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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쌀 분노’ 국민적 해법을

    쌀값 하락에 항의하는 농민들의 분노가 분출하고 있다.어제 시위에서 농민 수만명이 쌀값 하락에 항의했으며 앞으로 또 한차례 대규모 농민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풍작의 기쁨보다 작년 수준을 밑도는 쌀값에 농민들이 겪을 고민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농민들은 시위에서 쌀 생산비보장,대북 쌀지원 확대와 자유무역협정 추진 중단 등을 요구했다.여러 주장을 집약해 보면 농민 분노는 당초쌀값 하락에서 출발한다.한마디로 쌀의 수요부족과 생산과잉에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정부와 농협이 사들이는 양은 턱없이 부족해 농민분노를 촉발한 것이다. 그렇다고 최근의 쌀 수급 불균형과 수매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다.쌀 수요부족만 해도 사회 일각에서 쌀을더 먹거나 사주자는 운동과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지만 큰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이미 고기와 분식 위주로상당부분 옮아간 국민들의 식생활 패턴을 되돌려 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남아도는 쌀을 정부와 농협이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수매해주려면 먼저 예산과 자금부족이란 한계에 부닥친다.쌀 재고가 1,000만섬에 달하기 때문에 추가 수매부담도 만만치 않다.또 세계무역기구(WTO)등 국제 무역질서에서 정부가 직접 쌀값을 지지하는 것은 바로 ‘불공정산업정책’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큰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앞으로 뉴라운드가 타결되면 쌀 개방폭은 늘어나 정부의수매정책은 더욱 한계를 갖게 된다. 국산 쌀은 다른 나라 쌀보다 맛도 탁월하지 않고 가격은4∼7배나 비싸다.한마디로 국내 쌀산업의 경쟁력은 취약하기 그지없다.이런 상황에서 쌀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은요원하다.거기에 투자하려면 수십년간의 세월이 필요하며그렇게 투자한다고 해서 효과를 나타낼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딜레마에 처한 쌀산업과 관련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무엇보다 쌀산업의 개방에 따른 시간을 벌면서 개방 충격을 줄이는 게 급선무이다.이와 함께 최근 쌀 가격 하락을 초래한 생산량을 조절하는 대책이시급하다.쌀이 제값을 받으려면 논의 휴경제를 도입하거나 농지 자체를 줄이는 방법으로 생산과잉 자체를해소해야한다. WTO체제가 가동되면서 우리는 싫든 좋든 쌀의 경우에도시장 체제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받아들일 필요가있다.쌀값 하락의 단기 대책은 정부 수매 증대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수급 조절이 최선의 대안이다.또 쌀 농사에 집착하기보다 농민들을 잘 살게 하기 위해 다른 작목의개발과 종합적인 복지 방안의 모색을 서둘러야 한다.쌀의북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 2野 내각제 공감

    한나라당과 자민련간 선택적 공조관계가 내각제 해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내년 대선을 염두에 둘 때,정치권의 시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다만 대선 이후 정치권의 다양한 논의 과정에서 내각제가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 두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부총재가 12일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다음 대통령이 된다면,임기 말에 여야가 내각제를놓고 협상할 수 있다”고 운을 떼자 자민련이 하루 만에화답을 보낸 것이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최 부총재의 언급에는 내각제 지지론자들을 적극적인 ‘반(反)이회창’ 세력으로 내몰지 않으려는 전략적 고려가깔려 있다.자민련으로서도 정치적 입지 확대와 영향력 강화를 위해 내각제가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그의 발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진석(鄭鎭碩)대변인은 이날 “분권적 권력구조 개편이시대적 요청”이라며 내각제 당론을 거듭 강조했다.당내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성의 표시로 이해하는 기류도 있다. 박찬구기자
  • 총재사퇴 첫날 표정/ 눈물 흘린 김대통령

    민주당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9일 평소와 다름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을 접견했다. 김 대통령은 심사숙고 끝에 이같은 결심을 한 때문인지전혀 흔들림이 없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당 운영 등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대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 해법을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총재직을 떠난만큼 보다 자유스러운 입장에서 국정의 큰 틀을 짠다는 계획이다. 김 대통령이 ‘총재직 사임을 번의해달라’는 민주당측의요청을 완곡히 거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고 있다. “행정부의 일에 전념하는 것이 나라를 위하고 당을 위하는 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양해를 구한 데서도 김 대통령의 의지가 읽혀진다. 대중(大衆),특히 서민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모습은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도 드러났다.김 대통령은 119 소방대의활약상을담은 영상물에서 순직 소방관들의 넋을 기리는조시가 낭독되자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순간 행사장인 서울 세종문화회관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청와대측은 김 대통령이 총재직을 그만두고 비서실의 ‘조타수’ 역할을 해온 박지원(朴智元) 전 정책기획수석마저 떠나자 채 일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다.한 관계자는“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는 희망사항으로도 상정할 수없었다”면서 “김 대통령이 그렇게 빨리 큰 결단을 내릴줄 몰랐다”고 비서실 분위기를 전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사설] 야, 健保통합 백지화 신중하게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이 내년부터 시행키로 한 건강 보험 통합 운영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정기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한다.1997년 대선에서 여야가 같이공약했던 건강 보험 통합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게 됐다.명쾌한 해법이 없다 보니 이번에도 엇갈린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그러자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통합 운영의 여건이 성숙하지 못했다는 현실적인이유를 근거로 들고 있다.지역 보험 가입자의 절반 가량인 자영업자 소득 파악률이 3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자영업자의 70%가 소득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보험료를 거의 내지 않으니 결국 월급에서 원천 징수되는 직장인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건강 보험의 통합 운영이 논의되면서 재정이 파탄나고 국민 보험료는물론 국고 부담도 오히려 급증했다는 점도 분리 주장에 설득력을 보탠다. 통합을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언젠가는 불가피한 통합을 이제 와서 원점으로 되돌린다면 4년여 사회적 노력과 국민적 고통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다.또 직장인과 자영업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도 보험료 산정 기준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걸림돌이 아니라고 강조한다.지역 보험에서 지출이 많으면 직장 보험료 요율을 3.4%로 고정시키고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책정 지표를 상향 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더구나 지역 보험의지출은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유연해진 노동계의 변화도 통합의 불가피성이 된다고 한다.지난해의 경우 건강 보험 가입자의 18.8%인 862만명이 직장 보험과 지역 보험을 오갔다는 것이다.평생 직장 의식이 점점 희박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분리 운영의실익도 없어 보인다.여기에 내년부터는 지역 건강 보험이 지출액의 50%를 국고에서 지원받으며 흑자로 전환되는 반면 외부 지원이 없는 직장 보험은 1조원에 이를 올해의 적자 폭이 확대될것이라는 전망도 무시될 수 없다. 더 이상의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되는 사안이고 보면 결정에더욱 신중해야 한다.우선 최종 결정을 일단 유보하라고 권하고싶다.그리고 다시 한번 이마를 맞대고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는과정을 가져야 한다.아직 한달 정도의 여유는 있다.더구나 전국사회보험노조를 비롯해 건강연대 등이 통합 강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성급한 결정은 사회 분란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국민 건강’이 더 이상 표류해서는 안된다.
  • 여야 정책이슈 해법/ 3대현안 ‘솔로몬의 지혜’없나

    올 정기국회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건강보험 재정 통합-분리,교원정년 연장,방송법 개정 논란 등이 정치권과 관가의 3대 정책이슈가 되고 있다.한나라당이 7일 이와 관련한 당론을 확정하는 등 내년의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나름대로손익계산에 바쁘다.그러나 건강보험과 교원정년 등은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당리당략을 떠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해본다. ●건보재정 통합. 한나라당이 건강보험재정의 지역·직장간 분리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나서자 정치권 및 정부,건강보험 전문가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내년 1월부터 통합이 예정돼 있었던 것에 맞춰 재정운영추계 및 인력운용을 준비해왔는데 통합이 백지화되면 커다란 혼란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전문가들은 “통합·분리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내년 1월까지는 2개월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통합이냐,분리냐 논쟁보다는 예정대로 일단 통합정책이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보건복지부 직원들은 “정치권에서 분리든,통합이든 빨리 결정을 내달라”고 말하고 있다. 김연명 중앙대교수(사회복지학과)는 “건보재정문제는 국가 백년대계라 할 수 있다.당장 내년부터 재정을 분리한다면 그에 따른 행정관리체제와 전산시스템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사회적 비용이 낭비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한나라당이 임금근로자와 사용자간 편을 갈라계층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은 계층간 화합할 수 있는 정책제시가 아쉽다”고 말했다. 건강연대 조경애(趙慶愛) 사무국장은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깨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원래 지역통합,직장조직통합,지역·직장완전통합 등 3단계통합을 주장했으면서 이제 와 다시 이를 백지화한다는 것은 당리당략이라고밖에 볼수 없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건강보험재정안정화대책도 재정통합을 전제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만약 통합이 백지화되면 재정문제는 더욱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도 “만약 내년에 예정대로 재정이 통합된다 해도 재정은 지역과 직장간 구분계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재정은 분리된다고 봐도 된다”면서 “한나라당이 새삼스럽게 분리를 주장하고 나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원길(金元吉) 복지부장관은 “정치권의 결정에 따르겠지만내년초 시행을 앞두고 시간이 너무 없기 때문에 통합이냐 분리냐가 빨리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방송법 개정.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대통령이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3명을 추천하는 제도를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 공동 방송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려고 했으나 이견이 생겨 우물거리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국회의석 비율에 의한 방송위원회구성에 합의했으나 한나라당에서 “갑작스럽게 개정할 경우 반발이 예상되니 대통령 권한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정도로하자”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에 자민련 측은 “차기대권을 의식한 소리”라면서 “절대그 같은 개정안에 동조할 수 없다”면서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있다. 한나라당 전경훈 문화관광담당 수석전문위원은 “정부 입김으로부터 방송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 방식에 변화를 줘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방향이 제시될지는 아직 고민중이다”면서 “자민련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위원회 김창현 법제부장은 “국회 의석비율로 상임위원을결정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이탈리아 한 나라뿐이다”면서 “정부 기관 구성이 변동이 심한 국회의석 비율에 의해움직이는 것은 불안정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민련의 정승재 정책국장은 “방송위원회가 있는나라는 전세계에 7개뿐이며 그 중 우리 나라가 방송에 대한 정부 입김이 가장 강하다”면서 “의석비율에 의한 방송위원회 구성은 방송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교원정년 연장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최근 교원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3세로연장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합의한 데 대해 대다수 학부모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의 박인옥 부회장은 “한 살 늘린다고 교원부족 해소에 큰 도움이 되느냐.60세 이상 교사들은 대부분 관리직이며 일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평교사는 드물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국민 정서는 오히려 정년을 더 줄이자는 것“이라면서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교육공무원들이 더 ‘철밥통’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강남교육시민모임 관계자는 “학부모로서는 옛날 사고방식의 고지식한 고령 교사들이 못마땅한 게 사실”이라면서“제대로 시행해보지도 않고 다시 정년을 늘리면 더 혼란 스럽기만 할 것”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교 1,3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손모씨(39·은평구 녹번동)는 “정치권이 교원단체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냐”면서 “교원들의 표를 의식해 정년을 연장한다면 국민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교원 정년연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극심한 교원 부족사태 해결과 땅에 떨어진 교원사기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1년이라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석근 한국교총 대변인은 “정년이 1세 연장되면 1,500여명의 교원이 더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중초교사’를 임용하는 무리수 대신 경륜있는 교사를 활용하는 것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1살 연장’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잘못됐다고 시인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정년 연장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조심스러웠다. 이경희 대변인은 “나이든 교사를 퇴출하는 것보다 교사가 자발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풍토조성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정치권이 다른 중요 현안에 대해서는 미적거리면서 정년 연장은 서두르는 것은 교육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태도로 비쳐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윤주기자 rara@
  • [사설] 김대통령의 당총재직 사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8일 민주당 총재직 사퇴를 선언했다.10·25재·보선 패배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당·정·청 쇄신 요구,정치 일정 등을 둘러싸고 벌어진내분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김 대통령이 초고단위 ‘해법’으로 선택한 총재직 사퇴는 민주당의 향후 진로 뿐 아니라 앞으로 국정운영 전반에 엄청난 파장과 변화를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한광옥(韓光玉)대표를 총재권한대행으로 ‘비상기구’를 구성해서 전당대회를 포함한 정치일정과 당무를 논의하게 된다.그동안 전당대회의 성격을 두고 ‘당권·대권 분리론’과 ‘실세 대표론’이 맞서왔으나 전당대회가총재선출로 성격이 바뀔 가능성이 있게 됨에 따라 대선 주자들이 직접 총재경선에 나서는 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 선출 시기를 두고도 대선 주자들의 이해가 엇갈리기때문에 논란과 갈등이 더욱 격화될 우려가 있다. 이런 문제들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위기를맞게 된다.민주당이 김 대통령의 영향권을 벗어나 홀로 설 수있는지가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정권 재창출을 다짐하고 있는 집권당이 이런 문제들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지 못하고내분을 지속한다면 민심은 더욱 등을 돌릴 것이다.그것은 곧바로 대선 주자들의 공멸을 의미한다.대선 주자들 뿐 아니라 민주당 구성원들은 이같은 엄중한 현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당내 쇄신파들이 인적청산 대상으로 거명했던 박지원(朴智元)정책기획수석은 자진 사표를 냈고 대통령이 이를 수리했다.대통령은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않았다.그러나 총재직 사퇴까지 결행한 대통령의 국정쇄신 구상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그의 선택은 자명해 보인다.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는 대통령이 더이상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경제·민생과 남북문제 등 국정에 전념하고,민주당대선후보 선출 과정 뿐 아니라 대통령선거 관리에서도 엄정중립을 지키겠다는 선언이다.대통령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에서전문가들을 포함하는 중립적 내각을 구성하는 문제를 검토하고있다고 한다.이렇게 되면 여야가 국회에서 충돌을 빚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대통령은 초당적인 국정운영에 있어 야당의 협력을 얻을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한나라당도 김 대통령의 결단에 대해 “특정 정파의 수장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으로서 국정에 전념한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반응이다.임기를 1년3개월이나 남겨 놓은 대통령이집권당 총재직을 사퇴하는 것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아무쪼록 대통령의 결단이 국정쇄신과 정국안정에 획기적인 전기가 됐으면 한다.
  • 金대통령 쟁점 정면돌파 할듯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8일 당무회의에서 당 내분 수습을 위한 ‘큰 결단’을 내리기로 함에 따라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이 회의에서 총재직 사퇴를 천명할것이란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김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지도부 간담회에서 “최고위원들이 건의한 사항에 대해 대통령으로서,총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책임을 어떻게 질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 말이 총재직 사퇴를의미하는 것 같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 상당수의 관측이다. 실제 동교동계 구파인 이훈평(李訓平)의원은 이날 “대통령이 엄청난 결정을 내릴 것 같다”고 진단했다. 만일 총재직 이양이 현실화한다면 민주당은 ‘당 중심’이 흔들리면서 권력의 공백상태로 한동안 혼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이는 차기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한 구도에도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대권주자들의 권력투쟁이 정국은 엄청난 회오리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맞물려 여론의 관심이 권력구도 변화로 쏠리게 되면쇄신파들이 요구해온 인적쇄신 요구가 제대로 수용될지도미지수다. 특히 김 대통령의 신분이 총재에서 평당원으로바뀐 상황에서 막무가내식으로 쇄신을 요구하기도 어려운측면이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총재직 이양과 관련,“얼핏 보면 김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급속히 약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총재대행에 충성심이 강한 측근을 앉힐 경우 최고위원회가존재하는 지금보다 오히려 더욱 강한 직할체제를 구축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당 한쪽에서는 여전히 총재직 사퇴는 시기상조이며 최고위원회 폐지 및 전당대회 전 임시 과도체제 정도의해법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아 김 대통령의 최종선택이 주목된다. 어쨌든 김 대통령이 “내 자신 스스로 기대감을 가지고최고위원 제도를 도입했으나 솔직히 미흡한 점이 있다”고시인한 점에 미뤄 볼 때 이 제도는 폐지 또는 대폭 개편될게 틀림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오늘 청와대회동 黨政쇄신 결판날까

    ■김대통령 '고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박3일간의 브루나이 방문을 마치고 6일 밤 귀국함에 따라 인적 쇄신 등을 둘러싼 민주당내분(內紛) 사태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되고있다. 우선 7일 오후 열리는 민주당 중진회의에서 최고위원 등의 얘기를 들어본 뒤 수습 방안을 제시한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생각이다. 나름대로의 복안은 있지만 당장 극약 처방을 내놓는 대신 순차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계산이다. 김 대통령은 오후 3시로 예정된 간담회 이후 일정을모두 비워놓았다.이번 사태가 당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대하나,그렇다고 섣불리 결심해서도 안된다는 판단을 하고있는 듯하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 대통령은 중진회의에서 먼저 당의 단합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대선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집권당이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면 국민들 보기에도 볼썽사납고,야당과의 레이스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점을 집중 설득할 것 같다. 그럼에도 최고위원들이 사퇴의사를 번복하지 않고 인적쇄신 등을 거듭 요구할 경우 김 대통령으로서도 마지막 카드를 빼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이는 사퇴를 받아들여 새로운 지도체제 구성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통령은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이 이미 상실됐다고 보고 내년 전당대회에서 선거체제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과도지도체제를 구성할 공산이 크다. 김 대통령이 가장 크게 고심하고 있는 대목은 인적 쇄신요구에 대한 대응방식이다.쇄신여론을 잘 알고 있지만 그반대 이유도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뚜렷한 비리나 잘못이 없는데도 여론에 떼밀려 인사조치를 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는 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당사자들이 어떤 결심을 할지가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오풍연기자 poongynn@. ■동교동계 '주춤'. 민주당내 동교동계,정확하게는 동교동 구파가 당내 내분의 확대를 막기 위해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쇄신파에 대한 대대적 반격에 나설 움직임을 보였던 입장에서 후퇴,일단 당 수습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내부에서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의 장기외유까지 검토된것으로 알려졌으나,최종 정리는 안된 상황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귀국 시점에 표출된 동교동계의 태도변화가청와대와의 조율을 통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동교동계는 6일 낮까지만 해도 권 전위원과 박지원(朴智元)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정계 은퇴’ 요구에 대해 정면으로 대응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민주당내 동교동 성향 비상임 부위원장 130여명은 이날중앙당사에서 대책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권 전위원 퇴진 요구는 부당하다며 “갑자기 때를 잘 만나 무임승차하다시피 국회의원이 된 개혁파”라고 쇄신파들을 비방하면서 “당의 기강을 무시하고 분열을 책동하는 자는 윤리위에 제소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등 추가 집단행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들은 또 성명서와 결의문을 통해 당내 분란의 요인으로지목되고 있는 과열 대권경쟁과 관련, 예비주자들의 계보사무실 해체와 외부 초청 강연 행사 등 당외 행사 출연의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동교동계 의원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김옥두(金玉斗)의원은 “권노갑·박지원 이런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잘하고 있는데,이를 시샘해 죽이려고 해서야 되겠는가”라면서 “소장파들이 저런 식으로 나오면 큰 반발을 부를 테고,결국 당이 큰 분란이 난다”고 우려했다. 권 전위원이 당초 예정대로 8일 기자회견을 할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기자 taein@. ■소장 쇄신파 '주시'. 청와대 ‘지도부 간담회’를 하루 앞둔 6일 민주당 개혁·소장파 의원들은 청와대 간담회에서 ‘상당한 조치’가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표면적으로는 은인자중(隱忍自重)하는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쇄신파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히움직였다.쇄신파는 이와함께 청와대에서 미흡한 결과가 나올 경우 ▲연대모임 확대 ▲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정치연구회’ 소속 이재정(李在禎)의원은 “원래폭풍 전야는 조용한 것 아니냐”면서 “오늘은 일단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당내외 상황에 대한 여론을 세심하게청취했을 것인 만큼 진일보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개혁연대 모임을 확대하고 그간 유보해 뒀던 서명운동에즉각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치모임’의 신기남(辛基南)의원도 “쇄신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쇄신방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탈당,의원직 사퇴까지 고려하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한편 ‘새벽 21’의 김성호(金成鎬)의원은 “김 대통령이 회의 형식을 바꾼 것은 뭔가 결단을 내리기 위한 수순을밟는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한 반면 ‘열린정치포럼’의 임채정(林采正)의원은 “수습을 위한 고육책”이라며청와대 회의 자체에 크게 기대하지 않아 기대치의 스펙트럼이 넓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원상기자 wshong@. ■대선 주자들 '결의'. 민주당 내분사태 이후 백가쟁명(百家爭鳴)식 행보를 보여온 각 대선주자들은 6일 청와대 지도부간담회를 하루 앞두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앞에서 발언할 내용을 정리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최고위원들은 전반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발언의 톤을 낮추는 한편, 후보옹립 전당대회 시기와 특정인사 퇴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실명을 거론하거나직설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언 내용에 있어서는 대선주자별로 이해관계와소신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한화갑(韓和甲)·김근태(金槿泰)·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 등은 기존 주장대로 여권 핵심부에 대한 쇄신을 강하게 촉구할 방침인 반면, 경선에서 김 대통령과 동교동계 구파의 도움을기대하고 있는 이인제(李仁濟)·노무현(盧武鉉) 최고위원은 가급적 침묵을 지킨다는 원칙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갑 위원은 “5일 부산 강연회에서 수천명 앞에서 쇄신을 주장했는데 대통령 앞이라고 말하는 게 어렵겠느냐”고 강조했다. 김근태 위원은 “실명을 거론하진 않겠지만인적쇄신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할 것”이라고 밝혔고정동영 위원도 “국정쇄신이 미봉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인제 위원은 이날 오전 특강차 고려대를 방문한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대답을 않는 등 말을 극도로 아끼는 모습이었다.이 위원의 측근은 “(7일 청와대에서) 별달리 할 얘기가 있겠느냐”고 말해 강경한 발언은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이와 관련,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 위원이 최고위원회의 불참 선언으로 이미 정치적효과를 거뒀다고 판단했거나, 자신의 주장이 이미 김 대통령에게 간접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노무현 위원측 관계자도 이날 “(노 위원이) 청와대에서할 말이 없다고 하던데…”라고 말끝을 흐렸다.대선후보선출 시기 등 정치적 사안의 경우에 있어서는 한화갑·김근태·정동영 위원도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한위원은 “전대 시기 등은 당이 수습된 이후 문제”라고 선을 그었고,김 위원은 “과도체제 구성 등의 문제는 대통령이 의견을 구하지 않는 한 먼저 얘기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정 위원도 “전대 시기 등이 핵심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청와대 간담회 성사 '고육책'. 청와대가 7일 열려던 최고위원 간담회를 ‘당 수습을 위한 지도부 간담회’로 바꾼 것은 당내 갈등이 통제 불능상태로 치달을 것을 우려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일부최고위원들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했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할 수 없다”면서 간담회불참 의사를 고집,회의강행시 ‘반쪽 회의’가 우려됐기 때문이다.아울러 반쪽회의 때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지도력에도 적지 않은상처를 입게 되는 점도 고려한 것 같다. 7일 지도부 간담회의는 최고위원들이 김 대통령의 사퇴반려를 수용하면 최고위원회의로 즉시 전환되지만 끝내 사표가 수리되면 일회성 회의체로 소멸될 수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새 영화/ ‘차스키 차스키’

    극장 문을 나서면서 짓는 미소가 오래오래 이어지는 흐뭇한 영화가 있다.동심에 세상을 비춰보는 영화 ‘차스키 차스키’(Tsatsiki,mum and the policeman·10일 개봉)가 그렇다. 지난 봄 뜻밖에 흥행한 ‘천국의 아이들’처럼 계산없이 순수하고,그래서 두고두고 기분좋은 스웨덴산 휴먼드라마다. ‘차스키’는 여덟살 난 극중 주인공의 이름이다.원뜻은 우유와 요구르트에 올리브와 오이 등을 섞은 그리스식 샐러드. 소년의 별명에 얽힌 내력이 영화를 끌어가는 동력이다.그리스 잠수부인 아빠가 그리워 자나깨나 그리스로 가겠다는 꿈만 꾸는 차스키는 진짜 이름보다 별명을 더 좋아한다. 자유분방한 록밴드 보컬리스트인 엄마와 단둘이 사는 꼬마.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빠가 오늘 또 보고 싶어진다.“우린 깜깜한 밤에 수영을 했지.그리고 널 가졌단다.”(엄마) “그럼 아빠 얼굴은 어떻게 생겼어요?”(차스키) “기억 안나. 벌써 8년 전 일인데…”(엄마) 엄마를 조르고 졸라 찾아간 그리스 바닷가에서 먼 발치로아빠를 본다.그는 더이상 멋쟁이 잠수부가 아니다.이제 차스키는 어떡할까.실망하고 그냥 돌아설까,아빠품에 와락 안길까.어른의 눈높이로는 도무지 찾아낼 수 없는 ‘행복한 해법’을 차스키는 알아챈다.차스키와 아빠가 어떻게 만나고 헤어지는지,그 과정을 지켜보는 객석에서는 자꾸만 행복한 미소가 터진다.
  • [대한포럼] 수능일 아침에 교단을 생각한다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다.입시 한파가 닥쳤다.갑작스런 추위 탓인지 냉기가 온몸을 파고든다.시험이 끝나면 우리는 한바탕 수능 뒤치다꺼리를 해야할 것이다.정답 맞히기에 이어 난이도 시비가 일 것이다. 총 점수 대신에 종합 등급과 영역별 성적만 발표한다지만수험생들은 지원 가능 대학을 찍는 북새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영어를 선생님만큼 구사하는 학생에서부터 한문이름도 쉽게 쓰지 못하는 학생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잣대로 재는 우리 교육의 일그러진 풍속도들이다. 요즘 교육계는 입시 한파 못지 않게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범위를 좁히면 교단이 흔들리고 있다.굵직한 교육 정책마다 교원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 기세를 꺾지 않고 있다.추석을 앞두고 지급한 교원 성과금이 도화선이 됐다.전교조는 교원들 사이에 반교육적 경쟁을 강요한다며 성과금을 물리적으로 반납하는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대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자립형 사립고에 중·고교의 제7차 교육과정 확대 실시,학급당 학생 수 감축,‘중초교사’ 문제까지확대됐다. 교사들이 ‘행동’에 나섰다.전교조는 지난 달 두 차례의 대규모 집회에 이어 4일에는 대전에서 비상 대의원대회를 갖고 이른바 파업도 불사한다는 ‘500명 선봉대 투쟁 계획’을 마련했다.한국교총 또한 오는 10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5만여 교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교원 자존심 회복 교육 파탄 정책 철폐 교육자 대회’를 갖는다.같은 날 서울대에서는 전국교수노조가 닻을 올린다고 한다. 교원 단체의 ‘행동’은 교육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미쳤다.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본래의 모습을 일그러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교원 정년 단축을 제쳐 두고라도 자립형 사립고를 보자.교육인적자원부는 당초 전국에서 30개교 정도를 선정해 3년간 시험 운영하고 확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우여곡절 끝에 5개교만을 지정하고 말았다.그나마 지역적으로 편중된 5개교는 전국의 1,969개 고교를대표하기엔 표본 수가 너무 적은 것이다.이미 의미없는 실험으로 끝날 공산이 짙어졌다. 교단의 요동은 당국의 잘못된 정책 강행에서 비롯됐음을부인하기힘들다.교육 현장을 도외시한 정책을 결정하고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힘으로 밀어붙여 왔다는 얘기다.제7차 교육과정이 교원의 정년 단축의 재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새로운 교육 과정의 핵심인 학생 위주의 학습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문제는 현실적으로교육과정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교원 단체 관계자나 심지어 장학 담당자도 제7차 교육과정은 강행되더라도 결국 파행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단언한다.또 하나의 불신을 잉태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중초교사’ 문제를 풀어 온 과정은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교육부는 당초 ‘교대 학점제’를 시행키로 했었다.그러나 초등학교 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원 단체와 교육대생의 반발이 거세자 ‘교대 편입제’로 바꿔 시행키로 확정했다. 교육부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시행 시기를 1년 늦추고 선발 인원도 4,000명에서 2,500명으로 줄이는 근래에 보기드문 유연성을 보였다.교원 단체는 물론 초등교사 임용 고사를 거부하겠다던 교대 졸업생 역시 태도 변화로 화답했다. 교육계에는 유달리 묵은 과제들이 많다.수능시험도 수술대상이다.공교육도 살려야 한다.평준화를 보완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저마다 분석이 다르고 해법이 다를 것이다.출범하는 전국교수노조도 교수들의 권익 보호와 함께 교육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교육계가자칫 방향타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교육관련단체는 책임있는 주장을 내세우되 당국은 이를 진지하게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리고 차제에 교육계가 중심이 되어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의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우리 교육 패러다임을 새로 짜는 작업에 착수하자고 제의하고 싶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광역의원 선거구도 조정을”

    광역의회 의원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심해 선거구를 다시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현재 4대 1인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 편차가 투표권의 평등성을 지나치게 침해,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서 비롯됐다.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오는 2003년부터는 인구 상하한 편차가 3대 1로 조정돼야 한다. 그러나 광역의원 선거구의 경우 도시와 산간지역의 인구편차가 최고 10대 1을 넘는 경우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 실시될 지방선거에서 지방의원수를 더줄일 것으로 예상돼 위헌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광역의원 입지자들은 많지만선거구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자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편차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광역의원 선거구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인구 65만명인 전주시에서 도의원 4명을선출하고 있다.도의원 1인당 주민수가 16만명을 넘는다. 반면 전체 군민이 3만명 미만인 무주군과 장수군에서도 각 2명의 도의원을 선출하고 있다. 그 결과전주시와 산간지역인 무주·장수군과의 선거구별인구편차는 10대 1을 넘는다. 또 인구 5만명이 못되는 순창·임실군 등 군지역 대부분도2명의 도의원을 선출하고 있어 도시와 농·어촌지역간의 선거구 인구편차는 국회의원 선거구 못지 않은 실정이다. 더구나 여당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인구 33만명이 넘는 익산시 도의원 선거구를 현행 4개에서 2개로 줄이는 등 오히려 광역의원 수를 줄인다는 방침이어서 선거구간 인구편차가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전북도의회 의원들은 “도의원 선거구도 헌법불합치라는 측면에서 볼때 예외일 수 없다”며 “중앙 정치권에서 내년 선거 이전에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사설] 당정쇄신 만이 돌파구다

    한광옥(韓光玉) 대표를 비롯한 당5역과 최고위원 전원이10·25 재·보선 패배와 그에 따른 당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하는 바람에 민주당 지도부가 공중에 뜨게 됐다.이같은 상황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아세안+3회의’를 마치고 귀국해 7일 청와대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집권당 지도부의 공백사태를 처음 경험하는 국민들로서는 김 대통령이과연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긴장감 속에 지켜보고 있다. 현재 민주당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분은 쇄신파와 동교동계의 공방과 차기 대선주자 각 진영의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이같은 갈등 요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연돼 오던 것으로 10·25 재·보선 패배를 계기로 분출됐을 뿐이다.어차피 언젠가는 한번 걸러내야 할 불안 요인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 총재이자 국정 최고책임자인 김 대통령으로서는 동원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다.무엇보다 예산안과 민생·경제관련 법안들을 처리해야할 정기국회가 개회 중에 있다.당초 김 대통령은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에 가서 당정개편과 전당대회 및 대선후보선출 시기 등을 논의하자는 생각이었다.그러나 당장 당 지도부가 공중에 뜬 상황에서 김 대통령은 우선 당 지도부를 재구성해야 한다.집권당의 당 지도부가 가동되지 않고는정기국회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그동안 ‘인적 청산’을 요구해온 쇄신파는 최고위원 집단 사퇴를 쟁점 흐리기가 아닌가 의혹의 눈길로 보고 있다.그러나 인적 쇄신에 관한 대통령의뜻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재·보선 패배의 책임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다.쇄신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쇄신파와 동교동계의 공방전은 계속되고대선주자들의 작용까지 겹쳐 민주당 내분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어떤 형식으로든 당정쇄신을단행하지 않고는 민주당 내분 사태에 돌파구가 없다는 게국민들의 판단이다.대통령의 결단이 촉구되는 이유다.
  • [월세대란] (3)정부가 나서야한다

    ***””임대주택부터 늘려라””.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몰아친 월세대란은 정부의잘못된 예측과 주택정책 혼선이 빚은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초저금리 추세에 대한 예측 실패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공공임대 주택과 전용면적 18평 이하소형 아파트의 수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공급물량 부족사태를 초래한 정책 혼선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목소리가높다. ‘살인적인’ 주거비 부담을 견디다 못해 내집 마련의 꿈을 접고 서울 외곽과 수도권 지역의 셋집을 전전하다 도시빈민층으로 전락할 위기로 몰린 영세 서민들의 주거안정을위해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는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소형 아파트 건설의무제의 폐지, 부활 등과같은 일관성 없는 정책 탈피 ▲전체 건설물량의 6%에 불과한 공공임대 아파트 건설비율 상향 조정 ▲택지 개발 및 공급 확대 ▲합리적인 임대료 산정기준 마련 등을 선결과제로꼽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주택시장에 규제가가해지면 가격왜곡과 투기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소형 아파트 건설 의무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지속된 것을 보면 이 제도가 적절한 처방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자율 환경에 적응하는 단계에서 또다시 규제로묶기보다는 자율화의 기조를 지키는 선상에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문했다.국토연구원 김혜승 연구원은 “저소득층이 빈민화하는 것을 차단하려면 공공임대 주택에 한해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임대 주택의 혜택이 저소득층의 10%에게만 돌아가는 만큼 민간이 짓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정부가 매입해 공공임대 주택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주택공사 주택연구소 박신영 연구원은 “일본과 네덜란드의 경우 정부가 임대료 상승률을 통제하고,미국은 주거비가 소득의 30%를 넘으면 주거비의 일부를 보조해 주는 주거급여제 성격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선진국의사례를 참고로 제시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71∼90년 연평균 15%씩 치솟던 집값 상승의 신화가 깨지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를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세입자들도 앞으로 임대시장의 대세가 월세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합리적인 임대료 산정 기준 마련과 함께 지자체별로 주택임대 분쟁조정기구를 통해 임대료를 조정토록 하되 수용하면 세제혜택을,불응하면 불이익을 주는 당근과 채찍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주석기자 joo@. ■해결의지 있나 없나.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임대료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각 지방자치단체에 설치토록 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가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다,위원회가 설치됐더라도 조정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경우가 태반이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위원회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9월 ‘서민주거생활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부산·대전·광주·울산·춘천·성남 등 임대차 분쟁이 잦은 대도시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지난3월부터 설치,운영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일 본지가 지자체별로 확인한 결과 이같은 발표는당시 들끓던 전·월세 대란에 따른 비난 화살을 피하기 위한 ‘수식어’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예산과 인력 부족,법적 근거 미흡 등을 이유로 건교부가 내려보낸 위원회 운영 규정을 외면하고있었다. 위원회가 설치된 강원도 춘천시와 울산시 남구,서울 강동·서대문구의 경우 단 1건의 분쟁 조정실적도 없었다.춘천시는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변호사,공인중개사 등 관련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했지만 한 번도 회의를소집하지 않았다. 춘천시 관계자는 “임대차 분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서울 강동구와 서대문구는 별도의 상담실 없이 주택과 담당공무원이 직접 해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건교부의 지침에 따라 위원회를 만들긴했지만 법적 근거도 없는 껍데기 조직이어서 그런지 전문가들이 나서려고 하지않는다”면서 “위원회의 업무는 사실상 공백상태”라고 털어놓았다. 광주시와 서울 강남·송파·성북·동작구 등은 실질적으로분쟁을 심의·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위원회 구성을 미루고 있었다. 송파구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임대차 관련 상담을 ‘송파구 1230 신문고’에 포함시켰다”면서 “매월 상담건수는30여건에 이르지만 조정건수는 없고 적정선에서 타협하도록설득하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의 경우 민원봉사실 한켠에 별도로 주택임대차분쟁상담실을 마련,비교적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담당공무원 1명에 부동산중개사협회와 한국소비자연맹 파견직원 각 1명,가정법률상담소 파견직원 2명 등 모두 5명이 상담을 맡고 있었다.지난 3월20일 상담실이 개설된 이후 2만건 이상의 상담실적을 기록했다.조정실적도 210건이나 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서민 등 세입자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만큼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위원회 설치를 명문화하는 등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전국 지자체에 시달한 건교부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자체 부단체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단체장이 위촉하는 6인으로 구성토록돼 있다. 위원회는 전세보증금의 월세전환시 또는 기존 월세의 적용금리에 관한 각종 분쟁을 조정하고 주택유형별 권장 임대료 기준을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주석 안동환기자 joo@. ■시민단체 제시 ‘대안’. “사회안전망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월세 전환이 급작스럽게 이뤄지면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될우려가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서민들의 주거문제는 궁극적으로 사회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전·월세 대란의 근본 해법도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등 관련 소비자단체들은 올 들어 전·월세 대란과 함께 분쟁이 급증하자 임차인들의 억울한 호소를 들어주고 법률적 검토 및 조정 역할을 맡아 왔다. 하소연할 곳 하나 없는 세입자로서는 딱한 사연을 들어주는곳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참여연대,YMCA,전국철거민연합회(전철연),민주노동당 등이 서민들의 편에서서 하소연을 들어주는 대표적인 시민·사회단체다. 특히 참여연대 산하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전세 계약관계를 토대로 만들어진주택임대차보호법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진단, 지난 5월부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연대 시민권리국 박원석(朴元錫)국장은 “단기적인 대책으로는 월세의 상한선 도입과 임차인의 동의없는 월세 전환을 제한하는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공정임대료제도(Fare rental system) 도입 ▲실질적 분쟁조정 권한을 가진임대료 분쟁조정위원회의 도입 등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과 전철연은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투입되는 예산이 일정 비율 이상을 유지토록 하는 등 무주택자들에게는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확대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시각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최고위 회의 연기 배경/ 이인제씨 불참 의사 영향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기로 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7일로 연기하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당초 김 대통령은 이날 열리는 회의에서 한광옥(韓光玉)대표로부터 최고위원 12명의 사퇴의사를 전달받고 이를 만류한다는 계획이었다. 김 대통령이 먼저 사퇴를 만류키로 한 데는 정기국회가열려있는 데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당으로서 하루라도 당무공백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이들의 사퇴를 즉각 수리하는 것만으로 문제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생각이다. 김 대통령이 회의를 연기한 데는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의 불참 의사가 직접 도화선이 된 듯하다.김 대통령은 2일 저녁 이 최고위원측의 움직임을 보고 받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쨌든 회의가 나흘 연기됨에 따라 김 대통령은 다소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그런만큼 김 대통령의 ‘브루나이구상’이 주목받고 있다. 김 대통령은 7일 열리는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얘기를충분히 듣고,자신의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열린 마음으로 당 건의를 수용한다는 계획이어서 당내 논란의 일대 ‘전기(轉機)’가 될 공산이 크다. ‘새벽 21’을 비롯한 개혁연대에서 특정인을 지목한 데대해서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김 대통령이 전날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과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다 함께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 점에 비춰볼 때 최고위원들에게 불만도 토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보선 패배로 당이 내홍에 휩싸이고,특정인을 의혹과소문만으로 쇄신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은 의혹 폭로정치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역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말해 (잘못이든 비리든) 뚜렷이 나온게 없는 상태에서 특정인을 희생양으로 삼기는 어려운 만큼 정밀조사를 통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얘기다. 그래도 즉각적인 당정개편을 요구해온 당내 개혁·소장파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을지 문제로 남는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與 최고위원 일괄사의 파장/ 민주 지도부 공백 ‘시계제로’

    민주당이 지도부 공백 장기화로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고있다.2일 최고위원 전원이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지고 일괄사의를 표명,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3일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사표를 반려해 당을 정상화하려 했으나 최고위원회의가 7일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고위원 간담회가 일부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했기 때문에 참석할 수 없다”며 완강히 불참하기로 한 것이 실질적인 연기배경이었던 것으로 전해진 것도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실제로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이날 측근들과 연쇄 대책회의를 가진 뒤 청와대 간담회 불참 의지가 확고함을 밝혔고,간담회 참석 의사를 밝힌 나머지 최고위원들의 우유부단한 처신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따라서 이 최고위원이 연기된 청와대회의에 참석할지도불투명하다. 한광옥(韓光玉)대표나 청와대 수뇌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이 최고가 불참의지를 꺾지 않고, 나머지 최고위원들에게도 도미노효과를 미치면 김 대통령의 지도력에도 엄청난타격을 가할 수 있다. 당연히 현체제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쇄신파동을 넘기려 했던 여권수뇌부의 구상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고,정치일정을 앞당겨 전면적인 당정개편 가능성도 있다. [긴급 최고위원회의] 한광옥 대표 주재로 이날 오전 서울한 호텔에서 열린 회의에서 사퇴론과 신중론,반대론이 팽팽히 맞서다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입장을 정리했다고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이 전했다. 사퇴절차와 방법 등은 한 대표에게 일임,3일 청와대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한 대표가 김 대통령에게 사퇴서를 제출하기로 했으나 회의가 연기되는 바람에 당정쇄신을 위한전체적인 해법이 흔들리게 됐다. 회의에서 김기재(金杞載)최고위원 등은 당 지도부의 공백현상을 우려, 일괄사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전날 사퇴를 시사했던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도 “대통령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은초점이 쇄신에서 최고위원 책임문제로 옮겨질 수 있다면서각각 반대론을 폈다. 하지만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 “민심이반과 재보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사퇴의지를 완강히 고수했다.정 위원은 회의시작 40여분이지나 “지방일정 때문”이라며 중도 퇴장했고, 이후 격론이 이어졌다. 의견이 엇갈리게 되자 개별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형식을 취해 일괄 사의를 표명하기로 결론이 났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광옥 대표가 “회의를 소집하면 일괄사퇴 쪽으로 분위기가 잡힐 수밖에 없다”고 분석,회의를 긴급 소집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 거취] 여권수뇌부는 당무공백을 우려,“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원내총무가 총재에게 사퇴서를 내,반려되면 의총의 뜻을 다시 묻지 않고 그 직책을 계속 수행했던 것이정당의 관행”이라며 사표반려를 시사했다. 일단 김 대통령이 만류, (선출직)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의사표를 반려함으로써 직책을 수행토록 할 것으로 보이지만이인제 ·정동영 최고위원 등이 “한번 사퇴했으면 끝”이라며 사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즉 이미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권위와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기 때문에 조기 전당대회를 소집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형국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향후 예비주자간,쇄신파와 동교동계 사이에 차기후보 문제와 당권 등을 둘러싼 대격돌을 펼칠 것으로 봐도 무리가 아닐 것 같다. 이춘규 이종락 홍원상기자 taein@
  • ‘與내홍 해법’ 고민하는 DJ- 어떤 구상 하나

    인적쇄신 요구 등 여권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어떤 선택을할지 주목되고 있다.먼저 오는 3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닥’을 잡은 뒤 합리적 방안을 순차적으로 도출해나간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기본 구상이다. 김 대통령은 1일 오전 민주당 당무위원회가 끝난 뒤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으로부터 이번 사태에 대한 종합 보고를 받았다.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전날엔 서면보고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먼저 3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진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소속 의원들도 상임위별로 만나 의견을 충분히 듣는다는 계획이다.유 정무수석은 “김 대통령이4∼6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3 회의에 참석한 뒤 2개 상임위씩 7∼8번 정도 의원들을 만날 것”이라며 “가급적 빨리 그 일정을 소화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같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개혁파와 동교동계 등 양측을 자제시키고 있다.대통령에게 문제해결을위한 여지를 열어놓아야지,대통령을 압박하는 식으로 해선안된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정기국회 이후 당정개편을 할것으로 관측됐으나 사태의 심각성에 비추어 앞당겨질 공산이 크다.유 정무수석도 ‘인적쇄신은 정기국회 이후에 단행하느냐’는 질문에 “꼭 그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할 것”이라고 말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시적 ‘지침’을 내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유 수석도 “지난번 최고위원회의와 차이가 있고,그것은 결과가 증명할 것”이라며 “일단 11월에 상당히 진전되고,다음은 12월로 할것”이라고 말했다.이로 미루어 김 대통령의 결심시기는 1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김 대통령의 총재직 이양 및 당적이탈 등 미묘한 주장들이 계속 제기되면 김 대통령으로서도 해법찾기가 그리 쉬울 것 같지 않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홍익인간 정신이 민족의 살길”

    일부 과격한 기독교 신자들이 국조(國祖) 단군상을 훼손,사회적 물의를 야기시키고 있는 가운데 단군의 개국정신인 ‘홍익인간 정신’을 이 시대의 새로운 가치관으로 들고나온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일지(一指) 이승헌(李承憲) 새천년평화재단 총재. 한국의 정신과 단학 등 전통 심신수련법으로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고있는 저자는 최근 펴낸 ‘한국인에게 고함’(한문화)에서 한국의 정체성 상실을 고발하는 한편 한국의 전통사상에서 분단·기아·테러 등 전인류적 문제들을 치유할 철학적 대안과 해법으로 ‘홍익인간’을 제시하고 있다. “편협한 민족주의와 국수주의,종교주의 반대한다”고 밝힌 그는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조화와 화합,평화의 사상으로홍익인간 정신을 들고 있다. 즉 그는 홍익인간 정신이 자연과 인간의 합일(合一),신(神)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하는 상생의 정신이며,민족 차원을 넘어 모든 지구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철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총재는 우리 상고사가 중요한 이유는 민족의 시원이라거나,광활한 대륙을 영토로가진 역사여서가 아니라 지배의 역사가 아닌,교화와 평화의 역사가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97년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 소재 마고가든에 단군상을 세운 그는 이곳을 ‘지구인운동’의 중심지로 삼고 있다. 지난 99년 ‘통일기원 국조단군상 건립운동’을 주도했던그는 민족의 중심철학을 상징하는 국가적 기념물로,민간차원이 아닌 정부차원에서 국조단군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새롭게 펼치고 있다.그는 특히 한국을 이끌 지도자의조건으로 도덕성·역사의식·철학·비전·통일론 등 다섯가지를 제시하고 남북의 평화적 통일과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해외동포들을 아우를 수 있는 민족공동체 사상으로 ‘홍익철학’을 제시했다. 지난해 그가 펴낸 ‘힐링 소사이어티’는 한국인 최초로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지난달 28일 미국 애틀란타시는 매년 10월 28일을 ‘이승헌박사의 날’로 제정,선포했다.7,800원정운현기자
  • [사설] 아르헨 경제위기에서 배울 것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가 사실상 ‘국가채무의 불이행(디폴트)상태’에 들어선 것으로외신은 전하고 있다.아르헨티나 정부가 기존 빚을 금리가보다 낮은 채권으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한 것이 국가부도직전 단계의 조치로 간주된 것이다.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엊그제 부도수준으로 낮췄다.아르헨티나 경제위기의 주원인으로 지적된 과다한 공공부채와 불안한 정국 등을 우리나라는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처해야 한다. 과거 네번이나 국가 부도를 경험한 아르헨티나는 지난 8월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결국 또절벽으로 몰리고 있다.외국 빚 380억달러를 포함한 1,320억달러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다.최근3년간 계속된 불황으로 세금이 덜 걷히는데도 지방정부는방만하게 살림을 꾸려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르헨티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국제 신뢰도를 더욱 추락시켰다.지난달중순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의의석을 확보한 야당이 경제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정치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정부의 경제대책 발표가 연기되면서 위기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또 야당은 실업문제 해결 등 여전히 ‘돈 쓰는 정책’에만집중하고 있다.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IMF에 약속한 긴축정책의 시행도 불투명해지고 있다.현행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는 해법이 거론되고 있으나큰 문제는 위기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아르헨티나의 복잡한정치상황이다. 아르헨티나 경제위기가 국제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을예단할 수 없지만 미국 주가는 9월 테러사건이후 최대폭으로 급락했다.연초 금융위기를 겪었던 터키도 흔들리고 있어자칫 도미노식 악영향도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국제금융계에서 아르헨티나와 달리 재정과 외환 부문이 건전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또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빚을줄여야 한다. 야당은 정치공세 대신 경제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 [대한칼럼] 국정, 큰 줄기를 놓치고 있다

    정치권의 극심한 ‘치고 받기’에 많은 국민들은 혐오감을 느낀 지 오래다.민생과 경제는 혼자 둥둥 떠내려 가는데 정치가 있어야 할 곳에 정치는 없다.최근 폭로 정국은‘이용호 게이트’에 이어 제주경찰청의 정보문건 유출,그리고 검찰 고위간부의 ‘부적절한 동행’등으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이같은 폭로 정치는 이제 막을 내린 10·25 국회의원 재·보선과 맞물려 악순환을 거듭했던 것이다. 야당의 의혹 부풀리기와 여당의 맞불 작전 및 일련의 즉흥적인 대응을 보면 정국 표류의 일차적인 책임은 여권에더 있는 것 같다.비록 여소야대의 원내 소수파 정권이라해도 여권은 의연한 자세와 자신감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여야 정치권이 폭로 정치로 극한 대치하는 원인은 어디에있는 것일까. 그것은 대체로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이다.뭐니뭐니 해도 우리 정치의 고질인 ‘대권병(大權病)’에서 찾을 수 있다.모든 정치적 의제 설정이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향해 수렴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정치가풀어야 할 국정 현안이산적해 있는데도 대권에 유리하냐불리하냐의 자(尺)로만 재고는 상대방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폭력사태까지 빚은 재·보선이 그토록혼탁한 것도 바로 ‘대권 수렴 현상’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둘째는 여권이 정치적 의제를 설정해 나가는 역량이 부족한 탓이다.이는 야당의 정치적 쟁점화에 여당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의제 설정의 주도권을 야당에빼앗기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말하자면 여권이 다양한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정부 각 부처의 지렛대를 제대로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지금 우리 앞에는 국정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하는 수많은 국가적 과제들이 가로놓여 있는데도 손놓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한 대(對)테러 전쟁이 미칠 국제정치·경제적 환경 변화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과연 진지한 담론이 있었던가.뉴라운드 출범에 대비하는 장기적인 안목의 국내 산업체제의개편에 관한 정책 토론은 있었던가. 현 정권 이후까지 내다보는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한 초당적인 논의가 한번이라도 있었는가.정치권이 국정 중심 과제에 대한 논의를 기피하는 것은 정치인의 직무 유기다.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것이다. 셋째는 야당과 언론이 국정의 핵심과 동떨어진 이슈를 비합리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여기에는 집권 여당이 국정을 주도적으로 운영 못하는 데도 이유가 있지만,야당의 정치적 이해와 족벌 언론을 중심으로 한 일부 언론의‘분풀이’성 보도 태도가 맞아떨어진 데서 비롯된다고 봐야 한다.정치권과 언론이 국정의 큰 줄기를 정치·사회적중심 의제로 설정하지 않고,정략적으로 곁가지를 물고 늘어지고 세무조사에 대한 앙갚음이 지면에 밴 듯한 편벽된보도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된다.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유권자와 독자로부터 ‘뼈아픈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수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정치 난국은 여나 야를 위해서도 극복되어야 한다.그래서 노력하기에 따라 처방은 있다고 본다.먼저여권은 ‘문건 유출’등을 대통령임기 말에 불가피하게나타나는 권력 누수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어떤 사태가 발생하면 여권의 각 시스템이 어떻게 협조하여 어떤수순에 따라 냉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재점검해야한다.위기관리 매뉴얼을 점검,보완하고,총체적인 조정기능을 복원해야 할 것이다. 야당도 여권의 실패에 따른 반사 이득에 함몰될 때가 아니다.특히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정국 운영에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 때 국민의 지지도 올라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이밖에 정치인이나 사회의 지도층이 매사에 금도(襟度)를 보이고,보스정치의 타성에 젖어온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을 낮은 자세로 극복할 때 정치권은 국정의 큰 줄기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공직 3고’…관가 복지부동 실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심지어 복지안동(伏地眼動) 행태가 극심하다.인사로비와 정치권에 줄대기,정보누설,뇌물수수,지시사항 불이행 등 집권후반기 권력누수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지방자치단체장들도 내년 선거를 의식한 시책을 펴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과천청사의 한 부처에서는 ‘백 없으면 보직받기도 힘들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인사의 왜곡현상이 심각하다.과장급 인사에서 외부의 압력을 동원하는 일이 다반사가 돼버려 후배들이 고참과장들을 제치고 주요과장 보직을 맡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과장은 “백이 없으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하기 십상”이라며 “최근 외부의 백을 동원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에 파견나갔던 공무원들이 청와대 근무경력과지인들을 통해 선배를 제치고 주요보직을 차지해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제주경찰서의 ‘김홍일(金弘一)의원 동향보고문건’과 최근 불거진 ‘이용호 게이트’ 수사기록 유출,문일섭 전 국방차관의 ‘FX기종사업 기밀유출’ 사건 등이대표적이다. 정보관련 국가기관들의 정보유출도 심각해 중앙부처,전국시·도,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벌인 보안조사 내용도 밖으로 새나갔다. 또 공직기강 차원에서 청와대가 장·차관들의 업무태도뿐만 아니라 주민여론,여자관계,술버릇 등 개인 사생활에 대해 사정자료를 수집한다는 내용도 유출됐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나 당에서 주요정책 회의를 하면서아무리 입조심을 당부해도 내용이 다 새나가 대책회의를하고 싶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개탄했다. 한 지자체의 경우 방사성 핵폐기물처리장 유치를 둘러싸고 상가번영회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찬·반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해당자치단체장들은 중재역할을 포기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다른 지자체는 환경시설 빅딜계획을 세워놓고도 업무지연으로 아직까지 추진을 못하고 있다. 한 중견공무원 김모씨는 “종전 같으면 단체장이나 부단체장 등이 각종 민원해결과 현안사업 추진 등을 위해 닦달했지만 요즘에는 내년 선거를 의식,아예 간섭을 안 한다”고 말했다. 경북 B시장은 최근 공무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기가 겁난다고 했다.지시를 해도 통먹혀들지 않기 때문이다. “뭐라고 질책이라도 할라치면 다른 부서로 발령을 내달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내뱉는다”며 느슨해진 공직사회 분위기를 한탄했다.K시 종합건설본부 정모씨(40·6급)는 1년6개월 동안 공사와 관련, 무려 10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됐다. 그는 공사업체로부터 뇌물을 상납받기 위해 차명계좌까지개설해놓고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국세청의 모 과장이 최근 사표를 낸 것도 뇌물수수 때문이었다. 유진상 박록삼기자 jsr@. ■공무원이 보는 해법“공무원, 정치중립 제도적장치 필요”. 최근 일부 공무원의 줄대기 및 정보유출에 대해 대다수공무원들은 “공직자로서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공직사회를 흔드는 일을 삼가야 한다며 정치권 책임론도 제기했다. 모 부처 차관급 인사는 정치권 줄대기와 관련,“무언가부족하고 자신없는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하는 심정으로 줄대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공직자들이 줄대기에 앞장선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이어 “공직자들은 언제든지 ‘공무’라는 본연의 역할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국정지표의 큰 틀 속에서 행정의 대상이자 고객인 국민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흔들리지 않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모 국장은 “일련의 정치분위기에 편승한 일부공직자들이 경솔한 언행을 해 국론을 분열시킬 우려가있다”며 공무원들의 기강해이를 걱정했다.그는 “정책자료 유출,직무태만 등 보신주의적 행태는 국정업무 추진에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정권말기에 공직자들이 중요한 정책결정을 미루는 등 복지부동하는 것은 국민들의편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행정자치부 사무관은 “정치권에서는 정보가 필요하고 일부공무원은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서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자제를 해야 한다”고말했다. 국무조정실 과장은 “정치권 줄대기 등의 행태는 이번에만 문제된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기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직업관료제도가 제대로 정착되는 게 해결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최광숙기자 bori@. ■진념부총리의 질타 “노는 사람 나가라”. 공무원들의 ‘좌장(座長)’인 진념 경제부총리는 가끔 공무원들을 질타하면서 공직사회의 큰 방향을 제시한다.때로는 정치권을 비난하는 얘기도 서슴지 않으면서 정치권에대한 공직사회의 시각도 반영한다. 진 부총리는 지난 17일 강연에서 “일하지 않는 공무원은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부 공무원의 일감을 위해 업무가 있고, 일감 확보를 위해 조직이 있다면 도대체 왜 그런 조직이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평한 관리자로서 중립적 입장에 있어야 하며,나머지는 시장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게 진 부총리의 ‘경제공무원론’이다.일부 부처에서 밥그릇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관 경력만 10년째인 그가 공직사회를 질타하자 공무원들은 “혹시 우리 부처를 겨냥한 게 아니냐”며긴장했다. 진 부총리는 지난 8월에도 중견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강연에서 TV사극을 빗대 정치권에 쓴소리를 퍼부었다.그는“100여년 전 대원군과 명성황후의 대립처럼 당리당략적인대립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며 “현재 같은 정치행태가되풀이되는 한 리더십을 갖고 경제를 이끌어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지역갈등과 정치갈등이 앞으로 5년 동안 계속되면 우리 경제의 기반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박정현기자 jhpark@. ■각계의견/ 중앙인사위 권한 강화를. 민주당 추미애(秋美愛)의원은 “대통령단임제에서 정권말기 레임덕 현상은 불가피한 것인데 이를 당파적 입장에서악용하면 사회 전체가 혼란스러워진다”면서 “특정정당이차기정권을 미끼로 위협적 분위기를 조성해 공무원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국민여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있다면 언론이 가차없이 비판해 공직자의 중립성을 중시하는사회적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사평론가 유시민(柳時敏)씨는 고시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윤리성,사명감,리더십등 공무원으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검증하지 않고 성적만으로 5급 공무원으로 뽑아 이 나라의 관리자로 키우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일신의 영달이 아닌 국민에 봉사하려는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산업대 행정학과 남궁근(南宮根)교수는 “줄대기를목적으로 특정정당 등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것은 공무원들이 자기업무를 통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관직인사에 권력기관이 입김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차단하고 공무원은 실적에 의해 보상받도록 할 때 정권누수 현상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徐永福) 사무처장은 “정치적중립을 지키려면 행정부의 인사권이 독립적으로 이뤄져야한다”면서 “중앙인사위원회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는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전문가제언. ***공정한 평가시스템 급선무. 정치적인 변화의 시기에도 공무원들이 흔들림 없이 직무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명실상부한 직업공무원 제도를 확립시키는 것이 급선무다.그렇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눈치보기와 줄서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최선을 다해 일을 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를 할 경우 크게 책임을 묻는 풍토도 사라져야 한다.공과에 대한 평가는 엄격해야겠지만 책임만을 강조한다면 공무원들은 더욱 몸을 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그에 따른 보상이나 승진,문제가 생겼을 경우 합리적인 책임을 묻는 평가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나아가 개방형 임용제의 확대가 필요하다.‘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의 의견이 많지만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야 할바람직한 부분도 많다. 정치적으로 임명되는 직위는 불가피하겠지만 이사관급 정도까지는 외부에서 공채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또한 정부와 민간의 인력 상호교류가 필요하고 나아가 낮은 직급에도 개방형 임용제를적극도입할 필요가 있다. 김병섭 서울대 교수. ***간부배출 고시제도 개선을. 공무원들이 정권 초·중반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모습과는 달리 내년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정권의 향방에 신경을 쓰며 눈치보는 일처리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문건유출이나 복지안동 등의 문제는 일부공무원들에게만 해당된다고 하지만 공직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과 국민들이 갖는 부정적 인식은 적지 않다. 이런 문제들은 현정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어느 정권이든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권력누수 현상은 빈도와 강도가잦고 세졌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공무원 사회가 정치와의 연관성을 없애야 한다.정치적 중립을 통한 공직사회의 독립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일관되고 소신있는 정책을입안하고 추진해야 한다. 직급중심의 승진체계가 갖는 문제를 해결하고 직위분류를통해 해당직급에서 안정적이고 일관된 행정업무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런 부분이 해결됐을 때 개방형 임용제나 성과평가제도 빛을 발할 수 있다.또한 현장성과 전문성중심이 아닌 정해진 과목의 시험을 통해 간부공무원을 배출하는 현행 고시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 박재율 자치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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