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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보석 ‘우도의 빛’…봄이 그린 수채화

    제주 보석 ‘우도의 빛’…봄이 그린 수채화

    소를 닮아 우도(牛島)라 합니다. 제주 동부해안에서 보면, 꼭 소가 바다 위에 앉아 있는 형상이라지요. 해안선 길이가 17㎞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풍광만큼은 옹골찹니다. ‘하늘과 땅, 낮과 밤, 앞과 뒤, 동과 서가 두루 아름다운 곳’이라는 상찬이 줄곧 따라다닙니다. 봄이면 우도는 빛깔로 말을 건넵니다. 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고, 보리는 푸름을 자랑합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검은 돌담, 원색의 지붕이 명징한 경계를 이루며 유채색 산수화를 그려냅니다. 우도는 지금이 가장 예쁠 때입니다. ●눈의 황홀경 유채밭 절정 우도에 들면 인상적인 까만 돌담이 외지인을 맞는다. 돌담의 종류도 여러 가지. 집 울타리 역할을 하는 울담, ‘올레’를 따라 이어진 골목담, 묘 주변에 두른 산담, 밭의 경계를 이루는 밭담, 물고기 잡는 원담 등 7가지나 된다. 특히 밭담 안에는 연초록 보리와 더불어 유채꽃이 절정의 빛깔을 뽐내고 있다. 유채기름을 짜던 예전과 달리 요즘의 유채꽃은 거의 관상용이다. 볼거리를 위한 꽃에 섬주민들의 애면글면한 손길이 머물지는 않을 터. 아름답기는 하나 어딘가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것도 그런 까닭이겠다. 우도 여행의 첫걸음은 ‘우도8경’이다. 우도의 풍경을 낮과 밤(주간명월·야항어범), 하늘과 땅(천진관산·지두청사), 앞과 뒤(전포망도·후해석벽), 동과 서(동안경굴·서빈백사)로 나누어 선정한 것으로, 제주 동부 해안에서 바라본 우도를 가리키는 전포망도(前浦望島)를 제외하면 모두 우도 내에 흩어져 있다. 주간명월(晝間明月)은 우도봉 남쪽의 ‘광대코지’ 절벽 밑에 형성된 해식동굴을 가리킨다. 공식 명칭은 ‘어룡굴’(魚龍窟). 하지만 주민들은 ‘달그린안’이란 예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우도지(誌)는 이에 대해 ‘오전 10~11시 햇빛이 동굴 안의 바닷물을 비추면 물빛이 천장 주변의 철분과 유황성분에 반사돼 보름달이 뜬 듯한 형상을 보여준다. 11월 20일을 전후해 가장 아름다운 주간명월을 볼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인근 검멀레해수욕장에서 배를 타야 둘러볼 수 있다. 우도의 적요한 밤 풍경도 이국적이다. 여름이면 비양도 등의 앞바다에서 어선들이 고기를 잡느라 불야성을 이룬다. 야항어범(夜航漁帆)은 어선들이 밝히는 불빛들이 별꽃처럼 반짝이는 풍경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시계가 또렷한 날 천진항에서 제주 쪽을 보면 바다 건너 우뚝 선 한라산과 봉긋봉긋한 오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찬현 우도면장은 이곳에서 제주 368개 오름 가운데 3분의1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천진관산(天津觀山)은 바로 이 경치를 일컫는다. 여 면장은 “이곳에서 맞는 해넘이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장관”이라고 자신했다. ●우도8경을 따라 봄을 좇다 우도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가 우도봉(132m)이다. 소 머리를 닮았다 해서 우두봉(牛頭峰) 혹은 소머리오름이라고도 불린다. 우도봉은 주변에 높이를 견줄 산이 없어 전망이 탁월하다. 우도봉 정상에서 굽어보는 풍광이 지두청사(地頭靑莎)다. 곱디고운 잔디 너머로 우도의 들녘과 원색의 지붕을 인 집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고,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과 한라산까지 두 눈에 꽉 찬다. 동안경굴(東岸鯨窟)은 우도봉 동쪽 절벽 아래 있다. ‘고래가 살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커 동굴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썰물 때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후해석벽(後海石劈)은 시루떡이 켜켜이 쌓인 듯한 우도봉의 기암절벽을 일컫는다. 우도봉 정상의 우도등대는 잊지 말고 찾을 것. 지두청사에 견줄 만한 장쾌한 풍경을 내어준다. 세계 각국의 등대 모형이 전시된 등대박물관도 조성해 뒀다. 아이들의 현장학습장으로 맞춤하다. 우도봉을 에둘러 돌아가는 산책로도 마련돼 있다. 우도의 해안도로 길이는 13.2㎞. 자전거로 돌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싱그러운 바다 향기를 맡으며 페달을 밟다 보면 한쪽으론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쪽으론 파릇파릇 보리밭이 이어진다. 우도 올레를 따라 자박자박 걷는다 해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우목동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눈부실 정도로 새하얀 모래 해변이 펼쳐진다. 서빈백사(西濱白沙)다. 바다풀의 일종인 홍조류가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형성됐다. 천연기념물 제438호. 하고수동 해수욕장도 예쁜 에메랄드빛 바다색이 인상적인 곳이다. 바닷물이 얕고 모래가 고와 가족 단위 물놀이객들이 즐겨 찾는다. 우도봉 아래 검멀레 해수욕장은 이름처럼 검은 모래 해변이 독특하다. ●검은 돌담이 전하는 풍경들 돌담과 해안가를 따라 숨겨진 섬 풍경을 좇는 것도 좋겠다. 톨칸이는 그중 앞줄에 세울 만하다. 표지판이 작다고 그냥 지나쳤다간 두고두고 후회할 곳이다. 톨칸이는 소의 여물통을 뜻하는 먹돌(차돌)해안이다. ‘촐칸이’라고도 한다. 소꼴이나 건초를 뜻하는 ‘촐’에 여물 주는 통 ‘까니’가 결합됐다. 한데 톨칸이의 위치가 절묘하다. 주민들은 우도봉을 소의 머리, 울퉁불퉁한 기암절벽은 소의 광대뼈라고 본다. 우도봉 남서쪽 식산봉은 촐눌(건초더미)이다. 그 사이에 여물통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 먹돌해안이 여물통 구실을 하는 셈이다. 이곳에서 보는 우도봉 풍광이 자못 장쾌하다. 톨칸이 뒤쪽은 ‘비와사 폭포’다. 이름처럼 비가 와야 폭포가 만들어진다. 섬 곳곳에서 방사탑도 볼 수 있다. 사악한 기운을 쫓기 위해 세운 돌탑으로, 뭍의 장승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마을 북쪽은 하르방(할아버지)탑, 남쪽엔 할망(할머니)탑을 세웠다. 탑 위에는 새를 닮은 돌을 올렸다. 김철수 문화관광해설사는 이를 “잡귀를 쪼아 내쫓으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7기가 남아 있다. 주흥동과 하고수동에 각각 한쌍의 방사탑이 온전하게 남았다. 해안선 곳곳엔 해녀들이 물질을 마친 뒤 불을 쬐며 언 몸을 녹이거나, 옷을 갈아 입던 ‘불턱’도 있다. 우도와 다리로 연결된 비양도는 해녀마을로 알려진 곳. 제주 한림의 비양도와 이름이 같다. 우도에는 약 330명의 해녀가 있고 이 가운데 약 50명이 비양도에 산다. 예전 포구로 사용되던 자그마한 석축 사이에 ‘손톱만 한’ 해수욕장도 있다. 14~16일엔 ‘우도소라축제’가 열린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 길 제주 성산항 여객터미널에서 오전 8시~오후 6시 매시 정각에 우도도항선이 운항한다. 15분 소요. 어른 5500원(왕복). 승용차는 운전자 1인 포함 2000원(5월부터 4000원). 성산대합실 782-5671. 우도 천진항, 하우목동항 등 주변에 자전거와 ATV, 전동카트 등 탈것을 대여해 주는 곳들이 많다. 자전거는 3시간 5000원, ATV·전동카트 2시간 3만원선이다. ATV는 주민들이 시끄러워해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우도8경을 중심으로 도는 관광버스도 있다. 25대가 운행된다. 우도관광 782-6000. ▲맛집 우도 면사무소 인근 소섬반점(782-5683)은 해물짬뽕, 해물자장면으로 유명한 집. 전흘동 등대 앞 우도자연횟집(784-9911)은 산호문어가 맛있다. 1만 5000원. 우도 특산물인 땅콩으로 반죽한 붕어빵도 별미다. 두 ‘마리’에 1000원. ▲잘 곳 서귀포 표선의 해비치호텔&리조트는 성산항에서 약 20분 거리다. 최근 패키지 상품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숙박+조식(2인)+디너 뷔페 할인권으로 구성된 플러스 패키지가 실속 있다. 리조트 21만원, 호텔 28만원. 유아용 여행키트 등을 제공하는 아이앤아이 패키지는 24만~29만원, 아이들을 위한 키즈킹패키지는 24만~29만원. 17~18세기 프랑스 상류사회의 사교모임을 테마로 한 성인대상 프로그램 ‘살롱 드 해비치’도 오픈했다. 요일별로 커피, 와인, 제주 전통주 오매기술 등 제조법을 전문가와 함께 배우고 시음할 수 있다. 클래식 콘서트도 열린다. 780-8000. 우도 내에 펜션과 민박집도 많다. 우도면사무소 783-0004.
  • ‘찰싹~’ 개 뺨 때리는 아기물개 순간포착

    아기물개에게 뺨을 맞고 어쩔 줄 모르는 개의 순간 포착 사진이 영국 데일리 메일에 보도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 만화 같은 장면은 스코틀랜드 미들로디언의 해변에서 할머니 린 모리스가 촬영한 것.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해변을 산책하다 한 여성이 해변에서 개와 공 던지기 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주인이 바다로 공을 던지자 박서 종(種)인 개는 잽싸게 공을 가지러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데 공을 물으려는 개의 시선을 끈 것이 있었으니, 바다에 머리를 쫑긋 세우고 물위에 떠있는 아기물개. 공을 제쳐두고 아기물개에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던 개, 깜짝 놀랐다. 갑자기 아기물개가 앞발로 개의 뺨을 철썩 때린 것. 뺨을 맞은 개는 몹시 당황하더니 결국 공을 남겨두고 주인이 있는 해변으로 돌아갔다. 린 할머니의 사진에는 뺨을 맞고 어쩔 줄 모르는 개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할머니는 “나는 어디를 가든지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는데, 이런 장면을 담은 것은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가장 멋진 제주 올레 구경오세요”

    “가장 멋진 제주 올레 구경오세요”

    제주시 도심인 동문로터리에서 시작해 사라봉, 화북 포구 등을 거쳐 조천읍 만세동산에 이르는 제주올레 18코스가 개설된다. (사)제주올레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동문로터리 산지천 마당에서 18코스 개설식을 열고, 걷기행사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코스는 산지천 마당∼김만덕 객주터∼여객터미널공원∼사라봉 정상∼곤을동 마을 터∼화북(별도)포구∼별도연대∼벌낭포구∼삼양검은모래해변∼원당봉 입구∼불탑사∼신촌 가는 옛길∼시비(詩碑) 코지∼신촌포구∼대섬∼연북정∼만세동산에 이르는 구간이다. 총 길이는 18.8㎞로 걸어서 6∼7시간이 걸린다. 사라봉과 별도봉은 그리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제주시내와 바다, 한라산을 한눈에 조망할수 있다. 곤을동 마을 터는 제주 4·3사건 당시 마을 전체가 불타 없어진 곳으로 당시의 비극을 되새기게 하고 시비코지에서 닭모루로 이어지는 바닷길은 탁 트인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많은 올레꾼들이 18코스가 개장하기를 손꼽아 기다려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길은 제주시 권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올레로 손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베컴 해변 맨발 프리킥…쓰레기통 골인 영상 화제

    베컴 해변 맨발 프리킥…쓰레기통 골인 영상 화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해변에서 그것도 맨발로 공을 차서 세 차례나 쓰레기통 속에 골인시키는 귀신같은 모습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일 영국 일간 메트로는 LA 갤럭시의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의 한 해변에서 선보인 프리킥 동영상을 소개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1분 9초 분량의 짧은 이 영상에서 베컴은 한 손에 음료수캔을 들고 해변가에 등장한다. 영상을 촬영 중인 것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해변 멀리 있는 쓰레기통에 축구공을 골인시킬 수 있냐?”고 묻자 베컴은 “문제없다.”고 대답한다. 베컴은 잠시 볼트래핑을 선보인 뒤 이내 세 차례 프리킥을 날려 각각에 위치한 쓰레기통 세 군데 속에 정확히 축구공을 골인시킨다. 이에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입이 떡벌어질 수밖에 없다.”, “저건 베컴이라서 되는 거다. 베컴의 오른발은 선수들 중에서도 특A+” 등의 호응은 물론 “합성이네.”, “세 번째 공의 궤적이 이상하다.” 등의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초 유튜브에 올린 게시자가 펩시 콜라 측으로 나타났으며 이미 수많은 네티즌이 이 영상을 퍼가면서 화제를 모았고, 영상의 진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영상은 지난 2005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서 촬영한 브라질 축구 선수 호나우지뉴가 크로스바를 4차례 맞추는 영상과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호나우지뉴는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크로스바를 4번 연속 때리면서 진짜냐 가쨔냐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당시 영상은 2006년 칸 광고제에서 사이버 부문 황금사자상과 필름 부문 은사자상을 받은 만큼 광고 자체가 예술이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데이비드 베컴은 펩시콜라 광고 촬영차 산타모니카 해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튜브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승우 “21년만에 첫 악역… 부담만큼 성취감도 컸죠”

    김승우 “21년만에 첫 악역… 부담만큼 성취감도 컸죠”

    불혹을 넘긴 나이에 비로소 연기의 참맛을 알게 됐다는 배우가 있다. 데뷔 21년차 배우 김승우(42)다.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뮤지컬과 TV 토크쇼 진행자 등 왕성한 활동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는 그를 지난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나는 아빠다’(14일 개봉)의 주연으로 충무로에 컴백한 그는 상당히 상기된 표정이었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2006) 이후 5년 만의 영화 주연작인 데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20년 동안 한번쯤은 해볼 법한데, 그동안 악역은 한번도 섭외가 들어오지 않았어요. 물론 건달이나 깡패 역할을 맡은 적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악행이 드러나는 독하고 강한 ‘나쁜 남자’ 캐릭터는 처음입니다. 그런 면에서 부담도 되고 도전에 대한 성취감도 컸습니다.” 드라마 ‘신데렐라’나 영화 ‘고스트 맘마’ 등 대부분의 출연작에서 부드러운 남자를 연기해 온 그에게 악역 섭외가 들어오지 않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정관념은 연기 제약을 가져왔고 스스로의 변화를 요구했다. “이전엔 열정 없는 배우로 남기보다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배우를)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40대가 되기 직전에 뮤지컬(‘드림걸스’)을 통해 무대 연기를 경험하고,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새롭게 느끼게 됐습니다. 운이 좋은 편이죠.” ‘해변의 여인’(2006)의 홍상수 감독과 영화 작업을 하면서 정형화된 연기의 틀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김승우. 주연만 고집해 온 자존심을 버리고 과감히 조연을 선택한 드라마 ‘아이리스’는 그의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지만, 연기력으로 승부한 결과 ‘미친 존재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언제나 포스터 맨 앞에 있던 이름이 네 번째로 밀린 것을 보니 좀 착잡하더라고요.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좋은 반응을 얻고 나니 어떤 작품에서건 배우로서 역할을 잘해낸다면 충분히 평가받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큰 배역, 작은 배역은 있어도 큰 배우, 작은 배우는 없다.’는 연기 개론서에 나온 말을 뒤늦게 깨달은 셈이죠.” 위기와 슬럼프를 겪은 뒤에 연기에 대한 생각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그에게 이번 영화는 특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아빠다’에서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유일한 혈육인 딸을 살리기 위해 악행도 마다하지 않는 형사 한종식 역을 맡았다. 종식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뺏을 수 있는 ‘나쁜 아빠’다. “다른 건 몰라도 아빠 감성은 제가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아이를 낳고 나서 자식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도 있다는 부모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 부성애도 모성애 못지않거든요.” 탤런트 김남주와의 사이에 딸 라희(7), 아들 찬희(4)를 두고 있는 김승우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니 눈을 빛낸다. 아버지가 된 뒤에 한 인간으로나 배우로서 생각하고 생활하는 패턴 자체가 달라졌다는 그는 극 중 종식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영화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딸을 위한다지만 (종식처럼) 남의 생명까지 빼앗는다면 용서를 받을 수 없겠죠. 범법행위만 빼면 저라도 뭐든 할 것 같아요.” 항간에는 김승우의 아이들이 흑인이어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황당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아이들도 존중받아야 할 독립된 인격체인데, 유명인의 2세라는 이유로 무조건 얼굴이 알려진다면 나중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그런 소문을 들었을 때는 너무 상처받아서 적극 대응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제는 그런 말이 다 우습게 느껴집니다.” 김승우의 휴대전화에는 가족 사진이 ‘보물 1호’로 저장돼 있다. 그의 말처럼 딸은 엄마를, 아들은 김승우의 목도장이나 다름없었다. 딸이 자기 등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유치원에 갈 때 벌써부터 가슴 한편이 저리다는 그는 거실에 TV를 두지 않는 독특한 교육법으로도 유명하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목적의식 없이 영상 매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이 싫었어요. TV와 가까워지기보다는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도록 지도합니다.” 아이들에게도 부모가 배우란 사실을 굳이 알리지 않았다. 딸이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얘기를 듣고 “엄마가 ‘내조의 여왕’이야?”라고 물어봤을 정도. “어려서부터 연예계의 화려함을 동경의 대상으로 꿈꾸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요즘은 아이들을 연예인으로 키우려는 분들이 많지만 자신의 의지가 아닌 대중의 평가로 인해 인기를 유지하는 배우는 쉬운 직업이 아닙니다. 저 역시 아들이 태어난 뒤 출연작이 없어 뭘 해야 할지 고민에 휩싸인 적이 있었으니까요.” 30대 후반에 슬럼프를 겪은 뒤 ‘식스팩’(근육)보다는 깊은 연기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5월 MBC 새 월화 드라마 ‘미스 리플리’(가제)의 주연을 맡아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정통 멜로물이다. “영화 ‘남자의 향기’ 이후 멜로 연기에 하도 지쳐서 가급적이면 멜로물은 안 하겠다는 선언을 한 적이 있었죠. 표현 방식과 방법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40대 남자의 사랑이야기인 만큼 제 나이대의 화법으로 잘 표현해 보고 싶어요.” 그는 1990년 1월 영화 ‘장군의 아들’ 단역으로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떨림과 설렘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10년 뒤에도 지금의 모습과 행복한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김승우. 그 자신도 빨리 보고 싶다는 50대 연기자 김승우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도미 니카공화국 끝없는 매력 속으로

    도미 니카공화국 끝없는 매력 속으로

    EBS ‘세계테마기행’은 11일부터 14일까지 매일 오후 8시 50분 ‘라틴 아메리카의 시작, 도미니카공화국’을 방영한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카리브해와 대서양 사이에 있는 에스파뇰라 섬의 오른쪽에 있다. 야구팬들에게는 미국 메이저리그 홈런왕 새미 소사의 고향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최근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아이티의 인접 국가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번 가본 사람들은 그 매력을 잊을 수 없다. 어떤 매력이 숨어 있기에 그럴까. 우선은 천혜의 자연환경. 가장 눈부신 것은 옆에 끼고 있는 카리브해의 절경이다. 여기에는 천국이라 불리는 라스 아길라스가 있다. 하라구아 국립공원의 일부인데 해안 절경이 기가 막힌다. 한동안 방치됐으나 뒤늦게 거주민을 이주시키고 해변 개방 시간을 제한하는 등 보호 조치에 돌입했다. 또 사마나만으로 가면 진귀한 손님 혹등고래도 만날 수 있다. 새끼를 낳기 위해 추운 북극해에서 잠시 내려온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1인당 100페소, 우리 돈으로 3500원을 내야 한다. 환경보전기금이다. 호수와 산도 있다. 중남미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 엘리키요. 땅이 융기하면서 바다가 호수로 바뀐 곳이라 독특한 생태를 선보일 뿐 아니라 특이한 선인장과 악어, 이구아나 등이 살고 있다. 피코 두아르테 (Pico Duarte)도 빼놓을 수 없다. 독립영웅인 두아르테 장군의 이름을 붙인 이 봉우리는 카리브해 최고봉이다. 여기다 산 자체도 험하기 이를 데 없다. 1844년 독립을 성취한 뒤 100년이 지난 1944년에서야 비로소 정상 등반을 허락했다. 이 거친 길로 시청자들을 안내한다. 이런 천혜의 환경이건만, 도미니카 공화국의 역사는 아픔이 많다. 수도 산토도밍고는 서양인으로는 아메리카 대륙에 첫 발을 디딘 콜럼버스가 세운 도시다. 당연히 스페인 치하였고, 그 다음에는 프랑스로, 다음에는 아이티로 종주권이 넘어갔다. 복잡한 역사이다 보니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만든 인형에는 얼굴이 없다. 워낙 다양한 인종이 뒤섞이다 보니 눈, 코, 입을 제대로 그려넣을 수 없어 얼굴을 텅 비워둔 인형이 나온 셈이다. 식민 시기 도미니카의 주 생산물은 사탕수수였다. 덕분에 사탕수수를 주 재료로 하는 럼주가 나왔고, 부모가 사탕수수 농장에서 혹독하게 노동할 동안 아이들은 야구를 하고 놀았다. 새미 소사의 고향이 바로 도미니카의 최대 사탕수수 생산지 산 페드로다. 혹독한 노동에서는 음악이 빠질 수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흥겨운 메렝게다. 재미난 것은 이 음악이 언제 어디서나 계속 울려퍼진다는 것.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함께 어울려 춤추는 모습이 재밌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벗고 일할 직원 찾아요”…영국 IT업체 구인 논란

    “벗고 일할 직원 찾아요”…영국 IT업체 구인 논란

    영국의 한 소프트웨어 판매회사가 “옷을 벗고 일할 직원을 찾는다.”는 이색적인 구인요건을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이 회사는 퇴폐근무가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과 달리 순수한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버킹엄셔에 문을 연 컴퓨터 소프트웨어 판매업체 ‘누드 하우스’(Nude House)는 회사 명칭부터 자연주의를 내걸고 있다. 이달 초 내놓은 여성신입 사원 모집 공고에서 구직자는 필수적으로 옷을 벗고 일할 자연주의자여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누드하우스는 영국 최초의 자연주의 회사로 손꼽힌다. 회사 측은 따뜻하고 친근한 직장환경을 위해서 자연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여성 신입사원 뿐 아니라 기존에 일하던 남성과 여성 사원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채용 담당자 크리스 테일러는 “자연주의를 성공적으로 기업문화에 적용한 몇 없는 성공적 사례”라고 자랑하면서 “나체근무가 굉장히 복잡한 이슈이긴 하지만 개인적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영국인들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남녀 직원들이 직장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함께 일하는 건 합법적으로 퇴폐근무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날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누드 하우스 측은 “인간은 성별 뿐 아니라 나이와 개성에 따라서 외모는 다르기 때문에 자연주의에서 성별은 본질적 요소가 아니다.” 면서 “고객들이 자연주의 회사라는 사실도 모를뿐더러 직원들의 생산성 면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누드하우스는 이미 영국에 존재하는 송버드(Songbird)란 업체의 자회사다. 송버드는 전 직원이 옷을 다 입고 일하는 평범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연주의(나체주의)는 히피운동의 한 조류로, 단순히 해변에서 알몸으로 햇빛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부터 내적인 원시성의 발현을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층위의 ‘나체주의자’들이 존재한다.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비정부기구(NGO) 형태로 만들어진 자연주의 실천협회, 영국 자연주의자 협회, 누드비치 연합회 등 수십개의 단체들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13개국에는 나체주의 클럽들로 구성된 ‘국제자연주의자연합’이 대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 http://twitter.com/newsluv ) 
  • 서핑男 옆 식인 상어…‘공포의 순간’ 포착

    서핑을 즐기는 남성에 식인상어가 숨죽이며 다가가는 아찔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따르면 최근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의 해변에 몸길이 3m에 달하는 백상아리가 서핑을 하는 남성의 바로 옆까지 다가가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은 스릴러 영화 ‘조스’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할 정도로 위기 일발의 상황이었다. 물 속 거대한 검은 그림자는 서핑을 하는 남성 바로 옆으로 접근했고 남성은 겁에 질린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서핑을 하던 남성은 크리스 팔로우스(36)란 상어전문가였다. 연구 활동을 통해 해양 맹수에 대한 지식이 해박했던 팔로우스는 상어를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노를 저어 위기를 모면했다. 팔로우스는 “바다에서 상어를 만났을 때 바다거북처럼 보이면 더욱 위험하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위기를 탈출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조용히 노를 저어서 도망갈 거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조스’로 잘 알려진 백상아리는 태평양·대서양·인도양 등 전 대양의 온대와 열대 해역에 널리 분포하며 세계 각지의 해수욕장이나 바다에서 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 http://twitter.com/newsluv )  
  • 국립공원관리공단, ‘해수욕장’ 명칭 ‘해변’으로 바꾼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해수욕장’ 명칭 ‘해변’으로 바꾼다

    여름 한 철에만 각광받는 해수욕장이 사계절 휴양지라는 뜻의 이름으로 바뀐다. 여름 성수기 이전인 6월까지 변경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한려해상, 태안해안, 다도해해상, 변산반도 등 국립공원에 있는 69개 해수욕장의 명칭을 ‘해변’으로 바꾼다고 3일 밝혔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있는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학동몽돌해변’으로, 연대도해수욕장은 ‘연대해변’으로 각각 바뀐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발포해수욕장은 ‘발포해변’으로, 하누넘해수욕장은 ‘하트해변’으로 변경된다. 공단 관계자는 “해수욕장은 여름철에 집중되는 탐방으로 국립공원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해수욕장을 여름 한철이 아닌 사계절 휴양지로 변모시킴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암자서 맺은 스님과 처녀 러브 스토리

    암자서 맺은 스님과 처녀 러브 스토리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어느 미남 승려와 폐결핵 환자 아가씨와의 청순한 러브 스토리. 원효(元曉) 대선사가 요석공주와 동침하여 파계한 끝에 설총(薛聰)을 낳았다는 천년 전의 로맨스처럼 지현(知玄)스님의 로맨스는 물씬한 감동마저 준다. 지금은 환속하여 부산(釜山)에서 알뜰하게 살고 있다는 그들의 파계 장소 전남(全南) 여천(麗川)군 돌산도(突山島) 향일암(向日庵)에 얽힌 얘기-.  전남(全南) 여수(麗水)시에서 배를 타고 1시간쯤 가면 돌산(突山)섬이 나온다. 여천(麗川)군 돌산(突山)면 율촌(栗村)리에서 1km쯤 북쪽에 금오산(金鰲山)이 있고 산에는 흔들바위란 게 있다. 집채만큼 큰 바윗덩이가 사람이 밀면 흔들거린다는 기묘한 바위다. 이 흔들바위 밑에 까치집처럼 앙증맞은 향일암(向日庵)이란 암자가 있다. 하지만 이 암자의 유래는 거창하다. 신라 선덕(善德)여왕 13년(사기 639년)에 원효(元曉)대사가 창건했고 1592년 임진왜란 때는 이 곳을 본거지로 승군(僧軍)이 활약했다는 곳. 그 건 그렇고 이 일대 경치가 장관이다. 울창한 낙락장송의 솔바람 소리, 온갖 기묘한 모양의 바위, 그리고 남해바다의 장쾌한 파도가 기막힌 절경이다.  1957년이면 17년전. 키가 헌칠하고 미목수려한 스님 한분이 순천(順天) 송광사(松廣寺)로부터 향일암(向日庵)으로 왔다. 당시 나이 27살, 법명은 지현(知玄), 속명은 박영식(가명), 호는 호월(湖月).  경남 남해(南海)가 고향인 지현(知玄)스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살에 출가, 전국 유명 사찰을 돌아다니며 10년을 목표로 수도하다가 마지막 3년을 채우기 위해 향일암(向日庵)을 찾은 것이다. 지현(知玄)스님은 절 주변을 알뜰하게 손질한 뒤 백팔염주에 사바세계 번뇌를 실어 깊은 사념의 경지를 거닐었다.  그동안 폐사처럼 버려져 있던 향일암(向日庵)에는 이로부터 여신도들이 몰려들었다. 낭랑한 목소리에 곡식 위의 제비같은 탈속(脫俗)의 지현(知玄)스님, 게다가 인물 좋고 경치마저 절경이어서 그는 인기스님이 된 것이다.  세월은 흘러 59년 봄이 되었다. 향일암(向日庵)에서 1km 떨어진 해변가 율촌(栗村)마을에 양장 차림의 미인 아가씨가 찾아들었다. 광주(光州)에 산다는 박애희(朴愛姬)양(23·가명). 폐결핵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요양차 이모가 사는 율촌(栗村)에 왔다는 그녀는 발그레한 볼의 홍보가 요정처럼 기막히게 예쁜 미인.  아열대성 식물인 동백·산죽(山竹)·비화(飛花)가 온 섬을 뒤덮고 바위 틈에 도사린 석란(石蘭)의 향기는 십리 안팎을 뒤덮어 6순 환갑이라 해도 마음 설렐 판이었다.  박(朴)양의 병은 이런 절묘한 풍경의 탓(때문)이었는지 눈에 띄게 회복되었고, 차츰 힘이 생겨 산책 코스를 넓혀갔다.  그때 그녀의 눈에 띈 남성이 바로 지현(知玄)스님. 부처님 앞에 정좌하여 청아한 목소리로 독경하는 근엄한 모습을 취한듯 응시했다.  이로부터 그녀는 2개월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향일암(向日庵)을 찾았다. 그녀의 시선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졌고 지현(知玄)스님의 얼굴을 보지 않으면 잠이 들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스님은 장승. 눈길 한번 주는 법이 없었다.  가을이 되었다. 사무친 가슴 속의 사연이 맺히고 맺혀 이번엔 폐결핵이 아닌 상사병에 몸부림하다가 농약을 마셔 버렸다. 위급한 그녀를 두고 이모 되는 여인은 조카의 애절한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지현(知玄)스님에게 달려가『그 애를 구해 달라』고 애원했다.  스님은 그 요청을 거부하고『나의 손길보다는 당장 해독시키게 녹두물이나 먹이시오』했다. 이모는 되돌아와 녹두를 갈아 먹였다. 의사 없는 갯마을에서 꼼짝없이 죽어야 했던 그녀는 신통하게도 살아났다.  59년이 저물고 새해 음력 1월14일 새벽 4시. 지현(知玄)스님은 화엄경(華嚴經)을 독경하며 새벽의 경내를 산책하고 있었다. 그때 느닷없이 뒷산에서 비통한 여인의 통곡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스님은 뒷산으로 달려갔다. 박(朴)양이 흔들바위에 맨발로 서서 바다를 향해 투신하려는 찰나였다.  혼비백산한 지현(知玄)스님. 자기로 인해 원한을 품고 죽을 여자를 생각하니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는『아가씨 소원은 뭐요? 다 들어 주겠으니 제발 뛰어내리지만 말라』고 애원했다.  그녀의 소원이란 불을 보듯이 뻔한 것.『스님과 함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망설이고 더듬거릴 나위가 없었다.『알겠으니 제발 그곳에서 내려와 달라』고 간청했다. 그 소리를 듣자 박(朴)양은 바위 위에서 실신하고 말았다.  스님은 그녀를 구출해 냈다. 암자에 누이자 비로소 정신을 차린 그녀는 스님의 품안에 안겨 몸부림치며 울었다. 난생 처음으로 싱싱한 여인의 체취와 풍만한 마찰감에 스님도 얼이 빠져 버렸다.  29년동안 막혀 있던 정열이 용솟음 치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10년 수도를 1년도 못남기고 거센 폭포수 속의 물거품이 되었다. 이날 새벽부터 지현(知玄)스님의 낭랑한 독경소리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로부터 6년의 세월이 지난 65년 여름. 대구(大邱) D사에서 참회의 수도에 전념하던 지현(知玄)스님은 어떤 모녀의 방문을 받았다.  『이 애가 스님의 딸입니다』면서 모녀는 6살 귀여운 아기를 내보였다. 스님은 가가대소, 『그렇습니다. 내 아이입니다』면서 즉시 승복을 벗고 딸을 한가슴 가득 안았다. 그는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 뒤로 스님 부부는 딸 하나에 아들 하나를 더 얻어 1남2녀를 두었다.  지난 71년 5월. 향일암(向日庵)을 중창할때 속인 지현(知玄)부부는 찬조금 5만원을 보냈다.  그들은 현재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서 미곡상을 경영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으나 찾아간 기자에게 사진찍기를 거부-.  그러나 한 여인의 억센 사랑의 집념으로 10년 수도승의 마음을 움직인「흔들바위」는 오늘도 의연하다. <麗水=金德鉉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7월15일 제6권 28호 통권 제248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제2의 몬탁괴물?…美해변서 괴생명체 발견

    미국 뉴욕의 아이언 피어(Iron Pier) 해변에서 최근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사체가 발견됐다. 이 사체는 2008년 뉴욕의 롱아일랜드 해변에서 발견된 일명 ‘몬탁괴물’과 생김새가 흡사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의 지역신문 리버헤드 뉴스리뷰(Riverhead News Review)는 독자가 직접 촬영해 이메일로 제보했다는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몸에 털이 전혀 없고 팔다리와 머리 부분이 붉게 그슬린 정체불명의 동물이 해변에 엎드린 채 죽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이 공개되자 많은 네티즌들은 이 괴생명체가 근처 숲에 서식해 해변에도 자주 출몰하는 너구리나 개 혹은 바다에서 밀려온 바다거북 등의 해양생명체일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생김새만으로는 정확히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제보자인 고등학생 제임스 브라운은 “내가 아는 한 이건 동물의 사체가 아니다. 가까이에서 봤을 때 그 생김새가 더욱 생소했으며, 오히려 영화에서 봤던 괴물과 비슷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 역시 크기와 피부색 등으로 미뤄 일반적인 동물의 사체와는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심과 호기심이 뜨거워지자 이 지역 해양생물 보호단체 연구진이 사체를 수거해 정체를 명확히 알아보고자 해변을 찾았으나 사체는 이미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버헤드 해양생물 보호단체의 킴벌리 더럼 박사는 “유전자 조사를 해보지 않아서 100% 확신은 할 수 없지만 근접사진을 통해서 관찰해본 결과 죽은 너구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을 내놨다. 한편 2008년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비치에서 발견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끈 ‘몬탁괴물’은 인근 연구소에서 버린 돌연변이 생물이나 심해 생물 심지어 외계인이란 주장까지 각종 추측이 난무했지만 유전자 조사 결과 너구리의 한 종류로 밝혀진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24년 만에 답장 온 바다에 던진 ‘병 편지’ 감동

    24년 전에 병에 담아 바다로 보낸 편지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만남을 이끌어내 감동을 주고 있다. 호주뉴스닷컴의 보도에 의하면 이 이야기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살인 독일 소년 프랭크는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덴마크로 여행 중이었다. 프랭크와 아버지는 짧은 편지를 적어 병에 담아 바다에 던졌다. ”내 이름은 프랭크입니다. 5살이에요. 아빠와 함께 덴마크로 가는 배 안입니다. 만약 이 편지를 발견하고 답장을 해준다면 저도 반드시 답장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24년이 흘러 2011년 3월, 장소는 러시아 크로니안 모래톱. 13살 다니일 코로크니흐는 부모와 함께 해변을 산책하다가 모래사장에서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다니일이 주운 병에는 바로 프랭크가 24년 전에 보낸 편지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다니일은 혹시나 해서 편지에 나와 있는 주소로 답장을 보냈다. 다시 독일의 라인강 북쪽의 코에스펠트. 프랭크의 아버지는 아직도 24년 전 같은 집에서 살고 있어 다니일의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다니일의 편지는 집에서 독립해서 살고 있는 프랭크에게 전해졌다. 5살의 소년은 이제 29살의 청년이 되었다. 프랭크는 “처음에 러시아 소년의 답장을 받고 너무나 놀랐다. 사실 그 편지를 보낸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편지는 아버지가 적었다.” 고 말했다. 프랭크와 다니일은 이달 초에 웹채팅을 통해 처음으로 만났다. 프랭크는 다니일에게 그의 새로운 주소를 주었고 다니일은 편지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프랭크는 시간과 공간을 넘은 이 만남이 러시아 소년에게도 놀라운 경험이 되리라 믿고 있다. 그는 “놀라운 일이다. 아마 언제가 우리는 서로 방문해서 실제로 만날 것” 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호주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MTV 매주 목·금 ‘저지 쇼어’

    엔터테인먼트 채널 MTV는 오는 31일부터 매주 목~금요일 밤 12시 리얼리티 쇼 ‘저지 쇼어’(Jersey Shore) 시즌 3를 방송한다고 28일 밝혔다. ‘저지 쇼어’는 미국 마이애미 해변을 배경으로 20대 이탈리아계 미국인 남녀 8명의 사랑과 갈등을 담아 미국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시즌 3는 31일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MTV 채널을 통해 동시에 첫선을 보인다.
  • 외계인 알?…해변가서 발견된 괴물체 논란

    외계인 알?…해변가서 발견된 괴물체 논란

    영국 남부 본머스 해변에서 거대한 알 형태의 미확인물체가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CBS 뉴스는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 온 세 편의 동영상에 찍힌 영화 ‘에이리언’에서나 나올 법한 거대한 알처럼 생긴 미확인물체를 공개했다. 이달 초 유튜브에 처음 게재된 이 영상에는 “휴대 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본머스 해변에서 미확인 바다생물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적혀있다. 이후 7일 유튜브에 게시물을 올린 아이디 ‘Danny85Bournemouth’는 “오늘(7일) 아침 본머스 해변에 있던 이 거대한 달걀처럼 생긴 성게 비슷한 물체를 발견했다.” 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고 내 친구는 그것을 걷어 차 봤는데 커다란 조개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거대한 알 형태의 미확인물체를 보도를 한 CBS 뉴스는 이 영상의 진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유튜브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나훈아(羅勳兒) 공군 입대-지금 신병 훈련중

    나훈아(羅勳兒) 공군 입대-지금 신병 훈련중

    [선데이서울 73년 7월15일호 제6권 28호 통권 제248호] ●이 기사는 38년전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연말 은퇴할 것이라고 미리 은퇴 선언을 했던 나훈아(羅勳兒·26)가 돌연 공군에 입대, 예정보다 빨리 가요계를 떠났다. 5일부터 이미 신병훈련에 들어간 그는 자신의 은퇴 소감도 직접 전하지 못한채 「매니저」인 강창호(姜昌浩)씨를 통해 이 소식을 전했다.    羅勳兒「매니저」인 姜昌浩씨는 7월7일 상오 11시 M제과점에서 羅勳兒의 갑작스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11시10분쯤에 羅勳兒는 나오지 않았고 「매니저」만 혼자 나타나『羅勳兒가 7월5일 하오 3시 공군에 지원 입대, 이미 훈련 중이어서 대리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羅勳兒는 지난 4월에 서울서 공군 시험을 치르고 합격했다.  지원은 했지만 영장은 내년쯤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7월3일에 나왔다는 얘기. 아무에게도 연락을 취하지 않았고「매니저」와 단 둘이 신병훈련소로 떠났다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  『주변 사람들에겐 훈련이 끝나고 휴가때 인사하기로 하고 조용히 입대했다』고.  3군 중에 공군을 택한 것은『육군과 해병대에는 이미 많은 연예인이 다녀왔고 공군에는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그가 입대하면 군예대로 활동하게 되는 것일까? 물론 이것은 개인의 뜻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군복무 기간 중에 군연예대에서 노래 부를 생각은 전혀 없고 일반병으로 충실히 근무하겠다는 것이 羅勳兒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羅勳兒의 공군 입대설은 지난 4월부터 나돌았다.(선데이서울 4월8일자 보도) 그때 공군 입대설을 물었을때 장본인은『그런 일 없다』고 딱 잘라 말하고『징병검사에서 X레이를 세번에 걸쳐 찍었는데 폐가 좋지 않아서 번번이 불합격을 맞아서 입대할 수 없는 처지예요』라고 부인했었다. 그때 공군시험을 치른 사실을 구태여 숨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때 말대로 라면 羅勳兒는 폐가 좋지 않다. 어떻게 군에 입대할 수 있었는지?  『70년에 처음으로 징병검사를 받았을 때 정말 폐가 좋지 않았읍(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무종을 받았죠. 그후 약을 계속 복용하여 작년 가을 신체검사 때는 X레이 사진에 완쾌된 것이 나타나 합격을 맞았던 거죠』  그는 금년 초에 73년 말이란 기한부 은퇴를 선언했었다. 은퇴의 이유는 『젊었을때 사업가로 전향해 보기 위해서』라고 말했었다.  은퇴를 선언했던 것은 사업가의 기초를 닦는 것이기보다 군에 입대하게 되기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의 약속대로 된 것은 은퇴 공연을 지난 5월에 성공적으로 한 것 뿐이다.  -제대 후에 연예활동을 벌일 것인지?  『자세히는 모르지만「라이온스」쇼에 6개월간 남은 전속기간과 지구(地球)레코드에 3개월 남은 전속기간은 해 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제대 후 일단 다시「컴백」할 뜻을 비치기(내비치기)도 했다.  -地球레코드와 재계약을 했다는 것은 사실인지?  『군에 가는 사람이 재계약 될 리 있읍니까. 낭설이에요』   地球레코드는 오는 9월로 1년반 기간 동안의 전속기간이 끝난다. 3개월 앞두고 떠나 버린 것.  『은퇴에 관계없이 제대 후라도 남은 기간은 채워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임정수(林政秀·地球레코드 대표)씨의 얘기다.  인기 가수로서 정상을 걷다가 군에 입대한 것은 남진(南珍·해병대) 조영남(趙英男·육군)에 이어서 羅勳兒가 3번째.   羅勳兒의 군입대는 남자 가수들의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자연 일으키게 됐다.  제대가 임박한 趙英男의「컴백」도 관심거리이긴 하지만 장기 도미유학설이 확실시 되고 있어 제외된다면 가요계 판도는 두 가지로 압축되어 생각할 수 있다.  그 하나는 南珍이 단독 플레이로 계속 아성을 굳혀나갈 것인가 하는 점, 다른 하나는 羅勳兒 자리를 메울 유능한 신인가수가 나타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상 羅勳兒가 은퇴를 선언한 후 그 영향 탓(때문)인지는 모르나 羅勳兒와 비슷한 목소리의 신진들이 대량으로 등장했다.  『흙에 살리라』의 홍세민(洪世民), 『산비둘기』의 한세일(韓世一),『아시겠지요』의 한국일(韓國一),『사랑도 세월이 가면』의 박우철(朴友喆),『영광의 길』의 나광일(羅光一),『순아』의 김지성(金志成), 김영준(金榮俊), 하길(河吉) 등과 도중 하차해 버린 전창규(全昌奎) 등 무려 10여명에 이른다.  신인들은 한결 같이 羅勳兒와 비슷한 창법을 들고 나와 저마다 제2의 羅勳兒를 표방했다.  그러나 羅勳兒식 창법은 자칫 벽에 부딪치기 쉽다. 최근 방송계서는 울부짖고 쥐어짜는 듯한 노래는 되도록 피하자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羅勳兒 자신의 노래도 어느 가수보다 방송 전파를 타기 어려워 타격을 받아왔던 입장이다.<杰>    羅勳兒의 가수생활 8년  ▲66년「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가수 출발. 무명 가수로 고군분투하다가 67년에『사랑은 눈물의 씨앗』(金榮光 곡)으로 톱 싱어의 길에.  ▲70년에 지금의 아내(李淑姬·23)와 결혼. 그러나 이 사실은 73년 1월까지 숨겨져 왔다.  ▲72년 6월, 서울 시민회관 무대에서 테러를 당했다. 소주병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힌 청년은 「나도 유명해지고 싶어서」라고 범행 동기를 설명.  ▲72년 12월에 전속사를「地球」로 옮겼다, 1년6개월 전속이니까 아직 3개월이 남았다.  ▲취입곡=『잊을 수가 있을까』『해변의 여인』『물레방아 도는데』『찻집의 고독』『머나먼 고향』등 약 5백곡.  ▲출연영화=『친구』『사랑은 눈물의 씨앗』등 40여편.
  • [데스크 시각] 무상급식, 이제는 피곤하다/김경운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무상급식, 이제는 피곤하다/김경운 사회2부장

    1997년 초인가, 그리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는 국내 경제가 외환위기를 맞기 전이고, 장밋빛 성장세에 취해 있던 시절로 기억된다. 그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1만 달러를 갓 넘었다. 그리스의 GNP가 우리 뒤를 바싹 따르고 있었으니, 두 나라의 생활수준은 비슷했던 셈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공항과 거리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1970년대, 80년대를 보는 듯했다. 그들의 집 앞에는 미끈한 승용차가 아니라 볼품없는 트레일러에 실린 낡은 배가 있을 뿐이다. 부자도 아닌 나라의 국민이 오후 3시가 되면 일제히 가게 문을 닫고 낮잠을 즐기거나 해변으로 쉬러 간단다. 그리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는 ‘휸다이’의 ‘란트라’였다. 현대자동차가 국내의 ‘소나타’ ‘엘란트라’ ‘엑센트’를 한데 묶어서 란트라라는 브랜드로 그리스 시장을 휩쓸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콧노래를 부르며 운전하던 택시기사는 란트라가 한사코 ‘자판’(일본)의 것이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나중에 들으니까 현대차 현지법인이 전쟁, 데모 등 나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코리아를 숨기고 마케팅 차원에서 휸다이만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리스는 복 받은 나라였다. 국가수입의 15%를 관광을 통해서 벌어들이고 있었다. 국민의 삶을 여유 있게 해주는 복지. 그리스인들의 ‘힘들이지 않은 여유’에는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많은 유물과 유적이 뒤에 있었다. 고대 로마제국의 대표적 즐길거리를 꼽으라면 검투사 시합이라고 할 것이다. 검투사 시합이 대중을 겨냥한 복지의 표상일 수 있는 이유는 원형경기장을 찾은 로마인들이 짜릿한 볼거리를 만끽하면서 공짜 빵도 얻어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국의 문을 여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기원전 44)는 젊은 시절에 로마시의 큰 공연을 주관하는 관직에 있었다. 카이사르는 검투사 320명에게 번쩍이는 갑옷을 입히고 칼싸움을 시킴으로써 대중들을 흥분과 감동에 휩싸이게 했다. 이를 보고 마르쿠스 키케로(기원전 106~기원전 43) 등 원로원 의원들은 “젊은 정치인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무분별하게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로마제국의 번영과 사치는 근본적으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3개 대륙에 걸쳐 있던 식민지에서 나왔다. 식민지 주민들은 농업생산물의 절반 가까이를 로마에 보내야 했다. 로마 장군들은 식민지의 은광을 바닥이 보일 때까지 파헤쳤다. 그러는 사이에 로마인들은 편안하게 원형경기장에 앉아 함성을 질렀던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옛 로마제국은 물론이고 ‘금융 불안’을 겪고 있다는 그리스와 비교해도 지금 그리 녹록한 형편이 아니다. 분명히 수출강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물밑에서 계속 두 발을 젓지 않으면 물속으로 가라앉고 마는 ‘점잖은 오리’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수출 세계 7위에 올랐다. 자랑스러운 실적이지만 1인당 GNP는 그리스보다 아래이고 이스라엘과 포르투갈, 바하마에 이어 3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선박 등 주로 대기업들이 만드는 5대 수출품 의존도가 무려 절반에 이르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달러를 버는 데 쓸 나랏돈을 서로 푼푼이 나눠갖고 여유를 부릴 만한 처지가 아니다. 서울시와 시의회, 일부 정치권이 ‘무상 급식’을 앞에 놓고 몇달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무상 논리를 마냥 헐뜯으려는 것이 아니다. 서글프지만 아직은 졸라맨 허리띠를 풀어선 안 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벌이가 있어야 풀 지갑도 있는 것이 아닌가. 오세훈 서울시장도 취임 초 호기롭게 내세웠던 돈벌이 ‘서울관광’ 정책을 야무지게 점검하고 서둘러 실천에 옮겨야 한다. 논란의 해법을 못 찾으면 유권자들에게 물으면 될 것이고, 그 사이에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말이다. kkwoon@seoul.co.kr
  • ‘동네 방사선 지수’ 나온다

    ‘동네 방사선 지수’ 나온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국내의 방사능 관측소가 120곳으로 늘어난다. 가동 중인 21개 원전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성 조사에 들어갔으며, 결과는 다음 달 말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동으로 원전 정밀 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은 24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도 미국 카트리나와 같은 슈퍼 태풍이나 동일본 대지진 등의 자연재해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만반의 대비를 할 것”이라면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국내 원전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KINS는 원전 등 방사능 시설 관리, 전국의 환경 방사능 조사·평가, 비상 대책 수립 등을 맡는 국내 최고 권위의 국가기관이다. 윤 원장은 “외국에서 방사능이 들어오는 길목인 해변을 중심으로 설치돼 있는 70여개의 방사능 관측 모니터를 대도시를 중심으로 120개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면서 “측정된 방사능 수치를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대도시 도심에 설치될 모니터를 통해 방사능 노출 수치를 알려주고, 전국적인 현황도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알려주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21개 원전에 대한 1단계 긴급 안전점검은 4월 말까지 KINS 차원에서 실시된다. 윤 원장은 “현재 원자력손해배상협약(빈협약)에 따라 원전 사고를 일으킨 나라가 손해 본 나라에 보상하는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이 없고 지진이 나면 타 국가에 주기적으로 정확한 상황을 전파하는 조기통보협약 역시 정확히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동일본 지진을 계기로 국제적으로 이 같은 협약들이 강화되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재앙 전조?…18년 만에 ‘슈퍼문’ 내일 뜬다

    재앙 전조?…18년 만에 ‘슈퍼문’ 내일 뜬다

    오는 19일(한국시간) 18년 만에 가장 큰 달이 밤하늘을 밝힌다. 일본 대지진의 혼란으로 ‘슈퍼문 재앙설’이 나돌고 있지만, 슈퍼문 현상으로 지구상에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천문학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슈퍼문은 보름달이 가장 크게 보이는 현상으로, 이번 ‘슈퍼문’은 지구와의 평균거리 38만4000㎞보다 약 2만7000㎞더 접근한 35만6577㎞거리에 위치해 평소 보다 달이 10~15%나 더 크게 보인다.   이번 ‘슈퍼문’ 현상이 보기 드문 천체쇼이긴 하지만 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등으로 ‘슈퍼문 예고설’ 혹은 ‘재앙설’ 등 루머가 퍼지면서 “자연재앙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미국 지질조사국(USGS) 등 전문가들은 지난 일본 대지진과 슈퍼문의 연관성은 없었으며, 슈퍼문이 지구에 재해를 몰고 올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미국의 저명한 천체학자 아놀드 피얼스테인은 “달과 지구과 근접하면서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조류가 높아져 해변 침식이나 일부 해안에서 약간의 범람 등이 일어날 수는 있다.”고 조언했으나 “이 역시도 위험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이춘규 논설위원 도쿄 리포트] 자연에 맞섰던 日의 상징 ‘산리쿠의 굴’ 최후 맞다

    “미나미산리쿠 앞바다 최후의 굴입니다. 이번 3·11 대지진 직전에 채취한 것입니다.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산리쿠 해안에서는 더 이상 굴 양식을 할 수 없을 겁니다. 바다 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양식을 할 수 없게 된 거죠. 너무 슬퍼요.” 지난 16일 늦은 밤 일본 국회의원들도 자주 찾는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오코노미야키(빈대떡과 유사) 음식점 주인이 우리나라 굴보다 배나 큰 싱싱한 굴을 구워 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식당도 지진 때 컵과 식기가 여럿 파손됐다고 했다. 이 굴은 지진의 파장을 상징한다. 주인의 말대로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는 쓰나미로 궤멸하다시피 했다. 인구 1만 7000명이 사는 마을 전체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차가운 눈이 무정하게 내린 17일 현재 인구의 반 정도인 8000명 이상이 행방불명된 상태다. 그 앞바다가 일본에서도 유명한 굴 산지다. 일본에서는 한겨울 서쪽 히로시마와 동북쪽 센다이에서 양식된 굴이 계절의 별미로 꼽힌다. 하지만 센다이 바로 북쪽 미나미산리쿠 앞바다에서 양식된 굴이 최고라는 것이 일본인들의 설명이다. 그 별미가 이번 지진으로 인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산리쿠 굴’은 일본인들이 자연에 도전해 온 상징이다. 일본인들은 유사 이래 끝없이 자연재해를 극복하려 했다. 어류 양식업은 세계 최고 수준. 지진, 쓰나미, 화산폭발, 태풍 등이 올 때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조제와 각종 시설물을 축조했다. 와세다대의 한 교수는 익명을 전제로 “일본인들의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스트레스를 한국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사람들은 이런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시설을 축조하고 과학을 발달시켰다.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봐 왔다. 역설적으로 이것이 강한 기술력의 기본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인들은 처절하게 자연에 도전했다. 서기 800년대 이번 3·11 대지진과 유사한 규모의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도호쿠지방 육지까지 엄습했었다는 일부 내용이 구전되고 있다. 그때부터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방조제를 축조해 왔다고 설명한다. 지진이 일어나지 않아도 쓰나미가 오는 것에 대해서도 구전을 남겼다. 당시는 몰랐던 칠레 연안 강진에 의한 쓰나미였다. 에도시대 이후 기록하기 시작했다. 방조제를 쌓고, 쓰나미 위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운하를 팠다. 높은 쓰나미 피난 구조물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대지진은 시설물들을 무심하게 삼켜 버렸다. 이로 인해 자연에 대한 일본인들의 도전이 약화되고 자연에 일부 순응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간의 도전이 재해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 대책은 안 된다는 것이다. 자연재해에 대한 일본인들의 철학이 근본적으로 변하게 되면 복구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17일 피해의 전모가 밝혀진 뒤에야 정확한 복구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진 이전과 같은 형태로 복구시키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높이 10m에 길이 2㎞가 넘는 거대한 방조제를 축조하는 것이 자연재해를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지만 근본적 대책은 못 된다는 것. 따라서 해변에 밀집돼 있던 주택·사무실을 내륙으로 분산시켜 재건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괴된 철로는 상당수 재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지진은 지금까지 어떤 일본인도 상상하지 못했던 자연의 대역습이었다. 자연에 응전하는 인간의 대비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이번 쓰나미가 입증했다. 자연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일본인들은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도 일본 정부나 기업들이 새로운 차원에서 복구 문제, 도시계획 등을 강구할 것으로 봤다. “일본인들은 자연에서 배운 것은 반드시 현실에 반영한다. 정면으로 맞서는 방침을 바꿀 것이다. 역사적 전환점이다.”라고 했다. 일본인들이 정말 자연에 순응해 갈까. taein@seoul.co.kr
  • 권익위, 강릉주민 ‘40년 숙원’ 해결

    강원도 강릉의 사천해수욕장 등을 가로막았던 군 철책이 40년 만에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는 강릉시 사천면 사천해변에 설치된 군 경계용 철책 590m를 현장 조정으로 철거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사천해변은 깨끗한 백사장과 100년 이상된 소나무 숲으로 이름난 강릉의 대표적인 관광지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1971년부터 군(軍)의 경계용 철책이 설치된 이후 인근 주민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220m에 이르는 사천해수욕장 구간에도 철책이 설치돼 개발 제한, 관광객 감소 등 지역주민의 경제적 손실도 이어져 지난해 9월 주민 2250여명이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이 같은 주민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권익위원회는 17일 오후 강릉시 사천면사무소에서 김영란 위원장 주재로 지역주민들과 이인태 육군 제23보병사단장, 최명희 강릉시장, 김홍주 강원도 환동해출장소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현장조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권익위는 군부대의 협력과 강릉시의 철책철거 및 초소와 감시장비 설치, 강원도의 감시장비 설치비용 지원 등에 합의하는 조정한을 도출해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권익위는 그동안 4차례에 걸친 현장조사와 8차례의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해 왔다. 권익위 관계자는 “합의안이 도출되면 올 상반기까지 철책이 철거돼 관광객 증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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