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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중재안 제시한 듯… 정부조직법 주말 고비

    박근혜 대통령이 45일째 표류하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타결을 위해 15일 여당 지도부를 만났다. 이어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 모처에서 심야 협상을 벌였다. 박 대통령이 협상 전권을 여당 지도부에 일임하며 중재안을 민주통합당 측에 제안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주말이 합의를 위한 막판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심야 회동은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나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오후 청와대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 정부조직법 협상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도 초청했으나 민주당 측은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수회담을 가질 수 없다”며 거절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때 네 가지 쟁점이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법적 지위와 법령 제·개정권, 유료 방송 인허가권, 방송광고 미디어렙, 주파수 정책”이라면서 “대통령직인수위가 방통위의 기존 지위를 인정하는 대신 미래부를 만들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유료 방송 인허가 정책 등을 가져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3월 들어 쟁점이 채널 정책과 주파수 정책 등 여섯 개로 늘어났다. 주파수 정책 등은 미래부가 관리하지 않으면 핵심 사업을 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제 입장을 알려드리고 어떻게든 합의에 가깝게 가려고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회동에서는 핵심 쟁점인 SO의 미래부 이관 관련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 박 대통령이 중재안을 내놨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기됐다. 박 대통령이 “어떻게든 합의에 가깝게 가려고”라고 말한 것에 함의가 담겼다는 것이다. 회동 직후 새누리당이 “당의 입장을 정리해 공식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돌연 취소한 뒤 민주당 측과 심야 회동을 가졌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박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제시한 중재안에는 SO 업무의 미래부 이관을 전제로,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진흥 특별법 제정’ 등 민주당이 요구한 내용이 적지 않게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간 심야 회동도 중재안을 민주당 측에 제안하는 차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내용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협상을 해야 하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1시간여의 심야 회동 후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 밤 여야 수석 회담을 했지만 서로 의견 접근에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주말에도 계속 협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심야 회동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청와대에서 무슨 얘기를 하고 왔는지 들어보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조직법 협상이 타결되면 모든 공이 박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김현 대변인도 “행정부 수반으로서 입법부가 제 기능을 하는 것을 더 이상 방해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측은 “당초 15~16일 협상을 끝으로 17일 타결할 구상이었는데 청와대 회동이 열리면서 엉클어졌다”며 박 대통령의 협상 개입을 비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특파원 칼럼] “개성공단을 뿌리세요”/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개성공단을 뿌리세요”/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북한 상공에 초코파이를 뿌리세요.” 지난달 14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관련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제프리 D 고든(46) 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의 입에서 생뚱맞게도 ‘간식’ 이름이 튀어나왔을 때, 속으로 ‘오늘 인터뷰가 예사롭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든은 해군 중령 출신으로 1990년대 태평양사령부(PACOM)와 7함대 대변인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는 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대변인에 발탁됐고 지난해 대선 때는 허먼 케인 공화당 경선주자의 외교·안보 참모로 활동한 ‘공화당 사람’이다. 만약 대선에서 대북 강경 노선을 선호하는 공화당의 후보가 당선됐다면, 그는 국방부 요직에 임명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의 북핵 문제 해법은 당연히 ‘응징’, ‘압박’, ‘선제타격’과 같은 험악한 옷을 입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인터뷰에서 그는 이런 식으로 말했다. “얼마 전 한 탈북 대학생의 인터뷰를 봤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초코파이가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화폐처럼 거래된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고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 상공에 초코파이를 뿌리면 어떨까 하는….” ‘안 그래도 대북 인권단체에서 초코파이를 풍선에 실어 북한으로 날려보내고 있다’고 했더니 그는 “초코파이뿐 아니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같은 것들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하세요. 북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은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라고 했다. 그에게 ‘당신은 햇볕정책 지지자 같다’고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맞습니다. 나는 햇볕정책을 지지합니다. 단, 북한 정권에 돈을 퍼주는 식은 아닙니다. 나는 개성공단 같은 것을 지지합니다.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고든의 주장은 옳고 그름을 떠나 현재 미국이 처한 북핵 딜레마를 드러낸다. 공화당 사람의 입에서 “햇볕정책 지지”라는 돌연변이적 언급이 나올 정도로 미국은 지금 혼돈(패닉) 상태다. 지난 20여년간 제재도 해보고 대화도 해봤지만 끝내 ‘실패’로 귀결됐음이 3차 핵실험을 통해 확인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별 뾰족한 수가 없다는 회의론과 도무지 타개되지 않는 악순환에 대한 피로감, 혹시 북한에 얻어맞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우려가 반죽된 어수선한 풍경이다. 패닉은 전방위적이다. 지난해 말 장거리 로켓 발사 때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북한 뉴스는 시리아 사태 등 중동 뉴스에 밀렸다. 하지만 3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현실’로 다가오자 북한 이슈는 삽시간에 주요 뉴스를 장악했다. 정부 브리핑에서도 ‘북핵’이 ‘이란핵’을 밀어냈다. 의회는 하루가 멀다하고 ‘북한’을 주제로 법석을 떨고 있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게 있다. 3차 핵실험 이전과 이후의 북핵 위기 지수는 천양지차라고 하는데, 저마다의 대응논리는 저마다의 틀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경론자들은 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대화론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더 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쯤 되면 누군가는 나서서 ‘사실은 그때 내 판단이 틀렸다’고 고백할 법도 한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탈피한 해법을 제시한 고든의 모습은 용감해 보이기까지 하다. carlos@seoul.co.kr
  • 방향 없는 당신의 독주, 공동체는 바스러지네요

    방향 없는 당신의 독주, 공동체는 바스러지네요

    지난해 ‘피로사회’로 독자들을 흥분시켰던 철학자 한병철 독일베를린예술대 교수가 ‘시간의 향기’(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로 돌아왔다. ‘피로사회’처럼 ‘시간의 향기’ 역시 180여쪽의 짧은 글이라 책이 얇다. 판형도 작아 척 보면 시집 같다. 그럼에도 서술의 밀도가 워낙 촘촘하고 자신감 넘치는 문장들이 이어져 있다 보니 책은 상상 이상으로 묵직하다. 하이데거, 니체, 리오타르, 부르디외, 헤겔, 마르크스 등의 거장을 철저하게 쌍따옴표로 옭아매서 한 구절 한 구절씩 줄줄이 호출해 냈다. 바이러스 시대에서 신경증 시대로의 전환을 피로사회라는 키워드로 분석해 냈던 한병철이 이번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시간이다. 신화의 시간은 그 굽은 등을 펴면서 역사의 시간이 됐고, 역사의 시간이 계몽주의의 세례를 받으면서 활기찬 발걸음을 옮기는 진보적 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나는 해낼 수 있다는 자기 긍정의 구호로 가득한 피로사회는 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노곤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의 외침 소리, 발걸음 소리, 옷깃 스치는 소리가 가득한 요란한 사회다. ‘활동적인 삶’이 지배하는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압도적인 느낌은 “시간의 가속화”다. 허둥지둥하며 살다 문득 뒤돌아 보니 해 놓은 것 없이 세월만 갔더라, 하는 게 시간의 가속화다. 슬로 푸드, 느림의 미학, 느리게 살자, 이런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한병철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문제라고 못 박는다. 방향이 문제일 때 가속화란 성립하지 않는다. “가속화란 방향성 있는 궤도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방향이 없는 까닭에 가속화라 말할 수조차 없”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시간의 가속화를 말할까. 방향 없이 이리저리 내몰리기 때문이다. “삶을 충만하게 해 줄 어떤 이야기도, 의미를 만들어 주는 전체도 없”는 세상에서 “하나의 가능성에서 다른 가능성으로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초초한 불안”인데 그것을 가속화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연대를 부식시킨다. “사건들은 이야기되기보다 나열된다. 사건들은 자체 정합적인 그림으로 응축되지 않는다. 이처럼 서사적 종합을 이룰 수 없다는 것, 이는 또한 시간적 종합을 이룰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니와 여기서 동일성의 위기가 발생한다.” 가장 단적인 예가 역사를 대하는 한·일 양국 우익들의 태도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증거 없다고 얼버무리고, 이미 버젓이 교과서에 오른 5·16 쿠데타에 대해 공부가 부족하다느니 역사의 평가에 맡긴다는 등의 소리만 늘어놓는다. 역사라는 서사적 종합을 부정하다 보니 동일성의 위기, 즉 정신분열이나 기억상실증 증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투게더’(리처드 세넷 지음, 김병화 옮김, 현암사 펴냄)를 봐도 그렇다. 세넷은 1960년대 미국의 신좌파가 주창했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은, 그 바탕에 억압이 없어졌을 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욕망이 깔려 있다고 봤다. 그게 어떤 결과를 낳았던가. 신자유주의와 맞물려 자기 착취의 논리로 악몽처럼 현실화됐다. 피로사회 논의와 겹치는 부분이다. 세넷이 모색하는 대안은 다시 공동체의 가능성이다. 개개인이 온전한 하나의 개별적 우주라 믿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공동체를 이룰 것인가. 세넷의 입에서 나오는 표현은 연대를 넘어선 협력, 헌신, 소명 같은 단어다. 좌파의 입에서 지극히 우파적인 종교의 단어가 나오는 것이다. 한병철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시간의 가속화 현상은 허구이기 때문에 단순히 느리게 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해법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색적 삶’을 내세운다. “인간의 행동이 모든 사색적인 차원을 상실함으로써 단순한 활동과 노동으로 추락”했다. 멈춰서 생각을 해야 한다. 단 홀로 생각하는 것은 우울증만 더한다. 함께 나눠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창조해 낸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남을 위해 내어주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걸 일러 “연대를 뛰어넘어 더 진하고 견고한 그 무엇”이라 했다. ‘피로사회’에서 쓴 표현을 빌리자면 ‘형제애’다. “잘 읽히는, 폭력 없는 인문학을 넘어서 언어의 폭력으로 기존 사고의 틀을 깨고 싶은”, “힐링보다 킬링을 하는”, “자기 착취보다는 분노하라고 말하고 싶은”, “인문학의 정치화”를 꿈꾼다는 한병철이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내놓은 대답인데, 그 대답은 지극히 종교적이다. 한국도 이제 사회적 유대를 찾아보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앞으로 더더욱 자잘하게 부서질 수밖에 없는 사회라면? 그렇다면 사회적 유대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협력, 헌신, 소명, 형제애? 서구사회는 ‘기독교 공동체’라는, 밉건 곱건 간에 오래된 미래라도 겪었다지만 급성장에 바빠 아무런 역사적 경험을 쌓지 못한 한국 사회는? 1만 2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시론] 대결에서 대화로의 대반전을/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시론] 대결에서 대화로의 대반전을/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한반도가 군사적 충돌이 우려되는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반도가 갈수록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에 빠지는 양상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이후 단기간에 북한과 국제사회, 남북한 간 강대강(强對强) 대결구도가 형성되었다. 사태 진전에 따라 전쟁으로 갈 것인가 평화로 갈 것인가, 갈림길에 들어섰다는 느낌이다. 북한이 말로써 대미, 대남 ‘벼랑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유엔의 대북 제재와 한·미 연합 ‘키 리졸브’ 연습에 맞서 ‘서울·워싱턴 불바다’와 정전협정 백지화 및 남북 불가침 합의의 폐기를 선언하고 전면전 준비까지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11일 대변인 성명에서 ‘땅과 바다, 하늘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날린다면 침략의 아성과 본거지를 무자비한 불벼락으로 벌초해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해 도발 원점과 도발 지원세력은 물론 그 지휘세력까지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맞대응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나는 21일 이후다. 그동안 북한이 한·미 연합 연습 기간 동안에 무력시위를 펼친 경우는 없었다.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난 직후 북한이 대미, 대남 저강도 무력시위를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추가적 행동이 나온다면, 한반도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한반도 위기지수를 떨어뜨리는 작업이 시급하나 뚜렷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 찬성함으로써 중국의 중재 역할도 협소해진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 상황을 방치하거나 방관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고 대화를 통해 대반전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결코 제재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반복되었지만, 북한은 3차 핵실험으로 대답했다. 남한과 미국, 중국 등 3개국이 협력과 공조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을 적극 펼쳐야 한다. 특히 중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남한, 미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중 간 책임 있는 수준의 대화가 시급하다. 중국이 고위급 특사를 북한에 파견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국제사회의 입장과 우려를 정확히 전달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한·미와의 협력 속에 중국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미국 역시 유엔 채널 등을 통해 북한과 직간접적인 대화의 틀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핵 개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면서도 북한이 의미 있는 조치만 취한다면 ‘진정한 협상’에 응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들을 주목한다. 북·미 간 대화는 핵문제에 국한하지 말고 평화체제, 북한과 관련한 전반적 문제를 포괄하는 자리가 되면 좋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 역시 국제공조를 강화하면서도 대화 창구를 열어놓는 자세가 중요하다. 북핵문제에 집중하면서도 인도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대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할 필요가 있다.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영유아 지원문제 등을 중심으로 인도적 차원의 남북관계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 남북 상시 대화채널의 확보도 시급하다. 전쟁 중에도 상대 국가와의 대화채널 확보는 상식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고조될수록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대화채널은 매우 중요하다. 남북 당국, 적십자사, 민간 차원의 대화 채널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나기 전 대화의 모멘텀이 만들어져야 한다. 한반도에 고조되고 있는 대결의 열기를 식혀야 한다. 한·미·중의 긴밀한 협력 속에 양자, 다자간 대화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대결에서 대화로의 대반전을 통해 북핵문제와 북한문제 전반에 대한 새로운 해법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대화를 시도할 때다.
  • “인천 문학·원적산 민자터널 MRG 비율 재산정하자”

    인천시는 14일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문제<서울신문 3월 4일자>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민자터널(문학터널, 원적산터널) 운영사 측에 이달 말까지 MRG 비율 재산정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시는 MRG 비율 재산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음 달 중으로 사업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문학·원적산터널 운영사들은 당초 시와 계약한 대로 90%에 달하는 MRG 비율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만월산터널은 2010년 시와 협의, MRG 비율을 90%에서 73.9%로 조정했다. 인천시의회도 민자터널 측에 MRG 비율 재산정을 조속히 추진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의회는 문학·원적산터널에 대한 지난해 MRG 적자보전금 예산 131억원을 동결시켰다. 시가 민자터널에 보전금을 주고 싶어도 시의회의 승인을 받은 뒤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도형 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은 “문학·원적산터널 운영사가 MRG 비율 재산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보전금을 줄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달 안으로 MRG 비율 재산정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고, 불발될 경우 계약 해지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민자터널 운영사들의 소송 등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는 민자터널 MRG 문제에 대해 국토해양부에 해법을 요구했고 국토부는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MRG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민자터널 운영사와의 협의를 통해 이달 안에 MRG 비율 재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염리동 소금길’에서 4대악 근절 해법 찾길

    낡고 좁은 골목길이 얽히고설킨 데다 대낮에도 인적이 드물어 우범지대로 꼽히던 곳이 이제는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고,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안전지역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함께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골목길에 ‘범죄예방디자인’(CPTED)을 접목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나타난 기적 같은 일이다. CPTED는 사회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눈에 띄는 디자인을 가미해 범죄심리를 위축시킴으로써 범죄 발생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기법이다. 염리동 골목길은 과거 마포나루를 거점으로 하는 소금창고가 많았던 곳으로, 재개발이 늦춰지면서 거리가 갈수록 퇴락해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가 됐다. 노인이나 여성 거주자도 많지만 좁고 어두운 골목에는 CCTV도 없고, 밤이면 상점도 문을 닫아 범죄의 표적이 되어도 도움을 청할 길이 없었다. 서울 시내 161개 서민보호 치안강화 구역 중에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했던 이곳에 서울시는 역발상의 처방을 했다. 주민들이 범죄 불안감을 느끼는 곳을 연결해 1.7㎞의 ‘소금길’ 산책로를 만들고 곳곳에 안전장치를 두었다. 가로등을 촘촘하게 설치하고 전봇대에는 비상벨을 다는가 하면 도움을 청하도록 노란색 대문을 한 ‘소금지킴이집’도 6곳 두었다. 효과 분석 결과 소금길의 범죄예방효과는 78.6%, 만족도는 83.3%나 됐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골목길의 훈훈한 분위기가 살아나고 이웃간에 마음을 열었다는 점이다. 염리동 소금길의 사례에서 박근혜 정부가 기치로 내거는 4대 사회악 근절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는 단순한 외적인 변화를 넘어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측면과 물리적 측면이 통합됨으로써 지역사회 유대와 소통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소금길은 보여준다. 저소득 소외계층 비율이 높고 복지가 열악한 지역의 사각지대를 자연스럽게 모니터링이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어 주면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담당자들은 책상머리에서 고민하지 말고 소금길을 걸으며 발상의 전환과 아이디어를 찾기 바란다.
  • 올해 1차 순경 필기시험 분석해보니

    올해 1차 순경 필기시험 분석해보니

    지난 9일 끝난 올해 제1차 경찰공무원(순경) 시험은 “영어가 9급 공무원 시험보다 어려웠으며 다른 과목은 대체로 쉬웠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중평이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예고에 없던 3차 모집까지 있을 것이란 수험생들의 기대가 이어진 가운데 1차 필기시험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어봤다. 먼저 수험생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한 영어 과목에 대해 남부경찰학원의 이동기 강사는 13일 “가장 주목할 점은 난이도 ‘하’, 즉 쉬운 문제의 문항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사실”이라며 “어휘 1문제, 생활 영어 1문제, 독해 1문제는 매우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나머지 17문제는 난이도가 중~상으로 어렵고 까다로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경찰공무원 영어 시험의 난이도는 7, 9급 공무원 시험보다 낮았는데 이번 시험은 9급 공무원 시험과 난이도가 유사하거나 일부 문제는 더 어려웠다”며 “실제로 9급 공무원 수험생을 대상으로 경찰 공무원 영어 시험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국가직 9급 영어 시험의 평균 점수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모두 6문제가 출제된 어휘, 표현, 생활 영어는 전반적으로 어휘와 표현의 난도가 높았다. 특히 ‘deciduous’(낙엽성의, 매년 잎이 떨어지는) 같은 단어는 순경 시험에 적합하지 않을 만큼 어려웠다는 평이다. 문법 영역에서도 6문제가 출제됐다. 그동안 출제 빈도가 높았던 관계대명사, 병렬구조, 주어-동사 수일치, 비교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따라서 학습 범위를 잘 정하고 문제 풀이 등을 통해 깊이 있게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비교적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8문제가 출제된 독해 영역은 정답을 골라내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문장 해석만으로 쉽게 답을 골라낼 수 있는 문제는 적었고 지문의 구조에 대한 이해와 정답을 찾는 독해법을 활용하지 않고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이 강사는 “지난해부터 영어 시험이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여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앞으로의 학습 전략을 제시했다. 어휘와 표현은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학습 범위를 정하고 나서 반복 학습하는 것이 좋으며 문법도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핵심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라고 조언했다. 형사소송법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김승봉 강사는 “전 범위에 걸쳐 골고루 출제됐으며 이론과 판례도 적절히 배분됐다”며 “앞으로도 잡다한 부분을 보기보다는 기본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출문제를 완벽하게 분석해서 반복적으로 풀어 본다면 고득점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학개론도 대체로 평이했다는 분석이다. 박준철 강사는 “총론에서 9문제, 각론에서 11문제가 나왔고 매번 출제됐던 경찰 개념에 대한 문제와 외국 경찰사가 이번에는 출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론적인 문제보다는 법령에 근거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총론에서는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 경찰관직무집행법,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경찰장비의 사용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출제됐다. 각론에서는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가정 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도로교통법, 통합방위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보안관찰법, 통합방위법 등이 문제로 나왔다. 가정 폭력 범죄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이 할 수 있는 응급 조치, 어린이 통학 버스에 관한 문제 등은 시사가 반영된 것으로 출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던 분야다. 박 강사는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정보공개위원회 임기에 관한 지문은 다소 지엽적인 문제라 일부 수험생은 당황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형법 과목의 경우 100% 판례로만 출제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현 강사는 “‘형법은 판례 싸움’이란 명제를 확인시켜 준 시험이었다”며 “모두 판례로만 출제된 것은 경찰 시험 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년간의 판례가 5문제나 나와 최신 판례가 어느 때보다 많이 출제된 것도 특이사항이다. 최신 판례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킨 시험이었다. 앞으로의 형법 학습법에 대해 김 강사는 “판례 중심의 출제가 계속될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3~4개의 이론 문제도 출제되기 때문에 판례만 공부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먼저 판례를 확실히 잡아 놓고 이론 문제 출제에 대비해 법 조문 관련 문제와 중요 학설들을 필수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사는 기존의 출제 유형을 벗어나 사료 형태의 문제가 제시됐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오태진 강사는 “지문의 길이도 길어져 원리와 개념을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본서를 보면서 기본적인 체계를 잡아야 시험 지문에 헷갈리지 않고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학교폭력 사각지대 단 한 뼘도 없어야

    고교 1년생 최모(15)군이 지난 11일 학교폭력 대책의 부실을 꼬집은 유서를 남기고 경북 경산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지난 2011년 대구의 중학생 권모군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이후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희생자만 해도 24명이다. 최군은 유서에 2011년부터 중학교 동창 5명으로부터 폭행 및 금품갈취 등 괴롭힘을 당했으며, 학교폭력은 주로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에서 이뤄진다고 적었다. 형편이 어려운 가해학생 중 1명은 최군 부모가 밥도 해주고 옷도 사주는 등 돌봐줬는데도 괴롭혔다고 하니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 최군의 말처럼 학교 CCTV는 부실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감사원이 지난해 교내 CCTV를 점검한 결과 화소가 떨어져 학교출입자 등을 식별하기 어려운 것이 많았고, 감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도 적잖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군의 호소처럼 CCTV 확충이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물론 CCTV 설치가 늘어나면 학교폭력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지만 불량 학생들은 CCTV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폭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겉도는 학교폭력 대책을 지적한 ‘경찰 아저씨들, 학교폭력은 지금처럼 해서는 100% 못 잡아낸다’는 말에서 교훈과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 부처가 머리를 맞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놨다. 복수담임제 도입,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 117학교폭력신고센터 설치, 상담조정기능 강화, 인성교육 강화 등 여러 가지를 망라했다. 그러나 학교폭력의 학생기록부 기재를 두고 시·도 교육청 간 갈등을 벌이는 등 현장에서 겉돌고 있는 정책도 적지 않다. 차제에 종합대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한번 점검해 미비한 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책의 실효성과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종합대책에 따르면 최군은 학기마다 1회 이상 담임교사와 면담을 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아무리 대책이 좋아도 현장에서 외면받으면 무용지물이다. 당국은 학교폭력 예방 시스템이 왜 일선 학교나 학생들에게서 겉돌고 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군 사건뿐만 아니라 이전의 다른 사건도 면밀히 살펴 교훈을 찾아야 한다. 실패 사례 분석을 학교폭력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 [사설] 국회 선진화 역량 빈곤 드러낸 여야

    시행한 지 1년도 안 된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을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려놓겠다고 한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그제 “다수결 기준을 50%에서 60%로 올린, 선진화법이 헌법이 규정한 다수결 표결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따라 위헌소송 제기를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수당의 횡포와 소수당의 극렬한 저항을 막아 국회 폭력을 원천적으로 뿌리뽑겠다는 취지에서 여야 합의로 개정한 게 국회선진화법이다. 물론 소수당이 반대하면 어떤 법안도 처리할 수 없는 맹점이 드러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헌법정신을 들이대며 헌재에 위헌심판 소송을 제기하겠다니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 야당의 반대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여의치 않자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렵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지부진한 것을 선진화법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단지 선진화법 때문에 국회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 부재가 ‘식물국회’의 근본원인이라고 보는 게 옳다. 여당이 압도적 다수였던 시기보다 여소야대 시절에 오히려 의안 처리가 늘었다는 통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누리당 중진의원도 지적했듯 선진화법을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에 따른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선진화법을 소수파 발목잡기 보장법이라고 간단히 규정해 버리는 것은 자가당착이요 논점 회피의 허위다. 정부조직법 개정 난항이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는 빌미로 작용해선 안 된다. 선진화법을 헌재로 보내 심판받도록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다.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대승적 차원의 타협에 이르는 수밖에 없다.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대한 여야 공식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내부적으로 양보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단 원안을 받아들이고 우려했던 문제가 드러나면 재개정할 것을 약속하자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조건부협상론’도 고려해 볼 만하다. 국회 선진화는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당장의 정치적 곤경을 모면하자고 대의를 그르칠 수는 없다. 여야 공히 국회의 후진적 정치행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시대의 정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 또다시 단상 점거 날치기가 판치고 폭력이 춤추는 막장국회 시절로 돌아가자는 심사가 아니라면 제대로 시행도 안 해보고 성급히 선진화법을 손질해서는 안 된다. 쟁점법안 처리 시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막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면 헌재에 기댈 게 아니라 국회 스스로 절충안을 찾는 게 정도다. 국회마저 헌재만능주의에 빠져든다면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길을 두고 뫼로 가려 하는가.
  • 코레일 용산개발 정상화 방안 ‘꼼수’

    코레일 용산개발 정상화 방안 ‘꼼수’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에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정상화 방안을 내놨지만 오히려 민간 출자사들 간에 논란만 확산되고 있다. <서울신문 3월 11일자 1, 15면> 일각에서는 안팎에서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의 부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코레일이 책임성 있는 직접투자 대신 간접투자를 통해 시간을 끌면서 민간 투자자들에게만 책임을 지우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정권 초기 공기업 경영진에 대한 압박을 피해 가려는 꼼수라는 분석도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이 제시한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방안에 대한 조건에 대해 민간 출자사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은 이사회를 통해 사업무산 시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에 돌려줘야 하는 3073억원에 대한 반환 확약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조건으로 삼성물산이 확보한 1조 4000억원의 랜드마크 시공권 등 기존 건설 출자사들의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한 건설출자사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제안이 들어오지 않아 왈가왈부하기 어렵지만 기존 출자사들에게 기득권을 다 내려놓으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돌려줄 돈에 대한 확약만 하겠다고 하면 누가 받아들이겠냐”라면서 “사업 정상화를 위해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들이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코레일의 요구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07년 부동산 경기가 과열된 상황에서 책정된 용산개발부지 땅값 8조원이 사업 정상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 “코레일이 땅값을 낮추지 않으면서 민간 출자사들에게 기득권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코레일이 이사회를 통해 확정한 지원 방안이 언론에 알려지자 그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8일 이사회를 통해 민간출자사와의 최종 협상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서울신문의 취재를 통해 알려지자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적이 없으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발뺌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협상안이 마련됐으면 이를 민간 출자사들에게 알리고 정상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되는 일인데 그 내용이 공개됐다고 입장을 바꾸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을 부도로 몰고 가겠다고 하다가 다시 정상화하겠다고 하면서 출자사들의 입장을 떠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코레일이 용산개발사업에 대한 해법을 찾기보다 시간 끌기에 급급하다고 말한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을 정리할 것인지 아니면 정상화를 통해 계속 개발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인데 코레일의 행동을 보면 좌초도 부담스럽고 정상화도 힘드니 그냥 시간만 끌자는 것 같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문제가 더 커진다는 점을 코레일이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 조율 ‘급선무’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 조율 ‘급선무’

    서승환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사실상 업무를 시작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일단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장관 취임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듯이 서 장관이 풀어야 할 과제도 첩첩산중이다. 당장 주거복지와 주택경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문제는 주택경기 침체가 단순히 국토부의 정책 실패라기보다 경제 전반에 드리운 침체 탓이라는 데 있다. 주택시장 정상화 해법은 부처마다 다르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일은 국토부 단독 플레이로는 기대할 수 없기에 그의 정책조율 능력이 기대된다. 취득세 감면 연장 요구만 해도 당장 행정안전부가 선뜻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양도세 부과 완화를 들고 나오면 기획재정부나 국세청이 껄끄러워한다. 주택금융규제 완화 역시 금융 정책 부처가 맞장구를 쳐주지 않으면 주택경기 활성화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없다. 코레일이 주도하는 용산 개발사업 역시 서 장관에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인 셈이다. 정부는 아직 직접 개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속으로는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만에 하나 용산개발사업이 좌초되기라도 한다면 파장은 실로 엄청나다. 책임의 화살이 국토부에 떨어질 게 뻔하다. 코레일이 자본잠식 상태에서 쓰러지는 데 그치지 않고 본연의 업무인 철도운영사업마저 휘청거릴 수밖에 없게 된다. 정부가 용산개발 사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코레일 스스로 문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어떤 방식으로라도 정부·지자체가 나설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서 장관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하고 동시에 그의 정책조율 능력과 산하기관 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오른다. 4대강 공사 부실 검증도 객관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깔끔하게 마무리지어야 한다. 4대강 사업의 성공 여부를 당장 판단할 수 없는 데다 정책의 타당성 여부를 가리는 일은 철학적인 문제다. 잘못된 부분을 지난 정부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상황이고, 야당에서는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결말을 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KTX 경쟁체제 대안 마련, 택시지원법안 등도 취임 직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시론] 국민연금 논란의 해법/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시론] 국민연금 논란의 해법/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우리나라 국민연금 제도는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서고 적립기금도 4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공적연금 시스템의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정부의 인수위에서 제기된 기초연금 관련 논란의 불똥이 국민연금으로 옮겨붙는 과정에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첫째,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면 현재의 젊은 가입자는 연금 수급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둘째, 이를 이유로 연금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연금 수급연령을 늦추지는 않을까, 셋째, 월 20만원 정도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면 연금보험료를 성실히 납입한 국민연금 가입자만 불리하지 않을까, 넷째, 40조원 상당의 기초연금 재원은 과연 조달이 가능할까 등으로 요약된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오해 중 하나는 적립기금이 없으면 국민연금을 못 받게 된다는 생각이다. 국민연금이 성숙된 대부분 유럽국가에서는 가계에서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듯, 적립기금 없이 매년 노년계층에 지급해야 할 필요 연금액을 그 당시의 근로계층이 보험료나 세금을 걷어서 조달한다. 선진국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면 미래 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보험료를 미리 적립하는 제도를 초기부터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적이다. 다만, 우리나라도 연금급여에 상응한 만큼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금 고갈 문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연금 급여수준을 낮추거나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연금 수급 연령을 높이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1999년에 이어 2007년에 이러한 조정 작업을 국민 합의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향후에도 조정요인은 있지만 국민의 노후 대비 정도와 가계의 부담능력 등에 대한 고려가 선행될 것이고, 적어도 사적연금에 비해 유리한 구조는 유지될 것이다. 민간 금융기관에서 운영되는 사적연금은 가입하면서 국가가 책임지는 국민연금을 못 믿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보험료 납입 없이 수급되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왜곡된 측면이 있다. 기초연금의 도입 취지는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과소하게 받는 어르신에 대한 노후 소득보장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공무원연금 등 직역 연금을 받고 있거나 국민연금을 일정액 이상 받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국민 누구나 노인이 되면 최소한 월 20만원 이상의 국가 보장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한편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국민연금에 왜 가입하느냐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국민연금 수급자는 본인이 납입한 보험료에 상응한 소득비례 연금 외에 세대 간·세대 내 재분배적 성격을 가진 기초연금 상당액을 이미 받고 있음을 간과한 것에 기인한다. 국민연금이 늦게 도입되어 가입할 수 없었거나 혹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했던 사람은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서 역차별을 받아온 측면이 있고, 기초연금 도입은 이를 시정하는 성격이 강하다. 더욱이 기초연금은 월 2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보통사람이 노후에 필요한 생계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에 더 오래 가입해서 더 많은 연금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노후소득 설계전략임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40조원 내외가 필요한 기초연금 재원 조달이 걱정되지만, 박 대통령이 국민연금을 기초연금 재원으로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일단 안심할 수 있고, 기존의 정부지출 중 낭비 요소를 절감하고 세금 누수가 의심되는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하여 공약이행을 위한 135조원의 조달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 [현장 행정] ‘석관동 1일동장 체험’ 김영배 성북구청장

    [현장 행정] ‘석관동 1일동장 체험’ 김영배 성북구청장

    “안녕하세요. 석관동 동장 김영배입니다. 동장으로서 바라보고 만나는 주민들과 성북은 또 다른 친근함을 갖게 됩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7일 가슴에 ‘1일동장’ 명찰을 달고 하루 종일 석관동을 누볐다. 구청장이 아닌 동장으로서 그는 오전 6시 30분 석관고등학교 운동장과 성북종합레포츠타운, 의릉(조선시대 경종 임금을 모신 무덤)에서 아침운동을 하는 주민들을 만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후에는 아예 신발을 운동화로 갈아 신고 교회, 구립어르신사랑방, 황금시장, 돌곶이공원 등 석관동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하루 그가 걸어다닌 거리만 해도 10㎞ 가까이 된다. 김 구청장이 소개한 석관동은 성북구에서 면적이 가장 넓고 인구는 종암동(4만 3000여명) 다음으로 많은 3만 8000명이나 된다. 단독주택 밀집 지역이다 보니 다양한 민원이 존재하고 지역공동체 가능성도 높은 지역이다. 1일동장으로서 가장 자주 들은 주민요구 사항은 석계초등학교와 석관고등학교 옆에 재활용쓰레기 집하장이 있다 보니 생길 수밖에 없는 쓰레기 문제와 주민안전을 위한 CCTV 설치 요구를 조율해 달라는 것이었다. 1일동장으로서 김 구청장은 석관동 지역 현안을 듣고 개선책을 논의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주민대표간담회에서 허숙 석계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 “이미 있는 집하장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학생들 안전을 위해 등교 시간에 쓰레기차를 운행하는 건 피해 달라”는 요청을 하자 김 구청장은 즉석에서 “청소과에 얘기해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오후에는 주민 80여명과 함께 CCTV 설치 설명회를 열고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확보한 예산을 바탕으로 CCTV를 어디에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구청장은 “CCTV 설치는 단순히 내 가족만 안전해지자는 게 아니라 우리 동네 모두가 좀 더 안전한 환경을 누리자고 하는 사업”이라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슬기를 발휘해 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주민설명회를 마친 김 구청장은 오븐기 등 제빵 설비를 구입해 직접 빵을 구워 나눠 주는 봉사활동을 벌이는 석관제일교회를 찾아 이영찬 목사와 자원봉사 교인들을 격려했다. 곧이어 구립어르신사랑방에서 대청소 활동을 하는 석관동자율방재단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노인들과 환담을 나눴다. 김 구청장은 “늘 느끼는 것이지만 현장 방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책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면서 “목민 행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하루가 됐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북핵 해결 위해 중국이 압박할 대상 북한 아닌 일본”

    주미 중국대사로 내정된 중국 외교부의 추이톈카이(崔天凱) 부부장(차관)은 북핵 해법과 관련, “중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압력을 가해야 할 대상은 북한이 아닌 일본”이라고 주장했다. 7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추이 부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외우호 소조 회의가 끝난 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미국과 일본 역시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생각하는 등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발언은 ‘중국이 북한에 더 강한 압력을 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북핵 문제는 북한의 안보 불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안보 스트레스를 없애 줘야 하는 게 우선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만 북핵 해결 역할을 요구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추이 부부장은 또 “북핵 문제는 제재보다는 관련국들이 대화와 담판을 통해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일부 국가의 주장만 받아들여질 경우 합의는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이나 중국의 요구도 수용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그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제재에 합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부정확한 얘기”라고 밝혔다. 추이 부부장은 “유엔 안보리의 북핵 대응은 중·미 양국이 아니라 안보리 이사회 15개국이 공동 합의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사국 공동합의’를 강조한 것은 중국이 대북 제재 결의에 참여한 데 따른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또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하지만 주변국들이 이를 빌미로 군사동맹을 강화하거나 지역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하는 데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북핵·정전협정 파기 대책은” 질문에 “장관되면 말하겠다”

    “북핵·정전협정 파기 대책은” 질문에 “장관되면 말하겠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해법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한반도 프로세스 정책’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특히 북한이 전날 정전협정 파기를 선언하고 최근 3차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류 후보자의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류 후보자는 소신 없고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일관해 질타를 받았다. 그는 ‘후보자’라는 신분을 들어 “장관이 돼서 말하겠다”며 대다수 질문에 즉답을 피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발표한 상황에서 대북 정책의 첫 단추를 어떻게 꿸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류 후보자는 “안보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 통일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류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박병석 의원의 “이산가족상봉이 계속돼야 하나”, “북한과 대화 창구를 마련할 것인가”라는 등의 질문에 연이어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자 안홍준 위원장이 나서서 “‘원칙적으로’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류 후보자는 “장관이 아닌 장관 후보자로 왔기 때문에 정책 노선을 말씀드리는 차원이다.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라고 표현했다”고 답했다. 다만 북한의 영유아, 임산부 등 취약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영유아 취약계층 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우선한다는 대전제를 갖고 있다.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핵 해법에 대해 밝혀 달라”는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의 질문에는 “장관 후보자로서 북핵 해법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원 의원이 재차 “그러면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갈지에 대해 답변해 달라”고 묻자 류 후보자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에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청문회 단골질문이 된 5·16에 대한 입장은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군사정변이라는) 교과서의 표현은 인정한다”고 정정했다. 학술지 논문 중복게재 의혹에 대해서는 “학자 시절에 그런 관행이 있었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며 시인했다. 한편 류 후보자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채택돼 이날까지 장관 후보자 17명 가운데 9명이 청문 절차를 통과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여야, 여론 눈치 살피며 정치적 계산만…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실패로 ‘식물정부’ 사태를 야기했다”는 비난이 국회를 향해 쏟아지는 가운데 여야는 여론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한 치의 양보 없이 뒤엉킨 여·야·정 3각 대립 구도를 풀어 낼 유일한 해법이 바로 ‘민심’에 있다는 것이다. 5일 현재 정치권을 향한 여론은 비판 일색이다.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타협 없는 ‘일방통행’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식물정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민주통합당 역시 ‘발목잡기’ 이미지가 굳어지며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야당”이라는 비판을 떠안게 됐다. 여야 모두 현재 정치권 상황이 ‘진흙탕 싸움’임을 인식하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권의 국민 실망시키기가 무한대로 진행되고, 국회의 신뢰 하락이 바닥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도 “여당이 야당과 국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말하는 등 야권에서도 민심이 정치권과 상당히 멀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여야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정치적 득실 따지기에 급급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4일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정부조직법 지연 책임이 어디에 있나’를 설문한 결과 ‘여야 모두에 있다’는 응답률이 41.4%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여야 둘 중에서는 ‘야당 책임’(31.2%)이라는 응답률이 ‘청와대를 포함한 여당’(21.8%)이라는 응답률보다 높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면서 “여론은 새 정부 출범에 발목을 붙잡는 민주당 편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비보도 부문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기는 문제’에 대해 설문한 결과 ‘정부의 방송 장악이 우려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공감한다’(46.6%)는 응답률이 ‘공감하지 않는다’(36.2%)는 응답률보다 높게 조사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들도 정부의 방송 장악 우려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여론도 민주당에 나쁘지만은 않다”고 내다봤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15년 만에… 김훈 중위 순직 인정받을 듯

    15년 만에… 김훈 중위 순직 인정받을 듯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해 대표적 군 의문사 사건의 희생자로 남은 고(故) 김훈(당시 25세) 중위가 사건 15년 만에 순직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5일 “사망 원인이 불명확한 사망자에 대해서도 공무상 연관성이 있으면 순직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개정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김 중위의 아버지인 김척 예비역 육군중장은 “진상 규명 불능으로 순직 처리하는 것이 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라면서 “자살을 전제로 순직 처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8월 부적절한 초동수사로 사망원인 규명이 불가능해진 김 중위를 순직 처리하라고 권고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공무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거나 구타·폭언 등으로 자살한 군인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훈령을 개정했으나 김훈 중위의 경우 자살로 결론을 내리더라도 원인이 불명확해 해당 규정의 적용을 못 받았다. 이에 권익위가 원인불명의 사망자도 공무상 연관이 있으면 순직 처리할 수 있게 훈령을 개정하라는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육군에서 김 중위를 순직으로 인정한 후 국가보훈처에서 이를 다시 심사해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하면 유족들은 월 76만원 이상의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국가유공자로 지정될 경우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하다. 국방부의 훈령 개정 검토에도 불구하고 김 중위 사망 원인에 대한 논란은 남게 될 전망이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24일 JSA 경비초소에서 오른쪽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으나 당시 최초 현장감식 두 시간 전에 이미 ‘자살’로 보고되는 등 부실한 초동 수사가 논란이 됐다. 군 당국은 1, 2, 3차에 걸친 조사 끝에 김 중위가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유족들은 현재까지 자살을 인정하지 않고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사망 전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이 없었다는 점, 권총 자살의 경우 나타나는 화약흔이 그의 오른손에서 발견되지 않는 등 의혹이 남았다. 대법원은 2006년 사망 원인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여부는 초동수사 미흡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축산농 도산 막을 해법 절실하다

    한우와 돼지, 닭 등 3대 축산물의 산지 가격이 급락하면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격 폭락과 소비 감소, 사료값 상승에다 수입 물량까지 급증해 4중고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한우 사육 마릿수는 적정선인 250만 마리를 훌쩍 넘은 300여만 마리에 이르렀고, 한 마리당(600㎏) 490만원이던 한우값은 420만원으로 뚝 떨어진 상태다. 우려스러운 것은 가격 폭락세가 더 커질 조짐이 있다는 점이다. 전방위적 정책 대안이 시급히 요구된다. 축산물 가격 파동은 연례행사처럼 이어진다. 이번 파동도 1~2년 전에 그 전조가 보였다. 하지만 해법을 놓고 정부와 축산농의 주장이 충돌하면서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다. 지금도 정부는 강제 감축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축산농은 정책 실패를 떠넘기려 한다며 맞서고 있다. 한우의 경우, 2년 전 가격하락 조짐이 있을 때 도태 방식을 놓고 의견차를 보였다고 한다. 강원도 고성의 한 한우농은 “파동 초기에 새끼의 마릿수를 줄이기 위해 송아지를 도태시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어미소의 보상예산이 부족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한다. 정책이 겉도는 동안 소와 돼지가 그만큼 성장해 이번 파동의 한 요인이 된 것이다. 정책의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농축산업의 수요예측은 힘든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중장기 대책을 촘촘히 짜서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왜곡된 유통구조를 바로잡는 일이다. 돼지고기의 유통마진이 소비자가의 38.9%이고, 소고기와 닭고기가 각각 42.2%와 52.1%라면 분명 큰 문제다. 서민들이 음식점에서 삼겹살 한 점 집어먹을 때마다 분통이 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자가 더 많은 이익을 챙기는 지금의 유통구조에서 축산물 파동의 예방을 기대하기란 백년하청이다. 협동조합 주도의 축산계열화 방안은 좋은 해법일 것이다. 수태 과정에서의 정액 채취로 암수를 구별해 적정한 사육 마릿수를 조절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이는 종축개량협회 등에서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릿수 관리는 물론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단기적으론 대대적인 소비촉진 캠페인이라도 벌여 소비를 늘려야 할 것이다.
  • “대통령은 야당에 양보할 명분 주고 야당은 정부출범 협조해야”

    “대통령은 야당에 양보할 명분 주고 야당은 정부출범 협조해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청와대와 야당의 정면충돌로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 공백’이 장기화하자 ‘지금껏 이런 국회, 이런 청와대가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5년마다 되풀이되는 여야 갈등의 큰 축이지만 이번처럼 국정을 볼모로 자존심 싸움을 확대한 적이 없어서다.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에 나서야 할 대통령과 정치권이 오히려 정치력 부재로 국정을 위기로 몰아넣는 행태에 대해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통 큰 정치’를 주문했다. 이 전 의장은 5일 “모두가 자기 입장과 자기 당만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편협한 마음이 지금의 사태를 낳았다”고 전제한 뒤 “대국민 담화를 통한 박근혜 대통령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그런 장면이 나오기 전에 여당은 협상력을 발휘해 야당과 타결점을 찾았어야 했고 야당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 데까지는 협조하고 출범한 후에 잘못한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쪽의 기싸움에 국민들만 희생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양보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만큼 여야 모두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제 이성과 냉정을 되찾아 역지사지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면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최선보다 나은 차선이 얼마든지 있다는 상식을 떠올리는 것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생결단식의 정치적 후진성을 버리고 전략적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하나를 갖고 싸우고 있는데 그보다 중요한 국정 과제들도 있다”면서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내주고 기초연금이나 경제민주화, 복지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접근과 시야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 이양기 때마다 정부 조직을 바꾸려는 정치권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부 조직 개편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당연히 국회가 통과시켜 줄 것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만 국민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의회도 국민들에 의해 선출됐다”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의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대통령이) 사전에 의회의 협조를 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이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대선 승리로 위임받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의 뜻대로 야당이 양보하는 것이 순리이고, 청와대와 여당은 방송 장악을 막을 수 있는 별도의 규제나 제도를 만들어 야당의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프로농구] SK·모비스 ‘챔프전 미리보기’

    오는 7일 울산에서 열리는 모비스-SK전은 ‘미리 보는 챔피언 결정전’이다. 정규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특히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SK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될 가능성이 있어 양 팀은 자존심을 걸고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40승8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SK의 정규리그 우승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2위 모비스(34승13패)에 5.5경기 차 앞서 있고, ‘매직넘버’는 1만 남았다. 남은 6경기에서 1승만 올리면 모비스가 나머지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 지난 3일 전자랜드를 꺾은 SK는 3일간 휴식을 취한 뒤 7일 울산 원정경기에 나선다. 모비스는 5일 창원에서 LG전을 치르고 7일 홈에서 SK를 맞는다. 모비스가 LG에 패하지 않는다면 SK의 매직넘버는 여전히 ‘1로’ 남은 채 두 팀이 격돌한다. 모비스로서는 홈에서 상대가 축포를 쏘게 놓아둘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두 팀의 상대 전적은 SK가 4승1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두 10점 차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정도로 접전의 연속이었다. SK는 3~5라운드에서 모두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뒀다. 벤치 멤버가 두꺼워 체력적 우위를 보인 데다 외국인 애런 헤인즈의 활약도 눈부셨다. 모비스가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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