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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때문에 성생활 못해”…고양이 고발한 男

    “고양이 때문에 성생활 못해”…고양이 고발한 男

    24살 연하의 부인을 둔 이탈리아의 60대 남자가 애완동물로 키우는 고양이를 고발(?)했다. 성생활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으로 현지 언론에 보도된 남자는 66세로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의 환경-동물보호협회에 고양이를 고발했다. 고양이가 관음증(?)을 갖고 있어 성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는 게 고발내용이다. 남자는 “부인과 잠자리를 함께하려 할 때마다 고양이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어 관계가 안 된다.” 며 “4개월째 부인과 관계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인의 주장은 다르다. 남편이 고양이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것일 뿐 성관계가 없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 부인은 “남편이 고양이가 문제라고 불평하지만 실제로는 성욕을 상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협회는 이 문제에 대해 일단 관찰기간을 두라는 솔로몬 해법을 내놨다. 고양이에게 3개월간 침실 입장 금지령을 내리고 “고양이가 없을 때 관계가 되는지 확인하라.” 고 판결(?)했다. 고양이가 침실에 들어가지 않는 기간 동안에도 성관계가 안 된다면 고양이에겐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남을 다스리기 전에 나를 완성하라

    흔히 정치와 사회의 양상은 시대를 따라 반복된다고 한다. 곱씹어보면 과거의 역사에서 새기고 얻을 교훈이 많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십 실종의 시대’라는 지금, 역사 속에서 건져낼 해법은 어떤 것일까. ‘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정옥자 지음, 문이당 펴냄)는 조선시대 지식인의 대명사인 선비를 한국적 리더십의 전형으로 제시한 책이다.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를 정년퇴임하고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의 역사 에세이집. 저자는 책에서 우리의 문화인자로 면면히 유전되어온 선비정신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한국형 리더십임을 줄곧 강조한다. 어느 시대와 나라건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시대적 책무를 진 집단은 지식인 그룹이기 마련. 저자는 조선시대 지식인 선비는 권력자의 참모쯤으로 기능한 서양의 지식인과 달리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 주체로 차별화한다. 단순한 지식 종사자에 머물지 않은 채 지식과 교양을 갖춰 학행일치를 실천에 옮긴 국가사회의 중추적 역할자라는 말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한다는 선비의 꼿꼿함은 말할 것도 없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정신이 바탕이다. 철저하게 완성된 인격체가 되고서야 남을 다스릴 수 있다는 평범한 이치. 서릿발 같은 기개와 지조로 의리를 지켜 외경의 대상이 되고 선공후사(先公後私)와 공평무사(公平無私)의 생활신조를 목숨같이 여기는 고집도 수기치인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인정과 의리를 중심축으로 삼은 그 선비의 삶과 정신을 ‘맑음의 미학’으로 표현한다. 그 말마따나 책에는 리더로서의 전범이 될 만한 선비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가 특히 조선의 선비와 사대부, 왕에게 공동의 목표가 있었음을 강조한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경쟁과 협력으로 시대의 현안을 함께 해결하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했다는 지적. 그래서 지금 한국사회에 만연한 개혁·권력병과 기업문화에 대한 질타가 단순히 역사학자의 에세이에 머물지 않는 울림으로 뻗친다. 1만28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조그만 싹에서 열매를 보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열린세상] 조그만 싹에서 열매를 보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왔다가 무안을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안이 아니라 면박을 받는다면 황당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개인도 아닌 국가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 한국을 대하는 일본의 태도가 그렇다.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고통을 겪는 일본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한국인이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지갑을 열고 저금통을 깼으며, 기업은 거액을 쾌척했다. 바로 이때 일본 정부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했다. 미증유의 재난에 처한 이웃이기에 역사의 고통도 잊고 성심껏 위로를 건넸더니 뒤통수를 친 격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인들의 온정에 그런 대답을 내놨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시점이 우연히 겹쳤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정된 사안이라 해도 일본 정부의 몰염치와 무신경은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고, 그 즈음부터 한국인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잇단 지진과 원전사고 확대 소식이 날아들고 있지만 사태를 냉정하게 보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문제는 일본이 싫다고 떼어낼 수 있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방사능비가 내렸을 때 너도나도 우산을 받쳐들고 종종걸음을 쳤던 엊그제를 떠올리면 한·일 관계는 숙명적으로 얽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역사적으로 이웃 나라들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독일과 프랑스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그랬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가 번번이 갈등을 빚곤 했다. 침략과 방어로 점철된 한·일 관계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된다. 비슷해 보여도 매번 닥치는 상황은 새로울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해법을 찾게 된다. 오늘이 어제의 재판이라면 새삼 고민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일본의 대재앙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걱정스럽다. 거의 모든 한국인들은 일본이 하루빨리 재기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많은 일본인들 역시 한국인의 진심에 고마워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재지변이 한·일 관계를 새롭게 세울 기회를 가져다 준 것이다. 이런 때 공식 입장밖에 견지할 수 없는 정부 관계보다 민간 사이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일 국민 사이에 생긴 공통 감각을 승화시켜 상생과 공존의 제도화로 연결해야 한다. 사회·문화적인 교류를 강화하는 것과는 별도로 경제적 차원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무형의 공감대를 실체를 가진 현실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부상도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은 동북아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일 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약화된 상황에서 한·중, 일·중 관계가 심화되면서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미국·유럽 사이에서 고달픈 줄타기를 해야 하는 신세다.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아세안 등 지역 공동체가 활발하게 가동되거나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현실도 외면할 수 없다. 한·일 관계가 발전해 동북아,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려면 단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협력적 리더십이 긴요하다. 이번 대지진 때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건넸던 것처럼 한·일 관계의 새로운 국면도 우리가 열어야 한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이 20년으로 길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양국 관계를 견인할 추진력이 많이 약해졌다. 따라서 우리가, 보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이 나서서 민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두 나라는 고령화, 양극화, 고용불안, 대외 의존성 등 고민거리도 비슷해 머리를 맞댈 여지가 많고 신흥시장 진출과 환경·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 일본 대지진은 두 나라에 뜻하지 않은 재앙과 불안을 불러왔지만, 이를 계기로 여리지만 소중한 신뢰의 싹이 피기 시작했다. 두 나라 기업이 신뢰의 땅을 다지고 교류·협력의 물꼬를 주도할 때 그 싹은 깊이 뿌리를 내리고 힘차게 가지를 뻗어 장차 공동 번영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 카이스트 사태 장기화되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임시이사회가 카이스트 사태와 관련,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나면서 카이스트 정상화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카이스트 안팎에서는 임시이사회 이후 카이스트 사태가 당분간 잠잠하겠지만 갈등요인이 잠복한 상태이며, 최종 결론의 윤곽은 학교·교수·학생이 참여하는 혁신위원회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열린 카이스트 이사회를 앞두고 서남표 총장의 거취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오명 이사회 이사장이 임시이사회 전부터 “총장 거취 논의가 아니라 개선안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고 선을 그었음에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그냥은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예측과 달리 이사회에서는 총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어떤 개선안이 마련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적어도 서 총장의 유임에 힘을 실어 줄 만한 개선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빗나가고 말았다. 이사회는 결국 개선안을 인준하지 않았다. 교수, 학생 등 전체 구성원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오 이사장도 “개선안에 대해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폭넓게 모으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이날 이사회 현장을 찾은 곽영출 총학생회장은 “영어강의 개선 등 우리들의 요구안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어 당혹스럽다.”면서 “내일 (우리) 요구안에 대한 서 총장의 답변을 보고 (서 총장)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의 엉거주춤한 대응이 혼란을 부채질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사태가 확대되자 카이스트는 입학 뒤 첫 2학기 동안 학사경고를 면제하고, 학기당 630만원인 수업료는 8학기 동안 모두 장학금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의 개선안을 내놨다가 불과 5시간 만에 백지화했다. 하지만 또다시 이날 이사회에서는 백지화했다는 이 개선안이 보고됐다. 이에 따라 카이스트 사태는 오는 18일 첫 회의를 가질 혁신비상위원회에서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KAIST는 15일 오후 진통 끝에 총장 지명 5명, 평교수 대표 5명, 학생대표 3명 등 13명으로 이뤄진 혁신위 구성을 마무리지었다. 총장 지명 5명으로는 최병규 교학부총장, 주대준 대외부총장, 양동열 연구부총장, 이균민 교무처장, 박희경 기획처장 등이 결정됐다. 평교수 대표로는 경종민 교수협의회장과 김정회 전 교수협의회장을 비롯해 한재흥, 박현욱, 임세영 교수가 참여한다. 학생 대표로는 곽영출 학부총학생회장과 안상현 대학원총학생회장, 이병찬 학부총학생회 언론담당 등 3명이 활동하게 된다. 혁신위에서는 등록금과 연구비 관리 문제, 교수 인사 문제, 학부생 및 대학원생 비상총회에서 의결된 재수강 제한 폐지, 전면 영어강의 방침 개정, 대학 정책결정 과정의 학생 참여 보장, 총장 선출시 학생 투표권 보장, 소통을 위한 위원회 구성, 연차초과제도 개선 등의 다양한 요구사항이 다뤄질 전망이다. 혁신위는 3개월(필요시 1개월 연장) 동안 활동한 뒤 최종 개선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다만 교수들은 연구비 관리문제와 정년 보장을 결정하는 ‘테뉴어 제도’ 등을, 학생들은 학사운영에서의 학생 참여보장, 재수강 횟수제한 폐지, 영어강의 개정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결론 도출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농협최악의전산사고] 금융권 믿고 돈·정보 맡겨도 되나

    [농협최악의전산사고] 금융권 믿고 돈·정보 맡겨도 되나

    20여년 전에 은행에서 볼 수 있었던 수기가 농협에서 등장했다. 전산망이 마비되자 농협의 일부 지점에서 추후 전산입력을 전제로 수기로 거래를 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시대의 수기가 사용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980년 후반 이후 전산화와 함께 수기는 사라졌던 골동품”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해킹에 이어 농협의 전산망 마비를 바라보면서 금융권 전체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게 됐다. 2금융권에 이어 1금융권인 농협의 금융 보안 수준에 대한 실망과 불안은 불신으로 이어졌다. 개인이나 소수집단의 의도에 따라 전체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과 기관이 모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됐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터넷뱅킹 거래액수는 1경 3265조 6150억원이다. 은행의 창구 업무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고객 대부분이 인터넷·폰뱅킹과 자동입출금기(ATM)로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 “1금융권의 보안은 최고 수준으로, 서버 역시 주서버와 백업서버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뜨려 놓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일이 없다.”고 호언장담해 왔다. 현대캐피탈 해킹 사고 때에도 “2금융권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은행은 문서 형태로 된 고객의 예금·대출 데이터를 만기 이후 3~10년 정도만 보관한다. 그나마 거래를 시작할 때의 자료만 종이 문서로 보관될 뿐 중간거래 내역은 모두 전산화돼 서버에 남겨 둔다. 1금융권인 농협에서 백업 데이터를 포함한 거래내역이 유실될 뻔하자 개인 고객들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김현진(31)씨는 아날로그적인 해법을 선택했다. 그는 14일 간만에 대여섯장이 넘게 통장정리를 했다. 그는 “주로 인터넷뱅킹으로 은행 일을 보다 보니 예전보다 거래가 더 잦아졌지만, 통장정리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었다.”면서 “하루아침에 전산장애가 발생한 농협 사태를 보고,통장을 수시로 정리하는 등 자료를 남겨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 빈도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은행 전산장애로 체크카드 결제 중단 사태를 겪은 뒤 지갑에 현금을 어느 정도 채워서 다녀야겠다는 반응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전자금융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몇년은 후퇴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큰 인식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전산 관련 비용 가운데 5%가 안 되는 3~4%의 액수를 보안 관련 비용으로 써 왔다. 금융권 보안업무 담당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추는 선에서 은행들이 보안 수준을 유지할 뿐 피해를 예상해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털어놨다. 사고를 낸 농협 역시 초기 안이한 상황 파악과 대응으로 사태를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농협의 전산망 관리가 총체적 부실임이 확인된 것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가 난 뒤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다른 방향에서 (사고) 내용을 알고 부속실에 전화해서 ‘무슨 일이냐’고 따졌다.”고 했다. 이어 “그 후 담당부장이 전화를 해 왔고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시스템에 문제가 없도록 해결하겠다’고 얘기해서 그렇게 알았다.”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신축적 여신관리 절실” “재무구조 건전화할 때”

    국내 건설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일시적인 자금 유동성 문제에 시달리는 중견 건설업체들에 하루빨리 탈출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시장논리를 거스르지 않고, 자율적인 생존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13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설산업의 자금 숨통을 터주기 위해 공공발주 활성화를 통한 일감 제공,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권의 신축적인 여신관리, 중소 건설업체 간 활발한 인수·합병(M&A), 건설산업의 특성을 감안한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등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게 대안”이라며 “적체된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를 순차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찾으면 건설업체들의 사정도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PF를 부동산 펀드나 리츠로 환매조건부 매입하는 대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실적으론 주택거래 시 일시적인 양도세 감면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도 거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공공공사 발주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면서 “중소업체의 경우 공공공사 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체감경기가 더 크게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공사 발주를 조기에 집행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정상화를 앞당겨 수주사업 물량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건설업체 간 합종연횡을 통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발적인 구조조정으로 중견·중소 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건설업계는 그동안 시장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건설사 수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시장 탓만 하지 말고 우선 (자체적으로)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잘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며 “금융권 지원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용어 클릭]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은행 등 금융기관이 사회간접자본 등 특정사업의 사업성과 장래의 현금 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시공사 등이 보증을 서는 경우가 많다. 대형사업인 경우가 많아 다수의 은행이 협조융자 형태를 취한다.
  • “50개 연구단 분산비율 확정 안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가 13일 ‘솔로몬의 해법’을 제시했다. 과학벨트의 핵심인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은 찢지 않는 쪽으로 방점을 찍었다. 김상주 과학벨트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사업이 지역개발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외풍 차단에 나섰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은 세부 심사평가 항목에 따라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한다는 대원칙도 밝혔다. 다음은 김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과학벨트 입지 후보지 선정에 대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비수도권 시·도를 대상으로 50만평(165만㎡) 이상의 부지를 갖춘 곳을 대상으로 평가요소를 통해 10개 정도로 압축하게 된다. 10여곳을 대상으로 입지평가위원회에서 정성평가를 통해 5개로 압축하고, 최종 결정은 벨트위원회에서 하게 된다.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을 제외한 분원은 분산되나. -그런 가능성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기초과학과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기 좋은 환경이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논의해 여러 가지 대안을 만들 예정이다. →기초과학연구원 50개 연구단위를 분산하는 비율은. -종합계획상에는 절반으로 돼 있다. 기초과학연구원에 절반을 넣고 나머지를 외부 대학이나 출연연구소에 설치할 예정이다. 그 이상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고, 벨트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숫자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호남권에서 반발하는 것이 지반 안전성인데.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안전성이 있다는 기준만 충족되면 다 같은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적격, 부적격으로만 나뉘게 된다. →예산에 부지매입비가 빠졌다. 어느 정도 예상하는지. -3조 5000억원의 종합계획 예산에는 부지매입비가 빠졌는데 6월에 최종 결정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정부 예산으로 할지, 지자체 부담으로 할지 논의한 다음에 12월 기본계획을 확정할 때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伊 “반군 무장화를” vs 獨 “외교로 풀어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리비아전을 둘러싼 서방국가 간 불협화음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간인 보호와 카다피 퇴진이라는 목표 가운데 무엇 하나 속시원히 풀리지 않자 각국이 ‘군사적 해법’과 ‘외교적 해결책’ 사이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방 주요국과 일부 중동국가, 유엔 등 국제기구 대표들은 1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연락 그룹’ 회의를 열고 리비아 사태의 출구전략을 모색했으나 큰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이탈리아 외무부의 마우리치오 마사리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유엔 결의는 (반군의) 무장화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반군 측에 모든 가능한 방어수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카타르도 반군의 무장화에 찬성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면 독일과 나토는 리비아 사태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독일의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카다피가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리는 (리비아 사태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뒤 “독일은 리비아인들을 인도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나토의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사무총장도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리비아 사태를 푸는 정치적 해법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군사적 해결 방안은 없는 게 명백하기 때문에 정치적 절차를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12일 나토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등 효율적인 군사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인포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카다피군이 미스라타에 폭격을 하고 있는데 이는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나토의 작전이) 아직 충분치 않다.”고 비판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나토군이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나토는 이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나토가 리비아전을 능력 이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실제로 그들은 성공적으로 작전을 이행하고 있다.”면서 자부심을 표출했다. 나토도 지난달 31일 지휘권 이양 이후 공습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한수원 이전 주민투표 무산

    경주시가 강한 의욕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도심권 이전 사업이 잇단 난관에 봉착했다. 11일 시에 따르면 양북면 장항리로 이전 예정인 한수원 본사를 도심권으로 다시 옮기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최근 한수원 본사 이전지의 위치를 결정하는 사안이 주민투표 대상이 되는지를 행정안전부와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한 결과 “대상이 아니다.”는 답변을 받았다. ●도심이전 잇단 난관 봉착 결국 지난해 7월 최양식 시장 취임 이후부터 양북면은 물론 경주 전체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해 오던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 사업이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최 시장은 이미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에 따른 양북 지역 대체 지원사업을 이행치 못할 경우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는 행안부 등에 대한 질의에 앞서 한수원 본사 이전은 주민의 복리, 안전,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 사항으로 주민투표 대상으로 여겼다. 하지만 행안부와 시 선관위의 판단은 달랐다. 한수원 본사 이전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가 아니기 때문에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 시는 또 방폐장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에도 같은 내용을 질의한 결과 ‘불가’ 답변을 받았다. 이처럼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여겨졌던 주민투표가 수포로 돌아가자 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는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해 줄 것으로 여겼던 한수원마저 원론적인 말을 되풀이하자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본사의 위치 문제는 주민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데 양북 비상대책위원회가 장항리 사수를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경주에서 원전 사업을 진행해야 하고 일본의 원전 사태도 있는 만큼 시의 편을 들어 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앞서 한수원은 최 시장이 도심 이전을 전제로 양북면에 제시한 2000억원 지원도 본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한수원마저 발빼는 분위기” 당혹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수원이 본사 이전 문제에 대해 발을 빼고 주민투표도 불발된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경주시의회와 시 새마을협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경주상공회의소, 시장번영회, 문화단체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2014년까지 경주 장항리로 이전 예정인 한수원 본사의 도심 이전을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日원전사고 남은 과제는…오염수·8조원대 폐쇄비용 부담으로

    동일본 대지진과 뒤이은 원전사고에서는 전세계 원전국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재난대비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일본조차도 저 정도라면 다른 나라는 어떻겠느냐라는 경각심을 심어 준 것이다. 무엇보다 지진 등 재난대응시스템과 내진설계 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원자력발전은 값싸고 안전하다.’는 상식은 증폭되는 의문과 불확실성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 원전 사고 가능성에서 보듯 한·중·일 삼국 간 협력의 필요성도 각인시켰다. 후쿠시마 원전은 추가폭발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지만 여전히 오염수 문제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 1979년 사고를 낸 미국 스리마일 원전은 원자로 1기를 폐쇄하는 데 14년이 걸렸다. 일부 원자로와 건물이 파손된 후쿠시마 원전의 해체 과정은 더 위험하고 더딜 수밖에 없다. 때문에 콘크리트로 덮어 버린 체르노빌 해법과 핵연료봉·사용후 핵연료를 제거한 스리마일 해법의 중간 단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농도 방사성물질 유출을 막기 위해 원자로를 특수 천으로 덮은 뒤, 연료봉을 제외한 원전의 모든 구조물과 집기를 제거하고 이후 연료봉을 특수 천을 사용해 영구적으로 밀봉한다는 것이다. 1~6호기를 모두 폐쇄하려면 6000억엔(약 8조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도 부담이다. 원전사고에 따른 피해보상도 수조엔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전과 별개로 지진 피해지역을 복구하기 위한 1차 추가경정예산 규모도 4조엔이 넘는다. 가뜩이나 재정건전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검사와 스폰서/박대출 논설위원

    “딸이 술 취하면 침을 뱉는다.” “부부가 각방을 쓴다.” “OOO는 욕쟁이다.” TV를 틀면 폭로가 줄을 잇는다. 아예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다. 폭로자와 그 상대는 가깝고 허물이 없다. 이런 비밀을 들춰내는 건 악의(惡意)다. 그러면서 선의(善意)로 포장한다. 두 경계는 묘하다. 어느 게 진짜인지 아리송하다. 위키리크스는 폭로 전문 사이트다. 2008년 이코노미스트의 뉴미디어상을 받았다. 이듬해엔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의 인권부문 보도기관상을 거머쥐었다. 그다음 해엔 샘 앤더슨협회로부터 샘 앤더슨상도 수상했다. 이쯤 되면 알 권리의 수호자다. 하지만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고난을 겪고 있다. 미국·영국 등은 범죄자로 취급한다. 폭로는 야누스다.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외형적 목표는 선의다. 진실을 향한 용기를 표방한다. 도덕적 잣대로 무장한다. 이의를 달기 어렵다. 반면 폭로는 폭력성에 의존한다. 관음(觀淫) 본능을 자극한다. 폭로를 접하는 이는 용감해진다. 욕하고, 손가락질하고, 개탄한다. 흥분을 정의의 반격으로 여긴다. 그들은 폭로 당한 이의 곤경에 희열감마저 느끼기도 한다. ‘검사와 스폰서’란 책이 나왔다. 지난해 ‘스폰서 검사’ 제보자 정용재씨가 저자다. 검사들은 실명(實名)으로 등장한다. 서울대 총장 출신의 전직 총리, 기자 등이 실명으로 나온 신정아씨의 자전 에세이처럼. 전직 총리는 대선 주자의 반열에서 제동이 걸렸다. 실명은 뒷얘기에 불과한 것을 실화로 끌어올린다. 실명의 위력은 크다. 그 논란에는 정답이 없다. 선의냐, 악의냐 공방만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일부 검사들의 치부를 들춰낸다. 술접대, 성접대, 촌지 수수 등이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돈, 여자, 권력이 등장하는 셈이다. 가독성을 높여줄 3대 요소들이다. 말초 신경을 자극하고, 횡포에 대한 분노를 이끌어낸다. 검찰 얘기를 다룬 책은 또 있다.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이 얼마 전 출간됐다. ‘들어가며’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검찰 개혁을 위한 제대로 된 싸움이 시작되었으면 한다.” 요즘 국회에선 사법개혁안을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검찰 개혁은 이래저래 화두다. 폭로 저널리즘. 1880~189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다. 영어로는 ‘머크레이킹’(muckraking)이라고 한다. ‘머크’(muck)는 오물 또는 쓰레기라는 뜻이다. ‘레이킹’(raking)은 갈퀴로 긁는 것, 샅샅이 찾는다는 말이다. 폭로 저널리즘에는 해법이 있다. 오물, 쓰레기를 안 만들면 된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사설] ‘변호사 경찰서 특채’ 밥그릇 챙기기 아닌가

    대한변호사협회가 제 식구 밥그릇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듯싶다. 최근 일정 규모의 상장기업들에 변호사를 채용토록 의무화한 준법지원인제를 밀어붙여 상법 개정안에 반영시키는 성과를 거두더니 이번엔 경찰서마다 변호사 한명씩을 특별채용토록 요청하고 나선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변협으로서는 내년부터 첫 로스쿨 출신을 포함해 변호사 2500명 정도가 한꺼번에 배출됨에 따라 발생할 일자리 부족현상을 해결하는 게 최대 과제일 것이다. 따라서 변협 나름대로의 일자리 확보 노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경찰청이라는 국가기관에 변호사 채용을 공식 건의한 행위는 온당치 않다. 변협 상임이사 3명은 지난달 28일 조현오 경찰청장을 찾아가 “경찰이 변호사를 채용해 일선 경찰서마다 한명씩 상주시키는 제도를 도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전국 248개 경찰서마다 5년차 이내의 변호사 한명씩을 임기 3년의 법률담당관이나 호민관으로 뽑아달라는 부탁이다. 피해자나 피의자의 인권보호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경찰관의 법률 자문역도 맡는다는 취지에서다. 게다가 5급 사무관에 해당하는 경찰서 과장급도 제시했다. 조 청장은 “특채할 수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원칙적인 대응에 박수를 보낸다. 변협은 뚜렷한 일자리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다급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경찰 특채 요청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법을 집행하는 경찰에 대한 무시다. 경찰은 이미 사법·행정고시 출신을 채용하고 있고, 지휘부에는 경찰대나 간부 후보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또 검찰의 지휘를 받고 있지 않은가. 변협은 제 밥그릇 늘리기에만 집착해서는 결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 수임료를 낮추고 법률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등 제 밥그릇 나누기부터 실천에 옮기는 게 정도(正道)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 “한국 성장은 ‘마법’… 개도국에 ‘공식’ 전수를”

    “한국 성장은 ‘마법’… 개도국에 ‘공식’ 전수를”

    “원조를 주는 국가가 아닌 받는 국가 입장에서의 효과적인 원조가 필요합니다. 양쪽 입장을 모두 경험한 한국이 새 해법을 제시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이 효과적인 국제원조 해법 제시를”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될 제4회 세계개발원조총회(HLF-4)를 앞두고 방한한 케네스 킹 영국 에든버러대 명예교수는 지난 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등 신흥공여국과 글로벌펀드, 비정부기구(NGO) 등이 공여그룹으로 등장해 전통적인 선진국 중심 원조 체계가 도전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럽개발연구협회 교육협력작업반 의장을 맡고 있는 킹 교수는 지난해부터 홍콩교육대에서 중국 등 신흥공여국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원을 받고 아시아재단·국제개발협력학회 초청으로 방한한 킹 교수는 지난 7일부터 나흘 동안 수출입은행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을 방문했다. 수출입은행은 유상원조인 대외협력기금(EDCF)을 운용하고, KOICA는 무상원조를 책임지고 있다. 킹 교수는 반 세기 만에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신한 한국의 성장 과정을 ‘마법의 공식’(magic formula)이라고 평가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의 비법이 무엇인지 매우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국의 개발경험에 대해 스스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새마을운동’이라는 브랜드만 내세우기보다 원조받은 차관을 사회 인프라 구축에 활용한 과정을 세밀하게 하나의 성장모델로 정립해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160여개국 각료급 대표와 70여개 국제기구 대표, 시민사회와 학계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석할 부산 총회에서도 한국이 새로운 의제를 제시해야 한다고 킹 교수는 강조했다. 오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벡스코에서 열리는 총회는 개발원조분야 최대·최고위급 회의다. ●“한국이 전통·신흥 공여국 가교 되어야” 킹 교수는 “한국이 전통 공여국과 신흥 공여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공여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원조 효과성 논의가 공여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 수혜국인 가나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열린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0.12%(12억 달러)를 기록한 국민총소득(GNI) 대비 공적개발원조 비율을 2015년 0.25%(30억 달러) 수준으로 높인다는 우리 정부 계획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최근 신흥공여국뿐 아니라 민간금융, NGO,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같은 민간이 가세하면서 국제원조 주체의 경계와 형식이 복잡해지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 킹 교수는 “원조프로그램과 사업 간 중복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조를 받는 국가가 실질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공여국끼리 합의를 이루고, 공여국과 개발도상국이 서로 신뢰하면서 책임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부산총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유럽의 이슬람, 리비아 출구 만들까

    유럽의 이슬람국인 터키가 리비아 사태의 출구 마련을 위해 중재안을 꺼내 놓았다. 터키는 리비아 공습을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회원이면서도 아랍권의 입장을 대변해온 터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반군 모두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중재자로 나선 터키의 카드가 교착 국면에 빠져든 리비아 사태에 마침표를 찍게 될지 주목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7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리비아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총리가 이날 밝힌 중재안에는 ▲미스라타 등 반군 거점 도시에서 휴전 및 카다피군 철수 ▲자유선거를 포함한 새로운 정치 체제 논의 ▲인도적 지원을 위한 안전 통로 설치 등 세 가지 계획이 담겼다. 터키가 마련한 평화적 해법은 다음 주 카타르에서 열릴 리비아 사태 관계국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터키는 리비아 정부 및 반군 양측과 접촉해 온 몇 안 되는 국가여서 이번 중재안의 수용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카다피는 다국적군의 융단폭격으로 궁지에 몰리자 지난 4일 우방국인 터키에 압델라티 오베이디 외무장관을 특사로 보내 “휴전 협정을 바란다.”며 손을 내밀었다. 당시 에르도안 총리는 특사단에 자국이 마련한 중재안을 전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반군 내에서는 터키의 제안에 대해 엇갈린 입장이 나오고 있다. 터키 정부는 반군과 만나 중재 방안을 제시했고 무스타파 압델 잘릴 국가위원회 위원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러나 아흐메드 바니 반군 대변인은 터키의 중재안을 두고 “에르도안 총리가 개인적 이익만 챙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외교전을 통한 출구 전략 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리비아 내 무력 충돌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특히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의 카터 햄 사령관은 7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한편 나토가 7일 브레가로 가던 반군의 버스 등을 오폭해 최소 5명이 사망했고 반군 측이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나토의 리비아 작전 부사령관인 러셀 하딩 영국 해군 소장은 오폭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과하는 것은 아니다. 반군이 탱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대안 노벨상 수상자 14명의 희망가

    대체 노벨상이 어떤 것인지 아시나요? 1980년 독일계 스웨덴인 우표 수집 전문가 야코프 폰 윅스쿨(Jakob von Uexkull)은 노벨상이 인류 미래에 긴요한 업적과 지식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며 ‘바른생활상’(The Right Livelihood Awards)을 제정했다. 상금은 자신이 소장한 우표를 매각한 것으로 마련했다. 이후 지금까지 매년 노벨상 시상식 하루 전날인 12월 9일 스웨데 의회에서 20만 달러의 상금을 수상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가난 추방과 환경파괴 방지, 부정타파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이면서도 탁월한 공헌을 한 사람을 선정한다. 제2의 노벨상, ‘대체 노벨상’(Alternative Novels)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2005년 3월 괴테연구소가 주관한 토론회에 ‘바른생활상’ 수상자들이 모였다. 노르웨이의 사회과학자이자 평화학의 선구자 요한 갈퉁, 칠레의 경제학자 막스 네프, 인도의 양자물리학자 반다나 시바, 캐나다의 기술공학자 팻 무니, 스웨덴 태생의 언어학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케냐의 여성물리학자 왕가리 마타이, 핀란드의 마을운동가 타피오 마틀라 등 모두 14명. 이들은 ‘대안, 다른 세계화를 꿈꾸며’라는 표제 아래 세계를 위협하는 성장·개발·물질 만능주의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각자의 ‘희망 프로젝트’에 대해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희망을 찾는가-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의 이야기’(게세코 폰 뤼프게·페터 에를바인 엮음, 김시형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는 당시 토론회에서 진행된 강연과 인터뷰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여기에 최근 수상자들의 근황과 인터뷰를 추가로 수록했다. 갈등 해결의 근본적인 해법, 인간을 위한 경제학, 나노 공학의 실태와 위험성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의 광활한 사막을 푸른 숲으로 바꿔 놓은 ‘나무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와 지구 생태계 보존에 앞장서 온 독일의 미하일 주코프 등에 대한 인터뷰 내용은 ‘미래를 밝히는 대안 프로젝트’로 눈여겨볼 만하다. 1만 6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작지만 취업 강한 대학 늘려야”

    “작지만 취업 강한 대학 늘려야”

    신규 대졸 실업률이 38.3%로 15~29세 청년 실업률(8.5%)의 4.5배를 넘어선 것은 일자리 미스매치, 즉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해 쉬고 있는 대졸자가 많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2월 교육, 훈련, 일 가운데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인 니트(NEET)족은 167만 5000명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졸자가 졸업하자마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청년 실업 체감 정도를 낮추는 실질적인 청년고용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작지만 고용에 강한 대학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 좋은 직장 가려 취업 안해” 8일 고용노동부의 ‘청년 고용과 고용정책 효과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246명의 대학 졸업생(무직)을 심층분석한 결과 10명 중 7명(70.2%)이 ‘더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 쉰다고 답했다. ‘일자리를 찾았지만 없었다’는 대졸자는 10명 중 2명(21.3%)뿐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곳은 공무원 및 공공기관(52.3%)이 절반을 넘었고 대기업(28.2%), 전문자격증(13.2%) 등이었다. 희망 기업 규모에 대해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을 원하는 이들은 10명에 1명(11.4%)뿐이었다. 희망 평균 연봉은 3209만원이었다. 이들은 취업준비에 거의 1년 2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힘들게 직장에 들어가도 전체의 30% 정도는 첫 직장에서 퇴사했다. 이유는 ‘근로여건불만족’ 및 ‘더 나은 직장을 원했기 때문’이 57%로 절반을 넘었다. 청년들 스스로도 청년실업이 심각한 이유에 대해 ‘일자리 부족(37%)’보다 ‘본인의 실력보다 더 좋은 직장을 선호하기 때문(46%)’이라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따라서 정부는 장려금만으로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할 수 없으며 대학이 고용중심적으로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학 취업지원역량 인증시스템을 올해부터 본격 가동한다. 지난해 13개 대학에 시범실시한 결과 건양대가 서울 유수의 대학들보다 취업 역량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 대학은 직장에 취업해 건강보험을 납부하는 것을 기준으로 지난해 72.8%가 취업했다.”면서 “입학인원은 1920명에 불과하지만 43개 학과 중 8개가 보건계열로 특화했고, 최근에는 다른 도시로 취업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집을 마련해 주는 정책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대학 체질 개선 병행” 이외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기술교육대는 실무 및 현장밀착형 교육을 특화해 지난해 취업률이 81.1%로 입학생 1000명 미만 대학교 중 가장 높았다. 한동대는 글로벌 고급실무 인재육성을 특화해 해외 유수의 대학과 로스쿨 진학률을 높였으며, 세명대학교는 직업 실무 교육을 통해 40개 학과 중 27개가 취업률 80%를 넘는다. 손민중 수석연구원은 “작지만 고용에 강한 대학을 더욱 늘리는 한편 중소기업 인력에 대해서는 대학원 등 상위 학업을 이수할 수 있게 보조해 주는 정책이 유인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용산역세권 개발 자금난 숨통

    자금난에 허덕이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7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전략적 투자자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지분 4.9%)과 사업부지 내에 들어설 호텔시설을 2318억원에 선매입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정식계약은 오는 6월 말로 예정됐다. 미래에셋은 이번 투자로 용산역 인근에 위치한 전체 69층(336m)의 ‘랜드마크호텔’ 중 1~22층을 사들였다. 6성급으로 추진될 이 호텔 브랜드로는 세계적 호텔 체인 포시즌과 파크하얏트, W, 샹그릴라 중 한 곳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코레일이 선매입할 예정인 랜드마크타워에 이어 이번 호텔 매각에도 성공함으로써 지급보증 방식을 탈피해 자금조달의 근본적 해법으로 제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리비아 前석유장관 충격증언 “카다피 2만명 학살 내가 본 것은 지옥”

    리비아 前석유장관 충격증언 “카다피 2만명 학살 내가 본 것은 지옥”

    “히틀러도 이렇게는 안 했을 것이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이너서클 가운데 한 사람인 오마르 파시 빈 샤트완(59) 전 석유장관이 탈출을 감행, 카다피가 1만명의 대량학살을 지시했으며 정부군의 공격으로 무려 2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털어놨다. ●“측근들 대부분 떠나려 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리비아 서북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미스라타에서 아내, 자녀들과 함께 낡은 어선을 타고 몰타로 탈출한 그는 6일 AP, 더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본 것은 지옥이었다.”며 몸서리쳤다. 카다피 측근들의 상황도 처절하다. 1987년 산업장관으로 지명된 뒤 2007년 정권에서 물러난 그는 아직도 정부 인사들과 연락을 하고 있다며 “카다피의 이너서클은 기회만 있으면 그의 곁을 떠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장관들은 물론 가족들도 (정부에 의해) 일부 억류된 상태인 데다, 안전문제 때문에 두려워서도 떠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국을 빠져나오기 전 40일간 미스라타 자택에서 숨어 지낸 샤트완 전 장관은 카다피군이 중화기와 저격수를 동원, 도시와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의 자택도 폭격으로 250군데나 구멍이 뚫렸다. 샤트완 전 장관은 “이 정부는 완전히 미쳤다.”면서 “가장 빠른 해법은 국제사회가 카다피를 체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다피, 오바마에 ‘공습중단’편지 최근 무사 쿠사 외무장관의 망명에 이어 이너서클의 붕괴가 급속화하자 카다피는 이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매달리는 신세가 됐다. 6일 오바마에게 3장짜리 편지를 보낸 카다피는 오바마를 ‘아들’이라 부르며 ‘소규모 개발도상국에 대한 부당한 전쟁’, 즉 나토의 공습을 중단해 달라고 읍소했다. 카다피는 오바마의 내년 재선 승리까지 기원하면서 “당신은 잘못된 행동을 취소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 “이 모든 행위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우리의 아들로 남을 것”이라는 말로 환심 사기에 주력했다. 하지만 미 정부 당국자들은 편지에 새로운 내용은 없다며 미국의 전략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나토의 공습은 카다피가 퇴진하고 리비아를 떠나야 중단할 것”이라면서 “지금 와서 카다피에게 기대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美 前의원 “카다피 퇴진 설득” 이런 가운데 커트 웰든 전 하원의원이 수도 트리폴리를 방문, 카다피를 만나 그가 퇴진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WPIX-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 주요 도시에서의 정부군 퇴각, 리비아 현 총리와 반정부단체가 합작한 과도정부 출범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카다피를 위해서는 아프리카연합(AU) 명예회장직을 제안하고,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에게 대선 출마도 허용할 것이라고 CNN이 전했다. 2004년 리비아를 방문, 핵무기 프로그램의 포기를 이끌었던 그는 이후에도 수차례 리비아를 찾아 카다피는 물론 그의 아들들과도 친분을 유지해 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프로배구] 가빈 3연승 폭격… 삼성화재 “1승만 더”

    [프로배구] 가빈 3연승 폭격… 삼성화재 “1승만 더”

    외국 인 선수 가빈 슈미트(삼성화재)는 거침없었다. 아무도 그를 막지 못했다. 삼성화재가 3승을 연달아 따내고 챔피언이 되기까지 딱 1승만을 남겨놨다.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0~11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을 3-1(22-25 25-22 25-22 25-21)로 꺾었다. 대한항공은 1, 2차전에서 부진했던 김학민을 빼고 신영수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43점을 몰아친 가빈의 철옹성 앞에서 힘없이 무너졌다. 사실 이날 경기는 가빈과 신영수의 승부였다. 두번 내리 진 대한항공에 주어진 숙제는 간단했다. 가빈만 막으면 됐다. 문제는 어떻게 막느냐였다. 1, 2차전에선 김학민이 해법이었다. 김학민의 화력을 살리는 동시에 강한 서브를 넣어 삼성화재의 서브리시브를 흔들자는 작전이었다. 잘 먹혀들지 않았다. 3차전에서 신영철 감독은 전략을 바꿨다. 김학민보다 높이가 좋은 신영수를 투입해 강한 서브보다 블로킹을 살리는 방향이었다. 그 전략이 먹힌 1세트엔 분위기가 좋았다. 신영수는 세트 초반부터 가빈의 오픈공격을 가로막으며 분위기를 갖고 오더니 잇따라 오픈공격을 성공시키며 7-4로 멀찌감치 점수를 벌려놨다. 신영수는 20-20 동점 상황에서 또 가빈의 오픈공격을 가로막는 천금 같은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가빈은 공격성공률이 42.8%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25-22로 대한항공이 먼저 세트를 가져갔다. 그런데 2세트 들어 양상이 바뀌었다. 가빈이 살아났고 신영수는 침묵했다. 1세트 9득점에 그쳤던 가빈은 2세트 들어 17점을 몰아쳤다. 공격성공률도 54.5%로 올라왔다. 신영수의 블로킹도 먹히지 않았다. 2세트에서는 삼성화재가 웃었다. 마치 로봇이 예열을 받아 점점 활발해지는 것처럼 가빈은 세트를 거듭할수록 활기를 띠었다. 공격성공률이 3세트 53%, 4세트 63.6%으로 점점 올라갔다. 알맞은 공이 올라오면 특유의 높은 타점으로 상대 코트를 내리꽂았다. 챔프전답게 양팀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3, 4세트 모두 삼성화재가 먼저 20점대에 안착했다. 삼성화재는 20점대에 선착하면 역전을 잘 허용하지 않는다. 수비가 안정적인 데다 가빈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은 챔프전에서 3연패라는 믿기 힘든 늪에 빠지게 됐다. 삼성화재는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V5’의 영광을 노린다. 대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시론] 사법개혁, 기본원칙에서 해법 찾아야/양삼승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시론] 사법개혁, 기본원칙에서 해법 찾아야/양삼승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지난 4월 1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국회에서 열렸고, 그 자리에 법조 3륜을 대표하는 이들이 나와 ‘6인 소위 합의안’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이 자리에서 종전부터 논의되어 오던 핵심 쟁점에 관해 각자는 종래의 입장과 논거를 되풀이해 타협이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필자는 여기에 다시 몇 가지의 논거를 제시함으로써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해결의 돌파구는 철저하게 기본원칙으로 다시 돌아감으로써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여기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기본 원칙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사법부를 포함한 국가기관의 ‘존재 사유’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둘째는 각 국가기관은 그 나름의 고유한 ‘존재 가치’가 있으므로 이 가치는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조직이나 사회의 잘못된 현상을 바로잡아야 할 경우, 그 대책은 대증요법적 처방이어서는 안 되고, ‘특정 행위’가 아닌 ‘특정 사람’을 표적으로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기본원칙에 따라 사개특위에서 문제가 된 핵심 쟁점들을 살펴보자. 먼저 대법원의 개혁과 관련, 대법관 수를 증원하는 방법은 대법원이 극력 반대하고 있다. 법원은 그 논거로 15인 이상의 대법관으로는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며, 그 대안으로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설치함으로써 대법원의 업무부담을 경감하고 상고인에 대한 사법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처방은 ‘대법원 자신을 위한’ 처방이지 ‘국민을 위한’ 처방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원합의체 판결의 실효를 보장하면서도, 상고심에서의 국민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독일식 대법원 구조를 도입하되 대법원을 2원화하여 대법관과 대법관 아닌 법관을 한 재판부에 함께 두고, 전원합의체에는 대법관만이 참석하게 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양형위원회의 설치 및 기능에 관해서는 국회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법관의 양형 업무 특성, 즉 법관 내지는 사법부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이해해야 한다. 연륜과 지혜를 갖춘 편견 없는 법조인이라면, 법관의 양형이 얼마나 어렵고, 단순화∙획일화할 수 없는 것임을 잘 알 것이다. 양형 획일화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국민 자신이 될 것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더욱이 양형위원회의 위상과 관련, 재판을 받는 한쪽 당사자인 검찰이 이러저러한 의견을 강하게 개진하는 것은 모양상으로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검찰과 관련하여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판사∙검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수사청을 신설하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감정적이고 법치국가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중수부의 여러 행태가 불만족스러웠다면 정면으로 이를 시정해 나가야 할 일이지, 어떤 제도가 ‘특정한 행위’가 아닌 ‘특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만들어진다는 것은 ‘법률 적용의 평등성’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끝으로 전관예우 근절을 위하여 일정 범위에서 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발상 역시 ‘잘못된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범위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성숙한 법치국가에서 취할 태도는 아니다. 더욱이 이는 전형적인 ‘대증요법적인 처방’으로서 그 합헌성과 타당성이 의문시된다. 전관예우의 근절이라는 목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도로서 풀어가야 한다. 변호사로서 10년 이상 경력자를 법관으로 채용하는 법조일원화가 실현되면, 이 문제는 어차피 자연스레 소멸할 운명에 있다. 인재들의 집합체인 법조 3륜의 구성원들, 그리고 국민의 선량인 국회의원들, 우리 모두 국가의 대사를 다룸에 있어 2가지를 유념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각자가 몸담은 ‘기관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고, 둘째는 서두르지 말고 ‘뜻을 세워 이를 이루는 데는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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