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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의 태양은 ‘화수분 배터리’다

    호남의 태양은 ‘화수분 배터리’다

    호남지역이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신 재생에너지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전북도와 전남도에 따르면 호남지역은 일조량이 많을 뿐아니라 부지매입비가 적게 들어 태양광발전소 최적지로 알려지면서 사업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은 올해까지 전북 24개소 2만 466㎾, 전남 102개소 7만 1675㎾ 등 모두 126개소 9만 2041㎾에 이른다.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이다. 태양광 발전을 해서 한전에 전기를 팔기 좋은 섬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15일에는 전남 영광군에서 영광솔라파크 건설 착공식이 열렸다. 영광솔라파크는 한국수력원자력이 홍농읍 성산리와 계마리의 영광원자력발전소 인근 1만 8000평 부지에 최대 30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 233억원이 투입돼 2008년 3월 완공된다. 영광솔라파크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1500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연간 854t의 석유 대체효과와 연간 2123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지역도 태양광발전소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동양기전은 고창군 흥덕면에 960억원을 투입해 1만 5768㎾의 전기를 생산하는 ‘고창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전북도와 고창군, 농협, 국민은행, 동양기전은 16일 도청 회의실에서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고창 태양광발전소는 미국 파워라이트사가 개발한 태양추적 방식으로,4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연간 20여억원의 에너지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고창군에 1700㎾, 임실군에 300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5년 8개소 525㎾, 올해 16개소 1만 9941㎾의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허가가 났다. 전북도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소는 무공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면서 “호남지역은 땅값이 싼 평야지대와 해변이 많아 태양광발전소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발전차액보전금지원 제도에 따라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당 677원에 최장 15년까지 매입해주고 있어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構?있는 추세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뭉크 ‘해변의 여름밤’ 주인 품으로

    노르웨이가 낳은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작품이 나치 독일을 피해 오스트리아를 탈출한 유대인 원소유주의 후손에게 60년 만에 반환된다. 오스트리아 법원은 8일 벨데베레 궁전 미술관이 소장한 뭉크의 작품 ‘해변의 여름밤’을 마리나 말러에게 돌려주라는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마리나 말러는 오스트리아의 세계적 음악가인 구스타프 말러의 손녀로 마리나의 할머니인 알마 말러가 1937년 벨데베레 궁전 미술관에 이 작품을 전시용으로 빌려줬다. 알마는 그러나 1년 후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하자 유대인이었던 세 번째 남편을 따라 오스트리아를 떠났다. 그러자 나치 동조자였던 알마의 의붓아버지가 1940년에 뭉크의 그림을 벨데베레 궁전에 매각했다. 1946년 알마가 시작한 소송을 이어받은 마리나는 이날 “믿을 수 없다. 우리가 이겼다.”면서 환호했다. 오스트리아 문화교육부는 판결을 존중해 작품을 주겠다고 밝혔다.오스트리아 법원은 올해 초에도 나치 독일이 점유했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화 다섯 점을 원소유주인 유대인 후손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여행·레저 단신]

    ●몸으로 즐기는 여행박람회 경기관광공사는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관광 전시회인 ‘2006 경기국제관광박람회’를 연다. 올해에는 단순한 전시회를 벗어나 먹을거리와 즐길 거리, 역사 및 문화 체험, 다양한 공연으로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위주로 행사로 꾸몄다. 관광기념품 및 특산품 위주로 구성된 트레블마트존, 경기도 및 국내관광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투어리즘존, 다양한 여행정보 및 체험정보를 놓은 모아놓은 트레블존 등으로 세분화해 단순히 정보만 얻고 가는 박람회가 아니라 몸으로 직접 느끼고 즐기는 새로운 여행박람회이다. 특히 브라스밴드의 연주, 인형극, 경기도 문화의전당 소속 무용단의 군무도 펼쳐지며, 무용극, 사물놀이, 아동뮤지컬 등 재미난 공연이 가득하다. 또한 볼토피어리 만들기, 유리병 공예체험전, 목공예, 점토놀이 등 공작미술체험전, 내가 만드는 도자기 코너, 한지, 자수 등 전통공예품 체험코너 등도 수준 높은 문화체험도 가능하다. 이밖에 김치 담그기, 반딧불이 체험, 농장 체험, 천체관측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하루 나들이로 제격이다.(031)259-6900,www.gitm.or.kr ●겨울방학에 유럽 가자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인 엔투어가 유럽 호텔 배낭여행 겨울 시즌 조기 예약 이벤트를 진행한다. 유럽 호텔팩을 오는 11월 30일까지 조기 예약하면 최대 50만원 할인과 런던, 파리, 프라하 등의 유럽 주요 도시의 각종 교통패스와 루브르, 바티칸 등 대형박물관 가이드 투어, 유럽 도시별 지도책 등 약 3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또한 유럽 에어텔 ‘OK 프라하 6일’ 상품도 11일까지 조기예약 시 인천-프라하 직항 상품을 최대 30만원 할인된 109만원에,‘GA 시드니 6일’을 국내 최저가인 74만 4000원에 출시했다.(02) 775-0900 www.ntour.co.kr ●호텔 요금을 마일리지로 무려 3배나 쌓아준데요 지난달 24일 오픈한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는 오는 2007년 3월 말까지 리조트 오픈 기념으로 ‘남해 트리플 마일리지’ 이벤트를 진행한다.35평 스튜디오 스위트를 예약하시는 고객들에 한해 방값에 해당하는 마일리지를 3배 쌓아준다. 아시아나, 캐세이퍼시픽, 루프트한자 등 전세계 주요 48개 항공사가 공동 참여하여 마일리지 적립의 선택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055)863-4000,www.hiltonnamhae.com ●단추나라로 초대합니다 어린이 미술관인 씽크씽크는 오는 12월31일까지 ‘단추나라 Ⅱ’란 기획전을 실시한다. 달팽이, 헬리콥터, 강아지 등 단추로 만들어진 기발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아이들이 직접 단추로 판화와 그림, 소마트로프 등을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 체험비 1인당 2만원.(02)562-1328,www.thinkthink.net ●수능 끝나고 쉬러 오세요 스파 리조트인 퇴촌 스파그린랜드는 수능 수험생과 가족들을 위한 특별할인 이벤트를 오는 16일부터 12월 15일까지 한달간 실시한다. 피로회복과 스트레소 해소, 각종 심신피로와 질병개선에 도움을 주는 국화탕, 라벤더탕, 와인탕, 정종탕 등 무려 64개의 테마 이벤트탕을 운영하는 스파그린랜드는 수능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 50%, 동반가족 30%(자유이용권에 한함) 특별할인을 해준다.(031)760-5700,www.spagreenland.co.kr ●아름다운 해변에 즐기는 인라인 2006 필리핀 국제 인라인마라톤이 필리핀관광청과 필리핀항공 후원으로 오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다. 대회는 남·녀 각각 5㎞와 21㎞ , 프로 21㎞ 등 3종목으로 나뉘어져 있고, 입상자에게는 상금과 왕복 항공권 및 호텔 숙박권 등이 수여된다.(02)598-2290,www.xkesa.org/pim
  • ‘지상낙원’ 조디 포스터도 쉬고갔어요

    ‘지상낙원’ 조디 포스터도 쉬고갔어요

    ´동양의 진주’.‘인도양의 에메랄드’. 보석의 이름을 별명으로 할 만큼 아름다운 도시 말레이시아 페낭. 열대우림 기후의 우거진 밀림과 남지나해의 푸른 바다를 안고 있는 신비의 도시. 이 도시해변의 든든한 기도역할을 하는 페낭 야자수 군(君)이 초록빛 바닷물의 지상낙원을 그리워 하는 한국의 가족들에게 코발트빛 초청장을 보내왔습니다. 글 사진 조두천기자 cdc@seoul.co.kr # Selamat Datang!!!(살라맛 다땅:환영합니다.) 말레시아반도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페낭(Penang)은 말레이 반도와 폭 4.4㎞의 좁은 해협을 경계로 인도양 위에 떠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죠.1786년 영국이 지배한 극동지역의 무역거점으로 출발하면서 페낭은 동서양의 모습을 함께 한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해군 상륙 당시 덤불로 가득 찬 섬에 특히 베텔 넛 야자나무가 많았던 데서 이 섬의 이름인 풀라우 피낭(베텔 넛 섬)이 유래됐다는군요. 일찍이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가 인도 여행 후 쉬어가며 몸을 추스린 곳으로 유명하답니다. 폭풍이나 지진, 화산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어 특히 작년 쓰나미도 비켜갈(?) 정도로 말레이시아 사람들 스스로 ‘신의 은총을 받은 땅’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말레이시아 독립과 함께 ‘풀라우 피낭(Pulau Pinang)’으로 불려진 페낭에는 식민지의 역사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페낭의 중심지인 조지타운엔 여전히 고풍스런 유럽식 스타일의 건축물들이 남아 있구요. 이슬람 불교 힌두 등 여러 종파의 사원들과 영국 식민지 시대의 오랜 건축물들로 이루어진 신시가지의 모습이 기묘하게 섞여 말레이시아 특유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답니다. 해발 830m의 페낭힐에 올라서면 페낭 신시가지는 물론 해안선과 바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본토 전경이 한 눈에 쏘∼옥 들어오죠.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말레이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길이 13.5㎞의 페낭교는 여러분들 나라의 현대건설에서 만드셨죠. 뿌듯하시죠? 여기서 잠깐 대∼한민국 ㅋㅋ. 특히 페낭힐에 오르기 위해선 가파른 산등성이에 연결되어 있는 ‘후니쿨라’라는 궤도열차를 타게 되는데요, 탑승 시간은 짧지만 마치 스위스의 산악 열차를 타는 듯한 짜릿함이 그만이랍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 중 하나인 극락사도 페낭의 놓칠 수 없는 명소 중 하나죠. 지금도 사찰 곳곳에 확장 공사로 약간은 소란스럽지만 보다 훌륭한 볼거리를 위해 참아주는 센스, 필요하겠죠? 웅장한 사원 내부는 정교하고 섬세한 조각품들이 가득하답니다. 천장은 화려한 불교 색채의 그림들로 장식돼 있구요. 사원 내의 7층 석탑 내부 벽면은 층마다 각기 다른 색으로 칠해진 1만개의 부처상이 부조되어 있고, 석탑 8각의 밑부분은 중국, 가운데 부분은 태국, 꼭대기의 나선형 돔은 미얀마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네요. 이뿐이면 약간 섭섭하죠? 길이 33m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금박 와불상을 볼 수 있는 미얀마식 태불사(太佛寺)와 말라카 해협에 자주 출몰하던 해적과 다른 열강의 침입을 대비해 만들었다는 콘월리스 요새(Fort- Cornwallis)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전역의 역사, 문화, 자연을 소개하고 있는 페낭 박물관 등등 볼거리가 가득가득 하답니다. 피곤하시죠? 그렇다면 오늘날의 ‘해변 리조트 휴양지’ 페낭을 만든 바투 페링기(Batu Ferringhi) 해안으로 가서 몸 좀 푸서야죠. 바투 페링기 해안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리조트들은 전용 해변과 수영장은 물론이고 어린이들을 위한 부대시설 또한 다양하답니다. 샹그릴라 라사 사양 리조트, 샹그릴라 골드 샌드 리조트, 무띠아라 비치 리조트, 노보텔 페낭 등 해변의 궁전같은 리조트들은 저마다 전용 해변을 가지고 있죠. 놀랍죠? 아이들에게 리조트 바로 앞에서 초록색 바다와 함께 드넓은 백사장을 선물할 수도 있답니다. 또 페낭의 모든 해변에선 바다를 테마로 한 거의 모든 레포츠를 즐길 수 있죠. 수영은 기본으로 하고 제트스키에 올라 바다를 가르고 페러슈트로 하늘도 갈라 보시죠. 기분 짱이예요. 스노클링과 스킨스쿠버 다이빙도 할 수 있답니다. 부두에서 배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국립공원 파야섬 인근은 한마디로 ‘물 반 고기 반’이랍니다. 형형색색의 열대어 뒤를 좇아 비취빛 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하루해가 금방이죠. 그럼 조만간 편안한 시간에 페낭비치에서 뵙죠. 저 늘씬한 야자수 꼭 아는척 하셔야 해요.Jumpa Langi!!!(쭘빠 랑기: 또 뵙겠습니다.) # 여행정보 페낭은 한국보다 한 시간가량 시간이 빠르답니다. 페낭의 우기는 7∼8월에 걸쳐 한 달뿐이죠. 그래서 비 때문에 여행을 축축히 망칠 걱정은 없는 편이구요. 기온은 높지만 습도는 동남아치곤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 한낮이라도 쉬엄쉬엄 구경하기엔 안성마춤이죠. 화폐는 링기트를 쓰는데요 1링기트(MYR)는 276.49원이고 1달러(USD)는 3.6링기트랍니다. 비행기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두 차례 떠나는 대한항공(1588-2001) 직항편이 편리하구요.6시간정도면 바로 지상의 천국인 페낭에 닿는 답니다. 샹그릴라 말레이시아 리조트 한국사무소(02-756-4488)를 이용하면 숙박은 물론 다양한 페낭 정보를 얻을 수 있죠. 다른 여행 정보는 말레이시아 관광청(www.mtpb.co.kr)홈페이지 등을 살펴 보시면 됩니다.
  • 가족과 떠난 가을섬 승봉도

    가족과 떠난 가을섬 승봉도

    아침저녁으로 부는 쌀쌀한 바람에 단풍잎이 뒹구는 10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들뜨기는 하나 ‘산’이외에는 마땅히 갈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이들을 위해 가을 섬을 추천한다. 철 지난 가을 섬은 한적해 사색의 계절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또 날씨도 좋고, 먹을 거리도 풍부해 가을 여행지로 좋다. 특히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그저 세상 시름을 잠시 접어두고 하루를 편안하게 쉬다 오기에 ‘딱’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1시간 남짓 걸리는 승봉도에 다녀왔다. 아무도 살지 않는 사승봉도, 저녁노을이 곱게 지는 이일레 해수욕장, 낚싯바늘을 던지기만 하면 딸려오는 물고기 등 그저 1박2일 동안 가족들과 즐기기에 좋은 섬이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혹시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에서 문명의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과 벗하며 살고 싶다는 꿈을 꾸어보신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승봉도에서 배로 10분 거리인 사승봉도에 한번 가보세요. 진정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 은빛 모래밭의 무인도, 사승봉도 승봉도에서 조그만 통통배로 5분정도 시원스레 달리자 눈앞에 광활한 은빛 모래밭이 펼쳐진다. 바로 여기가 무인도인 사승봉도이다.‘모래의 섬’ 사도(沙島)로도 불리는 이곳은 썰물 때면 동북쪽으로 길이 2㎞, 서북쪽으로 길이 2.5㎞의 드넓은 백사장이 가을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실 지경이다. 배가 제대로 접안할 부두 시설도 없어 사다리를 이용해서 바다와 백사장이 맞닿는 곳에 내린다. 물론 깊이가 무릎 정도라 안전하다. 바지를 걷고 바다를 걸어 사승봉도의 넓은 모래사장에 발을 디뎠다. 썰물 때만 드러나 바닷물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드넓은 모래밭에서 한가롭게 먹이를 찾던 갈매기들이 낯선 인기척에 놀란 듯 하나둘씩 자리를 내어준다. 백사장 뒷산에는 곰솔(해송)과 참나무, 오리나무, 칡덩굴 등이 무성하게 숲을 이룬다. 단풍이 들만도 한데 소나무가 많아서일까 아직도 푸른 기운이 넘쳐난다. 한낮이라도 가을인데 의외로 맨발로 걷는 바닷물과 모래밭은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다. 모래밭 발자국 소리에 놀라 제 집으로 찾아들어간 게와 그 녀석들이 가지고 놀던 조그만 모래 공(?)이 여기저기 빼곡하다. “바다 생태계의 환경이 바뀌어서인지 골뱅이가 많아요. 원래는 바다에서 잡히던 것인데 지난해부터는 이곳 백사장으로 올라와요. 저기요 저렇게 조금 솟아오른 작은 구멍 보이죠. 저런 곳에 골뱅이가 있어요.”라고 민경용(38)선장이 일러준다. ‘에이 무슨 골뱅이야’ 반신반의하며 손으로 파보았다. 아니 파는 것이 아니라 살짝 모래를 걷어내자 진짜 골뱅이가 나온다. 참 신기하다. 갯벌에서 여러 가지를 잡아 보았어도 갓난쟁이 주먹만한 골뱅이는 처음이다. 넓은 모래밭에는 ‘물 반 골뱅이 반’이다. 그냥 땅위에 나와 있는 녀석들만 주워도 비닐봉지 하나가 너끈히 채워진다. 경기도 평촌에서 온 아줌마들은 난리다.“어머 자연산 골뱅이야. 오늘 저녁에 안주하면 되겠네.”라며 사승봉도의 아름다움보다 골뱅이 잡는 매력에 ‘푹’빠져버렸다. 서북쪽 모래밭 끝 갯바위 틈을 들척이자 갯고둥과 소라가 잔뜩 들러붙어있고 놀란 달랑게와 방게가 몸을 감춘다. 역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 두 시간을 돌아다니다 바위 그늘에 앉아 잠시 쉬었다. 파도 소리와 파란 하늘, 적막함이 감도는 섬의 모습에 마치 원시인이 된 기분이다. 사승봉도에는 두 군데 우물이 있어 간단하게 몸을 씻을 수 있다. 정기적으로 배가 다니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왕복 1만원을 내면 사승봉도까지 태워주는 통통배가 생겼다. 피서철에는 섬 관리비로 1인당 3000원을 내야 하는데 요즘은 받지 않는다. 만약 텐트를 가지고 무인도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도 있다. # 매력 덩어리 승봉도 승봉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에 속한 4개의 유인도 중 하나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20분,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선 50분 걸린다. 승봉도는 ‘봉황이 나는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 승봉도에는 80가구 160여명이 선착장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자그마한 섬이다. 느린 걸음으로 2∼3시간이면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지만 섬이 갖춰야 할 최적의 조건은 다 갖췄다. 기암괴석과 바다낚시, 해수욕장뿐 아니라 소라따기, 낙지잡기, 바지락 캐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섬에는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이 없다. 민박집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데 걸어 다니며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정겨운 인심, 호젓한 마을풍경을 직접 체험하는 맛도 쏠쏠하다. 섬 남쪽 이일레해수욕장은 승봉도의 대표 해변. 폭 40m, 길이 1.3㎞의 아담한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썰물 때도 갯벌이 드러나지 않는다. 물이 빠지면 바로 옆 장골해수욕장과 이어져 해안선 산책코스로 제격이고, 해변에서 바라보는 낙조 또한 장관이며 해수욕장 뒤편 해송 숲은 걸으며 사색에 잠기기에 아주 좋다. 선착장에서 5분 거리인 동양콘도 뒤편 모래해변은 바다학습장이다. 물 빠진 갯벌에서 조개를 캐거나 낙지를 잡을 수 있어 도시 아이들에게 ‘딱’이다. 남동쪽 끄트머리에 있는 부두치는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그림처럼 어우러진 곳이며 삼각형 모양의 독특한 목섬은 썰물 때 모래톱으로 연결돼 걸어서 들어가는 체험도 재미나다. 이밖에 구멍으로 연인 사이가 통과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깃든 남대문 혹은 코끼리바위도 볼 만하다. # 물 반 고기 반인 승봉도 앞바다 승봉도는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곳이다. 이맘때면 씨알 굵은 우럭, 놀래미, 광어 등이 낚싯바늘을 집어넣으면 바로 물고 올라온다.1인당 3만 5000원만 내면 바다에서 4시간 정도 낚시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해준다. 배로 20여분 나가서 금도, 공경도, 사승봉도 앞에서 낚시를 하는데 배에서 회로 먹고 저녁에도 안주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잡는다. 물론 자연산으로 말이다. 아이들과 재미 삼아 즐기면 손맛도 입맛도 즐길 수 있어 1석2조가 따로 없다. ■ 인천 연안부두~승봉도 쾌속정 70~100분 소요 # 여행정보 승봉도 선창휴게소(032-831-3983,www.isunchang.com)는 사승봉도와 낚시투어를 주인이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깨끗한 민박뿐 아니라 직접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로 끓여주는 매운탕과 회도 일품이다. 또 승봉도에서 인심 좋기로 소문난 일도네민박(032-831-8942,user.chol.com/~jkp1119/)도 추천한다. 좀 나은 숙소를 원한다면 승봉도 선착장 부근에 150실 규모의 동양콘도미니엄(www.dycondo.com,02-2604-6060)을 권한다. 방에서 내려다보는 서해 바다의 풍경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섬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콘도로 동남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승봉도로 가는 배는 우리고속페리(www.wk.co.kr,032-887-2891~5) 소속 쾌속정 파라다이스(1일 2회)로 1시간10분, 대부해운(www.daebuhw.com,032-887-6669)과 진도운수(www.jindotr.co.kr,032-888-9600) 소속 카페리호(1일 1회)로 1시간40분 걸린다.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도 대부해운(032-886-7813) 소속 카페리호(1일 1회)로 1시간20분쯤 걸린다.
  • 공포에 떤 ‘허니문’

    23년 만의 강진이 세계적 휴양지 하와이섬을 뒤흔들었다. 미국 하와이섬에서 15일(현지시간) 리히터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해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이 부서지는 피해가 잇따랐다. 또 곳곳에서 전기와 통신, 도로가 끊기고 병원과 호텔 투숙객 수천명이 대피했다. 지진은 이날 오전 7시7분 하와이주 하와이섬 서쪽 연안 카일루아 코나에서 북북서로 16㎞ 떨어진 해역에서 일어났으며 곧이어 최대 5.8 등 10여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고 미 지질조사국이 밝혔다. 여진은 앞으로 몇 주간 계속될 수 있다. 아직 사상자는 공식 보고되지 않았으나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환자들이 주요 병원에 즐비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통신 장애로 피해가 늦게 보고될 수 있다며 린다 링글 주지사는 하와이주 전역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는 “쓰나미(지진해일)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지만 하와이 주변 바다의 풍랑이 거세질 수는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진에 따른 산사태로 주요 고속도로가 불통돼 불편을 겪고 있다. 피신 행렬도 이어져 하와이섬의 3개 호텔에서만 3000명이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와이섬에서 가장 큰 하마쿠마 병원은 소방시설의 파손으로 환자와 직원들을 대피시켰고 코나커뮤니티 병원도 지붕이 내려앉으면서 전기가 끊겨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주도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에서는 95%가량 전력 공급이 차단돼 시민들이 승강기 안에 갇히기도 했다. 진앙지와 가까운 코나의 휴양지들은 발이 묶인 상태고 선박들은 다른 기항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관광객들은 물과 식료품을 구하느라 길게 줄을 섰으며 배수관이 터져 폭포수를 연출한 호텔도 눈에 띄었다. 호놀롤루와 마우이 공항은 한때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으나 비상 전력이 복구되면서 운영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호놀룰루를 떠나 인천공항으로 온 대한항공 일부 여객기도 보안검색과 출입국 수속이 늦어지면서 2시간가량 지연 도착했다고 16일 서울지방항공청이 밝혔다. 하와이섬 동부의 앤 라바세는 “몸이 몹시 흔들려 구르게 됐다.”면서 “마치 킹콩이 집을 이리저리 흔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 신혼부부는 와이키키 해변에서 “참으로 특이한 허니문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하와이에 집이 있는 미 프로골퍼 위성미도 투어 중에 소식을 듣고 “하와이에 살면서 한번도 지진을 겪어 보지 못했다.”며 “말로만 듣던 지진이 나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그녀는 18일 하와이로 돌아가 학교에 복귀할 예정이다. 한국을 방문 중이던 무피 하네만 호놀룰루 시장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한·미 경제협력 합동회의’ 사절단 일원으로 17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날 계획이었다.하와이에선 보통 리히터 3,4의 지진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컸던 지진은 1868년 4월 지진과 해일로 80여명의 인명 피해를 낸 것이다. 최근의 강진으로는 1983년 11월의 리히터 6.7의 지진이 꼽힌다. 한편 KT는 하와이에 국제전화를 거는 가입자에게 25일까지 3분 무료통화를 제공한다고 밝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열린세상] 룰라의 재선/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0월29일에 있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룰라의 재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주 야당후보 알키민과의 TV 토론이 끝난 뒤 여론조사기관 이보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7대43으로 룰라의 우세가 예상된다고 한다. 격차가 14%나 되고 부동표도 많지 않은 상황이니 재선이 확실할 것이다. 이번 대선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빈부의 대결구도가 명확했다.‘벨린디아’의 대결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벨린디아는 벨기에와 인디아의 합성어이다.1974년 극도로 양극화된 브라질 사회를 비꼬아 경제학자 에드마 바샤가 만들어낸 조어이다. 상파울루의 공업지대와 리우의 해변가는 벨기에에 버금가는 수준이지만 대도시의 빈민가나 동북부는 인도 수준이란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상파울루 출신인 야당후보는 브라질의 부가 모여있는 상파울루주와 남부 주에서 표를 집중적으로 얻었다. 그가 승리한 주들이 생산하는 부는 국부의 60%를 차지한다. 반면 가난의 대명사인 동북부 출신인 룰라는 동북부와 북부의 16개주에서 표를 많이 얻었다. 이곳은 원시적 브라질이고, 문맹과 가난의 브라질이다. 브라질의 선거지도도 양극화의 길을 걷고 있다. 양극화 논리가 선거정치에 동원되면 룰라와 같은 중도좌파 후보가 유리해진다. 가난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긴축기조의 경제운영을 오랫동안 견디기 어렵다. 민중주의의 유혹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룰라 역시 긴축기조의 경제운영으로 지난 4년을 버텼다. 그랬기에 사회운동 세력과 가난한 사람들의 불만이 드높았다. 지난해에 여당 노동자당의 정치부패 스캔들이 잇달아 터지자 룰라의 재선은 물 건너간 것 같았다. 하지만 룰라의 인기는 올해 들어서 쉽게 회복했다. 빈자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번 선거전에서 야당후보 알키민은 룰라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도마에 올렸다. 알키민은 전 대통령 카르도주가 만든 브라질 사민당 소속으로 기술관료로 출발하여 상파울루 주지사까지 지냈다. 이번 여름에 방문한 상파울루에서 만난 지식인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은 한결같이 알키민을 지지했다. 청렴하고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했다. 반면 룰라 정부의 사회정책 프로그램은 퍼주기에 가깝고, 전달체계도 엉망이라고 비판했다. 무능한 정부란 것이다. 하지만 부패 스캔들을 입에 떠올리는 사람은 없었다. 정치적 부패가 허약한 정당체계 속에서 구조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반면에 서민들이나 택시 기사들은 한결같이 룰라밖에 대안이 없다고 했다. 룰라가 지난 대선 공약을 어겼지만 사회정책 분야에서 작은 진전은 있었다고 인정했다. 아마도 재선되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일찌감치 일차투표에서 룰라의 과반수 득표가 예견되었다. 하지만 투표일 2주 전에 야당세력을 음해하는 문서를 매수하려는 공작 스캔들이 발생했고, 지불할 80만달러도 발견되었다. 룰라 후보에게는 큰 악재였다. 게다가 룰라는 대선후보들의 TV 토론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선거전 마감일에 그는 축구클럽 코린티안 복장으로 거리 유세에 나섰다. 이런 행태에 그를 지지하던 중간계급의 표가 일부 떨어져 나갔다. 그는 아깝게도 48.6%를 얻었고, 결선투표의 홍역을 치러야 했다. 룰라후보의 최대 적은 야당이 아니라 여당인 노동자당이란 점이 이번 선거전에서 드러났다. 브라질에서 대중적 계급정당으로 성공사례라 평가받던 노동자당은 이제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된 일종의 ‘스탈린주의 정당’으로, 기층민주주의가 사라진 선거전문가 정당으로 변신했다. 룰라 대통령은 재선이 되겠지만 노동자당은 주지사 상하원 선거에서 브라질 사민당에 완전히 밀렸다. 하원의석은 겨우 16%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룰라의 제2기 정부도 여당연립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또 제1기의 사회정책의 더딘 진전에 불만을 품은 사회운동의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고성에 애견전용 해수욕장

    강원도 고성군 해수욕장이 애완동물, 피부미용, 장애인 전용 등 테마가 있는 해수욕장으로 변신한다. 고성군은 13일 피서객 유치를 위해 내년 여름부터 일상적인 해수욕장보다 테마가 있는 해수욕장으로 특화해 나가기로 했다. 화진포해수욕장을 제외한 나머지 해수욕장의 경우 바가지요금 시비가 여전해 내년부터 시범 및 일반해수욕장에 대한 직영문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 시작된 전국해변모래축구와 해양심층수 체험축제 등은 대표적인 우수 프로그램으로 평가돼 앞으로 행사를 더욱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명파마을관리 해수욕장을 장애인전용 해수욕장으로, 공현진2리 마을관리해수욕장을 피부미용관리 전용해수욕장으로, 봉수대 해수욕장을 애완동물 전용해수욕장으로 개발하는 등 해수욕장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비둘기집’의 황손가수 이석(1)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비둘기집’의 황손가수 이석(1)

    ‘비둘기집’. 그동안 결혼식 축가로 8000회가 넘게 불러 왔다는 이 아름다운 노래의 주인공, 가수 이석(65)씨는 현재 생존해 있는 ‘마지막 황손’이기도 하다. 고종황제의 손자이자 의친왕의 열한 번째 아들로 41년 ‘사동궁’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이해석, 어릴 때 아명은 ‘영길’로 항상 상궁들에게 둘러싸여 ‘애기씨 마마’, 혹은 ‘사동궁 도령님’이라 불렸던 황손의 후예, 그러나 지금은 대중가요 가수로서의 이석씨를 만나본다. 이석씨에게 있어 황손이라는 신분이 거역할 수 없는 핏줄의 요소였다면, 노래는 이석씨가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다. 본래 외교관이 되고 싶어 했던 그는 외국어대 스페인어과에 들어간다. 스페인에는 왕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며 왕실 여인에게 청혼하겠다는 꿈을 꾸었을 만큼 낭만적인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허나 일제강점기를 지나 이승만 정권에서 박정희 시대로 상황이 계속 바뀌어가는 과정과 궤를 같이해 황실 가족의 거처 역시 ‘사동궁’에서 ‘별궁’ ‘칠궁’으로 변했다. 후궁이었던 어머니 남양 홍씨 역시 황실의 몰락과 더불어 명륜동에서 성북동의 별장 ‘성낙원’으로 거처가 옮겨지면서 급기야 이석은 어머니와 세 동생의 생업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 신분이 바뀌어져 있었다. 심지어 학비 때문에 학업을 도중하차해야 했을 만큼 생활은 어려워져갔고 때문에 선택한 길이 연예계다. 이미 경동고 3학년 때부터 종로의 음악감상실 ‘뉴 월드’에서 DJ를 보았을 만큼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던 그가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62년, 당시 미8군 연예회사 ‘화양’의 오디션에 ‘더블A(A+)’로 통과한 뒤 본격적으로 미8군 무대에 서면서부터. 물론 이 당시까지만 해도 주위의 관계자들은 이 가수 지망생이 황손이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한다. 스페인어 전공으로 영어까지 유창했던 그는 미8군 무대에서 가수로 그리고 MC로 활동하다가 TV의 쇼 프로그램 사회자로까지 나서자 그야말로 황실 가족들은 발칵 뒤집혔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 황실이 망했다지만, 이렇게까지 망할 수 있느냐며 개탄해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도 자신만의 삶과 생계수단이 필요하다며 활동을 계속한다. 타고난 재능과 바리톤의 성량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64년, 드디어 첫 음반을 취입한다.‘낭만의 해변(Stranger on the Shore)’을 타이틀로 한 이 음반(베스트레코드사,BL 3001)은 당시 색소폰 연주자로 미8군 쇼 ‘에이트레인’의 단장이었던 강철구 작, 편곡집으로 ‘세상이 그대 눈처럼(Dark Eyes)’ 그리고 창작곡인 ‘그대 위한 노래’ ‘그대 눈동자’ 등이 담겨 있다. 비록 대중적인 히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 음반은 그의 뛰어난 음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음반이다. 사동궁에서 지내던 창경초등학교 유년시절, 왕족은 절대 뛰어다니면 안 되는 법도 때문에 급한 연락이라도 취하려면 교장선생님이 직접 그에게 달려왔을 정도로 높은 신분이었던 그가 한 시대를 지나면서 노래로 대중들 앞에 직접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늘 두 가지 갈등 속에서 살아왔어요. 현실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과 동시에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갈등…” 자신은 늘 엇박자의 리듬처럼 살아왔다고 술회한다. 이 무렵 예측할 수 없이 급변하는 정치상황과 맞물려 황실의 몰락은 이미 현실이었다. 깊은 좌절의 나날 속에 그는 마침내 66년 군예대에 지원, 월남에 파병된다. 전투병으로서 군예대 위문공연단의 일원이었지만 공연 차 이동 중에 자동차가 전복되면서 팔에 큰 부상을 당한다. 결국 이 부상으로 전역하지만 왕족의 체면 때문에 원호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69년 ‘상이군인’의 몸이 되어 귀국한 그는 다시 국내 무대에 복귀한다. 이 무렵 발표한 노래가 ‘두마음’을 비롯한 ‘비둘기 집’ 등. 특히 이 ‘비둘기 집’은 발표되자마자 당시 새마을합창단의 지정곡으로 선정되는 등 전국 방방곡곡 메아리치며 어느덧 국민가요로 자리매김한다.(계속) sachilo@empal.com
  • [일요영화]

    ●키친 스토리(EBS 오후2시20분)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스웨덴·노르웨이 합작의 북유럽 영화다. 독특한 소재에 유머까지 듬뿍 담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볼 만한 영화로 꼽힌다. 칸 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낳았고 국내 소규모 영화제에도 소개됐지만 극장 개봉은 되지 않았다. 인간 사이의 따스한 교류를 다루면서 근대화·합리화 혹은 과학적 연구방법이라는 것에 대한 기묘한 비판의식까지 엿볼 수 있다. 2차세계대전의 상처가 아물어가던 50년대 초반, 스웨덴의 가사연구협회에서 놀라운 발견을 한다. 주부들이 부엌일을 하는데 동선(動線)이 있고, 이를 최대한 간략하게 만들어내면 좀 더 편안하게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이 방법을 이웃나라에도 알려주고 또 실제 실험도 해보기 위해 이번엔 노르웨이의 독신남들을 실험대상으로 삼는다. 영화의 주인공은 이를 위해 파견된 연구원 18명 가운데 한명인 ‘폴케’와 실험대상인 ‘이삭’. 폴케는 부엌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일에도 간섭하지 말고 오직 지켜보고 기록만 하라는 지시를 단단히 받았고, 이삭은 실험이 도대체 뭔지 모르지만 여하튼 끝나면 말 한마리라도 생길 줄 알고 실험에 응한다. 고지식한 폴케는 정말 부엌 한구석에다 앉을 자리를 마련한 뒤 이삭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이런 폴케의 행동에 부아가 치민 이삭은 슬슬 실험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갇힌 공간에 있는 이들은 서서히 서로에게 이끌림을 느낀다.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버린 존재들이 되어가는 것. 이 과정을 따뜻하고도 유머스럽게 그려내고 있다.2003년작,95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KBS1 밤12시30분) 거짓에 가득찬 남녀간 지분거림을 다루는, 딱 홍상수 영화다. 한 여자를 마음에 담아뒀던 대학 선후배가 있다. 각각 헤어져 그럭저럭 살다 몇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이들. 그 때 그 여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고, 혹시 자신들을 잊지 않았을까 궁금해하다 우발적으로 그냥 그 여자를 찾아나선다. 남자들은 혹시라도 다시 한번 기회가 있을까 작업이 한창이고 여자는 은근히 이런 상황을 즐긴다. 유지태·성현아·김태우가 출연했다. 찬사도 있지만, 지겹다는 반응도 있다. 영화마다 반복되는 비슷한 스타일과 주제 때문이다.‘작가주의 감독(홍상수) 영화 출연’,‘톱스타 여배우(고현정) 캐스팅’이라는 카드를 띄웠던 ‘해변의 여인’이 그다지 흥행하지 못한 것도 홍상수 영화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2004년작,87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자전거 타는 간 큰 곡예사

    자전거 타는 간 큰 곡예사

    글 송정연 방송작가, 청소년 소설작가 내겐 지금 몇 가지 중요한 일들이 있다. 엄마라는 일, 방송작가라는 일, 논술강사 수업 중인 수강생이라는 일. 그 외의 일들에 대해서는 다 양해를 구해 놓아서 이 세 가지 일에 집중만 해도 되는데 이 세 가지 일이라는 것이 매일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일이다 우선, 엄마라는 일. 아이 영양을 위해서, 아이 스케줄을 위해서 도와줘야 하는 때이다. 절대로 뒤로 미룰 수 없는 일. 방송일도 그렇다. 매일 쓰는 라디오작가인 데다 원고량이 많은 2시간짜리 프로그램이라 잠시 다른 데로 마음 가 있으면 빈 구석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논술강사 수업생인 일. 이 일도 아이의 논술을 도우려고 하는 공부인데, 철학공부까지 겸해야 하고, 어떻게 아이들과 소통해야 하는지 늘 정신을 쓰고 준비해도 따라갈까 말까한, 아주 버거운 작업이다. 유순신 씨 책에서 읽은, 서커스에서 접시 돌리는 사람이 생각난다. 어느 큰기업 경영자가, 자신이 접시 돌리는 사람 같다고 표현했다는데 내가 요즘 그렇다. 이 접시 열심히 돌리고 있으면 저 접시가 떨어지려 하고 황급히 그쪽 접시 살려놓으면 다른 접시가 핑그르르르 힘없이 떨어지려 한다. 여기 저기 허덕 허겁 돌리고 또 돌리는 곡예사 같은 느낌이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숨돌리는 일은, 영화 보는 일, 책 보는 일이다. 책과 영화는 빼놓을 수 없는, 나의 즐거움이자 나의 폐활량을 넓히는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작업들이 다 앉아서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몇 달 전 심한 두통에 시달려서 병원에 갔더니, 일을 쉬든지 아니면 운동하든지 하라고 한다. 헬스 클럽에 바로 등록했는데, 결국, 한 달간 딱 하루 가고 지나갔고, ‘아, 내가 그런 동적인 운동보다는 정적인 운동이 낫겠구나’ 싶어서 요가 등록을 했는데, 딱 두 번 가고 두 달을 보내고 말았다. 세 번째 생각한 게 자전거! 일단,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 그냥 하는 것’이라는 최면을 걸기로 하고, 스스로 자전거에 대한 공상에 들어갔다. 베를린 공원을 자전거 타고 달리던 기억이 짜르르 아리도록 난다. 독일 전국의 지하철노조가 파업했을 때 다들 자전거 타고 출근하면서 노조를 이해해주던 거리 풍경을 보면서 자전거가 참 따뜻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던 기억. 독일 녹색당 의원들이 장미꽃 입에 물고, 청바지 입고 자전거 타고 출근하던 상큼한 화면. 서울로 돌아와 이와이 순지의 영화 <러브레터>를 보면서 자전거 바퀴를 돌릴 동안 켜지는 불빛, 그 불빛에 비쳐보던 편지…. 자전거 타고 달리던 <러브레터>의 중학생 남자주인공과 사랑하는 소년에게 종이봉지를 씌워서 비틀거리게 만들던 자전거 두 바퀴…. 도서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날리던 하얀 커튼 자락과 함께 자전거가 늘 오버랩 되게 만들던 영화. 창의력 짱이던 그 하늘로 오르던, 영화 <ET>에서의 아이들의 자전거. 영화 첨밀밀에서 장만옥을 뒤에 태우고 가던 여명의 낡은 자전거도 마음 아렸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우체부 아저씨가 타던 아저씨의, 해변을 달리던 자전거 바퀴도 좋았다. 영화 <북경자전거>에서의 자전거 바퀴와 영화 <비욘드 사일런스(Beyond the Silence)> 에서 시각장애인인 어머니가 타는 자전거 바퀴는 슬펐다. 소설 《자전거 도둑》에서의 자전거는 은밀했고 영화 <아이리스>에서 수재에 호기심이 많은 여대생이 타던 자전거는 너무나 싱싱하고 섹시했다. 아, 자전거 타고 싶다. 그날 이후, 나는, 방송이 끝나면 여의도 공원으로 자전거 타러 간다. 그리고 방송원고가 더욱 밝아졌다.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카페 같은 열차 타고 동해 여행을…

    카페 같은 열차 타고 동해 여행을…

    “카페 같은 열차 타고 동해바다 여행이나 갈까.” 강원도 강릉·동해·삼척시가 공동 참여해 만든 동해안 절경을 연계한 ‘바다열차’가 빠르면 오는 12월 중순쯤부터 운행된다. 23일 강릉·동해·삼척시에 따르면 삼척해수욕장 철도 가도교 개설에 따라 새롭게 단장된 삼척 해변역을 이용, 강릉∼동해∼삼척해변의 절경을 잇는 관광열차를 운행하기로 했다. 철도공사 강원지사가 아이디어를 내 추진 중인 ‘바다열차’는 하루 6∼8차례 정기적으로 운행하게 된다. 열차가 운행되는 곳은 기암괴석과 백사장, 해송이 어우러진 동해안 최대의 절경지역이다. 특히 안인진, 정동진, 옥계, 망상, 묵호, 동해, 추암, 삼척해변역 등 간이역마다 정차하면서 동해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출·퇴근도 가능하도록 정기노선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한번에 300∼400여명씩 싣고 운행하면서 동해안의 새로운 명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운영될 3개 객차에는 강릉·동해·삼척의 특성을 살려 외부를 장식하게 된다. 특히 내부는 바다를 고스란히 조망할 수 있도록 창문을 통유리로 대신하고 의자도 모두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도록 배치할 계획이다. 3개 객차 가운데 1개는 지역 특성을 살린 카페로 만들고 철도공사에서 별도로 준비하는 이벤트를 수시로 열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 줄 예정이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특색있는 내부 리모델링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등 기존 철도여행 상품의 틀을 벗어나 아늑하고 가족적인 관광열차로 꾸며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척시는 삼척해변역과 연계해 새롭게 개방되는 대금굴을 비롯, 환선굴과 해신당공원, 황영조기념공원, 새천년도로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된 관광상품을 개발, 운영하는 등 지자체별로 지역 관광지를 연계하는 상품도 개발 중이다. 참여 지자체 관광개발과 관계자들은 “자가용을 이용해 해안을 달리는 것보다 바다열차를 이용하면 동해바다의 절경을 꼼꼼하게 조망할 수 있어 최상의 여행상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릉·동해·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열대성 전염병 북상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열대성 전염병이 북반구 지역으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25일)가 진단했다. 올 여름 덴마크의 62세 노인은 발트해에서 낚시를 하다가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됐다. 그는 팔 하나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지만 결국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숨졌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비교적 따뜻한 멕시코만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멕시코만보다 훨씬 북쪽에 있는 발트해에서 1994년 여름에 이어 또다시 이 균이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최근 독일 연구팀의 조사 결과, 발트해 10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발견됐다. 토베 로에네 덴마크 보건의는 “미생물은 그리 영리하지 않다.”면서 “온도가 살 만하니까 번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열대성 조류가 나타나 해변을 폐쇄하는 일도 벌어졌다. 북서부 리비에라 해안에서 올여름 휴양객 100여명이 열대성 조류 ‘와편모조강’과 접촉한 뒤 발진과 설사 증세를 보였다. 비단 바다의 일만은 아니다. 북유럽에서 올여름 처음으로 소의 청설병(靑舌病)이 보고됐다. 청설병은 소의 혀가 검푸르게 변해 죽는 질병으로 농장과 동물원에서 다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따뜻한 지중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물론 열대성 병원균의 북상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점점 더 지구의 기온 상승이 이들 질병의 확산과 관련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하버드 의대 ‘건강과 지구환경 센터’의 폴 엡스타인 박사는 “1999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말라리아와 뎅기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700명이 넘게 숨졌다.”면서 “온난화가 열대성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다운 바이 로(MBC무비스 밤1시) ‘브로큰 플라워’로 지난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짐 자무시 감독의 초기작.1982년 찍다 남은 자투리 필름으로 만든 ‘천국보다 낯선’ 단 한편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 독립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내놓은 후속작이다. 화려하고 다채롭게 포장된 미국의 이면을 꺼칠하면서도 극도로 정제된 형식으로 담아내는 짐 자무시 감독의 손길이 그대로 살아 있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당연히 우거진 수풀이 그려지지만 감독은 아주 황량하게 보이도록 연출할 뿐 아니라, 아예 흑백으로 찍어버렸다. 또 짐 자무시다운 점은 로드무비 성격. 항상 경계선 언저리에서 불안하게 떠다니는 사람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보낸 감독답다. 영화는 루이지애나 감옥에서 두 남자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이 둘은 그다지 썩 사이가 좋지 않다. 둘 다 모함받아 억울하게 감옥에 온데다 이름까지 똑같다. 한 명은 잭(Jack), 또 다른 한 명은 잭(Zack). 이 때 진짜 살인을 저지른 괴짜 이탈리아 사람 로베르토가 나타나면서 둘의 인생은 바뀐다. 탈옥을 모의하게 되고 그래서 마침내 성공한다. 다 따로 놀 것만 같던 두명의 잭이 감옥에서 한데 만나 합쳐지고, 여기에 로베르토가 등장하면서 다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조다. 그런데 이들 배우들이 주고받는 내용이 흥미롭다. 두 명의 잭을 각각 연기한 존 루리와 톰 웨이트는 실제 음악가들인데, 그래서인지 연기가 투박해 보이고 때로는 썰렁한 농담까지 불사한다. 여기다 로베르토는 이제 막 수첩에 적어가며 영어를 한창 배우는 단계. 그래서 말장난이라 하기도 뭣한, 희한하고 몽환적인 대사들을 마구 쏟아낸다. 가만히 들어보면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흑백톤의 영화를 유감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 참고로 이 작품으로 짐 자무시 감독은 촬영감독 로비 뮐러를 얻었다.1986년작,107분 ●키 라르고(EBS 오후 2시20분) 금주법과 대공황을 배경으로 한 고전 갱스터 영화. 갱스터 영화 시대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배경은 플로리다 해변의 한 섬. 쫓겨났던 갱스터가 호텔을 차지하기 위해 되돌아오고 전우의 부인을 찾아왔던 퇴역 군인은 이들에 맞서 싸운다.‘악’이란 무엇인지 눈여겨볼 만. 필름 누아르 시대 주연으로 우뚝 선 험프리 보가트의 조연 때 모습을 볼 수 있다.1948년작,100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전남 가을축제 물결 ‘출렁’

    남도의 가을에 축제 물결이 넘친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가 어우러져 추억을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서남해 청정해역에서 갓 올라온 횟감을 즐기기도 안성맞춤이다.●`깨가 서말´… 광양 전어축제 오는 15∼17일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서 열린다.‘가을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말’이란 말이 있듯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전어는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어요리 설명회, 전어비빔밥 만들기, 전어썰기 체험과 평양민속예술단 공연, 섬진강 한밤의 음악회, 사물놀이, 불꽃놀이가 이어진다.섬진강의 풍광과 전어의 참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목포사랑 은빛갈치 축제 이틀간 9∼10일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열린다. 갈치낚시대회와 해양레포츠,7080콘서트, 해변댄스 스포츠대회가 이어지며, 싱싱한 은빛 갈치를 맛볼 수 있다. 자연사 박물관, 갓바위 공원, 목포의 눈물 이난영 공원, 유달산 야간조명, 고하도 앞바다 오색등을 즐길 수 있다. 15∼17일엔 영암군 삼호읍 영산호 관광지내 체육공원과 현대삼호중공업 남문주차장에서 ‘무화과·갈치 축제’가 열린다.●곡성 심청축제… 난타등 공연 28일∼10월1일 곡성읍 섬진강 자연생태공원에서 ‘효와 환경이 미래를 연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효녀 심청전국어린이 예술공모전, 효녀심청 어린이 사생대회, 심청 마당극, 오산 난타공연 등이 마련됐다.●다도해 절경… 장흥 천관산 억새제 30일∼10월1일 장흥군 천관산에서 전국 산악인의 대축제인 천관산 억새제가 열린다. 다도해의 풍광과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천관산은 으뜸 억새 관람지로 꼽힌다. 축제는 다음달에도 그치지 않는다. 나주에서는 10월13일부터 ‘나주로 떠나는 2000년의 시간여행’이란 주제의 나주 영산강문화축제가 시작되며,14일부터 강진 대구면 고려청자 도요지에서 9일 동안 청자문화제가 이어진다. 18일부터 순천시 낙안읍성에서는 남도의 음식이 한자리에 모이는 ‘남도음식문화 큰잔치’가 열리며,21일 보성에서는 서편제 보성소리축제가 이어진다.전남도 홈페이지 관광포털사이트(www.namdokorea.com)나 각 시·군 홈페이지의 프로그램을 확인하면 된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작품하나 꿈둘] 영화’연애참’’해변의’출연 김승우

    [작품하나 꿈둘] 영화’연애참’’해변의’출연 김승우

    데뷔한 지 16년째다. 숱하게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하는 세련된 도시남성으로, 싸움 잘하는 멋진 형사로, 때로는 전기요금에 벌벌 떠는 짜증 제대로 나는 쪼잔한 인간으로 변신했다. 이번에는 선택의 기로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모습이다.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이지만 어느 것 하나 들떠 있지 않다. 너무 자연스러워 ‘딱이다.’라는 느낌으로 와닿는다. 그렇게 배우 김승우는 어떤 역할이든 맞춤옷처럼 입어, 보는 사람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신이 주연한 영화 두 개가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이런 상황은 한국 영화사에 전무후무한 일이라죠. 지난해 비슷한 경우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워낙 주연배우가 많아서 같은 상황이라고 보긴 힘들고….(황정민이 주연한 ‘너는 내 운명’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얘기다.) 서로 다른 모습을 봐야 하는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부담되죠.” 원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4∼5개월 전에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월드컵도 있었다.) 9월까지 연기됐다. 결국 ‘해변의 여인’과 날짜가 비슷해졌다. ‘연애참’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도 어머니가 점지해준 ‘착한’ 여인과 결혼하는 영운,‘해변의 여인’에서는 이미지의 혼란을 겪는 영화감독 중래다. “영운이는 비난 받아 마땅한, 대책없는 청춘이죠. 솔직히 전 그런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떻게 연애와 결혼이 별개죠? 중래는 소심하지만 진실을 담고 있는 남자로, 둘 다 선택 앞에서 미적거리지만 성격은 전혀 달라요.” 그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어쩌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을까.“저, 배우거든요.” 너무나 당연한 대답이 돌아온다. 무색하게….“실존인물이라고 전해들었어요.(김해곤 감독)주위에 같은 상황에 빠진 사람이 ‘있었다’고요. 지금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김 감독과 오랜 친분이었다. 김 감독이나 홍상수 감독의 작품 속에서 무엇이든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컸다.“역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배우가 가질 수 있는 진실, 정직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다짐하면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을 말 그대로 ‘비오는 날 먼지나듯’ 패는 장면이 나온다. 얼마나 리얼했으면 객석에서 “어머, 어머”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어우, 남자가 여자를 어떻게 때려요. 리얼한 건 카메라 기술덕이에요. 근데 사람들은 그게 진짜 내 모습인 줄 알더라.”(웃음) 한동안 코미디 영화에 주로 출연했던 그는 여전히 멜로드라마에 애정이 있다.“사랑은 아름답고 늘 설레는 것이잖아요. 나이에 관계없이 즐겁고 행복한 얘깃거리고.” 그 또래 남자의 고민, 사랑 등을 다룬 진짜 남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우선은 좀 쉬고 싶다.“올해 말까지는 휴식을 취할까봐요. 독특한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너무 피로해지거든요. 외국에는 배우 전문 정신과 카운슬러도 있다던데…. 한국에도 필요한 건데 배우가 정신과 의사 만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볼거예요. 그렇죠? 안타깝지.” 장난기 밴 눈으로 “관절 중에 오른쪽 손목만 정상”이라며 엄살을 피우다가도, 영화 얘기에는 사뭇 진지하게 돌변하는 김승우. 재충전을 한 뒤에는 어떤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날지 벌써 기다려진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바다 이야기

    [한승원 토굴살이] 바다 이야기

    지하철 노약자석에 두 사람의 노숙자가 타고 있었다.50대인 그들은 똑같이 한 자동차 회사의 허름한 하늘색 제복 윗도리를 걸치고 있었고, 한 성당에서 주는 점심을 얻어먹으러 가고 있었다. 불콰하게 취해 있었다. 체구 크고 뻐드렁니 난 쪽이 말했다. “유치한 자식들, 차라리 동원 회사 배 납치한 놈들같이 해적질을 하지!” 체구 작달막한 쪽이 빈정거렸다. “아이고 형님, 우리민족은 신라 때부터 해적들에게 시달려 오기만 했어요. 우리민족이 바다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 아시오? 이 반도 땅 해변 해수욕장들은, 물 길 바람 길 파도 길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방파제나 부두를 설치하고, 아파트 지으려고 바닷모래 준설한 까닭으로 자갈들만 엉성해져가고 있어요. 썩은 시화호를 만들어놓고, 다시 썩은 냄새 풀풀 나는 새만금 바다를 또 만들어 놓았어요.” “김 박사, 말이 맞다. 바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들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이 땅을 경영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은 강진의 동생 정약용에게, 바다의 율동에 대하여 물은 바 있다. 실사구시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중국의 고전 가운데 읽지 않은 것이 없는 그였지만, 바다에 대해서 무지한 대표적인 한국선비였다. ‘해변에 산 지 이미 오래되었는데 조수의 왕래와 성쇠는 해석이 불투명하다… 중국의 성인은 모두 서북 지방에서 났으며 해수의 변화에 이르러서는 일찍이 측량함이 없었다. 주역은 미묘한 이치를 담고 있으되 바닷물 흐름에 관해서는 조금도 설명이 없다.’ 주역의 저자는 대륙 한가운데서 살았기 때문에 하늘과 땅의 율동만을 참고하여 주역을 만들었고 바다의 율동 원리를 가미시키지 못한 것이다. 우리 선인들은 바다가 도외시된 중화사상에 젖어 ‘무이 구곡’이나 ‘도산 십이곡’으로 흉내 내며 살았을 뿐이었다. ‘배타는 놈은 자식으로 치지 않는다.’는 말을 속담으로 사용할 만큼 바다를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바다를 멀리했다. 바다는 세상을 막 살아도 아까울 것 없는 상것들이나 사는 시공으로 여겼다. 신라의 귀족들은 광활한 바다를 경영함으로써 거대한 힘을 가지게 된 장보고를 암살하고 그 세력들을 소탕했다. 그 이후, 해적의 발원지인 대마도를 정복한 일과 같은, 바다 경영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인들은 바다를 외면하고 중국대륙만을 지향했고 그쪽에서 생성 유포된 사상만을 숭상했다. 자연 바다를, 젊은이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공으로 여기지 않았다. 천사들은 거칠 것 없이 지껄거렸다. “규장각에 있어야 하는 보물들이 어째서 프랑스 박물관에 있는지 아시오. 프랑스 해적들이 뺏어간 것이오.” “일본 해적들이 뺏어간 조선왕조실록도 엊그저께 겨우 찾아왔네.” “영국 박물관 미국 박물관 일본 박물관, 일본 골동품 수집가들 창고에 우리 보물들이 얼마나 많이 쌓여 있는지 아시오?” 일찍이 바다에 눈뜨고 바다 경영에 뛰어든 나라 사람들은 바다 저 편 땅(보물섬)에 널려 있는 것을 강제로 훔쳐다가 잘먹고 잘살아왔는데, 바다에 대하여 무지한 우리 선인들은 그들에게 대대로 당하기만 하면서 살아왔다. 그들이 해적들을 영웅시할 때 우리는 뱃사람들을 상놈으로 천시했다.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바다 경영에 뛰어든 사람들, 고구려 역사를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어려운 실랑이질을 하고 있어요. 땅덩이 동강나 있는 것도 그렇고 북한 핵문제도 그렇고 일본이 독도 빼앗으려 하는 것도 그렇고…” “야,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나는 자존심 상해 죽겠다. 아니, 그 대박 도깨비 기계에다가 왜 하필 ‘바다 이야기’라는 이름표를 달아 가지고 신선한 바다를 물 먹이고 있냐?” 소설가
  • [책꽂이]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들(브린 바너드 지음, 김율희 옮김, 다른 펴냄) 사스 바이러스보다 수천배나 파괴력을 지닌 흑사병, 천연두, 콜레라, 황열병 등 전염병에 대한 입문서. 흑사병은 어떻게 봉건제도를 강타했을까.1331년 몽골 군대에 의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흑사병은 4년도 채 안돼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 결과 중세 유럽의 지배계급은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봉건제도가 무너지고 자본주의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세계사를 바꾼 보이지 않는 손, 전염병의 기원과 확산 과정 등을 알기 쉽게 설명.1만 2000원.●우주는 안녕한가요?(셜리 앤 존스 엮음, 도솔 옮김, 황매 펴냄) “용기만 있다면, 쥐가 코끼리를 들어올릴 수도 있다.”(티베트 속담) “자기 자신, 지는 태양, 홍수에 쓰러진 나무를 존경하라.”(마오리족 속담) 이 책에는 지도 밖 소수민족들의 삶의 지혜가 가득 담겼다. 호피족, 마오리족, 가리후나족, 키카푸족, 히바로족, 위네바고족 등 200여 종족의 삶의 이야기를 자신들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제4세계 원주민들을 위한 단체인 ‘세계원주민연구소’와 ‘위기에 처한 원주민을 위한 프로젝트(EPP)’ 등에 관한 정보도 실렸다.9800원.●뭐라고, 이게 다 유전자 때문이라고?(리사 시크라이스트 치우 지음, 김소정 옮김, 한얼미디어 펴냄) 희귀 질환을 유발하는 우리 몸속 유전자 이야기. 메노파나 아미시 교도들처럼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유전병에 단풍당뇨증이란 게 있다. 단내를 풍기는 유전자 때문에 소변과 땀과 눈물에서도 단풍당밀의 냄새가 난다. 시조들이 갖고 있던 유전자가 자손들에게 많이 발현된다는 점에서 ‘창시자 효과(founder effet)’란 말도 생겼다. 포르피린증을 앓은 조지 3세의 광기,‘켈트인의 저주’로 불리는 혈색소증, 키다리 유전자를 지닌 링컨·라흐마니노프·파가니니·스코틀랜드 메리 여왕의 마르팡 증후군 등의 이야기가 실렸다.1만 2000원.●로버트 카파-그는 너무 많은 걸 보았다(알렉스 커쇼 지음, 윤미경 옮김, 강 펴냄)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건 충분히 가까이에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토 저널리즘의 신화를 만들어낸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본명 앙드레 에르노 프리드만)는 한 시대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잡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썼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벌어진 오마하 해변에서 쏟아지는 총탄 사이로 들어올린 카메라. 헝가리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41세에 베트남 전장에서 죽기까지 사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험가였다.1만 6000원.●21세기 한중일 삼국지(우수근 지음, 두리미디어 펴냄) 한·중·일 3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비교 고찰. 일본을 두고 사람들은 흔히 ‘가지지 못한 자도 무엇인가는 가졌고, 가진 자도 무엇인가를 가지지 못한 나라’라고 말한다. 그만큼 일본은 엄격한 조세정책과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사회적 부의 불평등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일본보다 빈부격차가 더 심하다. 중국의 빈부격차 또한 심각한 상태. 빈부차, 실업, 부패 문제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제2의 톈안먼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1만 5000원.
  • [OUR STORY] 배가본드의 발 SUV

    [OUR STORY] 배가본드의 발 SUV

    아침 출근길. 동네 담벼락 그늘에서 제법 가을의 냄새가 묻어난다. 가을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 방랑자를 꿈꾼다. 목적과 계획이 뚜렷한 ‘트래블러(traveler)’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가는 ‘배가본드(vagabond)’에 왠지 더 마음이 끌리기도 한다. 낙엽쌓인 길에 잘 어울리는 차는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산과 계곡으로 이어지는 비포장길을 거침없이 내달리는 데도 제격이다.‘떠나자’라는 광고컨셉트에 맞게 여행에 잘 어울리기도 하려니와 여러 면에서 아주 유용하다. 널찍한 트렁크에는 각종 여행용품을 실을 수 있고,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높은 차체는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덜어준다. 게다가 최근 국산 SUV는 수입 SUV에나 장착되던 5단 자동변속기나 커먼레일 엔진,VGT터보차저 같은 첨단 장치로 업그레이드하고 단점으로 지적되던 승차감까지 보완해냈다. 국산 SUV간의 주요 경쟁사항은 강력한 파워.220마력에 달하는 강한 심장을 가진 SUV도 출시될 예정이다. 배가본드의 발이 되어 줄 SUV의 이모저모를 알아보자. 이번 주에는 힘으로 무장한 국산 SUV차량, 다음주에는 ‘럭셔리의 대충돌’, 수입 SUV차량의 면면을 살펴본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왜 SUV인가? SUV는 오프로드 주행이나 스포츠·레저를 즐기기에 적합한 차량을 말한다.‘Sports Utility Vehicle’의 약자. 예전엔 튼튼한 차체(프레임)가 있는 경우를 일컬었지만, 요즘은 승용차와 같은 모노코크 구조인 도시형 SUV도 등장했다. 비포장 주행에 유리하도록 승용차보다 지상고가 높은 것이 특징. 주5일제에 대한 기대 등으로 고속성장을 유지해 왔던 국내 SUV시장이 휘발유 가격의 85%에 달하는 경유가격 상승과 자동차세 인상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재형·오종훈씨가 ‘SUV 제대로 알고 100배 즐겨라’라는 책을 통해 “SUV를 산다는 것은 꿈을 산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듯,SUV를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소유 이외의 그 무엇이 있다. 한국RV레이싱협회(KRRA.net)의 김석우(32) 사무국장은 “SUV 등 경유차 소유자들이 저렴한 세금이나 유류 경제성 등의 장점만 보고 차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변이나 산, 강 등 승용차로는 접근조차 불가능한 곳을 찾아다니며 맛보는 색다른 즐거움은 금전적인 것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SUV예찬론을 폈다. # 오프로드의 새로운 대안 ‘트랙데이’ SUV로 즐길 수 있는 놀이는 대부분 오프로드에 모여 있다. 하지만 요즘 ‘트랙데이’가 SUV 마니아사이에서 점차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트랙데이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좋아하는 SUV 마니아들이 트랙을 주행하며 랩타임(1바퀴 주행시간)을 측정해 차의 성능을 확인하는 한편, 운전자의 기량향상을 도모하는 축제다. 메인행사는 SUV차량 경주. 이외에도 마니아들이 직접 튜닝한 다양한 튜닝카들이 참석해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지난 20일 한국RV레이싱협회 주최로 강원도 태백시 태백준용써키트에서 열린 제1회 RV 트랙데이 행사에 참가한 김호경(28)씨는 “기존의 오프로드 행사는 환경을 파괴한다는 환경단체들의 비난 때문에 수그러들고 있는 추세”라며 “승용차 못지않은 출력과 안정감을 갖춘 SUV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트랙데이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 SUV타고 떠나자 꼭 한번 가보고 싶지만 SUV가 아니면 가지 못할 곳. 쏘렌토 동호회 ‘슈퍼 쏘렌토’를 이끌고 있는 김호경씨가 추천한 SUV 투어코스 6선을 소개한다. 경남 합천군 황매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로 알려진 곳. 화강암 기암괴석이 소나무 등과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합천호 푸른물에 하봉, 중봉, 상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 같다 해서 수중매라고도 불린다. 충북 단양군 배마루마을 문화생활을 즐길 만한 것이라고는 텔레비전이 전부인 오지마을이다. 세가구의 노인 다섯명이 한식구처럼 지내며 평생을 살아가고 있다. 국내의 오지 중에서도 유난히 평화스러운 곳. 경북 영양군 송방마을 장수하늘소와 사슴벌레 등이 많이 서식해 영양군에서 ‘곤충마을’로 조성한 곳이다. 송방휴양림의 절경이 특히 뛰어나다. 간혹 꺽지 등을 잡는 낚시꾼만 눈에 띌 뿐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충남 금산군 방우리마을 행정구역상으로는 금산이지만 방우리 마을은 금산에서는 진입할 수가 없는 육지 속의 섬 같은 곳이다. 적벽계곡 등이 어우러진 금강의 비경이 압권이다. 전북 무주군 무주읍내에서 비포장길로 진입해야 한다. 영월군 하동면 와석마을 경북 봉화에서 시작해 충북 단양을 거쳐 강원도 영월군 와석리에서 절정을 이루는 와석계곡으로 유명하다. 방랑시인 김삿갓이 ‘무릉계’라 칭했을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 SUV 제대로 고르기 디젤엔진에 장착하는 터보차저를 공급하는 가렛트 한국총판 이영대(38)사장은 다음과 같이 SUV선택기준을 제시했다. (1) 신형을 사라 동급의 신형차량이 등장할 무렵이면 구형차량을 싸게 파는 판촉행사가 흔히 벌어진다. 무작정 싸다고 샀다가 서스펜션이나 옵션 등에서 차이가 많아 후회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2) 같은 모델이라면 배기량이 큰 차를 사라 SUV차량의 생명은 힘과 강력한 주행성능. 차를 사고 나서 파워에 목말라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2300㏄와 2900㏄는 하늘과 땅 차이다. (3) 원하는 스팩은 반드시 선택하라 탁월한 코너링과 주행성능향상 등을 위해 풀타임 4륜구동을 선택하듯,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필요한 스팩은 반드시 설치하라. (4) 데모 카(demo car)를 타보고 선택하라 차도 회사마다 다양한 특성과 장단점을 갖고 있다. 바꿔 말하면 자기에게 잘맞는 차를 생산하는 회사가 있다는 것. 회사별로 준비한 데모 카를 이용해 자신에게 플러스되는 요인을 찾아라.
  • [강태규의 연예in] 딴따라, 사진속 남루한 열정 일상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압구정동에서 ‘딴따라 사진클럽, 첫번째 전시’가 열렸다. 스스로 ‘딴따라’들이라 칭하는 12명의 면면들이 눈길을 확잡아 끈다. 뮤지션 김동률과 롤러코스터 기타리스트 이상순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듬직한 행보를 구가하고 있는 인물들이라 관심은 더욱 증폭된다. 레코딩엔지니어(곽은정), 작사가(박창학), 웹디자이너(이한선), 체리필터 매니저(임무섭), 편곡자(박인영), 음반 프로듀서(이성훈) 등 대중예술 분야에서 각양각색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의 사진전에는 150 여 사진 작품들이 촘촘하게 걸려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비록 전문 작가로 활동하진 않지만 그들의 명성과 이력을 대략 감지한다면 작품 역시 수준급일 것이라는 예견은 빗나가지 않았다. 삶의 남루한 일상과 감각적 직관으로 점철된 사진속 느낌을 통해 우리가 보고 들어왔던 그들의 활동과 작품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어렴풋이 직감하고도 남는다. 행여, 사진 작업이 자신들의 작품이나 활동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은근한 질문에 완벽하게 어긋난 답변이 되돌아온다. 김동률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가 사진을 왜 찍느냐는 말에 “그냥 좋아서지요.”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을 통해 거창한 담론을 제시하거나 혹은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 냈다는 말은 입에 담지도 않는다. 그저 일상속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을 담아 내는 일이란 얼마나 감동적이고 경외스러운가라는 것이다. 사진전이 오픈되기 전날 갤러리를 방문한 필자는 지난 한 달여 동안 심혈을 기울인 이 젊은 예술인들의 애정과 열정을 한 눈에 읽어내릴 수 있었다. 본업과 여가활동을 병행하며 세심하게 사진전의 서막을 연 작품들속에는 그들이 세계 각지를 오가며 이방인들과의 소통과 흐름까지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 끝없이 펼쳐진 해변의 교각위로 힘차게 비상하는 갈매기의 날갯짓과 그 아래에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이 담긴 김동률의 사진을 통해 더 숙성된 음악의 새로움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만은 아닐 듯싶다.‘딴따라들의 사진클럽, 첫번째 전시’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가슴으로 박수를 보낸다.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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