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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해녀가 사라진다… “딸 거 없어 수입 없는디 누가 물질 허쿠광”

    제주 해녀가 사라진다… “딸 거 없어 수입 없는디 누가 물질 허쿠광”

    기후변화로 수중 백화현상 가속돌미역 수익 0… “연소득 683만원”해녀 60대 이상 90% 고령화 심각신규 해녀 양성 팔 걷은 제주도가입비 100만원 지원, 절차도 완화해녀문화 콘텐츠 가치 창출 총력 “제주 해녀가 사라점수다(사라지고 있어요).” 제주도는 해녀가 1970년대 1만 4000여명에서 2020년대 3000명대로 80%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3000명 선마저 붕괴해 2839명에 그쳤다고 23일 밝혔다. 게다가 해녀 중 70세 이상이 60.3%, 60세 이상이 90.3%로 해녀 고령화가 심각하다. 30세 미만은 6명으로 0.2%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제주시가 58.4%로 서귀포 41.6%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신규 해녀는 23명에 그쳤다. 이 가운데 20대가 2명, 30대 4명, 40대 8명, 50대 5명, 60대 4명 등이었다. 일각에선 신규 해녀가 되기 위한 진입 장벽이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바다사막이라 불리는 백화현상(갯녹음현상)으로 소라, 전복, 해삼, 미역, 톳 등 수산자원이 사라지고 있어 해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김성근 한수풀해녀학교장(귀덕2리 어촌계장)은 “바다에 물건이 없는디 누가 물질허젠 허쿠광. 수입이 없는디 젊은 사람들이 허젠 안 허여”라면서 “연소득 683만원인디 누가 허젠 허쿠광” 하고 반문했다. 그는 가입 절차가 까다롭다는 얘기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했다. 나이 든 해녀들은 사실상 반농반어를 하기 때문에 수입에 연연하지 않지만, 젊은 해녀들은 물질 외엔 밥벌이가 없는 탓에 바다에 해산물이 없어 수입이 줄면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전엔 해녀가 대물림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해녀가 되려면 누구나 보통 한수풀해녀학교나 법환해녀학교 등에서 86시간 동안 이론, 실습교육, 현장실습을 한 뒤 최소 1년 넘게 어촌계 인턴과정을 밟아야 한다. 어업 실적이 연 60일 이상 돼야 수협 조합원에 가입할 수 있다. 수협 출자금은 200만원 이상 내야 한다. 물론 어촌계 가입비도 내야 한다. 밑천 없는 청춘들에게는 어촌계 가입비도 큰돈이어서 제주도는 가입비 100만원을 지원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해녀 자격증이 나오는 데 최소 1년 반이 넘게 걸린다. 그러나 김 교장은 “외지인들이 동네에 정착해 해녀 삼촌들과 어울리다 보면 어촌계에서 자동적으로 해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면서 “해녀학교를 나오고 인턴 과정을 밟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삶을 배우며 그 어촌에 동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희신 제주도 해녀정책팀장은 “진입 장벽이 높다고만 할 게 아니라 해녀 일은 생계만이 아닌 생명까지 서로 담보하며 의지해야 한다. 또 바다자원을 보호하는 직업의식까지 투철해야 한다”면서 “물질은 공동체 작업이고 해녀 문화는 공동체 문화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도는 신규 해녀 초기 정착금 지원 연령을 현재 40세 미만에서 50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지금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인턴 해녀를 대상으로 잠수복 지원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또한 예비 해녀의 경우 중도 포기자가 많이 발생함에 따라 수협 및 어촌계 가입 절차를 완화해 신규 해녀 유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출산·육아수당(정부출산정책 지원 땐 중복 지원 불가)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현직 해녀 3000명 선이 무너지자 최근 신규 해녀 양성을 위한 지원 계획을 마련하면서 생계형 해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물질 공연 등 해녀 문화 활용 방안을 활성화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 지사는 “해녀 문화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세계유산·국가유산으로 등재돼 문화관광 콘텐츠가 되는 시대”라며 “젊은 해녀들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다. 젊은 해녀들의 기획력이 가미되면 해녀 문화 콘텐츠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녀 문화를 재연하는 시대가 온 것에 공감하면서 생계형 해녀의 삶에 대한 고충도 토로했다. 가파도 해녀 유용예(45) 어촌계장은 “다른 어촌도 마찬가지지만 가파도의 경우 해조류 수입 의존도가 60%를 넘는데 2020년부터 사라지면서 해녀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돌미역은 2019년이 마지막 조업이었고 이젠 수익이 0으로 떨어졌다. 모자반은 공동 채취가 2018년이 마지막이었다. 톳은 지난해부터 채취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파도는 반농반어도 안 된다. 물질 않는 겨울철에는 본섬으로 건너가 귤 따는 수입으로 생활한다”고 했다. 충북 출신으로 혈혈단신 가파도에서 사진을 찍다가 눌러앉았다는 그는 가파도 사진관을 운영하지만 벌이가 안 된다. 가파도에는 현재 해녀가 43명으로 40대가 2명이고 나머지는 6070세대다. 올해 2명, 내년에는 6~7명쯤 은퇴한다. 섬 속의 섬이다 보니 해녀가 되고 싶어 왔다가도 다른 바다와 달리 물살이 세고 정주 여건이 열악해 결국 떠나간다. 그는 생계형 해녀의 삶이 고달플 때마다 60대 선배 해녀들의 충고인 “해녀는 바다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바다를 향한 해녀의 정신을 되새긴단다. “해녀라고 다 해녀가 아니여. 물때 되민 물질허레 가는 게 해녀주. 오늘 가고 싶덴 허영 가고, 가고 싶지 안 허민 안 가는 거 아니여. 몸(마음) 내킬 때만 물질허민 해녀가 아니여.”
  • 기시다 총리 “다음 달 나토정상회의 참석”… 한미일 정상회의 열리나

    기시다 총리 “다음 달 나토정상회의 참석”… 한미일 정상회의 열리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기시다 총리는 21일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계기로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7월 나토 정상회의와 8월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나토는 다음 달 9~11일 열리는 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AP4) 정상을 공식 초청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미국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3월 나토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정부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오는 9월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설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 대응이나 총재 선거 전 중의원(하원) 해산 여부 등에 관한 질문에 “미룰 수 없는 과제에 대처해 결과를 내는 것 이외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만 대답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일본 제1당은 자민당이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로 선출돼 2021년 10월 총리에 올랐으나 지난해 연말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 이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0~20%에 그치고 있다.
  • [맞춤복지]실직·중병으로 위기 처했다면 ‘긴급복지지원 신청’

    [맞춤복지]실직·중병으로 위기 처했다면 ‘긴급복지지원 신청’

    물류 창고에서 일하던 A씨(50)는 얼마전 창고에서 무거운 짐을 나르다 허리를 다쳤다.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 직장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가족이라고는 아픈 노모 밖에 없어 대신 경제 활동을 할 사람도 없었다. 모아 둔 돈은 치료비와 노모 부양비로 6개월 만에 동이 났다. 종종 식사를 못할 만큼 생활고가 극심해지고 나서야 A씨는 주민센터 문을 두드렸다. A씨처럼 중병이나 사고로 위기에 처한 저소득 가구는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보장 제도 만큼 수급 기준이 까다롭지 않다. 대상은 ▲주소득자가 사망, 가출, 행방불명되거나 구금시설에 수용돼 가계 소득이 끊긴 경우 ▲중한 질병 또는 부상을 입은 경우 ▲주소득자 또는 부소득자가 실직해 소득을 상실한 경우 ▲화재·자연 재해 등으로 거주지에서 생활하기 곤란한 경우 등이다. 중위소득 75% 이하(대도시 1인 가구 기준 167만 1334원, 2인 가구 276만 1957원, 3인 가구 353만 5992원, 4인 가구 429만 7434원), 금융 재산이 1인 가구 기준 822만 8000원 이하인 사람을 지원한다. 2인 가구는 968만 2000원, 3인 가구는 1071만 4000원, 4인 가구는 1172만 9000원 이하다. 부동산 등 재산 기준은 대도시 2억 4100만원 이하, 중소도시 1억 5200만원 이하, 농어촌 1억 3000만원 이하다. 긴급복지 지원 대상이 되면 생계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1인 가구 월 71만 3100원, 2인 가구 117만 8400원, 3인 가구 150만 8600원, 4인 가구 183만 3500원이다. 1~3개월간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생계지원을 받았는데도 위기상황이 지속되면 긴급 지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원을 연장할 수 있다. 단 지원 기간이 6개월을 초과할 순 없다. 이밖에 각종 검사·치료비 등 의료 지원, 주거 지원, 사회복지시설 입소 또는 이용 서비스, 초·중·고등학생 학용품비, 연료비(10월~3월), 장제비·해산비·전기요금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긴급복지지원은 별도의 신청서가 없다. 본인, 가족, 친족이나 그밖의 관계인이 구술 또는 서면으로 시군구청이나 가까운 읍면동 주민센터에 지원 요청을 하면 된다. 보건복지상담센터(129번)에 문의하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세종로의 아침] 의협의 횡포, 언제까지 참아야 할까

    [세종로의 아침] 의협의 횡포, 언제까지 참아야 할까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무기한 휴진’ 선언에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다. 임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총궐기 대회에서 의협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으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역풍이 일었다. 의협 대의원회, 시도의사회 등과 논의하지 않고 임 회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해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내부에선 “회원을 장기판 졸로 취급한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황당하기는 국민도 마찬가지다. 휴진 보도만 봐도 한숨이 절로 나올 지경인데 ‘의사 대표 단체’라는 의협이 생명과 직결된 휴진 방침을 숙의 없이 내뱉었으니 국민 생명과 안전을 얼마나 가볍게 여겼으면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겠냐는 탄식이 나왔다. 결국 의협은 22일 회의에서 무기한 휴진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환자의 생명 보호와 치료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의사들의 파업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 하물며 임 회장이 주변 몇몇과의 쑥덕거림으로 무기한 휴진을 얼렁뚱땅 선언했다면 그 자체로 반인도적인 일이다. 누군가는 그 결정으로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 생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횡포와 폭주를 일삼는 의협을 이대로 참아 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정부는 관련법에 따라 의협 임원 변경과 극단적인 경우 해산도 가능하다고 언급하며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의협은 의료법에 지정된 법정 단체로, 설립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를 계속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등기부등본에 등록된 의협의 설립 목적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향상 및 사회복지 기여’, ‘의권(醫權) 및 회원 권익 옹호와 회원 상호 간의 친목’이다. 의협은 이 중 ‘국민건강’을 내팽개치고 ‘의권 및 회원 권익 옹호’만 외치고 있다. 아마도 이번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의협이란 특정 이익집단이 의권을 지키겠다며 국민을 짓밟은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분노한 환자들은 “법대로 처리하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의협을 해산하거나 회장 교체를 요구해 봤자 실익은 없을 수 있다. 그래도 ‘환자 볼모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의사 단체에게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의사는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명제를 보여 줄 순 있을 것이다. 의사 불패 신화는 깨져야만 한다. 의협은 2년 이상 회비를 낸 회원만 회장 투표권을 가질 수 있는 폐쇄적 조직이어서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지 못한다. 의사들에게 자정 기능이 남았다면 이참에 의협을 해체 수준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 교수들도 크게 다르진 않다. 서울대 의대는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곳이고, 교수들은 국가공무원법을 적용받는데도 가장 먼저 무기한 휴진을 결행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결의문에서 “눈앞의 환자가 아닌, 국민 건강이 나의 책임임을 자각하고 우리나라 의료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당장 눈앞의 환자를 보지 않고 어떻게 국민 건강을 책임진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가장 모를 이들은 전공의들이다. 모든 대화협의체 참여를 거부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소셜미디어(SNS)에 “이미 용산에 들어가 윤석열 대통령까지 만나고 왔다. 대화는 할 만큼 했다”고 했다. 정부와 한 번도 마주 앉지 않고 윤 대통령과의 140분 대화만 두고 ‘할 만큼 했다’는 이들을 어찌 보아야 할까.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오라. 의사가 의도(醫道)를 말하는 세상이 다시 오길 바란다. 이현정 세종취재본부 차장
  •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우려 고조… 중동 안보 ‘살얼음판’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우려 고조… 중동 안보 ‘살얼음판’

    최근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타격할 작전 계획을 승인한 데 이어 헤즈볼라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할 새로운 무기가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중동 안보가 연일 살얼음판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궤멸을 두고 내각과 군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 균열 양상까지 더해졌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고위 지휘관 탈레브 압둘라를 위한 추모 방송 연설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이스라엘의 어느 곳도 우리 무기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헤즈볼라는 규칙과 한계 없는 싸움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는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됐다”면서 “전면전이 시작되면 이스라엘은 이 무기를 최전선에서 보게 될 것이며 이스라엘 최북단 갈릴리도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가자지구를 향한 해상을 개방하고 있는 동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키프로스 공항과 기지를 이스라엘 적들에게 개방해 레바논을 타격하게 한다면 저항 세력은 키프로스를 전쟁의 일부로 여기고 타격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처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시아파 극단주의 무장정파로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 개전 이후 이스라엘과 국경 일대에서 교전을 벌여 왔다. 최근 몇 주간 교전이 치열해지면서 서방 외교관들은 양측의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내놨다. 나스랄라의 발언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공격 작전 계획을 승인하면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헤즈볼라는 붕괴할 것이며 레바논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이스라엘은 1978년, 1982년, 2006년에 레바논을 침공해 무장세력을 격퇴한 전적이 있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에서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는 하마스보다 훨씬 우월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2006년 이스라엘과 34일간의 전쟁을 벌인 뒤 군사력을 보강해 이스라엘 영토 깊숙한 지점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등 대량의 공습 수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8일에는 이스라엘 최대 항구도시 하이파의 모습을 드론으로 정찰한 9분 31초짜리 영상을 공개하며 이스라엘을 도발했다. 영상에는 고층 건물이 밀집한 민간인 지역이 포함된 것은 물론 인근 공항과 군 기지 두 곳 등 민감한 시설이 찍혔다. 이런 가운데 전시내각을 해산하고 보안내각을 세운 이스라엘 정치 지도부와 군이 하마스 소탕이라는 가자지구 전쟁 목표를 둘러싸고 틈이 벌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든 틀렸다”며 하마스 궤멸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게 근거가 됐다. 발언 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측과 군 모두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전시내각 해체와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의 이탈 등 이스라엘 내부에서 불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외신은 진단했다.
  • 안산시,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미이전 토지 소유권 넘겨받아

    안산시,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미이전 토지 소유권 넘겨받아

    경기 안산시는 최근 원곡주공2단지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조합으로부터 시가 55억원 상당의 토지(5필지, 1,686㎡)를 이전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시가 소유권을 이전받은 토지는 현재 원곡벽산블루밍아파트 진입도로로 사용 중인 곳이다. 앞서 지난 2001년 12월 안산시는 원곡주공2단지의 아파트 주택 재건축 사업을 승인하면서 조합으로 하여금 해당 토지를 아파트 진입도로로 조성한 뒤 시에 기부채납하도록 했다. 하지만 조합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조합장 및 임원 대부분이 사망하며 실질적으로 조합은 해산한 상태에 있었다. 이에 시는 부득이 올해 2월 소유권 이전을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이달 법원으로부터 최종 소유권 이전 등기 이행 판결을 받았다. 한편, 안산시는 적극행정을 기반으로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반월국가산업단지 ▲안산 신도시 개발 등 정부의 각종 개발사업 완료 후 시로 미이전된 6,653억 원 상당의 공유지(236필지, 59만 5466㎡)를 이전받은 바 있다.
  • 강원 밤 밝히는 야시장 “주말마다 만나요”

    강원 곳곳의 전통시장과 상점가에서 주말 야시장이 문을 연다. 강원도는 10개 시·군과 함께 12개 야시장을 이달과 9월부터 11월까지 매주 금·토요일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21일 태백 중앙로 상점가·28일 황지시장 상점가 ▲7월 5일 평창 진부 전통시장 ▲7월 12일 강릉 주문진 종합시장·정선 고한 구공탄시장·고성 거진 전통시장 ▲7월 26일 삼척 중앙시장·홍천 중앙시장 ▲8월 2일 인제시장 ▲8월 9일 태백 장성 중앙시장 ▲8월 30일 원주 우산천 상점가 ▲10월 3일 횡성 전통시장이 개장한다. 야시장들은 지역 특색을 살린 이벤트와 이색적인 먹거리로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홍천 중앙시장 야시장은 하이트맥주가 홍천공장에서 생산한 맥주로 만든 칵테일을 선보이고, 캠핑존과 게임존, 영화관, 노래방도 마련한다. 강릉 주문진 종합시장은 해산물을 활용해 개발한 메뉴를 내놓고, 태백 중앙로 상점가는 한강·낙동강 발원지 축제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와 시·군들은 야시장 운영을 통해 관광객이 늘어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심야까지 열리는 야시장 특성상 체류형 관광객 증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도와 시·군들은 야시장이 새로운 관광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2년간 1억~4억원을 지원한다. 원홍식 강원도 경제국장은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색다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야시장을 통해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야간 관광명소로 변모해 활력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대법 증원 쐐기, 공정위 조사 압박, 내부 반발까지… ‘사면초가’ 의협

    대법 증원 쐐기, 공정위 조사 압박, 내부 반발까지… ‘사면초가’ 의협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내부에선 “협의되지 않은 얘기”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의협이 주도한 ‘18일 집단 휴진’ 참여율이 10%대에 그치고 20일 출범하는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에도 전공의 대표가 불참할 것을 거듭 밝히는 등 의료계의 ‘단일대오’에 금이 갔다. 내홍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을 막아 달라”는 의대생들의 집행정지 신청이 대법원에서 19일 최종 기각됐다. 같은 날 공정거래위원회는 의협 현장 조사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소송전 ‘완패’와 내부 반발, 정부의 강경 대응까지 맞닥뜨린 의협이 ‘사면초가’에 처한 모양새다.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이날 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 및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사건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국민의 보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대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서울고법이 내린 결론과 같다. 이에 따라 내년도 의대 입시에서 모집인원 1540명을 늘리기로 한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문제없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에서 마지막 ‘극적 반전’이 나오기를 기대하던 의협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정부의 강경 대응도 계속됐다. 공정위는 의협의 ‘집단 휴진 강요 혐의’와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의협회관을 현장 조사했다. 의협은 “정부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자율적이며 정당한 의사 표현을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한 것은 매우 부당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전날 의협의 불법행위를 지적하며 해산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내부 잡음도 불거졌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은 ‘27일 무기한 휴진’ 결정을 전날 집회에서 처음 들어 당황스러웠다”면서 “의사결정의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적절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도회장들과 회원들은 임현택 의협 회장의 ‘장기판의 졸’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전날 의협은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가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의협 대의원회는 물론 상임이사들과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깜짝 발표’였다.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중차대한 문제를 (임 회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부분에 대해 시도회장들의 의견을 모아 전달할 것”이라며 “정부의 의대 증원 절차를 막무가내라고 비판하면서 똑같은 행보를 보인다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소셜미디어(SNS)에 “임 회장은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면서 “범대위 공동위원장에 대해서도 들은 바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거듭 드러냈다. 의협은 대정부 투쟁에서 의료계를 규합할 협의체인 범대위를 20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의협과 대한의학회,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으로 구성된 단일 창구를 통해 정부와 대화하자는 구상이지만 전공의 불참이 예상되면서 협상력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날 저녁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료계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 “우크라는 러시아에 패배할 것”…‘극우 열풍’ 프랑스에서 나온 폭탄 발언 [송현서의 디테일]

    “우크라는 러시아에 패배할 것”…‘극우 열풍’ 프랑스에서 나온 폭탄 발언 [송현서의 디테일]

    프랑스 전역에 극우 열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지도자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RN 소속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는 과거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서 프랑스의 역할 축소,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등을 주장해온 인물이자, 에마뉘엘 마크롱의 가장 강력한 정적으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르펜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하기도 했고, 당시 우크라이나 언론은 그를 ‘푸틴의 친구’라고 표현한 바 있다.르펜 대표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 엘 페리오디코에 “우크라이나가 분명히 이길 수 없는 전쟁으로부터 긍정적인 해결책을 얻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방의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서 프랑스가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르펜 대표는 “(러시아를 향한 서방의) 제재가 우리의 등을 향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레드라인)”라면서 “우리가 벌이는 에너지 전쟁이 프랑스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 레드라인은 (우크라이나와) 공동 교전국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2차 세계대전 당시를 언급하기도 했다. 르펜 대표의 국민연합, 지지율 1위…강력한 극우 바람 현재 프랑스 전역에 부는 강력한 극우 바람을 고려하면, 르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여론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9~10일 치러진 해리스 인터랙티브 여론조사에서 RN은 지지율 34%로, 좌파 연합인 인민전선(22%)을 크게 앞질렀다.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는 19%로 3위에 머물렀다. RN은 지난 9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르네상스를 큰 차이로 이기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현재 여론은 RN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오는 30일과 내달 7일 예정된 선거에서 RN이 압승한다면, 르펜 대표는 사실상 프랑스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유럽의 양대 축 중 하나인 프랑스는 또 다른 축인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이라며 강하게 비난해 왔다. 그러나 르펜 대표가 정국을 손에 넣는 순간 프랑스의 우크라이나 지원 스탠스는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가장 강경한 지원국’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으로 돌아선다면, 이미 러시아 동결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유럽연합과 주요7개국(G7)의 합의도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 이에 블룸버그 통신은 “모두 프랑스를 바라보며 EU 정책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을 따져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조기총선 앞두고 “극우 반대” 외치는 스포츠계 조기 총선을 코앞에 두고 프랑스에서는 극우 반대의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에 프랑스의 세계적인 축구스타인 킬리안 음바페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포츠계에서는 극우를 견제하자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등 200여명은 17일 프랑스 신문 레퀴프를 통해 “이번 투표는 시민의 의무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그리고 극우가 권력을 쥐면 차별의 먹잇감이 될 우리보다 취약한 이들을 향한 사랑”이라며 ‘극우 반대’를 호소했다.이번 서한에는 야니크 노아, 마리온 바르톨리(이상 테니스), 세르주 벳센(럭비), 마리-조제 페레크(육상 트랙) 등이 서명했다. 앞서 음바페는 전날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기자회견에서 “극단주의와 분열을 부르는 생각에 반대한다”며 “정치와 축구를 섞지 말라고 하지만 이것은 내일 경기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미드나이트 인 파리’,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에 출연한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청년들이 극우 정당을 반대하고 경멸한다는 의미가 담긴 배지를 재킷 위에 부착한 사진을 올리는 등 유명 배우와 인플루언서들도 극우 반대 캠페인에 나섰다.
  • 축구스타 음바페, 당당히 외친 “극우반대”…정치권에서 돌아온 말

    축구스타 음바페, 당당히 외친 “극우반대”…정치권에서 돌아온 말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주장 킬리안 음바페가 극우 정치에 반대하며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자,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맹비난에 나섰다. 바르델라 대표는 18일 자(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나는 음바페를 존경하지만 생계유지에 어려움이 없는 백만장자인 그가 큰 고통에 처한 프랑스인에게 설교하는 걸 보면 거북하다”고 비판했다. 음바페는 앞서 16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극단주의가 권력의 문 앞에 있는 것을 분명히 본다”며 “나라의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가진 모든 젊은이가 투표해야 한다”고 이번 프랑스 총선에서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나는 극단주의와 분열을 초래하는 생각에 반대하고, 통합을 이루는 생각들을 지지한다”며 “다양성과 관용, 존중의 가치를 수호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9일 치러진 프랑스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소속 정당인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이 극우 RN에 완패할 것으로 예상되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유럽의회가 발표한 1차 국가별 선거 예측 결과에 따르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이 약 32%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위로 예측된 르네상스당의 예상 득표율은 15.2%에 그쳤다.음바페는 “종종 정치와 축구를 섞지 말라고 사람들이 말하지만, 이것은 내일의 경기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며 “나는 7월 7일에도 이 유니폼을 입고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고 했다. 다음 달 7일은 이번 조기 총선의 2차 투표일이다. 이에 대해 바르델라 대표는 “나는 프랑스 국가대표팀 유니폼이 정부의 유니폼인 줄 몰랐다”고 비꼬았다. 음바페가 현 집권 여당 편에서 극우 비판에 나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프랑스 조기 총선의 1차 투표는 이달 30일, 2차 투표는 다음 달 7일 실시된다. 공식 선거 운동은 지난 17일부터 시작됐다.
  • 총리가 무지개색 셔츠 입은 태국, 동남아 최초 동성결혼 합법화

    총리가 무지개색 셔츠 입은 태국, 동남아 최초 동성결혼 합법화

    활발한 성소수자(LGBTQ+) 문화로 인기 있는 여행지인 태국이 대만, 네팔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40개국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태국 상원이 찬성 130표, 반대 3표란 압도적 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동남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승인했다고 전했다. 왕실의 승인을 받은 법은 120일 뒤에 발효된다. 태국 사회와 정부는 보수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성소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차별받았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그동안 태국의 성소수자 활동가들과 정치인들은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10년 이상 고군분투했다. 이미 지난 4월 태국 하원은 415명 의원 가운데 400명의 찬성으로 모든 성별의 결혼 상대자에게 법적, 재정적, 의료적 권리를 부여하는 결혼 평등 법안을 통과시켰다. 새 법안은 기존 ‘남녀’, ‘남편과 아내’를 ‘두 개인’, ‘배우자’ 등 성 중립적 용어로 바꿔 18세 이상이 되면 성별과 관계없이 혼인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상속, 세금 공제, 입양 등의 권리도 일반 부부와 똑같이 누릴 수 있다. 법안 통과 과정에서 퇴역 육군 장군인 워라퐁 사가넷 상원 의원은 법안 통과가 “가족 제도의 전복”이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현지 매체인 방콕포스트는 “이번 법안 통과는 인권과 성평등 증진에 있어 태국의 지도력을 강조하는 ‘기념비적 전진’”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초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방콕 거리에서 행진을 벌였던 수천 명의 성소수자들은 이번에는 의회에서 총리실까지 축하 행진을 열었다. 동성 결혼 허용을 기다려온 태국 성소수자들은 이르면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동성 결혼 합법화 지지 입장을 밝혀온 세타 타위신 총리는 이날 정부청사를 개방하고 축하 행사를 열었다. 태국 정부는 세계적인 성소수자 축제인 ‘월드 프라이드’ 2028년 개최를 추진하는 등 세계 각국 성소수자 관광객 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태국에서 동성 결혼 허용 법안은 2001년 발의됐으나, 탁신 친나왓 당시 총리와 정치권 다수가 반대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집권하던 2019년 다시 제출된 법안은 지난해 5월 총선을 앞두고 의회가 해산되면서 폐기됐다. 지난해 총선을 통해 집권당이 된 프아타이당은 동성 결혼 허용을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았고, 타위신 총리는 무지개색 셔츠를 입고 성소수자 행진에 참여하기도 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디테일을 알아볼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디테일을 알아볼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

    평소 걸어서 출퇴근만 하다 오래간만에 시내버스를 탔다.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한동안 잡을 일이 없던 버스 손잡이의 감촉이 새삼 낯설었다. 예전 기억엔 투박한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손에 걸리는 느낌 없이 편안하게 체중을 지탱해 주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새삼스러움을 느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스쳐 지나가고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구나. 어떻게 보면 우리는 디테일에 집착하는 강박증과 결벽증, 완벽주의자들이 만들어 낸 것들로 둘러싸인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다.공공연한 비밀인데 마감 직전이 되면 가끔 매장에 이웃한 위스키 바를 찾아 잠시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위스키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위스키가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는 조금 알 것 같다. 단 한 방울로도 혀와 코, 목구멍을 오가며 다채로운 감각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고, 메이커의 의도와 자연의 변수로 인해 완전히 똑같은 풍미를 내는 위스키는 없기에 디테일을 즐기는 술이라는 것이다. 위스키병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에서 단 한잔의 위스키를 마시는 행위는 향과 맛의 작은 차이로 인해 마치 수백수천 명의 사람 중 한 명과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음식을 할 때도 디테일은 존재한다. 막상 남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대개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결코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 한둘쯤은 있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신경증적인 강박일 수 있고 좋게 이야기하면 자신만의 신념 같은 것이라고 할까. 요리를 처음 배울 때 요리학교에서 위생에 관한 교육을 한 적이 있다. 요지는 식재료들과 음식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부패한다는 것이다. 단 몇 분 만에 수천에서 수만 배로 증식하는 박테리아의 사진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 때문인지 식재료나 만들어 낸 음식이 상온에 오래 있는 모습을 보면 견디기가 어렵다. 해산물이나 고기가 잠시라도 밖에 놓여 있는 걸 보면 특히 온몸이 쑤시고 불안해진다. 재료의 선도나 음식의 컨디션은 요리사라면 누구나 신경을 쓰는 부분이겠지만 유난스럽게 반응한다는 걸 다른 이들과 일하면서 깨달았다. 요리사들이 극도로 불편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손님들이 음식 사진을 찍느라 또는 대화에 열중하느라 음식이 식어 버리는 상황이다. 물론 때에 따라선 손님이 음식 사진을 안 찍으면 ‘플레이팅이 별로인가. 무언가 잘못 나갔나’ 싶은 생각이 들어 괜히 서운할 수도 있다. 내 손을 떠난 접시는 장성한 자녀나 헤어진 연인처럼 쿨하게 떠나보내야 하건만 음식을 입에 넣은 손님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봐야지만 존재 이유가 있는 게 바로 요리사들이다. 모든 음식은 요리사의 세심한 집착이 낳은 결과물이다. 파인다이닝이건 동네 술집이건 간에 그 세심함은 조리해서 접시에 담긴 순간부터 입안에 들어가는 시간까지 포함된다. 음식에도 골든타임이란 게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식사 경험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모종의 이유로 완벽하게 나간 접시가 불어 터진 파스타와 차갑게 식은 스테이크 조각 따위로 변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아무리 숙련되고 오랜 경험이 있는 요리사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도 요리사들이 듣고 싶은 건 “너무 맛있어서 사진 찍는 것도 잊어버렸어요” 같은 말이 아닐까. 얼마 전 기대 없이 찾은 한 냉면집에서 놀랄 만한 경험을 했다. 보기엔 평범한 냉면처럼 보였지만 면의 굵기와 식감, 육수의 염도, 양념의 밸런스, 심지어 사이드로 나온 군만두의 튀겨진 상태와 맛은 기립박수를 보낼 만한 가치가 있었다. 단순히 ‘이 집 맛있다, 잘한다’를 떠나 누군가 세심하게 의도하고 기획한 결과물이 완벽한 상태로 내 앞에 다다를 때까지의 눈물겨운 여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한 경험은 오랜만이었다. 음식을 만들며 가장 보람되고 기분 좋은 순간을 꼽으라면 나만이 몰래 집착하고 있는 디테일과 신념을 누군가 알아봐 주는 때다. 의도한 맛의 조합, 페어링, 재료의 선도 등 음식뿐만 아니라 공간의 경험 같은 것들은 일일이 설명하기도 어렵고 들어 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공허한 말의 울림에 지나지 않는다. 디테일을 즐기는 기쁨은 디테일을 알아볼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다. 굳이 칭찬이나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아도 한 숟가락 먹어 보곤 요리사와 눈을 마주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자리를 빌려 버스 손잡이를 디자인한 분에게 전하고 싶다. 덕분에 기분 좋은 악수를 한 느낌을 받았노라고.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태국, 동남아 최초로 동성결혼 허용

    태국, 동남아 최초로 동성결혼 허용

    활발한 성소수자 문화로 인기 있는 여행지인 태국이 대만, 네팔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40개국이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태국 상원이 찬성 130표, 반대 3표의 압도적 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동남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승인했다고 전했다. 왕실의 승인을 받은 법은 120일 뒤에 발효된다. 태국 사회와 정부가 보수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성소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차별받았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그동안 태국의 성소수자 활동가들과 정치인들은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10년 이상 고군분투했다. 이미 지난 4월 태국 하원은 415명 의원 가운데 400명의 찬성으로 모든 성별의 결혼 상대자에게 법적, 재정적, 의료적 권리를 부여하는 결혼 평등 법안을 통과시켰다. 새 법안은 기존 ‘남녀’, ‘남편과 아내’를 ‘두 개인’, ‘배우자’ 등 성 중립적 용어로 바꿔 18세 이상이 되면 성별과 관계없이 혼인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상속, 세금 공제, 입양 등의 권리도 일반 부부와 똑같이 누릴 수 있다. 법안 통과 과정에서 퇴역 육군 장군인 워라퐁 사가넷 상원의원은 법안 통과가 “가족 제도의 전복”이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현지 매체인 방콕포스트는 “이번 법안 통과는 인권과 성평등 증진에 있어 태국의 지도력을 강조하는 ‘기념비적 전진’”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초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방콕 거리에서 행진을 벌였던 수천 명의 성소수자들은 이번에는 의회에서 총리실까지 축하 행진을 벌였다. 동성결혼 허용을 기다려 온 태국 성소수자들은 이르면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입장을 밝혀 온 세타 타위신 총리는 이날 정부청사를 개방하고 축하 행사를 열었다. 태국 정부는 세계적 성소수자 축제인 ‘월드 프라이드’의 2028년 개최를 추진하는 등 세계 각국 성소수자 관광객 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태국에서 동성결혼 허용 법안은 2001년 발의됐으나 탁신 친나왓 당시 총리와 정치권 다수가 반대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집권하던 2019년 다시 제출된 법안은 지난해 5월 총선을 앞두고 의회가 해산되면서 폐기됐다. 지난해 총선을 통해 집권당이 된 프아타이당은 동성결혼 허용을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았고 타위신 총리는 무지개색 셔츠를 입고 성소수자 행진에 참여하기도 했다.
  • 정부 “의협 해산 가능” 초강수…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정부 “의협 해산 가능” 초강수…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가운 벗은 의사들 1만명 거리로 尹 “환자 저버린 불법 엄정 대응”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집단 휴진이 확산할 경우 법에 따라 의협 해산도 가능하다며 정부가 18일 초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밝혔다. 이날 개원의 휴진율은 14.9%(5379개)를 기록했다. 정부는 개원가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고 이를 어기면 의사 면허 자격정지 등 법대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또다시 시작된 ‘강대강’ 대치에 지친 환자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불법행동을 하는 의사들을 법대로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의협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 등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법정 단체이며 집단 진료 거부는 협회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위반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따르지 않는 경우 임원 변경, 극단적인 경우에는 법인 해산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의협 해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불법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장을 던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책무가 있는 만큼 환자를 저버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는 의료 대란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해 지난 2월 초 의사단체 해산 등 모든 법적 대응 카드를 검토했다. 민법 제38조에 따라 ‘법인이 목적 이외 사업, 설립 허가 조건 위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면 주무관청이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다만 환자 사망 등 극단적 피해 사례가 속출하지 않는 한 정부가 의협을 해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개원의와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이 휴진한 이날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전 9시 전국 병의원 3만 6371곳 전체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으며 공무원 9500여명이 1인당 4~5개 의료기관을 맡아 휴진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유선으로 휴진 여부를 확인한 3만 6059개 의료기관 중 휴진이 확인된 곳은 5379개(14.9%)로 2020년 8월 14일 의협 집단 휴진율인 32.6%의 절반 수준이었다. 휴진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대전(22.9%)이었다. 복지부는 “향후 현장 채증 결과에 따라 불법 휴진이 최종 확정된 의료기관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내 없이 진료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동네 병의원에 대해서는 의료법 15조에 따라 ‘진료 거부’로 전원 고발할 방침이다. 휴진을 독려하는 소셜미디어(SNS) 게시글은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 상황을 방치한다면 국민건강보험 급여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대학병원장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달 정부는 대학병원 경영난을 해소하고자 진료비(건강보험 급여)를 ‘가불’해 주기로 했는데, 병원장이 휴진을 방치하면 ‘돈줄’부터 조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휴진 행렬은 이어질 조짐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이 내건 요구 사항은 ▲의대 증원안(2025학년도 포함)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 즉각 소급 취소 등 세 가지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이미 확정됐으며 정부가 지난 4일 이탈 전공의에 대한 각종 명령을 철회하고 행정처분을 ‘중단’한다고 했는데도 완전 취소를 요구한 것이다. 당초 의협은 집회 참가 인원을 2만명으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5000~1만 2000여명으로 추산했다.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의협을 지지한다며 ‘주 1회 휴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소속 전문의 148명 중 응답자(110명)의 49.5%가 휴진에 동의했다. 곽호신 비대위원장은 “주 1회 휴진 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삼성서울병원 교수 비대위도 무기한 휴진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의협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동의하지 않고 실현도 불가능한 주장을 고집하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의료 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생과 전공의를 향해서는 “이제라도 복귀해 의견을 내면 그 목소리를 경청하고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행정처분을 취소할 수도 없을뿐더러 취소하더라도 전공의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는데, 의협이 답을 못 하고 있다. 정부가 내줄 것만 내주고 받을 건 못 받는 상황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의협은 ‘무기한 휴진’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실현 가능성과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7일 무기한 휴진을 시작한 서울대병원 교수들 사이에서도 장기 휴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실상 ‘자영업자’인 개원의가 무기한 휴진하기는 현실적으로 더 어렵다.
  • 정부 “의협 해산 가능” 초강수…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정부 “의협 해산 가능” 초강수…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가운 벗은 의사들 1만명 거리로 尹 “환자 저버린 불법 엄정 대응”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집단 휴진이 확산할 경우 법에 따라 의협 해산도 가능하다며 정부가 18일 초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밝혔다. 앞서 개원가에 진료명령을 내린 정부는 이날 오전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고 이를 어기면 의사 면허 자격 정지 등 법대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또다시 시작된 ‘강대강’ 대치에 지친 환자단체들은 “불법행동을 하는 의사들을 법대로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의협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 등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법정 단체이며 집단 진료 거부는 협회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단계적으로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따르지 않는 경우 임원 변경, 극단적인 경우에는 법인 해산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의협 해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불법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장을 던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책무가 있는 만큼 환자를 저버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는 의료대란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해 지난 2월 초 의사단체 해산 등 모든 카드를 검토했다. 민법 제38조에 따라 ‘법인이 목적 이외 사업, 설립 허가 조건 위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면 주무관청이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환자 사망 등 극단적 피해 사례가 속출하지 않는 한 정부가 의협을 해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의사들이 끝내 불법 집단 휴진에 들어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내팽개쳤다”며 “불법행위를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원의와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이 휴진한 이날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전 9시에 전국 병의원 3만 6371곳 전체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으며 공무원 9500여명이 1인당 4~5개 의료기관을 맡아 휴진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각 시군구에서 휴진율이 30%를 웃돌면 증거 수집 후 행정처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전 실장은 “예를 들어 지역에 내과가 1개뿐인데 이곳이 문을 닫으면 사실상 100% 휴진이 된다. 휴진율이 30%를 넘지 않아도 지자체 상황을 봐서 (행정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내 없이 진료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동네 병의원은 의료법 15조에 따라 ‘진료 거부’로 전원 고발할 방침이다. 휴진을 독려하는 소셜미디어(SNS) 게시글은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 상황을 방치한다면 국민건강보험 급여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대학병원장들도 압박했다. 지난달 정부는 대학병원 경영난을 해소하고자 진료비(건강보험 급여)를 ‘가불’해 주기로 했는데, 병원장이 휴진을 방치하면 ‘돈줄’부터 조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휴진 행렬은 이어질 조짐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이 내건 요구 사항은 ▲의대 증원안(2025학년도 포함)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 즉각 소급 취소 등 세 가지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이미 확정됐으며 정부가 지난 4일 이탈 전공의에 대한 각종 명령을 철회하고 행정처분을 ‘중단’한다고 했는데도 완전 취소를 요구하는 것이다. 당초 의협은 집회 참가인원을 2만명으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5000~1만 2000여명으로 추산했다.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의협을 지지한다며 ‘주 1회 휴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소속 전문의 148명 중 응답자(110명)의 49.5%가 휴진에 동의했다. 곽호신 비대위원장은 “주 1회 휴진 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삼성서울병원 교수 비대위도 무기한 휴진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의협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동의하지 않고 실현도 불가능한 주장을 고집하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의료 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생과 전공의를 향해서는 “이제라도 복귀해 의견을 내면 그 목소리를 경청하고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행정처분을 취소할 수도 없을뿐더러 취소하더라도 전공의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는데, 의협이 답을 못하고 있다. 정부가 내줄 것만 내주고 받을 건 못 받는 상황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의협은 ‘무기한 휴진’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실현 가능성과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7일 무기한 휴진을 시작한 서울대병원 교수들 사이에서도 장기 휴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실상 ‘자영업자’인 개원의가 무기한 휴진하기는 현실적으로 더 어렵다.
  • 정부 “의협 해산도 가능” vs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정부 “의협 해산도 가능” vs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집단휴진이 확산할 경우 법에 따라 의협 해산도 가능하다며 정부가 18일 초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밝혔다. 앞서 개원가에 진료명령을 내린 정부는 이날 오전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고, 이를 어길 경우 의사 면허 자격 정지 등 법대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정부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의협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 등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법정 단체이며, 집단 진료 거부는 협회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위반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따르지 않는 경우 임원 변경을 할 수도 있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법인 해산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의협 해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불법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장을 던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책무가 있는 만큼 환자를 저버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는 의료대란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해 지난 2월 초 의사단체 해산 등 모든 법적 대응 카드를 검토했다. 민법 제38조에 따라 ‘법인이 목적 이외 사업, 설립 허가 조건 위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면 주무관청이 그 허가를 취소’ 할 수 있다. 다만 환자 사망 등 극단적 피해 사례가 속출하지 않는 한 정부가 의협을 해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오전 9시 전국 병의원에 업무개시명령…어기면 면허정지 개원의와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이 휴진한 이날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전 9시에 전국 병의원 3만 6371곳 전체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으며, 공무원 9500여명이 1인당 4~5개 의료기관을 맡아 휴진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각 시군구에서 휴진율이 30%를 웃돌면 증거 수집 후 행정처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전 실장은 “예를 들어 지역에 내과가 1개뿐인데 이곳이 문을 닫으면 사실상 100% 휴진이 된다. 휴진율이 30%를 넘지 않아도 지자체 상황을 봐서 (행정처분 등)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내 없이 진료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동네 병의원은 의료법 15조에 따라 ‘진료 거부’로 전원 고발할 방침이다. 휴진을 독려하는 소셜미디어(SNS) 게시글은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 상황을 방치한다면 국민건강보험 급여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대학병원장들도 압박했다. 지난달 정부는 대학병원 경영난을 해소하고자 진료비(건강보험 급여)를 ‘가불’해주기로 했는데, 병원장이 휴진을 방치하면 ‘돈줄’부터 조이겠다는 것이다. 국립암센터마저 ‘휴진검토’尹대통령 “실현 불가능한 주장 고집하면 모두가 피해자” 하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휴진 행렬은 이어질 조짐이다.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의협을 지지한다며 ‘주 1회 휴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 15~17일 비대위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소속 전문의 148명 중 응답자(110명)의 49.5%가 휴진에 동의했다. 곽호신 비대위원장은 “주 1회 휴진 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와 전공의 행정처분 완전 취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동의하지 않고 실현도 불가능한 주장을 고집하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의료 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생과 전공의를 향해서는 “이제라도 복귀해서 의견을 내면 그 목소리를 경청하고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 공복엔 피하세요… 맛, 멋, 미 모두 녹여낸 ‘프렌치 수프’[영화 프리뷰]

    공복엔 피하세요… 맛, 멋, 미 모두 녹여낸 ‘프렌치 수프’[영화 프리뷰]

    신선한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든 요리들을 보고 있자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공복에 영화를 본다면 자칫 낭패를 겪을 수 있겠다. 19일 개봉하는 트란 안 훙 감독 영화 ‘프렌치 수프’는 1885년 프랑스를 배경으로 20년 동안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 온 외제니(줄리엣 비노쉬 분)와 도댕(브누아 마지멜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고기와 채소를 푹 익히며 끓인 국물을 헝겊으로 걸러 낸 콩소메 수프, 페이스트리의 가운데를 파내 고기나 해산물, 채소 등을 소스와 함께 채운 볼로벙, 스펀지케이크 시트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머랭으로 덮어 오븐에 구운 디저트 오믈렛 노르베지엔 등 프랑스 요리의 향연을 펼친다. 맛뿐 아니라 고풍스러운 멋이 배어 나오는 대사도 음미해 봄 직하다. 도댕은 한 왕국의 왕에게서 정찬 대접을 받은 뒤 보답으로 초대를 계획하는데, 평범한 프랑스 수프 요리 포토푀를 주메뉴로 내놓으려 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요리사다. “마흔 전에는 미식가가 될 수 없다”거나 “새로운 요리를 발견하는 것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는 등 그가 요리를 바라보며 표현하는 대사에서 진중한 멋이 느껴진다. 영화는 1920년대 출간된 마르셀 루프의 소설 ‘도댕 부팡의 삶과 열정’을 각색했다. 외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둘이 함께 요리를 만들고 사랑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주로 담았다. ‘인생의 가을’인 중년에 들어선 외제니와 도댕의 사랑을 그려 낸 시선은 자못 철학적이다. 서로 사랑하지만 외제니는 도댕의 구애를 번번이 거부하고 도댕은 그런 외제니를 ‘파트너’로 존중하며 늘 사랑한다. 트란 안 훙 감독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도댕이 여전히 외제니에게 매료되어 있는 이유는 그가 그녀를 온전히 소유한 적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둘 관계의 아름다움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부였다가 이혼한 두 배우가 오랜만에 연인으로 연기하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1993년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 제46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씨클로’로 제5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감독은 빛과 색채의 미학을 추구하기로 유명하다. 요리 과정과 이를 즐기는 장면,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 요리에서 외제니의 나신으로 옮겨가는 장면 등 탄성이 나올 미장센이 가득하다. 맛과 멋, 미까지 잘 녹여낸 영화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135분. 12세 이상 관람가.
  • 보고 있으면 배고파진다…맛, 멋, 미 잘 녹인 ‘프렌치 수프’[영화프리뷰]

    보고 있으면 배고파진다…맛, 멋, 미 잘 녹인 ‘프렌치 수프’[영화프리뷰]

    신선한 재료로 정성들여 만든 요리들을 보고 있자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공복에 영화를 본다면 자칫 낭패를 겪을 수 있겠다. 19일 개봉하는 트란 안 훙 감독 영화 ‘프렌치 수프’는 1885년 프랑스를 배경으로 20년 동안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온 외제니(줄리엣 비노쉬 분)와 도댕(브느와 마지멜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고기와 채소를 푹 끓인 국물을 헝겊으로 걸러낸 콩소메 수프, 페이스트리의 가운데를 파내어 고기나 해산물, 채소 등을 소스와 함께 채운 볼로방, 스펀지케이크 시트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머랭으로 덮어 오븐에 구운 디저트 오믈레트 노르베지엔 등 프랑스 요리의 향연을 펼친다. ‘너무 맛있어서 신 몰래 먹었다’는 요리로 알려진 오르톨랑 조리법과 수건을 뒤집어쓰고 먹는 장면 등도 볼거리다. 맛뿐 아니라 고풍스러운 멋이 배어 나오는 대사도 음미해봄 직하다. 도댕은 한 왕국의 왕에게서 정찬 대접을 받은 뒤 보답으로 초대를 계획하는데, 평범한 프랑스 수프 요리 포토푀를 주메뉴로 내놓으려 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요리사다. “마흔 전에는 미식가가 될 수 없다”거나 “새로운 요리를 발견하는 것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 등 그가 요리를 바라보는 대사에서 진중한 멋이 느껴진다. 도댕의 미식가 친구들이 정찬을 함께 즐기며 각 요리의 역사에 대해 술술 풀어놓고, 토론을 벌이는 장면, 경매에서 산 50년 된 와인에 대한 예찬 등도 진득하게 다가온다.영화는 1920년대 출간한 마르셀 루프의 소설 ‘도댕 부팡의 삶과 열정’을 각색했다. 외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둘이 함께 요리를 만들고 사랑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주로 담았다. ‘인생의 가을’인 중년에 들어선 외제니와 도댕의 사랑을 그려낸 시선은 자못 철학적이다. 서로 사랑하지만 외제니는 도댕의 구애를 번번이 거부하고, 도댕은 그런 외제니를 ‘파트너’로 존중하고 여전히 사랑한다. 트란 안 훙 감독은 “두 사람을 갈라놓는 유일한 것은 결혼에 대한 생각 차이인데, 둘의 관계의 아름다움은 바로 거기에 있다”면서 “도댕이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외제니에게 매료되어 있는 이유는 그가 그녀를 온전히 소유한 적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부부였다가 이혼한 두 배우가 오랜만에 연인으로 연기하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1993년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 제46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씨클로’로 제5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감독은 빛과 색채의 미학을 추구하는 이로 유명하다. 요리 과정과 이를 즐기는 장면,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 요리에서 외제니의 나신으로 가는 장면 등 탄성이 나올 미장센이 가득하다. 맛과 멋, 미까지 잘 녹여낸 영화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135분. 12세 이상 관람가.
  • “정치가 경기보다 중요” 음바페가 투표 독려 나선 이유는

    “정치가 경기보다 중요” 음바페가 투표 독려 나선 이유는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킬리안 음바페가 “모든 극단주의에 반대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음바페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오스트리아전을 하루 앞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는 2024 유럽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7년 만의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승부수로 던지면서 이달 30일 1차 투표, 다음 달 7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극단주의가 득세하는 흐름은 프랑스도 마찬가지라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르네상스보다 지지율을 두 배 이상 얻는 상황이다. 음바페는 “우리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극단주의가 권력의 문 앞에 있는 것을 분명히 보고 있다”며 “우리는 나라의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갖고 있으니 모든 젊은이가 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극단주의와 분열을 초래하는 생각에 반대하고, 통합을 이루는 생각들을 지지한다”며 “다양성과 관용, 존중의 가치”를 수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종 정치와 축구를 섞지 말라고 사람들이 말하지만 이것은 내일의 경기(오스트리아전)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네덜란드, 폴란드, 오스트리아와 함께 유로 2024 D조에 속했고 현재 네덜란드가 폴란드를 꺾어 조 1위에 올라 있다. 프랑스가 8강에 진출할 경우 결선 투표와 8강 경기(7월 6~7일)의 시기가 겹칠 수 있다. 음바페는 “나는 7월 7일에도 이 유니폼을 입고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면서 “무엇보다도 우리는 시민이고, 주변 세계와 단절돼서는 안 되며 국가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한 명 한 명의 표가 중요하다”고 거듭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 [열린세상] 올해 미 의회 선거, 왜 중요할까

    [열린세상] 올해 미 의회 선거, 왜 중요할까

    흔히 미국 의회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의회라고들 한다. 다수당 혹은 다수당 연합에서 총리가 배출되는 의원내각제와 달리 미국의 경우 대통령과 의회가 각각 따로 구성된다. 여전히 유럽에서 왕조와 혁명이 반복되던 시기에 미국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제와 행정부 제도를 도입했다. 실은 헌법이 자세하고 방대한 권한을 의회에 부여했고, 13개 주의 독립적인 운영이라는 연방주의가 강력히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1인의 대통령 시스템을 생각할 수 있었다. 심지어 대통령의 연임 제한 규정이 건국 헌법에 나와 있지 않을 정도였다. 두 요소 모두 부재했던 우리의 건국 당시와 비교해 본다면 한국과 미국 대통령제 정치의 유사점과 차이점 등이 드러날 수도 있다. 군통수권자인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한데 이는 의회의 결정 권한이다.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할 수 없지만 연방의회는 하원의 검사, 상원의 판사 역할을 통해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다. 국내 정책뿐만 아니라 이민, 통상, 과학기술 등 현재 주요 이슈들 역시 입법은 의회 몫이다. 결국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의회를 통과하는 연방 법률을 만들 수 있어야 미국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자주 회자되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주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고 규제 심사도 오래 걸린다. 또한 대통령의 임기 내 혹은 다음 대통령 시대에 쉽게 변경 가능하다. 물론 분초를 다투는 기술 경쟁 시대에 미국 대통령의 임의적인 행정명령이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미국 의회 의원을 새로 선출하는 선거가 대통령 선거일인 오는 11월 5일에 함께 실시된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 의회는 양원제로 운영된다. 2년 임기의 하원 구성은 현재 공화당 218명, 민주당 213명, 4석 공석으로 다수당은 공화당이다. 하지만 공화당에서 3명만 반대해도 다수당이 표결에서 질 만큼 근소한 의석수 차이다. 국가적으로 큰 이슈가 있으면 전국적 바람이 불고 하원에 절대 다수당이 나오지만 현재까지 그럴 조짐은 안 보인다. 따라서 올해 하원 선거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한편 미국 상원에는 민주당 48명, 공화당 49명, 무소속 3명의 의원이 있는데, 무소속들이 민주당 의원 총회에 참석함으로써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인정돼 왔다. 이번에 선거를 치르게 되는 34석 중 23석은 민주당 현역 혹은 무소속이고 11석이 공화당 의석이다. 올해 상원 선거의 가장 큰 특이점은 공화당 현역이 나서는 11석 모두 확실한 공화당 승리가 예상된다는 사실이다. 달리 말해 민주당 혹은 무소속인 23석 중 공화당이 2석만 새로 빼앗아 가거나 혹은 1석을 새로 이기되 대선까지 승리한다면 공화당이 내년 상원의 새로운 다수당이 된다. 결국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내년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2년간 장악하게 되는 시나리오 중 중요한 건 인플레이션감축법의 폐기 가능성이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 폐기를 공언한 바 있는데, 이 법의 그린에너지 및 전기차 관련 조항들은 우리 기업들에게 중요하다.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여러 가지 혜택을 현재 공화당 지역구에서 주로 누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향후 트럼프에 대한 충성과 지역구의 경제적 이익 가운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게 된다. 또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현재의 118대 의회가 11월 중순부터 한 달간 마지막으로 운영하는 레임덕 회기를 활용해야 한다. 미국 우선주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동맹 및 통상 관련 초당파적 지지가 가능한 법안 등을 한미 양국이 함께 모색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 선거도 중요한 한 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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