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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남성] 골드미스·싱글남의 ‘행복과 슬픔’

    [여성&남성] 골드미스·싱글남의 ‘행복과 슬픔’

    가정에 얽매이기를 거부하고, 자기계발과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이른바 ‘골드미스’,‘싱글남’들이 늘고 있다. 번듯하게 자리잡은 아들, 딸이 ‘언제 손자를 안겨줄까.’기다리는 부모님의 걱정어린 눈길과 잔소리만 없다면 이들에겐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인다.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특화된 상품을 찾고, 다른 걱정 없이 일에만 몰두하고, 휴가때면 홀로 해외여행을 다니는 ‘골드미스’,‘싱글남’들의 삶은 행복하기만 할까? 당당한 싱글들도 조금은 외로울 것 같은 겨울 초입. 이들이 느끼는 행복과 말 못 할 슬픔을 들어보자. ●버는만큼 투자… 20대 못지않은 감각 유지 외국계 제약회사에 다니는 이모(38·여)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패션리더’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골드미스인 덕에 20대 못지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있었던 대학 동기의 결혼 피로연장에 가슴이 깊게 파인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아줌마’가 돼버린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샀다. 유행에 민감한 이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패션 동호회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회원들은 주로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젊은 여성들이다. 이씨는 회원들과 패션 정보는 물론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을 이야기하며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 애쓴다. 그는 가끔 오프라인에서 회원들을 만나 클럽 등 ‘밤문화’를 즐기기도 한다.“남편과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지쳐 있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해요. 혼자 살다보니 저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고 그 시간에 나이 어린 친구들과 어울리며 젊은 감성을 유지할 수 있죠.” 회계 법인에 다니는 이모(35)씨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씨의 취미는 자전거타기.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자전거만도 넉 대다. 산악용 MTB는 물론, 산책용 미니벨로(바퀴가 작은 자전거)에 통학용 사이클, 여행용 사이클까지 자전거 가격만 합쳐도 일반 회사원들 초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부품 업그레이드 비용이나 관리비용 등을 따지면, 다른 친구들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액수의 돈을 이씨는 취미생활에 투자하고 있다. ●정 들자 떠나는 친구·동료 보면 외로워 교사인 백모(36·여)씨는 ‘재색’을 겸비한 골드미스다. 명문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백씨는 학창시절부터 줄곧 수많은 남성들의 구애를 받아왔다. 하지만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다.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백씨에게도 고민은 있다. 백씨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까닭에 직장 동료들을 잘 챙긴다. 동료들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아플 땐 약을 사 집에 찾아가기까지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정을 쌓았던 동료들은 하나둘 결혼하며 떠나갔다. 백씨는 시간이 갈수록 덩그러니 혼자 남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가슴이 공허하다고 고백한다. 백씨는 최근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해 ‘반쪽’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자신도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강박을 느끼는 탓이다.“골드미스가 화려해보이는 건 잠시뿐이에요. 저도 빨리 짝을 찾아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한국 무역회사 중국지사에 과장으로 근무하는 최모(34·남)씨는 잘 나가는 직장인이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입사했고 성실성과 외국어 능력을 인정받아 과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무역을 담당하는 해외파견 업무를 맡게 됐다. 그곳에서는 생활비 외에도 한국에서 받던 임금의 1.5배를 받게 되면서 노후 설계도 착실히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한국에 있는 날은 1년에 채 두 달이 안 된다. 맡고 있는 업무가 많다 보니 한국에 와서도 시간을 내서 연애를 하기 힘들다. 선을 봐도 중국에 와서 살겠다는 여성이 없다. 남들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출세해 지금도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나이가 점점 들면서 결혼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퇴근하고 불 꺼진 집에 돌아오면 외로워 미칠 지경입니다.” ●한곳에 푹빠져 오직 ‘나’를 위한 삶 외국계 홍보회사에서 일하는 남모(34·여)씨는 뮤지컬 마니아다. 한 번 ‘꽂힌’ 뮤지컬은 몇 번이고 다시 본다. 몇몇 유명 뮤지컬 배우들도 그녀를 알고 있을 정도다. 헤드윅, 싱글즈 등 소공연장 작품은 물론이고 캐츠, 라이언킹 등 큰 스케일의 작품도 섭렵했다. 남씨는 “동호회에서 표를 단체로 예매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비싼 뮤지컬을 조금은 저렴하게 볼 수 있다.”면서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남씨를 “뮤지컬에 미쳤다.”고 말한다. 여가시간 대부분을 뮤지컬에 매달려 지내다보니 남자 만날 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남씨는 “뮤지컬 배우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10대 소녀팬이 된 것 같다.”면서 “가끔 뮤지컬 배우들과 연애하는 상상도 한다.”고 말했다. 남씨는 결혼을 했다면 이렇게 뮤지컬에 빠질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주변 선배들 중에 30대 미혼이 많거든요. 그래서 제 상황이 문제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평생 결혼을 못해도 상관없어요.” 국제선 항공기의 부기장인 이모(34)씨는 이른바 ‘골드 싱글남’이다. 깔끔한 외모에 직업상 다져진 매너와 친절함, 그리고 넉넉한 수입까지 모든 것을 갖췄다. 일정하지 않은 비행스케줄 때문에 생활이 안정적이진 않지만, 부기장 6년차인 그는 이런 불규칙한 생활마저 ‘다이내믹’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세계 곳곳을 누비는 즐거움에 아직도 설렌다. 도착지에서 하루 정도 쉬었다가 다시 한국으로 오는 고된 일정이지만 이씨는 “현지 사람도 많이 만나고, 다른 문화를 접할 수도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연애나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할 만큼 바쁜 삶이지만, 아직은 비행이 더 좋다. ●챙기는 사람 없어 나도, 가족도 아프면 안돼 수학과외로 한 해 1억 5000만원을 버는 문모(36·여)씨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 없이 아파야 했기 때문이다. 유방암을 앓고 있는 문씨는 올해 큰 수술을 네번이나 받았다. 수술을 준비하기 위해 전신CT 촬영을 받았는데 청천벽력 같은 결과가 나왔다. 뇌에서 종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유방암 수술보다 뇌수술이 더 시급하다는 의사의 말에 당장 수술에 들어갔다. 종양이 주요 신경부위를 누르고 있는 터라 매우 까다로운 수술이었고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열이 떨어지지 않아 다시 CT촬영을 해보니 뇌에 물이 찬 것이 보였다. 문씨는 재수술을 받았다. 두 번의 뇌수술을 거친 후 문씨의 몸은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졌다. 또 지난 7월 유방암 수술을 받아야 했다.10월 검진에서는 자궁에도 혹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2주 전 자궁암 수술까지 받았다. 경북 포항에 사는 어머니는 서울에 올라와서 문씨를 간병하고 있다.“아플 때 혼자 있는 것만큼 서러운 일이 없어요. 이럴 때 의지할 수 있는 남편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요.” ●‘골드’ 없으면 그냥 ‘미스·미스터’ 대학 교직원인 이모(36·여)씨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취업 전부터 유럽 전역, 미국, 캐나다, 인도,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취업 후에도 이씨는 주말을 이용하거나 휴가를 내 중국, 일본 등지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 이른바 여행중독이다. 그녀의 월급 대부분은 여행비로 지출됐다. 이런 이씨에게도 꿈이 있었다. 바로 애인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 하지만 만나는 사람 대부분 여행을 싫어했다. 한 번은 함께 여행을 간 남자와 사귀게 됐다. 하지만 곧 이씨가 남자의 스케줄도 고려하지 않고 해외여행 가자고 조르자 갈등이 생겼고, 어김없이 헤어지고 말았다. 또 버는 돈 모두를 여행 비용으로 사용해 버리는 그녀의 씀씀이에 남성 대부분이 그녀를 꺼렸다. 회사원 장모(33)씨는 통장 잔고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난다. 하루가 멀다하고 잔액이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동년배에 비해 적지 않은 연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빠듯한 생활을 한다. 수입의 상당부분을 음주와 외식 등 소비에 지출하는 그의 경제적 습관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계획적인 경제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친한 친구들이 결혼한 후 아내와 함께 재테크 계획을 세우며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있는 데 반해 장씨에게는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뚜렷한 목적도 없고 외식으로 지출이 많아도 따로 관리해줄 사람이 없다.1년 전만 해도 친구가 결혼을 해서 아내에게 통장을 맡기고 카드 사용내역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듣고 답답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그런 친구들이 부럽다.“저에게도 옆에서 돈 관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는 결혼을 하겠다는 뚜렷한 계획이 없었지만, 곧 집도 장만해야 하고 앞으로 가정을 꾸리려면 목돈이 많이 필요할 텐데 이대로라면 결혼자금이나 장만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용어클릭-골드미스(Gold Miss) 30대 이상 40대 미만의 미혼 여성 가운데 학력이 높고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계층을 지칭하는 새로운 마케팅 용어다. 자기성취욕이 높으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고, 경제적으로 구매력이 높다. 결혼을 늦게 하는 사회적 변화, 직장에서의 성차별이 약해짐에 따라 독신생활을 즐기면서 특히 쇼핑과 해외여행 등 감성적인 만족을 위한 소비행위를 주로 한다. 이와 비슷한 라이프 스타일의 남자들을 싱글남(Single-男)이라고 부른다.
  • 여행수지 7년만에 흑자 반전

    서비스수지 적자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여행수지가 7년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짐에 따라 해외여행과 조기 해외연수 등이 큰 폭으로 줄어 들었고, 기존에 나가있던 사람들도 서둘러 귀국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여행수지는 3억 7000만달러 흑자를 내 2001년 4월(3000만달러) 이후 7년6개월 만에 흑자로 반전됐다. 월간 흑자 규모로는 1998년 10월(3억 9000만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10월 중 여행 수입은 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 70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반면, 여행 지급은 8억 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7억 5000만달러)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올해 여행수지는 지난 7월 14억 9290만달러 적자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 10억 9280만달러 적자,9월 3억 8550만달러 적자 등으로 그 규모가 줄어들었다. 한은은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내국인들의 해외 여행과 유학 경비 지급이 감소했지만 외국인들의 국내 여행과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10월 중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26.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5.9원보다 411원이나 상승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 여행객 수는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특히 9월 중 내국인의 해외 여행 수는 81만 87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9%나 줄었다. 10월 통계는 최종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해외 여행객 수가 8~10%가량 줄어든 것으로 관계 기관들은 추정하고 있다. 올해 1~10월 여행수지 누적 적자는 83억 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8억 1000만달러에 비해 44억 2000만달러(34.5%감소) 줄어들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2)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2)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

    “금융위기나 환율상승 등의 악재로 한국 경제가 위기를 맞으면서, 국내 관광산업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가 지속적으로 30~50%가량 줄어드는 추세고,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반작용으로 최대 시장인 일본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 등에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가 늘고 있습니다. 위기상황을 잘 이용하면 오히려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관광수지 적자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 등의 악재 때문에 각국 여행자들의 지갑은 꽁꽁 얼어붙었다. 가뜩이나 인바운드 시장 여건이 취약한 상태에서 국내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최근엔 미국이 한국을 비자면제협정(VWP) 대상국에 포함시켰다. 한국인의 미국 여행 환경은 개선되겠지만, 여행수지 측면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더 크다. 게다가 금강산 관광은 10주년이 된 올해 공교롭게도 피격사건 이후 여태 전면 중단된 상태다. 노무현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백두산 관광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관광산업 측면에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돌파구는 없을까.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한국관광공사 오지철 사장에게 대책을 물었다. # “금융위기 국내관광산업 발전 기회로” “모든 나라에서 소비를 억제하면서 해외여행 수요도 크게 줄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등 미주나 유럽 등에서 관광객이 들어오길 기대하기는 어렵지요. 현재 관광공사는 우리의 주력 시장인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에 특별히 예산을 집중, 마케팅과 홍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관광홍보)슬로건도 ‘지금이 찬스다.’로 내걸었습니다.” 9월 이후 일본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 사장은 이런 추세가 최소한 내년 1·4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VWP 시행 또한 관광수지 적자 개선에 걸림돌이다. “(예년보다)관광수지 적자폭이 커진다면 비자면제가 주범일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의 경우 비자면제 시행 3년 만에 미국 여행객이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우리는 2년 만에 두 배는 가볍게 넘을 것입니다. VWP 시행 후 항공기 증편이 예상됩니다. 이것을 기회로 의료관광이나 연고자 관광, 템플스테이 등 새로운 관광분야에 많은 북미지역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도록 현지 지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 “금강산 설악산 연계관광 활성화돼야” 관광공사는 해외여행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내국인의 국내여행 총량은 15~20%가량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사장은 이 시기를 국내 여행 활성화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찾기 캠페인과 더불어 국내여행 공식 여행사로 지정된 6개 회사와 협력해 신뢰할 수 있는 상품들을 적절한 가격에 내놔 국내여행 활성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최근 ‘맛 기행’ 등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여행상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의 국내 여행상품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 10주년을 맞은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된 것은 국내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서둘러 해결돼야 할 문제다. 백두산 관광 또한 지난해 10월 서울∼백두산 간 직항로 개설 합의 이후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오 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관광공사, 현대아산, 그리고 북측이 공동 참여하는 ‘금강산관리위원회’(가칭) 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금강산 관광만 잘되게 해서는 의미가 없고 강원도 설악산 등과 연계하는 관광이 이뤄져야 국내관광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책적 대안보다 국민인식 변화 중요” 사실 오 사장은 해마다 반복되는 관광수지 적자 구조를 바꾸기 위해 어떤 정책적 대안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인식 변화라고 지적한다. “국내에선 볼 게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외국과 경쟁할 독특한 인프라,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많지 않다는 거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들의 노력이 병행돼야 할 부분입니다. 수용태세가 미흡한 것도 문제입니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여행자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광은 으레 해외로 가는 것´이란 국민들의 인식 변화입니다. 국민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도, 막아서도 안 됩니다. 다만 우리 것을 먼저 보고, 두 번 나갈 걸 한 번으로 줄여보자는 것입니다. 국내관광은 관광산업의 핵심입니다. 내국인이 외면하는 데 외국인이 찾아 오겠습니까. 이것이 일본과 우리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오 사장은 지난달 29일 정부의 권유를 받아들여 유엔 산하 세계관광기구(UN WTO) 사무총장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국 관광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9월 경상적자 대폭 감소

    9월 경상적자 대폭 감소

    9월 경상수지가 12억 2000만달러 적자로, 전월 47억달러 적자에서 대폭 줄었다.10월 경상수지는 유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한은이 30일 발표한 ‘9월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2억 2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로써 올들어 9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적자 규모는 138억달러로 늘어났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2월(-8억 1000만달러)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다 6월에 18억 2000만달러 ‘반짝’ 흑자로 돌아섰으나 7월(-25억 3000만달러)부터 9월까지 3개월 내리 적자를 나타냈다. 경상수지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중화학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한 데다 유가하락으로 수입은 감소함으로써 적자 규모가 전달의 28억달러에서 7억 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서비스수지 적자도 전달 20억달러에서 9월 12억 4000만달러로 줄었다.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지급이 매우 줄어든 반면 여행 수입은 늘어나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전달의 10억 9000만달러에서 3억 9000만달러로 축소된 덕분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대검 국제협력센터 서정민 통역사 ‘영어 달인’ 비법

    대검 국제협력센터 서정민 통역사 ‘영어 달인’ 비법

    “이렇게 피곤한 공부가 없어요. 하루라도 거르면 실력이 나빠지는 게 확연히 느껴져요. 매일 듣고 매일 받아 쓰고 매일 외워야 감각이 겨우 유지되는 게 영어란 녀석이더군요.”영어의 달인들이 한결같이 영어가 가장 쉬웠다고 입을 모으지만, 서정민(28) 대검 국제협력센터 수사관은 영어가 가장 어려웠던 공부라고 말한다. 스스로 영어와 ‘수천만번’ 전쟁을 치렀다고 말할 정도다. 서씨는 올해 초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한 뒤 4월 특채로 채용돼 대검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 이런 피나는 노력 때문일까. 서씨는 대검에서 손꼽히는 실력파다. 서씨의 통역솜씨에 모두들 혀를 내두른다. 근성에서 실력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조직의 알짜로 꼽힌다. 특히 서씨가 맡고 있는 의전 통역은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서씨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해외경험도 없다. 대학교 3학년 때 20일간 영국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게 전부다. 학원을 다녀본 적도, 토익과 토플과 같은 영어공인시험을 따로 공부한 경험도 없다. 이런 서씨가 어떻게 달인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는지 서씨에게 그 비결을 들어봤다. ●미숙한 ‘말하기’의 원인은 미숙한 ‘듣기’ “영어 듣기와 말하기, 읽기, 쓰기 가운데 뭐가 가장 어려우세요?” 뛰어난 영어실력 덕분에 주변의 지인들은 영어를 잘 하는 비결을 곧잘 물어온다. 하지만 서씨는 대답하기에 앞서 이렇게 되묻는다고 했다. 서씨의 질문에 대한 사람들의 답변은 십중팔구 “말하기”란다. “제가 가장 화나는(?) 대답이 ‘말하기’예요. 말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제대로 듣기를 못한다는 소리거던요. 제대로 듣고 있다면 말하기는 쉬워요. 결국 말하기를 가장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속내는 ‘듣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단지 자신이 ‘듣기는 좀 된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죠.” 영어를 제대로만 들을 수 있다면 말하기도 쉽다는 게 서씨의 지론이다. 서씨가 강조하는 ‘듣기’는 단순히 ‘듣고 해석하는 과정’이 아니다. 대화가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가령,‘speak’,‘say’,‘tell’,‘talk’ 등은 똑같이 ‘말하다.’란 뜻을 갖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쓰는 표현이 다르다. 말하기를 잘 하는 사람은 이를 잘 구별할 수 있다. 만일 듣기에서 ‘말하다.’란 뜻에 천착해 해석만 하고 ‘역시 난 듣기를 잘해.’라고 착각해 끝내면 안 된다는 소리다. 듣기를 할 때마다 ‘이럴 땐 speak를 쓰고, 저럴 땐 say를 쓰는구나.’라는 폭넓은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작정 해석에만 매몰되면 말하기 실력은 나아지기 어렵다. 미숙한 ‘말하기’의 원인은 미숙한 ‘듣기’에 있다는 게 서씨의 생각이다. 서씨는 상황을 이해하는 ‘듣기의 방법’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드라마(미드)를 추천한다. 단, 똑같은 것을 세 차례 이상 볼 것을 권한다.“저는 항상 미드를 보라고 사람들에게 말해요. 일상생활에서 상황에 맞게 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죠. 처음엔 자막 없이 보고 다음에는 자막을 보면서 보면 좋아요. 물론 마지막은 역시 자막 없이 봐야겠죠.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해 나가면 ‘아, 저런 상황에서는 저렇게 말하면 되는구나.’라는 것을 배우게 되요. 결국 미드를 들으면서 말하기를 배우는 셈이죠.” 서씨는 또 자신의 실력을 빨리 가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실력을 매일 측정하라. 사람들은 자신의 발음도 모른 채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 게 서씨의 생각이다.“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정말 가관이죠. 이게 내 목소리가 맞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다시는 듣고 싶지 않잖아요. 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남들이 듣는 제 목소리와 발음을 알아야 영어실력이 향상되는 겁니다.” 서씨는 무작정 책상 앞에 앉아 ‘엉덩이를 누가 오래 붙이고 있냐.’는 식의 영어공부보다 일단 자신의 실력을 매일 측정해 듣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령,AP나 CNN의 뉴스를 직접 읽고 녹음해 본 뒤 외국인 앵커의 발음과 비교해 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서씨의 조언이다. 자신이 어떻게 말하고 발음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공부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밖에 되지 않는다. 남들이 바라보는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 느낄 기회가 필요하다. 서씨는 한국인이 흔히 겪는 ‘반쪽 영어’의 한계도 빨리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저도 해외 경험 없이 한국에서 혼자 공부하다 보니 어려운 책을 독해하거나 뉴스를 통역하는 실력이 좋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쉽게 쓰는 영어 실력이 부족했어요. 한국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특징이죠. 저는 이를 극복할 시간이 필요해 대학원에서 1년간 휴학했어요. 어려운 것은 잘하는데 쉬운 것은 못하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죠. 쉬운 회화도 다시 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절름발이 영어를 피할 수 있죠.”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환율과 물가는 오르고, 미래를 위해 준비한 주식과 펀드는 반토막 났는데, 그나마 임금이 깎이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하는 요즘. 추운 날씨에 찬바람 부는 청계천을 묵묵히 걷는 커플이 부쩍 늘었다. 기름값 아끼려고 자가용 놔두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판국에 주말마다 1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 데이트 비용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일까. 경제 불황 속 데이트 비용을 줄이면서도 사랑은 지키려는 커플들의 지혜를 들어 보자. ●주말 교외 드라이브 대신 ‘대학캠퍼스 투어´ 회사원 이모(27·여)씨 커플은 요즘 ‘버스투어’를 즐긴다. 만난 지 석 달째인 동갑내기 새내기 커플은 어디서 데이트를 하든지 행복할 때이긴 하다. 둘 다 신입사원이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밖에 만나지 못한다. 가끔 만나는 이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 주고 싶어도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지갑 열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적은 돈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데이트를 찾던 중 이씨가 생각해 낸 것이 ‘버스투어’다. 얼마 전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서 301번 버스를 타고 장지동 종점까지 데이트를 즐겼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MP3. 버스 맨 뒷좌석에서 음악을 들으며 그동안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씨는 “처음에는 버스 종점까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버스 안에서 창밖의 세상을 보는 게 재밌더군요.”라며 ‘버스 데이트’의 매력을 소개했다.“특이한 이름의 가게를 보거나 지나가다 재밌는 행사를 발견하면 곧장 내려서 게릴라 데이트를 즐기기도 해요. 단돈 900원(교통카드)에 어디 가서 이런 데이트를 즐기겠어요?”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남모(27)씨는 최근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에 맞춰 ‘캠퍼스 데이트’를 주로 즐긴다.1년 전 친구의 소개로 여자친구를 만난 남씨는 평일에는 영화나 연극 등을 함께 감상하고, 주말이면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만남에 변화가 생겼다. 서로의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경제사정이 식어 버렸기 때문이다. 남씨가 주말마다 나가는 교외 드라이브를 부담스러워하던 지난 9월. 때마침 여자친구가 “다음부터 차는 집에 두고 나와. 오빠는 돈 아낄 줄 몰라.”라며 남씨를 구박했다. 이후로 남씨는 ‘알뜰 데이트’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며 대학교 캠퍼스 투어를 하고 있다. 남씨는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시내 대학은 다 버스가 다니더군요.”라면서 “운전하는 피곤함도 없고, 흔들리는 버스에서는 자연스레 서로 달라붙게 되더군요.”라고 귀띔했다.“고풍스런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탁 트인 교정을 거닐다 보면 가끔은 동아리의 무료 공연도 볼 수 있어 좋지요. 대학가 근처 식당들은 값도 싸고 맛은 물론 양도 푸짐해 ‘1석3조’입니다.” 직장인 최모(28·여)씨는 ‘짠순이 데이트’가 생활화됐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집세 등 생활비가 만만찮다. 특히 만난 지 9개월 된 남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4번이나 될 정도로 많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늘어나는 휴대전화 사용량에 맞춰 월 2만원의 커플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 영화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예매권을 구해 비용을 줄인다. 음료수와 과자는 미리 슈퍼에서 준비해 영화관에 들어간다. 최씨는 지난여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남자친구와 함께 버스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차 없이도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죠.”라면서 “8월에 버스로 경남 거제의 외도에 다녀 왔는데 편하고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남자친구가 이러한 최씨의 절약 방침에 잘 따라 준다는 것. ●마트에서 와인·맥주 산 후 집에서 마셔 직장인 유모(27)씨는 여자친구와 토요일 저녁에 만나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밤늦게까지 여자친구와 사랑을 나누고 일요일 늦게 일어나는 것이 유씨의 휴일 모습이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조조할인 영화를 보기 위해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여자친구와 만난다. 최근 본 영화는 ‘맘마미아’였다. 예전처럼 토요일 저녁에 영화를 보려고 했다면 북적거리는 영화관에서 줄을 서서 표를 구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씨 커플은 일요일 오전 10시 관객이 그다지 많지 않은 영화관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휴일 아침에 영화를 보는 ‘실용’ 커플이 늘어난 것 같아요. 오전에 영화를 보고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를 느긋하게 보낼 수 있어 색달라요.” 둘 다 말이 없어 자타가 공인하는 ‘조용한 커플’인 김모(33)씨와 유모(26·여)씨. 중소기업에 같은 해 입사해 내년 가을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두 사람은 공통 취미가 있다. 바로 영화 보기. 둘은 데이트 때마다 영화관을 가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두 사람에게도 경기침체의 여파가 불어닥쳤다. 결혼에 대비해 전셋집 장만을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 상황에서 각자 굴리고 있던 펀드와 주식이 반토막 난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영화비용조차 아끼기로 합의한 두 사람은 ‘자취방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둘은 요즘 영화관에 가는 대신 김씨의 자취방에서 영화를 다운로드받아 보고 있다. 성격이 깐깐한 유씨는 공유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영화를 받아 보는 것을 내켜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두 번 공짜로 영화를 보다 보니 편리함에 맛이 들었다. 두 사람은 토요일이면 근처 대형마트에서 와인, 맥주 등을 산 뒤 김씨 집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요리를 해먹고 김씨가 전날 밤 다운받은 영화를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낸다. ●쿠폰 모으는 그녀 너무 예뻐 늦깎이 대학원생 김모(32)씨는 요새 ‘쿠폰족’인 여자친구 덕에 불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풍족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회사에 다닐 때만 해도 데이트 비용을 자신이 부담했다. 하지만 3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하고 난 뒤 예전처럼 여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해 줄 수 없었다. 이런 김씨에게 여자친구는 “내가 먹여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여자친구는 데이트에 사용할 쿠폰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씨는 ‘쿠폰 몇 개 쓴다고 얼마나 절약될까.’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10만원에 이르던 데이트 비용이 쿠폰 사용 후 무려 3만 5000원이나 절약됐다. 평소처럼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넉넉하게 즐긴 뒤 연극을 봤는데도 비용이 줄어든 것이다.“인터넷이며 책자며 온갖 쿠폰을 다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조금이라도 아끼겠다고 하는 마음이 너무 예쁘죠.” 회사원 이모(31·여)씨는 아침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할인쿠폰 서비스를 확인한다. 화장품 회사나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서비스는 오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이런 할인 서비스가 집중되는 날이다.“매월 마지막 수요일만큼은 다른 약속을 안 잡고 꼭 남자친구를 만나죠. 데이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날이거든요.” 사실 이씨에게 할인쿠폰이나 휴대전화 제휴 서비스, 포인트 등은 관심 밖이었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따져 가며 할인받는 모습이 구차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지며 자연스럽게 그의 생각도 달라졌다.“친구가 할인받으면 옆에서 덕을 본 적은 있었죠.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따져 보니 데이트비용을 꽤 아낄 수 있더라고요.” ●‘연인과 함께 어디서 뭘하든’ 리서치 회사에 다니는 백모(28)씨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여자친구와의 ‘3주년 기념일’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선물을 마련할 자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신구를 좋아하는 여섯 살 아래 대학생 여자친구는 명품 가방이나 18K 화이트골드 커플링을 받고 싶어 하는 눈치다. 하지만 백씨의 자금줄인 중남미 펀드는 일 년 새 반토막 났다. 그는 귀금속 가게를 찾아 여자친구의 취향에 딱 맞는 화이트골드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40만원이라는 가격에 화들짝 놀랐다. 대신 15만원짜리 실반지를 구입했다. 여자친구를 위해선 모든 것을 할 수 있노라던 백씨지만 경제난 앞에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식사도 기념일마다 찾던 고급호텔 레스토랑 대신 자신의 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서툰 실력이지만 요리책을 보고 직접 음식을 만들면 여자친구도 감동하지 않을까 싶어서다.“좋은 선물, 근사한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허세 부리다간 생활비도 남아나지 않을 판인 걸요.” 은행원 김모(27·여)씨는 ‘해외여행 마니아’다.7년째 연애중인 남자친구도 여행을 좋아해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해외로 다녀왔다. 둘은 대학시절 유럽여행을 시작으로 동남아,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 오지까지 세계 곳곳을 누볐다. 하지만 김씨는 올가을에는 조금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여행 대신 남자친구와 강원도를 둘러보고 올 생각이다. 끝 모르고 치솟는 환율 탓에 비행기를 타고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김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년 봄 결혼을 약속한 김씨 커플은 신혼여행도 해외여행 대신 자전거 국토종단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힘은 들겠지만 비용을 줄이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다.“매년 해외에 나갔다 오는 게 삶의 낙이었는데 아쉽죠. 그렇지만 국내에도 즐길 만한 여행지가 많으니 만족해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여성&남성 더 보러가기]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노처녀·노총각은 왜 결혼을 못할까 난 이렇게 차였다… 이별의 사연들 혼전동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징그럽다고?”… 이스라엘 뱀 마사지 유행

    “아픈 곳이 어딘가요? 제가 치료해줄게요!” 이스라엘의 한 마사지 숍에서 살아있는 뱀을 이용해 마사지를 하는 숍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다 버락 스파’라는 이 마사지 숍은 지난 2006년부터 남다른 차별 전략을 써왔다. 바로 사람이 아닌 뱀들이 몸 곳곳을 마사지 해주는 것. 이 곳을 운영하고 있는 버락이 직접 해외여행에서 경험한 것을 자신의 숍에 도입했다. 버락은 “아픈 곳에 뱀 여러 마리를 올려놓아 마사지를 한다.”며 “시원한 압력이 스트레스를 날려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뱀을 무서워해 놀라는 분들도 있지만 한번 마사지를 받아본 사람을 단골이 된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마사지”라고 자랑했다. 마사지에 쓰이는 뱀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킹 뱀과 콘 뱀, 밀크 뱀 등 크기와 종류도 갖가지로 독은 없다. 아픈 부위에는 큰 뱀 위주로 근육을 이완 시킬 때는 보통 작은 뱀을 사용한다. 지난 4월 미국 유명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되기도 했던 이 뱀 마사지는 총 1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며 가격은 70달러(한화 약 9만 8천원)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자체 해외 출장 속속 중단

    지자체 해외 출장 속속 중단

    가파른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 등 각급 기관이 해외출장이나 연수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17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부터 올 말까지 계획 중인 직원의 해외 파견이나 연수 등을 미루거나 계획자체를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월 2일부터 1주간 이탈리아 밀라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 더블린 등 3개 도시를 방문하려던 해외출장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오 시장은 밀라노에서 세계디자인올림픽(WDC) 2012년 서울개최 휘장을 인수하고, 외국투자 유치 행사를 할 예정이었다. 광주시는 지난 15일~오는 25일 9박 10일 일정으로 예정된 ‘국외공무원 노사관계연수’에 시 직장협의회 관계자를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중단했다. 이번 일정은 당초 네덜란드·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유럽 선진지역을 둘러보는 코스로 잡혀 있었다. 시는 또 다음달 2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러시아·헝가리 등 동유럽지역에 관계 공무원을 파견, 국가재난관리선진제도를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했다. 시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을 제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도 가급적 해외연수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최근 연기된 일정은 사실상 취소된 상태”라고 말했다. ●전남, 경기 호전 뒤로 미뤄 전남도도 최근 공무원의 각종 공무수행을 위한 국외출장 또는 여행을 국내경기가 호전되는 시기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실시해 온 ‘국외 선진지 비교연수 팀훈련’이 전면 취소됐고, 단순 비교연수·견학과 같은 일반 국외연수도 중단했다. 목포시의회는 최근 상임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6박8일의 일정으로 계획된 의원 국외연수 일정을 취소했다. 시 의회는 해외 연수 대신 국내 연수와 토론회 등을 갖기로 계획을 바꿨다. 광주 동구도 올 말 예정된 모범공무원 해외연수 계획을 중단했다. 모범 공무원 70여명을 대상으로 계획된 해외연수 일정은 환율이 폭등하면서 잠정 중단됐었고, 최근 일정 자체를 모두 취소했다. 대구시도 최근 노사관계 담당자의 서유럽 출장을 중단했다. 또 연말까지 계획된 30여건의 자료수집 및 선진지역 벤치마킹을 위한 해외출장을 전면 수정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대구 서구도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예정된 우수 공무원 7명의 중국견학을 무기 연기했다. ●불가피할 땐 환율 상승분 본인 부담 경북도는 올 연말까지 예정됐던 65건의 공무원 외국출장을 전면 보류했다. 취소가 불가능한 경우 1달러에 1100원의 환율을 적용해 여비를 제공하고 초과금액은 당사자가 부담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경북 안동시는 23~26일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건강도시 연맹총회’에 참석하려던 인원을 당초 6명에서 2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건강도시와 관련한 벤치마킹을 위해 이달 중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공무원을 보내려던 계획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고,24~26일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유산도시 아시아·유럽총회’ 참석인원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경북 포항시는 일본 후쿠오카 현지에 아파트를 임대하고 시청 버스를 이용해 연수대상자들은 부산으로 실어나르는 등의 방법으로 공무원 1명의 4박5일 일본 연수비용을 29만원선까지 끌어내렸다. ●사천시의회, 연수 예산 영세민 지원 이 밖에 구미시는 5급 이상 공무원들의 해외출장이나 연수를 될 수 있는 대로 억제하기로 방침을 세웠고, 문경시도 외국출장·연수 관련 지원범위를 축소하거나 인원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사천시의회 역시 다음달 11~20일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3개국을 방문하려던 해외연수계획을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취소하고 연수예산은 모두 지역의 어려운 계층 지원사업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현철 시의회 의장은 “환율 폭등과 고유가,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국민들이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당에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에서 취소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中·日여행 10만원 비싸져 이달 말 환율 인상분 추가

    환율 폭등세로 인해 해외여행 상품 가격이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대형 여행사들이 환율 급등세로 경영 압박이 본격화되자 이달 말부터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에 대해 환율 인상분만큼 가격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23일 출발하는 여행상품부터 동남아는 5만원, 중국과 일본은 10만원 정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여행사는 이미 각 여행사 대리점, 예약 고객들에게 환율 급변으로 해외여행 상품에 대해 추가 가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들은 환율 변동분만큼 해외여행 상품 가격을 올리는 근거로 ‘국외 여행 표준약관’을 내세우고 있다. 약관은 국외여행을 할 때 여행상품에 적용된 외화환율이 계약 체결시보다 2% 이상 증감한 경우 당사 또는 여행자는 그 증감된 금액 범위에서 여행 요금의 증감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행업계는 환율이 최근 며칠동안 10% 이상 급등해 약관 규정상 해외여행 출발 15일 전에 여행객에게 통보하고 일정 부분 증액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달러 가뭄 해소 어떻게

    한국이 달러 기근을 해소하는 방법은 네 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한·중·일 국제공조’다. 형식이 멋진 국제공조는 외환보유액 규모가 세계 1·2위를 달리는 중국(1조 8088억달러)과 일본(9967억달러)에 한국 정부가 달러를 긴급하게 빌려달라고 부탁한다는 의미다. 특히 일본은 미국 중앙은행과 통화 스와프를 통해 1200억달러를 지원받기 때문에 한국과 달리 충분한 달러 유동성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급전을 빌릴 때 이자가 비싼 사채를 쓸 수밖에 없듯이, 국가간의 거래 역시도 녹록지 않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 중앙은행(FRB)이 9개 선진국에 제공한 달러 유동성을 한국에도 제공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미국 FRB는 내년 4월까지 일본·영국 등에 모두 6200억달러를 제공하고 9개 국가의 통화를 받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합동연차회의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정부측 관계자는 “FRB가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나라들은 국가신용도가 트리플A(AAA)로 싱글A(A)인 한국과 다르다.”면서 “또한 원화와 달러의 담보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통화스와프 대상국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제 무역규모 12위국이 위태로워질 경우 세계 경기에 미치는 파장 등을 강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셋째, 은행·민간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다.6일 정부가 은행을 압박했지만 금융기관들이 해외자산을 얼마나 매각할지는 미지수다. 개인들의 해외펀드 손실에도 불구하고 환매할 경우 국내 달러 사정은 개선될 수 있다. 현재 해외 설정 펀드 규모가 82조 3198억원이므로 전체를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800억달러 정도의 외환이 확보된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넷째, 경상수지 흑자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한 핵심적인 전제조건은 긴축정책이다. 경제성장률을 5% 이상 높게 잡는 ‘장밋빛 낙관론’에 집착할 게 아니라 3% 성장을 하더라도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위기 때처럼 전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1달러를 벌고 아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중은행 “장롱 속 외화 구합니다”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외화유동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외화모으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업은행은 8일부터 행운의 2달러 지폐를 포함해 장롱 속 외화지폐를 예금하거나 환전해 주는 행사를 연말까지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외화예금 고객에게는 외화 현찰 수수료를 최대 100% 면제해 주고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연 6.92%(3개월 만기) 금리를 적용한다. 외화 환전 때 최고 60%의 환율우대 혜택도 준다. 전북농협도 이달 한 달간 장롱·서랍·지갑 속 외화와 동전을 모아 예금하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전북농협은 캠페인 기간 동안 해외여행이나 출장 뒤 남은 외화를 예금하는 고객에게 현찰 환전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국민은행과 외환은행도 국내 거주민이나 해외 교포, 주재원을 대상으로 외화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우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막오른 국정감사] 지경위 ‘공기업 경영’ 비판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지식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공기업’이 단연 쟁점이었다. 여야를 떠나 공기업을 비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노림수는 달랐다. 여당 의원들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행태를 끄집어냄으로써 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에 힘을 실어준 반면, 야당 의원들은 현 정부 출범 이후의 ‘낙하산 인사’를 집중 부각시켰다.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가스공사가 최근 3년간 28억 4000만원을 들여 임직원들에게 영어교육을 실시했다.”며 “가스공사가 영어학원이냐.”고 냉소했다. 같은 당 김정훈 의원은 “(최근 공공기관 예산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와 물의를 일으킨) 공기업혁신연구회 회원 대부분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출신 정치권 인사들”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의 반격이 곧바로 이어졌다. 우제창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신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임원(사장, 이사, 감사) 44명 중 11명이 한나라당 출신 공천 탈락자들이거나 대선 선거캠프 활동 경력자였다.”며 “달래기성 인사가 극에 달했다.”고 각을 세웠다. 같은 당 최철국 의원은 “공공기관 예산의 획일적 절감으로 신규 인력채용이 전면 중단돼 좋은 일자리가 감소했다.”면서 “한국전력 419명, 한국수력원자력 202명, 중부발전 122명 등 발전 6개사가 채용을 포기한 인력만 541명”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가 청년백수 100만명 시대를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영혼없는 공무원들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지경부가 정권이 바뀌자마자 ‘지난 정부의 자원외교는 구체적 전략이 없는 일회성 자원외교’라고 자아비판했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금융위기]‘달러 확보’에 정부·은행 긴박한 움직임

    달러 구하기가 힘들어 피가 마를 지경이다. 환율이 환란을 방불케 할 만큼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정부나 기업이나 달러를 확보하는 한편으로 유출을 막는 방도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정부,亞공동기금 서두르기로 정부는 내년 2월쯤으로 예정돼 있던 외환자유화 후속 조치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내용도 해외 부동산 및 주식 등 투자를 통해 달러가 쉽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완할 방침이다. 내국인이 해외부동산을 사들인 규모는 2005년 2200만달러에서 외환거래 규제 완화 이후 2006년 7억 4300만달러로 34배나 급증했고, 지난해엔 11억 7400만달러로 53배나 폭증했다. 또 올 초 중국, 일본과 합의한 8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공동기금’ 마련을 서두를 계획이다. 단기적 외화유동성 확보책으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원화를 맡기는 대신 일본과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빌릴 수 있는 ‘치앙마이 구상(CMI)’도 구축하고 있다. 서비스수지 개선은 발등의 불이다. 관광, 유학·연수 수지 적자는 경상수지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장 그린피 인하와 세금 감면, 국내 외국교육기관에 대해 내국인 입학비율 확대 등 보완책을 제시했다. 달러 유입을 늘리기 위해 의료 관광 유인·알선 합법화와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조치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은행, 달러 확보에 ‘올인’ 사활을 걸었다고 할 정도로 은행들은 달러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외화자산 유동화 노력과 더불어 외화예금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들은 9억달러 규모의 외화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은행들의 행태는 달러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국민은행은 최근 7일 이상 1개월 미만의 외화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중순 2% 미만에서 최근 4.88%까지 올렸다. 우리은행도 7일 이상 외화예금 금리를 9월 초 1.9%에서 이달 초 3.5%로 높였다. 신한은행은 수출입거래 중소기업들에 수수료 혜택 등을 제공하는 ‘수출입 송금 외화통장’을 내놓았다. 국책은행들은 대규모 외화차입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유럽계 은행 등을 대상으로 3억달러 정도의 클럽 딜(평소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소수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자금 차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만기 6개월의 6400만달러를 차입했던 수출입은행은 이달 중 3억∼5억달러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외화 기업어음(CP) 발행으로 2000만유로를 조달했던 기업은행은 조만간 1억 달러를 차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동시에 외화 신규대출은 사실상 중단하고, 수출환어음 매입 영업도 축소하면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 외화자산 중 외화대출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달러 기근’ 때에는 대출 등을 줄이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민간, 해외여행 이미 위축 달러 유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해외여행이나 유학경비를 줄여야 한다. 환율이 치솟음에 따라 달러 해외지출은 타의적으로 줄고 있다. 달러 소비에 대한 인식은 외환위기 때와 비슷해졌다. 이미 올 상반기에 큰 폭으로 위축되기 시작한 여행·유학 등 개인들의 달러 소비는 하반기 들어 감소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가계의 해외소비 지출액은 7조 65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조 441억원에 비해 15.3%인 1조 4000억원이 줄었다. 총 출국자 수는 올 7월 전년보다 12%,8월에는 11% 줄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경우 여행객 수가 올 7월 전년 동기보다 16%,8월 14%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28%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자의 전년 대비 감소는 1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환율 상승에 대한 체감부담이 거의 외환위기 수준에 다다른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녀를 중국에 보내 교육시키고 있는 ‘기러기 아빠’ 이모(40)씨는 지난달부터 피아노, 수영, 보습 등 현지 학원교육을 중단시키고 최소한의 학비만 송금하고 있다. 이씨는 “연간 2만 5000달러를 송금해 왔는데 연초 기준으로는 우리 돈 2300여만원이면 됐지만 지금 환율대로라면 800만원가량이 더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이영표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이용원 칼럼] 아테네의 김경자씨,이스탄불 조미열씨

    [이용원 칼럼] 아테네의 김경자씨,이스탄불 조미열씨

    지난주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만난 현지 관광가이드 김경자씨는 박학다식하고 열정 또한 넘쳤다. 아크로폴리스에 올라 파르테논 신전, 디오니소스 극장, 페리클레스 음악당 등 유적을 둘러보는 동안 그녀의 입담은 거침이 없었다. 시대 배경이 되는 서양고대사는 물론이고 민주주의의 함의(含意), 종교·사상의 전개, 건축술의 특성에 이르기까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를 수시로 넘나들었다. 올해로 쉰셋. 그리스에 들어와 산 지 20년이 넘었다지만 그 내공은 단순히 연륜에만 의지한 게 아니었다. 우리 일행은 곧 그녀를 ‘교수님’이라고 불렀다. 아테네에 앞서 방문한 터키의 이스탄불에서도 한국인 현지 가이드 조미열씨를 만났다.‘교수님’과는 달리 한창 활력 넘치는 28세 아가씨이다. 그러나 나이가 어리다고 내공이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자신이 안내하는 유적지에 관한 지식이 해박했다. 또 젊은이 특유의 감각으로 터키 사회를 분석한 내용을 틈틈이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프로’였다. 아테네와 이스탄불은 둘 다 서울과 시차가 6시간이나 된다. 인천공항에서 이스탄불까지 항공편으로 직항해도 11시간 안팎 걸리는 머나먼 이역(異域)인 것이다. 그 땅에 그들이 들어와 살게 된 사연이 궁금했다. ‘교수님’은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다. 그리고 1980년 잠시 들르러 간 고향 광주에서 5·18을 겪었다. 이어지는 ‘80년대적’ 한국 상황은 그녀를 절망케 했고, 게다가 실연까지 겹쳤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인 1987년 그녀는 그리스를 향해 무조건 한국을 떠났다. 그리스를 택한 까닭이 민주주의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냐는 객쩍은 질문에 ‘교수님’은 피식 웃으면서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고 했다. 해외 연고라고는 이모 부부가 사는 그리스뿐이었다는 것이다. ‘교수님’은 그리스 남자와 결혼했고 국적도 얻었다면서 그리스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절망만을 가득 안고 도망쳐 나온 모국을 이야기하면서 왜 회한이 없을까마는 ‘교수님’의 말투는 담담했다. 조미열씨는 스스로 터키 행을 택한 사람이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지만, 해외에서의 삶은 어릴 때부터의 꿈이어서 영어는 단단히 공부해 두었다.2년 전 어느날 구인란을 찾아 인터넷을 뒤지다 터키에서 가이드할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즉시 응모했다. 터키 말은 한마디도 못하던 이 당찬 아가씨는 이제 현지 대학에 진학해 터키의 언어나 역사를 공부할까 고민 중이다. 대학에 진학할 만큼 저축을 했느냐고 묻자 그녀는 “한달에 250만∼300만원 정도는 버니까 문제없다.”고 대답했다. 오히려 서울에 한번 오가면 “돈이 너무 깨져서” 싫다고 했다. 그녀는 “관광가이드란 원래 노마드(유목민)”라면서 굳이 한국에 돌아가 살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시대에 고향이란 언제라도 돌아가 쉴 수 있는 공간일 뿐 생활의 터전일 필요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국 땅에서 만난 두 한국 여성, 아테네의 김경자씨와 이스탄불의 조미열씨는 삶의 궤적이 너무나 달랐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삶은 각기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일정부분 반영하는 듯했다. 이역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두 한국여성에게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하기를 빈다. 이용원 편집국 수석부국장 ywyi@seoul.co.kr
  • [글로벌 시대] 일본의 ‘배우자 찾기’/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글로벌 시대] 일본의 ‘배우자 찾기’/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얼마전 도쿄의 고모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서른세살이 되는 사촌에 관한 얘기였다.“누군가 좋은 후배가 있으면 소개해라. 부모가 나서 이런 거 말하는 것도 싫지만 지금은 ‘곤카쓰(婚活) 시대’이니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좋은 상대는 모두 채가거든.” 탄식이 섞인 메일에 담긴 ‘채간다’는 표현에 절박함이 느껴졌다. 요즘 결혼을 하고 싶은 일본 독신 여성의 키워드는 ‘곤카쓰’라고 한다.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한 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결혼활동’의 줄임말이다. 취업활동을 ‘슈카쓰(就活)’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가족사회학자인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교수가 ‘보다 좋은 결혼을 지향하는 의식적인 활동’이라고 명명함으로써 순식간에 퍼졌다. 일본 정부의 2005년도 조사에 따르면 25∼29세의 미혼율은 남성 71%, 여성 59%이고 30∼34세에서는 남성 47%, 여성 32%이다.50세까지 한번도 결혼해 보지 못한 생애 미혼율은 남성 15.4%, 여성 6.8%에 달하는데 평생 결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남녀 통틀어 25% 이상이라고 하니 일본인 4명에 1명꼴로 독신으로 생을 마감하는 셈이다. 일본의 미혼율은 1980년대부터 상승해 90년대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 그 배경에 대해 야마다 교수는 그의 저서 ‘곤카쓰 시대’에서 이렇게 해설한다.“어떻게든 취직이 되었던 시대는 거품경제가 붕괴한 90년대 끝났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남녀 교제에 관한 ‘규제완화’ 때문에 자동적으로 결혼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 일본에서는 85년에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이 제정됐다. 큰 변화였다. 필자도 그 해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는 일하는 게 멋있고, 결혼하는 건 그렇지 않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래도 커리어와 결혼 사이를 오가면서 사내 연애 혹은 맞선을 통하거나 학창시절부터 사귄 사람과 결혼하는 경우도 많아 특별히 결혼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절이었다. 그 뒤로부터 이른바 혼기에 격차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야마다 교수의 주장이다. 90년에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고 직업이라도 있으면 여성은 미혼이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결혼하지 않을지 몰라 증후군’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인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일이 있으면, 친구가 있으면 결혼 같은 거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잃어버린 10년’이 일본을 휩쓸고 간 2003년에는 30대 이상에 미혼, 무자식은 여자 인생에서 실패한 것이라는 ‘꼬리내린 개의 울음소리’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면 아무리 커리어가 있다고 해도 인생 낙오자라는 내용이다. 거품붕괴 이후 커리어가 있든 없든 여성들은 남성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촌동생에게 어떤 상대를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분수에 넘치는 상대를 원하는 게 아니라 분명한 수입이 있고, 영어가 어느 정도 되고 음악이나 영화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면 괜찮겠다.”고 한다. 분수에 넘치는 상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1년에 한번쯤은 해외여행을 다녀올 만큼 남자의 수입이 자신보다 많아야 하고 취미 생활을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는 조건이 속속 붙는다. 사촌동생은 대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20대 후반에 돌연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온 뒤로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촌이지만 아득바득 일하는 것이 질색이란다. 배우자에게 인생을 맡긴다는 사고가 놀랍다. 생을 함께할 파트너는 필요하지만,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챙겨야 하지 않는가. 결혼활동 끝에 결혼한다고 해서 만족스러운 미래가 기다릴지는 장담을 못한다. 지금 일본의 ‘곤카쓰 시대’를 보면서 2%, 아니 20%의 갈증을 느낀다. 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 관광공사 JATA 정부부문 대상

    한국관광공사는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3회 JATA투어리즘 대상’에서 정부 관광국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조선통신사 400주년 기념사업, 한일관광교류의 해 사업 등 신규 사업 발굴과 함께 일본인 관광객 15만명의 방한여행을 도모하는 등 일본인의 해외여행시장 확대에 공헌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전했다.
  • [Local] 진주 남강유등축제行 기차 운행

    코레일 부산지사는 경남 진주시와 함께 ‘2008 진주남강유등축제 기차’를 운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유등축제 기차는 8차례 운행된다. 축제 개막일인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는 오후 1시 울산 호계역을 출발해 울산역, 해운대역, 부전역, 구포역, 삼랑진역 등을 거쳐 진주역에 도착한다.5일과 10∼12일(폐막일)은 오후 2시 부산역을 출발해 구포역, 삼랑진역 등을 거쳐 진주역에 도착한다. 진주로 가는 기차안에서는 자신의 소망을 담은 유등을 만들어 보는 행사가 진행된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열차는 오후 9시쯤 진주역에서 출발하는데 와인 무료 시음행사와 음악 방송을 즐길 수 있으며 대만등축제를 즐길 수 있는 해외여행권을 받을 수 있는 경품행사도 열린다. 코레일 관계자는 “유등축제 기차를 이용하면 도로 정체 걱정없이 편리하게 축제현장에 도착할 수 있고 다양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프루덴셜생명 배수봉 대리 ‘영어통달 비법’

    프루덴셜생명 배수봉 대리 ‘영어통달 비법’

    “‘올드 팝송’중에서 가사를 전부 아는 노래가 100곡은 넘어요. 초등학교, 중학교 때 등하교 시간이 한 시간이 넘었는데 학교에 오가며 자주 팝송을 듣다 보니까 자연스레 가사가 외워지더라고요. 팝송을 들으면서 무슨 말인지 알게 되니까 영어도 더 재미있어지고….” 프루덴셜생명 인사팀 배수봉(30)대리. 그는 한창 민감한 나이인 10대때 팝송을 통해 영어에 눈을 떴다. 카펜터스, 비틀스의 노래를 듣는 게 영어듣기 공부였던 셈이다. “팝송은 알아듣기 쉽고, 내용도 명료하죠. 또 재미있으니까 공부라는 생각도 안 들었고…. 오성식의 굿모닝팝스를 특히 즐겨들었죠.” ●어려운 전화영어 ‘그대로 따라하기´로 해결 배 대리는 중·고등학교 때 영어에 관심이 높았지만, 대학 진학 때는 이공계(연세대 산업공학과)를 택했다. 당연히 남들처럼 원서를 읽는 것 빼고는 따로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다. 취직 때문에 토플·토익에 매달릴 필요도 없었다. 해외여행도 지금 회사에 들어오기 직전인 2004년 12월 미국 동부로 한 달간 여행을 간 게 전부다. 영어학원도 회화반을 한 달 정도 다닌 정도다. 그럼에도 배 대리는 회사 내에서 손꼽히는 영어통으로 꼽힌다. “토플책, 토익책 외우는 공부는 안 했어요. 하지만 대학 때나 직장 와서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영어공부는 꾸준히 했던 것 같아요. 다만 영어가 목적은 아니었고, 필요에 의해서 그때그때 배웠을 뿐이죠. 영어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실력이 늘지 않아요.” 예를 들어 군대(카투사)에 갔다온 뒤 사귄 여자친구가 한국어가 서툰 교포학생이었는데, 당시 한국어학당에 다니던 여자친구와 대화하려면 영어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에서도 미국인 직원과 e메일을 주고받거나 영어문서를 작성하려면 거기에 맞춰 따로 공부를 해야 했다. “전화영어가 좀 어려웠는데, 제 경우에는 처음엔 ‘그대로 따라하기’가 효과적이었어요. 전화로 했던 문장을 따라해 보고, 또 같은 문장을 직접 써보고…. 특히 말하는 억양 그대로를 흉내내면 다음번에 얘기할 때 그대로 써먹을 수 있게 되죠.” 그는 영어로 말문이 트이려면, 실력이 좀 모자라도 과감하게 먼저 말을 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카투사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당연히 영어를 못했죠. 미군들이 얘기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그래서 제가 먼저 얘기를 했죠. 그러면 상대방은 Yes나 No라고 말하는 정도고 주로 대화를 제가 주도했죠. 영어가 서툴렀으니까 정확한 의미전달은 어려웠지만, 어쨌든 무슨 소리인지는 상대방도 알아들었고 대화는 이어졌죠. 그 덕분인지 저는 한동안은 듣기보다는 말하기 실력이 훨씬 좋았어요.” ●“페이퍼백 읽으며 영어와 친숙해지세요” 배 대리는 아직 영어실력이 완성되지 않은 대학교 1·2학년 수준이라면 가벼운 페이퍼백 북을 많이 읽으면서 일단 영어와 친숙해지라고 권한다. “대학생 때 존 그리셤의 ‘더 펌’이나 ‘펠리컨 브리프’, 마이클 크라이튼의 ‘쥐라기 공원’유의 페이퍼백 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그중엔 기왕에 한글소설을 읽었거나 영화로 본 것도 있어 쉽게 소화할 수 있었죠. 처음엔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이후 ‘프렌즈’나 ‘섹스 앤드 더 시티’,‘로스트’ 등의 미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완벽하지 않으면 영어로 입을 열지 않으려는 분이 있어요. 그럴 필요가 없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쓰는 영어는 학문을 위한 게 아니잖아요. 중·고등학교 때 배운 단어만 갖고도 뜻은 다 통해요.” 배 대리는 “외국인들도 우리가 영어를 별로 잘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정말 말이 안 통한다면 단어라도 적어주면 알아듣겠지.’라는 두둑한 배짱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김성수 사진 도준석기자 sskim@seoul.co.kr
  • 한국여성 꾀어 마약 운반 국제조직 두목 국내 압송

    공짜 해외여행을 미끼로 한국 여성들에게 코카인·대마 등 마약을 들여보내는 수법으로 세계 각국에 마약을 밀수한 국제 마약조직 두목이 체포돼 우리나라로 압송됐다. 법무부는 10일 인터폴 수배대상에 올라 중국에서 체포된 국제마약조직 프랭크파의 두목 오비오하 프랭크(41·나이지리아)의 신병을 중국 정부로부터 넘겨받아 국내로 압송했다. 한국어와 영어 등 8개 국어를 구사하는 프랭크는 2002년 서울 이태원동에 의류회사를 가장한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공짜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면서 한국 여성들을 꼬신 뒤 의류샘플로 위장한 코카인 30㎏과 대마 60㎏을 영국, 네덜란드, 일본 등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랭크에게 속아 마약을 운반하는지도 모른 채 해외로 출국했던 한국 여성 10여명은 외국에서 마약범으로 몰려 5∼7년간 징역살이 신세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크는 2002년 조직원들의 범죄사실이 드러나면서 체포될 위기에 처하자 유럽으로 달아났다가 2003년 10월 독일에서 체포돼 덴마크로 신병이 넘겨졌다. 이듬해 5월 탈옥했으며 지난해 2월 중국 선양에서 체포됐다.법무부는 중국 정부에 프랭크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고,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은 지난해 10월 신병인도 판결을 내렸다. 이날 오후 1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된 프랭크는 ‘아무 것도 모르고 마약을 운반했다가 옥살이를 한 한국여성들에게 할 말이 없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변호사가 오기 전까지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겠다.”고 영어로 답변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부(부장 김주선)는 프랭크를 조사한 뒤 이르면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푹 꺼진 해외소비

    푹 꺼진 해외소비

    가계의 해외지출이 상반기에 15% 줄어들면서 환란후 최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전체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떨어졌다. 이는 고환율과 고물가로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계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의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액은 7조 65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9조 441억원에 비해 15.3%인 1조 4000억원이 줄었다. 해외지출이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며 감소폭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크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해외소비 지출액은 외환위기 충격으로 1997년 3조 4180억원에서 1998년 1조 2626억원으로 63.1% 급감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1999년 1조 7414억원,2000년 2조 9183억원,2001년 3조 1927억원,2002년 4조 8855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2003년에는 카드사태 등으로 인해 4조 3334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곧바로 급증세로 돌아서 2004년 5조 1367억원,2005년 6조 5452억원,2006년 8조 1987억원에 이어 지난해 9조원을 넘었다. 가계의 최종 소비지출에서 해외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1.02%에서 2000년 2.05%,2004년 3.06%,2006년 4.53%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4.80%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 해외소비지출이 줄면서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5%로 뚝 떨어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의 작년 동월대비 해외여행객 증감률은 5월 -0.7%,6월 -5.6%,7월 -12.5%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분기 957원,2분기 1018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9%,9.6% 급등한 점도 해외 소비여력을 줄였다. 한은 국민소득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물가가 오르면서 실질소득에 부담이 되고 있고 환율도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계 해외지출의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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