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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수학교과서가 학생들 문제풀이 로봇 만들어… 흥미 있게 교육을”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수학교과서가 학생들 문제풀이 로봇 만들어… 흥미 있게 교육을”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수학교과서가 모두 ‘이게 문제야, 풀어’라며 로봇을 만들고 있습니다. 왜 이런 과정이 풀이가 돼서 진행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외우고 넘어가게 하니까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만줄 바르가바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세계수학자대회(ICU)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필즈 메달 수상자 4명은 수학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바르가바 교수는 “수학자들이 생각하는 수학은 예술인데, 정작 수학은 다른 예술을 배우는 것처럼 배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틴 헤어러 영국 워릭대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은 어렵고, 못하면 큰일 난다’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수학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면서 “이런 두려움을 떨쳐야 수학에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 스탠퍼드대 교수도 “10대를 대상으로 한 수학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보다 ‘내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잉그리드 도비시 세계수학연맹 회장은 “수학은 체육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체육이라고 모두에게 쉽지 않듯이 수학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체육을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이 있는 것처럼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이 있는데,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이 변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알아보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수학자가 된 비결로는 주변의 환경과 관심을 꼽았다. 바르가바 교수는 어머니가 수학자였고, 헤어러 교수는 아버지가 수학자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함께 호기심을 해결하며, 수학과 친해졌다는 것이다. 바르가바 교수는 “어릴 때 과일 가게에 피라미드 형태로 쌓인 과일이 몇 개일까 알아내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수학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면서 “지금도 피라미드 형태만 보면 그 안에 몇 개나 들어갈지 생각한다”고 했다. 미르자카니 교수는 “이란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학교가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수학을 잘하는 것이 ‘쿨’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과 항상 격려해 주는 선생님이 있었다”면서 “수학을 잘하는 것이 ‘쿨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았다면 달라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로 수학 올림피아드를 꼽았다. 이날 수상자 중 바르가바, 미르자카니 교수와 아르투르 아빌라 프랑스 파리 6대학 교수는 1995년 세계 수학 올림피아드에 함께 출전한 인연이 있다. “당신의 업적과 하는 일을 주변 사람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수상자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만의 답을 내놨다. 미르자카니 교수는 “(가만히 설명만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받아들이는 자세를 강조했다. 바르가바 교수는 “수학자는 수학만 해서는 안 되고, 수학이 무엇인지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면서 “수학자가 해법을 찾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 수학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으로서 첫 필즈 메달을 받은 미르자카니 교수는 “여성은 수학계에서 분명 영향력을 키우고 있고,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다만 이런 변화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이상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영어독해기술 통해 EBS수능특강, 수능완성영어 대비 가능

    영어독해기술 통해 EBS수능특강, 수능완성영어 대비 가능

    2015년 올해 수능부터는 영어영역의 경우 수준별 A/B형이 폐지되고 듣기평가문항이 17문제로 축소, 독해문항은 28문항으로 확대돼 실시된다.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변경된 영어영역을 대비 하기 위해 영어독해공부법을 더욱 집중해 공부하는 등 여러모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능영어입시전문가들은 2015년 수능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는 수능을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족한 시간을 안배하는데 중점을 두기 보다는 영어독해문항 실수를 최소화 하고 출제의도 및 주제문을 제대로 파악하는 독해방법을 습득해 등급상승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남은 기간 동안 무엇보다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수능영어독해영역의 경우 EBS수능특강영어 및 수능완성영어 등 EBSI교재가 연계돼 이뤄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EBSI교재에 등장한 지문이 똑같이 제시되거나 약간 변형되어 수능문제로 출제된다. 따라서 수능영어영역 마무리 학습의 핵심은 EBS수능특강영어와 수능완성영어를 얼마나 잘 학습하는가에 있다고 수능영어입시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해석에 의존하지 않고 수능영어독해 유형별 문제를 분석해 그에 맞는 영어독해 기술을 강의하고 있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풀클래스 ‘9초수능영어독해법’을 개발한 김문석강사는 “국내 고등학생 중 수능영어독해 지문을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학생은 5%도 되지 않는다”며 “EBS수능특강, 수능완성 등 EBS교재에서 연계되어 70% 연계되어 문제가 출제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유형에 지문이 조금이라도 변하게 되면 속수무책으로 발만 동동 굴려야 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석에 의존해서는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수능영어독해는 빈칸추론, 요지 구하기, 문단 배열 등 여러 유형으로 질문하지만 결국에는 한 가지를 묻고 있다. 바로 글이 전하고자 하는바 즉 주제문을 묻는 것이다”며 “주제문이 파악되면 해석을 굳이 할 필요가 없고, 주제문이 파악이 되면 답이 보인다. 주제문은 독해기술을 이용해 충분히 파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풀클래스 9초수능영어독해법에서는 해석에 의존하지 않고 독해기술을 통해 정답을 찾아 내는 것이 강의 핵심 포인트다”며 “9초수능영어독해법의 기술이 반드시 수험생에게 만점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영어독해기술이 분명하게 늘어 날 것이고 시간단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풀클래스 9초수능영어독해법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영풀클래스 홈페이지 (http://www.youngpull.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北 ‘책임있는 조치’가 관건

    정부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가운데 당면 현안인 5·24 조치 해제 및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서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의제로 올릴 수는 있겠지만 북한의 자세 변화 없이는 실질적인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북한이 의제로 올려 5·24 조치를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고 하면 논의를 할 수 있지만 북한의 선행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요구를 들어 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려면 신변안전 보장 외에도 관광 대금의 전용 가능성 문제도 짚고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위원장 김성곤)는 12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4대 제안’을 발표하면서 주요 해법으로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을 패키지로 제시해 대조를 이뤘다. 위원회는 “우선 5·24 대북 제재 조치를 철회한 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고 정례화에 합의해야 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도 협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인사계’ 이 상사의 DNA

    [정기홍의 시시콜콜] ‘인사계’ 이 상사의 DNA

    이상혁 상사. 그는 내가 군복무를 할 때인 1980년대 초반 중대의 살림을 도맡았던 ‘인사계’였다. 160㎝ 정도의 키 작은 그가 갓 전입한 나에게 한 첫마디는 “짜~식, 여기가 대한민국 최초의 부대인 거 알아?”였다. 자랑거리 많은 부대가 힘들다는 걸 알았기에 바짝 긴장했었던 기억이다. 그는 월남전 참전 용사로 말 그대로 ‘월남에서 돌아온’ 백전노장이었다. 이후 군 생활을 2년 넘게 같이했다.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일요일 밤, 잠든 내무반(생활관)에서 등골이 오싹해진 일이 일어났다. “전부 기상”이란 목소리에 비몽사몽간에 침상 끝에 꼿꼿이 섰다. 술을 마신 선임병이 군기를 잡는다며 소대원들을 깨운 것이다. 일은 잠시 후 벌어졌다. 이른바 ‘갈참 병장’(제대 말년 병장)이 일어나지 않았다. “일어나”와 “왜 그래”로 실랑이가 오가더니 술 취한 선임병이 박격포 포판을 들고 내리치려고 했다. 그 순간 누군가가 잡아챘고, 누웠던 고참 병장도 잽싸게 피했다. 군생활 내내 소대원들에게 ‘포판 사건’으로 불렸다. 다음날 아침 출근한 인사계가 내무반에 들어섰다. 그는 소대장직을 겸하고 있었다. 모두가 “올 것이 왔다”며 바짝 긴장했는데, 웬걸 사건의 당사자인 선임병에게 장난을 거는 게 아닌가. 짧은 다리로 장난 발길질을 하는가 싶더니 침상에서 씨름하듯 뒹굴기도 했다. 이후 내무반의 분위기는 일상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며칠 간 선임병과의 장난은 이어졌다. 이는 그가 평소에 하던 스킨십이고, 무거운 분위기는 언제나 평정이 됐다. 그 선임병을 불러 따끔히 충고했다는 것은 나중에 알려졌다. 제대한 지 10여년 만에 부대 인근에 살던 그를 찾은 적이 있다. 퇴직을 하고 보험설계사 일을 하고 있었다. 얘기 도중에 그가 불쑥 내민 것은 군생활을 같이한 이들의 주소록이었다. 대학 교수와 사업가, 연구원 등 수십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중의 한 사람이 도움을 주려고 만들어 건넸다고 했다. 고단한 군생활에서 큰 형님 같고, 엄마의 품과 같은 안식처 역할을 해준 보답이었을 것이다. 병영사고 소식이 연일 이어진다. 군 당국은 병사 상담을 강화하려고 ‘인권 교관’을 두겠다고 한다. 이를 접하는 예비역들은 항시 지근에서 보살펴 주던 인사계를 떠올렸을 듯하다. 중대장과 소대장도 범접하기 힘들었던 ‘인사계의 리더십’이 아쉬운 때다. 군 당국은 이들이 부대원을 돌보던 DNA에서 병영생활의 해법을 찾으면 어떨까. 넉넉한 큰 형님과 같은 역할 말이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중소기업 “안이한 대출 관행부터 고쳐라” 은행 “우산 계속 제공하려면 고금리” 반박

    중소기업 “안이한 대출 관행부터 고쳐라” 은행 “우산 계속 제공하려면 고금리” 반박

    대통령과 금융 당국이 금융권의 보신주의를 질타하며 중소기업 대출을 독려하고 나선 가운데 은행권과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이 기회에 은행들의 안이한 대출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대로 된 심사는 뒷전인 채 덮어놓고 중소기업에는 높은 금리를 물린다는 볼멘소리다. 은행들은 그나마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으려다 보니 금리가 올라간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자 따질 것 없이 우산을 그냥 뺏으면 은행도 속 편하다는 항변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기업 신규대출 금리는 2009년 연 5.65%에서 올 6월 4.72%로 0.93% 포인트 떨어졌다. 언뜻 보면 저금리 흐름 속에 대출 금리가 제법 떨어진 것 같지만 같은 기간 대기업의 대출 금리 하락 폭(1.34% 포인트)에 크게 못 미친다. 가계대출 금리 하락 폭(1.79% 포인트)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중소기업들은 “재무구조가 개선된 기업들도 많은데 은행들이 개별 기업의 신용상태나 미래 성장성을 따져보지 않고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금리를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보신주의 대출 관행을 성토했다.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9년까지만 해도 4.5%로 대기업(5.9%)에 크게 뒤처졌으나 지난해에는 4.1%로 대기업(4.6%)과의 격차를 좁혔다. 떼일 확률이 높은 고정 이하 여신 비율도 중소기업은 2009년 2.5%에서 지난해 2.1%로 떨어진 반면, 대기업은 같은 기간 0.9%에서 2.9%로 치솟았다. 은행들은 “지난해 대기업의 부실여신이 급증한 것은 STX, 웅진, 동양 등 몇몇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여파”라며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중소기업의 평균 신용등급(4.39)이 대기업(3.78)보다 나빠 금리 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무제표 등 기업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도 불투명한 게 많아 공격적인 대출에 한계가 있다는 반론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저금리 장기화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자 갚기만도 벅찬 중소기업이 꽤 많다”며 “원리원칙대로라면 대출을 회수해야 정상이지만 그럴 수 없어 (가계나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를 물리되 우산을 계속 제공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금융 당국이 그 해법으로 ‘관계형 금융’을 들고 나왔지만 여기에는 인건비 등 고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당국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北 ‘고려연방제 통일’ 언급 南 ‘드레스덴 구상’에 맞불

    北 ‘고려연방제 통일’ 언급 南 ‘드레스덴 구상’에 맞불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일 끝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전을 계기로 숨가쁜 양자·다자 회담을 이어갔다. 지난 8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9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의 양자회담 및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담,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까지 ‘릴레이 회동’을 통해 국제사회에 북한의 핵 및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남북한을 포함해 북핵 6자회담국(러시아는 차관 참석)이 모두 집결한 이번 ARF에서도 2008년 12월 이후 6년째 공전 중인 6자회담 재개의 ‘출구’는 찾지 못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우리 측 기자들에게 “한반도 긴장의 주된 원인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위협에 있다는 점과 이것이 안보리 결의의 심각한 위반이라는 점을 대부분 외교장관들이 인식하고 있다”며 “ARF 외교장관들의 한반도 관심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취임한 후 첫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이날 ARF 회의에서 북한이 주장해 온 남북 간 통일 방안인 ‘고려 연방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 연방제는 남과 북의 체제를 그대로 인정한 채 상호 합의하에 통일 정부를 설립하자는 ‘1국가 2체제’ 방식으로, 사실상 분단의 현상 유지를 의미한다. 리 외무상이 아세안 외교장관들 앞에서 이를 언급한 건 북한이 흡수 통일론이라고 비판해 온 우리 정부의 ‘드레스덴 구상’에 맞대응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중국 왕 부장, 일본 기시다 외무상과 잇따라 만나 북·중, 북·일 최고위급 회동을 이어갔다. 북·중 회동은 지난달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국빈 방문 이후 첫 고위급 접촉으로, 양국 간 정상적으로 교류한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핵억지력 보유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원인이라는 입장과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 훈련 중단 요구 등을 주장했지만 ARF 의장 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를 모았던 남북 외교수장 간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은 9일 ARF 환영 만찬에서 간단한 악수만 해 어색한 조우로 끝났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이후 11개월 만에 이뤄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일본 정부의 한국 반출 문화재 목록 은폐 의혹과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의 박근혜 대통령 관련 보도 등이 도마에 오르면서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 장관의 회동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 교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장관은 일본 정부가 한국 반출 문화재 목록과 내역 등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한 일본 측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산케이 기사에 대해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인용해 악의적으로 보도해 이웃나라 국가원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직설 화법으로 비판했다. 윤 장관은 기시다 외무상에게 “양국 관계 개선 여건을 조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이라고 강조해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위안부 해법 도출이 양국 관계 개선의 ‘바로미터’라는 우리 측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반면 존 케리 국무장관은 한·미·일 3국 회담에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D-2] ‘리만 가설’ 같은 난제들 해법 찾아라… ‘수학계의 올림픽’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D-2] ‘리만 가설’ 같은 난제들 해법 찾아라… ‘수학계의 올림픽’

    인류가 수를 세고 숫자를 적기 시작한 이후 수천년 동안 수학은 ‘외로운 학문’이었다. 칠판과 분필, 또는 연필과 공책, 이마저도 없으면 땅바닥과 해변의 모래가 수학자들이 사용하는 유일한 도구였다. 하지만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수학은 계산을 하는 ‘수’와 도형을 연구하는 ‘기하학’의 틀을 깨고 나오기 시작했다. ‘x’ ‘y’처럼 문자를 쓰거나 수학 법칙을 간단하게 나타내는 ‘대수학’과 함수를 다루는 ‘해석학’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교통의 발달이었다. 뛰어난 수학자들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 보내던 편지는 몇 달에서 며칠로 빨라졌고, 서로 만나서 머리를 맞대는 일이 빈번해졌다. 수학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개인의 호기심’을 해결하던 기존의 연구방식 대신 ‘우리는 무슨 문제를 풀어야 할까’라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 결과가 1897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회 대회에 나선 당대 최고의 수학자 다비드 힐베르트는 ‘수학의 미래’라는 강연을 통해 23개의 난제를 제시했다. 이른바 ‘힐베르트의 문제’로 불리는 이 난제들은 이후 전 세계 수학계와 수학자들이 도전해야 할 대상이자 꿈이 됐다. 그 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힐베르트의 난제는 ‘리만 가설’(소수의 패턴 연구)로 불리는 한 문제를 제외하고 모두 풀렸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얻어진 각종 이론과 계산법들은 경제, 금융, 공학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ICM은 4년마다 전 세계를 돌며 개최되고 있다. ‘수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유다. 오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7회 ICM에는 130여개국에서 5000여명의 수학자가 참석한다. 서울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네 번째 개최다. 21일까지 이어지는 서울 ICM은 13일 개막식과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메달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21회의 기조강연, 179회의 초청강연, 6회의 패널토론 등이 이어진다.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ICM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르네상스테크놀로지를 창업한 미국 수학자 제임스 사이먼스, 필즈메달 수상자 세드리크 빌라니 교수 등의 강연이 관심을 모은다. 또 이창호, 유창혁 9단 등 프로 바둑 기사들이 중국, 일본 등의 수학자 18명과 1대6으로 바둑을 두는 ‘다면기’ 등 일반인과 학생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돼 있다. ICM조직위 측은 대회를 앞두고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하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ICM조직위는 당초 초청 대상이었던 기니 출신 학자 1명의 초청을 취소했다. 또 9일 경주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 총회에서는 참가가 확정됐던 나이지라 수학자 12명에 대해 불참 권고 통보를 보내기로 했다. 다만 나이지리아 학자들이 참가를 강행할 경우에는 이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천상의 도시, 핏빛으로 물든 이유는

    천상의 도시, 핏빛으로 물든 이유는

    예루살렘 광기/제임스 캐럴 지음/박경선 옮김/동녘/ 660쪽/2만 5000원 유대인의 역사/폴존슨 지음/김한성 옮김/포이에마/1064쪽/4만 5000원 최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공습을 비난하는 국제적 여론이 드세다. 나치의 대학살을 겪은 그들이 팔레스타인을 향해서 어떻게 그리도 잔인하게 공격을 퍼부을 수 있을까. 성스러운 순례지가 존재하는 예루살렘이 어쩌다 인간의 광기로 얼룩진 폭력의 장소로 전락한 것일까. 끝없는 갈등의 뿌리를 파헤친 ‘예루살렘 광기’와 ‘유대인의 역사’를 보면 이런 의문이 좀 풀릴지도 모르겠다. ‘예루살렘 광기’는 한때 가톨릭 사제였던 미국의 역사학자 제임스 캐럴이 2011년 ‘예루살렘, 예루살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책의 번역본이다. 캐럴은 모든 문제의 발단을 ‘예루살렘 열병’이라고 단정짓는다. 그는 “지상의 예루살렘이라는 화면 위에 천년왕국에 대한 강렬한 환상을 투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역사가 완성되리라는 신념이 바로 예루살렘 열병”이라며 “예루살렘 열병에 걸리는 이들은 종교집단들이며, 예루살렘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세 일신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이 열병에 걸린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캐럴에 따르면 수세기 동안 신앙을 들먹이며 예루살렘을 성지로 만든 이는 바로 수많은 인간들이었으며, 그들이 자신의 신앙에 도취되어 예루살렘이라는 땅에 병적인 열광과 집착을 한다는 것이다. 그 열병은 나와 다른 것에 대한 배타적 적대감으로 이어지고, 그 적대감은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되어 무자비한 살육을 가능케 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 열병이 폭력을 낳은 것이다. 캐럴은 종교와 폭력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한다. 인간은 폭력성과 욕망의 적절한 발산과 통제를 위해 희생제의를 만들었으며, 폭력의 어두운 그늘과 지적·도덕적 고민에서 종교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세 종교 모두가 겉으로는 사랑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이유다. 폭력은 성전(聖戰)으로 미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공습,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지하드의 자살폭탄 테러도 같은 맥락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모든 모순된 상황의 무대가 바로 관념 속에 존재하는 ‘천상의 도시’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도시 예루살렘이었다. 캐럴은 “지난 2000년간 예루살렘의 지배세력은 열한 차례나 거듭 전복됐고, 거의 모든 경우 극단적 폭력을 수반했으며 그 전면에는 늘 종교가 있었다”고 적었다. 지금의 폭력과 전쟁 사태는 종교에서 비롯됐으므로 그 해법도 종교 개혁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는 “사랑이라는 태고의 법칙을 어기게 만드는 신앙은 바뀌어야 한다. 폭력을 낳는 종교는 개혁되어야 한다. 즉, 모든 종교는 영원히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예루살렘은 인간이 처음으로 이 사실을 깨달았던 곳인 동시에 여전히 깨달아야만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역사저술의 대가 폴 존슨이 방대한 자료와 치밀한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집필한 ‘유대인의 역사’는 유대인의 끈질긴 생명력과 그 근원을 파헤쳤다. 1987년 출간된 책은 2005년 살림출판사에서 세 권짜리로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됐고 이번에 포이에마 출판사가 같은 번역을 사용해 한 권으로 엮어 냈다. 존슨은 책 첫머리에서 “유대인은 역사상 가장 집요한 민족”이라며 그 증거로 예루살렘 남쪽 32㎞에 있는 헤브론을 거론한다. 헤브론은 유대인들이 최초로 취득한 땅으로 기록(창세기 23장)된 지역이며 산악지대 막벨라동굴에는 이스라엘 족장의 묘역이 있다. 고대 전승에 따르면 오래된 무덤 중 하나에 유대 종교의 창시자이자 유대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안치돼 있다. 그 옆으로 아내 사라가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과 그의 아내 리브가, 손자인 야곱과 레아의 무덤이 있다. 4000년 유대 역사가 시간과 공간에 닻을 내린 곳이다. 헤브론은 시대가 바뀔 때마다 히브리인의 성지, 비잔틴 양식의 성당, 십자군 교회, 이슬람 사원으로 모습을 바꿨다. 오랜 유랑과 노예생활, 전쟁의 살육과 추방이라는 역경 속에서 살아남은 그들은 2차 대전 후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존슨은 “어떤 민족도 그토록 긴 시간 지구상의 특정 지역에 그렇게까지 집착하지 않았다. 강력하고 일관된 목적을 가슴에 품고 다시 그 땅으로 돌아오려는 본능, 즉 기존 거주민을 축출하고 그 땅에 다시 정착하려는 용기와 역량을 유대인만큼 강하게 표출한 민족은 여태껏 없었다”고 적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미국, 이라크 수니파 반군에 군사행동 칼 빼들어…인도주의적 위기 급박 원인

    ‘미국 이라크’ 미국 이라크 수니파 반군에 대한 군사행동이 이라크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라크 북부의 전략적 거점인 아르빌로 진격하는 반군 ‘이슬람국가’(IS) 세력에 미국이 전투기 공습을 강행했다. 이로써 미국은 2011년 12월 이라크 종전을 공식 선언하고 주둔 미군을 철수시킨 지 31개월 만에 다시 군사적 개입에 나서게 됐다. 그동안 군사개입을 꺼리던 미국의 이번 공습 결정은 현시점에서 불가피한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긴박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한 점이 미국으로서는 더이상 좌시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는 관측이다.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기독교 주민 10만여 명과 신자르 지역에 거주하던 야지디족 수만 명이 IS의 살해 위협을 피해 피란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또 파죽지세로 치닫는 IS의 세 확장을 현시점에서 차단하지 않으면 통제불능의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모술을 거점으로 이라크 북부와 서부를 장악한 IS가 쿠르드자치정부의 수도 아르빌을 함락할 경우 전세가 반군 쪽으로 급격히 기울 것이라는 상황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아르빌에 이라크 최대의 유전지대가 있는 점도 중요한 고려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또 아르빌이 반군에 넘어가면 접경하고 있는 지역 맹주 터키가 군사적으로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사태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군사개입에 따른 부담감을 느끼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공습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공언한 대로 제한적 공습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지상군 또는 전투병 투입 없이 반군의 세확장을 견제하는 의미의 ‘원포인트’ 공격에 그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또다시 이라크 전쟁에 발을 담그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5월 웨스트포인트 연설에서 이라크에 대해 ‘책임 있는 종전’을 했다고 선언한 마당에 실질적인 전쟁 행위로 인식되는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또 해외 군사개입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미국 내 여론 흐름상 정치적 지지를 받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무인기 또는 전투기를 동원해 반군의 진로를 차단하고 운신의 폭을 제한시키는 형태의 공습행위가 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제한적 공습이 이라크 내전을 궁극적으로 풀어내는 해법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수니 반군이 이 같은 미국의 군사행동에 자극받아 더욱더 강력한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이번 공습행위가 뜻하지 않게 중동전쟁의 도화선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물론 미국으로서는 가장 우려스러운 적국인 이란이 이라크 정부와 같은 시아파여서 미군을 상대로 적대행위를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수니파 배후세력이 중동 전역에 포진해 있는데다 상황에 따라 시리아, 터키 등 인접국까지 얽혀들 경우 중동전역의 종파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철저한 진상규명만이 세월호 눈물 닦는다

    여야 원내대표가 그제 세월호특별법 주요 쟁점에 합의했다. 여야 추천 각 5명과 대법원장·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 각 2명, 세월호 유가족 추천 3명 등 17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이와 별도로 특별검사팀을 가동, 조사와 수사 두 갈래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가리겠다는 구상이다. 유가족들은 진상조사위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져야 하며, 최소한 특검 후보를 조사위가 추천토록 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으나 이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택한 현 사법체계와 충돌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두 원내대표가 절충한 정도가 불가피하다고 여겨진다. 진상조사위에 증인 동행명령권과 자료제출요구권을 부여하고 특검보를 참여시키는 것으로 조사위와 특검이 유기적으로 공조토록 한다면 제도적 틀은 어느 정도 완성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 내용에 유족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를 모를 국민은 없다고 본다. 무기력한 대응으로 참사를 키운 정부를 신뢰할 수 없기로는 대다수 국민 또한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참사 발생 넉 달을 앞둔 상황에서까지 서로가 제 주장만 고집한다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한발 짝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점도 십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세월호법에 가로막혀 민생경제와 국가혁신을 위한 입법작업이 줄줄이 뒤로 밀리는 일 또한 유족들이 원하는 바는 아닐 것이다. 아쉬움이 남더라도 이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야는 원내대표 간 합의의 바탕 위에서 후속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채택에 있어서 여권이 좀 더 전향적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이미 국정조사 기관보고의 무대에 섰던 만큼 청문회라고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야당도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처럼 정치공세용으로 비치는 무리한 증인 요구는 거두는 게 옳다. 특검 수사에 있어서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특검법상 90일이 한도지만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방대한 국정 난맥을 파헤치려면 보다 충분한 기간과 수사인력이 보장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세월호 해법은 구호나 함성, 당리당략으론 찾지 못한다.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대응만이 유일한 출구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세월호 참사를 앞세운 정치투쟁의 무대로 삼으려는 시도가 있으나 이는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없을 뿐더러 올바른 세월호 해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책꽂이]

    [책꽂이]

    법률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와 경제(김승열 지음, 온라인리걸센터출판부 펴냄) 법조계에 몸담은 지 30년이 넘은 현직 변호사가 다양한 주제의 사회 현안들을 알기 쉽게 분석한 책. 외국 법률, 판결 등과 비교하며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객관적이고 공정한지를 쉽게 풀어 쓰고 해법을 제시한다. 355쪽. 1만 4000원. 생각하는 식탁(정재훈 지음, 다른세상 펴냄) 우리가 일부러 찾아 먹거나 건강을 위해 피하는 여러 가지 음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친다. 약학을 전공한 저자는 다양한 음식을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해서 먹는 것은 잡식동물인 인간에게 유리하다면서 문제는 균형이라고 강조한다. 288쪽. 1만 4000원. 동해는 누구의 바다인가(서정철·김인환 지음, 김영사 펴냄) 40여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100여점의 고지도와 다양한 고문헌들을 동원해 동해의 역사적 정당성을 증명한다. 동해는 2000년 전부터 한민족과 만주족이 사용해 온 토착명이며 일제강점기에 국제수로기구에 등재된 일본해는 100년이 되지 않은 외래명이라는 등의 주장이 명쾌하다. 356쪽. 1만 8000원. 여섯번째 대멸종(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이혜리 옮김, 처음북스 펴냄) 지난 50억년간 지구는 5차례의 대멸종을 겪으며 생물 다양성이 급격히 줄었다. 우리 인류가 왜, 어떻게 지구를 힘든 상황으로 계속 몰아넣고 있는지를 유쾌한 문체로 고발한다. 지질학자, 식물학자, 해양 생물학자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과 직접 조사 현장을 누비기도 했다. 344쪽. 1만 7000원.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최은진 지음, 난다북스 펴냄) 서민의 애환이 담긴 1930년대 만요(漫謠)를 복원하고 직접 부르는 ‘풍각쟁이 가수’가 트위터를 통해 풀어낸 인생의 아포리즘을 한권에 엮었다. 북촌의 문화살롱 ‘아리랑’을 지키며 노래하듯 시를 쓰고 시를 쓰듯 노래하는 그가 부른 근대가요 13곡이 담긴 CD음반도 수록했다. 206쪽. 1만 7800원.
  • [줌 인 서울] 도심축제 ‘호황의 역설’

    [줌 인 서울] 도심축제 ‘호황의 역설’

    수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도심축제에 주변 상인들이 괴로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람들은 몰리지만 실질적인 매출에는 도움이 안 될뿐더러 지역 인지도가 오르면서 상가 임대료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서울 신촌과 이태원 상가협의회 등에 따르면 각종 축제에 수십만명이 몰리면서 주변 상가 임대료가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이로 인해 기존 상인들은 임대료를 감당 못해 이태원 등을 떠나고 있다. ‘호황의 역설’인 셈이다. 김영철(43)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이사는 “이태원이 붐빌수록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이국적인 상점들이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17년간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서 가구전문점을 해 왔다는 그는 “2011년부터 상인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만든 지구촌축제에 지난해 70만명의 시민이 몰리면서 이태원이 급격히 알려졌다”면서 “하지만 장사가 잘되는 것보다 임대료가 더 크게 오르면서 축제의 주인공이었던 소규모 상인들은 외곽으로 밀려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보증금 4억원 미만 건물은 연 9% 이상 임대료를 올릴 수 없지만 일부 건물주들은 이마저 지키지 않아 소규모 상인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식당 주인은 “50㎡ 점포의 월세가 2년 만에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오른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뒷골목에서 자생적인 문화를 만들어내던 이태원의 상인들이 밀려나면서 그 자리를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식당 등이 채운다는 점이다. 상인들은 이태원의 문화가 사라지면 관광객도 사라져 결국은 죽은 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옷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올해 10월 10~11일에도 지구촌 축제를 하는데 임대료 상승이 뒤따르기 때문에 홍보를 너무 많이 하지 않았으면 할 정도”라고 전했다. 용산구도 급등하는 임대료에 대한 해법을 찾고 있다. 구는 지역 건물주협회와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25일 이태원관광특구 임대료 안정화를 위한 상가 건물주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근 물총축제로 젊은이들의 이목을 끌었던 신촌 일대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6~27일 신촌 연세로의 화장품과 의류 판매점, 커피숍 등 1000여개 상점들은 몰리는 시민들로 주말 영업을 하지 못했다. 화장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27·여)씨는 “축제기간 동안 매출이 90% 이상 떨어졌다”면서 “축제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오바마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치료제 보내기는 이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실험용 치료제를 진원지인 서아프리카 국가에 공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국과 50여개 아프리카 국가 간의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실험용 치료제가 도움이 될지에 대한 정보가 아직 부족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과학에 근거해 행동해야 한다”며 “해당 치료제가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정보를 계속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실험용 치료제를 공급하기 이전에 서아프리카 국가의 공공 보건의료체제를 개선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서아프리카 환자들에게도 실험단계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공급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한 것이다. 앞서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2명이 자국 송환 전 지맵을 긴급 투여받고 호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프리카 국가와 에볼라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환자들도 이 치료제를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라이베리아는 에볼라 확산과 관련해 이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성명에서 “무지와 가난, 종교와 문화적 관습으로 병이 계속 퍼지고 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에볼라 사태로 일부 시민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서부 아프리카 기니에서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에서 모두 1천711명(의심환자 포함)이 감염되고 932명이 사망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집계했다. 라이베리아에서는 282명이 숨졌다. 이처럼 에볼라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에볼라 감염 진단 검사를 국외에서 활동하는 자국민에게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전까지 미국에서 에볼라 진단검사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만 시행해왔으나 이번 결정에 따라 국방부가 지정한 국외 에볼라 관련 실험에 근무하는 미군이나 미국인 긴급구호요원 등도 검사를 받게 됐다. FDA가 해외사용을 허용한 에볼라 진단검사법은 국방부에서 개발했으나 정식 승인이 나지 않았던 것으로 잠복기가 최대 21일인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거의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또한 국무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해 보건부(HHS)와 CDC 관련 전문가가 포함된 긴급대응팀을 서아프리카지역으로 파견하기로 했다. 아울러 발병국에서의 이뤄지는 에볼라 관련 국제 구호사업에 500만달러(51억6천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국제적십자연맹(IFRC) 신임 사무총장인 엘하지 아스 시는 에이즈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과 싸운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에볼라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사무총장은 “에이즈나 폐결핵,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과 싸우며 얻은 근본적인 교훈은 지역사회를 문제가 아니라 해법의 일부로 여겨야 한다는 점”이라며 “(질병과 관련한) 오명이나 차별은 때로는 병만큼 위험하다. 병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은 지하로 숨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P도 “성장 않는 美, 문제는 소득 불평등” 지적

    “더 많은 소비가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설명하는 나를, CNBC 같은 경제매체의 진행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인 유니콘 보듯 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한탄하며 내놓은 말이다. 그렇다면 강단 경제학자가 아니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시장평가기관이 소득 불평등이 문제라 주장한다면 CNBC 같은 경제매체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 5일(현지시간) NYT는 S&P가 미국의 경제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소득 불평등임을 명시적으로 지적한 ‘늘어나는 소득 불평등이 어떻게 미국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는가. 그리고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방법들’이라는 제목의 거시경제보고서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베스 앤 보비노 S&P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작성한 이 보고서의 핵심은 ▲소득 불평등은 지속적 성장에 해를 끼치며 미국은 이제 그 한계점에 도달했다 ▲그로 인해 향후 10년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2.8%에서 2.5%로 낮춘다 ▲급진적 정책은 역풍을 불러오겠지만 그럼에도 소득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주의 깊은 접근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등이다. NYT는 S&P의 이번 보고서에 대해 “새로운 분석적 접근이나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자료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가 중요한 까닭은 “오직 채권 투자자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내놓는 S&P처럼 무당파적인 조직이 학계와 중도좌파 성향의 정치그룹 내부에서 논의되던 얘기들을 받아들였다는 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득 불평등에 대한 논의는 “치열하고 정교했으나 대개는 무명”이었다. 그나마 토마 피케티 같은 이가 ‘21세기 자본론’처럼 대중적인 책으로 세계적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지만, 여전히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매체로부터 “사 놓고 안 읽는 책”이란 조롱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결정과 자산 분배 전략을 세워야 하는 주요 고객들에게 이데올로기가 개입되지 않은 실제적 설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 NYT의 평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휴가 반납하고 美 달려간 정몽구 회장 “중대형 신차 앞세워 일본차 공세 차단”

    휴가 반납하고 美 달려간 정몽구 회장 “중대형 신차 앞세워 일본차 공세 차단”

    휴가를 반납하고 15개월 만에 미국 시장 점검에 나선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환율 파고를 넘기 위한 해법으로 신차 판매와 제값 받기 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시에 있는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 등 중대형 신차를 앞세워 일본 업체의 공세를 정면 돌파하라고 주문했다. 현대차는 6월과 7월 두 달 연속 미국 시장 점유율이 8.3%로 정체된 상태다. 반면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엔저를 등에 업고 올 들어 7월까지 총 360여만대를 판매하며 미국 전체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었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기본 성능을 크게 높인 차”라며 “중대형 신차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본 업체들의 판촉 공세에 대해 “경쟁사가 할인정책을 펼친다고 지금껏 우리가 어렵게 쌓아 온 ‘제값 받기’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며 ‘내실 경영’을 당부했다. 현대·기아차는 원고·엔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제네시스 등 부가가치가 높은 중대형차 판매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다행히 5월과 6월 미국 시장에 투입된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점유율을 방어해 기대도 크다. 쏘나타는 6월 2만 5195대(구형 포함)가 팔리며 역대 최대 월간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7월에도 2만 2577대가 팔렸다. 제네시스도 5월 신형 모델이 투입된 뒤 2000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줌 인 서울] 동작구 “아이들 보육문제 다같이 머리 맞대요”

    [줌 인 서울] 동작구 “아이들 보육문제 다같이 머리 맞대요”

    ‘상한 간식, 구타 교사….’ 우리 자녀가 매일 가는 어린이집의 현실을 바로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무상보육으로 정부의 지원은 늘었지만, 시민들 체감으로는 보육의 질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서울 동작구에선 보육정책 질적 향상 해법 찾기에 나선다. 동작구는 오는 12일 영·유아 부모, 보육 교사와 전문가, 구청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구의 보육정책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보육정책 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주요 정책 결정에 앞서 주민, 관계자들과 함께 깊이 있는 토론 시간을 갖겠다는 이창우 구청장의 의지를 담았다. 단순히 형식적인 토론에 그치지 않고, 내년도 예산 편성과 주요 업무계획에도 반영된다. 구는 대규모의 정책토론회가 주제를 분산시키거나 참가자들의 발언 기회를 제약하는 등의 형식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데 착안, 알찬 토론회가 진행되도록 참여자를 대상별로 안배해 30명 이내로 정했다. 이번 토론회 참가자는 영·유아 부모 11명, 보육교사 6명, 어린이집 원장 9명, 동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장, 구청장, 관계 직원 등 30명이다. 학부모는 지난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동작구 보육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모집했다. 보육교사는 지역 내 소재한 어린이집 가운데 근무경력이 5년 이상인 교사들의 신청을 받아 선발했다. 토론회는 가정복지과장의 ‘동작구 보육정책과 예산’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곧바로 약 1시간 30분에 걸쳐 보육정책과 예산편성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에 들어간다. 공병호 오산대 아동보육과 교수가 진행을 맡는다. 이 구청장은 “동작구의 전체 예산 가운데 보육예산의 비율이 약 21%”라면서 “막대한 예산이 들고 아이들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보육정책에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뿐만 아니라 지속적이고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통해 주민들이 공감하는 보육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병영폭력 근절 국가혁신 차원서 다뤄야

    육군 28사단에서 윤모 일병이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숨진 사건의 파장은 크기만 하다. 자식을 군에 보냈거나, 보내야 하는 부모들의 심정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군 복무 중이거나, 입영을 기다리는 젊은이들의 불안감 역시 덜하지 않을 것이다. 피해 당사자인 윤 일병은 군 당국의 순직처리로 상병으로 진급이 추서됐다지만, 억울하게 죽어간 그의 영혼을 위로하기에는 헛웃음이 나올 만큼 턱없는 일이다. 지금 온 국민은 정부와 군 당국이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 군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가 ‘남의 일’인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며 가슴을 조이고 있는 부모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다. 또 내 자식이 병영폭력의 희생자가 되지 말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국민은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윤 일병 사건을 또 하나의 세월호 참사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병영폭력의 해법 마련에 직접 나서는 것은 불가피했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국가혁신 차원’을 거론하면서 재발방지 대책을 내각에 강도 높게 요구했다고 한다. 국민 행복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인권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코 밝을 수 없다는 판단의 결과일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차원에서도 일벌백계로 책임을 물어 사고가 일어날 여지를 완전히 뿌리 뽑기 바란다”고도 밝혔다. 군은 그동안에도 병영폭력에 단호하게 대응해 책임을 철저히 묻기보다 은폐에 급급해 더 큰 폭력을 낳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그럼에도 잘못된 관행을 스스로 바로잡지 못하고 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다음에야, 그것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군의 사기를 위해서도 가슴 아픈 일이다. 군은 윤 일병 사건에서도 진상을 밝히기보다 쉬쉬하며 덮으려 했다는 의혹에 직면하고 있다. 병영의 상습적 가혹행위를 방치한 지휘계통에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만큼은 지휘계통의 정점에 있는 육군참모총장도 책임에서 비켜갈 수는 없었다. 한편으로 병영폭력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지휘 책임을 기계적으로 묻는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징계가 직업군인에게 평생의 낙인으로 작용하는 현실에서 관할 부대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책임을 묻는 제도는 은폐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있었더라도 공개적이고 단호하게 수습해 재발방지에 기여한 중·하급 간부를 치하하지는 못할망정 징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군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에 군 복무기간이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작용했을 때 국가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반면 병사들이 고통 속에 그저 시간이 빨리 흘러가기만을 갈구하는 군대가 건강한 사회인을 배출하기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 병영의 상황이 후자에 훨씬 가깝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군은 “병영을 수용공간에서 생활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허투루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혁신은 병영문화 개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기고] 댐 건설 둘러싼 갈등관리의 해법/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공학 교수

    [기고] 댐 건설 둘러싼 갈등관리의 해법/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공학 교수

    우리는 연평균 강수량의 3분의2가 6~9월의 홍수기에 집중하고, 전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으로 하천경사가 급하다. 또 토양층이 얇아서 수분함량 능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물확보가 쉽지않고 홍수피해도 빈번해서 취수와 이수를 고려한 댐건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재 전국의 용수공급이 가능한 댐은 16개 다목적댐을 포함하여 37개로 연중 공급가능량이 124억t에 불과하여 연간 물 수요량의 3분의1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의 2600여개, 미국의 7만여개 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 5년마다 보완되는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21년까지 약 4.6억t의 수자원 부족이 예상된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치수와 이수를 목적으로 10년마다 수립되고 5년 단위로 보완되는 댐 건설장기계획에서는 2021년까지 14개 신규 댐을 목표로 제시하였다. 하지만 소규모 댐 건설마저도 장기간의 찬반논쟁과 환경갈등, 지역 내, 지역 간 갈등으로 추진이 원활치 못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민, 비정부기구(NGO) 등 이해당사자 모두 댐 건설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상호 협의와 합의 부족으로 원활한 댐 건설을 못 하는 실정이다. 1998년 환경단체의 문제제기로 찬반논쟁이 촉발된 영월댐은 3년간의 논쟁 끝에 사업이 백지화되었다. 한탄강댐 역시 댐 갈등소위원회를 구성하여 2년간 협의를 진행하였으나 주민합의에 실패하였다. 최근 영양댐 건설도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주민과의 마찰로 해당 건설사가 주민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 중이다. 댐 건설을 둘러싼 민관 갈등은 선진화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다. 무엇보다 상생을 위한 양보와 함께 과거를 돌이켜보는 반성이 필요하다. 사실 그간의 댐 사업 추진은 이해당사자 간 갈등에 대한 근본적 해결 없이 추진하여 갈등이 증폭된 면이 적지 않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법과 원칙만을 고집하여 국책사업이란 이름으로 밀어붙였다.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주민, 환경단체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한 공감대 형성 노력이 아쉬웠다. 주민과 환경단체 역시 환경원론적 요구로 불통을 가져오기보다는 피해 당사자는 결국 국민이란 점을 명심하여 현실을 고려한 대안 제시에 공감하는 자세가 부족했다. 11년을 끌어온 새만금사업이 그랬듯이 과거 유사 사례는 많다. 민관 갈등을 풀어갈 우리 나름의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갈등의 유형을 파악하고 이러한 갈등을 사전에 조정하는 방법론과 절차를 정리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댐 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개정 노력은 고무적이다. 기존에 댐 건설을 위해 기본계획 수립 이후 바로 예비타당성 조사로 진행하던 방식을 바꾸어 기본계획 수립 이후 주민과 전문가, 환경단체 등을 포함하는 사전검토협의회를 거쳐 사업타당성을 검증하고 갈등조정을 위한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강제화하였다. 지역역할을 강화하고 갈등관리에서 민주적 투명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제반 노력이 결실을 보려면 수렴된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려는 모든 이해당사자의 의지가 필수적이다.
  • 금태섭 페이스북 글 통해 ‘안철수식 새정치’ 반성문 남겨…“개인에 기대기 시작한 것이 실패의 단초”

    금태섭 페이스북 글 통해 ‘안철수식 새정치’ 반성문 남겨…“개인에 기대기 시작한 것이 실패의 단초”

    ‘금태섭 페이스북’ 금태섭 페이스북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안철수의 입’으로 일컬어지며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금태섭 전 대변인이 ‘안철수식 새정치’에 대한 반성문격으로 보이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금태섭 전 대변인은 이 글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하기 전 지나온 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 7·30 재보선 패배 이후 진로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야권을 되짚어 보는 의미로 글을 썼음을 밝혔다. 금태섭 전 대변인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는지, 터무니없는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 동안 지지를 받아왔는지, 그리고 그런 수많은 사람들의 바람과 도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처참하게 망가졌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밝히는 것은 당연한 숙제”라고 평했다. 이는 정치권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광풍’이란 표현까지 나왔던 ‘안철수 열풍’ 또는 ‘안철수 현상’에 대한 자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처참하게 망가졌다’는 표현을 써 가며 안철수식 새정치에 대해 통렬한 자기반성을 더했다. 금태섭 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운 공간과 방식, 태도 등에 희망을 걸었던 것을 어느 새 한 개인의 역량이나 훌륭함이라고 착각하고 기대기 시작한 것이 실패의 단초”라고 분석했다. 즉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운 ‘새정치’에 희망을 가졌던 것을 어느 새 안철수 개인에 기대면서 변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금태섭 페이스북 글 전문. 1. 이런저런 대안들이 튀어나오고, 그 (대안들의) 다양성의 폭은 놀라울 정도로 넓은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지나온 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잘못 접어든 길목이 어딘지 알아야 바른 길을 찾아낼 수 있는 것 아닌가. 2. 개인은(물론 나를 포함해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어도 전체로서의 유권자 집단은 대체로 올바른 결정을 내려왔다는 견해에 동의한다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는지, 터무니없는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 동안 지지를 받아왔는지, 그리고 그런 수많은 사람들의 바람과 도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처참하게 망가졌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밝히는 것은 당연한 숙제다. 3. 물론 그것보다는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어떤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자칫하면 그 시도 때문에 문제가 생겨난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애초에 있었던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때문에 시도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4. 시도에 대한 평가로서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말해본다면, 애초에 사람들이 희망을 걸었던 것은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운 공간, 다양한 생각이 진정으로 자유롭게 이야기되고 그 속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방식, 우리 편이라고 해도 잘못할 때는 비판할 수 있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해도 잘 할 때는 동의해주는 태도 같은 것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한 개인의 역량이나 훌륭함이라고 착각하고 기대기 시작한 것이 실패의 단초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애초에 특정인에 대한 흠모나 애정 때문에 모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나는 2012년에 모였던 300명의 진정성을 믿는다. 그 사람들과 함께 일했을 때만큼 희망에 차 있던 때는 생각나지 않는다) 5. 어쨌든 무엇보다 먼저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억울함, 변명, 나는 올바른 판단을 해왔다는 보잘 것 없는 자존심을 버려야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아직은 글이 안 써진다. 6.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고, 다시 모여서 처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직은 갈 길 멀지만 中企 살길은 국제화”

    “아직은 갈 길 멀지만 中企 살길은 국제화”

    “국제화가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국제화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최근 세계중소기업학회(ICSB) 회장으로 취임한 김기찬(56)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ICSB 회장으로 중소기업 간 국제 외교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55년 미국에서 설립된 ICSB는 세계 최초의 창업 및 중소기업 관련 교수, 연구자, 정부 관계자, 기업인들이 함께 활동하는 단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미주권, 남미권, 유럽권, 아시아권 4대 대륙에 지역 단체를 두고 있다. 아시아중소기업학회장(ACSB)이기도 한 김 교수는 오는 10월 27~31일 아시아중소기업대회를 서울에서 열 계획이다. 아시아 각국에서 정부 관계자, 학자, 기업인과 ICSB 회장단이 전부 참석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 330만개 기업이 있는데 그 가운데 다수인 270만개 기업이 거의 자영업으로, 이들은 제조업자인 동시에 소비자”라면서 “이들에게 내수 경제 활성화로 성장하자는 것은 단기적 성장에 그치게 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 중소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반성장, 불균형·불합리 해소 등을 말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약하다”면서 “좁은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려 지속적으로 먹고살 길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보는 중소기업 성장의 해법은 국제화, 연구개발(R&D), 정보기술(IT) 등 3가지를 키워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국제화, R&D, IT 등이 대기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보통 경제성장률의 2.5배가 기업의 잠재성장률이라고 말하는데 이런 기업의 잠재성장률이 높은 나라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고 이들은 한류 덕분에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김 교수는 오는 10월 열리는 아시아중소기업대회에서 북한과 관련된 토론 시간을 넣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통일은 정치보다 경제가 더 빠르고 중소기업에 새로운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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