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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콘진, ‘사운드 패스’로 경기 인디밴드 해외 진출 지원

    경콘진, ‘사운드 패스’로 경기 인디밴드 해외 진출 지원

    경기콘텐츠진흥원(경콘진)은 경기도가 발굴한 실력파 인디밴드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사운드 패스’를 추진한다. 사운드 패스는 기존 ‘경기뮤직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쇼케이스 중심의 글로벌 진출 사업으로 확대한 프로그램이다. 해외 음악산업 관계자와의 비즈니스 미팅을 강화해 도내 뮤지션들의 해외 페스티벌 및 현지 공연 진출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 1일·7개 팀 규모로 운영되던 쇼케이스를 2일·12개 팀 규모로 늘려 인디밴드의 해외 무대 참여 기회를 넓혔다. 올해 쇼케이스는 8월 8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토파즈홀에서 개최된다. 전문가 심사를 거쳐 선정된 12개 팀은 ▲다다다 ▲더픽스 ▲루아멜 ▲모허 ▲비공정 ▲심아일랜드 ▲유령서점 ▲양반들 ▲이상웅 ▲잭킹콩 ▲튜스데이비치클럽 ▲HYANG이다. 선정 팀은 8월 쇼케이스를 통해 해외 음악산업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 매칭, 글로벌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해외 초청이 성사된 팀에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지원한다. 아울러 도내 음악 공간을 활용한 ‘뮤직 ON’ 공연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지속적인 무대 기회도 함께 제공받는다. 탁용석 경콘진 원장은 “경기도의 우수한 뮤지션들이 해외 시장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해외 음악산업 네트워크를 지속해서 확장하여 우리 뮤지션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콘진은 지난 2016년부터 대표적인 인디 뮤지션 발굴 사업인 ‘인디스땅스’를 운영하며 누적 6000여 팀의 아티스트 풀을 구축해 왔다.
  • “날씨 좋아”…문채원, 한옥에서 포착된 비공개 결혼식

    “날씨 좋아”…문채원, 한옥에서 포착된 비공개 결혼식

    배우 문채원의 비공개 결혼식 현장이 동료 배우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드라마 ‘악의 꽃’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준기, 김지훈, 장희진은 물론 김철규 감독과 제작진까지 한자리에 모이며 변함없는 인연을 이어갔다. 장희진은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의 꽃”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결혼식에 참석한 문채원을 중심으로 이준기, 김지훈, 장희진이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한 채 미소 짓는 모습이 담겼다. 문채원은 순백의 꽃다발을 든 채 환한 표정을 지었고, 이준기는 윙크와 엄지손가락 포즈를 취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더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악의 꽃’을 연출한 김철규 감독과 제작진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작품 종영 이후에도 이어진 배우들과 제작진의 끈끈한 우정이 훈훈함을 자아냈다. 특히 공개된 사진에는 전통 한옥을 배경으로 한 야외 예식장도 담겼다. 장희진은 “날씨 좋아”라는 글을 덧붙였고, 소나무가 있는 중정과 전구 장식이 어우러진 예식장이 시선을 모았다. 문채원은 지난 28일 서울 모처에서 비연예인 예비 신랑과 가족, 친인척,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한 가운데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소속사는 신랑과 양가 가족을 배려해 예식을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문채원은 지난 4월 자필 편지를 통해 결혼 소식을 직접 전하며 “가정을 이루고 가꾸어 갈 생각에 조금은 떨리고, 그보다 설렌다”고 밝혔다. 이후 제기된 혼전 임신설과 예비 신랑이 피부과 의사라는 루머에 대해서는 소속사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 “홍명보 나가” 홀로 외친 김영광…안정환이 말 아꼈던 이유

    “홍명보 나가” 홀로 외친 김영광…안정환이 말 아꼈던 이유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결국 자진 사퇴한 가운데, 생방송에서 전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였던 김영광이 “홍명보 나가”를 외쳤던 장면과 당시 말을 아꼈던 안정환의 이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논란의 장면은 지난 25일 틱톡 오리지널 라이브 프로그램 ‘티키티키 타카타카 토크토크쇼’에서 나왔다. 이날 방송에는 안정환과 김남일, 김영광, 장지현 해설위원, 방송인 이현이, 코미디언 양상국 등이 출연해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되짚었다. 김영광은 “32강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지만…”이라고 운을 뗀 뒤 갑자기 박수를 치며 “홍명보 나가”라고 외쳤다. 이어 “3일이 남아 있지만 그 안에 빠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대회 도중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예상치 못한 발언에 스튜디오는 순간 얼어붙었다. 안정환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고, 다른 출연진들도 “라이브 맞죠?” “이야”라며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해당 장면은 방송 직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당시 일부 팬들은 안정환이 대한축구협회나 홍명보 감독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안정환은 28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직접 입을 열었다. 안정환은 “그때 눈치를 본 게 아니라 대본을 보고 있었다”며 “나는 누구 눈치를 보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김영광이 내 눈치를 봤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아공전 패배 후 대표팀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일반 축구 팬들은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되지도 않은 것들이 이상하게 떠들더라”고 말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서는 “저도 잘못했다”며 “욕을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저도 그렇게 표현할 자유가 있다”고 해명했다. 축구협회 눈치를 본다는 지적에는 “나보고 축구협회 한 자리 맡고 싶어 한다는데, 정몽규 회장이 있는 동안 축구협회에 들어간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사람들과 똑같이 되기 싫었기 때문”이라며 “나는 그들과 상관없는 사람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비판은 하지 말아 달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홍명보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안정환은 “개인적으로는 존경하는 선배지만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고, “새로 바뀐 협회도 또 잘못된다면 협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 그 뒤에는 축구계를 떠날 생각도 하고 있다”며 대한축구협회의 쇄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결국 홍 감독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대표팀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홍 감독의 사퇴로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월드컵 실패를 계기로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쇄신 요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대한전선 ‘깨끗한 서해안 만들기’ 동참

    대한전선 ‘깨끗한 서해안 만들기’ 동참

    대한전선이 지난 25일 충남 당진시가 주관한 민관 합동 해양 정화 활동에 참여했다고 28일 밝혔다. 하절기 집중호우와 휴가철을 앞두고 해안가에 유입되거나 방치된 쓰레기를 수거해 쾌적하고 안전한 해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전선 임직원 20여명과 당진시 관계자, 지역 주민 등 총 50여명이 참여했다. 대한전선은 올해 입사한 신규 입사자 중심으로 참여했으며 이들이 당진 지역의 해양 환경을 직접 살피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환경 보전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대호방조제와 도비도항 일대를 중심으로 스티로폼, 폐어구, 일반 쓰레기 등 해안가에 방치된 각종 쓰레기를 수거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승지 대리는 “깨끗한 서해안을 만드는 일에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서해안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활동에 지속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지역의 환경 보전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011년부터 당진시와 협약을 맺고 매년 용무치항 인근에서 해양 쓰레기와 폐기물을 수거하는 ‘1사 1연안’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갯벌 내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염생식물 식재 활동, 식목일 맞이 나무 심기 등 지역 환경 개선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주요 생산 거점이 위치한 당진 지역을 중심으로 환경 정화, 지역 상생, 취약계층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구청장 1시간은 주민 38만 시간… 천하제일 영등포 만들 것”[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구청장 1시간은 주민 38만 시간… 천하제일 영등포 만들 것”[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4년 만의 영등포 탈환구정 정상화하라는 주민 명령 실감정체·퇴보한 부분들 면밀히 살펴야국제금융특구·창업특별구 조성영등포판 정부 ‘모두의 창업’ 도입글로벌 인재 모아 금융기관 유치도구정 철학은 민주·공정·투명성주민 알 권리 위해 간부회의 생중계부패방지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공무원 무사안일주의 타파안 된다는 답변 대신 지원책 모색위임받은 권력 체감시켜 드리고파 “제게 주어진 1시간은 영등포 주민들의 38만 시간과 같습니다. 1분 1초도 아껴 쓰려고 합니다. 또 지체해서도 안 됩니다.” 서울의 대표적 ‘스윙스테이트’ 영등포 민심은 이번에도 교차투표를 했다. 시장으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삶의 질과 직결된 구청장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조유진(60) 당선인을 택한 것이다. 지난 26일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조 당선인은 “영등포를 정상화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뼈저리게 실감한다”며 “당선된 이후 느끼는 책임감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고 고백했다. 이어 “영등포가 강남, 서초보다 우위에 서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는 민선 9기의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주당이 4년 만에 영등포를 탈환했다. “영등포 곳곳을 빠짐없이 살피고 모든 분야에서 정체하거나 퇴보한 부분을 살펴 정상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다. 주민들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구청장은 저를 선택해 주셨다. 여기에 담긴 유권자의 뜻을 헤아리고 받들어야 한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대학 신입생 때 아버지와 청계천 일대를 걷던 기억이 난다. 힘겹게 짐을 부리던 일꾼들을 보시며 아버지는 ‘나중에도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잊지 말고, 이분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하셨다. 정치를 하라는 말씀은 아니었지만 마음 속 깊이 남았다. 학창 시절 민주화운동이 한창이었다. 대학 2학년 때 학교 선배이기도 한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한국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격적인 정치 입문은 2000년 총선 직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남궁석 의원의 비서관으로 들어가면서다. 김대중 정부가 벤처기업을 육성하면서 한국 경제가 살아나던 변곡점이었는데 그때 민주당 당원이 됐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방송찬조연설단 원고팀장을 맡았다.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자갈치 아지매’ 찬조 연설 원고를 제가 썼다.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향해 힘들어도 소신을 지켜온 그가 대통령이 돼 동서를 화합하고 지역 구도를 타파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녹여냈다. 성과를 인정받았고 이를 계기로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가게 됐다.” -캠페인 내내 영등포를 ‘국제금융특구’와 ‘창업특별구’로 만들겠다고 했다. 실행 방안은. “영등포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산업화의 엔진이었다. 인공지능(AI), 로봇, 정보기술(IT) 등 첨단 산업을 응용한 대변환기에 도약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창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영등포의 지리·역사적 여건을 활용해 청년, 여성, 중장년은 물론 어르신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창업특별구’를 만들겠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모두의 창업’ 프로그램을 영등포구에도 도입하겠다. 정부 지원에서 아쉽게 탈락한 스타트업은 구에서 정부에 준하는 지원을 하고, 이들이 CES(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 같은 글로벌 무대에 진출해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 이미 ‘국제금융특구’로 지정된 여의도를 기반으로 금융 중심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볼륨을 키우겠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많이 사는 대림동을 국제적 금융 인재의 산실로 만드는 식이다. 남부도로사업소 이전 부지에 ‘국제 금융 아카데미’를 조성하고 핀테크, 블록체인, 가상화폐 등 첨단 금융 기법을 교육해 세계의 청년 인재들이 모여들게 하겠다. 또 부동산 금융에 특화된 연구소와 기관을 유치하고, 마이스(MICE·국제회의 및 전시와 관광을 결합한 산업)를 키워 각국 금융 기업이 영등포에 와서 국제회의를 할 수 있게 하겠다.” -민선 9기를 이끌어갈 당선인의 구정 철학은 무엇인가. “키워드는 민주성, 투명성, 공정성이다. 우리나라는 법치주의 국가인 동시에 민주주의 국가이기에 행정의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이 구정에 대해 알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예를 들자면 문래동 데이터 센터 건립이나 여의도금호리첸시아 인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환기구 문제 등이다. 주민이 의사 결정 과정을 모르다 보니 불안해한다. 구청이 관심을 갖고 주민 입장에서 행정을 해야 한다. 나아가 주민이 의사 결정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처럼 구청의 주요 회의를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를 해보려고 한다. 구정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알려야 주민도 참여할 수 있고 민주주의도 실현된다. 공정성은 구청장이 가진 막강한 권한을 바르게 쓰는 것이다. 조례와 법령을 합치면 구청장에게는 약 3000개의 권한이 있다. 이 권한이 잘못 사용되면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권한을 시스템으로 통제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인허가·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자동으로 경고가 울리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취임 후 ‘1호 결재’가 궁금하다. “영등포구 헌법도시 선언을 1호로 결재할 계획이다.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하던 시절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헌법과 정치를 접목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이후 대통령의 국정 행위를 헌법의 관점에서 모니터링하는 일을 했다. 또 ‘헌법 사용 설명서’, ‘처음 읽는 헌법’ 등 헌법 입문서를 써서 헌법 가치에 대한 인식 확산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정의 모든 분야에 국민주권과 기본권 보장 등 헌법가치가 실현되도록 하는 헌법도시 선언을 준비 중이다.” -선거 기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경로당을 방문했을 때 초등학교 동창의 아버지를 우연히 만났다. 뵙는 순간 친구의 어릴 적 모습이 아버지께 있어 곧바로 알아봤다. 아버님께서 ‘당선될 테니 걱정하지 말고, 절대 초심을 잃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드렸다.” -영등포 주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항상 주민이 먼저다. 공무원이 흔히 빠지기 쉬운 행정 편의주의와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하겠다. 법이 금하는 게 아니라면 주민이 민원을 제기했을 때 ‘안 된다’가 아닌 ‘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하는 발상의 전환을 이루겠다. 영등포구청장의 1시간은 주민들의 38만 시간이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주민은 지금 당장 배가 고프고 아픈데 ‘기다리라’는 말만 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하겠다. 주민들이 위임한 권력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를 느끼도록 하겠다. 제 선거 슬로건이 ‘천하제일 영등포’다. 영등포는 상해 임시정부가 해방 후 첫발을 디딘 여의도 비행장이 있던 곳이자 87년 체제를 만들고 12·3 비상계엄 후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회의사당이 있는 상징적 공간이다. 이런 세 가지 역사성이 천하제일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근거가 됐다. 앞으로 창업특별구와 국제금융특구가 되면 영등포가 강남, 서초보다 우위에 서는 시대도 머지않아 열릴 것이다. 또한 홍콩과 싱가포르, 두바이, 뉴욕, 상하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천하제일 영등포’의 비전이자 미래상이다.” ■ 조유진 당선인은 1966년 신길동에서 태어난 5대째 영등포 토박이다. IMF 외환위기가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전자부품업을 하던 아버지 사업이 급격하게 기울면서 채권 추심업자들이 집에 들이닥쳤다. 서울대 신입생(경제학과)이던 그는 “법을 모르면 무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자퇴 이후 1986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남궁석 의원실에 몸담았다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방송찬조연설 원고팀장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2003~2004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는 원내대표 특보와 의원실 보좌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2015년 10월 시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체급을 올려 도전한 6·3지방선거에서 52.03%로 너끈하게 구청장에 당선됐다.
  • 전쟁에 슬퍼하기보다… ‘방산주’부터 살피게 된 우리

    전쟁에 슬퍼하기보다… ‘방산주’부터 살피게 된 우리

    수년간 이어진 인류 고통에 무감각계층별 다른 죽음의 조건·의미 조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까지 최근 몇 년 동안 뉴스에서는 끊임없이 전쟁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계속되는 전쟁 소식에 사람들은 죽음에 무감각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154호’(2026년 여름호)는 지난호에 이어 별책부록 격인 ‘문학과사회 하이픈’을 발행해 기술과 전쟁, 돌봄과 질병, 사회적 죽음과 생물학적 죽음 등 서로 다른 층위에서 경험되는 죽음의 조건과 의미를 살폈다. 8명의 필자는 죽음이 특정 사건이나 재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조건과 기술, 제도 속에서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배분되는 문제임을 드러냈다. 이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죽음의 비대칭적 분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이다. 북반구에서는 죽음을 지연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과 첨단 기술이 동원되고 있지만 분쟁지역에서는 자동화된 무기를 통해 값싸고 효율적 죽음이 집행되고 있다. 생명은 관리되고 투자되는 대상으로, 기술은 생명을 연장하는 장치인 동시에 죽음을 집행하는 장치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서보경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의 ‘피란’은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준 피란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지각의 역치를 넘어선 압도적 폭력 앞에서 인간은 죽음의 구체성을 지우고 단순 신호로 인지한다. 전쟁은 ‘과잉 자극 순환 경제’의 일부가 됐고 그 회로를 순환하는 수많은 영상은 고향을 떠나는 피란민의 시선이 아닌 최첨단 무기의 시선으로 ‘이상한 깨끗함’을 소비한다. 서 교수는 이런 무감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승전의 기념이 아닌 피란의 기억, 죽음-기계의 막대함이 아닌 삶의 연약함을 나누는 이야기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상원 충북대 철학과 교수의 ‘죽음 기계들의 행진-멈추지 않는 전쟁의 연속을 바라보며’ 역시 인류가 고통의 현존을 외면한 채 공감 불능 상태에 갇혀버렸음을 비판한다. 전쟁 소식을 들으며 포화 속에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연민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방산주를 매수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잔인한 긍정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전쟁과 학살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현재를 ‘일상화된 예외상태’로 정의하고 무관심의 세계화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례화된 예외상태를 넘어서 진정한 예외상태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고통의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고 버티며 ‘부정적인 것에 머물기’의 수행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충남, AI 수도 될 것… 도민의견 수첩 세 권이 3t처럼 무거워”[민선 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충남, AI 수도 될 것… 도민의견 수첩 세 권이 3t처럼 무거워”[민선 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세 권의 수첩 무게가 3t처럼 느껴집니다.” 박수현(62) 충남도지사 당선인은 28일 충남 내포의 당선인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기간 내내 제 곁을 지킨 것은 화려한 구호도 아닌, 낡고 두툼한 세 권의 수첩이었다”고 돌이켰다.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간담회와 삶의 현장 등에서 만난 도민들의 소박한 바람과 절실한 염원을 하나하나 옮겨 적다 보니 수첩이 빼곡히 찼다고 했다. 그는 “종이 위에 새겨진 글자들은 단순 민원이 아닌 충남의 변화를 이끌라는 도민들의 엄중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도정은 현장과의 소통에서 시작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한 박 당선인은 개인 휴대전화 번호도 공개하며 도민과 직접 소통에도 나서고 있다. 19대와 22대 국회를 거치며 중앙 정치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그는 새달 1일 22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광역단체장으로서 첫발을 내디딘다. 다음은 일문일답. 낡고 두툼한 수첩과 늘 함께수첩의 염원들, 엄중한 도민 명령현장·미래로 통하는 도정 펼칠 것개인 폰번호로 직접 주민과 소통-2선 의원과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국민소통수석 등을 거쳐 광역단체장이 됐다. 비결은. “현장 가까이 있으려 했던 시간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 국회의원으로 일할 때도 지역의 작은 민원부터 국가 균형성장처럼 큰 과제까지 결국 답은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뛰었다. 당선의 기쁨보다 220만 도민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가 훨씬 무겁다. 결과로 신뢰에 보답하겠다.” -민선 9기 도정 운영의 첫 번째 키워드로 ‘통(通)’을 제시한 이유는.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의 실천이다. 현장을 도지사실로 끌어들인다는 의미가 있다. 여기서 ‘통’은 두 가지 큰 뜻을 담고 있다. 하나는 도민과 통하는 의미다. 또 하나는 미래로 통하는 충남이다. 정책 영향을 가장 먼저, 가장 깊이 받는 분들은 도민이다. 그래서 준비위원회 단계부터 권역별 타운홀미팅을 열고 도정 실·국 업무보고도 유튜브(충남TV)를 통해 항상 공개했다. 도민 말씀을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추진 과정은 투명하게 알리며, 결과로 다시 답하겠다는 도정 운영의 원칙이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시행할 정책은. “충남의 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민선 9기는 ‘충·효·예 충청 정신 운동’을 도정의 첫 실천으로 추진하겠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보훈 가족을 더 예우하고, 지역을 지켜온 어르신을 공경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의 힘을 다시 세우겠다. 보훈·노인 정책과 교육, 생활 속 실천으로 연결하겠다. 동시에 민생과 재정, 재난 대응체계를 긴급 점검해 도민의 일상에 직접 닿는 사업부터 빈틈없이 챙기겠다.” -가장 시급한 충남 도정의 현안은. “엄중한 재정 여건 속에서도 도민의 민생과 미래 투자를 지켜 내는 일이다. 재정의 어려움이 곧바로 소상공인과 농어민, 취약계층 등의 삶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급하지 않은 사업과 관행적 지출은 원점에서 살피되 안전·돌봄·민생처럼 도민 삶과 직결되는 사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미래를 포기하지도, 미래 투자만 앞세워 오늘의 어려움을 외면하지도 않겠다.” -1호 공약인 ‘인공지능(AI) 대전환’의 구체적인 계획은. “충남형 AI 대전환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AI 산업혁신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균형을 맞춘 모델이다. 구체적 계획 마련을 위해 최근 발족한 AI 기획위원회도 충남형 AI 대전환 계획에 감동했다. 산업과 사람에게 균형을 맞춘 충남형 AI 대전환은 전국 유일의 모델로 대한민국 선도 모델이 될 것이다. 과거 ‘핫바지’ 소리를 들었지만 대한민국 AI를 선도하는 ‘AI 수도 충남’을 확신한다. 제조업과 반도체·디스플레이·모빌리티 등 충남 주력산업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겠다. 대기업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중소기업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농축수산업에도 현장형 AI를 적용해 기후 위기와 고령화에 대응하겠다. 도민 일상에서는 AI 돌봄, 재난·교통·행정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바꿔 위험은 먼저 알리고 불편은 줄이겠다.” 충남형 AI 대전환, 한국 선도‘전국 유일’ 산업·사람 균형 맞춘 모델 제조업 넘어 농축산산업도 AI 접목 경쟁력 높이고 고령화·재난 대응도-충남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둘 분야는. “앞으로 4년은 AI를 기반으로 한 산업 전환과 사람 투자에 가장 중점을 두겠다. 충남은 반도체·디스플레이·모빌리티 등 대한민국 제조업 핵심 거점이다. 이 강점을 AI와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로 고도화하겠다. 동시에 석탄화력발전 폐지 지역에는 수소·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산업을 키우고 국방산업·역사문화관광·스마트농어업도 지역 성장축으로 만들겠다. 청년이 배우고 일하며 정착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 교육, 주거, 교통, 돌봄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인구 감소, 지역 소멸 등 지역 발전 대전환을 위한 특단의 대책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은 한두 개 사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과제다. 해법은 지역마다 다른 강점과 여건을 살려 일자리와 생활 기반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천안·아산은 첨단산업과 인재 양성, 서해안은 에너지 전환과 항만·물류, 남부권은 국방·역사문화·관광, 농어촌은 스마트농업과 특화 농식품 산업으로 경쟁력을 키우겠다. 충남 균형성장은 지역 간 제로섬 경쟁이 아닌 15개 시군이 각자 성장 동력을 갖고 함께 커가는 것이다.” -충청권 상생과 협력 추진 계획은. “충청권 상생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 세종의 행정 기능, 충남의 첨단 제조업과 항만·물류·에너지 기반이 연결되면 충청권은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새로운 중심축이 될 수 있다. 우선 대전·세종·충북과 광역교통, 산업, 의료, 문화, 관광 등 시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부터 촘촘히 넓히겠다.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사람과 산업, 자원이 자유롭게 오가는 생활·경제권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보면 대전·충남 행정 통합이 어려워진 것 같은데. “대통령 말씀은 대전·충남 통합의 의지나 방향이 달라졌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통합 추진 과정에 제도적·정치적·행정적으로 고려해야 할 현실적 요소가 많다는 점을 짚은 것으로 이해한다. 통합을 멈추거나 늦출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현실적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하고, 중앙정부를 설득하며, 주민 공감대를 넓혀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충남은 애초 목표대로 연내 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2028년 총선부터 통합된 권역에서 함께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노력하겠다. 광주·전남은 통합을 발판으로 더 큰 재정과 권한 이양의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통합을 미루는 것은 곧 충청권의 퇴보다. 대전·충남 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충청권 미래와 도민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통합 미루는 건 충청권의 퇴보대전 R&D·세종 행정·충남 인프라충청권 상생으로 수도권 쏠림 극복대전충남 통합 올해 국회 통과 목표-취임 전 8개 권역 타운홀 미팅을 진행 중인데. “민선 9기 도정 설계를 도민과 함께하기 위해 시작했다. 선거 때 약속만으로는 지역의 복잡한 현실을 다 담을 수 없다. 보령·서천의 산업 전환, 남부권의 균형성장, 서해안의 관광과 에너지, 공주·부여·청양의 역사와 문화처럼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는 훨씬 구체적이고 절실했다. 서로 다른 과제를 안고 있지만 도정이 더 가까이 듣고 더 빠르게 답해 달라는 마음은 같았다. 타운홀 미팅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도민의 질문을 정책에 반영하고 추진 상황과 결과로 다시 보고하는 소통의 출발점이다. 첫 권역별 소통부터 현장에서 미처 질문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직접 공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여 건이 넘는 전화와 문자를 받았다. 100% 처리를 위해 노력 중이다. 작고 불편한 목소리, 갈등의 현장에 있는 목소리까지 놓치지 않겠다.” -민선 8기 정책 중 계승할 것은. “좋은 정책에는 여야가 없고 전임 도정의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중단해서도 안 된다. 기업 투자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 교통·물류 인프라 확충, 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 서산공항과 광역교통망 구축, 석탄화력발전 폐지 지역의 산업 전환 등 도민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업은 속도감 있게 이어가겠다. 다만 모든 사업은 도민의 실익과 재정 여건, 추진 가능성을 기준으로 점검하겠다. 성장 성과가 일자리·민생·돌봄·교육·정주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보완하겠다. 계승할 것은 분명히 계승하고, 부족한 부분은 과감히 바로잡겠다.”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저를 지지한 분도, 지지하지 않은 분도 모두 제가 섬겨야 할 충남의 주인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도민께 드린 약속을 지키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화려한 말보다 일자리와 민생, 돌봄과 교육, 농어촌과 지역경제의 변화로 답하겠다. 도민 말씀은 더 자주, 더 가까이에서 듣겠다.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부족한 점은 숨기지 않고 고치겠다. 충남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수 있는 충분한 역량과 자산을 갖고 있다. ‘복지 충남’과 ‘힘쎈 충남’의 성과 위에 도민과 함께 설계하고 함께 완성하는 새로운 충남을 만들겠다.”
  • 4이닝 3실점 하랬더니 7이닝 1실점…‘KIA 보물’ 김태형 “선발하고 싶습니다!”

    4이닝 3실점 하랬더니 7이닝 1실점…‘KIA 보물’ 김태형 “선발하고 싶습니다!”

    KIA 타이거즈 김태형(20)이 선발 등판 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KIA 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이제 불과 2년 차인 어린 투수지만 향후 KIA의 마운드를 책임질 재목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따른다. 김태형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4피안타(1홈런)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2-1 승리를 이끌었다. 동갑내기 박준순에게 얻어맞은 홈런이 유일한 흠이었던 투구였다. 시즌 2승이자 통산 2승째를 거둔 빛나는 투구였다. 김태형은 지난달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직전 선발 등판 경기에서는 2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끄는 압도적인 투구로 이범호 KIA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김태형에 대해 4이닝 3실점 정도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했던 김태형은 외국인 투수 애덤 올러가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휴식을 결정하면서 이 자리를 메우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달과 이달 구원으로 5경기, 선발로 5경기 나서며 적응이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김태형은 스무 살의 패기로 씩씩하게 1선발 올러의 자리를 대체했다. 최대 5이닝까지 기대했고 초반에 안 풀리면 불펜을 총동원하려던 이 감독의 계획은 김태형의 호투에 산산조각 났다. 김태형은 최고 시속 151㎞의 직구(34구)를 앞세워 슬라이더(22구), 스위퍼(20구), 체인지업(15구), 커브(3구)를 섞어 던지며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94구는 데뷔 후 가장 많은 투구 수다. 이 감독은 “김태형이 기대했던 5이닝을 넘어 7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줬다”면서 “경기 초반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부담을 가질 수도 있었는데 팽팽한 투수전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경기 중반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내자 더 힘을 내서 자신의 투구를 다 해줬다”면서 “올러에게 이틀의 휴식을 부여한 상황에서의 호투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만난 김태형은 “지난번 첫 승 이후로는 투구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다시 잘해서 좋다”고 웃으며 “오늘 공이 좋다고 느껴서 너무 세게 던지려다 보니 초반에 제구가 잘 안됐고 이후 밸런스가 잡혔다.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에서 공략되면서 범타를 잘 유도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선발로 나가는 것은 사흘 전에 통보됐다. 보직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이지만 그는 “어디 나가든 전력 투구하겠다”며 해맑게 미소 지었다. 야구라면 뭐든 좋은 스무 살 청년의 순수한 미소였다. 취재진에게 김태형의 기대치를 밝혔던 이 감독이지만 정작 선수 본인에게는 통보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태형은 자신이 흔들릴까 봐 배려해준 것이라고 여기며 “선발 등판 때 자주 흔들리는데도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매번 스스로 증명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데 오늘은 잘 됐다”고 말했다. 7이닝 1실점 호투에도 친구인 박준순에게 얻어맞은 홈런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김태형은 “다음에는 7이닝 무실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언젠가 완봉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상황이지만 김태형은 이날 투구로 선발 체질임을 증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선발이 더 좋다”고 속마음을 슬쩍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선발로 잘하면 안 쓸 이유가 없을 터. ‘4이닝 3실점’의 예상이 크게 빗나간 이 감독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 [사설] 투자 보따리 풀 기업은 침묵, 정쟁 불씨 된 ‘호남 반도체’

    [사설] 투자 보따리 풀 기업은 침묵, 정쟁 불씨 된 ‘호남 반도체’

    오늘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릴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발표회’에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최대 100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반도체 생산시설은 이미 포화 상태다. 그런 한계와 수도권 일극체제를 벗어나야 한다는 당위로 따지자면 비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필요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뚜껑을 열기도 전에 잡음이 심각하다. 야당은 입지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압박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발한다. 직권남용 혐의로 청와대로 고발장을 보내겠다고도 한다. 여당 내에서도 시비는 불거진다. 전북 의원들은 “광주 ‘몰빵’은 안 된다”고 불만이다. 삼성은 호남에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공장만을 고려했다가 전공정(팹) 신설로 투자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천문학적 투자 보따리를 풀 기업은 입을 닫은 데다 언제 어디서부터 논의가 급물살을 탔는지 오리무중이다. 이러니 갑론을박이 끓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특정 지역 특혜론과 권력 개입설이 확산되면서 국가핵심 전략산업 입지가 정쟁의 불씨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급기야 이 대통령은 “부처 눈에는 부처가,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논란의 불씨를 키운 정부의 요령부득부터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불필요한 지역갈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호남이 왜 인력·용수·전력 등 반도체 인프라의 최적 입지인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당장 한강권역 수자원 총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영산강, 섬진강의 공업 용수량으로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하루 100만t의 물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전력 면에서는 호남 지역의 발전량이 풍부하다지만 그 47%는 재생에너지다. 날씨에 따른 발전량의 편차가 반도체 공장의 전력원으로 적합한지도 의문이 크다. 오늘 발표에서는 이런 우려에 대한 해법이 자세하게 제시돼야 한다. 올 들어 ‘호남 이전론’이 불거지면서 삼성과 SK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절차가 지지부진했다. 이런 의구심도 정부가 해소해야 할 부분이다. 만에 하나라도 정치적 외압으로 국가 핵심 산업의 천문학적 투자가 결정됐다면 용납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충분한 검토 끝에 최적의 입지를 결정한 것이 맞다면 해당 기업들도 국민 앞에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내외 주주, 투자자들과 거래 기업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
  • “꿈꿨던 월드컵 모습 아니지만”…독일 태극전사 옌스, 아쉬움 남긴 첫 국가대표

    “꿈꿨던 월드컵 모습 아니지만”…독일 태극전사 옌스, 아쉬움 남긴 첫 국가대표

    어머니의 나라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옌스 카스트로프가 생애 첫 월드컵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카스트로프는 28일 소셜미디어(SNS)에 경기장에서 뛰었던 사진을 올리며 “아쉬운 결과다. 꿈꿨던 월드컵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결코 잊지 못할 여정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우리가 이번 여정에 쏟아부은 노력과 희생, 그리고 믿음을 생각하면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면서 “ 하지만 축구라는 스포츠가 가끔은 이렇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모든 순간마다 저희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우고, 더 강해져서 다시 돌아와 계속해서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지난해 9월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태극마크를 달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서 활약하는 그는 독일 대신 한국을 택하며 태극전사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선수라는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늘 독일을 택했지만 성인 대표팀에서는 한국을 택했고 월드컵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체코와의 1차전과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는 모두 교체 명단에만 포함됐을 뿐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야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교체돼 투입되며 생애 첫 월드컵 경기를 치렀다. 주어진 45분의 짧은 시간 카스트로프는 적극적인 압박과 몸싸움으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카스트로프는 남아공전 직후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것은 기쁘지만 불행하게도 팀이 0-1로 패했다.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음에도 그는 “실점 상황에서 상대가 슈팅할 때 제때 다리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실점을 허용했다”라며 “그건 내 실수였다”고 자책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제한된 기회 속에 출전했지만 2003년생으로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향후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역 분데스리거라는 점도 그의 앞날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 다시 뜬다, 부산 거점 ‘에어부산’ 존치 시나리오

    다시 뜬다, 부산 거점 ‘에어부산’ 존치 시나리오

    올 연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친 ‘통합 대한항공 시대’ 출범에 이어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도 내년 1분기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가덕도 신공항의 본격 사업 추진과 더불어 부산 거점 항공사 존치 여부가 부산 지역 사회 화두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28일 부산 상공계 등에 따르면 부산 지역 사회는 신공항 개항 후 지역 거점 항공사가 없으면 제대로 된 공항 운영이 어렵다는 명분 아래 대한항공과 정부를 상대로 LCC 3사 통합 대신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요구해 왔다. 반면 대한항공은 “분리 매각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신공항 사업이 설계 착수 등 본궤도에 올랐고, 지방선거를 통한 지역 정계도 재편됨에 따라 거점 항공사 존치 움직임이 재개될 조짐이다. 특히 에어부산 창립 당시 주주로 참여하며 산파 역할을 했던 부산 상공계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아래 대응을 모색 중이다. 우선 지금처럼 부산에 본사를 둔 지역 거점 항공사 체제 유지에 무게가 실린다. 이를 위해 제3의 기업이 아시아나의 에어부산 지분(58.40%)을 인수하는 안과 함께 통합 LCC 부산 본사 유치라는 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대한항공의 일방통행식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지역 상공인 중심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에어부산 지분 추가 확보 방안도 실행안에 올려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미묘한 움직임이 일어 주목을 받았다. 지역 중견기업 우양수산의 자회사인 우양산업개발이 지난 1월부터 에어부산 주식 매입에 나서 지분 5.01%(548만2253주) 보유한 사실을 공시했다. 우양 측은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지역 상공계의 ‘에어부산 추가 지분 확보’ 움직임이 구체화하는 게 아닌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우양산업개발 지분 공시 이전 에어부산 지분은 아시아나 41.89%, 부산시와 지역 기업 16.15%(부산시 2.91%, 동일 3.31%, 서원홀딩스 3.15%, 아이에스동서 2.70%, 부산은행 2.53%, 세운철강 0.98%, 부산롯데호텔 0.50%, 원스틸 0.07%)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에어부산이란 실체가 사라질 경우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또 다른 LCC를 설립하자는 움직임도 논의되고 있다. 모 LCC 본사의 부산 이전 타진설도 흘러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20년 숙원이었던 신공항이 첫 삽을 앞둔 가운데 대한민국 제2도시 거점 항공사가 사라진다는 것은 시민들에겐 큰 실망이 아닐 수 없다”며 “부산 거점 항공사 존치를 위한 지혜가 모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코스닥 우울한 30살… ETF에도 밀려 시총 비중 27년 만에 최저

    코스닥 우울한 30살… ETF에도 밀려 시총 비중 27년 만에 최저

    1996년 7월 1일 ‘한국판 나스닥’을 표방하며 출범한 코스닥 시장이 다음달 1일 30주년을 맞는다. 시가총액은 7조원대에서 약 480조원으로 66배 커지고 상장사도 376개에서 1800여개로 늘며 몸집이 커졌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 대형 반도체주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며 국내 증시 내 코스닥 비중은 2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0% 내린 851.37에 장을 마쳤다. 올해 초 1000선을 회복하고 지난 4월 1200선을 넘어서며 200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올 들어 코스피가 지난해 말보다 99.59%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8.01%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에서 코스닥 비중은 지난 25일 6.39%까지 떨어져 1999년 5월 12일 6.35% 이후 가장 낮았다. 코스닥 소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형 반도체주 쏠림이 꼽힌다. 26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28.83%, 27.67%로 합산 56.49%에 달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으로도 단기 자금의 관심이 쏠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연초 이후 코스피를 대거 사들인 반면 코스닥에서는 자금을 빼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에는 대형 반도체주 쏠림이 더 심해졌다”며 “코스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이 좋아지고 있지만 코스닥은 이익 개선이 더뎌 당분간 추세적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을 받치던 개인 중심 수급 구조가 흔들린 점도 변수다. 올해 개인은 코스닥에서 7조 5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ETF를 통한 개인 순매수 5조 4000억원을 감안하면 실제 이탈 규모는 약 2조 1000억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4조 4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인 비중이 줄고 외국인 비중이 늘면서 투자 주체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반등을 위해서는 개인뿐 아니라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유입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하반기 코스닥 시장 재편에 나선다.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이고,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에도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한다. 지난달 출범한 국민참여형 성장펀드도 성장기업으로 장기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카드로 꼽힌다.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으로 나누는 승강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승강제의 성패는 기관·연기금 수급, 세제 혜택 등 실질적 유인을 얼마나 마련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코스닥 시장에 정통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장기업들이 몸집을 키우면 코스피로 옮겨가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코스닥은 성장기업이 거쳐 가는 발판에 머물 수 있다”며 “우량기업을 붙잡을 수 있는 유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벨리온·퓨리오사AI 같은 차세대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을 코스닥으로 유도하는 것도 성장기업 시장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과제로 꼽힌다.
  • 보건소로 온 이건희 주치의… “공공의료 새 모델이 마지막 소명”[월요인터뷰]

    보건소로 온 이건희 주치의… “공공의료 새 모델이 마지막 소명”[월요인터뷰]

    ‘대형병원 명의’에서 보건소장까지최장 삼성의료원장 퇴임 후 美 유학고향 창원서 필수의료 절실함 느껴2024년 강남보건소에서 현업 복귀왜 공공의료인가돈 있든 없든 내 삶터서 생 마감해야큰 병원 찾기 전 지역서 먼저 관리를‘이윤’이 필수인 민간 의료로는 한계공공의료 개선 어떻게24시간 응급실 최소 의사 3~4명 필요열악한 곳서 일할수록 더 보상해줘야치료 수가 높이는 개혁 방향 바람직강남보건소의 실험구립 요양병원은 치매 병동도 도입AI 활용해 심도 있는 건강상담 가능보완 필요하나 소외지역 도움 될 것 2023년 대구의 건물 4층에서 추락한 10대 여학생이 응급실을 떠돌다 구급차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 환자 수용과 치료를 거부한 혐의를 받는 의사 2명이 최근 응급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응급실 뺑뺑이’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붕괴와 응급의료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의사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종철(78) 강남보건소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장을 포함해 최장수 삼성의료원장을 지냈고, 17년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치의를 지낸 그는 60대 중반에 보건의료정책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누군가는 ‘쉼’을 갈구할 70세에는 “고향에서 마지막 의료활동을 하고 싶다”며 창원시 보건소장이 됐다. 지역·필수의료 시스템의 한계 속에 4년간 희망을 찾기 위한 시도를 거듭했던 그는 2024년 강남구보건소장으로 현업에 복귀했다. 지역사회 돌봄에 기반한 공공의료 모델을 완성해 확산시키겠다는 마지막 소명을 위해서다. 지난 23일 강남구보건소에서 만난 이 소장은 팔순이 가까운 나이에 여전히 의욕이 넘쳤다. 지난해부터 한 주에 3명씩 각각 1시간 동안 심도깊은 건강상담을 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실험을 시작했고, 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에는 치매 병동을 새로 만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삼성의료원장 출신이 지역 보건소로 간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창원에서 보낸 4년이 궁금하다. “(삼성의료원을 그만두고 유학을 간)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보건의료정책 첫 수업에서 한국의 건강 빈부격차를 예시로 들더라. 상위 20%와 하위 20%의 건강수명(기대수명에서 질병 또는 장애가 있는 기간을 제외한 수명) 격차가 9년 난다고 했다. 부자는 건강하게 오래 살고 가난한 사람은 아프며 살아야 하는가. 한국의 복지체계는 기초생활수급 지원 제도 등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들에 대한 의료지원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 현장을 다녀보면 보건소 수준에서만 꾸준히 관리해도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증상을 ‘큰 병원에 갈 여력이 안된다’는 이유로 집에서 키우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꾸준하게 검진이나 관리를 받는 고소득자, 자산가와는 다르다. 결국 공공의료의 부재에 따른 격차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생각하면 공공의료 개혁은 아무리 서둘러도 부족하다. 선진국의 공공의료는 인생의 마지막을 병원이 아닌 내가 살던 지역에서 가족과 친척, 친구들과 함께 보내며 보낼 수 있는 기반이 돼 있다.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 그 시작이 지역사회 의료돌봄 쳬계 확립이다. 제가 창원에 처음 갔을 때 보건소 직원조차도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공공에서 해야 하는 지역사회 의료돌봄을 확대하기 위해 보건소 간호사를 설득해 일주일에 이틀씩 환자를 보러 다녔다. 창원시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만드는 등 변화도 조금씩 나타났다. 보건소장 재임 때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공의료의 인식개선에 도움을 받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4년은 길지 않았다. 보건소장에서 물러나고도 공공의료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무렵 서상원 강남구치매안심센터장으로부터 강남구보건소에 지원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다른 기초단체에 비해 예산 지원이 좋은 강남에서 공공의료의 새 모델을 만드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도였는가. “해외에 비해 부족한 것은 지역사회의 의료돌봄 체계다. 주치의 제도가 보편화된 외국에선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필요한 경우 종합병원인 2차, 최상급인 3차 병원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반면 우리는 아직도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환자별로 호스피스병원(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병원), 3차병원, 요양병원, 요양원을 구분해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의 공공의료를 통해 2차, 3차 병원을 먼저 찾지 않고도 질병을 관리하며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공공의료의 모델이다. 건강상태를 지역 공공의료를 통해 관리받다가 필요한 경우 상급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은 그동안 요양원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을 노인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필요한 경우 상급 병원으로 옮겨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인 전문병원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지난해 치매 전문 병동을 만들었고, 내년에는 호스피스병동을 새롭게 운영할 계획이다.” -공공 응급의료 병동도 설립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응급의료는 필수의료의 핵심 요소다. 과거엔 중소병원이 많았다. 중소병원의 설립 조건은 필수의료 4개 분야인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와 응급실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산부인과와 소아과 환자가 급감했고, 결국 많은 곳이 문을 닫고 요양병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윤이 나지 않으면 존립을 이어갈 수 없는 민간의료다. 그래서 공공에서 응급실을 만들려 했었는데 결국 인건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현재 보건소 의사 연봉이 6000만~7000만원 사이인데, 민간병원에서 응급의료 전문의 인건비는 1명당 연 4억원에 이른다. 응급실은 24시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최소 3~4명의 의사가 필요한데 현재 예산으로는 불가능했다. 결국 필수의료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정부가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줘야 한다.” -인터뷰 때 합당한 보상을 언급했는데 25일 보건복지부에서 검사 수가는 낮추고 진료 수술과 진료 등의 수가는 높이는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발표했다(27일 추가 통화). “이제라도 치료하는 의료행위 수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뤄지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많은 의사가 필수의료를 기피하고 지역이 아닌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남아있으려고 하는 현실을 바꾸려면 더 많은 재정이 투입되어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의사에게는 더 많은 보상을 해줘야 한다.” -지난해부터 건강상담에 AI를 도입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일반 환자 대상으로 하는 건강상담도 공공의료 역할을 고민하다가 시작했다. 보통 환자들은 의사를 만나면 길어야 10분이다. 궁금해도 더 물어보기가 어렵다. 고령 노인들은 다양한 질병이 있기 때문에 종합 상담을 받으려면 내과나 정신과 등을 옮겨 다니며 진료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제가 한 시간 정도 상담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강남구라고 해도 수서동 등에는 저소득 독거노인이 많다. 되도록 고령의 독거노인 등 의료 혜택에 소외된 이들을 우선 상담하려고 한다. 대부분은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복합 질환을 호소한다. 다만 제 전공인 소화기내과 외에 다른 분야는 정확한 설명을 해드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챗GPT를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정확한 진단과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또는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어떤 효과가 있고 어떤 부작용에 주의해야 하는지 등을 챗GPT 도움을 받는다. 오류를 막기 위해 의학 교과서인 ‘해리슨 내과학’ 내용을 기반으로만 설명하도록 설정해 뒀다. 실제 많은 도움이 된다.” -AI가 전반적인 공공의료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까. “물론이다. 예를 들어 골밀도나 안질 검사 결과를 AI에 입력할 경우 실제 전문의가 판단하는 진단과 거의 일치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의 공공의료 현장에서 AI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효율적이라고 본다. 아울러 제가 건강상담에서 활용하는 것처럼 서로 분야가 다른 질병이나 증상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전문의가 없는 상태에서 AI만 활용하려면 아직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 ■ 이종철 강남보건소장은 1948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중,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양대 의대 교수를 거쳐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에 자리 잡았다. 2000~2008년 삼성서울병원장에 이어 2011년까지 삼성 병원들을 총괄하는 삼성의료원장을 지내는 한편, 17년간 고 이건희 회장의 건강을 책임졌다. 삼성을 떠난 뒤 홀연 미국으로 떠나 2013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의료정책을 공부했다. 2015~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을 역임한 뒤 2개월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공공의료를 바꾸려면 현장을 경험해야겠다고 결심했다. 2018년 고향으로 내려가 창원시보건소장을 지냈고, 2024년부터 강남보건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 국민은 쏙 뺀… 또 ‘끼리끼리 리그’ [윤태곤의 판]

    국민은 쏙 뺀… 또 ‘끼리끼리 리그’ [윤태곤의 판]

    대통령 “최소한 성공 아냐” 박한 평가정청래 불신… 김민석 역할론 부상鄭·김어준 ‘코어지지층’ 등으로 반격8월 전대 당권 힘겨루기 ‘점입가경’장동혁 유튜브 나가 돌발 선전 주장선관위를 재선거로 풀어 ‘자승자박’당권파·범주류 디커플링 기류 완연지방선거 통해 국민은 여야에 신호“강성지지층에 매몰 않는 중도 선호”그 흐름 거부땐 다음 총선 때 ‘큰 매’ 전국 지방선거와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6·3 선거를 복기해 보면 이제 ‘내란종식, 검찰개혁’ 같은 여권의 공세적 의제의 민심에 대한 소구력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대신 여권의 밀어붙이기와 오만에 대한 경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쌍끌이하는 코스피 활황에 가려져 있던 부동산과 자산 양극화 문제가 떠올랐다. 뿐만 아니라 혁신하지 못하는 야당에 대해서도 민심은 냉담했다. 정부여당의 지난 1년에 대한 종합적 평가, 야당에 대한 상대평가로 인해 여당이 전체 승부에선 이겼지만 서울, 경기 평택을, 부산 북구갑 같은 주요 요충지의 패배는 경고장으로 볼 수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장동혁 대표가 활발하게 움직인 곳의 성적표는 형편없었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움직임에 대한 반응도 싸늘했다. 장동혁이 이끄는 국민의힘은 여당에 패배했고 여당은 오세훈·유의동·한동훈이라는 야당 비주류와의 대결에서 패배하는 물고 물리는 고리가 만들어졌다. 각 진영 내부의 쟁투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여당은 전북의 혈투에서 신승했지만 상처를 남겼고 그 내분은 수도권, 영남권의 손실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당권파가 완벽히 패배해 당권파와 범주류의 분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이번 여름은 각 진영의 재정비·재편이라는 ‘그들끼리의 싸움’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포스트 6·3’에서 해석 논쟁이 먼저 벌어진 쪽은 여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직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길 곳을 지고, 또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고 하면 그건 문제가 다르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선거란 대통령에 대한 평가라 전제하면서도 “성을 지키는 여당은 성안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포용과 통합의 ‘그릇’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당청 지지율이 급락하자 유럽 순방을 나가서도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면서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같은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는 말인즉슨 모두 옳다. 하지만 선거 기간 동안 본인이 연일 보수진영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냈던 점, “부동산 정책이 선거에 나쁜 영향보다는 오히려 좋은 영향이 더 많았을 것”이라는 주장, ‘청와대 픽’이라고 할 수 있는 정원오·하정우 후보의 패배 등은 그 발언의 무게감을 떨어뜨렸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김민석 총리의 ‘새 역할’ 강조, 정청래 전 대표의 순방 환송식 불참 등과 맞물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여당의 전반적 방향성에 대한 성찰이라기보다는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불신으로 해석되기 충분했다. 이런 기류 속에서 민주당 대변인이 “우리가 윤석열이 누구 찍어서 당대표 시키고 이걸 엄청 욕을 했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그거 하시는 건가 설마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직을 사퇴하는 등 여권 내부 갈등은 오히려 격화됐다. 정 전 대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만 떠넘기려는 흐름을 피해 나가며 본인이야말로 ‘중단 없는 개혁’을 진행할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의 적자임을 자임하며 방어벽을 쳤다. 안팎의 압박 내지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대표직 연임 도전을 위해 사퇴한 그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어 프레임 전환을 시도했다.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쳐 “악용될 여지가 없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봉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청래는 “숟가락을 주면 칼을 만들 것”이라며 “검찰은 미련을 버리고 꿈에서 깨라”고 맞섰다. 결국 정부는 보완수사권을 예외 없이 완전 폐지하기로 형사소송법 개정 방침을 정했다. 그 역시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 총리는 정부안조차 내지 않기로 했다. 총리실에 설치된 검찰개혁추진단의 1년 활동이 헛수고가 된 셈이다. 전당대회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쟁점을 조기에 무력화하겠다는 계산이겠지만 정부가 여당 강경파에 완패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청래는 “혹시 시간 끌기 작전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대통령의 페르소나인 김민석을 몰아붙이고 있다. 사실 민주당의 갈등은 구조적인 문제다. ‘친청’(친정청래)과 ‘친명’의 대립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한 프레임이 아니다. 민주당은 호남, 386학생운동권, 친노·친문의 세례를 받은 40·50대, 시민단체 출신 등이 갈등과 통합을 거듭하며 화학적으로 결합된 유기체에 가깝다. 김대중·호남의 압도적 영향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등장 이후 많이 약화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기부터는 인플루언서 김어준의 무게감이 커졌다. 기실 정청래는 친청그룹의 수장이라기보다는 이 원(原)주류 그룹 상당수의 대표 자격이라 할 수 있다. ‘뉴이재명’ 혹은 신주류 그룹과 갈등하는 세력 위에 정청래가 떠 있는 것이지 정청래라는 개인을 중심으로 세력이 뭉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권력자가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의 기조와 가치를 밀고 나갈 수 있는 신주류를 형성하려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대통령은 애초에 민주당 내 기반이 약했고 한때는 반문(반문재인)이라고도 불렸던 비주류였지만 특유의 생존력과 지난한 권력투쟁 끝에 민주당 각 세력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해 당권을 잡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집권 후 이 대통령 중심의 신주류 형성은 여의치 않았다. 집권 후 전당대회에선 친명 박찬대가 정청래에게 패배했고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했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스스로의 문제로 낙마했다. 대통령이 제일 믿을 수 있고 당내 신망도 상당한 정성호는 법무부에 매여 있는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6·3선거 결과가 나왔고 전당대회가 시작되는데 ‘뉴이재명’은 세가 약하고 전투력은 더 약하다. 그리고 정청래는 민주당 원주류와 이 대통령의 강력한 교집합이자 접착제나 다름없는 ‘반검찰 정서’를 다시 자극하고 나섰다. 게다가 김어준은 이른바 ‘코어 지지층 이탈론’을 꺼내 들어 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노무현·문재인 지지층이 돌아서면 정권의 위기가 온다는 주장인데, 이는 3개월 전 유시민이 꺼내 든 이른바 ABC론의 변주일 뿐이다. 6월 말 현재 국면은 정청래와 김어준의 역공이 완벽하게 먹혀드는 흐름이다.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으로 오찬 약속을 했고 김용범 정책실장은 대통령 주재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사흘 앞두고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보고회는) 정부와 기업이 같이 노력한 걸 발표하는 자리”라며 “반도체와 아주 거대한 기가와트 단위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계획, 피지컬 AI·로봇까지 3대 분야”라고 사전 브리핑을 진행했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이길지는 알 수 없지만 초기 흐름은 정청래·김어준 콤비가 잡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이 대통령이 민다고 인식되는 김 총리가 당권을 쥔들 ‘코어 지지층’ 혹은 원주류 중심의 여권 지배구조가 바뀔지는 모르겠다. 여권의 이런 복잡다단한 힘겨루기는 이해가 가는 면이 있긴 하다. 모든 정권에서 진행된 권력투쟁의 보편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야당의 힘겨루기는 상당히 특이하고 난해하다. 완벽하게 패배한 장 대표의 경우 의총이나 제대로 된 기자회견 대신 강성 유튜브에 출연해 ‘선전’을 주장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관위의 문제는 야당 대표로서 충분히 힘을 실을 사안이긴 하지만 장 대표가 힘줘 추진한 ‘전면 재선거’는 자승자박으로 작용했다. 전면 재선거론이 의원총회에서 부결된 것은 결국 장 대표에 대한 불신임이나 다름없다. 당이나 국회 대신 올림픽공원 시위장에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던 장 대표는 의총 부결 이후 돌연 입원했다 퇴원해선 “기강을 잡겠다”며 반대파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올림픽공원 시위의 성격이 변질되고 기세도 꺾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오히려 강공책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올해 초와 완벽한 데자뷔다.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로 궁박한 상황에 처하자 단식에 돌입했다가 별다른 성과 없이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해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에 처했던 그때. 다만 그때는 당 범주류가 장 대표가 이끄는 흐름을 묵인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6·3 선거를 통해 국민은 여야 정치권에 여러 신호를 보냈다. 그중에선 여야 모두 강성 지지층에 매몰되지 말고, 통합적이고 중도적 방향을 취하라는 것이 가장 강력한 신호였다. 하지만 지금 여야 정치권이 그 흐름에 부응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여권의 경우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분명히 그 흐름에 부합하고 있다. 여권 내부는 김어준·정청래 두 사람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공소취소가 약한 고리인지 김 총리 등이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 짐짓 그 흐름에 몸을 싣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코어 지지층과 인플루언서들이 주도해서 북 치고 꽹과리 치면 중도층과 뉴이재명은 조용히 떠나게 될 것이다. 그런 흐름이 고착화된다면 누가 차기 당대표가 되건 좋은 흐름을 회복하긴 쉽잖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야당이 차라리 나은 면이 있다. 당권파와 범주류 세력의 디커플링 기류가 완연하다. 장동혁 체제가 얼마나 더 존속될지 모르겠지만 오세훈·한동훈 쌍두마차에 보인 민심의 기대를 당내에서도 인정하는 모양새다. 자신들의 기득권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은 다들 지니고 있겠지만 2028년 총선을 앞두고 2027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의 방향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점점 커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난 6·3 선거에서 민심은 여야 모두에게 경고와 독려의 회초리를 때렸다. 그 신호를 거부하는 쪽은 다음 선거에서 더 큰 매를 맞을 수밖에 없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해미천 익수 사고 중태 여중생 끝내 숨져… 단짝 친구 2명 모두 사망

    해미천 익수 사고 중태 여중생 끝내 숨져… 단짝 친구 2명 모두 사망

    충남 서산에서 하천에 빠지는 사고 후 병원에서 치료받던 여중생이 끝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28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해미천 익수 사고로 중태에 빠져 치료받던 A(13)양이 지난 25일 사망했다. A양은 지난 19일 오후 5시 16분쯤 함께 하교하던 단짝 친구 B(13)양과 해미천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119에 구조됐다. B양은 사고 당일 숨졌고, A양은 중태에 빠져 치료를 받다 사고 엿새 뒤 끝내 세상을 떠났다. A양은 사망 전 폐 등에 물이 차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해미천 일대는 인근에 중·고등학교가 위치해 평소 학생들이 자주 물장구를 치며 놀던 장소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 두 학생은 하교하던 중 평소처럼 치마를 걷어붙인 채 물가로 들어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익숙하게 알고 있던 성인 무릎 정도 깊이의 하천으로 판단해 발을 디뎠으나, 특정 구간의 바닥이 푹 꺼지며 중심을 잃고 물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사고 이후 경찰이 현장을 측정한 결과, 가장 깊은 웅덩이 구역 수심은 1.97m에 달해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기는 깊이였다. 하천 앞부분은 바닥의 자갈이 훤히 보일 정도로 얕았지만, 몇 발자국만 걸어 들어가면 특정 구간이 갑자기 깊어지는 상태였던 것이다. 유족과 지역 사회에서는 최근 서산시가 발주해 완료한 수해복구 공사 과정에서 중장비가 동원돼 하천 바닥을 무리하게 파헤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서산시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무너진 하천 석축을 복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재해복구사업을 발주했으나, 이는 무너진 둑 위쪽을 복구하는 공사였을 뿐 설계상 하천 바닥을 파내라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공업체 역시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진행된 하천 공사 이후 수심이 깊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유족 등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 전남광주 정계·학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역량 충분”

    전남광주 정계·학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역량 충분”

    삼성·SK등 대기업들의 전남광주지역 반도체 공장 투자를 앞두고 지역 단체장들이 “물·땅·전력·인력 등 대규모 반도체 공장 유치 역량이 차고도 넘친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은 28일 ‘호남에는 인재가 없어서, 반도체 공장이 와도 사람이 없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은 정반대”라고 반박했다. 민 당선인은 “지역에서 이공계 인재를 꾸준히 길러내고 있다”며 “청년이 선택할만한 일자리와 산업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서 (고향을) 떠나고 있는 것을 ‘호남에는 인재가 오지 않는다’고만 말한다면, 분명한 사실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민 당선인은 “전남대, 조선대, 지스트, 에너지공대 그리고 지역 내 수많은 고교에서 이공계 인재를 꾸준히 길러내고 있다”며 “반도체 공장이 전남광주에 들어오면 이미 수도권으로 간 호남 인재는 돌아오고 지역의 고교와 대학은 반도체 공정·설비·소프트웨어 인력을 키우는 교육과정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으로 헛 논쟁하고,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려 해도 소용없다. 민주주의 도시 광주가 이제 부강한 도시로 나아가려는데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광주는 물, 땅, 전력, 인재 모두 충분하다”고 못박았다. 강 시장은 현재도 팹 2기 이상을 가동할 만큼 용수는 충분하고 미래차 산단(102만평)과 공군 탄약고(63만평), 첨단 3지구(10만평 이상)에 더해 광주 군 공항이 이전하면 185만평의 부지가 더 열린다고 적었다. 전력 공급은 영광 한빛원전과 신장성 변전소 건설 등으로, 인재는 AI 영재고·AI 융합대학·반도체 연합 공대·AI 사관학교 등 ‘인재 양성 사다리’로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김준하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AI정책전략대학원장은 “반도체공장이 광주전남에 유치되더라도 실제 가동이 되려면 3~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공장건립에 필요한 땅과 용수, 전력, 인력은 지금도 충분하지만 3~4년 후에는 더욱 완벽히 준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땅은 광주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충분히 많고, 가격도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비해 훨씬 저렴한 만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력 역시 현재도 영광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충분히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반도체 공장이 가동될때 쯤이면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해 질좋은 에너지를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장 유치의 핵심 조건으로 꼽히는 용수의 경우 “광주전남에는 장성·나주·담양·광주댐 등 4개의 댐이 있다. 이들은 농업용수 전용이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물관리 기본계획 변경이 마무리되면 공업용수로 전용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해수담수화 또는 물 재이용 등을 추가하면 하루 50만t정도의 용수는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반도체 기술과 관련해선 최첨단을 달리는 기관·학교가 이미 전남광주에 많이 있어 반도체공장에서 일할 사람은 충분하다”고 평가한 뒤 “반도체 공장 건설 초기 2~3년 간 공장건립을 주도할 베테랑 경력 엔지니어들만 확보된다면 공장 가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잠잘 때도 휴대폰 반납”…서울대 44명 배출한 학교의 비결

    “잠잘 때도 휴대폰 반납”…서울대 44명 배출한 학교의 비결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한 뒤 학업 성취도가 높아졌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폰 프리스쿨’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이 관련 정책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제 운영 사례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안 당선인이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폰 프리스쿨(Phone Free School)’ 정책 도입을 추진하면서, 이미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 학업 성과를 거둔 학교 사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화성시 화성고다. 전국 일반고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은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화성고는 서울대 합격자 44명 가운데 37명이 재학생이었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화성고는 20년 전부터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학생들은 일과 시간은 물론 취침 시간에도 휴대전화를 반납한다. 최승일 전 화성고 교장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가장 오래 사용하는 시간이 잠들기 전”이라며 “야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면서 충분한 수면 시간이 확보됐고, 이는 집중력 향상과 학업 성취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례인 화성시 삼괴고도 스마트폰 사용 제한 이후 입시 성과가 크게 향상됐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 6명을 배출했고, 연세대와 고려대에도 각각 7~8명이 합격했다. 삼괴고는 일방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지 않았다. 학생·학부모·교사가 참여한 대토론회와 학생자치회 논의를 거쳐 등교 시 휴대전화를 맡기고 하교 후 돌려받는 방식에 합의했다. 공명현 삼괴고 교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며 “스마트폰 사용을 줄인 뒤 수업과 자율학습 집중도가 높아졌고, 입시 결과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례를 바탕으로 안 당선인은 최근 경기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1호 정책으로 ‘폰 프리스쿨’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당선인은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워야 학교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다”며 수업 시간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폰 프리스쿨은 아이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자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책을 펼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안 당선인은 학생 인권과 자기결정권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학교 구성원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교인 3명 중 1명 우울증 경험…“신앙 약해서”라는 편견도 같은 비율(5+표)

    교인 3명 중 1명 우울증 경험…“신앙 약해서”라는 편견도 같은 비율(5+표)

    기독교인 3명 중 1명은 지속적인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비슷한 비율의 교인들이 우울증을 신앙심 부족이나 개인의 나약함으로만 판단하고 있어, 교회 공동체 내 정신건강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목회데이터연구소가 한국교회탐구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기독교인의 우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교회 출석자) 3명 중 1명은 최근 1년 사이 2주 이상 지속적인 우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울증을 인식하고 있어도 이를 목회자나 성도들에게 알리겠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교회 안에 우울증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여전히 마음 편히 밝히기 어려운 주제라는 의미다. 아울러 기독교인의 29%는 ‘우울증은 본인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봤고, 28%는 ‘매우 영적인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우울감을 사회 병리 문제가 아닌, 개인의 나약함과 영성 부족으로 치부한다는 뜻이다. 우울 증상이 있는 교인마저 41%가 ‘우울증은 나약함 때문’이라고 답했고, 34%는 ‘영적인 사람은 걸리지 않는다’고 응답해 스스로를 자책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교회 내 우울증 성도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있다는 응답도 29%에 달했다. 우울의 주된 원인으로는 경제 문제(46%), 건강 문제(36%), 가족 문제(32%), 취업·직장·학업 스트레스(31%) 등의 순이었다. 우울증이 영적 영역이 아닌 현실의 삶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수치다. 교회 공동체가 위기 극복의 자원이 될 가능성도 확인됐다. 소그룹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교인의 88%가 정서적 지지 대상이 있다고 답했고, 교회 내 상담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79%에 달했다. 우울 해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운동·산책 등 신체 활동(도움도 83%)과 기도·예배 등 신앙 활동(78%)이 꼽혔다. 다만 목회자에게 상담을 요청했을 때의 도움도(63%)는 일반 교인에게 털어놓았을 때(70%)보다 오히려 낮아, 목회자 상담의 실효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 “비트코인, 서서히 사라질 것”…‘버블 사냥꾼’ 그랜섬, 가상화폐에 사망 선고

    “비트코인, 서서히 사라질 것”…‘버블 사냥꾼’ 그랜섬, 가상화폐에 사망 선고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잇따라 정확히 예측하며 명성을 쌓은 유명 억만장자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이 비트코인을 두고 “쓸모없고 투기적인 자산”이라는 날 선 평가를 내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한 그랜섬 GMO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은 내재 가치가 없다”며 “앞으로 수년, 수십 년이 흐르면서 비트코인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은 6만 7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점인 12만 6000달러 대비 50% 이상 폭락한 수준이다. 그랜섬은 비트코인의 소멸 과정을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의 구절을 인용해 “‘펑’ 하고 터지는 것이 아니라 나지막한 신음소리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강세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효용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랜섬은 “비트코인은 경제가 견조한 상황에서도 별다른 이유 없이 가치가 반토막 나곤 한다”며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저녁 식사를 사거나 슈퍼마켓에서 결제하는 등 진정한 거래를 하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사기꾼들이 자금 세탁을 하는 데 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판 나스닥’ 코스닥 30년… 시총 66배 컸지만 비중은 27년 만에 최저

    ‘한국판 나스닥’ 코스닥 30년… 시총 66배 컸지만 비중은 27년 만에 최저

    1996년 7월 1일 ‘한국판 나스닥’을 표방하며 출범한 코스닥 시장이 다음달 1일 30주년을 맞는다. 시가총액은 7조원대에서 약 480조원으로 66배 커지고 상장사도 376개에서 1800여개로 늘며 몸집이 커졌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 대형 반도체주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며 국내 증시 내 코스닥 비중은 2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0% 내린 851.37에 장을 마쳤다. 올해 초 1000선을 회복하고 지난 4월 1200선을 넘어서며 200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올 들어 코스피가 지난해 말보다 99.59%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8.01%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에서 코스닥 비중은 지난 25일 6.39%까지 떨어져 1999년 5월 12일 6.35% 이후 가장 낮았다. 시총 66배 컸지만 존재감은 27년 만에 최저코스피 100% 뛸 때 코스닥은 8% 뒷걸음반도체·ETF 쏠림에 개인 수급도 흔들려동전주 퇴출·승강제로 시장 재편 통할까코스닥 소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형 반도체주 쏠림이 꼽힌다. 26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28.83%, 27.67%로 합산 56.49%에 달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으로도 단기 자금의 관심이 쏠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연초 이후 코스피를 대거 사들인 반면 코스닥에서는 자금을 빼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에는 대형 반도체주 쏠림이 더 심해졌다”며 “코스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이 좋아지고 있지만 코스닥은 이익 개선이 더뎌 당분간 추세적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을 받치던 개인 중심 수급 구조가 흔들린 점도 변수다. 올해 개인은 코스닥에서 7조 5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ETF를 통한 개인 순매수 5조 4000억원을 감안하면 실제 이탈 규모는 약 2조 1000억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4조 4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인 비중이 줄고 외국인 비중이 늘면서 투자 주체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반등을 위해서는 개인뿐 아니라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유입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하반기 코스닥 시장 재편에 나선다.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이고,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에도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한다. 지난달 출범한 국민참여형 성장펀드도 성장기업으로 장기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카드로 꼽힌다.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으로 나누는 승강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승강제의 성패는 기관·연기금 수급, 세제 혜택 등 실질적 유인을 얼마나 마련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코스닥 시장에 정통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장기업들이 몸집을 키우면 코스피로 옮겨가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코스닥은 성장기업이 거쳐 가는 발판에 머물 수 있다”며 “우량기업을 붙잡을 수 있는 유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벨리온·퓨리오사AI 같은 차세대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을 코스닥으로 유도하는 것도 성장기업 시장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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