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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열나요” 꾀병학생 속출

    ■ 개학맞은 학교 진풍경 26일 오전 울산 A중학교에서는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방학 중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학생과 감기증세가 있는 학생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교사들은 교실에 손 소독약까지 비치하고 수업 중에 누가 기침만 해도 열을 체크하는 등 신종플루 차단에 하루 종일 진땀을 흘렸다. 전국의 각급 학교가 개학을 맞으면서 신종플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좌불안석’인 교사들과 달리 어린 학생들은 독감 정도의 대수롭지 않은 질병으로 인식하거나 신종플루 의심증세로 가장해 조퇴하는 등 꾀병을 부리는 학생들도 있다. A중학교 이모(37) 교사는 “양치질, 손씻기, 재채기를 할 때 휴지로 입 가리기 등 신종플루 예방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걱정”이라며 “일부 학교가 휴교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신종플루의 경우 휴교가 근본대책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교실에 비치된 손 소독약도 오전에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사용했지만, 오후 들어서는 사용하는 학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고교에서는 이번 가을축제에 다른 학교 친구들을 초청할 수 없다고 전하자 야유가 쏟아졌다. 학생들은 인근 학교의 휴교 소식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왜 우리는 휴교하지 않느냐.”고 서로 따져 묻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경남의 B중학교 1년생 김모(14)군은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죽는 것도 아닌데, 1주일간 쉴 수 있어 좋겠다.”면서 “우리 학교도 빨리 휴교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모(15·중2)군은 “일부 걱정하는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은 약 먹고 집에서 쉬면 치료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어떤 친구들은 약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보고 ‘먼저 감염돼 빨리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한다.”고 전했다. 신종플루 의심환자 3명이 발생한 경기 안양의 한 고등학교는 각 학급마다 지난주 개학 이후 발열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학교 관계자는 “열이 난다며 보건실로 찾아오는 학생들이 학급당 서너 명꼴”이라면서 “학생들은 조퇴를 원하지만 무조건 허락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일단 열을 재보고 의심이 가면 집으로 보낸다.”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의 H여자고등학교는 개학 후 첫 수업일인 24일 이 학교 1학년생 1명이 신종플루 확진 통지를 받고 조퇴한 직후 다른 학생 수십명이 유사 증세를 호소하며 조퇴를 요구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 S중의 한 보건교사는 “신종플루 파문만으로도 벅찬데 가짜 환자들 때문에 이중고를 겪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울산 박정훈·서울 이재연기자 jhp@seoul.co.kr
  • “외적 웅장함보다 신앙심 북돋워줘야죠”

    “외적 웅장함보다 신앙심 북돋워줘야죠”

    건축가들이 인정하는 아름다운 교회들은 어떤 곳일까. 유럽여행 코스로 빠지지 않는 웅장하고 거대한 고딕양식의 성당들일까. 교회건축 전문가 정시춘 실천신학대 겸임교수는 여기에 “노(No)!”라고 대답한다. 아름다운 교회 건축을 소개한 ‘세계의 교회건축순례’(발언 펴냄)를 낸 그는 “실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회는 대부분 작은 건축물들”이라면서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위압적이지 않고 개방적이며, 들어가 잠깐 쉬어보고 싶은 친근감이 있기에 작은 교회건물이 사랑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그는 이번에 책을 낸 이유도 “작은 교회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한 인터넷 뉴스에 연재한 것을 모은 이 책에는 그가 방문했던 13개국, 37개의 교회 건물들이 소개돼 있다. 2번의 순례여행을 포함 해외여행 때마다 교회를 찾아다니며 7년에 걸쳐 쓴 것들이다. ●‘세계의 교회건축순례’ 책 펴내 정 교수는 교회건축만 35년 외길을 걸었다. 1974년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낸 사무소에 교회 건물이 첫 의뢰 건수로 들어온 것이 인연이 됐다. “그때 이게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새로운 시도를 섞어가며 교회 건축만 설계를 했죠.” 사실 대학시절 뒤늦게 가진 신앙이 그때까지도 그리 돈독하지는 않았지만 소명으로 여기고 일을 시작하자 신앙심과 직업이 상승효과를 일으킨 셈. 그후에는 본격적으로 신학까지 공부하며 교회를 건축했고, 그렇게 세운 건물이 지금까지 100여곳이 넘는다. 그 기간 한국의 교회 건축도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다. 처음 고딕양식을 흉내낸 뾰족한 첨탑과 십자가로 대표되던 교회 건물들이 이제는 양식이랄 것 없이 다양하고 화려해진 것. 거기다 대형화 추세도 걷잡을 수 없게 되면서, 교회는 이제 신앙의 공간만이 아닌 다기능 종합문화공간이 됐다. 하지만 정 교수는 “교회건축이 세속의 문화를 너무 많이 받아들인 것 같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는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사람들의 정신적 기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회건축은 부가기능이 아니라, 신앙행위라는 본래 목적을 얼마나 충족시켜 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현대 한국 교회건축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 1970~80년대 경제성장과 교세 성장으로 교회는 많이 들어섰지만, 짓기에 바빠 기독교의 본령을 잊은 건축물이 된 것이 아쉽다. 게다가 교인들조차도 교회를 볼 때 신앙에 바탕한 사역이 아닌 세속 건물 보듯 여기는 시각이 만연해 있다. 여기에 정 교수는 “건축은 실용성을 추구하는 예술이기에 교회도 실용적인 기능, 즉 신앙심을 얼마나 북돋워줄 수 있느냐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연과 조화 이루는 교회 짓고파” 그는 지금도 신앙심을 고양시키는 교회를 짓기 위해 신학을 연구하고 종교인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 건축 요소의 단순한 모방이 아닌 “사람에 대한 이해,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던 전통의 정서가 담긴 교회를 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휴학·개교 연기 하루새 2배 껑충

    국내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확진환자 수가 3000명을 넘기면서 전국 중·고교의 휴교 및 개학 연기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다음달 초 개강을 앞둔 대학가도 ‘올바른 손 씻기 6단계’ 등 예방수칙을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팝업창으로 띄우는 등 신종플루 차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파악한 결과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개학 연기 및 휴교에 들어간 학교는 24일 오후 3시 현재 모두 38곳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1곳, 중학교 19곳, 고교 17곳, 국제학교 1곳 등이다. 휴교가 14곳, 개학연기가 24곳이었다. 전날 16개교보다 하루 만에 갑절 이상 늘어나 신종플루 집단발병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경남 거제시의 중학교 16곳은 20~27일 개학예정이었으나 30일로 모두 개학을 연기했다. 서울의 경우 해외에서 귀국한 지 7일이 지나지 않았으면 나오지 말라는 권고에도 등교했다가 귀가한 교사나 학생이 속출해 부랴부랴 귀가조치를 내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교과부는 이와 관련,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급 학교에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가을철 소풍과 운동회, 수학여행, 수련회와 해외여행 등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내려보낸 상태다. 학교장은 이와 별도로 신종플루 감염 학생 및 해외연수 학생 수 등을 파악한 뒤 지역보건당국이나 지역교육청, 시·도교육청 등과 협의해 휴교나 개학 연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뿐만 아니라 학원에서도 신종플루가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신종플루 예방조치에 따라 보건소 등에 신고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제주 해수욕장 200만 돌파

    올해 제주 해수욕장 이용객이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제주도는 도내 10개 지정 해수욕장 중 두 곳이 처음 개장한 6월20일 이후 이달 23일까지 이용객을 집계한 결과 203만 9000명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9만 9000명보다 13.3%(24만명) 증가한 것으로, 2007년에 해수욕장 이용객이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년 만에 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도는 신종플루의 확산 등으로 해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피서철 제주를 찾아온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17% 이상 증가한 데다 도내 해수욕장 이용 환경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신종플루 휴교 도미노 비상

    이번주부터 본격화되는 초·중학교와 대학가 개학을 앞두고 ‘신종플루 공포’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한 학교에서는 3~7일 동안 개학을 늦추거나 임시휴교 조치를 내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집단생활 공간으로 신종플루 확산의 근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신종플루 감염자 발생으로 개학을 늦추거나 휴교에 들어간 학교는 서울, 경기, 전북, 인천, 대전, 대구, 경북, 충북, 제주 등 9개 지역의 16개교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중학교가 3곳, 고등학교 12곳, 국제학교 1개교다. 국내에서 발생한 3000여명의 신종플루 환자 중 학생 환자는 700명 수준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확진환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개학을 연기하거나 임시 휴교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비공식적으로 개학을 미룬 학교까지 포함하면 10여개교가 추가로 휴교나 개학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하루에 100여명씩 확진환자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개학이 본격화되는 이번 주에 상당수 학교가 휴교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개학한 서울 A고는 최근 2학년 학생 3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24일부터 3일간 휴교를 결정했다. 또 수원 A고는 지난 20일 3학년생 1명이 신종플루로 확진되면서 당초 24일 하기로 했던 개학을 26일로 연기했다. 안양 B고는 지난 14일과 개학일인 17일 학생 3명이 신종플루로 확진 판정을 받자 19~24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임시 등교정지 조치를 내렸다.학부모와 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김수현(37·여)씨는 “학부모회와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다들 걱정만 하고 있다.”면서 “서울 강남의 경우 방학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애들이 많아 신종플루에 취약한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동네 의원과 약국에도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성남에서 소아과를 운영하는 장순호(40)씨는 “열이 나는 애들을 데려오는 엄마들도 있고, 전화 문의도 안내하기 벅찰 정도로 많이 온다.”면서 “학교에서 변종이 발생할 수 있다거나 애들은 면역력이 약해 걸리면 낫기 어렵다는 식의 소문도 퍼져 불안하다.”고 말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학교를 통한 지역사회 내 감염의 경우 공동생활하는 학생 수가 워낙 많아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순식간에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면서 “환자가 발생한 이후 추가 환자 발생 여부와 확산방지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김학준 박건형기자kitsch@seoul.co.kr
  • [신종플루 확산 비상] 하루새 258명… 새달 대유행 예고

    [신종플루 확산 비상] 하루새 258명… 새달 대유행 예고

    하루 만에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환자가 200명 이상 폭증하면서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지역사회 대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뒤늦게 거점병원과 약국 리스트를 배포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감염자 증가를 막는 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신종플루 거점 병원·약국 명단 보러가기 21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58명의 신종플루 감염자가 추가됐다. 지난 19일 108명의 환자가 추가돼 100명 선을 넘은 데 이어 이틀 만에 일일 최다 발생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로써 신종플루 감염자는 총 2675명으로 늘었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중앙단위의 역학조사를 사실상 포기하고 시·도 단위 집계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책본부는 “앞으로 중앙정부가 아닌 시·도 단위에서 확진검사가 이뤄짐에 따라 당일 내 모든 확진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수행이 불가능해 개별 감염케이스에 대한 발표를 중단하고 역학조사 정보는 주간단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여행 경험이 없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자가 급증, 대유행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시·도 현황에 따르면 지역사회 감염자가 전체 감염자의 절반 이상에 이른다. 또 인구가 많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했다. 경기지역 환자가 800명, 서울 545명, 부산 253명, 인천 175명 등의 순이다.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군인 20명 등 신종플루 감염자가 하루 새 24명이나 늘었다. 인천 부평구에서는 7명의 유아가 집단 감염자로 판명됐다. 집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개학을 미루거나 휴교하는 학교도 속출하고 있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는 학생 5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되면서 개학을 오는 26일로 미뤘고 인천의 한 고등학교도 확진환자 2명이 나오자 오는 27일 예정이었던 개학을 하루 연기했다. 안양의 한 고등학교도 17일 개학했다가 환자가 나오자 전교생에게 24일까지 임시 등교 정지 조치를 내렸다. 21일 현재 전국적으로 5개 학교가 개학을 미루거나 임시 휴교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새 상황이 급속히 악화됨에 따라 정부가 예상한 대유행 시기(10~11월)가 한 달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기준에 따르면 표본감시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환자 2.6명이 넘어서면 사실상 대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 현재 2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1일 오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범정부 차원에서 백신 구입 비용 1084억원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또 625억원을 투입, 현재 531만명분(전체 인구의 11%)인 항바이러스제의 비축물량 외에 250만명분을 확보할 방침이다. 복지부도 뒤늦게 전국 거점치료병원 455곳(8649병상)과 거점치료약국(567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병원과 약국 명단, 전화번호, 주소는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의사협회, 병원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玄통일 오늘 北조문단과 면담 고급임대 ‘한남 더힐’ 20대 당첨자 쏟아져 6일 걸려 서울 왔는데… 한국에서 학부모가 된다는 것 서울 ‘당일치기’ 여행가기 좋은 곳 중·노년들 ‘백수탈출’ 캐머런 신작 ‘아바타’ 끝내줬다
  • [신종플루 확산 비상] 항바이러스제 비축 2배로 늘린다

    [신종플루 확산 비상] 항바이러스제 비축 2배로 늘린다

    전국적으로 지역사회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가 급증함에 따라 정부가 항바이러스제의 무분별한 구입을 제한하고 비축량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20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항바이러스제의 무분별한 구입을 방지하기 위해 의심증세가 있는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구입 가능 횟수를 1회로 제한할 방침이다. 단, 처방제한은 정부 비축물량을 구매하는 경우이며, 기존 제약사가 시중에 공급한 물량은 제외된다. 하지만 제약사 공급물량은 이미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사실상 약을 필요로 하는 모든 환자에게 해당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종플루 감염자의 잇단 사망사건을 계기로 항바이러스제의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비축분을 풀지만 전체적인 수급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양을 개인별로 제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는 해외여행자 및 확진환자 접촉자를 대상으로 보건소에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왔지만 앞으로는 우선적으로 ‘합병증 우려가 있는 고위험군 급성열성호흡기질환자’를 대상으로 민간의료기관에서 처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고위험군은 ▲59개월 이하의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노인 ▲폐질환자 등의 만성질환자 등이다. 보건소나 거점치료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는 의약분업 예외를 적용해 의료기관 내에서도 항바이러스제를 직접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조제비와 진료비를 제외한 정부 비축 항바이러스제 순수가격은 무료다. 한편 전재희 복지부 장관은 이날 질병관리본부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등과 당정협의를 갖고 현재 인구의 11%(531만명분)가 사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을 최대 20%(1000만명분)까지 늘리고 소진되는 양은 신속하게 추가 구매키로 했다. 회의에서 복지부는 신종플루가 개학 후 9월 초에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에 도달한 뒤 10~11월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최대한 조기에 예방백신을 확보하되 백신 접종 전까지 대유행시기를 늦추고 중증 환자를 예방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집중 사용할 계획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종플루] 신종플루발생국 여행경보 해제

    외교통상부는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확진환자가 발생한 국가에 대해 지정된 여행경보를 해제한다고 18일 밝혔다. 외교부는 최근 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특정 국가에 대한 여행 경보 지정이 무의미하고, 여행경보 지정 국가가 148개국에 달해 변별력이 떨어져 이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종플루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해외여행자 감염예방수칙 ▲신종플루 해외확산동향 ▲질의응답 등을 해외안전여행홈페이지(www.0404.go.kr)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신종플루 공포] ‘치료거점병원’ 의사도 환자도 몰라

    [신종플루 공포] ‘치료거점병원’ 의사도 환자도 몰라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뒤에 치료병원이 어디냐고 묻는 전화가 여기저기서 빗발치고 있어요. 우리도 어느 병원이 거점병원인지 몰라 제대로 답변을 못해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서울 A대학병원 직원)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사망자 발생에도 불구하고 치료 거점병원이 확정되지 않아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달 21일 재난단계 격상을 계기로 500여곳의 거점병원을 확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일반 국민들은 병원 명칭조차 확인할 길이 없어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지난달 21일 치료거점병원을 지정했다고 밝혔지만 한달여 기간이 지나도록 병원 리스트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동안 신종플루 감염자는 1000여명에서 2165명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대형병원 중에서는 국립의료원·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 등 수도권 일부 공공병원만 지정됐고, 이마저도 환자가 직접 리스트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복지부 콜센터(129)나 응급의료전화(1339)로 문의하자 “질병관리본부에서 취합하고 있어 아직 확인해 드릴 방법이 없다.”는 응답만 되풀이했다. 해외여행을 하지 않은 감염자(지역사회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거점병원이 확정되지 않아 대유행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합병증이 나타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응급환자를 바로 치료하는 기관이 어딘지 의료진은 물론 환자도 알 수 없어 의료기관을 전전하다 사망하는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사망한 50대 남성도 1차로 보건소를 방문한 뒤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등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아무 의료기관이나 간다고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 빨리 치료거점병원을 지정해 줘야 한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속내를 살펴보니 문제는 보건당국에 있었다. 주무기관인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서로 상대방 소관이라고 일을 미루면서 병원지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 병원들이 거점병원으로 지정되는 것을 꺼려 선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치료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들이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면서 “신종플루가 전염병이다 보니 다른 환자들이 동요하거나 꺼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치료거점병원을 선정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시·도의 추천을 받아 ‘폐렴 치료 능력이 있는 병원’이라고 규정했을 뿐이다. 이처럼 애매한 기준 때문에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할 것 없이 후보에 올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리스트 선정이 마무리되면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정현용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현회장 “김위원장 원하는거 다 말하라며… “ 웨이터 출신 ‘제주 야생마’ 양용은 황제 등극 해외포르노 저작권 처벌은 ‘복불복’ 21년만에 빛보는 춘화들 ”최진실 묘위치 찾던 50대 전화 단서” ’파리대왕’ 골딩 15세소녀 겁탈하려 했다 ”KT 테스트서비스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이슬람 수영복 ‘부르키니’ 논쟁
  • [신종플루 공포] 동네 의원선 열검사만… 보건소선 “37.8도 넘으면 오라”

    [신종플루 공포] 동네 의원선 열검사만… 보건소선 “37.8도 넘으면 오라”

    지난 주말 신종플루 사망자 2명이 잇따라 나오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된다면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확진 판정을 받는지 등을 직접 확인해 봤다. 먼저 보건복지가족부 콜센터 ‘129’와 ‘1339’로 전화를 해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직접 “열이 있고 기침이 납니다. 신종플루가 아닌지 의심됩니다.”라고 하자 상담원은 열이 37.8도가 넘는지 물어봤다. 의심할 만한 수준이라고 대답하자 상담원은 신종플루 확진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소개했다. “고려대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순천향대병원, 삼강의료재단, 네오딘 의학연구소, 서울대병원, 녹십자의료재단 등에서 진단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료기관들은 서울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어 일반인들이 찾아가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상담원은 “기관 내에서도 분자생물과나 분자유전학팀 등 전문 분야에서만 상담을 받기 때문에 외래 창구에서는 상담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근처 병원·보건소에서는 확진 불가 “의원이나 보건소에서는 진단이 어렵나요?”라고 다시 묻자 상담원은 “확진 검사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열 여부로만 판단한다.”고 대답했다. 그 뒤 긴 설명이 이어졌다. 일반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는 열을 체크하고 마스크를 배포하는 데 그친다, 검체를 확진 판정이 가능한 기관에 보내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확진 판정을 받기는 어렵다, 판정 기간은 4~5일 정도 걸린다, 시간이 지체되면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으니 확진 가능기관으로 바로 가는 것이 제일 좋다 등등.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는 치료거점병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에 533곳이라는 정보만 공개됐을 뿐 시·도별로 거점병원이 어디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상담원에게 치료거점병원을 물으니 “거점병원은 격리치료를 받는 곳이다. 서울에서 892명만 격리치료를 받고 있고 건국대병원 등이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상담원이 가르쳐준 대로 일단 동네 의원에 갔다. 서대문구의 한 내과에 가서 “신종플루가 의심된다.”고 했다. 간호사는 “열을 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원장님이 보신 후에 검진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원한다면 피검사는 할 수 있다.”고 했다.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수 있냐고 하니 “의사가 판단할 몫”이라고 한다. 진료실에 들어가서 의사와 상담을 했다. 의사는 “먼저 체온을 재보자.”고 했다. 36.7도로 신종플루 감염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발열로만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로 사망한 56세 남성도 37.8도에서 0.1도가 모자란다며 돌려보내졌다. 발열 범위를 넓게 잡고 검사를 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 아닐까. ●‘37.8도’가 전가의 보도? 이번에는 한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신종플루 증상과 관련해 상담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최근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지, 열이 몇도인지부터 물어봤다. “1주일 전 일본에 다녀왔다.”고 대답하니 “비행기 안은 추우니까 감기가 들 수도 있다.”면서 “일단 열을 재보고 37.8도 이상이어야 검사를 한다. 열을 재본 뒤 37.8도가 넘으면 보건소로 오라.”고 말했다. 검사 절차에 대해 물으니 “피 검사도 있지만 우리는 목 안에 면봉을 넣어 분비물을 채취한다. 전문기관에 검체물을 보내야 하므로 확진까지는 4~5일이 걸린다.”고 대답했다.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수 있냐고 물으니 “국가에서는 거점약국을 통해 보급한다고 뉴스에서는 나오지만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현재는 보건소를 통해 약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가에서 어떻게 방향을 바꿀지 모르므로 일단 뉴스를 예의주시해 달라.”는 답만 돌아왔다. 시민들이 보건소와 병원을 찾아가더라도 체온 이외에는 뚜렷한 기준이 없다. 검사가 이뤄져도 확진까지 4~5일이 걸려 이 기간 동안 추가 감염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몰라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9월이면 ‘신종플루 대란’이 닥쳐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방역 추적체계가 허술하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송미옥 대표는 “타미플루는 치료약이고 예방백신도 아직 임상실험단계에 있기 때문에 초기 환자 발견이 대유행을 막는 유일한 처방책”이라고 조언했다. 김민희 이재연기자 haru@seoul.co.kr
  • [신종플루 국내 2명 사망] ‘신종플루 사망’ 초기대처 미흡

    [신종플루 국내 2명 사망] ‘신종플루 사망’ 초기대처 미흡

    신종플루 사망자가 잇따라 2명이나 발생한 것과 관련, 의료기관의 초기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과 16일 사망한 56세 남자와 63세 여자가 모두 초기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16일 오전 사망한 63세 여성환자는 최초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지난달 29일로부터 6일째인 이달 4일에서야 타미플루를 투약 받았다. 이는 세번째 의료기관을 방문한 지 5일째 되는 날이었다. 세번째 의료기관은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특별한 조치는 없었다. 신종플루 검사는 7일에야 받았고, 질병관리본부 최종 확진은 8일에 나왔다. 의료기관 방문 후 10일이 지나서야 신종플루 환자로 파악된 셈이다. 그 사이 환자는 중환자실과 음압격리실을 오갈 정도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 증세가 더욱 심각해졌다. 이 환자의 경우 증상을 보이고 5일 지나서야 병원을 찾은 터라 긴급한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15일 사망한 56세 남성환자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었다. 이 환자는 발열 증상이 있어 8일 보건소를 처음으로 찾았지만 체온이 37.7℃로 신종플루 기준점(37.8℃)에 0.1℃ 모자라고 호흡기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방도 받지 못했다. 이 환자가 타미플루 투약을 받은 것은 최초 의료기관을 방문한 지 4일째였으며, 신종플루 확진은 사망한 당일에야 받았다. 이처럼 의료기관이 신종플루 환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담당 부처는 환자가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16일 브리핑에서 “호흡기 이상 증상이 있으면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 찾아가 진료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을 경우 타미플루를 투여하거나 신종플루 검사를 받아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사 판단에 따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신종플루 관련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의료기관에 있다. ‘역학적 연관성이 없더라도 6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이 증중의 급성열성질환으로 입원한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는 의료 지침이 있음에도 56세 남성환자를 치료한 부산의 한 병원은 단순히 세균성 폐렴에만 맞춰 치료했다. 이처럼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신종플루 관련 지침을 좀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의료기관에 폐렴이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입원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신종플루 위험요인을 확인하기로 했다. 또한 해외여행력이 있는 경우, 확진환자로 확인되기 전에도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조기에 투약하게 된다. 당국은 해외여행력이나 신종플루 환자 접촉이 없더라도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신종플루 의심사례로 구분할 방침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신종플루 두번째 사망… 공포 확산

    신종플루 두번째 사망… 공포 확산

    국내에서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가 두 번째로 발생,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신종플루에 감염된 63세 여성환자가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급성호흡곤란 증후군’과 ‘다발성장기부전’으로 16일 오전 사망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해외여행이나 확진 환자와의 접촉도 없었으며, 고혈압이나 관절염 외에는 관련 호흡기 질환을 앓지 않았다. 이 환자는 지난달 24일부터 기침·발열·인후통·전신 근육통이 있었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다 29일 첫번째 의료기관을, 30일 또다른 두번째 의료기관을 찾았다. 두번째 의료기관에서 호흡기 내과 전문의사 치료를 권유받고 30일 오후 9시30분쯤 세번째 의료기관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도착 당시 저산소증이 심하고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을 보여 관내 삽관술과 인공호흡기 등 치료를 받고 중환자실로 옮겼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4일부터 타미플루 투약 후 7일 병원 자체 검사결과 신종플루 양성을 보였으며 8일 질병관리본부에서 공식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일에 이어 하루만에 또다시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종플루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위험’에 노출된 게 아니냐는 불안감과 함께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앞으로 국가 비축 항바이러스제 중 50만명(10%)분을 치료거점병원, 보건소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대 공급할 계획”이라며 “신종플루 확진검사에 대해서도 대유행시기에 한시적으로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신종플루 환자는 2089명으로 늘었으며, 15일 최초로 사망한 56세 남자를 포함해 사망자는 모두 2명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신종플루 국내 2명 사망] 日 첫 사망자…타이완은 두번째

    │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전경하기자│지구촌 전역에서 신종플루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남미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사망자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세계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에서 첫 신종플루 사망자, 타이완에서는 두번째 사망자가 15일 발생했다. 1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망자수(지난 6일 기준)는 1462명이다. 일본인 사망자는 오키나와현에 사는 57세 남성(무직)이다. 최근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어 국내 감염자로부터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심장병 수술을 한 적이 있는 데다 만성신부전증으로 투석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목 부위 통증과 기침 증세가 심해져 12일부터 입원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타이완 위생당국은 지난달 25일부터 신종플루 증세로 치료를 받던 6살 여자 어린이가 병세 악화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말 간암 경력의 39세 남자가 신종플루로 사망했다. 타이완에는 아직도 7명의 중증 환자가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은 첫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치료 중인 17세 소년이 위독한 상황이라 긴장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 소년이 아직 혼수상태에 빠져 있지만 병세는 약간 호전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 3일 경제중심지 뭄바이 인근 도시 푸네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인도는 열흘만에 사망자수가 26명으로 폭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15일 3명의 사망자가 추가 확인돼 사망자가 62명으로 늘어났다. 남미의 사망자는 더 많다. 아르헨티나는 14일(현지시간)까지 보고된 사망자가 404명, 브라질은 339명이다. lark3@seoul.co.kr
  • [사설] 신종플루 사망자 속출, 방역당국 뭐했나

    국내에서 신종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태국여행을 다녀온 50대 남성이 15일 급성폐렴 증세로 숨진 데 이어 하루 만인 16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63세 여성이 폐부종에 이은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했다. 두 경우 모두 초기에 의료기관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았더라면 목숨을 잃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방역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2일 멕시코에 자원봉사를 다녀온 50대 수녀가 첫 감염자로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신종플루 환자는 모두 2000여명이다. 초기 서서히 증가하던 환자는 방학을 맞아 귀국하는 유학생들과 연수생,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였다. 특히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전체의 34%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환자 대부분이 중증 증상 없이 완치됐고 사망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경각심은 낮은 상태였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신종플루 안전지대가 아니다. 본격적인 독감 시즌이 시작되는 가을에 신종플루가 대유행할 가능성마저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방역당국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신종플루에 대한 대응체계를 최고조로 강화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최대한 앞당겨 실시하고 전염병 대응단계도 한 단계 높여 국민들과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환자들이 급증한 다음에 대응하면 이미 시기를 놓치고 만다.
  • 전경 122명 발열… 신종플루?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경부대에서 유증상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3일 대구시에 따르면 수성구 지산동 모 전경부대 소속 전경 이모(23)씨가 신종플루 환자로 확진됐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휴가 중 경기도 수원에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보건소 검사 결과,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해외여행이나 확진 환자와 접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는 이씨 소속 전경부대원 245명에 대한 역학 조사 결과 122명이 발열과 기침을 하는 등 유증상자로 나타났다. 시는 이들 중 32명을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 조사 의뢰했다. 또 유증상자를 부대 내에 격리하는 한편 불가피한 대민활동 등에 대비해 마스크 등을 지급했다. 한편 강원지역에서 실무수습 중인 행정관 등 공무원 41명도 이날 집단으로 신종플루 증세를 보여 관계기관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강원도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도내에서 현장견학을 했던 실무수습 행정관 36명과 안내 공무원 5명 등 41명이 신종플루 증세를 보여 증상이 심한 10명을 격리병원에 입원시켰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춘천 조한종기자 cghan@seoul.co.kr
  • [피서 절정 2제] 제주 3만 2506명

    피서가 절정을 맞으면서 제주도를 찾은 하루 관광객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31일 모두 3만 2506명이 도를 찾았다고 2일 밝혔다. 이날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특별기 25편 등 항공기 174편 2만 5909명, 여객선 등 선박 9척 6597명에 이른다. 이는 1일 입도객 최다 기록인 2004년 8월1일의 3만 1005명을 깬 것이다. 관광협회는 경기침체와 환율 상승,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피서객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발길을 돌리고 있고, 동해안 피서지의 저온현상 등으로 제주에 관광객이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피서철 제주노선 항공 좌석이 지난해보다 8%가량 늘어났고, ‘올레 걷기’와 오름 탐사 등 녹색관광이 인기를 끄는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해외여행은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여행객 수는 447만 1800명으로 지난해 동기(657만 403명)보다 31.9%나 줄었다. 국제선도 대한항공이 1일 미주 노선만 99%를 기록했을 뿐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은 80~82% 수준에 그쳤다. 반면 국내 여행은 지난해보다 20~25% 늘어나 8월에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백편의 부정기 제주노선을 편성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 내 관광호텔 등 숙박업소와 렌터카, 항공편은 95∼100%의 매우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올 피서테마 ‘착한여행’

    서울 신정동에 사는 주부 정지연(47)씨는 지난주 중3인 아들 성원이를 지리산으로 여행을 보냈다. 사회적 기업인 ‘맵(Map)’이 운영하는 2박3일짜리 ‘지리산길 할머니네’ 프로그램이었다. 성원군은 하루 5~6시간 지리산 탐방길을 걷고 매동마을에 사는 현주민 할머니의 한옥 건넌방에서 잤다. 지리산 고사리, 곰취나물을 찬으로 올린 밥상을 받았다. 성원군은 “인월에서 주천까지 24㎞를 걸으면서 지리산 케이블카, 댐 건설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여행 마지막날 성원이는 지리산 안내센터에서 케이블카, 댐건설 반대운동에 자진 서명했다. 휴가철을 맞아 대안여행(책임여행)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착한 여행’이라고 불린다. 대안여행은 단순한 생태체험, 휴식에 그치지 않는다. 여행객들이 지역경제 살리기와 환경운동 등에 적극 동참하는 여행이다. 1980년 유럽을 중심으로 태동한 대안여행이 국내에 상륙한 건 불과 2~3년 전. 하지만 올 들어 착한 소비(생산자에게 이익이 많이 돌아가게 하는 소비) 개념이 여행분야로 확산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 올레가 대표적 사례. ‘대형 관광지 원주민들이 오히려 가난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지역민에게 관광수입을 돌려 주자는 취지다. 해외여행도 마찬가지다. NGO단체인 아시안브릿지가 설립한 ㈜착한여행사가 올해 선보인 ‘착한 여행 메콩강 시리즈’엔 여행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직장인 이영아(29·여)씨는 지난달 5박7일간 베트남·라오스 등 6개국을 도는 여행을 다녀왔다. 이씨는 “소수민족인 몽족 마을에서 숙박하고 라오스 특산품인 베틀을 이용해 스카프도 짰다.”면서 “시골 초등학생들에게 책을 나눠주고 함께 게임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최저비용으로 정해진 일정만 쫓아가는 일반 패키지 여행과 달리 현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휴가였다.”며 흡족해했다. 여행사 등에서 대안여행 관련 프로그램과 대안여행 기업가를 양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자센터가 만든 사회적 기업 맵이 오는 9월 시작하는 ‘대안적 여행기업가 양성 아카데미’(www.tour4us.net)는 신청 2주 만에 모두 마감됐다. 하나투어는 5~19일 ‘2009추어챌린지’ 행사에서 공정여행을 주제로 대학생 33명과 함께 태국 북부, 라오스 지역을 탐방했다. 아시안브릿지의 이현진 코디네이터는 “스페인 정부가 NGO단체들과 손잡고 ‘Q시스템’(무차별 관광개발을 막기 위해 마련한 환경보전기준 인증안)을 운영하는 것처럼 한국도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신부·스님 나란히 유럽 가톨릭 체험기 출간

    신부와 스님의 유럽 가톨릭 체험기가 나란히 나왔다. 서울 한남동 천주교 성당 김형찬 주임신부와 대구 선본사(갓바위) 주지 향적 스님이 각각 직접 몸으로 부딪친 이탈리아 성지순례기와 프랑스 수도원 체험기를 냈다. ‘땅 위에는 하늘을 담은 곳이 있다’(주심 펴냄)는 지난해 4월 김 신부가 본당 신자 30여명을 인솔하고 이탈리아를 다녀온 뒤 썼다. 한국인들이 잘 찾지는 않지만 성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몬테카시노, 피에트렐치나, 란치아노, 아시시, 시에나, 로마 등 10여개 도시를 10일간 돌아본 기록이다. “해외여행 정보와 자료는 많지만 성지순례의 특성을 살린 정보는 드물어 안타까웠다.”고 밝힌 김 신부는 이 여행을 위해 직접 순례코스를 짜고 신도들을 위한 현지 가이드 역할도 했다. 애초 기획처럼 진정한 의미의 순례가 될 수 있도록 현지 성당마다 들러 미사를 올리고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책은 영성을 위한 길을 떠나는 일행의 여정이 잘 나타나 있다. 곳곳에 가톨릭 신앙에 대한 해석도 함께 전하고, 사제로서 여행지에서 겪은 에피소드들도 소개한다. 또 순례 안내서로서 방문했던 성당의 전화번호·홈페이지는 물론 미사·순례 시간, 일행이 머문 호텔 위치 등 유용한 정보도 함께 담았다. 1만 5000원. 한편 향적 스님의 ‘프랑스 수도원의 고행’(금시조 펴냄)은 20년 전 스님이 프랑스 피에르키비르 수도원에서 수행했던 것을 인연으로 낸 체험기다. 1년가량 수도사들과 함께 생활한 스님은 “불교의 묵조선(默照禪)과 수도원의 묵상기도나, 육체노동의 신성함을 강조하는 등 둘 사이의 공통점을 보면 동서양 종교의 근원은 결국 하나의 물줄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감상을 밝히며, 승려의 눈으로 본 수도원 생활을 전한다. 스님은 저술을 위해 최근 다시 프랑스 수도원을 들렀다고 한다. 책에는 체험기 외에도 이해인 수녀와의 종교화합 대담을 비롯, 각종 기고 칼럼과 법문도 함께 모았다. 책 후미에는 체험기 일부를 불어로 번역해 실었다.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박물관ㆍ미술관으로 ‘문화 피서’ 떠나요

    박물관ㆍ미술관으로 ‘문화 피서’ 떠나요

    요즘 해외여행을 가면 배낭을 멘 채로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 등에서 그림을 구경하는 관광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빡빡한 여행 일정에도 불구하고 명화의 감동을 직접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지에서도 현지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아보면 어떨까. 물놀이를 하고 관광지도 돌아본 후 잠깐 시간을 내서 그 지역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돌아보는 것이다. 여름방학 맞이 기획전들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어차피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집을 떠나기는 쉽지 않지만, 멀리 떠난 여행길에서 조금만 시간을 내면 눈요기를 충분히 할 만한 전시들이 도처에 널려 있으니 말이다. 이달 제주시 연동에 문을 연 제주도립미술관이 개관기념전을 9월30일까지 한다. 서울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빌 비올라, 제임스 터렐, 테오 얀센 등 세계적 작가들을 포함한 11개국 36명의 회화, 사진, 설치, 미디어 작품을 전시 중이다. 건물도 감상거리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노출 콘크리트와 작은 구멍이 뚫린 제주의 현무암으로 지었다. 무료. (064)710-4300. 제주 한경면에 위치한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호랑이나 부엉이 등을 의인화해서 그림을 그리는 안윤모 작가의 ‘책과 노닐다’ 전이 열리고 있다. 집 형상의 책과 텐트 모양의 책 등이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근처에 제주분재예술원, 협재해수욕장 등이 있다. 8월12일까지. (064)710-7801~4. 삼국시대 역사교육의 장소인 경주에서 불국사와 석굴암, 천마총을 다 돌고나서 오션월드와 아쿠아월드에서 물놀이만으로 시간을 보내지 말자.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기획특별전 ‘사천왕사’전을 연다. 경주 인근에서 발견된 사천왕들을 한데 모았다. 짐승무늬 얼굴기와, 수막새 등에 새겨진 전통문양도 구경할 수 있다. 8월23일까지. 054-740-7505. 경성대 미술관에서는 8월30일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놀이체험전 ‘상상놀이터’를 연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공연된 어린이체험연극 ‘마술연필’을 전시로 업그레이드했으며, 2007년부터 수원·안산·안양·인천·고양 등을 이미 순회했다. 색깔 찰흙으로 연필을 만들고, 새로운 색과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계란판, 스티로폼, 한지 등을 활용해 재미난 작품을 만들고 뛰어놀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24개월 이상 어린이면 참여 가능하고 90분 정도 소요된다. 관람료 1만 2000원. 문의 1688-3657.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센텀시티에서 ‘2009 Green Cake-제4회 신세계 아트페어’가 30일부터 8월16일까지 개최된다. 유망 신진작가를 중심으로 인기작가들과 새로운 작업으로 전시돼 미술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무료. (051)745-1503~5. 휴가경비가 부족할 때는 경기도 일원으로 놀러가는 것도 좋겠다. 조각공원이 있는 장흥아트파크 근처에는 장흥파라다이스 야외수영장이 있다. 성인 1만원, 소인 8000원을 내면 입장이 가능하다. 취사가 가능해서 수영객들은 고기도 구워 먹는다. 오전에 조각공원과 문화체험공간을 둘러본 뒤 오후부터 물놀이를 해도 좋지 않을까. 아트파크 내 레드스페이스에서 ‘가구로서의 그림전’, 어린이체험관에서 ‘디자이너와 함께 하는 미술관 속 동화여행’이 9월27일까지 열린다.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 도예아카데미가 유료(10만원)로 8월21일까지 열린다. 방학 동안 서울 구파발 지하철역 4번 출구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031)877-05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갈 곳 잃은 노 前대통령 추모 표지석 은행 연차쓰면 보너스 휴가 이현세 “생애 첫 온라인 만화 연재” 英 동성애 군인이 표지모델로 인터넷 시세 300만원짜리 팔러가니… 올여름 한옥마을서 “1박2일”
  • [서울광장] 피 묻은 글러브, 낡은 드라이버/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 피 묻은 글러브, 낡은 드라이버/박재범 논설실장

    과연 수명이 몇 년이나 남았을까. 요즘 맹위를 떨치는 극단적 정치행위 방식 말이다. 길거리 정치와 막장 국회. 수학공식처럼 정형화된 것 같다. 30여년 전 대학 앞길은 하루도 조용한 적이 없었다. 학생들은 스크럼을 짜고 길거리에 드러누웠다. 경찰도 로마병정 같은 갑옷을 입고 곤봉을 휘둘렀다. 국회도 못지않았다. 여당은 회의장을 몰래 옮겨 다니거나 문을 닫아건 채 날치기, 새치기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야당은 회의실 단상을 점거하고 서부활극에 몸을 던졌다. 이런 무질서 속에서 연꽃이 피었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등 4명이 민주적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됐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된 지 20년이 흘렀다. 헌법재판소, 국민감사청구제 등 갈등 해소장치가 속속 마련됐다. 그럼에도 서울시청앞 광장과 여의도 국회는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 작년에는 두 달 가까이 수도 한복판인 태평로를 시위대가 차지했다. 올해도 30년 전 구호인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외쳤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등 4명을 뽑은 국민의 뜻은 그럼 뭐란 말인가. 스포츠 가운데 가장 야성적인 종목이 권투다. 1974년 세계 챔피언에 오른 홍수환(59)은 1977년 4전5기로 다시한번 세계왕좌에 등극했다. 코뼈가 주저앉은 그가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했을 때 모든 국민은 울고 웃었다. 피묻은 글러브에 국민들은 매료됐다. 그러나 홍수환이 퇴장한 이후 그를 능가하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권투는 퇴조했다. 어느날 한국에서 누구도 상상못한 일이 벌어졌다. 골프인구가 3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 두번째 홀인 11번째 홀 서든데스에서 박세리(32)가 맨발을 걷어붙이는 투혼 끝에 우승하고, 최경주(39)가 완도 앞바다에서 낡은 드라이버를 매일 수천번씩 휘두르다 한국인 최초의 PGA선수가 되면서부터다. 국민들은 주먹에 맞아 뚝뚝 떨어지는 코피가 아니라, 규칙을 지키며 펼친 멋진 플레이에 내편 네편 가리지 않고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30년 전에 비해 GNP는 1000달러 전후에서 15배 이상, 자동차 보급대수는 50만대에서 무려 1500만대 이상으로 30배, 전무하다시피했던 해외여행자수는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뽕밭이 바다로 변했다. 권투가 시들해지고 골프가 뜬 것은 삶의 양식 자체가 달라진 까닭이다. 강호의 야심가들에게 궁금해서 질문해 본다.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걸출한 두 인물이 없는 세상에서 그들이 만든 게임이 지속 가능할까. 지금의 문제제기 및 해결방식은 이들에 의해 30년 이전에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DJ의 ‘건강 백세’를 기원하면서도, 자연법칙에 따라 언젠가 닥칠 수밖에 없는 ‘포스트 DJ’시대의 게임양식에 관심을 가져본다. 해답은 JP가 알려 줬다. JP식 해법은 추종자들이 어떤 몸부림을 쳤든 JP와 동반 일몰됐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큰일을 하려는 정치인과 시민사회운동가들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5년,10년 뒤를 내다 보고 자신의 클릭을 맞춰야 한다. 길거리정치를 국회로 수렴하고, 막장국회를 정상화하는 장치를 만들고, 국민의 뜻을 진정으로 읽어 내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비정규전을 정규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생각 밖으로 일찍 ‘박정희 향수’와 ‘김대중 부채’ 의식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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