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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남북화해 무드와 냉전적 對北인식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재미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와 원산에서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가진 외신회견에서 김위원장은 남북공동선언에 관한 평가와 전망을 비롯,미·일관계 등 주요현안에 대한 견해를 비교적 소상히 피력했다.특히 김위원장은 정상회담은민족 자력으로 성사시킨 통일의 첫 걸음인 만큼 어떤 경우에도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실천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그동안 분단사에서 남북관계가 전향적으로 풀렸다가 다시 대결구도로 후퇴하는 악순환을 경험했던 전례에서 보면 김위원장이 6·15선언에 대한 실천의지를 강하게 다짐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또 김위원장의 이같은실천의지는 정상회담 이후 실제로 1개월동안 괄목할 만한 북한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휴전선에서 대남체제 비판과 비방방송을 일제히 중단했으며,지난해 교전이벌어졌던 서해상에서 북한어선이 한 척도 북방한계선(NLL)을 넘지 않았다.8·15 이산가족 교환방문단 문제를 협의했던 금강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보여준북측의 자세도 과거의 부정적 협상태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그리고 북한TV,라디오,신문 등 언론매체들이 남측에 대해 과거의 비난일색에서 우호적인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를 가장 잘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북한의 실질적 변화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실천의지에서 나타난 결과로 인식된다.또한 이번 인터뷰에서 주목되는 내용은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김위원장의 전향적 시각을 확인했다는 점이다.미국은 분단에 책임이 있는만큼 통일에도 책임이 있다는 전제하에 주한미군 문제는 우리민족의 통일을적극적으로 돕는 방향에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북한이 6·25한국전쟁 이후 대남 통일전략전술 차원에서 일관되게 요구해왔던 주한미군 철수주장론에서 보면 획기적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주한미군의 존재이유가 전쟁억지력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한반도 평화정착 의지를 엿보게 하는 전략변화로도 이해되며 주한미군이 동북아 안보환경에서‘균형자’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설득이 주효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이밖에도 김위원장의 중국방문을 통해 개방확대가 예상되며 현대그룹과의 금강산 경제특구 설정을 통한 남북경협의 활성화도 기대된다.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가시적 변화와 맞물리면서 한반도 해빙무드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남북간에 화해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냉전적 반북(反北) 논란이 일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북한은 최근 남한 모언론사의 보도태도가 반통일적이라며 강한 불만과 함께 해당언론사 기자의 북한입국 금지조치를 취하고 있고,야당총재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도 있었다.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개방’이라는 모험을 수용하고 획기적 남북관계 개선에나서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 남한의 반북기류 조성에 대한 반발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감정적 대응은 내정간섭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다원화된 남한사회에서는 언론의 비판이나 정당의 주장은 국민적 권리다.북한은 이같은 다양성을 인식하고 부당한 언행을자제해야 마땅하다.이와함께 일부의 냉전적 대북 적대인식도 불식돼야 한다. 남북화해 분위기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야기되는 대북 냉전인식을 둘러싼 논란이 어렵게 마련된 정상회담 성과를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민족분단반세기 동안 만들어진 이념의 프리즘을 통해 북한을 바라보는 냉전적 적대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비생산적인 냉전논쟁을 지양하고 북한과 북한주민을 함께 살아갈 반쪽의 동족으로 이해하고 분단사를 종식시키는 실천의지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張 淸 洙 논설위원]csj@
  • 美·中 19개월만에 군비회담

    미국과 중국은 7일 베이징(北京)에서 98년 11월 이후 19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군비통제회담을 재개,중국의 파키스탄 탄도미사일 개발계획 지원 및 북한의 무기확산 등에 관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 회담에서 존 홀럼 국무부 군축 및 국제문제 담당 차관이 이끄는 미국대표단은 중국측이 반대하는 국가미사일방위(NMD) 체제 수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왕광야(王光亞)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수석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은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8일까지 이틀간 계속되는 이번 회담에서는 또 해빙기를 맞고 있는 남북한관계도 거론되고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계획에 대한 미국의 우려도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제3국 무기이전과 관련해 마찰을 빚어 온 양국은 수년에 걸쳐 군비통제문제를 다루기 위한 정례회담을 98년 11월까지 개최했으나 99년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연방 주재 중국 대사관 폭격사건이 발생하자 중국은 미국과의 군비통제 대화를 단절했었다. 미국의 한 정보보고서는 지난해 중국의 무기 수출을 다시 문제삼으면서 중국이 90년대 초반 파키스탄에 핵장착이 가능한 M-11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지적했으나 빌 클린턴 행정부는 이를 토대로 중국에 가할 수 있는 합법적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미 상원에서는 중국의 무기 확산을 감시할 수 있는 기구 설치 및 중국의 군비통제 위반시 제재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이 상정되는 등중국에 양보를 하지 말도록 하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베이징 AP 교도 연합]
  • [사설] 범민족대회 중단 의미

    남북정상이 합의서명한 6·15공동선언 이후 한반도 해빙무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느낌이다.북한은 정상회담 직후 휴전선 일대에서 대남비방을 중단한데 이어 노동신문 대남비난 코너를 없애는 등 원색적인 비방·중상을 크게 줄였다.그동안 해마다 6월25일부터 7월27일을‘반미공동 투쟁월간’으로 설정하고 남측을‘미제의 식민지’로 폄하·비난했던 대규모정치 행사도 중단시켰다.정상회담 공동선언의 첫 실천조치로 이산가족 방문단을 서울과 평양으로 동시교환하고 9월 비전향장기수 전원송환 즉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문제를 협의·확정키로 한것은 남북화해를 위해 매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대결과 반목으로 얼룩졌던 냉전적 남북관계가 정상회담이후 화해·협력관계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특히 북한은 해마다 실시하던 범민족대회를 올해에는 개최하지 않는다는 후속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남북관계 개선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정부당국자는 3일 북한이“올해 11차범민족대회를 열지 않기로 내부방침을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지난달 말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북측본부가 남측본부에 팩시밀리를 통해“올해는 범민족대회가 열리지 않으니 대회참가를 위해 사람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알려온 것은 범민족대회가 중단됐음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북한이 지난 90년 8월이후 10년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개최해왔던 범민족대회를 올해 중단시킨 것은 남북화해를 위한 획기적 조치로 받아 들여진다. 범민족대회는 북한의 대표적 통일전략전술로 상징되는 정치행사라는 점에서보면 더욱 그렇다.남,북,해외 3자 연대방식으로 동시에 개최되는 범민족대회는 친북(親北)반한(反韓)인사들이 주로 참석해서 연방제통일방안 지지를 비롯,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철폐등 북한의 대남통일전략을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정치행사다.또 과거 전대협,한총련등 대학운동권에서 해마다 제3국을 경유,대표를 파견함으로써 우리정부와 심각한 마찰을 빚기도 했다. 남북간에 첨예한 반목과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냉전의 상징으로 지목됐던 범민족대회를 중단키로 한것은 북한의 매우 전향적인 변화로 인식된다.정상회담이후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도 풀이된다.이산가족상봉과 비전향장기수 송환등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마찰에 소지가 큰 범민족대회를 굳이 열어야 할필요성이 없어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범민족대회 중단으로 형성되는남북간의 신뢰증진과 화해무드를 소중하게 키워 나가야 하겠다.남북은 정상회담이후 마련된 화해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 남북협력 법적 뒷받침 ‘시동’

    남북 교류와 협력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민관 합동의 남북법제연구 전문기구가 곧 발족된다. 정부는 7월초 법제처(처장 朴珠煥)와 한국법제연구원 및 남북 법제 관련 학자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의 남북법제연구위원회를 구성,운영할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법제처측은 이날 “위원회는 독일 등 외국 사례의 검토를 통해 남북간 교류·협력 발전방향을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해빙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 수요를 전담하는 기구로는 독일 통일후 지난 92년 2월 설치됐던 법무부 특수법령과가 있지만 새로 구성될 남북법제연구위는 이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남북법제 통합 방안을 다룰것으로 전망된다. 법제처는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 구체화를 위한 법제 개선·보완을 추진할 방침이다.특히 남북협력기금법 등 남북 교류·협력 촉진을 위한 법제의 우선적 손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특히 분야별 북한 법제의 현황 파악 및 우리측 법제와의 비교검토를 통해 남북관계 진전에 부응하는 각종 법령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제처는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통일 관련 법령안 ▲교류·협력에 따른법적 분쟁 대비책도 강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영기자 kby7@
  • 쿠바소년 엘리안 “돌아왔어요”

    [워싱턴·마이애미·아바나(쿠바)외신종합] 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군(6)이 7개월간의 미국체류를 끝내고 28일 쿠바로 귀국했다. 엘리안군은 이날 미국 연방대법원이 그의 귀국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친척들의 상고를 기각한 지 40여분만인 오후 4시 43분(현지시각) 워싱턴 근교의 버지니아주 댈러스 국제공항에서 아버지 후안 곤살레스씨의 손을 잡은 채 전세 비행기에 올랐다. 엘리안군은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밀항선을 탔으나 플로리다주 앞바다에서 좌초돼 어머니를 잃고 타이어 튜브에 매달린 채 이틀동안 표류하다 추수감사절인 지난해 11월25일 극적으로 구조됐다. ◆귀국=곤살레스 부자의 귀국 길에는 엘리안군의 새 엄마와 이복동생,엘리안군의 무료함을 달래 주기 위해 쿠바에서 데려온 그의 친구들이 동행.전세기는 3시간만에 환영군중들이 엘리안군을 ‘소년 영웅’으로 부르며 열광하는가운데 아바나 공항에 도착했다. 엘리안군이 부친의 팔에 안겨 비행기 트랩을 내려서자 마중나온 800여명의쿠바 어린이들은 “엘리안,엘리안”을 외치며 열렬히 환영.군악대가 쿠바 국가를 연주하는 가운데 도착한 엘리안군 일행은 자동차에 분승,친구,친척들과의 재회를 위해 모처로 출발.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은 이날 미국을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인듯 공항환영행사에 불참. ◆양국 해빙 계기=엘리안군이 쿠바로 돌아가는 날 빌 클린턴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식량 및 의약품 수출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할 뜻을 피력한 것과 관련,일각에서는 미·쿠바관계의 해빙을 진단하는 분위기.엘리안 문제가 문제가 불거진 직후 쿠바에서는 연일 수십만명의 쿠바인들이 모여 엘리안 송환을 요구했다.엘리안군의 귀환은 예상되던 외교적 갈등을 가라앉히면서 양국 관계 개선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들은 분석. ◆체류비용=미법무부는 엘리안군의 보호권을 둘러싸고 지난 7개월 동안 벌어진 법정소송에서 총 182만달러(약 20억원)의 비용을 사용했다고 밝혔다.법무부는 이날 대법원이 소년의 쿠바 귀국을 허용키로 한 직후 공개한 회계자료에서 지난 11일 현재까지 이 사건에 소요된 비용은 182만6,000달러였다고공개. 가장 큰 단일부문 비용은 이민귀화국(INS)관계자,법무부 보안관 및 변호사등이 워싱턴과 마이애미 및 쿠바를 오가며 쓴 여행경비로 총 78만 6,000 달러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INS 및 법무부 보안관들의 초과근무 수당으로 지급된 61만 8,000달러였다.4월 22일 엘리안을 친아버지에게 데려다 주기 위해마이애미의 친척집을 급습했던 이른바 ‘재결합 작전’에는 22만9,686 달러가 소요됐다. ◆쿠바정부 자제=쿠바 정부는 엘리안군의 송환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전국민에게 냉정과 침착을 잃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해줄 것을 당부.쿠바 정부는 이날 국영 TV방송을 통해 내보낸 짤막한 성명을 통해 미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내용을 전한 뒤 “모든 쿠바인들이 최대한의 냉정과 위엄,침착성을 유지해달라”고 당부. ◆송환판결=앞서 미 대법원은 28일 엘리안의 쿠바 귀국을 봉쇄해 달라는 엘리안의 친지들의 상고를 기각.마이애미 거주 친척들은 엘리안의 귀국을 허용한 항소 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며 지난 26일 대법원에 상고,대법원 심리가열릴 때까지 엘리안의 미국 체류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엘리안사건 일지. 1999.11.22 엘리안,어머니와 쿠바서 출발. 11.25 바다에서 구조. 11.27 아버지,엘리안 쿠바 귀환 요구. 12.10 미국 친척들,엘리안에 대한 난민지위 요구. 2000.1.5 미국이민귀화국(INS), 1월14일까지 쿠바 귀환 결정. 1.19 미국 친척들,INS결정에 불복 소송 제기. 3.21 미국 법원,소송 기각. 4.6 아버지 곤살레스,미국 도착. 4.22 INS,엘리안 강제 구인.부자상봉. 6.23 미국 항소법원,쿠바귀환 판결 재확인. 6.26 친척들,대법원에 상고. 6.28 대법원,상고 기각,엘리안 쿠바로 귀환.
  • [김삼웅칼럼] 언론의 알권리와 역사의식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때 몇차례 절망적인 ‘고비’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일이 남한의 언론보도였다고 한다. 지구상의 유일한 ‘냉전의 섬’인 한반도가 화해와 협력시대로 탈바꿈하려는 남북정상회담의 걸림돌이 남한의 군대나 경찰, 정보기관이나 법제가 아니라 동족간의 화해와통일을 선도해야 하는 언론때문이었다는 것에 한없는 비애와 자괴감을 갖는다. 그런데도 정상회담은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역사적 만남을 통해 5개항의 합의를 도출하여 국민 90%이상이 지지하는 큰 성과를 얻어냈다. 그러나일부 언론의 문제점은 여전히 남는다. 언제 다시 악재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론 북한의 남한언론관을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다. 언론의 기능과 인식에 너무 큰 차이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와는 별도로 결코 일부 언론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다시 비틀어지거나 해빙무드가 결빙되어서는안된다는 대명제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부끄러운 노릇이지만 우리의 민족적 대사에는 반드시 훼방꾼들이 준동했다. 예컨대 기미년3·1항쟁때 이완용 무리는 수차례에 걸쳐 이른바 ‘경고문’을 발표했다. 온 민족이 생명을 내걸고 나선 항쟁을 가리켜 “지각없는 동배(童輩)가 망동하고 다음에는 각 지방인이 문풍역동(聞風亦動)하여 끝이 없다. 일인은 강경책을 쓰게되니, 되지도 않을 독립은 고사하고 동도의 사상을면하기 위하여 진정할 것을 경고한다”고 시위민중을 협박했다. 친일파들에의한 이런 류의 협박이 연일 신문지면을 도배질했다. 망국10년만에 궐기한 3·1항쟁은 외세에 좌초되었지만 분단 55년만에 온겨레가 힘을 모아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키고 화해협력으로 가는 통일운동은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러한 민족적 대사에 훼방을 놓거나 딴죽을 거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유취만년(遺臭萬年)의 ‘반통일’로 기록돼 마땅하다. 통일국가 언론(인)의 ‘국익과 알권리 대립’따위는 어느 측면 행복한 갈등일지 모른다. 하지만 분단국가의 경우는 달라야 한다.화해협력과 통일에 저해되는 기사(논평)는 가급적 절제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알권리와 역사의식의 갈등이 따른다. 언론인으로서의 고뇌와 내부의 압력도 물리치기 쉽지않을 것이다. 최근 ‘김정일신드롬’이 확산되는 데는 언론의 책임도 적지않다. 그동안 김정일위원장의 ‘허상’만 보도하다가 ‘실체’가 드러나면서나타난 현상아닌가. 그러나 올 6월12일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주적의 괴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6·15선언 이후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대화협력,평화공존 그리고 통일과정에 함께 가야할 동반자요 반쪽 동포를 대표하는 ‘정상’이기 때문이다. 분단시대 서독언론인들은 동독에 파견되어 무엇보다 ‘동족의식’의 대전제에서 언론활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중국과 대만의 어선이 공해나 영해상에서 충돌하게 되면 중국언론은 가급적 수습이 된 이후에 이를 보도한다고 한다. 국민간의 적대감정을 줄이려는 배려인 것이다. 언론의 ‘알권리’는 소중하다. 하지만 과연 우리 언론(인)이 ‘알권리’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는 의문이다. 군부독재의 헌정파괴나 양민학살에 대해 ‘알권리’의 책임을 다했는가. 사주들의 비행이나 언론내부의 비리를 ‘알권리’차원에서 제대로 알렸는가. 정작 알리고 밝혀야 할 때는 침묵하거나 외면하고 반쪽 동포와 화해협력의 과제는 시시콜콜 파헤치고 어깃장을 놓는 것이 과연 바른 언론(인)의 자세일까. 사자 소리에 벌벌 떨다가 사자시체에는 가장 먼저 덤비는 하이에나가 초원의 청소부 역할에는 충실할지 몰라도 대접받는 짐승축에 끼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걸핏하면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건 관료들의 행태가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관리들은 취득한 국가정보를 지키는 것이 본분이고 언론은이를 알리는 것이 책임이다. 문제는 이 대칭점의 어디쯤에서 접점을 찾느냐이다. 분단국가 언론(인)의고뇌이고 갈등이다. ‘6·15남북선언’이후 한때 대세에 편승하던 수구언론이 다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골수에 젖은 냉전의식의 발로이거나 DJ가 잘하는 꼴은 못보겠다는 ‘놀부 심보’다. 냉전의식이 변해야 하고 놀부심보를 버려야 한다. 그런 연후에 ‘알권리’를 내세우면 설득력을 갖게된다. 통일시대 언론(인)의 역사의식이 아쉽다. 김삼웅 주필.
  • 李총리서리 인사청문회 쟁점

    우리 헌정사에 처음인 인사청문회가 26일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를상대로 막을 올린다.27일까지 이틀간 계속될 이 총리서리 인사청문회에서는그의 정치행적과 재산 형성과정이 핵심 쟁점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정치행적 당적 변경과 지난 4·13 총선과정에서의 ‘말 바꾸기’에 대한야당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그동안 인사청문특위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의정치행적을 ▲판·검사시절 ▲5·6공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등 기간별로 나눠 집중조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가장 논란이 일 부분은 ‘DJP공조’와 관련된 발언이다.한나라당은 그가 지난 4·13총선을 앞두고 DJP공조 파기를 선언했다가 이후 총리 임명을 계기로 말을 뒤집은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그가 ‘철새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과 자민련은 주요 당직과 내무부장관,국회부의장 등을 두루 거친 경력을 조명해 ‘경륜있는 정치인’임을 강조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한나라당이 고려대 ‘검은 10월단’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된 박원복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도 논란이 될 듯 하다.한나라당은 이 사건이고문을 통해 조작됐고,이 과정에 이 총리서리가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복안이다.내무장관 시절 풍산금속 노조의 파업사태에 대한 강경대응 과정도 야당의 공격대상이다. ◆재산 논란 이 총리서리가 지역구인 경기도 포천 일대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최대 논란거리다.한나라당은 이 일대의 토지 수만평을 명의신탁을 통해 이 총리서리가 소유하고 있고,이를 매입하는 과정에 의혹이 적지 않다고보고 있다.자금 출처 역시 불분명하다는 판단이다.또 서울 염곡동의 자택 역시 매입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자민련은 포천의 부동산 대부분이 30여년전 변호사를 개업하면서 번돈으로 구입한 것으로,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기로 했다. ◆정치이념 남북정상회담 이후 최근 한반도 정세도 한나라당으로서는 좋은공격소재다.보수론자로서 최근 남북의 해빙무드를 어떻게 보는지 등 다각도의 까다로운 질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구체적으로는국가보안법 개정과 주한미군 철수문제,통일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물어 개혁성향인 현 정부와의 ‘이념적 거리’를 드러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최근의 금융구조조정 문제를 비롯한 경제현안도 이 총리서리의 ‘경제적 식견’을 파악할 주요 소재로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진경호기자 jade@
  • [문화예술 분단장벽 허무나](2)공연예술

    분단의 상처를 창작의 원천으로 삼아 예술적으로 승화하려는 움직임은 연극,무용,음악 등 공연예술계에서도 꾸준히 이어져왔다. ◆연극/ 분단초기인 1950년대에는 전쟁의 충격으로 반공의식을 담은 작품들이주로 창작됐으나 60년대들어 전쟁과 분단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학계에서는 60년 신춘문예작인 박현숙의 ‘사랑을 찾아서’를 ‘분단희곡’의 출발로 꼽는다.한 여인이 사랑을 찾아 이데올로기에 상관없이 남북을 오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남자주인공인 공산당원을 인간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차범석의 ‘산불’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이데올로기 갈등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보다 객관적으로 묘사했다는 평을 받은 작품.‘관광지대’‘모가지가긴 두사람의 대화’(박조열)‘바꼬지’(이재현)등도 60년대 분단과 통일문제를 다룬 희곡들이다.이재현은 ‘포로들’(72)‘멀고 긴 터널’(77)‘적과 백’(83)등 6·25전쟁포로를 다룬 기록극형식의 삼부작을 내기도 했다. 80년대에 이르러 분단희곡은 새로운 전기를맞는다.동서간의 해빙무드에 힘입어 보다 적극적으로 분단의 모순상황을 지적하고 이데올로기의 무의미성을고발하는 작품들이 대거 쏟아졌다. 노경식의 ‘하늘만큼 먼나라’(85)황석영의 ‘한씨연대기’(84)이강백의 ‘호모세라파투스’(83)‘칠산리’(89)이반의 ‘아버지 바다’(89)등이 대표적이다. 분단과 통일문제를 정치사회적인 시각으로 묵직하게 다룬 80년대에 비해 90년대는 풍자적이고 우화적인 분단희곡들이 눈에 띈다.장소현의 ‘김치국씨환장하다’(98)나 오태영의 ‘통일익스프레스’(99)는 패러디와 유머감각,아이러니를 표현기법으로 도입함으로써 관객들의 변화된 정서에 부합하는 한편날카로운 사회비판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다. 연극평론가 유민영씨(단국대 교수)는 “분단을 다룬 수작 희곡들이 상당수이나 양적인 면에서나 스케일,그리고 심도에 있어서 소설에 비해 미약한 것이사실”이라고 지적하고 “6·25를 이념이나 상황이 아닌 철학적 성찰로 접근할때 비로소 뛰어난 작품이 나올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무용/ 지난 95년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산하 민족춤위원회는 해방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춤제전을 벌였다.‘해방50년,겨레의 몸짓으로’를 주제로한 이 행사는 그간 개별적으로 이뤄져온 무용계의 분단 형상화작업을 전체적으로 묶어내는 역할을 했다.당시 선보인 한상근의 ‘무초Ⅲ’은 현대춤과 전통춤을 조화시켜 통일을 위해 몸바친 이들을 그려냈으며,정혜진 무용단은 ‘새들의 암장’이란 작품에서 북한에 고향을 둔채 이국땅에서 삶을 마감한 박남수시인의 삶을 형상화했다. 개인적으로 분단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온 무용가로는 분단이후 한국상황을 무용극 ‘내사랑 한반도’(88)로 풀어낸 조기숙을 비롯해 살풀이 시리즈의 이정희 중앙대교수,강혜숙 청주대 교수등이 대표적이다. 민족춤위원회 김채현위원장은 “분단문제를 현대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외국인도 공감할 수 있는 국제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무용계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음악/ 작곡가 안익태가 30년대 작곡했던 ‘코리아환타지’를 60년대에 전쟁을 승화시키는 쪽으로개작한 것을 비롯해 변훈의 ‘떠나가는 배’이호섭의‘울음’등 많은 작곡가들이 분단의 비극을 음악으로 형상화하는데 힘을 기울였다.그러나 작품 못지않게 삶자체에 통일의지가 가득했던 작곡가 윤이상이 갖는 상징성은 그 무엇보다 큰 자리를 차지한다. 95년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윤이상은 조국의 분단을 걱정했다.67년 동베를린간첩단사건에 연루돼 71년 독일에 귀화한 뒤 한번도 고향땅을 밟지 못했던 그는 음악으로 남북 화해의 다리를 놓기위해 수시로 북한을 오갔다.‘오보에와 하프를 위한 이중 협주곡’칸타타‘나의 땅,나의 조국’등 통일을 염원하는 작품창작뿐 아니라 88년에는 남북축전을 제안하고,90년 평양에서 범민족통일음악회를 직접 주도하기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민경찬 교수는 “남북한이 서로 민족음악을 내세우지만 결국 둘다 반쪽의 민족음악일 수 밖에 없었다”면서 “남북의 음악계가 서로합심해 새로운 통일음악을 모색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오늘의 눈] 시험대 오른 한국외교

    지난 일주일은 우리와 주변국들 모두에게 ‘해빙(解빙)의 아침’으로 기록될 것이다. 55년 냉전구도가 갈라지는 ‘균열음’은 우리와 국제사회를 경악시켰고 한반도 역사를 스스로 열어 갈 한민족의 역량도 맘껏 과시했다.남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한반도가 국제무대 전면에 나선 것 역시 모처럼 찾아온 민족의 호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 전환기는 늘 기회이자 위기라는 ‘양면의 동전’으로 다가온다.위기를 기회로 살리지 못해 고통의 길을 헤맸던 우리 근대사가 확연히 증언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21세기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우리가 새로운 ‘외교환경’을헤쳐나갈 역량이 있는지 곱씹어 봐야 할 때다. 국가의 모습을 갖춰갔던 60년대부터 우리는 ‘분단 외교’,‘남북대결 외교’에 길들여져 왔음을 상기하자.싫든 좋든 우리는 해방후 55년간의 분단 역사 대부분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외교를 펼쳐 볼 기회를 상실했다. 한 외교관의 말을 빌리자면 “미국 등 주요 우방의 힘에 의지하고 적당히경제지원으로 후진국들의 표를 모았던 것이 냉전외교의 핵심”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의 외교부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러한 냉전외교에 길들여져 왔다는 사실이다.북한 외교목표를 좌절시키고 유엔에서의표 대결을 위해 적지 않은 외교 에너지를 낭비해 온 것 자체가 우리 외교의비극이다. 이 때문에 번듯한 중국,러시아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했고 문제가생길 때마다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르며 ‘정상외교’에 매달렸던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한반도 주변 4강들이 지금은 한 목소리로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지만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언제 통일의반대세력으로 돌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과거처럼 주먹구구식 외교에서 벗어나 적어도 우리가 능동적으로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공존과 통일로 향하는 ‘외교 청사진’을 세워야 할 때인 것 같다.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장관의 말대로 ‘걸출한 외교스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정착의 길을 뚫었다면 이 길을 넓히고 고속도로로발전시키는 일은 외교부의 몫이다. 오일만 정치팀 기자 oilman@
  • 中단동산업단지 對北수출기지로

    인천시는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경제교류에 대비,중국 단동산업단지를 대북수출기지로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16일 지난 98년 5월 52억원을 들여 중국 단동시 금천공업구내 11만5,000평에 조성한 단동산업단지에 대기업을 유치,대북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단동산업단지는 북한의 압록강과 인접한 곳이어서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이용,생산한 제품을 북한으로 수송하는데 유리한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대북 경제협력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현대측과 내부 협의를 벌이고 있으며,현대는 단동산업단지에 대형 공장과 물류단지를 건설할뜻을 비추고 있다. 인천시는 당초 단동단지에 50∼60개의 인천지역 중소기업을 유치,중국시장진출을 도모했으나 분양이 저조한데다 남북 해빙무드가 형성됨에 따라 급격히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번에 대기업 유치계획이 성사되면 단동단지는 북한 및 중국시장 진출을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단동단지의 활용을 놓고 고민하던 차에 남북정상회담을통해 경제교류가 이뤄질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대북기지로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 남북정상회담 “성공 기원” 북녘사람들도 한마음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는 남과 북이 모두 똑같지 않겠습네까”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은 북녘 사람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않았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4일 동안 금강산관광길에서 만난 북측 사람들은 정상회담이 통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금강산에서 근무하는 ㈜현대아산 직원들은 정상회담 발표이후 본격적인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예전에는 산 곳곳에 비무장군인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최소인원만 배치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8일 아침 장전항에 도착해 금강산까지 이르는 온정리 도로를 관광버스로 달리면서 이같은 해빙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철조망 너머로 보이는 철로를따라 등교하는 어린 학생들부터, 작업을 나가는 주민들까지 웃는 낯으로 버스를 향해 스스럼없이 손을 흔들어줬다.온정리 마을 담장이나 금강산여관 입구에서 본 ‘심장을 바치자 어머니 조국에’,‘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는구호가 없었다면 여기가 북한땅이라는 것조차 망각할 정도였다. 금강산의환경관리를 맡은 북측 안내원들도 한결 부드러워졌다.우리 관광객이 부탁하면 흔쾌히 사진을 찍어주는가 하면 먼저 말을 걸어오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현대측이 시간날 때마다 ‘북측 안내원들과 정치논쟁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과는 다르게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10일 오후 만물상 등반을 마치고 하산길에서 만난 북한 안내원(27)은“평생 소원이 한라산에 한번 오르는 것”이라면서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금강산을 찾은 우리 관광객들은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버거운 발걸음으로 가파른 산길을 재촉하던 박운복씨(73·여)는 “평남 안주가 고향인데 52년 만에야 다시 북한땅을 밟아 본다”면서 “죽기 전에 꼭 고향에 가보고 싶다”고 마지막 소원을 빌었다.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규설씨(63)는 “두 분이 서로 만나 빈손으로야 돌아오겠느냐”면서“‘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험난했던 남북관계는 앞으로실타래처럼잘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동취재소팀/김성수기자 sskim@. *금강사업소 李允洙이사 인터뷰“북측 태도부드러워져”. 금강산관광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아산 금강사업소 부총소장 이윤수(李允洙·49)이사는 “정상회담 발표이후 북한측의 태도가 눈에 띄게 호의적으로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측의 태도가 달라졌나. 북쪽에서는 ‘북남최고위급회담’ 이라고 하는데 많은 관심과 희망을 나타내고 있다.북측의 기대가 훨씬 큰 것 같다.우리 관광객들을 대하는 북측 안내원의 태도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구체적으로 달라진 점이 뭔가. 금강산관광총회사 간부를 비롯,북측 인사와 거의 매일 만나 사업계획 등을논의하는데 북측에서 정상회담과 관련된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정도다.또지난 6일부터 오는 22일까지가 솔잎혹파리 방지기간인데 지난해만 해도 우리쪽 수목협회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 북측이 거절했다.그런데 이번에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봐서 상호신뢰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된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금강산관광사업에도 도움이 되나. 물론이다.당장 북측과 협의에 의해 이달 안으로 해금강 쪽의 삼일포에서 뱃놀이를 할 수 있게 됐다. 다음달부터는 지금까지처럼 관광선에서 숙식을 하는 게 아니라 500여명 수용규모의 금강산여관에서 일반관광객들이 묵을 수 있도록 하는 선까지 협상이 진전됐다. 남북정상회담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성
  • [대한광장]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분단 55년 만에 최초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13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평양으로 떠난다.부끄럽게도 냉전의 마지막 대결장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드디어 해빙과 화해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느낌이다.통일을 염원하는한민족은 부푼 가슴으로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으며 동북아에 지정학적 이해를 갖고 있는 4강,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그들의 국익과 세계전략 차원에서 남북 정상의 만남이 초래할 지정학적 파문을 측정하면서 평양회담을 주시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왜 세계가 떠들썩하는가? 한국은 박정희 정권 이래 역대 정권이 30여년 동안 남북문제를 토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북쪽에 제의해 왔다.그러나 북한의 김일성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94년 미국 카터 전 대통령의주선으로 날짜까지 잡힌 남북정상회담은 김일성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회의를며칠 앞두고 무산되고 말았다. 따라서 김일성의 후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 대통령의 베를린 제의를 받아들여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에 응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회담결과에 따라서는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세력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어찌 세계가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55년이나 거부해온 정상회담에 응했다면 그것은 북한의 대남 태도에 하나의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변화가 곧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조국통일 문제를 진지하게 토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정상회담에 응한 것은 식량난과 경제파탄으로 직면해있는 체제위협을 넘기기 위해선 김 대통령의 도움이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북한은 그동안 남한에 흡수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서 한국정부와의 공식접촉을 기피해 왔는데 김 대통령의 꾸준한 ‘햇볕정책’으로 이같은 공포를 어느 정도 떨치고 마침내 정상회담에 동의하게 된 것이다. 역사적인 최초의 정상회담인 만큼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언론이 이러한 기대를 부추겨 ‘북한붐’까지 조성해 놓았다는 비판의 소리가 많다.언론은 역사적인 사건의 보도와 해설에 극히 신중해야 한다.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마련이다.분단을 반세기가 넘게 고착시키고 있는 남북한의 이념 차이,이해가상충되는 강대국들과 맺고 있는 남북한의 국제관계를 고려할 때 한 차례의정상회담으로 극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국내외 북한전문가들이 첫 회담에 너무 큰 성과를 기대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라고 한결같이 충고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민감한 문제들은 서로의 원칙만 천명하면서 토의는 뒤로 미루고 이산가족 상봉같은 인도적 문제,상호 이해를 돕고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다루는 것이 좋다.그래야 정상회담이 지속될 수 있다.만나는 횟수가 늘고 이해와 신뢰가 깊어지면 어려운 문제도 차츰 토의할 수 있을 것이다.한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면 북한에 대한 지원이 일방통행이어서는 안된다는것이다. 이것은 이른바 ‘상호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한국에는 아직도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회의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않다.비판자들은 남쪽의 호의에 대해 북한의 상응한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한국은 여론을 무시할수 없는 민주국가이다.두 정상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두 정상은 이회담이 같은 민족이면서도 이데올로기 대결과 정치적 적대관계로 반세기가넘게 분단상태를 견지해온 두 체제 두 정권을 대표해 만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그러면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해진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싸우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만나는 것이다.따라서 두 정상이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눈앞의 성과에 급급하거나 서두르는 과오를 범하지 않는다면 성공의 확률은 아주 높다.회담이 실패로 끝난다면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타격이 크다.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회담을 성공시켜 할 ‘의무’를 지고 있다.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성공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다. 장행훈 한양대 겸임교수.
  • 韓·美·日정상회담 의미

    [도쿄 양승현특파원]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한·일 정상회담은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세 나라의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찾을 수 있다. 세 나라 정상이 ‘남북 정상회담을 남북 화해와 협력 확대는 물론 북·미,북·일 관계개선에도 도움이 되도록 추진키로 합의한 부분’은 한·미·일 세나라 인식이 같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이는 동북아 신질서 형성을 앞두고 모든 이견이 해소됐다는 것을 뜻한다. ◆남북 정상회담 지지/ 미·일이 남북 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고 2,3차 대화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데 합의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가 중단된 북·일 수교 협상의 재개와 대북관계 개선 의지를 김 대통령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2년 동안 김 대통령은 4강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연장선상에서 남북대화가 이뤄진 만큼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주변 4강이 한결같이 정상회담을 지지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3국 공조 모색/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동북아 신질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다는 점에서 외교적 전환점으로 평가할만하다.그동안 미·북간 협상을 중심축으로 움직여왔던 한반도문제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무게중심이 남북한 당사자에게 이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남북간 대치와 대결구도로 냉전의 잔재가 온존해 있는 동북아가 ‘완전해빙(解氷) 국면’을 맞게 되면서 적대적인 논리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이 동북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할 역사적 사건이라는 데 공감하고 신질서 구축 필요성을 제기한 데서도 이러한 기류를 감지할 수 있다.클린턴 대통령이 김 대통령에게 북핵·미사일등 ‘양국의 관심현안’을 총체적으로 다뤄주길 기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3국 정상이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공통적인 평가를 내린 부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북한이 남북대화의 장으로 나오고,국제무대에 서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만큼 한·미·일 3국의 공조방향도 동북아 정세를 포괄적으로아우르는 쪽으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성이 생긴 탓이다. 박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주변 4강을 바쁘게 만드는 등 동북아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볼 때 이날 3국 정상회담은 새로운 공조관계 구축을 위한 첫 걸음의성격도 지니고 있는 셈이다. yangbak@
  • 특별기고/ 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미의 대북시각 전환 계기됐으면. 다음주에 열리는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을 가로질러 북한에 다녀오는 한국측 선발대의 뉴스를 TV로 보면서도 이는 좀처럼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이같은 예기치 않은 변화들은 보는 이들을 압도해버리기에 충분하다. 변화의 방향을 온전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정상회담이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정상회담이 가져올 구체적 성과물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남북 정상간의 만남에 몇가지 기대하는 바를 제시하고 싶다. 첫째,냉각돼 있던 남북관계에 찾아온 것으로 보이는 전반적 해빙무드가 지속적으로 고조되길 바란다.남북관계가 개선되기까지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sunshine policy)’이가장 주효했다고 본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지도자들이 맺게 될 친분관계가 양국 관계의 전반적 개선으로 이어져 가까운 미래에 보다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둘째,남북한간에 돈독한 신뢰가 구축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정상회담이정상간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남북 국민들간의 보다 많은 접촉과 교류로 이어지리라고 확신한다.이렇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양측은 만약의 무력충돌을우려,항시 대비하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신뢰관계가 구축된다면 국방 분야에 투입되는 엄청난 재원은 경제 및 사회분야로 돌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남북한 국민들간의 상호이해가 증진되길 기대한다.남북한은 분명히 공통의 역사와 언어,문화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단의 시간이 워낙 길다보니 철학과 교육·경제체제에 있어 근본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이같은 이질성은 남북한 국민들로 하여금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만 쌓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면 양측은 상대방의 입장을 보다 깊이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쌍무관계에서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일도 훨씬 줄어들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진정한 의미의 인적 교류 확대를 바란다.최근 평양학생소년예술단과교예단의 서울공연은 향후 양국이 지향해나가야 할 인적교류의 훌륭한 사례를 보여줬다.이같은 문화·연예 분야의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문화·연예·스포츠 교류가 활발해지다 보면 이산가족의 상호방문,교육·환경·경제분야 등 보다 본질적인 분야의 인적 교류는 자연히 뒤따를 것으로기대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 정부,특히 미 의회의 북한에 대한 시각을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미국의 대북 시각이 바뀌면 이는 미-북 관계개선으로 이어져 상호간 신뢰 구축,보다 빈번한 접촉과 왕래 등 가시적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을 통해 미국인과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직접 투자하거나 직교역 할날도 멀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상회담의 역할은 이처럼 어마어마하다.외국기업인의 입장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며 남북 정상들이 양국 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제프리 존스 주한 美상공회의소 회장
  • MBC ‘허준’ 여주인공 황수정씨 인터뷰

    ”오랫동안 예진 역을 하다 보니 이제 예진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7개월 만에 톱스타가 된 MBC ‘허준’(월,화 밤9시55분)의 여주인공 황수정(28).창경궁 촬영현장에서 만난 그에게서는 조선시대의 단아한 여인 다운 향기가 물씬 풍겼다. 제작진은 당초 예진의 역할을 허준을 사모하다가 유도지에게 시집가는 것으로 설정했다.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예진의 인기가 ‘의외로’ 치솟자계속 허준의 곁을 맴돌며 지순(至純)한 사랑을 쏟는 것으로 바꿨다.드라마종영을 한달 앞에 남겨놓고 예진이 죽을 것인지,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허준곁을 떠날 것인지가 장안의 화제가 될 정도이다.황수정 없는 ‘허준’을 이야기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중간에 죽는 걸로 알았는데 혹시 노인연기까지 해야 한다면 그동안 한 번도 안 해봐서 걱정이네요.하긴 죽는 연기도 안 해봤지만요” 황수정은 앞으로 펼칠 연기에 이같이 다소 걱정스럽다는 눈치를 내비쳤다.그는 남한 남자(한재석)와 북한 여자(황수정)의 사랑을 그린 SBS ‘해빙’으로 데뷔한 뒤 근5년동안 청아하고 조용한 역을 주로 맡아왔다.그만큼 연기변신의 폭이 넓지못했던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해 온 것처럼 보이지 않게 허준을 뒤에서 돕고 따라다니는예진의 캐릭터를 그대로 끝까지 이어가면 될 것 같아요”라고 ‘예진아씨’다운 자신감을 덧붙였다. ‘허준’을 촬영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겨울 야외 촬영.“너무 추워 덜덜 떨면서 겨우 연기했었다”지만 ‘허준’의 시청률 덕인지 얼굴표정은 환하기만 하다.“저 자신이 별로 톡톡 튀는 신세대는 못 되거든요.예진 성격은저랑 잘 맞아서 처음 해보는 사극이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라며 그 나름대로 인기요인을 살짝 비춰내는 여유도 보였다. 황수정은 드라마와 CF에서는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 영화에도 서서히 눈을돌릴 생각이다.안해 본 배역이 너무 많기 때문에 배역보다는 작품성 위주로작품을 선택할 요량이다. 결혼 적령기를 맞은 황수정에게 남편감으로서 허준을 묻자 “일에 대해 뚝심이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어요”라면서도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느낌”이라고 ‘남편감의기준’을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DJP 언제쯤 만날까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JP) 자민련 명예총재는 언제쯤 만날까.이한동(李漢東) 총리지명자는 22일 자민련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이전’이라고 밝혔다.DJP회동이 이뤄진다면 ‘민주-자민련 공조’복원의 공식화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주목된다. DJP 회동은 자민련 내에서 더욱 적극적이다.한 의원은 “어차피 공조복원을전제로 이총리 체제를 받아들였다면 두분이 만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DJ 정권에서 3번째 총리를 자민련에서 낸 만큼 멀어졌던 민주당과의 ‘거리 좁히기’는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다수다. 회동을 한다면 시기는 남북 정상회담 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지난 17일 청와대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이 자민련 강창희(姜昌熙) 사무총장을 통해 제의한 ‘의제를 정상회담으로 국한한 DJP 회동’을 김명예총재가 거부했지만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함석재(咸錫宰) 정책위의장은 “정계 지도자 중 한분으로서 자연스럽게 6월12일 전 만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러나 JP 측근들은 이한동 총재의 총리 지명과 DJ-JP 회동을 곧바로 연결시키는 발상은 아직은 ‘무리’라고 말했다.한 측근은 “총리추천과 공조복원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김명예총재가 이총재를 총리로 추천했지만 이로써 균열된 DJP 공조가 당장접합되리라는 기대는 하지말라는 얘기다.제주행 이틀째인 김명예총재도 이런질문에는 일절 함구했다. JP측의 이런 신중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공동정권의 두 당사자간 해빙의 기운은 ‘이한동 총리지명’을 고비로 활짝 펴질 것같다. 황성기기자
  • 北-한반도 주변4강 관계개선 추이 점검

    6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주요 국가간 관계정상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한반도 주변 4강과 유럽연합(EU),동남아 국가 등과 북한 사이의수교 및 관계개선 협상 추이를 살펴본다. ◆北·美 접촉. 남북정상 회담을 앞두고 북·미 관계가 미묘하게 움직인다.현정부 출범 이후 꽁꽁 얼어던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은 반면 지난해 9월 북·미 베를린 회담 이후 순항하던 북·미 관계는 다소 난관을 맞은 듯하다. 기대를 모았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데다 북한의 오랜 열망인 테러지정국 해제 요구를 최근 미측이 외면한 것이다.향후 북·미 협상에서의 주도권 다툼을 겨냥한 ‘신경전’의 의미도 없지 않은 듯하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남북관계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북측의 의도를 면밀히탐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세워 미측의 ‘핵·미사일압력’을 우회하려는 전술 변화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웬디 셔먼 미국무부자문관의 한·중·일 3국 순방도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는 24일 로마에서 ‘김계관-카트먼 라인’이 다시 가동된다.94년 제네바 합의 이행과 북한 고위인사의 미국 방문 등이 주요 의제다. 오일만기자 oilman@. ◆北·日 수교회담. 북한과 일본은 4월의 평양회담에 이어 이달 22일부터 나흘간 도쿄에서 10차본회담을 갖는다. 다소 시간은 걸리더라도 양측이 수교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북한으로선 경제난을 풀 ‘돈’,일본에겐 안전을 위협하는 ‘뇌관’의 해소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 회담에서 북한은 과거청산 문제를 먼저 해결,수교한 뒤 일본측 요구에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반면 일본은 과거청산과 일본인 납치의혹 등 현안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맞섰다.북한이 말하는 과거청산은 식민시대 뿐 아니라 한국전쟁 때 미군의 병참기지 역할을 한 일본의 보상 및 배상이 핵심을 이룬다.일본은 보상이 아닌 ‘재산 청구권’의 형태라면 가능하다는 입장. 도쿄 회담에서는 일본측 요구가 보다 두드러질 전망이다.일본은 납치문제및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 강도높은 요구를할 것 같다.북한에 밀리는협상태도를 못마땅해 하는 여론을 의식해서다.북한도 지난달 24일 중앙통신을 통해 “과거청산은 경제문제가 아니라 중대한 정치문제”라고 강조했다. 황성기기자 marry01@. ◆北-中·러. 지난 92년 한·중수교로 소원했던 북한-중국과의 관계가 남북 정상회담을앞두고 밀월관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3월 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전격 방문하고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을 중국에 보내 전통적인 우호관계 발전 등을논의했다.중국도 5월 중 서열 2위인 리펑(李鵬)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과다이빙궈(戴秉國)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북한에 파견,국제사회에 ‘맹방’임을 과시할 예정이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복원에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지난 2월 평양에서‘북-러 우호선린 협력조약’을 공식 체결한 데 이어 4월21일 쿠바를 방문한 뒤 모스크바에 중간 기착한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백남순 외무상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을 만나 남북 정상회담에따른 한반도의 긴장 완화 해소방안과 푸틴 러시아대통령 당선자의 방북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같은 외교활동은 중·러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경제회생의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고 본 때문이다. 김규환기자 khkim@. ◆北·기타국가. 북한은 유럽 및 아·태지역에도 전방위 외교공세를 펴고 있다.올해 초 이탈리아와 수교를 한 북한은 영국·벨기에 당국자들과 접촉을 갖는 등 유럽 국가들과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고,머지않아 필리핀·호주와 관계정상화를 이룸으로써 아세안지역 안보포럼(ARF)가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 97년에 이어 두번째로 북한과 영국은 오는 15∼20일 평양에서 정치부문의 대화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카터 외무부 동북아·태평양담당 과장을 수석대표로 한 영국 외무대표단이 평양을 방문,김춘국(金春國)외무성 구주국장 등과 만나 두나라 관계개선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벨기에 외무 대표단은 14∼16일 평양을 방문,북한 당국과 같은 의제를 논의한다. 또 호주와의 수교가 5월 중 발표될 예정인데다 필피핀과의 수교도 7월 초쯤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7월 하순 열리는 ARF총회에서 이 기구에 가입하기 위한 조건을 사실상 모두 충족하는 셈이다. 김규환기자
  • [격동의 남북관계 반세기](2)7·4 남북공동성명

    지난 72년 7·4 남북공동성명은 남과 북 당국이 분단 이후 만들어낸 첫 공식 합의문서였다.공동성명을 통해 천명된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이라는 3개항은 이후 전개된 남북 대화와 합의의 기본원칙으로 자리잡았다. ◆시대적 배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된 동서진영의 냉전은 1970년대에접어들며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해빙 분위기는 한반도에도 전해져남·북 당국은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당시 남한의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3선에 성공한 뒤였다.또북한의 김일성(金日成·당시 수상)주석은 김정일(金正日)로의 후계 구도를모색하고 있었다.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뒤 남북은 다시 대화를 중단하고 대결의 상태로돌아갔으며, 남북 양측 지도자의 내부 독재가 공고화되었다.의도적이든 아니든,7·4남북공동성명이 결과적으로는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김일성의김정일 후계 구도 확립에 이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진 과정/ 1971년 11월20일 판문점에서 대한적십자사와 북한적십자사의 실무대표가 11차례에 걸쳐 비밀접촉을 했다.그 결과 이후락(李厚洛)중앙정보부장과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간 회담이 합의됐다.이어 72년 5월2일부터 3박4일간 이중앙정보부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주석,김영주 조직지도부장과 각각 두차례 회담했다. 김영주를 대신한 박성철 제2부수상이 5월29일부터 서울을 방문,박정희 대통령과 한 차례,이후락 부장과 두차례의 회담을 가졌다.그 결과 7월4일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고,남북조절위원회가 발족됐다. ◆내용/ 7·4남북공동성명은 모두 7개항으로 구성돼 있다.제1항에서는 자주,평화,민족적 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원칙을,제2항에서는 긴장상태 완화와 신뢰 분위기 조성을,제3항에서는 제반교류 실시를 천명하고 있다.제4장에서는남북적십자회담 성사를 위한 협조,제5장에서는 상설직통전화 설치,제6장은남북조절위원회 구성,운영의 합의를 명시했고,제7장에서는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다짐했다. ◆이행/ 7·4남북공동성명은 남북한의 분단사를 통일사로 바꾸는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됐으나,발표되는 순간부터 성명문안에 대한 해석상의 의견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양측은 통일 3원칙에 관한 해석상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11월30일 각 5인의 대표로 구성되는 남북조절위원회 본회의를 정식으로 발족시켰다. 이에 따라 세차례에 걸쳐 남북조절위 본회의가 개최됐으나 73년 8월28일 북한이 중단을 일방 선언함으로써 아무런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다. 이도운기자 dawn@.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당시 주역들 뭘하나.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당시 남북의 주역들은 저마다 굴곡많은 삶의 궤적을 그려가고 있다. 공동성명의 막후 연출자였던 당시 남북의 정상들은 모두 유명을 달리했다.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은 지난 79년 김재규 전중정부장의 총탄세례로 서거했다.북한의 김일성(金日成) 주석(합의 당시는 수상)도 지난 94년 심장마비로 근 반세기에 걸친 장기집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남측 조절위원장으로 스포라이트를 받았던 이후락(李厚洛) 당시 중정부장은일체의 언론접촉도 피한 채 경기 광주에서 도자기를 구우며 은둔생활중이다.73년 ‘DJ(현 김대중대통령) 도쿄 납치극’ 배후조종 혐의로 해임당한 뒤한때 재기하기도 했으나 80년 ‘서울의 봄’ 이후 다시 추락했다. 조절위 북측 공동위원장이었던 김영주(金英柱)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은 한때후계 반열에도 올랐으나, 끝내 친조카인 현 김정일국방위원장에게 밀렸다.98년 김정일국방위원장이 공식 1인자에 등극하면서 2선으로 후퇴했다.최고인민회의 10기 제1차회의에서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명예부위원장이라는명목상의 감투만 쓰고 있다.김영주를 대리해 서울에 왔던 박성철 제2부수상도 명예부위원장이다. 지지부진한 남북적십자회담의 와중에 북한 차석대표 김덕현의 소맷자락을끌어 “따로 조용히 얘기하자”며 당국간 비밀회담을 이끌어냈던 정홍진씨도일선에서 물러났다.현재 송원장학재단이사장으로 육영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다른 조절위 남측 대표의 일원이었던 강인덕(康仁德) 당시 중정9국장은현재 일본에 체류중이다.‘국민의 정부’ 초대 통일부장관으로 대북 포용정책의 안정화에 기여했으나,부인이 옷로비사건에 휘말리면서 물러나 일본세이가쿠인(聖學院)대학에서 조용히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다. 공동성명 합의과정에 참여했던 북측의 대화 1세대들도 대부분 일선에서 퇴역한 상태다.이 중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대표단의 일원이었던 류장식은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된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조절위 북측대변인이었던 전금철(全今哲)만이 지난 98년 베이징 남북차관급 비료회담의북측 대표로 건재를 과시했었다. 구본영기자 kby7@. *재조명 받는 '통일 3대원칙'.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두고 7·4공동성명에 발표된 ‘자주,평화,민족적 대단결’ 등 남북통일 3대원칙이 재조명받고 있다. 베이징 비공개 접촉에서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면서 꼬리표를 달았기 때문이다.즉 남과 북이 ‘역사적인 7·4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재확인한다’고 합의한 것이다. 이에 앞서 91년 합의된 남북기본합의서 전문에도 3대 원칙이 언급됐다.그러나 남북이 항상 그 정신에 따라 관계개선에탄력을 붙여온 것은 아니다.3원칙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면서 사사건건 대립한적이 더 많았다. 이는 3원칙 자체가 대단히 포괄적 개념이라는 점에 기인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평화통일을 위한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체제경쟁의 대상이라는 남북관계의 이중성 때문이었다. 이를 테면 3원칙 중 ‘자주’에 대해서는 북측은 외세배격 논리로 연결시켜왔다. 즉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말은 북측은 이미 자주를 이뤘으니,이제 남한에서 미군을 철수해야 하다는 식으로 논리를 비약시켜 왔다. 북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3대 원칙을 달리 해석,회담을 유리하게 이끄는 지렛대로 삼을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그러나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의 그러한 의도조차 타고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영기자
  • 北·美회담 기조 큰변화 없을듯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북한이 올해에도 미국이 규정한 세계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된 것이 북미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1일 발표한 세계테러지원국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올해에도 테러지원국가에 포함되자 일부에서는 지난 3월까지 진행돼온 북미고위급회담 전망을어둡게 하고,해빙무드를 타던 북미관계가 다시 얼어붙는 게 아니냐는 피상적이고 성급한 우려가 나왔다.그러나 이는 북한과의 협상을 피상적으로만 바라본 결과라는 게 대부분의 대북협상 당사자들의 지적이다. 단순히 해빙무드만을 근거로 제외 가능성을 점치던 판단과는 달리 정작 북한이 명단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요구만 했지 그에 필요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될 수 없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테러에 대한 비난 내지 반대 입장 발표, 지난 6개월간 테러지원 사실이없다는 실적 등 알려진 제외 근거 조건면에서 볼 때에도 제외시킬 수 있는명분이 없었고,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게 미국의 판단인 것이다. 반면미국은 이번 보고서에 “최근 북한에 명단 삭제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설명했다”고 ‘이례적’으로 기술,최근 북미회담에서 상호입장 표명과 제외 노력이 있었음을 강조하고 있다.마이클 시한 반테러조정관이 “북한은 제외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라고 밝힌 점도 이같은 최근의 전향적인 북한 태도를 반영한 것이다.겉으로 드러난 표현이야 어떻든 북미 양국은 상호근본적입장에서 대체적 공감대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시기가 문제이지 테러명단 제외나 고위급회담의 의지는 살아 있다는 것이다.북한이 “테러지원국이란 꼬리표를 달고서는 고위급 인사가 미국에 갈 수 없다”며 마치 명단 제외가 회담의 전제조건인 것처럼 언급했지만 이는 회담 전략에 불과하며 구속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는 대북한 국제금융기관 원조의 전제조건으로 비중이크지만 북한은 현재 남북정상회담을 진행중이다.북한으로서는 진정한 한국측협조 의사를 확인한 이상 회담의 ‘실현이익’ 차원이나 우선순위에서 남북회담이 고위급회담이나 테러회담에 앞서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 [데스크시각] 사과에 대한 만가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식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은 발아(發芽)를 촉진시켜 준다고 한다.또 난(蘭)에 음악을 들려주면 성장이 현저히 촉진될뿐 아니라 벌레들로부터의 손상도 90%를 막아준다고 한다.이처럼 식물도 음악을 감상할줄 알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자라는 식물은 더 잘 자라고 예뻐지며 수확도 많고 각종 병에 대한 저항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식물은 기쁨뿐 아니라 고통도 느낀다고 한다.피터 톱킨스와 크리스토퍼 버드가 공동집필한 ‘식물의 정신세계’라는 책을 보면 러시아 프라우다지 기자인 체르트코프가 한 농업아카데미 인공연구소를 찾았을 때 목격담을 쓰고있다.“뿌리를 뜨거운 물에 담그자 보리싹이 문자 그대로 내 앞에서 비명을질렀다.기록장치의 펜은 종이위에 이 불쌍한 식물이 소리지르는 ‘끝없는 눈물의 골짜기’를 그려대고 있었다”.이것은 식물도 인간과 다름없이 기쁨과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그런가하면 꽃이나 식물을 이용해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도 한다.자연의 소리나 꽃의 색깔과 몸짓,향기 등을 보고 느끼고 맡음으로써 식물의 내적 에너지와 파동이 불균형 상태의 인간질환을 조절,교정 치유한다는 것이다.풀잎의 속삭임과 꽃의 미소와 무한한 존재로부터 다가오는 신비의 손길 앞에 좌절과 소외,분열 등으로 찢기어진 인간심성을 봉합하고 자연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생명에 활기를 불어 넣고 성취감을 찾도록 한다는 것이다.그래서 사람은심신이 고달플 때 무의식적으로 흙과 물과 싱그런 공기가 충만한 자연으로돌아가고자 하는지 모른다. 지난 22일 ‘지구의 날’에 단 며칠동안의 산불로 여의도의 60배가 넘는 산림이 불에 탄 강원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전국의 시인 평론가 50여명이 모여 ‘시인과 환경’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환경과 생태를 걱정하는 시간을 가졌다.토지문화관 이사장인 원로작가 박경리 선생은 이 자리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산불에 대한 보도가 인명이나 재산피해 등 경제적 측면에만 치우쳤던것을 지적하면서 환경문제에 관한 한 우리의 의식수준은 아직도 초보단계에도 미치지 못하고있음을 질책했다.사람들과 똑같이 고통과 기쁨을 느끼는미물들의 ‘생명’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우리의 의식을 나무란것이다.생각해보자.인간들처럼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는 뭇 생명들이 뜨거운불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며 사라져 갔을까를.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을 비롯한 뭇생명을 낳고 키워온 ‘푸른별’이 위기를 맞고 있다.몇만년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당연한 것으로 믿어온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가 깨어진지 오래다.인간의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한 문명의 발달과 끝없는 경제성장추구는 극심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그리하여 그동안 정복의 대상이던 ‘자연’이 이기주의에 함몰된인간을 오히려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엘니뇨에 이은 라니냐 현상,극지방 오존층의 파괴,이상난동,이상한파,만년 빙하의 해빙 현상 등등. 뒤늦게 지구환경에 대한 각성으로 환경운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산업화와 자본가들의 자본증식 및 끊임없는 이윤추구에 대한 탐욕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양상이 개선되거나 변혁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언젠가 인간의 역사는끝나버릴 것이다.인간이 없는 텅빈 지구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쓴 시가 있다.독일시인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의 ‘사과에 대한 만가’가 그것이다.인간세계가 종말을 고한 뒤 먼 훗날 다른 별에 사는 존재들이 불모의 땅이 된 텅빈 지구를 바라보며 하는 말이다. ‘여기 사과가 놓여 있었고/ 여기 책상이 있었다/ 이것은 집이었고/ 이것은 도시였다/ 여기 육지가 잠들어 있다/ …저기 저 사과가/ 지구란다/ 아름다운 별이지/ 저 별에는 사과가 있었고/ 사과를 먹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박찬 특집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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