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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변에 밀려온 거대 향유고래 사체, 어쩌다가

    해변에 밀려온 거대 향유고래 사체, 어쩌다가

    우루과이 해안도로에서 길이 14m 죽은 향유고래의 사체를 싣고 가는 트레일러가 포착 됐다. 해당 사진은 지난 15일 페이스북 ‘Portobello Online’ 이름의 계정으로 공개 되었다. 사진을 보면 길이가 긴 트레일러 뒷 편으로 큰 덩치의 향유고래의 꼬리가 보인다. 지난 11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Montevideo) 카라스코(Carrasco) 해안에서 길이 14m, 몸무게 28t의 거대한 향유고래 한 마리의 사체가 해변으로 밀려왔다. 고래의 몸집이 너무 커 현장에서 사체의 샘플 채취 분석 후 거대한 중장비와 수십명의 군 장병들이 동원되어 크레인으로 들어 트레일러에 옮겨 싣고 매립지로 이동했다. 현장 조사를 벌인 해양동물 전문가는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사체 부검 결과 고래의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었으며, 먹이를 쫓아 이동하던 중 방향 감각을 잃고 얕은 해변으로 올라와 움직이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사진·영상=페이스북, 유튜브 장고봉 PD goboy@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오염된 동티모르에 생명수 터지자, “코레아! 코레아!” 환호 터졌다

    [주말 인사이드] 오염된 동티모르에 생명수 터지자, “코레아! 코레아!” 환호 터졌다

    오랜 식민지 생활과 내란을 거쳐 2002년 독립해 자존과 자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동티모르. 식수와 우유 등 생필품까지 주변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 수입해야 나라. 이곳에 국가개발 경험과 희망을 심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한국 전문가들의 활동을 현지에서 전한다. “코레아, 코레아….” 밀림이 우거진 해변 마을에 태극기와 동티모르 국기를 새겨 넣은 식수용 탱크로리가 도착했다. 마을 중앙에 설치된 물탱크에 식수를 채우자 아이들이 한국을 연호하며 달려나왔다. 마을 아이들은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며 장난질을 시작했다. 부녀자들은 빈 통을 가져와 물을 담아 가느라 부산했다. 한순간 물잔치가 벌어졌다. 지난해 말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40㎞쯤 떨어진 마나투투 지역의 베할리 마을. 구불구불한 산길과 해안도로를 오르내리느라 딜리에서 자동차로 50분이나 걸렸다. 600여명의 마을 주민들은 카사바나 옥수수, 바나나 등을 수확하거나 바닷가에서 작은 고기를 잡으며 생계를 잇고 있다. 한 달 평균 120달러(동티모르에선 미국 달러를 쓴다) 남짓을 버는 주민들의 가장 큰 고통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식수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크리스티나 다 추하(70) 할머니는 “한국 사람들이 식수대를 설치해 주기 전에는 두 시간을 걸어 강에서 물을 길어다 끓여 먹어야 했다”며 웃었다. 오스카 보아비다(52)는 “‘코이카의 물’이 상점에서 파는 아쿠아세(생수)와 맛이 비슷하다”며 “물을 길어다 먹을 때는 배가 아프거나 배탈이 자주 났는데 이젠 수도꼭지만 돌리면 언제든 물을 먹게 됐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했다. 마을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물을 마실 수 있게 된 것은 2012년 9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베할리 마을 인근 지역인 메티나로 마뉴 지역 해변에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시설을 지어 가동하기 시작한 뒤부터였다. 코이카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이 지역에 소규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얻은 뒤 담수 설비를 마련했다. 하루 담수 생산량은 240t. 7t 크기의 급수차가 주변 마을들을 돌며 코이카에서 마을과 학교 등에 설치해 준 24t 용량의 식수 탱크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메티나로 및 헤라 지역, 마나투투 베하우 지역에서 코이카 담수화 프로젝트로 1만 5847명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된 것이다. 포르투갈과 인도네시아의 오랜 식민지와 내란을 거쳐 2002년 독립, 10년을 갓 지난 동티모르에는 도로나 전기시설, 상수도도 모두 부족했다. 4월에서 11월까지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긴 건기로 빗물과 지하수로 식수를 대치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수도 딜리의 상수도 보급률은 70%. 낡은 정수시설에 높은 석회석 성분 등으로 음료수로는 마시지 않는 게 보통이다. 도시 중산층 이상은 1.5ℓ 한 통에 50센트 하는 수입산 생수를 사 먹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물을 사 마시고 있다. 그러나 농민과 서민들은 우물물이나 강물을 길어다 끓여 마신다. 오염된 물 탓에 세균성 이질이 유행하거나 A형 간염에 걸리는 일이 다반사다. 코이카 담수화 프로젝트에 대한 주민 반응이 뜨겁고, 해당 지역 식수난을 해결하게 되자 동티모르 정부는 다른 곳에도 관련 시설을 지어 달라는 요청을 해 오고 있다. 오향균 동티모르 주재 한국대사는 “딜리 인근 아타우로 섬 등에 한국이 메티나로에 만들어 가동 중인 담수화 시설을 더 지어 달라는 동티모르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동티모르에 대한 원조액은 그 나라에서 10위권에도 못 들지만 코이카의 담수화 프로젝트 성공 덕택에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높다. 동티모르 정부는 태양광을 이용한 담수 생산·공급 사업이 자신들의 식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해답으로 보고 있다. 급수차가 순회하면서 식수를 공급하는 방식도 상수 공급 시설을 유지·보수하기 어려운 동티모르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최적의 방안으로 꼽힌다. 자원 및 지질 탐사 협력도 동티모르에서 한국을 알리게 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한국의 코이카와 한국지질자원연구소가 만든 연구소.” 동티모르 지질전문가와 관계자들은 동티모르 석유지질연구소(IPG)를 이렇게 부른다. 이 연구소는 2012년에 생긴 젊은 조직이다. 광물자원 등 국가 지질정보 수집과 기술용역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립 연구소다. 연구소장 헬리오 구테레스를 비롯해 주요 연구자 10여명은 2010년부터 2년 동안 동티모르의 첫 국가기본지질도인 수아이 지역 지질도를 만든 팀으로 ‘한국파’라고 불린다. 한국 전문가들의 교육과 중·단기 한국 초청 연수를 통해 성장한 사람들이다. 당시 코이카로부터 위탁교육을 의뢰받은 최위찬 박사 등 한국지질자원연구소 팀은 이들에게 연구 장비를 대주고 훈련시킨 뒤 서울 4분의1 넓이의 동티모르 남부 수아이 지역을 700일 동안 이들과 함께 샅샅이 훑은 끝에 2만 5000분의1 축척의 수아이 지질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 팀은 당시 1대에 8000만원이 넘는 암석광물 현미경을 비롯해 암석절단용 원형톱 등 첨단 장비를 지원했다. 동티모르 연구원들에게 개인용 야외 지질조사 장비를 비롯해 노트북 컴퓨터, 복사기, 프린터 등 조사 연구에 필요한 각종 한국산 장비를 지급하고 조사가 끝난 뒤 이를 무상으로 넘겨주기까지 했다. 구테레스 소장은 “단장이던 최 박사 등이 지질 및 광물자원 정보를 어떻게 탐사·수집하는지, 축적된 정보를 어떻게 읽어 내고 해석해 내는지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었다. 독자적인 연구 기반을 마련하게 해 준 것이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남았다”며 고마워했다. 신생국 동티모르에는 땅속의 풍부한 자원을 확인하고 개발해 내는 노하우를 익히는 게 발등의 불이다. 선진국들은 각종 자원을 빼먹기 위해 협력을 내세운 지질 탐사를 많이 했지만 탐사 데이터를 챙겨 가기만 할 뿐 현지인의 기술 자립은 외면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기술 이전과 훈련은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 박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소는 코이카 지원으로 이들 조사팀을 그 뒤로도 한국으로 초청해 중·단기 연수를 시키고 지속적인 관계를 다져 왔다. 그 뒤 이를 모태로 한국파를 중심으로 한 IPG가 설 수 있었다. 구테레스 소장은 “수아이 지질도 작성 같은 조사연구 협력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한국 초청 연수 등도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아이 사업부터 참여했던 최 박사는 코이카의 지원으로 2012년 11월부터 IPG 고문으로 동티모르의 지질 연구와 탐사를 지도하며 각종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동티모르 지질학계 한국파’의 후견인으로 통한다. 동티모르는 정치적으로 안정되면서 자원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글 사진 메티나로·마나투투·딜리(동티모르)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인천, 관광용 수륙양용버스 국내 첫 시동

    인천, 관광용 수륙양용버스 국내 첫 시동

    인천에 국내 처음으로 바다와 육지를 자유롭게 오가는 관광용 수륙양용버스가 오는 3월 선보인다. 인천시는 13일 관광 활성화를 위해 민간공모를 통해 인천지역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수륙양용버스 3대(32~39인승)를 3월부터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간은 월미도를 출발해 월미테마파크, 차이나타운 등을 순환하는 제1노선과 영종선착장을 시발로 인천국제공항, 영종해안도로 등을 다니는 제2노선이 검토된다. 시는 이 중 관광객 수요 및 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최종 운행노선을 확정한다. 수륙양용버스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와 관광객을 위한 관광상품으로 기획됐으며 안전성과 호응도 등에 따라 대중교통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버스 1대는 호주에서 수입했으며 3대는 국내에서 제작되고 있다. 길이 11.6m, 폭 2.4m, 무게 11t으로 대당 가격은 10억원에 이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운행 중이며 미국, 캐나다, 영국, 두바이 등에서는 관광 또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일반 버스와 달리 앞부분이 배와 비슷한 유선형이고 탑승구가 뒤에 설치돼 있을 뿐 바퀴 4개에 크기도 일반 버스와 유사하다. 육상에서 평균 시속 60㎞(최고 130㎞), 물 위에서 10노트로 달리게 될 이 버스의 1회 운행시간은 육지 50분, 해상 15분 정도다. 국토해양부는 인천시의 수륙양용버스 운영을 지켜본 뒤 안전성 등이 검증되면 현재 연간 10대로 제한된 수륙양용버스의 제작 및 수입 규정을 완화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마련해 인천지역 관광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지자체들 “지역경제 말로 살린다”

    지자체들 “지역경제 말로 살린다”

    ‘말이 돈이 되게 하라.’ 말띠 해를 맞아 전국 자치단체들이 말을 테마로 하는 말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는 ‘돈도 되고 일자리도 생긴다’며 말 산업을 차세대 지역 동력산업으로 선정하고 말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된 제주도는 최근 말 산업을 관광산업과 접목하는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제주도는 국내외 승마 애호가들이 말을 타고 자연경관을 즐기며 생태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올레길형, 오름형, 초원형 등 테마별 승마 관광마로 3개 구간 100㎞를 조성한다고 6일 밝혔다. 제주의 자연 지형 등을 최대한 살려 조성하는 관광마로 조성사업에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340억원이 투자된다. 또 제주 해안도로와 도심지 등 주요 관광지 2곳을 중심으로 관광지와 휴양지 등을 연결하는 관광 역마차 운행도 추진한다. 말고기 소비 확산을 위해 품질 차등가격제 도입, 말고기 전문 판매점 개설, 비육 전문농가 육성 등에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조덕준 도 축정과장은 “말의 고장답게 앞으로 관광객들이 말이나 역마차를 타고 제주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제주의 아름다운 청정 자연 등을 활용해 고급 승마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1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말레저문화특구로 지정된 전북 장수군도 말 산업 육성에 올인하고 있다. 장수군은 장수읍, 번암면, 장계면, 천천면 일대 71만 984㎡에 말 산업 생산기반 확충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7년까지 5991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말 생산 ▲교육연구 ▲레저·문화·스포츠 등 3개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조각공원, 인공암벽, 청소년 놀이시설 등을 갖춘 체험·체류형 복합시설인 승마·레저 체험촌 조성사업은 전북도 동부권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오는 5월에는 ‘말 크로스컨트리’ 코스도 개장한다. 노하리 승마체험장에서 월곡리 승마장으로 연결되는 10㎞ 구간의 승마 전문 도로에는 가로수길, 쌈지공원, 전망대, 사진찍기 좋은 곳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올해 17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말 문화 중심의 체험·체류형 복합시설인 말 공동화 생산단지, 승마 산책로, 승마·목장체험시설을 갖춘 ‘호스팜랜드’도 조성한다. 수도권 인구 2500만명의 소비시장을 확보해 승마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는 경기도도 말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는 농업용 간척지인 화성 화홍간척지(768㏊)에 2016년까지 5609억원을 투입, 전국 최초로 축산R&D·승용마단지, 유리온실·경관농업단지, 말조련단지, 한우번식우단지 등이 들어서는 ‘미래형 농축산관광단지 에코팜랜드’를 조성한다. 올해 말까지 시행계획 변경 승인 후 기반시설 토목공사에 착수해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공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시대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 발굴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문 승용마 육성을 추진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미래 고객인 어린이들을 위해 2000여명을 대상으로 승마교실을 운영하는 등 승마 인구 저변 확대 등을 통해 국내 승마산업의 메카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규슈도, 홋카이도도 아니고 니가타에 간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한결같이 시큰둥하다. “일본에 가겠다고?” 걱정이 앞선 이 정도 반응은 양반이다. “방사능 먹으러?”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말은 재밌자고 하는 농담일까? 잠시 망설였지만 가기로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이 앞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은 살짝 비장하게 시작됐지만 결국 일주일간의 여행은 싱거우리만치 즐거웠다. 이시카와에서 시작해 도야마를 거쳐 니가타까지 북상하면서 걱정은 완전히 잊었다. 태풍을 교묘히 피해 날씨는 화창했고, 사람들은 늘 그렇듯 친절했다. 평화스러운 풍광 이면에 어떤 불안이 잠재해 있는 걸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보고 마주한 일본은 평온하기만 했다. 내가 보지 못한 일본에 대해선 모른다. 어차피 논리로는 설명이 불가하다. 단, 이번 여정이 일본을 꿈꿀 때 기대한 모든 게 충족된 여행이라곤 말할 수 있다. 대자연을 엿보고, 건강하고 화려한 음식을 즐기며, 가장 일본다운 문화를 느꼈다. ●이시카와현에도시대의 유흥, 히가시 찻집 거리여행은 이시카와현에서 시작됐다. 이시카와현은 일본 금박의 99%를 생산한다. 금을 1만분의 1밀리까지 얇게 펴 금박을 만들 만큼 수공기술이 뛰어나다. ‘유노쿠니노모리’라는 전통공예마을에선 금박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염색한 천을 냇물에 길게 담가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이시카와의 고찰, 나타데라는 717년에 지어진 절이다. 바위산 중턱에 자리 잡았다. 그 주변을 사계절 내내 초목이 감싸 안는다. 나타데라를 거쳐 카쿠센 계곡으로 여정은 이어졌다. 그곳엔 1,300년 된 야마시로 온천이 있다.이시카와는 일본의 북알프스와 바다 사이에 위치한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채 가장 일본적인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통만이 이시카와의 전부는 아니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는 현대미술관으로 명성이 높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도 있다. 내가 몇년 전 가나자와에 온 이유도 바로 이 미술관 때문이었다. 가나자와에선 전통과 포스트모던이 조화롭다.가나자와에는 히가시 찻집 거리가 있다. 에도시대의 거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가나자와성 기준으로 동산(동쪽에 있는 산)의 찻집 거리라 해서 히가시(동쪽)라 부른다. 1820년경 만들어진 거리에서 200년 가까이 된 건물을 볼 수 있다. 일본어로 찻집(오차야)이라곤 하지만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은 아니다. 에도시대, 이곳에선 부유한 상인들이 게이샤를 불러 사케를 마시며 연회를 열었다. 히가시 찻집은 상류층의 사교장이다.시마찻집은 189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1층에선 게이샤들이 살았고, 2층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손님을 접대했다. 찻집을 밝히는 데 전기를 쓴다는 것과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것을 빼면 189년 전 모습 그대로다. 시마는 히가시 거리에서 일본 정부가 유일하게 중요 문화재로 지정한 찻집이다. 에도 시대, 시마찻집이 지어질 당시에는 엄격한 규제로 인해 2층 건물을 짓는 게 쉽지 않았다. 당시 시마찻집은 히가시 찻집 거리에서 몇 안 되는 2층 건물 중 하나였다. 시마찻집 2층으로 올라가면 ‘손님방’과 ‘대기실’이 있다. 손님은 손님방에 앉아 있다가 대기실에서 게이샤의 공연을 봤다. 에도시대의 유흥이다.히가시 찻집 거리는 가장 가나자와다운 거리를 대표한다. 교토 기온에 버금가는 격식을 갖추었으니 가장 일본적인 거리다. 찻집의 가는 격자문은 히가시 찻집 거리의 트레이드마크다. 밤이 되면 게이샤가 연주하는 샤미센이나 북소리가 격자문 사이로 흘러나온다. 지금도 이곳에선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없다면 대신 찻집 2층에서 히가시 거리를 내다보며 양갱을 곁들인 말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일본인의 마음, 겐로쿠엔겐로쿠엔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에 있는 정원이다. 일본 정원의 전형으로 불린다.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니 가히 국보급 정원이다. 이시카와현립 역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겐로쿠엔 그림을 보면 600년 전 겐로쿠엔과 현재 모습이 거의 다르지 않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지나온 정원이다. 겐로쿠엔이란 이름은 중국 명원名園의 여섯 가지 조건에서 왔다. 중국에서 명원을 꼽을 때 정원의 광대함, 고요함, 고색창연, 인력, 수로, 조망성 등 6가지 조건을 살피는데, 겐로쿠엔은 이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얘기다.본래 겐로쿠엔은 가나자와 영주의 정원이다. 가나자와의 5대 영주인 쓰나노리가 성 맞은편 경사지에 작은 정원을 만든 게 시초이고, 12대 영주인 나리나가와 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대규모 정원으로 개조했다. 겐로쿠엔은 한가운데 연못을 파고 주위에 정원을 조성했지만 겐로쿠엔에는 연못만 있는 게 아니다. 산이 있고, 폭포가 있고, 섬이 있다. 매화나무 숲도 있고,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의 다리도 있다. 다리를 잇는 납작한 돌은 거북이 등 모양이다. 숲과 산, 물과 섬, 동물 등은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한 결과다. 일본사람들은 겐로쿠엔을 ‘자연풍경식 정원’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엔 그 말이 의아했다.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했으니 내 눈에는 겐로쿠엔 자체가 인공적이다. 단적으로 겐로쿠엔의 이끼를 관리하는 사람만 스물다섯명이다. 자연적으로 보이기 위해 인공적으로 가꾼다는 역설이다.대대손손 가나자와의 영주들은 180년에 걸쳐 겐로쿠엔을 가꾸었다. 영주들은 겐로쿠엔을 통해 장수와 영겁의 번영을 염원했다. 나이든 분들이 연못을 배경으로 스탠드에 줄지어 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이곳을 찾는 일본인들의 마음엔 아마 비슷한 염원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상향 같은 정원에서 장수와 번영을 소망하는 마음이다. 스탠드의 저 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도야마현북알프스의 산악협곡을 달리다지난 밤 숙소인 도야마현의 우나즈키 뉴 오타니 호텔은 깊게 파인 쿠로베 협곡에 면해 있다. 협곡 사이로 쿠로베강이 흐르고, 협곡 저편으로 우나즈키역이 보인다.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하는 협곡열차를 타기 위해 이 깊은 산 속까지 왔다. 협곡열차는 ‘토롯코 열차’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졌다. 토롯코라는 이름은 광산이나 토목공사에 쓰이는 작고 지붕 없는 화물차를 말한다. 토롯코 열차는 북알프스에 둘러싸인 협곡을 달리는 산악관광열차다. 해발 224m의 우나즈키역에서 해발 599m의 게야키다이라역까지 20.1km를 1시간 10분 동안 달린다.토롯코 열차가 지나는 협곡은 일본 제일의 V자형 협곡으로 불릴 만큼 가파르다. 까마득한 두 개의 낭떠러지 사이에 놓인 붉은색 아토비키바시 철교를 따라 건너는 순간은 협곡열차의 하이라이트다. 이른 아침에 탄 열차가 산 위로 올라갈수록 공기는 점점 차가워진다. 가벼운 점퍼 하나를 걸쳤으니 한기를 피할 순 없다. 사진을 찍겠다고 완전히 오픈된 객차에 탄 것도 오산이다. 게야키다이라역까지 한 시간을 오르는 내내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면서도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기차를 타고 375m를 올라가는 동안 하차가 가능한 역은 쿠로나기역, 카네츠리역, 게야키다이라역 등 세 곳뿐이다. 카네츠리역 부근에는 만년설 전망대가 있고, 종착역인 게야키다이라역 부근에는 족욕장이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족욕탕까지 가다 보면 거대한 암석 밑을 지나는데 길을 만들기 위해 암석을 잘라냈다. 사람이 그 밑을 지나면 마치 당장이라도 사람을 삼킬 것 같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게야키다이라역에선 만년설을 볼 수 없었다. 마침 옆 자리에 앉은 도야마현청 관광국의 다가타씨가 스마트폰의 사진을 보여준다.“얼마 전 다테야마(다테산)에 다녀왔어요.”다테야마라면 백두산보다 더 높은 산이다. 해발 3,000m가 넘는다. 다테야마의 만년설을 보며 다가타씨처럼 언젠가 꼭 여기에 오를 거라고 다짐했다. 3,000m급 산에 올랐다 하니 다가타씨가 프로페셔널한 산악인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그녀는 4년 전 대학을 졸업한, 언제나 소녀일 것 같은 앳된 아가씨다.1732년의 산간마을, 고카야마 합장촌집의 외형이 합장한 손을 닮았다 해서 합장촌이라 불린다. 메밀밭에 둘러싸인 도아먀현의 고카야마 합장촌에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마을이지만 민속촌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다. 그중에서도 이와세케는 300년 전 집으로 가로 26.4m 세로 12.7m 높이 14m에 달한다. 메이지 시대까지 3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이 집에서 살았다.합장촌의 집들은 못이나 쇠장식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밧줄을 엮어 지었다. 지붕을 엮는 데 사용한 억새는 10년마다 마을사람들이 전부 모여 함께 바꿔 준다. 합장촌은 세계문화유산이지만 민박도 할 수 있다. 온천을 즐기고, 합장촌에 묵으며 전통 화로인 ‘이로리’에 둘러앉으면 시간은 어느새 1732년으로 돌아간다. 합장촌 사람들은 3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travie info 토롯코 열차의 객차는 보통, 특별, 릴렉스, 파노라마 객차 등 4가지로 나뉜다. 보통 객차는 완전히 오픈되어 창문이 없고, 특별 객차는 좌석이 마주 앉은 채 고정되어 있다. 릴렉스 객차는 좌석의 방향을 앞뒤로 전환할 수 있다. 파노라마 객차의 천장은 유리다. 보통 객차 외에는 별도의 승차권을 사야 한다. 우나즈키에서 게야키다이라역까지 운임은 어른 1,660엔.●니가타현대원시림, 사사가미네 고원도야마를 떠나 니가타를 여행하다 보니 ‘설실雪室’과 만난다. 눈을 이용한 보관창고다. 쌀은 물론이고 무와 당근 같은 야채뿐만 아니라 와인도 설실에 보관한다. 니가타식 자연냉장 보관소인 셈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배경이 바로 니가타다.니가타는 일본 열도의 한가운데 위치하며 우리나라 동해와 접해 있다. 바닷가를 따라 도야마에서 니가타로 이동하면서 동해 넘어 속초 같은 우리나라 도시를 그려 보았다. 에치고 나나우라 해안도로를 달리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 저 너머에 우리나라가 있다. 문득 여정이 끝나가는 게 아쉽다. 결국 니가타에서 예정보다 이틀 더 머물기로 한다. 니가타는 점점 ‘나의 도시’가 되어 간다.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는 니가타의 이와무로 온천에 있는 유모토야 료칸이다. 료칸의 오카미상이 너무 젊어 깜짝 놀랐다. 결혼을 하고 도시를 떠나 이곳에 와 오카미상이 되었다. 이와무로는 에도시대 중기부터 번성했던 온천이다. 기러기가 뜨거운 물에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온천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이와무로 온천은 ‘기러기 온천’이라 불린다. 유모토야 료칸에 도착한 날 이와무로 온천 개장 3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렸다. 벼룩시장에서 배낭과 책을 샀다. 배낭은 1,000엔, 책은 100엔이다. 배낭은 서울에서 10만원을 훨씬 더 주어도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고, 책의 정가는 각각 3,500엔, 2,400엔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사진이 있는 책들이다.대자연에 둘러싸인 니가타는 일본의 100대 명산 중 11개의 산을 가졌다. 해발 1,270m의 사사가미네 고원은 묘코 고원 서남쪽에 있다. 약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수령 300년이 넘는 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섰다. 여름철에는 산 아래보다 10도 정도 기온이 낮다.사사가미네 고원에선 여기저기서 ‘곰 주의’라고 쓴 팻말을 볼 수 있다. 아직 한국인 관광객이나 등산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 자체가 없고, 인적조차 드물다. 어쩌다 마주치는 등산객은 달랑거리는 종을 배낭에 달았다. “곰이 종소리를 싫어해요.” 고원 사무소 안내인의 말이다.사사가미네 고원을 돌아볼 시간은 한 시간이 채 못 됐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사사가미네 숲에 푹 빠져 버렸다. 그곳에선 나무며 풀이며 바위, 숲 속의 모든 존재가 스멀스멀 살아 움직이고, 나무와 풀이 소리칠지도 모른다. 사사가미네 숲은 그런 곳이다.사진을 찍다 보니 일행들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나만 남았다. 어디선가 심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곰 주의’ 팻말이 떠오른다. 어느 순간 숲 가장자리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더니 내 앞을 후다닥 지나간다. 뭐지! 그 순간엔 정말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다. 휴…. 원숭이다. 잠시였으나 곰과 마주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은 난생 처음이다.향긋한 차 같은 사케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외지인들에게 니가타는 눈, 쌀, 사케로 유명하다. 눈으로 인해 수질이 독특하고, 쌀이 좋고, 쌀맛이 좋으니 사케 맛도 좋아진다. 사케 양조만 놓고 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이를 증명하듯 니가타에만 94개의 사케 양조장이 있다. 일본 최고의 사케는 니가타의 쌀, 기후, 물, 양조술에서 온다. 고시노간바이, 구보타, 핫카이산 같은 니가타 사케는 언제는 일본 사케 탑 쓰리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이마요츠카사 양조장은 가업으로 이어 왔다. 매년 그해 생산한 쌀을 가지고 10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케를 만든다. 매년 12월 초순이면 그해 만든 첫 번째 사케를 맛볼 수 있다. 올해에는 1.8리터짜리 3만병 정도를 만들 예정인데 내년 6월이면 모두 팔릴 거라고 한다. 100년도 더 된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건물은 드라마세트장으로 사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독특하다.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에선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 저장고에 관한 이야기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양조장 오너인 야마모토씨의 설명을 들으며 양조장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사케를 시음했다. 여기서 맛본 사케 중 한 가지는 매우 부드럽게 넘어간다. 향긋한 차 같은 사케다. 사케의 새로운 발견이다.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니가타한국에서 기자들이 왔다고 가나자와 TV와 니가타 신문사에서 우리를 취재하러 왔다. TV 리포터가 묻는다. “가나자와에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가나자와 같은 소도시는 복잡하지 않아 좋아요. 지방의 작은 도시이지만 도쿄나 오사카에도 없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란 훌륭한 현대미술관도 있고요.” 어설픈 영어로 대답을 하면서 생각했다. 여기는 정말 뉴스거리가 없구나. 그만큼 평온한 도시다. 다음날 TV 속 나를 알아봐 줄 사람을 위해 가나자와에 하루 더 있어야 했는데 일정이 허락지 않았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도시와 자연 속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 성정이 남다르다. 료칸 종업원들만 봐도 이를테면 교토의 료칸 종업원들이 친절하지만 엄격하다는 점에서 아주 프로페셔널하다면 도야마나 니가타의 종업원들은 아무래도 엉성하다. 그게 정겹다. 심지어 현청 공무원들 느낌도 소박한 게 남다르다. 때가 묻지 않은 공무원들이라 할까.다시 이시카와나 도야마, 니가타에 오고 싶다. 무엇보다 이번 겨울엔 스키를 타러 올 수 있으면 좋겠다. 니가타현에만 50개가 넘는 스키장이 있다. 내년 봄이나 가을엔 이시카와의 다테야마(해발 3,015m)에 오르고 싶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이니 다테야마는 아주 큰 산이다. 하지만 해발 2,450m까지 버스가 다닌다니 565m만 올라간다면 3,000m급 산에 오를 수 있다. 사사가미네 고원의 깊은 숲도 제대로 한번 걸어 보고 싶다. 단, 곰과는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도쿄나 오사카가 아닌 이시카와나 니가타에 다시 오고 싶은 이유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취재협조 니가타현청 www.enjoyniigata.com/korean 이시카와현청 www.hot-ishikawa.jp/korean 도야마현청 www.info-toyama.com/korean
  • 제주 해안도로 女시신 사망원인은 ‘익사’

    제주 해안도로 女시신 사망원인은 ‘익사’

    제주 해안도로 인근 갯바위에서 상의가 벗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의 직접 사망원인은 익사라는 부검결과가 나왔다. 26일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전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해안도로 인근 갯바위에서 숨진채 발견된 공모(41·여)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한 결과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익사였으며 성폭행이나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씨는 발견 당시 상의가 완전히 벗겨진 채 청바지에 양말만 신은 상태였다. 때문에 발견 초기 성폭행 및 타살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해경은 부검결과를 토대로 유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 해안도로 인근서 상의 벗겨진 40대女 시신 발견

    제주 해안도로 인근서 상의 벗겨진 40대女 시신 발견

    제주 서귀포시 올레길 인근 갯바위에서 40대 여성이 상의가 완전히 벗겨져 숨진 채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전 7시 53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구 일화연수원 동쪽 해안도로 20m 지점 갯바위에서 40대 여성이 숨져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해경은 지문감식으로 변사체 신원을 확인한 결과 공모(41· 경기 고양시)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씨는 발견당시 상의가 완전히 벗겨져있었으며, 청바지에 양말을 신은 상태였다. 공씨가 발견된 갯바위는 제주올레길 제5코스(남원포구~하효 쇠소깍) 중간 지점에 위치해있다. 해경은 공씨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긴급출동 24시(KBS1 밤 10시 55분) 하루 평균 유동 인구 15만여명. 대한민국 클럽 문화와 젊음의 상징이 된 서울 홍대 앞. 유흥가가 밀집한 홍대 앞은 금요일과 토요일 밤이면 고주망태가 된 취객들이 저지르는 사건들로 무법천지가 된다. 홍익지구대의 작년 한 해 112 신고 처리 건수는 무려 2만 6000여건에 달한다. 성추행, 폭행 등에 대한 신고 전화로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초한지(KBS2 밤 12시 45분) 소하와 항백은 각각 대왕의 명을 받고 동맹을 맺기 위해 만난다. 소하는 홍구를 기준으로 서쪽은 한이, 동쪽은 초가 차지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항백도 이를 받아들인다. 소하는 유방의 가족들을 풀어 달라고 요청하고 항백 역시 동의한다. 여치는 한으로 돌아오고 유방은 여치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 ■다큐스페셜(MBC 밤 11시 15분) 반려동물 1000만 시대로 2013년 현재 대한민국 국민 1000만명 이상이 동물과 함께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 애완동물로 취급됐던 동물들은 사람들과 진짜 가족이 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단순한 동물이 아닌 반려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의 종류도 어느새 물고기, 파충류 등 다양한 동물로 확대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지독한 가난과 끊이지 않는 질병에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이 고통의 고리를 끊을 방법은 오로지 교육뿐이다. 현재까지 아프리카 전역에 28개의 학교가 완공됐고 20여개의 학교가 지어지고 있다. 특히 탄자니아의 마엔델레오학교는 중등학교로 지식을 알려줄 뿐 아니라 지역 발전의 구심점 역할까지 해 주고 있다. ■달라졌어요(EBS 밤 10시 45분) 결혼 6년차 부부. 미래에 대한 준비를 생활의 목표로 삼는 아내는 누구보다 경제관념이 투철하다. 그런 아내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던 남편은 몰래 주식에 투자했지만 돈을 잃었다. 그 일을 계기로 남편에 대한 신뢰와 미래에 대한 희망도 완전히 깨져 버린 아내에게는 남편이 하는 일은 뭐든 눈엣가시였고,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점점 지쳐 가고 있는데…. ■힐링로드-만남(OBS 밤 11시 5분) 깊어 가는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섬 인천 동검도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초겨울에 접어든 동검도 풍경과 마을 사람들의 진한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길게 펼쳐진 해안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섬과 섬 사이를 잇는 연륙교가 보인다. 바닷길을 따라 서해와 갯벌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김문이 만난사람]13년째 전 세계 누비는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김문이 만난사람]13년째 전 세계 누비는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적 인물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술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가 남긴 쪽지에는 오늘날의 낙하산, 비행기, 전차, 잠수함과 비슷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또 그의 아이디어 작품집에는 나무 자전거 형태를 구상한 실제 스케치와 설계도가 남아 있었다. 자전거의 역사를 얘기할 때 보통 200년이라고 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보다 훨씬 더 일찍 자전거를 생각했던 것이다. 영국의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불후의 저서 ‘역사의 연구’를 쓰기 위해 로마 유적을 찾아 이탈리아 전역을 자전거로 답사했다. ‘역사의 연구’는 구상에서 전 12권 완결까지 40년, 집필에만 27년(1934~1961년)이 걸렸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자전거는 인간에게 어떤 ‘사유’와 ‘내면의 철학’을 끄집어내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봄과 가을은 자전거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들로, 강변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나름대로 치유와 건강, 낭만과 인고의 즐거움,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 자전거를 탄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자전거 전용열차가 생겨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차백성(63)씨는 13년째 자전거를 타고 세계 각국을 누비는 특별한 자전거 여행가다. 북미대륙과 하와이 7000㎞ 종주, 일본 규슈에서 홋카이도까지 5000㎞ 종주, 뉴질랜드와 중국 등 자전거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10만㎞를 넘게 달렸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평원을 달린 그리스 병사의 심정으로 터키에서 알프스를 넘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토고와 시합을 하루 앞둔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까지 2006㎞를 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그동안 ‘아메리카 로드’ ‘재팬 로드’ 등 두 권의 여행기를 써서 자전거 여행 작가로, 문화체육관광부 자전거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또 있다. 대기업 건설회사 공채 1기로 출발해 연봉 1억원의 임원 자리에 올랐을 때였다. 어릴 적 생각했던 자전거 여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두 바퀴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내년 봄에는 세 번째 여행기 ‘유럽 로드’가 완성되는 대로 러시아로 향한 페달을 힘껏 밟을 예정이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방화대교 남단의 넓은 주차장에서 차씨를 만났다.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최근에는 동호인들과 함께 제주와 서해안, 아라뱃길에서 탄금대 등을 다녀왔다”면서 아울러 여행기를 쓰느라 바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과 2012년 서유럽에서 동유럽까지 다녀온 얘기를 이번에 책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과연 몇 개의 나라를 자전거로 여행했을까. 아프리카만 빼고 세계를 다 다녀온 셈이라며 웃는다. 만난 장소가 야외여서 그런지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를 배경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자 자전거 세계여행의 지존다운 철학이 줄줄이 나온다. “자전거는 인간적인 도구입니다. 교통, 환경, 에너지, 건강, 여행 등 다섯 가지를 일거에 해결하지요. 자전거는 2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파워는 두 다리에서 나오고 100% 운동에너지로 바뀌지요. 자전거는 영원한 아날로그입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로켓을 만들어 하늘로 쏘아 올리지만 자전거는 변치 않는 영원한 인간적 도구로 남을 것입니다.” 자전거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훌륭한 도구라고 거듭 역설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밀레니엄을 맞아 영국 BBC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7세기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은 자동차, 비행기, TV, 컴퓨터도 아닌 자전거였다. 또한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물건으로 자전거를 첫째로 꼽았다. 차씨는 그 이유 중 하나로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체인을 돌려야 바퀴가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전거와 혼연일체가 돼 국내의 산, 해변, 섬, 고개, 평야, 강변 등을 두루 다녔다. 그러다가 해외로 서둘러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토인비의 이탈리아 자전거 여행에서 힌트를 얻게 되면서였다.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를 통해 ‘본능과 질서에 채워진 족쇄를 풀고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확인하기 위해 그가 잠든 지중해 크레타 섬을 자전거로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의 묘비명 역시 저에게 이렇게 속삭이더군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인이므로.’ 저의 여행은 바로 그런 자유를 향유하려는 몸짓이라고 생각하지요.” 그가 다음 여행지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도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안톤 체호프 등의 문학 유적지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했다. 안톤 체호프의 경우 세상을 떠난 부친이 한국외국어대 교수였을 당시 전공했던 각별한 인연도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첫 여행지를 미국의 서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넓은 땅에서 좋아하는 바다를 원 없이 바라보며 마음껏 달리고 싶었고 또 오랜 풍상의 회사생활에 시달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인내의 한계를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일본 종주를 할 때에는 “예절과 친절 뒤에 감춰진 일본의 진짜 얼굴을 보고 싶어 행장을 꾸렸고 달리는 동안 일본만의 독특한 역사와 전통을 체험했다”고 말한다. 이어 다뉴브강 등 유럽의 여러 강변에서 페달을 밟았지만 우리나라 한강의 자전거 환경보다는 훨씬 못하다면서 자전거 여행의 장점을 강조한다. “과거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을 우습게 보기도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하는 시대입니다. 자동차를 타게 되면 주마간산식으로 바깥을 보게 되고 그렇다고 걸어가기엔 너무 늦거든요. 특히 자전거로 여행하면 체력까지 늘잖아요.” 그는 초등학교 때 자전거를 배워 밤낮으로 동네를 휘젓고 다녀 ‘자전거 꼬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학시절에는 김찬삼씨의 세계여행기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세계여행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자전거 한 대가 생기자 보란 듯이 자전거로 통학을 했다. 당시만 해도 자전거가 귀할 때였다. 틈만 나면 서울시내를 쏘다녔고 고교시절 여름방학 때는 서울에서 대구(태어난 곳)까지 첫 장거리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강원 춘천에서 장교로 군복무하던 때에도 첫 월급으로 자전거를 구입해 주말이면 강촌, 가평, 심지어는 화천까지 내달렸다. 1976년 대우건설에 입사한 후 아프리카 파견 근무 시절에도 자전거를 탔다. 그만큼 자전거는 한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그는 50살이 되던 해에 다들 부러워하는 대우건설 상무직을 그만두고 마침내 오랜 꿈이었던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다. “인생 2모작을 자전거로 했지요. 또 자전거로 여행을 통한 열정과 꿈을 몸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나이에도 얼마든지 모험을 할 수 있고 후배와 다음 세대들에도 도전과 꿈을 심어주자고 다짐했지요. 지금도 자전거에 여장을 꾸리노라면 마치 무병(巫病)을 앓는 것처럼 가슴이 뛰고 신열이 생겨납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선진국일수록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왕실 가족은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다닐 정도라고 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면서 몇 가지 몸의 변화를 경험했다. B형간염이 있었는데 저절로 항체가 생겼고 근육과 폐활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그 나이에 있을 법한 혈압, 당뇨 또한 없이 여전히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체력 나이는 10년 정도 젊어졌다면서 “자전거는 자기 몸의 연장이다”라고 강조한다. 자전거로 여행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는 “역사나 테마여행을 하면 좋다”고 권한다. 자전거여행을 위한 간단한 팁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선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자전거여행은 캠핑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헬멧, 패니어, 배낭, 자물쇠, 속도계, 물받이, 장갑, 램프류, 자전거 가방, 선글라스, 수리 공구 등은 기본입니다. 국내에서 가볼 만한 곳은 속초에서 7번국도를 따라 경주까지 이르는 코스, 전북 부안에서 출발해 변산반도를 돌아 순창, 남원, 구례 화엄사에 이르는 코스, 비행기로 제주공항에 내려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코스 등이 좋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도전과 꿈을 물었더니 “러시아를 다녀온 뒤 아프리카를 종주하는 것이며 ‘세계 로드’의 책을 다섯 권 내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차백성은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54년 한국외국어대 개교 당시 부친이 러시아과 교수로 임명되면서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했다. 인하공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1976년 대우건설 공채 1기로 입사했다. 24년 동안 근무하면서 10년을 수단, 나이지리아 등에서 보냈다. 2000년 12월 상무이사를 끝으로 회사를 그만둔 뒤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뉴질랜드, 유럽 등을 자전거로 여행했다. 자전거 전문지 ‘자전거 생활’에서 5년 동안 여행기를 연재했으며 국내외 각종 언론매체에 여행담을 발표했다. 또 2008년 북미대륙과 하와이 여행기를 담은 책 ‘아메리카 로드’를 펴냈다. 2010년에는 80일간 일본열도를 종주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팬 로드’를 펴냈다. 현재는 유럽 여행기를 쓰고 있으며 내년 봄에는 러시아를 다녀온 뒤 카이로의 피라미드에서 케이프타운의 희망봉까지 종단할 예정이다. 한국아프리카협회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 태풍 ‘다나스’ 통과… 1만 2000가구 정전 사고

    태풍 ‘다나스’ 통과… 1만 2000가구 정전 사고

    8일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제주 동쪽을 거쳐 대한해협을 지나며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지만 태풍으로 인한 대형 재난사고는 없었다. 이날 오후 9시쯤 부산 남남동쪽 80㎞ 해상까지 접근했던 다나스는 중심기압이 980h㎩, 최대 풍속이 초속 31m로 떨어지며 중급 소형 태풍으로 세력이 한풀 꺾였고 독도 쪽으로 북동진하며 계속 약해졌다. 부산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다나스가 근접한 오후 9시를 기준으로 강풍 피해 신고가 53건이 접수됐다. 해운대구 우동에서는 천막 가건물이 추락하는 사고가 났고 남구 문현동에서는 지붕 파손 신고가 소방본부에 들어왔다. 남구 용호동 주공아파트 상가 간판이 파손되는 등 곳곳에서 간판 파손 또는 파손 우려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오후 늦게 해운대 마린시티 앞 해안도로와 동래구 연안교·세병교 일대 도로가 침수돼 통제되기도 했다.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와 통영시 욕지면 욕지도에서도 정전 사고가 있었다. 앞서 다나스가 스쳐간 제주도도 정전과 어항 시설 파손 외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 한경면 신창리 해안에서 고립인원 4명이 구조됐다. 서귀포시 하효항 어항시설도 거친 파도에 100여m 구간이 파손됐다. 강한 비바람과 높은 파도에 여객선 운항이 모두 중단되고 100여개 항·포구에는 각종 선박 2000여척이 대피하기도 했다. 태풍 진행 방향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서쪽에 있는 전남 남해안 지역도 정전과 교통 사고가 있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11시 기준 서귀포시에서 3269개 가구, 경남 마산·거제·통영에서 7241개 가구, 전남 여수에서는 2172개 가구가 각각 정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또 여객선은 74개 항로 148척의 운항이 통제됐으며 김포 34편, 제주 33편, 김해 24편 등 항공기 109편이 결항했다. 한편 기상청은 9일 오전에는 영남·강원 영동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나스가 오전 9시쯤 독도 동북쪽 약 370㎞ 부근 해상을 통과한 뒤 오후 3시쯤에는 일본 센다이 북서쪽 약 170㎞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가 소멸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동해안과 경남 남해안, 제주 산간, 울릉도·독도 일부의 예상 강수량이 최고 200㎜ 이상이 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사·중복사업 통폐합땐 예산 3兆 절감”

    “유사·중복사업 통폐합땐 예산 3兆 절감”

    #1. 교육부는 2009년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영어능력평가 시험 개발 및 운영사업’을 추진하면서 2013년까지 예산 164억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이 사업이 민간 주도로 추진되고 공급도 활발하므로, 올해는 예산을 줄이고 내년에는 사업을 폐지하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교육부는 ‘영어공교육 강화 특별법’을 만들어 올해 예산을 22억원 늘린 39억원으로 편성하고, 2014년 이후에도 국비를 매년 지원하기로 했다. #2. 안전행정부와 기재부는 2009년부터 10년 동안 주요 해안도로를 잇는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2175㎞)을 추진하기로 하고 사업비 8008억원을 책정했다. 감사원이 사업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단거리 이용자가 많은 지역인데도 장거리 비중을 과다하게 책정했고 10개 구간 교통량이 시간당 10대 이하일 정도로 활용이 낮았다. 매년 85억~153억원을 따로 지원하는 지방이양사업인데도 국가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 4~6월 기재부 등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세출구조조정 및 주요 재정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이처럼 불합리하게 예산이 들어간 45개 사업을 찾아내 각 부처에 통보했다고 7일 밝혔다. 정부는 2005년 163개 국고보조사업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고 분권교부세를 신설해 매년 8000억~1조 6000억원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앞서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처럼 지방이양사업에 중앙부처가 보조금을 중복 지급한 경우는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산림청 등에서도 드러났다. 이들 부처는 ‘지방문화원 어르신 문화나눔봉사단’, ‘경로당 냉·난방비’, ‘임산물 가공지원’ 등에 국고보조 예산을 편성하고, 올해만 342억원을 투입했다. 또 강원 인제군은 ‘용늪 자연생태학교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안행부와 문체부로부터 20억원씩 보조금을 받았고, 경북 구미시는 ‘역사문화디지털센터 건립사업’으로 문체부로부터 160억원을 받아놓고 유사사업인 ‘채미정 주변정비사업’으로 문화재청에 보조금을 신청해 90억원을 타기도 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면 앞으로 5년 동안 3조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각 부처와 자치단체의 국고보조금 편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진행 중인 사업은 국고지원을 축소·중단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SUMMER VACATION RESORT SELECTION ①베트남

    SUMMER VACATION RESORT SELECTION ①베트남

    세상은 넓고 리조트는 많다. 열 사람에게 물어도 다 다른 추천이 돌아오게 마련. <트래비> 기자들이 직접 다녀온 3국의 리조트 이야기는 두 발로 적은 생생한 스토리다. VIETNAM 베트남 중부의 몽유도원 부모님의 계모임 여행지로만 남겨두기에 베트남은 너무 아까운 곳이다. 특히 중부의 해안지역, 유러피안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 다낭과 나트랑이 그렇다. 최근 들어 직항편이 생기면서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두 도시에 들어선 리조트의 면면만 봐도 믿고 가볼 만하다. 바다색이야 필리핀, 태국만 못하다지만 베트남 중부 특유의 문화와 먹거리, 호치민이나 하롱베이에 비해 넉넉하고 여유로운 풍경은 꽤나 치명적이다. 라구나 랑코Laguna Langco 어촌마을 속에 감추인 몽유도원 19세기 통일왕조 시대의 문화유산으로 볼거리 많은 베트남 중부가 ‘관광지’에서 ‘럭셔리 휴양지’로 탈바꿈했다. 다낭 인근의 소박한 어촌마을, 랑코Langco에 럭셔리 호텔 자매 브랜드인 반얀트리Banyantree와 앙사나Angsana가 들어선 까닭이다. 나트랑Nah Tran 휴식을 선물 받으세요 베트남의 중남부에 위치한 해안마을 나트랑Nah Trang. 냐짱이란 현지식 발음으로 더욱 많이 알려진 이곳은 수십년 전부터 유럽인들이 사랑한 휴양지다. 특별한 관광지도, 뛰어난 액티비티도 없는 이곳에 전세계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편안한 아름다움 때문이다. 유려한 해변과 완만한 파도는 ‘동양의 나폴리’란 별명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나트랑 바다에 발을 담그고 설 때, 진짜 나트랑의 우아한 풍경이 다가온다. 1. 무위를 맛보다 안람 빌라 닌반베이An Lam Villa - Ninh Van Bay 배에서 내리면 흙길이다. 아스팔트도 블록도 아니다. 자박자박 소리를 내어 걷다 보면 발바닥에 닿는 흙의 느낌이 감격스럽다. 안람 빌라 닌반베이는 자연주의, 프라이빗을 표방하는 나트랑의 풀빌라 리조트다. 흙길과 나무 울타리,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은 꼭 필요한 선에서 다듬고 정리된다. 하나하나 독채로 꾸며진 리조트 안으로 들어서면 양쪽으로 우거진 풀들이 꽃을 피우고 있고, 개인수영장 앞으론 잎을 내린 나무들이 가득하다. 안람 빌라 닌반베이의 자연주의를 가장 잘 말해 주는 건 각 빌라의 야외 샤워시설이다. 파란 하늘이 그대로 올려다보인다. 벽이 없는 곳에서 벌거벗고 샤워를 한다는 것이 주는 기쁨은 상상 이상이다. 개인 수영장도 그렇다. 눈치 볼 것 없이 언제든지 개인 수영장으로 뛰어들어 보자. 홀딱 벗고 나와도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다. 이곳에선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곧 자유로운 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 나트랑의 둥근 산등성이를 뒤로하고 크루즈 위에 누워서 노을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안람 닌반베이에서 운영하는 선셋크루즈는 배 위에서 나트랑의 조용한 해안을 관찰할 수 있고, 바다로 떨어지며 빛을 내려놓는 태양의 우아한 발자취도 감상할 수 있다. 직접 기른 오가닉 푸드와 인근 바다에서 잡힌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안람 닌반베이는 리조트 안에 직접 관리하는 오가닉 농장을 5군데 운영하고 있다. 바로바로 공수하는 싱싱한 채소들은 어떻게 요리되어도 향긋한 본연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로브스터와 생선은 바다에 맞닿은 나트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다. 특히 리조트에 따로 신청을 하면 로브스터 농장을 방문해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사 온 로브스터는 레스토랑에서 요리해 준다. 프라이빗한 서비스는 위치에서부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나트랑 시내에서 차를 타고 20여 분, 바닷가에 있는 선착장에서 10분 가량 보트를 타고 들어가면 둥글게 호를 그리며 자리한 안람 빌라 닌반베이가 있다. 리조트가 자리한 곳은 육지와 이어진 만이다. 하지만 높은 산이 있어 육로로는 닿을 수 없다. 때문에 리조트에 들어가려면 배를 타야만 하고, 배를 타고 들어간 만에는 단지 안람 닌반베이뿐이다. 고립된 위치 때문에 외롭단 생각이 들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유롭게 느껴진다. 안람 닌반베이는 총 빌라 수가 35개로 바다를 향하고 있는 비치빌라, 라군을 향하고 있는 라군빌라, 산의 언덕 쪽에 있는 힐락빌라 등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빌라 수는 적지만 그래서 한 빌라당 차지하는 면적이 넓다. 또 빌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지 않고 일정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어서 답답하지 않다. 각 빌라마다 개인 버틀러가 배정되어 이동을 도와주고 일정을 관리해 주니 넓은 리조트 안에서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요금 힐락빌라 USD400 주소 Ninh Van Bay, Nha Trang, Ninh Hoa, Vietnam 홈페이지 www.anlam.com 2. 모든 것을 즐겨라 빈펄 Vinpearl 섬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빈펄은 그 면적과 다양한 서비스로 나트랑의 명물로 일컬어진다. 나트랑에서 최대 크기의 수영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빈펄은 독채로 이루어진 빈펄 럭셔리와 호텔식으로 꾸며진 빈펄 리조트로 나뉘어져 있다. 개인 수영장이 갖춰진 풀빌라로 설계된 빈펄 럭셔리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어긋남이 없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이곳저곳에서 조경사들이 꼼꼼하게 작업하면서 가꾸는 덕이다. 편하게 길을 낸 인도와 잔디가 깔린 마당, 아담한 테라스는 마치 외국의 작은 마을처럼 느껴진다. 빌라 안으로 들어서면 나무의 질감을 살린 가구들의 굵직굵직한 디자인이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콘솔, 소파와 침대 등 마치 최고급으로만 꾸며진 가정집 같은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도 색다르다. 여행지란 느낌보다 집처럼 느껴진다. 이름처럼 럭셔리하고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도 특징이다. 빈펄 럭셔리에서 묶는 여행객들을 위한 레스토랑이 따로 있고, 또 요청한다면 빌라 안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인빌라다이닝 서비스도 가능하다. 총 84개의 빈펄 럭셔리 빌라들은 위치에 따라서 풀빌라, 비치프론트빌라, 힐탑스위트, 그랜드힐탑스위트, 프레지덴셜스위트, 풀사이드스위트 등 6개로 나뉜다. 커플들뿐만 아니라 복층으로 만들어진 빌라도 있어서 가족들이 함께 오는 경우도 많다. 빈펄 리조트는 호텔식이긴 하지만 시내에 위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면적이 상당히 크다. 총 485개의 객실은 빈펄 리조트의 규모를 어림짐작해 볼 수 있는 숫자다. 또 그만큼의 여행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수영장도 있다. 빈펄 럭셔리에 버금가는 서비스와 시설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가족여행객들이 많다. 여기저기서 깔깔깔 웃는 아이들의 즐거운 소란스러움은 지친 마음을 달래 주는 가장 좋은 소리이기도 하다. 빈펄에서는 골프, 놀이공원 등 일반적인 호텔 서비스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빈펄 리조트 안에 있는 놀이공원인 빈펄랜드는 놓치면 아쉬운 시설이다. 20만 평방미터 크기의 놀이공원은 각종 놀이기구뿐만 아니라 번지점프, 워터파크, 4D 시네마 등 화려한 시설을 자랑한다. 일종의 아쿠아리움인 빈펄 언더워터월드The Vinpearl Under Water World에서는 베트남의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볼 수 있다. 오락 외에도 쇼핑과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서 조용한 나트랑에서 화려함을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요금 빈펄 럭셔리 풀빌라 USD400. 빈펄 리조트 딜럭스힐뷰 USD270 주소 Hon Tre Island, Nha Trang, Vietnam 홈페이지 www.vinpearl.com 3. 가장 가까이 느끼는 나트랑 호텔 노보텔 나트랑 Hotel Novotel Nha Trang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눈부시게 반짝이는 나트랑의 해변이라면? 나트랑 시내에 위치한 노보텔은 전 객실이 나트랑 해변을 향하고 있다. 방 어디에서도 창을 통해 바다가 보일 뿐만 아니라 테라스로 나가면 흰 모래사장이 길게 휘어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저녁이 되어 해안도로를 따라 불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행복해진다. 나트랑의 바다를 직접 즐긴다면 더 좋을 터. 미리 호텔에 요청하면 해변에 있는 파라솔과 수건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오토바이가 많아 위험한 도로를 건널 때 호텔 직원이 에스코트 해주는 섬세한 서비스도 있다. 도로를 건넜다면 해안을 따라 조성된 공원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좋다. 사람들이 모여 앉아 노래를 부르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구경하면서 나트랑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을 누려 보자. 요금 스탠다드룸 USD135 주소 50 Tran Phu Street, Nha Trang, Vietnam 홈페이지 www.novotel.com 4. 바다를 향해 가다 쉐라톤 나트랑 호텔 & 스파 Sheraton Nha Trang Hotel & Spa 베트남 음식을 좋아한다면, 쉐라톤 호텔에서 베트남 특유의 풍미가 느껴지는 요리를 직접 배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명 이상 신청하면 수업이 시작된다고. 베트남의 요리재료를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나트랑 어디서도 볼 수 없을 만큼 일품인 쉐라톤 수영장의 멋진 풍경도 즐겨보자. 6층에 위치한 수영장의 높이와 나트랑 해변을 향해 있는 구조 때문에 바다 수평선과 수영장의 끝이 겹쳐지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낸다. 수영을 하다가 얼굴을 들어보면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인지 해변에 가지 않고 호텔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영장 옆에 있는 작은 바에서 맥주 한 캔의 여유를 즐겨도 좋을 것. 요금 딜럭스힐뷰 USD270 주소 26-28 Tran Phu Street, Nha Trang, Vietnam 홈페이지 www.sheratonnhatrang.com 글·사진 차민경 기자 취재협조 아일랜드 마케팅 www.islandmarketing.co.kr 02-3276-2332 ▶travie info 둘이어서 좋아, 나트랑 허니문패키지 아일랜드 마케팅은 최근 허니무너들을 위한 안람 닌반베이 상품을 선보였다. 나트랑 캄란 공항 직항편인 대한항공을 이용한다. 매주 목요일, 일요일 21시15분에 출발하며 약 4시간 가량 소요된다. 도착시간이 늦기 때문에 당일에는 나트랑 시내에 있는 노보텔에서 숙박하고 이튿날 안람 닌반베이로 이동한다. 3박5일, 4박6일 상품이 있으며 안람 닌반베이 힐락빌라 기준으로 3박5일 상품이 180만원대다. 허니문패키지에는 안람 닌반베이에서의 캔들라이트디너, 선셋크루즈, 스파가 포함되어 있다. 문의 아일랜드 마케팅 www.islandmarketing.co.kr 02-3276-2332 5. 은밀하게 호화롭게 ‘반얀트리식’ 휴식 반얀트리 랑코 Banyantree Langco 베트남 중부 지역은 두 눈이 바빠지는 관광지다. 19세기 베트남 최초의 통일 왕조의 화려한 문화유산과 불교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후에Hue, 갤러리와 아기자기한 숍, 카페들이 빼곡하게 자리한 호이안Hoian의 구시가지. 그리고 베트남 제3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다낭Danang은 급속히 도시화되면서 해변가에는 호텔들이 경쟁하듯 들어서고 있다. 이 세 도시 사이에 비밀스럽게 감춰진 어촌마을 랑코Langco에 세계적인 럭셔리 리조트가 들어선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호텔이 들어서기 전까지 길도 없고, 전기도 통하지 않던 랑코만Langco Bay에는 순백의 백사장이 그믐달 모양으로 펼쳐져 있고, 등 뒤로는 완만한 산등성이가 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휴양지로서 더없이 완벽한 조건을 간직한 이곳을 발견한 반얀트리 그룹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라구나 랑코Laguna Langco라는 리조트 단지로 조성해 지난해에 문을 열었다. 아직까지 라구나 랑코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푸껫, 발리처럼 ‘검증된’ 휴양지만 찾는 탓일 테다. 하지만 반얀트리, 앙사나라는 이름만 믿고 랑코를 찾아간다 해도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시아 최고의 럭셔리 리조트 브랜드인 반얀트리는 랑코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간다. 몰디브에서, 발리에서 그랬듯이 반얀트리 랑코에서도 지역색을 살린 고풍스러운 객실에 머물며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각각 독립형 풀빌라로 이뤄진 49개 객실은 찬란했던 후에 왕가의 저택을 박물관으로 복원한 것 같다. 빌라의 외관이 단아한 반면, 실내는 베트남의 전통 미를 품은 비단자수, 연꽃문양의 장식품과 가구들이 화려하게 어우러져 있다. 전용풀에서 아늑한 휴가를 즐기다가 매트리스에 누워 일몰을 바라보면 옛 베트남의 콧대 높은 왕족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니아층까지 형성될 정도로 명성이 높은 반얀트리 스파는 이곳에서도 돋보인다. 테라피스트들의 손길이 뻐근하고 아린 곳들을 어루만지고 지나갈 때면 잠시나마 내 몸이 아무 흠 없는 낙원 속의 완전체가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고, 천상의 향을 머금은 천연 아로마는 몸에 스며들며 전신의 기를 살려준다. 다양한 요리를 골라 먹는 재미도 남다르다. 해변을 마주하고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주라Azura는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제공하며, 인테리어도 어촌마을 랑코 지역을 상징하듯 통발로 조명을 꾸몄다. 이름 그대로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의 라이브러리Library에서는 다양한 차와 알콜 음료, 스낵을 종일 제공하며 태국음식을 즐길 수 있는 샤프론Shafron, 베트남의 풍미를 담은 프랑스 식당 워터코트Watercourt까지 다국적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반얀트리에서 누렸던 완벽한 휴식을 오래오래 추억하고 싶다면 갤러리Gallery에 들르면 된다. 고급 수공예품, 의류, 잡화를 구매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반얀트리와 앙사나를 상징하는 스파 제품들을 집으로 가져가 그 향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6. 가족들을 위한 스타일리시 리조트 앙사나 랑코 Angsana Langco 완벽한 프라이빗이 보장되는 반얀트리에서 베트남 왕족처럼 쉼을 누릴 수 있다면 현대적인 분위기의 가족형 리조트 앙사나에서는 느긋한 휴식과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를 함께 만끽할 수 있다. 반얀트리 리조트의 전체적인 색깔이 진한 갈색으로 차분한 느낌이라면 앙사나는 주황색과 은색의 조화로 밝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앙사나 랑코는 229개 객실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아시아의 리조트 중에서도 최장 길이에 해당하는 300m 풀장이 리조트 전체를 휘감고 있다. 전체 6개 객실 타입 중 가장 저렴한 딜럭스룸을 제외하면 모든 객실에 풀이 딸려 있기에 반드시 공용풀장만 이용하겠다는 여행객이 아니라면 풀이 있는 객실을 선택하는 게 여러모로 남는 장사다. 하지만 반얀트리처럼 완벽한 프라이빗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유념하는 게 좋다. 앙사나 랑코에서는 보다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호텔 바로 앞의 깐뚱 해변Canh Duong Beach에서는 바나나보트, 윈드서핑, 카야킹, 제트스키 등을 즐길 수 있으며 ATV, 산악자전거, 각종 스포츠도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어 가족여행객들에게 적합하다. 닉 팔도가 설계한 골프코스는 아빠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보다 정적인 놀이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베트남의 수준 높은 수공예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것을 추천한다. 앙사나 랑코에도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다. 조식 뷔페가 제공되는 마켓플레이스Market Place는 베트남식과 다양한 서양식이 조화롭게 제공되며 라이스볼Rice Bowl에서는 쌀을 이용한 다채로운 아시아 요리들이 제공되는데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도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해변에 위치한 뭄바Moomba는 스페인식 전체요리인 타파스Tapas와 음료를 판매하며 바로 앞의 얕은 풀장에서 몸을 담근 채 알콜을 즐길 수도 있다. 앙사나에서도 반얀트리에 버금가는 스파를 받아 볼 수 있다. 반얀트리가 전통적이고 전문적인 스파를 제공한다면 앙사나는 ‘모던하고 시크하고 활기찬’ 트리트먼트를 제공한다고 한다. 대체 ‘모던하고 시크하고 활기찬’ 스파가 무엇인지 알 요량은 없지만 몸의 활력을 살려준다는 점에선 앙사나나 반얀트리나 어금지금할 것이다. 요금 반얀트리 랑코 라군풀빌라 기준 USD531부터, 앙사나 랑코 딜럭스룸 기준 USD208부터 주소 Cu Du Village, Loc Vinh Commune, Phu Loc District, Thua Thien Hue Province 리조트 가는 법 인천에서 다낭까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베트남항공이 직항편을 운영하고 있다. 다낭공항에서 리조트까지는 차로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문의 +84 54 3695 800 www.lagunaLangco.com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반얀트리 호텔그룹 www.banyantre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OUR 소담스런 호이안, 웅장한 후에 리조트 단지 라구나 랑코Laguna Langco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호이안과 후에의 정확히 중간 지점에 위치해 전혀 다른 매력의 두 도시를 여행할 수 있으며, 호텔에서 교통편과 가이드를 포함한 투어프로그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포르투갈,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와 무역이 활발했던 도시 호이안은 그만큼 다양한 문화를 품고 있다. 투본강변을 따라 형성된 구시가지에는 수공예품과 강렬한 색채의 액자 그림을 파는 갤러리가 줄지어 있으며 근사한 레스토랑, 카페도 많다. 씨클로를 타고 한가롭게 구시가지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의 호치민이 수도로 지정되기 전까지 베트남의 수도였던 후에에는 왕궁과 왕릉, 불교사원 등 문화유적이 풍부하다. 어촌마을 랑코의 호젓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일정도 있다. 커다란 바구니 모양의 나룻배를 타고 현지인 어부와 함께 낚시를 체험하거나, 동식물 전문가와 함께하는 에코투어에 참여할 수도 있다.
  • 서해안 제조산업 중심, ‘학운 2산업단지’ 시설용지 분양

    서해안 제조산업 중심, ‘학운 2산업단지’ 시설용지 분양

    국내 많은 제조기업들이 항공과 해상이용이 자유로운 서해안을 중심으로 발달해왔다. 인천항과 김포공항, 인천국제공항, 한강으로 연결되는 아라뱃길 등 서해안을 배경으로 한 서북부 산업단지들은 오늘날 수출산업과 경제성장의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포시는 서북부 최대의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할 대규모 산업단지로 양촌읍 학운리 일대 208만1000㎡ 부지에 향후 김포밸리의 중심이 될 ‘학운 2·3·4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는 기존 인천검단산업단지, 인천서부산업단지, 양촌산업단지, 율생산업단지의 중심에 조성돼 산업단지들과 상호 교류 및 연계된 시너지 효과를 배가하는 산업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학운산업단지 중에서 가장 빠르게 조성되는 ‘학운2산업단지’는 김포시의 대표 산업단지로서 김포시와 김포도시공사가 2,892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636,000㎡ 규모로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산업시설용지를 분양하고 있다. 시행을 맡은 김포도시공사는 입주기업들의 공장시설부지에 대한 효율성 증대를 위해 단지의 용적률을 250%에서 350%로 상향 조정, 건폐율 80%까지 확장 및 1,650㎡ 이상 규모로 소규모 획지분할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시설용지 활용조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다. 학운2산업단지는 연계된 인근 산업단지의 중앙에 위치하여 뛰어난 교통여건을 자랑한다. 인근에 인천공항고속도로와 단계적으로 준공되고 있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공사중), 인천-김포간해안도로 등 광역적 교통체계가 갖춰지며, 경인고속도로, 48번 국도, 355번지방도를 통한 빠른 물류교통이 뛰어난 장점이다. 현재 김포-일산간 국도 및 김포한강로를 통해 올림픽대로 진입도 빠르게 연결되어 서울까지 20분대면 오갈 수 있으며, 인천-김포간 해안도로를 이용하여 정서진(인천여객터미널)까지 10분대에 연결된다. 또한 양촌산업단지까지 4차선 진입로가 확장·완공되면 제2외곽순환도로 검단IC(예정)까지 더욱 빠르게 연결된다. 학운2산업단지부터 직선거리로 송도(18km), 인천항(15km), 청라(6km), 아라인천여객터미널(4km)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인천-김포간 해안도로와 단계적으로 완성되는 제2서울외곽순환도로를 통하면 인천북항 및 배후 물류단지-경제자유구역(송도, 영종, 청라)간의 원활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학운2산업단지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입주대상은 식료품제조업, 목재 및 나무제품제조업,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제조업, 고무제품 및 플라스틱제품제조업, 1차 금속제조업, 금속가공제품제조업,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제조업, 기타 기계 장비제조업, 펄프, 종이 및 종이제품제조업 등 10여 개의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양가는 3.3㎡당 198만원부터로 인근 타 지역의 산업단지 분양가에 비해 앞선 경쟁력을 가지도록 책정했다. 김포도시공사 직원들은 문의하는 기업들에게 학운2산업단지의 물류교통 및 경제성을 중심으로 친절한 상담과 함께 김포시 발전상과 계획도 설명하여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분양문의: 031-998-9488 인터넷뉴스팀
  •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젓가락질이 쟀다. 석쇠 위 굴비가 노릇노릇 구워지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성질 급한 누구는 아예 젓가락을 내던지고 양손으로 머리와 꼬리를 붙들고 수박 먹듯 훑었다. 그 맛있는 게걸스러움에 혹했는지 너도나도 개구쟁이마냥 낄낄대며 따라했다. 굴비 한 두름이래야 순식간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영광에서, 그것도 영광굴비였으니 당연했다. 영광스러운 첫인상이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점은 더 영광스러웠다. 굴비만으로 완전한 영광 영광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은 “신령 령, 빛 광, 천년의 빛 영광은 지명 그대로 신령스럽고 정신이 살아 있는 고장”이라고 운을 뗐다. 장단이라도 맞추려는 듯 겨울 끝자락에 보슬비가 눈처럼 흩날렸고 희끄무레한 안개는 풍경을 수묵담채화로 그려냈다. 신령스러운 빛으로 지명과 딱 들어맞는 정감을 연출한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한들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만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찌뿌드드한 하늘과 으슬으슬한 날씨 탓도 컸다. 그랬으니,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 들러 직접 굴비를 엮고 한 두름씩 들고 나가 석쇠에 구워 먹을 때의 행복감이 컸을 수밖에…. 새참에 이어 저녁에는 보리굴비, 고추장굴비까지 모조리 맛보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기매운탕도 곁들여 굴비구이를 탐했다. 부드럽고 짭조름한 맛이 먹고 또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 어찌됐든 영광은 굴비다. 구태여 ‘어찌됐든’이라고 토를 단 이유는 영광은 굴비로서 완전한 동시에 굴비만으로는 온전히 표현되지 않아서다. 굴비로서 완전한 영광은 굳이 부연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이다. 그 명칭의 유래는 고려 16대 국왕 예종(재위 1105~1122년)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딸을 왕비로 들여 권세를 누렸던 이자겸이라는 외척세력가가 있었는데 반란을 모의했다가 적발돼 영광 법성포로 귀양을 오게 된다. 이곳에서 굴비를 맛본 것인데 그 맛이 너무나 기가 막혔다. 왕에게도 진상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자칫 용서를 빌거나 아부하는 뜻으로 비쳐질까 싶었다. 그래서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 굴비屈非라고 써서 올렸다는 이야기인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조기를 말리면 구부러지는데 이 모습을 보고 ‘구비仇非 조기’라고 부르던 게 굴비로 변했다는 설도 있으니 이래저래 사연 많은 굴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굴비가 먹여 살린다는 법성포항 풍경 2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서는 굴비에 대한 기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엮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5,000~7,000원 3 노릇노릇 막 구워낸 영광굴비 맛은 가히 일품이다. 식당에서는 굴비정식 메뉴를 4인이 먹을 수 있는 ‘한 상’ 기준으로 팔기도 한다.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굴비백반은 1인당 1만5,000원선, 굴비정식은 2만5,000원에 판매한다 “법성포에는 파리 한 마리 없어요” 단지 그런 연유 때문에 영광굴비가 유명한 것은 아닌가 보다. 예전에야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산란을 위해 북상하던 조기가 엄청 잡혔다지만 지금은 조기들의 이동경로가 바뀌어 그렇지만도 않다. 그래도 영광굴비의 명성에 변함이 없는 이유는, 그만의 맛이 있고 그 맛을 빚어낸 환경이 특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굴비구이를 사이에 두고 겸상한 정기호 영광군수는 영광굴비 자랑과 영광굴비를 만들어낸 법성포 사랑이 대단했다. “옛날부터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조기가 많이 잡혀서 굴비 만드는 전통과 역사가 깊어요. 그냥 간을 하고 말리는 것도 아닙니다. 영광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으로 ‘섶간’을 하고 법성포의 천혜의 해풍과 햇빛으로 말려 영광굴비가 탄생하는 것이죠.” 섶간은 영광굴비의 전통적인 염장 방식이다. 다른 곳에서는 염수에 조기를 담가 간을 하지만 영광굴비는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한 마리 한 마리 간을 하고 재웠다가 염도가 낮은 염수에 세척한 뒤 엮어 말린다고 한다. 그냥 염수에 간을 한 굴비를 이곳 사람들은 ‘물굴비’라고 하대하는 이유다. 자랑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성포는 굴비 생산에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췄어요. 신기하게도 법성포에는 파리가 한 마리도 없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물망을 치지 않아도 사시사철 위생적으로 말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법성포 굴비거리를 걸어 보니 파리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고, 수백 수천개의 굴비두름은 그대로 바람과 햇살을 맞고 있었다. 겨울이니 그렇겠거니 싶었다. 쉬이 믿겨지지 않는 ‘파리 전무’의 진실은 언젠가 한여름에 찾아가 확인해 볼 요량이다. 1, 2, 3 영광은 신안과 함께 천일염 생산지로 유명하다. 영광굴비는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으로 섶간을 한다 바람과 햇살과 천일염이 만들다 대신 영광의 천일염 생산현장은 직접 확인했다. 영광은 신안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일염 생산지다. 16km에 이르는 갯벌과 오뉴월의 따뜻한 햇볕, 4월부터 불어오는 북서풍인 하늬바람이 빚어낸 소금이다. 염산 지역의 영백염전을 비롯해 백서영농조합법인, 황통영농조합법인 등의 대규모 염전이 영광 갯벌 천일염의 명성을 쌓고 있다. 염전 수만 해도 120여 개에 이른다. 도자기판 염전으로 유명한 영백염전에서는 현대화된 시설을 통해 최상의 품질로 태어나는 천일염의 생산과정과 현장을 체험했다. 이 천일염 역시 영광 법성포 굴비의 맛을 빚는 요소 중 하나이니 황금만큼 귀한 소금이다. 비굴해지더라도 먹고 싶고 다시 먹고 싶어서인지 영광굴비는 비싸다. 법성포에서도 한 두름(20마리)에 싸게는 2만원, 비싸게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시세차익을 노린 가짜 영광굴비가 판을 치는 것도 다 높은 몸값 때문이다. 영광굴비는 조기 중에서도 참조기만을 사용하는데 비슷하게 생긴 부세, 보구치, 수조기, 꼬마민어 등으로 만든 가짜 영광굴비에서부터 중국산 조기로 만든 가짜까지 파다하다. 일반적으로 굴비 머리에 다이아몬드 모양이 있으면 진짜라고 알고 있는데, 유사조기들도 마찬가지여서 위험이 따르는 상식이라고 한다. 어디서 잡혔는지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으면 사실상 확인할 길이 없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가짜에 대처하는 자세 진짜 영광굴비는 어떻게 구별할까? 하도 가짜가 판을 치니 첨단기술까지 동원됐다. 고유인증번호는 물론 생산지와 생산자 정보 등을 담은 QR코드를 부여한 것이다. 대략 10만원 이상의 중고가 제품의 경우 뚜껑을 열면 진품 영광굴비임을 알리는 음성 녹음이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이 알려주는 진품 구별법은 이 진품인증태그를 확인하는 것이다. 특품사업단 건물은 굴비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굴비 엮는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영광굴비투어’의 출발지로 삼아도 좋겠다. 여기서 구입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겠다 싶어 4만원짜리 영광굴비 한 두름을 들고 왔더니 한동안 밥상머리 즐거움이 컸다. 법성포 굴비거리를 걷노라니, 영광 법성포의 바람과 햇볕을 머금고 이곳의 방식대로 탄생한 굴비라면 어디에서 잡혔든, 어떤 조기로 만들어졌든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은가 싶었다. 방점은 어디까지나 영광 법성포에 찍혀야 마땅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단, 속이지도 속지도 말아야 하겠지만…. ●영광 볼거리 영광에는 굴비 말고도 다양한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이 뗀 운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정신이 살아 있는 신령스러운 빛의 고장 영광’이라는 표현 속에는 영광이 품은 종교적 색채가 묻어 있다. 3대 종교가 깃들여져 있는 곳 다시 법성포다. 영광 법성포는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384년에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면서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는 법성포를 통해 백제불교를 전한 마라난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석가모니의 출생과 고행까지의 과정을 23개의 원석에 간다라 조각기법으로 음각한 부용루를 비롯해 간다라 유물전시관, 탑원, 4면 대불상이 들어서 있다. 부용루를 거쳐 4면 대불상이 있는 정상까지 오르면 호젓한 경치가 펼쳐진다. 마라난타가 제일 처음 지은 사찰이 바로 ‘불갑사’다. 불佛은 불교를, 갑甲은 처음, 으뜸을 뜻하니 절 이름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불갑사도 불갑사이지만 이곳에서 9월경에 열리는 상사화(꽃무릇)축제도 유명하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다. 잎이 진 뒤에야 꽃이 피니 서로 영원히 만나지 못한 채 사무치게 그리워만 해서다. ‘화엽 불상견 불상초花葉 不相見 相思草’의 한이 서린 꽃이다. 상사화 3대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인데 이곳의 규모가 가장 크다. 그래서 9월 상사화 꽃이 피면 불갑사 인근은 그야말로 빨간 융단이 깔린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뒤편으로는 숲쟁이꽃동산이 조성돼 있는데 이곳도 봄이면 꽃이 만발하고 활엽수림이 싱그러워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1 칠산바다를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노을전시관이 있다. 바다를 감상하며 노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인 불갑사. 불갑사 주변은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여서 9월에는 빨간 융단이 깔린다 3 원전에서 나온 온배수를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에너지아쿠아리움. 기대보다 규모가 크고 수중생물도 다양하다 원자력에서 노을까지 영광은 원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원불교 창시자 박중빈 교조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영산성지를 비롯해 박중빈의 생가 터, 기도를 올렸던 바위 등이 영광에 남아 있다. 기독교 정신도 깃들여져 있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맞서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신자들이 염산교회에 77명, 야월교회에 65명이나 된다. ‘기독교인순교지’는 이들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이 밖에도 원자력 발전의 원리와 안전성 등을 홍보하는 ‘원전홍보전시관’과 원전 온배수로 꾸민 ‘에너지아쿠아리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로 선정된 바 있는 ‘백수해안도로’, 해변을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길’과 ‘노을전시관’, ‘불갑저수지 수변공원’, ‘가마미해수욕장’ 등이 굴비 너머의 다채로운 영광을 채색하고 있다. 모든 관광지가 무료입장이니 이 또한 영광의 매력이다. 여행의 피로는 노을전시관 인근에 있는 ‘영광해수온천랜드’에서 칠산 바다를 조망하며 온천욕으로 풀 일이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영광군 www.yeonggwang.go.kr travie info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법성포 내 400여 개 굴비생산업체들로 구성됐다. 영광법성포굴비의 가공, 보관, 유통,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에 한해 전남품질인증마크가 부착된다. 굴비의 생산과정과 요리법을 홍보하고 있으며 엮기 체험과 구매도 가능하다. 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1-2 문의 061-356-1657 백제불교최초도래지┃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812 문의 061-350-5999 영광해수온천랜드┃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3-9988 불갑사┃주소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8 문의 061-353-8258 에너지 아쿠아리움┃주소 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 514 문의 061-357-2405 영광 노을전시관┃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0-56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림귀농’ 교육현장을 찾아서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림귀농’ 교육현장을 찾아서

    4월이다. 새순을 틔우는 나무들이 싱그러운 계절이다. 산을 본다. 꽃샘추위는 결코 봄을 막지 못한다. 해마다 돌아오는 4월이지만 묘목시장에는 나무를 심으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활기차다. 식목일이 지정된 지도 올해로 68회다. 나무 심기를 독려하기 위해 공휴일로 지정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식목일은 이미 쉬는 날이건 아니건 간에 나무를 생각하고 나무를 심는 날로 자리잡고 있다. 그 덕에 세계가 놀랄 만큼 산은 푸르고 울창해졌다. 특히 최근 숲의 혜택과 산림자원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에서 인생의 2모작을 맞으려는 사람들도 적잖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의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은 산림인재와 산림소득증대를 위한 교육 훈련기관이다. 올해로 개원한 지 30년이 넘은 이른바 ‘산꾼 사관학교’다. 바다 냄새가 정겨운 주문진 해안도로를 달려 훈련원 입구에 들어서자 소나무 향기가 먼저 맞이했다. 목재를 쌓아 놓은 실습장에서는 교육생들이 한창 기계톱을 이용한 벌목교육을 받고 있었다. 임업기능인교육과정은 3주로 나뉘어 있다. 제2기 교육생 60명은 임업기계를 실습했다. 교육생들은 다양하다. 꿈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열정은 하나같이 뜨겁다. 이동환(54)훈련원장은 “산림사업을 하려는 귀농·귀촌 희망자부터 산림조합 직원, 지자체 공무원, 산림사업법인 직원, 임학전공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업군을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교육 과정은 숲가꾸기, 선목(選木), 수라(修羅·나무운반 미끄럼틀)설치, 트랙터 윈치 실습, 산림 바이오매스 수집 등으로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오후 수업 첫 시간은 ‘숲가꾸기’다. 나무의 생장 촉진과 우량목재 생산을 위해 덩굴 제거와 솎아베기를 배우는 교육이다. 5m 높이의 잔가지를 치기 위해 3단 접이식 고지(高枝)절단 톱을 들고 있는 교육생들의 이마에서는 땀이 흘렀다. 전남 화순에서 온 김필영(53)씨는 “어릴 적에 감을 따먹을 땐 쉬웠는데…장난이 아니네요”라며 배움에 만족했다. 김씨는 지난해 췌장암 수술을 한 아내의 건강을 챙겨 주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 호두나무를 재배하며 생활할 계획을 세웠다. 최돈영(33)씨는 “교육을 마치면 산림사업법인을 차리는 것이 꿈”이라며 “현재 약 70%에 이르는 우리나라 사유림시장에 희망을 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 환경운동을 하던 서정옥(48)씨는 ‘고유가시대에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를 통한 대응방안’이란 내용으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동부목재유통센터’는 귀농인 산주들이 키워낸 국산목재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곳이다. 또 전원생활을 꿈꾸는 귀농인을 위한 목조주택을 직접 설계, 시공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현근(56) 본부장은 “소나무 원목과 건조목을 구매하거나 한옥목조주택을 짓는 귀농인에게는 센터 내 치목장(治木場)을 무료로 빌려준다.”고 밝혔다. “풍수에 맞는 목조주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최흥식(57)씨는 현재 인천에서 살지만 귀농을 결심, 이곳에서 목수 기술을 익히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의 3분의2가 산림 지역이다. 임업이 녹색성장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때문에 산림귀농이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이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산림귀농에 나선 ‘선배’들은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자연 앞에 늘 겸손하고 매사에 성실한 삶의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자연은 언제나 모든 이들의 도전을 받아주지만 모두에게 결실을 보게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뚝뚝 끊긴 강화해안순환도로 언제 이어질까

    뚝뚝 끊긴 강화해안순환도로 언제 이어질까

    강화도를 순회하는 해안도로는 언제쯤 완성될 것인가. 민선 1기 단체장 시절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민선 5기째인 아직도 오리무중인 데다, 앞으로도 완공까지는 10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인천 강화군을 비롯한 행정당국은 해안도로가 곧 완성될 것처럼 오래전부터 홍보해 와 관광객들에게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21일 인천시와 종합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추진된 강화해안순환도로는 총연장 84.3㎞ 가운데 52.9㎞만 개설돼 순환도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2공구인 강화읍 대산리∼송해면 당산리 구간 5.5㎞는 지난해 12월부터 실시설계 용역 중이나 승천포·널다리 돈대 등 문화재가 산재해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데다 환경영향평가도 받아야 해 내년에나 용역이 끝날 전망이다. 사업자 측은 일단 2017년 완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4공구인 내가면 황청리∼양사면 인화리 구간 8.4㎞는 아예 실시설계가 중단됐다. 2011년 8월 용역에 착수했으나 문화재청과 노선 협의가 원활치 않은 데다 문화재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등 사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특히 4공구는 북한지역과 마주하는 데다 경관이 뛰어나 하이킹족이 즐겨 찾고 있으나 도로가 개설되지 않아 해안과 떨어진 마을 도로로 우회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5공구(양사면 인화리∼철산리) 11.2㎞와 6공구(화도면 동막리∼길상면 선두리) 6.2㎞는 계획조차 잡혀 있지 않다. 이들 구간은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정부 정책상 우선순위에서 밀려 언제 국비를 지원받을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사업비가 각각 637억원과 800억원에 달해 재정난이 심각한 인천시로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5·6공구는 국비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에 5년 이내에는 착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 해안도로가 완성되지 못해 관광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모(53·인천 연수동)씨는 “강화해안도로라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 오래전에 완성된 줄 알았는데 미개설 구간이 많은 줄 몰랐다”면서 “전체적인 개요를 공개해 강화를 찾는 이들이 혼선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해운대의 부활/임태순 논설위원

    넓은 백사장과 넘실거리는 파도, 동백섬을 끼고 있는 부산 해운대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경승지이다. 해운대를 이야기하려면 통일신라시대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관직에서 물러나 유랑생활을 하다 동백섬에 들른 그는 아름다운 절경에 취해 바위에 해운대(海雲臺)라는 글을 새겨넣었다. 해운은 바로 그의 자(字)다. ‘바다와 구름이 어우러진 전망대’라는 뜻의 해운대라는 지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얼마 전 해운대를 찾았다 깜짝 놀랐다. 10여년 전 해운대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진입로 주변에는 고층 건물이 빼곡해 해운대가 아니라 ‘빌딩대’(帶)였다. 해변가 주변으로 도로도 많이 나 승용차들이 쉴새없이 다니고 있었다. 해운대의 명물 백사장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가슴을 탁 트이게 했던 널찍한 백사장은 절반 이상 줄어들어 옹색해 보였다. 이게 정말 해운대였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해운대 일대가 센텀시티 등 부산의 신흥번화가로 변모했으며, 해변가 모래가 사라져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국토해양부가 해운대 백사장 복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모래 유실로 해운대 백사장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5억원을 들여 15만~20만t의 모래를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3년간 모두 62만t을 해변가에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40m 너비의 백사장이 70m로 넓어져 1940년대의 백사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해안에서 모래가 사라지는 것은 비단 해운대만의 일이 아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8곳의 모래사장 중 76곳(70.3%)에서 모래 유실이 극심했다. 해변가 모래는 육지의 흙이 강을 타고 바다로 갔다가 파도를 타고 다시 백사장으로 쓸려온 뒤 바람에 날려 내륙으로 돌아가는 순환작용에 의해 양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해안도로가 들어서면서 순환구조에 이상이 생겼다. 도로가 가림막 작용을 해 순환구조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인공구조물 건설에 따른 해수 흐름의 변화 등도 모래가 사라지는 요인이다. 최치원은 함양 태수를 지내면서 인공 숲을 만들어 홍수를 물리쳤다. 냇물이 읍내를 가로질러 홍수가 심하자 강변에 둑을 쌓아 강물길을 돌리고 둑길에 나무를 심었다. 당시 심은 나무가 1100여년의 세월을 거쳐 울창한 숲이 돼 함양의 자랑인 ‘상림’(上林)이 됐다. 둑을 쌓아 물길을 돌렸지만 나무를 심었으니 하나씩 주고받은 셈이다. 해운대도 최치원식의 상생 처방이 내려져야지 모래만 투입한다고 복원이 될까 걱정스럽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아름다운 이별 ‘해넘이’ 뜨거운 만남 ‘해돋이’

    아름다운 이별 ‘해넘이’ 뜨거운 만남 ‘해돋이’

    연말연시 즈음의 여행 목적지로는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가 첫손에 꼽힌다. 가는 해의 마지막 해넘이와 오는 해의 첫 해돋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서울신문이 올해 돌아본 여행지 가운데 해가 뜨고 지는 풍광이 가장 빼어났던 곳들을 골랐다. 접근성과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고려했다.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들녘서 맞이하는 일출 강릉 정동진:연말연시가 아니더라도 강원도 강릉의 정동진은 일년 내내 사람들로 붐빈다. 워낙 해돋이 장면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쉼 없이 밀려드는 거대한 파도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어디서고 쉬 보기 어려울 만큼 장관이다. 정동진 역 앞 해변은 어디나 감상 포인트.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관광열차 ‘해랑’을 이용하면 한결 편하게 해돋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오죽헌과 경포대, 선교장, 하슬라아트월드, 에디슨과학박물관 등 주변에 둘러볼 만한 곳도 많다. 강릉시청 문화관광과 (033)640-5420. 영암 활성산:전남 나주와 영암이 경계를 이루는 곳에 불쑥 솟은 산(498m)으로, 정상에 강원 평창의 대관령 목장에 견줄 만한 목초지가 펼쳐져 있다. 숲보다는 넓고 평탄한 구릉이 인상적인 곳. 활성산 산정에서 맞는 새벽 풍경은 정말 빼어나다. 동쪽으로 내륙의 산들이 마루금을 좁히며 달려오고 웅장한 월출산과 영암 들녘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월출산 국립공원과 왕인 박사 유적지가 지척이다. 구림마을, 덕진차밭도 멀지 않다. 맛집을 찾는다면 독천 낙지마을이 제격이다. 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55. 태백 태백산:지난해 한 여행사에서 조사한 전국 해돋이 여행지 가운데 정동진을 제치고 1위에 올랐던 일출 명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에 핀 상고대와 장엄한 해돋이가 어우러져 선계를 펼친다. 해마다 12월 마지막 날에 강원 태백 시내와 태백산 일대에서 해넘이 행사를 연 다음 새벽 3시부터 산에 올라 일출을 감상하는 행사를 벌인다. 구문소, 매봉산 바람의 언덕, 흑백사진 같은 철암마을, 예수원, 귀네미마을,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추전역 등 둘러볼 명소도 많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5. 장흥 소등섬: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동진이 강릉이라면 정남진은 전남 장흥이다. 장흥에서 가장 빼어난 일출 장면을 선사하는 곳은 소등섬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배경이 됐던 남포마을 앞의 작은 섬이다. 득량만을 붉게 물들인 해가 소등섬 위로 떠오르는 풍경이 더없이 서정적이다. 삼산리 정남진 바닷가의 전망대(46m)에서 맞는 해돋이도 좋다. 소록도, 거금도 등 남해의 섬들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억불산 아래 우드랜드와 보림사, 맛집들로 가득 찬 토요시장 등도 둘러볼 만하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해송과 함께 보내는 일몰 화성 궁평항:경기도 화성 8경의 하나로 꼽히는 게 ‘궁평 낙조’다. 길이 2㎞, 폭 50m에 달하는 백사장과 수령 100년이 넘는 해송 500여 그루가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펼쳐낸다. 길이 193m짜리 ‘피싱 피어’에서 맞는 해넘이 풍경도 빼어나다. 인근 화옹방조제는 반드시 들를 것. 서신반도와 우정반도를 잇는 4차선 도로로, 일직선으로 달리는 드라이브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송산면 고정리에는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공룡알 화석지도 있다. 화성시청 1577-4200. 부안 채석강:전북 부안 변산반도의 채석강은 시루떡 수천 겹을 포개 놓은 듯한 바닷가 절벽이다. 채석강 일대에서 펼쳐지는 저물녘 풍경은 예부터 변산 8경의 하나로 꼽힐 만큼 빼어나다.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듯 온 하늘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며 사라지는 해와 억겁의 세월이 깃든 해안 절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인근 솔섬 일몰도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촬영 포인트로 꼽힌다.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내소사와 새만금 방조제, 곰소만 염전 등이 부안의 관광명소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24. 안산 탄도항:경기 안산 탄도항은 시화방조제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화성시 마산포에서 배를 타야 닿았던 섬이다. 지금은 도회지의 끝자락이 됐지만 아직도 갯마을 풍경을 적잖이 담고 있다. 탄도항 해넘이 풍경은 들물과 어우러질 때 한결 빼어나다. 포구와 누에섬을 연결하는 노둣길에 세워진 풍력발전기와 붉은 노을이 어우러져 기괴한 풍경을 그려낸다. 시화호 갈대습지공원과 구봉도, 대부도 등이 안산의 대표 볼거리들이다. 물때는 탄도항 초입의 어촌민속박물관(032-886-2912)에서 알려준다. 창원 해양관광로:이제는 경남 창원에 통합된, 옛 마산에서 옛 진해에 이르는 바닷가에 해양관광로가 조성돼 있다. 장구섬 등의 무인도와 멀리 내륙의 산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길이다. 이 길이 전하는 풍경이 얼마나 빼어난지는 저물녘에 여실히 드러난다. 해가 진 뒤 10분여 동안 불이라도 난 듯 호수 같은 바다와 하늘이 온통 시뻘겋게 물드는데 화려하다 못해 선정적이란 느낌마저 든다. 저도 연륙교와 팔용산 돌탑, 주남호, 마산합포구 오동동의 ‘아귀찜 거리’를 묶어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경남종합관광안내소 (055)673-9503. ●철새 군무의 무대, 일·출몰 서산 간월호:지형적인 특성상 해넘이만 볼 것 같은 서해안에도 해돋이 명소가 많다. 그 가운데 충남 서산의 간월호 일대는 철새들의 군무와 어우러진 일·출몰을 볼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해 질 녘엔 가창오리가, 동틀 무렵엔 기러기가 무리지어 날며 장관을 펼쳐낸다. 해 뜨기 전 검푸른 빛이던 간월호가 시간이 흐를수록 주홍빛과 금빛 옷을 갈아 입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탐조용 망원경을 가져가면 한결 빼어난 새들의 춤사위를 만끽할 수 있다. 서산마애삼존불상과 해미읍성, 개심사 등이 지척이다. 서산버드랜드 (041)664-7455. 하동 금오산:경남 하동을 3월 매화꽃, 4월 벚꽃의 고장으로만 알고 있다면 채 절반도 모르는 것이다. 하동과 남해 경계 어름에 있는 금오산에 오르면 남녘 다도해의 장쾌한 풍경 위로 해가 뜨고 지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정상까지 승용차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 남해고속도로 진교나들목에서 불과 11㎞ 거리에 있다. 어른 손바닥만 한 벚굴이 나는 만덕포구와 북천역, 화개장터, 지리산 자락의 자연 차밭과 천년 차나무 등 볼거리도 많다.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80. 거제 홍포:경남 거제의 ‘여차~홍포 해안도로’는 전 구간이 일출·일몰 전망대나 다름없다. 거리는 고작 4㎞ 남짓에 불과하지만 품은 풍경만은 거대하다.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죽 펼쳐져 있고 멀리 일본 땅 대마도가 아련하다. 해가 대병대도, 소병대도 사이에서 떠 통영 쪽으로 질 때면 홍포(紅浦)란 이름에 걸맞은 풍경이 펼쳐진다. 상동동 계룡산(566m) 자락의 포로수용소 유적지도 유명한 해넘이 전망 포인트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거가대교 등 주변 볼거리를 돌아보자면 하루해도 짧다. 거제관광안내소 (055)639-3399. 무안 도리포:전남 무안의 해제반도는 서남해안에 치우쳐 있지만 북쪽으로 튀어나온 지형을 하고 있다. 이 덕에 해넘이와 해돋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명당’은 돌머리 해변 끝자락. 갯바위 위에 조성한 정자에 앉아 임자도 방향으로 잠기는 해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무안은 볼거리보다 먹을거리가 풍족한 곳. 특히 ‘검은 비단’ 갯벌이 드넓게 펼쳐진 해제반도 주변에 맛집이 즐비하다. 무안공용터미널 뒤편의 낙지 골목과 명산리 장어구이, 사창리 돼지 짚불구이 등도 미식가들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무안군청 문화관광과 (061)450-5224.
  • 낡은 길에서 만난 강릉의 겨울

    낡은 길에서 만난 강릉의 겨울

    “너무 빨리 달리면 경치만 놓치는 것이 아니다. 어디로, 왜 가는지도 놓치게 된다.”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의 한 액자에 담긴 글입니다. 빨리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고속도로에서 듣는 역설입니다. 요즘 힐링이 유행이지요.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치유하자’(Heal the World)고 노래한 이후 가장 많은 이들의 입을 통해 가장 자주 듣는 단어가 된 듯합니다. 힐링에 왕도가 있을라고요. 일상을 구속했던 빠름을 버리고 느린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게 첫 단추 아닐까요. 그래서 이번엔 낡은 길을 택해 강원도 강릉으로 향합니다. 초록빛 생명력을 잃고 을씨년스럽게 변한 안반데기(강릉 왕산면 대기리의 고랭지 재배단지)를 자박자박 걸어 보고 건장한 사내들이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신작로’ 뒤편의 황태덕장에도 기웃대 봅니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을 구불구불, 느릿느릿 오가는 맛도 각별합니다. 그 길에서 만난 자작나무의 수피는 참 화사했지요. 그리고 마주한 강릉 바다. 그 시리도록 파란 바다 앞에 서면 저절로 색안경을 벗게 됩니다. 맨눈으로 세상을 볼 시간도 많지 않은데 선글라스를 끼고 보기엔 세상의 빛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일 겁니다. 낡은 길을 택하면 종종 뜻밖의 풍경과 마주하는 행운도 생긴다. 한때 강릉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이었던 영동고속도로가 그 예다. 요즘은 그 지위를 새로 난 고속도로에 내주고 지방도로 ‘경강로’로 내려앉았다. 이름은 바뀌었으되 대관령을 구불구불 내려가는 모양새는 그대로다. 예전에 견줘 오가는 차량도 확 줄었으니 그야말로 적막한 시골 산길이다. 굳이 서둘러 강릉에 도착할 이유가 없다면 이번 여행길엔 옛 영동고속도로를 택하는 건 어떨지. ●넉넉한 풍경을 선사하다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을 나와 용평리조트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목적지는 ‘안반데기’(안반덕)다. ‘안반(案盤)덕’의 사투리가 정식 이름으로 굳어진 특이한 이력을 가진 마을이다. ‘안반’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 ‘덕’은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하니 우묵한 고지대에 터를 잡은 마을이란 의미다. 안반데기는 1100m 산자락에 독수리처럼 날개를 펼쳤다. 대표 아이콘은 배추밭. 한여름 출하 시기엔 마을 북쪽 고루포기산에서부터 남쪽 옥녀봉에 이르는 198만㎡(약 60만평) 산자락이 배추로 가득 찬다. 태백의 매봉산 풍력단지에 견줄 만한 풍경이다. 그 덕에 ‘구름 위의 땅’이란 예쁜 별명까지 얻었다. 초겨울 안반데기 풍경은 을씨년스럽다. 배추가 출하돼 푸른 빛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엔 황톳빛만 남았다. 그늘진 자리엔 채 녹지 않은 첫눈의 흔적이 어지럽다. 그런데 그게 나쁘지 않다. 생동감은 자취를 감췄으나 대신 적막감을 얻었다. 안반데기에서 횡계 읍내를 되짚어 나와 옛 영동고속도로로 향하는 길. 양편에 대관령 특유의 풍경이 펼쳐진다. 소나무 한두 그루 서 있는 야트막한 산들은 죄다 누런 겨울옷으로 갈아입었다. 거친 외모의 사내들이 한겨울 장사를 위해 황태덕장을 손보는 모습에선 겨울 정취가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자작나무 숲이다. 초겨울 파란 하늘과 백색의 수피가 기막히게 잘 어울린다. 옛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대관령 넘어가는 길은 강원도 굽이길의 진수다. 어찌나 지대가 험한지 대굴대굴 굴러간다 해서 ‘대굴령’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 길에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강릉 시가지가 아련하고 그 너머로 동해가 넓고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오래 묵은 길이라야 선사할 수 있는 빼어난 풍광이다. 대관령 표지석이 있는 옛 대관령 하행휴게소 주변, 그리고 대관령 옛길과 옛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반정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강릉 초입에서 옛 영동고속도로는 7번 국도와 만난다. 우리나라의 등줄기를 잇는 7번 국도 주변에 기막힌 풍경들이 널려 있다는 건 이제 상식에 속한다. 언제 가서 어떻게 풍경을 즐길 것인지가 다를 뿐이다. 그 가운데 겨울이면 유난히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곳이 정동진이다. 사계절 많은 이들이 즐겨 찾지만 한 해가 마무리되는 연말이면 더욱 분주해진다. 정동진의 상징과도 같은 해돋이 풍경과 만나기 위해서다. ●시리도록 파란 정동진의 바다 온 나라가 도보길 천지인데 강릉이라고 없을까. 낭만가도, 해파랑길, 바우길 등 이름만 달리한 여러 길이 강릉 해안을 지난다. 그 가운데 정동진을 출발해 옥계시장에서 끝나는 멋진 길이 있다고 했다. 한 사설 단체가 강릉의 산과 바다를 묶어 만든 ‘바우길’이다. 정동진~옥계 구간은 그중 ‘바우길 9코스’에 해당한다. 9코스는 ‘헌화로 산책길’이라 불린다. 정동진역을 출발해 모래시계공원→기마봉 초입 소방파출소→곰두리연수원 입구→심곡항→금진항→한국여성수련원→동해고속도로 옥계나들목→옥계시장 순으로 간다. 거리는 14㎞. 6~7시간 정도 소요된다. 들머리는 정동진 해변이다. 명불허전의 해돋이 풍경과 마주한 관광객들로 이른 아침부터 해변 전체가 부산하다. 모래시계공원과 해양파출소 등을 줄줄이 지나면 기마봉 등산로가 있는 소방파출소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제법 가파른 산길이 시작된다. 전신주나 나무 등 도보꾼들의 시선이 머물 만한 곳에 바우길 고유의 표지판이 붙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산길은 심곡항에서 끝난다. 심곡항은 조용하고 작은 포구다. 고개 너머 번잡한 정동진에 견줘 믿기지 않을 만큼 소박하다. 마을 끝자락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노송이 사방을 감싼 틈새로 동해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초겨울에 걸맞은 잉크빛 바다다.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파란색에서 차다 못해 시린 결기마저 느껴진다. ●꽃을 사랑하는 여인·꽃을 꺾는 사내 심곡항에서부터 헌화로 산책길의 진수 ‘헌화로’가 시작된다. 심곡항과 금진항을 왕복 2차선으로 잇는 도로다. 거리는 2㎞ 남짓. 한쪽은 기암절벽, 다른 한쪽은 파란 바다와 접해 있다. 바다와 워낙 가까워 파도가 거센 날이면 진입이 통제되기도 한다. 길 이름의 모티브는 신라 성덕왕 때 지어진 향가 ‘헌화가’(獻花歌)다. 내용이야 익히 알려져 있다. 신라시대, 경국지색의 용모를 가진 수로 부인이 강릉 태수를 제수받은 남편 순정공과 함께 ‘7번 국도’를 따라 부임지로 향하던 길이었다. 수로 부인이 해안가 천길단애에 핀 철쭉꽃을 보며 누군가 저 꽃을 꺾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마침 암소를 몰고 지나던 한 노인이 선뜻 나섰고 그가 꽃을 꺾어 바치며 부른 노래가 헌화가다. 길 이름은 바로 이 옛이야기에서 따왔다. 인접한 삼척시 해안 절벽에도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온다. 오래전부터 수로 부인 공원을 조성하는 등 공을 들였던 삼척시로서는 당혹스러울 법도 하다. 금진항에서 옥계시장까지의 구간에도 절경이 늘어서 있다. 다만 덜 알려졌을 뿐이다. 특히 금진항은 해거름에 찾는 게 좋다. 포구 앞바다를 빨갛게 물들이는 해넘이 풍경이 정말 빼어나다. 글 사진 강릉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안반데기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횡계에서 도암댐을 거쳐 오르는 방법과 옛 영동고속도로 끝자락, 그러니까 강릉 초입에서 닭목령 등을 되짚어 오르는 방법이 있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횡계나들목을 나와 용평리조트 쪽으로 방향을 잡은 뒤 리조트 입구 삼거리에서 도암댐 방면으로 직진한다. 도암댐에 못 미쳐 왼쪽 고갯길로 가면 된다. 아스팔트 길이라 일반 승용차로도 거뜬히 올라갈 수 있다. 옛 영동고속도로는 횡계 읍내를 빠져나오자마자 양떼목장 방향으로 우회전해 곧장 간다. 길 왼쪽으로 자작나무 군락지가 펼쳐진다. 정동진은 456번 ‘경강로’ 끝자락에서 35번 국도, 강릉시청 앞에서 7번 국도로 갈아탄 뒤 염전해변 방향으로 간다. 염전해변부터 정동진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하슬라 아트월드, 등명락가사 등이 늘어서 있다. 강릉터미널에서 정동진까지는 오전·오후 각 4회, 모두 8회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강릉 시내 신영극장 앞에서도 정동진행 버스가 있다. 종합관광안내소 640-4414, 4531. ▶맛집: 강릉엔 유난히 커피 전문점이 많다. 전국의 이름난 바리스타들이 강릉으로 이주하면서 생긴 독특한 지역 문화다. 영진해변에 커피 전문점이 밀집돼 있는데 특히 ‘카페 보헤미안’은 재일 교포 출신의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드립 커피로 이름났다. 662-5365. 월·화·수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요즘 제철 먹거리는 도루묵이다. 이른 아침 금진항 등 포구 주변 밥집을 찾으면 어디서든 싱싱한 도루묵찌개와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잘 곳: 여럿이 동행한다면 경포대에 최근 문을 연 라카이샌드파인 리조트가 좋겠다. 지난 7월 문을 열어 깔끔하고 쾌적하다. 1644-3001. 금진항 주변에선 일출펜션마을이 깨끗하다. 산자락에 터를 잡아 전망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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