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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총재가 밝힌 영수회담

    ‘영수회담’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를 종잡기 어려운 것은 당 밖에서나 안에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신뢰와 진실을 바탕으로 한 영수회담은 당장이라도 하겠다”는 지난23일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발언이 있었음에도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다. 당시 기자실은 “회담을 수용하겠다는 뜻이냐,아니냐”로술렁였고,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이 총재의 발언에 살을붙여 나름의 해석을 내놓느라 분주했다.당내에서 어떤 이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하지만,또 다른 당직자는 “원칙 차원의 언급일 뿐”이라고 축소 해석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보자면 영수회담 수용여부와 관련한 한나라당의 실질적인 고민은 상당 부분 ‘회담의 결실이 무엇이겠느냐’는 쪽으로 옮겨온 듯 하다.물론 부친의 친일혐의 거론을 포함,이 총재 비난에 대한 재발방지책은 여전히 회담 성사의 전제조건이긴 하다. 회담의 결실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은 회담 성사 가능성에회의적이라는 얘기와 같다.대북 문제,언론사주 구속 등 현안에 대해 근본적인 시각차가 워낙 뚜렷해 사전 조율 과정에서 여야가 절충점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당내 인사의 다수의 시각이다. 이러다보니 온건론자들도 “필요하긴 한데…”라며 딱히해법을 찾지 못한다.이런 기조 속에서 강경론자들은 “회담에서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다”면서 “오는 10월 재보선까지는 강경기조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급기야는 한나라당내에서는 영수회담 무산을 위한 여권의공작설에다 청와대-민주당간의 힘겨루기설까지 나왔다.대통령은 강력한 의지가 있으나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안동선최고위원의 친일공세가 나왔고,청와대의 일방적인 주도에반발해 민주당이 안 위원의 사퇴를 말리며 그를 지지했다는 내용이다. 이지운기자 jj@
  • 이총재, 영수회담 조건부 수용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3일 여야 영수회담과관련,“야당 총재로서 대통령을 만나 열린 마음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중요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해법을 찾는자리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회담에 응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그러나 진실성과 신뢰의 바탕 위에서 국민을 위하는 영수회담을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친일파’ 발언 등에 대한 여당의 선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청와대측은유감을 표명한 뒤 “이 총재는 영수회담을 하자는 것인지,말자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해 영수회담 성사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신뢰 회복’이란민주당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의 사퇴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유감 표명, 재발방지 약속 등 3가지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 시국에 대해 “정치·경제·안보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하고,평양대축전 참가단의 돌출행동에 대해서는 “일부 방북단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적 혼란상과 내부 분열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관련자 엄벌을 요구했다.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기본질서를 확고히 하는 바탕위에 원칙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야할 것”이라며 대북정책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경제와 민생,남북관계에 대해서만이라도최소한 여야가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면서“이 총재가 이에 대해 분명하게 답할 것을 기대한다”고말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50대 국가요직 탐구] (19)산자부 산업정책국장

    ◆ 경제동향 분석·산업발전 비전 제시. 우리 산업에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요구될 때 끊임없이해법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해 온 자리가 바로 산업정책국장이다.산업의 조타수(操舵手)인 셈이다. 국내외 경제동향을 분석하면서 우리 산업의 미래지향적인발전 비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핵심 포스트다. 이 때문에 산정국장은 청와대 경제비서실,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등과 함께 경제정책 수립의 요직으로 평가받아왔다.업무 성격상 국내외 산업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분석능력과 기획능력,각종 현안을 조정할 수있는 협상력과 유연성을 필요로 하는 까닭에 전통적으로산자부내 최고 엘리트들이 주로 발탁됐다. 박운서(朴雲緖)데이콤 부회장,한덕수(韓悳洙)주 OECD대사,최홍건(崔弘健)한국산업기술대학 총장, 오강현(吳剛鉉)한국철도차량 사장, 오영교(吳盈敎)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등이 산정국장을 지냈다.이희범(李熙範)차관과 이석영(李錫瑛) 차관보도 거쳐갔다. 현실을 무시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아냥과 기득권층의적지않은 저항을 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장중시’와 ‘탈(脫)규제’를 금과옥조로 삼아 뚝심있게 업무를 추진하는 공통점이 있다. 박운서 부회장은 80년대 중반 ‘거시정책과 연계된 미시정책 추진’이라는 산업정책의 기본틀을 마련했다는 업적을 높이 평가받는다.개별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지원하는데 그쳤던 산업정책을 전체 경제의 틀 속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산업정책의 근간을 마련했다. 엘리트 경제관료로 꼽히는 한덕수 대사는 86년 개별 산업지원법을 통폐합,공업발전법(현 산업발전법)을 제정했다. 시장중시형 산업정책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금융·세제 지원을 못받게 된 업체들의 불만도 컸다.산자부 내부에서는업종별 정부 지원을 포기하고 기능별 산업 지원으로 바꾼것이 산자부가 힘을 잃게 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최홍건 총장은 6급 주사에서 출발해 차관까지 오른 인물.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의 후속작업을 맡아 기업에 대한직접적인 자금지원 축소로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WTO(세계무역기구)체제에 부합되는 산업정책시스템을 구축했다.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던 오영교 사장은 산정국장재임시 기업구조조정 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서울대 공대출신으로 행정고시에 수석합격한 이희범 차관은 산정국장 재임시 ‘국민의 정부’ 정권인수팀에 참여해새 정부의 산업정책 기틀을 잡았다. 일벌레인 그는 외환위기에 따른 산업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느라 허리디스크까지 얻었다. 이석영 차관보는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 등 산업발전법제정을 주도했다.최근에는 세계일등상품 육성전략,부품·소재 종합발전계획 등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경쟁력 강화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훈(李載勳) 에너지산업심의관은 치밀한 분석력과 판단력을 지닌 행시 21회의 선두주자.정보통신부와 기(氣)싸움을 벌이며 ‘전자상거래 발전 종합대책’ 수립을 주도,IT(정보기술)분야에서의 산자부 위상 제고에 많은 역할을했다. 통상 베테랑으로 99년에 이어 두번째로 산정국장을 맡고있는 김종갑(金鍾甲)국장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에주력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기고] 남남갈등의 해법

    올해로 8·15해방 56돌을 맞았다.해방의 기쁨은 잠시였고분단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갈등은 반세기 이상 지속되고있다. 해방을 기념하는 ‘민족통일대축전'행사가 말 그대로 ‘축전'이 되지 못하고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남남갈등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됨으로써 우리의 마음을착잡하게 만들고 있다. 남과 북은 지난해 6·15 공동선언을 통해서 화해협력,공존공영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를 제도화하지 못한 관계로 남북관계는 소강상태에 빠져있다.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갈등은 북한이 진정으로 변했는가 여부에 관한 논쟁,대북지원과 관련한 ‘퍼주기' 논쟁,그리고 6·15 공동선언에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을계기로 점화된 통일방안과 관련한 논쟁 등이다. 이번 평양 ‘8·15 대축전'을 계기로 나타나고 있는 남남갈등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고 넘어가야 신·구 패러다임간의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번과같은 남남갈등은 겪지 않아도 될 갈등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라도 민족문제와 관련한 더 이상의 남남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먼저,남남갈등의 원인을 찾고 갈등해소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번 사태도 사회 구성원들간의 상관조정 없이 정부 당국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이 결국은 화를 자초한것이란 지적이 있다.우리 사회 내부에서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가진 여론주도 단체와 인사들이 ‘공론의 장'을 통한의견수렴과 설득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북한과 민간교류를본격화했다면 이러한 갈등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으로,우리는 남북화해시대에 맞는 법적·제도적 정비와 함께 냉전적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아직 ‘냉전의관성'이 남아있는 기득권 또는 일부 보수세력의 입장에서보면 북한은 공존의 대상이라기보다 ‘타도' 또는 ‘극복'의대상이다. 따라서 이들은 북한불변론의 입장에서 안보에대한 우려와 대북지원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을 내세우면서 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국가보안법 개정 등에 반대하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진전과 이에 따른 실정법과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보안법 등 관련 법률을 하루 빨리 정비해나가야 할 것이다.그리고 남북간 공존체제가 유지되려면 남북한 공히 상대를 부정하는 데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자폐적인 정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그렇게될 때 우리는 북한을 공존의 대상을 받아들이 수 있는 것이다.물론 북한당국도 남북화해·협력을 위해서 노력하고진정으로 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대남정책에 있어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대북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대북정책 추진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과 같은 북한·통일문제가 차기 대선과 연계되거나 국내정치(언론사 세무조사 등)와 연결돼 오해되는 것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또한 남남갈등이 이른바 ‘색깔논쟁'으로 비화돼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철저히경계돼야 한다.통일문제는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뤄져서는 안되며 민족의장기적 이익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고유환 동국대교수·북한학
  • [대한광장] 안보와 통일 딜레마 해법

    지난 8월4일 ‘북한·러시아 공동선언’을 통하여 북한이주한미군의 철수문제를 거론함에 따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게 됐다.주한미군은세계 냉전의 시작과 더불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세계의 최첨병 역할을 했으며,한반도에서는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고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그러나 탈냉전 이후 한반도에서의 정전체제를 새로운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주한미군에 대한 인식이변화한 면이 있으며,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더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진일보한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이러한 사실은 작년 남북정상회담을통해 확인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해프닝은 한반도에 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토대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우리가 진정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이룩하기 원한다면 우선 안보와 통일에 대한 기존의 관념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시각에서 남북간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즉,남북간의 냉전적 역사가 박제시킨 안보와 통일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확보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안보관과 통일관을 형성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이러한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간 평화에 관한 문건을 하나 더 만든다 하더라도 또 한번의 시행착오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때문이다. 기존의 안보,통일 딜레마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의 존재가 자신의 위협세력이라는 사고에서 양측이 다같이 생존과 번영을 위해 공존할 수 있다는 사고로 전환할 수있는 신사고와 자신감을 길러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조건 중에서 현 시점에서 시급하게 준비할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세가지 조건만 강조하고자 한다. 먼저 남북한간의 외교적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탈냉전과 더불어 한국은 중국·구소련과 외교적 관계를 정상화했으며,양국과의 정치경제적 관계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반면 북한이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탈피하고 주변국과의 정상적 관계를 가지려면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야한다. 북한이 미국·일본과 정상적 외교관계를 수립하게 되면 외교적 고립과 박탈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북한의 비정상적외교형태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다자간의 대화와 협력은 정상적 외교관계가 전제되어야 한다. 둘째,남북한은 다같이 체제의 위협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북한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식량난을 포함한 경제사회적저발전이 외부적 제약으로 인해 야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은 다같이 체제의 유지를 일차적 목적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상대방의 성장과 발전을 자기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게 됐고, 이러한 위협을 억제하는방법으로 군비를 확장했다. 이는 남북한간의 군비경쟁으로귀결됐으며, 군비경쟁은 보다 많은 군사비를 요구하게 되어결과적으로 경제사회적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 따라서 주변국들은 역내 갈등의 근본적 원인인 북한의 발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또한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는 군사비 축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경우에 남북한간의 군비통제와 군축도 가능할 것이다.군축은 군사력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됐을 경우에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이러한 의미에서 진정한 평화는경제사회적 발전 없이는 성취될 수 없는 것이다. 셋째,남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한민족의생존과 발전을 위해 공존공영의 정책을 도모해야 한다. 남북한은 양측이 다같이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자유스러울 경우에만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갈 수 있으며,이러한화해와 협력은 공존공영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면 남과 북은 똑같이 자신감을 가지고 민족의 번영과 통일이라는 민족 최고의 가치를 공동으로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백종천 세종연구소 소장
  • “포지션 확정후 조직력 키워야”

    한국 축구대표팀의 유럽 축구 해법은 없는 것일까. 한국 축구가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면모를 일신했으나여전히 유럽 팀만 만나면 맥을 못추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16일 새벽 한국이 체코에 당한 0-5 참패는 유럽 극복을위한 전술을 아직도 개발하지 못했음을 보여준 결과다. 유럽에 대한 상대적 약세는 히딩크 감독 재임 기간 동안 유럽팀과 맞붙은 4차례 경기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난다.지난 1월 홍콩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 2-3패,2월 두바이대회 덴마크전 0-2패,5월 대륙간컵 프랑스전 0-5패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5골차의 참패를 당했다.히딩크호 출범 이래 8개월 동안기록한 종합성적이 6승2무4패이니 모든 패배기록은 유럽팀으로부터 얻은 셈이다. 2득점15실점으로 대변되는 경기 내용은 더더욱 참담했다.유럽 징크스라는 설명이 오히려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단순한 징크스가 아니라 전술 면에서 무언가 크게 잘못돼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유럽에 대한 상대적 약세가 과거보다 오히려심화됐다는 사실이다.직접 비교에무리는 있겠지만 히딩크호가 유럽팀과 싸워 거둔 성적은 이전보다도 못하다.허정무 사령탑 시절 한국은 벨기에 유고 등 유럽팀과 1승3무1패,차범근 감독 시절엔 1승4무3패의 성적을 냈다.특히 차감독 시절엔 히딩크호에 굴욕적 참패를 안긴 체코와 2-2 무승부(98년5월·잠실)를 기록한 바 있다. 유럽팀에 대한 약세가 심화되자 전문가들은 이제 히딩크 감독이 한국적 전술을 개발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숙지도가 떨어지는 4백 1자수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게주된 지적 사항이다.대표팀 구성이 완결되지 않아 매번 선수가 바뀌는 상황에서 1자수비를 고집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는 것.어정쩡한 토털사커 흉내를 내다보니 전체적으로우왕좌왕하고 특유의 스피드와 조직력마저 저하됐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이제라도 대표팀을 고정시켜 조직력을 강화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개개인이 포지션별로세계 16강 능력을 갖춰야 월드컵 16강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프로축구 안양 LG의 조광래 감독은 “선수 체크는 이 쯤에서끝내야 한다.이제부터는 조직력을 키우는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박해옥기자 hop@
  • 8·15특집 한일관계 갈등을 넘어/ 전문가 대담

    대한매일은 8·15광복 56주년을 맞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신사참배 등으로 야기된 한일간 첨예한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전문가 좌담을 가졌다.좌담에는 정부의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대책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성무(李成茂) 국사편찬위원장과 일본 정치 전문가인 박한규(朴漢圭) 경희대 교수가 참석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로 한일간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습니다. ▲박 교수: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됩니다.아시아 침략과 식민지배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죠.야스쿠니(靖國)신사는 A급 전범들이 안치된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강행은 일본 정치의 극우보수화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이는 90년대 이후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개혁 실패,정치 불신 등 정체성 위기가 극우세력의 입지를 넓힌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위원장:과거 중동과 아시아를 두 축으로 여긴 ‘윈-윈전략’과는달리 동아시아를 중시하는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에 주목해야 합니다.최근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과거 점령국이었던 일본을 동반자로 삼고 있습니다.그러다 보니 일본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됐습니다.또일본 국내에서 자민당이 실패하자 그 자리를 극우세력이 파고 들었습니다.극우세력 중심의 극단적 생각은 일본 국민의인식과도 연계돼 있습니다. 과거 패전국이라는 멍에 때문에경제대국에 걸맞은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것이죠. 이제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나선 것입니다.여론몰이에 나서는고이즈미 총리도 이런 정서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참배와 함께 이웃 국가의 이해를 구하는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박 교수:두가지 측면으로 해석됩니다. 우선 ‘외교 음치’고이즈미 총리도 외교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고 가길 바라지는 않는다는 신중함을 보인 것입니다.한·일,일·중 관계가 회복될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하지만 총리 대신의 자격으로 참배를 강행,군국주의부활이라는 우려를 야기시킨 점은 유감입니다. ▲이 위원장:총리는 개인적 자리가 아닙니다.강경 행보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그런 점에서 고이즈미총리의 담화 발표가 단순히 요식행위로 보이진 않습니다.‘개인 고이즈미’가 아닌 ‘총리 고이즈미’는 그렇게 나갈수밖에 없죠.어쨌든 일본은 자위대 강화와 평화헌법 개정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동아시아에서 일본과 미국의 이익이 합치돼 일본이 독선적 방향으로 간다면 우려할 상황이발생할 수 있습니다.우리는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사전 예방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 한일관계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위원장:고이즈미 총리가 보수 우경화 정책으로 정치적소득은 어느 정도 챙겼다고 봅니다.그러나 문제는 고이즈미총리가 진정으로 위대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일본이 세계속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일본 국내에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 등을 감안, 고이즈미 총리의 우익행동을 반대하는사람들이 많습니다. ▲박 교수: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대북정책 공조, 경제협력문제 등을 고려할 때 악화된 관계가 지속돼선 안된다는 것을 양국이 잘 알고 있습니다.외교적 마찰이 오래 지속되면양국 모두 손해를 입는 셈이죠. ■일본의 근본 인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인데요. ▲이 위원장:일본에서는 제국주의 시대부터 아시아와 차별화하겠다는 탈아론(脫亞論)이 형성됐습니다.그러나 현재 세계적 추세는 유럽연합(EU),북대서양 자유무역지역(NAFTA) 등블록경제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아시아도 단결할 때입니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일,일·중이 허심탄회하게얘기를 나누지 못하고 있습니다.일본이 스스로 위상을 자각해야 합니다. ▲박 교수: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의 지도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과거사 문제를 해결,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를 얻은 뒤 비로소 국제사회에서 지도자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위원장:극단적인 보수 우경화 현상은 일본 국익에도 맞지 않죠.일본 정부나 여론이 그런 사실을 알고 노력하길 기대합니다. ■향후 한일관계의 해법은 어디서 찾아야 합니까. ▲박 교수: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직후 우리 정부가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는 여론도 있습니다.그러나 역사인식 문제는 우리가 항의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닙니다.일본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우리로서는 정부와 비정부·민간 등 다양한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단기적으로는 중국,대만,동남아 국가들과 공동 대응해야 합니다. 과거사 문제는 아시아 전체의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죠.역사학자와 전문가간 교류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장기적으로는 미래의 양국관계를 이끌어 나갈 청소년과 민간차원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위원장:우리 정부는 일본이 지난 98년 ‘21세기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을 어기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강경 대응으로 나가고 있습니다.다만 주의할 점은 교과서문제 등 한일간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는 정치·외교적 대응뿐 아니라 학문적·논리적 접근도 중요합니다.따질 것은 따지되 흥분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안된다는것입니다. ■우리가 반성할 점을 짚는다면. ▲박 교수:정부가 과거사 문제의 대응책을 군사·안보·문화영역까지 확산시킨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과거사 문제와는 별도로 관계개선의 여지와 채널은 유지해야합니다. ▲이 위원장:아쉬운 점은 한국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한국보다 일본에 더 많다는 것입니다.또 교과과정이나 국가고시에서 한국사를 등한시하다 보니 한국 역사를 제대로 모르는지도층 인사가 많습니다. 역사의식을 스스로 시들게 한 셈이죠.범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국가 운영논리를 구축하고,이에 합당한 역사교육 강화 프로젝트를 정책적으로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박 교수:동감입니다.그것은 극일(克日)의 문제와도 연결됩니다.실질적 극일은 군사,경제 등 경성(硬性)국력이 아니라문화, 이념,제도 등 연성(軟性)국력(soft power) 차원에서모색해야 합니다.이는 평화와 협력이라는 시대정신에도 부합합니다. ▲이 위원장: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창의력과 비전을바탕으로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겠죠.최근 중국,대만,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일고 있는 한류(韓流)열풍을 주목해야 합니다. 정리 박찬구 이송하 기자 ckpark@
  • [씨줄날줄] ‘소리바다’

    ‘한국판 냅스터’로 불리던 음악 파일 공유사이트 ‘소리바다’ 운영자가 기소됐다 해서 소란스럽다.네티즌들은 세상을 오프라인 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이냐며 말도 안된다고반발하고 있다.문제는 소동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은 물론 정보화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점이다. ‘소리바다’는 회원들의 음악 파일을 서로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복제한 파일을 전송받을 수있는 소프트 웨어를 무료로 배포해 왔다.웬만한 네티즌이라면이를 활용해 음반을 구입하는 대신 컴퓨터로 거의 모든 음악을 손쉽게 내려받아 들을 수있게 해준 것이다.회원이 600만명으로 추산될 만큼 음악 애호 네티즌들의 반향은 폭발적이었다. 파장이 확산되자 한국음반산업협회가 제동을 걸었다.‘소리바다’가 회원들의 저작권 침해를 방조했다며 검찰에 고소한 것이다.‘소리바다’측은 이를 납득하지 못한다.인터넷이란 게 본래 정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교환하기 위해고안되고 운영돼온 시스템이라는 것이다.또 음악 파일 목록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의 ‘냅스터’와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작권과 관련된 사안이고 보면 쉽게 판단할 일이아니다.법률 규정 여부를 떠나 저작권은 어떻게든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이다.창작이나 발명과 같은 정신활동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다.그렇다고 인터넷의 현실을 무시할 수도없는 노릇이다.검찰이 기소에 앞서 7개월 동안이나 양측의입장 정리를 기다린 데서도 읽혀지는 딜레마다. 좀 다른 얘기이다.1998년 이후 독도에서 자유스럽게 살아온 삽살개들이 추방될 것이라고 한다.천연기념물인 삽살개들이지만 바다제비며 괭이갈매기를 마구 해쳐 역시 천연기념물인 독도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독도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삽살개의 추방은 필수적이지만 삽살개는 구태여 독도가 아니더라도 보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리바다’문제에 독도 해법을 대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저작권과 함께 인터넷 현실도 인정되어야 한다. 문제는 어느쪽이 더 절박하고 어느 쪽이 그래도 돌파구를찾아 한발 물러설 여유가 있느냐는 것이다.삽살개들은 울릉도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양측은 법정의판결에 앞서 상생의 해법을 찾아내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김대통령 8·15경축사 방향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김 대통령은 휴일인 12일에도 관저에서 문안 작성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경쟁력 강화 및 경제 회복= ‘경제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관측이다.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회복이 관건이기때문이다.김 대통령이 청남대 휴가 중 ‘선택과 집중’이라는 화두(話頭) 아래 수출진작 및 투자확대 방안을 고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통령은 “국내외적인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온 국민이 합심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정부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며,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합해 노력하자”고 거듭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기업의 투명성을 확대하고,4대 개혁을 꾸준히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법과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성숙한 민주사회’를 이룩할 것도 다짐할 것으로 알려졌다.법과 질서가 확립된사회를 만들고 민주주의에는 과정과 절차도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는 계획이다. ●남북관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오는 9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 등 국내외 상황을 미뤄볼 때 획기적인 구상이 포함되기는 어려울것 같다는 게 중론이다. “남북관계는 미북관계와 병행 발전해 가야 한다”면서“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김 대통령의 평소 지론을 펼칠 것 같다. 이와 관련,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관계 및 대외관계에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김 대통령이 남북화해협력 필요성에 따라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고,현재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있지만 민족의 미래를 열고 후손들을 위해 기초를 꾸준히 다져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국 해법= 당정개편 등 인적쇄신 구상이 경축사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국정쇄신을 통해 정국 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견해가 여권 일각에서 강력히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민주당의한 핵심 당직자는 “총리,당 대표,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빅3’엔 변화가 없더라도 정부경제팀과 핵심당직 일부는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일부 당직자는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영수회담 개최론이 제기되고 있어 김 대통령이이를 언급할 지도 관심사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與·野·政 경제정책 합의 의미

    여·야 3당과 정부가 산적한 경제현안을 풀기 위해 3개월만에 다시 머리를 맞댔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도출하지는 못했다.국내 경기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경제활성화 방안을 병행 추진한다는 ‘대원칙’에는 합의했지만,각론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였다. 다만 ‘30대 그룹 지정제도’를 개선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 경제정책협의회에서 끌어낸 최대 수확으로 꼽을 만 하다. 여·야·정은 그동안 재계쪽에서 기업경영의 걸림돌로 지적해왔던 30대 그룹 지정제도를 축소·조정하는 쪽으로 합의했다. 1위부터 30위까지 일률적으로 자산순위에 따라 선정하는 방식 대신 자산총액 기준으로 대규모 기업집단을 선정하되 규제대상 대규모 기업집단 수를 대폭 줄이기로 하는 등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푸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그동안 재계는 물론 정부내에서도 자산규모가 70조원에 이르는 삼성(1위)과 2조5,000억원에 불과한 고합(30위)이 같은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해 출자총액제한제 등과 같은 규제를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합의문은 대규모 기업집단 선정과 관련,‘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조항이 붙어있지만 “사실상 축소한다는 의미”라고 재경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일단 기업의 경영여건이 개선됨으로써기업의욕을 되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전·월세 대책과 사채 이자 상한선 제정,지역 균형발전 및재래시장 활성화 방안 등 민생 현안과 직결된 대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데도 여·야는 한 목소리를 냈다.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지난 5월 열린 천안포럼때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제정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못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대 쟁점인 감세와 추경예산편성과 관련해서는여전히 서로 팽팽하게 맞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추경예산안 처리문제는 당초 쉽게 합의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감세문제와 연계되면서 합의가 무산됐다. 경기활성화 해법을 놓고도 재정확대를 주장하는 정부·민주당과 대폭 감세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부채비율 200%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기타 핵심규제에 대해서도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고,당초 예상과 달리전기료 누진세 완화문제 등도 합의되지 못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김대통령 ‘일류상품 발굴 촉진대회’치사

    “일류상품,일등 서비스,일등 콘텐츠를 만드는 것 외에우리가 살길은 없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일류상품 발굴 촉진대회’에 참석,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한 뒤 던진 화두(話頭)이다.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시장개척의 가능성이있고, 일류상품을 만들면 경제를 되살려 낼 수 있다”는게 김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해법이다.다시 말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 수출을 늘리는 길밖에 없다는 얘기다.이는 경제 적신호를 가져오는 모든 것이 수출부진에서 비롯되기때문이다. 김 대통령이 ‘승자 독식’을 거듭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과거처럼 시장을 갈라먹는 시대가 아닌만큼 전력을다해 시장을 다변화하고, 1등 상품을 만들어야 선진국들과겨룰 수 있음을 설파한 것이다. 김 대통령은 “세계 일류상품이 우리는 55개인데 반해 미국은 924개,중국 460개,일본 326개,대만 132개”라고 소개한 뒤 “우리가 지금 세계일류인 품목을 포함해 올해 120개,2003년 300개,2005년 500개의 일류상품을만들어내야한다”고 역설했다.이어 “시장도 미국,일본만이 아니라세계 도처를 찾아다니며 넓혀야 한다”면서 “프랑스와 캐나다에서는 전체 수입의 1%도 우리가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를 위해 R&D(연구개발)와 인재 육성을강조했다.“첨단기술 투자를 게을리 하면 빛의 속도로 변하는 경쟁에서 밀려난다”며 “기술자,과학자를 보배같이여기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풍토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한 게 그것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세계 일류상품 개발이 살길. ‘세계 일류상품만이 살아남는다’ 정부가 반도체,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에 이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차세대 일류상품의 본격적인 발굴에나섰다. 이는 메모리반도체,자동차,컴퓨터,선박,석유화학 등 우리수출을 이끌어 온 5개 주력제품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1.5%에 달하는 등 몇몇품목에 편중된데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이 경쟁국에 비해적기 때문이다.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상품은 76개로미국(924개)뿐아니라 경쟁국인 중국(460개) 일본(326개) 대만(122개)에 크게 뒤진다. ■일류상품은= 산자부가 선정한 일류상품에는 반도체,TFT-LCD,디지털TV,에어컨,해수담수증발기,레이저마킹기,냉연강판,폴리에스테르 섬유,오토바이용 헬멧,자수정,모자,인삼,라면,김치 등 점유율 1위제품 32개와 냉장고,DVD플레이어,적층세라믹콘덴서(MLCC),굴삭기,동물성장촉진제,폴리에스터필름,극세사클리너,승용차,피아노 등 점유율 2∼5위의 23개로구성됐다.물이 부족한 사막 등지에서 바닷물을 생활용수로바꿔주는 해수담수증발기의 경우 원천기술을 확보한 두산중공업이 세계 해수담수화설비 시장의 41%를 점유하고 있다. 해수담수화설비는 매년 11%의 신규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가격·품질·기술면에서 우위에 있는 두산의 점유율은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EO테크닉스는 반도체 후(後)공정에서 칩위에 상표,번호 등을 레이저로 새겨넣는 펜 타입의 레이저마킹기를 개발,국제표준기술로 자리잡았다.전세계 레이저마킹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주)은성코퍼레이션은 생활용품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면제품을 폴리에스터 극세사로 대체시키면서 틈새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세계 2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받는 차세대 일류상품=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등신기술제품 43개와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공기압밸브 등부품·소재 21개 제품과 문화공연 ‘난타’도 차세대 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신기술제품에는 유기EL,차세대PC,리튬 2차전지,프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3차원게임기,블루투스칩,MP3플레이어,DNA분석기,단백질칩 등이 포함됐다. 함혜리기자 lotus@
  • [靜中動 여름정국](6.끝)원내총무들의 해법

    지난달 말 ‘정치방학’과 함께 본격 장외 투쟁을 벌여온여야는 8월 중순쯤이면 다시 국회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제안한 언론세무조사 관련 국정조사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해법이 찾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여든 야든 세무조사 문제를 떨어내고 가야 향후 서로의 정치일정을 전개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필요에서도 그렇다.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9월 상순부터 시작될국정감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정조사 문제를 질질 끌 수는 없다”고 말했다.9월 정기국회는 제 일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는 내년 대선 이전 정기국회로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판단 아래,지난 3년간 현 정권의 모든 것을 정책적으로 파헤치기 위해서는 국정감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전략이 깔려 있다.다른 한편 정기국회까지 강경일변도 공세를 이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총무로서의 고민도 담겨 있다. 상시국회가 제도화된 16대 국회는 사실상 일한 날보다 파행으로 얼룩진 날이 많았다는 게 중평이다.형식적으로 문은열어 놓았으되,정쟁으로 점철된 기간이었다. 따지고 보면 국회 파행의 최종 책임의 가장 큰 몫은 총무들에게 있다.총무는 공식적으로 ‘국회 교섭단체의 대표’이다.그렇다고 이들에게 책임을 전적으로 물을 수도 없는것은 각당 수뇌부의 의지에 따라 교섭에 나설 수 밖에 없는형편인 탓이다. 이재오 총무는 ‘협상력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정치현실의 한계가 진짜 문제”라고 진단했다.상대방의 제안과요구를 내칠수 밖에 없는 현실 정치의 한계를 협상력으로만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여야 총무는각자에 대한 요구조건을 최소화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가급적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총무는 국회정상화를 위한 경제와정치의 분리 대응을 촉구했다.이 총무는 “정치 문제에는여야가 대립할 수 있으나 경제 문제는 초당적으로 협력해현안들을 해결해야 될 때”라면서 “8월국회를 빨리 열어추경예산안,자금세탁법 등 계류 법안들을 정기국회 이전에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정치권이 경제·민생을 우선적으로 챙기기 위해서는 여권두 총무의 말처럼 여야가 상대방의 위치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고,먼저 각당의 수뇌부가 대권 우선의 족쇄에서 벗어나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종락 김상연 이지운기자 jrlee@
  • [사설] 대안 찾는 정책협의회를

    여야는 경제난 타개책을 논의하기 위한 경제정책협의회를오는 9일부터 이틀간 열기로 했다.여야 정책 브레인들과 정부 경제부처 장관들이 함께 모여 우리 경제 상황과 정부 대응방향을 점검한 뒤 재정운용방안,서민주거안정대책 등을논의키로 했다고 한다. 모처럼 여야가 경제난 극복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기로 한 것은 일단 평가할 만하다.여야간에 경제 현안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커 바람직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여당은 기업 투자와 수출 활성화 대책과 함께 예산의조기집행 등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주장하고 있다.반면 야당은 재정 지출의 확대보다는 감세(減稅)를 통해 세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고,경기부양이 아니라 경제 체질을 강화시키는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여야가 비록 당면 경제 현안의 진단과 해법을 달리한다하더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논의를 한다면 부분적으로나마공동의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여야가 각기 주장과상대방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한다면 정책협의회를 안 여느니만 못할것이다. 당면 현안 가운데는 경제외적으로 북한과 러시아 정상회담,검찰의 언론사주 소환조사 등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민주당총재직을 떠나경제에 전념하라고 주장하고 있다.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보자는 여야 정책협의회가 자칫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그렇게 되면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함께 분노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정책협의회에서 여야가 경제 현안을 숙의하는 것도 좋지만국정논의의 장은 어디까지나 국회다. 비록 야당 단독 소집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제224회 임시 국회의 회기가 어제부터 시작되고 있다.여야는 하루빨리 국회 운영일정을 협의해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된 것을 토대로 경제대책을 정책화하고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 北·러 정상회담 / 남·북·미 대화 전망

    북한과 러시아의 ‘모스크바 공동선언’은 향후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임을 예고하고있다.시점이 언제가 되든 북한과 미국이 접점을 찾고 남북대화가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진통과 노력이 필요하리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북한과 러시아는 8개항의 공동선언에서 2항(북한 미사일 문제)과 7항(남북대화),8항(주한미군 철수) 등 3개항에 걸쳐한반도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그러나 독립국가의 자주권을강조한 1항이나 북한의 전력문제를 다룬 5항,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사업을 다룬 6항 등도 남한이나 미국을 직·간접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따라서 이번 공동성명은 미국과 남한에 대한 메시지인 셈이다. 주목되는 점은 이번 공동선언이 그동안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강경 입장을 대부분 담고 있다는 점이다.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양측은 “조선은 조선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어떤 국가에도 조선 미사일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언했으며,러시아는 이런 입장을 환영했다”고 밝혔다.남북대화 문제를 다룬 7항에서도 북한은 ‘자주적 해결과 외세배격’을 강조했고,러시아는 이를 ‘존중’한다고 천명했다.8항에서는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가 한반도 평화의 선결과제라고강조했고,러시아는 이에 이해를 표명했다.반면에 공동선언은 북한의 과거핵 사찰 문제나 재래식 무기감축 등 미국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공동선언의 내용은 그동안 북한이 미국측에 협상의전제 조건으로 제시해온 사항들이다.따라서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를 대미(對美) 외교의 ‘든든한 동조자’로 끌어낸 셈이다. 물론 북한과 러시아가 남북대화를 강조한 점이나,TSR 연결사업에 대한 합의 등을 들어 이번 성명이 남북대화 재개에청신호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이봉조(李鳳朝) 통일부통일정책실장은 “TSR연결사업 합의로 북한이 경의선 철도복원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임성준(任晟準) 외교부 차관보도 “지난해북·러 공동선언과 비교해 대체적 기조는 유사하지만,러·북 양자 관계에 비중이 커진 것으로 보이고 긍정적인 변화가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미 강경기조를 강화할 경우 북미대화 재개까지 상당기간의 긴장국면이 이어지고,이 과정에서 남북관계도 소강국면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나아가 러시아가 동북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경우 자칫 한반도가 주변국들의 각축장으로 변질되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그동안의 논의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진경호기자 jadr@
  • [靜中動 여름정국] (5)소장파의 정국 해법

    “여야가 너무 일찍 대권 프로그램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은지 이제 1년 남짓 지난 초선의원의 정국 진단은 예상보다 명쾌했다.숱한 고민을 한 흔적이 묻어났다. 3일 민주당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여야 지도부가 내년대선을 지나치게 의식, 모든 정치 현안들을 선거에 유리한지 불리한지에 맞춰 대응하다 보니 한치의 양보없는 싸움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평소 심각한 표정의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경색정국이 답답한 듯 이날은 얼굴이더 굳어 있었다. 김 의원은 ‘여당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다.“지난 해연말부터 정권의 지지율이 떨어지다보니 현 정권이 자꾸무리수를 두게 되면서 정치불안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심을 수습하는 길은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인데도,여권이 오히려 강경 대응을 해온 것이 진짜 문제가됐다”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야당도 살아남기 위한 차원에서 강하게 저지막을 치는 악순환을 계속하게 됐다는 게그의 분석이다. 물론 소속 당을 향한‘쓴 소리’도 빼놓지 않았다.김 의원은 “야당도 생존의 논리에만 사로잡혀 과도한 추측이나극단적 표현으로 지나치게 대여 공세를 취한 것이 정쟁을더욱 부추기게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임 의원은 “양비론을 펴고 싶지는 않지만…”이라면서도 여야 모두에게 ‘진실한 노력’을 촉구했다. 먼저 “여당은 소수정권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야당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며 자기 당에 고언을 던졌다.“정무수석이나 장관들이 중요 현안이 있을 때 직접 야당의 총재나 정책위의장을 찾아가는 노력만 보여도 사태는아마 많이 달라질 것이다” 야당에는 더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다.그는 “야당이 너무빨리 대권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는 느낌”이라며 “이렇게매 사안마다 지나치게 정부를 흔들면 결국 손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임 의원은 단적인 예로 “전세계가 인정하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까지 야당이 냉전논리로 딴죽을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여야가 하루 속히 ‘자유투표제(cross voting)’를 도입,당론을 최소화하고 의원 개개인의 소신을 극대화하는 것도 정쟁을 줄일 수 있는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연 이지운기자 carlos@
  • 정부, 日조업허가 반송 배경

    한·일간 ‘꽁치분쟁’이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장기화할 조짐이다.오는 9∼10월쯤부터 시작될 한·일어업협상 실무자회의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 우리 꽁치봉수망어선이 남쿠릴열도에서 조업을 시작한 후 양측의 ‘성명전’도 뜨겁다. 일본측은 1일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외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해당 어장은 일본 영토이며,한국어선의 조업은영유권을 침해할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정부도 2일 외교부 논평을 통해 남쿠릴어장 조업은러·일 영토분쟁과는 별개의 사안임을 들어 곧바로 반박했다.이어 3일에는 박재영(朴宰永)해양수산부 차관보가 이노마타 히로시 주한 일본공사를 불러 ‘일본측이 산리쿠(三陸) 조업을 조건부로 허가한 것은 한·일 어업공동협정의근본정신을 훼손한다’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일본측이지난 달 18일 남쿠릴열도 조업에 대해 한·일간합의가 이뤄질 경우 유효하다는 조건으로 내준 입어허가증도 반납했다. 우리측이 이처럼 ‘꽁치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남쿠릴열도 조업이 향후 계속 언급될 사안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정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산리쿠 수역의 꽁치잡이를 설령 포기한다 해도 현재로서는국내 연간 꽁치소비량을 해결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그러나 ‘꽁치분쟁’이후 한·일어업협상이 이어지기 때문에 분위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연말까지 상대지역의 어획량을 결정하는 어업협상에서 우리측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꽁치분쟁’과 한·일어업협상 사이에서 어떤 해법이 도출될 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이회창 한나라총재 ‘대통합’선언 검토

    3일 휴가에서 당무로 복귀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강온(强穩) 양면 전략으로 향후 정국을 풀어갈 뜻을내비쳤다.휴가기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된 여러 종류의강경책과 유화책 가운데 이 총재가 각각 일부를 취한 것이다. 여야 정책협의회와 여·야·정 경제포럼을 재가동하겠다고 한 것은 당초 예상대로 ‘국민대통합’ 차원의 접근방식이다.“민생과 교육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면서 8월 임시국회 개회 논의를 지시한 것도 마찬가지다. 휴가기간에도 험악한 말싸움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등소모적 정쟁중단에 대한 의지를 거듭 천명한 점은 이후 정국 변화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총재는 나아가 오는 31일 총재 취임 3주년을 맞아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국민대통합 선언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총재는 “만약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언론자유를 제약하려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우리는 일관된 입장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말해 일정 부분 강경한 태도를 거두지 않았다. 현 대치 정국이 언론사세무조사에서비롯됐고 해법도 사실상 사주 등에 대한 사법처리 등에 달려있는 점을 감안하면,정국은 현 상태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 총재의 휴가구상은 우선 국민우선정치의 한 방편으로 경제문제 등에 협력하되,정국의 진행상황에 따라 강경기조로 되돌아갈 ‘퇴로’도 열어 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지운기자 jj@
  • [대한포럼] 공교육 살리는 길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잇달아 내놓은 교육여건 개선안과교직종합 발전 방안들은 공교육을 살리는 방안으로 주목된다.지금까지의 많은 논의들이 공교육 문제를 학생쪽에서 풀려했다면 교육부는 교사쪽에서 가닥을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우선 눈길을 끈다.보수를 민간기업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정원을 대폭 늘리는 한편 과밀학급을 완화시킴으로써 교사의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유도하려 한 것 같다. 공교육의 위기는 사회적 가치체계 변화의 영향도 있었지만과밀학급으로 대변되는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비롯됐다고 할수 있다.학급당 학생수가 38명이라면 능력별 개별화 학습이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토론식 수업이나 과제중심 수업,체험학습 등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교수법은 엄두도 낼 수 없다.수행평가와 같은 학습과정에 대한 평가나 인성교육 또한 겉돌 수밖에 없다. 공교육의 해법은 아무래도 지금의 상황에 이른 과정을 거꾸로 되짚어 가면서 찾아야 한다.학교를 증설하고 교원을 확충해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 교육과 수업의 질(質)을 높여야 할것이다.교육의 질 저하에서 비롯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씻어내 궁극적으로 사교육을 흡수해야 한다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실제로 역대 교육당국 역시 이같은 방안을 실천하고 했다. 과밀학급 해결의 전제가 되는 학교 증설 문제는 5공화국 초기인 198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세를 신설했고 1983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2,157개 학교를 지었다.한해 평균 170개 가까이 학교를 세운 셈이다.교원증원 역시 학교 증설과 맞물려 추진됐다.한해 5,000명 안팎에서 많게는 1만2,800여명까지 늘려 왔다.최근 교원 정년이단축되면서 한꺼번에 많은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며 일시 멈칫했지만 증가세는 이어져 왔다. 학급당 학생수는 1980년 기준으로 초등학교 51.5명에서 35. 7명,중학교 62.1명에서 38명,고등학교 59.9명에서 42.7명으로 각각 줄었다.그러나 고도 정보화 사회에 걸맞은 교육을하기에는 역시 미흡했다.외부의 변화에 학교가 적응하지 못해 위기를 맞은 것이다. 교육부는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를 평균 35명까지 낮추겠다고한다.2008년으로 되어 있던 일정을 크게 앞당긴 것이다.올해부터 매년 270개 안팎의 학교를 새로 짓고 1만2,000명 내외의 교사를 늘려야 한다.해마다 1조억원,많게는 1조4,000억원이 소요된다. 이 계획에 대해 일부에서는 재원조달 문제를 거론하며 실현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그러나 못할 것도 없다.1만2,877명의 교원을 확충하고 170개의 학교를 지었던 1989년의 교육예산은 4조950억원이었다.올해는 20조188억원으로 결코 부담되는 규모가 아니다.더구나 1980년대부터 계속해온 사업이기도 하다. 문제는 의지이다.교육은 교육 당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과제이다.공교육비 20조원에 7조원이상의 사교육를 따로 써야 하는 고비용·저효율 교육구조를 더이상 방관해서는 안될 것이다.물론 교육여건을 개선한다 해서 당장 공교육이 복원되지는 않을 것이다.정보화 사회에 맞는 교육과정도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교사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제도와 풍토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밀학급을 완화하고 교원의 보수체계를 개선해 교사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유도하려는 교육당국의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어려움이 있고 다소 무리가뒤따르더라도 추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교육이 나라를 세울 수는 없지만 교육이 무너지면 나라도 무너진다는 가르침을 새겨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정세현 국정원장특보 기고/ “”美요구로 北전력지원 유보””

    정세현(丁世鉉·전 통일부 차관)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역은 최근 한 학술지에 쓴 글에서 “북한측이 50만㎾의 전력지원을 요청해 왔고,우리측도 이를 협의할 용의를 갖고 있었으나 미국의 요청으로 논의가 보류돼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정 특보는 극동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이스트아시안 리뷰’ 최근호에 실린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전망과 과제’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 문제는 남북간의 사안으로 넘겨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 특보는 31일 자신의 글이 논란을 빚자 기자간담회를 자청,“기고문의 내용은 추정에 따른 것으로 특별한 정보를 갖고 쓴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미국은 한국이 전력지원을 약속하고 실천에 들어갈 경우 미국의 대북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판단,보류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면서 “그러나 전력지원만큼 남북간 상호 의존성을 높이는 사업도없다는 점에서 미국은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특보는 “최근 미 정부 내에서 제네바합의 수정불가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200만㎾ 경수로 외에 추가로 50만㎾의 화력발전소 지원문제를 핵 및 미사일 해법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특보는 이어 “전력지원 문제는 남북 상호간 약속이행이라는 차원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보장하는 동시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의제가 될 수도 있고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가능케 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북 전력지원 문제는 지난해 12월 제4차 남북 장관급회담때 전력 50만㎾를 지원해 달라는 북측의 요청에 따라 제기됐으나 이후 구체적인 실사(實査)방안을 놓고 남북 양측이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국간 대화중단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
  • [靜中動 여름정국] (1) 사무총장의 해법

    여야가 연일 막말 싸움을 벌이는 등 무한 정쟁을 벌이고있다. 언론세무조사와 대북 정책 등 쟁점들이 차기 대선을앞둔 여야의 득실 계산과 맞물리면서부터다. 대한매일은 막가파식 정쟁을 지양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여야 정치권 핵심당직자와 중견 인물들의 목소리를 차례로 들어 보기로 한다. 민주당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은 30일 정쟁중단을 위해이미 제안했던 여야 사무총장 회담과 정책위원장 TV토론의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박 총장은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의 최근 ‘대통령탄핵’ 발언을 상기시킨 뒤 “원래 여야간 대화창구 역할을 하는 원내총무는 민감한 발언을 자제해야 하는데,이 총무가 너무 지나친 말을 했다”면서 “그래서 차라리 총무대신 사무총장끼리 만나 정국 돌파구를 열자고 제안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박 총장은 또 “한나라당이 정책위의장간 TV토론 제의를 처음엔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번복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야당이 정말 나라를 생각한다면 경제불안 분위기만 조성하지 말고,정정당당하게 TV에 나와 토론을 벌여야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여당의 정책결정·집행에 대한 야당의 건전한 비판조차도 정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우선 정쟁의 기본 개념부터 명확히 해줄 것을 여당측에 요구했다.다만 “상대방에 대한 터무니없는 험담,음모·조작,인신공격적 발언이 진짜 정쟁이며 문제”라면서 이를 중단하자는 것에는 이견이 없음을 내비쳤다. 김 총장은 특히 정쟁의 원인을 ‘신뢰성의 부족’에서 찾았다.직접적으로는 여야 영수에 대한 비난이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했고,이것이 더욱 정쟁을 부추기게 됐다고 보는 것이다. 김 총장은 “여당이 야당을 경쟁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고 정국운영의 한 축이라는 기본 인식아래 당장 시급한 경제·민생문제에 머리를 맞대다 보면 점차 서로 신뢰를 찾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 사무총장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막가파식 정쟁에 그동안 우리당은 비교적 이성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면서 “양당이 뒤늦게나마 이성을 회복한 만큼정치권이 민생을 돌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여야가 정책대결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극심한 경제난의 와중에서 장외투쟁 등 극한 감정대립은 즉각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상규 사무총장이 사무총장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박 총장으로부터 개별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정식으로제의를 받게 되면 대결국면을 완화시키는 중재자로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종락 김상연 이지운기자 j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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