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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투호 속도 축구… 칠레 압박 못 넘었다

    벤투호 속도 축구… 칠레 압박 못 넘었다

    상대 철벽 수비·촘촘한 조직력에 공수 전개 힘들어 주도권 못잡아 향후 4년간 풀어야 할 과제 남겨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의 명함은 그냥 주어진 게 아니었다. 남미의 강호 칠레는 최고의 스파링 상대였다. 2008년 서울 경기 이후 10년 만에 칠레를 상대로 한 두 번째 평가전에서 축구대표팀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경기에 앞서 “코스타리카전과 다를 것이다. 우리 대표팀의 정체성과 스타일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칠레는 과연 달랐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벤투 감독은 나흘 전 코스타리카전(2-0 승)을 포함해 1승1무의 데뷔 2연전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칠레를 상대로 한 한국의 상대전적은 1무1패가 됐다. 칠레는 탄탄한 수비와 빠른 움직임으로 90분 내내 한국을 괴롭혔다. 한국도 빠른 공수 전환을 보여 줬지만, 칠레의 조직력이 더 촘촘했다. 칠레는 알렉시스 산체스 등이 빠졌지만 아르투르 비달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해 벤투호를 상대로 전력을 다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칠레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면서 오늘 우리 대표팀이 최고의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칠레는 시작과 함께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우리의 긴 패스를 유도했다. 수비수와 골키퍼가 패스하는 상황에서 여러 차례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전반 18분 사갈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김진현이 잘 막았다. 한국도 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황희찬-황의조로 이어지는 줄패스가 빠르게 이어졌지만 상대 골키퍼가 한발 빨랐다. 후반 들어 벤투 감독은 황의조를 불러들이고 지동원을 투입했다. 이후에는 이재성을 투입해 중원에 유연함을 더했다. 칠레는 빠른 역습으로 한국 배후를 두드렸고 결국 비달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다. 슈팅 실수가 없었다면 실점할 아찔한 장면이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8분 정우영을 불러들이고 황인범을 넣었다. 칠레도 비달과 페드로 에르난데스를 바꿔 공격 다변화를 꾀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막판 황희찬을 불러들이고 문선민을 투입했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은 비달, 차를레스 아랑귀스 등 칠레 미드필더들이 라인을 끌어올려 대응하자 수비진 전체가 빌드업을 시도하는 데 애를 먹었다. 손흥민 등 공격수들도 볼을 받기 위해 상대 골문과 먼 지점까지 내려와야만 했다. 수비는 힘들고, 반격하는 건 더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한국이 지난 코스타리카전과 달리 주도권을 내주는 경기를 했던 가장 큰 이유다. 칠레가 이날 보여 준 ‘무한 압박’은 향후 벤투호가 4년을 항해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5년 만에… 투어챔피언십 서는 우즈

    5년 만에… 투어챔피언십 서는 우즈

    “분명한 것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실수의 폭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타이거 우즈(미국)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PO) 3차전인 BMW 챔피언십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18번홀(파4) 파 퍼트가 홀컵에 떨어지자 TV 해설자가 이렇게 말했다. 우즈는 1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719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1라운드 공동선두로 나서는 등 지난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5년 만의 우승을 일구는 듯하다 돌아섰지만 페덱스컵 랭킹을 20위까지 끌어 올려 상위 30명만 출전할 수 있는 PO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안착했다. 투어챔피언십 출전은 2013년 대회 이후 5년 만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이븐파에 그친 2라운드를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였다. 1라운드에서 무려 8타를 줄였고 3라운드에서도 4타를 줄인 데 이어 이날 최종라운드에서는 페어웨이 적중률 92.86%에 그린 적중률 72.22%를 뽐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올해도 투어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우즈는 세 번째 페덱스컵 트로피를 노크할 수 있다. 앞서 세 차례의 PO에서 쌓은 페덱스 포인트가 순위에 따라 2000점(1위)~112점(30위)까지 리셋되기 때문에 PO 우승 실적이 없어도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리셋 포인트 1위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2000점, 우즈는 219점이다. 대회 우승은 6타를 줄여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를 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연장 끝에 정상에 오른 키건 브래들리(미국)에 돌아갔다. 그러나 로즈는 준우승에 그치고도 더스틴 존슨(미국)을 밀어내고 생애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남자골프 랭킹을 매긴 1986년 이후 22번째 ‘톱랭커’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뮤지컬로도 사랑받은 영화 ‘보디가드’ 다시 만난다

    뮤지컬로도 사랑받은 영화 ‘보디가드’ 다시 만난다

    CJ뮤지컬은 오는 19일 ‘CJ뮤지컬 미츠 시네마’(CJ MUSICAL MEETS CINEMA)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영화 ‘보디가드’를 CGV압구정에서 상영한다고 10일 밝혔다.이 행사는 영화를 뮤지컬로 재창작한 작품을 영화로 만나 보는 상영회로, 전문가의 해설과 출연진의 라이브 무대가 곁들여진다. 이번에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와 가수 손승연이 출연한다. 손승연은 2016년 뮤지컬 ‘보디가드’ 아시아 초연 무대에서 ‘레이철 마론’ 역으로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바 있다. 1992년 개봉한 영화 ‘보디가드’는 전직 대통령을 경호했던 보디가드와 세계적인 톱가수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할리우드 배우 케빈 코스트너와 실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가수 고(故)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해 화제가 됐고, 영화 주제곡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가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4주간 1위에 오르는 등 영화 OST도 큰 인기를 누렸다. 최근 주인공인 휘트니 휴스턴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휘트니’가 화제가 된 가운데 오는 27일 재개봉을 확정했다. 이미 흥행성이 검증된 영화는 뮤지컬로 재탄생하며 다시 사랑을 받았고 내년 말 뮤지컬 ‘보디가드’의 앙코르 공연이 확정됐다. CJ뮤지컬은 영화 ‘보디가드’를 상영하며 뮤지컬의 재공연 소식도 함께 알릴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CJ뮤지컬과 CJ CGV아트하우스, 판씨네마㈜가 함께 기획했다. CJ뮤지컬 미츠 시네마의 티켓은 10일 오후 2시부터 CGV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송아량 서울시의원, 국제 도봉산 페스티벌 개막 행사 참석

    송아량 서울시의원, 국제 도봉산 페스티벌 개막 행사 참석

    서울시의회 송아량 의원(더불어민주당, 도봉4)은 9월 8일~9일 양일간 서울 도봉산 일대에서 열린 ‘제2회 국제 도봉산 페스티벌’ 개막 행사에 참석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지난해 첫 개최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행사로, 서울의 명산인 도봉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국내외 전문 산악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산악행사로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산악행사로는 도봉산 선인봉·만장봉·자운봉 암벽장을 오르는 ‘자연암벽대회’, 내·외국인이 함께 뛰는 둘레길 ‘트레일러닝’ 등의 산악행사와 다락원 체육공원 잔디광장에서 펼쳐지는 ‘메인공연’, 새동네마을공원 시계탑 및 수변무대에서 ‘프린지페스티벌’ 등 공연행사도 진행됐다. 또한 스탬프 투어, 숲 해설 프로그램, 인공암벽 체험, 천축사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템플스테이와 도봉산 및 친환경과 관련된 아트마켓, 체험부스, 홍보부스들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마련됐다. 송아량 의원은 “이번 국제 도봉산 페스티벌이 올해에도 성황리에 열릴 수 있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도봉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동적인 에너지가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9세기 오페라 거장 베르디·바그너 대작 한 무대에

    19세기 오페라 거장 베르디·바그너 대작 한 무대에

    19세기 오페라의 두 거인 베르디와 바그너의 음악을 함께 듣는 갈라 공연이 열린다.라벨라오페라단은 오는 10월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그랜드오페라갈라Ⅱ’를 열고 두 동갑내기 작곡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베르디와 바그너는 각각 이탈리아와 독일의 19세기 오페라를 대표하는 거장이지만, 서로 추구하는 스타일이 전혀 달랐다. 베르디는 뛰어난 선율미와 휴머니즘적 주제로 가수 중심의 오페라를 선보였다. 가장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로 꼽히는 ‘라 트라비아타’ 등 호소력 높은 작품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의 극중 인물들도 심약한 경우가 많다. 반면 바그너는 ‘니벨룽겐의 반지’와 같은 중세 유럽신화를 바탕으로 한 16시간이 넘는 대작을 선보였고, 그의 작품 속 가수를 ‘헬덴 테너’(영웅의 테너)라고 지칭할 정도로 장대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그가 사용한 작곡 방식은 현대 블록버스터 영화음악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실제 그의 곡은 할리우드 영화 OST로도 자주 사용된다. 이번 공연에는 베르디 작품으로 출세작 ‘나부코’를 비롯해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등의 주요 곡이 소개되고, 바그너 작품으로는 ‘탄호이저’와 ‘발퀴레’, ‘신들의 황혼’ 등에서 발췌한 곡이 무대에 오른다. 또 ‘발퀴레의 기행’, ‘장송행진곡’ 등 관현악곡도 들을 수 있다. 출연 성악가는 소프라노 강혜명과 이미경, 테너 김중일과 이현종 등이고, 연주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작품 해설은 이번 공연 연출가인 안주은이 함께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서 독립열사 발자취 따라가볼까

    서울 중랑구는 8일 학생, 학부모 등 120명을 대상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 인문학길 역사탐방을 진행한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은 3·1운동을 주도한 만해 한용운 선생을 비롯해 오세창, 문일평 등 독립열사와 애국지사가 안장된 곳이다. 2016년 역사문화교육특구로 지정됐으며, 공원에 안장된 독립 열사 8명의 묘소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이번 역사탐방은 공원 내 애국지사와 문화예술인의 묘역을 이은 인문학길을 따라 공원에 안장된 근현대사의 유명 인사들의 묘역과 연보비를 따라 걷는 코스다. 참석자들은 향토문화해설사에게 독립열사들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묘역 주변 쓰레기 줍기, 비석 닦기 등의 자연정화활동도 함께 하며, 참석자들은 자원봉사시간 3시간을 받을 수 있다. 중랑구는 역사탐방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다음달에도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이번 역사탐방을 통해 소중한 문화자원에 대해 배우고,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 종묘(宗廟)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 종묘(宗廟)

    “왜적 대장 평수가(平秀家)는 무리를 이끌고 종묘(宗廟)로 들어갔는데 밤마다 신병(神兵)이 나타나 공격하는 바람에 적들은 경동(驚動)하여 서로 칼로 치다가 시력을 잃은 자가 많았고 죽은 자도 많았었다.” <선조실록 26권, 국편영인본 21책 486면> 1592년 음력 4월30일 새벽, 선조는 서울을 급히 빠져 나간다. 4월 14일에 발발한 임진왜란으로 인해 불과 열흘 만에 한성이 함락될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임금은 백성의 원성은 뒤로 한 채 급히 몸을 개성으로 옮긴다. 이 때 임금보다도 먼저 서울을 빠져나간 것이 바로 종묘와 사직에 있던 신주와 위판이었다. 조선에서 임금이라는 자리는 말 그대로 ‘종묘와 사직을 보전’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조선의 상징이자 유교의 심장인 종묘(宗廟)다. 종묘(宗廟)를 둘러보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다. 경복궁이나 창덕궁, 덕수궁 등지를 휘적휘적 카메라 셔터 누르며 지나치는 발걸음과는 사뭇 다른 곳이 종묘다. 종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유교에서는 인간이 죽으면 마음인 혼(魂)은 하늘로 올라가고, 몸인 백(魄)은 흙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이를 ‘신혼체백(神魂體魄)’이라 하는데, 신혼은 사당으로 모시고 체백은 능이나 묘로 모셔진다. 여기서 조상의 마음, 즉 몸을 떠난 혼령이 머무는 장소가 바로 사당에 있는 나무로 만든 신주(神主)다. 흔히들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종묘는 바로 조선의 왕과 왕비들의 혼령, 즉 신주가 모셔진 사당이다. 지금의 종묘(宗廟)는 1395년 9월 조선의 태조가 한양을 새 나라의 도읍으로 정한 후에 지었다. ‘궁궐의 왼쪽에 종묘를, 오른쪽에 사직단을 두어야 한다.’는 주례에 따라 경복궁의 왼쪽에 자리를 잡았고 지금의 종묘는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1608년에 중건한 것이다. 현재 종묘에서 가장 중심 건물은 정전과 영녕전으로, 예전에는 지금의 정전을 종묘라 하였으나 현재는 정전과 영녕전을 모두 합쳐 종묘라 부른다. 정전은 왕과 왕비의 승하 후 궁궐에서 삼년상을 치른 다음 그 신주를 옮겨와 모시는 건물로, 종묘에서는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다. 현재 정전 신실 19칸에는 태조를 비롯한 왕과 왕비의 신주 49위를, 영녕전의 신실 16칸에는 34위의 신주를 모셨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왕위에서 쫓겨난 연산군과 광해군의 신주는 종묘에 모시지 않았지만, 왕위에서 쫓겨났다가 숙종 때 명예를 회복한 단종의 신주는 영녕전에 모셔져 있다. 원래 종묘는 풍수지리에 의거하여 응봉자락을 따라 흐르는 산줄기의 지맥이 창덕궁과 창경궁을 거쳐 흘러 들어온 길지(吉地)에 자리 잡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의 종묘와 창경궁 사이에는 도로가 동서 방향으로 나있는데 이는 일제강점기때 광화문에서 이화동으로 통하는 도로(현재의 율곡로)를 내어 종묘로 들어오는 지맥을 끊었다고 한다. 현재 다행스럽게도 율곡로를 덮고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복원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허물어진 듯한, 별스러운 장소인 종묘(宗廟). 우리는 이곳에서 낡아버린 조선 왕실의 옛 시간을 느낄 수가 있지 않을까? <종묘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장소야? -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가볼만한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 3. 위치는? - 지하철 종로3가역 (1호선)11번 출구, (3호선)8번 출구, (5호선)8번 출구 도보 5분 4. 꼭 봐야하는 곳은? - 정전, 영녕전, 신로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지만 의외로 관람객들은 많지 않은 편. 6. 여행의 의미는? - 역사서에 늘 나오는 ‘종묘와 사직을’에서 진짜 종묘를 만날 수 있다. 7. 주의할 점은? - 종묘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하고 가기를. 혹은 반드시 해설사와 함께 투어를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jm.cha.go.kr/agapp/main/index.do?siteCd=JM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세운상가, 창경궁, 창덕궁, 인사동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서울 시내 역사적인 장소로서는 으뜸인 의미가 있다. 조선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인 종묘 방문은 적극 추천! 토요일 자유관람. 화요일 휴무, 나머지날은 시간제 관람이어서 종묘 홈페이지를 참조.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흥미진진 견문기] 흰 칠한 석불·‘원조 강남’… 동작의 역사 산책

    [흥미진진 견문기] 흰 칠한 석불·‘원조 강남’… 동작의 역사 산책

    잘 살펴보지 않으면 지나칠 수도 있는 길가의 두 장승 앞에서, 편한 차림의 참가자들을 만났다. 효자였던 정조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옥녀의 호령에 장승을 뽑아다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는 변강쇠와 이를 막을 대책을 논의하는 장승들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났다. 해설자가 단톡방에 보내준 장승제 사진을 보며 당시 상황을 머릿속으로 재현할 때 갑자기 이어폰에서 풍악이 울렸다. “노들강변~ 봄버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박정아 서울미래유산지도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오르락내리락 몇 굽이를 돌아 간판도 없는 절에 들어섰다. 신라 말기의 돌부처를 보기 위해서이다. 선유봉이 육지였던 시절 꼭대기 절집에 있었던 석불은 한국전쟁 때 미군에 의해 극락암에 왔다고 한다. 두 손을 배 위에 모은 특이한 모양의 돌부처의 겉에 흰 칠을 해 백불(白佛)로 만든 현실이 안타까웠다. “전통사찰의 면모를 갖추고, 부처님의 본모습을 복원하여 잘 모시겠다”는 주지스님의 말씀이 꼭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가옥은 보통사람의 집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50년 세월이 묻어 있는 소파와 칠이 벗겨진 나무 바닥이 친밀감을 줬다. 김 전 대통령이 이웃들과 배드민턴을 매일 하셨던 고구동산 길과 숲이 제법 깊은 서달산 길을 힘들지 않고 산책하듯 즐길 수 있었다. 강남초등학교와 강남상가 등의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이 ‘원조 강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종착지인 한국기독교박물관을 향했다. 홍보 동영상과 책자만으로 한국에서 기독교가 싹트고 자라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일행을 위해 담당 학예사가 박물관 안내를 해주셨다. 동작의 역사를 알아본 즐거운 산책이었다. 3년 후 탈바꿈을 예고하는 극락정사와 바로 앞 건물의 매매로 또 어떤 변화가 닥칠지 예측할 수 없는 김영삼 가옥을 보러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선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원
  • 지역경제 살리고 일자리 늘리고… 경북 ‘신명품관광’ 키운다

    지역경제 살리고 일자리 늘리고… 경북 ‘신명품관광’ 키운다

    ‘관광으로 많은 돈도 벌고 일자리도 만든다.’ 민선 7기를 시작한 경북도가 ‘관광 산업 육성’ 총력전에 돌입했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광산업 육성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제조업 성장률이 2.8%에 그쳤던 반면 관광업은 6.0%로 2배 이상 높았고 취업유발계수(10억원의 재화를 만들 때 창출되는 고용자 수) 또한 관광업이 18.9명으로 제조업(8.8명)보다 많아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도는 분석했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에 따른 한·중 갈등과 포항·경주 지진 등으로 도내 외국인 관광객 비율이 2010년 전국 대비 6.1%에서 지난해 2.6%로 지역의 관광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이런 가운데 도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핵심 도정인 ‘명품관광 희망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신경북 관광비전과 전략’을 마련해 적극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우선 도는 기존 경북관광공사 명칭을 문화관광공사로 바꾸고 전문 인력을 보강한 뒤 조직과 기능을 확대해 경북 문화관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다. 현재 1실 3처 1지사 14팀 조직을 1실 5처 20팀 규모로 키운다. 문화관광 분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마케팅 사업처를 새로 만들고 해외 전담조직을 강화한다. 23개 시·군 맞춤형 컨설팅 지원을 위해 국제관광처와 지역관광처를 신설한다. 내년부터 도내 23개 모든 시·군을 비롯한 대구시 등과 연계 프로그램 및 통합 관광상품 개발, 광역 공동 마케팅을 함께할 계획이다. 경북도관광진흥기금도 조성한다. 10년간 1000억원 조성을 목표로 도가 540억원, 시·군이 460억원을 분담할 계획이다. 분담금에 기금운용 수익금 등으로 해마다 100억원을 모아 관광 인프라 구축과 관광진흥사업 등에 사용한다. 도는 이를 바탕으로 관광콘텐츠 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둔 ‘경북형 관광 10대 핵심사업’을 추진한다. 경북이 가진 백두대간, 낙동강, 동해안 등 천혜의 자연 자원과 신라, 유교, 가야 3대 문화라는 우수한 문화자원, 독도·울릉도 등 천혜의 관광자원 관련 각종 콘텐츠 및 이벤트 등을 바탕에 뒀다. 기존의 관광 하드웨어 구축과 개별 사업 중심에서 탈피,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세부적으로 ▲경북관광 100선 선정 ▲지역통합 공공숙박시설 통합플랫폼 구축 ▲청년관광콘텐츠랩 운영 ▲경북도립대 융합관광학과 설치 ▲경북관광 홍보요원 1만 블로거 등록제 운영 ▲경북 이야기 마을 관광 뉴딜사업 추진 ▲세계유산 및 경북정신 체험상품 개발 ▲1군 1특화 거리 여행자 거리 조성 ▲특수목적 관광객(청소년 스포츠, 기업연수단 등) 유치 ▲대구경북 통합 투어카드 운영 등을 제시했다.경북관광 100선은 기존 ‘경상북도 유일무이(唯一無二) 관광지 10선’을 확대했다. 10선은 안동 월영교, 예천 윤장대, 의성 아기공룡발자국, 경주 첨성대, 경주 문무대왕릉, 포항 상생의 손, 청송 백석탄, 울진 금강송, 포항 해병대 캠프 등이다. 오직 경북에서만 만날 수 있는 관광지로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고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공공숙박시설 통합플랫폼은 지역 숙박시설 및 음식점, 자연휴양림, 연수시설, 캠핑장 등 정보를 통합 안내한다. 1만 블로거 등록제는 인터넷, 모바일에서 활동 중인 블로거, 카페 운영자 및 문화관광해설사, 청년활동가, 문화기획자, 여행작가 등을 경북관광 사이버 홍보요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1시·군 1특화 거리는 서울 인사동, 경주 황리단길, 안동 도심거리와 같은 관광객이 찾고 싶은 특색 있는 테마형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농촌 지역 특유의 자원을 테마로 관광 활성화에도 나선다. 휴식·레저·체험 등 농촌의 복합적 기능을 활용해 지역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도시민 방문객 유치 등으로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도는 현재 111곳인 농촌체험휴양마을을 2022년까지 1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체험 관광객 유치 목표도 200만명으로 늘려 잡았다. 특히 현재 농촌 지역에서 운영되는 각종 체험 인프라와 관광 자원을 연계해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경북의 각종 호국보훈 인프라도 활용한다. ‘경북의 혼(魂) 숨결 따라 독립운동 순례길 답사’(경북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영양(김도현·남자현·엄순봉 생가)~영덕(신돌석 유적지·김도현 순국지)~포항(입암의병 전투지·충효재)~영천(이진영·이원대 생가)~안동(퇴계묘소·이육사문학관·향산고택·임청각·독립운동기념관)~성주(이승희·김창숙 생가·백세각)~구미(왕산 허위 생가·기념관)~상주(함창 대봉전투지)~문경(고모산성·박열의사기념관·운강기념관) 등의 코스다. 해외 관광객 유치 확대에도 힘쓴다. 사드 갈등으로 인한 중국 관광 부진에 따라 대만·홍콩 등 비중국 중화권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 관광정책의 다변화를 추진한다. 또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관광, 비즈니스 관광, 웰빙·의료관광 등 특수목적별로 맞춤형 표준 관광상품을 개발한다. 유소년 축구대회 유치 등 스포츠 교류, 수학여행단 등 청소년 교류, 불교 등 종교·예술·문화 교류 및 기업인센티브투어단 등 지속적인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 특수목적관광단(SIT) 유치를 지원한다. 해외 관광홍보사무소를 주요 시장 지역인 일본, 대만, 베트남 등의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에 추가 설치하고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와 협업, 해외 시장 마케팅을 한다. 해외 진출 한국기업 종사자의 국내 연수 관광이 가능하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 인센티브 방안도 강구한다. 내년 상반기 직원 11만명을 둔 삼성전자㈜ 베트남지사와 기업 인센티브 관광단 유치를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시작으로 다른 기업으로 확대한다. MOU를 체결한 기업에는 특별 지원금을 주고 유치 여행사에도 특전을 부여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인 5000명 이상을 고용한 기업은 26개, 모두 37만여명으로 알려졌다. 경북의 대표도시에서 매년 케이팝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등 한류 콘텐츠 촬영지를 연계, 관광상품화한다. 이 밖에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 조성 사업도 벌인다. ▲천년고도 경주 본모습 재현 프로젝트(준공 2026년·사업비 1조 234억원) ▲신비의 왕국 대가야 문화 관광자원화(2021년·607억 5000만원) ▲경북 산야(山野) 아시아 알프스 프로젝트(2022년·2360억원) ▲낙동강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화(2021년·3982억원) ▲한신 관광상품화를 위한 종가문화진흥센터 건립(2022년·1000억원) ▲전통문화 디지털 체험존 설치(2023년·100억원) ▲울릉도·독도 그린아일랜드 육성(2025년·3368억원) ▲청정 동해안 해양관광·레포츠 벨트 조성(2023년·816억원) ▲환동해 마리나 루트 조성(553억원) 등이다. 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경북을 ‘대한민국 문화관광 중심지대’로 건설하고 좋은 일자리 1만개 이상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해 기준 내국인 관광객 938만명을 2022년 2000만명까지 2배 이상 유치하고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 비중도 4배 정도(2.6→10%) 확대하기로 했다. 김병삼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북관광 산업 활성화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선봉장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정조가 임명한 장승 우두머리, 수호신 되어 노량진 품었구나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정조가 임명한 장승 우두머리, 수호신 되어 노량진 품었구나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7회차 동작-장승배기의 전설 편이 9월의 첫 주말인 지난 1일 진행됐다. 5회에 걸친 여름야행 프로그램이 지난주 마무리되고, 장승배기의 전설을 품은 동작구에서 주말 오전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서울 그랜드투어는 올 연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에 열린다.치열한 예약전쟁에서 승리한 낯익은 얼굴과 새로운 얼굴 40여명이 이날 오전 10시 정각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6번 출구를 출발했다. 장승배기역은 집결지와 출발지로 알맞은 장소이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 한 쌍이 정겹게 참가자들을 맞아주고, 옆에는 벤치도 마련돼 있다. 일행은 장승과 장승제가 열리는 동작도서관을 지나 송학대에 올랐다. 높이 40m의 선유봉 절집이 폭파되면서 갈 곳을 잃은 돌부처를 모신 극락정사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저를 구경했다. 고구동산 길과 서달산 자연공원으로 이어지는 제법 깊은 숲길을 트레킹한 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서 ‘짧지만 긴’ 투어를 마무리했다. 적당한 높이의 산자락과 숲에 안긴 동작은 한강 남쪽의 강변도시라는 고정관념을 불식시켰다.해설을 맡은 박정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사저 거실 안까지 들어가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현장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섭외,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또 숭실대 캠퍼스 안 한국기독교박물관 관계자는 휴일인데 출근해 문을 열어줬다. 희망자에 한해 담당 학예사가 1시간짜리 해설을 제공했다. 모두 27명이 참여한 전자 설문조사에서 주관식 소감을 밝힌 11명은 “김 전 대통령 사저와 기독교박물관 탐방이 인상적”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 유익한 트레킹” “특별한 대접을 받은 기분”이라고 답했다. 동작구는 동작진(동재기)이라는 한강의 나루에서 이름을 따왔다. 노량진과 흑석진이라는 만만찮은 이웃 나루와의 경쟁을 물리치고 자치구 지명을 거머쥐었다. 동작이라는 지명 아래 노량진과 흑석진을 품었으니 한강진(한남동)과 용산 사이 서울 강남과 강북을 잇는 주요 간선망을 통합한 셈이다.조선 시대 한강(경강)에 놓인 13개의 주요 나루는 동쪽에서부터 광진(광나루)~송파진(송파나루)~삼전도(삼전나루)~뚝도(뚝섬나루)~두모포(두무개나루)~한강진(한강나루)~서빙고(서빙고나루)~동작진(동재기나루)~노량진(노들나루)~용산(용산나루)~마포(삼개나루)~서강(서강나루)~양화진(양화나루)을 꼽는다. 경강을 한강·용산·서강 등 3개의 나루로 크게 나누면 3강이고, 여기에 마포·양화진 2개를 더하면 5강이라고 파악했다. 두모포·서빙고·뚝섬을 합쳐 8강이라고도 호칭했다. 모두 강북 쪽 나루이다. 그러나 현대의 나루인 다리는 강남쪽 노량진(한강대교, 제1한강교)에 먼저 놓여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했고, 이어 양화진(양화대교, 제2한강교)과 한강진(한남대교, 제3한강교)에 각각 개설됐다. 연도로 따지면 광나루에 놓인 광진교가 2번째이지만 제2한강교라는 영예를 얻지 못했다. 전국과 서울을 잇는 철도와 고속도로 부설 순서에서 동쪽 나루가 밀린 탓이다. 한강나루와 다리의 역사를 보면 서울과 전국, 서울과 세계를 잇는 물화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3강, 5강, 8강 사례로 보면 한강 건너편 강남에 위치한 동작진이나 흑석진, 노량진은 주요 나루로 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한강진의 강남 쪽 부속 나루쯤으로 여겼다. 다만 노량진은 나루의 역할보다 강남 쪽 군사기지의 역할이 컸다. 한강진이라는 나루의 개념 속에는 반포대교가 놓인 서빙고와 강 건너 사리진(신사동)은 물론 동작진, 흑석진, 노량진이 포함됐다. 경강이 점차 한강이라고 불린 이유도 한강진의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이었다. 엄밀하게 따지면 한강진은 한강 이남으로부터 수도 한양을 수호하는 가장 중요한 군사기지였다. 한강진의 강북 쪽 나루 기능은 서빙고나루가 맡았고, 강 반대편에 사리진, 동작진, 흑석진, 노량진이 늘어섰다. 한강진은 서울의 물류가 광주, 과천, 시흥을 거쳐 삼남(충청·경상·호남)으로 내려가고, 올라오는 중앙통로였다. 강원도와 함경도로 가는 동쪽 통로는 광나루, 강화도를 거쳐 서해로 나가는 길목은 양화진이 담당했다. 동작과 노량진은 강폭이 좁아 서울에서 수원으로 향하는 최단거리였지만 마포와 서강에 비해 물이 얕아 큰 배가 다니지 못하는 게 흠이었다. 진경산수화 시대를 개척한 겸재 정선이 1744년에 그린 ‘동작진’에는 산과 고개 그리고 나루로 이뤄진 온화한 풍광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민가가 빼곡한 오늘의 국립현충원 자리 뒤로 관악산과 청계산이 솟아 있고, 남태령을 거쳐 과천으로 가는 길과 반포(서릿개), 흑석동의 수려한 모습도 담겨 있다. 흑석동 앞 한강을 ‘금호’(琴湖)라고도 불렀는데 이 일대에 권문세가의 별서(별장)들이 즐비했다. 흑석동이 일제강점기 ‘명수대’라는 국적 불명의 일본인 별장지대로 둔갑하면서 망가진 것도 빼어난 경관 탓이다. 국립현충원은 선조의 조모 창빈 안씨가 이곳으로 묘를 옳긴 뒤 선조가 이후 역대 왕의 혈통을 장악한 천하의 명당이다. 다행히 현충원이 들어서면서 명당을 노리는 사람들의 욕망을 좌절시켰다. 동작진이 동재기나루~사당~남태령~과천으로 가는 길이라면, 노량진은 노들나루~장승배기~시흥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수원에서 합쳐진 뒤 삼남으로 흩어진다. 두 길 모두 정조라는 걸출한 임금에 의해 전설이 만들어졌다. 정조는 옛 수원(경기도 화성)에 마련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현륭원을 찾을 때 두 길을 이용했다. 정조재위 24년 가운데 모두 66회의 행차가 있었는데 이 중 현륭원 참배가 12차례였다. 1795년 노들나루에 배다리를 놓고 건너기 이전까지는 주로 남태령을 넘었다. 한번은 남태령 고갯마루에서 쉬면서 고개이름을 묻자 과천현 이방이 “남태령”이라고 답했다. 여우고개로 알고 있던 정조가 되묻자 이방이 “요망한 짐승의 이름을 댈 수가 없어서 남쪽의 가장 큰 고개라는 뜻에서 둘러댔다.”라고 고했다. 그 뜻을 가상하게 여겨 남태령이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장승배기라고 부르는 지명과 이곳에 세워진 두 개의 장승 또한 정조의 작품이다. 민가가 없고 숲이 울창한 곳에 가마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던 정조가 “이곳에 장승 두 개를 세우되 남자장승에는 천하대장군, 여자장승에는 지하여장군이라고 이름을 새기라”라고 명했다. 어명에 따라 세워진 노량진 장승은 팔도 장승의 우두머리 대방(大房) 장승이 됐고, 임금의 행차 길을 알리는 노량진의 랜드마크가 됐다. 또 “경기 노강(노들강) 선창(부두) 길목에 대방 장승을 찾아가서 문안한 연후에 원통한 사연을 아뢰기에…”라는 판소리 ‘변강쇠가’가 전한다. 변강쇠가 경상도 함양의 장승을 뽑아다가 장작으로 사용해 재로 변한 장승이 원통해 노량진 대방 장승을 찾아가는 대목이다. 이후 전국 길의 경계나 마을입구, 절 입구에 장승이 세워졌다. 장승은 장생, 벅수라고도 불리면서 액을 막는 마을의 수호신이나 이정표가 됐다. 망원동, 염곡동, 우면동, 염창동, 흑석동 등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 여러 곳에 장승이 세워졌고, 장승배기라는 지명이 붙었다. 노량진에 배다리를 놓고 관리하는 주교사라는 관청이 들어서고, 왕이 쉬어 가는 ‘용이 꿈틀대고 봉황이 높이 난다’는 뜻의 용양봉저정이 주교사 옆에 세워졌다. 공식 명칭은 노량진행궁이다. 조선 최고의 볼거리는 왕의 행차였고, 그중 노들나루 배다리 건너기가 압권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송파(백제의 꿈) ●일시 : 9월 15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 장소 :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앞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 드로인이 무려 51.33m, 리버풀 그론네마르크 드로인 코치로

    드로인이 무려 51.33m, 리버풀 그론네마르크 드로인 코치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이 듣도보도 못한 과감한 시도를 했다. 51.33m로 세계 축구에서 가장 먼 드로인 기록을 남긴 토마스 그론네마르크(42)를 드로인 코치로 기용한 것이다. BBC는 덴마크 수페르리가(1부리그) FC 미트윌란의 그론네마르크 코치를 영입한 것이 알리송, 파비뉴, 내비 케이타 등을 영입하며 여름 이적시장에 엄청난 돈을 쓴 가운데 가장 놀라운 사례라고 소개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조차 드로인 코치란 직무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론네마르크는 “나도 진짜 완전히 이상한 직업이란 걸 안다”며 자신이 세계 제일의 드로인 전문가라고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스토크시티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로리 델랍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드로인을 잘하는 선수로 알려졌는데 그론네마르크는 안필드에서 브리핑을 가지면서 “리버풀을 제2의 스토크에 안주하게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대로 사실 드로인은 그저 경기를 재개하기 위한 플레이 중 하나가 아니라 득점으로 연결돼 팀을 구해낼 수 있는 훌륭한 기술 가운데 하나다. 리버풀은 지난 1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를 2-1로 이겼을 때 무려 54회의 드로인을 경험했다. 아스널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BBC 라디오 5의 해설을 맡고 있는 이언 라이트는 조 고메즈가 이날 보여준 드로인은 전에 못 보던 것이었다며 그론네마르크의 지도 덕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클롭 역시 그론네마르크가 “벌써 다르게 만들었다”며 “솔직히 드로인 코치란 말조차 들어보지 못했는데 그를 만나고 난뒤 내가 그를 기용하고 싶다는 점이 100% 확실해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원래 육상 단거리 선수 출신이었으며 봅슬레이 선수이기도 했다. 보통 한 경기에 40~50회 정도 드로인 기회가 생기는데 레스터전에는 54회나 주어졌는데 다른 세트피스 전술에 견줘 드로인 상황은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론네마르크는 세 가지의 드로인을 가르치는데 롱, 빠른, 똑똑한 드로인이다. 빠른 것은 역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드로인이며 똑똑한 것은 압박을 견뎌내며 공의 소유권을 지키는 방법이다. 그는 리버풀과 프리랜스 계약을 맺었고 미트윌란과 AC 호르센, 독일 분데스리가 등과 도 계속 일한다. 미트윌란과 호르센은 지난 시즌 롱 드로인으로 10골씩을 뽑아냈다. 덴마크 대표팀의 왼쪽 풀백 안드레아스 풀센(보러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은 미트윌란 시절 그의 지도를 받아 25m에서 37.9m로 드로인 거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비해 통계업체 옵타(Opta)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난 다섯 시즌 동안 드로인 상황에서 득점이 20골에 그치며 올 시즌은 지금까지 딱 한 골 나왔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대표팀의 공격수 출신 앤디 그레이는 “미안한데, 드로인 코치라고? 여기 공이 있어 두 손으로 잡고 머리 뒤로 가져갔다가 두 발을 바닥에서 떼지 않으면서 던져 (이러면 끝 아닌가)”라고 놀려댔다. 그론네마르크는 그레이의 조롱에 맞대응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너무 떠벌여 스스로를 놀림감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웰컴투 성대골!… 태양광이 피었습니다, 일자리가 돋았습니다

    웰컴투 성대골!… 태양광이 피었습니다, 일자리가 돋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주민으로 에너지 관련 특강에 참여했어요. 근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얘기를 듣고 원전에만 의존하는 에너지 문제를 모른 척할 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서울시 동작구 상도3·4동 일대의 에너지자립마을 ‘성대골’ 주민인 차은주(39) ‘에너지슈퍼마’(‘’의 ‘ㅌ´은 Energy의 앞글자를 본뜬 것) 사무국장은 4일 에너지 교육 강사로 일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했다. 차 국장은 성대골 일자리 창출 사례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성대골 어린이도서관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듣게 된 에너지 기후변화 강사양성과정이 그의 인생을 180도 뒤바꿔 놓았다. 현재는 에너지 교육 강사뿐 아니라 성대골의 에너지교육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차 국장은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성대골은 주민들이 주도한 에너지 전환운동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가고 있는 동네다. 성대골 에너지 전환운동의 시작은 2010년 지역 시민단체와의 협력으로 건립된 어린이도서관이 시초다.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던 도서관이었지만,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어린이도서관장이었던 김소영 에너지슈퍼마 대표가 교육과 워크숍 등을 통해 본격적인 에너지 전환 운동을 시작했다. 햇수로 8년째가 지나면서 에너지 전환운동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로 ‘찾아가는 에너지교실’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성대골에서만 볼 수 있는 에너지·기후변화 양성과정을 통해 육성된 강사들이 인근 학교 또는 어린이집,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을 돌면서 에너지 교육을 한다. 현재 에너지 강사는 6~8명 정도다. 강사들은 1년에 100여곳 이상을 찾아다니며 강의를 진행한다. 주중에는 인근 학교, 주말에는 행사 체험부스를 운영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교육을 나갈 때 3명씩 짝을 지어 나가는데 1인당 월수입이 5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된다”면서 “서울의 각 지방자치단체나 교육기관에서 꾸준히 찾고 있어서 8년 동안 지속할 수 있었고, 마을 사람들의 지속적인 일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성대골 2곳에 구성된 미니태양광 백업센터의 마을기술팀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성대골에서는 에너지 전환운동의 성과로 미니 태양광 보급이 부쩍 늘었다. 이에 따라 미니 태양광을 직접 설치하거나, 7명으로 구성된 마을기술팀의 도움을 받아 설치하는 가정이 생겼다. 마을기술팀은 백업센터를 운영하면서 미니 태양광 업체와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지난해 성대골에서는 총 125개 미니 태양광이 설치됐고, 이 가운데 마을기술팀이 설치한 것이 70개 정도다. 마을기술팀은 설치뿐 아니라 유지·보수까지 겸하고 있다. 미니 태양광 설치 비용은 한 가구당 10만원이고, 보수 비용은 2만원 정도다. 다만 올해는 서울시 보조금 기준이 바뀌면서 잠정 중단된 상태다. 김 대표는 “전기사업자 면허 문제가 있어서 백업센터를 잠시 중단한 상태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일자리 창출의 중요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진단·복지 사업도 일자리 창출 사례로 손꼽힌다. 2013년부터 시작한 에너지 진단 사업은 집집마다 방문해 전기 낭비 요인 진단과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 전기안전사고 체크 등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환경부, 지자체, 서울시 등에서 실시하는 에너지 진단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한다. 현재 성대골에서 양성한 에너지 진단사는 12명이다. 지난해에는 약 800가구에서 서비스를 수행해 총 3000여만원(가구당 3만 4000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들 에너지 진단사들은 겨울에는 에너지 빈곤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복지 사업도 수행한다. 에너지 빈곤층은 에너지 비용이 가계 총수익의 10% 이상 되는 계층을 말한다. 성대골 현장견학도 있다. 에너지 전환운동에 관심 많은 전국 지자체 관계자, 교사와 학생, 연구자 등이 참여한다. 견학비는 1인당 1만원이지만, 대부분 단체 20~30명으로 진행된다. 2시간 코스로 강의 1시간, 마을투어 1시간으로 이뤄진다. 강사비는 10만원, 마을해설사(강사가 겸직)들의 수고비는 3만원으로 책정했다. 김 대표는 “마을에너지 전환운동이 일회성 캠페인이나 마을 축제 형식으로만 진행됐다면 한계가 드러났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단순한 봉사나 헌신이 아니라 괜찮은 사업 또는 일자리로 인식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체력왕’ 김진야 “마지막 경기, 솔직히 힘들었다”…체력 비결도 공개

    ‘체력왕’ 김진야 “마지막 경기, 솔직히 힘들었다”…체력 비결도 공개

    지난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종목에서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7경기를 모두 뛰었던 ‘체력왕’ 김진야(20) 선수. 7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누비며 700분 가까이 뛰었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이다. 키 174cm, 몸무게 66kg의 다소 왜소한 체격에서 어떻게 이런 체력이 나올 수 있었을까. 최용수 SBS 축구 해설위원도 중계 중에 “나중에 경기 끝나고 물어보고 싶습니다.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아주 대단합니다”라면서 김진야 선수의 ‘강철 체력’을 극찬했다.김진야 선수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그 비결을 공개했다. 김진야 선수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좋은 거 많이 해주셔서 좋은 게 (몸) 안에 많이 축적돼 있지 않나.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라면서, 어렸을 때부터 ‘장어’와 ‘낙지’를 포함해 보양식을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딴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저희가 금메달을 걸고 국위선양을 하게 됐는데, 이게 팬들의 응원이 아니었다면 저희들의 힘으로는 뭔가 하지 못했을 것이고,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가지고 저희가 이렇게 좋은 결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대표팀 전체 선수 통틀어서 혼자 7경기를 다 출전하느라 힘들지 않았는지를 물은 사회자의 질문에 김진야 선수는 “저희 감독님도 힘들었을 테고 저희 코칭 스태프, 저희 지원 스태프까지. 그리고 저희 나머지 선수들도 누구 하나 안 힘든 선수 없었고 저만 힘들다고 해서 그걸 티내버리면 저희 팀이 다운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주변 감독님과 코치님과 지원 스태프와 선수들을 보고 힘을 많이 냈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마지막(일본과의 결승전)에 2대1 상황으로 이기고 있을 때는 진짜 시간이 엄청 안 가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이 승리로 끝났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제 마음대로 이렇게 안 흘러가지고 좀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진야 선수는 손흥민 선수를 보고 신기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진짜 처음 봤을 때는 많이 신기했고, ‘이런 선수랑 축구를 하는구나’ 이렇게 하면서 저희가 더 정신 차리게 되고 더욱더 목표가 확실해졌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현재 김진야 선수가 속한 프로구단 인천유나이티드FC의 K리그 순위는 최하위(12위)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K리그로 복귀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진야 선수는 “팀이 좀 많이 어려운 만큼 제가 빨리 가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고, 저희 선수들이 단합을 해서 빨리 팀 성적을 올려야 되는 게 최우선인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가을 달빛 머금은 고궁의 속살

    가을 달빛 머금은 고궁의 속살

    산책의 계절이 돌아왔다. 서울 도심에서 여유를 즐기며 사색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고궁은 어떨까. 따사로운 햇빛 혹은 은은한 달빛 아래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가을까지만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궁궐 내 특별한 장소를 엿보는 즐거움도 누려 보자.조선시대 대부분의 관청은 궁 밖에 있었지만 임금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업무를 하던 관원들의 업무 공간은 특별히 궁궐 안에 세워졌다. ‘궁궐 안 관아’라는 뜻의 창덕궁 궐내각사가 바로 그곳이다. 홍문관, 약방, 규장각 등 조선시대 각 관청의 역할과 기능, 역사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전문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궐내각사를 둘러보는 특별관람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궐내각사는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훼손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2004년 복원된 인정전 서쪽의 궐내각사 권역이 대상이다. 오는 10월 말까지 당일 현장에서 1회당 2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창덕궁의 정전(正殿)이자 국보 제225호인 인정전의 내부를 관람할 수도 있다. 인정전은 왕의 즉위식, 외국 사신의 접견 등 공식적인 행사를 치르던 곳이다. 높은 천장을 받들고 있는 중층 목조 구조물로, 화려하고 높은 천장 중앙에 두 마리의 봉황 목조각을 달아 으뜸 공간으로서의 권위를 한껏 살렸다. 해설사의 인솔 아래 그동안 밖에서만 볼 수 있었던 내부 시설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10월까지 매주 목~토요일 1일 4회 운영한다. 조선 후기 국왕이 평상시에 거처하던 창덕궁 희정당은 오는 11월부터 두 달간 개방할 예정이다.경복궁의 백미로 꼽히는 경회루의 건축 미학을 가까이에서 느껴 보는 것도 좋겠다. 연못 안에 조성된 2층 목조건물인 경회루는 왕이 신하들과 연회를 베풀거나 사신을 접대하고 기우제를 지내는 등 국가 행사에 사용하던 건물이다. 10월까지 특별관람 형식으로 일반에 개방된다. 1회당 최대 관람 인원은 70명으로 제한된다. 2016년 ‘궁궐 속 작은 도서관’으로 일반에 개방한 집옥재는 오는 10월 31일까지 개방한다. 고종의 서재와 외국 사신 접견소로 사용되던 곳으로, 청나라풍이 가미돼 경복궁 건물 중에서도 이국적인 건물로 꼽힌다.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 중 다과를 만들던 생물방에서는 약차 및 병과 시식을 유료로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된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에 운영된다. 선선한 가을밤 고궁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다면 경복궁과 창경궁 야간 특별관람을 권한다. 오는 16~29일, 10월 21일~11월 3일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복궁 수정전에서는 오후 8시에 전통 가락을 담은 국악 실내악 공연이 진행된다. 9월 야간 관람 예매는 오는 7일 오후 2시, 10월 야간 관람 예매는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부터 옥션티켓(ticket.auction.co.kr)과 인터파크티켓(ticket.interpark.com)에서 할 수 있다. 두 궁의 야간 특별관람 예매를 하지 못했다면 상시 야간 관람이 가능한 덕수궁을 이용하면 된다. 오후 8시까지 입장해서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숨은 MVP ‘체력왕’ 김진야,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맹활약

    숨은 MVP ‘체력왕’ 김진야,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맹활약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숨은 MVP를 꼽으라면 단연 김진야다. 김진야는 조별 라운드 1차전부터 결승까지 일곱 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며 지치지 않는 체력과 실수 없는 수비로 한국의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오른쪽 공격과 풀백을 담당했던 김진야는 왼쪽 풀백 자원이 부족한 김학범호에 와서 반대쪽 포지션인 왼쪽에서 뛰었다. 오른발을 쓰는 김진야에게 낯선 포지션이었지만 김문환과 함께 좌우 풀백을 맡으며 공격진에 힘을 보탰다.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김진야는 키 174㎝, 체중 66㎏으로 왜소한 체격에도 대표팀의 공인된 ‘체력왕’이다. 지난 5월 대표팀 자체 체력평가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체력을 타고났다. 지난 1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풀타임을 뛰고도 이어진 연장전에서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온 몸을 던져 태클로 상대의 흐름을 끊고, 뒤쪽 공간을 커버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김진야에 대해 “정말 대단하다. 지치지 않는 체력을 선보인다”고 칭찬했다. 최용수 SBS 해설위원도 “이번 대회의 숨은 일꾼이다. 한국 가면 사비로 링거를 한 대 맞혀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하수구 뚫리듯 마음이 뻥”…일본 킬러 이승우 패기 세리머니

    “하수구 뚫리듯 마음이 뻥”…일본 킬러 이승우 패기 세리머니

    “마치 하수구가 뚫리듯 마음이 뻥 뚫립니다. 국민들의 마음도 뻥 뚫렸을 겁니다.” - SBS 최용수 해설위원 일본 킬러 이승우(엘로스 베로나)는 23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로 선취골을 넣었다. 0-0 연장 전반 3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손흥민의 드리블을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이승우는 골을 넣고 광고판 위에 올라가 세리머니를 펼쳤다. 공교롭게도 광고판은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의 것이었다. 이를 보던 최용수 위원은 자신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에서 골을 넣은 뒤 광고판에 오르려다 넘어진 기억을 떠올리며 “하지마! 하지마!”라고 소리치다가 “이승우 선수. 중심이 잘 잡혀있네요”라고 웃었다. 한국은 황희찬의 연속골까지 2-1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제가 드리블을 하고 지나가는데 승우가 ‘나와! 나와!’해서 빨리 비켜줬다. 승우가 슈팅하기 더 좋은 위치에 있었고, 덕분에 내가 도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일본에게 유독 강한 선수였다. 키가 작고 체격이 왜소하지만 패기가 넘쳤다. 지난 2014년 9월 한국과 일본의 16세 이하(U-16) 아시아챔피언십 8강전 때도 하프라인부터 약 60m를 거침없이 드리블해 수비수와 골키퍼를 제치며 통쾌한 골을 넣었다. 이승우는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과 함께 유럽 빅클럽에서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우는 “저에게도 그렇고, 모든 선수에게 이 대회는 뜻깊다. 일본을 꺾고 우승할 수 있어 더 기쁘다. 모든 선수가 더 큰 목표를 잡고 달려가면서 좋은 모습으로 대한민국을 빛낼 것”이라고 다짐했다.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2연패에 성공했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통산 5번째이자 2회 연속 우승이자 이란(4회)을 제치고 역대 최다(5회) 우승국으로 우뚝 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D-day, 서형욱 “대한민국이 쉽게 이길 것”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D-day, 서형욱 “대한민국이 쉽게 이길 것”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이 1일 진행된다. MBC는 1일 오후 8시 30분부터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인 한일전을 현장에서 생중계한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한일전이 성사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국민적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는 한일전이기에 양팀은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MBC 축구 해설을 맡은 서형욱 해설위원은 “실력이나 경력 면에서 우리에겐 도저히 질 수 없는 상대다. 대학생과 프로 초년병들이 주축이 된 일본은 우리가 앞서 만난 이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보다 약한 팀이다. 화려한 공격진을 앞세운 대한민국의 낙승이 토요일 저녁을 신나게 만들거라 믿는다”라며 대한민국 팀의 금메달을 확신했다. 한편,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는 1일 오후 8시 30분 MBC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정환 해설위원과 김정근 캐스터, 서형욱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을 예정이다. 사진=MBC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난해하고 어려운 고전, 쉬운 해설로 읽는다.

    [금요일의 서재]난해하고 어려운 고전, 쉬운 해설로 읽는다.

    고전은 어렵다. 내용 자체가 어렵고,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더 어렵다. 번역을 뜻하는 ‘역(譯)’ 외에 보충 설명을 의미하는 ‘주(注)’, 해석을 가리키는 ‘해(解)’ 등이 필요한 이유다. 고전은 흔히 몸에는 좋지만 먹기 어려운 쓴 약에 비유되곤 한다. 이럴 때 적절한 해설은 달콤한 설탕막을 씌운 ‘당의정’과도 같다. 최근 어려운 고전을 친절하게 해설한 책들이 눈에 띈다. 더위가 한 꺼풀 물러간 지금, 가을을 조용히 기다리며 고전의 향연을 음미해봄은 어떨는지. ◆난해한 주역 그래픽으로 알기 쉽게=유교 3개 경전 가운데 하나인 ‘역경’은 가장 오래된 경전이자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중국 시대마다 다른 역경이 전해졌는데, 주역은 글자 그대로 주(周)나라 역(易)이란 뜻이다. 역사상 유일하게 유가와 도가 학파에서 동시에 추앙받는 경전이자,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생명과학 분야 모두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고전으로도 불린다. 다만 그 방대함과 난해함으로 수많은 논쟁을 부른다. 중국 국학 연구 1인자로 통하는 장치청 북경교중의약대학 교수가 쓴 ‘주역 완전해석’(판미동)이 반가운 이유다. 역경 64괘 경문은 물론, ‘역전’의 단전, 상전, 문언전, 계사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 등 모두 7종 10편에 달하는 주역 원전 전체를 수록했다. 저자는 주역의 본뜻에 어긋나지 않게 원전을 해석하고 그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변용해 일상의 변화에 대응하는 원리, 길함을 따르고 화를 피해 가는 지혜를 제시한다. 입문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780여개 도판과 그래픽을 수록했다. ◆소통 관점에서 본 장자 쉽게 풀어내=중국 도가 사상가을 집대성한 장자(莊子)는 내편, 외편, 잡편으로 구성된다. 내편은 7편, 외편은 15편, 잡편은 11편이다. 내편은 장자의 정수다. 외편과 잡편은 내편의 사상을 해석한 책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교 교수가 최근 낸 ‘장자 내편’(성균관대학교 출판부)는 장자의 사상을 ‘소통’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저자는 이에 관해 “장자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결국 사람과 자연과의 소통으로 귀결된다. 첫편 ‘소요유’ 주제가 소통이고, 뒤이은 ‘제물론’이 ‘호랑나비의 꿈’으로 끝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호랑나비의 꿈’은 사람들이 꿈과 현실의 차이를 느끼지 않는 데에서 출발해 결국 삶과 죽음의 차이도 없다는 걸 보여주며, 그럼으로써 사람과 자연 간 소통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내편의 소요유·제물론·인간세를 ‘인간과 인간과의 소통’으로, 양생주·덕충부·대종사·응제왕은 ‘인간과 자연과의 소통’을 다룬다고 설명한다. 장자가 인간끼리의 소통을 넘어서서 인간과 자연과의 소통까지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인다. 질문을 던지고 이어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식으로 진행되는 저자의 글이 장자 속에 숨겨진 은유 등을 잘 알려준다. 형이상학적인 내용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어렵고 지루한 서양고전 핵심만 쏙=1971년 초판 출간 후 전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 ‘타임’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책 100선 가운데 하나. 존 롤스의 ‘정의론’이다. 신학에서 출발해 윤리학과 법학을 거쳐 경제학으로 완성된 장대하고 수미일관된 체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관한 설명이다. 이 책들은 유명하긴 하지만,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은 난해하고 지루한 책으로도 악명높다. 출판사 샘앤 파커스는 최근 ‘리더스 클래식’ 시리즈를 출간했다. 리더스 클래식은 ‘누구나 알지만 정작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고전을 쉽게 해석한 시리즈다. 첫 두 권으로 존 롤스 ‘정의론’과 애덤 스미스 ‘국부론’을 골랐다.이근식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의 핵심 내용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저작인 ‘도덕감정론’, ‘법학강의록’ 등에 담겨 있는 세계관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애덤 스미스 사상의 정수로 다가간다. 황경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해석을 맡은 ‘정의론’은 상식에 호소하는 직관적 이해 방식, 논증적 접근 방식이라는 방식으로 정의론에 접근토록 돕는다. 정의론의 본질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최소 수혜자에 대한 최우선 배려’, 그리고 ‘평등한 자유’와 ‘차등’의 두 원칙으로 구성되는 정의관도 알려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치길 탐방 행사 참석한 장준하 선생 아들 장호권

    국치길 탐방 행사 참석한 장준하 선생 아들 장호권

    경술국치일인 29일 서울 남산 예장자락에 있는 한국통감관저터에서 국치길 역사탐방에 참석한 장준하 선생의 큰아들 장호권(맨 앞)씨가 서해성 서울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감독의 해설을 경청하고 있다. 서울시는 108년 전 병탄조약이 공포된 경술국치일을 기억하기 위해 2015년부터 4년째 국치의 현장을 함께 걷는 역사탐방 행사를 이어 오고 있다. 뉴스1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양화진, 근현대사 서울 뱃길의 관문 효령·월산대군이 위세 떨친 망원정엔 18세기 장빙업·빙어선 발전사 오롯이 천주교신자 순교…‘다크투어’ 명소로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양화진(한강의 밤풍경) 편이 8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25일 진행됐다. 혹서기를 피해 밤에 실시한 5회의 여름야행이 이번 회에서 막을 내리고 다음달 1일부터는 토요일 오전 10시로 환원된다. 폭염과 태풍이 지나간 한강의 노을은 곱디고웠다. 걷기 좋은 계절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던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양화진 곳곳을 누볐다. 이날 투어는 집결장소인 합정역 7번 출구를 출발, 절두산 성지~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양화대교~망원정~난지생명길~서울함 공원~망리단길 코스로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해설을 맡은 신수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와 싹싹함으로 투어단을 이끌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4명의 참가자들은 “귀뿐 아니라 눈도 호강하는 코스”, “한강에 군함이 전시된 걸 처음 알았다”, “늘 가보고 싶었던 양화진묘역을 참배할 수 있어 좋았다”, “망원정 정자의 야경이 인상 깊었다” 등등 호평을 쏟아냈다.●망원정 정자의 야경… 눈도 호강하네 양화진 나루 주변 마을이 마포구 합정동과 망원동이다. 양화진은 인천 제물포나 강화를 오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나루였다. 경인선 기찻길이 놓이기 전까지 서해와 서울을 잇는 최단거리 뱃길의 관문이었다. 근현대사에서 제물포항과 서울역 그리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처럼 서울과 세계를 연결하는 항구였다. 양화진은 한강진, 용산, 서강, 마포와 함께 5대 나루(津)이면서 한강진, 송파진과 더불어 3대 군사기지(鎭)였다. 이름 그대로 버드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나루였다. 양안에 자리잡은 잠두봉(절두산)과 선유봉(선유도)이 상상할 수 없는 천하절경을 이뤘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중국 사신이 산수가 아름다워 노닐 만한 곳을 택해 배를 띄운 곳이다. 나라의 문인과 시인들이 또한 따라가서 화답하곤 했다. …양화나루, 선유봉, 잠두봉, 망원정이 가장 이름난 곳이다. 중국에까지 전해졌기에 천하의 사람들도 동방에 이러한 기이한 볼거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절찬했다. 서울미래유산인 양화대교가 놓인 곳이 옛 양화나루이다. 이 지역 한강을 양화강이라고 불렀다. 양천현감을 지낸 겸재 정선이 그린 ‘양화환도’, ‘금성평사’, ‘선유봉’에 18세기 중엽 양화강 주변 풍경이 담겨 있다. 망원정(희우정)도 지척이다.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라고 노래한 월산대군의 시조 중 추강이 바로 망원정에서 바라본 풍광이다. 그러나 양화진의 지역 정체성은 장빙업과 빙어선 운영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강의 얼음을 캐서 저장했다가 파는 장빙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조선 초부터 얼음은 먼바다 어장에서 잡아온 생선을 싱싱한 상태로 보관, 먹을 수 있게 한 핵심 도구였다. 서울의 어물전으로 들어가는 생선에는 반드시 양화진의 얼음이 필요했다. 생선과 젓갈 등 어물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경강상인들이 취급한 물품 중 쌀, 소금, 목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이저 상품이었다.어떻게 양화진이 장빙업의 본거지가 됐을까. 양화진의 랜드마크인 망원정은 국왕의 형이 위세를 떨친 곳이다. 4대 세종의 형 효령대군과 10대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존재감이 무겁다. 역사는 그들을 정자의 주인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두 대군이 양화진에 남긴 장빙업과 빙어선 주인권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양화진의 얼음 창고가 있었기에 종로시전과 마포의 어물전이 존재했다. 장빙업의 발단은 망원정 정자에서 비롯됐다. 월산대군은 효령대군으로부터 망원정을 물려받았다. 왕이 되지 못한 왕의 형들끼리 주고받은 ‘만사형통’(萬事兄通)였는지 모른다. 세종과 성종은 민간에서 빙고의 설치 및 운영을 금한다는 국법을 눈감아 줬다. 효령대군 때 처음 사빙고를 설치했다는 주장은 문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월산대군은 희우정 주변에 축대를 쌓고 사빙고를 설치해 장빙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성종은 망원과 합정 주민에게 사빙고 영업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후 두 지역 주민들이 장빙업을 독점하는 계기가 됐다. 제사용, 벼슬아치 하사용 얼음을 저장한 동빙고나 서빙고와는 별개의 나무 얼음 창고였다. 이들은 양화진 한강변에서 얼음을 채취, 목빙고에 보관한 뒤 여름 성수기에 팔았다. 특히 선박에 얼음을 채워 어장에 나간 뒤 잡은 생선을 냉장해 마포까지 운반하는 빙어선을 운영, 18세기 전성기를 누린 민간 장빙업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빙어선 영업권을 둘러싸고 망원정 및 합정리 그리고 서강지역 주민 간 분쟁이 30년간 이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지역민들은 빙어선 물품 운반을 맡거나 생선매매를 중개하는 빙어선 주인권을 확보해 다른 지역에 비해 부유했다. 팔도에서 올라온 빙어선의 생선을 중간도매상이나 소비자에게 시세에 따라 팔고 난 뒤 10%의 구문(口文)을 뗄 정도로 ‘손 짚고 헤엄치는’ 장사였다.‘은자의 나라’ 조선을 개화의 길로 이끈 천주교와 개신교의 양대 성지인 절두산과 외국인선교사 묘역이 사이좋게 나란히 붙어 있는 게 흥미롭다. 이곳이 근대 서울의 유일한 관문 양화진이었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씨앗은 천주교가 뿌렸다. 천주교 탄압령이 내려진 1866년 국내 천주교 신자는 2만명을 넘었다. 이때 프랑스 신부 12명 중 9명과 천주교도 8000여명이 처형됐다. 병인양요는 탈출에 성공한 리델신부의 요청으로 프랑스함대가 쳐들어온 사건이다. 제물포에서 양화진을 지나 서강까지 진출한 외국 함대에 위엄을 보이고자 양화진의 명물 잠두봉을 절두산 처형장으로 선택했다. 2000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의 머리가 잘려 나가는 참혹한 ‘다크투어’의 명소가 된 것이다. ‘대역부도’(大逆不道) 죄인 김옥균의 머리가 내걸리고, 척화비가 세워졌다. 대역죄인의 효수 장소가 서소문 밖에서 새남터(용산구 이촌동)로 나갔다가 양화진까지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마포와 용산, 양화진 등 경강(한강) 일대로 대표되는 강민(한강 일대 백성)의 숫자가 사대문 안 인구보다 많았고, 교화할 대상자도 더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망원정, 흥선대원군의 추억 망원정의 추억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병인양요에 놀란 흥선대원군이 펼친 두 번의 해프닝이다. 첫째는 ‘학우선’(鶴羽船)이라는 학의 날개 깃털을 겹겹으로 쌓아 만든 배를 물에 띄우려고 시도한 것이었다. 가벼워서 빠르고, 총포를 맞아 구멍이 뚫려도 그만이라는 어이없는 아이디어에 현혹된 대원군은 전국에 학의 깃털을 공출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배의 이름을 ‘나르는 배’(飛船)라고 짓고 망원정에서 진수식을 열었다. 배를 띄우자마자 가라앉고 말아 물에 빠진 병사를 구하느라 법석을 떨어야 했다. 두 번째는 평양 대동강에서 불태운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의 잔해를 가져다가 철갑선을 만들고자 했다. 대동강에서 끌어온 제너럴셔먼호를 망원정 앞에 대어 놓고 배를 만들었으나 석탄이 없어서 목탄을 사용한 배가 앞으로 나아갈 리가 없었다. 이때도 망원정에 앉아 진수식을 거행한 대원군은 배가 몇 m도 못 가서 주저앉는 망신을 당한 뒤 망연자실했다고 한다. 망원정 옆 망원한강공원에 지난해 서울함 공원이 들어서 우리 기술로 제작한 1900t급 호위함과 고속정, 잠수정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장소의 유전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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