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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국토기행] 눈꽃에 숨은 장성의 푸름

    [新국토기행] 눈꽃에 숨은 장성의 푸름

    서울에서 내려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전남의 관문인 장성군은 호남의 중심이다. 전북과는 경계를 이루고 광주시와 접해 있고 사통팔달 도로가 연결돼 있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예로부터 장성은 ‘산이 둘러 있고 물이 굽이쳐 스스로 하늘을 이뤘다’고 표현하듯 자연이 만들어 낸 빼어난 경관과 수려한 풍광이 으뜸인 고장이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에 배향된 하서 김인후 선생을 기리는 필암서원을 비롯해 고산서원, 봉암서원 등 유서 깊은 문화자원이 곳곳에 남아 있는 문향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소설 홍길동이 실제 살았다는 아치곡, 동학농민군이 싸웠던 황룡전적지 등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장성은 최근에는 ‘옐로시티’라는 새 이름으로 불린다. 옐로시티는 사계절 내내 노란색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도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장성이 꿈꾸는 미래다. 밝은 노란빛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사계절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고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자연의 멋과 문화 그리고 노란색의 감성이 가득한 팔색매력 장성은 찾을수록 푹 빠지는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인구는 4만 7000여명이다. >>볼거리 ●피톤치드향 가득한 치유의 숲 축령산 편백림 전북 고창과 경계를 이룬 축령산에는 40~50년생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림대가 1150㏊에 걸쳐 울창하게 펼쳐져 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건강한 나뭇잎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는 특유의 향을 풍기며 산을 찾은 이들에게 청량한 기분을 선물한다. 축령산은 전국 최대의 조림 성공지로도 유명하다. 춘원 임종국 선생이 한국전쟁 뒤 폐허가 된 벌거숭이 산에 30년간 사재를 털어 묘목을 심고 물을 주고 가꾸며 편백림을 직접 일궜다. 촘촘히 뿌리 내린 편백나무마다 산을 사랑했던 그의 열정이 느껴진다. 산을 오르다 보면 중턱에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조림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잠시 쉬면서 임 선생 평생에 걸쳐 보여 준 헌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삼림욕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인 축령산은 2014년 사단법인 생명의 숲 국민운동으로부터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축령산에는 널찍한 임도가 곳곳으로 뻗어 있어 가벼운 산책이 가능하다. 안내도를 따라 오솔길로 들어서면 더욱 진한 피톤치드향이 온몸을 감싸며 상쾌한 기분을 선사하고 곧게 뻗은 나무들로 편백림이 만들어 내는 이국적 정취에 흠뻑 빠지기도 한다.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는 데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취향에 따라 숲속에 조성된 데크에 누워 독서나 명상을 즐길 수도 있다. 축령산의 매력을 더 깊게 느껴 보고 싶으면 산림청 ‘장성편백 치유의 숲’에서 운영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특히 청소년, 환우, 임산부 등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고 숲 해설가가 함께해 더욱 알차게 숲의 속살을 체험할 수 있다. ●천년의 역사가 숨쉬는 백양사 백암산을 뒤로하고 가인봉과 백학봉 사이 골짜기에 자리잡은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명찰로 애기단풍과 비자나무 숲, 고불매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장성의 대표 관광지다. 백양사에는 보물인 소요대사부도를 비롯한 극락보전, 대웅전, 사천왕문, 청류암, 관음전 등의 국가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담장에 기대어 있는 고불매와 비자나무 숲과 같은 천연기념물도 볼 수 있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지만 특히 가을에는 색이 고운 애기단풍이 사찰과 백암산을 물들이기 시작하면 백양사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단풍객들과 추억을 만들려는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백양사로 향하는 길에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백학봉을 배경 삼아 맑은 연못에 비치는 쌍계루와 붉은 단풍이다. 수정처럼 맑은 물이 가을의 풍경을 그대로 담아내고 가을 햇살이 더해지면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돼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최고의 단풍 사진 촬영지로 손꼽는다. 백양사를 품은 백암산은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산 중 하나로 사계절 사랑받는다. 특히 전남대수련원에서 오르는 등산길 중간에는 장성 8경 중 하나인 입암산성 일부가 온전히 보존돼 있어 역사의 발자취도 느껴볼 수 있다. 입암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전라도를 지키려는 군사 목적으로 쌓은 성으로 계곡능선을 따라 3.2㎞의 성이 남아 있다. 정연하게 쌓은 성벽이 무너지지 않고 많이 남아 있는 데다 남·북쪽 두문의 흔적까지 있어 웅장했던 성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피와 땀으로 나라를 지키려던 조상들의 숨결이 들리는 듯한 매우 유서 깊은 호국유적지다. 지금은 그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성곽과 윤진의 순의비가 있고, 가을 억새는 장관을 이룬다. ●호수를 품은 숲길, 장성호 호반길 장성호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씻어 주는 기분 좋은 숲길이다. 호수를 배경으로 울창한 숲이 이어지는 장성호 호반길은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입소문 난 트레킹 명소다. 장성읍내와 넉넉한 들녘 풍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고즈넉한 숲길로부터 시작되는 호반길은 댐이 만들어지기 오래전, 마을주민들이 오갔던 길이다. 한동안 사람의 발자취가 사라졌지만 최근 자연 그대로의 경치를 간직한 아름다운 길로 다시 주목받는다. 지금은 장성군이 호수를 중심으로 명품 둘레길을 만들기 위해 곳곳에 끊겨 있는 길을 나무 데크로 잇고 쉼터를 만들어 걷기 좋은 길로 다듬고 있다. 숲길 군데군데 쉼터도 만들었다. 모두 호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힘든 길은 아니지만, 잠깐잠깐 멈춰 서서 풍광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적을 깨며 호수를 가르는 보트의 자태도 멋스럽다. 장성호 건설로 대를 이어 살아온 고향을 등져야 했던 이들을 위한 수몰문화관이 있어 장성호의 과거도 잠깐 엿볼 수 있다. 또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라고 인정받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임권택 시네마테크도 이곳에 있다. 시와 글, 그림과 어록을 주제로 갖가지 조각 작품이 세워진 조각공원도 있어 예술을 즐기며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홍길동 테마파크 홍길동의 고장으로도 유명한 장성 황룡면 아곡마을에 ‘홍길동 테마파크’가 넓게 조성돼 있다. 테마파크는 홍길동 생가를 비롯해 산채, 전시장, 야영장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홍길동 생가는 자리를 옮겨 원형대로 복원했고 전시관에는 출토된 유물과 홍길동 관련 자료인 영상물, 연구논문, 문학작품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또한 테마파크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예쁜 쉼터, 꽃밭이 꾸며져 있고 광장에는 분수대가 있어 한여름 어린아이들의 단골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4D 영상관’은 장성군이 제작한 홍길동 애니메이션 ‘홍길동2084’와 ‘Let’s go 활빈당’을 상시 상영하고 있어 어린이들로 북적인다. 이 밖에도 풋살경기장같이 가볍게 몸을 풀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많아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더욱 큰 사랑을 받는다. 많은 이들이 홍길동 테마파크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캠핑장이다. 테마파크에 있는 야영장은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나무데크가 25개 조성돼 있고 주변에 취사장, 샤워장, 화장실, 매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최적의 캠핑장으로 손꼽힌다. 기본적인 캠핑시설은 저렴한 가격에 대여가 가능하고 바로 옆에도 오토캠핑장이 있어 개성에 따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이 마을에서 태어난 박수량 선생의 청백리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청백당’이라는 한옥펜션이 지어져 고즈넉한 하룻밤을 보내기에도 좋은 곳으로 한번쯤 가족과 함께 머무르기 좋다. ●영화계 거장의 작품 조명한 임권택 시네마테크 장성호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장성이 낳은 영화계 거장인 임권택 감독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임권택 시네마테크’가 들어서 있다. 2014년 개관한 이곳은 상영관과 전시관, 영화 관련 연구 및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이 있다. 2018년까지는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시네마테크가 있는 문화예술공원은 넓게 펼쳐진 장성호를 배경으로 103점의 시·서·화 어록을 새긴 멋진 조각작품이 설치돼 관광객들이 공원을 거닐며 문학적 재미를 느끼도록 해 준다. ●오솔길의 낭만 찾는 캠핑족들의 천국, 남창계곡 입암산 남쪽에 있는 남창계곡은 은선동, 자하동 등 여섯 갈래로 이뤄져 길이가 십여리에 이른다. 계곡마다 크고 작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선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갖 새소리가 그치지 않는 울창한 수목과 산천어의 작은 움직임까지 들여다보이는 수정처럼 맑은 계곡물과 계곡을 따라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는 오솔길은 남창계곡이 자랑하는 가장 빼어난 멋이다. 여름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대표적인 피서지로 인기가 높고 최근에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캠핑을 즐기려는 레저족의 발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먹거리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 흑두부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 전통 손두부가 별미로 꼽힌다. 두부가 들어간 버섯전골과 단풍두부묵 등을 즐길 수 있고, 청국장도 맛이 좋아 백양사를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여름엔 꿩 샤부샤부, 겨울엔 꿩 떡국 꿩은 예로부터 기력을 증강시키고 소화기능을 돕고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피부의 염증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심이나 등심 같은 부위는 적당한 두께로 썰어 샤부샤부와 육회, 탕수육, 떡국 등으로 먹는다. 여름에는 샤부샤부, 겨울에는 떡국을 즐겨 먹는다. ●얼었다 녹았다 반복해 달달한 장성 곶감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품종은 주로 대봉이며 감나무들의 수령이 높아 열매가 크고, 육질이 단단하다. 자연 바람으로 말리는 이곳 곶감은 다른 지역과 달리 빛깔이 그리 곱지 않다. 늦가을부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당도가 높다. 특히 절반만 말린 반건시가 부드러워 인기를 끌고 있다. ●자양 강장의 아이콘 메기찜·메기매운탕 강에서 갓 잡은 메기에 온갖 채소를 넣고 끊인 메기매운탕은 향긋하고 비린내도 나지 않아 식욕을 돋워 주는 음식이다. 자연산 메기에 각종 양념으로 맛을 낸 메기찜은 담백하고 향긋해 맛을 아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메기찜은 담백하고 칼칼하며 매콤한 맛은 물론 자양 강장의 효과까지 뛰어나다. ●축령산 경치와 함께 즐기는 한방약오리 축령산 자락에서는 황귀, 녹각, 예덕나무 등 각종 약재를 넣어 끓여 낸 한방약오리를 맛볼 수 있다. 축령산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어 더운 여름날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깔끔하게 나오는 신선한 나물 등 담백한 밑반찬과 함께 오리백숙과 닭백숙, 떡갈비까지 기호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사자의 굴욕…기린 사냥하려다 끔찍

    사자의 굴욕…기린 사냥하려다 끔찍

    이런 망신이 또 있을까. ‘동물의 왕’ 사자가 기린을 사냥하려다가 처참히 짓밟혔다. 지난 27일 방송된 BBC 자연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 II’의 사막 편 일부를 보면,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의 사막에서 배고픈 암사자 한 마리가 기린을 몰고 있다. 기린이 달려오는 쪽에서 기회를 엿보던 또 다른 암사자는 기린이 접근하는 순간 재빠르게 점프해 목덜미를 노린다. 하지만 궁지에 몰린 기린에게 무서울 것은 없다. 기린은 몸통으로 사자를 밀쳐내고 나서 나뒹구는 사자를 앞발로 짓밟고 유유히 사라져버린다. 사자는 기린의 뒷모습만 지켜볼 뿐이다.한편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플래닛 어스 II’는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해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의 음악, 진보된 촬영 기술을 기반으로 완성됐다. 사진·영상=BBC, Mail Daily/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김연아 연습 방해’ 논란 수구리 후미에 극빈생활 화제

    ‘김연아 연습 방해’ 논란 수구리 후미에 극빈생활 화제

    2009년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팅 연습 방해 의혹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간판 피겨스타 수구리 후미에(35)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TV도쿄 프로그램 ‘그 천재의 그 후...지금을 추적해봤습니다’에서 수구리의 현재 생활이 공개됐다. 2000년대 초 일본에서 가장 뛰어난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그는 2003년 일본 선수 최초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했다. 2002·2006년 동계 올림픽에 출전했고 28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2014년 은퇴했다. 일본에서 은퇴한 피겨 선수는 TV 해설위원을 맡거나 아이스쇼에 출연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간 TV나 아이스링크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 천재의 그 후’에 따르면 수구리는 지방의 저가 호텔을 떠돌며 극빈 생활을 하고 있었다. 식사는 편의점 샐러드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어린 스케이터들에게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안무가로 활동 중이었다. 수구리는 “연봉은 일반 여성 회사원보다 적다”고 밝혔다. 여기에 베트남의 어린 스케이터들에게 스케이트화를 기부하기 위해 많지 않은 생활비의 일부를 모으고 있었다. TV 해설위원 등 쉬운 길을 마다하고 굳이 힘든 삶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내가 따지 못한 올릭핌 메달을 내가 가르친 아이가 꼭 땄으면 한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난 이 삶을 살고 싶다”라며 자신의 일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과거 누드 화보를 촬영했던 것과 양성애자라는 소문에 대해 “(계약한) 일이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가 여성이라서 안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김연아 선수의 연습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선수로 유명하다. 2009년 유튜브 관련 영상에서 김 선수가 영화 ‘007 시리즈’ 음악에 맞춰 턴을 하려는 순간 수구리가 다가와 부딪힐 뻔한 장면이 나온다. 간발의 차이로 비켜가긴 했지만 자칫 충돌할 수도 있어 논란이 됐다. 당시 네티즌들은 그가 김연아의 연습을 일부러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광명동굴로 고흐·모네 명화 보러 오세요”

    “광명동굴로 고흐·모네 명화 보러 오세요”

    고흐, 모네, 르누아르 등 19세기 인상파 작가의 작품 150여점을 볼 수 있는 세계명화 미디어아트전이 경기 광명동굴에서 열린다. 광명시는 그림을 첨단과학기술로 융합한 ‘미디어아트로 보는 세계명화전: 고흐, 모네 등 인상주의 화가의 움직이는 명화 전시’를 광명동굴 라스코전시관에서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전시회는 오는 17일부터 내년 5월 21일까지 계속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미디어파사드와 프로젝트 매핑, 가상현실 기기 등 첨단과학기술이 총동원됐다. 건물 외벽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고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원래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가상공간 ‘미디어아트 명화 마을’ 속에서 관람객이 인상파 거장들의 활동 공간으로 들어가 작품 15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세계명화전 관람실에는 준비된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작품과 화가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인상주의 명화와 광명동굴의 특징을 접목한 체험존도 마련돼 있다. 인상주의 미술은 빛과 함께 시시각각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하는 특징을 갖는다. 한편 연말을 맞아 광명동굴에서는 성탄절 기념 송년음악회 등 오는 31일까지 ‘광명동굴 2016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를 개최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前대통령들도 찾던 피맛골… 미래유산의 보고 인사동까지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前대통령들도 찾던 피맛골… 미래유산의 보고 인사동까지

    서울신문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진행하는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문화자산을 찾아 나선 여정이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 시민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온 공통의 기억과 감성으로 미래세대에게 전할 100년 후의 보물을 의미한다. 미래유산은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시민제안이 언제나 가능하다.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를 통해 시민단체나 전문가들도 제안할 수 있다.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한 커뮤니티 차원의 미래유산 발굴도 이뤄지고 있다. 미래유산 발굴과 신청은 시민 주도의 상향식 방식이 원칙이다. 제안된 예비후보들은 사실 검증, 자료수집을 위한 기초 현황조사를 한 후 소유주 동의에 따라 최종적으로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한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사거리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본점 자리는 조선시대 의금부가 있던 터다. 의금부는 관원·양반의 범죄, 대역죄, 강상죄 등을 처벌하던 특별사법기관이다. 요즈음으로 치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아 처리하는 특검과 같은 기관이었던 셈이다. 의금부가 있던 지역명은 공평동으로 ‘공정하게 재판을 처리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의금부 앞에는 백성의 억울한 사연을 신고받기 위한 신문고가 있었다. 길 건너 영풍문고 본점 자리는 전옥서가 있던 자리다. 전옥서는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미결수를 수감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관원·양반 출신 범죄자는 의금부에서 담당했고 전옥서는 주로 상민 출신 범죄자를 수감했다. 최근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옥중화’를 통해 전옥서가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의금부 터에서 18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이 지난달 19일 오전 10시 박광규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해설로 진행됐다. 박 해설사는 “‘종로 뒤안길 답사’ 등 그동안 종로를 횡축으로 누볐는데 이번 코스는 우정국로와 감고당길, 인사동길, 삼청로 등 남북으로 형성된 도로를 따라 문화유산을 찾아가는 종축 탐방으로 준비했다”며 “이 지역은 서울미래유산의 보물창고”라고 운을 뗐다. 이어 서울미래유산이란 무엇이고, 답사를 왜 진행하는지 그리고 답사 진행에 따른 안전수칙을 설명한 뒤 이동을 시작했다. 의금부 터에서 우정국로를 따라 북쪽으로 70여m쯤 가다가 처음 만나는 골목을 들여다보니 열차집이 자리잡고 있다. 청진옥·미진·열차집·청일옥…3대 가업 잇는 노포식당 즐비 열차집은 3대째 이어오는 빈대떡 전문점이다. 1954년 지금의 교보빌딩 인근 세종로 뒷길 한옥가 골목길에서 창업주 안덕인씨가 문을 열었다. 박 해설사는 “당시 추녀 밑에 기차간처럼 길게 놓인 의자를 보고 사람들이 ‘기차집’이라 부른 데서 명칭이 유래됐다”며 “1960년 피맛골로 이전해 ‘열차집’이라는 간판을 단 게 상호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현 운영주인 우제인씨 부부는 1976년 열차집 근처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다 안씨로부터 장사 노하우를 전수받아 가게를 인수했다. 2009년 도심 재개발사업으로 현 위치로 이전해 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비서관을 시켜 이 집 빈대떡을 가끔 사갔다고 한다. 이번 답사코스에는 열차집을 비롯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식당이 꽤 많다. 1937년 개업한 해장국 전문점 청진옥(대표 최준용), 1954년 문을 연 메밀전문식당 미진(대표 이수련), 1945년 개업한 녹두빈대떡 전문점 청일집(대표 이승진) 등 노포가 즐비하다. 이들 노포는 모두 3대째 대물림해서 운영되고 있다. 청진옥은 백범 김구 선생과 윤보선 전 대통령의 단골집이었다. 박 해설사는 “과거 해장국집에서는 밥을 팔지 않고 손님이 찬밥을 가져와 토렴해 먹었다”며 “이유는 밥이 식으면 밥알이 갈라지는데 그 사이로 국물이 스미면서 풍미가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뜻한 밥을 국에 넣으면 국물을 빨아들여 불어버리기 때문에 맛이 제대로 안 나 일부러 찬밥을 쓴다는 것이다. 박 해설사가 전문요리사처럼 설명하자 탄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열차집 대각선 방향에는 동헌필방과 NH농협은행 종로지점이 이웃해 있는데 서울미래유산에도 나란히 선정됐다. 동헌필방은 1934년 창업한 남계양행의 사옥으로 사용됐던 건물로 초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남계양행 창업주 윤치창은 개화파 무신 윤웅렬의 서자이자 구한말 개화파 윤치호의 이복동생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오는 등 개화기 신문물을 일찍 수용한 인물이다. 이 건물 출입구의 상부 박공은 색다른 조적조 쌓기 기법을 보여 주고 있다. NH농협은행 종로지점 건물은 1926년 지어진 서울시 근대건축물이다. 1926년 창간한 중외일보 판권과 신문 호수를 이어받아 1931년 창간한 중앙일보(조선중앙일보 전신)가 1933년 똬리를 튼 곳이다. 당시 몽양 여운형(1886∼1947)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제호를 조선중앙일보로 바꾸고 사옥도 옮겼다. 1936년 8월 10일 독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유니폼 일장기를 지워버린 사건으로 인해 1937년 폐간당했다. 손기정 일장기 말소로 폐간된 신문사갑신정변 실패 지켜본 회화나무도 미래유산 조계사 정문 우측에는 우정총국이 자리잡고 있었다. 고종 21년인 1884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우편행정관서로서 조선시대 통신수단인 역참제의 대체수단이었다. 병조참판 홍영식이 초대 총판을 지냈다. 우정총국은 낙성식을 틈타 개화당의 김옥균 등이 일으킨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실패하자 개국 17일 만에 문을 닫았다. 초대 총판 홍영식은 김옥균과 달리 일본으로 망명하지 않고 29세에 대역죄로 처형되는 것을 받아들였다. 이런 역사를 우정총국 앞마당 회화나무가 고스란히 내려다보고 있었을 것이다. 박 해설사는 “갑신정변의 현장이었던 우정총국 일대를 지켜온 나무로서 보전 가치가 높아서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답사팀은 안국동 사거리를 통해 인사동길로 접어들었다. 100여m를 들어서니 한자로 ‘通文館’(통문관)이라고 돌에 각자 간판을 단 서점이 있다. 글씨는 서예가인 검여(劍如) 유희강(1911∼1976)이 썼다. 1934년 문을 연 통문관은 고서 매매와 출판업을 겸했던 서점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서적 매매서점이다. 80년 넘게 같은 지역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오면서 관훈동 일대의 시대상을 보여 준다는 의미에서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된 곳이다. 통문관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문인들의 아지트였던 카페 귀천이 나온다. 귀천은 천상병(1930~1993) 시인의 부인 목순옥(1935~2010)씨가 운영하던 찻집이다. 인사동 큰길 가에 1985년 개업했던 원래 찻집은 목씨가 사망한 뒤 폐업하고, 지금은 남도 제철음식점 ‘여자만’ 앞에 목씨 조카가 2호점을 열어 명맥을 잇고 있다. 귀천과 이곳에 인접한 인사동 14길 24-1 일대 한옥밀집지역 모두가 서울미래유산이다. 한옥 골목을 빠져나와 서울미래유산인 서울시노인복지센터(구 통계청)를 지나 풍문여고 옆 길인 감고당길(율곡로3길)로 들어섰다. 이 지역은 매주 토요일에 계속되고 있는 민중총궐기 때면 통행이 통제되는 곳이다. 덕성여고 자리에 있던 숙종 계비 인현왕후의 친정 감고당(感古堂)에서 길 이름이 유래했다. 감고당은 현재는 경기 여주시로 옮겨졌다. 직장이 광화문인 안진남(42)씨는 “오늘 답사하는 지역의 과거 지명과 역사를 두루 알고 싶어 답사를 신청했고, 앞으로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며 “프로그램을 너무 늦게 알게 돼 후회스럽고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인들 아지트·귀천·고서점 통문관인사동길은 미래유산 밀집지역 김봉완 공인중개사가 1968년 개업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미래유산 신영부동산과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장남 김선재(1990년 사망)씨를 기리고자 만든 아트선재센터를 지나 정독도서관에 다다랐다. 1900년부터 1976년까지 경기고등학교가 있던 자리다. 정독도서관은 등록문화재 제2호다. 본관 앞 정원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비가 세워져 있다. 겸재가 인왕제색도를 그리기 위해 인왕산을 바라봤던 자리는 종친부(조선 왕가의 종친관계 일을 맡았던 관청)에 있다. 종로구 화동 종친부 앞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구 국군보안사령부)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탈바꿈했다. 기무사령부 이전에는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병원이 자리했다. 종친부는 조선시대 왕실 가족들의 봉작(봉토와 작위 하사), 관혼상제를 관리하던 관청이다. 박 해설사는 “흥선대원군이 고종을 옹립하고 외척으로부터 왕권을 보호하던 정책이 종친부에서 나왔다는 일설도 있다”며 “군인들이 테니스를 치기 위해 종친부를 통째로 옮길 만큼 만만하게 볼 사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무사가 힘을 쓰던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1년 테니스장을 짓도록 종친부 건물을 뜯어서 정독도서관 구내로 옮겨버린 사건을 지적한 것이다. 감고당길에 서린 인현왕후의 추억흥선대원군 권력의 핵심 종친부의 설움 이 근처에는 금호미술관, 갤러리 현대 등 갤러리가 많은데 두가헌도 그중 한 곳이다. 1950년대에 지어져 1965년 사용승인이 났다. 두가헌은 갤러리 현대 소유의 4개 갤러리 중 하나로, 한옥 레스토랑과 러시아식 양식 건축물이 짝을 이룬다. 한옥은 고종의 후궁이었던 귀빈 엄씨가 살았던 곳이다. 마당 한가운데 수령이 제법 됨 직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씩씩하게 서 있다. 박 해설사는 “한옥과 서양식 건물의 조화로 장소가 예뻐서 웨딩 촬영하러 많이 오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옛 수송초등학교에 자리잡은 종로구청 역시 서울미래유산이다. 1977년 수송초교가 폐교된 뒤 종로구청 본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1930년대 준공 당시 외관을 비교적 양호하게 간직하는 건축물이다. 일제강점기 학교건축 양식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보존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답사는 피맛골에 세워진 르메이에르 빌딩에서 마쳤다. 이 빌딩에만 서울미래유산 음식점이 세 곳 있다. 부모님과 함께 나온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3학년 권상리(21·여)씨는 “아버지의 권유로 나왔는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유적을 많이 봤다”며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꼭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아내’ 외도 목격한 ‘남편 펭귄’의 선택

    ‘아내’ 외도 목격한 ‘남편 펭귄’의 선택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남편 펭귄의 분노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내셔널지오그래픽 트위터에 ‘귀여운 펭귄들의 혈투’ 영상이 게재됐다. 2분 50여초 분량의 영상은 23만 번 이상 리트윗됐다. 영상은 마젤란 펭귄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특정 펭귄 한 마리를 비춘 화면 위로 해설자는 “헌신적인 남편 펭귄은 아내를 위해 종일 먹이를 채집한다”며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아내가 다른 펭귄과 있는 것을 보게 된다”고 설명한다. 화가 난 남편 펭귄은 아내와 함께 있던 녀석과 피 튀기는 혈투를 시작한다. 그리곤 잠시 교착 상태가 되었을 때, “암컷을 불러 승자를 정하게 한다. 하지만 암컷은 남편이 아닌 다른 수컷을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이후 아내는 다른 수컷과 함께 굴로 돌아가지만 이들을 따라온 남편 펭귄은 다시 싸움을 시작한다. 이번에는 부리로 상대를 사정없이 쪼며 더욱 치열하게 다툰다. 이에 대해 해설자는 “펭귄은 보통 부리로 굴을 파낼 때 사용하는데, 지금은 부리로 서로의 눈을 파내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힘에 밀린 남편 펭귄이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애원하지만 “아내는 패배자에게 더는 시선을 주지 않는다”며 “결국 패배하고 굴욕을 당한 남편 펭귄은 혼자가 되지만, 이 군집에는 대략 25만 마리의 펭귄이 있으니 분명 다른 암컷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 트위터 캡처, 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7일 개봉 앞둔 원전재난 영화 ‘판도라’ 뚜껑 열어 보니…

    7일 개봉 앞둔 원전재난 영화 ‘판도라’ 뚜껑 열어 보니…

    ‘한국은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 1위의 국가이다. 2016년 현재 4개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총 24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전체 원자력 발전소 단지 반경 30㎞ 이내에 9개의 광역자치단체와 28개의 기초자치단체가 밀접해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많은 나라들이 탈핵을 결정하였지만, 한국은 현재 6기를 추가 건설 중이고 4기의 건설 계획을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로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의 엔딩 자막을 보며 관객들은 무슨 생각을 갖게 될까. 오는 7일 개봉하는 ‘판도라’는 영화적 재미를 떠나 탈핵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충분한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재난은 그만큼 묵직하고, 생생하게, 상상 이상으로 관객을 덮친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한반도에 유례없는 규모 6.1의 강진이 일어난다. 영남권의 노후 원전 한별 1호기에서는 냉각수가 새는 문제가 발생한다. 청와대에서부터 원전 하청업체 직원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인재가 하나씩 겹치며 한별 1호기는 결국 폭발하고, 방사능이 대규모로 유출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담보해야 할 정부는 사태를 축소하기에 급급하다. 원전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아비규환에 휩쓸린다. 재앙으로 치닫는 재난에 맞서 가족과 이웃, 동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정부가 아닌 소시민들이다. 영화 속 원전 재난 상황은 절망적이고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제작진은 압도적인 규모의 재난과 거대하고 복잡한 원전 시설을 구현하기 위해 전체 2400컷 가운데 1300컷가량을 최첨단 컴퓨터그래픽 기술(CG)로 작업했다. 영화만 떼어 놓고 보면 과장되고 작위적인 설정이 이따금 눈에 띄기도 한다. 주민 대피 계획을 묻는 대통령에게 그러한 시나리오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행정안전부 장관, 악화일로의 상황에도 원자로 폐기처분의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주판알을 튕기는 원전 마피아, 주민들을 체육관에 가둬 놓은 채 줄행랑을 치는 공권력 등을 보며 관객들은 혀를 차게 된다. 이러한 장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그런데, 우리 사회가 겪어 온 현실들이다. 세월호 참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훨씬 이전에 기획됐지만 영화 속 정부의 무능력함은 작금의 상황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시류에 편승했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 일부 장면은 최종 편집에서 들어냈을 정도다. 요즘은 재난 영화에도 양념으로 곧잘 뿌려지는 유머와 위트가 ‘판도라’에서는 자리잡을 틈이 없다. 폭발 장면에서부터 관객들은 좀처럼 숨을 돌리지 못한다.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 놓인 배우들의 연기도 열연임에는 틀림없지만 전반적으로 힘이 들어간 느낌이다. 지나치게 해설적인 전반부의 일부 장면은 영화적 재미를 반감시킨다. 종반부로 갈수록 신파로 향하는 것도 상업영화 틀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나 아쉬운 대목. 박정우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감히 내린 결론은 원전은 100% 완벽하지 않고,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비책이라는 게 사실상 없다는 것”이라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올 국가직 7급 직렬별 최고 득점자 2인 합격 노하우

    올 국가직 7급 직렬별 최고 득점자 2인 합격 노하우

    지난달 25일 921명의 최종 합격자를 낸 국가직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의 내년 일정이 정해졌다. 내년 6월 5일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8월 26일 필기, 11월 9~11일 면접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신문은 다가오는 국가직 7급 공채시험을 치를 수험생들을 위해 올해 일반행정직과 세무직에서 각각 가장 높은 점수를 취득한 합격자 2명의 과목별 공부 방법, 생활 패턴 등을 인터뷰해 정리했다. ■일반행정직 김상윤씨 기본 중심 집중공부… 모르는 부분 줄여야 올해 일반행정직 합격자 가운데 최고득점을 한 김상윤(25·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씨는 지난해 7월 3학년 1학기를 마친 직후 수험 생활을 시작했다. “2개월 정도 공부한 후 연습 삼아 지난해 국가직 7급 시험을 쳤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서울시 7급, 국가직 7급을 치렀으니 3번 시험에 응시해 붙은 셈입니다.” 김씨의 첫 시험 성적은 합격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김씨는 “영어에서 95점을 맞았지만 나머지 과목은 전부 찍어서 20점대를 받았다”며 “올해 공부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국어였다”고 말했다. 그는 난관을 뛰어넘어 국어에서 고득점하겠다는 생각보다는 80점을 목표로 공부했다고 전했다. 암기하면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한자 공부는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김씨는 “영어는 꾸준한 단어 암기와 문법 기출문제 또는 OX문제집 중 한 권만 보기를 권한다”며 “한국사는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필기노트 2개를 본 뒤 더 자세한 것에 모르는 내용을 중심으로 표시해 단권화했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은 이론, 기출문제 강의를 들은 후 문제 풀이를 하고 모르는 선지를 표시한 것을 시험 전에 다시 봤다고 했다. “나머지 과목들도 전부 이론 강의를 2~3회 정도 듣고, 기출문제를 통해 모르는 내용을 줄여 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1년여의 수험 기간 동안 김씨가 주로 공부한 장소는 집과 독서실이다. 김씨는 “9시부터 오전엔 영단어와 한자 공부, 오후엔 경제학 문제 풀이를 하고 회독 중인 과목을 잠들기 전까지 익혔다”며 “수험 생활 초기엔 집에서, 올해 5월부터 8월까지는 독서실에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면접은 학원과 스터디를 병행했는데, 스터디를 할 때는 다른 학원에 다니는 사람과 함께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자신만의 합격 노하우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수험 공부의 핵심은 기본서와 기출문제로 양을 제한하고, 모르는 부분을 줄여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 범위를 넓히는 것보다 적은 양이라도 충실히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어 면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워낙 많다 보니 면접까지 올라오는 수험생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습니다. 점수가 높다고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준비하길 바랍니다.” ■세무직 오상훈씨 많고 넓게 반복학습… 돌발 문제 대비해야 올 세무직 최고득점자는 세무사 자격을 겸비한 오상훈(25·한양대 행정학과)씨다. 시험공부를 시작한 지 8개월여 만에 필기시험을 치른 오씨는 지난달 25일 최종 합격자 발표를 끝으로 수험 생활을 마무리했다. 국가직 7급, 국가직 9급 세무직렬에 모두 합격했다. 오씨는 자신의 합격 비결에 대해 “공무원시험에서 최소 1~2문제는 평소 자신이 공부하지 못한 부분에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공부 범위를 좁혀 공부하기보다는 최대한 넓게 반복해서 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에 관해서도 최대한 많은 유형의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고, 스스로 왜 공직자가 돼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다른 직렬에 비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은 오씨가 세무직을 선택하게 된 이유다. 수험 기간이 짧았던 만큼 하루 일정을 빡빡하게 짰다. 오씨는 “인터넷 강의나 실제 강의를 많이 활용한 편인데, 오전 9시에 노량진 독서실로 가서 영어 모의고사, 한국사 공부 후 오후엔 국어, 헌법 등 인강을 듣거나 경제학, 회계학 문제 풀이를 했고 저녁엔 주로 복습을 했다”며 “특정 과목에 대한 시간을 정해 놓고 공부하기보다 오늘 나가야 할 과목별 범위를 정해 놓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과목 중 가장 취약했던 것은 헌법이다. 오씨는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과목이기도 하다”며 “공부량이 너무 많아 기출문제집은 제대로 풀어 보지 못했고 기본서와 최신 판례 위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는 것만이라도 최대한 틀리지 말자는 생각에 공부한 내용은 확실하게 반복해서 봤다”고 덧붙였다. 올 1월부터 매일 2~3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최대한 헌법 내용에 익숙해지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수험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5월입니다. 학원에서 헌법 강의를 들었는데, 따라가면서 다른 과목과 밸런스를 맞추는 게 너무 벅찼습니다. 기출문제 강의까지 듣고 난 후 최신 판례 특강과 압축회독 강의를 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급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출문제는 국가직 7급, 서울시 7급, 국회직 7·8급을 풀었습니다.” 반대로 경제학은 오씨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였다. 오씨는 “평소 관심도 있고 어느 정도 공부를 한 상태라 올 1월 인터넷 강의를 하루에 4~5개씩 빠르게 들었다”며 “이후 미·거시 서브노트를 통학 중에 보면서 복습했고, 3월 초쯤엔 기본서를 다시 보면서 헷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만 기본 강의를 들었다”고 말했다. 4월에 9급 시험을 치른 후엔 미·거시 문제를 풀고, 객관식 강의를 들었다고 오씨는 덧붙였다. 세법은 기본 강의 없이 곧바로 개정 세법 강의를 들은 뒤 시간을 재면서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푸는 데 집중했다. 오씨는 “세무사 자격증을 따면서 이미 공부를 한번 했기 때문에 기본서를 혼자 읽으며 핵심 요약집 위주로 공부하고, 시험 직전엔 기출문제, OX문제집을 풀었다”고 조언했다. 하루 20~30문제를 푸는 것을 목표로 하고, 남는 시간에는 연도별, 시행처별 기출문제를 인쇄해 풀어 보는 방식이다. 그는 “예전에 공부하던 재무회계책의 문장들을 반복해서 읽었다”고 밝혔다. 올 1월 공부 시작과 동시에 오씨는 공부를 깊게 하는 것보다 최대한 많이 시험장에 가져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단 국가직 9급 시험을 치러야 하는 까닭에 국어의 경우 강의를 듣되 복습은 따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씨는 “3월 초부터 한 달간은 하루에 2강씩 한자와 독해 강의를 들었다”며 “4월부터는 복습에 들어갔고, 5월엔 기출문제 풀이 강의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과목을 정리하는 게 벅찼기 때문에 국어에만 시간을 쏟진 못했다는 오씨는 “최대한 방어적으로 공부했다”며 “중요한 것 위주로 문제 풀이를 하고 어휘, 속담, 한자 등은 지하철 안에서도 틈틈이 외우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어를 공부하는 데 가장 큰 암초는 어휘였다. 오씨는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던 과목이지만 어휘량이 부족해 항상 모르는 표현은 메모장에 적어 놓고 외웠고, 매일 1회분씩 모의고사를 풀었다”며 “문법, 독해는 강의보다는 혼자 푸는 문제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한국사 역시 오씨가 가장 좋아한 과목 중 하나다. 오씨는 “기존에 공부한 적이 있는 터라 강의를 2배속으로 최대한 빠르게 듣고, 7월 중순부터는 7·9급 동형 모의고사를 풀었다”며 “강의를 들을 땐 바로바로 복습을 하기보다 내용에 최대한 익숙해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기출문제 강의를 들을 때는 어려운 부분은 해설을 듣고, 쉬운 부분은 혼자 풀거나 필기노트로 복습을 거듭했다. 오씨는 최근 5년치 수능 국사, 근현대사 모의고사를 풀어 본 것도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국가직 7급 면접은 9월 초부터 일주일에 2번씩 스터디를 하며 대비했다. 면접날 가장 처음 하는 것은 자기기술서 작성이다. 오씨는 “자기기술서 2문항을 20분 동안 작성한 후 6~7명씩 한 조를 꾸려 1시간가량 집단토의를 진행했다”며 “가장 첫 번째 조에 뽑혀 점심을 먹자마자 개인 프레젠테이션(PT)을 했다”고 전했다. 개인 PT는 주어진 자료를 보고 30분간 발표문을 작성한 뒤 8분간 발표, 7분간 면접관의 후속 질문에 답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오씨는 “면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중 갑자기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대처를 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그 결과가 무엇인지 기술하라’였다”며 “육하원칙에 맞춰 보다 매끄럽게 대답을 했어야 하는데, 서툴게 대답해 면접관으로부터 정말 본인이 경험한 게 맞느냐는 질문을 재차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마지막으로 내년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향해 “수험 기간이 저처럼 짧은 분이라면 최대한 자투리 시간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며 “잘 외워지지 않는 것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자주 보려고 했다”고 조언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하나되어 함께 걷고픈 길… 가슴 시리도록 보고픈 너

    하나되어 함께 걷고픈 길… 가슴 시리도록 보고픈 너

    분단의 아픔 간직한 잔교리 38평화마을 ~ 겨울철 서퍼들의 천국 기사문 해변·죽도 ~ 바다 위 고즈넉한 절집 휴휴암 ~ 갈대밭 품은 포매호 ~ 도루묵 풍년인 남애항… 아! 그곳에 가고 싶다 난데없이 왠 38선이냐 싶겠다. 아무리 곱씹어 봐도 38선이 운위돼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우니 말이다. 사실 이 계절과 특별한 연관은 없다. 그저 한적한 겨울 바다가 보고 싶었고, 노릇노릇 구워진 도루묵 구이도 먹고 싶던 차에 그에 걸맞은 핑곗거리가 하나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자니 속초나 강릉처럼 사람 몰리는 곳은 싫고, 다소 외져도 풍경과 계절 별미가 있는 곳이어야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강원 양양, 그리고 ‘38선 숨길’이었다. 설악산 한계령을 넘어간다. 양양으로 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길이다. 눈이 쌓이면 무척이나 위험한 길로 변하지만, 그 전까지는 방문객들에게 나라 안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풍경의 유희를 안겨 주는 구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풍으로 화사했던 산자락은 헐벗고 야위었다. 반면 여름 내내 숲에 가려졌던 암릉들은 선이 더욱 굵어졌고, 늘 푸른 소나무의 자태도 어느 계절보다 청청하다. ‘38선 숨길’은 현북면 잔교리, 이른바 ‘38평화마을’에서 서면 영덕리까지 이어지는 38㎞의 트레킹 코스다. 영덕리에서 역순으로 올 수도 있지만, 대개는 잔교리를 들머리 삼는다. 한데 왜 하필 ‘숨길’이고 ‘잔교리’였을까. 현지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숨길은 남과 북이 숨을 쉬듯 막힘없이 소통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문구다. 줄곧 38선을 따라간다. 잔교리는 국군의 날 제정의 토대가 된 마을이다. 그 연원을 따져 보려면 시계추를 1945년 광복 직후로 되돌려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한반도에 38선이 그어진다. 이어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인천상륙작전과 9·28 서울 수복 등으로 승승장구하며 북진을 거듭할 무렵 유엔에서 연합군 측에 38선을 넘지 말 것을 지시한다. 연합군이 머뭇대던 사이 국군에 북진 명령이 내려졌고, 국군 3사단 23연대가 최초로 잔교리의 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한다. 그날이 1950년 10월 1일이다. 현재 국군의 날은 이날을 기려 1956년 제정한 것이다. 38선이 그어질 당시 잔교리 또한 마을 중심을 흐르는 잔교천(현 38선천)을 경계로 남북으로 나뉜다. 격의 없이 지내던 마을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겯고 트는 사이가 된 것이다. 그 비극적인 과거를 되새기기 위해 38선을 따라 걷는 길을 만들었다. 그게 ‘38선 숨길’이다. 사실 일반 여행객들에게 ‘38선 숨길’은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상징성은 선명하지만 딱히 이렇다 할 풍경이 있는 것도 아니다. 들머리와 날머리를 연결하는 교통 수단도 마땅치 않다. 그 탓에 보통은 38선 휴게소에서 여러 조형물들이 늘어선 길을 따라 ‘38평화마을’까지 다녀오거나, 좀더 걸어 대치리까지 간 뒤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8선 휴게소는 7번 국도 바로 옆 기사문 해변에 터를 잡았다. 38선 상징비와 탱크를 형상화한 38선 미니주제체험관 등이 마련돼 있다. 시퍼런 바다 위에선 서퍼 몇몇이 파도를 즐기고 있다. 기사문 해변부터 강릉 방향으로 동산 해변을 거쳐 죽도 해변에 이르는 구간은 서퍼들의 천국이다. 특히 겨울철이면 먼바다에서부터 둘둘 말려 온 파도가 해안까지 이어져 서핑을 즐기는 데 최적의 여건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휴게소 오른쪽의 지하보도로 7번 국도를 가로지르면 곧바로 ‘38평화마을’로 연결된다. 지하보도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총을 든 청년의 서늘한 눈빛, 녹슨 철모를 뚫고 피는 꽃 등이 인상적이다. 지하보도 너머는 38선천이다. 개울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작은 하천이다. 이 실개천을 두고 한때 남북으로 나뉘어 대치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마을 안으로 들면 다양한 조형물들이 시선을 끈다. 2012년 공공미술사업으로 조성된 작품들이다. 그물에 갇힌 포탄도 있고, 남북 어부가 함께 평화를 낚기도 하고, 평화를 배달하는 우체부의 모습도 눈에 띈다. 마을 인근에도 38선 돌파 기념비, 관동8경 중 하나인 하조대, 일제강점기 3·1운동을 기리는 만세공원 등 볼거리가 제법 많다. 마을을 돌아 나와 양양 여정을 이어 간다. 목적지는 남애항이다. 영화 ‘고래사냥’(1984)의 촬영지였던 곳. 가수 송창식이 부른 동명의 노래에서 보듯 억압받던 그 시절의 청춘들이 완행 열차 타고 찾길 꿈을 꿨던 곳이다. 기암들의 자태가 인상적인 동산항과 인구항 사이에 죽도라는 섬이 있다. 둘레 1㎞, 높이 54m로 섬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크기다. 몇 해 전만 해도 죽도암 주변의 분위기는 고즈넉했다. 이정표가 있어도 찾기 힘들 만큼 외진 곳이었다. 한데 요즘은 이 일대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변했다. 도회지에서 젊은 서퍼들이 즐겨 찾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건물이 올라가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밥집, 술집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죽도 주변엔 철재 데크가 놓여졌다. 섬 뒤편에 없는 듯 숨은 죽도암(竹島庵)까지 다녀올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휴휴암(休休庵)과 만난다. 바다로 뻗은 너른 반석이 인상적인 절집이다. 반석 주변에선 늘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물론 먹이는 돈 주고 사야 한다. 먹이를 뿌리면 30~40㎝에 달하는 황어들이 몰려온다. 수백 마리는 족히 넘어 뵌다. 황어뿐 아니다. 방생한 우럭 새끼 등이 도무지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뿌린 먹이에 길들여진 탓이다. 사람이 환경에 개입하는 건 여러 면에서 고민이 뒤따라야 하는 문제다. 절집에서 물고기 새끼를 방생하고, 먹이를 주는 게 온당한 일인지 좀더 따져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휴휴암 인근의 포매호도 아름답다. 포매호는 강원 북부 해안에 발달한 여러 석호 중 하나다. 화진포 등에 견줘 규모는 작아도 풍경은 제법 옹골차다. 포매호 주변 갈대밭에 조성된 목재 데크를 따라 산책을 즐기는 재미가 각별하다. 남애항은 양양에서 가장 큰 항구다. 매일 아침 열리는 수산물 경매 시장도 근동에서는 가장 크다. 이맘때 위판되는 해산물은 대개가 도루묵이다. 낭자하게 진행되는 여느 항구도시의 경매장과 달리 비교적 짧고 조용하게 경매가 이어진다. 호시탐탐 도루묵을 노리는 갈매기들과 경매사, 어민들이 뒤엉킨 번다한 한때가 지나고 나면 사위가 적요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때 항구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도루묵으로 허기를 달래고, 내일을 위해 그물을 손질하는 어민들과 만날 수 있다. 일렬로 길게 늘어선 활어회센터를 지나면 남애항 바다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앞에 영화 ‘고래사냥’ 촬영지 표지석이 서 있다. 배우 안성기, 이미숙, 김수철 등이 주연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여기서 촬영됐다고 한다. 전망대 2층의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남애항과 망망대해, 파란 하늘이 가슴 가득 담긴다. 글 사진 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가 44번 국도로 갈아탄 뒤 한계령을 넘어서면 곧 양양이다. 이어 동해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하조대 나들목으로 나갈 수도 있고, 7번 국도를 타고 천천히 내려갈 수도 있다. →맛집 : 한계령 너머 범부리에 있는 범부막국수(671-0743)는 이른바 ‘가성비’ 뛰어난 맛집이다. 막국수와 메밀만두 등으로 이름났다. 외양은 거칠고 투박해 뵈지만 맛은 차지고 부드럽다. 계절 별미로는 역시 도루묵이 첫손 꼽힌다. 남애항에서 경매가 끝난 뒤 직접 사서 조리해 먹거나, 주변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잠수부횟집(671-9855)은 회, 멍게 등 여러 해산물을 싱싱하게 내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맘때면 오징어 물회도 별미다. 동산항 끝에 있다. →잘 곳 : 가족 단위라면 쏠비치 호텔&리조트(1588-4888)가 맞춤하다. 다만 비수기에도 투숙객이 몰려 방 구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서퍼들이 즐겨 찾으면서 기사문항부터 남애항에 이르기까지 숙박업소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었다. 특히 죽도 쪽에 젊은층 취향의 숙소가 많다.
  • 사자의 굴욕…기린 사냥하려다 짓밟히는 순간

    사자의 굴욕…기린 사냥하려다 짓밟히는 순간

    이런 망신이 또 있을까. ‘동물의 왕’ 사자가 기린을 사냥하려다가 처참히 짓밟혔다. 지난 27일 방송된 BBC 자연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 II’의 사막 편 일부를 보면,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의 사막에서 배고픈 암사자 한 마리가 기린을 몰고 있다. 기린이 달려오는 쪽에서 기회를 엿보던 또 다른 암사자는 기린이 접근하는 순간 재빠르게 점프해 목덜미를 노린다. 하지만 궁지에 몰린 기린에게 무서울 것은 없다. 기린은 몸통으로 사자를 밀쳐내고 나서 나뒹구는 사자를 앞발로 짓밟고 유유히 사라져버린다. 사자는 기린의 뒷모습만 지켜볼 뿐이다. 한편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플래닛 어스 II’는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해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의 음악, 진보된 촬영 기술을 기반으로 완성됐다. 사진·영상=BBC, Mail Daily/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사자의 굴욕…기린 사냥하려다 짓밟히는 순간

    사자의 굴욕…기린 사냥하려다 짓밟히는 순간

    이런 망신이 또 있을까. ‘동물의 왕’ 사자가 기린을 사냥하려다가 처참히 짓밟혔다. 지난 27일 방송된 BBC 자연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 II’의 사막 편 일부를 보면,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의 사막에서 배고픈 암사자 한 마리가 기린을 몰고 있다. 기린이 달려오는 쪽에서 기회를 엿보던 또 다른 암사자는 기린이 접근하는 순간 재빠르게 점프해 목덜미를 노린다. 하지만 궁지에 몰린 기린에게 무서울 것은 없다. 기린은 몸통으로 사자를 밀쳐내고 나서 나뒹구는 사자를 앞발로 짓밟고 유유히 사라져버린다. 사자는 기린의 뒷모습만 지켜볼 뿐이다. 한편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플래닛 어스 II’는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해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의 음악, 진보된 촬영 기술을 기반으로 완성됐다. 사진·영상=BBC, Mail Daily/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따뜻한 예술인의 낭만… 뜨거운 지식인의 고뇌… 은은한 근현대 문·예향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따뜻한 예술인의 낭만… 뜨거운 지식인의 고뇌… 은은한 근현대 문·예향

    서울신문은 ‘서울미래유산’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다음달 3일 20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전상봉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설명으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 30분가량 마포대로 일대를 살펴본다. 이 지역은 활인서터, 경성감옥터, 3·1만세 시위터, 별영청터, 읍청루터 등 유적지와 최대포집, 역전회관 등 서울미래유산 노포식당이 즐비하다. 관심 있는 시민은 오전 10시까지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면 인증서와 함께 소유주가 원할 경우 건물 외벽에 현판을 부착한다. 상징 도안은 서울미래유산으로 등록됐다는 점을 나타내기 위해 인장 형식으로 디자인됐다. 인장색은 서울 대표색 중 ‘단청빨간색’을 사용했다. 서울미래유산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문화자산 중에서 선정한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372개의 미래유산을 지정했고 앞으로 100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은 생전에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고 했다. 김수근은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기사에 여러 번 등장한다. 자유센터, 경동교회, 불광동 성당, 잠실 종합운동장, 정부서울청사, 워커힐 호텔 힐탑바(현 피자힐) 등 도심 곳곳에 그가 설계한 건축물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17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출발지였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은 그의 건축물이 유독 많은 곳이다. 샘터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 옛 한국국제협력단 건물 등 그가 말한 ‘벽돌이 짓는 시’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벽돌 건물이 사방에 들어서 있다. 그가 건축재료로 벽돌을 좋아했던 이유는 ‘실용과 예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급해도 벽돌은 한꺼번에 쌓지 못한다. 때문에 한 장 한 장 단정히 쌓지 않으면 무너지거나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벽돌이 지닌 조소성은 무한히 인간화되는 과정을 상징한다”고 했던 벽돌예찬론자였다. 샘터사옥,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은 모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김수근作 샘터사옥·아르코예술극장한 장 한 장 쌓아올린 벽돌과 빛으로 지은 건물 샘터사옥은 1979년 지어져 연극인·화가 등 예술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공간이다. 대학로 랜드마크 중 한 곳이다. 1980년 제2회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을 정도로 건축미를 인정받았다. 이날 해설을 맡은 한선영 서울미래유산해설사는 “샘터 사옥은 종로구 미관 건물로 지정돼 있어서 건물 외관을 건드리지 않고 유지, 보수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학로를 상징하는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서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건립 당시 모습이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돼 있어 건축사적인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해설했다. 아르코예술극장은 ‘공연예술 진흥과 공연인구 저변 확대를 위한 전문공간 확보, 재정난을 겪는 예술단체들을 위한 발표공간 마련·조성’이라는 취지로 1981년 문을 열었다. 아르코예술극장 개관은 명동·광화문 등 시내에 있던 공연장들을 동숭동으로 이동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다. 현재 동숭동 일대는 97개 극장이 들어서 있고 명실상부한 연극과 문예의 중심지다. 아르코미술관은 옛 서울대 본관 자리에 들어선 전시 전문 공간이다. 미술관이라는 기능 때문에 창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 건물들이 위치한 마로니에 공원은 과거 서울대 본부가 있던 곳이다. 1975년 3월 서울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뒤 택지로 개발하려 했지만 여론에 따라 공원으로 조성됐다. 지금은 서울대학교유지기념비를 통해 과거 상아탑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마로니에 공원에는 조선 중기 문신인 해남 윤선도의 생가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조선 후기 화가인 표암 강세황도 동승아트센터 근처에서 자랐다. 소설가 김훈도 마로니에 공원 뒤쪽 낙산을 올라가는 이화동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소설가 한무숙도 혜화동에서 태어났다. 마로니에 공원으로 대변되는 대학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향과 예향’이 넘쳤던 곳이었다. 미래유산 보고 서울대병원·학림다방근대 의학의 산실… 민주화운동의 불씨가 된 곳 공원 건너편에는 서울미래유산이자 근대 의학의 산실인 서울대병원이 있다. 병원 내 시계탑 건물은 1907년 고종 황제 칙령으로 설립한 대한 의원 건물로 사적 248호로 지정돼 있다. 지금은 의학박물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앞서 1885년 제중원, 1899년 의학교, 1899년 광제원, 1902년 의학교부속병원, 1905년 대한국적십자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907년 대한의원으로 개원했다. 대한의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의 맥을 이으며 서울대병원의 전신이 된다. 대학로에서 서울대병원을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서울대 의과대학 정문 옆에는 서울미래유산 학림다방이 있다. 학림다방은 1956년 문을 열었고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불씨가 된 학림사건으로 유명한 곳이다. 소설가 이청준·김승옥, 시인 김지하·황지우 등 문학인들이 단골로 다녔던 곳이다. 다방 이름은 서울대 문리대가 마로니에 공원에 있던 시절의 축제인 ‘학림제’에서 따왔다. 신반포에 사는 김혜정(45)씨는 “학창 시절 마로니에 공원에서 연극 보고 나와서 커피를 마시던 추억이 떠오른다”며 “그동안 서울의 많은 것을 못 보고 살았는데 앞으로 부지런히 찾아다니겠다”고 말했다. 시비·기념비·흉상 가득한 대학로안창호 비석·타고르 시비 등 곳곳에 새긴 역사 대학로 주변에는 유난히 돌에 새긴 시비와 기념비, 흉상들이 많다. 흥사단 건물 앞에는 도산 안창호(1878~1938)의 흉상과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란 말씀 비석이 서 있다. 그 옆으로는 시인 김광균(1914∼1993)의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설야’(雪夜) 시비와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 우리나라를 알렸던 인도 시인 타고르의 흉상 시비도 나란히 서 있다. 혜화동 로터리 우리은행 혜화동 지점 앞에는 한국기독교문인협회장을 지낸 김영진 시인의 ‘혜화동 로터리’라는 시비도 서 있다. 혜화동 로터리에는 4·19혁명 때 서울대와 함께 큰 몫을 한 동성고등학교가 있다. 학교 담벼락 앞에는 ‘4·19 횃불 바로 여기에서’라는 표석이 그날의 역사를 품고 섰다. 동성고 옆으로는 등록문화재 제230호로 지정된 혜화동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혜화동 로터리 북쪽에는 1953년 문을 연 동양서림이란 책방이 있다. 친일인명사전에 실린 역사학자 이병도(1896~1989)의 장녀인 이순경씨가 문을 연 이 서점은 점원으로 일하던 최주보씨가 인수해 딸에게 물려줬다. 답사에 참가한 이동고(51) 한·아세안센터 부장은 “늦잠 자던 토요일에 일찌감치 도심으로 나와 문화유산을 만나면서 걷다 보니 주말이 산뜻하다”며 “서울신문과 서울시의 답사 기획이 시민들의 인문지식 함양에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했다. 60년 문화 이용원·40년 연우소극장혜화로 골목마다 시대상 간직·공연 열기 이어가 혜화동 로터리부터 혜화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혜화로 골목 구석구석에는 동숭무대소극장, 선돌극장. 눈빛극장, 게릴라극장 등이 포진하면서 대학로의 공연예술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골목에는 1940년대 문을 연 문화 이용원이 중간에 몇 차례 주인이 바뀌긴 했지만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60여년 동안 운영된 이발소로, 혜화동 일대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장소로 서울미래유산이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혜화 칼국수가 나오는데, 이곳은 1970년대부터 경상도식 사골국수를 전문으로 했다. 박정희 정권이 1969년 분식장려운동을 펼치면서 국숫집이 성업할 당시 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 한 해설사는 “고개 넘어 한성대 입구 성북동 ‘국시집’은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역사가 더 오래된 혜화 칼국수는 미래유산으로 지정받지 못했다”며 “서울미래유산은 소유주의 자율적인 참여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이면 창단 40주년을 맞는 연우소극장 골목으로 접어들어 내리막을 걸으면 등록문화재 357호인 장면 가옥이 나온다. 장면(1899~1966)은 제1공화국 국무총리와 부총리, 내각제였던 제2공화국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정치 거목이다. 장면의 처남 김정희가 설계한 이 집은 한·일·양식이 혼합된 특징을 갖는다. 한옥으로 된 한명숙 문학관도 인접해 있다. 이 지역부터 시작된 명륜동 한옥밀집지역 전체가 서울미래유산이다. 과천 청계 초등학교 3학년 고승현(9)군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엄마와 같이 나왔다”며 “경기도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공식 답사를 마치고 한 해설사는 희망자를 이끌고 이화동벽화마을(서울미래유산)과 이화장(사적 497호)을 보기 위해 길을 건넜다. 이날 대학로는 이미 제3차 민중총궐기 참가자들로 꽉 차 있었다. 이화장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귀국 후 살았고, 3·15 부정선거 후폭풍으로 하야한 후에도 잠시 머물렀던 공간이다. 역시 박근혜 정부의 하야 여론이 무성한 시점, 미묘한 감정으로 열일곱 번째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이 마무리됐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노숙인 웹툰 ‘길리언’ 28일 북콘서트 연다

    노숙인 웹툰 ‘길리언’ 28일 북콘서트 연다

    대한불교 조계종,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4대 종교 단체들이 노숙인 인식 개선을 위한 북콘서트를 개최한다.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종민협)는 오는 28일 오후 6시 50분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 2층 바스락홀에서 웹툰 ‘길리언’의 단행본 출판을 기념해 북콘서트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웹툰 ‘길리언’은 5년 동안 여수역과 서울역 일대 거리에서 실제 노숙생활을 한 김태현씨가 스토리 작가로 참여하고 만화가 신웅 화백이 그림을 그려 제작됐다.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모바일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지난 5~10월 총 23화 분량으로 연재돼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부터는 김씨의 해설 글과 함께 다음 스토리펀딩에 재연재되고 있다. 김씨는 ‘날 사랑했던 여인, 길리언’이란 제목으로 내년 3월까지 연재되는 해설 글을 통해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중 지금의 연인을 만난 사연과, 어떻게 노숙생활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 공개한다. 웹툰에 등장하는 실제 인물들의 스토리를 통해 노숙인들이 겪는 차별, 노동, 가족 이별, 우정, 사랑, 죽음의 주제를 차례로 다룰 계획이다. 이번 북콘서트는 스토리펀딩 독자 및 일반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사. ‘김태현 작가와의 대화’를 비롯해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각 종단 노숙인 시설에서 자활을 꿈꾸는 홈리스 공연팀(보현 윈드 오케스트라, 우리 이야기밴드, 채움 합창단)의 공연으로 진행된다. 다시서기센터에서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놀이콘서트를 진행해 온 배우 겸 개그맨 이정수가 사회를 맡고 여성듀오 풋풋이 토크에 맞춘 음악으로 힘을 보탠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임시정부 환국일 C47기 역사 답사

    임시정부 환국일 C47기 역사 답사

    23일 서울 여의도공원 임시정부 기념 공간인 ‘C47 비행기 전시관’에서 열린 역사답사에서 이종찬 전 국정원장,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참가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답사는 임시정부요원들이 중국 상하이에서 국내로 돌아온 날을 기념한 것으로, 우당 이회영 선생의 후손인 이 전 원장이 해설을 곁들였다. 연합뉴스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독재정권 시퍼런 서슬…남산골 곳곳 인권 옥죈 사슬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독재정권 시퍼런 서슬…남산골 곳곳 인권 옥죈 사슬

    서울신문은 ‘서울미래유산’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오는 26일 19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세종대로 일대를 전상봉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설명으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살펴본다. 이 지역은 최근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에 분노한 100만 시민이 모여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민주주의 새 성지로 떠오른 곳이다. 6개월 전 기획한 코스가 우연치 않게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이다 보니 답사가 숙연히 기다려진다.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세종대로 일대에 역대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모인다고 하니, 이번 답사는 사상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광화문광장은 이런 국민들의 공통의 기억 속에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한 곳으로 향후 서울미래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가 서울미래유산을 지정하는 이유는 급속한 사회 변화로 인해 근현대 서울 시민의 생활상이 담긴 문화유산이 사라지거나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했다. 미래세대에 물려줄 문화유산을 시민 스스로 보전하는 사업이 서울미래유산 지정·보존 사업이다. 이 사업은 문화유산의 획일적 보전을 위한 규제가 아니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유연한 보전 방식을 강조한다. 서울에는 현재 372개의 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11월 초입 남산골 한옥마을은 가을 한가운데 푹 빠져 있었다. 오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울긋불긋한 단풍과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는 푸름이 어울려 도심 한가운데서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했다. 지난 5일 16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인권’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시작해 한양공원비까지 이필용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역사 공부와 남산 일대 단풍 구경까지 일거양득이었다. 그러나 이날 우리가 맞닥뜨린 역사는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이 해설사는 “남산 둘레길은 두 개의 역사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하나는 일제가 할퀸 역사의 생채기이고, 또 하나는 분단의 비극이 가져온 ‘반공’이 국시(國是)이던 시절 유린된 인권”이라고 말했다. ‘딸깍발이’ 서생 모여 살던 남산골 조선통감부 관저·일본인 집단 거주촌 생겨나 남산은 국권을 일본에 빼앗긴 경술국치의 현장이자 일제강점기 무단통치의 전초기지였고 ‘인권의 블랙홀’ 중앙정보부와 부속 건물들이 진을 치고 있던 곳이다. 한옥마을 언저리는 필동으로, 원래는 부동(部洞)이었던 곳이 붓동으로 불리다 와전돼 정착된 이름이다. 조선시대에는 서울을 수비하는 금위영의 별영인 남별영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집단 거주촌인 왜성대(倭城臺)와 조선통감부(후일 조선총독부), 통감(총독) 관저가 자리잡고, 경복궁을 내려다보며 민족 정기를 짓눌렀다. 조선에 대한 무단통치와 독립운동 탄압에 혈안이 됐던 일본군의 조선헌병사령부도 남산에 있었다. 이같이 짙게 드리운 ‘억압의 그림자’가 후일 중앙정보부가 남산에 자리잡는 단초를 제공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해방 후에는 국군 수도경비사령부, 헌병사령부 등이 있다가 각각 남태령(1991년)과 용산(1972년)으로 이전했다. 합동참모본부 역시 이 동네에 있었고 1965년 주월한국군사령부가 이곳에서 창설됐다. 옛날엔 가난한 ‘딸깍발이’ 서생들이 모여 살았던 남산이 총포가 난무하는 무력 기지로 변한 것이다. 딸깍발이는 청렴과 결백을 생명으로 삼는 선비를 상징하는 우리말이다. 한옥마을 한쪽에는 국어학자 일석 이희승 선생의 추모비가 있다. 일석이 생전에 남산골 선비를 ‘딸깍발이’라고 했다. 한옥마을 안에는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와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부마도위 박영효, 오위장 김춘영, 도편수 이승업 가옥을 옮겨다 놨다. 순종비인 순정효황후는 1910년 친일파들이 순종에게 한일합병 날인을 강요하는 것을 엿듣게 되고 옥새를 치마에 숨겨 내주지 않았다. 끝내 백부인 친일파 윤덕영(벽수산장 주인)에게 빼앗겼다는 일화가 전한다. 한옥마을 전통정원 남쪽에는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이 있다. 이 해설사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4년 11월 29일 지하 15m 지점에 타임캡슐을 묻었는데, 보신각종 모형의 캡슐 안에는 서울의 도시 모습, 시민생활사회문화를 대표하는 각종 문물 600점을 넣었다”며 “400년 뒤인 2394년 11월 29일에 후손들에게 공개된다”고 말했다. 교통방송,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소방방재본부 등이 있는 곳은 예장동으로 불린다. 조선시대 5군영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이 있던 곳을 줄여서 예장이라고 한 것이 지명으로 이어졌다. 경복궁이 내려다보인다고 해서 백성들이 살지 않고 공터로 남아 있던 것을 일제가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쓰나미처럼 밀려들면서 이곳을 장악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장 마스타 나카모리가 진을 쳐서 왜장대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긴또강’(김두한)과 세력을 다퉜던 일본 건달들이 살았던 곳도 이곳이다. 정부는 1946년 일본식 동명 정리 작업을 하면서 왜색을 지우기 위해 이곳 도로 이름을 충무로로 했다. 남산에 안중근 의사 동상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애니메이션센터 앞 통감부 표지석총독부에 폭탄 던진 김익상 의사 표지석도 남산을 본거지로 삼았던 일제는 예장동에 경성신사(대성궁)를 세우고 근처에는 일본군 헌병사령부를 지었다. 또 한양공원을 조성하고 조선신궁도 지었다. 조선통감부는 현재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앞에 표지석으로 남아 있다. 일제는 처음에는 광화문 육조거리의 대한제국 외부(外部) 청사를 통감부 건물로 사용하다가 1907년 2월 28일 예장동 8번지 일대 남산 왜성대에 르네상스 양식의 2층 목조 건물로 신청사를 건립했다. 신청사는 1910년 8월 29일 을사늑약 후에는 조선총독부 청사로 사용됐다. 1920년 조선 총독과 총독부를 암살·파괴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미수에 그쳤고, 1921년에는 의열단 김익상이 전기수리공으로 위장해 총독부 청사에 들어가 폭탄을 던진 사건이 있었다. 김익상 의사의 의거를 기리기 위한 표지석이 통감부 표지석 옆에 나란히 서 있다. 이 건물은 조선총독부가 이전하자 광복 전후 과학관으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통감부 관저는 현재 서울종합방재센터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다목적 광장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유스호스텔 오른쪽 동산에 있는 통감관저 표지석에는 ‘일제침략기 통감 관저가 있던 곳으로, 1910년 8월 22일 3대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와 총리대신 이완용이 강제병합 조약을 조인한 경술국치 현장이다’라고 새겨져 있다. 글씨는 고 신영복 선생이 경술국치 100주년이 되던 2010년에 쓴 것이다. 이곳에는 또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기억의 터’ 조형물이 있고, 고종을 겁박해 을사늑약을 강요한 하야시 곤스케의 동상 잔해를 거꾸로 처박아 놓은 ‘거꾸로 세운 동상’도 놓여 있다. 이날 답사에 나온 방송통신대 국문학과 동기 오남희(69)·황정례(65)·장종영(59)씨는 “서울 시내 한복판이지만 그동안 말로만 들었지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었다”며 “이곳에 남겨진 가슴 아픈 조선의 역사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심우용(47) 서울대병원 복지팀장은 “구한말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인터넷 검색 중 이번 답사를 알게 됐다”며 “해설사 설명을 들으며 답사를 하는 게 재밌고 유익해서 주위에도 많이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의 블랙홀’ 중앙정보부지금은 유스호스텔·종합방재센터 등 활용 명동에서 바라본 남산 북쪽 기슭은 대공 수사의 본실인 옛 중앙정보부 본관과 부속 건물이 두루 포진한 곳이다. 음습한 북쪽 기슭, 설계자인 건축가 김수근식의 작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다람쥐 꼬리만 한 햇볕 한줌에 끌려온 이들이 목숨을 부지했던 엄혹한 시절이 있었다. 1961년부터 1995년까지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란 이름으로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된 인권 유린의 시대가 얼마 전이다. 한옥마을을 벗어나자 소릿길이 나왔다. 길이 84m의 터널로 시내에서 옛 중정 제5별관(대공수사국)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였다. 영문도 모르고 두 눈을 가리운 채 이곳을 지났던 이들은 얼마나 큰 두려움에 떨었을까. 환청처럼 들렸던 철문 소리, 타자기 소리, 물소리, 발걸음 소리, 노랫소리가 지금도 들린다. 이는 ‘네 개의 문’이란 서울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작품으로 버튼을 누르면 여러 가지 소리가 뒤섞여 나온다. 터널을 지나면 지금은 서울시청 남산별관으로 쓰이던 중정 제5별관이 나온다. 멀쩡한 사람도 간첩단에 엮여서 산 송장이 돼 나왔던 곳이 이곳이다. 서울종합방재센터는 옛 중정 제6별관이다. 지상 구조물이 없고 지하 3층으로 이뤄진 ‘지하고문실’이다. 이 해설사는 “1973년 서울대 최종길 교수는 이곳에서 고문을 받던 중 사망했으나 투신 자살한 것으로 조작됐고, 1974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들도 이곳에서 무지막지한 고문을 당하는 등 1970~1980년대 수많은 간첩 사건들이 이곳에서 조작됐다”며 “특히 많은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끌려와 모진 고초를 당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제6별관은 옛 중정 본관(서울유스호스텔)과 지하로 연결돼 있다. 중정 본관은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가 유스호스텔로 변신했다. 유스호스텔 오른편 문학의 집은 중앙정보부장(안기부장)의 공관이었다. 1961년부터 1981년까지 이곳을 관저로 사용했던 중앙정보부장은 모두 11명이다. 그 옆 산림문학관은 경호원 숙소였다. 문학의 집에서 명동 쪽으로 내려오면 ‘주자파출서 터’가 있다. 이 파출서는 안기부에 끌려온 이들의 가족들이 소재 파악을 위해 몸부림치던 곳으로 극소수 시민들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숭의여대 한편엔 경성신사 참배 터1938년 신사 참배 거부·자진 폐교 역사 서울시청 남산별관, 서울유스호스텔, 교통방송, 문학의 집 등이 모두 서울미래유산이다. 2009년 서울시가 이 일대 국가안전기획부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려 했으나 통감부 터가 발견되면서 무산됐다. 지난 8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교통방송청사·남산2청사 등 건물 4개 동 철거를 시작으로 남산 예장 자락 2만 2833㎡를 도심공원으로 종합 재생하는 ‘남산 예장 자락 재생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코스 후반부인 리라초등학교를 지나 숭의여대에 다다랐다. 운동장 한쪽에는 1898년 경성신사 참배 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경성신사는 서울의 일본 거류민단이 주도해 남산 왜성대에 세운 신사다. 1903년 평양에 세워진 전신 숭의여학교는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1938년 자진 폐교를 했다. 해방 후 정부로부터 경성신사 부지를 불하받아 재개교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을 따라 나왔다는 민병홍(54)씨는 “오늘 걸었던 길은 생전 처음 걸어 본 길이어서 첫사랑으로 기억될 어느 가을날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해설사는 “남산 둘레길은 일제와 국가 폭력이 민중을 어떻게 유린했는지 극명하게 보여 주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남산을 오르내릴 때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 보시라”고 마무리했다. 한양공원비 앞에서 답사 마무리를 하는 도중에도 관광객을 태운 삭도(케이블카)는 쉼 없이 오가고 있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서울잠실운동장, ‘돔형’이냐, ‘개방형’이냐

    서울시가 2025년 한강변으로 옮겨져 새롭게 짓는 잠실야구장의 밑그림을 전문가 집단과 함께 그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다음달 2일 오후 2시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프로구단, 야구 해설위원 등 야구계 전문가와 학계, 시민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또 토론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다음달 초~중순 서울시 홈페이지와 KBO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 4월 ‘잠실운동장 일대 마스터플랜과 각 시설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야구장을 현재 보조경기장(북서측)이 있는 한강변으로 자리를 옮겨 신축하고 관람석도 국내 최대 규모인 3만 5000석(현재 2만 6000석)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또 ‘돔’형이냐 ‘개방’형이냐로 많은 시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구장 형태는 앞으로 사업단계에서 구단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 야구팬, 지역주민 등을 비롯해 시민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최종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잠실야구장은 세계야구선수권대회와 88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지난 1982년 개장했다. 2000년부터는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준공한 지 30년이 넘으면서 시설 노후화, 부족한 시민 편의시설, 협소한 원정팀 선수 공간 등을 이유로 재건축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천석현 서울시 지역발전본부장은 “잠실야구장 이전·신축에 대한 전문� ㅍ첫括�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잠실야구장이 야구팬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야구장으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다음달 공개토론회와 대시민 설문조사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지역경제 활성화 부산 포럼] 스마트 시티 부산의 진화…2030년 AI 상상 그 이상

    [지역경제 활성화 부산 포럼] 스마트 시티 부산의 진화…2030년 AI 상상 그 이상

    사물인터넷(IoT)이 보편화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의 삶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금융, 여행, 교통, 기상 등 다양한 생활 업무를 처리하고, 무인 전기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16년 뒤인 2030년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2030년 스마트시티 부산’을 미리 가 본다. 2030년 8월 10일 오전 7시 10분 부산 해운대구 A아파트 107동 1605호. 이화영(44)씨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15분 뒤 집앞 정류장에 올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스마트폰 버스앱’으로 직장이 있는 서면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7시 25분 아파트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과거처럼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지 않는다. ●버스앱만 켜면 도착 시간 척척… 기다리는 일 없다 부산의 시내버스에는 운전기사도 없다. 자율주행(오토 파일럿) 기술의 발달로 ‘무인 자율주행 전기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버스에 달려 있는 고성능 카메라, 각종 센서, 실시간 들어오는 교통정보 등을 종합해 자율적으로 주행한다. 기계적으로 운전하니 사고가 줄었다고도 한다. 출퇴근길 사거리의 혼잡도 옛말이다. ‘스마트 신호등’이 차량의 흐름을 분석해 신호 주기를 바꿔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버스에 오른 이씨는 버스앱을 켜 하차 목적지를 정한 뒤 하차 버튼을 누르고 휴식을 취한다. 버스가 목적지 두 정거장 앞에 도착하면 스마트폰에서 ‘도착 예정 알림 음’이 울린다. 하차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알아서 버스문이 열린다. 이처럼 이씨의 하루는 스마트 시스템이 책임을 진다. ●톨게이트 통과땐 스마트 톨링으로 하이패스보다 빠르게 이날 오전 11시. 전주에 사는 김민호(33)씨는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해운대에서 보내려고 서부산 톨게이트로 들어선다. 김씨의 승용차는 속도를 조금 줄인 뒤 아무 차선이나 정차 없이 톨게이트를 통과한다. 폐쇄회로(CC) TV가 차량번호를 인식해 김씨가 집을 나설 때 미리 등록해 둔 카드에서 통행요금을 자동결제하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스마트 톨링(자동요금징수) 시스템’이다. 스마트 톨링 시스템은 15년 전에 유행하던 하이패스보다 앞선 시스템이다. 요금소 설치나 통행권 발급이 필요 없다. 톨게이트 주변 정체도 사라졌다. 서부산 톨게이트를 나온 김씨는 목적지 해운대에 가려고 동서고가도로를 이용한다. 그러나 진입 차량 대수를 실시간 파악해 진입 램프로 들어오는 차량을 우회·분산시키는 안내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정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김씨 옆좌석에 앉은 부인은 부산시 ‘주차앱’을 통해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주차 공간을 찾고 있다. 주차앱은 빈 곳이 없는 해수욕장 주변 대신 인근 마린시티 해안도로의 가변주차장을 권유한다. 3개면이 비어 있다. 부인은 주차장 B2면을 예약한다. 약간의 예약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제 부산 관광앱을 켜 파라솔을 1개 빌렸다. 파라솔 기둥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1일 사용료가 결제된다. ●휴가철 해운대에선 스마트밴드 차면 미아 걱정 뚝 김씨는 또 해수욕장 관광안내소에서 ‘미아 방지용 무료 스마트밴드’를 빌려 3살 딸의 손목에 채운다. 딸과 자신의 거리가 20m 이상만 벗어나면 경보음이 울린다.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린 해수욕장에서도 딸을 잃을 염려가 없다. 다만 여기저기서 삑삑 경보음이 울리니 소음이다. 같은 시각 해수욕장 상공에는 해양경찰의 드론이 날아다니며 피서객의 안전을 감시하고 있다. 김씨 가족은 부산 여행 둘째 날 국립해양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 로비에 들어서자 거대한 고래가 헤엄치는 홀로그램이 실행된다. 고래가 눈앞에서 헤엄치는 것 같다. 발걸음을 2층 가상현실(VR)관으로 옮겼다. VR 헤드셋을 쓰고 실제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바닷속 탐험을 한다. 물고기와 산호초로 둘러싸인 남태평양 어느 섬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이 든다. 해양박물관에서 오전을 보낸 뒤 감천문화마을을 찾았다. 감천문화마을 앱을 켜고 문화마을을 화면에 비추며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스마트폰 화면에 도깨비 캐릭터가 나타났다. 커피 한 잔이 무료인 ‘도깨비 잡기 게임’이다. 감천문화마을에는 해설사가 없지만, 스마트폰으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김씨 가족의 여름휴가 사흘은 스마트시티 부산에서 스마트하게 완료됐다. 닷새 뒤. ‘태풍이 부산을 지나간다’는 TV 뉴스가 나온다. 이번 태풍은 국지적인 폭우를 동반한 중급 규모다. 부산시는 강수량, 해수면 수위, 파도 높이, 풍속 등 기상정보를 수집·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마린시티 일대에 태풍경보 발령을 내린다. 해안도로 일대에 주차된 차들도 대피시키고 시민·관광객들의 해안도로 출입을 통제한다. ●아파트 쓰레기통이 차면 AI 로봇이 알아서 척척 치워 스마트시티 부산의 첨단 시스템은 밤거리 ‘안심 귀가’도 책임진다. 스마트 가로등과 ‘비콘’(근거리 위치 정보를 인식하는 무선 센서), CCTV 등 똑똑한 장비가 있어 가능하다. 주택가 외진 곳 등에 설치된 CCTV가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 주고, 귀가하는 사람이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면 비콘을 통해 보호자에게 곧바로 알려준다. 초등학교 앞 ‘스마트 횡단보도’도 눈길을 끈다. 차량이 초등학교 앞 도로를 시속 30㎞ 이상 속도로 주행하면 보행자들에게 경고음을 울려 준다. 또 횡단보도와 주변 지역을 학생들이 통행하면 도로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주의 신호를 보내 준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는 ‘스마트 쓰레기통’이 등장했다. 쓰레기가 90%가량 차면, 구청 쓰레기 업무 담당자에게 정보가 전송된다. 구청 담당자는 쓰레기가 넘치기 전에 청소차를 보낸다. 환경미화 차량은 매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컴퓨터가 계산한 최적의 경로로 지역 쓰레기를 치운다. 인공지능을 갖춘 청소 로봇이 도로와 거리의 쓰레기도 말끔히 치운다. 2030년 부산은 스마트하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강서구, 고3 대상 첫 역사문화투어 운영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7일 마무리됐다. 19년간 한곳만 보고 달려온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여정도 끝났다. 이제는 지친 마음을 달래고, 한동안 미뤄뒀던 일들을 맘껏 할 때다.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돌아보고 자긍심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서울 강서구가 처음으로 수험생들을 위한 문화적 나들이를 준비해 관심을 끈다. 강서구가 수능을 끝낸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문화투어를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매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봄·가을 ‘강서 역사문화투어’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 처음이다. 현재 강서구는 지역의 22개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참가단을 모집하고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교가 나타나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부터 매주 4회씩, 1회당 3시간 정도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어코스는 강서 3대 명소로 꼽히는 허준박물관, 양천향교, 겸재정선미술관으로 구성됐다. 먼저 대한민국 최고의 한의학 전문 박물관인 허준박물관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동의보감의 우수성을 확인한다. 전통 한의학을 집대성한 허준 선생의 업적과 박애정신을 기리는 시간도 갖는다. 이어 600년 역사의 전통과 역사를 품은 양천향교를 방문한다. 전국 234개 향교 중 서울 지역에 남은 유일한 향교라 뜻깊을 거라고 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역사문화투어의 종착지는 진경산수화풍을 정립한 겸재 정선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겸재정선미술관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되면 전문적인 문화해설사가 학생들과 동행해 숨겨진 역사적 의미와 인물들의 업적을 설명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나들이가 역사공부는 물론 지역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강물 뛰어들어 3m 악어 사냥하는 재규어 포착

    강물 뛰어들어 3m 악어 사냥하는 재규어 포착

    악어를 잡아먹는 재규어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0일 방송된 ‘플래닛 어스 2’(Planet Earth 2) 에피소드3 ‘밀림들’(Jungles) 편에서 강물 속 악어를 사냥하는 재규어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소개된 영상에는 브라질의 정글에서 먹이를 찾아 헤매는 재규어 한 마리의 모습이 보인다. 강물 속의 무엇인가를 발견한 재규어는 강가를 따라 악어를 뒤쫓는다. 잠시 뒤, 3m에 달하는 거대 카이만 악어가 물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재규어는 때를 놓치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든다. 목덜미를 물려 꼼짝 못 하는 악어가 탈출하려 발버둥 치지만 재규어는 강한 턱으로 악어의 두개골을 물어 무력하게 만든다. 재규어는 마치 악어 사냥하는 법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플래닛 어스 2’는 영국의 국민 박사인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해설과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참여했다. BBC ONE에서는 오는 20일에는 에피소드 ‘사막들(Deserts)’ 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영상= BBC ONE / MIx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해커스, 신토익 인강 수강료 ‘최대 60%’ 지원…단기 고득점 달성 돕는다

    해커스, 신토익 인강 수강료 ‘최대 60%’ 지원…단기 고득점 달성 돕는다

    해커스가 최신 신토익 인강 수강료를 조건 없이 최대 60% 지원하는 '신토익 리얼할인반'을 통해 단기 고득점 달성을 돕는다. '리얼 할인반'은 최신 출제경향을 반영해 2016 신유형까지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으며, 영역별·레벨별 스타 강사진이 전하는 전문적인 문제풀이 노하우도 알아볼 수 있다. 입문부터 실전까지 모든 레벨과 모든 영역(LC/RC/보카)에 대한 강의가 준비되어 있어 자신에게 맞는 강의를 합리적인 가격에 수강할 수 있다. 현재 수강생 전원에게 '수강기간 10일 무료연장'을 비롯 ▲토익/토익스피킹/오픽 온라인 모의고사 30% 할인쿠폰 ▲모바일 무료 수강권 최대 3매 ▲교재 배송비 무료(교재 포함 강의에 한함) 혜택을 제공한다. 정규레벨 강의 수강생 전원에게 ‘해커스 신토익 LC/RC 기본서(특별판/비매품)’도 증정한다. 이와 함께 점점 더 어려워지는 LC 고득점에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하드버전·고사장소음버전 MP3도 제공한다. LC 만점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을 위해 출시한 하드버전은 토익시험보다 빠른 속도의 음원을 제공하며, 고사장 소음버전은 실제 고사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을 반영했다. 해당 MP3는 각각 선착순 500명에게 무료로 나눠준다. 매일 밤 8시에는 ▲해커스 신토익 리스닝 하드버전 MP3 ▲해커스 신토익 중급 리스닝 MP3 ▲해커스 신토익 보카 이디엄 단어장+MP3(선착순 100명)를 증정한다. 또한 밤 9시에는 ▲해커스 신토익 보카 MP3 ▲해커스 신토익 스타트 리스닝 고사장 소음버전 MP3를, 매일 밤 10시 ▲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 1 리스닝 고사장 소음버전 MP3, 매일 밤 11시 ▲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 2 리스닝 MP3를 각각 선착순으로 무료 제공한다. ▲해커스 신토익 스타트 리스닝 MP3 ▲해커스 신토익 리스닝 기본버전 MP3 ▲해커스 신토익 보카 챈트버전 MP3는 해커스인강 사이트에 회원가입만 하면 바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 ▲받아쓰기&쉐도잉 프로그램 ▲진단고사 무료 해설(PDF) ▲단어암기 MP3 ▲신토익 온라인 실전 모의고사 등 다양한 무료 학습자료를 제공해 빠른 목표점수 달성을 돕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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