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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임원 외유때 1등석 못탄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업무 관련 국외여행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진다. 그동안 무분별하게 행해져온 외유성 해외출장이 크게 줄어들지 주목된다. 기획예산처는 1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제10차 회의를 열어 ‘공공기관 국외여행 지침’ 제정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다음달까지 제정안을 확정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추진 계획에 따르면 기획처는 국외여행을 그 목적에 따라 국제회의 참석 등 업무수행여행, 시찰·견학·자료수집 등 해외연찬으로 구분했다. 이 중 해외연찬은 기관별로 심사위원회를 설치해 반드시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예산 등이 미리 반영되지 않은 해외연찬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기획처 관계자는 “그동안 기관별로 국외여행 절차 등이 달라 표준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제정안 마련을 추진 중”이라면서 “해외연찬이나 타기관이 비용을 부담하는 해외여행 등은 가급적 제한하도록 기준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공기관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비행기 1등석 대신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도록 조정할 예정이다.아울러 기관별로 격차가 컸던 체재비를 공무원 수준으로 낮추고, 국외여행을 다녀온 뒤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기관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국외여행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보고서뿐만 아니라, 계획서도 충실하게 작성돼야 한다.”면서 “국외여행 목적에 어긋날 경우 비용 환수 등 징계 조항도 담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열린 운영위에서는 또 ‘공기업·준정부기관 비상임이사·감사 직무수행실적 평가계획 수정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101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비상임이사와 감사는 내년부터 직무수행실적을 정기적으로 평가받는다. 평가 대상 비상임이사는 576명, 상임감사 및 감사위원은 54명, 비상임감사는 54명 등이다. 이 중 내년 8월 이전에 임기가 만료되는 비상임이사와 비상임감사를 대상으로 내년 1월 첫 평가가 이뤄지며, 상임감사는 내년 3∼6월 평가가 실시된다. 기획처 관계자는 “평가결과는 연임·해임 등 인사 판단의 근거로 활용되고, 상임감사의 경우 성과급 지급률 결정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춘천, 中 다롄과 관광 교류 추진

    강원 춘천시는 자매도시인 중국 다롄(大連)시와 대규모 시민관광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9일 춘천시에 따르면 새달부터 내년 10월까지 1년간 두 도시의 시민관광객 1000명씩을 교류하는 시민관광교류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번 시민관광객 교류사업은 시가 다롄시를 교두보로 중국 관광객의 유치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3박4일 일정인 춘천방문 상품은 춘천 2박, 서울 1박 코스로 개발돼 판매될 예정이다. 다롄 방문 상품은 여순감옥, 고구려 유적지 등 역사문화 탐방 코스를 결합한 상품으로 개발된다. 중국방문 상품은 지역 내 학교의 수학여행단, 모범공무원 및 각 기관 직원의 연수, 시민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특히 시와 웰컴투춘천협의회로 구성된 민관협의단을 오는 18일 다롄에 파견, 관광교류 협약을 맺고 상품개발, 모객방식 등 구체적인 교류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또 19일부터 21일까지 다롄시에서 열리는 제4회 동아시아 국제관광박람회에 참가하는 한편 중국 현지여행사와 지역 여행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광준 춘천시장은 “내년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전면 자유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관광 교류를 시작으로 중국의 관광 수요를 춘천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8월 해외여행객 ‘피크’… 여행수지 16억弗 적자

    휴가철 해외 여행객과 유학·연수생이 급증하면서 지난 8월 중 여행수지 적자가 15억 9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8월까지 여행수지 누적적자는 1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여행수지뿐만 아니라 특허권 사용료가 대폭 늘어나는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8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8월 중 경상수지는 6억 103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15억 5320만달러 흑자에 비해 흑자 폭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전월보다 줄어들고, 여행수지 등 서비스 수지 적자액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올 들어 경상수지는 4월 20억 781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흑자로 반전돼 5월부터 8억 3910만달러,6월 12억 7340만달러,7월 15만 5230만달러로 흑자폭을 키워왔으나 8월에는 6억 1030만달러로 흑자폭이 둔화됐다. 상품수지는 수출호조로 29억 4300만달러 흑자를 냈으며 전월 30억 4410만달러에 비해 흑자폭은 감소했다. 소득수지는 대외이자수입 증가에도 흑자규모가 전월보다 9000만달러 축소된 4억 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8월 중 서비스수지 적자는 24억 4520만달러로 전월 16억 8820만달러에 비해 7억 57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적자폭을 계속 키워오고 있다. 서비스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인 여행수지 적자는 15억 9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다.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5억 2550만달러를 지출한 데 비해 내국인은 해외에서 21억 1550만달러를 썼다. 구체항목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유학·연수경비로 해외에서 5억 9170만달러를 썼지만 외국인들은 겨우 720만달러를 썼을 뿐이다. 해외여행에서 내국인은 11억 9580만달러를 지출했고, 외국인은 국내여행에서 2억 8590만달러를 썼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도토리 뉴스] 여행씀씀이가 출장경비 압도

    ‘돈 쓰기’ 위해 해외에 가는 사람들이 ‘돈 벌기’ 위해 출장가는 사람보다 5배나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해외여행경비로 지출한 외화 120억 2000만달러 가운데 공무·업무용 여행 경비는 18억 9000만달러로 전체의 15% 수준에 그쳤다. 반면 관광목적의 일반여행경비는 71억 9000만달러에 달했고 유학·연수 목적의 경비는 28억 7000만달러, 나머지는 건강관련 지출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32억달러 가운데 업무용 여행경비는 13억 9000만달러, 업무외 여행경비는 18억 1000만달러로 큰 차이가 없었다.
  • 공무원 해외출장 빙자 ‘공짜 즐긴다’

    일정의 대부분을 관광으로 채우는가 하면 산하기관이나 용역업체에 비용을 부담시켜 공짜여행을 즐기는 등 공무원들의 해외여행 실태가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18일 2006년 한해 동안 603개 기관 1만 2000명이 4427억원을 들여 다녀온 ‘공무국외여행’을 대상으로 ‘공무국외여행 관리실태’의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11월쯤 최종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관련자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이 2005년과 2006년 자료 수집을 위해 떠난 72건의 해외출장 가운데 92%인 66건은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 이미 해외사무소가 있는 도시였다.13회를 간 런던의 경우 연수를 포함하면 2006년 한해 동안만 무려 23회나 자료수집이라는 명목으로 해외 출장을 떠났다. A기관도 ‘법령체계 조사’를 위해 2005년 6일간 영국과 독일을 방문했는데 면담일정을 잡지 않은 채 출발한 탓에 면담은 하지 못하고 관광만 한 채 돌아왔다. 공기업인 B기관은 2005년 이후 6차례에 걸쳐 지방공사와 공단 경영진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주관해왔는데 평균 11.3일의 일정 동안 실제로 외국기관을 방문한 날은 평균 3.2일에 불과했다.11일 가운데 평균 8일을 관광하는 데 보낸 셈이다. 한국전력공사는 2006년 12월24일부터 2007년 1월1일까지 국제기구 포럼 참석차 스위스와 벨기에를 방문했다. 그러나 2006년 12월7일 포럼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관광성 공무국외여행이 관행화되어 있지만 이를 검증할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공무국외여행 관리모델 제시 등 제도 개선과 예산편성 단계부터 엄정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0&30] 추석 명절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20&30] 추석 명절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음력 8월15일)인 추석. 하지만 뉴스를 보면 추석에 대한 사람들의 호·불호에 대한 의견은 늘 판에 박혀 있는 듯하다. 좋아하는 이유는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서”가 많고,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친척들이 자꾸 결혼하라고 독촉해서”라는 대답이 늘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교실 속 빛바랜 태극기처럼 틀에 박힌 이같은 대답만이 추석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진짜 이유는 아닐 터이다. 추석을 바라보는 2030 세대들의 다양하고 솔직한 이유들을 살펴보았다. ●‘달콤한 휴식´ 재충전 시간으로 안성맞춤 어학원 강사로 일하는 황모(26·여)씨는 누구보다 추석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잠시나마 쉬면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16시간 이상을 학원에서 보내는 황씨는 이번 추석연휴 동안 태국에 건너가 마사지를 받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한국사회가 좀 피곤한 사회인가요?날마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학원강사가 며칠씩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기간은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 말고는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남들은 억대연봉자라며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사실 40대를 넘겨서까지 강사로 일하는 분들이 드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참 힘들거든요. 쌓이는 피로와 늘 엄습하는 불안감을 잠시나마 물리칠 수 있는 때가 바로 추석 같은 연휴가 아닌가 해요.” 공무원 김모(28)씨는 고향이 제주도라서 추석 쇠러 가는 것이 곧 놀러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김씨는 남들이 고속도로에서 이틀을 허비해야 하는 시간에 이미 비행기로 제주도로 가 성산 일출봉이나 우도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제주도 특산품인 흑돼지나 다금바리도 양껏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단다. “추석이 왜 좋냐고요? 고향에서 오래 쉴 수 있잖아요. 고향이 관광지라서 그런지 몰라도 명절을 보내러 갈 때마다 늘 여행간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물론 어려서부터 늘 봐오던 곳이라서 처음 온 사람들보다는 재미가 덜하긴 하겠죠. 태풍 ‘나리’의 피해가 워낙 커서 올 추석 분위기는 좀 우울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늘 추석은 기대되고 재미나요.” ●팍팍했던 주머니 사정 “반갑다! 추석 상여금” 2년 전 결혼한 공무원 김모(28)씨는 이번 추석 때 시댁에 찾아갈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차례를 준비하는 동안 시부모가 첫 돌을 갓 넘긴 아들을 돌봐 줄 것이기 때문이다. 시부모 입장에서는 며느리에게 차례준비에 전력을 100%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겠지만 김씨는 이에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날마다 아이 때문에 ‘육아전쟁’을 치르고 있는 김씨로서는 며칠만이라도 아이를 다른 사람이 돌봐준다는 게 다행스럽다. “다른 사람들은 명절기간 동안 차례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전 명절증후군 같은 것은 없어요. 그래서인지 명절기간 동안 시부모님께서 아이를 봐 주시는 게 정말 기쁘더라고요. 물론 저를 위해 그러시는 게 아니라는 건 잘 알지요.”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정모(32)씨는 이번 추석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최근 잇따른 대출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구입한 아파트 대출이자 갚기가 버거웠던 정씨는 이번 회사 추석 상여금 덕분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올 추석의 경우 성과금 200%, 일시금 200%, 추석 상여금 50% 등 총 900만원 정도를 받게 됐다.“남들은 강성노조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집을 살 때 빌린 빚의 이자를 갚느라 정신 없던 차에 뜻밖의 추석 상여금이 고마운 게 사실이죠. 집도 있고 이자 갚는 것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으니 이제 아내만 있으면 되는데…하하하.” ●‘일용할 양식´에 자취생활 반찬 걱정 뚝 직장인 이모(23)씨는 몇 년 전부터 추석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한다. 추석 특수를 노리고 영화관에서 수많은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지듯 개봉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요즘에는 TV에서도 정말 괜찮은 추석특선 영화들을 많이 방영해 준다는 거예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절에는 정말 구닥다리 영화들만 틀어줬거든요. 작년 추석에는 TV로 ‘웰컴투동막골’을 봤는데 다시 봐도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외화도 우리 성우들이 더빙한 것으로 보면 이해가 훨씬 쉬워서 좋아요. 연휴 내내 극장과 TV로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명절이 끝나 버리죠.” 자취생활을 하는 대학생 김모(24·여)씨에게 추석은 몇 달치 반찬을 한꺼번에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3년째 혼자 생활하고 있는 김씨에게 반찬을 만드는 일은 번거로운 것 중 하나. 하지만 추석 때 차례를 지내고 남은 전이나 꼬치 등을 곧바로 냉동실에 넣어 얼린 뒤 자취방에 가져와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면 한동안 먹을 수 있는 ‘일용할 양식’이 된다고 좋아한다. “얼려놓은 차례 음식들을 식사 때마다 조금씩 꺼내서 전자레인지로 녹인 뒤 곧바로 먹으면 돼요. 고향 집에서 차례 음식 처리하느라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고, 저 역시 반찬 만드느라 시간 낭비 하지 않아도 되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죠. 다른 사람들이 보면 엉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같은 자취생에게는 큰 힘 안 들이고 반찬을 구할 수 있어서 추석이 좋아요.”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친척들과의 형식적인 만남 부담스러워 대학원생 박모(25·여)씨는 평소 왕래도 거의 없던 친척들을 만나러 매년 고생을 감수하며 아버지 고향인 부산까지 내려가야 하는 현실이 부담스럽다.“지난번에는 젊은이들 생각대로 대통령을 뽑았지만….”으로 시작되는 ‘경상도식 대선담론’을 서울토박이인 박씨에게까지 강요하는 상황도 추석을 싫어하게 만든다. “친척들하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왜 꼭 고생을 해 가면서 보러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올해도 어른들은 다들 ‘고스톱’이나 치면서 시간을 보낼 텐데…. 명절에 고속도로로 부산에 가려면 10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그렇게 힘들게 가서 나누는 이야기라는 게 ‘이번에는 정권 한 번 바꿔보자.’는 식의 이야기들뿐이니 추석의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법조인 염모(35)씨는 3년 전 결혼 뒤부터 명절이 되면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다. 부모님께 ‘장남이 제사도 안 지내고 뭐하는 짓이냐?’며 꾸지람도 들었지만 염씨가 보기엔 명절 때만 차례를 지내고 친척을 찾으려고 하는 우리네 세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명절 자체가 솔직히 허례허식 아닌가요? 옛날이야 교통·통신이 어려우니까 1년에 한두 번 그렇게라도 사람들이 모여 조상의 고마움을 생각하자는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꼭 음력 8월15일이라는 날짜에 맞춰 이동을 하고 만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극히 의례적이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봐요. 평소 조상과 가족의 의미가 그리도 소중하다면 시간 날 때마다 조상을 기리고 친척들을 만나면 되잖아요.” ●백화점·놀이시설 모두 문닫아… 심심하고 지겨워 대학생 장모(23·여)씨는 아버지가 ‘장손’이라서 추석이 되면 친척들이 모여든다. 하지만 ‘군중 속의 고독’이랄까. 또래 친척들을 봐도 1년에 한두 번밖에 못 봐서 그런지 함께할 수 있는 놀이거리를 찾는 게 쉽지는 않다.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이라도 살까 해서 백화점이라도 찾을라치면 문을 닫은 곳들이 많아 이마저도 쉽지 않단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추석이나 설날 같은 연휴가 저같은 20대에게는 정말 재미 없는 때예요.TV에서도 만날 특집프로그램이라며 마술이나 트로트 노래자랑처럼 아줌마들이나 좋아할 만한 것들만 하죠. 백화점이나 놀이시설 같은 곳들은 명절이라고 휴업하기 일쑤고요. 친한 친구들은 전부 고향 내려가 버리죠.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을 불러모아 영화나 보며 술 한 잔 하는 게 전부인 것 같아요.” 직장인 백모(34)씨의 추석은 ‘쓸쓸함’ 그 자체다. 유산 싸움으로 시작된 집안 내 분쟁이 친척 간에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앙금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백씨의 집이 ‘큰집’이지만 명절이 돼도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는다. 늘 사람들로 북적대며 웃음꽃이 피는 TV속 차례 풍경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저희 집안처럼 돈 문제로 친척들끼리 갈등을 겪는 곳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갈등이 심해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때는 친척이 남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명절 때 인사차 사촌들과는 연락을 하기도 하는데 어른들 사이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그리 유쾌하지는 않더라고요.” ●남녀 차별하는 추석…차라리 없는 게 나아 컨설턴트로 일하는 이모(29)씨는 추석을 무척 싫어한다. 추석에 내포된 전형적인 남녀차별의 논리가 너무도 맘에 들지 않아서라고. 어려서부터 늘 엄마 혼자서만 차례 준비를 도맡아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봐서인지 명절만 다가오면 늘 불안해하며 한숨짓는 엄마의 모습에 마음 아팠다고 한다. “요즘이야 덜 그렇지만 예전만 해도 차례 지낼 때 여자들은 절도 하지 못하게 했잖아요. 성묘도 아버지 고향으로 가지, 어머니 고향에 찾아가지는 않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명절이라는 것 자체에 엄청난 ‘남녀불평등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녀평등사회를 지향하는 현대에 추석 같은 명절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사는 아닌 것 같아요.” 직장인 최모(27·여)씨는 추석이면 고향에 내려가는 부모님과 달리 바닷가를 찾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할 일이 없어도 고향에는 내려가지 않는다. 최씨는 이것을 우리사회 가부장제도에 대한 자기 나름의 ‘저항’이라고 믿는다. “저라고 혼자 있는 게 좋지는 않죠. 하지만 아직도 우리 고향에 가면 남녀간 겸상을 하지 않을 정도로 남녀차별의식이 강해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그런 전근대적인 생각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어요. 추석은 아직도 우리 사회 내면에 흐르는 보수적 사고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 같아서 싫어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추석 귀성사고 대비하세요”

    추석을 맞아 손해보험업계가 특별 서비스를 마련했다. 차량 무상 점검도 가능하고 추석자금 마련을 위한 보험계약대출도 가능하다. 추석 연휴 동안 사고에 대비,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동부화재, 현대해상보험,LIG손해보험은 추석 연휴를 겨냥한 여행보험을 판다.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할 수 있다. 최저 보험료는 2000원이다. 교통상해는 물론 상해·질병 치료비와 휴대품 손해 등 귀성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위험을 보장해준다. 연휴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난다면 보험 가입을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현지에서 걸릴 수 있는 풍토병 등의 질병 치료비, 구조비용 등에 대한 보험처리도 가능하다. 장거리 운전을 계획 중이라면 연휴기간 동안 보장받는 운전자 범위를 넓혀두는 것이 안전하다.‘임시 운전자 담보특약’에 가입하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차를 운전하다가 발생한 사고도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료는 하루에 1만원 안팎이다. 자신이 남의 차를 운전한 경우라면 무보험차상해담보에 가입돼 있으면 된다. 이 특약에 가입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거나, 뺑소니 사고를 당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장거리 운전에 앞서 차량점검은 필수다. 평소보다 승차 인원이 많아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동부화재, 한화·LIG손해보험 등은 자사 보험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상급유·배터리충전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긴급출동서비스 특약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왕십리가요제 ‘서울숲가요제’로

    왕십리가요제 ‘서울숲가요제’로

    ‘왕십리 가요제’가 ‘서울숲 가요제’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다. 성동구는 11일 동네 가요제에서 시작해 전국 규모의 가요제로 자리를 잡은 왕십리 가요제 개최 10주년을 맞아 이름을 ‘서울숲가요제’로 바꿔 오는 10월18일 오후 7시 뚝섬 서울숲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름 변경을 계기로 가요제를 활성화해 주민들의 화합 및 문화생활 향유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방송활동이나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15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기성곡은 물론 창작곡도 가능하다. 참가신청은 18일까지 서울숲가요제 홈페이지(www. 서울숲가요제.com)나 우편으로 하면 된다. 창작곡은 악보와 반주음악을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사전심사를 통과하면 1차예선(21일)과 2차예선(29일)을 구청 3층 대강당에서 각각 실시해 최종 본선진출자 10팀을 가려낸다. 대상(상금 500만원)과 금상(300만원), 은상(200만원), 동상(100만원), 작곡상(200만원), 작사상(200만원) 등 입상자에게 모두 1600만원을 시상한다. 입상자 가운데 4위(동상)까지는 가수 데뷔 기회도 준다. 자세한 내용은 월드이벤트TV(031-995-8951)나 성동구청 문화공보체육과(2286-5211)로 문의하면 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해외여행 추석연휴 > 휴가 성수기

    여름 휴가 성수기보다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더 많아지고 있다. 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추석 연휴인 오는 21∼26일까지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상품에 예약한 사람들은 모두 2만 9514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지난해 10월3∼8일)보다 44.7% 늘었다. 또 추석 연휴 절정인 오는 21∼23일 이 회사의 해외여행 예약객은 2만 2606명으로 올해 여름 휴가 성수기인 7월27일부터 29일까지 해외에 다녀온 여행객(1만 6411명)보다 37.7% 많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추석 연휴 해외여행객이 여름 휴가 성수기 여행객보다 많아진 현상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이라면서 “특히 올들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예컨대 하나투어를 통한 해외여행의 경우 지난해 추석 연휴 절정(10월1∼3일)때 여행객은 1만 2822명으로 여름 휴가 성수기(7월30일∼8월1일)의 해외여행객인 1만 868명을 넘어섰다. 처음으로 명절 해외여행객 수가 휴가철 여행객수를 앞선 것이다. 모두투어의 경우에도 추석 연휴 절정인 오는 21∼23일 해외여행 예약객은 1만 2598명으로 올해 여름 휴가 성수기인 7월27일부터 29일까지 해외에 다녀온 여행객(1만 1210명)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해외 여행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최근 들어 명절의 의미가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간으로 바뀐 데다 휴가보다는 명절에 가족끼리 시간을 맞추기가 쉽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길섶에서] 여행가방

    우리 가족에게 제주도는 항상 씁쓰레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두 아이가 아직 학교 문턱에도 미치지 못했던 시절, 가족이 함께 갔던 제주 여행길에서 가방을 잃어 버렸다. 콘도에서 나와 택시로 공항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을 챙기느라 이불 봇짐만한 가방을 놓고 내렸던 것이다. 가방에 연락처를 붙여 놨으므로 행여 하는 마음에 분실신고를 접수했지만 끝내 연락이 없었다. 그렇다고 가방에 특별한 물건이 들었던 건 아니다. 휴가 동안 땀에 전 빨랫감과 뒤축이 다 닳은 운동화 등이었던 것 같다. 우리 부부는 가방이 사라진 것보다는 누군가 냄새가 밴, 남의 속옷을 훔쳐 봤으리라는 생각에 더욱 더 당혹감과 불쾌감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도 첫 해외여행길에서 가방을 잃어 버리곤 이러한 곤혹스러움을 어떤 글에선가 표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난 일요일 목사님 설교 도중 잃어 버린 가방이 떠오르면서 나는 어떤 가방을 들고 이승길을 떠나게 될까 생각해 봤다. 그때 가방 속에 담겼던 악취 풍기는 속옷보다 더 역겨운 탐욕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 않을까.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전문가 ‘결산 대담’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전문가 ‘결산 대담’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의 아프간 피랍사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지만 아무래도 그 중심엔 우리 개신교의 무리한 해외선교가 있다. 서울신문은 이번 피랍사태를 계기로 네 차례에 걸친 시리즈를 통해 해외선교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을 짚었다. 그 결산으로 신학자와 현장 목회자의 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에 나선 채수일 한신대 교수(선교학)와 류상태 한국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지도위원은 개신교계가 철저한 신학적 반성을 토대로 선교의 정체성 찾기와 대안에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피랍사태로 노출된 해외선교 문제점 ●류 위원 교회가 주관하는 해외봉사 활동도 결국 궁극적으로 선교의 방편임을 극명하게 보여 줬다. 기독교의 정체성을 놓고 볼 때 근본적으로 선교와 봉사는 분리할 수 없는 성격을 갖는다. 이번 피랍사태는 특히 ‘모든 사람이 복음을 나눠야 한다.’는 근본적인 교리 지상주의가 얼마나 큰 위험을 불러오는지를 보여준 결정적인 사례로 기록된 셈이다. ●채 교수 피랍사태 내내 단기선교와 봉사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아프간이라는 이슬람 지역 특성상 피랍자를 보호하기 위해 봉사로 몰아갔지만 근본적으로 봉사는 곧 선교임을 부정할 수 없다. 봉사를 내세운 의도된 선교는 신학적 오해에서 생긴 것이다. 봉사를 통해 개종과 세례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선교가 아니라는 복음주의적 입장을 바꿔야 한다. 이번 분당 샘물교회의 봉사도 결국 개종과 세례의 프로그램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 해외선교 기승의 근본 원인 ●채 교수 해외선교는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고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 진입이라는 사회경제적 분위기에 편승했다고 볼 수 있다.90년대 이후 성장이 지체된 한국 교회가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아나섰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의 선교를 받았던 피선교지 한국 교회들의 ‘빚진 복음을 더 전해야 한다.’는 일종의 ‘복음 부채의식’이 세계에서 두 번째의 선교강국으로 치달았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졌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야말로 인간의 보편적 가치에 바탕을 두어야 하는데 굳이 현지에 가서 교회를 짓고 복음을 뿌리는 우월감 내지는 선민의식에 대한 반성이 없었던 점이 유감스럽다. ●류 위원 솔직히 1970년대 이전까지는 해외선교에 대한 생각조차 없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군사문화와 경제적 논리가 보수 주류 교회의 입장과 상통했다. 한국 경제가 상승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의 교세도 수직상승했고 그 여세를 몰아 해외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때 우리 교회들의 심각한 자기성찰이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론적 기반 없이 상승세만 좇다 보니 성수대교 붕괴처럼 지금 와서 교회도 무너지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를 맞는 것은 경제의 거품이 빠지는 것과 비슷하다. 교회의 세가 약해지는 것을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교회가 바른길로 갈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채 교수 성서 안에는 이질적이고 상반되는 입장의 이야기가 공존한다. 구약을 보면 타 민족·문화에 대한 배타적·공격적 입장과 타 문화를 수용하는 공생적 선교모델이 모두 들어 있다. 신약도 마찬가지다. 우리 보수 교파에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 아니라 이름을 알게 하고 신앙고백하는 것을 복음전파로 보고 있다. 이 단순한 복음의 포괄성이야말로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교조적으로 축소하는 오류를 범한다. 예수님의 보편적인 사랑, 즉 인간평등과 자유실현이란 가치의 존중을 선교의 완성으로 보는 시각이 존중돼야 한다. ●류 위원 한국 교회들의 성경 해석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마태복음의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의 절대적 선교 명령을 따르면 결국 교리적 선교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사도 바울이 제자 디모데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강력한 말을 했다고 하지만 정말 예수와 사도 바울 당대에 그렇게 말을 했는지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신학적 과제가 주어졌다. # 단기선교를 포함한 해외봉사와 NGO활동 어떻게 봐야 하나 ●채 교수 기본적으로 해외에서의 NGO 활동은 적극 권장해야 한다.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를 포함해 많은 NGO들이 보편적 가치에 충실한 운동을 해왔고 진행중이다. 다만 단기선교의 효과는 신뢰할 수 없다. 단기선교에 나서는 교회측이나 목회자·선교사·신도들 입장에선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지에서 얼마나 진정한 의미의 선교를 할 수 있고 선교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단기선교보다는 충분한 사전준비와 현지 사정을 숙지한 중장기 선교나 현지 교회, 주민들과 협력체제를 갖춘 자립선교로 나아가야 한다. ●류 위원 순수한 의미의 해외봉사 NGO 활동은 문제되지 않지만 비기독교권에서의 기독교단체 활동은 문제의 여지가 많다. 한국 개신교의 80%가 보수적 교리주의를 따르고 있는 형편에서 순수 봉사를 기대하긴 어렵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선교를 안 하고 봉사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독교인의 직무유기다. 봉사의 순수성과 열정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도외시한 채 무리하게 행동으로 옮긴다면 문화적 폭력과 무엇이 다를까. 기독교 NGO와 해외봉사단체는 상대방이 환영하면 어디든 가야 하지만 원치 않으면 참고 기다려야 한다. # 아프간·파키스탄 등 위험지역 선교금지 파장 ●채 교수 탈레반의 민간인 납치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탈레반이 종전 계속해온 납치극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인데도 종교적 색채가 너무 많이 부각된 감이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누적돼온 반기독교 정서가 이번 사태로 집중됐다고 할 수 있다. 탈레반 측에서 한국 개신교 활동 금지는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협상 제안이었고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도 취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석방과정에서 몸값 논란이 있긴 했지만 정부 입장에서야 자국민 구출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류 위원 선교금지에 관한 한 한국 주류 개신교들이 맞닥뜨린 정체성의 핵심사안이란 점에서 섭섭함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식의 합의가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는 게 교계의 입장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종교침해로 볼 것이 아니라 긍정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해외선교와 관련해 참된 성경해석 논의를 차분히 진행시켜야 한다. # 개선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채 교수 거듭 말하지만 선교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 중요하다.16∼19세기의 유럽·미국식 선교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교를 위장한 사업이나 지나친 식민지 의식에 대한 수정작업도 따라야 한다. 우리 교회들의 선교가 대부분 국내 교파를 그대로 옮겨간 교파이식 형태에 치우쳐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할 수 있다. 선교사 교육수준과 해외선교 비용도 문제다. 개신교회들의 활동을 상호 조정하면서 선교사 교육이며 현지 자립 프로젝트와 관련한 정보교환을 담당하는 해외선교봉사국 같은 기구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류 위원 보수적 한국 주류 개신교 입장에서 볼 때 뼈를 깎는 반성은 사실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위험지역에서의 성급한 행동의 반성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선 교회와 신도들의 의식을 깨우려는 진보적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역할이 크다. kimus@seoul.co.kr
  • “해외서 펑펑” 여행수지 적자 사상 최고

    해외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7월 여행수지 적자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수출 호조와 소득수지 개선 등으로 연중 최고치인 16억 4000만달러의 흑자를 나타내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여행수지 적자는 15억 5000만달러로 적자폭이 전월보다 2억 1000만달러 악화되면서 월간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종전 최고기록은 올해 1월의 14억 7000만달러 적자였다. 여행수지 적자는 외환위기 직후부터 2000년 초까지는 매월 흑자를 기록했으나 적자 전환 이후 그 폭이 확대되면서 2005년 7월 처음으로 적자규모가 10억달러를 돌파했고 다시 2년만에 15억달러를 넘어섰다. 한은은 “7월 내국인 출국자 수가 전월대비로 21.9% 증가하면서 해외여행경비 지급이 크게 늘어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중 해외여행 출국자가 최대를 기록하는 8월에는 여행수지 적자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7월 경상수지 흑자는 전월보다 3억 6000만달러 확대된 16억 4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 역시 연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월간 경상수지는 올해 1월 4억 3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3월과 4월에도 각각 16억 3000만달러,20억 8000만달러 적자를 냈으나 5월 8억 40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6월 12억 70000만달러,7월 16억 4000만달러 등으로 석달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1∼7월 누적 경상수지는 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7월 경상수지가 연중 최대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것은 상품수지 흑자가 소폭 감소하고, 서비스수지 적자도 악화됐으나, 소득수지가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품수지는 수출호조 속에 수입도 크게 늘어 흑자규모가 전월보다 8000만달러 준 31억 3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의 증가로 적자규모가 6월보다 1억 7000만달러 확대된 16억 9000만달러에 달했다. 소득수지는 대외배당금 지급이 감소하면서 전월의 균형수준에서 5억 3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로밍서비스 끝없는 진화

    로밍서비스 끝없는 진화

    김은주씨는 여름휴가를 이용해 친구가 있는 중국 상하이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푸둥공항에 내렸지만 친구는 보이지 않았다. 알고 있던 친구의 휴대전화 번호를 눌렀지만 결번이라는 기계음이 귀속을 파고들었다. 자칫 국제 미아(迷兒)가 될 처지에 놓였지만 김씨는 출발 전 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신청한 로밍서비스로 간단히 위기를 넘겼다. 친구가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던 것. 해외여행이 늘면서 휴대전화 로밍서비스가 유용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용자도, 로밍서비스 국가도 늘어 몇 년 전만해도 로밍서비스는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 가운데 특별한 사람들만 이용하는 아주 ‘특별한 서비스’였다. 로밍 전용폰을 빌려야 했고 무엇보다 엄청난 통화료 부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 로밍서비스 국가 확대, 다양한 기능 등이 추가되면서 로밍서비스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물론 급증하는 해외여행객이 밑바침이 됐다. 로밍 수요자층이 그만큼 두꺼워진 것이다.2005년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한 해외 출국자는 지난해 116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도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올 1∼3월에만 331만명이 출국했다. 쌍춘년 특수를 탄 지난해 같은 기간 275만명보다 20%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해외로밍 서비스 이용자도 늘었다. 올 상반기 SKT의 해외로밍 이용자는 175만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 증가했다. 로밍서비스가 제공되는 나라도 늘었다. 3세대(G) 이동통신이 활성화되면서 평소 쓰던 휴대전화를 해외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는 자동로밍 국가도 늘고 있다.SKT는 현재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45개국,GSM(유럽방식) 134개국 등 전 세계 136개국(중복 국가수 제외)에서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찾는 국가의 99%에 이른다. ●해외서도 로밍서비스 하나면 든든 연락수단이 마땅치 않은 해외의 경우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는 빛을 발한다.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SKT는 이런 점에 착안 ‘글로벌 세이프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24시간 한국인 의사와 상담, 긴급의료이송 지원, 긴급 상황 통역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해외에서 천재지변·전쟁·테러 등 위급상황이 생기면 외교통상부와 제휴한 ‘해외위급 특보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실시간 문자메시지로 재해경보는 물론 긴급대응요령, 관할 공관 연락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일본 니가타현 일대에 진도 6.8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긴급문자메시지로 일본 여행객들은 안전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도 바로바로 문자메시지로 받을 수 있다. 신청도 간단하다.SKT T로밍 사이트((www.sktroaming.com)에서 신청만 하면 된다. 별도의 서비스 이용료도 없다. 통화료만 부담하면 된다. ●미국→한국 통화료 1분당 1000원 더욱 반가운 것은 로밍서비스의 이용료가 부담된다면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문자메시지를 받는 것은 무료다.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가족·친구 등에게 문자로 안부나 급한 용무를 보내달라고 하면 돈을 안들이고 소식을 접할 수 있다. 국내로 간단한 소식을 전할 때도 문자를 이용하면 된다. 중국과 미국은 건당 150원(부과세 별도), 그밖의 나라는 건당 300원이다. 통화료는 미국으로 여행간 사람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하면 분당 1000원, 한국에서 미국으로 전화하면 분당 350원이다. SKT는 로밍서비스 이용자에게 현지 특화정보도 제공한다. 데이터 로밍을 이용해 네이트나 준에 접속하면 된다. 해당 국가의 환율·시차·날씨 등 최신 정보와 현지의 추천 관광지, 레스토랑, 여행자 후기 등을 초기화면에서 볼 수 있다. 현재 중국, 태국, 타이완, 일본, 괌, 사이판에서만 서비스된다. 앞으로 서비스 지역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하루에 최저 5000원이면 노트북을 이용해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글로벌 인터넷 로밍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모바일 데이터카드를 받아 사용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정부권고 무시 사고책임 추궁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정부권고 무시 사고책임 추궁

    정부가 탈레반 피랍자들과 이들을 파견한 분당 샘물교회측에 ‘구상권’(求償權)을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향배가 주목된다. 전례가 없는 데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 법령과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구상권 행사는 향후 유사 사례의 전범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구상권을 행사하기로 한 판단 근거는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공무원의 해외 공무수행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민간인들이 사적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 활동하다 발생한 사고인 만큼 자국민의 안전보호를 위해 투입한 외교적 노력과 별개로 이에 투입된 비용은 당사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특히 이번 피랍자들의 경우 정부가 현지 치안악화 등을 이유로 여행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아프간 방문을 강행했고, 결국 피랍으로 인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만큼 이에 대한 비용 책임은 상당부분 당사자들이 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구상권 행사 범위에 대해 ‘실제 부담원칙’에 의거, 정부가 대신 낸 피랍자들의 항공료·시신운구비·후송비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을 위해 현지에 파견된 공무원들의 출장비용 등을 구상권에 포함시킬지 여부는 법률적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어서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해외방문 국민이 연간 110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해외여행객 모두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국민 각자가 일정 부분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책임지는 문화와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는 인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헌법은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를 명시하고 있으나, 구체적 기준이나 이행 방안을 담은 법안은 없다. 샘물교회측이 비용부담에 동의한 만큼 법적 쟁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만일 민사소송이 이뤄진다면 법적 미비로 인해 정부의 승소를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의 자국민 보호 기준과 구상권 행사 등에 대한 법적 정비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용어 클릭 ●구상권이란 다른 사람이 부담해야 할 채무를 대신 변제한 사람이 이후 그 사람에게 변제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환행사권을 말한다. 탈레반 사태 발발 이후 정부는 피랍자 석방과정에서 필요한 경비를 국민 세금인 예산으로 충당했다.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위협에 안이한 정부

    한국이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명백해졌다. 이라크와 아프간 등에 군을 보냄으로써 ‘대테러 전쟁’에 가세한 당사국이면서도 정부는 사태 발발 후에야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뒤늦게 지정하는 등 테러 위협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구촌 테러조직 1200여개 테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테러가 자행된 나라만 189개국이다. 지구촌 거의 모든 나라가 테러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9·11테러 이후 테러의 양태는 더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여행이나, 유학, 비즈니스 등의 이유로 해외로 나가는 우리 국민은 한 해 1100만명에 이른다. 국민의 4분의1이 직·간접 테러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테러조직의 인질 납치는 ‘산업화’하고 있다. 테러조직의 운영자금과 무기구입 비용을 인질 납치로 해결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번 한국인 피랍자 석방 과정에서 거액의 몸값 지불설이 공공연히 나오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질 납치가 확실한 ‘돈벌이’ 수단임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인들은 역설적으로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내 테러 전문가 없어 정부내 테러 관련 법규는 대통령 훈령 제47조 ‘국가 대테러 활동지침’뿐이다. 내용도 해외테러는 외교부가, 국내테러는 행자부가 주무부서가 된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테러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사정이 이러니 정부에 제대로 된 테러 전문가가 있을 리 없다. 테러 발생시 위기 대응이 부진할 수밖에 없음을 이번 피랍사태 초기 협상과정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 소장은 “외국에서 테러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아진 만큼 국가 차원의 대테러 정책에 대한 큰 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테러 대응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민간도 테러 대비해야 테러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안이한 인식은 외교부 홈페이지 첫 화면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동정은 바로 눈에 띄지만 테러 관련 내용은 왼쪽 귀퉁이에 처박혀 있다. 최 소장은 “해외여행자에 대한 교육프로그램과 교육지원 시스템을 통한 테러 교육이 절실하다.”면서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테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전세버스, 주5일제 타고 씽씽

    원화 가치의 상승(달러화 약세)으로 해외여행과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항공운송업과 여행사업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주 5일 근무제로 전세버스업도 호황을 이뤘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06년 운수업 통계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국내 운수업계 전체의 매출액은 지난해 90조 6173억원으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부문별 매출액은 ▲육상운송업 40조 4259억원(44.6%) ▲수상운송업 25조 7043억원(28.3%) ▲운송서비스업 13조 2473억원(14.6%) ▲항공운송업 11조 2939억원(12.5%) 등의 순이다.하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항공운송업이 8.4%로 가장 높았다. 육상운송업에서는 주 5일제 근무로 여가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세버스업 매출이 23.4%나 증가,1조 2902억원에 이르렀다. 고속버스업도 13% 늘어 매출이 5000억원에 육박했다. 시외버스업은 요금이 올랐지만 승객이 줄면서 매출이 0.6% 감소했다. 수상운송업 가운데 외항 화물업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임료가 하락, 매출이 2% 감소한 반면 내항 여객운송업은 섬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 매출이 3% 증가했다. 여행·창고운송 관련 서비스업은 매출이 7.7% 증가했다. 수출 호조로 육상운송 주선업은 28.7% 증가한 3071억원을 기록했고 여행사업도 22% 증가한 2263억원에 이르렀다. 한편 운송업 종사자 1인당 연평균 급여는 2360만원으로 1년 전보다 4.5% 늘었다. 항공운수업 종사자의 급여가 5470만원으로 가장 많고 특히 대한항공 등 정기항공사는 5510만원에 이른다. 부문별로는 ▲수상운송업 4200만원 ▲여행·창고운송 관련 서비스업 2340만원 ▲육상운송업 2360만원 등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씨줄날줄] 100달러 지폐/함혜리 논설위원

    벤저민 프랭클린의 얼굴이 새겨진 100달러짜리 지폐가 6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 예정이다. 내년 말부터 유통될 새 지폐는 첨단 기술로 무장한 ‘마법의 지폐’가 될 것이라고 한다.65만개의 소형 렌즈가 달린 특수 프린터를 사용해 아주 미세한 문자나 숫자를 새기고 보안용 특수 은선도 들어간다. 이 은선을 적용하면 새 지폐의 그림이 움직임에 따라 달리 보이게 된다. 미국이 100달러의 디자인을 바꾸는 이유는 기술력을 과시하거나 돈 쓰는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골칫거리 위조지폐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다. 100달러 지폐는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7760억달러의 미화 현찰 중 액수로 70%를 차지한다. 위폐 생산 국제범죄조직의 가장 흔한 타깃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 통화당국은 1990년대 이후 위폐에 대응하기 위해 7∼10년마다 화폐 디자인을 바꾸고 있으며 지난 96년 3월엔 10여가지 위조방지 요소를 적용한 100달러 지폐를 발행했다. 그러나 곧바로 종이의 조직과 무게, 잉크 성분과 색깔, 미세문자 등 위조방지 표시까지 모방해 육안으로 진짜·가짜를 식별하기 힘든 위조 신권이 나돌아 통화당국을 경악하게 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초정밀 100달러 위조지폐를 ‘슈퍼노트’라고 부른다. 미국 사법 당국이 부르는 공식명칭은 ‘C-14342’다. 미국은 북한을 슈퍼노트 제조·유통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거나 대량살상무기 기술취득, 정부 관계자의 해외여행, 해외사치품 구입 등에 쓰이는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 제조설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독일의 탐사보도전문가 클라우스 벤더는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너차이퉁’을 통해 슈퍼노트 제조범이 북한 특수기관이 아니라 미국중앙정보국(CIA)이라고 주장했다.CIA가 의회의 통제를 벗어나 국제분쟁지역에서 벌이는 특수공작 재원 마련을 위해 비밀리에 슈퍼노트를 제작한다는 것이다. 어느 것도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통 중인 지폐 1만장 가운데 1장은 슈퍼노트로 알려져 있다. 슈퍼노트를 아직 본 적은 없지만 이에 대적할 새 100달러 지폐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별난일 별난사람들] (6)연화프로그래머 엄수원 한화 대리

    [별난일 별난사람들] (6)연화프로그래머 엄수원 한화 대리

    며칠 전 청계천 옆 한화빌딩에서 만난 그녀는 “예술가로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건네받은 명함은 ‘㈜한화 엄수원 대리/연화사업팀 화약사업부’로 돼 있다. 대리라는 직함이 어색했다. 최고의 불꽃 연출가라는 명성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업이 뭐냐.’고 물었다.“연화(煙火)프로그래머”라고 했다. 적어도 자신을 평범한 회사원으로 생각하진 않는 듯했다.“예술가로 인정받을 때가 됐다.”고 힘을 줄 때는 프로다운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녀는 연화프로그래머를 “불꽃쇼 연출자”라고 정의했다. 축제의 특성(성격, 장소, 시간,)에 맞는 음악을 고르고, 불꽃을 선정하고, 순서·배열을 구성, 현장에서 발사하는 총체적 설계자이다. 때문에 ㈜한화 연화사업팀에서 차지하는 그녀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영업쪽에서 ‘물건’(불꽃축제)을 따오면 뒷일은 오로지 그녀의 몫이다.3∼4개월 동안 컴퓨터에 매달린다. 산고(産苦)의 진통끝에 화려한 불꽃쇼의 ‘그림’은 탄생된다. 현장에 나가 불꽃쇼를 준비, 진행하는 것도 그녀다. 보통 30여명의 장정과 10여일동안 현장에서 먹고 잔다.“밖에서 오랫동안 사람(남성)들과 부대끼는 게 가장 힘들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불꽃쇼 현장의 홍일점(紅一點)이다.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조그마한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자칫하면 프로그램 자체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11월15일 부산 광안대교의 밤을 수놓은 불꽃쇼는 그녀의 걸작이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초청된 귀빈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서울 불꽃축제의 4배인 8만발의 폭죽이 50분동안 동백섬 정상회담장인 누리마루 하우스를 채색했다. 이때의 성공이 오늘의 엄수원을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대형 불꽃축제가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서울불꽃축제, 부산불꽃축제, 포항불빛축제, 목포해양문화축제 등이다. 이러니 그녀는 눈코 뜰 새가 없다. 특히 여름철은 몸이 둘이라도 모자라다.“불꽃축제의 60%가 이때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입사(2003년 4월) 후 여름휴가를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다.“주로 겨울철에 배낭을 메고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무대는 주로 동남아시아다. 올해 서른살인 그녀는 미혼이다.“아직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너무 바빠 생각할 틈조차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구가 고향인 그녀는 대구여고를 나왔다. 홍익대 97학번이다. 동양화와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한화에 입사하기 전 잠깐 광고회사를 다녔다. 그녀는 불꽃쇼 2세대다. 그런 그녀가 결정적으로 불꽃쇼에 눈을 뜬 것은 이탈리아 유학이 계기가 됐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불꽃업체인 ‘파렌테’에서 수련을 쌓았다.“동갑내기인 연화프로그래머 안토니오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녀는 “과거 불꽃놀이는 축제의 ‘양념’이었지만 지금은 ‘메인’”이라며 “유럽처럼 연화쇼를 예술의 형태로 인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가를 불렀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상반기 국세 징수 20조원 육박

    관세청이 올 상반기에 거둔 관세와 내국세 등 국세가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상반기 국세 징수 실적은 관세가 3조 6163억원, 내국세가 15조 6364억여원 등 19조 2527억여원에 달했다. 전년동기 17조 8229억원에 비해 8% 늘어난 규모다. 관세가 6.9%, 내국세가 8.3% 증가했다. 수입물품에 대한 내국세 부과와 징수는 세관장이 하고 있으며 관세청이 징수하는 내국세는 품목에 따라 부가세와 특소세, 주세, 방위세, 교통세, 농특세 등이다. 기준가격이 200만원인 시계는 관세(8%) 16만원과 부가세(10%) 21만 6000원 등 37만 6000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250만원짜리면 관세 20만원과 특소세(초과금액의 20%) 10만원, 부과세 28만원 등 58만원을 부과한다. 관세청은 국세 징수 실적이 늘어난 것은 수입 증가 및 내국인 해외여행객 증가 때문으로 풀이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수입액은 169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92억달러)과 비교해 13.7%가 증가했다.1·4분기 내국인 출국자는 331만명으로 전년 대비 20.2% 증가했고 같은 기간 외국인 입국자(144만명)의 2.3배에 달한다. 관세청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으로 국가별 세율 구조가 다른 것을 감안해 누락세액이나 탈루세액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심사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대형화라는 허구/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 교수

    [열린세상] 대형화라는 허구/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 교수

    어린아이에게 망치를 주지 말란 이야기가 있다. 망치의 용도를 잘 모르는 아이가 못이 아닌 유리창을 때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대형화’나 ‘선택과 집중’이란 용어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조직의 효율성 제고나 경쟁력 창달을 위한 이 용어가 가끔 오용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 하나가 내가 몸담고 있는 인문사회과학계의 연구 분야이다. 언제부터인가 인문사회과학의 연구과제들도 대형화 바람을 탔다. 우수한 연구자와 연구과제를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해 주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자는 취지일 것이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의 선정 과제들을 보면 규모가 연간 2억∼3억원을 넘는 과제가 많다. 조만간 인문학 분야에서 지원하는 연구과제도 대형으로 장기간 지원한다고 한다. 이런 지원사업이 인문사회 분야에서 전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간의 경향을 보면서 관찰자로서 느낀 불편한 소감을 간단히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대형화의 폐해는 제한된 연구비를 몇가지 과제가 독식하여 창의적 연구과제의 진입 장벽을 높인다는 데 있다. 학진의 사회과학 과제 채택률은 겨우 20% 수준이다.10가지 연구과제 신청서가 경쟁한다면 2가지 정도가 채택된다는 이야기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좋은 연구 제안서를 써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밀려날 수밖에 없다. 대형의 다년도 과제가 더러 있다면 날이 갈수록 새로운 연구제안서가 채택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둘째, 다년도 대형과제의 경우 인센티브 체계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대개 연구제안서는 미취업 박사들이 모여 쓸 가능성이 높다. 예외도 있겠지만 규모를 채우기 위해 여기저기서 주제와 거리가 있는 연구자들도 불러 모은다.2억∼3억원 규모의 연구과제를 만들기 위해 대충 10명가량이 모인다. 이 가운데 미취업 박사도 2∼3명 구한다. 연구주제에 기초하여 연구자들이 연결되는 수순이 아니라, 연구 규모에서 출발하여 연구주제와 연구자들이 이합집산하는 수순을 밟는다. 이 경우 연구주제와 연구자 전공의 엇박자도 문제가 될 것이고, 몇몇 참여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가 될 것이다. 셋째, 대형과제에는 빠짐없이 해외조사 연구비가 들어가 있다. 문헌연구로 족할 과제에도 해외조사가 필요하다고 강변한다. 집중적으로 인터뷰를 하거나 현지조사를 해야 하는 과제라면 모르되, 그렇지 않은 연구과제에도 대부분 해외여행 경비를 청구한다. 이런 부분이 심사과정에서 예산 심의를 통해 걸러지면 다행이지만, 관찰자가 보기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대형화가 남긴 도덕적 해이이다. 인문사회과학은 자연과학이나 공학과 달리 대형화로 인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연구수준이 높아지지 않는다. 연구의 장(場)이 달리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형화한 연구팀이 자주 만난다면 차이보다는 동일성의 논리에 전염될 우려도 있다. 이는 오히려 창의적 연구를 제약할 우려마저 있다. 대형화보다는 네트워킹이 좀 더 나은 조직이 아닐까? 네트워킹을 통한 의견교환이면 충분할 것이다. 또 연구설계·문헌 읽기·인터뷰에서 논문 작성에 이르기까지 조교가 도울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다. 대부분의 연구과제는 외롭게 연구실을 지키면서 수행해야 하는 장인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수공업적 장인에 어울리는 과제를 대형화한다면, 명장의 기예가 담긴 작품은 사라지고 자동차 공장에서 찍어내는 대량 생산물과 같은 표준화된 논문들만 범람할 것이다. 작금의 논문 생산과 소비방식이 그렇지 아니한가? 인문사회과학 연구지원 시에는 대형화보다는 중형화, 중형화보다는 소형화 연구지원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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