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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털 질문, 업체 대행, 통째 복사

    포털 질문, 업체 대행, 통째 복사

    “초등학교 5학년 학생입니다. 방학숙제로 위인 10명의 업적을 조사하래요. 되도록이면 빨리 답변 주세요.” “방학숙제로 ‘식탁 위의 세계사’에 대한 독후감을 내야 하는데 좀 자세히 써 주세요.” 질문을 게시판에 올리고 다른 이에게 답변을 받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in’에는 최근 방학숙제에 관해 문의하는 글들이 수시로 올라온다. 15일 ‘방학숙제’라는 단어를 넣고 검색한 결과 이날만 십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간단한 단어의 뜻을 묻는 질문부터 독후감이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글을 대신 써 달라는 주문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답변들은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에서 허락 없이 가져온 것들이었다. 답변의 일부 문장을 검색창에 넣고 재검색해 보니 원작자의 글이 나오기도 했다. 초·중·고교생들 사이에 학교 과제물에 대한 표절이 성행하고 있다. 인터넷에 질문을 올리고 손쉽게 답변을 구해 과제물로 제출하거나 포털사이트 등에서 검색한 후 출처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채 이를 제출하는 일이 빈번하다. 최근에는 방학을 맞아 돈을 받고 숙제를 해 주는 숙제대행 사이트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도 과제물 표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른 사람의 보고서를 파일로 받아 이름만 고치고 그대로 제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이를 적발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교사들의 설명이다. 이창희 대방중 과학 교사는 “어떤 학생은 인터넷에 있는 과학 탐구 보고서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이름만 바꾸고 원작자의 학교명을 고치지 않아 걸리기도 했다”며 “학생들의 표절 사례가 빈번해 과제물을 내신에 반영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저작권이나 출처 표기를 중요하다고 인식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남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평소에 쓰지 않는 용어를 쓴다든가 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가 나열되면 대부분 표절한 과제물”이라며 “컴퓨터나 도덕 수업 시간에 표절 방지 교육을 하고 있지만 표절이 발견되더라도 경고에만 그치고 있어 실제로는 효력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의 표절 습관이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지는 만큼 표절에 대한 조기 교육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영일 서울교육연구정보원 교육연구사는 “학교에서 표절 방지 교육을 강화하고 표절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병행해 표절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식민지배 사과’ 무라야마 전 日총리 새달 방한

    ‘식민지배 사과’ 무라야마 전 日총리 새달 방한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의 뜻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로 유명한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가 정의당의 초청으로 다음 달 방한, 국회에서 한·일 관계 해법을 모색하는 강연을 연다. 15일 정의당에 따르면 무라야마 전 총리는 다음 달 11일 방한해 2박 3일 일정을 소화한다. 국회 방문 강연은 12일로 예정돼 있으며,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일본의 우경화와 한·일관계 개선 방안 등이 주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무라야마 전 총리가 199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에는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와 고통을 준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악화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일본이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는 뜻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방한은 지난해 9월 일본 사민당의 방문 당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사민당 소속인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방한을 공식 요청했고 무라야마 전 총리가 지난달 이에 화답해 성사됐다. 일정은 정의당이 주최하고 한·일의원연맹,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 모임’ 등 여야 의원으로 구성된 모임이 후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로스쿨 변호사 합격 제한 완화를” vs “경쟁력 높이게 현행대로 둬야”

    “로스쿨 변호사 합격 제한 완화를” vs “경쟁력 높이게 현행대로 둬야”

    사법시험 존치 및 예비시험 도입 논란, 사시 출신 선호 현상과 ‘돈 스쿨’ 이미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또 한 번 위기에 직면했다. 변호사 시험 합격률 제한으로 당초 설립 취지와는 다른 여러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들 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문제인 만큼 갈등이 커지고 있다. 과연 해법은 없는 것일까. 현재 변호사 시험은 ‘로스쿨 입학정원 대비 75%’로 합격자 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법조 인력 급증을 막기 위해 법무부가 로스쿨 1기 때부터 고수하고 있는 방침이다. 문제는 시험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이듬해 시험에 재응시하며, 해가 갈수록 합격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변호사 시험 지원자 수는 1회 1665명, 2회 2046명, 3회 2432명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발표한 ‘로스쿨 도입 5년 점검 보고’에 따르면 로스쿨 입학생 2000명이 졸업한 뒤 변호사 시험에 응시하고, 불합격자 전원이 응시 횟수 제한(5회)에 맞춰 매년 시험을 치른다고 가정하면 2034년쯤에는 합격률이 24.2%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로스쿨 측과 학생들은 합격률 제한을 없애고 변호사 시험을 ‘자격 시험화’하는 것만이 로스쿨의 기본 취지를 살리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합격률 제한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합격률 제한은 특성화 교육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당초 로스쿨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험 합격만이 지상 과제로 떠오르며 학교나 학생 모두가 수험 과목에만 편중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소재 K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교수는 “로스쿨의 본래 취지가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법률 과목을 수강하도록 하자는 것인데 당장 운영해 보면 수험 과목 위주의 수강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다른 선택 과목들을 충실히 교육시키려고 하다 보면 학생들이 ‘시험공부에 지장이 된다’면서 기피한다”고 토로했다. 학교 입장에서도 가시적인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졸업시험을 강화하고 성적부진 학생은 졸업을 유예하는 등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방 소재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서모(28)씨는 “학교에서 시험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일찌감치 1학년이 끝날 때부터 다른 진로를 권유하기도 한다”며 “자신만의 전문성을 살려 활동하고자 들어온 학생들이 많은데, 결국 법학적 소양만 따지니 사법시험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고시 낭인’의 폐해를 막고자 설립한 것이 로스쿨인데 ‘변시 낭인’이 양산되고 있는 사실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지완 전국 로스쿨학생협의회 회장은 “한 해, 두 해야 괜찮지만 이것이 누적되다 보면 변시 낭인이 무더기로 배출될 것은 자명한 결과”라며 “최소한 응시생 대비 75%로 합격자 수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격률 제한은 더 나아가 로스쿨 존립의 문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합격률이 저조한 지방 로스쿨 등은 점차 입학정원이 줄어들며 악순환이 반복되다가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존 사시 출신 법조인들은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청년변호사협회 등 단체를 중심으로 합격자 수 제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률 시장의 포화 현상으로 많은 법조인들이 구직 및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최진녕 대한변협 대변인은 “이대로 가다간 로스쿨 존립에도 문제가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실력이나 경쟁력 향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법률 수요는 줄어드는 데 비해 법조인 수는 급증해 법조 시장이 계속 침체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기성 법조인들은 양질의 법조인 양성을 위해 시험 관문을 좁혀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는 논리도 펼치고 있다. 전준호 서울변회 대변인은 “사법시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문제가 어려웠던 제1차 시험 때에도 합격선이 100점 만점에 70~80점대로 높았지만, 제1차 변호사 시험에서 합격한 학생들의 성적을 100점으로 환산했을 때 합격선은 40점대에 그쳤다”면서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완화하면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법조인이 될 것이고 이는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원치 않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로스쿨 설립 당시부터 합격자 수를 제한해 왔으며, 학생들이 이를 알고 들어온 것인 만큼 본인들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우세하다. 그러나 결국은 사시 출신들이 로스쿨 출신들과 선을 긋고 제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입학정원 대비 75%의 현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한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2015년에 어떻게 할 것인지가 문제고 그 전까지는 입학정원의 75%로 합격률 제한이 결정된 상태”라며 “로스쿨 도입 전부터 수년간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전반적인 국가 인력 관리 차원에서 결정한 비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전국 로스쿨학생협의회 등은 일본 로스쿨의 실패 사례를 들어 응시생 대비 75%로 합격자 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변호사 시험의 운영 방식이 로스쿨 교과 과정 운영 및 존폐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신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성 법조인들이 과거의 영광을 붙들고 ‘바늘구멍 관행’을 유지하려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며 “로스쿨 본래의 취지를 살리려면 법조인으로서 알아야 할 기본적인 사항을 테스트하는 쪽으로 자격 시험화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로스쿨이 발전의 길을 가느냐 쇄락의 길을 가느냐는 시험의 성격을 정원제 선발식으로 할지, 자격시험화할지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천일의 조대진 변호사는 “법정에 서서 의뢰인을 변호하는 것만이 변호사의 역할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이 쉽고 다양하게 법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합격률 제한을 푸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부채 141조 LH 수술법’… 이정록 前 이사회 의장에게 듣는다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부채 141조 LH 수술법’… 이정록 前 이사회 의장에게 듣는다

    부채 규모 141조 7300억원. 자본금 172조 2000억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위태롭다. 자본 잠식이 코앞이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공기업 부채 순위 부동의 1위인 LH를 뒤집을 만한 해법은 없을까. LH 초대 이사회 의장을 지낸 이정록(57) 전남대 교수에게 해법을 들어 봤다. 이 교수는 현대건설 최고경영자 출신인 이지송 전 LH 사장의 개혁을 지켜봤던 인물이다. 당시 이 사장의 개혁은 상당한 부채 절감 효과를 내며 ‘곪은 공룡’ LH의 환골탈태가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의 개혁은 ‘미완의 개혁’이 되고 말았다. 이 교수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LH 개혁이 완수되지 못한 건 귀족 노조의 기득권 사수 탓”이라면서 “노조 개혁 없이는 LH 개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불어 “LH 개혁의 핵심은 LH의 역할 축소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LH는 사업 구조상 사업을 벌일수록 부채가 쌓인다”면서 “일을 줄이는 것이 부채 털기의 선결 과제”라고 진단했다. →LH 통합 초기 당시 이지송 사장과 LH 개혁을 주도한 주인공으로 알고 있다. -(이 전 사장이) 노련했다. 일단 현장을 아는 전문가니 “사장님 이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현장을 모르는 현 사장은 이게 무슨 말인지 아마 잘 모를 거다. (현장을 모르면) 이사들이 ‘이건 안 됩니다’라고 강하게 말하면 오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막판에는 이 전 사장이 조금 욕심을 부려 일을 못 하기도 했다. 좀 더 해서 LH를 안정화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전 사장의 개혁으로 성과를 내는 듯했지만 여전히 LH는 방만 경영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반쪽짜리 개혁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강성 노조다. 두 개의 노조와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가 이 전 사장의 개혁에 걸림돌이 됐다. 통합 초기 조직의 안정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토공과 주공을 합쳤는데 만약 통합 후에 노사 분규 등이 일어난다고 생각해 봐라. 후속 공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차질이 생겼을 것이다. 정부가 부담스러워하니까 개혁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 전 사장도 물리적 통합은 됐으니까 화학적 통합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애초에 이 전 대통령이 LH를 합치지 말았어야 한다고 본다. 각각의 기업에서 구조조정과 개혁을 했어야 했다. →개혁의 걸림돌을 두 노조라 꼽았다. -토공 노조가 주공 노조에 힘을 못 쓴다. 노조원 수 자체가 주공이 많기 때문이다. 부채 부문이나 액수도 주공이 훨씬 많았던 상태로 통합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전 사장이 유관 부서 통폐합이라도 하겠다고 하면 주공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다. 일단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주공 노조가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설득해야 할 노조가 둘이나 있으니 개혁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 전 사장도 막판에 단일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눈치를 봤다. 승진 인사와 보직 부여 과정에서 1급 어떤 자리는 주공 몫, 어떤 자리는 토공 몫, 1급 승진자의 몇 퍼센트는 주공 몫 등 경영진의 인사에 노조가 직접 개입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공기업 사장은 3~4년이면 바뀌니까 노조가 기업의 주인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런데 틀렸다. 공기업의 주인은 노조가 아니라 국민이다. →LH 노조가 왜 귀족 노조인가. -LH에 전문직이라는 게 있다. 일명 ‘5.10.30’(오텐삼십)이라고 부른다. 심각하다. 1급 5년, 2급 10년, 근무 30년이면 현장에서 아웃되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렇게 되면 보통 정년을 3~4년 남긴 상태에서 전문직이 된다. 말은 자문, 고문역이지만 아무 일도 안 하고 월급을 받는다. 임금 피크가 있지만 보통 3~4년 일도 안 하고 정년 59세까지 놀고 먹는 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똑똑한 사람들도 큰일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 이사는 2년 하면 전문직을 못 하고 퇴직을 해야 한다. 전문직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현장 전문가들이 썩고 있다. 이 전 사장도 정말 이 제도 없애고 싶어 했다. 일 잘해서 이사 하라고 하면 “아직 애들 학교도 졸업 못 했고…”라고 해 버리니까. 사외이사들도 이 제도부터 없애라고 주구장창 주문했다. 하지만 결국 못 없앴다. 세상에 이런 공기업은 없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과거 토공·주공 사장들은 노조와 싸우기 싫어 적당히 타협을 했다. 임기를 편하게 채우려는 보신주의가 실로 엄청난 폐해를 낳은 셈이다. 실제 전임 사장들은 노조의 파업이 공기업 평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때문에 임기 보전과 평가 등을 고려해 노조와 적당히 거래하고, 노조가 반대하면 슬그머니 개혁 작업을 미루는 행태를 보였다. 그런 관행이 개혁 작업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본다. 이 전 사장도 초기에는 뚝심과 배짱으로 노조를 무시하고 일을 처리했지만,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힘이 부쳤는지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사장의 LH 개혁은 어땠나. -이 전 사장의 개혁안은 A학점짜리다. 가장 큰 이유는 사업 수를 축소했다는 데 있다. 역대 사장들은 이런저런 이유와 민원 때문에 전국에 많은 사업장을 지정했다. 사업 수의 확대는 부채 증가의 지름길이다. 이 전 사장은 실제 전국의 414개 사업장 수를 270여개로 대폭 줄였다. 물론 지역구 사업이 취소된 국회의원들은 난리가 났다. 주민들도 불만을 갖게 됐고, 국정조사에서도 LH가 곤욕을 치렀다. 만약 그때 이 전 사장이 외압에 굴복했다면, 전국의 LH 사업장 수는 500개 이상으로 늘어났을 것이고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됐을 것이다. 물론 과감한 부처 통폐합과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못한 것은 한계였다고 본다. 과거 두 개 회사가 하던 일을 하나로 통합했으면 직원 수도 그만큼 줄였어야 했는데 조직 안정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직원 구조조정은 후순위로 밀렸다. →LH의 부채 증가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LH 부채 증가의 첫 번째 요인은 자본의 회임 기간이 긴 국책사업의 추진이다. 둘째는 임대주택의 공급이라고 본다. 실제로 임대주택 한 채를 공급하면 약 1억원의 부채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문제는 LH가 이미 국민 신용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이런저런 부채 증가의 원인을 설명해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관 이기주의, 직원 이기주의, 직원 귀족주의에 빠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알아 버렸는데, 정작 회사와 직원들은 아직도 ‘대마불사’의 신화를 붙잡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LH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LH는 지금처럼 큰 인원, 큰 조직으로 갈 필요가 없다. 서울, 인천, 경기, 광주 등 각 지자체가 자회사처럼 지방도시공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주택은 민간도 짓는다. 이제 LH가 기능을 덜어내야 한다. 복지 차원에서 꼭 정부가 해야 할 일만 하면 된다. 조직이 존재하기 위해 계속 사업을 부풀리면 결국 부채만 늘어난다. 1960~70년대 국가 개발주의 시대도 아닌데 왜 공기업이 이를 덜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사장은 사장대로 임기 내에 성과를 보여 주고 싶으니 사업을 늘린다. 정부 역시 임기 내 공기업 개혁 성과를 보여 줘야 하니 개혁의 무늬만 만들고 있다. 임대주택에 대한 정부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주택청을 신설해 관련 업무를 LH에서 가져가든지 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의 공기업 의존도를 어느 정도 부술 필요가 있다. →LH 특성상 사장 임기가 너무 짧다는 생각도 든다. -낙하산 말고 전문가가 와야 한다. 사장도 5~6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상태라면 현 경영진도 큰 역할이 없을 것이다. 3년 동안 일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사장이 3~4년 하다 가는데 직원들이 말을 듣겠는가.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정록 교수는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교수(1987년~) ▲대한지리학회 회장(2005~06년)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학장(2008~10년)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사회 의장(2009~12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민간위원(2008~13년)
  • 민주 “기초공천 폐지 약속 불이행 물타기용”

    14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야권에서는 국민 실망만 가중시켰다고 입을 모았다. 박수현 민주당 원대변인은 황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예비경선) 제안에 대해 “뜬금없이 입법화를 제안했다”며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물타기, 꼼수를 부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황 대표가 언급한 각종 위원회 설치 방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국회에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지방개혁을 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경제혁신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민영화 추진 선언에 다름 아니다”라고 평했고, ‘손톱 밑 가시 뽑기 특별위원회’로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는 경제 패러다임을 변화시킴으로써 가능한 사안이지 몇 가지 민원 해결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 금태섭 대변인은 “민생 현안에 대한 해법 제시보다는 대통령이 던져준 숙제에 대한 모범답안을 내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은 지키지도 않으면서 당내에 5개 위원회를 갑자기 설치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국가기관 대선 부정 의혹을 규명하고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국민들의 분노에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았다”며 “대통령에 이어 집권 여당마저 국정에 대한 무책임의 극치”라고 혹평했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의료영리화가 민영화로 가는 우회로가 아니냐는 지적에 별 해명없이 공공의료체계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말만 반복한 것은 공허한 약속”이라고 비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黃의 카드, 野 쇄신안과 달라 입법 진통 불보듯

    黃의 카드, 野 쇄신안과 달라 입법 진통 불보듯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치·지방정부·경제에서의 ‘3대 혁신’을 화두로 제시했다. 6·4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황 대표는 공천 혁명과 지방정부 개혁안으로 각각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예비경선)와 지방정부 파산제 도입 카드를 제시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비당원이라도 선거권을 가진 국민이면 누구나 정당 경선에 참여해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황 대표는 “정당의 일률적인 무공천 방식이 헌법에 위반된다면 이를 입법으로 채택하지 않는 대신 철저한 상향식 공천으로 공천 폐해를 말끔히 제거해 국민 걱정을 덜어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기초의원 공천 폐지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상황에서 황 대표가 꺼내든 오픈프라이머리 방안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격화되는 ‘규칙 전쟁’을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 신당 등 야권 쇄신안과도 차이가 있어 여야 합의까지 정치권 내 진통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황 대표는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에 대해 “선거는 각 정당이 독자적으로 치러야 한다. 같은 높이의 연대라면 당을 하나로 하는 게 옳고, 다른 것의 연대는 후유증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책 연대가 아니라 선거만을 위해 연대하는 것은 금단의 사과임을 경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를 혁신할 해법으로 내놓은 지방정부 파산제와 공기업 개혁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2년차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경제혁신, 공공부문 개혁’을 후방 지원하는 동시에 지방선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카드로 삼겠다는 의도가 짙다. 황 대표가 이날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다. 지난 4년간 지방정부의 성적을 우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지방정부 파산제는 이미 당 산하 당헌·당규개정특위(위원장 이한구 의원)에서 검토를 끝내고 국회 차원의 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방만한 지방재정 운용과 연임을 노리는 지자체장의 포퓰리즘식 지방사업을 막기 위한 복안으로 평가된다. 황 대표는 이런 내용의 지자체 혁신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지방자치발전특위 설치를 야당에 제안했다. 또 당 경제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그 아래 ‘공기업개혁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를 두어 강력한 경제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민생 현안도 비중 있게 거론했다. ▲‘당 가정행복 3개년 계획’ 수립으로 자살률 감소, 출생률 증가 대책 마련 ▲노인전문요양시설 확충 ▲건강보험체계 개선을 위한 당 국민건강특위 설치 등이다. 박 대통령이 올해 국정 핵심 과제로 제시한 통일 시대 대비와 관련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내에 ‘통일연구센터’도 설치하기로 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전날 신년 회견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위 설치를 촉구한 데 대해 황 대표는 “갈등관리기본법을 만들고 당내에 국민갈등조정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역제안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뒤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부정적인 인식과 보조를 맞췄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6개월내 ‘국정’ 결정하나

    6개월내 ‘국정’ 결정하나

    박근혜 정부 들어 당정협의회에서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논의 주제가 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교육부와 새누리당은 지난해 8월 한국사를 대학입시와 연계하는 방안을 확정지었다. 5개월 만에 열린 13일 당정협의회에서는 역사 교과서 발행 체계 개선안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동안 황우여·김무성·유기준 등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이 주장해 온 ‘한국사 국정 교과서 환원 논의’에 가속 페달이 설치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육부는 당장 지난 9일 서남수 장관이 밝힌 구상대로 ‘교과서 편수(편집과 수정) 기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설 태세다. ‘한국사 교과서’에서 시작된 불똥이 다른 과목에까지 튈 조짐이다. 한국사 국정 교과서 환원 논란을 비판해 온 역사학계뿐 아니라 교육계까지 긴장하는 이유다. 한국교육과정학회장인 황규호 이화여대 사범대 교수는 “너무 잦은 개정이 학교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학교 교육의 질을 확보하는 데 악영향을 끼쳐 왔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편수기능 강화’나 ‘한국사 국정 교과서 환원’에 대해 역사학계 다수가 반대하는 이유는 황 교수의 지적대로 교육과정을 수시로 개편할 수 있는 현 체계 때문이다. 과거 교육부 편수기능이 강하고 국회에서 교육과정을 발표하던 일시 전면개정 체계 때에는 한 번 교육과정이 정해지면 5~7년 동안 유지됐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10월 교육과정이 수시 부분개정 체계로 변경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노 전 대통령 시절에 만든 교육과정을 시행해 보기도 전에 폐기하고 이 전 대통령의 교육정책에 맞춰 새로운 교육과정을 꾸렸다. 교육과정 연구·개발뿐 아니라 교과서 제작 기간이 4~5개월로 짧아지면서 교과서 부실 논란이 과목마다 제기되다가 겨우 안정을 찾는가 했더니 박근혜 정부가 다시 교육과정에 손을 댄 셈이다. 그동안 한국사 국정 교과서 환원 등 논란 국면에서 “탈정치가 해법”이라는 주장을 펴 온 교육계와 역사학계는 당정협의회에서 6개월 내에 관련 이슈를 처리하기로 한 것 자체가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6월 선거? 7월 재보선?… ‘野연대’ 열쇠 쥔 安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에서 최근 “6·4 지방선거 야권연대는 없다”는 방침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3일 ‘야권 재구성론’을 제기해 시기와 방법 그리고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전 재구성을 희망하는 기류다. 야권 세력이 각개약진하면 새누리당의 어부지리에 의해 야권 패배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야권 재구성이나 연대가 희망대로 안 돼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7월 말 재·보궐 선거를 야권 재구성의 두 번째 기회로 보는 것 같다. 민주당은 4월쯤 안철수 세력과 합치는 것을 희망적인 대안으로 꼽는 분위기다. 정치세력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안 의원이 야권연대나 후보 간 단일화를 꺼리고 있지만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분열 때문에 대패하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호남에서는 정면대결하고, 수도권에서는 전체 차원의 후보등록 전 연대나 후보 차원의 선거 중 단일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2012년 총선거 때 중앙당 차원의 야권 단일화나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DJP연대 등에 염증을 내는 상황이다. 연대나 단일화는 구태 정치의 전형으로 새 정치를 앞세운 안 의원의 정치철학과 충돌하게 된다. 전부 선택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들이다. 결국 정치세력화 성공 여부 등 여론동향을 반영해 안 의원이 해법을 찾아가는 복잡한 고차방정식 같은 야권 재구성 틀이 차츰 정해져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안 의원 측은 이르면 이달 안에 ‘새 정치 실현 구상, 창당 로드맵, 6월 지방선거 전략’ 등 3대 과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안 의원이 최근 창당준비위원회 발족 시점까지 포함해 설 전에 확실한 입장을 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새정추는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일단 내부적으로 오는 20일까지 밑그림을 만든 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오는 21일엔 제주도를 찾아 신당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다시 한번 ‘박지성 시프트’

    [스포츠 돋보기] 다시 한번 ‘박지성 시프트’

    2010년 남아공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 전술의 핵심은 ‘박지성 시프트’였다. 원래 측면 공격 자원인 박지성(33·PSV 에인트호번)이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경기 조율에도 능했기 때문에 가능한 전술이었다. 박지성은 당시 수시로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며 상대를 애먹였다. 4년 전의 이 전술이 현 소속팀인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필립 코쿠 감독은 10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연습 경기에서 박지성의 활약이 괜찮았다”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의 활약이 좋아 보였다. 앞으로 리그에서도 중원에서 활약하는 박지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프로축구리그 에레디비시 전반기를 7위로 마치고 겨울 전지훈련을 겸해 스페인에서 열리는 친선 국제축구대회에 참가 중인 에인트호번은 이날 불가리아 리그 로코모티브를 3-0으로 대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박지성은 주로 2군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선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62분을 뛰고 교체됐다. 경기 뒤 코쿠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의 활약에 대해 “편안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부상을 완전히 떨쳐낸 이후 공·수 조율 능력과 활동량이 여전히 좋다는 뜻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아공월드컵 이후 대표팀은 세대교체의 흐름을 타고 대거 젊은 선수들로 물갈이됐다. 그런데 이청용(볼턴), 기성용(선덜랜드), 손흥민(레버쿠젠) 등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는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면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브라질행이 확정됐다고 할 만한 선수가 없다. 더욱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탓에 팀 승리보다는 자신을 빛내려는 플레이로 종종 경기를 망치는 에인트호번과 비슷한 모습도 읽힌다. 이런 팀일수록 모난 돌들을 둥글게 하나로 모아 붙일 헌신적인 선수가 필요하다. 바로 이 대목에서 코쿠 감독과 홍 감독의 해법이 ‘박지성’으로 일치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과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는 은퇴를 번복하고 대표팀에 복귀해 2006 독일월드컵에서 각각 팀의 준우승과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반면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복귀 여론이 비등했던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토티와 네덜란드의 뤼트 판 니스텔로이는 끝내 은퇴를 번복하지 않았다. 완강하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뒤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은 어떤 선택을 할까.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국내 첫 장애인 전용 사진관 연 나종민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국내 첫 장애인 전용 사진관 연 나종민씨

    “좋아하는 것을 하면 재미가 있고 그것을 더 개발하면 약간의 돈도 따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성세대들도 분명 좋아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고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너무 돈에 매달리기 때문입니다. 1년 돈벌이 안해도 큰일 일어나지 않습니다.” 바라봄사진관 나종민(51)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전용 사진사다.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들의 사진을 찍어 준다. 덕분에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는 한 여성이 묵직한 하얀 돼지저금통을 들고 서울 마포구 양화로 8길 17-25 그의 사무실로 찾아온 것이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향하는…. 우리가 아닌 모두를 아우르는 바라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는 저금통에는 500원짜리 동전 1000개가 들어 있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나 대표는 “내가 하는 작은 일이 이렇게 울림으로 돌아오다니”라며 감격했다. 그가 장애인 사진관을 구상하게 된 것은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애인 체육대회에 자원봉사 갔다가 한 어머니가 사진관에서 왔냐고 물어 자원봉사라고 답한 게 계기가 됐다. 어머니는 장애인을 둔 집에는 변변한 가족사진 한 장 없다며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가족사진에 어울리는 표정을 잡는 데 품이 많이 들어 사진관에서 장애인들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바로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오랫동안 고민해 오던 것도 취미와 사회공헌의 접목이었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고 준비 기간을 거쳐 2012년 1월 서울 성북구 동서문로 돈암초등학교 인근 건물 1층에 스튜디오를 차렸다. ‘바라봄’이라는 간판을 붙였다. ‘봄’을 영어로 쓰면 ‘BOM’이 아니라 ‘VOM’(viewfinder of mind)이다. ‘마음을 바라보는 카메라 창’이라는 뜻이다. 같은 해 3월 인터넷 모금을 통해 300만원을 모으고 장애인 단체의 신청을 받아 30가구의 사진을 찍었다. 지금까지 소아마비, 다운증후군, 자폐아 등 모두 100여 가족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장애인 가족 사진 찍기는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다. 자폐아의 경우 사진관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꺼린다. 설사 들어왔다 해도 조명 앞에 서지 않으려 한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기도 한다. 장애인들과 눈길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부모들의 얼굴도 찡그러지고 좋은 사진은 물 건너간다. 이 때문에 사진 찍는 것보다 대화를 통해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200~300번 셔터를 눌려야 한다. 1~2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얼마 전 80대 노모가 60대 소아마비 환자인 아들과 함께 사진관을 찾아왔다. 어머니는 노령연금으로, 아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각각 지낸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얼굴은 맑고 깨끗했다. 비밀은 곧 밝혀졌다. 사진을 찍고 난 뒤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에게 기부를 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두런두런 했다. 오히려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왜소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그의 베풂은 마음이 담긴 답례로 돌아온다. 하얀 저금통은 물론 고가의 장애인 전용 의자를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에는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 “너무 기쁘네요”라는 문자가 연신 날아온다. 그의 아들도 아버지를 본받았다. 명문 대학에 들어간 아들은 돈 받고 가르치는 과외는 하지 않겠다며 고교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후배 2명을 추천받아 무료로 학과 공부를 지도해 주었다. 그는 “나눔이 아들에게 전염됐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 1963년생에 82학번인 그는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다. 그는 정보기술(IT) 업계에 21년 종사해 오다 2007년 은퇴했다. 직장인으로서는 한창 때인 45살이었으니 승진, 성공, 출세의 사다리에서 일찍 내려온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영업능력을 발휘,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장에 올라 샐러리맨들이 부러워하는 억대 연봉을 받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회의를 느꼈다. 낙천적, 긍정적 성격이지만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불면증에 시달린 데다 직원들을 관리하며 통솔하는 자리보다 영업 현장에서 직접 뛸 때가 훨씬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할지, 제2의 인생은 없을까 고민하다 사표를 냈다. “솔직히 재무적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저축해 둔 것도 조금 있고 국민연금도 충실히 부었고 집도 있으니 여차하면 주택모기지도 가능해 그럭저럭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원금 까먹지 않고 지내려고 애쓰는데 있는 것 쓰면서 살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5년 정도 더 일하면 2억~3억원을 모을 수 있었겠지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내가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한푼 두푼 모아 둔 것이 큰 힘이 됐다. 2008년 한 해는 뒹굴뒹굴했다. 집에서 책을 보고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무료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그 역시 아침에 일어나면 나갈 곳이 없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 줄 명함이 없다는 생각에 한동안 재취업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취업은 일시적으로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지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을 하며 살자’로 모아졌다. 2009년 6개월간 성북구에 있는 사설 학원에서 사진을 배웠다. 평소 하고 싶은 것이었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가족 사진, 풍경 사진을 찍으면서 복습했다.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니 재미도 있고 쉽게 빨리 배울 수 있었다. 2010년 3월에는 희망제작소 행복설계 아카데미에서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컨드 라이프 교육을 받았다. 취미와 사회공헌의 접목은 여기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자원봉사를 나가 장애인 단체의 행사사진을 찍어 주면서 해법을 모색했다. 베이비부머는 정해진 길을 걸어온 세대들이다. 상급학교 진학, 명문대 입학, 졸업, 취직 등 주어진 길을 갔을 뿐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의 일탈은 없었다. 나 대표는 “좋아하는 것을 하면 실패를 해도 충격이 적다”고 말한다. 돈을 벌기 위해 치킨 집을 열었다 가게를 접으면 큰돈을 날리지만 악기 같은 것은 배우다 그만둬도 리스크는 크지 않다. 30~40년의 긴 노후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한두 번 실패한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1~2년, 2~3년 더 좋아하는 것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제3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과거의 지위나 직책 등 무거운 것을 짊어지고 어떻게 걸을 수 있겠습니까. 베이비부머는 성장시대를 살다 보니 부족함 없이 지낸 세대입니다. 그래서 물질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머릿속에서 돈과 수익만 떨쳐 버리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게 문제입니다. 직장생활을 20년 정도 했으면 웬만한 변화는 헤쳐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 그는 사진 봉사의 영역을 장애인에서 소외계층으로 넓히기 위해 지난해 11월 합정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틈틈이 강연도 나가고 재능 기부도 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도 열면서 바쁘게 지낸다. “몸은 바쁘고 일은 직장 다닐 때에 비해 10배 더 하지만 스트레스받지 않고 재미있어서 좋다”는 그는 사회공헌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외부 행사 출장도 열심히 나가고 협찬을 위해 윤리경영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나 공모전을 여는 지방자치단체를 찾아다니고 있다. 올봄에는 바라봄을 사단법인이나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환할 예정이다. stslim@seoul.co.kr ■퇴사 후 나 대표가 ‘걸어온 길’ ▲2007년 11월 퇴사 ▲2008년 빈둥빈둥 지냄 ▲2009년 8월 사진 교육 ▲2010년 3월 희망제작소 행복설계 아카데미 교육 ▲2010년 5월 장애인단체 자원봉사 시작 ▲2011년 5월 장애인 사진관 구상 ▲2012년 1월 서울 성북구 동서문로에 바라봄사진관 개관 ▲2013년 11월 사진관 마포구 합정동으로 이전 ▲2014년 3~4월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환 예정
  • “이산상봉·DMZ공원 vs 금강산관광 빅딜해야”

    한국이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 문제와 북한이 요구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분리 처리하지 않고, 대승적 차원에서 ‘빅딜’을 성사시켜 남북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DMZ 평화공원 문제 등이 서로 고리처럼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 모두 원칙에 매이지 말고 전향적이고 유연성 있는 접근법을 주문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재개→금강산 관광 재개 협의→금강산·설악산의 ‘DMZ 국제평화공원’ 조성의 3단계 해법을 통해 장기적으로 북한 개방으로 이어지는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2018년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을 활용하면서 설악산과 금강산 사이에 DMZ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더 크게 북한의 마식령과 원산까지 이어지는 동해권 국제관광단지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DMZ 평화공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공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방안으로 북한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산가족 상봉과 DMZ 평화공원 조성 문제를 대승적 차원에서 풀어 가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은 있어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북한을 추가 개방하도록 한다는 관점에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밝힌 ‘DMZ 평화공원’에 대해서는 “단순한 이벤트로 접근해서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한이 지나친 원칙주의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DMZ 평화공원 문제 등이 서로 고리처럼 연결돼 있는 과정에서 남북한의 유연성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DMZ 평화공원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큰 틀에서 남북 당국의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 먼저 금강산 문제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북한으로서는 딜레마가 생겼다”면서 “굳이 ‘연계’라는 표현을 쓰지 말고 분리해 순차적으로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는 방식으로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먼저 하고 시차를 두고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우리 정부가 반대 급부로 무엇을 줄지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이 8일 오후 4시 판문점 마감통화에서 우리 측이 제안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진영논리 넘어선 역사교과서 서술 절실하다

    ‘역사전쟁’이라고 해야 할까. 남과 북이 서로의 가슴에 이념의 총부리를 겨누는 것도 모자라 우리끼리 허구한 날 소모적인 진영싸움이다. 그것도 대입 수능시험까지 치러야 하는 한국사 교과서 내용을 놓고서다. 사실 보수 성향 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출간되기 전부터 불상사가 예고됐다. 윤곽도 드러나기 전에 교학사 교과서엔 “안중근은 테러리스트, 유관순은 여자깡패”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식의 비방이 넘쳐났다. 결국 교학사 교과서는 검정을 통과하고 빛을 봤다. 그러나 채택률 0%대라는 초라한 몰골이다. 교육부는 당초 교학사 한국사를 선택했다가 철회한 20개 고등학교에 대해 특별조사를 벌여 일부 학교가 부당한 외압으로 교과서 선정을 철회했다고 어제 밝혔다. 교육부는 외압을 가한 단체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검토한다고 한다. 오버해선 안 된다. 법적 제재 운운하기 전에 교학사 교과서가 왜 교육현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는지 그 근본 원인부터 따져보는 게 순서다. 교학사 교과서가 퇴출당하다시피한 것은 단순히 전교조 혹은 다른 진보단체들의 ‘이념성’ 외압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친일·독재 미화’를 떠나 600여곳에 이르는 사실관계의 오류만으로도 ‘부적격 교과서’로 낙인 찍히기에 충분하다. 2008년 보수세력의 표적이 된 금성사의 근·현대사 교과서 사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 우리 역사의 ‘좌편향’ 서술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를 바로잡는다고 또 다른 ‘우편향’으로 맞서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교왕과직(矯枉過直)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 교학사 교과서 파동은 학문보다는 파벌로 나뉜 역사학계도 문제지만 편 가르기를 부추기는 정치권의 책임 또한 크다. 여당의 어느 인사는 교학사 교과서 문제가 대선 불복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역사를 역사로 보지 않고 정치로 보려 하니 문제가 더욱 꼬이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은 이참에 역사 교과서에 대한 현행 검인정 체제를 국정 교과서 체제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역사교과서를 두고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다시 옛날로 돌아가 국정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것은 가당찮다. 국정교과서로 획일적 지식을 강요하는 대신 일정 기준을 통과한 교과서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검정제도의 취지는 존중돼야 마땅하다. 역사교과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만이 해법이다. 집필진의 급과 격을 높여 보다 양식 있고 균형 잡힌 교과서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세대의 교육을 좌우할 교과서를 만드는 데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폴리페서 ‘사이비 역사가’들이 참여해선 안 된다. 진영논리가 역사교육을 망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 밀양송전탑 공사 재개 100일… 주민·경찰 또 충돌

    경남 밀양의 765㎸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지 9일로 100일째가 되지만 이를 둘러싼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전은 8일 밀양시 4개면에 건설 예정인 52기의 송전탑 가운데 24곳(완공 6곳)에서 경찰의 보호 아래 송전탑 건설공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공사 현장을 계속 늘려 이달 말까지 4기를 추가로 완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송전탑 건설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주민과의 갈등은 해가 바뀌어도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6~7일에는 113~115번 송전탑 경과지인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 입구 공터에서 숙영용 컨테이너를 설치하던 경찰과 이를 막는 주민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져 주민 10여명이 다쳤다. 또 주민 정모(73)씨 등 6명이 경찰에 연행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경찰과 주민들은 상동면과 단장면을 비롯한 송전탑 건설현장 곳곳에서 대치하며 수십 차례 충돌해 80여명이 다쳤다. 또 밀양 및 외부지역 주민 50여명이 경찰조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환경운동가와 주민 각 1명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일 밀양시 상동면 주민 유모(71)씨가 농약을 마신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같은 달 6일 새벽 숨지는 불상사도 있었다. 한전과 주민 간의 갈등이 계속되자 급기야 국회가 대화를 권고하고 나섰다. 지난 3일 한전과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모처럼 대화의 자리를 가졌으나 서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대책위는 송전탑 공사 중단과 송전선로 경과지 변경 등 5개 안을 요구하며 45일간 공사를 중단하고 소통 기구를 구성하자고 요구했지만, 한전은 공사 중단을 전제로 한 대화는 할 수 없고 송전선로 노선 변경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양측은 여전히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한전의 개별보상에 대해 반대대책위가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는 등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정부의 책임 있는 기관과 주민이 대화 채널을 만들어 이를 통해 푸는 것이 해법”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엔저 쇼크] 엔고때 웃던 간판기업들 대처방안은

    [엔저 쇼크] 엔고때 웃던 간판기업들 대처방안은

    새해 벽두부터 엔저(円低)가 화두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에 맞춰 우리나라 수출 전반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벌써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 관련 업종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까지 새어 나오고 있다. 6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엔·달러 환율이 현재와 같은 105엔으로 절하되면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전년 대비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화 가치가 115엔까지 떨어지면 전체 수출은 무려 4.0%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철강, 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정보기술(IT) 등 수출 주력 업종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했다. 우려는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자동차 부문에선 최근 국내 산업의 수출을 이끌었던 현대·기아차가 엔저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업체는 벌써 엔저를 이용한 마케팅전을 펼친다. 이미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캠리의 무이자할부 기간을 연장(12개월→13개월)하는가 하면, 전기차인 프리우스 플러그인(PHEV) 모델 가격도 약 2000달러 내렸다. 닛산도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을 최대 10%까지 낮췄다.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역시 엔저 후폭풍과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 등으로 올 들어 주가가 5%나 급락했다. 전기전자, 석유화학, 조선업계 등 수출 기업이 예외 없이 엔화 약세의 영향을 입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같은 442억 달러(약 46조 4000억원)에 달하는 무역수지 흑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엔저는 과거에도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05년 1분기부터 2007년 1분기까지 2년간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최대 760엔대까지 내려가면서 당시 우리 기업의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여파는 전체 산업에 걸쳐 나타났다. 2004년 6.75%를 기록했던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2005년 5.86%로 떨어진 데 이어, 2006년 5.24%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수출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2년 사이 반 토막 났다. 2004년 8.23%에서 2005년 5.62%로 급락한 데 이어, 2006년엔 4.90%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엔화가 내리막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이미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12%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엔고 덕에 호황을 누려 온 업계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자업체 임원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당장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연구·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를 못한 게 현 상황을 불러온 이유 중 하나”라면서 “호시절 체질 개선을 못한 점에 있어서는 기업도 할 말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해법은 다름 아닌 일본에 있다’고 지적한다. 2000년대 후반 이후 5년 이상 슈퍼 엔고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일본의 선도 기업은 꾸준히 제품 기술력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여 ‘제2의 도약’을 준비했다.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들은 환율 탓을 하겠지만 결국 책임론에서 기업도 자유롭지는 못하다”며 “환율은 늘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 주력 수출품을 완전한 하이테크로 만들어 경쟁력을 갖춰야 했는데 이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반도체나 휴대전화 부문은 한국의 높은 기술 경쟁력으로 인해 일본이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하다시피 할 정도인 만큼 비교적 엔저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해 3~4년 전 가격이 좋았을 때만 생각하지 말고 기업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슈&이슈] “영동 북부 발전 위해 조기착공을” vs “예비타당성 조사가 먼저”

    [이슈&이슈] “영동 북부 발전 위해 조기착공을” vs “예비타당성 조사가 먼저”

    “낙후된 영동북부 지역 발전을 위해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해 주오.”(속초 주민), “경제성이 있는지 따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부터 해야 한다.”(기획재정부)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91.8㎞)를 놓고 벌이는 강원도와 정부의 줄다리기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987년 대통령 공약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당초 서울~춘천~속초로 이어지는 사업이었지만 서울~춘천 구간(81.4㎞)은 2010년 개통됐다. 23년 만에 절반만 성사된 셈이다. 이후 춘천~속초를 잇는 나머지 구간에 대한 완공도 하루속히 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사업 추진이 뒤로 밀리고 있다. 3조 379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이 사업은 선거 때마다 강원 영동북부 지역의 최고 이슈로 등장하지만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말만 무성하다. 지난해 말 국회 예결위에서 사업 초기 예산 50억원이 반영됐지만 실제 연구용역 이외에는 다른 용도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일반회계로 명목을 정해 놓는 바람에 조기 착공이 어렵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사업의 경제성이 있는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부터 면밀하게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는 그동안 수차례 예산의 일반 용도 사용이 가능한 특별회계를 주장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도는 당초 지난해 말 특별회계에 예산을 반영해 놓고 현재 교통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춘천∼속초 간 철도 대안노선 연구용역’ 결과를 이달 중 기재부에 보고한 뒤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국회에선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일반회계로 예산을 반영했다. 지난해 말 국회의원들도 “동서고속화철도는 기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50억원) 일반회계로 두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현재 대안 노선 활성화 용역이 진행 중이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 당초 정부안대로 일반회계 집행이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계 변경을 승인하면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동서고속화철도를 어떤 식으로든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고 대안 노선 활성화 용역 이후에도 사업 추진을 담보할 수 있는 결론을 내기 위한 해법이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처럼 회계 변경이 어렵게 되면서 사업 진척이 늦어져 올해 조기 추진은 난망하게 됐다. 연초에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발 빠르게 사업을 추진한다 해도 일반회계가 정해 놓은 씀씀이 범위를 넘지 못해 본격 사업 추진은 한 해를 또 넘기게 됐다. 올 하반기에 예산을 다시 확보한 뒤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하면 착공은 2018년쯤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공사 기간이 6년쯤 소요될 것으로 보여 속초, 고성, 양양 등 강원 영동북부 지역 주민들과 철도가 지나는 양구·인제 지역 주민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2024년이 돼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사업이 지연되자 지역 주민들은 “26년 동안 뒷전으로 밀리던 사업의 성사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번번이 늦어져 안타깝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도와 주민들은 “동서고속화철도는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지역 활성화에도 목적이 있지만, 이 철도 사업이 성사되면 아시아~유럽을 잇는 대륙 횡단철도와 연계돼 우리나라 전체의 물류혁명이 예상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도 절실한 사업인데도 경제성만 따지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륙횡단철도(TSR)와 연계하면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 물류가 이동한 뒤 북한 동해안 지역을 지나 러시아~유럽으로 이어져 물류혁명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가 놓이면 기존 서울~춘천 간 복선전철과 연계돼 수도권에서 속초항으로 곧바로 물류가 이동, 바닷길이 열리는 북극항로 루트와 이어지면서 또 다른 북방 해상 물류도 기대된다. 속초 지역까지 철길만 놓이면 대륙으로 이어지는 철길과 북극해를 통한 유럽으로의 해상 루트 모두 가능한 우리나라 최대 북방 전진기지 역할이 가능한데 정부에서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속초항이 북극항로 등 환동해안권의 해양 전진기지로 자리 잡으면 다가올 북방경제시대를 맞아 국가 차원에서도 이득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수도권 물류가 러시아 등 북방과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육로로 부산항·울산항으로 이동한 뒤 다시 동해안을 따라 이어져 속초항보다 뱃길로만 2, 3일이 더 소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수도권에서 동서축인 속초항으로 물류를 곧바로 이동시키면 국가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재진 강원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20년대 동서고속화 철길이 놓이면 한 해 2000만명의 관광 수요와 1000만t의 화물 물동량이 새롭게 생겨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일시대에 대비해 하루라도 빨리 서울~속초를 잇는 동서축의 고속화 철길을 놓아야 한다는 것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교통기간망이 남북 축으로 발전되면서 소외됐던 동해안이 고속화 철길이 놓이면서 개발되면 국가 균형 발전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사시 중무장 화력을 동서 휴전선으로 긴급하게 보내는 등 휴전선 일대 군부대로 안정적 군수물자를 보급하는 전략 루트의 역할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 전철길을 따라 송전선 지중화사업을 병행하면 송전탑 건설 등 주민과의 마찰 없이 새로운 동해안 화력발전소 조성에 따른 수도권 전기에너지 공급망 역할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설악권을 끼고 국내 최고 청정 지역으로 남아 있는 강원 영동북부 지역이 옛 영광을 되찾아 다시 일일 수도권 관광 지역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장래를 내다보고 당장 경제성을 벗어나 ‘선공급 후창출’의 안목으로 동서고속화철도를 관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6년 동안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의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던 동서고속철도가 아직 이렇다 할 사업을 시작도 못 하고 또 한 해를 보내게 돼 안타깝다”면서 “더이상 선거용이 아닌 실제 국가의 균형발전과 지역 주민의 오랜 바람이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돈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지긋지긋한 빚의 전쟁

    돈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지긋지긋한 빚의 전쟁

    화폐의 전망/필립 코건 지음/윤영호 옮김/세종연구원/436쪽/2만 2000원 흔히 돈이라 불리는 화폐. 이 화폐는 경제의 논리가 생성된 이후로 줄곧 핵심 요소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화폐 없는 경제는 있을 수 없으며 현대경제는 화폐가 가진 순·역기능의 조절과 해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혹자는 지금 글로벌 위기의 본질을 화폐정책의 실수에서 찾기도 한다. ‘화폐의 전망’은 바로 그 화폐의 본질을 꿰뚫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제 혼란을 해부해 눈길을 끈다. 책 제목만 볼 때 그저 단순한 화폐 관련 총서로 비쳐진다. 하지만 돈의 맥락에서 금융의 역사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튼실한 대안을 제시한 역저다. 조개껍질 같은 초기의 화폐 형태에서 지폐, 전자화폐까지 온갖 형태로 변화해 온 화폐사의 추적이 책의 기본 바탕이다. 그러면서 화폐의 변천사와 맞물린 부채며 신용의 사례를 들춰 위기의 본질을 보게 만드는 구성이 흥미롭다. ‘금융업은 국가를 채권자와 채무자의 두 집단으로 분리하고, 두 집단을 서로에 대한 증오로 가득 채운다.’ 19세기 초반 미국 사상가 존 테일러가 일찍이 간파한 돈의 해악이다. 저자는 이 말을 들어 현재의 금융 위기야말로 돈의 본질과 깊이 연관돼 있음을 들춰낸다. 채권자와 채무자의 갈등은 사실상 돈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됐고 경제사도 채권자와 채무자 간의 투쟁사라는 것이다. 서구의 많은 국가에서 부채의 총 가치는 연간 경제 생산가치의 3∼4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 시각에서 돈과 부채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어떻게 변해 왔고 변할 것인지를 더듬는다. ‘돈은 부채이고 부채는 돈이다.’ 돈과 부채의 연관성을 현대경제의 필수요소라는 신용으로 연결하는 대목도 독특하다. 2011년 8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채무국의 지위를 의미하는 AAA 등급을 상실했다. 요컨대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데 필요한 신용이 감소한 것이다. 책은 그 결과로 야기된 혼란에 주목해 지금 경제가 중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음을 보여 준다. 신용은 금융거래에 사용될 수 있지만 투기조장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해악의 사례들이 그런 측면에서 곁들여진다. 저자는 지난 40년 동안 누적된 엄청난 부채는 단번에 상환될 수도 없고 상환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채무국들은 공식적인 디폴트를 선언하든 정부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든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란 진단이다. G2로 불리는 미·중 관계의 언급도 흥미롭다. “채무·채권국의 관계를 포함해 좀 더 강력하고 긴밀한 협력을 취하겠지만 단시일 내에 중국의 위안화가 현재의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를 대치하지는 못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무엇 WHAT?(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미시사 ‘대구’(Cod), ‘소금’(Salt)의 저자인 미국의 저명 저널리스트 마크 쿨란스키가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으로만 이뤄진 책을 내놨다. 끝없이 답변을 갈망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하며 공자, 플라톤, 셰익스피어, 데카르트, 헤밍웨이 등 세계역사 속 철학자와 작가들의 저술을 꼼꼼히 살핀 뒤 인생의 핵심을 다룬 질문 20개를 추렸다. ‘어떻게 시작할까?’ ‘얼마나 많을까?’ ‘어떻게?’ ‘왜?’ ‘어디?’ ‘이게 불운한 건가?’ 등의 질문을 화두로 꺼낸 뒤 해답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삶을 성찰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예컨대 ‘어떻게?’ 섹션에서는 ‘나는 꿀벌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소제목으로 인간 삶의 근본 의미를 짚어보는 식이다. 질문들은 결국 모두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200쪽. 1만 2000원. 기후 문화(하랄트 벨처 외 지음, 모명숙 옮김, 성균관대출판부 펴냄) 오늘날 지구촌의 공통 의제 가운데 하나인 기후변화. 오랫동안 이는 기상·해양·빙하학자들이 고민해야 할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예측하지 못했던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는 일은 과학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과제라고 단언한다. 이를테면 높아지는 기온, 녹아가는 대륙 빙하, 북쪽으로 확산되는 말라리아 감염 등에 대한 자연과학의 평가가 정치적이고 공격적인 활동무대에서 토론될 경우에는 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책과 해결책에 대한 요구가 쏟아지고 결국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404쪽. 3만원. 동양적 마음의 탄생(문석윤 지음, 글항아리 펴냄) 자연과 인간의 경계는 몸이 만들어 낸다. 그 몸을 비로소 ‘나’로 인식하고 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인간 존재를 묻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져 과학자와 철학자가 끊임없이 연구하고 사유한다. ‘마음’에 대한 논쟁 역시 동아시아에서 3000년 이상 계속됐다. 책은 동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마음’의 개념, ‘심’(心)을 집중적으로 풀어낸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 기록인 갑골문에 드러난 ‘심’(으로 추정되는 글자)에서 드러난 심장과 마음의 해석부터 맹자의 심학, 한대의 음양오행론, 조선 성리학, 실학과 성호학파 등 시대적 학문 속에서 찾아낸 ‘심’을 두루 살핀다. 444쪽. 1만 8000원. 각설하고,(김민정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시인들의 따끈따끈한 시의 속살을 가장 먼저 만지는’ 출판사 편집자이자 등단 15년차 시인인 김민정의 첫 산문집. 그의 말투처럼 경쾌하고 발랄한 문체 속에 세상에 예민한 촉수를 드리우고 있는 감성이 새겨진 글 1000여편이 실렸다. 지난 14년간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것으로 시, 사람, 사랑에 관한 기록이자 무심히 스쳐갈 법한 일상의 진실한 순간을 포획한 전리품들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주를 지닌 시인답게 산문 속에는 선후배, 동료 문인들도 한데 어우러져 있다. 평화가 깃든 고 박완서 작가의 집을 부러워했던 그는 작가의 부음을 들었을 때 그의 집을 떠올린다. ‘선생님은 꽁꽁 언 땅을 열고 누구도 열어볼 수 없는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집을 찾으셨다. 누군들 가장 나종 지니인 집이 그러지 아니할까.’ 세상을 등진 신현정 시인을 떠올리면서는 다시 시를 생각한다. 264쪽. 1만 2000원.
  • 고통乙 벗고, 희망乙 말하다

    고통乙 벗고, 희망乙 말하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재능교육 노사 갈등과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쌍용자동차 장기파업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절박한 현장에서 새해를 맞은 이들이 생각하는 갈등의 해법과 소망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기록을 세운 재능교육 노사는 끝내 단체교섭을 타결하지 못한 채 협상 시한인 2013년을 넘겼다. 지난해 8월 오수영(40) 재능교육지부장 직무대행이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한 지 202일 만에 땅으로 내려오면서 해결의 기미가 보이는 듯했지만 여전히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 직무대행은 “회사는 매번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며 협상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면 학습지 회원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회사 상황도 나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오 직무대행은 “지난 6년간의 농성 과정에서 3800여명이던 조합원이 11명으로 줄었는데 지난해 8월 이후 다시 21명으로 늘어났다. 우리끼리 ‘2배나 늘었다’면서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에는 100명 정도의 조합원이 모여서 송년회를 열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둘러싼 한국전력과 주민들의 갈등 역시 이어지고 있다. 밀양 송전탑 765㎸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공사를 중단하고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지난해 10월 공사를 재개한 한전은 올해 말까지 46기의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계삼(41) 대책위 사무국장은 “지난 8년간 가장 힘들었던 점은 추호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태도였다. 주민들의 요구나 주장을 듣지 않은 채 정부와 한전은 절차적 정당성만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사망 사고나 자살 기도가 없기를 바라며, 정부가 한발만 양보해서 피해 주민들의 집단 이주와 송전탑의 부분적 지중화 등을 통해 주민들이 겪는 피해와 고통을 덜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009년 쌍용차 대량 정리해고 사태 이후 24명의 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철탑에 올라가고 도심 한복판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창근(41)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해고자 복직 문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등 아직 해결할 문제가 많다”면서 “노사 양측의 옳고 그름을 가리고 갈등을 해결하려면 이른 시일 내에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가 모든 ‘을’들이 상처받은 해였다면 올해는 ‘을’들이 대접받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것이 지난해 대학가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에 대한 응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차동엽 신부가 말하는 미래 노후 모델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차동엽 신부가 말하는 미래 노후 모델

    50, 60대는 100세 시대를 맞는 첫 세대로서 20~30년의 오랜 은퇴 후 삶을 살아야 한다. 수명 연장으로 제3의 인생이 주어진 것은 축복이지만, 긴 여생은 처음 맞닥뜨리는 일로 새로운 숙제이기도 하다. 베이비 붐 세대로서 줄곧 희망과 긍정의 철학을 전파해 온 차동엽 신부로부터 직장에서 퇴직한 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의견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두 차례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30일 명동 로열호텔 커피숍에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 남짓 만난 뒤 미진한 것이 있어, 12월 27일 오전 10시 경기 김포시 고촌읍 풍곡리 미래사목연구소에서 1시간가량 더 시간을 가졌다. →베이비 부머는 흔히 ‘낀 세대’라고 합니다. 자식을 뒷바라지하며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베이비 부머가 살아온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요. -베이비 부머가 어린 시절을 보낸 1960, 1970년대는 암울하고 모든 것이 급격히 바뀌는 격동의 시대였지만 한편으론 바닥이 없었던 희망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좌절을 몰랐던 희망에 부푼 시대였습니다. 몸은 고달팠지만 정신은 건강했던 시대이기도 했고,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했으니 행복한 시대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차동엽 신부도 베이비 부머 세대다. 1958년 생이니 이른바 ‘58 개띠‘다. 중학교 시절 생계를 돕기 위해 봉천동에서 연탄 배달을 하기도 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뒤늦게 신부가 됐다.) 베이비 부머는 자식, 부모를 챙기고 본인의 노후까지 책임져야 하는 삼중고에 시달리지만 새로운 세대에게는 또 새로운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베이비 부머를 포함, 우리 사회 전체가 그동안 너무 성공이나 성장, 물질의 이데올로기에 중독돼 살아오지 않았나요. -행복과 성공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성공을 추구한다고 해서 행복하지 못한 게 아니고, 반대로 행복만 추구한다고 해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성공에 경도돼 성공 자체를 행복으로 여기면서 살아왔습니다. 성공에 대한 집착이 우리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성공, 출세에 매달리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이제는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을 성공적인 삶이라고 규정해야 합니다. 인생의 단계마다 행복은 다를 것입니다. 젊은 사람은 성취하는 게 행복입니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정리하는 세대입니다. 즉 있는 재산, 시간, 해 오던 일에서 깊이를 느끼며 누려야 합니다. 성취보다 여가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살 만큼 살아왔으니 50, 60대는 분명 권태를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단계를 넘어서면 새로운 경지가 열릴 것입니다. 옛날보다 강도가 덜하고 에너지가 덜 소모되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보람과 즐거움을 찾아야 합니다. →베이비 부머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는 우리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유럽 등 고령화 사회를 먼저 거친 선진국을 벤치마킹해야 할 것입니다. 정보화, 디지털화로 요즘 웬만한 정책은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이 때문에 국가 간 정책의 호환도 가능합니다. 공직사회가 선행 사례를 치밀하게 연구해 완성도 높은 정책을 내놓아 제도 시행에 따른 낭비 요소를 없애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노인 일자리가 체계화돼 있습니다. 도로, 환경,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니 노인들이 띠를 두르고 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50, 60대는 삶의 경륜으로 존경받았는데 요즘에는 왜소하고 초라해 보이기도 합니다. -독일과 일본, 유대인은 장인을 대접하고 우대하는 사회입니다. 얼마 전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유럽을 다녀온 뒤 5~6선 의원이 장관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한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정치도 장인 경지에 이르러야 실수가 없습니다. 고령화를 재산, 자산으로 삼는 지혜를 가져야지 노인들이 왜 설치냐고 해선 안 됩니다. 원로가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경험 있는 사람들의 경륜과 지혜는 사회적 부(富)입니다. 이런 것이 어우러질 때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나이를 먹어도 기가 죽지 않아야 합니다. →장인사회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세요. -독일에서는 장인이 은퇴하면 적은 월급을 받고 자문, 고문을 하며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가능한 것은 노후복지 시스템이 완비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인제도는 은퇴한 이후 새로운 직업교육을 받지 않아도 돼 훨씬 안정적이고 사회적 비용도 적게 듭니다. 지혜가 축적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반면 미국과 한국은 한 분야에서 그만두면 새로운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본과 독일은 장인 시스템이 작동해 은퇴에서 오는 충격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선진화는 고령인구의 장인성을 평가하는 사회입니다. →경험 있는 사람들의 경륜과 지혜가 사회적 부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것이 사장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장·노년층의 채용을 꺼리는데 이런 장벽을 타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진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2%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갖출 것은 다 갖췄는데 뭔가가 빠져 있어 허전합니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단사리(斷捨離)에 눈길이 갑니다. 말 그대로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것을 끊고 버리고 이별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사회의 주역이고 엘리트라는 인식을 벗어던지고 봉사하고 서비스하는 삶을 살도록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50, 60대가 과거의 지위나 직책에서 벗어나 급여보다 보람에서 만족을 느끼며 봉사하면 직장에서도 베테랑을 반값으로 고용할 수 있으니 효율이 향상될 것입니다. 50, 60대는 효율성 측면에선 떨어지지만 저임금에 고급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수요가 있을 것입니다. →2%가 부족하다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는 정신과 물질의 부조화를 겪고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다 갖췄는데 정신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압축, 고도성장하면서 큰 틀에서는 따라가고 비슷해졌지만 사회 그물망 형성 등 섬세함에서는 약합니다. 보듬고 살아가는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50, 60대가 기죽지 않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두 바퀴를 잘 굴려야 합니다. 우선 자기가 가진 지혜를 극대화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 사색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장년이 젊은이들처럼 100m 달리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퇴직에서 오는 무력감, 소외감에 대해 비관할 게 아니라 자신이 살아오면서 부닥친 경험을 자산화하고 인생을 갈무리해야 합니다. 사회를 보면 틈새가 있을 것입니다. 50, 60대가 한발 물러서 우리 사회의 구멍을 메워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백발은 영광의 면류관’이라는 성경 구절에서 보듯 50, 60대는 인생 전반에 대한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나이에 걸맞은 대접을 받으려면 사색과 성찰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한편으론 건강을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몸이 약하면 위축되는 만큼, 스스로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벌레’라는 별명처럼 평생 일에 매달리며, 성공과 출세 경쟁 속에서 살아온 세대들에게 사색과 성찰하라는 말이 잘 와 닿지 않습니다. -50, 60대에게 성찰하고 사색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은 갖춰져 있습니다. 은퇴하면 혼자가 되고 외롭고 고독해지지 않습니까.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습니다. 이럴 때 살아오면서 한번쯤 가졌음 직한 질문 ‘나는 왜 살지’ ‘도대체 행복이 뭐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이런 것에 대해 10, 20대 때 어떻게 생각했는지 복습해 보세요. 그때의 해답은 무엇이었으며, 그것이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를 생각하면 재미있을 것입니다. 10, 20대 때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춰 보면 새로운 것을 느낄 수 있듯이 그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깨달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삶의 목표를 다시 점검하게 되고 궤도도 수정하게 될 것입니다. 출세, 가족 부양에서 자아 구현으로 자기를 찾아가야 합니다. 인간에겐 생존 본능과 함께 생존 능력이 있습니다. 50, 60대가 퇴직에서 오는 우울증, 무력감에 매몰될 게 아니라 정신을 차려 새로운 삶의 모델을 개척해야 합니다. 베이비 부머는 역동적 삶을 살아온 만큼, 사색과 성찰의 길에서도 곧 해법을 찾을 것입니다. 필리핀에 ‘하고 싶은 일은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은 핑계만 보인다’는 속담이 있듯이 베이비 부머들은 곧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stslim@seoul.co.kr
  • 난방비 아끼려다… 화목보일러 화재 급증

    난방비 절감을 위해 설치가 늘고 있는 화목보일러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오전 2시 30분쯤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단층주택에서 화복(火木)보일러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이 불은 57㎡ 규모의 주택을 모두 태워 소방서 추산 35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 38분쯤에는 용인시 백암면에서도 화목보일러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117㎡ 규모의 단층 주택 모두를 태웠다. 소방당국은 화목보일러와 연통이 과열돼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보일러실에 불이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이 난방비 절감을 위해 전원주택과 농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화목보일러가 취급 부주의로 화재를 일으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화목보일러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는 지난해 경기 지역에서만 108건이 발생했고 인천에서는 최근 3년 동안 43건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는 2010년 167건, 2011년 189건, 2012년 207건, 지난해 11월 말 현재 208건 등 점차 늘고 있다. 화재 원인별로는 보일러 과열이 29%로 가장 많고, 근접 가연물에 착화 24%, 연통 과열 16%, 불씨 비화 15% 순이다. 심야전기료가 대폭 오른 것도 이유다. 윤나영 이토에너지 대표는 “웬만한 전원주택 겨울철 난방비(등유)가 월 50만~70만원을 넘어 많은 돈을 들여 심야전기보일러를 설치했더니 또다시 심야전기료를 대폭 올려 화목보일러 설치가 유행하게 됐다”며 “화목보일러는 맑은 공기를 찾아 도시 밖으로 이주한 전원주택 거주자들 간 갈등의 요인이 되고 세계적인 탄소 저감 노력에도 어긋나는 만큼 안전관리기준 마련이 근본 해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해공 소방방재청 소방제도과 소방경은 “화목보일러에는 온도 조절 안전 장치가 없어 나무가 불에 탈 때 발생하는 재와 진액(타르)이 연통 내부에 쌓이면 연통 온도가 300도 이상 가열돼 주변 가연물에 불이 붙는 경우가 많다”며 “보일러실과 설비의 관리 및 유지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방방재청은 올해 안에 연통을 일정 길이 이상 설치하고 불연재 사용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화목보일러 안전관리기준’을 입법화할 예정이다. 위반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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