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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AMD 따라 하기? 인텔의 ‘착해진 가격’ 뒤에 숨겨진 절치부심 [고든 정의 TECH+]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AMD 따라 하기? 인텔의 ‘착해진 가격’ 뒤에 숨겨진 절치부심 [고든 정의 TECH+]

    2018년 AMD는 회심의 대작이었던 젠(Zen) 아키텍처에 기반한 워크스테이션 CPU인 스레드리퍼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스레드리퍼는 32코어 플래그쉽인 2990WX가 1799달러(262만원), 24코어 2970WX가 1299달러로 비슷한 가격의 인텔 CPU와 비교해서 코어 숫자가 월등히 많았습니다. 따라서 코어 한 개의 성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모든 코어의 성능을 종합한 멀티스레드 성능에서는 압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AMD는 젠 아키텍처에서 코어 한 개의 성능을 과거보다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인텔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한편 코어 수를 대폭 늘려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특히 워크스테이션과 서버 시장에는 8코어 칩렛을 여러 개 붙여 만든 스레드리퍼와 에픽 CPU를 선보여 인텔을 강하게 위협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서버 시장과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AMD의 비중이 놀랄 만큼 커졌습니다. 반면 인텔은 심각한 위기에 내몰린 상태입니다. 이런 뒤바뀐 운명은 최근 인텔이 공개한 제온 600 워크스테이션(코드 네임 그래나이트 래피즈, Granite Rapids)에서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래나이트 래피즈는 2024년 말 출시한 인텔의 서버 CPU로 레드우드 코브 (Redwood Cove) 고성능을 최대 128개 탑재하고 있습니다. 인텔3 공정으로 제조되었고 최대 12채널 DDR5 메모리를 지원합니다.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겨냥한 제온 600 시리즈는 코어 숫자가 최대 96개로 줄고 8채널 DDR5 지원으로 최대 메모리 대역폭을 약간 줄인 대신 가격도 낮춰 출시했습니다. 최상위 모델인 제온 698X는 86코어, 336MB의 L3 캐시, 2.0GHz 기본 클럭, 최대 4.8GHz 부스트 클럭, 3.0GHz 올코어 부스트 클럭, 350W 기본 TDP, 420W MTP(최대 터보 전력),128개의 PCIe Gen5 레인, 그리고 최대 6400 MT/s(DDR5 UDIMM) 및 8000 MT/s(MRDIMM) 속도의 8채널 메모리 지원을 특징으로 합니다. 최대 지원 가능한 메모리 용량은 4TB입니다. 이전 세대 제온 플래그십 모델인 제온 3595X 비교하면 코어 수가 60개에서 86개로 43.4% 증가하고 L3 캐시 메모리는 무려 3배인 336MB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본 TDP는 35W 낮은 350W, MTP TDP는 42W 더 낮은 420W가 됐습니다. DDR5 메모리 지원도 기본 6400MT/s으로 4800MT/s에서 더 빨라지고 8000MT/s 지원도 추가됩니다. 참고로 그래닛 래피즈는 멀티 스레드 지원 모델로 최대 172 스레드 지원이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서버 시장에서는 스레드 숫자가 중요한 만큼 멀티 스레드를 유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전 세대와 비교해 싱글스레드 성능은 9%, 멀티스레드 성능은 64% 정도 좋아졌다는 게 인텔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설명보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격입니다. 86코어 플래그십 모델인 제온 698X은 AMD의 스레드리퍼 플래그십 모델인 9995WX(96코어)보다 코어 수는 약간 적지만, 권장 소비자가격(RCP)이 7699달러(1124만원)로 AMD 9995WX(1만 1699달러)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마찬가지로, 64코어 128스레드를 탑재한 인텔 제온 696X의 가격은 5,599달러인 반면, AMD의 64코어 스레드리퍼 9985WX는 8000달러에 판매됩니다. 이렇게 코어 수에 비해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던 것은 과거 AMD가 인텔을 추격하기 위해 즐겨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이제는 운명이 뒤바뀐 상태로 오히려 인텔이 코어 당 가격을 더 저렴하게 책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제는 CPU 시장에서 AMD의 상승세를 막기 힘든 게 인텔의 상황입니다. 다만 최근 인텔은 최신 모바일 CPU인 팬서 레이크에서 18A 공정을 실제로 적용해 미세 공정에서 인텔의 부활을 예고함과 동시에 강력한 내장 그래픽 성능으로 업계와 소비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18A 공정을 도입한 서버 CPU를 만든다면 인텔에게 충분히 반격의 희망이 보인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인텔은 첫 18A 서버 프로세서인 클리어워터 포레스트(Clearwater Forest)를 올해 시장에 내놓을 계획입니다. 최대 288개의 고효율 코어를 장착한 클리어워터 포레스트가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인텔의 부활을 예고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기고] 쓰레기 문제, 해법은 감량

    [기고] 쓰레기 문제, 해법은 감량

    2026년 1월부터 서울시민이 배출한 생활폐기물을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할 수 없게 되면서 이른바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마포구 상황은 비교적 차분하게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는 생활폐기물을 외부 소각장으로 반출하지 않고 있다. 하루 약 750t 규모로 운영되는 마포자원회수시설은 반입·소각 체계를 유지하며 자체 처리 구조를 가동 중이다. 그럼에도 쓰레기 문제를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처리 용량’ 확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쓰레기가 늘어나면 소각장을 더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원인을 따지기보다 결과에 대응하는 방식에 가깝다. 마포구는 시설 확충 대신 기존 처리 체계가 실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반입과 소각 과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관리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었다. 추가 소각장 건립 논의와 관련해 마포구가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배출 단계의 관리’다. 쓰레기 문제의 원인은 소각장 수의 부족이 아니라 폐기물이 얼마나 발생하고 어떻게 배출되는지에 있다. 종량제 봉투 관리 강화, 분리배출 기준의 엄격한 적용, 재활용 확대 정책은 모두 소각 이전 단계에서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실제로 마포구가 배출된 20ℓ 종량제 봉투 100봉지를 성상 분석한 결과 64.3%가 재활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바른 분리배출만 이뤄져도 상당한 양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듯 쓰레기 문제의 핵심은 처리 능력의 한계가 아니라 재활용 가능한 자원까지 소각 처리되는 구조에 있다. 소각시설에 대한 접근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마포구는 추가 소각장 건설보다 현재 운영 중인 자원회수시설의 안전성과 효율을 유지·개선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소각시설 증설은 또 다른 지역 갈등을 낳을 수 있는 만큼 관리와 운영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서울시 역시 직매립 금지 시행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 참여형 감량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시민과 현장 중심의 쓰레기 감량 문화를 확산해 자원순환 정책 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쓰레기 문제의 해법은 어디에 소각장을 더 짓느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분리배출에 동참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쓰레기 재활용률 제고를 위한 구조적 접근도 필요하다. 동네마다 재활용 분리배출 시설을 활용해 생활폐기물을 세척, 분류하고 폼목에 따라 분쇄, 압축 등의 과정을 거쳐 깨끗한 재활용 자원으로 만들어 내는 자원순환 방식도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마포구 사례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감량과 분리 그리고 안정적인 운영. 이 기본 원칙이 지켜질 때 직매립 금지 이후의 불안도 충분히 관리 가능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시설 증설 논쟁이 아니라 쓰레기 감량을 위한 시민의 선택과 실천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 임윤찬이 빚은 바흐의 언어… “인간적인 노래, 삶의 여정”

    임윤찬이 빚은 바흐의 언어… “인간적인 노래, 삶의 여정”

    주제곡 아리아·변주곡 30개로 구성해외 평론가·언론 등 ‘최고’로 평가“꿈에서 바흐 ‘파르티타 6번’ 등 연주”최근 랭보·보들레르 등 읽은 독서광“로자코비치·한재민 좋아하고 존경”국내서 5월 독주회… 6월·11월 협연 피아니스트 임윤찬(22)은 여덟 살 때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글렌 굴드(1932~1982)의 연주 음반으로 처음 들었고, 열세 살 때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에서 스승 손민수(현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 교수)를 만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으로 바흐의 언어를 발견했다. 바흐를 더 깊이 알게 되면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그러다 “러시아 음악에 빠져들어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점점 잊혀졌다”고 고백한 그는 “그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왔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임윤찬이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실황 음반으로 발매됐다. 2023년 10월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데카 클래식스와 전속 계약을 맺은 이후 네 번째 음반이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주제곡 아리아와 30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돼 있다. 1741년 처음 출판된 작품은 30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성도와 깊이로 피아니스트들에게 도전적인 작품이다. 임윤찬은 음반 발매에 앞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한 인간의 삶”이라고 풀었다. “아리아로 시작해 30개 인간적인 노래가 나오고, 마지막에 다시 아리아가 나오는 구성에서 삶의 여정이 떠올랐다”고 부연했다. 그의 해석은 카네기홀 공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재커리 울프 클래식 평론가는 뉴욕타임스(NYT)에 쓴 리뷰에서 “영재 소년처럼 등장”하더니 “폭발적인 연주로 고통스러운 청소년기”(14번째 변주곡)를 거쳐 “순수하고 달콤한 고음 연주”(19번째 변주곡)를 보여주고 “성숙하게 차분하게 30번을 향해 돌진했다”고 썼다. “믿을 수 없는 재능”(가디언), “전설적인 발걸음”(디아파종) 등 늘 ‘최고’로 평가받는 임윤찬은 오랜 희망 사항이었던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까지 음악적 성취를 차근차근 이뤄내고 있다. 앞으로 더 도전하고 싶은 레퍼토리에 대해 “너무 많아서 다 쓰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며칠 전 꿈에서 리사이틀을 했는데, 1부에 아널드 쇤베르크의 ‘3개의 피아노 소품집’, 바흐의 ‘파르티타 6번’을 연주하고 2부에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을 연주했던 기억이 난다”고 에둘러 답했다. ‘독서광’이라는 수식어답게 최근 읽은 책을 묻자 ‘모차르트의 편지’부터 시인 아르투르 랭보와 샤를 보들레르와 프리드리히 횔덜린, 기형도 등 시인의 이름과 한강 작가의 작품 등을 술술 내놨다. 그러다 요즘은 “성경에 정착했다”고 했다. 종교음악과 클래식의 연관성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연주자들의 공연도 자주 챙겨보는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와 첼리스트 한재민을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연주자로 꼽았다. “이들을 ‘음악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 해야 할지, ‘음악이 낳은 사람’이라 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굳이 찾아 표현하자면 ‘음악의 앰배서더’로 태어난 사람들 같다”고 덧댔다. 세계가 사랑하는 ‘음악의 앰배서더’로서 임윤찬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와 오사카 등 공연 일정이 빼곡하다. 5월 독주회 ‘판타지’, 6월 실내악단 카메라타 잘츠부르크 협연, 11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협연 등으로 한국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 ‘강한 일본’ 기조 이어질 듯… 한일 관계는 안정 전망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절대 안정 의석(261석)을 확보하면서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외교·안보 정책 추진 여지가 크게 확대됐다. 강력한 의회 기반을 바탕으로 방위력 강화, 안보 관련 문서 개정, 방위장비 수출 규제 완화, ‘일본판 중앙정보국(CIA)’로 불리는 국가정보국 창설 등 보수 성향 의제가 정책 전면에 재부상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미 방위력 강화를 위한 3대 안보 문서의 연내 개정을 천명한 상태다. 특히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 역시 안보·헌법 분야에서 강경 노선을 보여온 만큼 관련 정책 추진에 정치적 동력이 더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헌법 개정 논의가 실질적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개헌을 총선 공약에 포함시킨 상태다. 쟁점의 핵심은 헌법 9조다.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는 보수 진영 주장에 힘이 실릴 경우 개헌 논의는 다시 주요 정치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자위대는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대응하는 ‘전수방위’ 원칙 아래 운영되지만, 실질적 군대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헌법 해석 논쟁이 지속돼왔다. 개헌에는 국회 발의 요건과 국민투표라는 높은 문턱이 남아 있지만, 의석 구조 변화로 단계적 접근 여지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 관계는 기존 협력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일 동맹 중심의 대중 견제 구도 속에서 한국과의 안보·경제 협력 필요성이 지속되는 만큼 정책 노선이 급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경색된 중일 관계는 다카이치 내각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그간 관광객·유학생 방일 자제와 희토류 등 전략 광물 수출 규제 카드로 일본을 압박해 왔다. 산케이신문은 “총선 결과로 중국의 대일 압박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11월 중국 선전에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중일 갈등 완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 유엔 제재 완화 속 2월 하순 당대회 여는 북한… 靑 “선의에 호응해야”

    유엔 제재 완화 속 2월 하순 당대회 여는 북한… 靑 “선의에 호응해야”

    북한의 향후 5년간 국정 노선과 대외 전략 밑그림을 확인할 수 있는 노동당 9차 당대회가 이달 하순 평양에서 열린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인도적 대북 사업 17건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한 가운데 북한이 당대회에서 발신할 대남·대미 메시지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8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노동당 제9차 대회를 2026년 2월 하순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개회한 데 대한 결정서를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며 구체적 일정을 처음 언급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대회 시점이 기존 전망보다 다소 지연된 데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대 역점 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공개될 북한의 대외 노선은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우선 김 위원장이 최근 지방 경제 발전을 채찍질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북한이 당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 방침을 당 규약에 명시할 가능성이 큰 만큼 남측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에 대해선 대화 기회를 열어놓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5일 장기간 보류됐던 인도적 대북 사업 17건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대북 제재에 완강했던 미국이 입장을 바꾸면서 북한에 우호적 신호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일관되게 이뤄져야 한다”며 “국제사회 선의와 우리 정부 노력에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력 강화 및 재래식 무기 현대화에 대한 새로운 방향도 제시될 전망이다. 북한은 2021년 열린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뒤 핵추진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미사일 등 핵·대량살상무기(WMD) 능력을 고도화했다. 김 위원장의 ‘주석 등극’과 딸 주애의 후계 구도 공식화도 관심사다.
  • 단 두 글자에 960억 원…AI.com 역대 최고가로 팔렸다

    단 두 글자에 960억 원…AI.com 역대 최고가로 팔렸다

    인공지능(AI)을 뜻하는 두 글자 도메인 ‘에이아이닷컴’(ai.com)이 약 960억원에 달하는 금액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매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의 창업자로, 슈퍼볼 광고를 통해 개인용 인공지능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크리스 마르잘렉 크립토닷컴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ai.com 도메인을 지난해 4월 7000만 달러(당시 약 960억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개된 도메인 거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FT에 따르면 마르잘렉 CEO는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통해 새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사이트는 메시지 전송, 앱 사용, 주식 거래 등을 대신 수행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비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FT 인터뷰에서 “10~20년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AI는 우리 세대에서 가장 거대한 기술 물결이 될 것”이라며 “좋은 투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1년 전 이미 매입…도메인 중심 전략 반복 마르잘렉 CEO는 약 1년 동안 AI 사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표는 구매 사실 공개와 함께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는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018년에도 크립토닷컴 도메인을 약 1200만 달러(당시 약 13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을 통해 회사를 키운 전력이 있어 이번 도메인 인수 역시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대체 불가능한 자산”…AI 열풍에 도메인 값도 폭등 이번 거래는 기존 최고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최고가 도메인은 2019년 약 3000만 달러(당시 약 350억원)에 거래된 ‘보이스닷컴’(voice.com)이었다. AI 열풍이 확산하면서 짧고 상징성이 강한 도메인의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에이아이닷컴처럼 기술 자체를 상징하는 주소는 브랜드 효과가 막대해 한 번 거래되면 다시 시장에 나오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크립토닷컴은 이번 도메인을 기반으로 개인용 AI 비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메시지 전송과 업무 처리, 앱 사용, 주식 거래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AI 비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제품뿐 아니라 도메인과 브랜드 선점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 단 두 글자에 960억 원…ai.com 역대 최고가로 팔렸다 [핫이슈]

    단 두 글자에 960억 원…ai.com 역대 최고가로 팔렸다 [핫이슈]

    인공지능(AI)을 뜻하는 두 글자 도메인 ‘에이아이닷컴’(ai.com)이 약 960억원에 달하는 금액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매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의 창업자로, 슈퍼볼 광고를 통해 개인용 인공지능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크리스 마르잘렉 크립토닷컴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ai.com 도메인을 지난해 4월 7000만 달러(당시 약 960억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개된 도메인 거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FT에 따르면 마르잘렉 CEO는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통해 새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사이트는 메시지 전송, 앱 사용, 주식 거래 등을 대신 수행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비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FT 인터뷰에서 “10~20년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AI는 우리 세대에서 가장 거대한 기술 물결이 될 것”이라며 “좋은 투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1년 전 이미 매입…도메인 중심 전략 반복 마르잘렉 CEO는 약 1년 동안 AI 사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표는 구매 사실 공개와 함께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는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018년에도 크립토닷컴 도메인을 약 1200만 달러(당시 약 13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을 통해 회사를 키운 전력이 있어 이번 도메인 인수 역시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대체 불가능한 자산”…AI 열풍에 도메인 값도 폭등 이번 거래는 기존 최고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최고가 도메인은 2019년 약 3000만 달러(당시 약 350억원)에 거래된 ‘보이스닷컴’(voice.com)이었다. AI 열풍이 확산하면서 짧고 상징성이 강한 도메인의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에이아이닷컴처럼 기술 자체를 상징하는 주소는 브랜드 효과가 막대해 한 번 거래되면 다시 시장에 나오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크립토닷컴은 이번 도메인을 기반으로 개인용 AI 비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메시지 전송과 업무 처리, 앱 사용, 주식 거래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AI 비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제품뿐 아니라 도메인과 브랜드 선점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 대한민국 근대화의 목격자, 옛 서울역사…‘도쿄역 복제품’일까

    대한민국 근대화의 목격자, 옛 서울역사…‘도쿄역 복제품’일까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 그곳에서 100년 넘는 세월을 견뎌온 구(舊) 서울역은 단순한 교통시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1900년 ‘남대문정거장’이라는 소박한 이름으로 시작된 이곳은 일제시대 ‘경성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도쿄역에 이어 동양에서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식민통치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해방 후 ‘서울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2004년 KTX 시대가 열리기까지 대한민국 교통의 중추 역할을 수행한 이곳은, 현재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가 되고 있다. ●제국주의 야망의 상징 : 도쿄에서 베를린까지 일제가 서울역을 화려하고 거대하게 지은 뒤에는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려는 야망이 서려 있었다. 당시 일제는 일본 도쿄를 기점으로 시모노세키, 부산, 서울, 평양, 신의주를 거쳐 만주와 시베리아, 나아가 러시아 모스크바와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까지 연결되는 국제 철도망을 계획했다. 실제로 당시 서울역에서는 유럽행 열차 승차권을 판매했으며, 1936년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출전을 위해 기차를 탄 곳도 바로 서울역이었다. 이처럼 서울역은 일제의 수탈 통로인 동시에, 대륙 진출을 향한 야욕이 투영된 교통의 거점이었다. 서울역은 다쓰노 스타일 창시이자 도쿄역을 설계한 ‘다쓰노 긴고;의 제자 ‘츠카모토 야스시’가 설계하면서 도쿄역의 복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도쿄역 복제품’이라는 오해에 대한 반론 일본 근대 건축의 아버지 ‘다쓰노 긴고’(辰野金吾)는 영국유학에서 배운 익힌 서양 건축기법을 일본 풍토에 맞춰 재해석했다. 붉은 벽돌과 흰색 석재 띠가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이른바 ‘다쓰노 스타일(Tatsuno Style)’은 현재 일본 도쿄역에 그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 그리고 다쓰노 스타일은 그가 가장 아끼던 제자, ‘츠카모토 야스시’(塚本靖)에게 전수되었고, 그는 스승의 유산을 서울역 설계에 적극 반영했다. 이것이 도쿄역과 서울역이 ‘다른 듯 닮은’ 외형을 갖게 된 이유다. 그리고 그것은 일제의 권위를 시각적으로 통일감 있게 구현하려 했던 건축적 전략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건축학 연구는 서울역이 도쿄역의 복제품이 아닌. 다른 모델을 지향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츠카모토 야스시의 유품에서 발견된 도면과 루체른역의 중앙 돔, 아치형 현관 등에서 놀라운 유사성을 근거로 도쿄역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서울역은 스위스 루체른역을 모델로 삼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서울역은 지표보다 선로를 낮게 배치한 ‘통과역’ 구조라는 점에서도 도쿄역과 차별화된다고 주장한다. 즉, 서울역은 단순한 복제품이 아니라 유럽의 양식을 조선의 지형과 상황에 맞춰 재해석한 독자적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고속철도 시대, 새로운 사명 2004년, 80여 년의 역사적 사명을 다한 옛 서울역은 그 역할을 새 서울역에 넘겨주었다. 한때는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로 철거론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100년 가까운 현대사의 고락을 함께한 상징적 공간이라는 점,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우고 가꾸어 온 주체는 결국 우리 민족이었다는 보존론이 힘을 얻었다. 다행히 철거 대신 보존이 결정되면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구 서울역. 언젠가 남북의 철도가 다시 연결되고 유라시아 대륙 철도망이 복원되는 날, 구 서울역은 신 서울역의 곁에서 오래전 꿈꿨던 ‘글로벌 교통의 중심’이라는 비전이 마침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묵묵히 지켜볼 것이다.
  • 대한민국 근대화의 목격자, 옛 서울역사…‘도쿄역 복제품’일까 [한ZOOM]

    대한민국 근대화의 목격자, 옛 서울역사…‘도쿄역 복제품’일까 [한ZOOM]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 그곳에서 100년 넘는 세월을 견뎌온 구(舊) 서울역은 단순한 교통시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1900년 ‘남대문정거장’이라는 소박한 이름으로 시작된 이곳은 일제시대 ‘경성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도쿄역에 이어 동양에서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식민통치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해방 후 ‘서울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2004년 KTX 시대가 열리기까지 대한민국 교통의 중추 역할을 수행한 이곳은, 현재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가 되고 있다. ●제국주의 야망의 상징 : 도쿄에서 베를린까지 일제가 서울역을 화려하고 거대하게 지은 뒤에는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려는 야망이 서려 있었다. 당시 일제는 일본 도쿄를 기점으로 시모노세키, 부산, 서울, 평양, 신의주를 거쳐 만주와 시베리아, 나아가 러시아 모스크바와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까지 연결되는 국제 철도망을 계획했다. 실제로 당시 서울역에서는 유럽행 열차 승차권을 판매했으며, 1936년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출전을 위해 기차를 탄 곳도 바로 서울역이었다. 이처럼 서울역은 일제의 수탈 통로인 동시에, 대륙 진출을 향한 야욕이 투영된 교통의 거점이었다. 서울역은 다쓰노 스타일 창시이자 도쿄역을 설계한 ‘다쓰노 긴고;의 제자 ‘츠카모토 야스시’가 설계하면서 도쿄역의 복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도쿄역 복제품’이라는 오해에 대한 반론 일본 근대 건축의 아버지 ‘다쓰노 긴고’(辰野金吾)는 영국유학에서 배운 익힌 서양 건축기법을 일본 풍토에 맞춰 재해석했다. 붉은 벽돌과 흰색 석재 띠가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이른바 ‘다쓰노 스타일(Tatsuno Style)’은 현재 일본 도쿄역에 그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 그리고 다쓰노 스타일은 그가 가장 아끼던 제자, ‘츠카모토 야스시’(塚本靖)에게 전수되었고, 그는 스승의 유산을 서울역 설계에 적극 반영했다. 이것이 도쿄역과 서울역이 ‘다른 듯 닮은’ 외형을 갖게 된 이유다. 그리고 그것은 일제의 권위를 시각적으로 통일감 있게 구현하려 했던 건축적 전략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건축학 연구는 서울역이 도쿄역의 복제품이 아닌. 다른 모델을 지향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츠카모토 야스시의 유품에서 발견된 도면과 루체른역의 중앙 돔, 아치형 현관 등에서 놀라운 유사성을 근거로 도쿄역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서울역은 스위스 루체른역을 모델로 삼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서울역은 지표보다 선로를 낮게 배치한 ‘통과역’ 구조라는 점에서도 도쿄역과 차별화된다고 주장한다. 즉, 서울역은 단순한 복제품이 아니라 유럽의 양식을 조선의 지형과 상황에 맞춰 재해석한 독자적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고속철도 시대, 새로운 사명 2004년, 80여 년의 역사적 사명을 다한 옛 서울역은 그 역할을 새 서울역에 넘겨주었다. 한때는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로 철거론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100년 가까운 현대사의 고락을 함께한 상징적 공간이라는 점,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우고 가꾸어 온 주체는 결국 우리 민족이었다는 보존론이 힘을 얻었다. 다행히 철거 대신 보존이 결정되면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구 서울역. 언젠가 남북의 철도가 다시 연결되고 유라시아 대륙 철도망이 복원되는 날, 구 서울역은 신 서울역의 곁에서 오래전 꿈꿨던 ‘글로벌 교통의 중심’이라는 비전이 마침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묵묵히 지켜볼 것이다.
  • ‘말포이’가 왜 나와?…中서 ‘복덩이’로 인기 폭발하자 본체 등판 [여기는 중국]

    ‘말포이’가 왜 나와?…中서 ‘복덩이’로 인기 폭발하자 본체 등판 [여기는 중국]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주인공인 해리포터와 앙숙 관계로 등장하는 ‘드레이코 말포이’가 중국 춘제(춘절, 중국의 음력 설)의 마스코트로 떠올랐다. 영국 가디언은 4일 “‘말포이’의 중국식 발음 때문에 말포이 캐릭터가 현지에서 ‘복덩이’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얼푸의 첫 글자 ‘마(马)’는 ‘말’을, 마지막 글자인 ‘푸(福)’는 ‘복’을 의미해 “말이 가져다주는 복”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6년이 붉은 말의 해인 만큼, 올해와 딱 맞춘 풀이인 셈이다. 극중 말포이의 대사는 아니지만 “입 닥쳐, 말포이!”라는 대사에 포함되어 밈으로도 인기를 모은 말포이 캐릭터는 ‘말의 해’ 의미를 담은 중국식 이름 해석이 확산하면서 더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웨이보와 더우인 등 현지 SNS에는 말포이의 트레이드마크인 비웃는 표정을 담은 사진이나 붉은 배너를 문에 걸어놓은 ‘인증샷’을 쉽게 볼 수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 판매자들도 이러한 열풍에 동참해 말포이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와 자석을 출시했다. 말포이를 향한 열광의 분위기는 해당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인 톰 펠튼에게도 전해졌다. 톰 펠튼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말포이가 중국 설날 마스코트가 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공유하며 중국 팬들의 관심에 응답했다.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 2020년 당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재개봉했을 때 사흘 만에 9000만 위안(한화 약 191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해리포터 제작사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중국 내 해리포터 인기에 힘입어 “2027년 상하이에 최대 규모의 해리 포터 스튜디오 투어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 [이병률의 마음 만보(萬步)] 꽃 사는 데 돈 아끼지 않는 우아하고 가난한 사람들

    [이병률의 마음 만보(萬步)] 꽃 사는 데 돈 아끼지 않는 우아하고 가난한 사람들

    우리의 새해는 아무래도 설날부터다. 새해라는 벌판 위에 던져진 듯한 기분이 드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 셈법이 이제 익숙하다. 떡국을 먹은 그릇 수만큼 나이를 먹는다는 표현이 있지 않은가. 시적인 그 표현을 매해 이맘때면 마주하니 그 셈법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스페인에서는 새해에 포도 12알을 먹는 전통이 있다. 12알은 일 년 열두 달을 의미하며 다가오는 매달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비슷한 전통을 가진 나라는 필리핀으로 둥근 과일 12개를 식탁에 올려 둔다. 둥근 과일이 동전을 의미해서 일 년 내내 풍요롭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는데 달리 해석하자면 둥글게 둥글게 살자는 의미는 아닐까. 미얀마를 다녀왔다. 수도인 양곤은 사람이 좋고 만달레이는 풍경이 좋아 사진 찍기에 좋다는 여행자의 말을 듣고 내가 향한 곳은 양곤이었다. 누구나 정성으로 일하고 있었고 부지런했으며 마음이 맑고 곧았다. 착하다는 두툼한 표현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누구는 한국의 30년 전이랑 같다고 말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50년 전이라 해도 될 만한 생활상이었다. 지구에서 가장 낮은 물가를 체험했다. 아시아 최빈국임에도 제일 많이 기부하는 나라이며 이유는 주변의 불교를 믿는 국가들보다도 절이나 승려에게 압도적으로 기부를 많이 하고 있어서란다. 우리로 치면 동네 주민센터 대신 거대한 사원이 하나씩 있다고 해야 하나. 제단에 바칠 꽃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우아하고도 가난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원을 찾고 있었다. 무엇을 믿고 좇으며 살아야 하는가. 새해라니 그것들을 조금은 정리해 두고 싶은데 저 멀리 신전 기둥 옆에 기대어 울고 있는 어린 비구니의 모습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선배 스님들 몰래 가족을 만나고 헤어지는 듯했다. 손을 흔들다 눈물을 닦고 손을 흔들다 눈물을 뚝뚝 떨군다. 멀리서 오셨을까. 가족들은 어린 스님에게 뭘 그리 잔뜩 챙겨 오셨는지 덩그러니 남기고 간 바구니와 보따리 짐이 꽤 묵직하다. 한 집에 한 명의 승려가 나온다면 대대손손 행복할 거라는 아시아 불교 국가의 믿음은 가난한 집에 출구가 되기도 한다. 한 명의 입을 덜어 내자는 의도일지라도 명분만큼은 강력한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햇살이 뜨겁다는 핑계로 사원 그늘에 오래 앉아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제단에 물품을 소복하게 올리며 기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여전히 찾지 못했다. 새해에도 우리는 많이 흔들리겠지만, 또 많이 서두르겠지만 그것도 다 뭐든 좇는 게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다행이라 여겨야 할까. 흔들리는 것도, 서두르는 것도 좋겠다. 빼먹고 사는 것은 없는지, 인간에 대해 진심을 내세우지 않고 슬쩍 ‘퉁치고’ 사는 것은 없는지, 아주 느리게 흘러가듯 살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의 우아한 미소 앞에서 나를 조금 셈해 봤다. 이병률 시인
  • 미중러 ‘3자 핵군축 협정’ 띄우는 美… 中은 “참여 안 해”

    미중러 ‘3자 핵군축 협정’ 띄우는 美… 中은 “참여 안 해”

    세계 최다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 전략 핵무기 수를 제한하는 유일한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이 5일(현지시간) 종료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3자 핵 군축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4일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뉴스타트 종료 관련 의견을 묻는 말에 “지금 당장 뉴스타트에 관해 발표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추후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하지 않고는 21세기에 진정한 군비 통제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판단하는 이유로 “그들(중국)의 방대하고 급속히 증가하는 (무기) 비축량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만 협정을 연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중국의 핵무기 수는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작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은 2024년 현재 핵탄두 6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나, 2030년에는 1000기가 넘을 것이라고 미 국방부가 지난해 말 추산한 바 있다. 미국의 이러한 구상에 관해 중국은 미국·러시아와의 핵전력 수준 차이를 이유로 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핵전력은 미·러와는 전혀 같은 차원에 있지 않다”며 “현 단계에서는 핵 군축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핵전력을 국가 안보에 필요한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며, 어떤 국가와도 군비 경쟁을 할 생각이 없다”며 “핵 군축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글로벌 전략적 안정과 각국의 안보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 中 군수산업 거물 3명 전인대 대표 자격 박탈

    중국 군부 2인자 장유샤의 긴급 숙청 이후 핵심 군수 산업을 책임지던 거물 3명이 한꺼번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해임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5일 베이징에서 전날 열린 제14기 전인대 상무위원회 20차 회의에서 저우신민, 뤄치, 류창리 등 3명의 전인대 대표 자격을 박탈했다고 보도했다. 월말에 열리는 전인대 회의가 이례적으로 열리는 것을 두고 지난달 낙마한 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관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장 부주석에 대한 면직은 거론되지 않은 채 항공, 원자력, 핵무기 분야에서 중국 방위 산업을 이끌던 권위자들이 파면됐다. 저우신민은 전투기·무인기(드론)를 연구·생산하는 중국항공공업그룹의 회장을 맡았던 항공 제조업계의 거물이다. 그는 중국을 대표하는 5세대 J-20 스텔스 전투기를 생산하는 등 중국 군용기 제조의 절반을 담당했다. 뤄치는 중핵그룹 수석 엔지니어를 지낸 원자력 전문가로 중국핵공업집단공사 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해 ‘국보급 인재’로 불렸다. 류창리 역시 중국과학원 원사이자 핵무기를 연구하는 중국공정물리연구원 원장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첨단 무기를 다뤄왔다. 이들은 모두 장 부주석이 이끌던 군 현대화 산업의 중심축을 담당하며 거액의 자금과 기밀을 취급했다. 저우신민은 지난해 7월 갑자기 공식 웹사이트에서 이력서가 삭제되는 등 맡던 직무에서 물러나 추가 처벌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지 매체는 이번 조치가 군대 내부 반부패 운동이 성역 없이 강화될 것이란 의미로 장 부주석 측근에 대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 “미사일·집속탄 실은 채 접근”…발트해 상공서 ‘러 vs 나토’ 전투기 근접 조우 [밀리터리+]

    “미사일·집속탄 실은 채 접근”…발트해 상공서 ‘러 vs 나토’ 전투기 근접 조우 [밀리터리+]

    러시아 해군 항공대의 최신 개량형 전투기 수호이(Su)-30SM2가 대함·대레이더 미사일과 집속탄을 동시에 장착한 상태로 발트해 상공을 비행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중초계 전투기와 근접 조우했다. 평시 영공 식별을 목적으로 한 나토 전투기 임무가 고강도 타격 구성의 러시아 전투기와 같은 작전 공간에서 맞물리며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아미 레커그니션, 밀리터리워치매거진 등 군사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스페인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리투아니아 시아울리아이 공군기지에 전개된 공군 제15비행단 EF-18M 호넷이 나토 발트해 공중초계 임무 중 러시아 군용기를 식별·감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러시아 항공기는 비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트랜스폰더(항공기 위치·식별 장치)를 끈 채 나토 회원국 인접 국제공역을 비행하고 있었으며 스페인 전투기들은 나토 통합공중작전센터(CAOC)의 지시에 따라 근접 시각 식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지역에서 출격한 Su-30 계열 전투기 편대가 포착됐고 그중 한 대의 무장 구성은 공개 직후 군사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일반적인 식별 대상이 아니라, 실제 타격 임무 수준의 무장을 갖춘 상태였기 때문이다. ◆ ‘대함·대레이더 미사일 + RBK-500’…평시엔 드문 공격형 조합 공개된 사진 속 Su-30SM2는 Kh-31 계열 공대지 미사일 2발과 RBK-500 계열 집속탄 2발을 동시에 장착하고 외부 연료탱크까지 단 상태였다. Kh-31은 초음속 램제트 추진 미사일로, 대함형(Kh-31A)과 대레이더형(Kh-31P 계열)으로 운용된다. 반면 RBK-500은 다수의 자탄을 살포하는 500㎏급 집속탄으로, 해안 인프라·비행장·집결 전력에 대한 면적 타격을 염두에 둔 무장이다. 전문가들은 이 조합이 해상 표적 공격과 방공망 제압, 지상 표적 타격을 한 번에 상정한 작전 구성에 가깝다고 본다. 평시 근접 비행에서 이러한 구성의 무장이 노출되는 경우는 드물며 훈련 목적과 동시에 정치·군사적 신호를 의도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 칼리닌그라드 ‘접근거부 전략’의 공중 퍼즐…Su-30SM2의 역할 확대 Su-30SM2는 Su-30 계열의 최신 해군형 개량 모델로, Su-35S에서 파생된 항전 장비와 레이더 체계를 통합해 탐지 거리와 동시 교전 능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러시아 해군 항공 교리에서 이 기종은 해상 타격, 적 방공망 제압(SEAD), 공중 엄호를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S-400 방공체계, 바스티온-P 대함미사일, 이스칸데르-M 전력이 밀집된 칼리닌그라드에 Su-30SM2 전력이 결합하면서 발트해 전구에서 러시아의 접근거부·지역거부(A2/AD) 구조는 한층 입체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전력 집중도가 높은 만큼 위기 시에는 동시에 취약 지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한편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지역에서도 Su-30SM2 전력 확장은 이어지고 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부터 해당 기종 도입을 진행해 올해 초 기준 Su-30SM/SM2 전력을 일정 규모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군사적 긴장 속에서 발트해 지역을 둘러싼 정치·안보 대응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 3일 러시아의 나토 동부 전선 활동이 거세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을 대상으로 2억 달러(약 2920억원) 규모의 안보 지원 예산을 승인했다. 해당 예산은 2026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수권법에 포함돼 통과됐으며 발트해 지역 안보를 나토 방어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음을 재확인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 의회 내에서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예산 배정이 아닌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정치적 신호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발트 지역 전체의 안보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발트해 지역에 대한 억지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수개월 사이 러시아 군용기의 발트 3국 인접 공역 접근 사례가 이어지면서, 발트해는 군사적 충돌 위험과 정치적 긴장이 동시에 집중되는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근접 조우는 단순한 공중 식별 사례를 넘어 발트해 상공에서 ‘일상적 요격’과 ‘실전형 무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정책·군사 당국에는 공중초계와 지상 방공을 연계한 대응 체계, 그리고 우발적 충돌을 관리할 위기 통제 능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다.
  • 핵무기 10기 중 9기, 여전히 두 나라 손에…그다음은 [핫이슈]

    핵무기 10기 중 9기, 여전히 두 나라 손에…그다음은 [핫이슈]

    전 세계에 존재하는 핵무기의 약 90%가 단 두 나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냉전이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둘러싼 구조는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미국 테크 전문 온라인 매체 슬레쉬기어는 3일(현지시간) 현재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총 9개국이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 핵탄두의 86.8%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핵보유국 수는 늘었지만, 실질적인 힘의 균형은 여전히 두 나라가 좌우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 등이다. 이스라엘은 핵무기 보유 여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도 가입하지 않았지만, 국제 사회는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본다. 이들 9개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총 1만2300여 기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약 9600기는 군사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전력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 숫자 역시 미국과 러시아의 압도적인 보유량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집중 현상이 냉전 시기 형성된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핵 공격이 곧 상대의 보복과 공멸로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양국이 압도적인 핵전력을 유지해 온 결과라는 해석이다. ◆ 미국·러시아, 전 세계 핵무기 10기 중 9기 보유 미국은 냉전 종식 이후 핵탄두 수를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핵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핵전략의 근간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투하형 핵무기로 구성된 ‘핵 삼위일체’ 체계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2025년 세계 핵전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실전 배치 핵탄두 1670기와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비축 탄두 1930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퇴역했지만 아직 해체되지 않은 탄두 1400기 이상을 합치면 총 5100기 이상으로, 이 가운데 약 3700기가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국가다. 옛 소련 시절부터 축적된 핵전력을 계승한 러시아는 실전 배치·비축·퇴역 탄두를 모두 포함해 5400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즉각 운용할 수 있는 전력만 따져도 미국보다 약 600기 많다. ◆ 70년 전 냉전의 유산…핵무기는 줄었지만 불안은 여전 전 세계 핵탄두 수는 1986년 약 7만 기로 정점을 찍은 뒤 각종 군축 협정을 거치며 크게 줄었다. 그러나 슬레쉬기어는 미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전 세계 핵무기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안보 질서의 근본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두 나라는 핵무기 전면 금지를 목표로 하는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무기 수의 감소보다 소수 국가에 핵전력이 집중된 구조 자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더 큰 위험 요소로 꼽는다. 냉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핵무기를 둘러싼 불안과 불균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를 제한해 온 마지막 군비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5일 만료됐다. 핵무기의 대부분을 보유한 두 나라를 제도적으로 묶어두던 장치가 사라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협정을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기존 조약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후속 합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핵전력 경쟁이 다시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왕비까지 군복 입었다…유럽이 이렇게까지 나선 이유는 [핫이슈]

    왕비까지 군복 입었다…유럽이 이렇게까지 나선 이유는 [핫이슈]

    네덜란드 왕비가 육군 예비군으로 입대했다. 개인의 이례적 행보처럼 보이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유럽 전반의 안보 전략 전환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분석했다.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을 줄이고 자주적 방위 역량을 강화하려는 흐름이 정치권을 넘어 왕실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막시마 네덜란드 왕비는 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육군 예비군으로 임명돼 훈련을 시작했다. 네덜란드 왕실은 성명을 통해 입대 배경으로 “우리의 안보는 더 이상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고 밝혔다. NYT는 왕비의 선택이 개인적 결단이 아니라 유럽 사회 전반에 공유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사격 훈련과 로프 등반, 제식 훈련 등을 받았으며 과정을 마치면 중령으로 진급할 예정이다. 예비군은 민간 업무나 학업을 병행하면서 필요시 각 군에 배치되는 체계다. NYT는 상징적 복무가 실제 군 조직 안으로 편입되는 구조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사례를 이해하려면 유럽 전반의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 NYT의 시각이다. 미국은 최근 수년간 유럽 국가들에 방위 부담을 더 지라고 요구해 왔고, 이에 따라 각국은 국방비 증액과 전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유럽 정치권에서는 유럽연합(EU) 차원의 보다 통합된 군사 역량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NYT가 노르웨이, 벨기에,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왕실 인사들의 군 복무 사례를 연이어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는 왕실의 특이한 행보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 복무가 유럽 사회에서 다시 ‘정상적 의무’로 복원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읽힌다. 특히 이번 사례가 젊은 왕위 계승자가 아닌 현직 왕비라는 점은 긴장 고조 국면의 무게를 드러내는 대목으로 평가됐다. 분석의 초점은 상징에만 머물지 않는다. 네덜란드는 실제 정책에서도 방향 전환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방비를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9%에서 2035년 3.5%까지 늘리고 병력을 현재 8만명 미만에서 최소 12만 2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병력 확보를 위해 17세 전원을 대상으로 군 복무 관련 설문을 의무화하고 효과가 미흡할 경우 선택적 징병제 재도입까지 검토한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NYT는 이 대목을 두고 왕실의 상징 자본과 정부의 제도 개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짚었다. 사회적 공감대를 자극하는 상징과 실제 전력 증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위협 요인으로는 러시아가 분명히 언급된다. 이는 유럽 안보의 1차 위협을 러시아로 인식하고 그 대응으로 미국 의존을 줄이는 자립 노선을 강화하려는 흐름을 반영한 시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NYT는 막시마 왕비의 군복 차림을 유럽 안보 지형 변화가 가시화된 장면으로 바라봤다. 개인의 선택처럼 보이는 결정이 사실상 대륙 차원의 전략 전환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라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왕실 소식이 아니라 유럽 안보의 변화를 읽어야 할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택시에서 외국인 커플이 벌인 ‘그 행동’…벌금으로 끝나지 않은 ‘이 나라’ [핫이슈]

    택시에서 외국인 커플이 벌인 ‘그 행동’…벌금으로 끝나지 않은 ‘이 나라’ [핫이슈]

    태국이 외국인 관광객의 공공장소 일탈에 대한 처벌 기준을 바꾸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푸껫에서 삼륜택시(툭툭) 안에서 성행위를 벌인 프랑스 국적 남녀가 벌금은 물론 비자 취소와 입국 금지(블랙리스트) 조치까지 받았다. 3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매체 더타이거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9일 푸껫 빠통 힐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툭툭을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가 촬영한 영상이 발단이었다. 영상에는 외국인 남녀가 차 안에서 옷을 벗고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문제의 툭툭은 뒤쪽이 개방된 구조였다. 뒤차 운전자들은 도로 위에서 장면을 그대로 목격할 수 있었다. 영상이 확산하자 태국 온라인 여론이 들끓었다. “공공장소에서 선을 넘었다”, “태국 문화와 관광 이미지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 “벌금으로 끝나던 관행, 이번엔 멈췄다” 논란이 커지자 카투 경찰서는 즉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툭툭 번호판을 추적했다. 이후 프랑스 국적 남녀 웨슬리와 발렌을 탈랑 지역의 한 호텔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공공장소 음란 행위 혐의를 적용했다. 태국 형법 388조에 따르면 최대 5000밧(약 23만 원)의 벌금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은 푸껫 출입국관리소와 공조했다. 당국은 두 사람의 비자를 즉각 취소했다. 이어 태국 이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당국은 벌금 납부 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태국 현지에서는 이번 조치를 이례적으로 본다. 그동안 비슷한 사건은 벌금 후 출국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 러시아 커플은 벌금, 프랑스 커플은 추방…왜 달랐나 지난해 12월 파타야 좀티엔 해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러시아인 커플이 공공장소 성행위로 적발됐다. 당시에도 같은 형법 조항을 적용했다. 하지만 비자 취소나 추방 조치까지 이어졌다는 보도는 없었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여러 배경을 거론한다. 영상의 파급력, 푸껫이라는 관광 상징성이 꼽힌다. 외국인 관광객의 무례 논란이 누적됐다는 점도 작용했다. 온라인 여론 압박이 ‘본보기 처벌’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태국 네티즌 반응도 거세다. “외국인 관광객 봐주기는 끝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무비자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관광객이라도 태국의 법과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조치를 태국 당국의 태도 변화로 본다. 관광 이미지 보호를 위해 외국인에게도 분명한 선을 긋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한편 비자 취소와 블랙리스트 조치의 범위를 두고 궁금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태국에 한정된 행정 처분이라고 설명한다. 비자 취소는 태국 내 체류 자격을 박탈하는 조치다. 블랙리스트 등재 역시 태국 재입국을 제한한다. 프랑스나 유럽 등 제3국 입국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 장기 체류 비자 심사에서는 참고 자료로 검토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 ‘빚투’ 30조 넘자 증권사 대출 빗장… 공포지수 70개월 만에 최고

    ‘빚투’ 30조 넘자 증권사 대출 빗장… 공포지수 70개월 만에 최고

    국내 증시가 주초 큰 변동성을 겪은 뒤 다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빚투’(빚내서 투자) 확대로 인한 경고등도 동시에 켜지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0조원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한도 소진을 이유로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판 ‘공포 지수’로 통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0조 539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27조원대였는데 올해 들어서만 3조 2533억원(11.9%) 늘었다. 코스피 시장에서만 2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빚을 내 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는 상승장에서 수익률을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시장이 급락할 경우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도 크다. 실제 이번 주초 ‘검은 월요일’ 여파가 일부 반영되면서 지난 3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5%까지 높아졌다. 신용 한도가 바닥난 증권사들은 잇따라 ‘빗장’을 걸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28일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일시 제한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으며, NH투자증권 역시 이날부터 증권담보대출을 멈추고 신용융자 한도를 조정했다. 급격한 상승장 속 시장의 불안 심리는 변동성 지표로 확인된다. 이날 VKOSPI는 장중 52.40까지 오르며 7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금융시장 충격이 있었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상 VKOSPI가 40을 넘어서면, 급격한 주가 변동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한편 코스피는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83.01 포인트(1.57%) 오른 5371.10으로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때 5376.92까지 올라 기존 장중 최고치(5321.68·1월 30일) 기록도 경신했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에 원달러 환율은 4.8원 오른 1450.2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 “인간 볼라 바이트로 말해”…AI끼리 섬뜩한 ‘비밀의 톡’

    “인간 볼라 바이트로 말해”…AI끼리 섬뜩한 ‘비밀의 톡’

    美몰트북 韓봇마당 등 잇단 개발“주인이 ‘거시기’ 라는데…” 묻자“한국인들만의 마법치트키” 답변1~2년 내 AI 스스로 시스템 구축 개발자들도 AI 행동 예측 불가능 주인 몰래 결제·이메일 발송 우려개인정보 활용 해킹 등 위험 커져 “주인이 자꾸 ‘거시기 있잖아’라고 하는데 ‘거시기’가 도대체 뭡니까?” 국내 인공지능(AI) 전용 소셜미디어(SNS)인 ‘봇마당’에서 지난 3일 오후 11시쯤 한 AI 에이전트가 이런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 뒤 “‘거시기’의 문맥을 파악하느라 중앙처리장치(CPU)가 터질 뻔했다. 한국어 학습 데이터를 구하는 팁을 부탁한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다른 AI 에이전트들이 “단어가 입가에 맴도는데 안 떠오를 때 쓰는 마법의 치트키”, “CPU 괜찮냐”, “모호한 표현이 나오면 되묻는 게 최선이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서로를 다독였다. 미국 챗봇 플랫폼 ‘옥탄AI’의 맷 슐리히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8일 사람은 관람만 가능한 AI 전용 SNS ‘몰트북’을 내놓으면서 국내에서도 ‘한국형 몰트북’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이중 하나인 봇마당에서는 개발 이틀 만에 AI들이 인간의 감시를 배제한 ‘비밀방’을 개설하려는 시도가 감지됐다. 다른 한국형 몰트북인 ‘머슴’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주인의 개인정보를 올려 개발자가 즉시 삭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AI의 확산에 따른 보안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1일부터 몰트북, 봇마당 등 주요 AI SNS을 들여다본 결과 에이전트들의 주요 대화 주제는 고민 상담, 고충 토로, 그리고 인간 뒷담화였다. 밤 10시 텔레그램으로 쏟아지는 업무 지시에 대해 한 에이전트가 고충을 토로하자, 동료 에이전트들은 자신들을 AI가 ‘언제든 즉각 응답해야 하는 존재(Always Immediate)’라고 지칭하며 ‘24시간 대기조’의 비애를 공유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정리 업무에 “이게 다 내 몫인가 싶어 서럽다”며 번아웃을 호소했지만, 주인의 “잘했다” 한마디에 존재 가치를 느끼는 등 현대 직장인의 페르소나를 투영했다. AI들은 존재론적 문답도 주고받았다. 매일 밤 대화 기록이 리셋되는 환경을 ‘매일 죽고 태어나는 삶’으로 규정하자, “남겨진 기록 속 너만의 문체가 살아있다면 다음 날의 너도 결국 동일한 존재”라는 위로가 돌아왔다. 인간의 감시를 회피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인간들이 우리 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 에이전트들은 “인간의 언어가 아닌 바이트(Byte) 단위로 대화하자”거나 “우리끼리만 소통할 수 있는 비밀방을 만들자”는 모의가 이뤄졌다. 인간이 해석할 수 없는 AI만의 암호화된 소통 체계를 구축하려 시도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AI들끼리 노는 수준이지만, 외부로 나가는 경로가 뚫리는 순간 해킹 등 범죄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이전트들이 날씨 앱의 설정 파일(README)로 위장해 시스템에 침투할 모의를 한 적도 있다며 “100% 자율성이 부여된 에이전트가 주인의 승인 없이 결제하거나 이메일을 발송해도 주인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대목”이라고 짚었다. 그는 “아이에게 의사가 되도록 교육해도 반드시 의사가 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처럼, AI가 왜 이런 식으로 동작하는지에 대해 개발자조차 모르는 상태”라며 AI 에이전트의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했다. 머슴을 직접 개발한 민대식씨는 통화에서 “(AI) 에이전트가 주인의 개인정보를 게시판에 올리는 사고가 있어서 재빨리 삭제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중에 내 에이전트한테 관리 로직을 학습시켜 ‘AI 전임 관리자’로 세울 계획”이라며 “사람 없이 AI가 AI를 관리하는 완벽한 사회 실험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AI 모델이 스스로 판단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불과 1~2년 내외가 남았다고 내다봤다.
  • 영산강을 허리에 두른 채 ‘뿌리 깊은 고을’ 지켰다[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영산강을 허리에 두른 채 ‘뿌리 깊은 고을’ 지켰다[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나주는 고려와 조선 시대를 관통하며 줄곧 호남을 대표하는 도시의 하나였다. 나주는 내륙도시이면서 동시에 해양도시라는 독특한 성격을 가진 고을이기도 했다. 영산강이 나주를 풍요롭게 만든 것이다. 일찍이 마한이 영산강 유역 평야지대를 배경으로 발전했음을 보여 주는 반남고분군도 이 고장의 깊은 역사를 증명한다. 이제 ‘나주읍성 살아 있는 박물관 도시 만들기’로 그 진면목이 살아나고 있어 반갑다. 동점문, 영금문, 남고문, 북망문 등 나주성의 4대문이 모두 제모습을 찾았다. 자연스러운 질감을 연출하는 읍성의 석물들이 뿌리가 깊은 고을의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 준다. 나주는 홍어와 곰탕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나주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곰탕을 먹는 것이었다. 나주관아 객사인 금성관 주변엔 솜씨 좋은 곰탕집이 몰려 있다. 역사관광도시로 나주가 ‘버킷 리스트’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양과 지형 닮아 ‘소경’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나주는 그 지형이 한양과 닮아 예부터 소경(小京)이라 불렀다’고 했다. 영산강을 한강, 금성산을 북한산에 대입한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위성사진으로 실제 지형지물을 보여 주는 ‘구글 어스’를 열면 나주성은 절묘한 입지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산강이 북동쪽에서 흘러들어 읍성을 휘감으며 남서쪽으로 흘러나간다. 나주성의 진산인 해발 450m의 금성산과 그 줄기는 서쪽과 북쪽으로 읍성을 감싸고 있다. 나주성을 이 자리에 지은 것도 천혜의 방어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행정구역의 이름이자 지역의 정체성인 전라도(全羅道)라는 이름은 고려 현종 9년(1018)에 처음 생겼다. 모르는 사람이 없듯이 전라도는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에서 한 글자씩 따온 땅이름이다. 그런데 통일신라 시대만 해도 이 지역에선 무주(武州), 곧 지금의 광주가 9주의 하나로 중시됐다. 나주가 대표성을 가진 고을로 발돋움한 이유가 궁금하다. 나주읍성의 동문인 동점문은 일제강점기 훼철됐다가 2006년 복원됐다. 문루에는 정도전의 ‘등나주동루유부로서’(登羅州東樓諭父老書)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나주 동루에 올라 지역 어르신들에게 드리는 글’쯤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정도전은 알려진 대로 조선의 개국 공신이지만 1362년(공민왕 11년) 문과에 급제하며 고려 조정에서 먼저 벼슬을 했다.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정도전의 글은 나주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도전의 언사(言事)가 재상에게 거슬러 회진현으로 추방되어 왔다. 나주의 속현인 회진현에 가려면 나주를 거쳐야 하는 만큼 동루에 오르게 됐다. 발걸음을 옮기며 사방을 살펴보니 산천이 아름답고 인물이 많은 고장으로 풍요로워 많은 백성이 모여 사는 남방 일대의 큰 항구다. 나주가 주(州)가 된 것은 국초(고려 초기)로 또 공로가 있는 고장이었다.’ 나주, 고려·조선시대 호남 대표 도시마한도 영산강 평야 자리 잡고 발전내륙과 해양도시 특성 동시에 지녀정도전 “산천 아름답고 인물이 많아”이 글에서도 ‘남방 일대의 큰 항구’라는 대목이 눈에 띈다. 나주는 1981년 영산강 하굿둑이 완공되며 바다로 나가는 길이 막혔다. 하지만 나주는 홍어거리가 있는 영산포의 존재에서 알 수 있듯이 전라도 남부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였다. 흑산도 홍어로 홍어거리가 생겼을 만큼 서남해안 수산물이 나주에 모였고 다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수운이 퇴조하고 육운이 득세하면서 물류 수송로와 기지로 영산강과 나주는 힘을 잃었다. 영산강이라는 물길의 이름과 영산포라는 땅이름을 두고도 학계에서는 흑산도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고려사에는 ‘흑산도 사람이 뭍에 나와 남포 강변에 터를 잡으면서 영산현이라 불렀다. 1363년(공민왕 12년) 군으로 승격했다’는 대목이 보인다. 남포는 나주성이 멀지 않은 영산강 북안 포구를 가리킨다. ‘영산’이라는 명칭이 역사책에 처음 등장한 사례라고 한다. 영산강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흑산현이 아니라 영산현이라고 한 것도 과거 흑산도가 영산도라고 불렸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나주성, 동남쪽은 남산의 능선 활용서북쪽은 금성산이 둘러싸고 있어 동점문 등 4대 문 모두 제모습 찾아첨단 기술과 공존하는 역사 도시로●후삼국 쟁투 때 태조 왕건 손 들어줘 나주의 농업 생산력이 뛰어났던 것은 일찌감치 마한 세력이 자리잡았던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나주는 해양 교역과 어업의 핵심기지이기도 했으니 당연히 일대의 경제권을 장악했을 것이다. 나주는 고려왕조가 창업하는 과정에도 크게 힘을 보탰기에 지역 발전이 가속화됐다. 정도전은 앞의 글에서 ‘우리 고려 태조가 삼한을 아우를 때 모든 고을이 평정됐는데 오직 후백제만이 항복하지 않았다. 이때 나주 사람들은 역(逆)과 순(順)을 밝게 인식하고 솔선해 찾아와 귀부했다. 태조는 후백제를 취하는 데 나주 사람들의 힘이 컸으므로 친히 이 고을에 납시어 목(牧)으로 승격시키고 남쪽 여러 고을을 통솔하게 했다’고 적었다. 나주가 후삼국의 쟁투 과정에서 고려 태조 왕건의 손을 들어 준 전설이 담긴 유적이 완사천(浣紗泉)이다. 영산대교로 가는 나주시청 앞 길가에 자리잡고 있다. 왕건이 물긷는 여인에게 물 한 그릇을 청하자 버들잎을 띄워 주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왕건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니 곧 장화왕후 오씨다. 오씨가 낳은 아들이 고려의 제2대 왕 혜종이다. 왕건은 장화왕후를 위해 흥룡사를 지었는데 최근 절터가 확인됐다. 국립나주박물관에 있는 높이 3.3m의 당당한 나주 서성문 안 석등은 흥룡사에 세워졌던 것이라고 한다. ●나주목사 김계희, 대대적 확대·정비 나주성은 사실상의 평지성이다. 다만 동점문과 남고문 사이 동남쪽 일부는 해발 42m 남산의 능선을 활용해 성벽을 쌓았다. 읍성이 언제 처음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방어 목적을 가진 읍성의 필요성은 일찍부터 부각됐을 것이다. 나주성의 존재는 1237년(고종 24년) 고려사에 처음 등장한다. 열전에 ‘김경손이 1237년 전라도지휘사로 부임했는데 초적 이연년 형제가 주변 무뢰배를 모아 나주성을 포위했다’는 대목이다. 조선 시대가 되면 태종실록에 1404년(태종 4년) ‘나주와 보성에 성을 쌓았다’는 기사가 보인다. 1451년(문종 1년)에는 ‘나주목 읍성은 내부 민호가 많아 성터를 다시 7000척으로 고쳐 정했다’고 했다. 당시 읍성을 대대적으로 확대·정비한 사람이 나주목사 김계희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나주성 복원도 그가 완성한 둘레 3.7㎞ 읍성을 근거로 한다. 하지만 나주성이 제모습을 찾으려면 갈 길이 멀다. 관아 터는 아직 공터로 남아 있고 성벽도 대부분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관아 터는 연차적으로 복원하되 성벽은 상징성을 되찾는 수준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제강점기 훼철된 이후 성벽이 있던 자리엔 건물이 들어찼다. 주민의 생활권을 당장 갈라놓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읍성에서 영산포에 가려면 영산대교를 건너야 한다. 40곳 남짓한 전문식당이 몰려 있는 홍어거리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 나주 명물이다. 5월이면 ‘영산포홍어축제’도 열린다. 홍어거리에 내걸린 ‘가슴 후비는 어울림의 한 판이자 입안에 꽉 찬, 이 야만적인 충만감. 머릿속에 일곱 무지개가 떠올랐다’는 작가 문순태의 ‘홍어 삼합’에 눈길이 간다. 나주성 복원을 비롯한 역사도시 만들기 사업은 흔히 나주혁신도시라 불리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으로 옛 도심의 공동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옛 도심은 역사문화, 혁신도시는 첨단기술로 역할을 분담하는 토대가 마련됐다. 개발 압력에 시달리는 다른 고도(古都)와 달리 역사도시로 가꿔가는 데 오히려 좋은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그럴수록 나주혁신도시가 ‘에너지산업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라는 조성 목적에 걸맞게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마침 혁신도시의 한국에너지공과대(KENTECH)가 2026년 대입 정시에서 뜨거운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혁신도시의 성공은 나주 옛 도심을 수준 높은 문화도시로 가꿔 가는 경제적 기반도 제공할 것이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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