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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DJ직계 12명 “국정원이 오해 풀어라”

    ‘DJ를 달랠 묘수는 없는가.’ 도청정국이 한 원인이 돼 입원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마음을 달래려는 여권의 몸부림이 안쓰러울 정도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나섰지만 해빙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자 12일부터는 ‘옛 친위대’가 직접 나섰다. 배기선 사무총장 등 김 전 대통령의 참모 및 각료 출신 의원들이 이날 조찬모임을 갖고 ‘DJ 엄호’에 나섰다. 이는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음모설과 관련해 자신들의 순수성을 믿어달라는 ‘애원’으로 해석된다. 모임 뒤 전병헌 의원은 “미림팀의 존재는 온데간데 없이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마치 조직적인 도청이 있었던 것처럼 이해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도청이 더 이상 없다는 내용의 대국민 광고를 게재한 사실도 상기시켰다.당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었던 김한길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관계부처와 점검회의 등을 거쳐 불법도청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를 신문광고를 통해 국민에게도 알렸다.”고 말했다. 국정원에 대한 섭섭한 감정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지금처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엔 국정원의 미숙한 브리핑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동교동과의 오해를 풀기 위해선 세부사항에 대한 국정원의 추가발표가 있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전 의원은 “일부 현장에서 불법적인 내용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대통령에게 보고되거나 인지하도록 조직적으로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일고 있는 ‘DJ 인지설’을 일축했다. 모임에는 전병헌·이용희·임채정·김한길·유선호·김춘진·김현미·안병엽·윤호중·조성태·최성 의원 등 12명이 참석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냈던 이해찬 국무총리도 이날 병원을 찾아가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과일바구니를 전달하고, 김 전 대통령과 30분 가까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태로 술렁이고 있는 호남 민심을 다잡기 위한 대책마련에도 착수했다. 이날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설명하면서 적극 진화에 나섰다. 문희상 의장은 “평생을 민주화와 인권, 평화를 위해 몸바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준석 황장석기자 pjs@seoul.co.kr
  • 美·中 또 갈등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잠시 해빙무드를 맞았던 중·미간 무역갈등이 다시 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마련 중인 ‘전략민간물품’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 방안이 문제다. 미 재계에서도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피터 리첸바움 미 상무부 산업·안보담당 차관 직무대행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상무부는 연말까지 항공기 부품과 컴퓨터 칩, 공작기계 등 군사적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민감한 민간 물품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 방안은 중국에 수출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전략물품의 종류를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350억달러에 달하는 전략민간물품의 대중 수출 가운데 현재 미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비율은 1.5%이지만 새 방안이 마련되면 10%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다. 의회도 행정부와 발을 맞추고 있다. 하원은 지난 20일 전략물품의 대중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에서 일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 법안은 전략품목 수출시 미 당국의 허가를 얻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중국측은 아직 이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았지만 27일 워싱턴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무담당 국무위원은 “미국이 중국산 물건 수입을 규제하는 대신 기술 및 상품 수출 규제를 풀어야 두나라 사이의 심각한 무역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재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방안이 확정된다면 컴퓨터 칩 생산업체인 인텔과 AMD, 항공기 부품을 제조하는 보잉과 하니웰, 공작기계 업체인 글리슨 등 대기업들이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기업은 점점 더 아시아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고, 특히 중국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의 경우 지난해 340억달러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이 약 50억달러를 차지했다. 중국에 생산공장과 디자인센터 등을 설립하면서 지금까지 13억달러를 투자했다. 때문에 미 재계를 대표하는 미상공회의소(암참)와 항공산업협회(AIA) 등은 규제 물품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무부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미 공작기계업계의 타격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강공은 나날이 성장하는 중국의 군사적·전략적 위협을 견제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미 국방부는 지난 19일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전례없이 강도높게 비난하는 연례 보고서를 내놔 중국측의 반발을 샀다. 또 미 에너지업체 유노칼 인수에 중국이 뛰어들면서 의회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영유권 분쟁’ 에게海 또 훈풍

    |에브로스(그리스) AFP 연합|에게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냉각됐던 터키와 그리스 관계가 양국이 공동 건설하는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으로 본격 해빙 국면을 맞고 있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그리스 총리는 3일 터키 공식 방문에 나서 카프카스 지역에서부터 두 나라를 관통해 서유럽에 연결되는 길이 300㎞의 가스 파이프라인 기공식에 참석, 양국의 우의를 과시했다. 이번 방문은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에르도간 총리는 지난해 5월 15년 만에 아테네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 그리스 총리의 터키 방문은 지난 1959년 현 총리의 삼촌인 콘스탄티노스 카라만리스 총리 이후 처음이다. 300㎞ 가운데 209㎞가 터키에 건설되는 이 파이프라인은 내년부터 아제르바이잔 등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로 수송하게 된다. 에르도간 터키 총리는 “내 친구 코스타스 카라만리스가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과 관련해 보여준 지지는 잊을 수 없다.”면서 가스관 건설은 양국의 우호관계에 대한 의문을 줄이는 “전략적 조치”라고 환영했다. 카라만리스 총리도 EU가 자금을 지원한 이번 가스관 건설이 “큰 상징성을 가지며 양국의 무역, 에너지, 수송, 관광 등에서의 협력 강화를 향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번 건설사업에는 터키가 2억 5000만달러를, 그리스가 4000만달러를 부담했다. 두 나라는 키프로스와 에게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충돌하다 지난 1999년 터키의 지진 피해 복구에 그리스가 대규모 지원을 하면서 해빙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특히 카라만리스 총리는 지난해 에르도간 총리의 딸 결혼식에 3명의 증인 중 한 명으로 참석한 바 있다.
  • [열린세상] 北의 회담복귀 결단보다 중요한 것/정세현 이화여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장관

    지난 2월10일 북한이 핵억지력 보유와 핵무기고 증대 방침을 선언했을 때 미국은 많이 듣던 얘기고 예상했던 바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놀라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3월31일 북이 6자회담을 군축회담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나, 그후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고 발표했을 때도 미국은 정책차원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미국은 ‘악의의 무시(Malign Neglect)’ 전술로 대응한 것이다. 다만 대통령을 비롯한 미 고위관리들의 자극적인 대북 표현은 오히려 심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당연히 북한도 말싸움의 수위를 높여나갔다. 그러는 와중에 4월부터는 누군가에 의해 ‘핵억지력’이 ‘핵탄두’로 둔갑하고, 탄두수도 최소 2∼3개에서 6∼8개로 보도되면서 북한의 핵실험 임박설까지 유포되기 시작했다.6월위기설 속에 국민의 불안이 극에 달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 미국의 악의의 무시 전술과 외곽때리기 전술의 틈바구니에서, 적어도 2월중순부터 5월중순까지 석달여, 한국정부는 안팎곱사등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북한이 5월11일 폐연료봉 인출을 끝냈다고 공표한 뒤부터 미국의 행보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남북관계에도 해빙의 조짐이 감지되었다. 유럽순방 중이던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다시 주권국가론을 거론하고,5월13일 미국의 디트라니 북핵담당대사가 뉴욕으로 찾아가 박길연 북한대사를 만나고 돌아온 직후인 14일 북한은 남북당국간 대화채널 복원에 호응해 왔다. 보도에 의하면, 미국은 뉴욕 채널을 통해 주권국가론을 설명하고 6자회담 틀 내에서 미·북회담을 하겠다는 입장을 북한에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5월8일 북한이 주권국가론과 6자회담 틀내 미·북회담 문제에 대해서 미국으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했을 때만 해도 별무반응이던 미국이 연료봉인출 완료 보도가 나오면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북한이 장차 어떤 수순을 밟을 것인지는 1993년 선례가 있기 때문에 뻔히 내다보이는 일이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진즉 선택할 수 있었던 대응을 왜 연료봉 인출이라는 벼랑끝전술까지 지켜보고 비로소 시작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동안 남북대화 복원을 촉구하는 우리측 요구를 못들은 척하다가 미국의 태도변화가 감지되니까 그때서야 호응해 나오는 북한의 태도도 못마땅한 것은 마찬가지다. 경위야 어찌 되었건 비료지원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서서히 복원되는 중에 있고,6·15행사와 15차 장관급회담을 전후해서는 1년전의 분위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마도 금주 중에는 북한이 지난 13일 설명받은 미국의 입장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위한 결단을 내리려고 하는 이 시점에 미국은 제발 말로써 북한을 자극하는 일을 좀 삼갈 필요가 있다.13일 전후해서 약간 누그러졌던 대북 표현들이 다시 거칠어지는 경향이 있고, 거기에 대해 북한이 반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다른 계획을 가진 것이 아니고, 진정으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바란다면 적어도 북한이 결정적으로 저울질하는 시점에 자극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북한에만 “할 말이 있으면 회담장에 나와서 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미국도 할 말이 있으면 북한이 회담장에 돌아온 뒤 그 자리에서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결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상 전략적 유연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부터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북한이 회담복귀를 카드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참가국들은 북한이 다시 회담장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도록 붙들어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유연한 대응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회담은 훈계하는 자리도 아니고 벌주는 행위도 아니다. 상대가 문제를 일으켰다고 하더라도, 일단 회담을 하기로 했으면 속이 쓰리고 울화가 치밀어도 기본적으로 이익의 교환을 전제로 해야 한다. 북핵문제를 풀자는 6자회담에 도덕적인 기준을 들이대면 회담은 겉돌게 되고, 그리되면 미국내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만들어 주는 결과만 남게 될 것이다.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국이 잘 해주기를 바란다. 물론 북한도 이제는 적정한 선에서 타협하고 문제해결에 동참할 자세를 갖춰야 한다. 정세현 이화여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장관
  •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이적표현물은 ‘시대의 면류관’인가, 아니면 ‘국가 전복의 도화선’인가. 검찰은 지난달 31일 소설 ‘태백산맥’과 고려대 최장집 교수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건국회 등은 지난 28일 검찰의 태백산맥 결정에 불복, 서울고검에 항고하면서 이적표현물 판단에 대한 논란이 다시 떠올랐다. 이적표현물이란 과연 무엇일까. 판단 기준은 시대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반정부=이적표현물’ 1981년 무협소설 ‘무림파천황’을 쓴 대학생 박모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됐다. 정파(正派)와 사파(邪派)의 대결 구도로 변증법을 설명했다는 이유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사회주의 서적과 김지하와 리영희씨의 저서들도 대표적인 ‘불온 고전’이다. 올 광복절에 독립 유공자로 추서될 예정인 장지락(일명 김산)의 일대기 ‘아리랑’도 마찬가지다. 당시 대법원은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서적이라도 일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 고무하거나 동조하는 내용이 있다면 처벌했다. ●1990년대 중반,“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체제 위협해야.” 하지만 이적표현물의 기준도 변하기 시작했다.1991년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국보법 제7조 1항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문구가 추가된 이후부터다. 대법원은 1992년 이후 판례를 통해 이적표현물은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북한 관련물들은 여전히 된서리를 맞았다.1990년대 초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북한바로알기운동’의 일환으로 알려진 ‘꽃 파는 처녀’등 북한의 4대 소설과 황석영씨 등의 북한방문기도 이적표현물로 분류됐다. ●1990년대 후반, 경직된 이적성 판단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94년 사망하자 남북 관계가 급랭했다. 이적성 판단도 경직됐다. 경상대 교재 ‘한국 사회의 이해’와 ‘태백산맥’도 이때 검찰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급심의 무죄 판결들이 대법원에서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대법원은 1998년 북한 소설인 ‘용해공들’ 등에 대해 “김일성 개인에 대한 찬양과 미화가 심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여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지 않다.”는 원심의 판결을 깨고 이적표현물로 인정했다. 또 신학철 화백의 그림 ‘모내기’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었다. 당시 재판부는 “그림 내용이 민중민주주의 혁명과 연방제 통일 등 북한 공산 집단의 주장과 같다.”고 밝혔다. ●2000년대, 이적성 판단에 ‘봄바람’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에도 해빙기가 찾아왔다. 대법원은 2001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레드 헌터’가 이적표현물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11일 ‘한국사회의 이해’에 대해 검찰이 기소한 지 11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송두율 교수의 저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검찰도 소설가 조정래씨와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 대해 남북 관계를 감안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식지 않는 이적성 논란 이적표현물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1992년 이적표현물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이회창, 이재성, 배만운 등 세 명의 대법관은 “판단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의 이적표현물들을 다시 심판한다면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무혐의 결정을 통해 2000년대 중반 판단 기준을 살짝 내비쳤다. 남북 관계와 대중성(태백산맥)그리고 학문과 순수 예술성(최장집)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법적용은 변한다.”면서 “국보법이 폐지돼 내란·외환의 예비음모죄로 이적표현물을 처벌한다면 남용의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호창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의 이적성 판단은 매우 자의적”이라면서 “사회가 미숙해 국보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보법이 사회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시설안전공단 복지시설 무료점검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이사장 송금실)은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홀트일산요양원, 해냄공동체 등 장애인 복지시설 12곳에 대해 봄철 해빙기 무료안전점검을 실시한다.
  • [의회] 성동, 민생에 발빠른 행보

    [의회] 성동, 민생에 발빠른 행보

    ‘서울은 지진 안전지대인가, 해빙기 안전사고 우려지역은 없는가?’ 서울 성동구의회가 주민들의 이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현장 안전점검에 나서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지진등 재난 전담부서 신설 추진 성동구의회(의장 이원남)는 25일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재난관리부서 신설을 검토하는 등 집행부와 함께 행정시스템의 철저한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일본지진의 여파로 부산·경남 등 우리나라 전역에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각종 대형 재난에 종합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재난안전관리과 신설은 집행부가 지난 7일 입법예고한 것으로 의회는 이를 적극 수용키로 하고 효율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춰 관련조례 정비에 나서는 등 심도있는 논의를 펼치고 있다. ●해빙기 안전 취약지역 현장점검 마쳐 성동구의회는 또 해빙기를 맞아 각종 시설물의 안전사고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회는 최근 집행부에서 이송되어 온 ‘해빙기안전대책행정사무조사 지적사항 처리결과’의 향후대책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있다. 사실 성동구는 사고 위험이 높은 절개지가 많고 구릉지와 하천이 연계되어 있어 해빙기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구의회는 해빙기에 앞서 미리 집행부의 안전대책을 점검하기 위해서 ‘해빙기안전대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이승각 의원)’를 구성, 활동 중이다. 특위 의원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일까지 9일간에 걸쳐 성수지역, 왕십리·행당지역, 금호·옥수지역 등 3개 권역별로 나누어 조사반을 편성,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안전조치 16건 요구 현장점검에는 노후건축물, 공동주택, 도로, 하천시설물, 절개지, 대형공사장 등 재난취약 시설물의 안전성을 꼼꼼히 따졌다. 이번 현장점검을 통해 구의회는 ▲금호산 절개지 암반의 낙석에 대비한 예방조치 ▲응봉동 암벽공원 누수로 인한 빙벽의 안전조치 ▲용답동 차량기지 옹벽안전진단 요망 등 시정사항 7건, 건의사항 9건을 집행부에 송부,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이밖에도 구의회는 성동구가 서울숲 조성사업, 청계천 복원사업, 뉴타운 건설 등 서울시의 굵직굵직한 개발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의회가 지역주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공간 조성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할 각오다. 이원남 의장은 “집행부 감시와 함께 주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의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대구 팔공산

    [조용섭의 산으路] 대구 팔공산

    쥐똥나무, 그 작고 여린 연록색 이파리에 파릇파릇 생기가 도는 것을 보면 춘설과 꽃샘 추위를 비집고 봄은 벌써 우리 주위에 와 있었나 보다. 이제 곧 산자락을 뒤덮을 생강나무, 제비꽃, 양지꽃 등 노랑 꽃들의 재잘거림이 시작되는 이즈음,‘봄마중 산행’으로 대구의 진산 팔공산(1192m)을 찾았다. 산길은 대중교통 접근이 쉬운 동화사입구 야영장에서 시작, 스카이라인 능선(남릉)으로 동봉에 오른 뒤, 주능선 암릉길을 거쳐 조암능선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야영장에서 스카이라인(케이블카)종점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너른 산길은 아주 잘 나 있다. 케이블카 매점을 지나 전망바위에 서면 주능선 봉우리들과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공산은 수많은 상처를 입고 신음하는 산이다. 동남쪽(오른쪽) 주능선 바로 아래 들어선 골프장은 눈길두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산자락이 망가져 있는데, 이를 방치했다는 생각에 대구의 산악인들은 무척이나 부끄러워 한다. 주능선에서 뻗어 내린 이 능선 오름길은 바위와 마사토가 많고,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이 특징.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다만 수태골·염불암 갈림길을 만난 후, 주능선쪽 깔딱고개를 오를 때는 제법 가쁜 숨을 쉬어야 한다. 갈림길을 지나 급경사 계단길을 두 차례 오르면 산자락이 넓어지며 주능선 길과 만난다. 왼쪽길은 오도재∼서봉∼파계재∼한티재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동봉으로 올라 관봉까지 길게 이어진다. 비로봉에는 통신시설이 들어서 있어 갈 수가 없다. 헬기장 끝의 마애불상을 지나며 동봉으로 오른다. 동봉으로 올라서는 길은 언제나 북새통을 이룬다. 계단길을 천천히 오르면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진 동봉에 닿는다. 동북쪽 보현산의 모습과 남쪽 멀리 영남알프스 산군도 아스라이 보인다. 팔공산의 산길은 주능선에서 뻗어내리는 지능선과 계곡으로 매우 잘 나 있어 시간계획을 잘 세우면 아주 다양하게 코스를 택할 수 있다. 관봉까지 능선산행 후 갓바위로 하산하는 코스도 권할 만하다.(전체 9시간 소요) 동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고 북사면쪽으로 우회하며 등산로가 잘 나 있는데, 위험해 보이는 암릉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리 힘들지는 않으나 암릉산행을 할 경우 경험이 많은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 염불암으로 하산하는 안부를 지나 하산 시작점인 조암능선 초입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된다. 조암은 2개의 바위가 마치 새 부리 모습과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조암 능선길은 다른 길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지만 의외로 부드럽게 잘 열려 있고 능선 초입 바위지대에는 휴식하기 좋은 공간이 여러 곳 있다. 주능선 방향 왼쪽의 거대한 바위는 바로 대구·경북 산악인들의 요람인 병풍바위다. 능선을 내려서다보면 주능선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공간이 나오는데, 특이한 조암의 모습은 이 곳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오른쪽(서쪽) 계곡 깊숙한 곳에 있는 암자는 양진암이다.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인 내원암으로 내려서서 도로를 따라 내려와 산행을 마친다. 매표소 입구까지 약 1시간30분 소요. 철도나 고속버스편으로 동대구로 이동.105번 버스로(파티마병원 정류소) 동화사로 가면 된다. 동대구역∼동화사의 택시요금 2만원이다. 동화사에 내리면 집단시설지구 내에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 잘 갖추어져 있다. ●해빙기 산행시 주의사항 해빙기의 산악기상은 예측할 수 없다. 겨울과 봄이 공존한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겨울장비와 여벌의 옷 등을 챙겨야 한다(방수방풍의·보온복·여벌옷·보온장갑·여벌양말·아이젠·스패츠 등).
  • [월드이슈-중동에 이는 변화의 바람] 외세 개입… 민주화의 봄 ‘산넘어 산’

    [월드이슈-중동에 이는 변화의 바람] 외세 개입… 민주화의 봄 ‘산넘어 산’

    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20일)을 맞는 요즘 중동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왕정과 독재로 점철된 과거의 중동 정세와는 다른 양상이다. 이라크에선 사상 첫 선거로 새 정부가 곧 구성되며 내전의 상처로 얼룩진 레바논에선 ‘피플파워’가 넘친다. 팔레스타인은 선거로 첫 자치정부 수반을 뽑는 등 민주적 개혁을 통해 이·팔 평화협상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라크 침공으로 안팎의 비난을 받던 부시 행정부가 그렇게 고대하던 민주주의의 흔적이 곳곳에서 읽혀진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도 자유로운 선거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동유럽에 확산된 ‘민주화의 봄’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들불처럼 번지는 아래로부터의 ‘혁명’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화가 자칫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이라크 총선을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비유했다.2기 집권의 목표를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과 신보수주의자(네오콘)에게는 의미심장한 전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내부로부터의 혁명같지는 않다. 이라크나 레바논, 팔레스타인 모두 미국과 시리아, 이스라엘군의 점령하에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특이하다. 통치기반이 무너지거나 허약한 정권에서만 변화가 시작됐음을 뜻한다. 체코의 ‘벨벳혁명’ 등과 달리 변화의 진원지가 폭발적이지도 않다. 자생력이 부족해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라크의 경우 변화의 주도세력은 미국이다.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뒤 선거에 의한 정권을 탄생시켰지만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 사이의 갈등이 더 커 이라크 민주주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이라크를 ‘중동의 모델’로 삼으려 하지만 지배구조가 확고한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파급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정파간 반목으로 정정 불안 레바논은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사건으로 반시리아 열풍이 불었다. 결국 친시리아계인 오마르 카라리 총리가 사임하고 시리아군이 일부 철수하자 미국은 레바논 국기에 그려진 삼나무에 빗대,‘백향목 혁명’으로 불렀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대규모의 친시리아 시위를 주도하면서 카라리 총리는 10일 만에 복귀했다. 이는 레바논에서의 ‘민주화의 봄’이 친시리아와 반시리아로 양극화, 사상누각으로 끝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리아가 철군한 배경에도 ‘피플파워’보다는 미국과 프랑스 등의 압력이 더 컸다. 시리아 철군 이후 야기될 권력공백은 레바논을 다시 내전의 수렁에 빠뜨릴 수도 있다. 일각에선 하리리의 암살 배후가 시리아가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야세르 아라파트의 죽음이 발단이 됐다. 지난 1월 선거로 아바스 정권을 출범시켜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재개했다. 무장투쟁으로 일관한 하마스도 7월 팔레스타인 총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무쟁투쟁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민주주의의 진전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겨냥, 일정 지분을 확보하려는 정략적 측면이 더 큰 것 같다. ●정권유지를 위한 임시방편적 개혁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복수 후보가 출마하는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했다. 그러나 파라오에 버금가는 그의 권력에는 이상 징후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당이 대선 후보를 낼 수 있다고 했지만 정당의 적법성 여부를 집권당이 심사한다.50년간 일당 독재체제의 여파로 야당 후보의 이미지는 약하고 개표과정에서 조작 등 선거부정의 여지는 충분하다. 진보적 야당인 ‘알 가드’의 아이만 누르 대표가 창당서류 위조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집트의 민주개혁이 무늬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한다. 입헌군주제인 요르단은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정부에 이관할 계획이다. 부시 행정부에 인권 및 민주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사우디아라비아는 단계적인 지방선거를 실시하고 쿠웨이트는 여성에게 참정권을 허용할 방침이다.3년전 계엄통치를 끝내고 해외 망명인사들의 입국을 허용한 바레인은 더 개혁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국가 예산지출의 감시와 검열받지 않는 언론의 자유, 독립적인 사법기관,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경찰과 보안군 등에 대한 개혁은 아직 요원하다. 부시 대통령이 ‘자유의 확산’이라고 말했지만, 그보다는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생존전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동지역의 변화가 민주개혁으로 이어지려면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같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분쟁 끊이지 않는 ‘세계의 화약고’ 중동지역은 ‘세계의 화약고’라 불릴 만큼 다양한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민족·종교 갈등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고 세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대립은 중동 분쟁의 핵심이다.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13세기 무렵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이 이 지역으로 들어오면서 마찰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갈등이 시작된 것은 유대인들이 1897년 팔레스타인 지역에 조국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유대인들은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이 지역에서 세력을 키운 뒤 1948년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아랍권은 4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렀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지역과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야세르 아라파트 사후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무드 아바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오르면서 양측은 지난달 휴전에 합의하는 등 해빙 무드를 맞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이 휴전에 반대하고 있고 동예루살렘 지배권,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 문제 등 난제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이스라엘은 또 1967년 골란고원 점령 이후 시리아와 긴장 관계에 놓여 있으며,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팔레스타인과의 휴전 합의를 계기로 아랍국가들과의 외교관계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종교적으로 중동지역은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어 있다. 전체적으로는 이슬람의 80% 이상이 수니파지만 이란과 이라크 등 일부 국가는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한다. 수니파와 시아파가 나뉘게 된 것은 창시자 마호메트의 후계자 승계 문제 때문이었지만 현재 두 종파의 갈등 원인은 종교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인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라크의 경우 오랫동안 수니파가 집권해오다 이라크전 이후 시아파에 정권을 내준 뒤 수니파가 새 정부 수립에 반대하면서 테러행위를 주도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사안별로 반목과 협력을 반복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자유의 확산’ 정책에 따라 이라크전을 벌이고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원유 수급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짙어가는 레바논 내전 암운 레바논이 시리아 군대의 철수 문제로 극심한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시리아의 지원을 받아온 이슬람 시아파 세력과 이스라엘을 등에 업은 기독교 마론파,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해온 이슬람 수니파 등이 이뤄온 세력균형이 깨져 또다시 내전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 탄생때부터 갈등 배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로 급류를 탔지만 갈등의 씨앗은 레바논 탄생과 더불어 배태된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국제연맹의 결정에 따라 시리아 영토였던 레바논 땅에 진주한 프랑스군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던 마론파를 중심으로 이슬람 수니파·시아파 등을 규합해 독립국가 건설에 나섰다. 1943년 레바논 독립을 앞두고 마론파는 이슬람 진영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통령은 마론파, 총리는 수니파, 의회 의장은 시아파 몫’이라는 권력분배안을 마련했고 의회 의석은 인구 구성 비율에 따라 기독교와 이슬람 진영을 6대5 비율로 나눴다. 그런데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끊임없이 몰려들면서 이슬람교도가 증가하자 마론파와 이슬람 진영간의 갈등이 고조됐다. 급기야 1975년 내전이 발발했고 마론파를 지원하는 이스라엘과 이슬람 진영을 지지하는 시리아가 개입하면서 15년간 계속된 내전은 10만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1990년에야 끝났다. 마론파와 이슬람 진영의 의회 의석수를 같게 하는 등 새로운 권력분배안도 마련됐다. 외국군도 철수키로 했지만 시리아를 등에 업은 역대 레바논 정권은 시리아의 철군을 반대했다. ●시리아 철군싸고 양진영 세대결 최근 베이루트는 마론파가 이끌고 수니파 등이 가세한 반시리아 시위대가 세를 과시하면 시아파 정치조직이자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친시리아 시위로 맞서는 등 ‘장군 멍군’ 행태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8일 친시리아 진영이 50만여명을 동원하자 반시리아 진영은 14일 100만명가량을 불러모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인구는 불과 37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19일 테르예 로에드 라르센 유엔 중동특사가 코피 아난 사무총장에게 보고하는 시리아의 구체적 철군안 내역과 하리리 암살사건 조사를 마친 유엔 진상조사단의 결과보고서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재계 경영권 승계 ‘봄날’

    재계가 경영권 승계에 관한 한 ‘봄날’을 맞았다. 약속이나 한 듯 2,3세 등에게 경영권을 잇따라 물려주거나 핵심요직에 속속 앉히고 있다. 대주주 책임경영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무임승차 친족경영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맞선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가 현대차그룹을 지배구조 모니터링 강화대상에 넣겠다고 선언해 주목된다. ●참여정부 해빙기류 틈타 봇물 최근 들어 가장 공격적으로 후계 구도를 다지고 있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다.1일 정몽구 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의선씨는 기아차, 셋째사위인 신성재씨는 철강회사인 현대하이스코, 조카인 일선(고 정몽우 회장의 장남)씨는 BNG스틸(옛 삼미특수강) 사장이 됐다. 정 회장의 둘째사위(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와 일선씨의 동생들(문선·대선)도 경영에 가세했다. 그러자 정 회장의 삼촌인 정상영 케이씨씨(옛 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도 최근 주총을 통해 둘째아들 몽익(부사장)씨를 대표이사로 끌어올려 큰아들(정몽진 대표이사 회장)을 보좌하도록 했다. 현대백화점도 정몽근(정몽구 회장의 첫째동생) 회장의 장남(정지선 부회장)과 차남(정교선 이사)을 잇따라 승진시킨 뒤 안정적인 지분율 확보에 열올리고 있다. LG전선그룹도 최근 3대 핵심계열사에 대한 교통정리를 끝냈다.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큰아들인 자홍씨가 LG산전 등 그룹을 총괄 책임지고 있는 가운데, 구 회장의 셋째아들인 자명씨는 LG니꼬 동제련을, 구평회(구태회 회장의 동생) E1명예회장의 큰아들인 자열씨는 LG전선을 각각 책임지고 있다.LG그룹에서 떨어져나온 GS그룹도 허창수 회장의 친인척들이 핵심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인 허승조 사장은 GS유통을, 사촌형인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정유를 이끌고 있다. ●엇갈리는 평가 최근 들어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가 유난히 집중되고 있는 것은 지금이 주총 시즌이기 때문이다. 연말연시 정기인사 때는 세간의 시선 등을 의식해 오너 일가의 승진 발탁을 자제했지만 정기주총까지 때를 놓치면 적잖은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경제 살리기’가 참여정부의 최우선순위로 떠오르면서 재벌들에 대한 대립각이 느슨해진 것도 기업들의 대담한 경영권 이양을 이끌어냈다. 물론 친인척 그룹간의 상호자극 및 견제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해당 그룹들은 “과거처럼 총수 일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전면에 나서서 책임감을 갖고 투명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라고 주장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규황 전무도 “중요한 것은 경영능력이지, 누구의 아들 딸이냐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경영능력 평가는 시장의 몫이라는 반박도 적지 않다. 참여연대는 1일 ‘현대차그룹의 친족경영 강화를 우려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정의선 사장의 과도한 등기이사 겸직(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저해하고 이해상충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中·타이완 양안 ‘봄바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양안(兩岸) 사이에 훈풍이 역력하다. 춘제(春節·설) 전세기 운항을 시작으로 시작된 해빙 무드는 정치인들의 대륙 방문으로 이어지는 기세다. 타이완 국민당의 장빙쿤(江炳坤) 부총재(부주석)는 오는 12일 쑨원(孫文) 선생의 서거 80주년을 맞아 중국 난징(南京)의 중산(中山)묘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중국망(中國網)이 28일 보도했다. 장 부총재는 난징에 이어 광둥(廣東) 황화강(黃花崗)의 ‘72 열사묘’도 찾을 예정이다. 국민당측은 “당의 고위인사가 중국 대륙을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56년만의 일”이라며 한껏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국민당 롄잔(連戰) 총재는 장 부총재의 대륙 방문과 관련,‘적대감을 버리고 화해를 기대한다.(抛棄敵對 期待和解)’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타이완 독립론자인 천 총통은 지난 24일 “자신의 임기 내에 타이완 독립을 선포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는 야당인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총재와의 회담에서 국민투표는 물론 국호 개정,‘두 개의 중국론’도 제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이에 중국당국은 명절 때마다 내놓은 ‘전세기 운항 정례화’라는 카드를 던졌다. 타이완측의 ‘화물 전세기 운항’ 제의에 대한 일종의 화답인 것이다. 타이완 정가의 이같은 구애 공세는 일단 타이완 독립 움직임에 대한 국내외의 부정적 여론이 주요 원인이다. 타이완의 최대 후원국인 미국의 이례적 경고까지 나온 상황에서 중국은 무력침공의 법적 근거를 위한 ‘반분열법’ 제정을 앞두고 있다. oilman@seoul.co.kr
  • 박근혜 대표 “민생 살리는 無정쟁의 해로”

    박근혜 대표 “민생 살리는 無정쟁의 해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9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연두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를 ‘민생을 살리는 무정쟁(無政爭)의 해’로 만들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방향의 일대전환과 정쟁없는 정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경제 우선의 국정 운영 기조와 일치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혀 그동안 ‘무한 정쟁’으로 일관해온 여야 관계가 ‘상생 정치를 위한 파트너십’으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여야 해빙 가능할까? 박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지금 상황은 ‘민생파탄의 비상사태’이며 이대로 가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나라를 살리기 위해 정치권이 각성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어려운 서민의 입장에서 같이 고민하고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월 임시국회는 ‘비상민생국회’가 돼야 하며 지난해처럼 정쟁 법안으로 싸우기만 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권에 ‘무정쟁 선언’을 제의했다. 박 대표의 ‘무정쟁 선언’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날로 고조되는 데 따른 위기감과 지난해 ‘4대 입법’ 협상과정에서 박 대표가 보여준 강경기조에 대한 당내 일각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4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다음달 국회에서 여당내 강경파가 지난 연말 무산된 국보법 폐지 등 4대 입법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정권이 역사 재단해선 안돼” 박 대표는 이어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원이 전날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힌 ‘선진사회협약체결’ 제의에 대해 “지난해 10월 정기국회 대표연설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여야와 노사 그리고 국민들이 참여하는 ‘국민대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의한 데 대해 임채정 의장이 받아들인 것 같다.”면서 “기꺼이 수락하겠다.”고 말했다. ‘한·일 협정 외교문서’ 공개와 관련해서는 “협정 당시 우리나라가 가난하고 어려워 그 돈(청구권 자금)을 경제발전을 위해 썼으며 그 분들의 희생 위에 오늘의 우리나라가 있고 우리 모두 그들에게 빚을 진 것”이라며 “이제는 정부가 그분들에게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에 대해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그동안 한·일협정 외교문서 공개는 일본과의 외교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제1야당 대표이자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대표의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책임하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간주돼 왔다. 박 대표는 이어 한·일협정 논란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여야가 논의해 볼 수 있다.”며 사실관계의 객관적 규명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역사에 관한 일은 역사학자들에게 맡겨 놓아야 하며, 어떤 경우든 정권이 역사를 재단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적 악용은 반드시 차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한나라당은 국보법 7조(찬양고무)까지 양보했는데 여당이 끝내 폐지를 고집하는 바람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여당의 입장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서울 곳곳 수도동파…한강도 얼었다

    서울 곳곳 수도동파…한강도 얼었다

    10일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10.8도까지 떨어지며 올 겨울들어 한강에 첫 얼음이 얼었다. 한강의 결빙은 평년보다 3일 이른 것이다. 평년값은 결빙이 1월13일, 해빙이 2월5일이다. 지난해는 1월23일 언 뒤 같은 달 28일에 녹았다. 한강의 결빙은 1906년부터 관측했다. 한강대교 노량진 쪽에서 두번째와 네번째 교각 사이 상류 100m 지점이 얼면 결빙한 것으로 본다. 한강의 결빙 시기를 살펴 보면 1945년 광복을 전후한 시기까지는 12월 중순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한강이 어는 시기가 조금씩 늦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1981년 이후에는 12월에 한강이 결빙한 사례가 한 차례도 없다. 이해는 1월15일에 얼음이 얼어 불과 사흘 뒤인 1월18일 풀리는 등 결빙 기간도 짧아졌다. 한겨울 얼어붙은 한강에서 챌견지낚시를 하던 풍경도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한강의 결빙이 가장 일렀던 해는 12월5일에 얼음이 언 1937년이었다. 반면 가장 늦었던 해는 1977년으로 다음해 2월1일에야 한강에 얼음이 얼었다.1960년과 1971년,1972년,1978년,1988년,1991년에는 아예 얼음이 얼지 않았다. 얼음이 풀리는 시기도 1940년대는 3월초순이었으나,1960년대는 2월중순,1990년대 이후는 1월이 대세를 이루는 등 갈수록 일러졌다. ●온난화로 결빙시기 점차 늦어져 기상청은 한강이 어는 시기가 늦어지는 원인을 놓고 “결빙 시기는 강물의 오염, 강폭, 유속 등에도 영향을 받지만 지구온난화와 환경 오염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하수물이 흐르던 청계천에는 한겨울에도 얼음이 얼었다는 기록이 없었다.”면서 “한강의 수질오염도 지구온난화만큼이나 결빙시기를 늦추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부지역에서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가 3일째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수도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시 수도사업소는 “9일 저녁부터 하룻밤새 1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공사장이 10건이지만, 성북구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수도관 동파 신고도 3건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손병대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 월동대책 상황실 직원은 “지난해 12월20일까지는 동파신고가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지만 이후부터 9일까지 478건이나 접수됐다.”면서 “단독주택뿐 아니라 공동주택도 수도관과 계량기의 보온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이 수원 영하 9도, 서울 영하 8도, 대전 영하 7도, 전주·대구 영하 5도까지 내려가는 등 추울 것”이라면서 “한파는 수요일인 12일까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10일 오후부터 중부·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내림에 따라 도로가 얼어붙는 11일 아침에는 큰 혼란이 우려된다.”면서 “아침 출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전경련, 정부에 러브콜 “경제살리기 적극협조”

    정부와 재계 사이에 새해부터 ‘해빙’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정부는 기업을 한컷 치켜세우고, 재계는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현명관 부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살리기에 올인한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재계 내부에서 전경련이 정부 정책에 대해 너무 대립각을 세운다는 비판이 제기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 부회장은 “(난관이 첩첩산중인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계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정부정책 중 민간부문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두 가지 기조로 올해 전경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경제의 본질을 침해하는 규제는 국가경제의 장래를 위해 당연히 지적하겠지만 경제살리기가 최우선인 만큼 기본 기조는 정부와 재계가 협력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경제살리기’로는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촉진 ▲기업도시 건설 ▲서울 근교 디자인클러스터 추진 등을 꼽았다.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추진 중인 ‘반부패 투명사회 협약’과 관련해서는 지지의사를 나타낸 뒤 “기업들이 과거 분식 등을 반성하고 실천프로그램을 만들어 이행에 나섬으로써 사회적 공감대가 조성되면 (과거 분식에 대한) 사면을 건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오는 13일 전경련 회장단·고문 연석회의에서 차기 회장 문제를 논의한 뒤 회의결과가 관철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말해 삼성 이건희 회장을 공식추대한 뒤 본격적인 설득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다음달 총회에서 일부 부회장들의 추가 선임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태원 SK㈜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與 4대입법 지도부일임 안팎

    與 4대입법 지도부일임 안팎

    여당이 4대 법안 처리를 원내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정치권이 해빙의 계기를 맞았다. 아직 열린우리당에서 구체적인 ‘당근’을 내세우진 않았지만 대야 협상카드가 다양해진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파행 임시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된다. 시한에 쫓기고 있는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과 새해 예산안 처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對野협상카드 다양해져 해빙 계기 열린우리당은 경색 정국을 풀기 위해 한나라당 등원 요구 가운데 일부분을 받아들일 공산이 커졌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마냥 국회를 공전시킬 수 없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 가운데 한 의원은 “김원기 의장이 여야 합의를 해오라며 본회의 사회를 계속 거부한다면 연말까지 여당이 처리할 수 있는 안건은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과 새해 예산안밖에 없다.”면서 “4대 입법안 일부라도 처리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과 타협이 가능한 법안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4대법안 중 국보법 내년 처리 검토 이에 따라 4대 입법 가운데 국가보안법 폐지안 처리는 내년으로 미루고 나머지 3개 법안만 연내 처리하는 ‘3+1’ 등의 협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역시 파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한나라당도 등원의 명분을 찾게 되는 셈이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렇게 되면 예산안과 파병연장안 처리 전망도 밝아진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뜻대로 하려면 넘어야 할 벽이 있다. 특히 4대 입법 연내처리의 당론을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사실상 포기하는 모양새여서 강경파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여 강경파 4대법안 연내처리 서명 돌입 이런 가운데 당내 강경파들은 이날도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긴급조치세대 의원들의 모임인 ‘아침이슬’과 국민정치연구회, 참여정치연구회 소속 의원 21명은 모임을 갖고 4대 법안 연내처리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등원하지 않더라도 다음주에는 파병연장안과 예산안을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내 반발도 있을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제안을 일부만 수용한다면 강경파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방향 선회 움직임에 대해 한나라당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아 협상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더 높은 분위기다. 이에 따라 막판 대타협을 위한 여야 접촉은 이번 주말부터 활발해지게 됐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더워지는 한반도] 철모르는 꽃들… 기상 대재앙 전주곡

    [더워지는 한반도] 철모르는 꽃들… 기상 대재앙 전주곡

    등산로 길섶에 개나리가 꽃망울을 조심스럽게 틔웠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 화단의 장미도 덩달아 꽃봉오리를 탐스럽게 피워올렸다. 개나리가 봄마중을 나온 것도, 온실 속의 장미가 개화한 모습도 아니다. 동지(冬至)가 코 앞으로 다가온 12월 중순, 서울 근교의 야외 풍경이다. ●헷갈리는 四季… 개나리·장미 활짝 “허…참, 이상하네.” “벌써 봄인 줄 알고 피었나봐.”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고봉산 자락의 등산로. 길가를 노랑으로 듬성듬성 물들인 개나리꽃을 보며 등산객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던졌다.“작년 이맘 때는 살포시 피었는데 올해는 더 활짝 폈네요.” 이 지역 토박이로 고봉산을 즐겨 찾는 정진기(63)씨는 “하루종일 햇볕이 드는 곳이어서 그런지 개나리가 헷갈린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산동 후곡마을엔 또다른 진풍경이 벌어졌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빨간 덩굴장미가 만개하거나 시들어가는 중이다. 경비원 김영성(63)씨는 “보름 전부터 한두 송이씩 피더니 지금은 꽤 많아졌다. 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살다 보니 이런 광경도 다 본다.”고 전했다. 따뜻한 겨울이 개나리와 장미의 계절감각을 빼앗았다. 이상난동(異常暖冬)으로 인해 ‘철 모르게’ 꽃을 피운 것이다.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기후변동과 생태계의 비정상적인 반응은 이뿐이 아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홍릉수목원. 동백나무를 비롯한 구골나무·황칠나무·아왜나무·팔손이나무 등이 활엽수림 정원 한쪽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제주도나 남부 해안지대 등 이른바 난대림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상록활엽수들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신준환 산림환경부장은 “온실 공간이 비좁아 어쩔 수 없이 한데로 옮겨 심었는데 예상 외로 잘 자란다. 서울의 열섬현상(Heat Island) 영향도 있겠지만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기후가 변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파괴적 얼굴의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가 지구로부터 방출되는 적외선을 흡수, 지구의 체온을 높여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을 일컫는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딱히 해로운 건 아니다. 오히려 “온실가스가 없으면 지구대기의 기온은 영하 18도로 내려가 생물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만다.”(환경부 김형섭 지구환경담당관)고 한다. 문제는 온실가스의 농도가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점점 짙어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산림과학원 임종환 박사는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과 산림훼손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 속도가 산업혁명 이전의 자연적 기후변화 속도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란 어감은 ‘온건’하지만 그 여파는 심각하다. 지구 곳곳의 기상이변과 생태계 교란이 이를 웅변한다. 지난해 여름 유럽의 이상폭염은 2만여명의 사망자를 냈고, 사상 최다인 10개의 대형 태풍이 올해 일본 본토를 휩쓸고 지나갔다. 올 여름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이스라엘, 유럽 일부까지 습격한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떼도 사하라 사막 남쪽에 쏟아진 이상폭우로 번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래의 전망도 우울하다. 이달 초 미국·캐나다 등 북극 주변 8개국 과학자들이 발표한 ‘북극 기후영향평가’ 보고서에선 “21세기가 끝날 무렵엔 북극 바다의 얼음이 거의 사라져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임종환 박사는 “지구가 더워진다는 것은 결국 에너지가 높아지는 것인데, 이렇게 강해진 에너지가 다시 바람과 강수, 해빙과 해수이동 등으로 분배되는 과정에서 기상재해가 일어나게 된다. 각각의 재해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산불·산사태 등이 점점 대형화하거나 잦아지고 각종 병해충이 창궐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평균기온 상승 ‘지구촌 최고’ 지난 100년간 지구촌의 평균 기온은 0.4∼0.8도 가량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5도 높아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구촌 어느 지역보다도 상승폭이 컸다.”고 한다. 지난달엔 서울의 기온이 매일 영상(零上)을 기록했는데, 기상관측 시작 100년 이래 처음 빚어진 현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2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1990년 대비 배출증가율 세계 1위를 기록한 상태다. 단기간에 이룬 압축적 경제성장·산업고도화가 주 원인임은 물론이다. 특히 동해안 대형산불(2000년)과 극심한 봄가뭄(2001년), 태풍 루사(2002년)로 인한 기록적인 산사태와 초속 60m의 순간최대풍속을 몰고 온 태풍 매미(2003년),3월의 폭설(2004년) 등 최근 수년째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당국의 긴장감도 더욱 높아가고 있다. 온난화에 따른 병해충의 창궐도 주목 대상이다. 리기다소나무를 고사시키는 푸사리움가지마름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중이고, 소나무 재선충병을 매개하는 솔수염하늘소의 분포도 점차 북상하며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올 가을 첫 발견돼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참나무 시들음병 역시 온난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종환 박사는 “기후변화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 생태계 먹이사슬의 변화와 함께 일부 종은 멸종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종을 찾아내 보전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이·팔 화해무드 깨지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망으로 소강 상태를 보이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폭력사태가 재개돼 모처럼 해빙 국면에 접어드는가 했던 이·팔 관계에 다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反압바스 무장세력 소행 추정 옥중 출마를 선언했던 인티파다의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가 자치정부 수반 후보를 사퇴, 온건파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이에 불복하려는 일부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는 12일 밤 이집트와 가자지구 접경 부근의 이스라엘 검문소를 폭파, 이스라엘군 병사 5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방송들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최대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파타운동 산하 무장조직인 파타 호크스는 사건 직후 자신들의 책임을 주장했다. 파타 호크스는 아라파트 수반의 ‘독살설’을 주장하며 그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원들은 이스라엘의 라파 국경검문소 바로 밑에까지 터널을 뚫고 들어가 1.5t의 폭발물을 폭파시켰다. 폭발로 부대 건물이 여러채 무너졌다. 이스라엘군은 보복에 나서 13일 새벽 전투용 헬기를 동원, 가자지구 내 군사 목표물에 8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고 남부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총격전을 벌였다.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유일한 외부통로인 라파 국경검문소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부 나를루스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하마스 산하 에제딘 알 카삼 여단을 이끄는 이흐산 샤와흐네흐(28)가 숨지고 이스라엘군 3명이 다쳤다. 앞서 내년 1월9일 치러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선거에 옥중 출마를 선언했던 바르구티는 “압바스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다.”는 성명을 내고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압바스 PLO 의장의 당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바르구티의 출마 선언으로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인 ‘파타운동’은 신·구파간 분열 양상을 드러냈으며 압바스를 지지하는 구파는 당의 단합을 위해 바르구티의 사퇴를 종용했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1일 부인을 통해 출마 의사를 밝힌 바르구티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혐의로 이스라엘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여론조사에선 압바스와 바르구티가 백중세를 이뤘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수반 선거가 치러지는 3일 동안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일시 철수한다고 13일 밝혔다. ●압바스 14년만에 쿠웨이트 방문 한편 압바스 의장은 12일 팔레스타인 지도부로는 198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처음으로 쿠웨이트를 방문, 쿠웨이트 침공을 지지한 데 대해 사과함으로써 14년간 지속된 냉각기를 청산하는 등 대선 승리를 위한 행보를 계속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포스코·조선업 3社 철판갈등 해빙무드

    배 만드는 철판 공급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던 포스코와 국내 조선업계 ‘빅3’가 공동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해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철강재 품질개선과 차세대 철강재 개발 등을 협의하기 위한 ‘조선용 철강재 발전 공동협의체’를 연내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가 개별 수요업체와 협의체를 구성하거나 임시 기구를 가동한 적은 있으나, 다수의 업체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기는 처음이다. 포스코와 국내 조선업체들은 그동안 후판가격 인상과 물량 부족 등을 놓고 지속적인 갈등을 빚어 왔기 때문에 이번 협의체 구성으로 향후 양측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될지 관심사다. 협의체에는 국내 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도 참여하며 각 사의 구매 담당임원 1명과 실무자 2명씩이 참가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고장력 강판 ‘TMCP강’의 사용 확대 여부도 관건.TMCP강은 기존 제품에 비해 두께가 얇고 용접성이 뛰어나지만 납기 지연과 품질 불안 등으로 조선업체들이 사용을 기피해 왔다. 포스코 강창오 사장이 국내 조선업체들을 직접 방문해 사용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집트·이스라엘 해빙 무드

    중동의 정치 무대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 5일 이집트가 지난 8년간 스파이 혐의로 구금해온 이스라엘의 아잠 아잠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불법 국경침투 혐의로 지난 8월 이후 억류해온 이집트 대학생 6명을 석방한 것이 이처럼 급변하는 중동의 정치 정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40년 가깝게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망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추진하는 가자지구 이스라엘 정착촌 철수정책 등이 이같은 변화를 부른 배경이다. ●이집트대사 이스라엘 복귀 할듯 아잠의 석방으로 이집트가 지난 2000년 철수시킨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다시 이스라엘로 복귀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날 공영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집트 대사가 머지않은 장래에 텔아비브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2000년 팔레스타인의 2차 봉기 이후 급속히 냉각됐던 양국 관계가 다시 정상화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다음주 중 이스라엘산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함유한 이집트 상품을 미국에 무관세 수출할 수 있게 하는 제한산업지대(QIZ) 협정에 서명하기로 합의했다. QIZ 협정이 출범하면 이집트·이스라엘 관계는 정치·외교를 넘어 경제 분야로까지 개선의 폭을 넓히게 된다.2000년 팔레스타인의 2차 봉기 발발 이전 한 해 6000만달러에 달했던 양국간 교역 규모는 4년 만에 2500만달러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QIZ가 출범하면 첫해에만 현재의 3배에 달하는 7500만달러의 교역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이스라엘과 이집트간 관계가 개선된다고 해서 복잡한 팔레스타인 문제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집트는 중동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중재자 역할을 떠맡을 수 있다. ●이스라엘, 팔 죄수 조기석방 계획 이집트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철수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치안 유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역시 이같은 이집트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현재 수감 중인 7000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죄수들 가운데 상당수를 감형, 조기 석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동 평화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는 마흐무드 압바스에 대한 간접 지원으로 읽혀진다. 최근의 상황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지만 지금 중동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與 ‘4대입법’ 속도조절 잡음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할 수도 있다는 유화 제스처를 한나라당에 보냈다. 이는 여야 대치정국에 해빙의 메시지라는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열린우리당에서 60%를 차지하는 ‘개혁파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발하는 기류가 있어 자칫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부영 의장은 10일 창당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개혁입법의 발걸음을 어떻게 취해 나갈 것인가 하는데 대해 국민들이 우리를 주시할 것”이라고 전제,“산이 높으면 돌아가고, 물이 깊으면 좀 얕은 곳을 골라 건너가야 한다.”며 4대 입법안 처리와 관련한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이 의장은 전날 대전을 방문해서도 “개혁 조급증에 걸려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이날 몇몇 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4개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들에 대해 “성급한 개혁주의자들이 비판한다.”면서 “2∼3년 걸리더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내 처리를 유보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재선 의원인 유선호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과 사학법은 여론도 나쁘고 야당과의 협상이 어려우니 내년 봄으로 미루고, 과거사법과 언론개혁법을 연내에 통과시키자는 것”이라며 고민스럽다고 했다. 국보법 위반으로 두 차례나 감옥생활을 했던 민병두 기획위원장도 “국보법 폐지를 지금 꼭 처리해야 하느냐는 것에 대해 의문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3민1개’로 민생법안 3개에 개혁법안 1개를 통과시키겠다.”고 말해, 속도 조절할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지도부의 기류에 대해 개혁성향의 초·재선 의원들 분위기는 완연히 다르다. 유시민 의원은 이날 오전에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4대 법안을 반드시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면서 “내년으로 넘어가게 되면 사실상 처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의 공조를 통해 4대 법안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야 강경파로 알려진 정봉주 의원도 “내년 봄에는 열린우리당의 과반이 무너진다.”면서 “국민이 지난 4월 총선에서 만들어준 ‘과반 카드’를 단 한번도 쓰지 않고 이렇게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한나라당과 협상하는 강도로, 민주노동당·민주당과 협상해 ‘1여2야’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386의원으로 불리는 의원들 역시 “연내 처리가 필요하다.”면서 “이 의장이 ‘산이 높으면 돌아간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의장 개인의 의견이지, 소속 의원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김부겸 의원은 “의석이 절반을 넘는다고 해서 법안 처리를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면서 “적어도 야당이 표결처리를 용인하는 정도의 합의까지는 이뤄내야 하는 것”이라고 개혁파의 강경기류를 반박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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