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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법 ‘사회적 논의기구’ 놓고 아전인수

    ‘타협 뒤 동상이몽.’ 여야는 쟁점 법안에 대한 극적 타결을 이룬 지 하루 만인 3일, 전날 합의안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사실상 지난해 연말 국회와 2월 국회에 이어 3차 입법전이 시작된 셈이다. 당장 여야가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합의에서 규정한 ‘사회적 자문기구’ 구성에서 대척점이 형성됐다. 한나라당은 “자문기구는 자문에 그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실상의 해법 도출기구로 보고 있다. 그래서 여야는 기구에 대한 호칭부터 달리 한다. 한나라당은 ‘자문’기구라 하고, 민주당은 ‘논의’기구라 한다. 합의문은 “자문기구인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고”라고 돼있다. 국회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이날 “합의문에 ‘자문기구’라고 적시된 만큼 자문만 하면 된다. 의결권은 당연히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사회적 논의기구에 힘이 실려야 하고, 국회는 그 결과를 권위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맞섰다. 정치인의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자문만 하라.’는 뜻에서 정치인 배제를 고려하고 있지만, 비정치권 인사들로만 구성된 뒤 논의가 정부·여당의 계획과는 다른 쪽으로 흐를까 우려하고 있다.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에는 야야 갈등도 숨어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동수 구성을 고집하고 있다. 다른 야당까지 들어오면 힘의 논리에서 밀릴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그러나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빠질 수 없다.”며 나서고 있다. 기구가 출범하더라도 첩첩이 고비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독소조항을 제거할 것이며, 원안 고수는 수용하지도 않겠다. 대기업 참여는 불허하고, 신문·방송 겸영도 안 된다.”며 선제 공격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100일간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시론] 공교육 살리려면 교육환경 개선부터/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육학 교수

    [시론] 공교육 살리려면 교육환경 개선부터/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육학 교수

    최근 학교가 학생들의 성취도 결과에 대해 책무성을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01년 미국에서 시작된 소위 ‘낙오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및 관련 정책을 들 수 있다.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대해 높은 책무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학교의 책무성에 대한 요청과 정책 흐름이 최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육정보공시제도’가 도입되었으며, 2010년부터 초·중·고등학교의 학교별 학업성취도 수준을 3단계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격차의 현실을 드러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마련의 기초자료로 삼도록 하고, 학교가 책무성을 갖도록 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각급 학교가 모두 참여하는 전국단위 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수많은 연구와 준비를 거치고 있는 선진외국의 사례와 달리 우리는 준비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그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표집에서 전집으로 시험대상의 확대, 2010년부터 시험결과를 공시하려던 계획에 대한 수정, 임실교육청의 기적(?)에 대한 과도한 홍보, 하향평준화의 결과로 해석, 시험결과를 교원의 인사와 연결시킨다는 발표, 성적보고의 심각한 조작, 시험대상에서 운동부 학생 배제 등등 이번 사건의 구체적 내용은 너무나 한심한 한국 교육행정의 현 수준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학교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출발점 수준에서 가정배경, 능력 및 학습준비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지역사회, 학교 및 학급 수준에서 모두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출발점 수준의 교육 관련 변인들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교사, 학교들을 결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교육정보공시제도를 통해 학교의 책무성을 묻겠다는 정책 역시 문제점을 갖고 있다. 학생들이 보이는 현재 수준의 성취도 점수를 비교해 학교 간 교육격차가 심각하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것은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보였던 학생들의 출발점 수준 차이를 고려하게 되면 전혀 그 내용은 달라지게 된다. 공교육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기능 중의 하나는 사회구조적 불평등으로부터 유래하는 학생들의 성취도 격차를 줄여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40여년 동안 진행돼온 연구결과들을 보면 학교가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하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의 연구들에서는 가정배경의 효과를 뛰어넘을 정도로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수준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구조적 문제를 학교의 문제, 교사의 노력 문제로 돌리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그럼에도 학교는 학생들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는 공교육의 환경과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도록 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국가 간 교육경쟁력을 비교할 때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지표는 학급당 학생 수, 교사 대 학생비율, 대학진학률 등이다. 국가경쟁력을 올리겠다면서 교육환경에 대한 개선 없이 학생들의 시험경쟁만 부추기고 교사와 학교 간 불공정 경쟁만을 강화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해법이다. 공교육을 살리려고 한다면 우선 과감한 교육투자를 해서 양질의 교육이 가능한 환경부터 만들어 제대로 된 교육이 진행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육학 교수
  • ‘독일 통일 설계사’ 호르스트 텔칙 ‘긴장의 한반도’ 해법

    ‘독일 통일 설계사’ 호르스트 텔칙 ‘긴장의 한반도’ 해법

    “(남북)통일은 갑자기 올 것이다.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북한에 대해 경제협력과 인도적 지원, 민간교류 등 긴장완화 방안을 제시하고 주변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충돌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독재국가처럼 불안정한 것도 없다.”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국가안보수석을 8년 동안 지내면서 독일 통일을 이끌어내 ‘통일의 설계사’로 불려온 호르스트 텔칙 박사는 통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그 체제 안에 사는 국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한·독 미디어 대학원대학교(KGIT) 초대 총장에 취임하기 위해 서울에 온 텔칙 박사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에 있는 KGIT 사무실에서 만나 남북한 긴장 완화 및 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23년 동안 콜 전 총리를 외교·안보분야에서 보좌했다. 그 뒤 BMW 국제담당 사장, 미국 보잉사 독일 회장 등을 지냈다. →북한이 군사적 전면 대결을 강조하고 남측과 맺었던 모든 평화조치의 무효를 선언하는 등 긴장을 높이고 있다. 긴장 국면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독재국가와 민주국가 사이의 관계 발전은 매우 어렵다. 성과도 있지만 좋지 않은 결과가 다반사다. 국내 정치적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옛 서독에서도 그랬다. 민주국가 측은 상대방에 더 많은 것을 줘야 하는 부담도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라도 목표를 잃어선 안 된다. 상대방 쪽에서 ‘주먹’을 날리더라도 전진해야 한다. 상대방의 체제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대화에 나오도록 다시 촉구했다. -대통령의 화해 제스처는 바람직하다. 중국 등 주변국가들이 충돌 위기 극복과 긴장완화를 위해 더 팔을 걷어붙이고 돕도록 이끌어야 한다. 누가 긴장의 책임이 있는지 분명히 할 수 있도록 긴장완화의 분위기를 주도하라. 통일 뒤 한반도가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지 않을 것임을 이해시키고 다자 안보체제 구상 같은 것도 내놓으면서 주변국을 안심시키고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한반도 통일의 열쇠를 쥔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 러시아, 일본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강경 태도로 긴장을 조성하는 북한을 어떻게 누그러뜨려야 할까. -1983년으로 기억한다. 옛 소련이 동독 등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했다. 서독의 평화운동가 등 수십만명은 서독 정부와 미국이 이에 맞서 서독에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데 격렬하게 반대했다. 서독 정부는 80% 가까운 반대 여론을 넘어서 배치를 강행했다. 강력한 대응에 옛 소련도 미사일 감축협상을 시작했고 그 해 선거에서 집권당도 승리했다. 확고한 목표와 일관된 정책으로 나오면 국민도 설득할 수 있고 상대방도 억제할 수 있다. 미국과의 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기반으로 한 안보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긴장완화 노력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 →옛 서독은 어떻게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통일 기반을 닦았나. -장벽으로 막혀 있던 동·서독 주민간에 동질감을 회복시키고 공동체를 복원시키는 데 주력했다. 동독지역 국민들에 대한 경제지원, 여행 및 방문절차 간소화 등 교류와 접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였다. 한국은 북한의 경제적 재건과 교육 지원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통일은 갑작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에 대비가 어렵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5년이나 10년이 지나야 통일이 될 것으로 봤는데 통일에 1년도 걸리지 않았다. 통일과정에서 공무원과 각계 전문가들을 동독에 많이 보내 경제복구 사업을 돕도록 했다. →북한이 내부결속을 위해 긴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회복됐다고 하지만 쇠약해지고 있고 여유를 부릴 시간도 없다. 독재자의 건강은 국가 존속 자체와도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후계자 문제를 제도적으로 처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후계자 논의가 나오는 것은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통독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면. -통일 뒤 동독 주민들의 봉급 수준을 갑작스럽게 서독수준으로 올렸다. 그 때문에 동독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돼 상당수 망해버렸다. 생산성은 4분의1밖에 안 되는데 임금이 같다면 어떻게 버텨내겠나. 통독 직후 당분간 이동의 자유를 제한했어야 했다. 동·서독 화폐간 환율을 1대1로 똑같이 한 것도 부작용을 가져왔다. 세금을 올리지 않고 서독경제가 통일작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대응한 것도 과도한 재정부담을 줬다. 서독 법제와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한 것도 실수였다. 동독에 더 많은 자율성과 선택 공간을 줘서 한동안은 자체 시스템과 제도로서 스스로 통제하게 했더라면 통일 후유증을 훨씬 더 줄였을 것이다. 동독 자체적인 행정기반을 바탕으로 적응 시간을 더 줬어야 했다. 성급한 일치화가 부작용을 키웠다. →KGIT의 특징과 향후 계획은. -산업예술, 정보통신기술, 생물공학 등 세 분야에서 산학협력과 현장 경험을 강조한다. 2년반 코스 중 1년은 독일에서 공부한다. 독일대학연합회(KDU)와 복수학위 제도를 운용해 KGIT를 수료하면 독일 파트너 대학의 석사학위도 받을 수 있다. 포츠담 바벨스베르크 영상예술대학. 취리히 조형미술대학, 함부르크대학, 뮌헨공대 등도 더 포함시킬 계획이다. 한국과 독일이 보유한 기술 노하우를 이 고등교육기관을 기반으로 공동으로 발전시키자는 것이 설립 취지다.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외국기업이나 해외 근무에 강점을 갖는다. 한 학년이 100명이지만 올해는 60명을 전원 장학생으로 뽑았다. 4일 개교하는 KGIT 한·독 산학협력의 전형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학교는 서울시와 공동으로 설립된 공익법인으로 운영된다. 글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청동상 경매 갈등’ 이번엔 佛이 반격

    │파리 이종수특파원│“쥐·토끼 머리 청동상은 원래 내것이었기에 내게 돌려줘야 한다.” 고(故) 이브 생로랑 소장품 경매에 내놓은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궁 위안밍위안(圓明園)의 쥐와 토끼 머리 청동상을 둘러싼 프랑스와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브 생로랑의 연인이자 동업자로서 이번 경매에서 자신의 소장품을 함께 내놓았던 피에르 베르제는 2일(현지시간) 청동상 2점을 전화로 낙찰받은 중국인 문화재 수집상 차이밍차오(蔡銘超)가 낙찰 대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일간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낙찰 대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청동상은 내게 돌려줘야 한다.”며 “가장 아끼는 소장품인 피카소 작품 옆에 두 청동상을 두고서 그것들과 함께 내 집에서 살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두 청동상의 가격을 떨어뜨린 뒤 중국 당국이 몰래 되사려는 의도로 벌어진 것이라면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베르제는 또 낙찰자가 중국인이라는 것에 반대한다는 시선을 의식한 듯 “낙찰자가 프랑스인이나 미국인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영향을 받지도 않았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헛수고”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프랑스 상법 ‘L321-14’조에 근거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항에 따르면 경매인이 대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원래 소유자가 다시 팔 수 있다. 그리고 재경매 가격이 애초 낙찰가보다 낮으면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낙찰자(중국인 차이밍차오)가 차액을 지불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법률상의 해석이지 중국측이 계속 반발할 경우 청동상을 둘러싼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을 풀 수 있는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vielee@seoul.co.kr
  • 삼성전자 위기돌파도 ‘속도전’

    ‘속전속결, 속도전으로 끝낸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들이 위기돌파의 해법으로 ‘속도전’을 들고 나왔다.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은 2일 “경영의 스피드와 효율성을 높여 위기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부문장 월례 메시지를 통해서다. 이 부회장은 “개발 스피드를 더 빠르게 하고 품질이나 성능 시장점유율 등을 더 높게 하며 재고 등을 더 낮게 가져가는 내부 효율 극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도 “경영의 스피드와 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현재의 경영위기를 돌파하고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 MC)부문이 새롭게 출범했다.”며 “특히 한국을 포함한 지역 총괄 임직원들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소신있는 업무처리를 수행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취임 1년을 맞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이날 간부회의에서 유독 ‘속도전’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는 안 되며 특히 연구·개발(R&D)분야쪽은 강력한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관련 기업들이 알아야 한다.”면서 “속도전에 걸맞은 성과가 필요하며 특히 기업의 연구소들은 24시간 내내 불이 꺼져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공교육 살리기 선언 공허하다

    교육과학기술부·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장(長)들이 어제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동선언 선포식’을 갖고 협약서에 합의·서명했다. 이들은 정부와 일선 교육당국, 대학·교원들이 힘을 합쳐 공교육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사교육비를 줄이며 교육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대학이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뽑되 시험성적 위주가 아니라 잠재력과 창의성을 기초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참으로 바람직한 방향이어서 박수로 맞이할 만한 선언이다. 그런데도 왠지 공허하게만 들리는 까닭은, 공동선언에 참여한 몇몇 주체가 그동안 보여온 행태가 협약서 내용과 상치되기 때문이다. 대교협은 그저께 고려대가 수시모집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에 문제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교과성적(내신) 산출 기준, 교과·비교과 영역의 실질반영 비율 등 의혹의 핵심 부분을 해명할 책임은 고려대에 떠넘긴 채였다. 그런 대교협이 선언에 참여했다 해서 대학가에 과연 변화가 생길까.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조작한 데서 드러났듯이 교원·교육행정자의 ‘양심 마비’ 현상이 일선에 만연해 있는데 듣기 좋은 말 몇 마디에 합의했다고 도덕성이 일시에 회복될지 또한 의문이다. 공교육 활성화와 대입 투명성 확보는 관계자 선언만으로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나태하고 부도덕한 교원을 가려내는, 또 원칙을 어기는 대학에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이 시대 교육 위기를 해소하는 일차적인 해법임을 알아야 한다.
  • 세금 감면으로 ‘달러 병목’ 해소

    ■ 외화유동성 대책 의미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면 정부는 통상 달러를 내다 팔거나(환율 급등 때) 달러를 사들여(환율 급락 때) 시장의 안정을 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가 전통적인 직접 개입 대신 세제 감면, 규제 완화 등 시스템 개선에서 시장 안정의 해법을 찾았다. 동유럽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미국 은행들의 추가 부실, ‘3월 위기설’ 등 국내외 악재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외환보유고를 건드리기보다는 원활한 달러 수급 구조를 구축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증요법 대신 달러 유입의 병목을 찾아 그곳을 뚫겠다는 것이다. 26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크게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 확대 ▲재외동포 자금유입의 촉진 ▲국내은행의 외화예금 증대 ▲공기업 해외차입 활성화 등 4가지다. 주로 세금을 면제 또는 감면해주고 투자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하겠다는 게 골자다. 투자 의사는 있으나 본국(내국인)과의 차별 때문에 이를 꺼리는 재외교포들의 자금을 유인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 불안이 진정되기 이전에는 시장 개입이 효과에 비해 비용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외화유동성 확보를 직·간접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넓힘으로써 국채 발행 여건을 개선하고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경기 부양 차원의 계산도 담겼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추진되면서 정부는 올해 국채 발행 물량을 대폭 늘려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각국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물량이 제대로 소화되지(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자본에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나라간 투자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미분양·신축 주택에 대한 5년간 양도소득세 감면 역시 외자 유치 목적도 있지만 부동산 수요를 해외교포로까지 넓혀 시장을 안정시키자는 의도가 강하다. 그러나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인센티브가 외국인의 자금 회수를 억제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이 다시 심화되고 있어 신규 자금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기고] 녹색성장에서 앞서가는 강원도/김진선 강원도지사

    [기고] 녹색성장에서 앞서가는 강원도/김진선 강원도지사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옛말이 있다. 강원도의 어제와 오늘을 생각할 때 적실한 표현이다. 지난 시절 산업발전 축에서 배제·소외된 강원도는 얼마 전만 해도 경제개발의 변방, 심지어 오지 취급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지형 특성상 수해·산불·가뭄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해 주민들의 심리적 박탈감과 피해의식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덕분에 청정자연을 보전한 강원도는 이제 대한민국의 허파이자 21세기형 성장을 위한 가치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기후변화는 전 지구촌에 절체절명의 화두가 됐다. 지구 온도가 섭씨 1도만 올라가도 북극 빙하가 모두 녹아내릴 것이란 예측도 있다.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지구촌이 이 임박한 위험에 조속히 공동대처해야 한다는 경고성 촉구 메시지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그 연장선상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바로 전 인류가 직면한 엄청난 위기에서 동시에 다시 없을 기회를 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와 미국 오바마 정부가 한목소리로 ‘녹색뉴딜(green new deal)’을 표방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게다. 여러 여건상 한국의 녹색성장 허브는 강원도가 돼야 한다고 감히 자부한다. 강원도는 한반도 녹지중심축인 백두대간의 42%(285㎞)를 차지한다. 긴 해안선(318㎞)과 DMZ(145㎞)는 탄소흡수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강원도는 진작부터 이런 천혜의 조건에 주목, 강원판 녹색성장인 ‘3G(Gangwon Green Gro wth)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현재 신재생에너지 국내 총생산량의 24.5%를 담당하고 있고, 보급률도 7.4%(전국 평균 2.3%)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또한 한반도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연구,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한국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도 지난달 전국 최초로 춘천에 설립했다. 지난해 말 세계적 미래학자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과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대사를 각각 면담, 강원도의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 방향에 관해 자문한 적이 있다. 글렌 회장은 유엔의 관련 기구나 사이버공간의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시스템과 연계해 대응해 보라고 조언했고, 스티븐슨 대사는 “한국은 이 분야에서 전문성이 뛰어나고 능력도 있는 만큼 오바마 정부와 긴밀한 협조관계가 기대된다.”며 적극적 지원의사를 피력했다. 강원도는 본래 산이 많고 높고 동쪽에 위치한 산다고동위(山多高東位) 지형이다. 이런 지형은 예전엔 한계였지만 오늘날엔 무한한 가능성이 아닐까. 필자는 1998년 도지사 취임 이후 줄곧 ‘산이 많으면 산에서, 밭이 많으면 밭에서, 바다가 많으면 바다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이런 문제해결 방식이 이제 나름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지구촌을 엄습한 경제위기, 환경위기, 자원위기라는 세 갈래 위기는 각각 뿌리를 캐들어가면 인류의 무분별한 탐욕에서 비롯된 지난 수십년간의 ‘고탄소 회색성장’이란 하나의 원인과 맞닥뜨리게 된다. 환경론자들은 현대인이 누리고 있는 자연은 후대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지적한다. 경제학자들은 미래의 최대 수익사업 중 하나로 주저없이 신재생에너지를 꼽는다. 지난 10일 강릉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강원도야말로 녹색성장의 최적지라고 힘을 실어 주면서 세계에 내세울 만한 미래형 녹색도시인 ‘저탄소 시범도시’를 강원도에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정보화시대 이후에 도래할 녹색기술시대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긴요한 지금 강원도가 그 선도적·중심적 역할을 해낼 것이다. 김진선 강원도지사
  • ‘104세 화타’ 장병두 전통의맥 끊기나

    ‘104세 화타’ 장병두 전통의맥 끊기나

    “부당하고 억울한 일들, 간과되는 중요한 사안들, 사회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파헤쳐온 뉴스추적의 서치라이트는 더욱 예리하고 강렬해질 것이다.” (SBS 뉴스추적 서두원 부장) 여수화재참사의 실상, 부서지는 인공뼈의 실체, 석궁 교수 사건의 진실, 진승현 게이트와 국정원 특수사업의 전말, 폭력에 멍드는 전·의경…. 1997년 첫 방송 이후 12년간 사회 곳곳의 문제점을 고발해온 SBS TV ‘뉴스추적’이 25일 500회를 맞는다. ‘뉴스추적’은 국가인권위원회 선정 2008년 10대 인권 보도, 2007년 남녀평등상, 한국기자상, 2005년 시청자위원회 선정 최우수프로그램상 등 수상경력만도 29회에 이른다. 제작진은 이날 오후 11시5분에 방영하는 ‘진실추적, 그 500번의 기록’을 통해 그동안 ‘뉴스추적’이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또 후속취재를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문제점을 집중 조명한다. 제작진은 먼저 2007년 ‘현대판 화타, 장병두 할아버지의 진실’편에 보도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104세 화타’ 장병두 할아버지의 사연을 보도한다. 전통의학으로 수많은 불치병 난치병 환자를 살리고도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장씨는 방송 이후 대체의학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다시 만난 장씨는 계속되는 재판에 지쳐 있었고 찾아오는 환자를 돌려보내기에 바빴다. 장씨는 무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어떠한 진료도 할 수 없고, 그 비법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생명이 먼저냐, 실정법이 먼저냐는 공방은 끝나지 않은 상황. 그 속에서 생명을 살릴 단초가 될 전통의학 지식이 후대에 전해질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제작진은 또 방송 초기부터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던 철거지역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와 폭력을 다시금 고발한다. 사회는 철거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했고, 결국 현장은 지금이나 10년 전이나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대화보다는 폭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런 폭력적인 분위기는 결국 최근 용산참사라는 비극을 낳았다. 과거 망루에 올라 극한 투쟁을 했던 철거민들은 자신들의 고통이 마지막이길 바랐다며 사회의 본질적인 해법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집 방송에서는 이와 함께 과거사와 인권유린 사건 등 그동안 뉴스추적이 고발했던 대한민국의 현실을 재조명하며, 그 의미와 한계점에 대해서도 고민해 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전세계 동시 재정확대 하자”

    “전세계 동시 재정확대 하자”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23일 “세계 각국이 실물경제 위축과 대량실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동시에 재정확대정책, 즉 ‘글로벌 딜(Global Deal)’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09:재편되는 국제질서 한국의 선택’이란 제하의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글로벌 딜이란 글로벌 금융위기를 풀어내는 해법으로 세계 각국이 실물경제 위축과 대량실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동시에 추진해야 할 재정확대정책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을 투입하고 있는데 오는 4월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구체적인 재정투자계획을 갖고 나와 글로벌 딜에 관한 실천적 합의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부 국가에서는 자국의 산업과 고용만을 우선시하는 보호무역 조치들을 취하고 있고, 더 나아가 금융에서도 외국을 차별하는 금융보호주의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으나 무역자유화라는 대원칙을 견지하면서 보다 많은 교역과 투자로 세계경제 전체를 활성화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제1 행동강령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 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다자간 무역자유화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라며 “모든 WTO 회원국이 협상의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루빨리 본격적인 협상 재개에 합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글로벌 코리아 2009] 보호주의 비판한 라미 WTO 사무총장

    [글로벌 코리아 2009] 보호주의 비판한 라미 WTO 사무총장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 TO) 사무총장은 23일 “세계 각국이 다양한 모습의 교역장벽을 높이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라미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09’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것은 이데올로기도,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라미 사무총장은 “보호주의는 보복을 일으킬 수 있고 교역량을 줄이고 생산과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면서 “도하개발어젠다(DDA)가 체결되지 않으면 관세는 향후 2배로 늘지만 협정이 체결되면 절반으로 줄어드는 만큼 협정이 신속하게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무역금융이 축소되면서 교역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유동성 부족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유동성 펀드나 유동성 풀을 조성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무역신용보증과 관련해 30억달러 이상을 지원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지역 개발은행도 무역금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라미 사무총장은 이어 경제위기 해법으로 은행의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경기 부양책이 전 세계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취약계층이 정책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고 ▲국제공조를 통해 위기를 해결하고 ▲세계무역이 둔화되지 않는다는 등의 믿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라미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올해 전 세계 교역량은 3%가량 축소되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라며 “이 경우 무역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90%에 이르는 한국과 같은 국가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비관적인 견해도 제시됐다. 에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과거 역사를 비춰봐도 정치 지도자들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보호주의 정책을 취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고, 상황이 악화되면 보호주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면서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는 물론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시대의 종말과 (파시즘 등) 초국수주의 등장 등의 비극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채욱 원장은 한국의 전략과 관련, “WTO 체제를 통한 다자간 무역자유화 입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확산시키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토론자로 나서 “‘스탠드스틸(Standstill·현 자유화 수준 유지 원칙)’은 반드시 WTO 회원국들 모두가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 의회 의원들이 자동차 산업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 해법은 한·미 FTA 협정에 들어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북·미 대화 올여름 시작될 듯”

    “북·미 대화 올여름 시작될 듯”

    │도쿄 박홍기특파원│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총리가 약속했던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회의가 23일 일본 도쿄에서 처음 열린다. 국제정치, 국제경제, 한·일관계 등 3개 분과별로 한·일 양국의 전문가들이 처음 얼굴을 맞대는 회의다. 20일 일본 측의 좌장을 맡은 한반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65) 게이오대 교수를 대학 연구실에서 만났다.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일 관계를 비롯, 국제 및 동북아 정세 등 다채로운 화제를 꺼내놓았다. 특히 북한의 정세에 상당한 비중을 뒀다. ●경쟁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관계 모색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의미는. -한·일 관계는 전환기에 와 있다. 역사적으로 내년은 한국에서 일제 강점이라고 표현하는 한일합병 100년이 되는 해다.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를 지향해야 할 시점이다. 역사문제를 다루는 한·일 역사공동위원회와는 달리 미래를 향해 크게 생각해 보려는 공동 연구다. 간단히 말해 경쟁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관계의 모색이다. 연구 결과는 1년 6개월 뒤 발표될 예정이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독도 등의 돌발 변수가 불거질 수도 있는데. -논쟁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그래서 비판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게 프로젝트의 취지다. 양국의 양심적인 학자들이 만나 연구하는 만큼 지혜를 짜내 잘 처리할 줄 믿는다. →프로젝트의 초점은. -무엇보다 종합적인 상황 스터디가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세계가 직면한 금융위기와 함께 중국의 경제,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해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다. 미국의 대북 정책에서 보면. -오바마 정권에서도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우선 순위에서는 중동에 밀릴 수는 있다. 오바마 정권은 4년 동안 북한의 완전한 핵포기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미국은 이미 북한에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 대사의 특사 기용도 같은 선상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뉴욕의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밝혔듯 첫해는 틀을 짜고, 나머지 3년간은 실천에 옮겨 외교적 성과를 내려는 계획 같다. →북한의 최근 도발적인 행보는. -북한은 미국과 직접 협상을 원하고 있다. 탄도 미사일인 대포동 2호의 발사 움직임 역시 미국을 겨냥, 협상에 나서라는 메시지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에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여건을 만들려는 전략이다. 한국이 북한에 어떤 정책을 쓴다 해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미국은 한국측에 북한과의 대화를, 일본 측에 납치문제의 해결을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 북·미 대화는 올여름부터는 시작되지 않을까 본다. ●北, 분명한 프로세스 없이 핵포기 안해 →북핵 해결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데. -북한에 갑자기 핵을 포기하라는 것은 어렵다.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체제인정, 북·미 국교정상화 등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개혁·개방을 통한 순조로운 체제 전환도 경제 회복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가능해진다. 북한은 분명한 프로세스 없이는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바마 정권도 4년 동안 단계적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핵 보유가 좋지 않다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70세가 되는 2012년을 평소 강조하던데. -큰 의미가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과도 직결돼 있다. 데드 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그 이후로는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핵과 국교정상화 등의 문제를 풀지 못하고 김 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북한도 불안정화될 수 있다. 사실 주변 나라들도 원하지 않는다. 시간도 협상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북한의 후계자 문제가 거론되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후계자 문제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중국의 대국화는 한·일만이 아닌 세계적인 공통의 과제다. 중국이 경제·군사·인도 등 모든 면에서 책임을 가지고 국제질서를 지키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느냐의 문제다. 책임을 질 수 있는 중국이 프로젝트의 한 테마이다. hkpark@seoul.co.kr ●오코노기 교수 게이오대 법학부 정치학부를 졸업, 1972년부터 2년간 연세대 대학원에 유학했다. 85년 게이오대 교수로 임용된 뒤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개소한 게이오대 현대한국연구센터의 소장도 맡고 있다.
  • 李대통령 “녹색성장만이 살 길”

    李대통령 “녹색성장만이 살 길”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을 접견하고 저탄소 녹색성장과 글로벌 경제위기 해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녹색성장은 석유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야만 하고 갈 수밖에 없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일한 살 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정보기술(IT)은 앞서 갔지만 원천기술은 갖지 못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에너지기술(ET) 분야에선 연구·개발(R&D) 투자부터 시작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며 녹색성장과 녹색기술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프리드먼은 “IT에 이어 풍부하고 안전하며 값싼 새로운 에너지 기술인 ET가 다음 경제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한국은 모든 재원이 두뇌 속에 있어서 혁신적인 환경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한국은 빈곤한 자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녹색기술에 투자하면 세계를 선도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지금의 한국에 가장 적합한 비전이며, 한국이 아시아의 녹색 허브를 주도하는 것 같아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접견에서 이 대통령은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25일 출간하는 책 ‘가슴 설레는 나라’ 등을, 프리드먼은 자신의 저서 ‘코드그린’을 각각 선물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글로벌 시대] 외국인 발길을 한국으로 돌리려면/최정화 한국이미지 커뮤니케이션 대표

    [글로벌 시대] 외국인 발길을 한국으로 돌리려면/최정화 한국이미지 커뮤니케이션 대표

    ‘한국’이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려면 이웃인 중국, 일본과의 차별화가 필요하며 국가 이미지의 명쾌한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 ‘프랑스’ 하면 와인, ‘중국’ 하면 만리장성이 떠오르지만 ‘한국’ 하면 즉시 떠오르는 이미지가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국가 브랜드란 한 국가의 얼굴로 정치, 경제, 문화, 인재 등 모든 역량을 아우르는 상품으로서 한 국가의 명성이자 신뢰도이며, 기업 브랜드나 나라에서 개최한 세계적인 행사를 통해 형성되기도 한다. 2002년 월드컵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집단 응원 문화를 통해 우리의 열정적인 성격을 전 세계에 알렸다. 월드컵 개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좀 더 알려진 계기가 되었지만 열정적인 집단 문화 외에 우리는 세계에 무엇을 알렸는가? 당시 한국에 집중된 세계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거나 유지 발전시켰는가? 한국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결정적인 기회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이 함께 금융 위기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 G20에서 한국이 2010년 의장국으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위기 극복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부담은 안게 되었지만 이를 올림픽, 월드컵처럼 한국을 만방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맥락에서 한국 브랜드 이미지 제고 핵심 전략으로 방문 친화적 이미지 강화가 절실하다. 지역별 숙박 시설, 교통 수단, 정보 제공 등과 같은 방문 활성화를 위한 기본적인 수준을 뛰어넘어 국가 브랜드 이미지 단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방문객들에게 한국을 찾아올 만한 이유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필자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이 2003년과 2008년 두 차례 외국인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두 차례 모두 ‘분단 국가’였다. 지금까지 부정적으로 파악되었던 분단 국가라는 이미지를 역발상으로 한국을 찾게 하는 이유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많은 외국인들이 떠올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여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세계적인 콘서트나 환경 녹색 포럼도 열 수 있다. 생태계 보고인 비무장 지대에서, 친환경 삶의 방식이 그대로 녹아 있는 낙동강 인근 고택에서 산사에 이르기까지 방문 코스를 정취 담긴 이야기로 엮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활용하면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들에게 한국 브랜드 제고를 위한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도 가장 많은 응답이 더 많은 방문객 유치였으며, 그 다음이 문화 사업 지원 확대였다. 한국을 경험해본 외국인들의 76%가 한국 이미지가 방문 후 좋다고 긍정적인 답을 했으며, 50%가 넘는 응답자들이 방문 후 한국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답했다. 방문한 적이 없는 외국인들은 TV 등 언론을 통해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답한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물론 외국인들의 발길을 한국으로 돌리게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08 관광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태도’가 조사 대상 130개국 중에서 111위로 나왔다. 향후 과제 중 하나로 친절한 자세와 열린 마음이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속적인 교육으로 친절, 배려가 체득되어 한국을 찾은 이들이 편하고 한국의 진수를 즐거이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열심히 일하고, 변화에 적응하고, 잘못은 바로잡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며 한마디로 보다 겸손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가 감동할 여러 능력을 발휘했기에 자신감을 갖고 겸허한 자세로 돌아간다면 한국은 세계에 우뚝 설 것이라 믿는다. 최정화 한국이미지 커뮤니케이션 대표
  • [사설] 외환시장 지나친 불안 해소 노력을

    서울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윤증현 경제팀의 정책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등과의 통화스와프 협정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125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대마저 뚫었다. 외국인의 주식매도 공세로 코스피 지수는 1100선이 무너졌다. 미국 증시가 폭락한 데다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리 금융시장은 당분간 출렁임이 예상된다. 우리 시장의 불안은 내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영향이 가장 크다. 이 지역에 가장 돈을 많이 꿔준 유럽계 은행의 피해가 우려되면서 제2금융위기설로 퍼지고 있다. 3월 결산을 맞는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3월 위기설’에다 1월 경상수지의 적자 반전도 작용하고 있다. 동구 요인은 우리 시장에만 작용하는 것도 아니다. 총외화 차입금 678억달러 가운데 일본계 자금 비중도 크지 않다. 이런데도 원화 가치가 동유럽보다 약세이고 올 들어 17%나 평가절하된 것은 심리적인 위기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점에서 우리는 “말은 못하지만 그냥 가지는 않는다.”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주목한다. 윤 장관은 외평채 발행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 2000억달러 고수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외환시장의 지나친 쏠림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와 한은의 정책공조와 정교한 정책조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외환사용에 대한 지나친 책임론에 부담을 느껴 환투기 세력 등에 대한 대응마저 손놓아서는 안 된다.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일관된 정책과 함께 실물경제를 살려 달러를 벌어 들이는 근본해법을 찾아야 함은 물론이다.
  • 로드맵 없는 국회… 여야 장외 ‘맴맴’

    2월 임시국회 회기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여야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로드맵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정치 공세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여야가 각각 이번 국회에 내놓은 중점 처리 법안 가운데 서로 이견을 조율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 18대 국회 개원 이후 지금까지 모두 3690개 법안이 국회에 접수됐지만 이 가운데 61.9%인 2287건이 처리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한나라당 지도부는 20일 텃밭인 대구로 달려갔다. 중점 법안을 원안대로 처리하려고 홍보하기 위해서다. 박희태 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안경률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이날 대구 문화체육회관에서 기초·광역 의원 1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살리기와 사회안전망 점검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 여당의 방침을 열변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전국의 기초·광역 의원 1000여명을 모아 놓고 같은 행사를 가졌다.하지만 법안 처리를 위한 해법으로 여당이 제시하고 있는 것은 ‘상임위 중심의 국회’ 정도에 불과하다.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절충을 모색하려는 노력 없이 강행과 독주를 위한 내부 결속에만 매달려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국회 파트너인 민주당을 향해 연일 ‘노는 야당’ 운운하며 압박 수위만 높이고 있다. 김정권 원내 대변인은 “모든 법안에 대해 상임위별로 활발한 토론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쟁점법안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휴일을 빼면 이번 국회에서 법안을 심의할 수 있는 시간은 7일에 불과하다. 토론과 여론 수렴을 통해 숙성된 법안을 생산해 내기보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시나리오를 내심 기대하며 ‘나홀로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당내에서는 “제대로 된 고민과 전략 없이 야당에 무대만 마련해 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민주당도 법안 심의보다는 투쟁과 생존을 위한 정략에 매몰돼 있다.쟁점법안 지연전과 반(反)MB 전선 공고화를 2월 국회의 기조로 삼고 있을 정도다. 여권이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미디어관련법과 사회 관련 법안의 2월 상정을 저지해야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다는 정쟁 위주의 인식과 동선이 드러난다. 민주당이 이날 금융노조 관계자들과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갖고 금산분리 완화 등을 뼈대로 하는 금융정책을 비판한 것도 현 정부에 비판적인 장외세력과 공조하며 야당의 선명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가 각각 주장하는 법안 말고도 민생과 서민 경제를 위해 처리해야 할 주요 법안이 적지 않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지난 회기 때처럼 막판 본회의에 100여건의 법안이 무더기 상정돼 졸속 처리될 것”이라고 꼬집었다.주현진 구혜영기자 jhj@seoul.co.kr
  • 왜 케인스 경제학인가

    왜 케인스 경제학인가

    전 세계 금융위기의 ‘메시아’로서 케인스가 부활하고 있다20세기 전반 제1·2차 세계대전과 대공항 속에서 수정자본주의를 내놓은 케인스는 최근 30~40년간 인플레이션의 주범, 공공분야의 확대로 인한 효율성 저하, 노동조합의 권력 팽창, 정부정책의 실패, 좌파 경제학자 등과 동일시되면서 조소와 경멸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 친화력을 강조하는 관료는 물론 시장주의자· 신자유주의의 첨병이던 월가의 투자은행조차 케인스를 운운하고 있다. 어찌된 일인가.‘존 메이너드 케인스 1·2권’(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고세훈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은 그같은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로 전 세계에 정부의 규제완화와 시장의 효율을 강조하던 밀턴 프리드먼류의 신자유주의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선언으로 결정타를 맞고 타이타닉처럼 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워싱턴 컨센서스’가 유용하지 않게 됐다. 워싱턴 컨센서스란 1990년 전후로 경제위기를 겪는 남미와 개발도상국, 제3세계에 구조조정을 전제로 삼아 미국식 시장 경제체제(신자유주의)의 대외 확산 전략을 꾀하는 것. 미 행정부와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이 모여 있는 워싱턴에서 이뤄진 합의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이다. 그렇다면, 케인스가 살아 있다면 현재의 금융위기 속 경제위기에서 어떤 처방을 내릴까. 그는 우선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유효소비를 증대시키려고 할 것이다. 잘 알려진 ‘소비가 미덕’인 셈이다. 구매력 있는 고소득층의 자금이 은행으로 몰려가지 않도록 이자율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될 경우 낮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기업의 투자로 흘러가지 않고 초단기 자금으로 시장을 떠도는 유동성의 함정에 갇힐 수도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 정책을 폄으로써 경기불황을 타개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케인스는 정부 정책으로 경제를 성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봤을까? 아니다. 불확실성이 자유방임적 시장경제의 성과를 위축시키듯이 정부의 정책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다만 케인스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논란이 아니라 어떤 개입을 할 것이냐로 초점을 맞췄다. 후대의 경제학자들이 그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책에서 케인스는 결국 20세기 초반을 살아나가면서 자유주의자에서 정부 개입과 보호무역을 외치는 수정자본주의자로, 화폐수량설의 개량자에서 비판자로, 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시장에서 국가로 관심사를 이동시켜나간 현실주의자의 모습으로 살아난다. 영국 재무부 관료로 1차 대전에서 패한 독일에 영국 등 승전국이 요구한 천문학적인 전쟁 배상금에 반대한 비범한 경제학자의 초상이 나온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케인스가 한국경제에는 뭐라고 조언할까. 저자인 스키델스키는 “대대적인 경제구조의 변화를 동반한 경제발전의 문제와는 사실상 큰 관련이 없으므로, 전후 한국 정부가 거시적 수요 창출뿐만 아니라 미시적 결정과 관련해서도 일일이 개입하는 경제발전 모델에서 케인스가 언급할 대목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 한국 경제는 서방의 정책결정자와 언론의 갈채 속에서 곧바로 ‘워싱턴 컨센서스‘의 품으로 뛰어들었다가 금융위기에 노출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때문에 “케인스 사후 63년만에 마침내 케인스가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저자는 케인스의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이하 일반이론) 등 대표적인 이론을 사회·경제·정치적 맥락에서 분석함으로써 케인스가 추구했던 복지국가의 모델로서 경제적 해법을 밝히고, 현재적 상황에서 맹종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케인스의 경제이론은 1·2차 세계대전과 그 사이에 발생한 대공항,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 파시즘 대두 등 파괴적인 사회혼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영국 워릭 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수인 저자는 원래 역사학자로 케인스 전기를 쓰면서 경제학을 공부해나간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에게는 교양 역사서처럼 보이고, 비경제학자에게는 경제학 서적처럼 보인다. 저자는 1970년초 출판사와 계약할 때는 케인스를 다룬 단행본을 낼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후 30여년이 지난 2000년에야 케인스 3부작으로 태어났다. 이 책을 읽고 감동한 번역자가 한국어 번역의사를 밝혔을 때, 저자는 3부작을 40% 줄인 1000쪽짜리 축약 단행본(2003년판)을 번역하라고 권고했단다. 단행본에 대한 저자의 애착 때문이다. 그러나 번역 과정에서 책은 1700쪽으로 늘어나 불가피하게 두 권으로 나누어졌다. 책을 쓰는 데 30년, 번역하는 데 4년이 걸렸다. 이 책이 집필되던 1970년대는 케인스는 용도 폐기되면서 신자유주의가 대두되던 시점이었고, 번역이 시작된 2004년은 신자유주의가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세상을 내다보는 혜안과 철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1권 3만 5000원, 2권 3만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수출애로·자금난 해소 행보 기대

    ‘재계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에 조석래 현 회장이 다시 추대돼 다음달부터 2년 임기를 새로 시작한다. ‘조석래호 2기’가 출항했지만 순항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올 한 해 국내외적으로 경제 여건이 너무 나쁘다. 기업들로서는 불황탈출의 묘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기업들은 정부에 더 많은 기업지원 대책을 요구할 게 뻔하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대 그룹 총수 참여 이끌어내야 조 회장은 19일 취임식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위기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했다. “회사가 있어야 일자리가 있다.”고도 했다. 위기 상황인 만큼 노사가 합심해 불황을 타개하자는 뜻이지만 고용사정이 나빠지고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재계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전개되기는 어렵다. 전경련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삼성·LG·현대기아차·SK 등 이른바 4대 그룹 총수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벌써 수년째 전경련 모임에 불참하고 있다. 재계서열 33위 기업(효성)의 총수가 회장을 맡고 있어 목소리에 힘이 덜 실린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맡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故) 정주영 전 회장이 맡았을 때처럼 재계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효성그룹이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라는 점도 ‘양날의 칼’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해온 현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재계의 목소리를 소신있게 반영하고는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운신의 폭도 좁다. 개인 비리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는 있지만 검찰이 효성그룹의 비자금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도 여전히 부담이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조 회장을 대신할 만한 확실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 사돈 ‘양날의 칼’ 어쨌든 조 회장은 수출이 곤두박질치며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에서 기업의 자금난과 수출애로점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는 등 활발한 행보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가 이런저런 이유로 회장을 고사하는 상황에서 조 회장이 재계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김효섭기자 sskim@seoul.co.kr
  • [내가 바로 공무원]박용래 관악부구청장 ‘…미국의 지방행정’ 속편 출간

    [내가 바로 공무원]박용래 관악부구청장 ‘…미국의 지방행정’ 속편 출간

    “미국의 지방행정 후속편을 이른 시일 안에 출간한다고 했는데, 이제 약속을 지키네요. 서울시 행정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박용래(56) 서울 관악구 부구청장이 최근 ‘사례별로 본 미국의 지방행정’(한국학술정보㈜ 펴냄) 후속편을 펴냈다. 전편에 이어 미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사례를 서울시와 비교 분석하면서 서울시의 인사행정과 환경, 교통 분야 등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박 부구청장은 18일 “지역경제와 특수성을 가장 잘 파악하는 곳은 정부가 아닌 지자체”라면서 “서울 등 지자체가 직면한 문제 등을 미국 지자체들이 어떻게 풀었는지를 좇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엔 정답이 없지만 그래도 실수를 줄여 나가는 것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구청장은 환경을 미래 도시경쟁력의 한 축으로 내다봤다. 로스앤젤레스(LA)가 추진하는 ‘그린에너지 프로그램’을 사례로 들며 대체에너지 확산을 위한 기금 모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재난관리’ 분야. LA는 지자체임에도 불구하고 통합적인 재난관리 조직을 두고 있다. 그 만큼 재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매뉴얼이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박 부구청장은 “재난 구제와 관련된 보험제도도 잘 운영돼 이재민들이 국가의 지원에만 의지하지 않는다.”며 벤치마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가야 할 길

    [김형준 정치비평]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가야 할 길

    민주당이 위기이다. 한나라당이 무기력의 극치를 보이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해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데도 민주당의 지지도는 여전히 10%대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민주당은 스스로 내세운 ‘MB악법 저지’ 입법전쟁에서의 승리를 자축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무엇보다 나쁜 정치 학습 벗어나기, 희망 심어주기, 일자리 창출 동참하기, 보석처럼 빛나는 숨은 인재 찾기 등 미래로 가는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을 도출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과거 야당 시절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주도하면서 강경 대여 투쟁만이 당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잃었던 정권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나쁜 정치 학습의 씨앗을 뿌렸다. 그런데 야당이 과거의 나쁜 학습 속에서 구한 해법으로는 더 이상 변화하는 정치 환경에 적응하면서 정치적으로 생존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호남에서조차 무당파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 준다. 그런 의미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에 주문한 ‘창의적 반대’는 주목할 만하다. 그는 “야당으로서 어쩔 수 없이 반대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반대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투쟁보다는 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일자리가 급속하게 줄어들며 중산층이 무너지고 어느 기업이 살지, 어느 기업이 죽을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국민에게 공포가 아닌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정세균 대표가 모든 비난을 무릅쓰고 대통령과 오직 일자리 창출과 나눔만을 의제로 ‘원 포인트 영수 회담’을 성사시켜 초당적으로 경제 살리기에 동참한다면 버림으로써 오히려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또한, 지칠 대로 지쳐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민심을 보듬어 주는 뉴 민주당 플랜의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 어느 조직이든 인재가 생명력의 핵심이다. 좋은 인재가 민주당에 모이고 저마다의 능력에 맞춰 정치 활동을 한다면 민주당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천하의 인재들이 주저 없이 민주당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민주당에선 4월 재·보선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복귀 여부로 시끄럽다. 현 시점에서 정 전 장관의 귀환은 ‘미래, 통합, 희망’으로 가야 할 민주당을 ‘과거, 분열,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게 할 수 있는 위험 인자임에 틀림없다. 민주당을 도로 우리당으로 회귀시키고, 신주류와 구주류간의 대결로 당내 분열을 고착화시키며, 참신하고 능력있는 정치 신인들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최악의 카드이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은 신중하게 생각해서 과단성 있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왜 2003년 10월에 부시 대통령과 자신과의 재대결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며 미래로 가야 할 선거가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대선에 불출마한다고 선언했는지 깊이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정 대표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확고한 공천 원칙을 만들기 위한 개혁 작업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정체성과 결속에 얽매이지만, 넬슨 만델라 같은 지도자들은 폭력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소속 집단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윤리적인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지지자들을 교육시켰다.”고 했다. 정세균 대표에게도 진정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길게 호흡하면서 오로지 국민만을 쳐다보면서 민주당이 기형적으로 퇴보하는 것을 막아내는 용기와 결단이다.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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