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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필리핀 내 ‘IS 추종세력’ 드론 공습 검토

    美, 필리핀 내 ‘IS 추종세력’ 드론 공습 검토

    두테르테 2개월 넘게 ‘마우테’ 토벌…반군 60여명, 민간인 인질로 저항미국 국방부가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을 드론(무인기)으로 공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BC뉴스는 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방부가 이 같은 내용의 군사작전을 승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집단적 자위권의 일환이며, 이르면 8일 공식 작전명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NBC는 전했다. 집단적 자위권이란 자국과 동맹을 맺은 나라가 침략당할 경우 이를 자국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하고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권리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에 근거지를 둔 IS 추종세력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군을 미군이 동맹으로서 돕겠다는 것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민다나오 마라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IS 추종 반군인 ‘마우테’ 토벌작전을 벌이고 있다. 2개월 이상 이어진 교전으로 지금까지 6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처음에 500명에 달했던 반군이 지금은 60여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100여명의 민간인을 인질로 잡은 채 저항하고 있어 필리핀 정부군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IS 연계 반군인 ‘아부사야프’도 최근 벌목꾼 7명을 납치해 참수하는 등 소요를 일으키고 있다. 현재 미군은 소규모 특수부대 병력만 투입하고 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7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방문한 마닐라에서 “최근 몇 대의 세스너(미국산 경비행기)와 드론을 제공해 필리핀군이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습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계기로 급속히 냉각됐던 미국과 필리핀 관계는 최근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을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필리핀 경찰이 마약 용의자를 즉결 처형하는 것을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옥에나 가라”며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8일 틸러슨 장관을 만난 두테르테 대통령이 “나는 미국의 변변치 않은(humble) 친구”라며 자신을 낮추고, 틸러슨 장관도 당초 거론할 것으로 알려진 마약 소탕전의 인권 유린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등 양국 관계가 해빙 모드로 접어든 모습이다. 필리핀이 올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으로 역내외 현안 논의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대북 공조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의 문제에서 필리핀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세안 외무장관회의를 앞둔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바보’,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위험한 장난감(핵·미사일)을 갖고 놀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김포 조강 생태·물길 남북공동조사… 한반도 해빙 물꼬 틀 것”

    [자치단체장 25시] “김포 조강 생태·물길 남북공동조사… 한반도 해빙 물꼬 틀 것”

    ‘김포’라 불린 지 올해로 1260년을 맞은 김포시는 한강신도시와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2035년 인구 67만명을 예상하며 경기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유영록 김포시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포는 155마일 휴전선 중 비무장지대(DMZ)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라며 “김포 조강(한강하구) 일대에서 남북 공동 생태조사를 추진해 해빙 물꼬를 트겠다”고 말했다. 1953년 체결된 남북 정전협정에 따라 김포 북단 조강은 남북 선박항해가 가능하고 휴전선이 없는 유일한 구역이다. 유 시장은 민선 6기의 남은 과제로 김포 지하철 완전 개통, 북부권종합발전계획 수립, 풍무역세권 개발, 한강시네폴리스 조성 등을 꼽았다. 유 시장은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고쳐 매듯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는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더욱 현장행정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김포시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평화문화1번지’로 성장을 꿈꾸고 있다는데. -70주년인 2015년 광복절에 김포시는 대내외적으로 평화문화도시를 선언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대화가 끊긴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도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말라리아 퇴치 관련 의약품을 지원하고 북한 어린이 구호활동 답사를 추진 중이었는데 이마저 중단됐다. 김포는 6·25전쟁 후 정전협정상 강화 교동까지 중립지대로 지정된 한반도의 유일무이한 곳이다. 중립지대인 월곶면 보구곶리 1번지에 ‘평화의 소’(1997년 홍수로 북한에서 남쪽으로 떠내려와 죽기 직전 한국에서 구조된 북한의 황소)로 유명해진 유도 섬이 있다. 이곳을 ‘평화의 섬’이라고 부른다.●공동생태조사 유네스코본부서 돕겠다고 약속 →얼어붙은 남북 간 물꼬를 열 수 있는 복안이 있나. -한강 하구 중립지대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한강 생태·물길조사를 남북한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안이다. 최근 유럽출장에서 유네스코본부를 방문해 유도에서 남북 생태학자나 지리학자, 식물학자들이 함께 참여해 생태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유네스코본부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통해 정식으로 본부에 제안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유네스코는 비정치적이고 비군사적인 국제기구다. 끊어진 남북관계 물꼬를 트는 데 유네스코를 활용하면 상당히 실효적이라고 본다. 마침 유네스코본부에 한국 출신 직원이 있다. 사무총장을 보좌하는 아태지역 최고책임자로 한국담당자 노희창씨가 있다. 북한담당자에 북한인 출신도 있다. 지난달 27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김광호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공동생태조사 사업에 협조를 당부했다. 김 총장도 흔쾌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강과 임진강·염하강이 만나는 조강은 남북분단 이전까지 경제활동이 왕성했던 곳이다. 향후 구상이 있다면. -조강은 한강하구의 원이름으로,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부터 강화교동도 옆 말도까지를 말한다. 조강은 분단 전 서울을 오가는 최대 수로교통 길목이었다. 1953년 정전협상 이후에 조강 대신 ‘한강하구’라는 명칭을 썼다. 조강 일대는 지금이라도 남북한 합의만 있으면 배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간조 시에는 퇴적층이 많이 쌓여 걸어서도 다닐 수 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평양을 방문해 발표한 ‘10·4 선언’ 때 현 서주석 국방부차관이 청와대 평화안보수석으로 재직했다. 그때 서부평화협력지대와 관련해 남북한 간 합의한 사항이 있다. 새 정부 들어서기 전 서 차관을 초청해 제주포럼에서 세미나를 가진 적 있다. 국내대표로 서 차관이 서해평화협력지대 관련 주제발표를 하고 이스라엘 하이파대학의 글렌 세겔 교수가 이스라엘·요르단의 분쟁지대인 홍해문제를 발표했다. 국내외 사례를 모델로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추진해 조강평화문화특구 조성을 계획 중이다.→한강하구에 대한 남북공동 생태 물길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우선 한강물길부터 복원해야 한다. 분단 이후 남북한이 중립지대 안에서 생태조사나 물길조사를 한번도 못했다. 더구나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강 신곡수중보까지 막아버렸다. 정부와 협의되면 신곡수중보는 4대강 사업보다 먼저 철거할 예정이다. 한강에 가보면 신곡수중보 위에 각종 오염물질이 쌓여 있고 기온이 올라가면 녹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어 심각하다. 예전엔 모래사장이 많았는데 수중보 설치 이후 생태계 변화로 모두 사라졌다. 산남습지나 장안습지도 사실 신곡수중보 설치로 인해 만들어졌다. 재난 안전 차원에서 이들 습지도 조사해봐야 한다.●도시철도 공정률 78%… 빚 없이 운영 가능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경기 북부 접경지역 규제 완화 공약안을 발표했다. 시의 북부권 종합발전 계획은. -현재 북부권종합발전계획 연구용역을 추진 중으로 중간보고회까지 진행한 상태다. 최근 5개 읍·면을 한국공동자치연구원과 함께 순회하며 주민의견을 들었다. 전문가 자문위원 10명을 위촉해 오는 10월 말까지 최종 용역보고서를 마련할 예정이다. 북부권에 중복 규제가 많은데 이러한 규제들을 풀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시작으로, 하성면 양택리 일대까지 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 있다. 이곳을 관광문화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김포 도시철도 ‘골드라인’이 시운전 중이다. 내년 11월 개통 예정인데 차질은 없나. -골드라인은 지난달 공정률이 78%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최신식 차량 6량을 들여와 한강 차량기지에서 마산역 3.07km 구간 정거장 3곳을 시운전을 시작했다. 연말엔 23.67km, 정거장 10개소 전 구간에서 시운전할 계획이다. 일부에서 의정부전철처럼 파산 걱정을 하는데 안심해라. 우리 시는 지하철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채가 전혀 없다. 민간투자방식인 의정부와 전액 재정사업인 김포시와는 근본적으로 사업방식이 다르다. 총사업비 1조 5000억원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조 2000억원을, 김포시가 3000억원을 6년 동안 부담하는 구조다. 내년에 150억원가량 완납하면 빚 없이 지하철을 운행할 수 있다. 또 노선을 국도 48호선으로 직선화시켜 이동시간이 빠르다. 양촌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모두 9개 구간을 23분대로 달린다. 강남까지는 59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대학 유치는 서울·수도권 소재 3곳과 협의 →거물대리 일대 주택가 부근에 주물공장이 난립해 오염물질 배출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그 지역은 1970년부터 공장들이 개별 입주해 주민들의 오염 피해가 크다. 시에서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해 오염업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폐쇄명령 등 강력한 단속을 펼치고 있다. 별도로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거물대리 일대 60만평 종합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공장들을 한 군데로 이전하고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공동주택사업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이번 사업은 지자체로서는 전국에서 처음 추진하는 사례다. LH와 협의해 국토부에 사업계획을 공식 접수했다. 이후 국토부에서 3차례나 현장을 방문했다. 이 일대를 산단과 주거단지, 녹지공간으로 재정비하는 획기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오는 10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무산된 4년제 대학교 유치 문제 등 풍무역세권 개발사업은 어떻게 돼 가나. -지난번 국민대와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해 대학 유치를 진행한 바 있다. 2만 7000평 부지 무상 제공에 건축비 100억원을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그 당시 국민대 측에서 대학부지 외에 대학건물까지 무상제공해 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시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라 수용하기 어려웠다. 이후 다시 서울 소재 대학을 포함해 수도권 대학 3곳과 유치를 협의 중이다. 지난번 무산 사례를 경험 삼아 올해 안에 투명하게 공모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신중히 진행해 대학 유치를 확정한 후 공개할 예정이다. ●교육청 11월 이전… 시청은 옮길 계획 없어 →현 시청사를 지은 지 30년 됐다. 이전할 계획인가. -이전할 생각이 없다. 경찰서와 세무서는 장기동신도시로 이전했고 교육청은 오는 11월 이전할 예정이다. 시청까지 떠나면 원도심이 휑해지면서 슬럼화할 것이다. 시민들도 혈세를 들여 신청사를 짓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시청 바로 앞 공설운동장 부지 93%가 시청 땅이다. 현 청사가 비좁으면 훗날 별도청사를 이곳에 마련할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다시 으르렁대는 美·이란

    미국과 이란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핵협정 타결로 해빙 무드를 맞았지만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다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테러단체 지원 관련 개인·기관 등 18곳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이란 우주항공 관련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이와 별도로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이 개인과 단체 16곳에 제재를 부과했다. 제재 대상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인과 미국기업은 이들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란이 중동의 안정을 위협하는 하마스 등의 테러단체와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등 역내 평화와 안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국무부는 전날 이란 핵협정 합의 준수 여부에 관한 의회 보고에서도 ‘이란이 핵협정은 준수하고 있지만 협정 정신은 이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이란은 2015년 7월 이란의 핵개발 중단과 서방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골자로 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90일마다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는지를 판단해 의회에 보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협상 위반을 선언하고 싶어 했지만 국가안보 측근들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고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이란도 강경 어조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AP에 따르면 이날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정부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해치려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번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나쁜 습관”이라고 부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합의 이행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란 의회 역시 미국의 제재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혁명수비대 해외조직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추가 재정 투입을 승인했다. 이란 의회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16일에는 이란이 미국인에게 간첩죄를 적용해 징역 10년형을 선고하면서 양국 간 외교 악재가 추가로 불거졌다. 이란은 지난해 8월 현지에서 학술활동을 벌이던 미 프린스턴대 대학원생인 중국계 미국인 시웨 왕(37)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 정권이 날조된 국가안보 관련 혐의로 억류하고 있다”며 이들의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사설] ‘베를린 구상’ 남북 군사회담으로 첫발 떼나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한 북한의 첫 반응이 나왔다. 베를린 구상은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3차 남북 정상회담, 이산가족 상봉을 골자로 하는 총체적인 대북 제안을 일컫는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그제 개인 명의의 논평에서 “평화와 북남 관계 개선에 도움은커녕 장애만을 덧쌓는 궤변”이라면서 “우리 민족 자신이 주인이 돼 풀어야 할 중대한 문제를 다른 나라 사람들 앞(베를린)에서 늘어놓은 것 자체가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독일식 통일의 교훈’이란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흡수통일론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의 보검인 동족의 핵을 폐기시키겠다는 무모한 짓이라고 규정했다. 남북 통일과 비핵화에 관한 북측 종래 입장과 다르지 않다. 북한은 개인 명의란 형식으로 논평의 격도 일부러 낮췄다. 하지만 일고의 가치가 없었다면 무시하면 됐을 베를린 구상에 대해 8600자가 넘는 장문을 통해 조목조목 비판한 것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 갖는 북측 관심의 일단을 엿보게 해 준다. 특히 구상에 대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대한 존중, 이행을 다짐하는 등 선임자들과는 다른 입장이 담겨져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1, 2차 남북 정상회담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문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이 주목된다. 평양에 갈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 이산가족 상봉이나 체육·민간 교류부터 추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계획에 대해서도 5?24 조치 해제와 탈북 여종업원 북송을 전제로 깔았지만 “우리는 체육문화 교류나 인도주의적 협력 사업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도 곱씹을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휴전협정 64주년인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 행위를 상호 중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북측에서 볼 때 적대 행위란 대북 확성기 방송, 전단 살포다. 정부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번 주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남북 관계를 해빙시키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기까지 1~2년이 걸렸다. 핵·미사일을 개발만 하면 남한이 따라올 것이라고 김정은이 생각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미국과 협상하려면 남한 없이는 힘들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남북의 문을 다시 열자는 남측 제의에 조건 없이 응해야 할 것이다.
  • 홍준표 “뱁새가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 간다”

    홍준표 “뱁새가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 간다”

    국회 정상화 후에도 첩첩산중…굵직한 현안 대기 ‘협치 시험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13일)를 계기로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모처럼 국회에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 하지만 이번 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 인사 청문 등 굵직한 현안들이 예정돼 있어 협치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진정한 협치의 시험대는 19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오찬 회동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각 당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들으며 국회와의 ‘협치’를 다시 시작하는 자리로 삼을 계획이다. 그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혀 ‘반쪽 회동’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찬 회동 제안에) 확답을 하지 않은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라며 “한·미 FTA를 통과시킨 저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 대표는 또 “뱁새가 아무리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을 간다”면서 “저들이(청와대) 본부중대, 1, 2, 3중대를 데리고 국민 상대로 아무리 정치쇼를 벌여도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고도 했다. ‘한국당은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1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착수한다. 여야는 18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물관리 일원화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물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데 대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재점검하려는 의도”라며 반대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물관리 일원화에 대해 면밀히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해양경찰청을 국민안전처에서 분리해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으로 편입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인사를 검증하는 ‘최종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국회는 1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18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19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한다. 아직까지 야권이 특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라고 못박지 않은 만큼 앞선 청문회보다 무난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추경 처리는 야당이 공무원 증원에 소요되는 예산을 깎겠다고 벼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베를린 구상 첫 후속조치… 곧 남북대화 제의 가능성

    베를린 구상 첫 후속조치… 곧 남북대화 제의 가능성

    첫걸음 떼려면 대화 제의 불가피… 해빙 위해 민간교류 활성화도 고민 청와대가 1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를 협의했다.베를린 구상에 담긴 제안 중 7·27 정전협정 계기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10월 4일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 눈앞에 닥친 안보 현안과 남북 간 인도적 교류 현안에 대한 해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대행위 중단을 논의할 남북 군사실무회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논의할 적십자 실무회담을 북한에 제안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대화 없이는 첫발을 떼기 어려운 문제여서 곧 첫 후속 조치로 남북 간 대화 제의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친미사대와 동족대결의 낡은 틀에 갇힌 채로 내놓는 제안이라면 북측의 호응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도한 게 전부다. 반응이 없더라도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던져 북한이 우리의 대화 의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호응을 기대해 본다”며 다시 한번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북한이 정부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대화 분위기부터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낮은 단계에서 수월하게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남북 민간 교류 활성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 비전으로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남북 경제공동체를 통한 ‘신경제지도’ 구상 로드맵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와 베를린 구상을 따로 떼어 놓고 접근할 순 없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재확인한 북핵 문제의 단계적 해법을 놓고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퍼블릭IN 블로그] 서울시·행자부 해빙 무드… 우리가 언제 싸운 적 있나요

    “해빙기를 맞았습니다. 요즘 같았던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 그동안 번번이 충돌을 빚으며 갈등의 골이 깊었던 서울시와 행정자치부의 관계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해빙기를 맞았다”는 서울시 관계자의 말에는 최근 몇 년간 시와 행자부가 날 세워 대립했던 사안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행자부와 협의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게 시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 행정기구 수·청년수당… 날 선 기싸움 10년 보수 정권 10년 동안 시와 행자부가 팽팽한 대립 각을 세우는 일은 다반사였다. 부시장(차관급)과 행정기구 수를 확대해 달라는 시의 요구에 행자부는 지방자치단체의 ‘과’ 단위 조직 편성을 자율화시킨 후 불필요한 ‘자리 늘리기’가 만연해졌다며 맞섰다. 시가 청년수당 제도를 발표하자, 당시 행자부 장관은 청년수당을 ‘범죄’에 빗대어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행자부는 지자체가 임의로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경우 지방교부세를 삭감하도록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방정부에 대한 권한을 쥐고 규제하는 행자부가 규제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지방정부와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서울시 관계자의 말이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지방교부세 배분, 자치조직권 등 행자부의 권한은 막강하다고 지자체는 입을 모은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위한 근간인 재정 분권이 요원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서울시는 그나마 다른 시·도에 비해 재정형편이 좋아서 행자부와 대립하지만, 다른 지자체들은 지방교부세나 업무추진비 삭감을 우려해 엄두도 내지 못한다. 행자부 입장에서는 서울시를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말 안 듣는 자식’으로 바라보는 측면이 컸다. 반대로 서울시는 행자부를 “현장은 들여다보지 않고 탁상공론에 준하는 중앙정부 논리만 내세운다”며 불만을 터뜨려 왔다. # ‘지방분권’ 공약한 새 정부에 주파수 맞추기 정권 교체 후 3개월이 채 안 됐지만 행자부 내부에서는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보수 정권 10년을 뒤로 하고 지방 분권에 방점을 둔 새 정부와 이른바 ‘주파수 맞추기’를 하는 움직임이다. 이미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자치경찰제를 비롯해 현재 중앙 정부 소속으로 지방에 설치된 특별행정기관 폐지, 지자체장 교육감 선거개편,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지방의원 입법 보좌인력 확충 등에 대한 구체적 실현 방안이 새 정부 업무보고 때 포함됐다. 여기에는 권한을 내려놓게 되면 행자부의 존립 근거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동시에 ‘행자부 폐지론’에 맞설 수 있도록 역할을 찾아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인식도 깔렸다. 한 관계자는 “이래서 우리가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3년간 전남도지사를 지낸 이낙연 국무총리와 대구에서 지방분권 운동에 앞장섰던 김부겸 장관이 취임하면서 행자부 내부에서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한 고위 관료는 “신임 장관을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주변 분(여당 인사)들로부터 행자부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는 말씀에 우려가 된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지난해 재정개혁을 추진하면서 여당 대권 후보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거센 반발을 불렀던 데다 서울시와는 수시로 부딪치며 민낯을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취임 두달만에 4강 외교 복원…‘한반도 이니셔티브’ 확보

    문재인 대통령, 취임 두달만에 4강 외교 복원…‘한반도 이니셔티브’ 확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두 달 만에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를 복원했다.문 대통령이 4강 정상들과 만나면서 국정농단 사태로 반년 이상 계속된 정상외교 공백을 빠른 속도로 메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 방문에 이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4강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최대 외교·안보 이슈인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상당 부분의 의견 일치를 이끌어냈다.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킨 한편 ‘한반도 이니셔티브’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박근혜 정부로부터 인계받은 외교환경을 볼 때 그 어느 정권교체기보다 어려웠지만 4강 정상외교를 통해 공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며 “첫걸음마를 비교적 순탄하게 옮겼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뜨거운 감자’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당사국들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또 문 대통령이 4강 정상과의 공조를 다지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른바 ‘베를린 구상’을 내놨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의 변화를 담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문 대통령의 4강 정상외교의 백미는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차례에 걸친 회동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역대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을 기록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워싱턴D.C.회담을 통해 ‘한미 공동성명’을 도출했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정상들의 첫 만남인 데다 그들의 정치적 색채를 감안하면 내용은 예상 밖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해결을 위한 제재·대화 병행,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 남북대화 필요성 등 문 대통령의 핵심 대북 기조를 대부분 인정한 것이다. ‘케미스트리’를 확인한 두 정상은 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6일 만인 6일 또다시 조우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두 회동 사이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이라는 중대 상황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공조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이번에는 아베 일본 총리까지 가세한 3자 만찬회동 형식의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핵·미사일 등 북한 문제에 대한 평화적 접근을 공식화하고 특히 군사옵션을 배제한 ‘평화로운 압박’에 의견을 모았다. 또 북한의 ICBM급 도발을 염두에 두고 ‘이전보다 훨씬 강화된 압박과 제재’를 가하기로 하고 중국 역할론을 부각했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중국 기업·개인에 대한 금융제재를 시사하는 등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의 실행을 예고했다. 특히 세 정상은 회동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한미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른바 전통적인 핵심 우방의 ‘3각 공조’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성명은 최대한의 대북 압박과 추가제재를 포함한 유엔 안보리 새 결의안을 추진하는 한편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면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에 다소 기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적극적인 노력을 압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의 화해 손짓에도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동맹 간의 ‘제재 메커니즘’이 본격화한 동시에 이를 통해 한미동맹을 더욱 다질 수 있었다는 점은 문 대통령으로서는 소득인 셈이다.문 대통령은 6일 시진핑 주석과 취임 후 첫 대좌를 했다. 최대 이슈는 역시 북한 핵·미사일 문제였다. 두 정상은 강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평화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로, 한미일 정상이 도출한 인식과 사실상 동일했다. 북한의 ‘ICBM급’ 도발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과 남북대화 복원에 있어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시 주석이 지지한다고 밝힌 부분은 중국도 미국과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이슈의 이니셔티브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양 정상은 또 협력동반자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다만 한미일 정상이 공식화한 ‘중국 역할론’을 두고 시 주석은 불편한 심기를 가감 없이 표출했다. 시 주석은 한국과의 관계가 날로 발전하고 북한이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북한과 ‘혈맹’이란 점을 내세우며 중국 책임론을 반박했다. 오히려 시 주석은 북핵이 결과적으로 북미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내면서 ‘미국 책임론’을 언급했다. 중국의 역할을 북한 문제 해결의 한 축으로 인식하며 이를 수차례 공식 언급했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부닥친 셈이 됐다. 경색된 한중 관계의 원인인 사드 해법도 이번에는 찾지 못했다. 두 정상은 사드 문제를 무게감 있게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시 주석은 “한국이 한중관계 개선과 발전 장애를 없애기 위해 중국의 정당한 관심사를 중시하고 관련 문제를 타당하게 하길 희망한다”며 사드 철회를 요구했고, 문 대통령은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사드 문제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것이어서 절차를 밟는 동안 시간을 확보한 만큼 그 기간에 북핵 동결 등 해법을 찾아낸다면 사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좀 더 나서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소 지론인 ‘사드 배치 여부는 주권 문제’라는 언급을 자제해 시 주석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양 정상은 이 문제를 고위급 채널을 통해 논의하기로 완충지대를 만드는 선에서 확전을 자제했다.문 대통령은 7일 아베 총리와 첫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을 합의했다. 셔틀 정상 외교가 한일관계의 바로미터로 여겨진 만큼 향후 양국 간 관계가 급물살을 탈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양 정상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하기로 하면서 한미일에 이은 또 다른 3각 공조에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 복원과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에서의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설명했고, 아베 총리는 이를 이해했다. 적극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지만 먼발치에 서서 지켜보면서 딴지를 걸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급속히 경색된 한일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드는 분위기지만 역시 위안부 문제에서 제동이 걸렸다. 문 대통령은 그간 수차례 언급한 것처럼 이날도 “우리 국민 다수가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한다”며 위안부 협상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기존 합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 문제가 양국의 다른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해 한일관계를 투트랙으로 접근하겠다는 방향을 사실상 통보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받아냈다. 문 대통령은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과감하고 근원적인 접근으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러시아 역할론을 제기했고,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또 ‘북핵 불용’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고, 특히 양국 간 공통점이 적지 않은 유라시아 정책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9월 6일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을 주빈으로 초청했고,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수락했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다시 열기로 하는 한편 양국 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위해 양국의 부총리급 경제공동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부 간 협의체를 적극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TF 태권도시범단, 9월 사상 첫 북한 공연

    체육 교류 통한 남북대화 물꼬 트일 듯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F)이 1973년 창설 이래 4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에서 시범 공연을 펼친다. 1966년 북한 주축으로 설립된 국제태권도연맹(ITF)이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에서 시범 공연을 펼친 데 대한 답방 형식이다. 정치적 부담을 덜 느끼는 체육 교류를 통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조정원 WTF 총재는 30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시범단을 오는 9월 16일 북한에 보내 공연한 뒤 20일 평양을 떠나는 방안을 구두로 합의했다”며 “이번에 방문한 ITF 관계자를 감안해 WTF도 36명을 평양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WTF 태권도 시범단의 북한 방문은 처음이다. 2002년 대한태권도협회가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그해 9월 시범단을 북한에 파견,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공연한 게 전부다. 올해 20회를 맞는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오는 9월 17~21일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열린다. WTF 측은 대회 하루 전인 16일 출국, 평양에 도착한 뒤 이튿날 개회식에서 공연을 펼친다. 평양 공연엔 남북한 당국의 최종 승인이 남았지만 최근 해빙 분위기를 보면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불어 WTF와 ITF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2월 9~25일) 합동 시범공연을 펼치기로 구두 합의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에서 전통적으로 좋은 효과를 본 체육 교류, 특히 민족의 스포츠를 통해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뜻으로 읽힌다”며 “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지위 유지와 관련해 북한에서도 많은 관심을 쏟는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 교류엔 WTF나 IOC와 같은 국제 체육기구가 제3자 중재에 나서고 올림픽·아시안게임·월드컵 등의 이슈를 주기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며 “더군다나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속내’를 가늠해볼 수 있고 체육 교류 장면을 미디어를 통해 보여 줌으로써 대북 접촉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여론을 완화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퍼블릭 IN 블로그] 대북제재와 대화 사이 통일부의 ‘춘래불사춘’

    [퍼블릭 IN 블로그] 대북제재와 대화 사이 통일부의 ‘춘래불사춘’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그동안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해빙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통일부 내에서도 이 같은 훈풍과 맞물려 중단됐던 남북 간 교류·협력이 되살아 날 것이란 전망이 높다. 그러나 북한의 협력 거부로 대화 주체인 통일부는 난감한 상황에 놓여 있다. 봄은 왔지만 봄이라 부를 수 없는 상황이다.# “南 생색내기 교류 들러리 싫다”는 北 과거 보수 정부에서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남북 간 마지막 경제협력 보루였던 개성공단 마저 가동 중단을 맞는 등 적대적 대립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애초 통일부의 주된 업무는 북한과의 대화·교류였으나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내 분위기가 북한을 고립시키고 제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자 그 선봉을 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통일부 당국자들은 제재 중심의 대북정책을 인정하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다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북한이 ‘악역’을 자처하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정부의 기조에 반한다는 게 당시 청와대가 통일부 관계자들의 의견을 묵살할 때 쓰던 방식이었다. 그런 긴 터널을 지나 남북대화에 적극적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통일부는 이제야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되살아났고, 여러 준비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화 상대인 북한의 태도다. 과거 정부에서는 대화를 하고 싶어도 못했지만, 이번에는 대화 여건이 마련됐지만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 ‘野 반대· 北 몽니’… 二重苦 통일부 북한은 지난 5일 말라리아 방역을 위한 우리 민간단체의 방북신청을 거부했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한 것을 이유로 들었지만, 과거 대규모의 식량·비료 지원을 받아 오던 북한으로서는 남측의 생색내기 수준의 대북 교류에 들러리가 되기 싫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는 통일부의 분위기도 내심 편치는 않다. 한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첫 단추를 끼워 줘야 남북교류가 재개되는데, 대북제재를 핑계로 고질적인 분풀이성 대응을 하면서 오히려 될 일도 못하게 하는 모양새”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당국자의 표현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인사들은 남한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그런 이들이 대화에 적극적인 현 정부의 진의를 계속 시험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정부의 대화 동력을 떨어뜨리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대화 만능주의’, ‘대화 지상주의’로 규정하고 정부의 대북 저자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부로서는 남북 교류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과거 대규모 지원의 달콤함만 기억하고 있는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현재 통일부 당국자들은 이 같은 문제를 지혜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묘수를 짜내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와우! 과학] NASA 위성 활용 ‘펭귄 똥’ 추적 알고리즘 개발

    [와우! 과학] NASA 위성 활용 ‘펭귄 똥’ 추적 알고리즘 개발

    미국에서 ‘펭귄 똥’을 추적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스토니브룩대학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이 보내준 데이터 활용 및 협업을 통해 특정 펭귄의 배설물(구아노·guano) 흔적을 추적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연구진이 관찰한 것은 남극에서 서식하는 아델리 펭귄이다. 아델리 펭귄의 구아노는 주로 분홍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구아노는 오랜 세월동안 쌓이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는 습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구아노는 펭귄 각 군집의 위치와 규모, 개체수 및 서식 환경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을 모니터할 수 있는 자료로 꼽힌다. 연구진이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펭귄의 배설물 위치와 크기, 양 등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개체수를 추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알고리즘 개발에 사용된 위성은 NASA의 고해상도 위성인 랜드셋 위성이다. 랜드셋은 2013년 발사된 지구관측위성으로, 계속된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는 ‘랜드셋8’이 우주에서 활동 중이다. 연구진은 기존의 연구결과 및 현장조사를 통해 펭귄 배설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알고리즘을 도입한 랜드셋 위성은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도 아델리 펭귄의 개체수 추적을 돕는다. 알고리즘과 위성의 합작을 통해 발견된 아델리 펭귄의 가장 큰 서식지는 남극의 가장 위쪽 지역으로 밝혀졌다. 이곳은 해빙이 많아 접근과 탐사가 어려워서 학계에서도 정보가 많지 않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연구진은 또 알고리즘을 이용해 각각 16만 6000마리, 2만 3000마리, 7000마리의 펭귄 무리가 서식하는 섬들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이 섬들에서 서식하는 펭귄의 개체수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델리 펭귄의 경우 얼음이 없는 곳에서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한 개체수 변화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이다. 실제로 이번 알고리즘을 이용한 관찰 결과 남극 서부의 남극반도 근처에서는 개체수가 감소했지만, 남극 동부 지역에서는 개체수가 도리어 증가했다. 실제 남극 반도는 지난 30년간 많은 양의 얼음을 잃었고, 남극 동부에서는 새로운 얼음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알고리즘과 인공위성은 탐사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도와줄 것”이라면서 “위성기반 조사와 현장 조사 사이에서 멋진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높은 관심을 보이는 펭귄의 군집을 목표로 탐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펭귄 똥’ 추적 알고리즘 개발…NASA 협업 서식환경 탐사

    ‘펭귄 똥’ 추적 알고리즘 개발…NASA 협업 서식환경 탐사

    미국에서 ‘펭귄 똥’을 추적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스토니브룩대학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이 보내준 데이터 활용 및 협업을 통해 특정 펭귄의 배설물(구아노·guano) 흔적을 추적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연구진이 관찰한 것은 남극에서 서식하는 아델리 펭귄이다. 아델리 펭귄의 구아노는 주로 분홍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구아노는 오랜 세월동안 쌓이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는 습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구아노는 펭귄 각 군집의 위치와 규모, 개체수 및 서식 환경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을 모니터할 수 있는 자료로 꼽힌다. 연구진이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펭귄의 배설물 위치와 크기, 양 등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개체수를 추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알고리즘 개발에 사용된 위성은 NASA의 고해상도 위성인 랜드셋 위성이다. 랜드셋은 2013년 발사된 지구관측위성으로, 계속된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는 ‘랜드셋8’이 우주에서 활동 중이다. 연구진은 기존의 연구결과 및 현장조사를 통해 펭귄 배설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알고리즘을 도입한 랜드셋 위성은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도 아델리 펭귄의 개체수 추적을 돕는다. 알고리즘과 위성의 합작을 통해 발견된 아델리 펭귄의 가장 큰 서식지는 남극의 가장 위쪽 지역으로 밝혀졌다. 이곳은 해빙이 많아 접근과 탐사가 어려워서 학계에서도 정보가 많지 않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연구진은 또 알고리즘을 이용해 각각 16만 6000마리, 2만 3000마리, 7000마리의 펭귄 무리가 서식하는 섬들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이 섬들에서 서식하는 펭귄의 개체수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델리 펭귄의 경우 얼음이 없는 곳에서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한 개체수 변화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이다. 실제로 이번 알고리즘을 이용한 관찰 결과 남극 서부의 남극반도 근처에서는 개체수가 감소했지만, 남극 동부 지역에서는 개체수가 도리어 증가했다. 실제 남극 반도는 지난 30년간 많은 양의 얼음을 잃었고, 남극 동부에서는 새로운 얼음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알고리즘과 인공위성은 탐사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도와줄 것”이라면서 “위성기반 조사와 현장 조사 사이에서 멋진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높은 관심을 보이는 펭귄의 군집을 목표로 탐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사람 e향기] “세종기지 30주년, 이젠 극지실용화 전략이다”

    [이사람 e향기] “세종기지 30주년, 이젠 극지실용화 전략이다”

    ‘정직이 힘이다’. 이는 윤호일(56) 소장이 실패를 통해 온몸의 세포로 체득한 인생철학이자, 삶의 좌우명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피치 못할 사정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 사람은 잘못을 인정해 수용하느냐, 아니면 부정해 회피하느냐의 두 갈래 길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 보통 사람은 지위와 논리로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려고 한다. 그 렇지만 이것은 정직이 아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누가 봐도 ‘내 잘못이다’고 지적받았을 때 이를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용기’가 정직이다. 이 같은 윤 소장의 인생 철학은 2003년 15명의 대원과 함께 세종기지 대장으로 남극을 찾았을 때의 쓰라린 아픔이 만들어 준 교훈에서 비롯됐다. 사람이 혹한의 폐쇄 환경에 놓여 살면 인간 본성의 밑바닥이 드러난다. 바로 그때 균형을 잡아주는 힘이 정직이다. 그래서 정직은 공평보다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윤 소장의 지론이다. ‘세종기지 30주년, 이제는 극지실용화 전략이다’. 우리나라 극지과학은 내년 2월 17일이면 30주년을 맞이한다. 성년을 지나 중년을 향해 나가고 있다. 인생에서 중년은 도전과 성취이다. 윤 소장이 ‘극지실용화 전략’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데는 ‘남극에서 북극으로 30년’, 도전 그 다음의 비전을 성취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극지실용화 전략은 천연자원 개발 등 미래자원 확보와 에너지 안보를 목표로 한다.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도 담고 있다. 극지 생물 유전체와 대사체의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도 물론이다. 모두 극지연구를 한 단계 더 높이 성장시키기 위함이다. 최근 캐나다와 함께 쇄빙선 아라온호를 이용해 벌이는 ‘북극해 캐나다 연안 수역에 담겨 있는 자원에 대한 기초조사’ 활동이 대표적이다. 2년째 진행되면서 R&D(연구·개발)로 발전하고 있다. 두 번째가 ‘북극해 루트’ 개척이다. 북극해 공해상으로 나가는 루트다. ‘북극해 탈러시아 전략’인 셈이다. 제2 쇄빙선이 필요한 이유다. 닻은 이미 올려졌다. 미래 후손들에게 활동무대를 넓혀주는 영토확장, 그 웅장한 고동소리가 양극해를 진동시키고 있다. 특히 남극에서 북극으로 나가는 최근 추세에 맞춰 북극해 공략을 위한 제2, 제3의 쇄빙선 위로 태극기 휘날리는 미래는 밝다. 편집자 주“극지연구, 후손에 물려줄 과학유산” 얼음 덮인 북극 바다가 녹고 있다. 온난화로 지구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이상 한파가 몰아치기도 한다. 극지가 9~11년 전부터 인류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인류의 미래가 극지 연구에 달렸다”는 윤 소장의 주장이 웅변인 이유다. 극지는 그래서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장소”이고 “미래를 현실로 앞당기는 견인력”이며 “미래 후손에 물려줄 우리의 소중한 과학유산”이다. 여기에 극지 과학인들의 희생과 피땀이 스며있음은 물론이다. 1988년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남극에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하며 극지 연구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해 1차 월동대원을 시작으로 29년 동안 매년 마다 월동대원들이 남극을 찾았다. 윤 소장은 1991년부터 1년 대장을 포함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씩 25년 동안 혹한의 남극을 오갔다. 월동대원들은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문명 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채 연평균 온도가 영하 23도, 여름 기온은 0~5도지만 겨울엔 영하 40도의 혹한을 견뎌야 한다. 남극은 특히 얼음사막이라고 부른다. 그렇다 보니 3차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월동대원까지 더하면 100여명이 넘는 극지인들이 대한민국 극지과학연구에 헌신과 희생의 피땀을 받쳐왔다. 윤 소장이 “극지인들의 피땀”을 강조하는 것은 자기애적 동료애를 넘어선 진심 어린 존경을 에둘러 표현한 언어목록이다. 혹한의 폐쇄공간인 극지 생활을 잘도 견디어 온 극지인들에 대한 무한사랑의 표현이다. 말하자면 불립문자(不立文字)인 셈이다. 눈물 젖은 빵을 함께 나눈 사이,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30년 세월, 한 세대를 말이다. ‘눈물샘 마른 극지인, 윤호일’ 윤 소장의 눈물샘은 말랐다. 울고 울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부하의 얼어붙은 시신을 마주한 사건 때문이다. 윤 소장의 가슴 깊은 곳에는 그래서 ‘영원한 영웅, 고(故) 전재규 대원’이 함께 산다. 그때가 국민이 기억하는 바로 ‘2003년 남극 세종기지 실종사건’이다. 윤 소장이 당시 대장의 책임을 맡아 고(故) 전재규 대원을 포함해 15명의 대원과 함께 남극에 도착한 지 10여일 만의 참사였다. 윤 소장은 또 짝발이다. 오른발이 왼발보다 짧아서다. 1993년 남극 월동대원으로 1년을 머물면서 당한 사고가 원인이다. 연구활동 중 얼음에 깔려 허리를 다쳤지만, 어찌 치료해 볼 도리가 없었다. 귀국해 요추 3개를 철심으로 교체하는 수술로 몸을 다시 세울 수 있게 된 것이 천운으로 다행이었다. 하지만, 발에는 그 흔적을 남겼다. 그 후유증으로 윤 소장은 오른쪽 눈가와 입꼬리 떨림을 안고 산다. 분명 윤 소장은 극지과학 재해 장애인이지만, 장애인 등록은 하지 않았다. 과학자의 운명으로 받아들인 때문이다.“제2 쇄빙선은 미래 성장동력” 윤 소장은 오는 8월이면 제5대 극지연구소 소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된다. 1986년 한국해양연구소에 입소한 윤 소장은 지난 30년 동안 극지연구소, 한국극지연구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했다. 그렇다 보니 윤 소장은 “극지연구는 이제 질적 성장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극지실용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창출로써 국민의 성원에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소장이 취임 후 “국민이 공감하는 사회문제해결형 사업단을 구성”한 이유다. 또 전통적인 학문분야별 연구와 별도로 “임무(이슈) 중심형 사업단을 운영”하는 배경이다. 윤 소장은 이를 위해 북극해빙예측사업단, 해수면 변동 예측사업단, 극지 유전체 사업단, K-루트 사업단을 신설했다.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한 남극의 역할 규명 ▲콜드러시 시대를 주도하는 전략적 북극진출 발판 마련 ▲미답지 도전과 극지자원 활용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래가치창출이라는 3대 연구전략목표를 위해서다. 이에 따라 윤 소장은 “극지연구는 범부처 정책 사업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극지활동진흥법 제정과 제2 쇄빙연구선 건조”를 주문했다. 북극권 진출이 목표다.“북극권도 대한민국이 관할할 또 하나의 영역” 윤 소장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부는 한국과 같은 비 북극권 국가이면서도 일본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북극해가 남의 땅이 아니다’는 논리로 일본국민을 설득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일본 정부는 아예 선단을 구성해 북극해 러시아 연안에서 나오는 LNG가스와 유전자원을 일본열도에 공급한다는 ‘에너지 안보개념’을 운용하고 있다. 내친김에 러시아산 LNG가스와 원유를 북극해 항로를 이용해 유럽까지 운송하는 역할을 독점하겠다는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또 일본은 북극에서 일어나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냉전에도 대비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이용해 북극해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연현상, 재해, 선박이동, 유전활동에 대한 고급정보를 촘촘히 수집해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론 항공우주연구원이 중심이 돼서 인공위성이 있지만 개수와 질, 궤도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 보니 윤 소장은 “10대 강국인 대한민국도 북극권이 우리가 관할해야 하는 하나의 영역이란 원칙이 필요하다”며 “북극권이 이후 분쟁지역이 됐을 때 우리 몫을 차지할 영역이라는 관점에서 정부는 극지정책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5대 극지연구소 소장으로 취임한 지 오는 8월이면 1년이 된다. 그간의 소회는. -취임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열심히 달려왔다. 극지연구의 질적 성장과 극지인력 양성을 목표로 기존 연구 과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과제 발굴에 힘써왔다. 당장 눈앞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10년, 20년 앞을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경영에 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극지연구소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1987년 작은 연구실에서 시작, 2004년 부설화를 거쳐 올해 개소 13주년을 맞이했다. 1988년 남극 세종과학기지 준공 이래 본격적인 극지연구에 착수, 현재 남극과 북극에 3개 과학기지를 건설하고 아라온호를 건조해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극지활동에 대한 국가적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남극연구활동 진흥기본계획, 북극정책 기본계획, 극지활동진흥법 등 국가 극지정책의 전략적 수립과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극지연구 발전의 중심에 극지연구소가 있다. 어떤 연구인가. -극지연구는 기초과학연구다. 인류의 탄생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구 과거 역사부터 미래자원 확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 대응에 있어 극지연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얼음으로 덮여있던 북극 바다가 녹으면서 북극의 막대한 천연자원 개발 가능성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더불어 북극의 지정학적 의미와 안보가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다. 특히, 아라온호 탐사를 통해 동시베리아해에서 처음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하고 향후 북극 해저자원과 북극항로 개발이 이루어질 북극 지역의 해저 자원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 획득하는 등 미래 에너지자원 확보에 기여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극지 실용화연구 중장기 전략의 수립을 통해 극지생물 유전체 및 대사체 특성 규명과 이를 통한 극지 유용 자원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신정부 국정과제와 연계해 어떤 기여가 예상되는가. -사회 문제해결형 연구체제 수립으로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고 극지연구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기관 전략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만큼 정부의 실용적 극지 정책 수립·추진과 국가 이익,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연 극지공동연구프로그램(PIP) 등을 통해 극지연구에 필요한 장비·로봇 및 관련 융·복합 기술개발을 활성화, 사업화를 촉진하고 극지유전체 및 대사체 활용기술 개발을 산업계와 연계하는 실용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창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극지연구소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계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창출의 주역이 되길 희망한다. →앞으로의 포부와 목표가 있다면 -내년 2월 17일이면 우리나라의 첫 남극 진출의 상징인 세종과학기지가 준공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세종기지는 현재 노후된 인프라 개선 및 대규모 증축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세종기지는 기후변화 연구와 국제협력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또 남극 반대편에서는 남극 내륙으로 독자적으로 진출하는 ‘코리안 루트’ 프로젝트 등 새로운 연구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극지연구는 이제 질적 성장을 해야 할 시점이다. 극지 연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극지활동진흥법 제정과 제2 쇄빙연구선 건조 등 주요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극지연구는 해양과학, 지질학, 생명과학, 기후학 등 다학제적 학문 분야의 협력 및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앞으로의 10년은 타 분야, 타 연구 기관과 협업 체계를 이루어나가는 그랜드 컨소시엄 형태로 극지 연구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극지연구소가 그 중심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며 극지연구 외연 확대에도 힘쓰겠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윤호일 소장은 현재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소장 2015년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부소장 2014년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선임연구본부장 2013년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기후변화연구부 부장 2003년 제17차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대장 1995년 인하대학교 대학원 해양지질학 박사 1986년 한국해양연구소 입소 1960년 12월 12일 출생
  • 트럼프, 이란 이어 ‘쿠바 때리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이어 쿠바 ‘손보기’에 나섰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 취했던 쿠바와 각종 정치·경제적 화해 협정을 철회할 계획이라고 쿠바 소식에 정통한 인터넷 매체인 ‘더 데일리 콜러’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쿠바 무역경제협회는 이 매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월 예정된 마이애미 연설에서 쿠바에 대한 정책적 변화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 캐부리치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 여행과 관련된 단속을 확대하는 등 쿠바혁명군이 통제하는 기관들과의 거래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미국과 쿠바가 54년 만에 맞은 화해 무드는 바로 얼어붙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쿠바와 단교를 선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단 쿠바에 대한 대표적인 해빙조치들인 여행·투자·거래 자유화를 제한하거나 철회한다면 쿠바의 반발을 불러 사실상 단교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 미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쿠바와 국교 정상화 이후에도 오바마 행정부가 독재자 카스트로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하고 있다며 의회 승인이 필요한 ‘금수조치’ 해제를 미뤄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는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협상이 쿠바에 유리한 조건으로 진행됐다는 불만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말 트위터에 “쿠바가 국민과 쿠바계 미국인, 미국을 위한 더 나은 협상을 할 의지가 없다면 (오바마 시절) 협정들을 끝내겠다”며 원상복귀를 시사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文정부, 대북 민간접촉 첫 승인

    1년 4개월 만에… 남북 해빙 주목 통일부는 26일 대북 인도지원 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신청한 대북 접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을 승인한 것은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회복되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이달 초 말라리아 공동방역 등 대북 지원사업을 북측과 협의하기 위해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했었다. 통일부는 지난 22일 “민간교류 등 남북관계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혀 이 단체의 대북 접촉이 승인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 단체는 앞으로 북측과 팩스 등을 통해 지원사업을 협의한 뒤 사업이 구체화하면 방북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방북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통일부에는 이 밖에도 북한 어린이 대상으로 보건·영양·교육 지원사업을 해 온 ‘어린이어깨동무’ 등 20여곳이 대북 접촉을 신청한 상태다. 통일부의 기조로 봤을 때 이들 단체도 순차적으로 접촉이 승인될 전망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주도 ITF, 새달 시범단 무주 파견

    文정부 출범 뒤 남북 해빙 관심 북한이 이끄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이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F) 초청을 받아들여 다음달 23일 한국에 시범단을 파견한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은 지난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22∼23명인 선수단에는 북한 국적 외에도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체코, 그린란드 선수들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선수단을 포함한 ITF 시범단이 총 33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범단은 다음달 24∼30일 무주군 설천면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무대에서 시범 공연을 펼치고, 대회 등을 관람한 뒤 7월 1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ITF 주최로 오는 9월 평양에서 열리는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 선수들이 주축인 WTF 시범단이 참가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VOA는 전망했다.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변화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 태권도가 남북 간의 두터운 얼음을 깨뜨리는 양상이다. 두 태권도연맹은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상대방 경기 교차출전과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을 약속하는 의향서를 채택한 바 있다. ITF 시범단의 방한은 의향서 채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WTF는 2015년 10월에도 ITF 시범단을 서울에 초청하려고 했으나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위협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한·중 갈등 해빙의 물꼬는 일단 텄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 한·중 관계를 이른 시일 안에 정상 궤도로 돌려놓길 바란다고 밝혀 꽉 막힌 양국 관계에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중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상호이해와 존중의 기초 아래 정치적 신뢰를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한국 새 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기 해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축하 전화에 이어 잇달아 우리 정부에 호의적인 손짓을 하는 것은 양국 관계가 복원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시진핑 주석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축하 전문을 보냈다’는 제목의 기사를 지난 11일자 1면에 이례적으로 실어 관계 개선 의지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 특사의 방중을 계기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중단될지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이날 “양국 관계 발전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해 ‘금한령’(禁韓令)을 완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여유국은 이르면 오늘 자국 여행사 대표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 제한 조치의 해제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만간 중국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한국행 관광 상품을 팔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럼에도 최대 난제인 사드 갈등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 갈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그제 이 특사와의 면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라며 “한국 새 정부가 중국의 우려 사항을 존중해 조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관영 언론까지 나서 ‘사드 반대’ 입장을 연일 재강조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특사단은 앞으로 사드와 북핵 등 구체적인 현안들은 실무 협상단을 파견해 중국 측과 세부적으로 협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실질적으로 합의점을 찾기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이 특사의 시 주석 면담은 양국 관계 개선을 향한 시작일 뿐이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해결책을 내놔야 하는 새 정부의 책무가 막중해졌다.
  • 이해찬 특사 맞는 중국, 사드 철회 강경론이냐 관계 개선 현실론이냐

    중국이 18일 이해찬 특사단을 맞는 가운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싸고 강경론과 현실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강경론은 “사드 중단이나 철회를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현실론은 “사드보다는 양국 관계 개선에 집중하자”는 주장이다. 관영 환구시보는 17일 정지융 푸단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의 기명 칼럼을 통해 “이 특사의 정치적 무게로 볼 때 얼어붙은 한·중 관계를 해빙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사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국 외교가 위기를 탈출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신랑군사망은 한술 더 떠 “문재인 정부의 약속에 중국이 놀아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한국 새 정부에 지나친 기대를 품는 것은 금물”이라면서 “미국 무기인 사드가 하루아침에 한국을 떠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반면 관영 인터넷매체 펑파이는 상하이사회과학원 리카이성 연구원의 칼럼을 바탕으로 “중·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중 관계의 무게중심은 이미 사드에서 북핵으로 넘어갔다”면서 “사드보다는 양국 관계 발전과 북핵 해결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문제 전문가인 인민대 진창룽 교수도 “중국은 사드 문제와 한·중 관계를 분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외교가도 중국이 결국 현실론을 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도 사드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사드 레이더 범위 축소 등 양국이 만족하는 절충안을 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특사단은 시진핑 주석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은 물론 북한과 주로 교섭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중련부)의 쑹타오 부장,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의 고위 인사들까지 두루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진시황’이 한한령 해빙 물꼬 틀까

    ‘진시황’이 한한령 해빙 물꼬 틀까

    “시진핑 롤모델이자 중국 이해의 시작” 어린 시절부터 천하통일 과정까지 재현 진시황릉·병마용갱 컴퓨터 그래픽 분석 中서도 광전총국 심의 거쳐 7월 방송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중 관계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대형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가 방송돼 기대를 모은다. 15일과 16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되는 EBS 다큐프라임 ‘불멸의 진시황’이 그것이다. EBS와 중국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상하이 미디어 그룹(SMG)이 공동 제작했으며 기획 및 총 제작 기간 20개월, 총제작비 4억원이 투입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중국 광전총국의 심의를 거쳐 오는 7월 SMG 다큐 채널을 통해 중국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다. 총책임 프로듀서를 맡은 정재응 EBS PD는 “진시황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롤모델이자 중국 이해의 시작이며, 2000년 동안 폭군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진시황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역사적 재평가를 하고자 했다”면서 “문화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 작품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중 관계 개선에 방아쇠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는 역사와 신화의 경계에 선 진시황과 관련해 2000년 동안 묻혀 있는 미스터리를 파헤친 작품이다. 중국 최대의 드라마 스튜디오인 헝뎬 스튜디오에서 진시황의 어린 시절부터 천하 통일을 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재현했으며 병마용갱의 배치와 진법, 진시황릉의 모습을 최첨단 4K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한 최초의 다큐멘터리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채널에 선판매돼 화제를 모았다. 정 PD는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측에서 당초 예정한 제작비 지원은 받지 못했지만 4K 카메라 등 현물 및 촬영 인력 지원을 받았다”면서 “SMG의 협조 덕분에 진시황릉 박물관 내부의 촬영도 가능했다”고 말했다.55개의 민족, 13억 인구가 광활한 영토 위에 하나의 이름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세계 최대의 강국 중국. 그 시작은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을 건설한 진시황에서부터 시작된다. 다큐멘터리는 1, 2부로 나눠 살아생전과 사후의 진시황을 집중 조명하며 진시황을 둘러싼 모든 진실을 찾아가는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으로 서사적 스토리텔링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1부 ‘제국의 황제-진시황’ 편에서는 만리장성, 분서갱유, 진시황릉, 불로초 등 수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진시황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진시황은 궁중 암투, 주변 국가들과의 전쟁 등을 거치면서 마침내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고, 다양한 개혁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같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2000년 동안 폭군으로 알려졌던 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세계 석학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아본다. 2부 ‘영원한 제국-진시황릉’에서는 미스터리를 간직한 유물인 진시황릉과 병마용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분석하고 복원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진시황릉은 무덤 전체가 하나의 지하 궁전이다. 2000년 동안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한 세계 최고의 지하 무덤을 신화와 역사적 상상력을 동원해 재현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日, 中과 해빙무드 만드는 ‘의원외교’

    중국과 일본의 정부 관계가 냉랭한 상황에서 집권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의원 외교가 활발하다. 얼어붙은 공식 관계의 틈을 의원 외교로 풀어 보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집권 자민당의 핵심 세력 중 한 명인 고무라 마사히코 부총재가 지난 3일 베이징을 방문, 탕자쉬안 전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고무라 부총재는 이날 중·일 우호의원연맹 회장으로 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연맹 간부 12명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 중·일 우호의원연맹 중국 측 회장인 탕 전 외교부장은 중국 외교의 대부로 현재도 중국 외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고무라 부총재는 “올해는 일·중 국교 정상화 45주년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 자리에는 기타가와 가즈오 공명당 부대표, 민진당의 나가쓰마 아키라 전 후생노동장관 등이 참가했다.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은 4일 핵·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도발하는 북한에 대한 공동 대응 조율과 정체된 중·일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데 이번 방문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고무라 부총재는 탕 전 부장에게 북한에 대한 중국의 석유 금수 조치 등 압력 강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별도로 자민당 서열 2위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오는 14~15일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서 개최하는 ‘일대일로’ 관련 국제 포럼에 참석해 아베 신조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보낸 친서와 함께 중·일 관계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개선 의지를 전달할 방침이다. 지난달 10일에는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 등 일본 국제무역촉진협회(JAPIT) 방문단이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만나 중·일 관계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다. 일본은 오는 7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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