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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취업자 증가에도 청년 고용 ‘빨간불’…정부 대책 속도

    7월 취업자 증가에도 청년 고용 ‘빨간불’…정부 대책 속도

    정부가 청년 고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제조업, 건설업 등 고용 부진 업종에 대해서도 산업활력 제고와 인력 양성, 일자리·창업 확대 등을 담은 추가 대책도 마련한다. 재정경제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형일 재경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을 열고 7월 고용동향과 청년일자리 회복방안, 업종별 고용동향 및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 8000명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폭이 확대됐다. 정부는 취업자 수가 4개월 만에 다시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청년 고용과 제조·건설업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 상황 등 불확실성과 폭염과 같은 기상 여건 악화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용 여건을 개선하고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업종과 계층별 고용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범부처 정책역량을 모아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관계부처와 함께 준비 중인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은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방침이다. 정책 집행을 위한 사전 준비와 함께 청년 대상 세부 정보 제공과 홍보도 강화한다. 제조·건설·농림 등 부진 업종 대응을 위해 산업 활력 제고, 인력 양성, 일자리·창업 확대, 근로 여건 개선·고용 기반 확충 등 다방면의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일자리 전담반을 통해 논의하고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 “트럼프, 기자들을 ‘암살 미끼’로 썼다”…전 세계를 속인 위장 작전 논란 [핫이슈]

    “트럼프, 기자들을 ‘암살 미끼’로 썼다”…전 세계를 속인 위장 작전 논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우려해 비밀리에 항공기를 바꿔 탔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당시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있던 취재진과 백악관 직원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끼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1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차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했다가 떠나면서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위장 탈출’을 시도했다. 당시 그는 백악관의 공식 발표와 달리 에어포스원이 아니라 군용기인 C-32A에 숨어 탄 채 영국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카라 공항에서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구형 에어포스원에 올랐다가, 몇 분 뒤에 핵심 참모들과 함께 기내 반대편 문으로 연결된 기내식 운반 트럭의 컨테이너에 몰래 옮겨 탔다. 컨테이너를 통해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근처에 대기 중이던 군용기로 옮겨 탔다가, 영국에 도착한 후 또다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에어포스원으로 돌아온 후 카메라 앞에 나타나 미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있던 취재진도 전혀 해당 작전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있던 취재진은 당시 창문 덮개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비행기 교체 탑승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의 해당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해 튀르키예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영국으로 이동한 뒤 현지에서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탄 것으로만 전해져 있었다. 이에 해당 매체는 “취재진과 백악관 직원들이 타고 있던 에어포스원은 이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당할 가능성을 분산시키기 위한 ‘미끼’ 역할을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때도 ‘위장 작전’, 다른 점은?과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유사한 작전을 펼친 적이 있다. 2000년 3월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인도 방문을 마치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하며 신변 안전을 위해 실제 탑승 항공기를 숨겼다. 당시 에어포스원과 동일한 표식이 있는 ‘미끼 전용기’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슬라마바드에 착륙했다. 클린턴 대통령 대신 모습을 드러낸 건 그와 닮은 비밀경호국 요원이었다. 이후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에어포스원 표식이 없는 다른 항공기에서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작전’과 다른 사실은 에어포스원에 타고 있던 취재진이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작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이자 대통령 일정을 취재 중이던 수전 페이지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들은 클린턴이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향하기 전 페이지에게 전화를 걸어 비보도를 전제로 대화를 요청했다. 백악관 언론·보안 담당자들은 페이지에게 작전 내용을 설명하며 대통령의 실제 위치를 설명했다. 동행 기자들을 위한 안전조치를 위해서였다. 페이지는 WP에 “클린턴 전 행정부의 관계자들은 파키스탄으로 비행하는 데 따르는 위험 때문에 ‘미끼 비행기’ 사용과 관련한 특별한 보안 절차에 대해 내게 설명해 줬다”며 “그 위험성은 클린턴 대통령뿐 아니라 일정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도 해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도 클린턴 행정부 때와 비슷한 보안 딜레마에 처했지만 언론을 대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며 “이번 사건은 이미 팽팽한 긴장 상태인 언론과의 관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반응은?백악관은 워싱턴포스트 보도와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대통령이 최근 말했듯이, 미국에는 그를 겨냥하고 있는 많은 적이 있으며 우리는 그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솔 상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위장 탑승 작전을 두고 “전례가 없고 초현실적 일이 벌어졌다. 완전히 무서운 일”이라고 비난하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취재진 등을 미끼로 삼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의 첩보로부터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이 트럼프 암살을 모의하고 있다’는 첩보를 미국에 전달했다”며 “전문가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암살 첩보 수집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편집장을 임명하는 강경파 일간지 카이한은 지난달 8일 “이란이 알리 하메네이 암살에 대한 복수를 선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성관계 거부하더니”…남편 옷장서 ‘리얼돌’ 발견한 아내 사연, 이혼 가능? [라이프+]

    “성관계 거부하더니”…남편 옷장서 ‘리얼돌’ 발견한 아내 사연, 이혼 가능? [라이프+]

    지속해서 성관계를 거부해 온 남편의 방에서 사람 크기의 리얼돌을 발견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양나래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결혼 7년 차 A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양 변호사에 따르면 자녀 한 명을 둔 A씨와 남편은 일주일에 2~3차례 부부관계를 가질 정도로 사이가 좋았지만, 남편이 지방 발령을 받고 주말부부가 되면서 달라졌다. 남편이 스킨십과 성관계를 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내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을 했지만 남편은 “지방과 서울을 오가느라 피곤할 뿐”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그러던 중 아내는 분위기를 바꿔보려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남편이 사는 지방의 집을 몰래 찾았다. 아내는 남편이 퇴근하기 전 집을 청소하던 중 안방의 옷장을 열었다가 사람 크기의 리얼돌을 발견했다. 옷장에서는 각종 성 관련 용품도 발견됐다. 남편은 따져 묻는 아내에게 “타지에 있어 외로워서 사 봤다”며 “술집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바람을 피울 수도 없으니 리얼돌을 사 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어 계속 쓰게 됐다”며 “외도를 한 것도 아니고, 리얼돌은 성인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장난감 같은 것과 다를 바 없다. 크기가 클 뿐”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양 변호사 채널에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껴 예전처럼 부부관계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경우에도 이혼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양 변호사는 리얼돌 사용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유책 사유가 되는 부정행위는 제3자, 그러니까 사람이 대상이어야 한다”며 “인형과 성적인 행위를 했다고 해서 바로 이혼 사유가 성립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내가 강하게 거부하며 리얼돌을 버리라고 요구했는데도 계속 숨겨두고 성행위를 한다든지, 아내가 싫어하는 것을 강요한다든지, 리얼돌과 아내를 비교하는 발언이 있다면 이혼 사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남편이 리얼돌을 이용해 성적 요구를 해소하며 아내와의 부부관계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는 사실이 입증될 경우, 이를 이혼 사유로 주장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남편이 리얼돌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이혼은 못 할 것 같다”며 “이별이 아닌 이혼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변태XX, 와봐!” 성추행 삼촌에 칼 든 조카…대법이 뒤집었다

    “변태XX, 와봐!” 성추행 삼촌에 칼 든 조카…대법이 뒤집었다

    어린 시절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하자 집까지 찾아와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삼촌에게 맞서 부엌칼을 든 조카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39·여)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형 집행을 1년간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은 2023년 1월 발생했다. A씨는 어린 시절 삼촌 B(76)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가족들에게 폭로했다. 이에 격분한 B씨는 A씨의 집을 찾아가 귀가한 A씨의 얼굴을 때렸다. 함께 있던 이모가 싸움을 말렸지만 B씨의 폭행은 계속됐다. B씨는 서랍을 던지고 A씨를 폭행한 데 이어 가위를 들고 “너 죽이고 나 죽으면 된다”며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손가락을 다쳐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A씨도 부엌칼을 들고 “변태 XX야. 죽고 싶으면 너나 죽어. 죽고 싶으면 와 봐라”고 맞섰고 직접 112에 신고했다. 이후 B씨가 가위를 내려놓자 A씨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칼을 들고 있었을 뿐 추가로 위협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B씨를 상해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겼다. 1심은 A씨의 특수협박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B씨가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가 A씨의 행동 자유를 억압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A씨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벌금 300만원의 형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가 귀가 직후 갑작스럽게 폭행당한 데다 싸움이 잠시 중단된 뒤에도 B씨가 다시 폭력을 행사하고 가위로 생명까지 위협한 점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A씨가 칼을 든 행동에 대해 “두려운 나머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공포심에서 한 행위”라며 “B씨의 추가적인 가해행위를 저지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다툼의 발단과 경위에 비춰 B씨의 책임이 근원적이고 더 무거운 반면 A씨의 대응 정도는 상대적으로 가벼웠다고 봤다. A씨가 직접 경찰에 신고하고 B씨가 가위를 내려놓은 뒤에는 추가로 위협하지 않은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A씨의 행동이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서 수동적·소극적 차원에서 행한 행위”라며 정당행위 요건을 갖춰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흉기를 든 행위 자체만 따로 떼어 정당행위 성립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 [서울데이터랩]미국 증시, 기술주 약세에 3대 지수 일제히 하락…반도체 지수는 강세

    [서울데이터랩]미국 증시, 기술주 약세에 3대 지수 일제히 하락…반도체 지수는 강세

    11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대형 기술주 전반의 약세 영향으로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184.13포인트(-0.34%) 내린 5만 3791.85, S&P 500지수는 24.91포인트(-0.32%) 하락한 7728.20, 나스닥 종합지수는 159.91포인트(-0.60%) 밀린 2만 6445.4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100도 96.33포인트(-0.33%) 내린 2만 9525.48을 기록했다. 장 초반 주요 지수는 일제히 높은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상승 흐름을 지키지 못했다. 다우존스지수는 5만 3961.60에 시가를 형성한 뒤 장중 5만 4222.85까지 올랐으나 이후 5만 3746.43까지 밀렸다. S&P 500도 시가와 고가가 같은 7767.51을 기록한 뒤 7717.25까지 내려왔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2만 6672.18로 출발해 장중 고점 2만 6679.26을 찍은 뒤 2만 6372.31까지 후퇴했다. 대형주 흐름은 혼조였지만 기술주 약세가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눌렀다.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엔비디아는 217.50달러로 0.02% 내렸고, 애플은 1.09%, 마이크로소프트는 0.44%, 아마존은 2.09% 하락했다. 알파벳 클래스A와 클래스C도 각각 3.84%, 3.61% 급락했다. 브로드컴은 1.50%, 시스코 시스템즈는 1.75%, 팔란티어는 0.17%, 코스트코는 0.88% 내렸다. 반면 일부 성장주와 반도체 종목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메타는 0.71%, 테슬라는 0.58% 상승했고, SK하이닉스 ADR은 4.70% 급등했다. AMD는 1.01%, ASML 홀딩 ADR은 3.80%,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87%, 인텔은 0.19%,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0.67% 올랐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4.61포인트(0.87%) 상승한 1만 2098.47로 마감해 주요 지수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뉴욕 증시 대표 종목들 가운데서는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났다. TSMC ADR은 0.86%, JP모간 체이스는 0.63%, 비자는 0.60%, 뱅크오브아메리카는 0.22%, 애브비는 0.85%, 셰브론은 0.90%, 캐터필러는 0.69%, 홈디포는 1.05% 상승했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1.37%, 존슨앤드존슨은 0.77%, 마스터카드는 0.31%, 오라클은 3.69%,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1.60%, P&G는 0.84% 하락했다.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B는 2.46%, 클래스A는 2.37% 내리며 낙폭이 두드러졌다. 시장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 지수는 15.28로 1.16% 하락했다. 공포지수가 소폭 낮아졌지만, 이날 장세는 지수 전반의 약세와 반도체 업종의 상대적 강세가 엇갈리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서울신문과 MetaVX의 생성형 AI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정연호 기자
  • 역사학자 심용환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파’ 규정은 위험한 발상”

    역사학자 심용환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파’ 규정은 위험한 발상”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33)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친일 단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로 확인된 가운데, 역사학자 심용환 심용환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이 “친일 부역 행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단체 참여 사실만으로 친일파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심 소장은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갑자기 어떤 여배우의 증조부 문제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더불어 역사학계가 그의 증조부가 ‘친일 맞음’이라고 규정했다는 기사까지 떴다”고 운을 뗐다. 그는 먼저 하영의 증조부가 고종의 주치의였다는 사실과 관련해 제기된 고종 독살설을 짚었다. 심 소장은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풍문에 불과했고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간주된다”고 했다. 이어 “역사학계에서는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냉정히 말해 10년간 일본에 아무런 저항을 않던 고종을 갑자기 일본이 독살할 이유 자체가 없다. 따라서 당시 주치의라고 해서 그를 친일파로 모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설명했다.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에 대해서는 “그가 당시 엘리트였고 대정친목회 등 친일파들이 많이 참여했던 단체에 소속된 것, 일본의 시정 홍보에 집안이 사용된 점 등에서 만년에 존경받을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맞다”고 했다. 다만 이를 친일파 규정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확한 ‘친일 부역 행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특정 단체에 가입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관련해서는 이정은 선생의 논문이 하나 있는데 개화기 때의 인생을 연구한 것일 뿐 친일파라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 소장은 일부 정보가 과도하게 단정적으로 소비됐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상황이 엉뚱하게 커져 대중이 고종 독살설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언론이 단 한 학자의 발언을 ‘역사학계’의 공식 입장으로 단정 지으면서 결국 그녀는 친일파의 후손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하영이 방송에서 집안 내력을 소개한 방식도 지적했다. 심 소장은 “여배우의 잘못이라면 그러한 가족사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진실한 반성이 없었다는 점”이라면서도 “‘밖에 알려진 것과는 달라요’, ‘저는 제 힘으로 성공했어요’, ‘물려받은 거 별거 없어요’ 등 이런 식의 친일파 후손들의 역사 인식에서 멀지 않은 태도였다. 하지만 조상의 좋은 것만 기억하고 자랑을 일삼은 우리의 일상과도 별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심 소장은 “누군가를 쉽게 ‘친일파’라고 단정해버리며 과거사에 있었던 너무나 많은 이들이 친일파가 될 것이고, 결국 친일 부역의 기준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비판하고 기억해야 하는지 그 기준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디까지를 ‘후손’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 보다 명쾌한 기준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연좌가 잘못되었듯 조상의 공이 자신의 공은 아니다. 어디까지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고 그로 인해 어떤 권리와 책무를 누려야 되는지에 대해 이제는 결론을 내려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언니까지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당시 하영은 “증조할아버지께서 당시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다고 한다. 고종 황제를 진료하시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하영은 따로 증조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방송 후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로 알려지면서 친일 의혹이 일었다.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0일 친일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하루 만인 11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대정실업친목회는 조선인 상류층으로 이뤄진 친일 단체로, 이완용이 고문을 맡았다.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는 평의원으로 활동했다. 다만 안상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이름이 등재돼 있지 않다. 소속사는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라며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영 측의 사과에도 후폭풍은 거세다. 문제가 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해당 방송분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유튜브 등에서 비공개 처리됐다. 하영이 출연한 ‘삼성 아트 TV’ 광고 영상 6편도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 처리됐고, 의류 브랜드 ‘아티드’도 하영이 지난해 촬영했던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 서울 모처에서 예정됐던 하영 출연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 인터뷰도 취소됐다.
  • 여자농구 박지현 “손흥민 덕분에 각성… 자부심 갖고 뛰겠다”

    여자농구 박지현 “손흥민 덕분에 각성… 자부심 갖고 뛰겠다”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현(26·로스앤젤레스 스파크스)이 소속팀 일정 탓에 9월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불참한다. 대신 이에 앞서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농구 월드컵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박지현은 11일 국내 취재진과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시즌 막바지와 겹쳐서 아시안게임에는 참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월드컵에 대한 책임감이 더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이 본선에 오른 월드컵은 9월 4일부터 1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며, WNBA는 이 기간 각 팀 선수의 대표팀 차출에 따라 휴식기에 들어간다. 다만 같은 달 19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리그가 재개돼 박지현은 월드컵까지만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에서 뛴 박지현은 2023~24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해외 무대를 두드렸다. 호주 리그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스페인을 거쳐 지난 4월 LA 스파크스와 계약하며 WNBA에 입성했다. 5월 시즌 개막전부터 올 시즌 26경기에 출전했다. 박지현은 “경기에 나설 때면 항상 ‘내가 빅리그에 있구나’ 실감한다. 스케일이 워낙 크다”며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나 경기 전 스카우트 미팅 등 정말 체계적이고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고 만족해했다. 같은 LA를 연고로 둔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서 뛰는 손흥민의 경기 관전기도 전했다. 박지현은 “현지에서 많은 팬의 응원과 함성을 들으며 뛰는 모습을 보며 감명 깊었다. 저도 자부심을 갖고 코트에서 뛰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각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올 시즌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좋은 오퍼(제안)들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지만, 정해진 건 없다. 일단은 WNBA가 메인 시즌이기에 가능한 한 오래 뛰면서 좋은 커리어를 가져가고 싶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 기댈 곳 없는 한국인들

    [씨줄날줄] 기댈 곳 없는 한국인들

    웰빙, 웰다잉, 워라밸, 소확행, 욜로, 파이어족…. 이런 신조어들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간절히 행복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다. 심신의 건강이든 사랑이든 돈과 명예, 권력이든 행복해지려고 무엇인가 찾기 바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그제 밝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LI)에는 각국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엿볼 수 있는 지표가 있다. 한국의 BLI는 38개국 가운데 중간인 19위. 주관적 웰빙(35위), 노동(36위), 사회적 연결(37위) 영역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 성별 임금 격차(38위), 사회적 지지 부족(38위)은 꼴찌를 기록했다. 삶의 만족도(36위), 장시간 유급노동 비율(34위), 절망사 사망률(31위) 등도 하위권이었다.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다고 답한 사람은 20.64%. 다시 말해 사회적 관계 단절로 곤경에 처했을 때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한국인이 5명 중 1명꼴이다. 사회적 고립은 ‘외로움 병’이 되어 고독사로 이어질 수 있다. OECD가 새로 도입한 BLI 지표인 절망사 사망률은 한국인 10만명당 27.97명. 자살·알코올·약물 과다 등으로 인한 사망이 이 정도라면 방관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자살 고위험군을 미리 찾아내 지원하는 ‘고립·위기가구 자살 예방 대책’을 어제 발표했다. 생애 주기별 고립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간병 자살·살인 등 사회 문제로 떠오른 노노(老老)간병과 장애인 가족 돌봄 부담을 줄이는 예방 대책도 강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높은 자살률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이런 망신도 없다”며 대책을 주문한 결과다. 고립, 가난, 질병, 장애, 빚 때문에 세상을 등지는 사회 구성원들을 방치해서는 행복을 말할 수 없다. 이런 정책은 아무리 많이 나와도 부족하다.
  • 서류더미 이고지고 다니란건가… ‘스크레이핑’ 제한에 금융권 부글

    소득 등 정보 긁어오던 방식 제동보유기관과 건건이 협의해서 사용대출·카드개설 등 고객 불편 우려지금은 은행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서 동의 버튼만 누르면 금융사가 국세청에서 소득정보를, 건강보험공단에서 재직정보를 알아서 가져온다. 가족관계를 확인해야 할 때도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온다. 고객이 서류를 하나하나 발급해 은행에 내야 하는 수고를 금융사가 대신해온 것이다. 오는 20일부터는 이런 ‘스크레이핑’(데이터 자동 추출)이 일부 제한된다. 금융사가 정보 보유기관과 협의하지 않고 고객 정보를 자동으로 가져올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본인전송요구권’을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스크레이핑 대신 앞으로 필요한 정보만 정해진 전산망을 통해 전달받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스크레이핑이 택배기사에게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방식이라면, API는 무인 택배함에 필요한 물건만 넣어두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새 통로가 마련되기 전에 기존 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카드·보험·증권·핀테크는 계좌 개설과 대출부터 우대상품 가입까지 광범위하게 스크레이핑을 활용한다. API 시스템이 없거나 정보 보유기관이 스크레이핑을 허용하지 않으면 금융사가 자동으로 처리하던 일을 고객이 직접 해야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클릭 몇 번이면 끝났던 일을 다시 고객에게 시키면 쏟아지는 민원은 누가 감당하느냐”고 말했다. 금융권이 특히 걱정하는 곳은 법원이다. 대출이나 금융상품 가입 과정에서 가족관계증명서나 혼인관계증명서 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법원은 스크레이핑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 개인정보위와 금융당국, 법원행정처가 만나 추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핀테크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새 규제로 고객 정보를 보관·활용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어 기존 서비스를 손봐야 할 가능성이 있다. 개인정보위는 금융권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스크레이핑을 일시에 막는 것이 아니라 대체 시스템이 마련될 때까지 신청 기업과 정보 보유기관의 사전협의를 지원해 기존 방식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오는 31일까지 사전협의 지원을 위한 3차 신청을 받는다. 맞춤형 서비스 역시 고객의 추가 동의를 받으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SK하닉, 日 키옥시아 최대주주로… ‘낸드’ 지형 주목

    SK하이닉스가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의 사실상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가 낸드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온 가운데, AI 메모리 사업의 다음 축에도 관심이 쏠린다. 11일 일본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시바가 키옥시아 지분을 추가 매각하면서 베인캐피털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BCPE 판게이아 케이만2’가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는 전환사채(CB) 형태로 이 법인에 투자해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다만 현재 키옥시아에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며,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려면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 등이 필요하다. 키옥시아 투자는 SK하이닉스가 낸드 경쟁력을 보강하던 과정에서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도시바메모리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해 이듬해 3950억엔(당시 약 4조원)을 투자했다. 미국 원전 사업 손실로 도시바가 핵심 자산인 메모리 사업을 매각하자,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낸드 사업을 키울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이후에는 낸드 사업을 직접 확대하는 데 속도를 냈다. 2020년 90억 달러를 들여 인텔의 낸드와 기업용 SSD 사업을 인수해 솔리다임을 출범시켰고, 올해는 솔리다임을 재편해 미국에 AI 솔루션 전문 회사를 세우고 최대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모바일 중심이던 낸드 사업에 데이터센터용 SSD 경쟁력을 더한 데 이어 AI 인프라용 스토리지와 솔루션으로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다.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산하면서 낸드와 기업용 SSD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 학습에선 GPU에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하는 HBM이 핵심이지만, 대규모 추론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오는 낸드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장기 투자하고 솔리다임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샌디스크와 낸드 기반 HBF(고대역폭플래시) 표준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 [김상연 칼럼] 22년 전에 본 유시민

    [김상연 칼럼] 22년 전에 본 유시민

    2004년의 어느 날로 기억한다. 총선에서 압승해 기세등등하던 열린우리당의 의원총회가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렸다. 시작 전 국민의례를 위해 의원들이 모두 기립했다. 그런데 음향장치에 잠시 문제가 생겼는지 애국가 반주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다들 하릴없이 서있는데 누군가 “그냥, 부르지 맙시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유시민 의원이었다. 웃으면서 농담조로 한 말이었지만, ‘저런 민감한 얘기를 거침없이 하는 정치인이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 후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지만, 유시민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그의 거침없음은 22년 전보다 더 거침이 없어졌다. 얼마 전 그는 “욕 먹을 일은 밑에 사람을 시키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기가 하는 마키아벨리식으로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난했다. 제3자가 들어도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원색적이다. 유시민이 왜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대통령을 비판하는지가 요즘 ‘정치 호사가’들의 대화 주제다. 조국 전 장관을 차기 대선주자로 미는 포석이라거나 친문의 부활을 노린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딱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현실 정치인이 아닌 유시민에게 돌아올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반박이 불가능한 분석은,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유시민은 옳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내뱉어야 하는 유형이다. 그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내가 대통령이면 하야한다”고 극언을 했다. 그의 거침없음은 일관성이 있다. 이런 스타일은 마키아벨리식 교언영색이 난무하는 정치판에 맞지 않는다. 모름지기 정치인은 때로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하고, 마음에 없는 말도 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시민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당부한 진의도 그의 부족한 ‘다테마에’를 간파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혼네’를 감추지 못하는 유시민은 결국 이른 나이인 50대 중반에 정계은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현재 그는 스스로를 비평가라고 부른다. 말하고 싶은 걸 기어이 말해야 하는 그의 기질과 딱 맞는 직업을 마침내 찾은 것이다. 지금 그의 비평은 아주 날카로워서 땅에 던지면 쇳소리가 날 정도다. 유시민은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포기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까지 말했다. 친명에게는 아픈 말이다. 야당 인사 중에는 유시민발 더불어민주당 내전을 부러워하는 기색도 있다. 자기들은 맨날 찬탄이니 반탄이니 하며 고루한 노선 다툼에 허우적대는데, 민주당은 ABC론, 증축·재건축론, 마키아벨리 군주론 등으로 싸우니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유시민식 비평이 정쟁의 품격을 조금이라도 높였다고 할 수도 있다. 유시민은 도덕적으로 구설에 오른 적도 거의 없다. 그는 현역 의원 시절 첫 해외 출장을 갈 때 인터넷에 ‘출장 신고’ 글을 올릴 만큼 결벽증을 보였다. 과거 김홍신 전 의원은 “남을 비판하는 저격수는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날 만큼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비평가로서 존경을 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유시민은 2018년 비트코인에 대해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그 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현물 ETF의 상장을 승인하는 등 비트코인은 제도권에 진입했다. 그런데도 그는 “더 많은 사람이 도박을 한다고 해서 도박이 훌륭한 일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의 말을 믿고 비트코인을 사지 않아 재산 증식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그런 변명을 들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라고 했던 유시민식 화법을 빌리자면, 비평가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비평가는 남을 비판하는 운명 때문에 갈수록 적을 많이 만들게 된다. 그걸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도 추상같이 비평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군이 속절없이 줄어든다. 어떤 영상을 보니, 유시민이 낚시터에서 찻잔을 들고 먼 산을 바라보며 “좋다~”라고 탄성을 터뜨린다. 그런데 어딘가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호남의 중심 고창, 전력·드론·철도 ‘3대 성장축’ 띄워 대도약

    호남의 중심 고창, 전력·드론·철도 ‘3대 성장축’ 띄워 대도약

    #전력에너지 클러스터 구상전력시험센터에 기업 노크 잇따라전력에너지 제조기업도 속속 둥지고용 창출·세수 증대 등 경제 활성화#자동화 물류센터·드론산업 육성삼성전자 첨단 물류거점 내년 완공드론통합지원센터 산업 기반 확충터미널 혁신 복합문화시설 재탄생#호남서해안선 철도망 반영 총력서해안권은 전국 유일 철도 불모지연내 5차 구축계획에 포함 기대감예타 등 후속 절차 적극 대응 방침전북 고창군이 호남권 중심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3대 성장축(전력에너지, 첨단물류드론, 서해안철도망)으로 대도약을 꿈꾸고 있다. 농업생산 위주의 1차 산업에서 벗어나 거시적 안목으로 미래 유망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조용했던 농촌도시 고창에 사람과 기업, 돈이 몰리고 있다. ●“세계적 전력 실증시험장 완비” 11일 고창군에 따르면 상하면 해송 숲에는 ‘한전 전력연구원 고창전력시험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40만㎡ 규모의 고창전력시험센터는 국내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초고압 설비와 HVDC(초고압직류송전), 재생에너지 연계 실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애초 이곳은 메케한 화약 연기가 날리며 훼손되었던 공군 사격장이었다. 영광원자력발전소 건설로 사격장이 이전하면서 부지가 비었고, 1980년대 당시 매년 10% 이상 급증하던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창전력시험센터가 만들어졌다. 이후 세월이 흘러 기술이 발전하고 최근 글로벌 전력시장이 고효율 직류(DC)송전에 주목하면서 고창전력시험센터에서 검증을 받으려는 기업들의 문의와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올해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전북타운홀미팅에서 “고창전력시험센터를 확대·개방해 민간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이 센터에서 검증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전력에너지 분야 제조기업도 고창에 둥지를 틀고 있다. 최근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디에스시동탄은 고창신활력산업단지에 총 951억원을 투자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공장을 짓기로 하고 7월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군은 이번 투자가 지역 내 건설·장비·자재 수요 발생은 물론 78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창군은 장기적으로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와 같은 전력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고창 앞바다에는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가 조성 중이고, 넓은 부지와 저렴한 땅값 등을 장점으로 전력 에너지기업들을 집적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물류허브·드론산업 메카로 날갯짓 고창신활력산단에서는 삼성전자의 첨단물류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허브단지는 고창신활력산단 18만 1625㎡(축구장 25개 규모) 부지에 조성되는 첨단 물류거점으로, 자동화 기술과 친환경 설비가 결합된 첨단물류센터로 조성된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완공 후에는 500여 명의 직·간접 고용과 전북 서남권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현재 동부건설 현장 관계자와 공사인력 다수가 고창을 오가고 있어 음식점과 숙박업소, 주유소, 편의점, 전통시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기대되고 있다. 동시에 인근에선 호남권 드론통합지원센터(비행시험·드론자격·드론교육)와 활주로 및 실기시험장 등의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고창군에서 2024년 12월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착공하여 현재 1차분을 준공했으며, 국토교통부에서 2025년 11월 건축공사를 착공하여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교육인원 1000여명과 자격시험 인원 1만 5000여명이 센터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돼 호남권 드론산업 기반 확충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구 5만 농촌도시의 중심 시가지를 재편하는 터미널 도시재생 국가혁신지구 사업도 올 하반기 본격화한다. 현재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존 터미널은 혁신적인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다. 최근 완성된 터미널 조감도를 보면 1층에는 버스승강장과 대합실이, 2층에는 판매시설과 각종 식당들이 자리하고, 3층에는 청년문화공간과 기업체들의 회의실, 4층에는 소규모 컨벤션 시설이, 5층과 옥상에는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군은 청년과 기업이 협력하는 시설을 통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며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맞은편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1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한다. 공급면적도 36㎡(16평), 46㎡(20평), 55㎡(23평), 84㎡(32평) 등으로 다양화해서 신혼부부와 청년들의 주거안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해안 철도 시대 열어 균형발전 ‘초석’ 인근 정읍에서 서울까지 고속열차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시대지만, 고창에는 현재 기차역이 없다. 때문에 고창에선 집이나 직장에서 정읍역까지 오가는 품이 훨씬 많이 든다. 서울 큰 병원에 가기 위해 동트기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선 어르신, 버스 탔다가 면접에 늦어 낭패를 봤다는 청년, 타 지역 기차역을 이용하면서 정보가 샐까 봐 마음 졸였다는 기업유치 담당 공무원의 하소연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해안 철도 국가계획 반영 촉구’의 핵심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서해안 지역은 전국 유일의 철도 불모지다. 동해선과 남해선, 서해선, 평택선 등 전국 곳곳에 철도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돼 ‘해안선 철도 신(新)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지만 이곳만은 여전히 철도 사각지대다. 일방적인 차별 속 호남 서해안은 서해안고속도로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망이다. 그마저도 개통 27년째를 맞은 현재 통행량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제한속도 110㎞가 무색할 정도로 지·정체를 반복하고 있다. 열악한 철도 인프라 탓에 주민들의 이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물론 관광 및 물류 체계의 비효율로 지역 발전의 근본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 서해안권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한 관광 거점이자 첨단산업이 집적화된 경제 요충지다. 특히 최근 호남 서해안이 국책사업인 새만금을 비롯해, 반도체, 조선, 원자력, 해상풍력, 전기차, 드론 등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산업의 중추로 뜨면서 서해안철도망은 국가기간산업 성장의 필수 사회기반시설(SOC)로 강조되고 있다. 국토부가 당초 올해 상반기로 예고했던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했지만 올해 안에는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엔 계획 반영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고창군 관계자는 “계획 반영에 그치지 않고 사업이 실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등 후속 절차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귀향과 환대는 가능한가… ‘오디세이아’의 현재성

    [이광호의 어찌보면] 귀향과 환대는 가능한가… ‘오디세이아’의 현재성

    서구의 문학적 자산은 지중해의 파도에서 시작됐다. 오디세우스의 항해는 끊임없이 귀환하는 깊은 기억의 서사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의 한 사람인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적 야심이 ‘오디세이’에 이르렀다는 것은 필연이다. 이 이야기는 끝없이 다시 쓰는 일종의 거대한 ‘매트릭스’이며 놀런의 영화는 그 현재적인 응답이며 질문이다. 광대한 신화적 서사를 따라가는 놀런의 영화는 특유의 ‘비선형적 서사구조’를 연출한다. 영화적 시간은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 직전 고향 이타카를 현재점으로 하여, 승리와 고난의 기억, 그리고 귀향 이후의 ‘자기 증명’의 싸움을 전개한다. 초자연적 장면에서 컴퓨터그래픽(CG)의 판타지적인 재현을 억제하고 사실주의적 매체 기법을 동원한다.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에 실물 세트와 실제 항해 등의 연출 방식은 신화적 ‘숭고’를 영화적 스펙터클의 ‘실감’으로 대체한다. 250만 달러의 거대 자본이 투여된 ‘아이맥스 서사시’로서 가능한 결과물이다. 서구 문화사에서 귀향은 부재하는 혹은 변질된 고향과 현존하는 자아 사이의 간극 때문에 생기는 병리적 갈망의 문제였다. ‘귀향 불가능성’은 유럽 지성사의 반복되는 정서이다. 귀향 과정에서의 오랜 부재와 시련, 변장한 귀환, 자기 증명과 폭력적 재통합 등의 서사적 요소들은 패턴화되어 있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신들의 저주를 극복하는 초인적인 영웅이 아니라, 전쟁의 책임과 속죄를 떠안은 문제적 개인으로 묘사한다. 오디세우스의 실존적 붕괴는, 놀런의 영화에서 반복되는 죄의식과 트라우마, 기억의 상실과 회복, 정신적 감금 같은 요소들을 통해 드러난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환대의 윤리를 배반하고 ‘폐허’를 마주한 자의 자기 처벌에 가깝다. 칼립소가 주는 망각의 약초를 먹으며 보낸 7년은 그 죄의식과 정체성으로부터의 회피와 망각의 시간이다. 제우스의 법인 ‘크세니아’, 즉 환대는 그리스에서는 여행자와 상인의 안전한 여행을 위한 장치였다. 환대의 법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손님을 향한 주권자인 주인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자크 데리다가 말한 ‘조건적 환대’에 해당한다. 그런데 주인 혹은 손님이 이 환대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낯선 손님에 대한 주인의 선의는 때로 배반과 죽음으로 돌아온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의 사건에서 트로이 목마의 속임수와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는 자들의 행패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서사에서 환대는 배신과 파괴의 통로가 된다. 환대의 윤리가 사라진 세계는, 승리를 위한 속임수와 야만적인 폭력과 문명의 붕괴가 있을 뿐이다. 오디세우스는 전쟁의 승리를 위해 환대의 윤리적 파탄을 자초한 인물이며, 한 세계의 종말을 먼저 알아챈 인물이다. 아내를 압박해 온 ‘나쁜 손님들’인 구혼자들을 처단하는 것은 환대의 법을 회복하는 시도일 수 있다. 오디세우스는 환대의 법을 배반한 자이면서 그것의 피해자이며, 또한 환대의 규범을 회복하기 위해 투쟁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폭력만으로 그것이 가능할 때, 환대의 윤리는 온전하게 복구되지 않는다. 남편이 없는 20여년 동안 이타카를 지킨 페넬로페는 누구인가? 그녀는 여자는 왕이 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수의 짜기’라는 시간의 지연을 통해서만 오로지 ‘기다리는 자’로 그려진다. 페넬로페는 ‘호스티스’로서의 ‘여성-환대자’로서의 역할을 떠안았으면서도, 환대의 주체적인 지위에서 배제된다. 전쟁의 승리자인 남성 영웅은 그 지혜로움과 도덕적 딜레마 때문에 외로운 존재다. 그는 세이렌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자기 몸을 묶는 도착적인 자기 억압을 통해서만 ‘귀향하는 주체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적 억양을 가진 백인 참전 군인의 신체를 통해서 그 보편적 주체를 재현할 때, 주인공의 트라우마는 미국적 주체의 알레고리로만 제한될 수 있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다시 떠나는 자로 만들어 길고 긴 ‘귀향담’을 ‘디아스포라의 서사’로 다시 쓴다. 오디세우스는 불가능한 귀환을 통해서 창조적 떠돎(노마디즘)과 망명을 다시 시작한다. 망명이 집과 자아 사이의 구조적으로 ‘치유될 수 없는 균열’을 의미한다면, 이상적인 단 하나의 고향은 더이상 가능한 목적지가 아니다. 영화 마지막 불타는 트로이 목마 이미지는 전쟁의 지혜와 승리의 상징이 아니라 환대의 법이 사라진 세계의 종말을 보여준다. 지금 환대의 윤리는 전 지구적으로 파국을 맞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와 극우 이데올로기로 인해 이방인들은 추방되고, 이질적인 것과 공존하려는 노력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그리고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의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귀환할 자신의 국가가 있는 오디세우스의 영웅적 귀향과는 다른 차원에서, 고향 자체가 지워진 ‘난민’들의 이산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환대의 윤리가 붕괴된 세계의 파국은 진행형이다. ‘나’는 그 사람을 진정으로 맞이했을까. 신화는 이토록 서늘한 방식으로 귀환한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은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는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최광숙 대기자
  • 중수청 임용설명회, 검사는 ‘썰렁’ 수사관은 ‘북적’

    중수청 임용설명회, 검사는 ‘썰렁’ 수사관은 ‘북적’

    “이것저것 좀 들어보려고 왔죠. 아직 정해진 게 하나도 없어서” 11일 오전 10시, 서울고검 15층 강의실에 검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날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 대검찰청에서 임용설명회를 열었다. 검사 대상 설명회에는 참석자가 30여명에 그친 반면, 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500여명이 몰리며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다. 검사 중에는 부장검사급 이상 중견·고참급 검사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평검사는 적었다. 일부 검사들은 설명회가 끝난 뒤 취재진을 피해 별도 통로로 빠져 나갔고, “중수청에 가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와 봤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준비단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17개 고·지검에서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총 3070여명 참석자 중 검사는 260여명이었다고 밝혔다. 10%에 못 미치는 수치다. 검사들은 ‘유인책이 없다’는 의견이 다수인 반면, 수사관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임용 직급에 대한 문의가 많았고, 관사·순환근무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도상 연차에 따라 어떤 직급을 받고 어떤 보직으로 갈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중수청은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은 3급, 나머지는 4급 수사관으로 임용되는데 통상 평검사가 3급인 것에 비해 낮아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준비단은 ‘평검사가 4급 과장을 맡아서 사실상 부장검사 업무를 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내년부터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도 배정받아 지급할 계획이며 현재 받는 본봉과 각종 수당, 명예퇴직금 등은 그대로 보장한다고 밝혔다. 준비단은 20일까지 임용희망신청서를 받는다. 설명회 관심도를 반영하듯 검사들은 신청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마약 등 일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검사들은 중수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마약 수사만 전문적으로 해온 검사는 공소청에 남아있기 어려운 구조”라며 “나머지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 [열린세상] 명예순경이 묻는다, 국민의 경찰은?

    [열린세상] 명예순경이 묻는다, 국민의 경찰은?

    2016년 공직을 떠난 뒤 나는 경찰로부터 명예순경으로 임명됐다. 당시 언론은 “명예경장 아이유보다 계급이 낮은 이근면”이라는 다소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이를 소개했다. 그러나 내게 명예순경은 결코 가벼운 명예직이 아니었다. 나는 공직에 있을 때부터 순경이 경찰의 뿌리이자 꽃이라고 생각했다. 명예직이라도 가장 낮은 계급인 순경이 더 자랑스러웠다. 순경은 경찰 조직의 첫 계급이지만 국민에게는 가장 앞에 서 있는 경찰이다. 신고를 받고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고, 골목과 학교, 시장과 주택가를 지키며, 범죄 피해자의 떨리는 목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도 순경이다. 국민은 경찰청장보다 위기의 순간 자신에게 손을 내민 한 사람의 순경을 통해 경찰을 기억한다. 인사혁신처장 시절에도 나는 제복을 입은 공직자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군인, 소방관은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며 공동체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국민이 제복을 존중하는 만큼 제복을 입은 사람 역시 더욱 엄격한 책임과 윤리를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한다. 경찰의 제복은 권한의 상징이기 전에 국민을 지키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최근 특정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장기 근무와 지역 유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순환보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지역이나 특정 업무에 오래 근무하면 지역 인사나 업소, 이해관계자들과 지나치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우려는 타당하다. 경찰은 강한 수사권과 단속권을 가진 만큼 일정한 인사 순환과 이해충돌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주 이동시키는 것이 해법일까? 경찰 수사는 경험과 축적의 영역이다. 지역의 범죄 특성, 주민과의 신뢰, 반복되는 범죄 유형은 짧은 기간에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경제범죄, 마약, 사이버범죄, 산업기술 유출과 같은 분야는 숙련된 수사관을 기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유착을 막는다는 이유로 숙련된 경찰관을 반복적으로 이동시키면 전문성은 끊기고 사건의 연속성은 약해진다. 범죄자는 갈수록 전문화되는데 경찰만 계속 자리를 바꾸게 해서는 안 된다. 부패를 예방한다며 수사 역량을 떨어뜨린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더 큰 문제는 모든 해법을 사후관리와 통제 강화에서 찾는 태도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순환보직을 늘리고 감찰과 보고 절차를 덧붙이면 현장 경찰은 적극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책임을 피하는 쪽을 택할 수 있다. 서류는 늘지만 대응은 늦어지고, 어려운 사건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생길 수도 있다. 경찰개혁의 출발점은 결국 경찰관 스스로의 공직 자세여야 한다. 부패할 사람은 근무지와 상관없고 사명감 또한 동일하다. 문제의 본질은 오래 근무했느냐가 아니라, 부당한 청탁을 거절할 윤리와 일탈을 조기에 찾아낼 내부통제가 작동했느냐에 있다. 채용부터 윤리성과 책임감을 살피고, 승진에서도 검거 실적만이 아니라 청렴성, 주민의 신뢰,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용기를 평가해야 한다. 상급자에게 잘 보이는 경찰보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경찰이 인정받아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자주 이동하는 경찰이 아니다. 청렴하면서도 유능하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현장을 잘 아는 경찰이다. 유착은 차단해야 하지만 경험까지 잘라내서는 안 된다. 감찰은 강화해야 하지만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용기까지 꺾어서는 안 된다. 일상에서, 낯선 곳에서, 밤거리에서의 안심(安心)은 좋은 경찰의 몫이다. 좋은 제도는 좋은 경찰을 도울 수 있지만 대신할 수는 없다. 경찰의 힘은 계급과 권한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겠다는 사명감과 스스로를 절제하는 공직윤리에서 나온다. 내가 바라는 경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경찰도, 규정 뒤에 숨는 경찰도 아니다. 국민 곁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고, 가장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경찰이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 [사설] 광주 군공항 이전, 한미 연합훈련 축소… 안보 공백 없어야

    [사설] 광주 군공항 이전, 한미 연합훈련 축소… 안보 공백 없어야

    국방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광주 군공항의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공항으로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어제 밝혔다. 2029년 반도체 팹 1차 완공을 목표로 광주 군공항 임시 배치와 이전 후보지인 무안 군공항 착공을 동시 시행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3대 메가프로젝트 2차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기지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며 ‘속도전을 넘는 전격전’을 주문한 바 있다. 광주 기지는 조종사 양성교육과 함께 유사시 미군 증원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서남부 영공방위의 핵심 공항이다.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COB) 중 한 곳으로, 이전을 위해선 한미 군 당국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특히 광주 군공항은 서산 기지와 함께 중국 견제 등 서해에서 다국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지다. 주한 미군은 “주둔국의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이 없도록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야 할 것이다. 군은 공항을 사용하는 1전투비행단 예하 3개 비행대대를 예천, 서산, 충주 등에 분산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무안으로의 이전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주 군공항을 ‘임시 배치’하는 데 대해 우려가 적지 않은 분위기라고 한다. 가뜩이나 군공항이 부족한 마당에 주요 운용 거점 하나를 사실상 먼저 없애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군공항 이전은 활주로와 전투기만 옮겨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작전 반경, 전력 배치, 지휘통신 등 작전상의 고려 사안들이 두루 충족돼야 한다. 설익은 임시 이전 방안부터 거론돼서는 무안 지역의 반발만 키우고 자칫 군공항 이전 자체가 스텝이 꼬일 수 있다.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하는 까닭이다. 한미는 올해 하반기 연합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기간 야외기동훈련(FTX) 횟수를 지난해(22회)보다 줄어든 14회 실시하기로 했다. 올 3월 상반기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S) 기간에도 한미 간 이견 끝에 야외기동 횟수(20여건)가 작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핵위협을 가속화하고 있는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을 앞두고 연합훈련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자꾸 줄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연합방위 능력은 축소되고 국민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어진다. 반도체 산업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다면 안보는 국민이 죽고사는 문제다. 이 엄연한 사실을 잠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 [사설] 새벽 6시 ‘광클’ 주담대… 총량규제가 낳은 기막힌 현실

    [사설] 새벽 6시 ‘광클’ 주담대… 총량규제가 낳은 기막힌 현실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인터넷은행의 ‘오픈런’까지 불렀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실수요자들이 온라인의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새벽부터 기다려 신청하는 지경이다. 오전 6시 접수를 시작해 10분 만에 하루 한도가 소진되곤 한다. 인터넷은행도 무한정 대출을 늘릴 수 없으니 잔금 지급일이 다가오는 실수요자들은 피가 마를 지경이다. 소득과 상환 능력이 아니라 얼마나 빨리 신청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선착순’ 대출이다. 금융당국이 정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는 1.5%다.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5대 시중은행은 지난달 이미 연간 증액한도를 넘겼다. 주담대는 물론 신용·생활안정자금 대출까지 포함해서다. 올해 상반기 예년보다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 대출 한도를 미리 부여받고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이 주요 원인이었다. 증시 호황에 따른 ‘빚투’ 증가가 실수요자가 있는 주담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가을에도 비슷한 문제가 빚어졌다. 코로나 당시 풀린 유동성으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5~6%대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분양·매매·전세 계약을 맺은 실수요자들이 잔금대출이 막힐 위기에 처하자 4분기에 잔금·전세대출은 총량 관리에서 제외했다. 금융당국은 이번에는 잔금·이주비 대출과 청년·신혼부부 대출 등을 총량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땜질 처방을 반복할 일이 아니라 총량규제 관리 방식을 바꿔야 한다. 금융사들은 연간 목표를 제출하고 초과 시 이듬해 한도나 검사·감독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불이익을 우려한 금융사들은 일률적으로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데다 고소득·고자산가보다는 중·저신용자들에게 불리하다. 금융당국의 관리·집행 편의를 위한 획일주의가 아닌 실수요자를 배려하는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
  • 성동, ‘보도 점검의 날’로 보행 안전 지킨다

    성동, ‘보도 점검의 날’로 보행 안전 지킨다

    서울 성동구는 매주 수요일을 ‘보도 점검의 날’로 정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주민들이 평소 이용하는 보행로의 파손이나 침하 등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미리 발견하고 신속하게 정비하기 위해서다. 점검 대상은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보도 17개 노선 71.8㎞와 구청이 맡은 보도 31개 노선 28.7㎞ 등 전체 구간이다. 매주 담당 노선을 나눠 한 달을 주기로 차례대로 점검한다. 중점 점검 분야는 ▲보도 및 점자블록의 파손·침하 구간 ▲유모차와 노약자 등의 통행을 방해하는 턱 낮춤 미시공 구간 ▲보행자용 울타리 파손 구간 ▲굴착 후 미복구 구간 ▲불법 점용물 등이 대상이다. 위험 요소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신속하게 정비한다. 규모가 경미한 보도 파손 등 즉시 조치가 가능한 사항은 구청 도로유지보수반을 투입해 정비한다. 대규모 정비가 필요한 구간도 현장 여건과 정비 범위 등을 면밀히 확인한 후 빠르게 보수할 계획이다. 유보화 구청장은 “지속적인 점검과 신속한 보수를 통해 누구나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안전한 보행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 [단독] 전북도 고위 간부, 갑질·성추행 의혹

    전북도 고위 간부가 인사 상담을 하던 부하 여직원에게 갑질을 하고 성추행까지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행정안전부에 전북도 A 국장(3급)의 근무 평가 갑질, 성추행,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의혹 등에 대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신고가 피해자 실명으로 접수됐다. 전북도 여직원 B씨는 피해 신고에서 “지난달 9일 A 국장실에 찾아가 상반기 근무평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자 ‘근평은 조직에 대한 헌신과 기여뿐 아니라 국장 본인에 대한 헌신을 고려해 결정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근무 평가 주체인 간부 본인에게 잘 보이고자 노력한 직원을 우대했다고 해당 간부가 자인한 셈이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실제로 A 국장의 근평 결과는 B씨가 소속된 부서의 C 과장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결재를 거부할 정도로 반발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A 국장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 국장은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B씨의 뒤에서 갑자기 두 손으로 양어깨를 잡고 누르며 자신의 인사 방침을 수용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부하 여직원을 얼마나 하찮게 여겼으면 거침없이 불쾌한 신체적 접촉을 했는지 화가 나고 치욕스러워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A 국장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또 직원들과 식사를 하자며 특정 식당과 가격이 부담스러운 메뉴를 일방적으로 정하고 정작 식사비는 직원들에게 떠넘겼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A 국장은 “근무 평가를 할 때 나 자신에 대한 헌신과 기여를 고려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식사 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고민하지 않도록 도와주기 위해 식사 장소와 메뉴를 미리 알려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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