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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대 컸던 근로시간 단축 입법 포기 유감

    정부가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 등을 명분으로 추진했던 근로시간 단축 입법을 사실상 철회했다고 한다. 지난 22일 관계부처 회의에서 현 정부 임기 중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 주당 40시간의 법정근로시간에 12시간 한도로 허용하고 있는 연장근로에 휴일근무를 포함시킴으로써 근로시간을 강제적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고용 부담을 이유로, 노동계는 임금 손실을 이유로 반대함에 따라 정부가 결국 두 손을 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 1월 2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기업의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좋은 일자리를 나누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라.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삶의 질도 향상되고, 일자리가 늘 뿐 아니라 소비도 촉진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선순환이 될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에 불을 지폈다. 사실 우리나라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연간 2111시간(임금근로자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칠레 다음으로 길다. OECD 평균(1749시간)보다 25%가량 많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초과근로를 할 정도로 장시간 근로가 일상화되어 있다.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초과근로 등으로 시간이 없어 규칙적인 운동을 못할 정도다. 연간 근로시간을 OECD 평균만큼 줄인다면 4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더 생겨난다. 하지만 근로자와 사용자의 생각은 다르다. 제조업 기준으로 초과근로나 연차휴가 수당이 근로자 임금총액의 11.8%를 차지할 정도로 장시간 근로는 임금 보전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고용 부담보다 초과근로를 선호한다. 고용시장이 경직된 탓이다. 돈 문제에 대한 해법 없이 노사 양측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민주통합당도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일자리 창출 이전에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라도 근로자들을 일의 노예상태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시간을 갖고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 ‘유로본드’ 도입 OECD·IMF도 지지

    유로존 재정위기 해법으로 유로본드(유럽 공동채권)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이를 반대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치솟는 국가 채무, 취약한 은행 시스템, 과도한 긴축재정과 저성장의 악순환을 깨려면 유로본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본드를 조만간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유로본드 도입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유럽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재정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라가르드 총재가 유로본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도입을 지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등도 유로본드를 지지했다. ●그리스 등 재정위기국 저리로 자금조달 유로본드는 유로존 17개국이 연대 보증을 서서 함께 발행하는 공동 채권이다. 신용도가 제각각인 유로존 국가들이 함께 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에 그리스 등 신용도가 낮은 나라는 자국 신용을 사용할 때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반면 독일 같은 우량 국가는 금리가 올라가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 유로본드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때부터 프랑스가 줄곧 주장해 온 유럽 위기 해법 중 하나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로본드 발행이 재정 위기국인 남유럽 경제의 구조적 개혁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의 뜻에 따라 한발 물러섰지만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이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주말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 직후 유로본드 도입을 EU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제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상회의에 앞서 21일 의견조율차 만난 독일과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로본드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정상회의에서 (유로본드를 포함한) 모든 의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한 반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로본드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獨 등 우량국은 금리올라 재정부담 이런 가운데 EU는 유로본드 도입과 관련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자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EU의 올리 렌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22일 유럽의회에서 “유로본드 발행에 앞서 재정 규제 강화에 합의해야 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메르켈 총리가 주장해 온 ‘선(先)재정규제 강화-후(後)유로채권 도입 논의’와 유사한 구상이란 점에서, 합의 도출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한편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비공식 정상회의에선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 위기국 채권 무제한 매입 문제와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자금 조달 등에 관한 사안들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처님 가르침 담은 율장 중심으로 종헌·종법 바꿔야”

    “부처님 가르침 담은 율장 중심으로 종헌·종법 바꿔야”

    한국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했다. 동영상 공개로 불거진 승려 도박 사태가 보기 민망할 만큼의 혼탁한 상황으로 번졌다. 집행부 고위층 승려의 비위와 관련한 공방과 그를 둘러싼 배후설까지 분분하다. 통합종단 50년을 맞는 한국불교 장자 종단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서울신문은 22일 사태의 본질과 해법을 묻는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김성호 선임기자의 사회로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에는 법현 태고종 열린선원 원장과 이상근 전 조계종 중앙신도회 사무총장,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참석했다. 사회 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사회 조계종이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다. 사태의 본질을 먼저 짚자. 법현 스님(이하 법현) 근본적인 문제는 누군가가 어긋난 일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저질러진 일이라면 주체가 먼저 어긋났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그 다음에 참회나 사과를 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상근 전 총장(이하 이) 불교계엔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일들이 왜 생기는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원인을 짚어야 한다. 일회성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사건이다. 해결책도 그런 면에서 찾아야 한다. 정웅기 위원장(이하 정) 수면 아래 있던 스님·수행자들의 생활문화, 출가정신에 어긋나는 향락적인 생활문화가 드러난 것이다. 소수라 치부한다 해도, 이 문제를 제대로 다뤄 오지 못한 책임이 크다. 승가의 생활문화 자체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라는 사회적 압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 조계종이 종단분규로 수차례 홍역을 치렀지만 이번 사태는 본질이 다를 텐데. 법현 출가 수행자, 재가자 할 것 없이 부처님 제자라면 그분의 생각과 말씀을 닮아가는 데 많은 시간을, 거의 모든 시간을 바쳐야 하지만 그게 부족하다. 우리 승단은 소유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 바로 그것이 깨달음을 얻지 못한 사람들의 오염원이고, 실제로 그것에 너무 가까이 있다. 이 교계에서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분들, 조계종 주요 소유물을 담당하거나 집행부 소임자는 불가피하게, 혹은 스스로 그런 분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횡단보도에서 꼭 신호며 규칙을 지키는 스님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스님이 있듯이 기존 사회문화에 대한 준비나 이해, 의식이 부족한 탓이 있다. 정 대개가 그렇다면 종단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불교계로선 좀 억울한 부분이 있긴 하다. 그렇다고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출가자들에게 기대하는 일반의 윤리적 수준은 굉장히 높지만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철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사회 종단 안팎에 계율 자체를 문제 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종단에 새로 설치된 승가공동체 쇄신위가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법현 계율 경전 따로, 생활 따로인 풍토가 문제다. 계율은 조직이 잘 돌아가고 구성원들이 평화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등 구성원들의 공동규범인 육화가 살아있는 공동체로 바로 세워야 한다. 쇄신위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종단에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각종 위원회가 생겼다. 재가신도의 참여 없는 쇄신위며 위원회라면 일반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런 식의 상황에 맞춰 만드는 위원회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 사회 쇄신위는 원로회의가 지시해 구성된 종단 기구인데 재가불자도 포함시켜야 하나. 이 우리 불교계의 수행문화가 왜곡된 경향이 짙다. 재가자도 승가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인 만큼 당연히 참여시켜야 한다. 변화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 집행부 등 기존 권력 위주의 해결은 문제가 있다. 정 우리 승가에도 소비문화가 깊숙이 들어 와 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려고 해도 그럴 조건을 넘어선 것이다. 부처님 당시 승가회에도 문제는 있었다. 불교의 문제는 불교다운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1990년대 조계종 종단 분규와 달리 이번 사태는 정신이 썩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사회 종책모임이나 이해집단에 대한 수술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법현 거미들은 매달려야 할 거미줄과 붙지 말아야 할 거미줄을 분별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계율에 묶인 이는 거미와 같은 존재라고 본다. 불편한 게 아니라 다 알기에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지향점에 따라 계파가 나눠짐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나와 조직을 키우려 드는 것, 그 자체가 고통의 원인임을 깨달아야 한다. 정 총무원과 종단기구 중심의 해결엔 의문이 많다. 계파도 그중 하나다. 혁명정부 같은 걸 만들어야 하는데 사회의 입법, 행정, 사법 기능을 그대로 쓴다. 원래 불교는 문제가 생기면 공화제로 해결했다. 대중과 당사자가 모여 책임을 추궁하고, 설명하고, 참회하고, 벌 주고, 내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버리고 현대적 대의제를 이식하는 바람에 대중들이 소외되고 있다. 법현 종헌, 종법을 율장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율장보다 종헌, 종법이 더 우선하는, 그야말로 근본이 바뀐 전도망상이다. 전체 공의를 통해 확정된 것은 종헌, 종법으로 만들고 일단 받아들여지면 지키는 게 중요하다. 이 권력 지향이 사유화와 협잡을 낳는다. 지난해 말 한 토론회에서 조계종 이름을 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종파도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문제에 대한 성찰 없이, 과거 방식대로 한다면 오해와 반목만 계속될 것이다. 정 부처님의 삶을 살고 그렇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게 종단이고 제도여야 한다. 진정 공동체 문화며 규칙 제도가 있는지, 있다면 왜 안 되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이번 사태만 해도 지나치게 외부의 언론보도나 압력에 따라 정신없이 몰아치는 측면이 많다. 사회 도박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일반인들이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 많다. 그럴 바에야 종단이 스스로 나서서 풀고 해명하는 게 좋지 않을까. 정 맞다. 대중 앞에서 털어놓고, 참회하고, 벌을 받고 그래야 한다. 한마디로 공동체의 수준이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채 폭로하고 어쩌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신도회 조사에 따르면 2002년 불교 종파 150여개 중 조계종이 열 몇개였는데 지금은 서른개가 넘는다. 조계종으로 출가했다 뭔가 안 맞으면 따로 종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으로선 리더십의 위기다. 사회 사찰 운영과 집행의 재가자 참여에 대한 주장이 분출하고 있는데. 법현 공동체 내부의 결론이 제일 중요하다. 우선 승가공동체 안에서 해결해야 하고 둘째는 율장 중심, 세 번째는 불교 안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이 확실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출가 수행자는 자유롭고 기쁨이 있어야 한다. 정 승속의 구분이 없다는 말이 범람한다. 재가자들은 속가에 있으니 대충 살고 스님들에게는 그러면 안 된다는 식은 곤란하다. 서로 울타리를 칠 게 아니라 먼저 열어 놓고 함께 가야 한다. 법현 불자이면서도 (계율을) 안 지키는 것과, 아주 좋아하지만 지킬 수 없어 불자가 못된 사람 중 누가 더 솔직할까. 계율에 대해서도 수행에 대해서도 온전하게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 대부분의 사찰엔 사찰운영위가 구성돼 있다. 제도적으론 대소사에 다 관여하고 집행까지 할 수 있지만 실제론 유명무실하다. 사부대중이 모두 참여하는 실질적 공동체 운영이 있어야 한다. 일이 터질 때마다 신도가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지나면 그뿐이다. 사회 재가신도 참여 자체가 봉쇄됐다면 사찰 투명화라는 것도 의미가 없을 텐데. 이 출가자는 줄어드는데 사찰은 늘고 있다. 총무원을 운영지원기관으로 바꾸고 행사 대행기관처럼 운영되는 포교원을 재가·승려 교육 전문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앙종회의 신도 참여도 마찬가지다. 신도들도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 지금부터라도 신도 교육과 훈련이 있어야 한다. 법현 천주교 의식과 신자들의 종교활동을 혁명적으로 바꾼 제2차 바티칸공의회 결정이 나오기까지 수년간 전 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총무원이나 그런 것은 그냥 지원부서일 뿐이다.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하는 것이 율장의 정신이다. 정 욕망과 분노를 내려놓고 공심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흐름이 필요하다. 개인과 구조의 문제를 같이 봐야 한다. 책임 미루기로는 곤란하다. 승단 전체의 삶의 문제를 바꿔야 한다. 비구끼리 안 나누고 비구니에게도 안 나누는데, 사부대중과 나눌 수 있을까. 법현 거듭 말하지만 율장, 수행을 통해 누리는 기쁨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부처 생전에도 각각 다른 주장과 수행을 둘러싼 파벌이 있었지만 부처님은 다 인정했다. 크게 보면 불법의 큰 바다 안에 있다는 것이다. 율장 중심의 해결방식이 지나치게 어렵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안 되니까 말지.’가 아니라 할 수 있으니까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정리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옴부즈맨 제도가 활성화되려면…/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옴부즈맨 칼럼] 옴부즈맨 제도가 활성화되려면…/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서울신문은 ‘옴부즈맨 칼럼’을 운영해 오고 있다. 각 신문이 한때 유행처럼 유사 칼럼난을 마련했다가 슬며시 없앤 것과 달리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스스로 밝히는 것처럼 “비판자의 시각에서 서울신문을 분석·평가하고 좋은 신문을 만들고자” 십분 활용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의견 개진의 멍석은 깔아놓았지만, 효과 측면에선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옴부즈맨(ombudsman)의 사전적 정의부터 살펴보자. 옴부즈맨은 스웨덴어로 ‘대리자·후견인·대표자’를 뜻하고,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민정관(民情官)·호민관(護民官)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옴부즈맨 제도는 행정부에선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한 일종의 행정 감찰관제도였다. 행정기관에 의해 침해받는 각종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삼자의 입장에서 신속·공정하게 조사·처리해 주는 보충적 국민권리 구제제도라고 할 수 있다. 언론에서는 독자와 시청자의 불평불만을 조사하고 오보 여부를 밝혀내는 것으로 운영된다. 거슬러 올라가 올 상반기에 옴부즈맨 칼럼에서 지적되었던 몇 가지 주요 제안에 대해 살펴보자. ‘생활 이슈를 찾아내는 눈’(5월 16일 자)에선 “일반인의 처지에서 신문의 효용성은 거창한 정책 비판이나 복잡한 이슈 탐사와 같이 부담이 느껴지는 ‘감시’나 ‘고발’보다는 내 생활 속 문제들을 다시 한번 살펴봐 주고 해법을 찾아 주는 생활형 기사들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라며 생활형 옴부즈맨 스타일 기사의 확대 바람을 표한 바 있다. ‘중국과 관련한 다양한 시각의 필요성’(5월 9일 자)에선 ‘뉴스프레임 효과’는 사건의 특정 측면을 강조하거나 배제함으로써 재현되는 현실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고 호의적으로 보이거나 비호의적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 후, 중국 관련 기사의 편향적 시각 탈피를 주문하고 있다. ‘언론사 파업을 바라보는 신문의 시선’(3월 28일 자)에선 “신문은 방송언론의 파업사태에 대해 심층적인 보도로 파업의 의미를 제대로 알릴 것”을 주문하고,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무슨 이유로 파업하고 있으며, 이들이 방송스튜디오가 아닌 거리에서 마이크가 아닌 깃발을 들고 무엇을 부르짖고 있는지 신문이 바라보는 시각을 표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좋은 제안과 날카로운 지적이다. 이처럼 ‘넘치는 제안’들이 얼마나 지면에 반영됐는지 궁금하다. 이런 지적이 있은 후에 생활기사가 지면에서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 같지 않다. 사상초유의 장기파업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방송사 파업 원인과 영향에 대한 심층기사를 보지 못했다. 또한, 중국의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에 대한 ‘좀 더 다양한’ 시각의 분석과 조망 기사가 더 늘어나지도 않았다. 신문사 외부 필진인 옴부즈맨들의 ‘이상주의적 시각’을 참작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제안과 바람’에 대한 견해, 지면에 반영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한 피드백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조직 커뮤니케이션에서 필요한 것은 소통의 멍석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피드백이다. 의견 개진만 있고, 반응과 변화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의욕과 참여도는 떨어진다. 메아리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올해 나온 이야기와 작년에 나온 이야기의 중복건수는 혁신지수와 반비례한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작년 제안건수가 재탕 삼탕된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는 없이 오로지 ‘NATO’(No Action Talk Only)만 되풀이된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옴부즈맨 칼럼의 제안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한번 검증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리라 생각된다. 옴부즈맨 칼럼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려면 적어도 분기 내지는 6개월 단위로라도 본란에서 지적된 여러 가지 사안을 정리하고, 지면 반영 의지와 변화를 알려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그 이유를 지면에 밝히는 것도 방법이다. 변화가 어려운 것은 아이디어나 제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행력이 부족해서다.
  • ‘카카오톡’ 과부하 해소 언제쯤?

    ‘카카오톡’ 과부하 해소 언제쯤?

    ‘카카오톡, 주말의 저주?’ 4600만여명이 사용하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지난 20일 오전 한때 또 불통됐다. 이번에는 인터넷 회선 장애가 원인이었다. 지난달 28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문제로 4시간이나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한달도 안돼 또 서비스 장애가 일어난 것이다. 특히 이용자가 몰리는 주말에 서비스가 중단되는 바람에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1일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20일의 장애는 인터넷 회선이 지나는 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현장 관계자의 실수로 인터넷 회선이 끊기는 바람에 발생됐다. 카카오는 두 군데 인터넷 회선 업체를 쓰고 있는데 그중 한 군데 회선에서 문제가 일어난 것이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인터넷 회선 장애로 오전 9시 50분부터 10시까지 10여분 서비스가 중단됐으나 곧바로 복구했다.”면서 “이번 장애는 지난달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문제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버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화내용 삭제 등의 불편은 서비스 개시 후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카카오 측의 설명과 달리 이용자들은 장시간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인터넷 게시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카카오톡 불통을 호소하는 불만이 폭주했다. 사용자들은 “전 국민적으로 쓰는 애플리케이션인데 관리가 허술하다는 게 안타깝다. 에러가 너무 빈번하다.” “미국인데 몇 시간째 카톡이 안 되고 있다. 빨리 고쳐달라.” 등 불편을 호소했다. 카카오톡은 지난달과 달리 따로 공지사항을 게시하지도 않았다. 카카오가 이용하는 인터넷 회선망 연동 서비스 업체인 킹스 관계자는 “공사 중 부주의로 인터넷 회선이 단절됐었다.”면서 “회선은 곧바로 복구됐지만 이용자들은 장시간 불편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장애는 카카오톡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 운영상의 문제로, 지역에 따라 서비스 복구가 지연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은 지난해 12월에 2시간 동안 메시지 송수신에 장애가 발생했고 올 1월에도 먹통이 된 적이 있다. 이처럼 서비스 장애가 반복되면서 사용자들 사이에서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사용자 급증 및 트래픽 과부하를 해소할 인프라 구축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어 당장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카카오 측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데이터센터 분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강기갑 “이석기, 고난과 역경 거친점 나와 닮아…당원비대위, 정면도전땐 용납 안할 것”

    강기갑 “이석기, 고난과 역경 거친점 나와 닮아…당원비대위, 정면도전땐 용납 안할 것”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 문제와 관련, “아픈 손가락을 제때 잘라 내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 많은 곳을 잘라 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단은 본인보다 국민인 의사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30일 이전까지 최대한 설득하되 끝내 거부하면 출당 수순을 밟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20일 국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 비대위가 정한 비례대표 사퇴 시한(21일 오전 10시)이 지났다고 곧바로 이·김 당선자 출당 조치에 착수하기보다는 신·구 당권파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석기 당선자에 대해서는 “고난과 역경을 거친 점은 나와 서로 닮은 데가 많았지만 이번 사건을 판단하는 데는 간극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이 당선자와는 지난 18일 처음 만났다고 했다. →18일 이석기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와의 독대에선 어떤 얘기들이 오갔나. -이 당선자는 보수언론들이 이번 사건과 무관한 색깔론과 반공 이데올리기를 끄집어내 자신을 비롯한 당선자 몇몇을 조명하면서 문제를 통합진보당으로 확대해 대선에서의 야권연대를 파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물러서면 줄줄이 표적이 될 것이고, 결국은 통합진보당 전체가 표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원 욕심이 나서 사퇴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정도의 얘기가 있었다. →이석기 당선자를 처음 안 것은 언제인가. -통합 이전에는 몰랐다. 이석기라는 분이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다고 할 때도 그저 ‘내가 모르는 분이 나섰구나.’ 했지 이름도, 얼굴도 몰랐다.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것은 18일이 처음이었다.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역경과 고난을 많이 겪었고 부당한 탄압에 맞서는 데 강직함을 지녔다. 서로 닮은 데가 많다고 느꼈는데 이번 사건을 이해하고 평가하고 판단하고 해법을 찾는 데는 간극이 상당하더라. →사퇴 시한인 21일 이후 어떤 조치를 취할 건가. -어제(19일) 비대위 워크숍을 했는데 출당은 가혹하다. 선거를 부실 관리한 것은 당인데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당이 10억원의 빚을 졌으면 대표들이 5억원을 갚고 나머지 5억원은 관련된 사람들이 보증을 설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깔끔하게 일치되지 않았다. 21일 결과를 갖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구당권파와 결별해야 당 쇄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들의 정서가 그렇다고 해서 다 따를 수는 없다. (구)당권파 쪽에서는 진상조사가 잘못돼 마녀사냥당하듯 매장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지 않나. 혁신이라는 명분을 갖고 그런 희생을 시킬 수는 없다. 자기 신체를 잘라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성찰하고 반성하는 과정에서 문제라고 드러났던 것들만 바꿔 나가는 것이 쇄신이다. 물론 아픈 손가락을 적기에 잘라 내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 많은 곳을 잘라 내야 할 수도 있다. 진단은 본인보다 의사가 하는 것이다. 의사는 국민이다. →출당 이외의 다른 해법이 있을 수 있나. -양측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절충안이 나오면 된다. 어떤 방식으로 이견이 있는 부분을 설득해 중앙위 결정을 이행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하지만 당원 총투표는 지역 당원을 줄 세우고 편을 가르고 당원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기 때문에 받기 어렵다. 일부 언론에서 제명을 거론하는데, 우리 당에선 출당이 곧 제명이다. →청년비례대표 김재연 당선자는 억울함을 주장하는데. -청년비례대표 경선도 문제가 된 업체 시스템으로 한 것이다. 투표하는 과정에 똑같이 투표 시스템이 고장을 일으켜 소스코드를 열고 들어갔다. 김 당선자가 원한다면 비대위에서 억울함을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 당선자는 사퇴시키고 김 당선자를 살릴 수도 있나. -당선자 사퇴는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에서 주문한 사안이기 때문에 비대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오늘 구당권파가 ‘당원비대위’를 발족시켰다. -억울하다는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 혁신비대위에 반영하려 하는 게 아니라 정면 도전하려 한다면 반당 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 이현정·이범수기자 hjlee@seoul.co.kr
  • [커버스토리-스마트폰의 노예들] 중독 탈출 이렇게

    스마트폰 중독의 핵심 원인은 높은 접근성이다. 데스크톱, 노트북보다 작은 화면에 속도는 느리지만 조작이 쉽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어기준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장은 “온라인 게임이 일반 게임보다 중독성이 강한 이유는 여러 사람과 함께 한다는 점 때문인데, 스마트폰 메신저가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의 빠른 자극도 중독의 한 요인이다. 스마트폰이 주는 즉각적인 반작용에 둔감해지면서 더 빠른 자극을 바라다 점차 중독된다는 것이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이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원활하게 해주고 즐거움, 행복을 안겨주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금단증상이 빚어져 일상 생활에 장애를 안겨준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법은 간단찮다. 윤대현 교수는 아날로그적인 생각과 행동을 제안했다. 친구와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고, 책을 읽고,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느리게 걸어 보는 등 느린 자극에 내성을 갖도록 노력함으로써 스마트폰 중독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윤 교수는 “난해한 예술 작품 감상을 재미없게 여기는 것은 자극이 빠르지 않기 때문인데 시간을 두고 학습한 뒤 다시 보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삶 속 감성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면서 “재미있다, 재미없다. 빠르다, 느리다 등 빠른 자극과 즉각적인 반응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느린 자극을 통한 감성의 균형이 특효약”이라고 말했다. 필요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거나, 시간을 정해두고 스마트폰과 떨어져 생활하는 훈련도 한 방법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조수영(24·여)씨도 지난 5일 일반 휴대전화(피처폰)를 샀다. 조씨는 “스마트폰을 동생에게 주고 일반 휴대전화를 쓰니 확실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스마트폰을 버리라.”는 것이다. 중독이 의심될 경우, 상담을 받아볼 필요도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www.iapc.or.kr)는 홈페이지와 콜센터(1599-0075)를 통해 연중무휴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상담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도시 빈민층의 삶 담은 ‘사당동 더하기 25’ 펴낸 사회학자 조은

    [저자와 차 한잔] 도시 빈민층의 삶 담은 ‘사당동 더하기 25’ 펴낸 사회학자 조은

    인터뷰를 끝내고 헤어지기 전, 질문만 받던 학자가 기자에게 물었다. “왜 이 책을 골랐어요.” “일단 시간적 공(功)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 책이고, 가난의 대물림이 해소됐을까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궁금해할까요.” 다시 물었는데, 대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말을 이었다. “사실 인기를 끌 만한 요소는 없잖아요.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가난이란 것을 다른 나라 이야기로 보니까요.” 학자가 궁금했던 것은 자신의 책이 인기가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비루한 삶 이야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하는 의문이었고, 이것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학자의 바람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사회학은 현장이다’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강의를 하고 동국대를 정년퇴임한 조은(66) 교수에게 ‘사당동 더하기 25’(또하나의문화 펴냄)는 사회학자로서 그의 삶을 관통하는 분신이나 다름없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한 찻집에서 만난 조 교수는 이 책의 시작에 대해 “한번 따라가 보자는 궁금증이었다.”고 설명했다. 때는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국대 사회학과 3년차 교수였던 그와 인류학자, 남녀 대학원생 등 4명이 철거를 앞둔 불량 주거지역을 찾았다. 철거·재개발이 지역 주민에 미친 영향 연구를 위해서였다. 미국에서 돌아온 지 3년밖에 안 된 그는 서울 사당동 철거 재개발 예정지에서 적잖이 당황했다. 지저분하고 칙칙한 ‘미국 슬럼’을 떠올렸는데, 좁고 가파른 골목에 화분이 놓여 있고 땅 한 뼘이라도 있으면 채소가 심어져 있었다. 골목에서 장난치고 노는 아이들에게서는 생동감이 넘쳤고, 주민들 옷차림은 깨끗했다. “당황했던 순간은 이후에도 수도 없이 많았다.”는 조 교수는 “한나절 현장연구를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마치 두 세계를 경험하는 듯했다.”고 떠올렸다. 길가에 있는 문을 열면 바로 부엌이고, 두세 평짜리 방 한 칸에 서너 명 이상 살았다. 밀착연구를 하러 방을 얻어 혼자 살던 조교는 졸지에 ‘부자’ 소리를 들었다. ‘교수 티’ 나지 않게 입는다는 게 스키점퍼를 꺼내 입어 민망했고, 함께 조사 다니던 남녀 조교는 ‘부부 위장 간첩’으로 신고당하기도 했다. 이런 이질감을 극복하면서 현장연구를 했다. 아들과 손자 세 명까지 3대가 함께 살던 금선(1922~2007) 할머니 가족을 비롯해 22가구가 대상이었다. 집을 만들고 얻는 방법, 전기를 끌어쓰는 방식이나 친밀감 형성 과정 등을 생생하게 바라봤다. 2년 6개월간 연구를 끝내고 보고서를 인쇄소에 넘긴 날, 이 지역은 ‘재개발 철거반의 주민 폭행’으로 일부 신문에 보도됐다. 과연 이런 식으로 재개발이 되고 주거가 안정되면 빈곤이 해소될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1991년 상계동 임대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금선 할머니 가족을 따라가기로 했다. 그게 25년이 됐다. 그 사이 서울 사당동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급변했다. 재개발을 하면서 1990년에는 10평짜리 집이 1억원을 호가하고, 2·4호선 환승역이 생기고 경기도 수원·과천과 서울을 잇는 교통 요지가 됐다. 금선 할머니 가족의 형편은 나아졌을까. “빈곤의 재생산은 정말 지독한 악순환”이라는 그는 “그들이 옮겨간 곳이 다시 불량 주거지로 낙인찍히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가난한 사람은 다른 종족, 다른 부족이라는 생각은 더 짙어졌고, 최근에는 중산층까지 무너지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금선 할머니네는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을 겪었다. 아들 수일씨는 다문화가정이라는 단어가 없을 때에 옌볜 여성을 만나 결혼했고, 이혼당했다. 큰 손자 영주씨는 필리핀 여성과 결혼했고, 건설 노동일을 하고 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손녀 은주씨는 아이 셋을 낳았고 재봉일로 벌이를 한다. 막내 덕주씨는 그나마 잘 풀려 임대 아파트 근처에서 작은 헬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고 학력자가 일제 강점기에 고녀(고등 여학교)를 나온 금선 할머니일 정도로 학력, 직업 등 계층 이동을 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문제는 이것이 금선 할머니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할머니의 임대 아파트 이웃도 관찰을 했는데 비슷한 상황을 보였다.”는 그는 “빈곤의 재생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을 했는데, 이를 풀어낼 해법은 아직 찾지 못했다.”면서 안타까움을 비쳤다. 사당동을 중심으로 한 도시 빈민층의 삶과 공간을 세세하게 기록한 이 책에서, 그는 다른 의미를 찾는다. “오늘 도시 어딘가에서 누군가 겪고 있을 가난의 현실을 알 수 있도록, 관심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큰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아보지 않게 되면 그때는 정말 어떤 해법도 찾을 수 없게 되거든요.” 가능하다면 계속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 ‘사당동 더하기 33’을 내고 싶다는 게 조 교수의 바람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이 ‘사당동 더하기 22’(2009)이기 때문이란다. 더 나아진 이들의 삶을 확인하고 싶은 희망이기도 하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문학·철학에 종말이 온다고? 읽고 쓸게 얼마나 많은데 감히!

    문학·철학에 종말이 온다고? 읽고 쓸게 얼마나 많은데 감히!

    사심 듬뿍 담아 감히 평하자면, ‘권력이란 무엇인가’, ‘피로사회’(문학과지성사 펴냄)를 잇달아 내놓은 재독철학자 한병철과 함께 올 상반기 철학 교양서 저자 가운데 최고의 뉴 페이스로 꼽을 수 있겠다.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송태욱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을 내놓은 사사키 아타루다. 한병철과 저자의 가장 큰 공통점은 스타일이다. 본인이 정말 꼭꼭 씹어 소화해 낸 것만 내놓는다. 자신만의 독해법을 드러내 보일 뿐 그걸 번드르르한 인용으로 애써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 “모든 것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비평가나 “하나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 따위는 정보통이 되겠다는 헛된 욕망이라고 비판한다. 라캉의 말을 빌려 그것은 “향락 가운데 가장 비참한 팔루스(남근)적 향락”, 그러니까 홀로 우뚝 서겠다는 허세라는 것이다. 한병철은 똑같은 내용을 “(잡다한) 정보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이론을 내놓겠다.”는 말로 표현했다. 그래서 두 저자의 문장은 대단히 쉽다. 어려운 단어에다 말장난까지 섞어 두세번 꼬아 놓는 바람에 몇번을 봐도 헷갈리게 써 놓은 게 아니라, 누구나 알 만한 쉬운 단어로 문장을 구성했는데 읽는 사람은 오히려 멈칫멈칫 두세번 곱씹게 만든다. ‘아포리즘’이라는 표현에 딱 맞아떨어진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침이 꿀떡꿀떡 넘어갈 법하다. 저자가 이론을 제시하고 싶은 대상은 문학이다. 문학(Literature)을 넘어 문학(Literacy)이다. 시와 소설 같은 개별 문학작품을 넘어 종교, 철학, 역사에까지 확장된, 총체적으로 세상을 읽고 쓰는 행위로서의 문학이다. 모든 것을 텍스트화한다는 점에서, 그래서 모든 문제를 문학화한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던의 냄새가 짙게 배어난다. 사무엘 베케트·폴 발레리·버지니아 울프 같은 문학가들, 니체·라캉·푸코·들뢰즈 같은 철학자들이 수시로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포스트모던의 이름으로 모던의 종언을 얘기하는 모든 종말론에 대한 투쟁’이다. ‘호모 사케르’라는 개념으로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을 잘근잘근 씹는 대목이나 현대 프랑스 철학이 종말론적으로 이해되는 상황에 대해 어느 데마고그가 그런 헛소리를 퍼트렸느냐는 대목에서 웃음이 난다. 일본인인 저자가 이런 얘기를 하니까 퍼뜩 ‘근대 문학의 종언’을 말한 가라타니 고진, ‘역사의 종언’을 말한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떠오른다. 저자는 “프랑스어로 된 책을 멋대로 읽고, 멋대로 쓰고, 멋대로 여기저기 가져가고” 했을 뿐 “그 사람들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뚝 잡아뗀다. 그럼에도 “문학이 끝났다, 예술이 끝났다고 소동을 벌이는 사람”들에 대해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명백히 말해 둔다. 한 술 더 떠 “철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철학과를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문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문학에 종사하는 걸 그만두었으면 좋겠다.”고까지 한다. 무슨 근거로 문학, 종교, 철학, 역사의 종말을 부인하는가. 좁게는 문학작품, 넓게는 이 온 우주를 다 포괄하는 텍스트를 읽고, 다시 읽고, 제대로 읽어버린 이상 쓰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까 쓰고, 고쳐 써야 하니까, 그래서 읽고 쓰는 과정 자체가 늘 혁명일 수밖에 없으니까 종말 따윈 있을 수 없다는 게 저자의 대답이다. 얼마나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고 할 것들이 많은데 감히 문학의, 종교의, 철학의, 역사의 종언을 말하느냐는 되물음이다. 해서 책 제목은 종말론을 떠벌림으로써 은근슬쩍 자신을 구세주로 포장하는 이들에게 혹해서 구원의 기도를 올리려는 그 손을 잘라야 한다는, 저자의 단호한 외침이다. 저자는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고쳐 쓰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증명하기 위해 역사를 되돌아본다. 영국·프랑스·미국·러시아 4개 혁명 이전 혁명의 원형질이랄 수 있는 16세기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그리고 12세기 중세해석자혁명을 다룬다. 오늘날 루터에 대한 평가는 조금 각박해졌다. 라스카사스나 후스 같은 다른 개혁가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저자는 문헌을 읽을수록 오히려 루터의 위대함에 반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직접 읽는 게 좋겠다. 다만, 저자의 강조점은 루터가 성서를 직접 읽어 봤고, 읽은 이상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쓴 이상 행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에 꽂혀 있다.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12세기 중세해석자혁명이다. 저자는 서구의 ‘근대’라는 것이 이때 발생했다고 본다. 아날학파의 ‘장기 16세기’라는 표현에 빗대자면 ‘초장기 12세기’라 부를 만한 것인데, 물적토대라기보다 일종의 사상,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저자가 12세기에 주목하는 까닭은 교회법 정비다. 교회법은 오늘날 민법으로, 교황권은 주권(Sovereignty)으로, 공의회는 의회 개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중세란 근대 계몽의 빛이 들이치기 이전의 암흑동굴이었다는 이분법을 완전히 깨부순다. 어쨌든 여기서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우연히 발견한 로마법대전을 읽었고, 다시 읽었고, 읽은 이상 쓰지 않을 도리가 없어 교회법을 새로 쓰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하디자 부부 얘기도 흥미롭게 읽힌다. 이들이 천사를 통해 받은 신의 첫 계시는, 이쯤이면 짐작하다시피 “읽으라.”였다. 읽는다는 것은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개념의 이해란 생각을 임신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가장 반여성적이라고 비판받는 이슬람교가 실은 가장 여성적이었다고 논증한다. 이렇게 보면 복음주의 기독교건 이슬람교건, 종말론적 철학이건, 그 모든 원리주의의 문제점은 열렬히 믿어서가 아니라 읽지 않아서다. 읽지 않아서, 읽더라도 제대로 읽지 않아서, 정직하게 읽어낼 용기가 없어서 생긴 일이다. 겉으로는 가장 선명하고 도덕적이고 용맹해 보이지만, 속은 가장 비겁하고 나약하기 이를 데 없다는 얘기다. 저자는 2008년 ‘전장과 영원’이라는 책으로 일본 출판계를 뒤흔들었다. 깊은 사유와 독특한 문체가 눈길을 끌면서 온갖 대중강연, 토론 자리에 불려다녔는데 이때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 “당신은 홀연히 나타났는데 지금까지 어디서 뭘하고 있었느냐.”였다고 한다. 그 뒤 각종 출판 제의를 거절하다 출판사 편집진들과 대화한 내용을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실제 책도 5일밤 독자들과 나누는 대화체로 꾸며져 있다. 이 책 역시 지난해 일본에서 인문서 최대 화제작이었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저자는 논의가 조금만 더 깊어지려면 “이 부분은 이미 ‘전장과 영원’에서 논했기 때문에 여기서 더 이상 깊이 들어가지 않겠다.”는 언급을 반복한다. 아무래도 ‘전장과 영원’ 번역이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그 책이 600쪽에 이른다는 사실. 번역자는 의욕을 보이지만, 출판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낙관은 이르다. 참고로 번역자는 이 책의 저자가 안 그런 척하면서 때려대는 가라타니 고진을 한국에 많이 소개해 온 번역자다. 묘한 인연이다. 1만 35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재정위기 해법 시민께 여쭙니다”

    무리한 경전철 사업 추진으로 재정위기에 처한 경기 용인시가 6월 제안 강조의 달을 맞아 시민과 공무원의 창의적인 의견과 아이디어를 시정 운영에 반영하기 위해 공모 사업을 전개한다고 17일 밝혔다. ‘함께하는 행복한 용인’을 주제로, 예산절감을 위한 참신하고 실용적인 제안을 공모받을 예정이다. 참여 대상은 용인시민과 시 소속 공무원으로 다음 달 1~30일 접수한다. 공모 주제는 자주재원 확충을 위한 경영수익 사업과 예산 절감 및 행정 능률 향상을 위한 시정 전반의 정책 등이다. 일반적으로 공지됐거나 이미 시행된 정책, 실제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정책 등은 제외된다. 시민은 시 홈페이지(www.yongin.go.kr)나 우편 접수를 통해, 공무원은 행정포털 내 제안제도 게시판을 이용해 접수시키면 된다. 수상자에게는 1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부상금을 지급한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G8정상 머리 맞대면 ‘유로존 해법’ 나올까

    ‘8명의 주요국 정상이 그리스발(發) 위기 탈출 해법을 찾아낼까.’  프랑스, 그리스 등 유럽의 정치 지형이 요동치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다시 경제위기의 암운이 드리운 가운데 주요 8개국(G8) 정상이 미국 캠프데이비드(대통령 별장)에 모인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로존 회원국은 물론 미국 등 글로벌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핵심국 수장까지 모여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머리를 맞댄다. 공공부채 감축을 위한 ‘긴축 정책’과 경기부양을 위한 ‘성장 정책’ 사이에서 어떤 절충점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의장국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1월 재선을 노리고 있어 유럽 경제 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대하기는 어렵다. 자칫 경제위기의 화염이 미국으로까지 번지면 선거 때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유럽의 위기 탈출을 위해 성장 정책을 지지할 것을 권유하는 등 유럽 국가들 사이의 조정자 역할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망했다.  영국과 캐나다 등 유로존을 줄곧 비판해 온 국가들은 이번 회담에서도 ‘유로존 회의론’을 거듭 강조할 듯하다. 또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처음 G8 정상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 각국 입장을 내세운다.  유럽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하는 시나리오를 대비해 최근 몇 년간 도입한 긴급 구제책이 충분히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지도 논의한다. 하지만 ‘8개국 정상이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회담 전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주요 4개 은행에 대해 일시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16일 밝혔다. ECB는 이날 성명에서 “4개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금을 확충할 때까지 유동성 공급을 중단한다.”면서 “해당 은행들은 당분간 ECB의 승인 아래 그리스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긴급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의 이번 조치는 그리스 은행의 자본 확충 계획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으며,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리스발 위기의 전이 가능성이 높은 스페인에서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직접 나서서 공공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유로화 가치는 최근 유럽발 악재로 인한 혼란을 반영하듯 장 한때 1.2667달러를 기록, 최근 4개월 중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환경친화 대중교통 2題] ‘계륵’ 서울 전기차사업 지속 불투명

    서울시가 환경부와 매칭펀드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사업이 갈수록 계륵 신세가 되고 있다. 전기차가 온실가스를 줄이고 대기질을 개선하는 친환경자동차로 알려졌지만 정작 관련 전문가들과 환경단체에선 전기차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7일 시에 따르면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최근 시 요청으로 제출한 낭비성 예산사업 검토의견서에서 전기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친환경교통과 관계자는 “전기차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친환경에너지 사업”이라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자체 참여가 필수적이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곧 이어 이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몫만큼만 전기차 사업을 할 뿐 그 이상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전기차 보급을 통한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 말고도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대한 시각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환경단체에선 전기차가 당장은 배기가스 배출을 억제할 수 있을진 몰라도 어차피 1차 에너지를 통해서 만드는 2차 에너지라 친환경에너지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전기차에 지원하는 예산으로 차라리 경차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자동차 수요관리를 하는 게 비용 대비 효과가 훨씬 크다는 해법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佛 새 총리 ‘장마르크 에로’

    프랑수아 올랑드(57)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독어 교사 출신인 ‘독일통’ 정치인 장마르크 에로(62)를 새 총리로 지명했다. 유로존 위기 해법을 두고 마찰이 예상되는 독일과의 관계를 고려한 인사로 보인다. 에로는 15년간 사회당 하원 원내대표를 지내며 의회를 이끌어온 온건파 정치인이다. 1989년부터 낭트 시장직도 맡고 있다. 실용주의자이며 합의를 중시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올랑드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장 노동자의 아들인 에로는 올랑드의 고위급 참모 대부분이 그랑제콜과 프랑스국립행정학교(ENA) 등 엘리트 과정을 밟은 것과 대조되는 배경을 가졌다. 올랑드가 스쿠터를 애용하며 수수함을 강조하는 것처럼 에로는 1988년산 폭스바겐 콤비 밴을 이용해 휴가를 즐기고는 한다. 21살 때부터 사회당원으로 활동한 에로는 의회에서 줄곧 올랑드의 옆자리에 앉으며 인연을 쌓았다. 그는 2007년 사회당 대선 경선 때에는 올랑드의 옛 연인인 세골렌 루아얄을 도왔지만 지난해 경선 때에는 올랑드를 지원, 그가 마르틴 오브리 대표를 누르고 후보를 따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특히 당이 분열 위기에 처했던 2005년 유럽헌법 국민투표 부결 직후와 2008년 사회당 대표 경선 당시 에로가 나서서 위기를 잘 수습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을 잘 아는 ‘친독파’ 인사인 그는 대선 유세 기간에 독일과 연관된 민감한 임무들을 책임지기도 했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을 방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보좌관을 만나 유로존 긴축노선에 성장 정책을 결합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한편 에로는 1997년 사회당 원내대표를 지낼 때 지구당 관련 인사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집행유예 6개월과 3만 프랑의 벌금을 선고받았다가 2007년 사면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올랑드, 엘리제궁 입성 ‘보통 대통령’ 시대 첫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15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취임식을 갖고 ‘보통’ 대통령 시대의 문을 열었다. 프랑스 뉴스채널 프랑스24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반짝반짝’(bling-bling) 대통령으로 불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임 대통령과 달리 ‘므슈 노르말’(보통 사람)이란 별명답게 취임식을 간소하게 치렀다. 2007년 사르코지는 가족들과 함께 취임식에 참석했지만 올랑드는 옛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사이에서 낳은 네 아이와 현재 연인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의 아이들은 대동하지 않았다. 올랑드는 오전 10시 엘리제궁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사르코지와 20분 동안 환담하며 재임 기간 핵무기 사용을 명령할 때 필요한 비밀 코드와 함께 기밀 문서들을 건네받았다. 이후 그는 파리 개선문 아래에 위치한 무명 용사의 묘를 방문해 헌화했다. 사회당 지도부와 오찬을 가진 올랑드는 튈르리궁을 찾아 19세기 교육 개혁가인 쥘 페리를 기리기 위해 동상에 헌화하고 마리 퀴리 연구소를 방문했다. 취임식 일정을 마친 올랑드는 바로 독일 베를린으로 날아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동했다. 취임식 당일 숨돌릴 틈도 없이 해외 일정에 나선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의 경제 위기에 대한 해법 논의를 한시라도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다. 긴축 완화를 반대하는 메르켈 총리와 달리 성장정책을 주장하는 올랑드는 유럽연합의 ‘신재정협약’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사회당 하원 원내대표 장마르크 아이로 낭트 시장을 총리에 임명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코스피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코스피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탈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15일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봉합 국면으로 가는 듯했던 유럽 재정위기는 그리스, 프랑스 등에 재정 긴축을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때문에 올 들어 안정세를 보였던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수출을 비롯한 실물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77포인트(0.77%) 하락한 1898.96으로 마감됐다. 31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낙폭을 만회한 것이다.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월 18일(1892.39)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환율도 4개월 만에 1150원대를 넘어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오른 1154.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지수는 0.81%, 항셍지수는 1.15% 하락했으며, 전날 프랑스 CAC40지수는 2.29% 폭락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 금융시장이 유로 리스크를 크게 반영하고 있는데 변동 폭이 펀더멘털에 비해 과민하다고 생각한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그리스 국채에 투자한 유럽 은행들의 손실이 커지고, 이들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처분해 재무상태를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금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유럽계 자본의 이탈도 불가피해진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와 독일의 유로존 위기 해법 조율도 필요한데 단시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유럽 리스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상당 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수출 등 실물 경제의 타격도 우려된다. 지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럽은 하반기에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그리스·올랑드 변수’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의 경기 둔화가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이어지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무역·수출 경기도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유럽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회복세로 접어든 미국과 글로벌 경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 역시 중국의 수출 감소 등으로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위기가 실물 경기에 미칠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금융시장의 충격이 최소 3~4주는 지속돼야 실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는 프랑스, 독일 등의 합의로 봉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물 경제 위기를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오달란·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생활 이슈를 찾아내는 눈/성민정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생활 이슈를 찾아내는 눈/성민정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매일 아침 신문을 펴들면서 독자들은 어떤 생각이나 기대를 할까. 일반 독자들 가운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신문을 읽기보다는 습관적으로 펼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지난 하루 사이 일어난 각종 이슈와 사건, 사고에 대한 따끈따끈한 새 소식과 정보의 습득은 그야말로 더 말할 나위 없는 신문의 효용이다. 그래서 이름도 신문(新聞)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습관적으로 하는 많은 것에 대해 그러하듯이 신문을 읽으면서 그 존재와 역할에 대해 고마움이나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는 많지 않은 듯하다. 신문은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존재라고 으레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한두 달간은 신문을 통해 새 소식을 접하면서도 뉴스 전달의 노고에 감사하기 어려웠는데, 이는 비단 서울신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 보도가 그러했다. 한 달 내내 선거 관련 소식이 넘쳤던 4월은 예외로 하더라도, 지난 1~2주 동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과 사고 소식은 거의 매일 아침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주먹과 고성이 오가는 정치판의 폭력 사태나 일반인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거액을 빼돌리고 밀항을 시도한 저축은행 오너 소식, 그리고 금융감독원 유리창에 매달려 눈물 흘리는 고령의 저축은행 피해자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하며, 독자로서 참으로 긍정적 감정을 느끼기 어려운 소식들이다. 때로는 상쾌한 하루를 위해 차라리 신문을 펴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조금은 세상의 다른 면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요즘, 서울신문의 몇 가지 기사는 굵직굵직한 사회 이슈들의 틈바구니에서 소소하게 신문의 가치와 역할에 고마움을 느끼게 해줬다. 메인 기사는 아니었지만 5월 7일 자 10면의 “광역버스 노선표 ‘너덜너덜’ 갈 곳 몰라 시민 ‘갈팡질팡’”은 일반 독자들이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잡아낸 그야말로 생활형 기사였다. 사실 일반인에게 훼손된 버스 노선표는 정치나 경제 문제보다 훨씬 중요한 당장의 문제이지만, 각종 주요 이슈에 밀려 묻히기 일쑤이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닐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찾아냄으로써 기대하지 않았지만 가려운 곳을 긁어준 존재감 있는 기사였다. 5월 15일 자 14면에 게재된 서울신문-서울시의회 공동 의정 모니터 결과를 보도한 “택시 문에 차량번호 등 정보 표시를” 역시 생활 이슈를 잘 잡아냄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조금은 덜 가벼운 주제를 다뤘으나, 충분히 그 존재감을 표출한 또 다른 기사는 5월 5일 자 커버스토리였다. 어린이날 행사나 선물 기사에 묻혀 축제 분위기 일색인 어린이날, 실종아동 가족의 슬픈 사연과 현황, 시스템 보완책과 예방법에 대한 깊이 있는 취재는 꼭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이슈 제기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특히 4면의 실종 예방법에 대한 기사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부모들에게는 유용한 정보였다. 이런 ‘괜찮은’ 기사들을 읽고 나면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던 신문의 존재와 가치를 느끼게 된다. 신속하고 객관적인 사실 전달에서 나아가 또 다른 언론의 기능은 권력과 사회에 대한 감시 비판자로서의 파수견(Watchdog)의 역할이다. 일반인의 처지에서 신문의 효용성은 거창한 정책 비판이나 복잡한 이슈 탐사와 같이 어쩐지 부담이 느껴지는 ‘감시’나 ‘고발’보다는 내 생활 속 문제들을 다시 한번 살펴봐 주고 해법을 찾아 주는 이러한 생활형 기사들에서 훨씬 크게 느껴진다. 최근 여러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와 조직, 언론사에서 자체적인 옴부즈맨 제도나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차츰 다양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서울신문에서 생활형 옴부즈맨 스타일 기사를 조금은 더 자주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피플 인 포커스] ‘국제무대 데뷔’ 올랑드 佛대통령

    [피플 인 포커스] ‘국제무대 데뷔’ 올랑드 佛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57)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15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정 운영과 외교 무대에 나선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제1야당인 사회당 지도자로서 정부의 정책을 신랄하게 공격했던 그는 ‘허니문’을 즐길 새도 없이 나라 안팎의 이견과 반대가 첨예하게 맞서는 경제·정치 현안들을 해결하고 선거 공약을 실천해야 하는 힘든 여정에 오르게 됐다. 당장 꺼야 할 발등의 불은 유로존 재정 위기 해법을 둘러싼 독일과의 견해 차이다. 올랑드 당선인은 유세 기간 내내 성장 정책을 부각시켰고 승리 연설에서도 “긴축이 유럽의 운명일 필요는 없다.”며 유로존 신재정협약 재협상을 강조해 ‘긴축 유럽’의 설계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의 양대 축인 프랑스와 독일의 불화는 올랑드에게도 득 될 게 없어 한시라도 빨리 타협을 이뤄낼 필요가 있다. 올랑드 당선인이 취임 직후 곧바로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메르켈 총리와 만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이번 회담에 대해 지금까지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지도자 간 상견례 성격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실무 만찬에서 신재정협약 재협상에 대한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가디언은 13일 전했다. “재협상은 없다.”는 메르켈 총리의 강경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올랑드 당선인 측은 회담 전망에 낙관적이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대통령직인수위원단장은 “성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럽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우리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두 정상이 적절한 논의를 거쳐 합의를 이뤄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랑드 당선인은 이어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성장 촉진 정책의 중요성과 신재정협약 재협상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2일 “별다른 묘책이 없는 올랑드에게 EU는 유일한 협상 카드”라면서 “완고한 메르켈 총리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려면 고도의 실용주의와 협상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보도했다. 올랑드가 국제 무대에서 해결해야 할 또 다른 현안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프랑스군 조기 철수 문제다. 올랑드는 아프간에 파병된 프랑스군 3300명을 올해 말까지 전원 철수시키는 방안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가 2014년까지 아프간 정부에 치안권을 이양하고 단계적으로 파병군을 철수하겠다고 한 계획보다 2년 빠른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20~2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올랑드가 프랑스군 철수 시기를 좀 더 늦추도록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사전 조율하기 위해 지난주 방문단을 파리로 보내 올랑드 보좌관들과 만났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8~19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되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올랑드에게 2014년이 어렵다면 2013년까지 철군을 늦추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랑드는 다음 달 10일과 17일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사회당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안심할 순 없다. 르피가로는 “대통령 선거 승리를 계기로 좌파가 탄력을 받겠지만 압도적인 다수당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박재범 칼럼] 김두관 지사, 입지전적 성공을 넘어설 것인가

    [박재범 칼럼] 김두관 지사, 입지전적 성공을 넘어설 것인가

    김두관 경남지사의 대선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도지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발언을 자주 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대선 출마 선언 날짜까지 예고한다. 항간에서는 이른바 PK(부산·경남)에서 대권주자가 나오는 것이 야권으로서는 최적이라는 얘기를 한다. 정치공학적 논의여서 더 거론하지 않겠다. 다만 현직 도지사를 중간에 그만두고 대선에 출마한다면 쏟아질 비판을 이겨낼 만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다는 뜻일 게다. 대한민국 전체를 어떻게 얼마나 사랑할 것인지 자질과 비전, 실행력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관심을 두게 된다. 김 지사를 가까이 지켜본 이들은 인간적 장점이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성장과정에 스토리가 담겨 있다. 이장-군수-장관-민선 도지사로 도전을 줄기차게 이어가고 있다. 탁월한 친화력, 승승장구함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점 등도 매력이다. 반면 행정적 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행정자치부 장관 때의 업무 능력은 그다지 높이 평가되지 않고 있다. 관료들은 별다른 성과 없이 지나간 장관 정도로 치부한다. 고시 출신 공직자들의 눈에 그렇게 비치는 것은 당연하다. 수많은 장관을 모셨던 관료들이 보기에 국가 전체 차원에서 공익과 국익을 바라보는 시각과 판단력, 상상력 측면에서 미흡한 점이 전혀 없었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일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장관을 그만둔 이후 오히려 공직자로서 역량에 대한 평가가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을 바라볼 때 인품과 역량이 나이와 지위에 따라 지속적으로 향상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판단 잣대이다. 무엇보다 얼굴빛이 여타 경쟁자들에 비해 밝고 환한 점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얼굴빛에 관한 얘기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일화는 덩샤오핑(鄧小平)이 남겼다. 문화혁명 당시 마오쩌둥(毛澤東)은 덩샤오핑에 대한 마지막 결심을 앞두고 면담을 가졌다고 한다. 당초에는 작별을 고하려 했으나, 덩샤오핑의 환한 얼굴빛을 보고 수위를 연금으로 낮췄다고 한다. 덩샤오핑은 이 실화를 자신의 딸에게 말년에 털어놓으면서 어떤 어려움에 맞닥뜨리더라도 얼굴을 환하게 가꾸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당시 덩샤오핑의 얼굴빛이 어두웠다면 마오쩌둥이 다른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 그 경우 오늘날 중국의 성세 역시 모습이 상당히 달라져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어제, 오늘, 내일에 관한 진단과 해법, 비전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크게 부족하다. 앞으로 스스로 국민 앞에 끄집어내야 할 부분이다. 좌파로 일컬어지는 그이기에 대한민국의 건국을 어떤 역사적 시각에서 보는지부터 궁금하다. 영욕으로 점철된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그 이후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의 철지난 담론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역사의 공과를 다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낡은 좌파 논리에 따라 흑백을 재단할 것인지 과거에 대한 견해를 분명히 해야 한다. 다음으로 오늘의 과제인 선진국형 복지 구현과 신수종사업의 창출에 대한 구상과 실행 방안도 관심거리다. 국민의 행복지수를 어떻게 높일 것이며, 소득 2만 달러를 어떻게 4만, 5만 달러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제시돼야 한다. 부의 재분배, 즉 복지와 성장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가장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미래에 대해서는 아태시대의 인식 태도가 핵심일 것이다. 아태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맞아 한·중·일 3국 관계의 설정은 국가의 장래와 직결된다. 아널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내일을 중시하지 않는 나라는 모두 멸망했다고 했다. 한국이 일본과 계속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인지, 중국 일변도로 흐르는 게 좋을지 등은 국가의 삶에서 최고로 중요한 사안이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산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김 지사가 대권에 도전할 경우 듣고싶은 사람들이 많다. 김 지사의 무한 도전이 개인의 입지전적 성공을 넘어선, 국가의 운명을 생존과 번영으로 이끄는 도전이 될 것인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jaebum@seoul.co.kr
  • [Weekend inside] “긴축은 실패했다” 스페인 분노의 시위 재점화

    [Weekend inside] “긴축은 실패했다” 스페인 분노의 시위 재점화

    지난해 5월 15일. ‘분노한 사람들’(로스 인디그나도스)이라는 청년 시위대가 스페인 거리를 점령했다. 성난 젊은이의 역습이었다. 경제·재정위기 여파로 청년실업률은 40%를 웃돌았고, 긴축정책 탓에 서민뿐 아니라 중산층의 희생이 가중됐다. ‘청년층의 반란’으로 집권 사회당이 몰락한 틈을 타 마리아노 라호이(57) 국민당 당수는 승자가 됐다. 그러나 총리 자리는 ‘독이 든 성배’였다. 재정 위기 속에 긴축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고 변화를 기대했던 청년층과 노동자의 바람은 분노가 돼 라호이 총리를 겨누기 시작했다. 1년 전 유럽 전역으로 옮겨 붙었던 분노의 불길이 재점화할지 주목된다.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 긴축 정책을 철폐하라.” 1년 만에 스페인의 ‘분노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섰다. 라호이 정부에 5개월간 기회를 줬지만 긴축 이외에 별다른 경제위기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대학생 수백명이 거리시위를 벌였고, 수많은 고등학생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12~15일에는 노동계 등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그리스 총선 이후 스페인 등 남유럽국 경제가 다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라호이 총리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놓였다. 스페인 시위대는 “라호이 정권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났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권이 바뀐 뒤 사정이 더 나빠졌다고 여긴다. 라호이 정부가 매주 금요일 긴축정책을 1개 이상씩 내놓으면서 학생들의 어려움은 더해지고 있다. 교육 지원금이 깎여 대학 평균 등록금은 1000유로(약 150만원)에서 1500유로(약 220만원)로 급등했고 교사 연구비는 삭감됐으며 중·고교 학급당 학생 수도 크게 늘었다. 심지어 일부 공립학교에는 화장실 휴지 사용을 줄이라는 공문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실업률 등 각종 지표가 악화된 것도 민심을 들끓게 한다. 올해 1분기 실업률은 24.4%로 지난해 평균(21.5%)을 넘어섰다. 청년실업률은 52.0%로 더 심각했다. 시위대의 빅토르 안드레우(21)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마당에 수천만 유로를 은행에 빚질 순 없다.”며 높은 실업률과 정부의 긴축정책을 싸잡아 비난했다. 하지만 라호이 총리는 긴축은 불가피하다며 당혹스러워한다. 재정적자를 유럽연합(EU)과 약속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5.3%로 맞추려면 올해에만 재정적자를 300억 유로(약 44조원) 이상 줄여야 한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 각국에서는 누가 정권을 잡든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다. 결국은 폭탄 돌리기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스페인의 경제위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경제 체질과 관련된 구조적 문제여서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평가된다. 제조업보다 건설업과 관광업 등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 경제를 지탱했는데 이들 산업은 2008년 세계 경기침체 때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또 ▲은행권의 부실 ▲부동산 가치 하락 ▲지역 경제와의 마찰 등도 라호이의 중앙정부를 괴롭히는 3대 악재라고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위기의 라호이 정부가 국민적 불만을 달래려면 현재의 긴축 일변도 노선을 수정해 성장에 좀 더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성장을 강조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새 대통령과 긴축을 역설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15일 첫회담을 갖고 합의점을 찾으면 스페인 정부도 정책적 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EBS ‘한국인의 성인병’ 시리즈

    EBS 의학 다큐멘터리 ‘명의’는 11일부터 ‘한국인의 성인병’ 시리즈를 방송한다. 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선두에 있는 명의들에게 질병에 관한 명쾌한 답을 들어본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이날 오후 9시 50분에는 고혈압 편을 방송한다. 40대 이상의 성인 3명 중 1명에게 조용히 찾아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고혈압. 고혈압 분야의 국내 최고 명의인 박창규, 노영무 교수와 함께 고혈압의 해법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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