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본지, 작년 이후 61개 기업집단 계열사 변동 분석해보니
지난 1년간 계열사를 가장 많이 늘린 대기업 집단은 KT그룹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중심으로 15개사를 그룹 안에 편입시켰다.SK그룹도 여러 분야에 걸쳐 14개사를 계열사로 추가했다. 18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1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계열사 변동을 분석한 결과,45개 그룹에서 197개(나중에 합병·청산 등으로 제외된 기업까지 포함) 계열사가 설립·인수 등을 통해 늘어났다.86개는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우물만 파자.” vs “다른 우물도 파보자.”
그룹별로 기존 주력분야 보강차원의 사업역량 강화와 블루오션(미래 성장동력사업) 확보를 위한 업종 확대의 특성이 분명하게 갈렸다.
인터넷(IP)TV 등 통신·방송 융합시대에 대비하고 있는 KT는 영화·드라마·음반 제작부터 연예기획, 광고기획에 이르까지 관련 계열사를 대거 추가했다. 올리브나인 계열사(올리브나인·올리브나인엔터테인먼트 등)와 블루코드 계열사(파란고양이·뮤직시티미디어·도레미미디어 등)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신규 계열사를 늘렸다.CJ와 대성은 각각 유선방송사업과 에너지 유통업을 중심으로 각각 12개와 10개의 계열사를 새로 만들거나 사들였다.
동부는 동부복합물류(창고보관)·동부익스프레스마린(항만하역운송)·동부광양물류센터·백산ITS(택시콜)·비에스휴먼텍(〃) 등 신규 계열사 7개 중 5개가 물류관련 회사였다. 대우조선해양도 신한기계(선박기기)·한국선박도장·우봉(선박의장품)·해동ENG(〃설계) 등으로 주력업종을 보강했다.
반면 SK는 인터넷포털 엠파스를 비롯해 정보기술(IT)·유통·무역·제조·에너지·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열사를 늘렸다. 일부는 인수 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합병 등으로 정리됐다.LG(유통·음료·발전·IT 등)·GS(건축자재·식품·리조트·전기 등)·LS(유통·금융·물류 등) 등 옛 LG 형제 그룹들도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지난해 수주한 서울 용산 국제업무단지의 개발을 맡을 용산역세권개발 등 2곳을 계열사에 추가했고 현대·기아차그룹은 할부금융사인 현대커머셜 하나만 늘렸다.
●환경·에너지·SOC 분야에서 증가세 두드러져
미래환경과 청정에너지 산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그룹들이 이쪽에 눈을 돌렸다.SK가 친환경 합성수지 제조업체인 에콜그린을 인수했고 LG는 LG솔라에너지(태양광발전),GS는 울산그린(자원회수시설),STX는 STX솔라(태양전지 제조), 세아그룹은 세아솔라시스템즈(태양광발전)를 설립했다. 대한전선그룹도 다산태양광발전을 인수했다. 코오롱은 지난해 편입된 8개 계열사 중 5곳(환경시설공사, 엔비시스템, 그린순창, 그린경산, 그린화순)이 환경 관련이었다.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기업도 대거 늘었다. 포스코그룹은 포항연료전지발전·우이신설지하경전철·푸른천안(하수시설)·수원그린환경(〃)·피에이치피(임대주택) 등 신규편입 8개 중 5개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푸른안성지키미(하수시설)·서남해안레저(기업도시)·일산대교 등 5개 중 3개가 SOC 건설 및 운용 관련업체였다. 현대건설(현대도시개발·제2영동고속도로·울산청천·진주청천), 대림(영천상주고속도로·수도권서부고속도로) 등 건설 전문그룹들도 공사수주에 따른 사업확대를 이어갔다.
부동산·건설 관련업체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SK가 부동산 매매·임대업체인 리바이던에셋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롯데(롯데자산개발), 한화(당진테크노폴리스·서산테크노밸리),CJ(이앤씨인프라),STX(새롬성원·STX리조트), 동양(동양리조트),KCC(상아탑), 태광(동림이앤씨), 대한전선(명지건설·무주기업도시) 등이 관련업체를 추가했다.
이밖에 LG는 지난해 11월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해 음료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12월에는 와인 수입회사인 트윈와인을 설립했다. 이탈리아의 대형트럭 ‘이베코’의 수입·판매회사인 한국상용차도 인수했다.LS는 국제상사를 통해 BMW모터사이클을 수입판매하는 KJ모터라드를 인수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내 최초의 장애인고용 자회사인 포스위드(사무지원 서비스·컨설팅 및 채용대행)를 설립했다.
●계열사 정리는 CJ-SK-금호아시아나 순
합병·매각·청산 등 계열사 구조조정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전체의 절반가량이 사업 효율화를 위한 계열 내 합병이었다.LG(LG패션), 롯데(대선주조·대선건설), 대성(성주디앤디), 교보생명(보드웰인베스트먼트컴퍼니·필링크)은 친족분리를 통해 일부 계열사를 정리했다. 제외된 계열사의 수는 CJ가 9개로 가장 많았다.SK·금호아시아나는 6개씩이었다. 삼성은 삼성코닝을 삼성코닝정밀유리에 합병하는 등 2개사를 정리했고 현대·기아차는 에코에너지(발전)·해비치레저(관광레저) 등을 없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