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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무늬만 남은 한국의 대의민주주의/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무늬만 남은 한국의 대의민주주의/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민주주의 이상적 모델인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 산실은 아고라(Agora)였다. 시민들은 그들의 시장인 아고라에 모여 민회를 열고 국가 중대사를 투표로 결정했다. 광장에서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할 정도로 인구가 적은 시대적 상황과 경제·군사적 면에서 효율성이 담보되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고 소통의 방법이 바뀐 오늘날의 민주주의 방식은 ‘광장의 정치’가 최선의 방식이었던 고대국가와는 천양지차다. 그래서 대의민주주의로 대표되는 간접민주주의가 출현했다. 오늘날 대의민주제의 가장 상징적인 기구가 민주주의 위기를 걱정하며 우리가 마음 졸이며 보고 있는 국회다. 그러나 21세기 민주주의 산실인 대한민국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며 장내가 아닌 장외정치만을 고집하며 당리당략의 음모와 선동, 불신만이 판치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이른바 7·7대란이라고 일컫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의 국가주요기관, 기업 사이트에 대한 공격으로 우리 사회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국가 정보통신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우왕좌왕하며 대책도 중구난방으로 혼선이 극에 달했다. 이 와중에도 정치권은 당파적인 이익을 내세우며 정쟁에 여념이 없었다. 국가기관인 국가정보원은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 앞에서 ‘사이버테러의 배후’가 북한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사이버 북풍논란은 한국정치의 고질병의 단면을 보여줬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북풍을 일으킨다고 가능하겠으며, 그것을 믿을 국민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사이버 북풍을 이슈화해 정치권뿐 아니라 국민들을 자극하는 야당의 속셈은 과거 권위주의정권하에서 자행된 북풍공작정치의 향수를 그리는 것에 불과한 3류정치 수법이다. 북풍 운운하며 정치논쟁으로 확대시켜 가는 모습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할 정치의 구태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정치라는 것이 무엇인가? 서로 발전적인 논의를 통해 위기의 해법을 논의해 가는 과정이 아닌가. 정상적인 국가기구의 대응을 방해하는 행위보다는 향후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이버위기관리법’, ‘테러방지법’ 등의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여야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 우리 국회는 민생마저 외면한 채 최대 쟁점인 미디어관계법 등을 비롯한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여당과 야당이 동시에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사상초유의 코미디 같은 사태도 빚어졌다. 민주주의 보루라는 국민의 대표기관에서 또다시 지난 연말의 폭력·막장 국회가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서로의 의견에 대해 충분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살리되 합의가 안 되면 다수결의 원리에 따르는 승복의 정치문화가 민주주의 요체다. 민주주의 의사결정 구조인 다수결의 원리는 소수파의 횡포를 합리화시켜주는, 대중을 이용한 ‘포퓰리즘적 다수결의 효과’와는 차원이 다르다. 국가적 위기라는 중차대한 문제에서조차 국민의 선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적 장외 정쟁에 몰두하는 행태는 청산돼야 한다. 차제에 정치권은 음모적 논쟁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국가적 낭비와 소모적 탁상행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대안 마련에 힘을 합쳐 절차적 민주주의에 충실하는 게 주권자인 국민을 위한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사회 갈등 풀 해법은 포용 용산참사 억울함 들어줘야”

    “사회 갈등 풀 해법은 포용 용산참사 억울함 들어줘야”

    “우리는 이 시대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게 마치 가랑비처럼 옷을 적시고 있는데도 말이죠.” 지난 20일 취임 6개월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성공회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는 “사회 이슈의 피로감”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용산·평택 문제, 생태 문제 등 이슈들이 결국은 피로감만 남고 심각성은 잊힌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용성 없는 이념투쟁’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용산문제도 억울함을 풀어주는 게 중요한데, 잘잘못만 따지고 있어요. 그러면 결국은 이념투쟁이 되고 해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사과 한 번 하면 끝날 일이죠.” ‘시대의 심각성’을 풀어나갈 해법으로 ‘포용’을 강조한 셈. 그가 몸 담고 있는 성공회는 그 자체가 상당히 자유롭고 열려 있는 조직이다. 신·구교의 대립을 피하고 장점을 끌어안았던 시작도 그렇지만, 세계 1억명의 신자를 둔 지금도 성공회 교회들은 서로 수평적 관계로 자유로운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성공회의 분위기 탓일까. 그는 교구장 생활에서도 교회를 둘러싼 이념 문제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했다. “교회는 우파일 수밖에 없는데, 외부에서 성공회를 좌편향으로 본다.”는 것. 그러면서 “교회는 본능적으로 보수적이고 우리 신자 중 다수도 보수성향”이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그가 교회 내 ‘좌편향’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진보적 색채를 띠고 있는 성공회대 교수들을 언급하며 “교수들의 커리큘럼과 교회의 이념은 별개이며 교회가 대학의 교육까지 간섭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해외 선교 역시 유독 ‘포용’을 강조한다. 김 주교는 올해 4월 시작한 해외선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며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지역을 대상으로 해외선교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선교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게, 또 그 지역 교회가 제 역할을 하게 하는 것, 그게 성공회의 선교”라고 한다. 취임부터 계속 “크진 않지만 상징성을 가진 일들”을 이어가고 있다. 교회도 대체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성당 지붕에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하기도 했고, 종교간 화합을 위해 얼마 전에는 천주교 예비사제들과의 대화시간을 갖기도 했다. 포용의 움직임을 위해 21일부터는 교회마다 돌며 교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사는가 하는 ‘생활 속의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쌍용차 공권력 진입] 정부·업계 “뇌사상태…파산 불가피”

    [쌍용차 공권력 진입] 정부·업계 “뇌사상태…파산 불가피”

    쌍용자동차 회생의 불씨가 점점 꺼져가고 있다. 두 달 넘도록 노조의 점거 파업과 생산 중단이 이어지면서 청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공권력이 투입되거나 노사간 극적 합의로 파업이 풀린다 해도 자생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쌍용차는 사실상 파산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미 쌍용차는 생산 재개나 공권력 투입 타이밍을 놓쳐 사람으로 치면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뇌사상태’”라면서 “다만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후폭풍이 엄청나기 때문에 정부가 뒷짐만 지지 말고 노사간 대화 채널을 마련하는 등 최적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도 “법원이 쌍용차의 존속가치를 4000억원 높게 평가한 것은 노조 파업이 시작되기 전”이라면서 “지금은 청산가치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원은 노조의 공장 점거파업이 쌍용차의 기업가치 산정에 미치는 영향을 재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에 고개를 젓는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간담회에서 “지금과 같은 생산중단 사태가 계속되면 쌍용차 파산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시장경쟁력이 떨어지는 쌍용차의 생존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관적인 평가의 근본 원인은 쌍용차의 생산이 완전히 끊기고 영업망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수출을 포함해 217대, 이달 들어서는 고작 60여대를 파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이들 물량은 모두 파업 전 생산한 재고 차량들이다. 쌍용차는 5월21일 노조 파업 이후 1만 8000여대의 생산차질에 23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한다. 쌍용차 협력업체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쌍용차 협동회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쌍용차 노사가 해법을 찾지 못하면 다음달 법원에 쌍용차 조기파산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보유자들도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미 협력업체들의 도산 및 휴업이 이어지면서 부품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근거없는 불안에서 대책있는 희망으로/오영호 무역협회 상근 부회장

    [열린세상] 근거없는 불안에서 대책있는 희망으로/오영호 무역협회 상근 부회장

    올들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을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들이 우리나라를 찾는 일이 유난히 많아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동아시아포럼, 세계은행(IBRD)과 우리 정부가 공동 주최한 경제개발 콘퍼런스, 각종 연구기관과 언론사들이 연 세미나 등을 통해서였다. 이들 저명인사와 경제학자들의 방한이 러시를 이루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해법을 제시하고 우리나라에서 이를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이 1997년의 IMF 사태를 극복해낸 과정, 그리고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평가하는 한국경제는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능성이 있고 낙관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한국은 환상적인 경제를 가지고 있으며, 여러 숫자로 볼 때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다.”고 했다. 또 저스틴 린 세계은행 부총재는 “한국 경제는 기초가 튼튼하고 시의적절한 경기부양책 덕택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 사회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은 다자간 정상회의에서도 잘 나타난다. G20 정상회의가 대표적이다. 작년 11월 워싱턴, 금년 3월 런던에서 개최된 1~2차 G20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경제 침체가 보호주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각국이 거시정책 공조에 나서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특히 런던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는 공동 의장국으로서 주최국 영국과 함께 어젠다 설정에서부터 정상선언문 초안 마련에 이르기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침체일로의 세계경제를 진정시키는 데 기여했다. 지구촌 유지들의 모임에 일원이 된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이지만, 회의 주도는 과거 같으면 생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정부의 노력도 컸겠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평가했듯 ‘우리 경제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타결도 마찬가지다. EU는 27개 회원국의 인구가 4억 9000만명에 달하고 역내 GDP가 18조 3000억달러로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다. 우리는 EU와의 FTA 체결을 통해 대유럽 교역확대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고, 동북아의 FTA 허브 국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만약 EU가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우리나라에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면 FTA 체결은 애초부터 어려웠을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경쟁국에 비해 선전하고 있다. 영국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 랭킹이 지난해 12위에서 올해는 10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월 기준으로 세계 수출규모 20위 국가의 수출 감소율을 보면 우리나라가 -22.6%로 -21.4%를 기록한 중국 다음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 밖에서는 이처럼 한국경제에 대한 빠른 회복 가능성을 예견하고, 세계경제에서의 역할에 대해 많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작 우리 내부에서는 자신감이 결여돼 있고 시야를 넓혀 세계를 상대해야 할 기업들의 미래에 대한 투자도 미흡해 보인다. “한국인들은 자기객관화의 능력이 부족한 국민인 것 같다.”는 친한파 외국인의 탄식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 이유다. 최근 법 질서를 외면하는 집단행동, 경제와 민생을 도외시하는 정치권 갈등의 이면에 자리잡은 인식이 특히 그러해 보인다. 수출부진, 투자위축과 함께 고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기업·가계를 비롯한 경제주체가 위기감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별다른 근거도 없이 우리 경제의 능력과 역량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태와 부정적인 자기실현적 예언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차라리 그 시간에 세계경제의 극심한 혼돈을 선진국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최근 당당해진 세계 속 한국경제의 위상과 힘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는 일이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오영호 무역협회 상근 부회장
  • 실마리 못찾는 용산 참사 6개월… 해법은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가 20일로 6개월을 맞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유족과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정부의 사과와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철거민 이주·생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보상은 재개발조합과 유족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범대위 측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서울광장에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홍석만 범대위 대변인은 “유족들은 희생자 명예회복 없이 위로금만으로 끝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 측은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철거민들과 유족들의 생계를 위해 임시상가와 선임차권 제공을 요청한 야 4당의 요구를 다른 세입자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거절했다. 접점이 모아지지 않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유족 및 범대위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범대위 측 관계자는 “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한다고 해서 (우리가 먼저) 요구조건을 낮출 순 없지만 협상을 통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는 내부 의견도 있다.”며 중재를 촉구했다. ‘제2의 용산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극한투쟁의 원인이 됐던 재개발 관련법 개정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입자들의 보상 및 퇴거 관련 조항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49조에 따르면 보상여부와 관계없이 조합이 관할관청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기만 하면 세입자들의 퇴거를 요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개발이 진행되는 상가 세입자들은 마땅한 생계 대책 없이 점포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정부는 지난달 철거민이 정당한 영업보상비를 받지 못할 경우 강제퇴거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을 담은 도정법 일부개정안을 공포해 11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에 따른 4개월치(기존 3개월치에서 개정) 휴업보상비만 지불하면 언제든 퇴거를 명령할 수 있다. 영세상인들은 보상비가 2000만~3000만원 정도인데 권리금이나 초기 인테리어 비용 등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라며 현실적인 재정착 비용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개발로 이주해야 하는 세입자들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임시상가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에 대한 법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리처분계획인가 단계에 이르기 전 사업시행을 담당하는 조합과 세입자 간에 충분한 의견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합은 기존 점포 감정가를 낮춰 보상비를 줄이려 하고 세입자들은 보상 조건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해 보다 많은 돈을 받으려고 한다. 재개발 사업은 국가의 책임이므로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재개발 조합에 대한 명확한 지도·감독, 행정청의 조정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건형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중산층 두껍게]고용 안정이 한계중산층 지킨다

    한 발짝만 더 물러서면 빈곤층의 절벽 밑으로 떨어지게 되는 한계 중산층(중하층·중위소득의 50~70%)은 지난해 기준으로 대략 213만가구. 이들의 추락을 막는 것이야말로 중산층 확대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 중산층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3분의2가 빈곤층으로 옮겨 갔는데, 그 중 태반이 한계 중산층에 걸쳐 있던 사람들이었다. ●“첫째도 일자리, 둘째도 일자리” 많은 전문가들은 한계 중산층의 안정된 고용 유지에 첫 번째 해답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강신욱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10분위 가운데 3~4분위에 해당하는 하위 중산층은 상당수가 비정규직으로 4대 보험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4대 보험 등 공적인 사회안전망 안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의료·주거·교육 분야에서 현물 급여를 주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희망근로나 청년인턴 등 초단기 일자리보다는 적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산층의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산층 재산 형성의 토대는 저축”이라면서 “저축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금융상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2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였던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은 내년에 3.2%로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교수는 성인이 됐을 때 일정 수준의 종잣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어린이펀드(CTF)’ 도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연착륙 유도해야” 중산층의 지출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거론됐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주거비 부담을 중산층 위기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외환위기 이전에는 10년차 직장인이 대출로 집을 사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20~30년이 지나도 불가능하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거품으로 경제위기를 이겨내려 하지 말고 부동산 가격을 연착륙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중산층이 경제적 유산보다는 교육적 유산을 통해 사회적 이동을 한 집단임을 고려할 때 교육 투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산층의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그는 “입시경쟁 속에서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를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무상교육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하고 공공 재정을 투입해 중산층 부모의 학자금 부담을 덜어 주는 동시에 대학간 격차를 보완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인구학적인 측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성명재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와 이혼율 증가가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하락하는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흐름의 변화 주기가 짧아지고 수명은 늘면서 하나의 기술로 평생을 사는 것이 힘들어졌다.”면서 “이것이 한계 중산층에 있던 사람이 노년기에 쉽게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혼 증가로 편부모 가정이 늘어난 것 역시 빈곤층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출산 장려나 이혼숙려제 등 사회정책적 대응을 통해 중산층 대책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新아시아시대-한국의 도약] “한국의 재도약 시대이념 재창조에 달려 있어”

    [新아시아시대-한국의 도약] “한국의 재도약 시대이념 재창조에 달려 있어”

    “‘화혼양재(和魂洋才)’와 ‘중체서용(中體西用)’, ‘동도서기(東道西器)’ 중 최고의 가치는 동도서기입니다.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한(韓)’을 내세우지 않고도 정체성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에서 마주한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傳史·61) 교수는 투박한 한국어로 또렷하게 의사를 전달했다. 대학에서 동양사를 전공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40년 넘게 한국과 동아시아에 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지한파(知韓派)답게 “현재의 한국사회는 16세기에 형성된 500년 주기의 역사순환과 19세기 말 형성된 100~150년 주기의 순환이 모두 생을 마감하는 대전환기에 놓여 있다.”며 “동도동기(東道東器)와 같은 새로운 시대이념을 만들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지식인이 방향성을 잃으면서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지식인과 민중의 활발한 현실참여는 유교적 전통의 하나로 한국사회의 발전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구한말 일본은 성공, 중국은 절반의 실패, 한국은 낙오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형만 놓고 풀이한 단선적 해석이다. 조선은 중립국가 변신 등 다른 가능성도 열려 있었다. 한국은 선진문명 수용의 오랜 역사를 지녔다. 19세기 유럽문명이 왔을 때 잠시 움츠렸지만 조선 초기만 해도 당시 최첨단이던 중국문명을 200~300년간 점진적으로 꾸준히 받아들여 재창조했다.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 이런 약점이 오히려 19세기 유럽문명을 받아들일 때 발빠른 대응을 낳았다. 오늘날 중국이나 한국을 실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최근 한반도 정세가 19세기 말과 유사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근대 이행기를 재점검해 답을 얻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일부 학자마저 역사적 유추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단선적 이해는 오히려 역사의 오용을 가져온다. 역사학은 어떻게 시대를 이해하느냐에 대해 여러 얘기를 한다. 미래의 방향을 예측하려면 사회과학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19세기 조선이 중국 중심 조공체제를 버리고 ‘만국공법적’ 질서를 수용했다. 21세기 한국은 냉전질서가 쇠퇴하며 ‘신자유주의적’ 정치·경제 질서를 수용하고 있다. -오늘날과 19세기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19세기에는 신문명을 받아들이면 부국강병할 수 있다는 벤치마킹 모델과 희망이 존재했다. 반면 오늘날 신자유주의라는 시장만능주의는 희망이 없다. 사회가 어떻게 된다는 분명한 목표도 없고, 소수만 성취하고 다수가 패배자가 되는 무한경쟁 상황이다. 19세기 유럽문명이 가졌던 의미와 신자유주의의 비전은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비참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해법은. -새로운 시대 이념이 필요하다. 16세기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역사주기가 시작된 것은 사회혼란과 관련이 깊다. 앞서 당나라가 멸망하면서 생긴 혼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자학이 생겼다. 원나라가 등장하며 세계 규모의 경제활동도 이뤄졌다. 고대 진·한 시대 이후 두 번째 중국문명이 탄생한 것이다. →답은 주자학의 부활인가. -(웃음) 복고는 아니다. 주자학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얘기도 아니다. 인간의 평등성을 전제로 사회질서를 잡으려던 주자학은 적어도 18세기 말까지 가장 합리적 사상이었다. 이에 입각한 국가·사회체제도 선진적이었다. 그런데 주자학은 동아시아에서 내재적으로 극복되지 않고 버려졌다.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치부됐지만 근대 이후 오히려 주자학적 뿌리가 깊게 되살아났다. 주자학의 진짜 극복은 미완의 과제이다. 주자학적 전통의 형성과정까지 소급해 선조가 이루지 못한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게 21세기 동아시아의 공통된 과제이다. →신아시아적 질서는 무엇인가. -주자학은 신아시아적 질서가 될 수 없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나도 새로운 차원에서 공동선이나 인간관계 재창조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주자학적 사회구조가 500년 생을 마감하는 요즘 새 이념이 나오지 않으면 사회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 일본에선 과거 생각지 못했던 끔찍한 범죄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희망을 주는 역사적 유산을 자주 접했다. 이 유산을 제대로 인식하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한다는 방향을 잡아야 한다. 지금 한국사회는 자긍심을 갖고 발전시킬 자산을 기르지 않고, 자산이 아닌 부분을 오히려 과대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발전전략은. -구한말 일본의 화혼양재, 중국의 중체서용, 조선의 동도서기 가운데 동도서기를 최고의 가치로 본다. 이는 유연한 주체성으로, 국민국가 건설의 표어로는 다소 약하지만 매개적 정체성으로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동도서기라는 구호를 새로운 각도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도서기가 오늘날 적용가능한가. -동도(東道)란 관념은 16세기 전환기 때 생긴 것이다. 19세기 후반 동도라는 것도 유교·주자학을 중심으로 한 국가사회 체제이다. 조선사회가 갖고 있던 이념을 기초로 국가사회체제를 유지하면서 유럽의 기술문명에 대응하자는 내용이다. 이런 면에서 21세기 한국은 새로운 단계의 동도동기라고 할까, 가장 동양적이며 한국적인 새로운 정신·기술문명을 구성해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성을 찾자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강점을 주변국과 비교하면. -19세기 후반까지 보편적 이념을 갖지 못한 일본과 달리 조선은 주자학 등 보편적 문명을 활용, 국가체계를 완성한 경험을 지녔다. 역사적 경험의 차이라고 할까, 한국은 문명주의적 사고방식이 일본보다 강하다. 영어교육이나 유학열풍 등 한국사회는 ‘문명화 신앙’마저 지녔다. 중국의 경우 문명의 중심에 오래 서있어 자아관이 너무 강하다. 중국이 더 팽창해 국제질서에 혼란을 초래할 때 오랜 관계를 맺어온 한국만이 이를 통제할 수 있다. →한국 사회운동을 어떻게 보나. -구한말에도 개화파와 독립협회, 동학운동까지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다. 한국은 지금도 (사회운동이) 활발하다. 경험을 지닌 만큼 앞으로도 (긍정적 방향으로) 계속될 것이다. 반면 일본은 거의 사라졌다. 왜 그런 차이가 생겼을까. 한국은 광복 이후 4·19혁명부터 최근 촛불집회까지 시민 스스로 움직였고, 정치를 변화시켰다. 반면 일본은 메이지유신 직후 자유민권운동이 있었지만, 이후 100년간 경험하지 못했다. →한국 지식인의 역할은. -영향력이 예전보다 약해졌다. 자신감 자체도 상실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헤매고 있다. 특히 뉴라이트 지식인들이 그렇다. 진보진영 연구자도 마찬가지로 근시안적 현실만 보고 있다. 이전 지식인들은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일면 유교적 전통의 영향으로, 유교적 정치제도와 과거제가 자리잡지 못한 일본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다. 또 동남아에선 지식인의 무게감과 운동의 방향성이 눈에 띄지 않는다. 동남아의 민중운동 자체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느낌마저 든다. →국내 정책결정 과정에서 바뀌어야 할 점은. -앞서 말한 대로 너무 단기적으로 보고 있다. 당면과제만 바라본다. 장기적 마스터플랜 없이 단기적 처방만 찾으면 답이 안 나온다. →역사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나. -그렇다. 역사의 사이클은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몇 가지 추이를 보인다. 공교롭게도 요즘은 그런 복잡한 사이클이 모두 겹치는 중대한 변화의 시기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19세기 후반은 물론 16세기도 동아시아 역사에 큰 전환기였다. 전자가 100~150년 주기라면 후자는 500~600년 주기이다. 이 생명주기 곡선이 요즘 모두 쇠퇴기에 놓였다. 단적 사례로 동아시아 친족제도를 들 수 있다. 500여년 전 주자학적 통치구조와 함께 형성된 친족제는 사회·문화적 요인과 함께 인구감소로 사라지고 있다. 인구 재생산이 불가능한 탓이다. 전쟁이나 재해를 포함해도 역사상 이처럼 장기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기는 처음이다. 사회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외부에서 노동력과 인구를 충원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미야지마 교수는 일본 교토대에서 동양사를 전공했다. 한국사와 동아시아비교사로 교토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카이(東海)대, 도쿄도립대 교수를 거쳐 1983년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로 발탁됐다. 동양문화연구소 최초의 비도쿄대 출신 교수다.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다 2002년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치와 된장국을 좋아하는 지한파로, 부인도 한국인이다. 저서로 ‘양반’, ‘조선과 중국:근세 오백년을 가다’, ‘동아시아 근대 이행의 세 갈래’ 등이 있다.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모래시계형 사회는 불행한 사회 민생현안 좌·우파 정책적 연합을”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모래시계형 사회는 불행한 사회 민생현안 좌·우파 정책적 연합을”

    김호기(49)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산층의 감소는 일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은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지나면서 얻은 지위와 성취를 대변하는 말인데, 그 토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자신의 경제·사회 생활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개인과 사회 전반에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위·아래의 상류층과 빈곤층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산층 분포가 줄어드는, 잘록한 모래시계형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면서 민생 현안에 관한 한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가 함께 머리를 맞대 능동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립되는 세력간에 ‘정치적 휴전’을 선언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16일 김 교수를 만나 위기에 놓인 중산층 문제에 대한 원인과 대책 등을 들어봤다. →중산층의 위기가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중산층 문제는 1970년대 이후 빠르게 진행된 세계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결과가 각 부문의 양극화로 나타났다. 개인간 소득 격차의 심화를 비롯해 첨단산업과 굴뚝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강남과 강북 등 사회 전반이 양극단으로 갈라졌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됐다. →‘양극화 해소’가 강조됐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중산층 육성’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 -양극화 심화나 중산층 위기나 담고 있는 내용은 유사하다. 그러나 각각의 담론이 갖고 있는 효과 측면에서는 서로 다르다.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 즉 ‘두 개의 대한민국’으로 나누려는 양극화보다는 사회의 허리가 되는 중산층 육성과 복원에 방점을 두는 것이 좀 더 긍정적이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적합하다. →정부가 최근 중산층과 서민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중대한 정책 기조의 전환점에 서 있다. 2007년 선거에서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를 선택한 주된 이유는 ‘탈이념적 중도실용’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종합부동산세 폐지론이나 양도소득세 감면이 대표적이다. 많은 국민들이 중산층이 아니라 상류층을 위한 정책으로 인식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중산층 위기를 부추겼다고 할 수 있다. 이제라도 정부가 중산·서민층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다행이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구체적인 정책들을 담아낼 것인가에 있다.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휴먼 뉴딜’을 내건 기본적인 방향은 맞다고 본다. 중산층은 일자리, 주거, 교육, 노후 등 4가지를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와 복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이는 전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려면 국가 재정을 과감하게 관련 사업에 쏟아부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방향은 그렇지 않다. 22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4대강 정비사업만 봐도 휴먼 뉴딜이라기보다는 토건사업이다. 잡 셰어링도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안정된 정규직을 나눠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빈곤의 대물림을 끊는 것이 중요할 텐데. -아버지가 서민이었기 때문에 자녀들도 서민이 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다. 계급 구조가 공고화하는 것이다. 사회이동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그러려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부여하고 패자 부활전이 원활히 이뤄지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여야 대립과 좌우 대립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안 모색이 더 어려운 것 같다. -1980년대 6차례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선진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아일랜드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기업-노조-정부간 신뢰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상대방에게 양보를 함으로써 내가 뭔가를 얻을 수 있는 상황도 필요하다. 기업이나 노동자 모두 벼랑끝 한계 상황에 처해 있어야 하고 국가가 불편부당한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것 하나 충족되지 않고 있다. 당장은 민생 현안에 관해 여야간 정치적 휴전이나 좌파와 우파 간 정책적 연합 등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여당, 야당, 언론은 사람들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민적 시선, 국민적 눈높이, 국민적 시각에서 상황을 바라보아야 한다. 특히 정부는 돌볼 사람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마지막 가족이요, 보호자가 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김호기 연세대 교수 약력 ▲1960년 경기도 양주 출생 ▲1979~90년 연세대 사회학과, 동 대학원, 독일 빌레펠트대 박사 ▲1992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1995년 한국사회학회 총무 ▲1999년 미국 UCLA 사회학과 방문학자 ▲2002년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연설 준비위원, 정책기획위원 ▲저서 <한국의 현대성과 사회변동> <현대 자본주의와 한국사회> <전환의 정치, 전환의 한국사회> <기로에 선 중산층>(공저)
  • “현정권, 헌법 기본권 흔들어” “민주 → 법치 균형찾는 과정”

    “현정권, 헌법 기본권 흔들어” “민주 → 법치 균형찾는 과정”

    17일로 제헌절이 예순한돌을 맞는다. 그동안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어온 헌법의 기초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서울신문은 서울대 성낙인·조국, 연세대 김종철, 서강대 임지봉, 숭실대 강경근 교수 등 법학자 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헌법의 현주소를 알아 본다. 이념적 성향과 관계없이 헌법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진단과 해법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진보성향의 학자들은 촛불시위, 미네르바 사건, 용산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을 헌법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는 사례로 들며 법을 집행하는 쪽이 헌법정신을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보수성향의 교수들은 지난 10년 간 민주주의로 편중됐던 가치가 법치주의와 균형을 이루면서 발생한 과정으로 분석하면서 개헌이 되기 전까지는 현행 관련법과 제도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보학자들은 현 상황이 헌법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데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김종철 교수는 “헌법 조문 자체보다도 헌법이 품고 있는 내용이 지켜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현 정부는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법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하고 막상 신고를 하면 집회를 불허하는 현실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현행법은 행정권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준다.”면서 “정치적인 판단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임지봉 교수는 “모든 기본권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는 민주사회의 초석이 되는 우월한 기본권”이라면서 “그러나 현재 표현의 자유를 막는 이유가 교통방해, 주변상권 영업이익의 감소, 주거 평온 침해 등인데 이는 상하 개념이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교수는 “언론의 오보는 과거에도 있었던 일인데 PD수첩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언론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고, 미네르바 사건도 정부에 비판적이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우리 헌법에는 다른 나라에 없는 ‘사회경제적 약자, 가난한 자, 중소기업 보호조치 규정’ 등이 있는데 이런 헌법조항들이 현 정권 아래서 무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강경근 교수는 “법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과정에서 여유가 없고 경직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가치를 균형있게 잡아 나가야 하는데 지난 정권이 상대적으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현 정권은 법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이 민주화 이후 만들어진 것인 만큼 지킬 것은 지켜 가면서 투쟁과 표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성낙인 교수는 “물대포 등을 동원한 시위진압과 집회 허용 여부는 경찰서장의 권한이고 그들의 판단은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시민들이 표현의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공권력 행사를 받아들이고 추후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수들은 우리 헌법이 뚜렷한 위상을 가지고 사회의 버팀목이 되지 못하는 것은 ‘적용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법적·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된 상황에서 헌법의 위상 논란이 나오는 것은 결국 사람의 운용 문제라는 설명이다. 성 교수는 “헌법은 누군가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발전해온 것이라 그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에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임 교수는 “헌법의 뜻을 잘 살려 하위법에서의 애매한 규정을 정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서 “기본법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명확하게 명문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 이재연 유대근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강남학원 두 배로 늘린 사교육정책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현 정부가 출범한 뒤 18개월 동안 서울 강남의 학원이 두 배로 늘었다. 경제 불황이 몰아쳤는데도 전국적으로 개인과외는 25%, 입시학원은 12%가 증가했다. ‘사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강남구의 입시학원은 18개월 전과 비교하면 374개에서 826개로, 서초구의 경우 225개에서 394개로 늘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길(민주노동당) 의원이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학원 현황 자료에 따른 것이다. 입시학원이나 개인과외 증가는 강남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사교육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교육비 시장은 20조 9000억원이다. 고액불법 과외 등 드러나지 않는 비용까지 합치면 실제 사교육비는 두 배 이상이 된다. 한마디로 지금껏 추진된 사교육 대책이 실효성을 잃은 것이다. ‘자율과 경쟁’을 주창하는 교육 정책이 되레 사교육의 수요를 자극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대입 자율화와 국제중·자율형 사립고 설립, 학업 성취도 평가, 영어 몰입 교육 정책 등은 학원들의 배만 불려 주는 형국이다. 학원 불법영업을 감시하는 ‘학파라치’ 등이 일부 효과를 보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치유책은 될 수 없다. 근원적 대책은 공교육 강화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대학입시’라는 냉엄한 현실 앞에서 학부모들이 공교육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이들이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공교육에 매달릴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춘 공교육’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강도 높은 공교육 개혁이 시급한 시점이다.
  • [新아시아시대-한국의 도약] 동아시아공동체 전제조건은

    역사는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80년 전인 1929년 10월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가폭락을 계기로 미국 거품경제가 붕괴돼 세계 경제는 크게 흔들렸다. 다시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세계 중심국가 복귀를 꾀하는 중국과 경제대국 일본, 세계를 양분했던 미국과 러시아의 힘과 이해관계가 한반도에서 교차한다. 100여년 전 사정도 비슷했다. 이 때문에 100년 전 구한말과 오늘날을 비교하는 움직임이 부쩍 늘었다. 조선을 망국으로 이끈 국난이 자칫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는 해법으로 동아시아공동체를 들고나왔다. 환란과 금융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동아시아 블록 형성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한·중·일 간에 합의된 역내 통화펀드를 초월하는 안보와 정치,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속내는 다소 복잡하다. 동아시아공동체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과거사를 둘러싼 한·중·일 간 불신 해소가 꼽혔다. 중국과 일본은 공동체 구성을 놓고 서로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미야지마 교수는 한국이 캐스팅보트를 쥐었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일제의 ‘대동아공영’을 통해 각인된 상처가 동아시아의 공동체 결성에 거부감을 주고 있다.”며 “일본이 이중적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한일합방 100주년을 맞아 일본의 동료 학자들과 실천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조선합병 100년을 묻는다’는 주제로 특집논문과 심포지엄을 마련하고, 대정부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야지마 교수는 “일본 정부의 근본적 태도변화를 통한 동아시아 3국의 협력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구호에 실종된 객관적 사실/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열린세상] 구호에 실종된 객관적 사실/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법이 틀려먹었어요.” 재판에 진 사람들로부터 곧잘 듣는 말이다. 당사자 얘기만 들으면 잘못된 판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작 판결문을 읽어 보면 틀려먹은(?) 법 때문에 재판에 진 경우는 드물다.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Fact)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오히려 당사자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억지인 것이다. 이처럼 법적 판단은 사실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객관적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올바른 법적 판단도 기대할 수 없다. 객관적 사실 파악의 중요성은 재판 영역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4대강 사업, 비정규직 법안, 미디어법 등 현재 우리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굵직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올바르고 현명한 해법 또한 객관적 사실의 토대 위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지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4대강 사업을 예로 들어보자. 필자는 이 사업의 마스터플랜이 지난달 8일 최종 확정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어이가 없었다. 마스터플랜조차 확정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그렇게 끼리끼리 편을 갈라 다투어 왔다는 사실을 정말 납득하기 어려웠다. 제대로 된 계획조차 없이 ‘4대강 살리기’라고 홍보부터 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정부가 우선 문제지만, ‘대운하’ 혹은 ‘환경파괴’ 논리를 내세워 무조건 안 된다고 반대만 하는 쪽도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결국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는 쪽이나 해서는 안 된다는 쪽 모두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섣부른 탁상공론에 기초한 신념에 따라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다른 현안들도 대동소이하다. 다양한 대중매체에 관련 정보들이 넘쳐나고 전문가들의 고견도 수없이 제시되지만, 객관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서 올바른 판단에 도움을 주는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사여구로 장식된 홍보성 정보 혹은 정치적 구호이거나 일방적 의견(Opinion 견해)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사회적 공기(公器)임을 자처하는 주요 언론들도 예외는 아니다. 객관적 사실을 전하기보다는 그 사실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강조하려는 충동에 빠져, 객관적 사실을 가장한 의견으로 오히려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언론들도 많다.  오죽하면 언론인 출신의 소설가 김훈씨가 “요즘 글쓰기가 어렵고 신문, 저널 읽기가 고통스럽다”,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지 않는, 인간의 소통에 기여하지 못하는 언어가 횡행하고 있어 단절이 완성돼 가고 있다.”고 했을까. 도대체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김훈씨는 그 원인을 “지배적 언론이나 담론들이 당파성에 매몰돼 그것을 정의, 신념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말씀이다. 정치인들이 지지세력 결집을 위해 시작한 편가르기가 이제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된 고질병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는 ‘객관적 사실’에 터잡아 올바른 판단을 하려 하지 않고, ‘우리 편인지 아닌지’만을 판단한 후 섣부른 집단 신념을 형성하고 그 신념에 좇아 거침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리는 것 같다. 그들은 저마다 자기들 편으로 집단을 형성해서 큰 목소리로 이 땅의 정의실현을 외친다. 그러나 정의는 사실을 토대로 실현되는 것이지 구호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섣부른 신념은 이성적인 것이 아니어서 논리적 반박이나 토론을 불가능하게 한다. 또 집단화되면 더욱 완고해진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런 식의 집단적 편가르기와 섣부른 집단 신념의 과잉, 거침없는 행동은 객관적 사실과 그에 터잡은 올바른 판단이 설 곳을 앗아가 버린다. 그들이 외쳤던 정의실현도 더욱 요원해질 뿐이다. “나는 신념이 가득찬 자들보다는 의심에 가득찬 자들을 신뢰한다.”는 김훈씨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 한나라 결국 직권상정 공식요청

    한나라 결국 직권상정 공식요청

    한나라당이 14일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직권 상정해 줄 것을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했다. 국회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리는 15일이 정국의 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직권 상정 요청은 이날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의사일정 협의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협상이 무산된 직후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미디어 관련법이나 비정규직법 등이 제대로 상임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즉답을 피한 채 침묵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힘들겠지만, 미디어 관련법의 상임위 통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환경노동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원내대표단도 즉각 의장실을 방문해 직권 상정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직권상정을 요청했다니 기막힌 상황을 맞았다.”면서 “한나라당이 김 의장을 ‘국회 파견 당직자’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민주주의를 위해 직권상정을 해서는 안 된다. 의장이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장은 “여러분의 얘기도 충분히 듣겠다.”고 답했지만 표정에는 불쾌함이 역력했다. 비공개 면담이 끝난 뒤 이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안 원내대표를 설득해 달라.’면서 민주당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고 전했다. 앞서 여야는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의 해법을 찾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미디어 관련법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회의 시작 30분 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회의장 입구를 봉쇄해 파행이 반복됐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들어 “여야 합의 없는 한나라당의 단독 국회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환노위 소속 여야 간사도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함께 비정규직법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이 장관이 “정부가 우려했던 고용 악화 상황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하자, 한나라당 조원진 간사는 “법 시행을 중지하고 준비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재윤 간사는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집행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기존의 대치 상황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S 돋보기]KBL, 김승현 문건 공개하라

    ‘이면계약 논란’을 빚은 프로농구 오리온스와 김승현의 줄다리기가 억지스럽게 일단락될 조짐이다. “끝까지 파헤치겠다.”며 목청을 높였던 한국농구연맹(KBL)도 수위 조절에 나선 양상이다. KBL 전육 총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뒷돈 관행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김승현과 심용섭 오리온스 단장이 “KBL의 조정안에 따르기로 했다. 이면계약서는 없었다.”고 말하자 스탠스가 달라졌다. 전 총재는 “이면계약서라는 문건의 공개는 적절하지 않다. 재판을 공개한다고 문건까지 다 공개하는거 봤나.”라며 선을 그은 것. KBL 김원섭 대변인도 14일 “이면계약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지만 문건 공개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KBL의 ‘원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입장 표명에는 문제가 있다. 2002년 KBL 재정위원회는 서장훈(당시 삼성)이 1998년 SK 입단 때 받은 광고모델료 17억 5000만원 중 10억원만을 모델료로 인정하고 나머지 7억 5000만원은 ‘뒷돈’으로 판단했다. 서장훈에게 제재금 1200만원과 함께 7억 5000만원을 반납하도록 했고, 구단에는 7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반납은 흐지부지됐다. 소송으로 번지면 서장훈의 승소가 확실하다는 법적 자문 때문이었다. KBL의 권위만 우스워진 꼴이었다. 98년 SK에 광고모델료를 통한 ‘서장훈 몸값 해법’을 충고한 주체가 KBL 관계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KBL은 뒷돈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관련 제도를 확실히 정비해야 했다. 하지만 얼기설기 넘어가 결국 이번 파문을 낳았다. 한 관계자는 “2007년 자정결의에 나섰을 때 6개구단이 ‘뒷돈’을 털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오리온스가 그때 안 했는지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그냥 넘어가기엔 민망한 사건이 됐다. 판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KBL이 일정부분 (이면계약) 문건을 공개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혹을 풀 방법은 하나뿐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이면계약서로 추정되는 문건을 공개하는 것이다. KBL의 결단이 요구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국민銀 비정규직 180명 정규직 전환

    국민銀 비정규직 180명 정규직 전환

    국민은행 노사가 다음달까지 무기계약직 6700여명 가운데 180명을 정규직 신규사원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에선 무기계약직 전환이 비정규직 문제의 유일한 해법처럼 여겨지는 가운데 시도되는 첫 정규직 전환이다. 노사 상생(相生) 모델이 다른 은행들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14일 “임단협에 따라 회사가 늦어도 8월까지 현재 비정규직원 가운데 180명을 정규직원으로 전환 채용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채용 규모는 2005년 이후 연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된 인원 중 가장 많은 숫자”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전체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 6769명과 기타 비정규직 1195명을 합해 7967명이다. 이 가운데 2.3%가 다음 달 초까지 정규직원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국민은행 비정규직원의 정규직 전환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첫해 8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2006년 80명, 2007년 150명, 2008년 150명이 정규직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5년 간 매년 일정 비율의 비정규직원을 정규직원으로 전환한다’는 노사 합의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노사간 약속을 지킬지 여부에 대해 곳곳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전환 시험 2626명 치러… 14대1 경쟁 국민은행 전체 직원은 3만여명으로 4명 가운데 1명꼴(26.3%)로 비정규직이다. 창구전담직원(텔러)이나 콜센터 직원, 사무보조 업무가 대부분으로 임금은 정규직원의 57% 수준이다. 정규직원으로 전환되면 임금은 물론 복리후생, 승진 등 모든 면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다만 신규 채용 형식이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이 되면 1년차나 20년차나 정규직 신입사원에 준한 대우를 받는다. 비정규직도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는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은 오래 근무하더라도 호봉이 크게 오르지 않기 때문에 10년 이상 근속자도 정규직 전환을 원할 정도”라면서 “이 때문에 이번 전환 채용도 2600명 이상이 지원해 14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실시한 정규직 전환 필기시험에는 모두 2626명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국민은행은 평소 근무 평점을 비롯한 인사 고과에 별도의 필기시험 점수를 더해 전환 대상자를 오는 20일 발표한다. 합격자는 2주일 동안 교육을 받은 뒤 8월초부터 현장에 배치된다. 이 은행 관계자는 “창구직원은 물론 텔레마케터까지 회사에서 검증된 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비정규직원에게도 애사심과 비전을 제시한다는 장점이 있다.” 면서 “다들 어려운 시기인 점을 감안해 정규직 전환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규 일자리 축소·노령화 숙제로 현재상생의 모델로는 모범 사례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정규직 전환으로 신규로 창출하는 일자리 수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고, 회사 구성원도 자연스레 노령화된다는 점이다. 남은 비정규직 직원에게도 같은 기회가 열릴지도 미지수다. 국민은행 노사가 합의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한(5년)이 올해로 끝나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숙련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이미 회사 내부에서 검증된 것”이라면서 “하반기 임단협에서 비정규직 전환 조항을 넣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앞서지 말고 조화하는 중국이 되라

    [정종욱 월드포커스] 앞서지 말고 조화하는 중국이 되라

    이제 진정 국면으로 들어선 중국 신장의 유혈사태는 중국의 미래가 얼마나 험난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G8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이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사태가 터지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했다. 국가주석이 중요한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할 정도로 중국 지도부가 이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번 사태는 이 지역에 사는 한족과 위구르인들 간에 그동안 쌓였던 감정들이 터져 나오면서 벌어진 일종의 인종분쟁이었다. 이곳은 위구르족들의 자치주이다. 처음에는 90% 이상이 튀르크계 위구르족들이었다. 정치적으로는 한족의 통치를 받았지만 언어는 물론 역사와 문화 등 다른 부분에서는 자치가 인정되었다. 그러다가 1950년대 이후부터 ‘병단(兵團)’이라는 것이 생겨 한족들이 밀려들어 오기 시작했다. 병단이란 지역 개발을 위해 퇴역 군인들을 정착시켜 이들에게 생산과 건설의 임무를 담당하게 했던 우리의 국토건설단과 유사한 조직이었다. 이 조직은 신장의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고 이 조직을 거쳐 나간 인재들이 신장 정부의 요직에 배치되어 있다. 신장의 최고 권력자라 할 수 있는 왕러취안(王泉) 정치국원도 이 조직의 책임자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한족들의 유입이 급속하게 늘어났고 경제권이 한족에게 넘어갔다. 위구르 말을 가르치는 학교도 줄어들었다. 우리에게 역사전쟁을 야기했던 동북공정과 비슷한 성격의 서북공정도 생겨났다. 티베트와 신장의 소수민족들이 독립을 요구하고 그런 와중에서 영토분쟁이 생길 것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였다. 특히 작년에 미국의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위구르족들의 불만이 더욱 거세졌다. 도시에 나가 돈벌이하던 수많은 위구르인들이 실직자가 되어 돌아오면서 상황은 언제 폭발할지 알 수 없는 지경에 달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비슷한 사태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도 알 수 없다. 문제의 뿌리는 매우 깊다. 후진타오가 내세운 ‘조화사회’에 대한 도전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30년이 넘어서는 개혁·개방 시대에 생긴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고민하던 후진타오는 3년 전 제17차 전당대회에서 과학발전관을 제시, 당의 강령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이는 ‘조화를 중시한다.(和爲貴)’는 후 주석의 통치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과학발전관의 국내정치적 표현이라 할 수 있는 조화사회는 지역과 계층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그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조화를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후진타오를 중시한다.(胡爲貴)”라는 비난이 나올 정도이다. 이렇게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던 후 주석에게 신장의 폭력 사태가 터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해법은 결국 과감한 정치개혁이다. 정치개혁 없이는 경제성장도 불가능하다. 소수민족에게도 보다 많은 자치권을 보장해야 한다. 그들을 한족과 동화시킨다거나 그들의 문화적 동질성을 희석시키려는 정책은 재고해야 한다. 소수민족들이 그들의 동질성을 유지한 채 한족과 정치적으로 공존하는 것이 ‘서로 다르면서 하나가 되는(和而不同)’ 진정한 조화 사회이다. 덩샤오핑 옹이 제시했던 ‘앞서지 말라.(不當頭)’는 경고가 바로 한족이 소수민족에게 취해야 할 자세이다. 겸손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웃나라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걸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이웃들의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그게 바로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responsible stakeholder)’이 되는 길이다. 정종욱 전 서울대 교수·외교안보 수석
  • [디도스 사이버테러] 해커3인의 디도스 진단과 해법

    [디도스 사이버테러] 해커3인의 디도스 진단과 해법

    국내 최고 수준의 해커와 보안전문가 3인에게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촉발된 사이버 테러의 진단과 해법을 들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국가시스템 변경, 정보빼가기 등 ‘국가마비’사태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이 밝힌 이번 사태의 원인과 향후 재발 가능성, 예방책 등을 정리했다. →이번 사태가 확산된 원인은 구사무엘 개인 사용자가 아무리 조심해도 바이러스, 악성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존의 해킹은 강력한 바이러스가 취약점을 공격하는 방식이었는데 디도스는 이종격투기 선수 크로캅에게 일반인 100명이 덤비는 방식이다. 숫자로 밀어붙이면 장사가 없다. 김태일 이지스원 시큐리티 팀장 액티브X와 P2P 사이트 사용이 익숙하다 보니 사용자들이 다운로드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내가 받는 프로그램이 내 PC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안하고, PC에 백신이 깔려 있다는 것을 과신하면서 업데이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특히 중국, 러시아 등에서 악성코드가 수십만원에 거래되는데 초보 수준의 해커들이 호기심으로 하는 디도스 공격을 쉽게 막다 보니까 기업들이 디도스를 우습게 안다. 박상수 나노아이티 이사 공격 규모를 볼 때 악성프로그램에 감염된 PC가 일제히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누군가 강력한 통제자가 배후에서 조종한 것이 확실하다. 특히 최근 들어 해커들이 자신이 감염시킨 PC의 코드를 500원에 사고파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같은 거래 일반화가 사태를 키웠을 가능성이 높다. →더 심각한 사이버테러 발생 가능성은 구 (내가 한다면) KT, SK브로드밴드 등 DNS 서버 운영업체를 직접 공격하겠다. 개인이 인터넷 사이트에 접근하려면 DNS 서버를 거쳐야 하는데 이 서버를 막으면 모든 개인PC가 사실상 마비된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디도스 자체보다 사이트 마비단계에서 생기는 보안공백이다.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없지만 디도스 공격을 받은 업체가 서버를 재부팅하거나 임시 서버로 옮기는 과정에서 방화벽이 다시 세팅되는 등 보안환경이 취약해지는 순간이 있다. 해커들이 이 시점을 노려 주요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김 예단하기 어렵지만 지난 2007년 에스토니아 국가기간망 해킹사건과 같은 국가마비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 당시 주요전산망이 3주 간 정지됐는데 한국은 이들보다 인터넷 의존도가 더 높기 때문에 치밀한 공격이 이뤄질 경우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망이 잘 깔려 있다는 것은 확산 속도도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다. 박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는 전세계 해커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매력적인 테스트베드다. 새로운 해킹기술이 등장하면 한국에 시험을 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자신이 개발한 해킹 프로그램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고, 취약점도 보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정보 빼내기나 국가시스템 변경, 금융계좌 조작 등도 언젠가는 가능할 수 있다. →사태 해결책 및 예방책은 구 공격자에 따라 공격의 양상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경우의 수를 분석한 대응매뉴얼을 만들어서 공유해야 된다. 경찰, 국가정보원, 군 등 정보보호당국간 서로 역할 분담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처럼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김 단기적으로는 디도스 공격시 트래픽 분산을 유도하는 장비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네티즌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네티즌들이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에 자신의 PC가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프로그램의 출처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박 인터넷 회선망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원천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컴퓨터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도록 일반 가정에 있는 모뎀, 공유기에 장치를 달아야 한다. 보안업체가 수십억원을 투입한다고 해도 디도스 공격은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면 가정에서부터 1차적인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 加, 쇠고기분쟁 WTO패널 요청

    加, 쇠고기분쟁 WTO패널 요청

    쇠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하며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캐나다가 분쟁해소패널 설치를 WTO에 요청했다. 한국과 캐나다 간 ‘쇠고기 분쟁’이 본격화한 셈이다. 두 나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결론이 나오기 전인 향후 2년여 동안 갈등 관계가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주한 캐나다대사관에 따르면 캐나다 스톡웰 데이 외교통상부 장관과 게리 리츠 농림수산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TO에 분쟁해소패널 설치를 요청했다. 분쟁해소패널은 일종의 국제 통상 재판부다. 제소 절차의 첫 단계인 ‘협의’를 통해서도 분쟁 당사국들이 해법을 찾지 못한 만큼 제3자가 구속력 있는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다. 데이 장관은 “패널 설치 요청은 쇠고기 문제 해결과 캐나다 축산업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산 쇠고기는 2003년 5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수입이 중단됐다. 그러나 캐나다는 2007년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획득한 뒤 한국 시장 개방을 요구했고, 지난 4월 한국을 WTO에 제소했다. 똑같은 통제국 지위를 받은 미국에는 쇠고기 시장을 개방했지만 캐나다에는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작년 11월에도 15번째 광우병 감염 소가 발생하는 등 캐나다 쇠고기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광우병 발생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국가로부터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수입하지 못하도록 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규정에 따르면 캐나다 쇠고기는 수입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분쟁해소패널 설치에 부정적이지만 오는 8월 말 예정된 WTO 분쟁해결기구(DSB) 회의를 거쳐 자동으로 설치될 전망이다. 분쟁해소패널에 들어가면 최종 결론은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불가능하다. 캐나다로서는 ‘밑지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캐나다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한국 쇠고기 시장 개방을 압박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농식품부는 분석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패널 절차가 진행될 때도 양자가 합의만 하면 패널 절차는 종료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기존 판례들을 보면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우리 법과 규정이 WTO에 합치된다는 점을 들어 적극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노출의 계절, 2% 부족한 몸매 가꾸기 (2)

    노출의 계절, 2% 부족한 몸매 가꾸기 (2)

    여름은 즐겁다. 직장인들에게는 휴가가 있고 학생들에게는 방학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충전할 수 있다.또 시간이 없어 그동안 보살피지 못했던 자신의 피부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금옥 같은 시간이다.  피부과 시술들이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여유롭게 회복기를 가지며 임하면 최적의 치료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CNP차앤박 피부과 양재본원 박연호 원장이 추천하는 여름휴가와 방학을 이용한 트렌드 세터들의 피부과 시술을 알아본다. ●맑고 투명한 피부를 위한 색소치료 : 쿨젠테라피, 기미레이저  Every day Clean&pure.언제나 맑고 투명한 피부를 간직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바캉스 후의 피부관리 핵심 포인트.칙칙하고, 피로한 피부를 위한 피부주치의의 색소치료 해법.  ① 쿨젠테라피  쿨젠테라피는 펄스형 전류와 교류 전류를 이용해 미백에 효과가 좋은 비타민과 같은 메조테라피 약물의 피부 침투를 극대화하는 시술이다.기존 치료는 유효성분의 흡수를 돕기 위해 직류전기를 사용했다.하지만 직류전기는 피부손상의 우려가 있고 성분의 전달이 짧은 단점이 있다.펄스형 전류를 이용하는 쿨젠테라피는 강한 에너지를 짧게 끊어서 연속전달을 함으로써 유효성분이 보다 깊게 침투한다.  쿨젠테라피는 주로 비타민을 활용한 피부미백이나 색소침착뿐 아니라 레이저 시술 후 진정케어, 부탄력,잔주름 개선에 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술이다.피부 상태에 따라 시술횟수가 달라지지만 1회만 치료해도 피부결 개선은 물론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② 기미 레이저  여름철은 스멀스멀 올라온 기미 때문에 고민이 늘어난다.기미 레이저 시술은 기존의 치료하기 힘들었던 기미,특히 악성 기미 치료에 좋은 치료법으로 기존의 기미 치료와 달리 진피 아래쪽에서부터 올라오는 멜라닌 색소를 차단하는 방법을 사용해 피부 표면에 있는 멜라닌을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더 검어지는 부작용이 줄어든다.또 열손상 없이 멜라닌 색소를 선택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  기미 레이저는 기미나 색소침착뿐 아니라 잔주름이나 피부결을 좋아지게 하고 모공을 축소시키는 효과도 있다.기미 레이저를 이용해 3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하면 악성기미가 있던 피부도 깨끗하고 맑은 피부로 바뀔 수 있다.  시술 시간은 1회에 5~10분 정도 걸리며 통증은 거의 없다.얕은 기미의 경우 3~4회 시술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하지만 기미는 쉽게 재발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보통 1주일 간격으로 10회 정도 시술하는 것이 좋다.물론 비타민 C를 침투시켜주는 메디컬 스킨 케어나 가벼운 필링과 병행하면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 [서울광장] 실패한 역사에서 길을 찾는다/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실패한 역사에서 길을 찾는다/오일만 논설위원

    현실과 이상 사이에는 늘 괴리가 있기 마련이다. 국가정책의 집행에서도 정책의 취지와 현실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에 내재된 현실적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념적 색채까지 보태지면 정책의 본질과 국익보다는 당파 이기주의가 부각된다. 역사를 돌아 보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를 어렵게 하는 정책이 적지 않았다. 비정규직 파동을 지켜 보면서 떠오른 것이 11세기 후반 북송조(北宋朝)의 신법·구법 논쟁이다. 중국 역사상 가장 격렬했던 논쟁 가운데 하나다. 고갈된 재정난 타개를 위해 농민과 소상인들을 보호하고 육성하려던 왕안석(王安石·1021∼1086)의 신법은 지주·관료·종친 등 구법파들의 이익과 정면 충돌한다. 피비린내 나는 신·구파의 권력투쟁으로 이어지면서 1127년 북송 멸망의 원인을 제공했다. 후세 역사가들은 “신법의 이상은 높으나 현실의 벽을 넘기가 어려웠다.”고 평했다. 신·구법 싸움에서 간과할수 없는 교훈은 정책집행의 일관성 문제다. 조선조의 사색 당파처럼 재상(국무총리격)이 속한 정파에 따라 신법이 폐기됐다 부활하는 일이 반복됐다. 정책을 집행하는 관료들은 다음 정권의 향배를 살피면서 적당히 처신하는 풍토가 만연했다. 법 집행에 활기가 떨어졌고 신법은 실패로 돌아갔다. 우리의 노동정책도 이런 전철을 밟고 있지나 않은지 우려된다. 노동부는 참여정부가 제정한 비정규직 법안 시행과 후속 조치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조해 왔다. 이 장관의 이런 철학이 노동부의 소극대응으로 이어지고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우리 사회의 이분법적 정치 문화를 고려할 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정책이 오락가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반면 성공한 정책은 분명 이유가 있다.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민심의 지지와 실천 가능한 현실성, 그리고 효율적인 정책집행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보자. 극좌 노선인 문화 대혁명의 광기가 휩쓴 직후라 실용노선에 대한 인민들의 광범위한 지지가 있었다. 덩샤오핑(鄧小平)이라는 지도자의 전략·전술도 탁월했다. 무엇보다 일관성있게 정책을 집행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반면 1958년에 시작된 대약진 운동은 철저한 실패작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조급증이 문제였다. 15년 안에 영국의 강철 생산량을 따라잡는다는 목표는 애초부터 무리였다. 현실성이 결여됐고 의욕이 앞섰다. 2004년 3월에 제정된 ‘성매매 방지법’ 역시 이상이 현실을 앞지른 사례가 될 것이다. 성 충동이 인간의 본능인 이상 매매춘을 법으로 근절하기는 어렵다. 시행 5년을 맞아 성매매 시장은 더욱 음습해졌고 사회적 비용은 폭증했다. 20세기 초 미국의 금주법 역시 종교적 이상을 법률로 강제했지만 ‘알코올의 욕구’를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비정규직 문제 역시 이상과 현실의 해법이 혼재됐고 한국적 모순과 갈등이 얽히고 설킨 사안이다. 여당은 당장의 해고사태 방지와 노동시장 유연성이라는 현실에 초점을 맞췄고 야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근원적 해법을 중시하고 있다. 비정규직법이 당파적 이익이 아닌 성공한 정책이 되기 위해선 여야 모두 역사가 남긴 실패의 교훈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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