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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평양 외딴 무인도서 미세 플라스틱 약 40억 개 발견”

    “태평양 외딴 무인도서 미세 플라스틱 약 40억 개 발견”

    남태평양의 한 외딴 무인도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으며 그 수는 약 40억 개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남태평양 핏케언 제도를 이루는 네 섬 중 한 곳인 헨더슨 섬 해변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몇 년 만에 급증한 사실을 확인했다.헨더슨 섬은 가장 가까운 대륙인 남아메리카에서 약 4800㎞ 떨어진 곳으로, 이번 발견은 앞서 2015년 이 섬을 처음 방문해 플라스틱 오염 수준을 조사했던 이들 연구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연구진은 2019년 헨더슨 섬 재방문 조사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첫 방문 때 면적 1㎡당 2g보다 1㎡당 23g 이상으로 증가한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또 이 섬의 세 해변이 지구의 모든 지역에서 강한 해류를 통해 먼 거리를 이동한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이들 전체 해변을 가로질러 모래사장 표면에서 밑으로 5㎝ 안까지 약 40억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알렉스 본드 박사는 헨더슨 섬 해변에서 밑으로 5㎝ 안에서 발견된 쓰레기 중 대다수는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1980, 90년대에 걸쳐 이들 해변에서 가장 먼저 플라스틱 장난감을 발견했었다”면서 “플라스틱은 바다 위에서 오래 머물다가도 해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돼 있는 헨더슨 섬은 사람이 접촉하지 않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자연 그대로의 땅으로 여겨져 왔기에 이런 발견은 우려할 만한 것이다.본드 박사는 “핏케언 제도 중 주도인 핏케언 섬은 이 제도에서 사람이 사는 유일한 섬이지만, 쓰레기는 거기서 나오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약 2350㎞나 떨어진 프라스령 파페테이 섬에서 플라스틱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유럽과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에서 온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했다”면서 “이런 플라스틱은 바다에 들어가 이곳까지 오게 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오염의 원인은 어업과 농업, 해변에서의 사람 활동까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오염의 대부분은 폐기물 처리 체계의 누출에 의한 것이다. 바다로 연결되는 수로로 폐수를 방출할 때 미세플라스틱을 여과하는 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본드 박사는 “플라스틱 오염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협력해서 세계적인 차원에서 대처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 생각에 우리는 플라스틱을 납이나 수은 같은 다른 위험한 오염물질처럼 처리하는 것으로 서서히 변할 것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이 몇천 년 동안 환경 속에서 지속할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플라스틱을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해양환경 분야 저명 학술지인 ‘마린 폴루션 불리틴’(Marine Pollution Bulletin) 최신호에 게재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변가에 인파 우르르…‘집단면역’ 근접한 이스라엘의 자신감

    해변가에 인파 우르르…‘집단면역’ 근접한 이스라엘의 자신감

    봉쇄 완화에도 감염지표 꾸준히 개선1월 하루 1만명→최근 100~200명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여전히 유지 해변에 사람들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다. 코로나 이전의 모습이 아니다.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몰지각한 행동도 아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립기념일을 맞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해변가 모습이다. 이스라엘이 백신 접종 ‘속도전’으로 코로나19 집단면역에 근접했다는 자신감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오는 18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15일 밝혔다. 에델스타인 장관은 “마스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그러나 이제 실외에서는 더는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내에서는 계속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적용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 동안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으나, 이번에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동의했다고 보건부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만 해도 대응 부실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백신 확보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선두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조기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대규모로 확보해 빠르게 접종을 진행하면서 상황을 역전시켰다. 지난해 12월 19일 접종이 시작된 이후 약 4개월 만에 전체 인구의 57%가 넘는 533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도 49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3% 이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월부터 5차례에 걸쳐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봉쇄조치 완화에도 감염지표는 꾸준히 개선됐다. 특히 접종률이 50%를 넘어서면서 뚜렷한 감염률 하락세가 이어졌다. 1월 중순 하루 1만명이 넘기도 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100∼200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전체 검사 수 대비 감염률은 0.3∼0.5%대를 나타낸다. 양성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환자는 3200여명, 이 가운데 중증 환자는 221명이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의 컴퓨터 생물학자인 에란 시걸 박사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정상화하고 부림절, 유월절 등 축제가 있었지만, 감염지표는 악화하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이 집단면역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하!] 마스크 써도 ‘자외선 차단제’ 꼭 발라야 하는 이유

    [아하!] 마스크 써도 ‘자외선 차단제’ 꼭 발라야 하는 이유

    봄철 일조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매일 마스크를 사용해 자외선을 피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눈 밑에 갑자기 주근깨가 늘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피부를 지켜드리기 위해 15일 대한의사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꼭 알아야 할 자외선 차단제 관련 상식 8가지를 추려봤습니다. 1.마스크를 썼는데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발라야 하나요? 마스크를 착용하면 입과 코 주위는 완전히 가려지지만 이마와 눈가 등은 자외선에 노출됩니다. 흰색 마스크를 쓰면 자외선이 반사하면서 오히려 예민한 부위인 눈가 피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변이나 스키장에서 얼굴이 더 잘 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마스크 틈 사이로 자외선이 들어가 얼굴을 완벽히 방어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도 안심하지 말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2.양산이나 모자를 쓰면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없나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양산과 차양이 큰 모자가 자외선 차단에 효과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지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이 문제입니다. 특히 해변이나 스키장에서는 지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량이 많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3.운전하거나 실내에 있으면 자외선 차단제를 안 발라도 되나요? 자외선A(UVA)는 유리를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에 운전을 할 때나 실내에 있을 때도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피부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기미, 주근깨 등의 색소질환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외출할 때는 운전할 때나 실내에 있을 때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4.SFP와 PA는 무슨 뜻인가요? 자외선 차단지수 ‘SFP’는 자외선B(UVB)를 얼마나 차단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PA’는 자외선A(UVA) 차단 수치를 나타냅니다. SFP는 10~30, PA는 +, ++, +++ 등의 등급으로 나뉩니다. SFP15는 자외선B를 93% 가량 막아주고 SFP30은 97%의 방어효과가 있습니다. PA+는 자외선A 2분의1 이하 피부 침투, PA++는 4분의1, PA+++는 8분의1을 뜻합니다. 5.그럼 어떤 제품을 써야 하나요. 상황에 따라 사용제품이 달라집니다. 실내에서는 SPF10 전후, PA+ 제품을 사용해도 효과를 봅니다. 외출 등 간단한 실외 활동에는 SPF10~30, PA++ 기능 정도로도 충분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 등 야외 활동에는 SPF30, PA++ 이상이 필요합니다. 해수욕 등으로 장시간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SPF50+, PA+++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6.어린이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필요가 없나요? 일생 동안 받는 자외선량의 3분의1이 18세까지 집중돼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생후 6개월 이상 영유아 시기부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색인종인 한국인은 백인보다 자외선 저항력이 높고 자외선 알레르기 위험이 낮기 때문에 아이 활동량이 높아지는 돌 이후부터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7.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후 1번만 바르면 되나요?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15~30분 전에 충분한 양(2㎎/2㎠)을 골고루 펴 발라야 합니다. 바르는 양이 적으면 차단효과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집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자외선 차단 효과가 낮아지기 때문에 2~3시간마다 반복해 덧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8.흐린 날은 그냥 나가도 되지 않나요? 구름의 두께에 따라 다르지만 흐린 날도 상당량의 자외선A가 지표면에 도달하면서 피부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광노화와 색소질환을 완벽히 예방하려면 흐린 날도 맑은 날처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너랑 나, 우리끼리 ‘별빛샤워’…쉼, 비밀의 섬

    너랑 나, 우리끼리 ‘별빛샤워’…쉼, 비밀의 섬

    경남 통영의 연화도를 찾은 이유 중 하나는 이웃섬 우도(牛島)를 가기 위해서였다. 우도는 예부터 백패커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전해져 온 비밀의 장소다. 캠핑에 호의적이지 않은 여느 섬과 달리 우도는 섬 끝자락의 몽돌해변에 캠핑 사이트를 조성해 뒀다. 인적 드문 해안에서 쏟아지는 별빛에 샤워하며 밤을 보내는 맛이 각별하다.외지인들이 연화도를 방문하는 패턴은 대체로 비슷하다. 아침 첫 배로 들어와서 오후 마지막 배로 나간다. 이 사이 8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섬 곳곳을 바삐 돌아본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 연화도에 4시간, 우도에 3시간 정도 나눠 쓰면 된다. 한데 여유가 없다는 게 문제다. 봄 햇살 가득한 마을 안길을 사부작대며 걷고, 연화봉 꼭대기에 앉아 ‘바다를 보며 멍 때리는’ 힐링의 경험은 섬에서 하루를 묵어야 가능한 일이다. 저물녘 파란 이내에 잠기는 한려수도의 섬들, 검게 일렁이는 밤의 바다, 그리고 절해고도의 싱싱한 아침을 체험하는 기쁨이야 더 말할 게 없다. ●목섬에서 보는 구멍섬 노을 장관 우도는 연화도보다 더 작다. 면적이 0.6㎢에 불과하다. 섬의 등허리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실제 섬에 들어가서 보면 40여호에 이르는 제법 큰 마을이 형성돼 있다. 우도가 외지인들의 주목을 받게 된 건 2018년, 연화도와 우도를 잇는 보도교가 놓이면서부터다. 앞서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탐방로가 조성된 데다, 연하도와 반하도 사이에 230m, 반하도와 우도 사이에 79m 길이의 보도교까지 놓이자 찾는 이들이 급격히 늘었다. 덩달아 도회지풍의 카페와 펜션들도 속속 들어찼다. 우도의 명물은 구멍섬이다. 우도를 소개하는 홍보물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볼거리다. 섬의 가운데쯤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저물녘이면 이 구멍으로 붉은 햇살이 쏟아지는 독특한 장면이 펼쳐진다. 구멍섬 옆은 목섬이다. 이 섬에서 봐야 구멍이 온전하게 보인다. 목섬은 물이 빠지면 건너갈 수 있다. ●텐트선 분위기만… 잠은 펜션서 ‘데이 캠핑’ 캠핑 사이트는 목섬 바로 앞의 몽돌해변에 있다. 폭 2.5m의 데크가 해변을 에둘러 조성됐다. 화장실도 갖췄다. 씻을 곳이 없는 게 흠. 텐트에선 분위기만 내고 잠은 바로 맞붙은 펜션에서 자는 이른바 ‘데이 캠핑’도 고려할 만하다. 몽돌해변의 물빛은 유난히 파랗다. 맑은 하늘빛이 그대로 잠긴 듯하다. 여름철엔 얕은 몽돌해변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도 있다. 웃막개에 있는 생달나무와 후박나무(천연기념물 344호)도 명물이다. 각각 400년 된 생달나무 세 그루와 500년 된 후박나무 한 그루가 바짝 붙어 자라고 있다. 이 마을의 당산목으로 주민들이 신성시하며 해마다 제를 올린다. 섬엔 동백나무도 많다. 해안가 절벽길을 따라 늙은 동백나무들이 짙은 숲그늘을 펼쳐 내고 있다. 탐방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주민들은 이 길을 ‘용강정길’이라 부른다. 용강정은 탐방로변에 있는 분화구형 웅덩이다. 바다에 살던 용이 이 굴을 통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거북손 등 해산물 채취 체험도 가능 탐방로는 선착장을 기준으로 아르막개(아랫마을)~웃막개(윗마을)~몽돌해변~동백터널~용강정 전망대~우도보도교~선착장 순으로 돈다. 연화도 쪽에서 온다면 보도교에서 우회전해 용강정 전망대~동백터널~몽돌해변~아랫마을~선착장~보도교 순으로 돌면 된다.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우도와 연화도 사이의 반하도는 썰물 때 우도 쪽 여울목이 드러나 걸어서 오갈 수 있다. 반하도와 목섬 등의 여울목에서 거북손 같은 해산물 채취 체험도 할 수 있다. 글 사진 우도(통영)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화산 폭발 후 잿빛으로 변한 세인트빈센트

    화산 폭발 후 잿빛으로 변한 세인트빈센트

    13일(현지시간) 중미 카리브해의 섬나라 세인트빈센트에 있는 수프리에르 화산이 폭발, 화산재로 뒤덮인 샤토벨레어의 리치먼드 베일 해변이 온통 잿빛으로 변했다(위).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친 화산 폭발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2일만 해도 해변이 선명하게 보였다(아래). 수프리에르 화산은 1979년 이후 4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면서 화산재와 가스를 분출해 약 2만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샤토벨레어 AP 연합뉴스
  • 나만의 향, 품격을 뿌리다

    나만의 향, 품격을 뿌리다

    일반보다 3배 비싼 니치향수개성 강한 MZ세대 성향 맞물려작년 프리미엄 향수시장 5300억조향사 조말론 복귀작 ‘조러브스’ 화제“높은 지위의 선택된 고객들에게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향수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었다. 마치 재단한 옷감처럼 꼭 한 사람에게만 어울리기 때문에 그 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향수.” 늙고 한물간 조향사 주세페 발디니가 악마적 재능을 지닌 제자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를 이용해 이루고자 한 궁극적 목표는 ‘이것’이었다. 강렬하게 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향기. 이를 영원히 소유하려는 인간의 덧없는 욕망을 그린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열린책들)에는 요즘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는 ‘니치향수’를 암시하는 구절이 나온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향기는 고객에게는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요, 조향사에게는 위대한 도전이다. 결국 그 경지에 오른 니치향수는 더이상 일개 화장품이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정된다. 니치는 이탈리아어 ‘니키아’(Nicchia)에서 유래했다. 우리말로는 ‘틈새’ 정도로 번역한다. 성당에서 마리아 상, 수호성인들을 모시는 벽 안쪽 움푹 들어간 곳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만큼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뜻으로 현재는 개성이 강한 프리미엄 향수를 지칭한다. 일반 향수보다 2~3배 이상 비싸지만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향수시장 규모는 2013년 4408억원에서 지난해 5300억원까지 성장했다. 2023년에는 6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런 성장세의 대부분은 니치향수가 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니치향수 3대장 가장 대중적인 니치향수는 무엇일까. 사실 특별함을 강조하는 니치향수에 ‘대중적’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다. 그러나 국내에도 니치향수가 보편화되면서 업계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3대장’을 꼽는다. ‘딥티크’, ‘바이레도’, ‘조 말론 런던’이 여기에 들어간다. 딥티크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친구 셋이 모여 1961년 만든 브랜드다. 화가인 데스먼드 녹스 리트, 무대 디자이너 이브 쿠에랑, 건축가 크리스티앙 고트로가 모였는데 셋 다 향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라는 게 재밌다. 그들이 1968년 세상에 내놓은 첫 번째 향수 ‘로’(L’EAU)가 선사하는 특유의 예술적 감각은 유럽 상류사회를 열광시켰다. 단순히 향기뿐만 아니라 향수가 탄생하기까지 이야기를 표현한 일러스트가 담긴 향수병으로도 브랜드의 예술성을 더하고 있다. 2006년 스웨덴에서 시작한 바이레도는 절제되면서도 실용적인 스톡홀름의 분위기를 물씬 담고 있다. 복잡하지 않은 혼합법, 원료가 가진 고유의 향을 살리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천재 조향사 조 말론은 니치향수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어머니의 피부미용 일을 도우면서 자신에게 향기에 관한 재능이 있음을 깨달은 조 말론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내놓는다. 남다른 후각을 가진 그는 오이, 얼그레이 등 그간 잘 쓰이지 않던 독창적인 재료로 자신만의 향기를 완성했다. 1994년 론칭한 조 말론 런던의 시작이다. 영국 상류층을 시작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8년 미국에 진출, 이듬해인 1999년 글로벌 뷰티기업 에스티로더에 브랜드를 매각한 조 말론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을 이어 갔다. 그러나 2003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그는 2006년 휴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지분을 에스티로더에 넘기며 활동을 중단,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와 완전히 결별한다. 그래서 조 말론 런던에는 조 말론이 없다.그가 부활한 것은 정확히 5년 뒤인 2011년이다. ‘조 러브스’라는 브랜드로 다시 향수를 만들기 시작했다. 긴 투병 생활 끝에 암을 극복한 조 말론은 ‘5년간 동종업계에서 일하지 않겠다’는 에스티로더와의 약속을 지키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가 처음 내놓은 것은 잃어버린 후각을 되찾기 위해 찾은 휴가지에서 영감을 얻은 ‘포멜로’다. 해변의 반짝이는 물결과 하얀 모래사장을 상큼한 시트러스 계열의 향으로 표현했다. 이 외에도 젤 형태의 향수를 브러시로 바를 수 있도록 하며 혁신을 일으킨 ‘프래그런스 페인트브러시’도 유명하다. 이렇게 조 말론은 향수사(史)에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2개나 남긴 거장이 됐다. 조 러브스의 국내 판권을 따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6일부터 서울 가로수길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나만의 니치향수를 찾아서 애초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와 개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태어났다. 니치향수의 생명은 희소성이고 다양성이다. 그만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브랜드가 있다. 3대장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브랜드를 몇 가지 소개한다. 우선 1870년 창립한 뒤로 영국 왕실에 향수를 공급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펜할리곤스’가 있다. 5년 이상 왕실에 제품을 납품한 경험이 있는 업체에 주어지는 ‘왕실 조달 허가증’(로열 워런트)을 3개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자, 영화배우 귀네스 팰트로가 즐겨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블렌하임 부케’ 등이 대표적이다.이탈리아의 ‘산타마리아 노벨라’는 브랜드 역사가 매우 깊다. 122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정착한 도미니크 수도사들이 약초를 재배하고 이것으로 약국을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항상 최고 품질의 원료만을 사용하며, 1600년대 전통적인 향수 제조 방식을 현대에도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매장은 50여곳에 불과하다. 이 외에도 18세기 후반부터 7대째 이어지는 조향사 가문 브랜드 ‘크리드’, 2006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했으며 실험정신을 강조하는 ‘르 라보’를 비롯해 ‘아쿠아 디 파르마’(이탈리아), ‘구탈파리’(프랑스), ‘메종마르지엘라’(프랑스) 등이 국내에 잘 알려졌다. 국산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서구 브랜드에 비해 한참 후발주자이지만, 니치향수의 정신이 독창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 만큼 완벽한 성역은 아니다. 현대백화점 패션 계열사 한섬의 브랜드 ‘타임’은 최근 프리미엄 향수 ‘세뜨’와 ‘두즈’를 내놓으며 향수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향기의미술관’, ‘아프리모’, ‘백지’ 등이 니치향수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국산 브랜드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니치향수는 비교적 고가지만,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인지도가 꾸준히 올라가면서 가격에 대한 저항은 많이 줄었다”면서 “앞으로도 독창적인 향기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니치향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눈알이 해변에 돌아다녀…알고보니 해파리

    눈알이 해변에 돌아다녀…알고보니 해파리

    미국 텍사스 해변에서 눈알처럼 생긴 생명체가 파도에 씻기면서 굴러다녀 야생 동물 전문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아이다호 스테이츠먼은 13일 해변을 산책하던 시민이 눈알처럼 징그럽게 생긴 물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제니퍼 발타자르는 자신의 아들이 이 생물체를 발견했다면서 “해변에서 이렇게 생긴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둘다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발타자르는 처음에 이 생물체가 물고기의 눈알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머스탱 아일랜드 주립 공원 측에 따르면 눈알처럼 생긴 징그러운 생물체는 관해파리로 밝혀졌다. 관해파리는 또 다른 해변에서도 발견돼 산책객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관해파리는 군체생물로 한 개체가 해변에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수많은 작은 생명체가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군체생물은 같은 종의 다른 개체들과 군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생물로 분리된 개체로서는 생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군체 산호는 그 개체들이 하나의 단위를 이루며 서로 붙어 있다. 텍사스대 해양과학 연구소의 제이스 터넬은 관해파리는 작은부레관해파리와 관련된 종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자인 터넬조사 관해파리가 해변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 본다면서 “특정 시기에 해파리들이 해변으로 떠밀려올때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관해파리는 정말 의외”라면서 “흥미있는 발견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코로나에 지쳐 ‘번아웃’…美시장들 재출마 포기

    “지난 1년 코로나19에 지친 시장들이 출구로 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이 같은 제목을 달고 코로나 대응에 ‘번아웃’돼 자리를 떠나려는 일선 시장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인구 1만 7000명의 해안 소도시 뉴버리포트에서 4번째 임기 중인 도나 홀러데이 시장은 최근 5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작은 도넛가게 리본 커팅 행사부터 장례식, 각종 기금 모금까지 자리를 마다하지 않은 시장이었으나, “지난 1년간 스케줄표에 아무 것도 없었다”며 상실감을 드러냈다. 그래도 그는 시민들이 그의 불켜진 사무실이라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텅 빈 시청 사무실을 하루 종일 지켜 왔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생사를 가르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셧다운을 연장해 지역 기업들을 황폐화시키고, 소중한 모임을 취소하는 일 같은 것”이다. 그런 모임에 참석해 위안을 주는 것도 불가능했다. 보스턴 북쪽에 위치한 도시 린의 맥기 시장은 “태국의 끔찍한 지진과 쓰나미를 기억하나? 쓰나미가 우리 뒤에 있고, 해안에서 더 높은 지대로 해변을 달리고 있는 것 같은”이라며 현장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표현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사진 속 발리 VS 현실 발리…쓰레기바다서 멸종위기 거북 구조

    사진 속 발리 VS 현실 발리…쓰레기바다서 멸종위기 거북 구조

    쓰레기로 뒤덮인 발리 바다에서 플라스틱 더미에 갇힌 멸종위기 거북이 구조됐다. 8일 국제환경기업 ‘포오션’은 인도네시아 발리 젬브라나 해안에서 멸종위기 ‘대모거북’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포오션 측은 자사 소속 전문 청소요원들이 젬브라나 페부아한 앞바다에서 정화작업을 벌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서 허우적대는 대모거북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열대와 아열대 산호초에 서식하는 대모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 위급(CR)종으로 올라 있다.구조 당시 거북은 쓰레기 더미에서 어떻게든 탈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소요원들은 거북을 구조, 등껍질에 엉겨붙은 이물질을 떼어낸 후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로 거북을 안전하게 돌려보냈다. 포오션 측은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다른 대모거북을 구조해 방생한 바 있다. 당시 관계자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거북에게 큰 위협이다. 비닐봉지를 해파리나 해조류 같은 먹이로 착각해 집어삼켰다가 죽음에 이를 수 있다. 모든 바다거북이 살면서 한 번쯤은 플라스틱을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안타까워했다.1만700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에서는 연간 130만 톤의 쓰레기가 바다로 버려진다. 특히 우기마다 바다로 밀려드는 쓰레기는 골칫거리다. 지난 1월 꾸따, 르기안, 스미냑 해변에서 이틀간 수거한 쓰레기는 90t에 달했다. 현재도 많게는 하루 60t의 바다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다. 발리 바다가 쓰레기통이 된 데에는 현지 폐기물 처리 기반이 열악한 탓이 가장 크다. 폐기물 대부분이 적절한 처리 없이 바다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2010년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 1270만t 중 129만t이 인도네시아발이었다.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은 미국이 바다에 버린 쓰레기가 111만t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문제는 외부에도 있다. 전 세계 폐기물 대부분을 수입하던 중국이 2018년 폐플라스틱 등 24종류의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갈 곳을 잃은 선진국 쓰레기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몰리고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연간 300만t 이상이 동남아 국가로 유입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오션 측은 “SNS에 떠도는 발리 꾸다 해변의 모습과 현실 사이에 큰 괴리가 있듯, 인도네시아 바다는 지금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국제적 관심을 호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포토] ‘물아일체’ 휴식

    [서울포토] ‘물아일체’ 휴식

    한 여성이 1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동부 교외 브론테 해변가 수영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인간이 미안해” 美서 멸종위기종 거대 귀신고래 ‘연쇄 죽음’

    “인간이 미안해” 美서 멸종위기종 거대 귀신고래 ‘연쇄 죽음’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지난 9일 동안 무려 4마리의 쇠고래 사체가 연이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A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 해당 해변에서 사체로 발견된 쇠고래는 고래목 쇠고래과의 포유류로, 최대 몸길이는 약 16m, 최대 수명은 약 70년이다. 귀신고래로 부르기도 하며 한국에서도 종종 모습을 드러냈지만 현재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발견된 암컷 쇠고래의 몸길이는 12.5m 정도였으며, 며칠 뒤 역시 암컷의 사체가 발견됐다. 세 번째 사체는 지난 7일 뭍과 가까운 해안에서 떠 다니다 발견됐고, 바로 다음 날인 8일 해변에서 마지막 사체가 발견됐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등 전문가들은 고래가 갑작스럽게 죽은 이유를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수의학시설인 비영리 해양포유류센터의 제프 보엠 박사는 “불과 8~9일 동안 쇠고래가 4마리나 죽은 채 발견됐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현실”이라면서 “최근 몇 년간 수행된 부검 결과,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와 선박 충돌, 낚싯줄 얽힘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들의 영양실조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래는 봄에 북극을 향해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는 고래가 선호하는 플랑크톤과 같은 먹이가 풍부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고래가 선호하는 먹잇감의 위치가 달라지고, 고래는 먼 길을 이동하면서 오랫동안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다. 실제로 2019년 당시 미국에서 일주일 동안 3마리의 쇠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었다. 한 해 동안 죽은 쇠고래의 수는 147마리에 달했다. NOAA 측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고래의 죽음이 북극에서 먹이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영양실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었다. 이번에 죽은 쇠고래들 중 한 마리의 사인은 보트와 충돌로 인한 외상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나머지 3마리의 죽음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개체 수가 급감하는 고래 종인 만큼,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종락의 시시콜콜] 세계 10대 해안 트레일로 선정된 제주 올레길

    [이종락의 시시콜콜] 세계 10대 해안 트레일로 선정된 제주 올레길

    액티브 트레블러 매거진, 세계 두번째로 꼽아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 등과 어깨 나란히‘걷기 붐’ 타고 4500㎞ ‘코리아 둘레길’도 조성중제주의 올레길이 세계적인 트레킹 코스로 인정 받았다. 영국 아웃도어 여행잡지 ‘액티브 트레블러 매거진’(Active Traveler Magazine)은 최근 세계 10대 해안 트레일을 선정하면서 1700㎞의 ‘프랑스 GR34’에 이어 두번째로 제주 올레길을 멋진 트레일 코스로 소개했다.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세계 10대 해안 트레일로 선정된 제주 올레길은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 원시 하와이를 만날 수 있는 ‘하와이 칼랄라우 트레일’(Kalalau Trail) 등 세계 유명 트레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액티브 트래블러 매거진은 제주 올레길에 대해 “보물섬 제주도에서 왕관의 보석과 같은 길”이라고 극찬했다. 이 잡지는 이어 “21개의 산책로로 구성된 이 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깊고 짙푸른 바다와 한라산이 내부로 솟아 오르는 끝없는 전경이 펼쳐진다”면서 “트레일 코스 주변으로 368개의 오름이 있어 언제든 여행객들을 코스 밖으로 유혹한다”고 소개했다.제주 올레는 이미 2010년부터 해외에 올레길을 알리는 사업에 주력해왔다. 스위스 레만 호수 와인길(11㎞), 영국 내셔널 트레일 ‘코츠월드웨이∼더슬리 스틴치콤 언덕길’(5.5㎞)과 ‘우정의 길’ 협약을 맺었다. 지난 2011년 캐나다 브루스트레일 구간, 2012년 일본 규슈 지방에 제주올레 길을 냈다. 규슈는 ‘올레’라는 이름 사용과 코스 개발 등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제주올레에 매년 100만엔(약 14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이 잡지가 선정한 또 다른 세계 해안 트레일 코스는 이탈리아 ‘아말피 해변 트레일’(Sentiero degli Dei), 캐나다 밴쿠버섬의 ‘West Coast Trail’, 노르웨이 ‘Length of Lofoten’, 남아프리카공화국의 ‘Wild Coast Hiking Trail’, 터키의 ‘Lycian Way’, 영국 웨일스 ‘Pembrokeshire Coast Path’ 등이다. ‘액티브 트래블러 매거진’은 도보여행·등산·카약·세일링 등을 즐길 수 있는 세계 야외 활동 명소와 관련 장비 등을 소개하는 전문지다. 유럽 도보여행길 10선, 세계 자전거 길 10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이킹 풍경 10선 등을 연재하고 있다.지난 2007년에 만들어진 제주 올레길이 14년만에 세계적인 트레일 코스로 선정된 것처럼 지금 전국 각지에는 여러 트레일 코스가 각광받고 있다. 동해안의 해파랑길과 남해안 남파랑길이 개설된 데 이어 서해안과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등을 잇는 4500㎞에 달하는‘코리아둘레길’이 조성중이다. 지방자치단체도 앞다퉈 트레일 코스를 개장하고 있는 데 서울의 둘레길, 경기옛길, 지리산 둘레길, 소백산 자락길 등이 걷기 여행 코스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길섶에서] 백령도 냉면/임병선 논설위원

    맨날 선만 그린다는 핀잔을 듣던 ‘서해 5도’ 현장을 돌아보고 주민들 얘기도 들어봐야겠다 싶어 백령도에 다녀왔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 뒷산에 심청각이 있었다. 직선으로 황해남도 용연면 장산곶이 1㎞나 떨어졌을까. 바다 한가운데 중국 선박으로 추정되는 배들이 정말로 떠 있었다. 해군 함정이 출동하면, 어림짐작되는 북방한계선(NLL) 위로 달아나 버린단다. 이런 식으로 NLL을 타고 넘으면서 최근에는 한강 하구에까지 흘러든다니 어민들로선 정말 복장 터질 노릇이겠다 싶다. 쓰린 속을 달래준 것이 냉면이었다. 군인들이 많아 음식점과 치킨집이 많은데 냉면집도 많았다. 5대 냉면집 맛이 다 다르다는데 두 집만 가봤다. 일품이었다. 값은 7000원대. 1만 3000원까지 받는 서울 도심의 유명 냉면집을 이제 못 갈 것 같다. 아니면 속으로 욕을 퍼붓던가. 백령도에 냉면집이 많은 것은 메밀이 가장 손쉽게 키워 먹을 수 있는 작물이었기 때문이란 분석과 실향민이 많아서 그럴 것이란 얘기 모두 설득력 있어 보인다. 1박2일 백령도 냉면 투어를 구상해 봤다. 5대 냉면집을 차례로 돌며 사이에 두무진, 사곶해변, 콩돌해변, 천안함 위령비, 심청각, 중화동교회 등을 돌아보면 괜찮겠다 싶은 것이었다. bsnim@seoul.co.kr
  • 꽃길 여수, 선홍빛 꽃물결 넘실넘실

    꽃길 여수, 선홍빛 꽃물결 넘실넘실

    11개월 10여일 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가 딱 보름 정도 시선을 휘어잡는 산이 있다. 전남 여수의 영취산이다. 여수의 4월 풍경을 대표하는 곳. 산의 규모는 작아도 산정의 진달래 무리가 펼쳐 내는 선홍빛 꽃물결은 나라 안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빼어나다.남녘에서 번져 올라오는 꽃물결엔 차례가 있다. 예년엔 그랬다. 올봄은 다르다. ‘꽃달력’보다 이르게, 그것도 두서없이 피고 지는 중이다. 영취산 진달래도 마찬가지. 보통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4월 둘째 주에 절정을 이뤘다. 올봄엔 예년보다 족히 일주일 이상 앞섰다. 꽃이 제 나갈 시기를 알아서 꽃을 틔운다던데, 변덕스런 올해 봄 날씨가 꽃들의 짐작을 무색하게 만든 거다. 심지어 일찍 꽃술을 내밀었다가 냉해를 입어 후드득 지고 만 봄꽃 명소들도 허다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일제히 피었다 지는 가로수와 달리 산에 피는 까닭에 다소나마 위아래에 시차가 있다는 것이다. 산정은 지는 중이어도 영취산 아래는 아직 분홍 물결이다.●검은 바위·연두 신록 버무린 ‘찐분홍’ 하모니 영취산 진달래 산행의 들머리는 돌고개 주차장이다. 흥국사, 상암초등학교 등 산행 코스는 여럿이지만 외지인의 경우 돌고개 주차장에서 오르는 게 대부분이다. 주차가 편하고,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코스 초입의 깔딱고개를 제외하면 구간 대부분이 완만해 오르기가 수월하다. 갈 길이 바빠 진달래 군락지만 보고 오겠다면 가마봉(457m)까지 다녀오면 된다. 들머리에서 1.3㎞ 정도 떨어졌다. 진달래 군락지는 더 가깝다. 1㎞ 남짓 오르면 된다. 봄바람 맞으며 설렁설렁 걸어도 2시간 남짓이면 충분할 거리다. 암릉 사이로 핀 진달래를 보겠다면 영취산 정상인 진례봉(510m)까지 가면 된다. 거리는 1.9㎞다. 왕복 서너 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가파른 시멘트 임도와 계단을 따라 40분 남짓 오르면 진달래들이 꽃잎을 내밀기 시작한다. 산 사면이 온통 분홍빛이다. 역광으로 햇살을 받은 꽃술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선 듯하다. 연둣빛 신록은 추임새로 모자람이 없다. 진달래 군락 사이로 길이 나 있다. 그야말로 꽃길이다. 가마봉 정상에 서면 사방이 툭 트인다. 여수 산업단지와 다도해의 수많은 섬이 어우러져 있다. 진례봉 쪽 먼 능선도 물감을 뿌린 듯 곳곳이 분홍빛이다. 검은 바위들과 어우러져 붉은 기운이 더욱 또렷하다. 진달래꽃 하면 대부분의 장삼이사들은 슬퍼도 내색하지 않는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정한을 떠올릴 터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라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심장 언저리에 단단하게 똬리를 틀고 있어서다. 한데 영취산 진달래는 ‘영변의 약산’(가보지는 않았지만)과 다소 다른 듯하다. ‘모진 三冬(삼동)을 기어이 딛고 절정으로 다가오는 순정한 눈물’(김종안의 시 ‘진달래꽃’ 중)에 좀더 가까워 보인다. 글쎄, 이 역시 추측일 뿐 꽃들의 속내를 사람이 무슨 수로 알까.●영취산 아래 흥국사엔 300년 넘은 무지개다리 영취산 아래 흥국사는 산행의 들머리, 혹은 날머리 노릇을 하는 절집이다. 절집 초입, 홍교(보물 563호)의 자태가 우아하다. 조선 인조 17년(1639년)에 화강석을 쌓아 만든 무지개다리다. 치밀하고 단단해 보이는데, 통행은 불가다. 붕괴의 우려가 있어서다. 절집 안에도 대웅전(보물 396호), 후불탱화(보물 578호) 등 볼거리가 많다. 이웃한 만성리 해변은 검은 모래로 이름난 곳이다. 여수 시내에서 가까워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만성리 해변을 가려면 마래 제2터널(등록문화재 116호)을 지나야 한다. 신호등이 있고, 최고와 최저속도가 각각 규정된 독특한 터널이다. 마래 제2터널은 1926년 일제강점기에 군사용으로 건설됐다. 바닷가 쪽의 자연 암반을 뚫어 만들었다. 거리 640m, 폭 4.5m로 차량 한 대가 지날 수 있다. 사람도 오갈 수 있다. 만성리 해변 외에도 여수 동쪽 해안에 독특한 해변이 많다. 모사금 해변은 왼쪽은 모래, 오른쪽은 몽돌로 이뤄졌다. 영취산 끝자락과 맞닿은 신덕해변도 숨은 보석이다. 고즈넉한 해변과 살풍경한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글 사진 여수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먹지마세요”…가나 해변 돌고래 80마리 등 미스터리 떼죽음

    “먹지마세요”…가나 해변 돌고래 80마리 등 미스터리 떼죽음

    아프리카 가나 해변에서 돌고래 80마리 등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현지매체 시티뉴스룸(CNR)은 지난 2일과 4일 가나 수도 아크라 인근 해변에서 물고기 떼가 잇따라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가나 수도 아크라 오수캐슬비치에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떠밀려왔다. 물고기 떼는 흑붕어, 뱀장어 등으로 종류도 다양했다. 관련 당국은 즉각 조사팀을 파견했다. 가나 식품의약처는 특히 물고기 유통 저지에 전력을 기울였다. 가나 식약처는 성명을 통해 “해변으로 떠밀려온 물고기를 소비해도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실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절대 물고기를 섭취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오수캐슬비치에서 약 300km 떨어진 악심비치 주변에서 또 다른 물고기 떼가 관찰됐다. 이번에는 돌고래 수십 마리도 포함됐다.가나 수산위원회 측은 “네마 이스트 로어악심전통지역에 있는 브라위어 해안 및 안코브라 해안 등지에 80~100마리에 달하는 참돌고래과 고양이고래(melon headed whale, 학명 Peponocephala electra)가 한꺼번에 떠밀려 왔다”고 밝혔다. 수산위원회 마이클 아서 닷지는 “초기 관측 결과 돌고래 몸에서 특별한 외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발견 당시 돌고래는 대부분 숨이 붙어 있었다. 마냥 신이 난 젊은 어부들은 돌고래 잡기에 열을 올렸다. 현지 주민은 “대부분 산 채로 떠밀려왔다. 젊은 어부들은 돌고래와 물고기를 잡으러 해변으로 몰려갔다. 물고기가 떼로 밀려든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지도 못한 채 서둘러 쓸어 담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돌고래 10여 마리는 주민들에 의해 도살, 판매됐다. 가나 해양경찰은 돌고래를 도살한 주민들을 추적해 유통된 고기를 압수한 상태다.이에 대해 가나 식약처는 “절대 물고기를 먹어선 안 된다. 먹을 생각조차 하지 마라. 몸에 좋은 생선이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고기를 소유 또는 판매하는 것을 목격하면 즉시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아가미 발색과 복부 주변 팽창 여부, 악취 등으로 문제가 있는 생선을 구별할 수 있다. 너무 싼 값에 팔아도 의심해보라”고 조언했다. 300㎞를 사이에 두고 잇따라 벌어진 물고기 떼죽음 사건에 현지 어부들은 극히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몇몇 주민은 다가오는 어업철 풍년이 들 징조라고도 말했다. 관련 당국은 일단 군용 음파탐지기 영향, 수중 지진, 중금속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돌고래와 물고기에서 채취한 샘플을 실험실로 보내 분석 중이다. 또 가나 중부 및 볼타 지역 해안선을 따라 경보를 발령하고, 해안 마을을 돌며 어류 품질 지표와 오염 징후에 관한 공교육 및 감시를 강화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개발새발 욕망의 개발… 모래 없는 해수욕장의 역습

    개발새발 욕망의 개발… 모래 없는 해수욕장의 역습

    최근 5년간 축구장 80개 면적이 쓸려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주변에 많은 것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의 탐욕스러운 개발 욕심으로 바닷가의 모래사장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이 급감하고 있다. 또 빠르게 변하는 사회적 변화에 동네 서점과 공중전화 등이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신문이 매주 우리 주변에 사라지는 것을 찾아 원인과 배경, 보존을 위한 대책을 짚어 본다.# 5일 강원 강릉시 하시동 안인사구 해변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모래밭이 빠르게 쓸려 나가면서 높이 1m 이상의 절개면이 생겨났고, 인근 군(軍) 초소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속살을 훤히 드러냈다. 마치 방치된 공사장이나 폐허를 연상케 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폭 50m, 길이 3㎞에 이르던 백사장은 폭이 절반 정도로 크게 줄면서 모래사장 끝자락에 있던 구조물이 무너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장성열 강원대 환경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최소 2400년 전에 생성돼 국내 최고(最古)의 해안사구를 자랑하는 연안사구는 그동안 비교적 잘 보존됐으나, 지난해 초부터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등이 추진되면서 훼손이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낮은 구릉 모양으로 쌓여서 형성되는 지형을 의미한다. # 같은 날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불과 5~6년 전만 해도 해변을 가득 채웠던 고운 모래는 어느새 사라지고 온통 자갈밭으로 변해 있었다. 폭이 50~100m에 이르렀던 백사장도 지금은 5~30m로 크게 줄었다. 해변 곳곳에는 파도에 떠밀려 온 목재와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 각종 해양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해수욕장 전체가 모래사장의 침식 등으로 인해 폭격을 맞은 듯했다. 주민 이모(64·상업)씨는 “한때 명주조개 서식지로 유명했던 해수욕장 인근에 제철소 등이 건설된 후부터 모래가 조금씩 유실되더니 급기야 백사장은 오간 데 없고 자갈만 남았다”며 “관광객이 찾지않는 몰락한 해수욕장이 돼 피서철 특수는커녕 생계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한 해 축구장 18개 면적의 동해안 모래사장 유실 강원 고성에서 경북 경주까지 857㎞ 해안선을 따라 동해안의 고운 모래사장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한 해 평균 축구장 18개 정도 면적의 모래사장이 없어지고 있다. 이는 모래사장과 가까운 육지 공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해수욕장을 만들기 위해 모래사구의 풀 등 제거, 기후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땜질식 처방이 동해안의 모래사장 급감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강원 동해안의 모래사장 57만 3945㎡가 사라졌다. 이는 서울 상암동의 월드컵축구경기장(면적 7140㎡)의 80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바다가 삼킨 것이다. 모래양으로 따지면 25t 덤프트럭 7만 6604대 분량이다. 모래사장이 가장 많이 준 곳은 서핑의 성지로 알려진 ‘양양’으로, 강원 유실면적의 절반인 28만 7890㎡를 차지했다. 서핑족이 몰리면서 서퍼비치와 죽도해수욕장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또 같은 기간 경북의 동해안 모래사장도 6만 9380㎡가 줄었다. 축구장 면적의 9.7배이며, 25t 덤프트럭 9260대 정도다. 포항과 영덕이 전체 유실면적의 71.9%인 4만 9883㎡가 감소했다. 포항과 영덕도 해안가의 각종 개발 사업이 원인으로 지적된다.●심각한 해안 침식으로 각종 안전사고 위험 높아져 모래사장의 유실은 관광자원의 훼손뿐 아니라 우리의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해마다 동해안 연안 침식조사를 진행 중인 강원도가 2019년 해안가 102곳을 선정해 연안침식 실태 용역조사를 벌여 등급을 매긴 결과를 보면, 침식 위험지역(C·D) 비율이 전체의 65.7%인 68곳이었다. A(양호)등급은 단 1곳도 없다. B(보통)등급 34곳, C(우려)등급 52곳, D(심각)등급 16곳이었다. A등급은 백사장이 잘 보존된 지역을 의미하며, B등급은 침식·퇴적 경향이 나타나긴 하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백사장이 유지되는 곳을 나타낸다. C등급은 침식으로 백사장과 그 인근 지역에 붕괴 등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D등급은 붕괴 등의 사고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곳이다. 같은 해 경북 동해안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전체 조사대상 41곳 가운데 B등급 8곳, C등급 30곳, D등급이 3곳이었다. 침식 위험지역이 33곳으로, 전체의 75.6%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침식 위험구역이 7.6% 증가해 갈수록 침식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침식 위험지역은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수심이 깊어져 해수욕을 즐기기 위험한 해변으로 변해 간다는 의미다. 특히 상당수 지역은 침식이 주거지역과 도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안전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어 자칫 대형 재난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경북도 연안침식 실태조사 용역기관인 지오시스템리서치 김기현 책임연구원은 “동해안은 서·남해안과 달리 외해(外海)로부터 노출되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태풍과 파랑에 의한 침식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모래양이 감소하고 백사장 폭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연안 침식의 근본 해결을 위해서는 인근에 설치된 인공 시설물 등의 제거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차선책으로 모래를 추가 투입하는 방법으로 백사장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안타까워했다.●수년 내에 ‘동해안 해수욕장의 추억’ 사라질 수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수년~수십년 뒤에는 백사장에서 모래찜질하고 물장구치던 동해의 해수욕장은 옛 추억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수천년을 유지했던 해변이 불과 수십년에 걸친 인간의 개발로 빠르게 훼손되고 있는 탓이다. 이미 영덕 대탄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거의 사라지는 바람에 수년 전부터 해수욕장 개장을 포기했다. 특히 동해안은 전국 연안 가운데 침식 정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전국 연안침식관리구역 6곳 가운데 4곳이 강원과 경북에 몰려 있다. 삼척 맹방과 원평, 울진 봉평과 금음 등이다. 해수부는 연안침식으로 인해 토지, 바닷가 또는 제방, 도로 등 시설물의 기능을 더 유지하기 어려운 지역을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맹방해변은 삼척화력발전소 건설로 모래밭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놓였고, 원평해변은 궁촌항 방파제 확장으로 상당한 침식이 진행됐다. 봉평해변은 연안정비사업에도 침식이 지속되고 있으며, 금음해변은 해빈폭(海濱幅·간조 때의 해안선부터 지형이 뚜렷하게 변하는 곳이나 식물이 잘 자라는 곳까지의 거리) 기준으로 침식 취약도가 가장 심한 곳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지자체 대책은 허술하기만 하다. 정부 등은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10~2019년)에 따라 애초 강원과 경북의 침식된 해안을 복구하는 연안정비사업에 총 8886억원(강원 4739억원, 경북 414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실제 투입된 예산은 전체의 37.2%인 3305억원 (강원 1454억원, 경북 1851억원)에 그쳤다. 따라서 사업이 반쪽짜리에도 못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진한 사업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주로 모래가 없는 곳에 모래를 붓고(양빈),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로막는(잠제·돌제 등)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는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20~2029년)에 따라 이들 지역에 총 1조 2982억원(강원 6621억원, 경북 636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 추진 결과를 감안할 때 벌써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유실 후 추가 사토생성의 부족 등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인호 강원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해류와 파도 등 바다 에너지가 모래톱을 통해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완충작용을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방파제 등 대형 인공구조물들이 모래를 대신해 곳곳에 들어서면서 에너지 흐름이 왜곡돼 해안 침식이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진재율 박사는 “정부와 지자체들이 앞다퉈 해안도로와 대형 항만시설, 어항 등을 조성한 것도 모래사장 침식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근시안적 대응책보다 무분별한 개발을 막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과 처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美 플로리다 해변서 발견된 ‘공 모양 폭탄’의 정체는?

    美 플로리다 해변서 발견된 ‘공 모양 폭탄’의 정체는?

    많은 해수욕객들이 찾는 미국 플로리다의 인기 해변에서 공 모양의 폭발물로 보이는 물체가 발견돼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플로리다 주 남동쪽 로더데일바이더씨 해변에서 4일 오전 2시 30분 경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현지를 순찰 중이던 경찰에게 발견된 이 물체는 원형으로 한 눈에 봐도 군사용 폭탄으로 보인다. 이에 현지 경찰은 곧바로 해변을 봉쇄했으며 이후 폭탄물 처리반이 출동해 미 공군과 함께 이 물체를 제거했다. 현재까지 보도에 따르면 물체 표면에 'INERT'(비활성화탄)라고 새겨져 있어 해군이 사용하는 훈련용 기뢰로 추정된다. 기뢰는 선박과 잠수함을 폭파하기 위해 해저에 부설하는 폭탄이다. 곧 해상에서 사용된 훈련용 기뢰가 파도에 떠밀려 해변에까지 올라왔을 가능성이 높은 셈. 현지언론은 "기뢰로 추정되는 물체는 현재 공군이 가져가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이로인한 피해는 없으며 해변은 처리 직후 봉쇄가 해제됐다"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동해안 모래사장 침식 재앙 덮친다…한 해, 축구장 18개 면적 사라져

    동해안 모래사장 침식 재앙 덮친다…한 해, 축구장 18개 면적 사라져

    # 5일 강원 강릉시 하시동 안인사구 해변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모래밭이 빠르게 쓸려나가면서 높이 1m 이상의 절개면이 생겨났고, 인근 군(軍) 초소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속살을 훤히 드러냈다. 마치 방치된 공사장이나 폐허를 연상케 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폭 50m, 길이 3㎞에 이르던 백사장은 폭이 절반 정도로 크게 줄면서 모래사장 끝자락에 있던 구조물이 무너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장성열 강원대 환경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최소 2400년 전에 생성돼 국내 최고(最古)의 해안사구를 자랑하는 연안사구는 그동안 비교적 잘 보존됐으나, 지난해 초부터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등이 추진되면서 훼손이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하여 운반된 모래가 낮은 구릉 모양으로 쌓여서 형성되는 지형을 의미한다. # 같은 날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불과 5~6년 전만 해도 해변을 가득 채웠던 고운 모래는 어느새 사라지고 온통 자갈밭으로 변해 있었다. 폭이 50~100여m에 이르렀던 백사장도 지금은 5~30여m으로 크게 줄었다. 해변 곳곳에는 파도에 떠밀려온 목재와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 각종 해양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해수욕장 전체가 모래사장의 침식 등으로 인해 폭격을 맞은 듯했다. 주민 이모(64·상업)씨는 “한때 명주조개 서식지로 유명했던 해수욕장 인근에 포스코가 건설된 후부터 모래가 조금씩 유실되더니 급기야 백사장은 오간 데 없고 자갈만 남았다”며 “관광객이 찾지 않는 몰락한 해수욕장이 돼 피서철 특수는커녕 생계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한 해, 축구장 20개 면적의 동해안 모래사장 유실 강원 고성에서 경북 경주까지 857㎞ 해안선을 따라 동해안의 고운 모래사장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한 해 평균 축구장 20개 정도 면적의 모래사장이 없어지고 있다. 이는 모래사장과 가까운 육지 공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해수욕장을 만들기 위해 모래사구의 풀 등 제거, 기후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땜질식 처방이 동해안의 모래사장 급감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20년) 동안 강원 동해안의 모래사장 57만 3945㎡가 사라졌다. 이는 서울 상암동의 월드컵축구경기장(면적 7140㎡)의 80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바다가 삼킨 것이다. 모래량으로 따지면 25t 덤프트럭 7만 6604대 분량이다. 모래사장이 가장 많이 준 곳은 서핑의 성지로 알려진 ‘양양’으로, 강원 전체 유실면적의 절반인 28만 7890㎡를 차지했다. 양양에 서핑복이 몰리면서 서퍼비치와 죽도해수욕장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또 같은 기간 경북의 동해안 모래사장도 6만 9380㎡가 줄었다. 축구장 면적의 9.7배이며, 25t 덤프트럭 9260대 정도다. 포항과 영덕이 전체 유실 면적의 71.9%인 4만 9883㎡가 감소했다. 포항과 영덕도 해안가의 각종 개발 사업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심각한 해안 침식으로 각종 안전사고 위험 높아져 모래사장의 유실은 관광자원의 훼손뿐 아니라 우리의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해마다 동해안 연안 침식조사를 진행 중인 강원도가 2019년 해안가 102곳을 선정해 연안침식 실태 용역조사를 벌여 등급을 매긴 결과를 보면, 침식 위험지역(C·D) 비율이 전체의 65.7%인 68곳이었다. A(양호) 등급은 단 1곳도 없다. B(보통) 등급 34곳, C(우려) 등급 52곳, D(심각) 등급 16곳이었다. A 등급은 백사장이 잘 보존된 지역을 의미하며, B 등급은 침식·퇴적 경향이 나타나긴 하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백사장이 유지되는 곳을 나타낸다. C 등급은 침식으로 백사장과 그 인근 지역에 붕괴 등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D 등급은 붕괴 등의 사고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곳이다. 같은 해 경북 동해안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전체 조사대상 41곳 가운데 B 등급 8곳, C 등급 30곳, D 등급이 3곳이었다. 침식 위험지역이 33곳으로, 전체의 75.6%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침식 위험구역이 7.6% 증가해 갈수록 침식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침식 위험지역은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수심이 깊어져 해수욕을 즐기기 위험한 해변으로 변해 간다는 의미다. 특히 상당수 지역은 침식이 주거지역과 도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안전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어 자칫 대형 재난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경북도 연안침식 실태조사 용역기관인 지오시스템리서치 김기현 책임연구원은 “동해안은 서·남해안과 달리 외해(外海)로부터 노출됐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태풍과 파랑에 의한 침식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모래량이 감소하고 백사장 폭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연안 침식의 근본 해결을 위해서는 인근에 설치된 인공 시설물 등의 제거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차선책으로 모래를 추가 투입하는 방법으로 백사장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수 년 내에 동해안의 모래사장이 사라질 수도 지금과 추세라면 앞으로 수 년~수 십년 뒤에는 백사장에서 모래찜질하고 물장구치던 동해의 해수욕장은 옛 추억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수 천년을 유지됐던 해변이 불과 수 십년에 걸친 인간의 개발로 빠르게 훼손되고 있는 탓이다. 이미 영덕 대탄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거의 사라지는 바람에 수 년전부터 해수욕장 개장을 포기했다. 특히 동해안은 전국 연안 가운데 침식 정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전국 연안침식관리구역 6곳 가운데 4곳이 강원과 경북에 몰렸다. 삼척 맹방과 원평, 울진 봉평과 금음 등이다. 해수부는 연안침식으로 인해 토지, 바닷가 또는 제방, 도로 등 시설물의 기능을 더 유지하기 어려운 지역을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맹방해변은 삼척화력발전소 건설로 모래밭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놓였고, 원평해변은 궁촌항 방파제 확장으로 상당한 침식이 진행됐다. 봉편해변은 연안정비사업에도 침식이 지속하고 있으며, 금음해변은 해빈폭(海濱幅·간조 때의 해안선부터 지형이 뚜렷하게 변하는 곳이나 식물이 잘 자라는 곳까지의 거리) 기준으로 침식 취약도가 가장 심한 곳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은 허술하기만 하다. 정부 등은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10년~2019년)에 따라 애초 강원과 경북의 침식된 해안을 복구하는 연안정비사업에 총 8886억원(강원 4739억원, 경북 4147억)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실제 투입된 예산은 전체의 37.2%인 3305억원(강원 1454억, 경북 1851억원)에 그쳤다. 따라서 사업이 반쪽짜리에도 못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진한 사업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주로 모래가 없는 곳에 모래를 붓고(양빈),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로막는(잠제·돌제 등)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는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20년~2029년)에 따라 이들 지역에 총 1조 2982억원(강원 6621억원, 경북 636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 추진 결과를 감안할 때 벌써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유실 후 추가 사토생성의 부족 등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인호 강원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해류와 파도 등 바다 에너지가 모래톱을 통해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완충작용을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방파제 등 대형 인공구조물들이 모래를 대신해 곳곳에 들어서면서 에너지 흐름이 왜곡돼 해안 침식이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진재율 박사는 “정부와 지자체들이 앞다퉈 해안도로와 대형 항만시설, 어항 등을 조성한 것도 모래사장 침식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근시안적 대응책보다 무분별한 개발을 막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과 처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무법천지 편의점…경범죄자 수감도 ‘못하는’ 하와이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무법천지 편의점…경범죄자 수감도 ‘못하는’ 하와이

    하와이 주 호놀롤루 시 도심 곳곳에 소재한 상점에서는 하루에도 수 차례 씩 크고 작은 절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늦은 밤까지 영업하는 24시 편의점을 노린 절도범죄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해결하지 못한 숙제 중 하나로 꼽혀왔다. 실제로 호놀룰루 중심가에서 와이키키 해변으로 이어지는 관광지 일대에는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자들의 발길은 끊어진 반면 대신 노숙자들과 정신이상자들이 매일 밤 이 일대에 출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일대 24시간 편의점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 중인 40대 젤렌 샤 씨는 “지난해 9월부터 편의점 저녁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매일 저녁 시간대만 되면 인근을 떠도는 노숙자들과 마약에 취한 사람들이 아르바이트생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의 상품을 몰래 훔쳐 달아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그가 근무하는 편의점은 평소 대로변으로 통하는 앞문과 인근 아파트로 향한 뒷 문 두 개를 열어두고 운영 중이다. 하지만 매일 밤 8시 이후에는 아파트로 향하는 뒷문은 걸어 잠그는 것으로 하루 업무는 시작된다. 대신 뒷문 앞에는 ‘도난 등의 우려로 앞문 이용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게재된다. 이 편의점의 야간 근무조는 중국계 이민자 샤 씨를 포함한 필리핀계 이민자 출신의 20대 아르바이트생 2인 1조로 구성돼 있다. 주로 야간에 편의점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부족한 물건을 진열대에 채우고 계산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이 끊어진 저녁 시간대에 편의점을 찾는 이들은 주로 물건을 훔쳐 달아나기 위한 목적의 절도범들이 다수라는 게 샤 씨의 설명이다. 그는 “간혹 물건을 훔치는 행위를 직접 목격할 때도 있지만 폭행 등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직접 저지할 수 없는 상황도 많다”면서 “멀리서 소리를 쳐서 도망가게 하는 방법이 현재로는 최선”이라고 했다. 이 같은 물건 절도와 폭행 사건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차이나타운이 소재한 다운타운에서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길거리에서 마약이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늦은 저녁시간에는 폭력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소위 우범지대로 전락했다는 것. 이 일대에 위치한 호놀룰루 성당 자원봉사자 존 필딩은 “매일 3차례에 걸쳐서 성당 주변을 도보 순찰하고 있다”면서 “최근 이 일대에 출몰해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이유도 없이 폭행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해서 곤혹스럽다. 일단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피해자는 도와줄 수 있는 공권력이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실제로 얼마 전 이 일대에서 30대 남성이 성당 인근 행인을 무차별적으로 폭행, 보행기를 끌고가던 66세 여성이 상해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가해 남성은 이미 중범죄 2건을 포함, 총 13건의 유사 사건 전력을 가진 인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남성은 곧장 풀려났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지적이다. 이는 코로나19 추가 전염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주 정부가 내린 경범죄 수감 금지 조치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 대법원은 지난해 8월 이후 경범죄로 체포되는 이들에 대해 교정 시설에 수감할 수 없도록 하는 지침을 하달한 상태다. 기존 경범죄자에 대한 체벌은 최소 30일의 형사 구류와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됐었다. 특히 3급 폭행을 수반한 경범죄자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과 최대 2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는 등 무거운 처벌을 받아왔던 것과 크게 달라진 점이다. 주 정부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상당수 범죄자들이 해당 조치를 악용, 폭행을 수반한 경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스티브 알름 호놀롤루 검사장은 “주 정부의 규제 사각지대를 노리고 상습적으로 폭행과 절도 등을 일삼는 범죄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면서 “이들의 추가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사법부 판사들에게 더 많은 재량권이 부여돼야 한다. 지난 8월 내려진 조치를 철회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포토] 재개방한 해변 찾은 홍콩 주민들

    [포토] 재개방한 해변 찾은 홍콩 주민들

    홍콩 주민들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재개방한 리펄스 베이의 해변에 모여들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홍콩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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