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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최씨 접촉 정·관계 명단 확보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최만석씨(59)가 지난해 대검찰청사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은 뒤 잠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金大雄 검사장)는 10일 “최씨가 자진출두형식으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면서 “당시에는 사법처리 대상인지여부가 불분명해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최씨가 알스톰사로부터 받은 사례금 1,100만달러 외에 별도로 거액의 로비 자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최씨의 해외계좌와국내로 유입된 자금흐름을 정밀 추적중이다. 검찰은 최씨 및 구속된 호기춘(扈基瑃·51·여)씨의 국내 금융계좌에 대해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정밀 추적을 벌이는 한편 최씨가 홍콩 소재 외국계 은행 등에 여러 계좌를 운용하면서 자금을 분산 관리한 흔적을 포착,홍콩과 프랑스 사법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조사결과 최씨가 챙긴 사례금 가운데 일부는 국내로 유입됐고 일부는 미국로스앤젤레스에 송금됐으며 나머지는 자금흐름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검찰은 또 최씨가 93년초 문민정부 출범 때부터 94년 6월 알스톰사가 차량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될 때까지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접촉이 잦았던 당시정·관계 고위인사들의 명단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받은 1,100만달러는 계약성사에 따른 사례금일 뿐실제 로비에 사용된 자금은 별도의 라인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씨 계좌의 자금흐름은 아직도 상당부분 파악되지 않고 있어 여러 루트를 가동해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현대투신 정상화 계획 정부·재계반응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현대측이 발표한 현대투신 정상화계획안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재계는 일면 환영하면서도 ‘사재출자해법’이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 시각] 이헌재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정도면 된 것이 아니냐”며 “개인적 생각보다는 시장의 평가가 중요한데 시장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또 현대측의 출자액이 적지 않으냐는 질문에 “정부가 현대측에 얼마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적은 없다”며 “담보제공등을 통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엄낙용(嚴洛鎔) 재경부 차관도 “금융감독위원회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발표한 만큼 내용이 비교적 충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정부는 현대측이 요청한다면 유동성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현대투신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공식입장은 ‘선 자구책,후 정부지원’이었다.금융감독위원회는 현대투신 사태 이후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한장도 낸 적이 없다. 공적자금 투입 없는시장의 흐름에 따른 자체 해결을 원했다. 그러나 정부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주가폭락 등 시장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자구책 마련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심초사해온 입장이었다. [재계반응] 재계는 현대의 정상화방안 발표가 혼란에 빠졌던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번 사태수습 과정이 자본주의 원칙에 걸맞지 않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사재출자 방침은 대주주 책임경영 차원에서 바람직한 결정”이라면서 “그러나 사재출자가 정부 압력 등에 의해이뤄지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손성진 주병철기자 sonsj@
  • 대한매일을 읽고 / 인터넷 음란물유포 막게 윤리의식 확립 시급

    일류대 졸업자 등이 각종 음란물을 유포하다 적발됐다는 기사(대한매일 4월24일자 27면)를 읽고 놀라움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사회발전을 주도해나가야 할 주체들이 파행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우리는 인터넷 인구의 절대다수인 청소년들이 무차별 유포된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컴퓨터 가상공간,이른바 사이버세계에 음란물이 흘러넘쳐 정보화 역기능의 폐해 역시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더욱이 인터넷으로 유포되는 음란물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해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사이버 윤리규범 확립이 절실한 과제다.이러한 사이버세계의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윤리교육이 보다 근원적인 해법이라고 믿고 있다.이것이 바로 우리의 과제이자다음세대에게 남겨줄 인터넷 문화이다. 이안천[제주 삼도1동]
  • 018인수 난항…파트너 오락가락

    SK텔레콤(011)과 신세기통신(017)의 기업결합 승인 이후 통신업계 최대 관심사로 대두된 한솔엠닷컴(018) 인수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상황이 급변하면서 기존 협상 파트너였던 한국통신,LG그룹 이외에 ‘제3의 파트너’가 등장했다는 설(說)이 나도는가 하면 최근에는 한솔엠닷컴 자력 생존설도 돌고 있다. ◆한국통신,LG 협상우위 오락가락=처음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한국통신은 한솔엠닷컴의 주가하락폭이 예상외로 커지면서 LG측에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정부내 일각에서 ‘현재 시세의 배 이상의 가격으로 민간기업을 인수하는 게 공기업으로서 할 일이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 한국통신은 인수협상에서 손을 떼는듯이 보이기도 했다.한통 관계자들도 “감사원 감사가 임박했고…”라면서 몸을 사리는 분위기. 인수전의 키는 LG측으로 급격히 넘어가는듯 했다.그러나 이번에는 LG측 파트너인 BT(브리티시텔레콤)가 입장변화를 보였다.‘투자여력이 없다’면서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인수협상이 결국 원점으로돌아갔다는 ‘관전평’이 나오고 있다. ◆‘제3의 파트너’는 누구=최근들어 한솔 주변에서는 “한국통신과 LG 이외에 제3의 인수 희망자들이 여럿 나타났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삼성.삼성은 한솔이 LG로 넘어가게 됐을 경우,당하게 될 단말기시장에서의 ‘고전’을 미연에 막고 향후 IMT-2000 서비스 시장진출의 발판을 확보하기 위해 한솔측에 인수를 제의했다는 얘기다. ‘제3의 파트너’로 거론되는 또다른 업체는 영국의 보다폰·에어터치다.한솔측이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솔엠닷컴의 독자생존?=한솔 주변에서는 독자생존설도 계속해서 나오고있다.회사내 태스크포스팀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인수가액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인수협상을 무효화하고 독자생존의 길을 가야 한다는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나스닥상장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것이다.IMT2000문제등은 전략적 제휴나 컨소시엄으로 해법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흑자폭 격감 원인과 전망

    무역수지에 비상이 걸렸다. 올들어 4월말까지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돌아 정부의 올해 목표치인 120억달러 흑자달성이 극히 어려울 전망이다.당초의 전망을 크게 앞지른 경기의 폭발적 상승세로 수입이 급증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경기상승세 예측 못했다 정부는 당초 1분기 무역수지목표를 15억달러,4월한달간 목표치는 12억∼15억달러 정도로 각각 잡았었다.그러나 실제로는 1분기 5억4,800만달러,4월 2억2,500만달러에 그쳤다.이처럼 예상이 크게 빗나간결정적인 이유는 경기상승세 예측의 실패에 있다.즉 수입증가를 지나치게 낙관했던 것. 산업자원부는 당초 올해보다는 내년부터 자본재 및 원자재,소비재 수입이급증할 것으로 내다봤었다.그러나 연초부터 경기가 의외의 가파른 상승세를보이며 4월말까지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나 늘었다.반면 수출은 26.9% 증가에 머물렀다. ■무역수지 향후 변수는 올들어 수입급증의 ‘주범’이었던 유가는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지금 단계에서 정부가 잠재적 악재요인으로 꼽고 있는것은 노사관계 악화에 따른 수출업체의 가동중단 사태다. 금리,환율 등의 거시경제 변수도 남아있다. 산자부 윤상직(尹相直) 수출과장은 “환율의 경우 증시침체로 달러유입이주춤해져 당분간 현 상태로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증시폭락이 환율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뾰족한 대책 없다 김영호(金泳鎬) 산업자원부 장관은 “1분기처럼 10%가넘는 경제성장률이 지속될 경우 120억달러 무역수지 목표달성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해 별다른 해법이 없음을 간접 시사했다.또 소비재보다는 원자재및 자본재가 수입급증세를 주도,향후 수출증가와 성장잠재력 확충 측면에서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산자부가 최근 에너지 절약운동에 유난히 힘을 쏟고 있는 것도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적절한 정책수단을 갖고 있지 못한 형편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환용기자 dragonk@
  • 여야 ‘고액과외·현대’ 해법 고심

    여야 정치권이 고액과외 근절방안과 현대투자신탁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등시급한 민생현안에 관한 대안 모색에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활발한 당정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나름의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과액과외 대책과 관련,지난 29일 열린 민주당의 주례보고에서 “한나라당과 협의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여야 정책협의체의 조속한 가동을 지시했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은 보고에서 “당 특위에서 여론을 수렴해고액 과외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준비할 것” 이라면서 “당내외 교육관련전문가를 중심으로 가칭 ‘교육대책특위’를 구성,고액족집게 과외 기준 등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민주당은 이와 함께 오는 2일 열리는 양당 3역회의에서 특단의 고액과외대책을 초당적으로 마련할 것을 제안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과외금지 위헌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이에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당 정책위는 30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졸속성,비민주적교육대책을 비난하면서 나름대로의 대안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우선 인재를 교직으로 유치하기 위한 우수교원 확보법과 교원이 사회적으로존경받을 수 있는 방안으로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을 만들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교원처우개선과 공무원연금제도를 개선해 교원연금법을 별도로 제정하고,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해 수석교사제와 명예교사제를 실시하는 한편,교원임용시험 합격자 가운데 초등학교에서 3년간 의무 근무를 전제로 병역법상 보충역에 편입될 수 있도록 교원 병역특례제를 도입하고,체벌의 경우 교사에게재량권을 주자는 대안도 제시했다. 한편 민주당은 현대투신 공적자금 투입문제에 대해서는 공식 의견 발표를 자제하는 한편 정부 결정을 적극 뒷받침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김 대통령이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부가대처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는 만큼 당에서는 가급적 개입을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공식 요청해올 경우 국회 동의를긍정 검토할 방침이다.그러면서도 기존에 투입된 64조원이 어디에 투입됐는지와 추가 투입의 타당성 등을 면밀히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박준석 주현진기자 pjs@
  • [사설] 정국 亂調를 푸는 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한동(李漢東)자민련총재는 28일 청와대에서 총재회담을 갖고 21세기를 희망의 세기로 열기 위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존과 화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동발표문을 냈다.8개항으로 된 이 발표문은 ‘국민화합추진위’를 설치해서 지역주의를 해소하겠다는 결의가 특히 강조됐고 나머지 부분은 대체적으로 지난 24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영수회담 때 나온 공동발표문과 유사하다. 국민들이 김대통령과 자민련 이총재의 회담에 관심을 갖는 대목은 역시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 여부일 것이다.발표문은 공조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다만 “정치적 균형과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민련의 정치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여야 어느쪽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자민련의 위상을 존중한다는 뜻으로 읽혀져,앞으로의 정국 진행 방향을 짐작케 해준다. 더 없이 치열하게 치러진 지난번 총선은 국민들 사이에 갈등의 골을 키웠으며 여야간에 격돌의 불씨를 남겼다.다행히 여야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큰 정치,상생(相生)의 정치를 펴나가기로 합의해서 격돌 국면을 벗어나긴 했다.그러나 16대 국회 원구성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실에서 보듯 여야 충돌의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남북정상회담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원구성을 놓고 여야간의 대결이 벌어지게 되는 날이면,정상회담에 임하는 대통령의 행보에도 힘이 실리지 않을 뿐 아니라 정국은 한순간에 난조(亂調)에 빠질 수 있다.그러나 그런일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 국민들이 보기에 당장 발등의 불이 되고 있는 원구성 문제도 해법이 없는것은 아니다.국회의장직을 둘러싼 여야간의 힘겨루기도 그렇다.임기가 3년이나 남아 있는 대통령이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국회의장직을 여당이 맡는 게 순리다.그러나 제1당인 한나라당이 양보할 가능성은 매우적다.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무기명 투표로 경선을 할 수밖에 없다.국회의장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기 위해 당연히 당적을 버려야 한다.자민련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 문제도 그렇다.의원정수가 26명이나 줄어든 만큼 교섭단체 구성 요건의 완화도 전향적으로 생각해 볼 일이다. 민주당과의 공조 문제와 관련해서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버티고 있는 자민련도 그렇다.국민의 정부는 자민련과의 공조속에 성립된 정부로 자민련도2년넘게 공동 운영해 왔다.자민련은 이 정부 운영에 무한책임이 있다는 뜻이다.어차피 공조할 것이면 시간을 끌지말기 바란다.
  • 4·13 이후/ 특별좌담

    대한매일은 14일 오석홍(吳錫泓)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손봉숙(孫鳳淑)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황태연(黃台淵) 동국대 정외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16대 총선후 정국 및 정치개혁 방향’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참석자들은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이번 총선에 미친 영향과 총선 후 정치개혁,남북관계 등 정국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손봉숙이사장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낮은 게 특징입니다.역대 국회의원 선거를 보면 할 때마다 5%씩 낮아져 15대때는 63%대로 낮아졌고 이번에는 57%대까지 떨어졌습니다.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무관심이 작용한 결과입니다.더구나 결과를 보면 지역주의가 뿌리깊게 박혀있습니다.지역주의 심화는 한국정치가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반면 후보들에 대한 신상검증은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봅니다.병역·납세·전과 공개로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됨됨이를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반면정책대결은 거의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혼탁·금권선거가 여전했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오석홍교수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생각해 봤습니다.후보검증 과정과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은 유권자에게후보들을 다시 한번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합니다. 386세대를 비롯한 참신한 정치신인들을 많이 발굴한 것도 큰 수확입니다.몇몇 여성후보들이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등 여성의 진출이 과거에 비해 두드러진 것도 긍정적인 변화입니다.수도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 인물중심의 후보 선택도 특정 당이나 지연·학연 위주의 선거풍토를 벗어나는 발전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선거 전과정을 통해 드러난 지역갈등과 같은 정치적 앙금은 결과적으로 더 심화된 상태인데 이것이 정치적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황태연교수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역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선거였습니다. 처음이라 그런지 명단을 너무 남발해서 걱정들이 많았습니다.그러나 나중에20여명으로 압축해 집중낙선운동을 벌였는데상당히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대상 지역 중 7∼8곳은 실패하고 수도권 등 거의 전 지역에서는 성공을 거뒀습니다.다만 시민단체가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니까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의도치 않은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정치인은 ‘다 몹쓸 사람’이라는 인식을심어줘 유권자들이 선거로부터 이탈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이대로라면 다음번 선거의 투표율은 50% 이하로 갈 수도 있습니다.투표불참자에게 벌금형을내리는 선거법 개정이라도 필요하지 않나 봅니다.기권의 자유를 보장한다는얘기도 있지만 기권자도 투표소까지 나와 무효표를 만드는 노력이라도 해야합니다. 정책선거가 잘 안됐다는 비판에는 동감입니다.언론이 특히 대오각성해야 합니다.여야의 비방은 마구 실으면서 정책은 각 당이 계속 내놓아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손이사장 시민단체가 열심히 활동했지만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지못한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민주노동당,청년진보당 등 진보세력이 원내 진출에 실패해 우리 사회의 보수의 벽이 여전히 두텁다는 것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특히 시민운동이 낙선운동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환경운동,여성운동,소비자운동 등 부문별 정책 부각에는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통일된 낙선운동에는 성공했지만 다양성을 살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아쉬움이남습니다. ●오교수 이번 총선을 평가하면 저는 여야 모두 승리했다고 생각합니다.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을 유지했고 민주당도 수도권의 약진을 바탕으로 의석수를 늘리는 한편 영남권을 제외하고 고른 득표를 해 지역적 한계도 다소 벗어났습니다.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더욱 뚜렷이 드러난 영호남의 지역색은 여야모두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지역감정이 드러난 것을 비관적으로 보고 무조건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여야 모두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여유있는 마음을 갖고 극단적인 대립구도를 탈피해야 합니다. ●손이사장 한나라당은 제1당이 됐고 민주당도 수도권에서 선전했습니다.하지만 영남과 호남을 보며 많은 사람이 답답한 심정을 느꼈을 것입니다.호남은 늘 몰표를 줘서 익숙하겠지만 영남이 이 정도로 몰표를 준 것은 두 가지측면에서 생각해야 합니다.우선 김대중(金大中)정부에 대한 영남인의 정서를 읽어야 합니다.‘친(親)이회창(李會昌)’이 아니라 ‘반(反)DJ’ 정서가 표출된 것으로 봅니다.민국당이 부진한 것도 영남지역 사람들이 민국당을 찍으면 민주당을 도와준다는 생각에 똘똘 뭉쳤기 때문입니다. 야당은 제1당이 된 데 만족하지 말고,정책적으로 밀어야 할 것은 여당과 공조하는 등 수권정당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황교수 한나라당도 결과적으로 잘 싸웠고 민주당도 의석수가 상당히 늘었습니다.의석이 273석으로 준 것을 감안할 때 현재 98석인데 20석 가까이 많은 115석을 얻었으니 남는 장사를 했습니다.민주당은 특히 영남지역의 기대했던 두 곳은 실패했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의석을 얻어 지역정당을 탈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반면 한나라당은 지역적인 측면으로 치우쳐 영남정당으로편향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민심을 따라간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민심이 지역주의적이면 따라가지 말고 고쳐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포퓰리즘에 빠져 나라가 결딴납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따른 표심 움직임도 주목할 만합니다.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여당을 밀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영남권의 견제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이같은 민심의 흐름을 볼 때 향후 여야관계는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예측됩니다.전통적인 해법으로는 풀어나가기 힘들 것으로 봅니다.오는 6월 남북정상회담은 여야가 어우러진 의견을 갖고 임해야 하는데 뭔가 이성적인 차원에서 애국심을 진작시키는 정치혁신 내지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손이사장 한나라당도 이기고 민주당도 이겼다는 평가는 숫자로만 보면 그렇습니다.그러나 지역주의 면에서 보면 두 당 모두 실패했고 부끄럽게 생각해야 합니다.한나라당은 영남을 싹쓸이했고 민주당도 사실상 호남에서 마찬가지입니다.지역주의가 정상회담 개최라는 국가적 호재를 집어삼킬 만큼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여야 정치인,국민 모두 반성해야합니다. ●황교수 지역주의 완화를 위해서는 선거법 개혁이 필요합니다.1인2표제,정당명부제가 좌초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아쉬워했는데,너무 선거일에 임박해 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이번 16대 첫 임시국회에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그래야 호남에서 한나라당이,영남에서 민주당도 입지가생깁니다.또 정치신인의 정치진입도 가능해집니다. 선거연령을 19세로 낮춰 젊은 사람들을 당당한 유권자로 선거에 끌어들이는 개혁도 필요합니다.시민단체들의 선거관련 활동 범위도 제한돼있는데 넓히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국가보안법을 손질해야 하고 인권법 등시급한 과제도 16대 국회에서 다뤄야 합니다. ●손이사장 사실상 현행대로라면 전국구 리스트를 체크할 방법이 없어 ‘전국구(錢國區)’라는 말까지 나옵니다.1인2표제에 비례대표의 직능성을 살려야 유능한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습니다. 지난 번 선거법도 코앞에 두고 개정돼 관리하는 데 어려움 있었습니다.적어도 선거 1년전에는 통과돼야 합니다.이밖에 정당법,정치자금법등 관련 정치개혁입법도 손질이 필요합니다.경제안정,빈부격차 해소 등도 16대 국회가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일입니다. ●오교수 선거운동기간 동안 낙천·낙선운동에 주력했던 시민운동이 이제부터는 국회활동에 대한 감시로 전환돼야 합니다. ●손이사장 21세기에 시민단체의 확장은 불가피합니다.이번 총선에서도 시민연대가 보여준 선거운동은 정치권에 대한 신뢰를 형성해 나가고 올바른 정치인 양성과 신뢰구축이라는 사회자본 형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습니다.그러나 정부가 시민단체의 지원을 정권연장이나 그런 의도 없이 해야 합니다. 시민연대도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평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시민연대는 총선기간 동안 한개의 정당같은 역할을 한 게 사실입니다.일부 도에 넘는 일을 했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많아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것입니다. 시민단체도 이제는 본연의 자리에서 충실해야 합니다.2000년 첫 4개월을 선거에 밀려 보냈으니 지금부터는 새롭게 시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황교수 21세기는 고령화 사회라고 하고 비경제활동인구도 늘어납니다.경제활동인구가 부양해야 할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국가 위기의 커다란 징후입니다.행정부가 하던 일 중에 비효율적인 것을 시민들이 책임지고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해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일하지 않고 노는 인구가 많아집니다.비경제활동인구를 ‘소시얼 캐피털(social capital·사회자본)’로 활용하기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오교수 정치와 행정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그동안 정책적으로 어긋나면서도 정략적으로 개입돼 행정 전반에 혼란이 일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현재도 부처 통폐합 문제 등 뒤틀린 행정개혁을 바로잡는 것이 시급한 상태입니다.장기적으로는 행정체제를 유연화·연성화해 국민과 행정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 검증 등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국민적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이런 시대적 추세에 발맞춰 각종 행정정책도 말로만 끝나지 않고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당을 초월해서 정치권이 합심해야합니다. ●황교수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디플로매틱 테크닉(diplomatic technique·외교협상술)’이 필요합니다.우선 당장 어려운 대목은 정상회담이 합의되었다해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조문문제가 불거지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측이 조문을 안하면 회담분위기가 굳어질 수밖에 없습니다.반면 조문을하면 남쪽에서 엄청나게 시끄럽고 골치아픈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오교수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공식발표했지만 6·25를 체험한 세대들이 아직 생존해있는 상태에서 대북문제는 어려운 문제입니다.전체주의 국가가 아닌 만큼 수많은 의견들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변혁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권의 능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손이사장 남북문제를 더 이상 보수·진보 이분법으로 봐서는 안됩니다.대통령도 야당총재를 국정파트너로 보고 남북문제를 잘 설명해주고 설득할 건설득해야 합니다.깜짝쇼만 할 일이 아닙니다.야당도 협조할 것은 최대한 하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 김성수 이상록기자 sskim@
  • [분단을 넘어 화해로](2)냉전체제 단계적 해법

    남북정상회담은 50년 동안 지속돼온 적대관계의 고리를 푸는 계기란 점에서무게를 갖는다. 총부리를 겨누는 적대적 대치 상황에서 벗어나 평화 공존과 상호 의존적인공동 번영의 틀을 만들어 나가자는 게 정상회담의 주요 목표다.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이같은 방향의 냉전체제 해체문제는 이산가족상봉,경제공동체 형성방안과 함께 의제의 주요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주변 냉전의 틀을 벗겨보려는 시도가 다각적으로 논의될것임을 뜻한다. 이같은 문제들은 남북 최고 지도자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의 의미는 더욱 강조된다.진정한 화해를 위해선 남북은 내부 법령과상대방에 대한 인식변화를 필요로 한다.따라서 정상간의 만남은 내적 변화의계기와 추진력 제공의 전기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어떤 결과를 일궈내든 냉전체제 종식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기대된다.정상회담에서 냉전의 틀을 벗기고 평화적 교류의 포괄적인 틀을 만든다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발전도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경제교류의 경우,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협정 등 당국간의 문제를최고위층에서 일괄적으로 논의,해결하는 틀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한반도 냉전의 틀은 남북관계와 국제적인 차원에서 함께 접근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주도 아래 이뤄진 북한에대한 한·미·일의 포괄적 접근,‘페리프로세스’도 같은 원칙 아래 진행됐다. 세계 각국이 지역적·기능적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며 공동 번영을추구해나가는 상황에서 국력 소모적인 군사대치의 냉전체제는 타파돼야 한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민족의 자존과 생존을 위협하는 냉전체제는 어떤 형태로든 극복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냉전체제해체 노력은 이미 남북간 화해와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란 두 점을향해 진행되고 있다.냉전시대와 달리,한국이 이 과정을 주도하고 미·일의대북 접근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제적으로 북한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면 미국·일본은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국교수립과 관계정상화를 진행시킨다는 원칙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남북한 차원에선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과 대결상황을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자는 것이 큰 방향이다.대화를 재개하고 교류를 확대해 신뢰를 쌓아나가겠다는 것이다.남북기본합의서의이행 등 과거 합의내용의 이행이 주 내용을 이룬다. 우선 과제는 전쟁위협과 불신 감소로 요약된다.첫 단계는 북한이 파기한 군사정전체제를 회복하고 대화통로를 재개하는 것이다.북한은 지하핵시설 등대량 살상무기개발 의혹을 국제적 검증을 통해 해소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있다. 두번째 단계는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화해·군사·경제교류·사회문화·핵통제 등 5개 공동위원회를 가동해 실질적인 교류상황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북한에 대한 국제적 제재 완화 등도 함께 병행된다.셋째 단계는 정전체제가 아닌 평화체제의 구축이다. 이석우기자 swlee@
  • [분단을 넘어 화해로](1)주변정세에 미칠 영향

    6월 남북 정상회담은 세계 유일의 한반도 냉전체제의 해체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향하는 ‘거보(巨步)’로 볼 수있다.나아가 기존 동북아 정세의 재편과21세기 변화의 물꼬를 여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와 주변 정세에 일대 변화를 몰고올전망이다.가장 큰 변화는 ‘한반도 해법’으로 불리는 대북 포괄적 접근구상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점이다. 북한의 당면과제인 체제 보장 및 경제 회생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상호 연계하는 이른바 ‘평화 빅딜안’을 북한이 명시적으로 수용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진행중인 북·미,북·일 수교협상이 상당한 탄력을 받으면서 마지막 귀착지인 남북관계 정상화로 향한다는 분석이다.한반도 주변 4강의 남북한 교차 승인이 사실상 달성,한반도 평화정착에 일대 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한·미·일 3국의 포괄적 대북 접근 구상이 농축된 ‘페리구상’도 활기를띨 것이라는 전망이다.북한 지도부가 북한에 우호적인 미 민주당 집권기에체제 보장 등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고민도 읽히는 대목이다.이때문에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대북 경제 지원 및 체제보장 등 페리구상이 앞당겨 실현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북관계 정상화는 한·미·일 3국의 페리구상의 마지막 단계”라면서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반도 평화정착 구상이 상당히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대외 개방 역시 가파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북한의 고립 탈피가 한반도 평화정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한·미·일 3국정상의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는 북한의 주요한 대외정책인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사실상 포기를 의미한다.적어도 남북관계의 진전 없이 북·미,북·일 관계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북한 지도부가 인식한 셈이다. 이에 따라 남북정상 회담을 계기로 ‘남북 당사자 해결원칙’이 보다 확실히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한반도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북·미 양국에서남북한으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남북한이 동북아 정세 변화의 실질적 주역으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물론 양측은 7·4공동성명과 남북합의서의 정신에 입각해 남북문제를 풀어갈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한반도 평화정착의 귀착점이 남북 통일이라는 점에서 험난한 여정(旅程)이 놓여 있다.주한미군 철수와 남북한 군비 축소,북한 미사일문제 등을 둘러싼 ‘평행선 대립’도 계속되는 상황이다.치밀하고 정교한 대북 접근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일만기자 oilman@
  • 짐바브웨 白人소유 토지 無보상 몰수

    짐바브웨 의회가 6일 백인 소유의 토지를 정부가 무상으로 몰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집권당인 짐바브웨-아프리카 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이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의원 100명만 출석시켜 전격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월부터 계속된 흑인들의 농장 강점사태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적 재산권을 침해한 ‘비민주적 조치’라는 국제사회의 비난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로버트 무가베 대통령(76)이 집권연장을 위해 민족감정을 부추긴 ‘대가’로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국제사회의 원조가 중단돼 대다수 국민들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배경 및 진행과정/ 80년 영국 감시하의 총선을 통해 취임한 무가베 대통령은 백인 소유 땅을 다수의 흑인들이 무상으로 되돌려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피력해왔다.무가베 대통령은 집권이후 경제가 악화되면서 민심이 이탈조짐을 보이자 2월 백인 소유 농장의 무상몰수와 대통령의 집권기간을 12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헌법개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의외로 부결됐다.민중은 자기 편이라고 믿어왔던 그는 국민투표 결과에 충격을 받아 의회를 통해법개정을 강행했다. 작년에 결성된 야당은 5월 총선을 앞두고 무가베 대통령이 계속된 경제침체에서 비롯된 국민 불만을 분산시키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집권당은 실업률과 인플레가 50%를 넘는 최악의 경제상황에서 백인소유의 농장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할 경우 지방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계산하고있다. ■유혈충돌/ 2월15일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뒤 유혈충돌이 이어지고 있다.70년대 게릴라전을 펼쳤던 참전용사그룹 회원 수천명이 도끼 등을 휘두드며 백인 소유 농장 900여곳을 무단 침입,무력행사를 벌였다.수백명의 백인 농부들이 몰매를 맞아 부상당했고 정부에 항의하는 백인 농부 시위대가 정부 지지자들로부터 습격받는 등 인종분규 양상으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엇갈리는 흑백입장 독립전쟁 참전군들은 “이번 일은 독립전쟁의 연장으로 짐바브웨 국민들을 정치에 이어 경제적으로 완전 해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백인 농민들로 구성된 상업농민연합(CFU)는 “과거 짐바브웨를식민통치했던 영국이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현재의 농민들에게 책임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백인 농장주들은 재분배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무작정 몰수해 농장경영에 경험이 없는 흑인들에게 재분배하는 것은 ‘경제적 자살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인적구성/ 23년부터 영국의 자치식민지로 편입돼 식민통치를 받아오다 80년 4월 독립했다.전체 1,200만 인구 중 0.6%에 불과한 약 7만명이 백인이며 이들중 백인농민 4,000명이 전체 농지의 30%,특히 비옥한 농지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독립이후 짐바브웨 정부는 2,000곳이 넘는 백인 소유 농토를 사들여국민들의 정착을 도왔으나 경영미숙과 부패로 실패했다. ■국제사회 반응/ 영국은 짐바브웨의 정정불안으로 2만명에 이르는 백인 거주자들의 영국여권 신청이 봇물을 이를 것으로 보고 있고 영국인들의 소개를포함,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미국은 짐바브웨의 토지개혁에 대한 지원중단방침을 발표하고 “이번 폭동으로 짐바브웨의 미래와명예가 크게 위협받고있다”고 경고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오늘 잠실서 챔프전 5차전

    ‘바스켓을 장악하라’-.농구는 골밑을 누가 점령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경기.화려한 3점포가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때로는 ‘한방’으로희비가 엇갈린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분석해보면 역시 골밑 싸움에서의 승자가 최후의 미소를 짓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1일 오후 3시 잠실체육관에서 99∼00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을 갖는 SK와 현대는 어떻게 바스켓을 장악할 것이냐에 부심하고 있다.2승2패로 동률을 이룬 두팀은 5차전을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여기고 있어 총력전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 SK는 1∼4차전에서 모두 제공권의 우위를 보였다는데 크게 고무돼 있다.재키 존스(202㎝)-서장훈(207㎝)-로데릭 하니발(193㎝)의 분전으로 리바운드에서 2∼5개씩 앞섰기 때문.그러나 문제는 3차전에서 드러났듯이 서장훈이 골밑에서 밀려 나오면 전열이 급격히 무너진다는 것.3차전에서 서장훈은 거친몸싸움을 펼친 로렌조 홀(203㎝·127㎏)에 눌려 외곽으로 ‘도망’나오는 바람에 단 4개의 리바운드를 잡는데 그쳤고 이것이 결국 12점차 패배의빌미가됐다. 하지만 SK는 4차전에서 ‘박도경(202㎝) 카드’로 해법을 찾아냈다.박도경은 서장훈 대신 17분22초나 버텨 줘 힘을 비축한 서장훈이 21득점 7리바운드로 승리의 주역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SK는 5차전에서도 박도경을 수시로 투입해 현대의 ‘서장훈 밀어내기’를 견제할 계획이다. 이에 견줘 현대는 김재훈 이지승 등 풍부한 ‘식스맨’을 활용한 체력전과심리전으로 상대의 전열을 무너뜨릴 계획.특히 홀과 조니 맥도웰(193㎝)의넘치는 힘을 앞세워 서장훈-존스 가운데 한 선수를 골밑에서 밀어낸다는 전략을 세웠다.높이의 열세를 파워로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또 이상민 추승균등 외곽 플레이어들도 3차전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할예정이다.전문가들도 경험과 스피드에서 한수 위인 현대가 리바운드에서만엇비슷하게 접근하면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점쳤다.높이의 SK와파워의 현대가 잠실에서 펼칠 ‘바스켓 전쟁’이 기대된다. 오병남기자 obnbkt@
  • APEC 서울포럼/ 주제발표 요지

    31일 개막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서울포럼에서 발표될 3개세션 28명의 주제발표 가운데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앨빈 토플러박사,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체제의 재편(삭스 교수). ‘아시아의 기적’이라고 칭송받았던 한국,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모형이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허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그러나 아시아 금융위기는 단지 그 범위가 넓었을 뿐 과거의 외환·금융위기와 다를 바 없다. IMF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야 한다.외부감사위원회를 국제적 차원에서 설립,기능을 감독하고 IMF의 자료도 일반에 공개돼야 한다.특히 개도국의 IMF내투표권을 강화해야 한다.IMF보다는 지역금융협력체제가 활성화돼야 한다. IMF는 부채탕감 등 채무자와 채권자간 채무조정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구제금융을 시행해야 한다.또 국제민간 투자자들이 채무자와 상환시기 및 변제여부를 협상하도록 해 적절한 손실부담을 지도록 해야 한다. 통화가치를 시장기능에 맡기는 자유변동환율제를 모든 국가가 도입해야 통화가치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다양한 정책수단을 발휘,금융위기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선 헤지펀드 등 투기적 거래를 엄격하게 감독해야 한다.개도국과 선진국,국제기구 등이 포함되는 실무그룹을 설립,국제적 자본흐름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정보의 습득과 전파를 위한 각계의 역할(울펀슨 총재). 현재 지구촌 인구는 60억명이며 25년 후에는 8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그러나 이가운데 12억명이 하루에 1달러미만의 생활을 하고 있다.하루에 2달러 미만의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30억명에 달한다.또 세계의 절반이 전화를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미래의 행복의 열쇠는 가난한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삶과 자손을 위해 관련지식과 자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최근 빈곤층 여론에 관한 연구보고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기회이며 이러한 기회를활용하기 위해서 통신과 정보를 통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지식정보의습득과 전파가 적절히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은 현재의 기술수준의 문제가결코 아니다.정부와 기업,시민단체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정보 공유 및 확산이 가능하도록 하드웨어와 틀을 바꿈으로써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즉 규제개혁,교육과 사회운동에 의한 환경조성을 위한 공공과 민간정책의 체계적 대응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세계은행은 지구촌의 빈곤 극복과 평화달성을 위해 단순한 기술관련 지식에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적용가능한 정보전파의 기술에 보다 많은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물론 각국 정부와 기업이 지식전파와 사용을 위한 아이디어와 진지한 노력,자금력과의 결합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세계은행은 이와 관련 ‘월드 링크’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이를 통해 15개국 이상의 개발도상국가에서 3만명의 교사와 학생들이 다른 사회 또는 국가의 학교와 연결하고 지식 교류를 하고있다. 이러한 원거리 교육은 과거 아무도 꿈꾸지 못했던 독점없는 정보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게이트웨이’를 의미한다. 현재의 젊은세대는 정부와 기업정책의 변화,투명성과 믿음을 통해 보다 많은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 기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 생존과 직결돼 있다. *지구화-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먼델 교수). 아시아 금융위기의 배후에는 구조적인 문제점 이외에 달러-엔 환율의 불안정성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이간과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내에서는 동일 통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내의 자본이동에 대한 투기적 공격이 없이 수익률에 따라 자본이 이동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유로화의 출범으로 악성투기자본의 이동이 사라졌다. 따라서 아시아 지역에서도 이같은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ACU(Asian Currency Unit)와 같은 단일통화 도입을 고려해 볼만하다. 이러한 ACU에 자국통화를 고정해 고정환율제를 도입함으로써 한국을 비롯한중소규모 국가들은 외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을 아시아지역에서 대신할 AMF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있다. 9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먼델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와 국제금융및 거시경제정책의 권위자인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가 30일 서울 양재동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특별강연을 가졌다.금융위기 방지의 해법으로 먼델 교수는 고정환율제를,삭스 교수는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 주목을 끌었다. *제3의 물결-정보화사회는 무엇인가(앨빈 토플러박사). 일만년전 농업혁명이초래한 제1의 물결로 인해 이전의 수렵 및 채집사회는 농경사회로 전환됐다.300년전 산업혁명으로 발생한 제2의 물결로 농경사회는 공장중심의 문명에자리를 내주었다.제2의 물결은 중국,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선 아직도 진행중이다.수억에 달하는 농민들이 도시지역의 공장조립라인에서 저숙련 노동자로일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같은 국가들은 경제활동에서 지적 능력이 육체적 능력을 대체하는 거대한 제3의 물결을 이미 체험하고 있다. 제3의 물결은 기술과 경제의 단순한 변혁이 아니다.물질경제에서 지식경제로의 이동은 고통스런 사회,문화,제도,도덕 및 정치적 혼란을 수반하고 있다.제3의 물결에 따라 거대기업에서 정부에 이르는 산업시대의 많은 조직들이마지막 숨을 내뿜는 공룡처럼 죽어가고 있다.미국은 교육·보건·가족제도에서 사법·정치제도까지 모든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러한 조직과 제도들은 대량산업사회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었던 것이지만미국은 이러한 문제들을 그대로 남겨두고 있다. 글로벌 경쟁과 다른 원인들로 인해 오늘날의 세계는 녹슨 굴뚝과 공장조립라인으로 상징되는 제2의 물결시대에서 컴퓨터,정보 및 미디어 중심의 맵시있는 경제·사회시스템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놀랍게도 새로운 경제·사회시스템은 산업혁명 이전 사회와 많은 공통점을 지니게 될 것이다.즉 제3의 물결에 의해 우리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구조개혁과 자유화의 중요성-한국의 경험(이헌재 장관). 한국은 2년전 시작된 경제위기로부터 지난해 10.7%의 성장을 기록하는등 빠른 속도로 위기를 극복했다.시장기능회복과 위기재발 방지를 위한 전면적 경제개혁,시의적절한 거시경제정책,사회안전망의 강화를 이유로 들 수 있다. 한국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전면적 개혁을 추진했던 이유는 한국의 경제위기가 경제 시스템 내의 뿌리깊은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발생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기차입에 의존한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여신제공,기업과 금융기관의 회계와경영의 투명성 결여 등의 부작용과 정부의 거시 경제정책상의 실수가 어우러지면서 금융위기를 맞은 것이다. 한국의 경제개혁은 ‘4+1’이라는 개혁프로그램 아래 진행됐다.‘4’는 금융,기업,노동,공공부문의 개혁을 ‘1’은 시장개방을 의미한다. 한국 정부는 경제개혁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두가지 중요한 과제의 해결에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한국정부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복지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생산적 복지’제도에는 조세제도의 개선,사회보장제도의 확충,인력개발투자 등이 포함돼 있다.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경기회복에 따라 소득분배구조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보다 오히려 개선될 것으로 본다. 둘째 한국 정부는 사회보장지출,금융구조조정,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한 재정적자 현상에 대처,2003년까지 균형재정을회복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개혁을 완료해야 한다.한국의경제체제와 기업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과거의 정부주도 개혁이 민간주도 개혁으로 전환돼야 한다. 정리 김환용기자 dragonk@
  • 책/ ‘우리 스스로 바꿔야 산다’ ‘반야심경...’

    ◎한국병 뿌리 고쳐야 미래가 있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근본을 생각하자’ 우리나라가 21세기에 선진 문명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많은 지식인들과 언론매체들이 새 밀레니엄을 맞아 여러가지 해법을견해를 피력해왔다.그러나 대부분 단편적이거나 일부분만을 바라본 견해여서 문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전 문화일보와 인천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이자 사회평론가인 이성주씨는 ‘문명의 발전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역사적 발전을 꾀하려는 노력에의해 이뤄진다’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그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즉 인간의식의 일대전환이라고 단언한다.이씨는이런 주장을 최근 펴낸 ‘우리 스스로 바꿔야 산다’(지식산업사 펴냄)에담았다.30여년동안 언론인으로 지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끝에 찾은 결론이다.한마디로 새로운 ‘의식개혁론’인 것이다. 책은 이른바 한국병으로 일컬어지는 연고주의와 편견,획일성과 집단주의 등각종 사회적 폐단의 실태와발생원인을 살펴본 다음 동서양 고금의 사례를검토한다.이어 문명과 계급의 형성,동서양 격차의 발생원인과 과정 등에 대해서도 독특한 견해를 펼친다. 광범위하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술술 읽는 중 ‘느낌’을 갖게 한다.‘정말 이런게 우리 문제이구나’하고 깨닫게 해준다.책은서양의 한 과학사가의 언급으로 끝맺는다.‘근대서양의 과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없이 싹 틀 수 없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극복 없이 성장할 수 없었다’저자는 이 말로써 우리가 스스로를 극복(개혁)하지 않으면 선진문명국가의달성이 요원하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밝힌다.값 1만원. 박재범기자 jaebum@. ◎쉽게 풀어쓴 반야심경. 반야심경을 쉽게 풀어쓴 ‘반야심경-어떻게 하면 깨어날 수 있을까?’(한국불교연구원 펴냄)가 발간됐다.저자는 명상불교 이론가인 김사철씨와 불교학자인 황경환씨. 반야심경은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불자들이 아침 저녁으로 독송하지만 뜻이 무엇인지를 아는 이는 극히 드물다.이는인도말을 한문으로 다시 옮긴 탓이다. 반야심경의 원문은 ‘프라즈냐아 파라미타 흐리다야 수트라(prajna paramita hrdaya sutra)’.모두 260자이다. 이 책의 가치는 반야심경의 핵심인 다섯개의 짧은 만트라(주문),즉 ‘가테가테,파아라가테,파아상가테,보디,스바아하아’(간다 간다,넘어간다,넘어가버렸다,붇다,내고향으로)를 쉽게 해설한 데 있다.이 구절의 해설은 불교계에서는 한국 불교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성과라 평가하고 있다.값 7,500원. 정기홍기자
  • 김미현 시증 첫승 보인다

    ‘시즌 첫 승이 보인다’-. ‘슈퍼땅콩’ 김미현(23·한별·ⓝ016)이 미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웰치스서클K챔피언십(총상금 70만달러)에서 시즌 첫승을 움켜 쥘 태세다. 김미현은 10일 미 애리조나주 투산의 랜돌프노스골프코스(파 72)에서 열린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8,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2위에 올랐다. 선두 크리스티 커와는 불과 2타차. 김미현은 이날 4개의 파5홀을 모두 버디로 막는 등 후반 9개 홀에서 5개의버디를 몰아치는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역시 이날 상위권 진입의 해법은 퍼팅이었다.아웃코스 1번홀에서 출발한 김미현은 3·5·6·7번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되풀이,‘냉·온탕’을 오가는가싶더니 9·10번홀에서 연속버디를 잡아 상승무드를 타기 시작했다.이어 13·14번홀에서 각각 3m,2m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김미현은 기세를 잡은듯 16·18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한때 단독선두로 부상했다.그러나 선두 커가 막판 2개의 이글을 잡는 바람에 2위로 밀려 났다. 경기를 마친 김미현은 “오늘 아침 연습그린에서 롱퍼팅이 쑥쑥 들어가 좋은 성적을 예상했었다”며 “평소 빠른 그린이 좋았는데 이곳이 나와는 천생연분인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김미현은 특히 2라운드 경기전망과 관련,“오늘은 선두 커가 오후에 티오프해 따뜻한 날씨에서 경기에 임했으나 내일은 내가 오후에 티오프하게 돼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한편 함께 출전한 박세리(23·아스트라)는2언더파 70타로 공동 25위,박지은(21)과 펄신(33)은 나란히 1언더파로 공동40위를 달려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강적 애니카 소렌스탐은 5언더파로 3위. 박성수기자 ssp@
  • 고유가·원高 파장과 우리경제

    최근 유가폭등을 계기로 ‘한국경제호’의 순항에 대한 안팎의 걱정이 잇따라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파인 튜닝’(fine tuning,미조정)이시급하다. 유가 및 원자재값 급등과 환율절상 등이 지속돼 국내 물가상승을 부추기고무역수지 감소를 가져와 자칫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여기에다 외국투자자들은 총선을 앞두고 금융·기업개혁의 ‘피로현상’이 나타나 제2의 환란위기 가능성마저 성급하게 제기하고 있다. ◆충고에 귀 기울여라 이용근(李容根) 금감위원장은 9일 은행장회의에서 강도높게 은행권의 자체 구조조정을 촉구했다.대우사태로 인한 유동성위기를넘겼지만 은행이 자체적으로 개혁과 경영혁신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생존의 길은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대우경제연구소는 품목별 물가상승률의 차이가 계층마다 서로 달라 소득분배구조가 더욱 나빠졌다고 지적,중산층 대책과 실질적인 물가안정책을 강조했다.이에 앞서 8일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한국경제관련 보고서에서 무역수지 개선정책에초점을 둘 것을 제시했다.수입급등으로 인한 무역흑자의 감소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대거 유입으로 인한 환율절상 압력에 대해 경고했다.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국대사도 6일 내년 이후 한국의 대외적 경제여건이 악화돼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있다고 지적,주의를 환기시켰다. ◆거시지표 이상없다 한은은 9일 단기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주목할 만한조치를 취했다. 이는 국제유가 폭등과 원화환율의 급격한 절상 등이 아직 물가압력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으며,우려할 만한 경제불안 요인이 아니라는 정부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국제유가는 이날 산유국들의 증산 약속에 따라 전날보다 무려 배럴당 3달러나 떨어져 차츰 안정세를 회복하리란 낙관적전망을 낳고 있다.특히 선물가격도 현물가보다 배럴당 3달러 낮은 선에서 계약이 이뤄져 하향안정세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원화환율은 올들어 8일까지 1.7% 절상돼 달러당 1,120원 수준이지만 크게우려할 수준은 아니란 게 당국자의 분석이다.지금까지 5조원에 이르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국내에 들어왔으나 수급정책을 통해 적정수준의 환율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특히 아직 핫머니 유입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관성을 유지하라 재경부 권오규(權五奎) 경제정책국장은 “거시경제정책의 목표에 변함이 없다”면서 “무역흑자의 축소가 불가피하지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즉 올해 유가도입 평균치를 당초보다 2∼3달러 높은 배럴당 25달러로 보면 물가에 0.3%포인트 상승효과를 낳지만 이는연간 목표치 3% 안에서 충분히 흡수가능하다는 것. 성장률 역시 0.7%포인트감소효과를 가져오지만 현재의 경기속도로 볼 때 연간 6%대 달성에 차질이없다고 밝혔다.다만 국제수지는 목표치 120억달러 흑자보다 20억∼30억달러의 축소가 예상되지만 중동 수출증대 효과를 상쇄하면 10억∼20억달러의 축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장기금리도 경제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한자리수 달성이 무난하며,하반기연 8%대 안정을 낙관했다.임금도 지난해 12.1%의 상승률 가운데 절반은 특별상여금이나 초과근로수당 등의 인상에 따른 것이어서올해는 기업의 생산성향상 범위 내에서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선화기자 psh@. *국내 석유 비축량 얼마나 되나. 국제유가의 불안한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석유수급 비상시를 대비해 마련한 정부 비축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9일 석유비축을 관리하고 있는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정부비축유는 지난해말 현재 5,600만배럴로 국내 소비량의 28일분이다.민간부문 비축량 6,900만배럴까지 합치면 국내소비량의 63일분에 해당한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정부비축 권고량인 90일분에는 크게 부족한 물량이다. 물론 원유수입이 완전 봉쇄되는 극단적 상황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과같은 고유가 행진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비축물량의 유가조절기능에 문제가생길 수 있다는 게 석유공사측의 설명이다. 정부는 현재 8개 비축기지,저장능력 총 9,600만배럴에서 오는 2004년까지 7개 기지를 신설,1억6,000만배럴 규모로 확충할 계획이다.이 물량은 국내소비량의 60일분으로 2006년까지 석유를 모두 채워 민간부문까지 합쳐90일분을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현재 비축기지 여유분을 산유국에 임대하는 공동비축사업을 추진중이다.이 사업으로 중동산에 총 수입물량의 70%를 의존하고 있는 원유도입선의 다변화,중동 산유국의 고가판매정책에 대한 견제 및 도입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환용기자 dragonk@. *'긴축정책 통한 물가잡기' 찬반 팽팽. ‘환율 인상을 통한 무역수지 개선이 먼저냐,긴축재정을 통한 물가잡기가우선이냐’ 유가와 환율의 불안한 움직임과 함께 국내경기가 예상 외의 속도로 빠르게회복되면서 현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과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해법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단 지금의 경제상황을 경기과열로 보기엔 이르다는 데공감하면서도 물가와 무역수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에 대해선 다소견해차를 보였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黃仁星)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경기상승은 98년 IMF불황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했으나 올들어서도 1월 중 산업생산증가율이 지난해 동기대비 28.1%를 기록하는 등 예상 외의 상승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유가상승,환율 하락 등과 겹쳐 물가 및 무역수지 악화를 낳을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유가가 유동적인 상황인데다 경기과열이라기보다는 회복과정으로 보여 긴축정책을 통한 물가안정책을 섣불리 쓸 경우 회복중인 경기를다시 죽일 수 있다”고 전제하고 “당분간은 환율 상승을 유도함으로써 무역수지개선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펴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심상달(沈相達) 선임연구위원은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측면과 유가 등의 공급측면 양쪽에서 물가상승압력이 거세지고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더욱이 환율하락폭이 지난해처럼 크지 않은 데 따른 수입물가의 압박까지 겹쳐 물가안정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반박했다.심연구위원은 “원화가치가 아직 저평가된 측면이 있어 환율하락을 서둘러 막을 필요는 없다”며 “기본적으로 환율은 시장에 맡기는게 바람직하며 무역수지도 흑자가 소폭 줄어드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안정책과 관련,“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옳지 않다”고 전제하고 “경제위기극복과정에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됐으므로 긴축재정을 펴는 게 여러모로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정한영(鄭漢永)박사는 “유가상승은 앞으로 2∼3개월 정도는 더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그동안엔 원화절상으로 물가상승을 감내해왔지만 결국 유가가 오르는 만큼 국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 총수요관리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정박사는 “유가에 의한 직접적인 물가상승은 크지 않겠지만 총수요상에서는 클 수 있어 재정지출에서도 투자를 하반기로 돌리는 등 시간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성진 김환용기자 dragonk@
  • [우리학원 명강사] 춘추관 고시영어 성기근씨

    서울 신림동 춘추관법정연구회에서 고시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성기근(成起根·42)강사는 ‘고시 영어의 산증인’으로 통한다.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70년대와 문법과 발음기호에 비중을 두었던 80년대,독해(讀解)를 중심으로 문제가 출제된 90년대 영어시험까지 고시영어의 흐름을 꿰고 있다. 성씨는 두 개의 고등고시를 패스한 수재다.국민대 법대(83학번)를 다니던지난 85년 제28회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88년에는 제21회 외무고시를 통과했다.당초 목표는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것이었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행정기관을 뿌리치고 같은해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강사생활을 시작했다.당시 가르치던 과목은 전공을 살린 헌법이었다. 헌법강사로도 손색이 없던 그는 왜 90년대 초 영어강사가 됐을까.지난 76년성씨는 서울의 모대학에서 2년동안 영문학을 전공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성씨는 그러나 “가정형편 때문”이라고 영어강사가 된 이유를 말한다.넉넉하지 못한 가정을 꾸려나가느라 다른 과목보다 생활에 더 보탬이 될 수 있는 영어를 가르치게 됐다는 설명이다. 어쨌든 성씨는 현재 신림동에서 잘나가는 강사 중의 하나다.한달에 그의 강의를 듣는 수험생들은 어림잡아 1,000여명.수험생 머리에 영어의 ‘모든 것’이 쏙쏙 들어가게끔 강의하는 명강사로 이름이 나있다. 그의 강의 특징은 영어 학습의 순서.명사,대명사,형용사 등 어휘력을 먼저익힌 뒤 문법을 익히고,독해력을 키우는 식의 어느 학습서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방식으로는 영어의 전반적인 틀을 이해하는데 오랜 인내와 시간을필요로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필수과목에 비중을 두어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영어등 선택과목에할애하는 시간을 줄여주면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성씨의 강의 비결이다. 이에 따라 성씨의 강의는 문법→독해→어휘력 순으로 진행된다.문법도 꼭필요한 ‘살아있는 문법’만을 뽑아 가르친다.독해는 단어를 몰라도 문장을이해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빠른 독해법’을 익히도록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어휘력 문제에 대해서도 성씨는“출제경향에 맞는 어휘를 익히도록 해야지 무조건 단어를 익힌다면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성씨의 영어 강의는 실전적이라고 평가할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
  • [다시 뛰는 아시아경제](6)’금융위기 종식’선언한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25일 금융위기가 끝났다고 공식 선언했다.다임 자이누딘 말레이시아 재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2000년도 예산안 제안’ 연설을 통해 이같이 선언하고 지난해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 5.4% 성장했다고 보고했다.말레이시아 정부는 앞서 1999년 성장률을 4.3%로 예상했으며 민간 전문가들은 이보다 조금 높은 5%를 점쳤다.98년 경제는 7.5% 성장을 기록했다.다임 장관은 정부지출 증가와 외환규제 등 각종 정책들이 주효했기때문이라고 경제회복의 원인을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는 98년 국제 조류에 ‘역행하는’ 조치를 발표했다.자본통제와고정환율제가 그것이다.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본의 유출을 1년간 금지하고 그래도 나갈 경우 일종의 벌칙성 세금을 매기는 한편,통화인 링기트를미국 달러화에 고정시켰다.해외에 있는 1,200억 링기트(약 52억달러)의 국내강제송금도 명령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등은 이 조치를 두고 “시대에 역행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1년 뒤 대량의 자금유출이 따를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고는 적중하지 않았고 오히려 외국인 투자가 몰려들었다.올들어 1월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자본투자 순유입액이 무려 18억달러나 됐다. 말레이시아가 IMF 등의 권고안에 꼭 ‘거꾸로’ 행동한 것만은 아니다.IMF등이 한국과 태국 등에 내놓은 단골처방전인 ‘구조개혁’과 금리인상,외환보유고 확대 등의 조치가 말레이시아에서도 시행됐다.정부는 금융기관 및 기업체의 합병 추진,금리인상과 외환보유고 확충 등의 조치를 취했다.이에 따라 50여개 은행이 10개로 통합됐다.금융위기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진 셈이다. 또 외환위기 발생 초기 국내외 투자자를 묶어놓기 위해 9∼11%까지 올렸던기준 대출금리도 지금은 3∼4%선까지 조정됐다.외환보유고도 98년보다 70억달러 증가된 330억달러로 늘었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도 먹혀들었다.지난해 재정적자는 국민총생산(GNP)의 3.4%나 됐다.각종 인프라 건설 등에 정부예산이 투입됐고 뜻대로경기가 살아났다.승용차 판매량과 소비재 수입이 늘고 있는 게 그 증거다.경제회복에 있어 대외여건 개선은 빼놓을 수 없다.태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의 경제회복은 수출 증가를 가져왔다.말레이시아의 주력 수출품인 전자제품과 부품의 수출이 25.7% 는 것을 비롯,전체 수출이 19% 증가했다.이에 따라지난해 4·4분기 무역수지는 5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연간 흑자폭도 98년 150억달러에서 99년에는 190억달러로 불어났다. 정치적 안정과 구조개혁 약속,재정 및 금융정책의 정착은 국제사회에서 말레이시아의 ‘신인도’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있다.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올해중 말레이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최근 발표해 말레이시아 정부를 더할 나위없이 기쁘게 했다.신인도 회복으로 외국인투자가들의 발길이 말레이시아로 돌아올 것을 말레이시아는 기대하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세계 최고층 빌딩 페트로나스 타워나 말레이시아판 실리콘밸리인 ‘슈퍼 코리더(회랑)’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마하티르 총리는 비판론자들에게 당당히 맞서고 있다. 박희준기자 pnb@. *마하티르총리…청년기부터 '아시아적 가치' 신봉. 외환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중반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총리(75)는 고금리정책과 긴축재정을 펴고 금융시장을 개방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IMF에 고개를 숙이느니 차라리 가난하게 살겠다”고 맞받아쳤다.마하티르는 뿐만 아니라 IMF가 제시한 해법과는 정반대로 저금리·경기부양·외환통제책을 단행하는 한편,IMF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자는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를 감옥에 집어넣어 버렸다. 이같은 마하티르의 독불장군식 행보에 IMF와 국제 금융시장은 우려의 눈길을 보낸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마하티르는 기적처럼 다시 일어섰다.98년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던 말레이시아 경제는 지난해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선데이어,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세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가 반(反)서방 정서를 가슴에 품기 시작한 때는 청년시절부터.영국의 식민통치 하에 태어난 그는 영국에 유학을 하려 했으나,돈도 없고배경이 신통치 않다는 이유로 대학당국으로부터 입학을 거부당했다.그때의앙금과함께 조국의 식민지 현실에도 눈을 뜨면서 아시아적 가치를 신봉하게된 것이다. 여하튼 마하티르의 통치 19년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처음 정권을 잡았던 81년 300달러에 불과하던 말레이시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99년 3,600달러 선으로 끌어올렸다.98년 7.5% 성장을 기록한 말레이시아 경제는 지난해 5.4% 성장했고 올해에는 더욱 건실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IMF도 “마하티르는 이단자가 아니라 위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한 탁월한 지도자일 수도 있다”고 재평가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실시된 총선에서 14개 정당으로 구성된 집권연정국민전선(NF)은 하원의석의 60%를 넘는 149석을 휩쓰는 압승을 거뒀고 마하티르 자신은 5번째 연임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마하티르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말레이시아의 국가신인도는 여전히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외환위기 극복도 외환통제 정책보다는말레이시아 제조업의 40%를 차지하는 반도체산업의 호황 덕분이라는 분석이지배적이다.외환통제책은 언제든지 국제신인도 회복과 상품수출에 부담으로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규환기자 khkim@.
  • 총선보도 감시 클릭

    시민·언론단체들의 총선보도 감시활동이 사이버상에서 더욱 활기를 띄고있다.지난 달 16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등 15개 시민단체들이 모여 결성한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선감연·상임의장 성유보)에 이어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상임대표 김중배)도 지난달 24일 ‘사이버 고발센터’인 ‘데드라인’(www.deadline.or.kr)을 인터넷상에 띄우고 본격적인 총선보도 감시활동에뛰어들었다. 선감연은 발족과 동시에 개통한 홈페이지(http:///enscc413.jinbo.net)에서언론모니터팀의 ‘일일모니터 분석자료’를 비롯,이슈에 따른 언론보도의문제점 등을 쟁점화,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언개연이 운영하는 ‘데드라인’은 ‘화재(火災)의 기사’라는 코너를 통해신문 및 방송에 보도된 총선관련 기사중 최고·최악의 기사를 선정,소개하고 있다.또한 ‘편파·왜곡보도 사이버 고발센터’에서는 관련 기사를 비롯,불공정한 보도에 대한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을 접수,언론사·기자별로 통계화할 예정이다. 선거와 언론보도에 대한 ‘여론조사’는 양쪽 사이트에서 모두 볼 수 있는특징 중에 하나.‘검찰의 정형근 의원 긴급체포 시도와 이번 총선과의 관계’ 등 최근 이슈가 되는 문제들에 대해 실시간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선감연 이유경 간사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언론의 횡포도 심해질 것”이라면서 “언론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언개연은 2일 ‘데드라인’으로 접수되는 편파·왜곡보도 고발상황을심의하는 ‘시민고발센터’를 발족시킨다.언개연의 한 관계자는 “심의결과불공정 보도로 판명되면 해당 언론사 및 언론인을 상대로 항의운동을 전개하고,필요할 경우 언론피해법률지원본부를 통한 언론중재위 제소 및 법적 소송까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 정의원 자진출두 압박·설득

    검찰은 14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에 대한 4차 긴급체포도 실패,쓴맛을 봤지만 내부 문단속과 함께 법집행에 대한 엄정한 결의를 다졌다.정의원의 신병확보에 대해서는 적법절차를 밟아 압박하기보다는 자진출두로 방향을 돌렸다. ◆정상명(鄭相明) 서울지검 1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임시국회가 열려도 정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절차를 밟기보다는 자진출두하기를 종용하겠다”고 말했다. 정차장은 정의원의 자진출두설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만 들었을 뿐 한나라당이나 정의원으로부터 어떤 얘기도 들은 바 없다며 15일 임시국회가 열려도정의원에 대한 설득작업을 계속 벌여 자진출두를 유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을 중단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법규정이나 전례가 없어서…”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정차장은 정의원이 검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것은 공권력을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현재 검찰이 취할 방법은 없다.공은 정의원쪽으로 넘어갔다”며 정의원의 자진출두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통해 일선 검사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이번 사태의 배경과 검찰의 입장을 설명토록 당부하고 원칙대로 사태를 처리하라고 거듭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휘윤(任彙潤) 서울지검장은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오전 8시쯤 출근,정상명(鄭相明) 1차장검사와 박만(朴滿) 공안1부장 직무대리 등 간부들과 정의원 체포문제를 논의한 뒤 4차체포시도를 지시했다. ◆검사들은 이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부서별로 모여 지난 주말에 단행된 문책인사 배경과 3차례나 실패로 돌아간 정의원 체포작전이 앞으로 어떤 해법을찾아 매듭지어질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검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당한 검찰권 행사를 교묘하게 방해하고 있는 한나라당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야당의 폭로정치를 그대로두고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여권 핵심부의 의중에 따라 정의원 체포작전이단행됐다”는 의혹은 검찰권 행사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음모론’이라며이같은 시각을 일축했다. 공안부의 검사도 “정의원이 자신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의 조사조차 받지 않으려는 점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이종락기자 j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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