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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시 지난해 외국인 투자 8억달러 유치

    울산시가 지난해 8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했다. 울산시는 2019년 11개 외국인 기업체로부터 총 8억 189만 달러의 직접투자를 유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목표액 대비 160.4% 달성이다. 시에 따르면 2017년 5억 400만 달러, 2018년 8억 5300만 달러에 이어 3년 연속 외자 유치 목표액(5억 달러)을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국가별 외자 신고액은 쿠웨이트 4억 5795만 달러, 미국 1억 6175만 달러, 독일 1억 5925만 달러, 싱가포르 1808만 달러, 중국 288만 달러, 핀란드 182만 달러, 필리핀 9만 달러, 프랑스 7만 달러 등이다. 업종별로는 화공·기계 등 6억 3990만 달러, 바이오산업 1억 6175만 달러, 유통·서비스업 24만 달러 등이다. 독일 글로벌 자동차부품 분야 1위 기업인 베바스토사가 선루프 모듈 회사인 베바스토동희에 1억 5900만 달러를 투자해 베바스토동희가 전기자동차, 전기난방 시스템 배터리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쿠웨이트 PIC사가 SKC 화학 부문에 4억 5795만 달러, 미국 HLB USA가 HLB 게놈 기반 바이오산업에 1억 6175만 달러 투자, 싱가포르 SSNC사가 한국넥슬렌에 1800만 달러, 핀란드 케미라사가 용산케미라화학에 182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시는 투자국을 확대하고 업종을 다변화한 것이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시는 국내외 투자가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등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송철호 시장을 단장으로 유치단을 파견해 네덜란드 라이온델바젤사와 5000억원 투자 규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약 5조원에 이르는 직·간접적 생산유발과 1천200여 명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도 발로 뛰는 행정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수소 산업 등 친환경 에너지, 게놈 기반 바이오산업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산업 유치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인간문명과 신호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인간문명과 신호

    인간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신호를 받는다. 인간이 받는 신호는 감각이라는 형태로 뇌에 전달된다. 뇌는 이 신호를 잡음과 구분하고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 ‘매트릭스’를 전후해 뇌에 신호를 주어 감각의 착각을 일으키고, 가상의 세계를 인식하게 만드는 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은 상식이 됐다. 물리학을 배움으로써 부수적으로 얻은 이익 중에는 세상을 보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탄생 직후 극초기 우주에는 입자와 전자기파만 존재했다. 여기서 입자란 원자를 구성하는 소립자들을 말하며, 전자기파는 파장에 따라 연속적으로 라디오파, 빛, X선 등의 이름이 붙는 그것이다. 중요한 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주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입자와 전자기파뿐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무언가를 분류할 때 입자와 전자기파로 나누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인간의 감각도 이를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감각은 전자기파를 감지하는 시각과 입자를 감지하는 나머지 감각들로 나눌 수 있다. 생명체의 감각은 생명체가 주위 환경을 인식하고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진화했다. 인간의 감각 또한 마찬가지이며, 각 감각이 감지하는 대상의 특성은 그 감각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전자기파와 입자가 가진 각각의 특성을 통해 인간이 가진 감각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먼저 시각을 보자. 시각은 전자기파 중 가시광선이라는 특정 영역대를 감지한다. 거의 모든 생명체는 전체 전자기파 중 상대적으로 매우 협소한 가시광선 영역만을 감지한다. 이는 가시광선 영역만이 물을 투과하기 때문이다. 시각은 물속에 살던 생명체의 조상으로부터 기원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가시광선은 직진성을 가지고 있어 원거리의 대상을 구별할 수 있으며, 인간은 시각을 통해 원거리의 먹이를 찾고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인간의 나머지 감각들은 입자의 특성을 감지하는 것이다. 청각은 입자, 곧 기체 분자의 집단적 움직임을 파동의 형태로 파악하며 후각과 미각은 입자들이 결합한 분자의 화학적 성질을, 촉각은 더 큰 대상의 물리적 특성을 감지한다. 청각이 감지하는 음파는 빛에 비해 전달 거리는 짧지만 장애물을 돌아가는 회절성에 의해 보이지 않는 근거리의 상대를 파악할 수 있으며, 특히 빛이 존재하지 않는 밤에도 유용해 포식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야간의 생존에 도움을 주었다. 후각과 미각은 대상을 직접 판별하는 것으로 화학반응에 기반하며 섭취 가능하거나 필요한 대상을 ‘선호’라는 방식으로 결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쉽게 말해 좋은 냄새와 맛있는 대상은 생존에 유리한 성분과 높은 에너지를 의미하며, 악취는 위험을 의미한다. 정보 전달의 측면에서 감각을 바라볼 수도 있다. 청각의 대상인 음파의 경우, 성대라는 천연의 출력 도구가 인간에게 주어지면서 문명의 기반이 된 언어가 탄생했다. 반면 시각의 가시광선은 출력이 까다로웠지만 직진성과 함께 높은 공간해상도를 가졌고 문자와 종이, 인쇄술 그리고 모니터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정보가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는 방향으로의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문명의 폭발적 발전을 이끌었다. 이 칼럼 또한 바로 그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다.
  • ‘마이크로 LED’ 공개 날, 단 한번도 TV 언급 안 한 삼성

    ‘마이크로 LED’ 공개 날, 단 한번도 TV 언급 안 한 삼성

    “TV라는 틀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지 QLED TV와 투트랙… LG와 경쟁 가열TV 이야기가 안 나온 TV 신제품 공개 행사였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에 기반한 스크린 ‘더 월’ 신제품 공개 행사가 진행되는 40여분 동안 TV라는 단어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스크린의 비율, 화질, 크기 등을 ‘소비자 맞춤’으로 제작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 스크린의 가능성을 TV라는 틀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에서 ‘삼성 퍼스트룩 2020’ 행사를 열고 2020년형 신제품인 가정용 ‘더 월’을 세상에 내놨다. 1년 전에 처음 공개했던 ‘더 월’은 146인치, 219인치, 292인치로 출시돼 가정용으로 부적합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75인치, 88인치, 93인치, 110인치 등 비교적 작은 스크린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군을 다양화해 본격적으로 시장을 넓혀 가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미 주력으로 내걸고 있는 QLED TV에다가 마이크로 LED를 추가해 ‘투트랙’으로 스크린 시장을 끌고 가게 됐다. 이날 2020년형 올레드(OLED) TV를 공개하며 48인치 제품도 새롭게 추가한 LG전자와의 ‘TV 기싸움’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LED 스크린은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단위의 LED를 회로기판에 촘촘히 배열해 만든 제품이다. LED 조각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들기 때문에 스크린의 형태나 해상도, 비율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제작할 수 있다. 초기 단계라 일반 TV 모양으로 출시된 것이지 앞으로 마이크로 LED 시장이 커지면 정사각형 모양의 스크린, 액자 크기의 스크린 등도 등장할 수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마이크로 LED 등을 원하는 곳에 설치하기 쉽도록) 전원 코드가 없는 스크린도 이미 개발했다. 그런데 아직 효율이 안 나오는 것이 문제인데 확실한 것은 미래에는 전력 코드를 없앨 것”이라며 “내 방 사이즈, 가구 등과 어울리는 스크린을 가져다 놓고 싶은 욕구를 총족시키기 위해 마이크로 LED가 나왔다. 마이크로 LED는 오늘도 변하고 있고, 내일은 더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오징어 불법 조업 일당 21명 입건…집어등 켜고 그물로 싹쓸이

    오징어 불법 조업 일당 21명 입건…집어등 켜고 그물로 싹쓸이

    해상에서 4년간 불법 공조 조업으로 오징어 118억원어치를 잡은 일당 21명이 해경에 적발됐다. 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6일 오징어 불법 공조 조업을 한 혐의(수산자원관리법 위반)로 트롤어선 선장 A(55)씨와 채낚기어선 선장 B(63)씨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트롤어선은 집어등 없이 어군탐지기 등에 의존해 자루형 그물을 끌고 다니면서 오징어를 잡을 수 있어 효율이 낮다. 채낚기어선은 집어등을 이용해 오징어를 모은 뒤 낚시로 잡을 수 있어 대량 포획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A씨와 B씨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채낚기어선이 집어등을 켜서 오징어를 모으면 트롤어선이 그물을 끌며 오징어를 잡는 방식으로 조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낚기어선과 트롤어선이 공조 조업하는 것은 불법이다. A씨 등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동해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오징어 118억원어치를 잡아 수익금을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첩보를 입수해 배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한 뒤 이들을 검거했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동해안에서 어획량이 급감한 오징어 씨를 말리는 불법 공조 조업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감시·단속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美·이란 전운 고조에 아베 “파견 자위대로 日선박 안전확보”

    美·이란 전운 고조에 아베 “파견 자위대로 日선박 안전확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를 살해한 데 따른 이란의 보복 경고 등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 중동에 자위대를 파견해 일본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미에현에 있는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현지에서 가진 연두 기자회견에서 “중동 정세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해상자위대 중동 파견에 대해 “일본 관계 선박의 항행 안전을 확보한다”며 파견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전쟁 가능한 나라’를 핵심으로 한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자민당이 앞장서서 국민적 논의를 높이는 가운데 헌법개정 행보를 한걸음, 한걸음 착실히 진행해나갈 것”이라면서 “헌법개정을 내 손으로 완수해나가겠다는 생각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중동의 전운 고조에 “모든 관계자가 외교적 노력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제주도,올해 LNG보급·탄소없는 섬 추진에 3000억원 투입

    제주도,올해 LNG보급·탄소없는 섬 추진에 3000억원 투입

    제주도는 올해 LNG(액화천연가스) 민간 및 발전용 보급 사업과 청정 에너지산업(탄소 없는 섬),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육성 등 미래산업을 위해 3000여억원을 투입한다고 6일 밝혔다. 주요 사업으로는 ‘탄소 없는 섬’ 실행계획 추진 및 기본조례 제정, LNG 보급률(민간 10%, 발전용 30%) 확대, 공공 주도 해상풍력에 기반한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등이다. 도는 또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산업 육성, 전기차 보급률 확대, 바이오 및 화장품 산업 육성, 제주형 4차 산업 대응 계획 및 산업 연계·신규 사업 발굴 등을 추진한다. 또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및 자율운영 대학 중점 연구소 지원, 블록체인 제주포럼 및 테크 플러스 제주 개최, 4차 산업혁명 펀드 운용, 데이터 기반 사물인터넷(IOT) 신기술 도입, 공공 와이파이존 서비스 확대 등도 미래산업 육성계획에 포함했다. 노희섭 도 미래전략국장은 “도정의 역점 추진정책인 민생경제 활성화와 미래 신산업 육성 등 지속가능한 미래산업경제 생태계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각종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페루 ‘나스카 라인’ 143개 추가 발견

    페루 ‘나스카 라인’ 143개 추가 발견

    페루 남부 사막에서 143개의 새로운 나스카 라인(Nasca Lines)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페루관광청이 6일 밝혔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나스카 라인에는 새, 머리 두 개의 뱀, 사람, 물고기 등 다양한 형상의 지상화가 포함되었으며 특히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뱀이 사람 두 명을 집어삼키고 있는 형상이 발견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새로 발견된 143개의 나스카 라인은 최소 5m부터 최대 100m가 넘는 다양한 크기다. 일본의 야마가타 대학 연구팀이 2016년부터 3년간 고해상도 항공 이미지 분석과 현장 탐사를 통해 정리한 것이다. 50m 이상의 선으로 이루어진 지상화들을 그룹 A, 50m 이하의 단색 표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유형을 그룹 B로 분류했다.그룹 B형은 A형 보다 형성 시기가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초기 나스카 시대 또는 기원전 200년 전부터 서기 500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크기가 큰 그룹 A형의 나스카 라인들은 종교적 의식을 위해 그려진 것으로, 길 근처나 비탈에서 주로 발견된 그룹 B형은 여행자들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준 통로로 그려졌다는 가설 아래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페루관광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나스카 라인의 진실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나스카 라인은 페루 남부 이카에서 약 2시간 거리의 사막에 새겨진 거대한 선사시대 지상화다. 20세기 대표적인 고고학적 발견으로 꼽히며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거미, 고래 원숭이, 나무, 우주인 등의 그림이 30개 이상, 기하학무늬가 200개 이상 포함되어 있고, 하나의 문양이 약 100m에서 300m에 달할 만큼 거대해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 위에서 봐야야 전체 형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나스카 사막 지대의 건조한 기후와 태평양에서 불어온 소금기 머금은 바람 덕에 단단히 굳어져 오늘날까지도 원형 그대로의 그림이 보존되어 있다. 한때 외계인이 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던 나스카 라인은 누가, 왜 그렸는지 여전히 미스테리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격화하는 중동정세, 위기관리에 나서야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드론 폭격으로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해 양국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산하 기구인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3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를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범죄자들은 적시, 적소에서 그의 피에 대해 가장 강력한 최고의 응징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중북부의 종교 도시 곰의 잠카런 모스크(이슬람 사원) 돔 정상에 그제 붉은 깃발이 게양됐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 잠카런 모스크의 붉은 깃발은 순교의 피가 흐를 격렬한 전투가 임박했다는 상징물이며 이는 이슬람과 이란이 적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것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 공격을 해오면 이란 내 52곳에 대한 대대적인 응징 공격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실제로 미국은 중동에 대한 병력 증파에 본격 나서고 있다. 중동이 전운에 휩싸일수록 우리로선 중동 사태가 초래할 수 있는 위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국제유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 원유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중동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세계무역 감소와 국제금융 등을 타고 들어오는 영향을 우리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이란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 가운데 3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란이 이 수로를 지나는 미국과 우방 상선에 대한 억류와 공격을 감행하기라도 하면 국제 석유시장은 엄청난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정부는 원유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정세와 시장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시나리오별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을 위한 우회 카드로 검토하던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군사·경제 안보에 걸쳐 중동 사태가 일으킬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어디 갔어 내 탄피” 목숨 걸고 탄피 찾는 이유는?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어디 갔어 내 탄피” 목숨 걸고 탄피 찾는 이유는?

    대부분의 남성이 거쳐 가는 군대에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선진병영’으로 바뀌어 가는 지금도 군대의 모습은 옛날처럼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을 만한 군의 고구마 같은 모습을 ‘군(軍)고구마’를 통해 사이다같이 파헤치겠습니다. “어디 갔어 내 탄피. 타타타타타타 탄피….” 가수 양동근의 ‘탄띠’ 노래 가사 중에는 애타게 탄피를 찾아 헤매는 외침이 나온다. 탄환이나 포탄의 껍데기를 의미하는 탄피는 군대에서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물건’으로 꼽힌다. 아무리 좋은 탄피받이를 장착해도 탄피는 얄밉게 사방으로 튀어 사라지곤 한다. 탄피 하나라도 사라지면 “반드시 찾아!”라는 중대장의 절규에 온 병력이 달려들어 나올 때까지 찾는다. 탄피 하나에 왜 이토록 목숨을 거는지 간부들은 제대로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몰라보게 좋아진 요즘 군대에서 전근대적인 탄피 찾기가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 가는 이유는 뭘까?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가장 큰 이유는 ‘사고 방지’ 차원이라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탄 은닉에 따른 사고 위험 방지와 국가재산 결산을 위해 회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은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입대하는 모병제보다 사고 위험이 크다. 자칫 실탄을 숨겨 사고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탄피만이 제대로 사격 훈련이 종료됐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탄피는 실제 사격이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는 유일한 증거”라고 전했다.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측면도 있다. 군 관계자는 “잃어버린 탄피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탄피의 납 성분이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탄피를 회수해야 할 근거 규정은 있는 것일까. 국방부의 ‘3군 공통군수지원 절차 및 방침 지시’를 보면 탄피 반납 의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 지침에 따라 육군의 ‘교탄지원지침’, 해군의 ‘탄약관리 규정’, 공군의 ‘탄약획득 및 관리’ 규정에도 사격훈련 후 탄피 반납을 명시했다. 국방부의 지침을 살펴보면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할 경우 탄피 반납이 100%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찾아도 분실된 탄피를 회수하지 못해 반납이 불가능하다면 해당 부대장의 확인 후 탄약지원부대에 분실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절도 등 사고로 인한 분실이 아닌 이상 탄피를 분실했다고 지휘관을 징계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탄피 회수 실패 사례가 누적되면 부대장 평가가 좋을 리 없다. 모두가 탄피에 목숨을 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소총에서 흘러나온 탄피뿐만 아니라 유도탄이나 조명탄 사격을 하고 난 뒤에도 탄피를 회수한다. 국방부 지침에는 40㎜ 이상 중구경 무기도 사격을 하게 되면 반드시 100%의 비율로 탄피를 제출해야 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공중사격과 해상사격의 경우 100%가 아닌 ‘최대한’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때문에 해군 특전(UDT) 요원들의 사격 훈련 등에는 별도의 탄피 회수 절차가 없다. 바다나 하늘에서 쏘는 탄을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규정이 그래도 야전부대에서는 탄피 수색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특히 장병들은 총알이 표적지에 명중했는냐보다 탄피가 탄피받이에 명중했는지 더 신경 쓸 지경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절차상 피곤함이 있더라도 사고 예방이 먼저 아니겠느냐”고 했다. 미군은 어떨까? 미군은 사격훈련을 하더라도 탄피를 내버려두고 훈련을 마무리한다. 미국은 모병제 국가다. 모두 자발적으로 군에 들어온 만큼 실탄을 몰래 훔쳐 사고를 칠 것이라는 의심이 한국 군대보다는 약하다. 더욱이 미국 대부분 지역은 총기 소지를 허용한다. 탄피와 실탄은 물론 총기류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탄피 실종은 사건 축에도 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국의 총기 인식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면서 “아무래도 한국이 사고 방지에 대한 민감도 측면에서 더 예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 日자민당 5명 ‘카지노 비리’ 추가 연루… 아베의 개헌 발목 잡히나

    반대에도 강행한 아베 유일한 치적 ‘얼룩’ 야권 “집중 추궁”… 정기국회 파행 불가피 국민투표법 개정안 등 개헌 로드맵 비상 반전 위해 ‘중의원 전격 해산’ 가능성도 지난 연말 불거진 일본의 카지노 사업 관련 정치인 금품수수 사건의 수사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집권 자민당 의원 1명이 구속된 데 이어 추가로 의원 5명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아베 신조 총리의 국가예산 사유화 등 논란을 부른 ‘벚꽃을 보는 모임’ 파문이 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대형 악재가 또다시 터지면서 아베 총리는 당장의 지지율 하락은 물론이고 자신이 숙원으로 삼는 헌법 개정 추진에도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됐다.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카지노 복합리조트(IR) 관련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25일 중국의 카지노 기업 500닷컴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아키모토 쓰카사(49) 자민당 중의원을 체포한 데 이어 자민당 4명, 일본유신회 1명 등 다른 5명의 중의원에 대해서도 관련 혐의를 포착, 수사를 벌이고 있다.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된 500닷컴의 전 고문은 검찰에 “2017년 9월 아키모토 의원에게 300만엔, 비슷한 시기에 다른 5명의 의원에게 100만엔씩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등장한 의원 5명 중에는 2018년 12월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사이의 ‘광개토함 레이더 발사와 초계기 저공 위협비행’ 갈등 당시 방위상이었던 이와야 다케시(63) 의원도 포함돼 있다. 이와야 의원을 제외한 4명은 500닷컴이 카지노 사업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던 홋카이도와 오키나와현을 각각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기업으로부터 금전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한결같이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500닷컴 측이 돈을 전달하면서 작성해 둔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 의원들이 수사를 받게 되면서 아베 정권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카지노 통합리조트는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부흥 등을 내걸고 아베 총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역점 사업이었다. 도박 중독, 범죄 증가 등을 우려한 시민사회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법을 강행, 2018년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최장기 집권 기록을 이어 가면서도 별다른 치적이 없어 고민하는 아베 총리가 그나마 자신 있게 내세우는 정책이 여당 의원들이 줄줄이 엮인 뇌물 의혹으로 얼룩지게 된 셈이다. 입헌민주당 등 야권은 벚꽃을 보는 모임과 카지노 금품수수 사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다는 방침이어서 오는 20일 시작하는 정기국회는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는 4월까지 정부 예산안 통과를 마무리하고 개헌의 사전정지 작업인 국민투표법 개정안 통과에 전력을 다하려던 아베 총리의 개헌 로드맵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파문의 추이에 따라서는 아베 총리가 비상시에 활용할 반전의 카드로 갖고 있는 ‘중의원 해산’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비리, 의혹, 지지율 저하 등으로 정권의 구심력이 떨어졌을 때 ‘국민의 재신임’을 이유로 판을 뒤집어엎어 반전을 꾀하는 것은 이미 아베 총리가 2017년에도 써먹었던 수법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당시 36세)과 의붓아들(당시 5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 ●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좇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세·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세·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36)과 의붓아들(5)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쫓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주원기자의 軍고구마]“어디갔어 내탄피” 목숨걸고 탄피찾는 이유?

    [이주원기자의 軍고구마]“어디갔어 내탄피” 목숨걸고 탄피찾는 이유?

    대부분의 남성이 거쳐 가는 군대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선진병영’으로 바뀌어 가는 지금에도 군대의 모습은 옛날처럼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을 만한 군의 고구마같은 모습을 약칭 ‘軍고구마’를 통해 사이다같이 밝혀 드리겠습니다.“어디갔어 내 탄피. 타타타타타타 탄피…” 가수 양동근의 ‘탄띠’ 노래 가사 중에는 애타게 탄피를 찾아 헤매는 외침이 나온다. 탄환이나 포탄의 껍데기를 의미하는 탄피는 군대에서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물건’으로 꼽힌다. 아무리 좋은 탄피받이를 장착해도 탄피는 얄밉게 사방으로 튀어 사라지곤 한다. 탄피 하나라도 사라지면 “반드시 찾아!”라는 중대장의 절규에 온 병력이 달려들어 나올 때까지 찾는다. 탄피 하나에 왜 이토록 목숨을 거는지 간부들은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정확한 규정과 근거를 아는 사람도 찾기 힘들다. 몰라보게 좋아진 요즘 군대에서 전근대적인 탄피 찾기가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가장 큰 이유는 ‘사고 방지’ 차원이라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탄 은닉에 따른 사고 위험 방지와 국가재산 결산을 위해 회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은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다. 성인 남성이라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군에 입대한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입대하는 모병제보다 사고 위험이 크다. 자칫 실탄을 숨겨 사고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빈 탄피만이 제대로 사격 훈련이 종료됐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탄피는 실제 사격이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는 유일한 증거”라고 전했다.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측면도 있다. 군 관계자는 “잃어버린 탄피를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탄피의 납 성분이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탄피를 회수해야 할 근거 규정은 있는 것일까. 국방부의 ‘3군 공통군수지원 절차 및 방침 지시’를 보면 탄피 반납 의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 지침에 따라 육군의 ‘교탄지원지침’, 해군의 ‘탄약관리 규정’, 공군의 ‘탄약획득 및 관리’ 규정에도 사격훈련 후 탄피 반납을 명시했다. 국방부의 지침을 살펴보면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할 경우 탄피 반납이 100%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찾아도 분실된 탄피를 회수하지 못해 정 반납이 불가능하다면 해당 부대장의 확인 후 탄약지원부대에 분실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절도 등 사고로 인한 분실이 아닌 이상 탄피를 분실했다고 지휘관을 징계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탄피 회수 실패 사례가 누적되면 부대장 평가가 좋을 리 없다. 모두가 탄피에 목숨을 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소총에서 흘러나온 탄피뿐만 아니라 유도탄이나 조명탄 사격을 하고 난 뒤에도 탄피를 회수한다. 국방부 지침에는 40㎜ 이상 중구경 무기도 사격을 하게 되면 반드시 100%의 비율로 탄피를 제출해야 하도록 규정했다. 단 공중사격과 해상사격의 경우 100%가 아닌 ‘최대한’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때문에 해군 특전(UDT) 요원들의 사격 훈련 등에는 별도의 탄피 회수 절차가 없다. 군 관계자는 “바다나 하늘에서 쏘는 탄을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탄피는 국가 재산이기 때문에 국가가 처분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가재산을 회수하는 절차에 따라 당연히 반납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회수한 탄피의 일부는 항간의 소문대로 재활용하기도 한다. 규정이 그래도 야전부대에서는 탄피 수색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특히 장병들은 총알이 표적지에 명중했는냐 보다 탄피가 탄피받이에 명중했는지 더 신경쓸 지경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절차상 피곤함이 있더라도 사고 예방이 먼저 않겠느냐”고 했다. 미군은 어떨까? 미군은 사격훈련을 하더라도 탄피를 그냥 내버려두고 훈련을 마무리한다. 미국은 모병제 국가다. 모두 자발적으로 군에 들어온 만큼 실탄을 몰래 훔쳐 사고를 칠 것이라는 의심이 한국 군대보다는 약하다. 더욱이 미국 대부분 지역은 총기소지를 허용한다. 탄피와 실탄은 물론 총기류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탄피 실종은 사건 축에도 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국의 총기인식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면서 “아무래도 한국이 사고 방지에 대한 민감도 측면에서 더 예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미 해군의 자율항해 무인 선박, 앞으로 말도 한다?

    [고든 정의 TECH+] 미 해군의 자율항해 무인 선박, 앞으로 말도 한다?

    미 해군은 미 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사람 없이 혼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율 항해 무인 선박을 개발했습니다. 2018년 미 해군에 정식으로 인도돼 ‘시헌터’ (Sea Hunter)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대잠전(對潛戰) 연속 추적 무인함정(ACTUV)은 이것으로 미래 해상전의 양상을 바꿀 신무기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시헌터는 길이 40m가 조금 넘는 140t급 소형 선박으로 승무원 없이 최대 3개월 동안 작전을 수행하면서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미 무인항공기(드론)는 공중에서 현대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무기로 활약하고 있는데, 미군은 이에 더해서 자율항해 무인 선박 역시 새로운 핵심전력으로 개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군함은 운용하는 데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므로 일부만 무인화해도 상당한 병력을 절감하고 유사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헌터 같은 자율항해 무인 선박이 실전 배치되기 위해서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자율항해 선박 역시 사람이 조종하는 선박과 충돌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차선이나 교통 신호가 없는 해상에서 선박이 서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기구는 오래전부터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International Regulations for Preventing Collisions at Sea)을 만들었습니다. 시헌터의 자율항해 알고리즘은 이 규정에 완벽하게 따라 움직일 수 있게 개발됐습니다. 실제로 수년간에 걸친 시험 항해에서 씨 헌터는 다른 배와 충돌 없이 안전하게 항해했습니다. 하지만 운전과 마찬가지로 항해 역시 언제든지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은 충돌 경로에 들어선 두 선박이 어떻게 정보를 교환하고 규정에 따라 충돌을 피하는지 명시하고 있지만, 3척 이상의 배가 인접해서 항해하는 경우에는 너무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결국 항해사의 무전을 통해 항로를 수정하고 충돌을 피하게 됩니다. 문제는 시헌터에 해상용선박무전기(VHF) 채널을 통해 무선 통신을 할 항해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 해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음성 비서와 비슷한 음성 인식 및 응답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인공지능(AI) 스피커나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음성 인식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지만, 시헌터에 탑재될 음성 인식 및 응답 시스템은 실수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인식과 적절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특히 영어권 사용자 이외에 비영어권 사용자의 응답을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미 해군은 3단계에 걸쳐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시헌터에 적응할 계획입니다. 성공한다면 스스로 장애물과 다른 선박을 인지하고 항해할 뿐 아니라 인간이 조종하는 선박에 사람처럼 무선 교신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무인 선박이 등장할 것입니다. 마치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지만, 최근 자율주행 기술이나 음성인식 기술, 그리고 이와 연관된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인간처럼 반응하는 항공기, 차량, 선박, 그리고 로봇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상이 그렇게 먼 미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진=해상 시험 운전 중인 시헌터(DARPA 제공)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단 9명으로 ‘초계함’ 전투…폭발하는 ‘시뮬레이터’ 혁명

    단 9명으로 ‘초계함’ 전투…폭발하는 ‘시뮬레이터’ 혁명

    24시간 걸리던 ‘초계함 훈련’ 단 3시간으로공군 실시간 공동작전…훈련시설 절반으로악천후·무기고장 상황 구현…비용효율 극대화 스텔스기 ‘F-35’는 1대당 가격이 8000만 달러(한화 926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전투기로 부품 교체와 정비 비용, 항공유 등을 감안하면 1년 유지비만 1대당 50억~100억원에 이릅니다. 이런 전투기를 무작정 훈련에 동원하면 막대한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렇지만 운영비가 무섭다고 기체를 창고에만 넣어둘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실전에서 승리하려면 조종사는 끊임없이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세계적인 방산업체들은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오히려 사업 기회로 보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군사용 시뮬레이터’입니다. ●시뮬레이션 2000회 실시 뒤 실제 착함 성공 항공모함 착함은 공항 활주로 착륙과 달리 약간의 실수로도 인명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고도의 조종술을 갖춰야 합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비교적 쉬워 보이는 ‘F-35B’의 착함도 실제로는 항모의 고속기동을 고려해야 해 까다로운 작업 중 하나로 통합니다. 기체를 처음 다뤄보는 조종사라면 위험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5일 국방기술품질원의 ‘훈련용 시뮬레이터 개발동향과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세계 3대 방산업체이자 자국 기업인 BAE 시스템즈사를 통해 도입한 ‘F-35 QEC 통합 시뮬레이터’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영국 해군은 항모 ‘HMS 퀸엘리자베스함’ F-35B 조종사와 착륙 안전 담당관 훈련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했다고 합니다.함재기 조종사는 이 시뮬레이터로 2000회 이상의 단거리이륙·수직착륙(STOVL), 함상 롤링 수직착륙(SRVL) 훈련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10월 이 조종사가 SRVL 모드로 실제 착함하는데 성공했습니다. STOVL은 배기노즐을 수직으로 전환해 착륙하는 방식, SRVL은 사선으로 서서히 착륙하는 방식입니다. ‘훈련을 실전처럼’이라는 말을 이제 ‘훈련을 실제처럼’으로 바꿔야 할 시대가 온 겁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더 놀라운 성과가 나왔습니다. 미 공군의 F-16 전투기 조종사가 처음으로 노스롭그루먼사의 합성전장 작전세트 ‘렉시오스’(LEXIOS)를 사용해 주둔기지에서 다수의 연습 현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표적 탐지, 교전, 파괴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시공간 초월해 모든 전장 실시간으로 연결 전투기 시뮬레이터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훈련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로, 기품원 측은 “전투기 시뮬레이터를 실전 훈련에 적용할 때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기술을 좀 더 발전시키면 전투기를 ‘무인기’처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대부분의 업체가 전투기를 구입할 때 시뮬레이터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폴란드는 록히드마틴사에 F-35A 전투기 32대와 훈련용 시뮬레이터 패키지를 포함시킨 구매요청서를 보냈습니다. 이를 통해 F-35 도입국가들은 훈련량의 50%를 시뮬레이터로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군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기 위해 시뮬레이터 개발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해군은 2018년 9월 인디펜던스급 초계함 훈련을 위한 시뮬레이션센터 ‘심센’(SIMCEN)을 열었습니다. 실제 초계함으로 훈련을 하려면 장교와 부사관만 23명이 필요하고 훈련장으로 이동하는데 왕복 16시간, 훈련에 8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훈련은 3시간 동안 승조원 9명만 참여하면 된다고 합니다. 경비함과 상륙함 등 다른 함정에도 적용할 수 있어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호주 해군도 신형 헌터급 호위함, 아라푸라급 연안경비함 등 해상 전력을 대폭 강화함에 따라 올해 5월 훈련용 시뮬레이터 ‘케이심’(K-sim)을 도입했습니다. ●“주변 바람 세기에 따른 탄착점 변화도 가능” 미 육군은 ‘근접전투 전술훈련장’(CCTT)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보병은 물론 기계화 보병, 장갑차량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전투훈련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돼 있습니다. 최대 ‘대대급’ 전술훈련도 가능하다고 합니다.전차나 장갑차에 탑재된 50구경(12.7㎜) 브라우닝 M2 중기관총을 장착해 훈련할 수 있고 실제처럼 대대 지휘소의 지휘도 받습니다. 미 육군은 2018년 무려 3억 5600만 달러(4156억원)를 들여 록히드마틴사와 CCTT 성능개량에 착수했습니다. 미 육군은 4명 이상이 분대를 이뤄 진행하는 ‘분대 첨단 사격술 훈련장’(SAM-T)도 지난해 각급 부대에 보급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사격술을 연마하는 것을 넘어 무기 고장, 눈·비·바람 등 각종 악천후, 탄약 부족 등 전장과 매우 유사한 상황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 근접전 전장을 구현할 수 있어 실탄 사용에 따른 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일반적인 사격장부터 인질극 등 36개 시나리오가 포함돼 있는데, 부대가 요청하면 실전에 더욱 적합한 시나리오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미 육군 관계자는 “주변 바람 세기에 따라 탄착점이 변화하는 것도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미 공군은 2018년 시작한 ‘차기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PTN) 1차 프로그램에 가상현실(VR)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게임’ 정도로 치부하던 VR이 정식 훈련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입니다. 훈련생이 비행훈련과정을 이수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장점은 무궁무진합니다. 미 공군은 이런 시설이 확산하면 조종사 훈련시설의 절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인 ‘정보통신(IT) 강국’입니다.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검찰, 울산시청 정무특보실 등 압수수색

    검찰, 울산시청 정무특보실 등 압수수색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철호(71) 현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수립·이행 과정을 확인하려고 4일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오전 울산시청 정무특보실과 미래신산업과·관광과·교통기획과·총무과 등에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일부 관련자들 주거지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송 시장의 집무실과 자택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6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제보한 송병기(58)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사무실과 주거지·차량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이 된 정몽주(54) 울산시 정무특보는 송철호 현 시장의 측근 중 한 명으로 2017년 가을쯤부터 송 시장의 선거준비조직인 ‘공업탑 기획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2017년 10월 송 부시장, 장환석(59) 당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만나 선거 공약을 논의한 자리에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울산시 공무원 등이 송 시장의 공약 수립과 단독 공천 과정에 지원·개입 여부를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있을 때 비서실 부실장이었던 정모(53)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정 특보와 송 부시장, 장 전 행정관 등의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은 공공병원 설립과 반구대암각화 보존,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등 송 시장의 주요 공약을 추진하는 부서들이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해 송 시장이 2018년 6·3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들 부서 공무원들과 청와대 등 외부의 도움을 불법적으로 받았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송 시장 선거캠프에서 정책팀장 역할을 한 송 부시장이 울산시로부터 내부 문건을 넘겨받아 공약 수립에 활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일부 관련 공무원들을 소환 조사했다. 지난달 31일 기각된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에는 지방선거 이후 공업탑 기획위원회 관계자의 개방직 공무원 면접을 위해 울산시 자료를 빼돌린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가 포함됐다. 한편 검찰은 지방선거 이전 공약 수립 단계에서 울산시 공무원들의 불법 지원 정황을 확인해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60일, 그들은 16명을 죽였나(하)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60일, 그들은 16명을 죽였나(하)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두 달이 됐다. 2019년 11월에는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이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정부 “순수 귀순 의사 있다고 보기 어려워”탈북민 “5일 만에 북송…더 철저히 조사했어야” Q. ‘16명 살해’ 남성 2명 강제 북송한 것에 대한 탈북민 사회 반응은. 탈북민 사회에서는 16명 살해 남성 2명의 강제 북송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송된 2명의 귀순 의사와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더 철저하게 조사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일 동료 선원을 살해한 혐의로 북한 남성 2명을 조사 5일 만인 같은 달 7일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했다. 이들이 북에서 타고 온 15m 길이(17t)의 오징어잡이배에서 가혹 행위를 하는 선장을 죽인 뒤 처벌이 두려워 잠을 자던 16명을 2명씩 차례로 불러내 40분 간격으로 살해하고 도주했다고 자백해 추방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는 “(살해 여부를 떠나 북송된 2명이 이번 탈북을) 정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탈북) 해본 사람들은 얘기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도 “탈북민들은 북송된 2명이 타고온 선박에서 쌀 95㎏, 옥수수가루 10㎏, 마른 오징어 40㎏(포대 40여개) 등의 음식물이 나왔다”면서 “배로 귀순 시도를 했던 탈북민들 말로는 대개 오징어잡이배를 가지고 나왔다가 한국 군에 의도적으로 잡히기 위해 공해상에서 표류하는데 버티기 위한 식량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배를 탔던 탈북민들 얘기로는 배를 세워 놓고 잠을 자는데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엔진 시동을 끄면 매우 고요한 해상에서 2명이 16명을 아무도 모르게 죽이기는 정말 어렵다고 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김씨는 “(탈북 과정을 미뤄볼 때) 두 사람이 한국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살인했다고 하지 않았다면 배에 탔던 자들의 신원을 다 불어야 했을텐데 그러면 북에 남은 사람들이 다치게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정부가 조사과정에서 북송된 2명이 흉기를 이용해 살해했다면서도 혈흔 감식 등 정밀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배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점도 살해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 주민 2명이 16명을 살해한 뒤 시신과 살인도구 등을 모두 바다에 버렸다고 발표했다. 살해 가담자 1명은 북한에 체포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검역당국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타고 온 배와 선원의 옷 등은 나포 당일인 지난해 11월 2일 국가정보원의 요청으로 그날 오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해 즉각 소독됐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독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에서는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살인 증거와 관련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2019년 11월 7일)은 국회에서 “배에 여러 가지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후 정부는 북의 증거 훼손 시비를 우려해 혈흔 감식 등 정밀조사를 하지 않은 채 8일 오후 배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김은한 부대변인도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어 추방을 고려했다”며 증거 확보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남겨진 진술 외에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물증은 사라졌다.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송 당일(2019년 11월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들은 우리 해군에 진압된 직후 귀순의사를 표명했으나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추방했다”고 밝혔다. 귀순의사의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정원도 이들이 나포 과정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도주해 해군이 나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합동심문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과 이동 경로, 북한 내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들이 순수한 귀순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보호 신청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0일 강제북송과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형법상 살인방조죄, 불법체포·감금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은 이들 청년 2명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살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목선을 통해 탈출을 주선하던 탈북브로커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탈북민 “남한에서 법대로 처벌했어야”헌법학자 “헌법 3·4조 충돌 문제…통치행위 영역”  Q. 그렇다면 북송 대신에 어떻게 처벌했어야 한다고 보나. 탈북민 사회에서는 살해 여부를 떠나 귀순의사를 밝힌 만큼 헌법이 탈북민들을 한국 국민으로 규정하는 대로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정말 죄를 지었다면 한국 감옥에 보내 영원히 수감시켰어도 됐는데 귀순하겠다며 한국에 온 탈북민을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면서 “북에서 한국 드라마만 봐도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데 북으로 보낸 것은 가혹했다는 게 탈북민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하씨는 “탈북민들 중에 북한으로 조금이라도 다시 돌아갈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한국 귀순의사를 밝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탈북민의 북송은 곧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민준(2007년 탈북)씨는 “탈북민 가운데는 말을 못하거나 글을 못 쓰는 사람들도 있는데 통일부에서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다들 의문”이라고 답답해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북한군 등을 살해하고 온 경우들이 있었지만 과거에는 이런 것들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고 전했다.하씨는 “북에서는 살기가 어려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많고, 탈북 과정에서 살기 위해 북한군을 죽인 사람들도 있다”면서 “제가 탈북했을 때는 범죄 유무를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도 “설령 사람을 죽인 흉악범이라도 한국에서 재판 받고 감옥에서 교화 과정을 거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2012년 10월에도 북한군 2명을 죽이고 온 탈북민을 한국군이 전투태세를 갖춰 대응하며 받아줬는데 이번과는 정말 상반된다”고 전했다. 이번 강제 북송과 관련해 헌법 학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강제 북송에 대해 “헌법 3조와 4조가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헌법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기 때문에 고전적으로는 헌법 3조에 우선해 탈북민들이 한국 헌법의 적용대상이며 북한 주민도 한국의 국적을 가진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4조는 ‘한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추진한다’고 돼 있다. 한 교수는 “정부가 변명할 법리가 공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법적 고려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한 통치행위 영역에 가깝다”고 판단했다.다만 한 교수는 한국의 국적법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 교수는 “현재는 시대가 바뀜에 따라 3조의 영토조항과 4조의 평화통일 조항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논란이 있다”면서 “대법원은 지금까지 관행상 북한이 한국의 영토라고 해석해왔지만 헌법재판소는 북한에 대해 반국가단체인 반면 교류협력의 대상이라고 규정해 북한의 국가 지위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헌재에 의하면 체제유지를 위한 북한은 부정의 대상이지만 북한 내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영역은 존중해줘야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북한 주민의 생활은 우리가 보호해야할 대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탈북민이 북한 주민의 생활상 안전을 침해한 사범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부가 탈북민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는 법적인 영역에서 유무죄를 가리기는 어렵다는게 학계의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법학자는 “헌법을 제정할 때 대한민국은 대한제국과 그 이전에 한국을 계승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현 정부가 건국 100주년을 강조하는 상해 임시정부 때부터 현재의 헌법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그때의 한반도 국민과 영토는 다 한국의 것이라고 헌법 3조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이 중국에서 망명을 원한다고 말할 때 헌법에 의한다면 어디까지나 한국 국민인 만큼 우리나라에서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면서 “헌법에 따르면 한국의 주권은 부속도서뿐 아니라 한반도의 북한 주민들에게도 적용하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한국에서 처벌할 수 있고 한국 법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북한이탈주민법 9조에 집단살해 등 국제형사범죄자나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에 대해서는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는다고 보는 규정을 북송 근거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헌법학자들은 하위 법령이 상위 법령인 헌법과 상충될 경우에는 통상 상위 법령을 더 존중하는 관례가 있다고 설명했다.탈북민 “강제 북송으로 탈북민 수 줄어 들 것”美 인권단체 “유엔 고문방지협약 묵살한 것” Q. 정부의 탈북민 정책이 변화했다고 보는가. 탈북민 사회는 대북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탈북민들을 한국 정부가 강제 북송하거나 외면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북과의 대화와 인권 문제는 별개로 다뤄줄 것을 희망했다. 탈북민들은 한국 사회 정착을 위해 통일부 소속기관인 하나원에서 한국의 법과 제도 등 여러 가지 교육을 받는다. 하나원과 국정원에서는 그들에게 “헌법에 따라 한국땅을 밟으면 한국 사람이 된다”고 가르쳤다고 전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북한이탈주민법) 3조에는 한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를 표시한 북한이탈주민을 적용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이 법에 의해 신속히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받는다. 해당 법 4조 기본원칙에는 보호대상자(탈북민)를 인도주의에 입각해 특별히 보호하고 한국의 자유민주적 법 질서에 적응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김씨는 “탈북민 사회에서는 이번 일로 한국으로 오는 탈북민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우리도 평범한 국민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췄다. 김씨는 “고문과 처벌의 위협이 있을 때 강제로 본국에 보내지 않는 강제송환금지 조항이 있다”면서 “강제 북송을 막을 수 있는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를 다들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4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도착한 북한 주민은 한국 국민이 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다”면서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들과 인도 요청 대상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 없이 추방이 이뤄졌다”고 한국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한국과 북한 사이에는 신병 인도 문제를 관장하는 법률이나 조약 의무가 없다”면서도 “관련 조약이나 법조인의 도움 없이 추방 조치가 이뤄졌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미국의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트워치(HRW)도 같은 달 12일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 조치에 불법적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해당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선원 두 명을 고문 위험 국가인 북한으로 추방한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빠른 북송 조치는 유엔 국제고문방지 협약을 묵살(disregard)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HRW이 지적한 ‘유엔협약’은 고문 위험 국가로의 추방·송환·인도를 금지한 ‘유엔 고문방지협약 제3조’를 뜻한다. 미국 대북 제재 및 인권전문가로 알려진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역시 “북한 주민들을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처우하고 한국 법원에서 재판했어야 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탈북민을 강제로 북송할 가능성을 열었다.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같은 달 북한 선원의 강제송환에 대해 “범죄 행위가 있다고 해서 개인의 난민 지위가 자동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북한 주민) 두 사람의 범죄 행위가 확인도 되기 전에 범죄자로 낙인찍어 북한으로 송환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위반한 것이며 비인도적인 국제인권 규범 위반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단독]인권위, 강제북송 북한 선원 긴급구제신청 기각

    [단독]인권위, 강제북송 북한 선원 긴급구제신청 기각

    “기본권 침해 가능성만으로 개입 어려워”“이미 북송된 시점, 구제 실효성도 불분명”“북송 선원 상태 확인 노력 계속 하겠다”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강제 북송된 북한 선원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북송된 선원들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도 추정만으로 긴급구제에 나서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다만 선원들을 북으로 보낸 정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계속 조사하기로 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 선원 북송 관련 긴급구제 신청 사건을 심의한 결과, 긴급구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난 2일 이런 사실을 신청인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측에 통지했다. 인권위는 “북한의 사법체계 현실에 대한 유엔(UN) 등 국제사회의 우려 및 각종 보고서 등을 종합해 보면, 정부가 (지난해 11월 7일) 북송한 선원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우나 그와 같은 추정만으로는 이번 사건이 국가인권위원회법상 긴급구제 조치 요건인 ‘인권침해 가능성의 개연성’과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의 발생’ 모두를 충족하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긴급구제 조치 판단을 위해서는 북한으로 추방된 2명의 북한 선원이 국제사회 및 여러 시민단체의 우려와 같이 인도적이고 합법적인 법원의 판단을 거치지 않은 채 고문이나 공개 처형 등의 위기 상황에 있는 등 피해 발생이 임박했다거나 위원회의 개입으로 피해의 확대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정부기관 및 유엔 인권기구 등을 통한 조사만으로는 북송 선원들의 정확한 근황 및 사법 절차 단계 등을 확인할 수 없고, 이미 북송이 완료된 시점 이후의 단계에서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자에 대한 위원회의 구제 가능성 및 실효성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인권위는 “북한 선원 북송 사건과 관련한 정부 대처의 적절성 여부, 북송 선원들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 등은 지속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기로 한다”고 말했다.앞서 통일부는 지난해 11월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선원 2명을 같은 달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 2명이 동해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당시 통일부는 “이들은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질러 보호 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 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강제송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4일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범죄행위가 있다고 해서 개인의 난민 지위가 자동 취소되는 것은 아니며, 범죄행위는 난민 지위를 반드시 인정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면서 “강제송환 금지 원칙은 고문이나 기타 부당 대우에 대한 절대적인 금지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범죄자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든 경우에 적용된다”고 정부를 비판한 적이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평택항 친환경차 수출선에 오른 문대통령 “여기가 활발해야 수출강국으로 가는길 ”

    평택항 친환경차 수출선에 오른 문대통령 “여기가 활발해야 수출강국으로 가는길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친환경차 수출 현장인 경기 평택항을 방문, 전기·수소차 개발자 및 자동차 선적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수출 강국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처음 수출되는 친환경차 468대를 실은 글로비스 썬라이즈호가 떠나는 경기 평택항을 방문했다. 평택항에 접안된 선박에는 ‘친환경차 선도국가,‘수출강국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문 대통령은 박한우 기아차 대표이사로부터 사업현황 및 시장전망을 들었다. 박 대표는 “아프리카와 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 판매를 늘려 한국 자동차 수출에 기여하겠다”며 “모빌리티 등 미래 신사업을 개척해 중장기적으로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친환경차 수출에서 시작된 상생 도약의 기운이 2020년 새해 우리 경제에 커다란 활력이 될 것”이라며 박 대표 등을 격려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명 경기지사, 정장선 평택시장 등이 이날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처음 수출되는 친환경차 ‘니로’에 ‘수출 1호 친환경차’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깃발을 차량에 꽂아준 다음 박 대표를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며 웃었다. 문 대통령이 성 장관 안내를 받아 “대한민국”을 선창하자 다른 참석자들은 “달리자”라고 외쳤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어 올해 1호 수출차인 니로의 보조석에 탑승해 글로비스 썬라이즈호로 이동했다. 조타실에서 선장으로부터 선적 현황 등을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총 항해 기간,선박 내 편의시설 등을 물으며 선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갑판으로 이동해 현대글로비스 김정훈 대표로부터 세계 해상 운송시장과 관련한 현황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새해에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국이 4대 수출 강국의 목표를 향해 발전하기를 바란다”면서 “현대글로비스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성 장관은 “오늘 새해 자동차 수출 첫날인데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서 잘 풀릴 것 같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수출이 줄어 금년에 제대로 발동을 걸어야 2030년 세계 수출 4대 강국 도약도 실현 가능하다”며 “자동차 산업 전망이 암울했는데 친환경차, 전기차, 수소차 분야에서 회복해 참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활발하게 가동되는 것이 한국 자동차 산업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고 수출 강국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수출현장을 둘러보기에 앞서 문 대통령은 평택항 관제 업무가 이뤄지는 해상교통관제센터를 방문해 근무 현황을 살폈다. 조현배 해양경찰청장으로부터 평택항 안전관리 현황 등을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이후 연안 선박 운항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는데 어느 정도 개선이 됐는가“라고 물어보는 등 해상 안전에 관심을 보였다. 이어 인근 해상에서 순찰 경비 중인 해경 317정의 조찬근 함장과 무선 송수신기로 교신하며 근무자들 노고를 격려했다. 조 함장은 “구명조끼 착용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어민들의 안전 의식이 높아졌다”며 “어민들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함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올해도 해양 안전이 잘 지켜질 것 같다”면서 “해경 모두가 우리나라 해양주권 수호와 해양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안전이 대한민국의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근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文대통령, 친환경차 수출현장서 새해 첫 현장행보…‘상생도약’ 드라이브

    文대통령, 친환경차 수출현장서 새해 첫 현장행보…‘상생도약’ 드라이브

    평택·당진항 찾아 전기·수소차 개발자 격려 올해 수출 1호 전기차 ‘니로’ 등 친환경차 수출 축하 자동차 운반선 직접 타보기도, 신성장 동력 강조문재인 대통령은 3일 “친환경차 수출에서 시작된 상생 도약 기운이 2020년 새해 우리 경제에 커다란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평택·당진항의 친환경차 수출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늘 2030년 세계 4대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10년을 시작한다”고 선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새해 첫 현장 행보를 경제 콘셉트로 잡은 동시에 올해 국정 운영의 초점을 경제에 맞추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현장 방문으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통한 2030년 수출 4대 강국 도약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 친환경차 수출은 세계 최고 기술로 이룩한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라며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친환경차 전비(전력소비효율)도 달성했다. 작년 전기차 수출은 2배, 수소차 수출은 3배 이상 늘었고 친환경차 누적 수출 대수는 총 74만대를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기아차를 직접 거론하며 “기아차 니로는 한 번 충전으로 380km 이상 주행하는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고, 유럽과 미국에서 2019년 올해의 전기차로 선정됐다”며 “현대차 수소트럭 넵튠은 유럽 최고 상용차에 주어지는 2020년 올해의 트럭 혁신상을 받았고 이미 1천600대 수출계약을 마쳤다”고 언급했다.특히 “또 한 가지 자랑할만한 일은 ‘상생의 힘’이 세계 최고의 친환경차를 탄생시켰다는 사실”이라며 “협력하는 것이 ‘세계 최고’가 되는 길이며 함께 도전하고 서로 응원하는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팩·우리산업·동아전장 같은 중소·중견기업이 핵심부품 개발과 성능향상에 힘을 모아 니로가 만들어졌고, 현대차는 우진산전·자일대우상용차·에디슨모터스 등 중소·중견 버스 제조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며 수소버스 양산과 대중화에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광주형 일자리를 시작으로 밀양·대구·구미·횡성·군산에서 지역 상생형 일자리를 탄생시켰다”며 “노사민정이 서로 양보하며 희망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듯 중소·대기업이 협력하며 세계 최고 친환경차 생산국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도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우리 친환경차 산업을 세계 최고 산업으로 일구고 우리 차가 더 많이 세계를 누비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정부는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로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며 “2025년까지 기술개발에 3천800억원 이상 투자해 세계 최고의 친환경차 개발을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세계 경제와 무역 여건은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정부는 수출지표를 플러스로 전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혁신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평택항에서는 올해 수출 1호 전기차인 ‘니로’를 비롯해 친환경차 468대를 실은 6만 5000톤급 글로비스썬라이즈호가 수입국을 향해 출항했다.친환경차는 정부가 육성하는 3대 신성장동력 사업 중 하나로, 현대·기아차 등과 관련있어 ‘대기업과 거리 좁히기’ 행보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새해에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평택·당진항은 중국 및 신남방 국가들과의 무역 전진기지이자, 평화경제의 교두보로 자동차 수출의 관문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 친환경차 산업을 집중지원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탈바꿈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 감소 폭이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둔화할 만큼 반등이 가시화했다.특히나 대중국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되기도 했다”면서 “수출이 호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를 실제 성과로 끌어내기 위한 강한 의지가 담긴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미래차를 신산업의 핵심축으로 해서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일정”이라며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고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및 수출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날 수출 1호 친환경차인 ‘니로’는 기아차의 제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전기·수소차 개발자 및 자동차 선적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서 ‘니로’에 탑승해 출항하는 자동차 운반선 ‘글로비스 썬라이즈호’에 올랐다. 앞서 평택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 들러 관제 직원들을 격려하고 평택항 인근 선박과 교신하며 안전운항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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