도 전원 개정 의견을 냈다.사실상 열린우리당은 ‘폐지’쪽으로,한나라당은 ‘개정’으로 당론이 형성된 셈이다. 폐지 의견을 낸 117명 가운데는 이상민 의원 등 열린우리당 내 소장파 의원 20여명과 민주노동당 의원 10명 등 30여명이 “다른 보완책 없이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나머지 90여명은 “보안법 폐지에 따른 안보공백을 줄이기 위해 대체입법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형법을 개정해 보안법 폐지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9월 개회될 17대 첫 정기국회에서 국가보안법을 정비한다는 방침 아래 조만간 당론을 결정할 방침이나 사실상 폐지 쪽으로 기운 상태여서 박근혜 대표 등 대다수가 개정을 통한 보안법 존치를 주장하는 한나라당과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진경호 박록삼기자 jade@seoul.co.kr
  • “해외출장때 인재 한명씩 챙겨오라”

    “해외출장때 인재 한명씩 챙겨오라”

    “앞으로 해외출장을 가면 핵심 인재 한 명씩은 꼭 챙겨 오세요.” LG 구본무 회장이 ‘인재 필승론’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26일 경기도 이천의 LG인화원에서 ‘일등 LG를 달성하기 위한 인재확보 전략’을 주제로 열린 ‘글로벌 CEO전략회의’에 참석한 각 계열사 CEO 50여명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구 회장은 지난 6월에도 “승부사업의 성공과 미래성장엔진 육성을 위해서는 인재확보가 최우선 과제이므로 CEO들이 인재확보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CEO들은 핵심 기술인재와 R&D 인력 중심의 인재확보 전략으로 ▲전 임직원의 헤드헌터화 추진 ▲핵심 기술인재는 연봉,국적,형식을 파괴하는 형식으로 채용 ▲해외 우수인재는 ‘글로벌 인턴십’을 통해 확보 ▲우수인재에 대한 국내외 석박사 과정 파견 등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LG화학 노기호 사장,LG전자 김쌍수 부회장,LG필립스LCD 구본준 부회장 등은 현재 진행중인 국내 대학에서의 CEO 강좌를 확대,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CEO주도로 임원별 ‘인재 확보·육성 책임제’를 실시하기로 했다.이미 LG필립스LCD가 임원평가의 50%를 ‘인재경영지수’로 평가하고 있으며 LG화학·LG전자 등도 최소 10% 이상을 인재확보 및 육성 실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LG필립스LCD는 임원 1인당 1개씩의 채용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팀장급 이상 명함에 채용을 제안하는 문구를 기재,우수인재에게 배포하는 ‘리쿠르팅 카드제’를 실시할 계획이다.LG이노텍도 선배사원이 대학 후배 가운데 우수인재를 맨투맨으로 관리하는 ‘캠퍼스 멘토(Mentor)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LG전자 정보통신사업본부의 경우 해외중량급 인재채용은 CEO가 현장에서 즉시 결정하도록 하고,사업본부장 해외출장시 3분의1은 인재확보 활동에 투입하도록 했다.사업본부장과 R&D 담당임원은 연간 1∼2명씩 해외중량급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 계열사별 인재확보 실행계획도 윤곽을 드러냈다.LG화학은 현재 1400명인 R&D 인력을 2008년까지 전체인력의 40%에 해당되는 36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전자부문 계열사들은 1만 4000여명인 R&D 인력을 2007년까지 2만 4000여명으로 확대한다. R&D 인력 확충을 위해 LG전자 정보통신사업본부는 임원들이 출신교에 연1회 이상 특강을 실시하고,디지털 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는 창원공장 연고지인 부산·경남지역의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졸업까지 7년간 인재를 지원하는 ‘연어회귀 프로그램’을,디지털 디스플레이 & 미디어(DDM) 사업본부는 대학내에 ‘LG연구소’와 ‘LG특론’ 강좌 등을 개설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전략회의에는 허창수 GS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허동수 LG칼텍스정유 회장,강말길 LG홈쇼핑 부회장,김갑렬 LG건설 사장 등 계열분리가 예정된 GS계열 CEO들도 대거 참석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툭하면 이혼하자고 행패부리는 아내

    결혼한지 5년째인 40대 초반 남성입니다.다섯살,8개월된 아들이 있습니다.저와 아내는 같은 직장에서 맞벌이를 하고 있지요.아내는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합니다.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이혼을 하자고 말하고,이젠 몰래 이혼절차를 밟고 와선 서류에 도장을 찍으라고 난리를 칩니다.해외출장을 가면서 몇 십만원 가져갔더니 사무실까지 쫓아와 이혼하자고 행패를 부렸지요.퇴근하면 집에 들어가기 싫어 모두 잠든 시간에 술에 취해 들어갑니다.이혼을 하자니 애들이 불쌍하고,그냥 살자니 너무 힘듭니다.어쩌면 좋을까요? -박영호- 이혼사유 중 가장 많은 것이 ‘성격차이’입니다.성격차이에서 오는 문제점은 매우 복합적이어서 해결방안을 찾기도 어렵습니다.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사람끼리 살다 보면,인생관·가치관·정체성이 서로 달라서 마찰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또한 경제적인 어려움,만족스럽지 못한 성생활,배움의 차이,서로 다른 생활습관 등이 얽혀 간단히 성격차이라고 말하기에는 그 원인이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는데 독신생활을 오래 한 경우,구속받지 않은 자유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있어 배우자가 자신의 일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면,간섭하고 잔소리 하는 것 같이 생각되어 마음에 부담을 느낀다고 합니다.젊지 않은 나이 탓에 적극적인 애정표현을 하기에도 멋쩍고,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해도 자존심을 너무 내세워 어느 한쪽이 선뜻 양보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냉전이 길어진다는군요. 박영호씨,부부 위기는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육체적인 병도 조기발견만 하면 쉽게 고칠 수 있는데도 무관심 속에 방치했다가 생명을 잃게 되듯이,부부문제도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안타깝게도 당신의 경우 치유시기가 너무 늦지 않았나 싶네요. 아내가 자기주장과 고집이 세다고 했는데,해외 출장가면서 몇 십만원 가져간 것을 가지고 남편 사무실까지 쫓아와 이혼을 하자고 소란을 피우고,친정어머니 앞에서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욕지거리를 하고,양가 부모님들까지도 다툼을 하였다는데….아내의 그런 언행을 참고 넘어가기만 한 당신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남편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받아들여서 안 되는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 영호씨,아내는 당신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지금 두 분은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이,상대방의 공격과 방어에만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마치 전쟁터에 나온 전투병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부부갈등은 어느 한쪽에게만 원인과 책임이 있지 않습니다.갈등의 원인을 만들고 있는 본인이나,무조건 참고 받아주는 사람이나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지요.이혼하자니 애들이 불쌍하고,이런 상태로 계속 살자니 고역이고….자포자기 상태에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방치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부부갈등은 아이들 성장발육에 많은 지장을 줍니다.다섯살,8개월 된 아이들이라면 큰아들의 경우,한창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라서 지금이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아이들 봐서 참고 산다고 했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지금 당신 가정은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심각한 상황입니다.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밖에서 술 마시고 가족들이 잠든 후에 들어가 쓰러져 잘 정도라면,근본적인 해결 없이 언제까지 그런 생활을 하려는지요.회피한다고 문제 해결이 될 수 없으니 우유부단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가 절실할 때입니다.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결혼생활 5년이 지났는데도 사랑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아내가 이혼하자고 들볶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아내를 탓하기 전에 가장으로서 자기반성도 필요할 것입니다.가까이 하기에는 두 사람 마음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만,마지막 시도로 아내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보세요.두 사람이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면 마음의 결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