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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속 수능잡기] 가족

    [영화속 수능잡기] 가족

    기억은 존재의 뿌리다.‘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나’의 기억이다. 내 기억의 창고를 뒤적여 보자. 과거의 기억은 항상 어떤 사람들과 연관되어 있다. 그 사람이 선생님일 수도 있고 친구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가족들과 연관되어 있는 기억이기 쉽다. 가족 앨범을 열면 지금보다 훨씬 젊은 어머니가 갓난아기를 안고 웃고 계신다. 그 옆에 활짝 웃고 계신 분은 아빠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졸업사진, 해수욕장에서 물장구를 치는 모습, 생일 케이크를 자르며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가족의 앨범에는 가족들의 추억이 있고, 추억 속에는 촛불을 둘러싸고 활짝 웃고 있는 가족들의 행복했던 한때가 있다. 가정은 작은 천국이라고도 하지만 가정이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다. 어떤 누구보다도 우리는 가족으로부터 큰 상처를 입는다. 이제 그만 좀 하세요, 매일 잔소리를 하는 할머니, 술을 마시고 큰소리 치기 잘하시고, 거의 명령조로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 아버지, 심부름이나 시키고 말을 듣지 않는다며 곧잘 머리를 쥐어박는 형, 남들의 부모님은 교양 있어 보이는데 왜 우리 부모님은 말투와 차림새가 저럴까, 게다가 우리 집은 왜 이 모양 이 꼴로 초라한 걸까…. 때로는 가족과 집이 지긋지긋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가족은 가족이다. 힘들고 괴로울 때 우리는 부모와 형제를 생각한다. 귀에 못이 박이도록 잔소리를 하시던 부모님도 몸져 누우시면 걱정이 앞서고, 군대 가는 날 형은 가족들 앞에서 눈물을 떨구기 마련이고, 사사건건 말썽만 부리던 동생이 늦게까지 귀가하지 않으면 걱정이 앞서는 게 형과 누나와 오빠의 마음이다. 인간 심리의 가장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정서. 그 핵심에 가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넘어져도 일으켜 세워줄 사람이 뒤에 있다는 믿음은 아이들을 과감하고 진취적으로 만든다.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이 나를 항상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한 존재를 든든하게 떠받쳐주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로부터 소외 받고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세상을 쉽게 신뢰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한 인간의 심리의 밑바닥에 가족들과의 행복한 추억이 많은 사람은 그 존재의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라고 하겠다. 전직 형사였지만 사고로 한쪽 눈을 잃은 아버지, 패거리 두목의 죄를 대신하여 교도소에 들어간 문제아 딸, 영화 ‘가족’이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다. 서로의 모습에 실망한 이 캐릭터들에게 가족은 지긋지긋하다. 그러나 밉더라도 끝까지 미워할 수 없는 존재, 다툼을 일삼더라도 끝내는 화해를 해야 할 존재가 가족이 아닌가. 이들이 내뱉는 뼈아픈 말과 행동 속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숨어있다. 상처를 주든 행복을 주든 가족은 우리에게는 버릴 수 없는 존재요, 그러므로 언젠가는 화해해야 할 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집단이다. 영화 ‘가족’은 새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이정철 감독, 주현·수애 주연,2004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대게 먹을까 과메기 먹을까

    대게 먹을까 과메기 먹을까

    대게 VS 과메기 살튀기는 속살전쟁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동해안은 만선의 깃발이 드높다. 다리에 살이 꽉 차오른 대게를 실어나르는 어부의 얼굴에도, 씹을수록 고소한 과메기를 말리는 덕장에서 일하는 아낙네의 얼굴에도 해뜨는 곳, 동해의 웃음이 있다. 곰치와 도루묵, 포항물회와 영덕막회도 이곳에선 더욱달착지근하다. 이 겨울에는 동해안 남부쪽으로 가기가 한결 가까워졌다.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최근에 개통된 까닭이다. 스트레스까지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는 동해로 떠나보자. 포항 · 영덕 이기철 한준규 기자 chuli@seoul.co.kr ■영덕 싱싱탱탱 대게잡이 동승기 지난 8일 새벽 4시, 경북 영덕의 대진항.“그만 일어나이소.”라는 굵은 목소리에 잠이 깼다. 전날 대게잡이 배를 동승, 취재하기로 하고 유신호(9.77t)선장 김택열(44)씨 댁에서 눈을 붙였던 것이다. 군대시절 신병처럼 벌떡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숙소를 나섰다. 나름대로 옷을 두껍게 입었지만 칼바람이 그대로 얼굴을 때리고 파고들었다. 유신호에 오르자, 선장 김씨는 엔진 키를 돌렸다. 힘찬 시동과 함께 배는 미끄러지듯 포구를 빠져나왔다. 불빛을 밝힌 다른 배들도 뒤따랐다. 모두 대게잡이로 출항하는 배다. 칠흑같이 어둔 바다, 하지만 서울 도심에선 보기 힘든 별만 영롱했다.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선장 김씨는 “이리 들어가이소.”하며 선장실 안의 작은 방으로 들어갈 것을 권했다. 내실에는 난로가 있었지만 스위치를 암만 당겨도 불이 붙지 않았다. “저기요 이거 불이 안 켜지는데요.”라고 작은 소리로 말하자, 경상도 ‘사나이’는 “아, 가스가 떨어져 삔네, 낭패네…. 추워도 좀 참으이소.”하며 무뚝뚝하게 키를 돌렸다. ‘으미 추운 거.’ 한 시간을 추위에 떨다 갑판으로 나왔다. 우려했던 배멀미가 순식간에 몰려왔다.‘참아야 하느니라….’이를 악물었다. 때마침, 어둠이 가시며 동녘에서는 서서히 붉은 물이 들었다. 아침해가 떠오를 준비를 시작했다. 운행에 가려 일출을 못봐 안타까웠다.11월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대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11월에는 속이 꽉 차지 않아 어민들은 한 달을 기다려 12월부터 본격적인 대게잡이를 한다는 것이 선장 김씨의 이야기였다. 오전 7시, 유신호가 속도를 줄이자 선원들이 부표를 건져 올렸다. 그러고는 줄을 감았다. 이 해역은 수심 430m의 깊은 바다로 대게의 씨알이 굵다고 한다. 슬슬 그물의 모습이 드러났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빈 그물이다. 선장 김씨는 연신 담배만 피워댔다. 갑판에서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던 나는 선장 김씨에게 다가갔다.“누군가 그물을 건드린 것 같네. 그물이 엉켜 있어.”라며 “아마 오징어배가 그물을 들었다 놓은 모양이야.”라며 한숨을 내쉰다. 아니나 다를까. 그물이 뒤죽박죽이다. 오징어 채낚기 바늘도 걸려 있다. 그래도 계속 그물을 걷어 올렸다. 불가사리, 해초류, 말미잘 같은 것만 올라왔다. 첫 작업은 허탕이었다. 파도에 흔들리는 배는 마치 표류하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렸다. 나의 배멀미는 정점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입사 10년차 기자, 배위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더욱 괴로운 것은 ‘대게가 줄줄이 딸려 올라오는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라고 하는 일 걱정이었다. 보통 그물을 바닷속에 15일 이상 쳐 놓아야 게들이 오가다가 붙는다. 이렇게 오랫동안 바다에 놓아두었던 2000m짜리 그물에 대게 20여 마리가 걸려 올라오다니 정말 통탄할 노릇이다.“보통 여기는 수심이 깊어 씨알이 굵은 놈들로 1000여 마리는 올라와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는 김선장. 같이 타고 있는 입장에서도 미안했다. 내 미안함을 눈치챘는지 사나이는 말했다.“그래도 이 정도는 양반이지. 그물을 통째로 가져가는 나쁜 사람들도 있습니다.”며 “다른 곳에서 한번 땡겨보입시다.”라며 아무렇지도 않은듯 출발했다. 오전 10시30분, 그냥 귀항했으면 좋으련만 무심한 유신호는 2m 안팎의 파도를 헤치고 나아갔다.12시쯤 다시 부표를 건져올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와, 드디어 대게가 올라왔다. 마치 줄줄이 사탕처럼 그물에 걸린 대게가 잇따라 올라온다. 속은 울렁거렸지만 마음이 안정됐다. 한 쪽에서 그물에 엉켜있는 대게를 떼냈다. 그다음 먼저 손으로 대게의 등딱지를 잡고 그물을 벗긴 다음 쑥 잡아당기니 길다란 다리가 그물에서 쏙 빠져나왔다. 신기하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다리가 하나라도 떨어지면 상품성이 확 떨어진다. 그래서 작업은 조심스러웠다. 그물에서 떼어낸 대게가 금방 수북하게 쌓였다. 사진을 몇 장 찍고나니 속이 다시 울렁거렸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낭만적이기는커녕 이렇게 미워보이긴 처음이다. 오전 일을 망친 어부들에게 빨리 돌아가자고 말할 수도 없고, 정말 바다에 뛰어들어 쉬고 싶었다. 구석에 처박혀 ‘노란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선원 하나가 갑자기 애써 잡은 대게를 바다로 집어 던졌다. 힘든 몸을 일으켜 “아저씨, 왜 버려요?”라고 묻자 그는 “대게의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빵게(암게)와 게딱지의 직경이 9㎝가 넘지않는 대게는 다시 놓아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작은 게를 잡았다가 해경에 적발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을 살게된다고 덧붙였다. 영덕대게는 유충에서 9㎝크기로 자라는데 보통 10년이 걸린단다. 드디어 선장은 귀항을 명령했다. 유신호가 대진항으로 선수를 돌렸다.‘빨리 가자.’내 마음은 벌써 대진항에 닿았다. 육지가 이렇게 그리울 수가. 서너 박스의 대게를 트럭에 옮겨 싣고는 수족관에 하나씩 꺼내 옮겨 놓았다. 이로써 하루의 대게잡이 작업이 끝이다. 이제 게들은 음식점이나 택배로 소비자들 식탁으로 올라갈 것이다. 비록 만선은 아니지만 하루 일을 끝낸 어부들의 얼굴에 흡족한 웃음이 번졌다. ●맛있는 대게 고르는 법 영덕대게는 일반게인 홍게(붉은게)와는 다르다. 영덕대게는 색깔이 누런 주황색이며 속살이 꽉 차 있다. 그리고 맛을 보면 약간 단맛이 나면서 쫄깃하다. 값싼 수입산과 달리 몸체와 다리에 하얀 반점(따개비와 같은)이 없고 말갛다. 크기가 크다고 맛있는 게가 아니다. 일단 속이 꽉 찬 대게를 고르려면 다리나 배쪽을 살짝 눌러 보면 된다. 배쪽이 거무스름하고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들며 등껍질은 살짝 말랑해야 한다. 겉으로 봐서 다리가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든지 물이 왔다갔다 하면 상품가치가 없는 물게다. ●대게 요리법 ▲대게는 삶기 전에 반드시 미지근한 물에 담가 두었다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 쪄야 한다. 보통 5∼10분을 담가 놓으면 된다. ▲대게는 삶지 말고 김으로 쪄야 한다. 이때 대게의 배를 반드시 위로 향하도록 놓아야 한다. 그래야 뜨거운 김이 들어가더라도 게장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게 비린내를 없애려면 정종이나 맥주, 혹은 녹차를 물속에 조금 붓는 것이 좋다. ▲보통 30분 정도 강한 불에서 찌고,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 영덕선 대~게 여기서 먹죠 대진항에서 12년째 영덕대게를 팔고 있는 은하수수산(054-733-6447)은 영덕대게가 가장 싼 집이다. 남편이 15년째 대게잡이 배를 타고 있고, 부인이 식당을 운영해 진짜 영덕대게를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원래는 도매만 했는데 손님들이 “현지에서 게를 쪄 먹고 싶다.”고 해서 간단한 밑반찬과 스팀기로 대게를 20분 만에 쪄 준다. 가격은 8000원짜리부터 10만원까지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또한 배멀미에 자신있는 사람들은 미리 전화하면 대게잡이 배를 같이 타고 조업을 나갈 수도 있다. 물론 성인에 한한다.3만원을 내면 배에서 조업을 하는 것을 보며 대게도 실컷 먹을 수 있다. 주인 김순옥(011-884-9422)씨는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품질의 대게를 제일 싼 가격에 팔고 있어예.”라면서 “외형이나 시설이 좋은 곳에서 비싸게 드시지 마시고 진짜 드이소.”라고 구수한 사투리로 권했다. 또 대게 음식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김씨는 살아있는 게를 구워먹는 게구이와 회로 먹는 게무침, 게조림 등 다양한 음식도 만들어 준다. 주말은 예약이 필수. 전화로 주문하면 택배로 배달해 준다. 이외에도 물곰탕과 밥식해가 유명한 강구항의 청송식당(733-4675), 모듬물회가 유명한 축산항의 울릉도식당(732-4321), 해물탕으로 이름난 영해의 산해식당(732-2401) 등이 있다. ● 서울선 대~게 이집을 찾죠 대게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서민들에겐 만만찮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단점.4인 가족을 기준으로 20만원은 잡아야 한다. 이왕 게요리를 맛보려면 대형 음식점이 좋다. 재료의 보관이 좋고 조리법이 체계화돼 맛이 안정적이고 메뉴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왕돌잠(723-3433) 게요리 전문점의 대명사격인 왕돌잠은 끊임없이 게요리를 개발하는 것이 발길을 잡는 비결이다. 서울경찰청 후문 쪽의 왕돌잠 입구의 거대한 수조엔 킹크랩·러시아산 대게 등도 있는데 요즘은 영덕산 대게를 내놓는다. 대게찜·게다리카레볶음·게살샐러드·킹크랩찜·대게탕 등 게요리 10여가지가 나오는 뷔페(5만원)가 인상적이다. 게찜과 게살영양밥 등이 나오는 점심 코스 정식(2만원), 여기에 생선회와 맑은 생선국 등이 추가된 저녁 진수성찬(5만원)도 인기다. 논현점(3444-3334)도 있다. ●유빙(403-6400) 입구 양쪽에 늘어선 수족관에서 손님이 직접 게를 고른다. 영덕 대게를 비롯해 태평양산의 킹크랩, 북한산 털게, 러시아산 대게, 코코넛 크랩 등 종류가 다양하다. 푸짐한 살에 쫀득한 맛을 내는 킹크랩을 많이 주문한다. 조리법은 담백하며 부드러운 게살과 달착지근한 게향을 즐기기 가장 좋은 게찜요리를 권한다.1인당 권장량은 600g(5만∼6만원)으로 별도 요금 없이 풀코스를 즐길 수 있다. 문정로데오거리의 우성아파트 인근에 있다. ●무화잠(3443-7852) 무화잠은 왕돌잠·신바위와 함께 대게가 많이 사는 동해 바다속의 섬이다. 대게와 함께 킹크랩을 낸다. 점심에는 돌솥게살비빔밥(1만원)도 있고, 게살초밥(3만원) 등을 많이 찾는다. 킹크랩과 대게 등이 들어가는 해물 샤부샤부(3만원)도 많이 찾는 메뉴다. 대게 찜으론 1인분에 600∼700g(5만원선)을 권한다. 양재점(2057-0001)도 있다. ●코오라(540-4244) 게살을 양념에 푹 절였다가 조리하기 때문에 맛이 진하다. 영덕게 샤부샤부(3만원), 왕덕게 스테이크(이상 2만 2000원), 왕게 샐러드(1만원), 왕게 한마리 코스(4만원)도 있다. 도산사거리 만리장성 맞은편 씨네하우스 옆에 있다. ●대게 셀프 카메라 ‘대게’는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다리의 마디 모양이나 누르스름한 아이보리 빛깔이 얼핏 마른 대나무와 비슷하다는 데서 비롯된 명칭이다. 때문에 한자로는 ‘죽해(竹蟹)’라고도 한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최고 “구롱(룡)포 과매(메)기는 몸에 최고니더. 과매기 무모(먹으면) 감기가 업습디더.”(구룡포의 한 과메기 덕장에서 꽁치를 손질하던 70대 김 할아버지.) “과메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숙취해소에도 좋은 단백질도 풍부하대요. 인공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자연 식품이지요.”(울산에서 과메기를 먹으러 온 김승환씨.) “전라도에 홍어삼합이 있다면 포항에는 과메기가 있습니다. 홍어가 코를 똑 쏘는 아린 맛이 있지만 과메기는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비릿하지도 않습니다.”(과메기를 즐기던 김장석씨.) 경북 포항은 요즘 과메기가 한창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룡포항의 도로옆 바닷가 빈터마다 과메기를 말리는 덕장이다. 과메기가 언제 시작됐는지 잘 모른다.‘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몇차례 거쳐야 할 만큼 오래됐다. 과메기 덕장을 운영하는 범진상사 김진희씨는 “조선시대 후반에 궁궐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수백년은 됐겠지요.”라고 말한다. 수백년도 어림짐작이다. 과메기를 만드는 옛 방식은 청어를 꼰 새끼에 끼워 부엌의 살창에 걸어 두었다. 밥을 지을 때 솔가지의 연기가 빠져 나가는 살창에 걸어 두면 외풍으로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솔향까지 뱄다고 한다. 솔향이 밴 청어 과메기가 얼마나 맛 있었으면 궁중에 진상까지 했을까?김삼식(79)씨는 “옛날엔 겨울 밤 식구들끼리 둘러앉아 역거리(통과메기)껍질을 벗겨서 찢어 생미역에 돌돌말아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었지요.”라고 말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1960년대 이후엔 포항 앞바다에서 청어가 잡히지 않아 꽁치를 대신 쓴다. 부엌의 살창이 아니라 해풍이 잘 드는 바닷가에서 과메기 말리는 틀인 ‘대차’에 걸어 얼렸다가 말린다. 대부분 꽁치를 활복, 뼈를 추려 말린다. 이를 ‘찌거리’라한다. 정재덕 구룡포과메기협회장은 “역거리는 말리는데 15일 가량 걸리지만 찌거리는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과메기는 자연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위생이 무척 중요하다. 좋은 과메기를 고르려면 껍질이 은빛이 나는 것이 좋다. 이런 것을 ‘은광어(銀光魚)’라고 하는데 육질과 신선도 면에서 최고의 품질이다. 누른 빛은 피하는 게 좋다. 배쪽은 터지지 않아야 하고, 꼬리쪽은 너무 말라 단단하거나 물렁하지 않아야 한다. 통과메기는 살아 있을 때의 모양새 그대로를 유지해야 한다. 반면 뼈를 추려낸 활복 과메기는 살이 발그스럼하면서 길게 고랑이 진 것이 좋다. 이맘 때면 포항시내 웬만한 음식점에선 과메기를 내놓고 있다. 다행히도 옛날의 청어 과메기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호미곶 가는 방향의 백경횟집(054-292-7136)은 1월쯤이면 청어를 직접 얼말려 곁들이는 밑반찬으로 내놓는다. 청어 과메기는 꽁치보다 훨신 두텁과 기름진 것이 특징. 포스코의 큰 손님들이 주로 이용하는 회 전문집으로 회는 한 사람에 2만∼5만원. 꽁치 과메기론 웬만한 미식가들은 동국대병원 맞은편의 다락방(283-1915)을 가장 먼저 꼽는다. 주변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것과는 달리 분위기는 소박하다. 과메기 단일 메뉴로 20년을 한자리에서 지켜온 주인 조순옥씨는 “질 좋은 과메기만 받아와 팔고, 좋은 과메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접 담근다는 초고추장 맛도 깊다. 불친절한 듯 보이지만 투박한 포항 사투리에 정은 오히려 깊다. 과메기 1인분(1만 2000원). 스티로폼 포장과 택배비를 부담하면 포장판매도 한다. 양념과 생미역·파 등의 야채까지 넣어준다. 다락방 인근의 소문난 막창 과메기(275-6410)도 손님들이 찾는다. 또 옛 삼성생명 뒷골목의 해구식당(247-5801)을 빼놓을 수 없다. 포항 과메기를 팔기 시작한 원조격에 해당하는 식당이다. 주인 지영자씨가 31년 동안 꽁치 과메기만 팔아 왔다. 발그스름한 과메기 살점을 모양좋게 발라내준다. 역시 포장 판매도 한다. 과거엔 과메기를 겨울 한철만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진공 포장한 다음 영하 20도에서 보관하는 까닭에 여름에도 내놓는다. 현지에서 과메기 20마리 한 두름에 1만원선이다. 포장과 택배비만 부담하면 집으로 배달된다. 택배 문의는 범진상사(284-5371), 구룡포과메기협회(276-2253). ● 물곰탕·고래고기도 맛보세요 과메기가 겨울 한철이라면 포항의 사계절 음식은 단연 물회다. 물회는 200여년전 포항앞바다에서 고기가 너무 많이 올라와 뱃사람들이 젓가락질할 시간이 없어 개발된 음식이란다. 오대양물회식당 박상규(57)씨는 “막 잡아 퍼덕거리는 생선을 썰어 넣고 야채와 고추장을 풀어 훌훌 마신 것이 물회”라며 “물회 생선은 광어나 도다리 등 넓적한 물고기를 쓴다.”고 말했다. 박정출(42)씨는 “물회는 회를 고추장에 으깨듯이 잘 비빈 다음 물을 풀어 먹는다.”고 말했다. 물회의 양념으론 배·상추·잔파 등을 넣고 깨소금·참기름을 얹어 비벼 먹는 것이다. 고추장을 볶아서 만드는 물회 초고추장에 맛의 비법이 달려 있다. 포항의 횟집마다 메뉴판에 물회를 적어두고 있지만 토박이들은 포항시청 뒤쪽의 오대양물회식당(244-7164)을 단연 최고의 물회집으로 꼽는다. 주인 박씨는 “우리집에선 고조할아버지부터 물회를 만들어 먹는 가전 비법대로 만든다.”고 말했다. 수족관엔 납작한 물고기만 넣어두고 있다. 박씨는 “고기를 섞어 넣어 두면 다른 물고기의 회충이 전염돼 회맛이 반감된다.”고 말했다. 이집의 물회(1만 1000원)는 물을 자작하게 부어 숟가락으로 떠먹고 국물은 마시는데 속까지 후련하게 한다. 다른 서비스없이 밑반찬으로 등푸른 생선, 메가리로 만든 밥식해를 내놓는다. 이집외에도 고속버스터미널 후문쪽의 코리아물회(274-0574)와 죽도시장 가는 길목의 새포항물회(241-2087)도 물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환호일출공원 인근의 환여횟집(251-8847)은 물회국수(1만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맛의 비결은 육수. 배·사과 등의 과일과 함께 여러가지 야채를 넣어 새콤·달콤·매콤한 육수에 국수를 만 것으로 색다른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살짝 얼린 육수는 부서지는 포말처럼 시원하다. 포항은 또한 고래고기로도 유명하다. 포경업은 금지됐지만 그물에 걸려오는 고래고기는 맛볼 수 있다. 죽도시장 안쪽의 할매고래집(241-6283)과 옆집의 왕고래집(247-2552)은 고래육회와 수육을 내놓는다. 한접시에 1만∼3만원으로 고래 특유의 냄새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거북해할 수도 있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귀빈예식장 근처의 구룡포돌문식당(276-2705)의 고래고기를 권할 만하다. 질 좋은 참고래를 재료로 써 가격이 만만치 않다. 돼지고기 편육과 비슷한 모양인 우네(가슴부위·3만 5000원)는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술마신 다음날 속푸는 해장으론 생아귀와 물곰이 좋다. 구룡포항의 조포네(276-1219)는 손님이 보는 앞에서 생아귀를 잡아 끓여내는 아귀탕(8000원)이 좋다. 아귀를 큼직하게 4∼5조각 썰어넣고 포항의 명물 부추와 콩나물·무·파를 넣고 끓여 낸 것이다. 국물엔 아귀 내장이 둥둥 떠 더욱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는 쫄깃하다. 북부해수욕장 앞의 설옥물곰식당(249-6969)의 물곰탕은 깔끔한 맛으로 술꾼들이 찾는 집이다. 물곰탕(7000원)의 물곰은 살이 흐물흐물하지만 해장국 뿐 아니라 식사도 좋다. 포항은 영덕이나 울진보다도 대게를 더 많이 잡는 곳이다. 구룡포해수욕장의 원경대게회식당(276-1711)은 대게를 비롯해 킹크랩도 내는 대게 전문 음식점이다. 포항에서 입이 궁금하다면 동해안 최대의 수산물 집산지 죽도시장을 찾으면 된다. 식당에 앉아 회를 주문해도 되지만 싱싱한 횟감을 직접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회나 횟밥 양념값으로 보통 1인당 3000원.3만원 정도면 회와 매운탕까지 먹을 수 있다. 일출을 보러 호미곶으로 갔다면 조금 떨어져 있는 선주회식당(284-9675)과 장기곶회식당(284-7752)이 좋다. 민박집도 겸하고 있는 장기곶회식당은 주인이 직접 배로 잡은 자연산 물고기를 내놓는다. 언덕위에 있어 동해안의 탁트인 조망도 빼어나다. ● 서울선 이집을 찾으세요 ●고래불(556-3677) 포항과 영덕 향토 음식을 많이 내놓는 이집은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구룡포에서 과메기를 가져온다. 과메기(2만원)가 싱싱하다. 서울 역삼동에 있다. ●영덕회식당(2267-0942) 서울시내에서 가자미 종류인 미주구리회를 야채와 초고추장에 비벼 먹는 막회의 원조격으로 20여년 됐다. 수년 전부터 과메기를 들여와 막회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충무로 중구청 근처에 있다. ●광교 과메기(720-6075) 조흥은행 본점 뒷골목에 있다. 포장마차 분위기로 상호도 없다. 단골들이 그냥 ‘광교 과메기’로 부른다. 살빛이 붉고 꾸덕꾸덕해 비린맛이 덜하다. 초장을 듬뿍 찍어먹는다. ●영덕대게(3210-1379) 교보문고 뒷골목에서 미대사관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나온다. 상호는 대게집이지만 대게보다 막회와 과메기를 많이 한다. 과메기는 6월까지 낸다. ● 과메기 셀프카메라 과메기는 이름이 좀 독특한 만큼 유래된 설도 다양하다. 황인 포항향토사학자는 “청어를 새끼를 꼬아 매달아 말린다는 뜻에서 ‘꼬아 메기’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생선의 눈을 꿰어 말린다는 뜻의 관목어(貫目魚)에서 관목의 ‘목’이 포항지역의 사투리 탓으로 ‘메기’라고 발음돼 ‘관메기’로 변하고, 이어 ‘ㄴ’자가 탈락되면서 ‘과메기’로 굳어졌다는 설도 있다. 더불어 어민들이 보릿고개를 넘길 때 먹었다는 뜻에서 나온 ‘과맥어(過麥魚)’에서 유포됐다는 주장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선정된 과메기는 비웃(청어)를 썼으나 1960년대 이후엔 꽁치를 쓴다.
  • 소록도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소록도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한센인(한센병 환자와 병력자) 700여명이 모여 사는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1리 소록도. 일본 변호사 65명과 한국 변호사 37명이 일제강점기 때 강제 수용돼 노역에 시달린 이곳 할아버지, 할머니 117명을 대리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보상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1년 특별법을 제정, 강제 수용됐던 일본 한센인에게 1인당 800만∼1400만엔씩 보상했지만, 소록도 주민은 내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한·일 변호사들은 지난 8월 일본 정부의 결정에 불복, 보상청구소송을 냈다. 소록도 한센인들에게 재판과정을 보고하러 가는 변호사들을 동행, 취재했다. ■ 日정부상대 소송 소록도 르포 #1. 할머니와 손녀의 상봉 지난 11일 오후 2시. 전남 고흥군 소록도 중앙리 강당을 가득 메운 할아버지, 할머니 50여명이 한국과 일본의 변호사들을 반갑게 맞았다. 한센병을 앓았던 노인들은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를 타거나 비스듬하게 바닥에 앉아 있었다. 일본에서 온 여변호사들이 손가락이 뭉개진 할머니 손을 다정히 잡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서툰 한국어로 안부를 묻는다. 일그러진 얼굴로 눈을 꼭 감은 할아버지를 포옹하기도 했다. 미소를 머금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오랜만에 손녀딸이라도 만난 듯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이날 일본 변호사 5명과 한국 변호사 15명이 보고대회에 참석했다.10차례가 넘게 이곳을 방문한 사람도 있었다. 대한변호사협회 박영립 인권이사가 “첫 재판(10월25일) 때 장기진(84), 강석우(80) 할아버지가 증언했는데 17일 2차 재판 때 김일임(71·가명) 할머니가 증인으로 나선다.”고 말하자 노인들은 투박한 손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2. 피와 눈물로 얼룩진 ‘소록도’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6시간을 달리면 전남 고흥군 녹동항에 도착한다.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을 닮았다는 소록도(小鹿島)는 선착장에서 돌을 던져도 닿을 듯 가까이 보인다. 선착장과 소록도 사이 거리는 겨우 600m. 섬은 가운데 자리잡은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관광객이 북적이는 해수욕장, 왼쪽은 출입이 제한된 한센인 거주지역으로 나뉜다. 김명호(55) 자치회장은 “일제강점기 때 6000여명이 거주하던 섬에는 이제 ‘한센인’ 702명만이 남았다. 평균 연령은 78세이고 한해 노환으로 사망하는 분만 50∼6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1936년에 착공돼 3년4개월만에 완공된 중앙공원은 한센인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졌다. 한센인 6만여명이 강제 동원돼 산림을 베어내고,6000여평의 대지를 조성했다. 암석은 완도 등에서 채취, 운반해 왔다. 나무는 일본과 타이완에서 들여왔다. 장기진 할아버지는 “몇 척의 배를 연결해 뭍에서 섬까지 다리를 만들었어. 우리는 목도라는 장대에 길이 2∼3m, 폭 1∼1.5m짜리 돌 수십개를 매달아 옮겼지. 언덕 위를 오르다 쓰러지면 돌 위에 앉은 일본인이 몽둥이로 마구 때렸어.”라고 회상했다. 중앙공원 한쪽에 자리잡은 붉은 벽돌집도 ‘고통의 역사’를 안고 있다. 시체해부실, 감금실, 단종대(斷種臺·남성불임수술대)…. 김 자치회장은 “일제 때 한센인은 다섯 차례 ‘죽음’을 맞이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생이별하며 호적에서 파내져 한번, 자녀를 낳지 못하도록 단종수술 받으며 또 한번, 목숨이 끊어져 한번, 그 시체를 해부해 또다시 한번, 불에 태워 화장하며 마지막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감금실은 일제 때 노역을 하지 않거나, 소록도를 탈출하다 잡힌 한센인들이 7∼60일씩 갇혔던 곳이다. 실컷 매를 맞은 뒤 감금되면 음식도 없이 추위를 견뎌야 했다. 결혼을 하려면 단종수술을 해야 하는 규정은 2002년 10월24일 국립소록도병원 운영규칙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유지됐다. #3. 오늘도 고통은 계속된다 한·일 변호사들은 진술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인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 강제 격리된 상황과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했다. 권모(77) 할아버지는 1943년,16살 때 3살 많은 누나와 소록도로 들어왔다고 했다. 경북 안동에 살던 남매는 “소록도에 가면 6개월만에 나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일본 순사의 말을 믿고 따라나섰다. 그러나 소록도는 치료는커녕 좁은 방에 10명씩 몰아넣어 강제노역을 시키는 ‘지옥’이었다. 가마니를 짜고, 벽돌을 굽고, 토끼가죽을 만들었다. 당시 한센인들은 한 해 벽돌 140만장, 가마니 30만장, 토끼가죽 1500장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배고픔에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동상과 고된 노동으로 멀쩡하던 손과 발은 상처투성이로 변해갔지. 그리고 손목, 발목이 절단되더라고….”권 할아버지의 한숨이 이어진다. 1945년 광복 후 강제노역은 사라졌다. 그러나 강제격리 정책은 66년 말까지 계속됐다.92년에야 소록도에 노령수당이 지급됐고, 이듬해 의료보험 대상자로 선정됐다. 장애인 등록은 94년 9월에 가능해졌다.4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소록도 노인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병원에서 의식주를 해결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이들의 생활비는 노령수당 3만∼5만원이 전부다. 한센인 할아버지, 할머니의 애달픈 사연을 변호사들은 한글과 일본어로 옮겼다. 이 진술서는 일본에서 진행 중인 보상청구 소송에 주요 자료로 일본재판소에 제출될 것이다. 12일 오후 변호사들은 노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뭍으로 향했다.“고마우이.” 뭉툭한 손으로 등을 쓰다듬던 할머니를 향해 한 여변호사가 돌아섰다. 그는 차별, 편견과 싸우느라 가냘퍼진 할머니의 어깨를 감싸안았다.“우리는 하나인 걸요.” 소록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소송 앞장 日변호사 구니무네 “인권을 침해당한 한국인도 일본인과 동등하게 보상받아야 합니다.” 일본인 구니무네 나오코(國宗直子·49) 변호사는 2002년 3월부터 소록도 한센인 소송에 앞장서고 있다. 소록도변호단의 일본측 사무국장을 맡으며 14차례 방문했다.12일 한센인 117명에게 받은 진술서를 마무리하던 그를 만났다. 구마모토 출신의 구니무네 변호사가 소록도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다키오 에이지(73) 때문이다. 일본 근대사를 전공한 다키오씨는 구니무네 변호사가 1998년 일본 한센인들을 대리해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승소하자 소록도 얘기를 들려줬다. 1907년 ‘나병예방법’을 제정한 일본은 1996년, 법이 폐지될 때까지 90년 가까이 한센인을 요양소에 강제 격리시켰다. 구니무네 변호사를 비롯한 일본 변호사 200여명은 ‘한센병 예방법 위헌 국가배상 변호단’을 구성, 소송을 냈고 2001년 5월 승소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항소를 포기, 한센병 환자 보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구니무네 변호사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과 타이완에서도 한센인 강제격리정책이 펼쳐졌다는 얘길 접하고 바로 소록도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국적과 관계없이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해선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일본인들에게 많은 고통을 받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를 반갑게 맞을 때 눈물나도록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일본 한센인들이 보상금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 소송비용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언어 장벽 탓에 소록도 노인들의 진술서를 받는 게 쉽지 않던 구니무네 변호사는 한국 변호사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우리 일을 대신해줘서 고맙다.”며 발벗고 나섰다. 한·일 변호사 102명은 지난 8월 도쿄 지법에 보상청구소송을 냈고, 지난 10월25일에 이어 17일 열리는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구니무네 변호사는 “일본 한센인들은 요양소에서 의식주 해결은 물론 매월 8만 5000엔(약 85만원)씩 받아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한국 한센인들의 생활 여건은 너무나 열악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센인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려면 일본 정부에 앞서 한국인들의 편견과 오해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완 한센인 격리지역인 낙생원의 일본 정부 상대 소송도 돕고 있다. 소록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센병에 대한 몇가지 오해 한센인에 대한 두려움과 차별은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가톨릭의대 채규태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한센병은 하늘이 내리는 형벌(天刑)도, 전염성이 강해 격리가 필요한 난치병도 아니라고 말한다. 한센병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어본다. ●한센병은 전염성이 강하다 한센병은 전염병예방법상 가장 낮은 단계인 3군 전염병이다. 결핵의 전염력이 한센병의 2000배를 웃돌 정도다. 특히 일반인은 95% 이상 한센병에 대한 자연 항체를 갖고 있다. 또 리팜피신이란 치료제를 단 1차례 4알(600㎎)만 복용해도 나균의 99.9%는 전염력을 상실한다. 신체는 물론 성접촉, 임신을 통해서도 감염되지 않는다. ●치료하려면 격리조치가 필요하다 1980년대 치료제 리팜피신이 발견되면서 한센병은 통원치료를 받는 병으로 바뀌었다. 전염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손가락·발가락 등 일부 신체기관의 변형으로 수술이 불가피하면 입원하지만, 장기간 격리는 필요치 않다. ●한센병은 난치병이다 한센병은 약물 복용으로 1∼2년이면 완치된다. 예전엔 치료시기를 놓쳐 변형된 손·발로 살아가는 한센인이 많았지만, 최근 발병한 환자들은 피부 반점 정도만 남는다. 치료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몸속 나균은 전염력을 잃는다. ●한센병은 유전된다 1973년 대한나협회가 조사한 결과, 전국 88개 정착촌에 살고 있는 2세 4157명 가운데 한센병에 감염된 2세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가족 가운데 한센인이 있다 해도 감염은 240만명에 한 명 꼴로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고 의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새로운 한센병 환자가 많다 2004년 1월 현재 한센인은 1만 6801명이다. 대부분 치료가 끝난 사람들이다. 새로운 환자는 해마다 20여명에 불과하다. 소록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깔깔깔]

    ●깍두기 할아버지 환갑 잔치에 갔더니 여러 친척들이 오셨는데 그중 특히 시선을 끄는 사람이 있었다. 사촌누나 남편되는 사람인데 우람한 체격에다 고슴도치 털처럼 세운 머리, 해수욕장에서나 어울릴 듯한 울긋불긋한 남방 상의 하며 시장에서 일수 찍는 데나 쓸 것 같은 작은 가죽 돈가방도 이채로웠다. 궁금한 점이 많아 집에 돌아온 다음 나는 엄마에게 물어 봤다. “엄마, 사촌누나 자형 되는 분 좀 이상하지 않아?” “그러게, 인상이 별로 단정치 못한 것 같더라.” “그렇지? 뭐하는 분이지?” “글쎄… 나도 못 물어봤네.” “가죽 돈가방도 좀 그렇고… 사채업자인가?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깍두기 같애.” 그 말을 듣고 엄마가 이제야 알겠다는 듯 말했다. “아∼ 무장사하는구나.”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5)구로시오난류와 나로도 삼치잡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5)구로시오난류와 나로도 삼치잡이

    겨울바다가 따뜻하다. 해풍이 강해 체감온도는 낮아도 실온은 높다. 구로시오(黑潮)난류의 영향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아예 ‘흑조문화권’이란 문화권역을 설정하기도 했다. 가령, 북방한계선을 넘어서 평북 철산의 가도까지 동백이 자생하는 것은 이 난류 때문이다. 이 무렵 방어·삼치·참치 등이 남도의 바다를 찾는 것도 이 난류 영향이다. 삼치 하면 대개 ‘구이’를 생각한다. 점심시간, 도심의 뒷골목을 지나칠 때면 구수한 냄새가 잡아끈다. 구이용으로 쓰이는 길이 30㎝, 무게 800g 정도의 삼치는 현지에서 ‘고시’라 부르는 새끼들.“고시가 삼치 축에나 든다요?”라고들 한다. 일본 수출품이라 일본어인 ‘고시’가 일상어로 남아 있다. 이런 ‘고시’는 삼치로 쳐주지도 않는다. 적어도 삼치 반열에 끼려면 1㎏은 넘어야 한다. ●1㎏은 넘어야 삼치반열에 낀다니… 삼치를 찾아서 멀리 고흥의 나로도까지 내려갔다. 요새야 길이 좋아 어디든 어렵잖게 갈 수 있지만 나로도는 정말 멀다. 좀 돌아가는 길이지만 유장한 득량만을 보고 싶어 장흥쪽 수문리로 접어들었다. 보성 율포는 해수욕장으로 유명하지만 반지락회로도 익히 알려진 곳. 살짝 데쳐서 야채를 넣고 매운 양념으로 버무리는데 이 정도의 선도라면 맥주집의 통조림 골뱅이 정도는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다. 득량만은 곳곳에 개막이그물이 들어차 흡사 개막이의 본향 같은 느낌이다. 나로도는 외나로도와 내나로도 2개의 섬이 모두 다리로 연륙됐다. 고흥 자체도 육지 남단에 고구마처럼 매달린 반도 지형인 데다 나로도는 그곳 읍내에서도 장장 1시간여 거리다. 다리가 없던 시절에는 완벽한 오지의 섬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로도는 자신들만의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다.‘나로도를 모르면 삼치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돌 법도 하다.‘모든 삼치는 나로도로 통한다.’고나 할까. 언뜻 이런 농담 같은 구호가 떠오른다.‘외국인은 참치, 우리는 삼치, 삼치는 나로도!’. 축정항, 일명 나로도항에서 봉래면 수산담당 김영우씨와 군청의 정상태씨를 만났다. 그들의 안내로 어판장에서 5㎏짜리 삼치부터 샀다. 가격은 ㎏당 1만원. 무게가 자그만치 5㎏인데도 ‘중치’란다. 큰 것은 10㎏도 넘는다니 뒷골목 구이집에서 굽던 삼치는 ‘삼치 반열’에 끼지도 못한다는 말을 이해하겠다. 삼치에 관한 기존 상식이 모두 깨진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어린 것들만 먹고 살아 왔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의 김진영 박사가 “키워서 먹어야 하는데 1년짜리들을 무턱 대고 잡아들인다.”고 개탄하지 않던가. 그중 맛있는 놈은 3∼5㎏짜리다. 모든 고기가 그렇듯 너무 크면 맛이 없다. 맛으로 보면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중간치가 좋다. 어린 삼치는 ‘덜 여문 격’이라 비린내가 심하고 9월 중순 이후 10월 말까지 수확기에 잡힌 놈들이라야 살집이 딴딴하고 영양가도 차올라 맛있다. 나로도 사람들은 삼치구이를 잘 모른다.“이 비싼 고기를 어떻게 날름 구워 먹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씨알이 아주 잔 놈들만 구워 반찬을 삼는다. 회를 먹어 보니 냉동 참치와 맛이 비슷하다. 삼치는 달리는 뱃전에서 미끼 없는 ‘공갈낚시’로도 연방 낚인다. 물위를 미끄러지는 낚시 미끼를 보고 달려들다가 잡히곤 한다. 채낚기는 주로 낮에 하고, 자망은 해질 녘에 놓았다 아침에 거둬들인다. 푸른 등을 가진 물고기가 모두 바다 윗부분에서 놀듯 삼치도 윗물 고기다. 햇빛을 듬뿍 받는 등 푸른 생선이 몸에 좋은 것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격은 낚시로 잡은 고기가 그물로 잡은 고기보다 위다. 그물에서 발버둥치다가 살이 뭉그러지기 때문에 그만큼 상품의 격이 떨어진다. 그래서 삼치 채낚기가 많다. 그러나 중국의 대형 쌍끌이어선이나 정치망에 잡힌 고기가 국내에 다량 유입되면서 이 삼치가 고작 냉동식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냉장 기술의 발달은 보존이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 기술을 믿고 필요 이상으로 무한정 잡아들인다는 점에서는 반생태적이다. 냉동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의 욕심을 무한대로 극대화시켜 생태계를 얼어붙게 한 꼴이다. ●“외국인은 참치, 우리는 삼치, 삼치는 나로도” 활어가 아닌 다음에야 삼치 맛은 저장 기법이 좌우한다. 일단 잡은 삼치는 얼음에 묻는다. 그러나 냉동은 금물. 냉동하면 연한 살이 녹아내려 씹을 것이 없다. 층층이 얼음을 깔고 살이 다치지 않게 비닐을 깐 다음에 삼치를 한 겹 놓은 뒤 그 위에 다시 얼음을 까는 식이다. 삼치는 잡은 즉시 먹는 것보다 두어 시간 얼음에 재워 놓았다가 먹어야 시원한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활어가 아닌 선어여서 적당히 숙성시켜 먹어야 맛이 좋음을 나로도 사람들은 일찍부터 깨닫고 있는 셈이다. 지난 60∼75년 연간에 나로도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닐 정도’로 흥청거렸다. 파시가 열려 엄청난 양의 삼치가 일본으로 팔려 나갔다. 삼치와 함께 대하, 중하, 서대 등도 덩달아 일본에 팔렸다. 이 어류는 파시가 막을 내린 뒤에도 부산을 거쳐 속속 일본으로 팔려 나갔고, 본토 사람들은 그 바람에 삼치를 맘껏 먹기 어려웠다. 그랬던 삼치의 수출길이 막히자 그제서야 사람들은 삼치에 맛을 들였다. 재미있는 것은 삼치회를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보성 고흥 순천 여수 등 전남 동부권 사람들이라는 점. 서울에서도 주문이 밀리지만 주로 출향 인사들에 국한된다.“서울에 올라갈 게 없지요. 물량이 달리는 데다가 그쪽 사람들은 삼치회를 모르잖아요.” 그렇다. 서울 사람들이 아는 삼치는 오로지 ‘구이’뿐이다. 부산이나 인근 하동에서도 회는 즐기지 않는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서부두 횟집 등에서 심심찮게 삼치회를 맛볼 수 있다. 삼치의 문화권역이 지극히 토속적이며 남방적임을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두어시간 얼음에 재웠다 먹어야 제맛 값도 애매하다. 많이 잡히면 떨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금값이다. 명절 무렵, 출향 인사들이 귀향할 때면 집집마다 삼치를 준비한다. 적절하게 때를 맞춰 먹으려고 시간까지 맞춰 가며 냉장을 한다. 그래서 그때는 값이 뛴다. 광주에서는 아예 ‘차떼기’로 사들인다. “회는 살이 흐물거려 맛이 좀 그렇다.”고 했더니 “서울에서 먹던 딱딱한 ‘고시’에 익숙해서 그렇다.”는 핀잔이 돌아온다. 서울에 올라가는 새끼 삼치는 대부분 배를 가른 냉동 삼치인데, 냉장고에 오래 둬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딱딱해졌다는 것이다.“요것이 막 낸 것인디, 이것을 드시고 서울 가서 묵어 보믄 아마 돌 씹는 맛일 것이오.”한다. 같은 횟감이라도 가공처리 방식에 따라 전혀 맛이 달라질 수 있음을 금방 깨닫는다. 여기에서 횟감의 생명은 처리방식이란 배움을 얻는다. 먹다 남긴 회를 거둬 간 주인이 계란 풀어 옷을 입힌 튀김으로 튀겨 내놓는다. 생선전과 비슷하다. 배가 불러 젓가락을 들고 엉거주춤하자,“4명 가족이 오면 잘 먹는 사람들은 5㎏도 부족해요. 한 10㎏는 묵어야 삼치회 좀 묵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삼치 맛을 아는 마니아들은 몇몇이서 두어 상자쯤 간단히 먹어 치운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삼치회를 보면 사족을 못쓸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한국인들은 씹히는 맛이 강한 회를 즐기는 반면, 입에 넣으면 녹아내리는 맛이 드는 남방계 회는 덜 좋아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의 식습관에 길들여진 까닭이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참치에서 느껴지는 그런 느끼함이 없다. 살을 발라낸 뼈와 머리는 무를 숭숭 썰어 넣고 푹 끓여낸다. 일종의 어죽인데, 국물이 시원해 술안주 겸 식사 대용으로 그만이다. 삼치에 관한 한 나로도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인근 여수에서도 많이 잡히지만 제값을 받지 못한다. 아귀가 마산에 가야 제값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같은 고흥땅에서도 녹동항에서는 제값을 못받는 대신 나로도 축항에서는 제 대접을 받는다. ●8월말부터 12월초까지 삼치잡이 절정기 삼치는 거문도와 나로도 사이가 주어장이다.7∼8월 중순까지는 대개 어린 새끼잡이다. 찬바람 부는 8월 말부터 12월 초까지가 삼치잡이 절정기. 인근 완도 청산도에서도 삼치가 많이 난다. 그러나 청산도 삼치도 반드시 나로도를 거쳐서 위판되므로 ‘모든 삼치는 결국 나로도로 통한다.’ 고흥의 주요 항구는 나로도항과 풍남항, 그리고 녹동항이다. 소록도가 지척인 녹동항은 아주 조그마한 어촌이었다. 반면 나로도항은 일제시대부터 어업전진기지였다. 나로도항은 수심이 7m나 돼 배가 드나들기에 별 장애가 없다. 어장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사실 오지의 섬에서 어로 아니면 해 먹을 것이 없었던 것도 이곳에서 어업이 발달한 이유가 된다. 이제 나로도는 우주항공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발사대는 물론이고 우주체험관이 생기면 관광객들이 떼지어 몰려들 것이다.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 발전에 이만한 희소식도 없다. 그러나 보상도 만만찮다. 발사 소음 때문에 사람은 물론 가축들도 섬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 나로도의 본디 이름은 ‘나라의 섬’에서 비롯됐다. 흥양현(興陽縣)에 딸린 국영 목장이었다는 뜻인데, 다시금 ‘나라의 섬’이 되고 말 것이란 씁쓸함이 없지 않다. 나로도와 여수 화양면을 연결하는 연륙교도 착공됐다. 지도가 바뀔 판이다. 그러나 나로도 사람들의 삼치회 선호도는 바뀔 것 같지 않다. 오랜 역사문화성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작은 포구마다 각각 자랑하는 해산물이 있어 사랑받고 있으며, 나로도의 삼치문화도 이런 토속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경기도나 충청도에서는 삼치 선호도가 낮다. 남방어류답게 남방에서 선호가 높다. 바로 구로시오난류가 배태한 보다 큰 차원의 난류문화권임에 틀림없다.
  • 낙지네 개흙 잔치/윤봉선 그림

    동시집 ‘박하사탕 한봉지’를 냈던 안학수(50) 시인이 이번엔 개펄에서 시를 캤다. 개펄에서 하나 둘 건져올린 그 작은 노랫말들은 동시집 ‘낙지네 개흙 잔치’(윤봉선 그림, 창비 펴냄)에 묶였다. 조개, 고둥, 게, 갯지렁이, 낙지…. 펄에 묻힌 갯것들을 보듬어 시인은 목청껏 노래로 꿰었다.“작은 벌레나 풀꽃 하나라도 소중히 할 줄 아는 마음이 곧 인류를 사랑할 줄도 안다.”는 철학을 어린 독자들에게 귀띔해주고 싶어서다. “뾰룩뵤룩 뾰루지/따개비는 부스럼//찌덕지덕 생딱지/눌어붙은 굴딱지//새까맣고 얼룩진/울퉁불퉁 못난이//그래도 그 품에/아기 달랑게를 품었다.//그래도 그 등에/꼬마 갯강구를 업었다.”(‘갯돌’) “개펄 마당 가득 채우며/밀려드는 밀물 깊은 곳/김발 매었던 말짱머리에/뙤똥하게 앉아 무엇으르 하나?//(…)//스님처럼 좌선한 폼이 염주 없이도 깨우치겠다./차려입은 잿빛 장삼이/목탁 없이도 성불하겠다.”(‘두루미중’) 금방이라도 개펄 내음이 코끝에 끼쳐올 것 같은 서정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환경파괴 등 현실문제를 고민해보게 하는 시들도 자주 끼어든다.“터진 과자봉지/뒹구는 소주병/널브러진 담배꽁초/우그러진 깡통/씹다뱉은 오징어발//(…)//놀란 괭이갈매기들/메스껍다 되돌아 날며/끼야 끼야 꺄꺄/꾸루 꾸루 꾸꾸.”(‘해수욕장의 아침’) 꼼방울(솔방울), 말짱(말뚝), 트레못(나사못), 황발이(농게) 등 재미난 우리말들이 많다. 초등생용.6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철새 알고 보면 재미도 가득

    철새 알고 보면 재미도 가득

    ‘푸드덕∼, 푸드덕∼, 쉭∼, 쉭∼’ 날이 저물자 금강하구 모래톱에서 쉬고 있던 가창오리떼가 시커멓게 하늘을 뒤덮었다. 강 가운데 머물던 가창오리떼가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며 하늘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한 것이다. 희미한 노을을 배경으로 치솟은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와∼’. 짧은 탄성과 함께 주변에 잠시 적막감이 흘렀다. 가족들과 함께 철새 탐조에 나선 탐조객들은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하듯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경이로운 ‘군무’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하루에 한번 먹이를 찾아 떠나며 펼친 가창오리떼의 군무는 수분 남짓 짧은 순간에 아쉬움을 남긴 채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철새탐조는 초·중학생 자녀를 둔 사람들에게 가족 여행으로 제격. 올겨울에는 한번쯤 철새들의 경이로운 ‘반란’을 보러 떠나자! ●철새들의 경이로운 ‘반란’ 승용차를 타고 서울을 떠나 2시간 30분여만에 도착한 곳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 도삼리 금강철새탐조대. 서해안고속도로 서천 IC를 빠져나와 금강하구둑에 이르렀다. 망원경이 설치된 3층 탐조대와 생태전시체험관을 둘러 본 뒤 곧바로 탐조대에서 운행하는 ‘철새탐조 투어버스’(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1시,3시)에 올랐다. 가격은 어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버스에는 ‘푸른서천리추진협의회’(041-965-2310)에서 나온 철새 전문가가 함께 탑승, 철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철새탐조투어 전문가이드 신경순씨는 “새를 향해 손짓을 하면 새가 총을 쏘려는 것으로 오인해 날아간다.”며 간단한 주의사항을 말해준 뒤 철새 자랑이 시작된다. 신씨는 “시베리아에서 날아 온 40여종 70여만마리의 철새가 금강에서 겨울을 보낸다.”면서 “특히 전세계 가창오리 35만마리의 97% 이상, 전세계 검은무리 물떼새(천연기념물 326호) 1만마리의 95%를 이 곳에서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신씨에 따르면 금강 하구에는 관측 포인트마다 다른 철새가 관측된다. 금강 하굿둑 아래 바닷물에는 큰기러기, 쇠기러기, 고방오리 등이, 민물지역인 금강하굿둑 위에는 붉은부리갈매기, 댕기물떼새, 괭이갈매기, 모래톱이 형성된 금강대교 인근에서는 개리, 큰고니, 물총새, 종다리 등을 볼 수 있다. 가창오리는 와초리에서 볼수 있으며, 검은머리물떼새는 장항앞바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작은섬 유부도에서 관측된다. 탐조버스는 망월리 제1관측소와 금강대교, 신성리 갈대밭을 거쳐 일몰이 다가오자 가창오리떼의 군무를 보기 위해 와초리에 도착했다.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펼치는 군무는 철새탐조의 하이라이트.“와∼. 마치 거대한 비행선이 인간을 향해 몰려오는 것 같다.”며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서천군 금강철새 탐조투어는 내년 2월28일까지 100일간 진행된다. ●편리한 탐조시설, 초보자도 OK 다음날 아침 금강대교를 건너 전북 군산으로 넘어왔다. 먼저 금강 하굿둑 옆에 새로 지은 국내 최대 시설의 철새 조망대를 방문했다. 철새조망대(성인 2000원, 어린이 500원)는 망원경을 설치한 대형 탐조대(9층·11층)와 한바퀴 도는데 2시간가량 소요되는 회전식 조망식당, 영상관, 전시실 등이 마련돼 있다. 탐조대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유치원 등에서 온 단체 관람객이 성황을 이뤘다. 유치원생 아들, 남편과 함께 서울에서 온 주부 김미선(35)씨는 “아이들에게 생태 교육을 시켜주고 도시생활에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정말로 오기 잘했다.”면서 “철새가 시베리아로 떠나기전에 다시한번 꼭 찾아 올 생각”이라고 극찬했다. 1∼5일 군산 금강철새조망대와 금강하구 일대에서는 ‘군산세계철새관광 페스티벌’이 열려 짧은 시간에 다양한 철새 탐조를 할 수 있다. 또 국제철새심포지엄과 학술대회,6대주 희귀조류 박제 전시회, 북한 조류 사진전 등이 열린다. 군산철새관광 페스티벌조직위원회 (063) 450-6275. 충남 서산의 천수만은 간척사업으로 생긴 농경지와 간월호, 부남호 등 대규모의 인공 담수호로 이뤄진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다.10월 중순부터 가창오리와 노랑부리 저어새, 큰고니 등 300여종 40만마리의 철새가 천수만을 찾는다. 내년 1월31일까지 천수만 겨울 철새학교가 열리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간월호 주변을 돌며 철새를 관찰하는 탐조버스가 운행된다(어른 5000원). 천수만 철새기행전 위원회 (041) 669-7744.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는 청둥오리, 큰기러기를 비롯해 재두루미나, 고니 등 20여종의 철새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찾아온다. 주남·동판·산남저수지 등 3개의 저수지가 연결돼 넓이가 180만평에 이른다. 창원시청 관광진흥과 (055) 280-2043. 전남 남해안의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있는 순천만은 남해안 개펄 가운데 자연생태가 잘 보전된 곳으로 개펄과 50만평에 이르는 갈대밭 주변에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등 두루미류를 비롯한 철새들이 찾아와 겨울을 난다.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 749-3328.탐조는 새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선 탐조 옷차림은 가급적 눈에 잘 띄는 붉은색과 흰색 계통의 옷을 피하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갈색 복장을 택하는 것이 좋다. 또 야외에서 관찰을 해야 하는 만큼 매서운 바람을 막아낼 두껍고 가벼운 옷이 최상이다. 새는 후각에 예민하므로 냄새가 많이 나는 화장품이나 향수는 삼가야 한다. 특히 탐조에 앞서 조류 도감을 통해 탐조 지역의 특징, 주요 조류에 대해서는 미리 공부해 가는 것이 좋다. 망원경으로 철새를 보고 수시로 조류도감을 펴 종류와 특징을 확인해야 한다. 망원경을 이용해 가족이 돌아가며 관찰한 뒤 이름을 알아내고 메모장에 적는 것도 좋다. 디지털 카메라와 소형 녹음기를 준비한다면 금상첨화. 틈틈이 안내원의 철새 이야기를 녹음하고 사진으로 찍어 더 실감나는 기록을 만들 수 있다. ■ 눈 요기 맛 요기 끌리네 ‘철새와 함께 볼거리, 먹을거리도 즐기고‘ 철새 탐조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주변 볼거리와 먹을거리다. 새는 환경에 민감한 동물로 새가 많은 곳은 깨끗한 자연 환경과 함께 먹거리가 풍부하다. ●볼거리 충남 서천의 마량 동백나무 숲은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는 애절한 전설과 함께 500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나무 85그루(천연기념물 169호)가 있다. 금강하구 인근인 충남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은 폭 200m, 길이 1㎞이상 펼쳐진 면적이 6만여평에 이르는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로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천군 문화관광과 (041) 950-4224. 또 금강대교 건너편 전북 군산에는 서해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월명산과 1∼2시간 안에 닿는 고군산 군도에는 선유도해수욕장과 섬이 있고 섬을 연결하는 하이킹 코스가 아름답다. 전북 군산에서 부안에 이르는 웅대한 규모의 새만금 방조제도 둘러보면 좋다. 군산시청 문화관광과 (063) 450-4554. 한편 차를 타고 30분가량 달리면 인근인 전북 익산에서 우리나라 최대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을 볼 수 있으며, 국내 최대의 보석박물관이 있다. 보석박물관에는 10만여점의 진귀한 세계 각국의 보석이 전시돼 있으며, 구입도 가능하다. 미륵사지 관광안내소(063-836-7804), 보석박물관 관광안내소 (063-850-4988) ●먹을거리 충남 서천군 서산회관(041-951-7677)의 갯벌에서 갓 잡은 주꾸미를 불판에 데쳐먹는 것과 알이 토실한 5월 꽃게와 된장이 어우러진 군산 하굿둑 꽃게장(063-453-6670)은 철새 탐조 여행의 맛을 더해 준다. ■ 알고 보‘새’요 새라고 다 똑같은 새가 아니다. 새는 크기와 형태, 부리, 꼬리, 날개 모양이 모두 다르다. 탐조에 앞서 새의 특성과 모습을 미리 익히면 큰 도움이 된다. ●가창오리 기러기목 오리과로 몸길이는 약 40㎝, 날개 길이는 약 21㎝. 먹이는 풀씨, 낟알, 수서곤충으로 시베리아 동부에서 번식하고 한국·중국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세계적인 희귀조로서 ‘멸종위기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수록되어 전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검은머리물떼새 천연기념물 326호. 몸길이 약 45㎝, 날개길이 23∼28㎝이다. 하구나 해안 간석지에 살면서 조개·갯지렁이·지렁이·게 따위를 잡아 먹는다. 몸 빛깔은 윗면을 비롯하여 이마와 목이 검정색이고 부리와 다리는 붉은색이다. 아랫면은 흰색이다. ●큰고니 천연기념물 201호. 몸 전체의 깃은 흰색이고 다리는 검은색이며, 부리의 뒷부분만 노랑색이다. 몸길이는 약 1.5m, 펼친 날개의 길이 약 2.4m이다. ●큰기러기 몸길이 76∼89㎝이다. 낮동안에는 한쪽 다리로 서 있거나, 배를 땅에 대고 머리를 뒤로 돌려 등깃에 파묻는다. 일반 기러기보다 짙은 갈색을 띠며 부리는 검정색이나 끝 가까이에 등황색 띠가 있다. 다리는 오렌지색이다. ●청머리오리 몸길이 약 43㎝이다. 수컷은 얼굴이 녹색이고 이마와 정수리에 댕기 모양으로 길게 갈색 줄이 나 있다. ●개리 천연기념물 325호. 기러기류 중 대형종으로 머리와 목 부분은 앞쪽과 뒤쪽의 색갈차이가 뚜렷해 다른 기러기류보다 밝게 보인다. 날개길이 41∼48㎝, 꽁지길이 11∼17㎝이다. ●발구지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로 오리류의 무리에 섞여 월동한다. 둥지는 물가 초습지의 풀숲이나 숲속 땅위에서 풀을 이용해 만든다. ●넓적부리 몸길이 약 50㎝, 날개길이 약 23㎝이다. 윗부리와 아랫부리 사이에 있는 은 판으로 물을 여과시키면서 수중의 플랑크톤을 걸러먹는다. 이마와 정수리 및 턱밑은 검은 갈색이며 뒷목의 깃털은 약간 길고 아랫부분에 흰색 띠가 있다. 글 서천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오륙도·수영강’ 조망권 경쟁

    ‘오륙도·수영강’ 조망권 경쟁

    아파트 분양시장에 ‘부산 대전’이 불을 뿜고 있다. 주택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대형 건설업체들이 부산에서 초겨울 부동산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업체마다 최고 조망권, 초고층, 최고급 마감을 무기로 내세웠다. 주택경기가 오랫동안 침체된 가운데 한꺼번에 9000가구를 넘게 물량을 쏟아놓아 청약 결과가 주목된다.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LG·롯데·포스코 총출동 포문은 SK건설이 먼저 열었다.24일부터 3000가구를 청약받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무기로 오륙도 조망권을 내놓았다. 아파트 단지에서 용호동 오륙도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SK건설은 모든 가구가 바다 조망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LG, 롯데, 벽산, 포스코건설이 맞붙었다. LG건설은 중앙건설과 함께 ‘LG하이츠자이’ 1149가구를 분양한다.‘메트로시티’와 붙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미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8500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타운으로 조성되는 것이 장점이다. 광안대교 및 바다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토록 단지를 배치했고, 피트니스센터 등 편익시설을 갖춘 아파트라고 자랑한다. 롯데건설은 사하구 다대동에 ‘롯데캐슬 몰운대’ 3462가구를 내놓았다. 다대포와 영도, 낙동강 을숙도, 다대포 해수욕장과 몰운대의 전경이 펼쳐진다. 단지안에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도록 전망대 4개를 세울 예정이다. 옥상을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및 휴식처로 가꿀 계획이다. 벽산건설은 동래구 온천동에 52층 아파트 ‘아스타’ 649가구를 공급한다.90년 이후 부산 아파트 공급량의 10% 정도를 담당할 정도로 부산에서 이미지를 굳혔다고 자신한다. 초고층 주택사업에 진출하는 의미도 있다. 일반 아파트로는 국내 최고층이다. 다른 경쟁업체들과 달리 도심속 고급 아파트를 지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주상복합 아파트로 승부를 걸었다.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들어서는 ‘포스코 더#센텀스타’로 아파트 629가구, 오피스텔 219실로 구성됐다.60층 건물로 부산에서 가장 높아 렌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영강과 바다로 둘러싸인 산-강-바다 복합조망권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럭셔리 아파트의 진수 보여준다 아파트인가 호텔인가. 모델하우스마다 최고급 아파트 전시장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고층 아파트라서 내진설계는 기본이고 바닷가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소금기에 녹이 슬지 않는 내구성 강한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한다.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 원격제어·원격진료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원스톱 리빙’이 가능한 아파트로 보면 된다. 입주민이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고급 피트니스센터를 설치하고, 새집 증후군을 잡기 위한 자재를 선택하는 등 건강 아파트 개념도 도입했다. SK VIEW는 동간 거리를 최대한 확보, 쾌적하고 여유로운 단지라고 자랑한다. 벽산 아스타는 입주자 관리비 부담을 덜고 입주 후 실내 구조변경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했다.LG는 첨단 방범·실내소음 차단 시스템을 자랑거리로 내놓았다. 롯데는 입주민을 위한 피트니스 클럽을 마련하는 등 웰빙 아파트를 내걸었다. 주변 경관을 주민들의 품으로 가져다 주기 위해 별도의 전망대를 세우고 옥상마다 아름다운 조경을 설치해 주기로 했다. 커뮤니티 공간 및 휴식처로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벽산은 입주자가 실내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플랫 슬래브’구조로 설계했다.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관리하는 회사에 입주 관리를 맡겼다. 선진관리와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포스코는 건강과 웰빙을 동시에 추구하는 ‘어고노믹스(Ergonomics)’ 디자인을 바탕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친환경적 마감재를 도입했다. 첨단 보안시스템과 홈네트워크 기능을 갖추고 있다. ●고가분양에 소비자 반응 주목 업체마다 대형 고급 아파트를 내놓고 부자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빼어난 조망권, 고급 내장재 마감을 들어 분양가도 높게 책정했다. 펜트하우스는 일반 아파트 분양가보다 2배 넘게 매겨졌다. 주민들은 빼어난 입지여건을 인정하면서도 분양가는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지역은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투기과열지구. 하지만 아파트 계약 후 1년 뒤부터 분양권을 되팔 수 있다. 때문에 분양권 전매를 노린 투자자들이 상당 부분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시에 9108가구를 공급, 부산 수요로는 채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3순위 청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섹스&시티]자신있게 ‘밝’히자

    맞선을 앞둔 20살 중반의 여자가 사우나 다이어트를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는 안타까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는 1년 사이에 20㎏을 빼고도 더 많은 살을 빼려다 운명을 달리했죠.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이 그를 죽음으로 인도한 겁니다. 한편으로 뚱뚱한 여자에게 늘상 언어폭력을 남발하고 경멸의 눈빛을 보내는 외모 지상주의적인 우리 사회에서 전혀 이해 못할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진짜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는 여성들도 본인이 뚱뚱하다고 느끼는 것이죠. 이렇게 자신의 몸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된 여성들은 다이어트에 집착할 뿐만 아니라 섹스도 소극적으로 한다고 하더군요. 파트너가 자신의 몸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 싫어서 목표체중에 도달할 때까지 섹스를 거부하거나 섹스를 한다고 해도 몸의 노출을 최소한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섹스를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덩어리’가 되고 요리조리 몸을 가리느라 바빠 섹스를 하는둥마는둥 하는 상태까지 이른다고 합니다. 다이어트가 어느새 ‘섹스 하는 나’의 행동까지 통제하는 지경에 이른 거죠. 해수욕장에 가보면 안에는 예쁘고 화려한 꽃무늬 비키니를 입고도 티셔츠로 몸을 꽁꽁 싸매는 여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시선 탓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거죠. 이런 어색한 상황은 체중을 의식해 섹스에 소극적인 여자들의 경우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여자들은 자신의 몸이나 외모에 가혹할 정도로 기준을 정하는 반면 남자들의 심리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한 통계에도 나온 것처럼 남자들은 자신의 몸이나 외모를 ‘평균 이상’이라고 느끼는 수가 여자보다 현저히 많더라고요. 통계를 자세히 살펴 보면 남자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이다.’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성기는 큰 편에 속한다.’‘나는 섹스에 자신이 있다.’라고 대답한 숫자가 과반수를 차지했습니다. 남자는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사실 ‘나는 섹스를 잘한다.’라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니는 남자들을 보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럼에도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몸은 단련하면 좋아지고 섹스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발전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그렇기 때문에 일단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에게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 해서 강박적으로 자신을 학대하는 행위는 그만합시다. 우리가 아무리 외모 지상주의 현실에 살고 있지만 몸과 마음이 병들만큼 다이어트가 가치가 있는 걸까요?일단 여자들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죠. 누가 뭐라고 하던 똥배가 나와도 배꼽티를 당당하게 입고 다니는 여자들의 모습을 우리나라 거리에서도 발견하고 싶습니다. 이진
  • 수능 끝! 훌훌 털고 떠나자

    수능 끝! 훌훌 털고 떠나자

    수능 잘 보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세요. 그런데 뭘 할지 결정하셨나요? 목적도 없이 어두컴컴한 밤거리를 헤매기만 한다면 사실, 자유도 별로 향기롭지 않답니다. 고3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고, 귀한 자유를 느끼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세요. 적은 용돈에 차도 없어서 멀리 갈 수 없다고요? 꼭 멀리 가야만 여행은 아니지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까운 바다로 떠나세요. 기차여행도 얼마나 멋스러운가요. 또 우리를 위해 시내 곳곳에서 각종 이벤트도 한창입니다. 마음맞는 친구와 함께 수능 애프터데이를 한껏 즐기자고요. ■영종도 강화 석모도·영종도·무의도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경비가 저렴하게 들면서도 마음껏 바다의 아름다움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고 철지난 바닷가를 산책한 후 친구들과 함께 해수온천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는 영종도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곳이다. 서울에서 갈 때는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인천역에서 내려 버스로 인천 월미도까지 가야 한다. 월미도선착장에서 영종선착장(구읍배터)까지는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가면 전철이긴 하지만 기차도 타고 배도 타며 여행의 기분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영종도는 가깝지만 큰 섬이다. 체력에 자신 있으면 자전거를 빌려 타고 다녀도 되고 아니면 버스를 타고 을왕리 해수욕장이나 무의도중에 한 곳을 다녀 오는 것도 좋다. 일단 자전거를 빌리고 싶다면 월미도에서 배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영종도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영종선착장 앞에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신나게 달려보자.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용궁사가 있다. 흥선 대원군이 아들을 임금이 되게 하기 위해 10년 동안 기도를 올린 곳이다. 대원군이 직접 쓴 현판과 둘레 5.63m, 수령 1000년이 넘는 느티나무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1시간 달리면 영종도 서쪽의 바닷가에 도착한다. 철지난 해수욕장은 을씨년스럽지만 더욱 멋있다. 을왕리해수욕장이 있는 용유도 해변이다. 해변을 따라 을왕리 해수욕장, 선녀바위 해변, 왕산유원지, 마시란 유원지가 잇따라 붙어 있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선 선녀가 목욕을 하고 갔다가 바위로 변했다는 선녀바위와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더욱이 썰물시간은 환상적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갯벌이 펼쳐지며 수평선은 어느새 바다와 하늘이 하나돼 보이지 않는다.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 그 전에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영종도 해수피아(032-886-5800)다. 바다속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를 이용하는 대형 온천이다. 친구의 등도 밀어주고 같이 몸을 씻으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보자. 입장료 6000원. 월미도 선착장(032-762-8880)에서 영종선착장(032-746-0740)까지 가는 배는 오전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학생 1500원, 어른 2000원. 영종선착장에서 나오는 배도 같다. 인천공항에서 영종선착장까지 가는 버스 203번는 매시 1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선착장으로 온다.45분 정도 걸린다. 학생 700원, 어른 1200원. 자전거 대여료는 시간당 3000원. 을왕리쪽으로 가는 버스는 영종선착장에 있고 약 50분 걸린다. 인천공항에서는 301,306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10분 간격. ■석모도 가까워서 더욱 아름다운 곳이 석모도다.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눈앞에 보일 만큼 가까워 섬이 주는 외로움은 덜하지만 정취만큼은 어느 곳에 비해도 빠지지 않는다. 이정재·전지현 주연의 영화 ‘시월애’,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의 무대이기도 했던 이곳은 서해에서도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또 도로가 잘 나 있고 차량통행이 드물어 자전거를 대여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석모도 여행은 보통 신촌로터리 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한다. 강화 외포리행 버스를 타고 평균 2시간이면 석모도가 눈앞에 보이는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배를 타는 시간은 10분 남짓. 짧지만 섬 여행의 기분만큼은 느낄 수 있다.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의 묘기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석모도 역시 걸어다니기에는 무리다. 자전거를 빌리자. 인라인을 신고 달려보는 것도 재미있다. 친구와 장난쳐도 누구도 말리지 않는다. 석모도 일주도로를 자전거로 한바퀴 도는데는 3시간이면 족하다. 석포선착장 앞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50분정도 가면 삼랑염전과 민머루해수욕장이다. 약 30만평에 달하는 염전은 이국적인 분위를 느끼게 한다. 길을 따라 염전을 구경하고 김장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천일염(1만원 정도)도 살 수 있다. 검은 갯벌이 속살을 드러내는 썰물에는 조개나 게를 잡을 수도 있고, 밀물 때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놀 수도 있다. 바닷가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면 다시 자전거에 올라 천년고찰 보문사로 가자. 신라 선덕여왕 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는 보문사는 바다와 육지의 아름다움이 조화된 절. 석굴법당과 절뒤 암벽에 새겨진 높이 6.9m의 마애석불이 일품이다. 그윽한 향냄새와 장엄한 불상 앞에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 이번엔 서쪽 끝 하리저수지로 가보자. 영화 ‘시월애’ 촬영지는 이미 철거됐지만, 영화 속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정식했던 아카시아 나무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 속의 세트는 사라졌지만 자연풍경과 황홀한 낙조는 여전히 아름답다. 서울 신촌 버스터미널(02-324-0611)에서 평일 1시간, 주말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외포리 행 버스를 이용한다. 학생 3900원. 일반 5900원. 외포리 선착장(032-932-6007)에서 평일 30분, 주말 5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카페리호를 타고 석포리 선착장까지 가면 된다. 첫 배는 오전 7시30분, 마지막 배는 오후 6시30분. 석모도에서 나오는 배 시간도 같다. 승선료는 왕복 1200원. 차량은 1만 4000원. 자전거는 하루 빌리는 데 1인용 8000원,2인용 1만 4000원. 자전거를 원하는 곳까지 배달 해주고 수거도 한다(011-9774-0091). ■무의도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영화 ‘실미도’의 무대가 되어 단번에 유명해진 곳이다. 무의도에서 볼 만한 곳은 하나개해수욕장과 큰무리(실미)해수욕장, 호룡곡산 등이다 일단 영종도 잠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무의도로 향한다. 소요시간은 5분.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도착하면 마을버스로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그중 제일 먼저 찾는 곳이 하나개해수욕장이다. 선착장에서 섬을 한 바퀴 도는 마을버스를 타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면 된다. ‘하나밖에 없는 큰 갯벌’이라는 뜻의 하나개해수욕장은 폭 100m에 달하는 백사장이 1㎞ 넘게 펼쳐져 놀기에 그만이다. 또한 남쪽 언덕 위에 예쁜 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이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가 어린시절 살던 곳이다. 별로 볼 것은 없지만 그래도 디카에 추억을 담는 것은 필수.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실미도로 가보자. 실미도는 무의도 실미해수욕장과 마주하고 있다. 썰물 때 해수욕장과 실미도 사이에 거대한 갯벌과 모래톱이 드러나 2시간가량 길을 내준다. ‘실미도’ 촬영 세트장은 없어졌지만 고된 훈련을 받은 부대원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서둘러 길을 되짚어 무의도로 향하자. 시간을 지체하면 자칫 혼자 섬에 갇혀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지는 석양은 역시 아름답다. 잠진도선착장에서 무의도로 가는 배는 아침 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있다. 물때에 따라 하루 2∼3시간씩 결항되므로 미리 결항시간을 알아보는 게 좋다. 뱃삯은 왕복 2000원. 학생할인은 없다. 무의도해운(032-751-3354). 무의도에서는 마을버스를 이용하자.30분에 한번씩 다니며 섬을 일주하기 때문에 어디든지 갈 수 있다.1000원. 또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032-887-2893)에는 무의도행 배가 오전 9시30분에 한번 있으며 뱃삯은 어른 8900원, 학생 8150원.50분 걸린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신문 제정 24회 농어촌 청소년대상

    올해로 24회를 맞는 농어촌청소년대상 농업부문 대상 수상자에 노형수(28·전남 장흥군 관산읍)씨가 선정됐다. 수산부문 대상은 이대우(30·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씨에게 돌아갔다. 농어촌청소년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성수 서울대 교수)는 10일 농업·수산부문 대상을 비롯한 특별상 및 본상, 공로상 수상자 19명을 선정, 발표했다. 농어촌청소년대상은 농어촌 후계자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서울신문사가 1980년 제정한 상으로 농림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가 후원하고 있다. 수상자는 현장 실사를 통해 엄선됐다. 수상자에게는 대통령, 국무총리, 농림·해양수산부 장관, 농촌진흥청장, 농협중앙회장의 표창과 한국마사회가 협찬한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농업부문 ▲대상 노형수 ▲특별상 이인섭(28·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본상 김영규(26·충북 보은군 삼승면) 안상기(34·경남 김해시 장유면) 서기석(26·전북 김제시 성덕면) 송승현(30·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임은영(24·경북 영덕군 창수면) 원영수(29·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안보경(34·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이윤교(35·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김원삼(28·광주시 남구 구소동) ▲공로상 조정주(37·경기도 농업기술원) ●수산부문 ▲대상 이대우 ▲특별상 김현철(30·전남 여수시 화정면) ▲본상 곽영기(35·경남 사천시 마도동) 정병철(28·울산시 동구 주전동) 황재덕(30·전남 신안군 장산면) 김경택(33·제주 북제주군 애월읍) ▲공로상 오몽룡(57·전남 목포수산청) ■ 대상 ●수산 이대우씨 “동해안 일대에 첨단 어류 양식장 벨트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동해안은 서해나 남해와 달리 조류가 세고 파도가 높은 편이라 양식이 거의 불가능한 지역이다. 그러나 이씨는 특허 양식법을 개발해 주문진 앞바다에서 성공적으로 전복, 가리비, 다시마 양식을 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는 양식장의 연간 수입이 10억원에 이른다. 육지에서만 가능한 전복 양식이 이씨가 개발한 ‘수심조절식 양식기’를 이용하면 바다에서도 할 수 있다. 바다에서 하면 양식장 부지매입비와 전기료 등이 들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상품 전복을 양식할 수 있다. 가리비의 폐사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중간양성기’도 그의 작품이다. 다시마 양식법도 개선해 질좋은 다시마를 전복의 먹이로 활용하고 있다. 공학도도 아닌 이씨가 특허기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적극성 때문이다. 그는 양식장 근처에 있는 수산연구소를 찾아가 시험양식장을 돌봐주면서 박사급 연구원들과 안면을 익혔다. 이씨는 “연구원들에게 궁금한 점을 수시로 물어보고 그들이 하는 일을 유심히 관찰하니까 어려운 문제도 술술 풀렸다.”면서 웃었다. 이씨는 “어업이 3D업종이어서 모두들 피하고 있으나 조금만 연구하면 손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동해안의 양식법을 개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는 양식에 관해선 벤처기업인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농업 노형수씨“깨끗한 환경에서 소가 잘 먹도록 돌보면 누구나 건강한 한우를 키울 수 있습니다.” 노씨는 28살의 젊은 나이에 우량 한우 100여마리를 키우는 농장 주인. 그는 번식우 위주의 축산경영을 통해 연간 2억 2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붕이 열리고 닫히는 대규모 현대식 사육장과 왕겨를 활용한 분뇨처리 시설, 자동 온도조절 장치, 혈통우 컴퓨터 관리 등을 통해 친환경 번식우 사육을 실천한다. 겸손하지만 배짱도 있는 젊은이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축산농인 아버지로부터 쌈짓돈을 받아 독립했다. 별탈 없이 작은 농장을 운영하다 외환위기를 맞았다. 축산농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소시장에는 송아지들이 한마리에 35만원씩 헐값에 쏟아져 나왔다. 남들은 축사를 줄이느라 허둥댈 때 그는 3000만원의 농협대출을 받아 송아지 60마리를 사들였다. 불과 2년뒤 소값은 다시 폭등했고, 그는 축사를 개선할 수 있는 거금을 쥘 수가 있었다. 노씨는 “요즘 고유가 때문에 사료값이 두배나 뛰었고, 불경기로 인해 쇠고기 소비도 늘지 않아 걱정이지만 이럴 때가 기회라는 믿음을 다시 한번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7년째 무연고 묘와 보훈대상자 묘를 1000여기나 돌보고 있다. 장흥군 4-H 농악단도 이끈다. 봉사활동은 좋은 환경에서 소를 돌보는 일처럼 실천할수록 힘이 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특별상 ●수산 김현철씨 어류 양식에 대한 신기술과 지식을 익혀 이를 주변에 전파, 어촌계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양식법 연구를 통해 농어와 참돔 가두리 양식에 몰두, 연간 2억∼3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어촌계의 소득도 23억원에 이르고 있다. 바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생사료(잡어 찌꺼기, 동물 분뇨 등)는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정부가 권장하는 친환경 배합사료를 사용하고, 이를 이웃에도 권유해 배합사료 직불제 혜택을 받도록 했다.‘119명예 구급선’을 운영하면서 해난 환자 구조에도 기여했다. 마을 노인회관의 운영책임도 맡고 있다. ●농업 이인섭씨 수탁(受託)영농과 특용작물 재배 등 정부의 영농 방침을 잘 실천해 고소득을 올리는 쌀 전업농. 한국농업전문학교를 나와 수탁농지를 포함, 논 4만평을 경작하면서 농한기에는 영지·느타리 등 버섯 300평을 재배해 연간 1억 5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건조기 2대를 갖추고 벼 육묘장 300평을 운영하며 브랜드 쌀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고철·농약병 모으기, 꽃길 조성, 독거노인 밑반찬 전달, 낙산해수욕장 청소 등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한다. 이같은 성실함에 반한 아테네올림픽 핸드볼 국가대표 이공주 선수가 그의 약혼녀다. ■ 공로상 ●수산 오몽룡씨 목포수산청 어촌지도관으로 수산물 품종개량과 보급에 앞장섰다. 김, 톳, 다시마, 매생이, 전복, 굴, 숭어 등의 양식법을 개선해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특히 신안군 해안에 방치된 폐염전 1000㏊를 대하 양식장으로 개발, 연간 1400여t의 대하를 생산하고 있다. 어촌계 어업인들은 이를 통해 연간 170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주 소득원인 김의 소비촉진을 위해 ‘완도김 옛 명성 되찾기’운동을 펼치고 해남 김을 브랜화했다. 해남, 완도, 장흥 등 어촌지도소 3곳을 개설했다. 어병진료센터를 이동식으로 운영, 어업활동에 보탬을 주고 있다. ●농업 조정주씨 경기도 농업기술원 지방농촌지도사로 미래농촌의 주역인 청소년 육성에 기여했다.4-H조직 308개,9812명을 지원했다. 신지식 4-H대상 제도를 신설해 특작, 채소, 화훼·과수, 축산, 학생 등 5개 분야의 우수 회원들을 포상했다. 농촌청소년 정보화사랑방 사업도 적극 추진,3억 6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22개소를 개설했다.‘우리도의 자기모습 만들기’ 운동을 추진, 청소년들에게 전통민속 문화의식을 일깨웠다.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취지에서 연간 30명씩,150여명의 농업인을 외국에 연수하도록 했다. ■ 본상 ●수산 곽영기씨 경남 사천시 저도의 어촌계 총무를 맡아 어촌계의 소득증대에 도움을 준 어업인 후계자. 낚시터 조성, 관리선 운영, 바지락 종패 살포, 어장기반 조성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2001년 5억 4000만원에 불과했던 어촌계 소득을 17억원으로 끌어 올렸다. 본인도 근해어업을 통해 연간 1억 5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농업 임은영씨 아이디어 재배법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미혼여성 과수농. 맥반석 광맥을 활용한 고품질 복숭아 농장 9000평, 사과된장 특허제조법을 사용하는 사과 농장 1500평, 배 농장 4500평을 운영해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경사지인 과수원의 과수 생산물과 퇴비를 운반하기 위해 모노레일도 갖췄다. 태풍 루사의 피해 복구가 끝나지 않았으나 헌혈봉사 등에도 적극적이다. ●농업 안보경씨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복합영농으로 성공했다. 한우 130마리, 녹용사슴 35마리를 기른다.7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감귤 및 콩을 재배, 연간 1억 4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겨울에도 방목을 해 사료값을 절감한다. 지육우 작목반에서 최신 축산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농업 이윤교씨 도심에서 측량 보조기사로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유기농으로 성공했다. 상추, 치커리 등을 유기농 재배법으로 재배한다. 재배 면적은 4000평으로, 연간 52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유기농을 하는 아버지도 이씨의 도움으로 연간 1억 3200만원을 번다.2002년 유기재배에 대한 정부 인증을 받아 상추 등을 할인점에 직접 납품하고 있다. ●농업 김원삼씨 홀몸인 노모의 농사를 도와 자립기반을 일군 시설채소 전문가. 풋고추, 애호박, 양채류 등 시설채소 2000평과 논·밭 5000평을 경작, 연간 7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윤작을 통해 채소류 가격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도로 주변에 무궁화와 코스모스 등을 심었고, 폐비닐 수거에도 앞장섰다. 고령농업인 일손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산 정병철씨 성실한 어업경영으로 소득을 높이고, 솔선수범으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운 어업인 후계자. 울산 주전 어촌계로부터 정치어업 지인망 2㏊와 건망 1㏊를 지원받아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해마다 적조가 발생하면 본인 소유 어선을 이용, 황토를 살포하고 주변의 적조예찰도 돕는다. 매월 해안가 청소를 주도하며, 수시로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수산 황재덕씨 어업인 정보화교육(36일)을 이수한 뒤 어촌계에 정보사랑방을 개설했다. 김 양식을 하면서 무기산을 사용하지 않고 고품질의 김을 생산해 연간 3억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복 가두리양식 면허도 취득, 주변 어업인들에게 새로운 소득품종의 보급에도 앞장섰다. 중국동포 여성과 어촌 남성 맛선보기 등을 주관,10쌍의 국제결혼을 성사시켰다. ●수산 김경택씨 넙치 양식을 하면서 성장이 부진한 것은 과감하게 도태시키는 방법으로 고품질의 어류생산을 실천했다. 어시장에서 넙치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연간 소득을 2억 20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양식법을 주변 양식장에 전파하는 등 이웃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도 힘썼다. 양식장 홈페이지를 제작, 도시 소비자에게 신선한 어류를 공급한다. ●농업 원영수씨 땅값 상승으로 토지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수탁경영으로 규모화를 실천한 쌀 전업농. 논 3만평과 밭 2000평에서 기계화 경작을 해 연간 1억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포클레인, 트랙터, 콤바인 등을 동원, 영농회원을 위해 일손돕기를 하면서 영농기계화 교육도 한다. 동네 배수로와 논둑, 도로 정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농업 송승현씨 감귤을 친환경 유기농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배했다. 그린그라스 초생재배, 저농약 시험생산과 함께 오갈피 실생묘도 생산한다. 한우 사육에서 발생한 퇴비를 감귤원에 순환농법으로 활용했다. 감귤농사(4800평)와 한우사육(25마리)으로 연간 7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요양원과 아가방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독거노인의 방도배 등을 도왔다. ●농업 안상기씨 액체종균배양기 등을 활용,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을 재배한다. 버섯 재배 면적은 210평이다. 종자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이오필름 포장재를 이용해 상품성을 높이는 등 연간 1억 3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종균생산 기술을 이웃에 보급하고, 상품성이 낮은 버섯은 노인들에게 제공했다. 당산나무 공원을 앞장서 조성했다. ●농업 서기석씨 영농의 기계화와 규모화를 실천해 2만 5000평 규모의 벼농사를 하는 쌀 전업농. 경쟁력 확보 노력을 통해 쌀 가격이 80㎏ 한 가마에 15만원까지 떨어져도 연간 소득 8000만원을 유지할 수 있다. 전북도 4-H연합회 회장인 그는 노약자 농가에 농기계 봉사활동도 한다. ●농업 김영규씨 부부 농업인으로 둘 다 한국농업전문학교를 졸업했다. 학교에서 배운 농토 배양과 어린 모 재배 기술을 실천해 논 4만평에서 벼를 재배한다.1000평 규모의 밭에서 더덕도 경작, 연간 8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보은군 4-H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으며 찰옥수수 종자보급, 보훈농가 일손돕기, 우리 농산물 직거래 등을 한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5)금강산 삼일포의 매향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5)금강산 삼일포의 매향비

    고려 충선왕 원년(1309년). 금강산 삼일포에 강릉도 존무사(存撫使·관찰사) 김천호를 비롯, 강릉부사 박흥수, 판관 김관보 등 동해의 지방관리들이 승려 지여(志如)와 함께 모였다. 의관 정제한 이들이 먼길 마다않고 이른 아침에 모인 것을 보면 필경 곡절이 있을 법하였다. 석수장이가 지게에 비석을 지고 다가왔다. 김천호는 아무 말없이 눈길로 배를 가리켰다. 비석이 먼저 배에 실렸다. 이어 김천호를 비롯해 박흥수 등이 차례로 배에 올랐다. 다행히 날씨는 좋았다. 지여가 “날짜 하나는 참으로 잘 잡았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으나 좌중은 묵묵부답이었다. 응답할 분위기가 아닌 듯했다. 배는 삼일포를 향해 노를 저어갔다.“단서암에 배를 대게나.” 김천호는 단호히 말했다. 삼일포에 있는 4개의 섬 중에서 단서암(丹書岩)을 택한 것이다. 단서암을 선택한 데는 연유가 있었다. ●고려 충선왕 원년, 단서암에 매향비를 세우다 신라 화랑들이 삼일포를 다녀간 기념으로 남겼다는 기록,‘영랑 일행이 남석을 다녀가다.’(永郞徒南石行)는 여섯 글자가 전해지고 있음을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예로부터 미륵의 당래하생(當來下生)을 서원하면서 은밀하게 찾아들던 비밀스러운 곳임도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매향비를 세우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 아닌가.“호숫물이 가로막고 미륵도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곳이니, 누군들 이 매향비를 함부로 옮기지는 못하리라.”라고 내심 확신하면서. 이상의 기록은 삼일포 매향비의 40행,369자를 풀어서 매향비 세우던 광경을 재구성해본 것이다. 당시 강원도 각 포구에 향나무를 베어 물 속에 넣은 뒤 그 증표로 삼일포에 매향비를 세웠다. 매향비가 건립된 1309년으로부터 40년이 지난 1349년 가을, 이곡(李穀)이 삼일포를 다시 찾았다.‘죽부인전’의 작가로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올라 있는 이곡은 ‘동문선’에 전해지는 동유기(東遊記)에 이렇게 썼다.‘초사흘에 일찍 일어나 삼일포에 이르렀다. 성에서 북쪽으로 5리쯤에 있는데, 배에 올라 서남쪽 조그만 섬에 이르니, 덩그런 큰 돌이 있다. 그 꼭대기에 돌벽장이 있고 석불이 있으니, 세칭 미륵당이다.’ 이곡이 찾을 당시에는 매향비는 물론 석불까지 있었고 미륵당도 현존해 이곳이 미륵신앙의 ‘메카’였음이 틀림없다. 그 뒤로도 매향비를 직접 보았다는 기록은 곳곳에 있다. 농암 김창협(1651∼1708)은 1671년 여름에 금강산을 유람한 뒤 삼일포에서 배를 타고 호수의 섬으로 들어갔다가 이런 글을 남겼다.‘배를 옮겨대고 사선정 남쪽의 작은 바위 봉우리에 오르니 짤막한 비석이 있는데 마멸되어 글자를 볼 수가 없었다. 이를 세상에서 말하기를 미륵 매향비라고 한다.’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김상성 주관하에 1746년부터 1748년 사이에 그려진 시화첩 ‘관동십경’에는 매향비가 선명하게 나타나며,‘매향비 아래에서 짐짓 배를 돌리네.’라는 시구까지 확인된다. 박종(1735∼1793)은 1767년 경주 구경을 떠났다가 삼일포에 들러서 쓴 ‘동경기행(東京紀行)’에서 이 비를 침향비(沈香碑)라고 하여 향을 묻었음을 분명히 하였다.‘단서암에 올라 침향비를 보고는 배를 타고 오른쪽 언덕에 이르러 걸어서 솔숲을 빠져나와 돌아보니, 중은 노를 저어 돌아가고 있는데 풍경이 한적하기로는 그만이다.’ 이처럼 삼일포 매향비는 후대인들의 인구에 회자되던 비석이었으며 금강산 순례의 필수 코스였다.20세기에는 위당 정인보 선생이 금강산을 다녀오며 기록을 남겼다.‘관동 해안에 향을 묻은 곳이 많으니, 이는 불사(佛事)라. 미륵하생할 때 같이 용화회(龍華會)에 나게 해달라는 발원이라 한다. 호수 위에 매향비가 있었는데 근재(謹齋)의 단갈사제(斷碣沙際)라는 시어가 이를 이름이다.’ ●향 묻고 미륵 오기를 바란 민중들 매향비가 세워지던 충선왕 원년이면 고려가 저물어가던 때가 아닌가. 숫처녀와 내시를 공물로 바치는 등 원나라의 횡포가 자못 극심하였고, 불교의 타락상도 극에 달하고 있었다. 당대 불교가 보여주었던 그릇된 행실을 새삼 탓해서 무엇하랴. 그러한 시대에 동해의 변방에서 지방관리들에 의해 매향의례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당시 민중의 염원을 형식적으로나마 풀어주려는 노력의 일환은 아니었을까. 삼일포 매향비는 1926년에 일본인 등전량책(藤田亮策)에 의해 소개되었다. 그런데 그 뒤로 매향비가 간 곳 없이 사라지고 탁본한 비문만이 전해지고 있을 따름이다. 어떤 경로로 이 매향비가 사라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높이 60㎝에 불과한 작은 비였으니 집어가려고 마음만 먹는다면야 손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어디선가 박복한 여생을 쓸쓸히 보내고 있든가, 아니면 그 누군가가 미륵의 당래하생을 서원하면서 향을 묻듯 비 자체를 삼일포 깊은 물 속에다 던져버렸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서원이 담겨 있는 매향비(埋香碑)란 무엇일까. 매향비란 글자 그대로, 향을 묻고 미륵이 오기를 기원하면서 세운 비석을 말한다. 그러나 그 실체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다. 불교사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가 하면 금석문의 숨겨진 비밀 혹은 글씨로 새겨진 비밀문서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 미륵세상을 찾아가는 해법이라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모든 의문의 열쇠가 매향비에 있다. 나라가 좁다보니 비밀스러운 것이 별반 없는데, 매향비만큼은 우리들의 지적 호기심과 궁금증을 더해주기에 충분한 탐구 대상이 된다. 금강산 매향비문을 보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현장을 찾아 나선다면 실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삼일포 매향비문에는 삼척현 맹방촌(孟方村)에 향나무 150그루를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맹방촌은 지금의 동해안 맹방해수욕장에 해당되며, 산봉우리가 아름답게 솟고 백사장이 좋아 예로부터 명승지로 알려진 곳이다. 삼일포 매향비에서 지적한 맹방에 가면 지금도 매향의례에 대한 촌로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다. 그야말로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는 매향비의 신화다. ●‘침향’은 새로운 세상에의 희구 상징 매향비는 흡사 해적들이 남긴 ‘보물지도’처럼 미륵신앙의 비밀과 맞닿아 있다. 그들은 왜, 무슨 마음에서 그런 비의(秘儀)를 열려고 했을까. 지금까지 발견된 매향비는 모조리 바닷가, 그것도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대에 자리잡고 있다. 그 비밀은 향을 바다에 묻는 침향(沈香)에 있다. 사찰에서 피우는 향은 그을음이 생기므로 해마다 불상을 닦아주어야 한다. 그러나 침향은 그을음이 없어 귀하게 치며 약재로도 쓰인다. 부적에 영험이 있다고 믿듯이, 침향의 신성성에 기대어 고급 약재로 인정되었던 것 같다. 침향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는 사리함에서 잘 드러난다. 금동으로 감싼 사리함 안에는 옥함이 있는데, 그 옥함 속 사리와 직접 닿는 부분만큼은 침향으로 만들었을 정도다. 명품이라고 부를 만한 불상 중에도 딱딱한 침향을 파서 조각한 것이 다수 있다. 침향을 예사롭지 않게 대한 옛사람의 경외심이 배어나온다. 갯펄에 묻은 향목은 침향이 되면 물 위로 떠오른다고 한다. 이무기가 천년이 되면 용이 되어 승천하듯, 단순한 향목도 침향이 되면 이런 ‘승천의식’을 거친다고 믿었던 것. 미륵하생을 기다리는 민중들에게 침향의 부상은 바로 새로운 세상의 떠오름이 아니었을까. 매향비는 반드시 강물과 바닷물이 합수하는 바닷가에 세워졌다. 한반도 최고의 절경으로 불리는 해금강에 연한 삼일포는 석호의 으뜸으로, 신라시대 화랑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아름다운 삼일포 안에 세워진 매향비는 미륵을 기다리며 집단적으로 서원하던 당대 민중들의 장엄, 그 자체를 웅변해준다. 미륵을 기다리는 민중의 서원은 하나의 운동 양상으로 발전하곤 하였다. 가까운 중국에서도 미륵에 의탁한 ‘동양식 천년왕국운동’이 자주 벌어졌다. 청조를 타도하고자 한 ‘백련교의 난’ 따위가 그것이다.‘천하가 난(亂)하면 미륵불이 강생한다.’,‘미륵불이 바로 천하를 지킬 것이다.’,‘천지를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반란의 해, 미결(未決)의 해’ 같은 슬로건에서 새 세계의 열망과 미륵신앙과의 관련성이 잘 드러난다. 우리의 경우에도 궁예가 스스로 미륵불을 자칭하였고, 강증산도 미륵불에 의탁하였다. 불교가 시작된 이래로 미륵신앙은 하나의 운동, 미래불의 기다림 그 자체였다. 무슨 확신이 민중들로 하여금 미륵의 당래하생을 서원하게 만들었을까. 그만큼 현실의 고통이 심했다는 증거이리라. ●통일시대 오면 비밀스러운 자태 드러내려나 남쪽 사람들이 연일 금강산 관광에 나선다. 관광에 나선 남쪽사람들에게 삼일포와 해금강은 필수 코스이지만 정작 안내문에는 매향비에 관한 기록이 없다. 남한은 물론이고 북쪽의 안내자들도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매향비를 설명하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삼일포의 가장 신비로운 대목인 매향비의 내력을 전혀 모르고 돌아오기 마련이다. 마음 속으로만 삼일포를 그리워하다가 실제로 삼일포에 갔을 때, 필자는 삼일포 호수 안의 섬들을 바라보면서 매향비 생각에 가슴이 벅차 잠시 숨이 막혔던 적이 있다. 사라진 삼일포 매향비가 혹시나 말법의 상징처럼 존재하는 분단상황이 종식되고 통일시대가 오면 비로소 그 비밀스러운 자태를 세상에 드러내지 않을까.
  • [부동산 in]경성토건㈜ 해송(海松)빌리지

    경성토건㈜은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에 별장용 전원주택단지 ‘해송(海松)빌리지’를 분양한다. 궁평해수욕장 바로 뒤에 있다. 동쪽으로 화옹만, 서쪽으로 시화호, 남쪽으로 아산만·입파도·도리도 등이 한 눈에 보인다.300평 단위로 6000평을 분양한다. 평당 150만원.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걸린다.(031)357-8600.
  • 내년부터 광안리서 매일밤 ‘레이저쇼’

    내년부터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밤마다 레이저를 이용한 빛의 축제와 음악의 향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2008년 이후에는 워터 스크린을 이용한 애니메이션까지 즐길 수 있게 돼 화려한 조명을 연출하고 있는 광안대교와 어우러진다. 부산 수영구는 17일 내년 상반기에 광안대교 주탑과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레이저 시스템을 설치하는 한편, 광안대교 난간에 물 커튼과 안개 분수를 위한 설비를 갖춰 매일 밤 30분가량 레이저쇼를 연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영구는 또 2007년까지 해수욕장 주변 4∼6곳에 음향시스템을 설치해 빛의 축제와 어울리는 낭만적인 음악을 들려줄 방침이다. 구는 이어 2008년까지 모두 40억 9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사이에 가로 100m, 세로 50m 규모의 대형 워터 스크린을 설치한 후 매일 15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미래를 향해 뻗어나가는 부산의 기상을 형상화한 레이저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광안대교도 미국의 금문교와 견줄 만한 화려한 다리로 발전시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부산의 맛·볼거리 - 이것도 꼭

    부산의 맛·볼거리 - 이것도 꼭

    ■ 안보고 가면 절대 후회! 부산 지하철 1,2호선을 이용하면 해운대,광안리,남포동,서면 등에 쉽게 갈 수 있다.지하철 부산역에서 30∼4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지하철(800원)을 이용해 태종대,을숙도,범어사도 한번은 들러 볼 만하다. ●태종대 울창한 해송들과 기암괴석의 절벽이 푸른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깎아지른 바위절벽과 탁 트인 바다의 절경이 너무 아름다워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이 이곳의 해안 절경에 심취했다고 해서 ‘태종대’로 불린다고 한다.이곳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한때 사람들이 자살을 하러 태종대를 많이 찾았다는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현재 모자상이 있는 전망대가 한때 자살바위로 불리던 곳이다.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전망대를 세웠는데,다시 한번 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의미다. 태종대 중턱에는 폭 6m의 순환관광도로가 4.3㎞에 걸쳐 있으며 망부석,신선바위,전망대 휴게실(자살바위),병풍바위 등 절경이 이어진다.태종대를 걸어서 구경하는 데 보통 1시간30분이면 넉넉하다.입장료 1인당 600원,승용차는 탑승객 수에 상관없이 차 1대당 3000원.셔틀버스가 없어져 걸어서 다니거나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하지만 버스정류장 앞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4명까지 3000원에 전망대까지 데려다 준다. 또 태종대 주변을 도는 유람선은 어른 6000원,아이 4000원,약 40분이 걸린다. 근처에 바이킹 등 12종의 놀이기구와 조류원 등이 있는 자유랜드(405-0043)나 태종대 온천(404-9001) 등 한나절 나들이로 좋다. 가는 방법은 1호선 남포동역에서 6번 출구로 나와 8,13,30,88번을 타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을숙도 우리나라 최대 철새도래지로 낙동강 하구에 있다.사계절 먹이가 풍부하고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넓은 갯벌과 갈대가 우거져 있어 철새들의 쉼터와 잠자리가 되고 있다.겨울이면 철새로 장관이지만 지금도 쇠제비갈매기,딱새과의 개개비,뜸부기류인 쇠물닭 등도 눈에 띈다.요즘은 하얗게 핀 갈대꽃이 장관이다. 을숙도 위쪽에는 넓은 주차장과 간이축구장,잔디광장,휴게소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을숙도 안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7군데다.2인용 자전거는 시간당 5000원,1인용은 3000원.갈대 숲에서 연인과 자전거를 타면 영화 주인공이 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부산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 내려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5분 거리. ●범어사 합천 해인사,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이다.부산 금정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약 1300년 전 신라 고승 의상이 창건했다.삼국시대의 유물인 삼층석탑과 대웅전이 보물이다. 임진왜란 때의 승병장 서산대사,경허,용성,동산 스님 등 고승을 배출한 호국불교의 전당이기도 하다.다른 절과 다른 독특한 형태의 일주문,독성각 입구의 아치문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 일주문 왼쪽의 등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176호로 안 보면 후회하게 된다.등나무 400여 그루가 참나무,소나무 등과 어울려 사는 모습은 멋지다.참나무,소나무의 줄기를 휘어감고 사는 등나무,등나무의 등쌀에 못 이겨 말라죽은 소나무,2∼3줄기가 서로 뒤엉켜 흡사 뱀처럼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등나무가 음산한 듯 장엄하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을 이용할 것.부산역에서 지하철로 40분 정도.범어사역에서 범어사 매표소까지 시내버스 90번이 다닌다.운행간격 15분. ■ 꼭!!! 맛 보고 가이소 국내 해산물 최대 집산지인 부산.온갖 종류의 회가 다 있지만 요즘 미식가들을 색다르게 유혹하는 음식이 아귀회다.부산 연제구 목화예식장 맞은편 국민은행 뒤쪽 4거리의 팔팔횟집(865-1518)은 자연산만 취급해 아귀도 회로 떠준다. 메뉴판에는 아귀회가 없고,아귀 코스가 있다.아귀 코스를 주문하면 아귀회와 아귀수육,아귀탕이 차례로 나온다.깔끔하게 차려진 밑반찬과 함께 전채처럼 나오는 아귀회는 아귀의 꼬리 부분의 살점을 회로 뜬 것.광어회처럼 밝은 색이 돌면서 껍질 부분은 붉은 빛이 난다.한 동행인은 “살이 물컹거릴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고 졸깃하다.”고 말했다.약간 미끌거리면서 씹히는 질감이 어찌보면 복어회와 비슷했다.회는 이 집에서 별도로 마련한 간장 소스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간장소스는 간장에 고추냉이와 풋고추 등을 넣어 만들었다. 이어 나오는 것이 아귀수육.수육은 흔히 먹는 콩나물이 가득한 아귀찜과는 차원이 다른 음식이다.회를 하고 남은 부분을 그대로 쪄 낸 것으로 아귀가 수북하다.테이블에서 아귀 뼈를 발라 앞접시에 들어준다.아귀 내장도 고스란히 나온다.아귀 내장은 거위간인 푸와그라와 맛과 질감이 비슷해 미식가들이 무척 즐기는 부위다.복 수육보다 더 담백하면서 맛이 깔끔하다.마지막으로 나오는 것이 아귀탕.맑은 국물이 시원하다.밥을 말아 먹어도 좋다. 아귀 코스의 가격은 시가.4년 전부터 아귀회를 시작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는 주인 류순이씨는 “살아있는 아귀를 구하기 위해 통영·고성·삼천포·여수 등 남해안을 샅샅이 헤매고 다닌다.”며 “어떨 땐 하루 700㎞ 이상 다닌다.”고 말했다.이렇다보니 가격이 만만찮다.요즘은 비교적 많이 나는 편이어서 2인분은 5만∼6만원,4인분은 8만원.산 아귀를 다듬는 데 시간이 걸려 예약하는 것이 좋다. 동래구청 뒤쪽의 동래할매파전(552-0791)도 한번은 찾을 만하다.부산민속음식점 1호답게 고가구가 예스럽게 꾸며져 있다.부산의 뿌리인 동래는 광복 전까지 장꾼들이 들끓었다.“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에 간다.”는 말이 전할 정도로 파전은 인기 메뉴였다. 4대,70년째 가업인 파전을 잇는 김정희씨는 “파는 향이 진하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기장산을 쓴다.”며 “여기에 바지락·새우·굴·홍합 등을 찹쌀가루와 멸치 육수에 섞어 걸쭉한 반죽으로 개어 유채꽃기름에 부쳐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자랑했다.부드러우면서 파의 향이 진하다.신선한 해물과 향기 좋은 파를 구하기가 힘들어 분점 개업을 꺼린단다.파전 1만 8000원.논고둥찜(2만원)도 좋다.직접 빚는 동동주(6000원)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서부 경남에서 부산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포쪽으로 가는 길목의 유명갈비(313-3392)는 와인삼겹살(5500원)로 내공이 깊다.삼겹살에 한약재인 정향·월계수잎과 함께 포도주에 하루 동안 대나무통에 절여 둔 것이다.약간 두툼하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부드러워 입에 착착 감긴다.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즐겨 경남지역에서 더 많이 알려진 집이다.갈매기살(6000원)은 쇠고기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맛이 좋다.식사로 나오는 영양돌솥밥(3000원)에는 잣·콩·밤·대추 등이 많이 들어 있다.밑반찬도 깔끔하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광안리해수욕장 옆의 민락씨랜드 7층의 경포횟집(752-9393)은 자연산만 고집하는 몇 안 되는 집이다.주인 이영철씨는 2대째 30년 동안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해온 토박이인 까닭에 다른 업주들은 구하기 힘든 자연산 고기를 쉽게 구한다.그래서 자연산은 끊이질 않는다.요즘엔 게르치 회가 싱싱하다.서비스로 나오는 오징어순대도 그만이다.산 오징어를 통째로 40분가량 삶아 나오는 것으로 먹물과 내장이 그대로 들어 있어 쌉싸래한 맛이 나지만 식욕을 돋운다. 부산에서 시간이 난다면 금정산에 한번 올라보는 것도 괜찮다.어느 쪽에서 오르든 2시간가량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부산항과 바다,김해평야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도 좋다. 금정산 안쪽의 산성마을에는 흑염소불고기 전문점들이 있다.대표적으로 산성창녕집(517-6288)을 들 수 있다.달콤·매콤하게 양념한 염소불고기(2만 5000원)는 염소 특유의 노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부드럽다.민속주 1호인 산성막걸리(5000원)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전화를 하면 차량을 보내준다.
  • 부산의 맛·볼거리-해운대

    부산의 맛·볼거리-해운대

    ■ 낭만의 비치 걸어볼까 “푸른 물결 춤을 추고 물새 날아드는 해운대의 밤은 또 그렇게 지나가는데 솔밭길을 걷던 우리들의 사랑 얘기가 파도에 밀려 사라지네….”‘해운대 연가’처럼 부산을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운대에서 얽힌 아련한 추억 한편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해운대 해변을 중심으로 가깝게는 걸어서 10분,멀게는 택시로는 기본요금(1500원) 거리에 동백섬,달맞이고개,미술관,카페 등 볼거리가 많다.아직 해운대에 가보지 못했다면,이번 기회에 해운대에서 아름다운 추억 한편을 엮어보자. ●해운대 유람선 해운대 해변 동쪽 끝에 미포유람선 선착장(742-2525)이 있다.동백섬까지는 7.42㎞.야경이 아름다워 부산의 명물로 자리잡은 ‘광안대교’와 밀물 때는 6개로,썰물 때는 5개의 작은 섬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륙도’를 돌아보는 유람선에서의 1시간도 부산 즐기기에 제격이다. 출발시간은 1시간 간격.어른 1만 2100원,소인 8100원.밤 10시까지 유람선이 운행한다.바다에서 바로 본 도심 야경이 더욱 이색적이다. ●부산 아쿠아리움 해운대 해변 중간 지하에 위치한 이곳은 3000t 규모의 메인 수족관,높이 7m의 산호수족관,크고 작은 테마별 수족관과 길이 80m의 해저터널 등 최첨단 시설로 짜여 있다.세계 바다에 서식하는 400여종 3만 5000여 마리의 해양생물을 볼 수 있다.어른 1만 4500원,어린이 9500원.KTX 탑승객 20% 할인(영수증 제시),SK텔레콤 회원도 20% 할인해 준다.740-1700. ●동백섬 해운대 서쪽 끝 웨스트 조선호텔 뒤편에 있다.해운대(海雲臺)라는 이름은 신라 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아름다운 이곳 풍경에 반해 자신의 자(子)인 ‘해운(海雲)’을 따서 명명했다고 한다.먼 옛날엔 섬이었지만 지금은 육지와 연결돼 더 이상 섬이 아니다.입구부터 하늘로 멋지게 뻗어 올라간 해송을 따라 10분을 걸으면 최치원 동상과 기념비가 있는 동백공원이 나온다.동백섬을 한 바퀴 산책삼아 돌아보는 데 20분이면 충분하다. ●달맞이고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와 갤러리들이 있는 곳,고개 정상에는 ‘해월정’이라는 정자가 있다.우리나라에서 월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연인과 어깨를 맞대고 바다에서 솟는 달을 바라보노라면 자연스럽게 내일을 약속하게 된다.사랑을 고백하기도 좋은 곳이다. 고갯길로 내려오면 멋진 카페들이 즐비하다.언덕위의 집(743-2212)은 통나무로 운치 있게 지은 건물과 주변의 수목이 어우러져 마치 숲속에 온 듯 기분이 좋아진다.안심 스테이크 2만원,닭고기와 치즈를 올린 감자요리 8000원.전망좋은 방(746-4323)은 화이트 컬러의 모던한 외관과 해송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일품이다.후식을 포함한 해물리조토(볶음밥) 1만 4000원,치즈와 빵을 얹은 스파게티 1만 6000원.로즈몽드(743-6999)는 비오는 날이 더 멋지다.샐러드와 후식을 포함한 오븐 그라탕이 1만 3000원. 달맞이고개에 있는 추리문학관(743-0480)은 독서와 휴식에도 손색이 없는 공간이다.‘여명의 눈동자’를 쓴 김성종씨가 만들었다.입장료 4000원만 내면 커피 등 음료까지 대접받을 수 있다.1층에서는 신문과 잡지를,2∼3층에서는 3만여 권의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또한 달맞이고개와 해운대에는 크고 작은 화랑과 갤러리가 많다.잠시 들러 그림에 취해 보는 것은 해운대를 찾은 덤이다.수남갤러리(747-1765),여신갤러리(747-2588)뿐 아니라 갤러리엘사(747-1555),부산비엔날레가 한창인 부산시립미술관(744-2602)도 들러 볼 만하다. ●해운대 여행 팁 해운대에 가면 반드시 찜질방에 들를 것.특급호텔과 견줘 손색없을 정도의 시설이다.다만 소지품 보관에 주의할 것.베스타 온천(743-5705)은 달맞이공원 언덕에 위치하고 있으며 5층 노천온천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끝내준다.노천에선 수영복을 지참해야 한다.요금은 8000원,저녁 9시 이후 1만원.부산국제영화제 관련 ID카드나 영화관람권을 소지한 사람은 평일 30%,주말10% 할인.비치레저텔(742-3336)은 해운대 동쪽끝인 미포선착장 옆에 있어 휴게실에서 광안대교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입장료 7000원,저녁 9시 이후 9000원.SK텔레콤 카드 50%,LG텔레콤 카드 2000원 할인. ■ 며느리도 모를 이맛 보이소 부산 해운대에 들렀다면 꼭 한번 맛볼 만한 음식으로 곰장어짚불구이가 있다.짚불구이를 하는 곳은 부산 기장군 공수마을이지만 해운대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181번 시내버스를 타면 5∼10분 거리다. ‘먹장어’가 표준말이지만 부산·경남 일대에선 곰장어나 꼼장어로 통하며,이렇게 불러야 제맛이 나는 듯하다.공수마을은 곰장어짚불구이 집성촌이지만 원조는 송정해수욕장에서 용궁사로 가는 길목의 기장곰장어(721-2934).가장 전통적인 곰장어 구이는 볏짚에 불을 붙인 다음 곰장어를 올려 구워 먹는 방식이다.곰장어는 눈이 없고 징그럽게 생겨 과거엔 모두 버렸던 천덕꾸러기 신세였다.기장곰장어 주인 김영근씨는 “150여년 전 기장의 어른들이 춘궁기에 곰장어를 짚불에 던져 구워 먹으니 맛이 좋아 음식으로 본격 개발됐다.”고 말했다. 곰장어를 짚불에 구우면 껍질이 시꺼멓게 탄다.이를 하얀 면장갑을 끼고 가운데를 잡고 양쪽 끝으로 당기면 검은 껍질이 벗겨지면서 햐얀 속살이 나온다.잔뼈가 없고 등뼈는 연골처럼 부드러워서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쓸개와 내장까지 다 들어 있어 약간 쌉싸래한 맛도 돌아 식욕을 돋운다. 짚불구이를 할 때 생솔잎도 함께 넣어 구워 먹는 솔잎구이도 좋다.솔향이 배어 한 맛이 더 난다.김씨는 이런 조리법으로 지난 2000년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짚불구이를 먹기가 꺼림칙하다면 양념구이를 권할 만하다.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제거한 곰장어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양파·깻잎·파 등을 넣고 맵싸하게 양념해 프라이팬에서 구워 먹는 것이다. 곰장어는 살아 있는 상태에선 너무 질겨 회가 되지 않는다.그래서 회 대신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된장을 풀어 삶은 곰장어다.통째로 초장에 찍어 먹으면 졸깃하고 쫀득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곰장어숙회로 볼 수 있다.곰장어는 1㎏에 3만원.2명이 즐길 수 있다. 공수마을 쪽으로 넘어갈 시간이 없다면 해운대해수욕장의 동쪽 끝인 한국콘도를 지나 선창횟집(747-7470)에 들러도 좋다.회는 1인당 2만∼2만 5000원 정도 한다.이집의 특징은 뼈찜.생선회를 먹고 나면 나오는 생선뼈를 고춧가루·간장·물엿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얼큰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다.생선 대가리에 붙은 살을 모아 튀긴 살튀김도 좋다.뼈찜과 살튀김 모두 무료다. 선창횟집에서 10여m 더 들어가면 미포회센터(731-0017)가 나온다.조그마한 포구인데 미포어촌계 소속 어부들이 직접 잡아온 잔 고기를 고르는 것이 요령.광어나 우럭처럼 큰 고기는 대체로 양식이지만 도다리,게르치,전어 등 작은 물고기는 자연산이다.시장 상인들이 회까지 떠주는데 한 사람당 1만원,양념과 매운탕·식사를 포함해 1인당 1만원 정도 별도 지불해야 한다. 전날 과음했다면 한국콘도 옆의 속씨원한 대구탕(744-0238)은 속을 달래는 데 그만인 집이다.주인 김응각씨는 “우린 멸치나 다시마 등 다른 것은 넣지 않고 냉동 대구만을 우려낸 육수를 쓴다.”고 말했다.한 그릇에 6000원.복국으로 해장하려면 해운대구청 가는 길목의 금수복국(742-7749)도 괜찮다.창업자 이봉덕 할머니가 복국을 오랫동안 우려 내기 위해 뚝배기에 담아내기 시작한 뚝배기 복국 원조집이다.해장에는 매운탕보다는 맑은탕(지리)이 괜찮다.가장 싼 은복지리의 경우 8000원.이외에도 복전골과 복불고기,복수육,복 코스요리 등이 있지만 가격이 만만찮다.이웃의 소문난 대복집(746-0631)도 성업 중이다.은복지리와 매운탕이 7000원이고 복수육과 복불고기가 2만 5000원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시내버스 31번 종점인 리베라호텔 뒤쪽의 원조할매국밥(746-0387)도 좋다.올해 42년째로 뿌리 깊은 맛집이다.쇠고기국밥 한 그릇에 2500원.밥과 국이 따로인 따로국밥은 3000원.6년째 같은 가격이다.식당이 허름하고 가격도 싸지만 맛도 싸구려일 것으로 생각하면 크게 오산한 것이다.선지와 무가 많이 들어가 구수하면서 잡맛이 없다. 이외에도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746-0033)는 한우 암소만 고집하고 있으며,인근의 기장식당(743-4844)의 가자미 찌개가 가정식처럼 깔끔하다.
  • 바다 보이는 곳 노려볼까

    건설업체들이 분양 시즌을 맞아 지방 아파트 공급에 본격 나서고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분양권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있는데다 공공기관 및 신행정수도이전 등의 호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분양을 미뤄온 업체들이 더 이상 분양을 연기할 수 없다는 판단도 깔려있다.실수요자들에게는 원하는 아파트를 고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산·대구 공급 홍수 조용하던 부산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달과 다음달에만 1만여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바다를 바라볼 수있는 아파트와 대규모 단지도 많아 부산 청약 시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1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도 4곳에 이른다. 롯데건설은 다음달 사하구 다대동에 ‘롯데캐슬 몰운대’아파트 1984가구를 분양한다.다대포 해수욕장이 가깝다.다대해수욕장과 몰운대 유원지를 내려다볼 수 있다.내년 초 1400여 가구를 추가 분양할 예정이다. LG건설은 부산 남구 용호동에 LG타운을 조성한다.다음달 34∼63평형 1149가구를 공급할 계획인데 7400가구의 LG메트로시티 단지와 붙어있다.대단지 편익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다. SK건설은 부산 남구 용호동에 오륙도 SK뷰 34∼98평형 3000가구를 분양할 채비를 갖췄다.올해 분양되는 부산지역 아파트 단지 중 최대 규모다.오륙도 SK뷰는 경사지에 계단식으로 아파트를 배치하고 동간 거리를 넓혀 모든 가구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단지 앞에 4만평 규모의 해양공원 관광지가 조성될 예정이다.대연동∼용호동 경전철 계획이 있다. ●충청권 인기 여전 신행정수도이전과 천안 아산 신도시 개발붐을 업고 있는 지역이다.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세권에 속한다. 잠시 분양 열기가 식는가 싶더니 대형 건설사들이 다시 불씨를 지피기 시작했다. 충남에서는 천안 아산권에 집중 공급된다.벽산건설은 다음달 천안시 청당동에 28∼51평형 1653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한라건설은 11월쯤 용곡동에서 한라비발디 아파트 33∼53평형 1330가구를 공급한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아산시에서 공급을 이어간다.대우는 아산시 공수리에 893가구를,롯데는 아산시 복수리에 720가구를 각각 다음달 공급할 예정이다. 충북은 청주시에 집중됐다.최근 신행정수도이전 바람을 타고 오송·오창지구에서 청약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던 것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대원은 청주 사창동에 다음달 810가구를 공급하고,주공은 용암동에서 289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강원권 훈풍 강원도에서는 원주 아파트 시장이 훈풍에 돛을 달았다.최근 분양한 대림산업 아파트와 포스코건설 아파트 청약에서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투기과열지구가 아니라서 분양권전매가 자유롭기 때문에 수도권에서도 몰리고 있다. 대우자판에서는 단계동에 대우 아파트 788가구를,주공은 무실지구에서 560가구를 11월쯤 분양할 예정이다.춘천에서는 후평동에서 포스코건설이 1792가구를 연말쯤 분양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해운대 일대 관광시설 한곳서 모두 관리한다

    부산 해운대구청이 해수욕장은 물론 근처 관광시설을 상시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사업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배덕광 구청장은 19일 “해운대는 고속철도(KTX) 개통과 잇따르는 국제행사로 관광객이 연중 몰려오고 있어 현재의 관리시스템으로는 해수욕장 등 모든 관광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별도의 관리사업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리사업소가 신설될 경우 해운대의 특성을 잘 활용해 해양스포츠 체험 등 다양한 관광 패키지를 발굴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청은 이에 따라 최근 부산시에 체육시설 관리사업소의 수영만 요트경기장 관리·운영권을 해운대구에 이관해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동백섬,달맞이길,청사포공원 등을 일괄 관리하는 사업소 신설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구청은 이와 함께 오는 10월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해운대해수욕장의 유료화 문제를 본격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 청장은 최근 시민단체인 ‘해운대를 사랑하는 모임’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여름철에 해수욕장의 질서회복과 편의시설 확충,백사장 보존 등을 위한 방안으로 유료화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장기적으로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연합
  • ‘우면산 나비박사’ 민완기씨

    ‘우면산 나비박사’ 민완기씨

    “사람이든 자연이든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자연생태공원에서 지난 한달 동안 ‘나비교실’을 운영하며 동심(童心)을 사로잡은 민완기(41) 서울교육문화회관 총무과장의 말이다.아이들에게 ‘나비박사’라 불리던 민씨는 200여종의 나비를 비롯,곤충 표본 1000여종을 보유하고 있어 ‘곤충박사’나 다름 없다.나아가 그는 아이들에게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30여년간 애지중지해 온 곤충 표본들을 기증,전시한다는 계획이다. 민씨의 곤충 사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됐다.“여름방학 숙제 중 ‘단골 메뉴’였던 곤충 채집을 위해 들로 산으로 나선 일이 계기가 됐다.”면서 “생명체의 신비로움과 이에 대한 관심이 지금까지 곤충 연구 및 표본 수집이라는 취미생활로 이어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민씨가 지난 30년간 모은 나비 표본은 200여종.이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진 나비(210여종)의 거의 대부분이다.또 길앞잡이·사슴벌레·하늘소 등 딱정벌레류와 기타 곤충류 표본까지 합치면 무려 1000여종에 이른다. 특히 민씨는 지난 1985년 강원도 영월에서 현재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는 상제나비의 대량 서식지를 처음으로 발견하는 등 전문가 못지 않은 활동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달에는 우면산자연생태공원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 나비교실을 운영하며 자원봉사활동도 펼쳤다. 요즈음 민씨의 관심은 길앞잡이 등 딱정벌레류에 온통 쏠려 있다.“나비에 대한 연구는 거의 끝난 상태지만 딱정벌레류는 전체의 3분의 1도 알려지지 않았으며,분포 조사도 제대로 안 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나라에 17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길앞잡이의 경우 3종을 새롭게 발견,조만간 학계 등에 알릴 계획이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열정을 지닌 민씨는 무엇보다 자연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무분별한 해수욕장 개발 탓에 닻무늬길앞잡이·큰무늬길앞잡이·강변길앞잡이 등 바닷가 모래언덕(사구)에 알을 낳는 곤충들이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예를 들어 7종의 길앞잡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도는 개발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현재 3종밖에 남아있지 않아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환경 오염·훼손행위뿐만 아니라,동식물의 서식환경을 변화시키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곤충 등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과거에 비해 나뭇잎을 먹는 네발나비류 등 산림성 곤충은 늘었지만,풀을 먹고 사는 표범나비류와 모시나비류 등 초지성 곤충은 70% 가까이 줄었다.”면서 “개발이 이뤄질 때 나무를 심는 등의 식생 관리도 중요하지만,눈에 띄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씨는 현재 우면산자연생태공원에 곤충 표본실을 만들기 위해 서초구와 협의중이다.“표본실이 들어서면 곤충 표본 모두를 기증할 생각”이라면서 “또 개체 수가 많이 줄긴 했지만,우면산을 비롯한 서울에 서식하는 곤충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2) 경남 남해 어부림·미조리숲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2) 경남 남해 어부림·미조리숲

    ●바람·조류 막아주는 울타리형 바다숲 ‘어부림’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가면 ‘물건다방’‘물건슈퍼’‘물건면사무소’‘물건중학교’‘물건수산’ 등등 온통 ‘물건’만 보게 되니 슬몃 웃음이 나온다.물론 ‘물건(物件)’이 아니라 ‘물건(勿巾)’이다.물건까지 달려 내려간 것은 일명 어부림이라 불리는 천연기념물(제150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바람과 조류를 막아선 전형적인 울타리형 바다숲.길이 1500m,폭 30m 내외,7000여 평에 이르는 광대한 숲이 해변을 가로지른다.이팝나무 모감주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말채나무 후박나무가 윗자리를 차지하고,그 뒤를 따라 산달나무 까마귀밥 여름나무 생강나무 화살나무 등이 앞다퉈 자리를 잡고 있다.상목 2000여 그루,하목 8만여 그루,도합 1만여 그루가 도열해 찾아오는 이들을 위하여 늘 열병식을 준비한다.대개 해송 같은 단일 품종이기 마련인 바닷가에 이처럼 식물의 종다원성이 확보된 바다숲이 자리하고 있음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나뭇가지 하나라도 함부로 꺾으모 크일나요.해꼬지를 하모 틀림이 벌 받거덩.썩어자빠진 고목도 절대로 손은 대지 마이소.”숲그늘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던 마을 노인들이 외지인을 보자마자 경계의 낯빛으로 전해 준 준엄한 경고다.입구에도 ‘구역 내 텐트금지.숲속에서 취사를 금함.위반시 법적 조치’란 경고 입간판이 서있다.누백년을 걸쳐 지켜온 숲이므로 이렇게 막고 지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설에는 임진왜란이 터지기 직전에 전주 이씨 무림군(茂林君)의 후손들이 심었단다.그렇다고 보면 대략 400년 역사에 근접하는데,고목의 나이테와 거의 맞아 떨어진다.나무 종류도 170종에 이른다.선조들은 이곳에 왜 이같이 웅장한 숲을 조성하였을까. ●‘숲 해치면 마을 망한다’ 믿음 견고 물건리의 본디 지명은 ‘물건개’.움푹 들어간 만을 따라 펼쳐진 평지에 촌락이 형성되어 지금은 무려 227가구,530여명이 사는 대촌이 됐다.문제는 바다로부터 질풍처럼 내닫는 해풍과 조류였다.숲을 조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다숲이 한 눈에 드는 산등성이에 올라 굽어보니 타원형의 숲이 바다와 뭍의 경계선에 그림처럼 놓여졌다.바다로부터의 온갖 도전을 굳건하게 막아주는 ‘지킴이’로 손색이 없는 위용이다. 19세기 말쯤 일이다.생각없는 사람들이 이곳 나무를 일부 벌채한 뒤 큰 폭풍을 만나 마을이 아예 ‘절단’난 적이 있었다.그 후 ‘숲을 해치면 마을이 망한다.’는 이곳 주민들의 믿음은 더욱 강고해졌다.1987년의 태풍 ‘셀마’ 때도 바닷물이 들어차 큰 피해를 입었다.물건항을 조성하면서 방파제를 쌓은 이후 해변의 아름답던 몽돌들이 씻겨나가고 있으며,숲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닥쳤다.짠물이 숲을 덮쳐 나무가 죽어갔다.그래서 10여년 전부터 곳곳에 느티나무 등 후계목을 심어 뒷 일에 대비하고 있다. 너무도 중요한 숲인지라 아예 ‘제사 잡숫는 숲’이 되었다.숲에서 ‘우두머리’ 나무 한 그루를 정해 ‘당산’이라 이름붙이고 해마다 음력 10월 15일이면 제를 올린다.한 달 전에 동회를 열어서 깨끗하고 부정없는 인물을 뽑아 제주로 삼는다.예전에는 남해읍내까지 40리 길을 걸어서 오가며 제숫거리를 사오곤 했다.당목과 제줏집에는 지금도 왼새끼 금줄을 쳐 금기도 행한다. ●물고기에 숲그늘은 ‘호화판 별장’ 1960년대까지만 해도 봄이면 숲 바로 앞까지 멸치떼가 몰려들었다.은백색의 멸치가 몽돌해변으로 몰려들면 후리그물을 둥그렇게 둘러치고 주민들이 모두 몰려나가 그물의 양 귀를 잡아당겨 끌어올렸다.숲가에서는 드럼통을 개조한 가마솥에다 멸치를 연신 삶아냈고,이를 햇살 좋은 들판에 널어말려 ‘메루치’를 만들었다. 고기떼는 숲그늘로 몰려드는 습성이 있다.물고기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숲을 그리워한다.동물만이 숲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도 해변이나 섬의 숲그늘로 몸을 숨기고 ‘그늘의 미학’을 즐긴다.선사시대의 인간들이 바위 그늘에 거주처를 마련하였듯 물고기들도 본능적으로 바위 그늘이나 숲 그늘을 찾는다.물건숲은 이런 물고기들에게는 가히 ‘호화판 별장’에 버금하는 거주조건을 갖춘 곳이다. 숲이 좋았을 때는 지금의 주택지까지가 거대한 ‘나무의 바다’였다.그 후 숲이 줄어들면서 그 물좋던 멸치떼도 사라져 먼 너른 바다로 나가야만 그물에 멸치가 든다.세월이 갈수록 숲은 몸피를 줄여 이제는 옛날의 원형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긴 띠로만 남았다.그래도 이만한 바다숲 구경하기가 쉬운 일인가. 물건숲은 지정학적인 위치와도 깊은 상관성을 갖는다.이곳은 남해의 바깥바다인 동쪽에 위치하여 외풍을 강하게 받는 곳이다.그래서 바람,특히 태풍에 취약했다.만약에 조상들이 물건숲을 조성하지 않았더라면,사람이 사는 이곳도 지금쯤 소멸되어 허허벌판이 되었음직하다.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제시한 살만한 곳(家居地)은 계거(溪居),강거(江居),해거(海居)의 순이었으니,만약 이 숲이 없었더라면 이곳 사람들은 열악한 해거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을 쳤어야 했을 것이다. 물건숲의 매력은 활엽수와 상록수의 조화에 있지 않을까.대개의 바다숲이 해송 일색인데 반하여 이 숲은 느티나무가 주종이다.느티나무는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을나무의 상징으로,그 친연성은 정자나무나 당산나무에서 단연 돋보인다. ●느티나무·상록수 우거진 ‘미조리숲’ 장관 그렇다면 물건숲은 저 홀로 전통인가.그렇지는 않다.남해군에는 이곳 말고도 걸출한 바다숲이 더 있다.아름답기 비할 바 없는 ‘물미도로’를 통해 십여 분을 달려가면 미조리숲(천연기념물 제29호)에 이른다.수령 50∼60여년에 이르는 거대한 느티나무 군락과 상록수 230여 그루가 해변을 향해 숲그늘을 드리우고 있다.설촌(設村) 역사로 미루어 보건대 숲은 현존 나무들의 나이테를 뛰어넘어 일찍부터 조성되었다가 여러 단계의 변천을 거친 것으로 비정된다. 그런데 이곳에서 처참한 풍경과도 마주쳐야 했다.미조리 역시 태풍 셀마를 만난 데다가 작년에는 매미까지 덮쳤다.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진 나무,스러진 나무들이 70여 그루에 달했다.거센 해일이 해변을 강타하면서 숲을 넘어 마을을 들이쳤으며,이 바람에 두 집이 쓸려나가고 일곱 집이 반파되기도 했다. 숲이 조성된 토대는 제방처럼 높다.미조리숲의 관리인이었던 이대승(65)씨는 이 숲은 “선대들이 ‘바람의지’로 세운 ‘울타리’”라고 설명했다.“우리가 죽더라도 후손들이 이어갈 것이 분명하지요.”논밭이 부족한 생활 조건에서 바다에 의지하여 사노라면 어차피 바닷가를 피할 수 없었겠으나 당초 이곳의 생존 조건이 너무나 험난했으니,이들 바다숲은 자연조건에 맞선 인간의지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미조리는 반농반어의 특성이 말하듯 의외로 논밭이 많다.숲을 넘어가면 밭이 있어 남해 특산인 마늘을 키우며,그 밭을 넘어가면 논이 있다.만약에 숲이 없다면 바람에 실려오는 염해 때문에 농사인들 제대로 됐을까. 바다숲은 비보풍수(裨補風水)와 연관이 깊다.풍수설에 따라 지형적인 결함을 보충하기 위해 비보로서 마을의 지기(地氣)를 키우고 지키고자 했던 것.숲이 없었더라면 바닷쪽이 얼마나 허했을까.숲이 우거지면 마을에서 뛰어난 인재가 많이 난다는 속설마저도 이곳에서는 예사롭지 않다.미조리에서도 바다숲은 신성목(神聖木)이다.해마다 10월 15일 밤에 동제를 지내기 위하여 아예 동제당을 숲속에 지어 놓았다.뒷산 참나무가 윗당인지라 먼저 제를 지내고,그 다음에 마을에서 송정해수욕장 넘어오는 무림이 고갯목에 장승을 세우고,마지막으로 바다숲에서 제를 지낸다. ●물고기도 숲을 그리워한다 “태풍 매미가 강타하고 난 다음에는 고기가 들지 않아요.”주민들의 시름이 깊다.봄에는 감성돔과 방어,볼락,여름에는 멸치,가을에는 장어와 게 등을 잡지만 씨알도 잘고 잡히는 양도 예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숲이 얼마나 어업에 중요한가는 이웃 일본의 사례에서 산견된다.일본에서는 막부시대부터 바다숲의 중요성을 간파하였으며,메이지시대에는 본격적으로 인공림을 조성하였다.예컨대 야마구치현(山口縣) 같은 곳에서는 해변 곳곳에 흑송림을 조성하여 고기를 유인하였다.오늘날도 어민은 물론이고 부인회,청년회 등이 앞장서 사회운동 차원에서 숲을 조성한다.물건리와 미조리 숲모심처럼 식수제(植樹祭) 같은 제의도 집행하며 ‘어민의 숲’,‘바다의 숲’,‘물고기의 숲’ 따위의 명표를 붙인 숲을 사회운동 차원에서 키워 나간다. 바다숲은 해변에 바짝 붙어서 운신하는 연안어종의 서식에 결정적인 조건이 된다.숲이 무성한 바닷가에 고기가 몰려드는 이유는 간단하다.바다숲은 풍조(風潮)를 막는 1차적 기능 이외에 물고기에게 잠자리를 마련해 주는 시너지효과까지 부여한다. 우리는 어떠한가.물고기를 위해서 나무를 심자면 삼척동자가 다 웃고 말 것이다.바다만 그러한가.강변숲과 수초가 무성해야 민물고기도 잠자리를 마련한다.콘크리트로 반듯하게 호안을 둘러친 강에서 민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듯 해변도로 따위로 장벽을 쌓아올린 곳에 바다물고기가 쉴 터를 장만할 턱이 없다. 이미 수백년 전에 바다숲을 조성할 줄 알았던 선조들의 지혜와 체험이 지금의 우리에게서 완벽하게 단절되고 말았다.남해바다의 숲에서 못난 후손들을 일깨우는 죽비의 매운 맛을 느끼며 아쉬웁게 감고계금(鑑古戒今)의 배움을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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