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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크하르트부터 하버마스까지… 獨철학사 통해 철학하기

    에크하르트부터 하버마스까지… 獨철학사 통해 철학하기

    이마누엘 칸트(1724~1804)와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1770~1831)은 독일철학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이들이 구축한 이론이야말로 이성주의 철학적 사유의 기틀을 잡은, 독일 근대철학의 정수를 이루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순수이성비판’이니 ‘법철학 요강’ 등은 연구자가 아닌, 후대의 일반인들에게는 쓸데없이 형이상학적이고 난해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철학자들에게 다가오는 더 큰 문제는 독일철학이 마치 이 두 사람이 처음이자 끝인 듯 여겨진다는 점이다. 비토리오 회슬레(55) 미 노트르담대 철학과 교수는 독일철학의 시작을 중세 수도사이자 신비사상가인 마이스터 에크하르트(1260~1327)로 삼는다. 그에 따르면 에크하르트의 정신 개념과 이성주의적인 근본 태도가 철학계에 던져진 묵직한 충격이라면 종교개혁 및 헤겔과 독일철학은 그 파동인 셈이다. 이탈리아에서 나고 자라 독일철학의 손꼽히는 권위자로 자리 잡은, 그리고 미국 대학 강단에 있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의 철학 사유에는 독일철학의 전통에 대한 열정과 타자의 시선 사이에 놓인 팽팽한 긴장과 갈등이 존재한다. 그는 이성을 통해 객관적 진리를 추구하는 것을 철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이해하면서도 이를 철학적 사념에 가둬 놓는 방식이 아닌, 민주주의, 환경위기, 시장 경제, 종교, 빈곤의 문제 등 지구적 과제의 해법으로 삼는 실천철학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그가 철학을 들여다보는 창은 ‘철학사를 통해 철학하기’로 정리할 수 있다. 20세기 서구지성사의 거목인 한스게오르크 가다머(1900~2002)로부터 ‘2500년 서양철학사에서 드물게 나오는 천재’라는 상찬을 자아내게 한 박사학위 논문 ‘진리와 역사’를 비롯해 교수 자격 취득 논문인 ‘헤겔의 체계’, ‘현대의 위기와 철학의 책임’ 등은 각각 그리스 철학사와 플라톤 철학의 상관성을 해석하거나 이성의 위기란 과제를 철학사적으로 추적하는 등 일관된 철학적 사유 방법론을 채택했다. 최근 국내에 번역 소개된 ‘독일 철학사-독일정신은 존재하는가’(에코리브르 펴냄)에서는 독일의 철학사를 더욱 본격적으로 짚으면서 객관적 관념론의 체계를 전면적으로 구현해 낸다. 이 책을 통해 에크하르트부터 시작해 마틴 루터, 야코프 뵈메, 카를 마르크스, 피히테, 셸링, 프리드리히 니체, 위르겐 하버마스 등에 이르기까지 독일 철학사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성실한 비판적 평가를 통해 독일철학의 외연을 넓히고 깊이를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독일철학의 구조적 한계를 학문의 언어로서 독일어의 쇠퇴와 함께, 독일 사회의 폐쇄성 및 제도적 한계에서 찾는 도발성도 내비친다. 물론 책의 제목 자체만으로도 질릴 수 있다. 감히 펼쳐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실제 그 안에 담긴 철학적 사유와 독일철학의 과거 및 니체, 하이데거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 및 독일철학의 미래 지속성에 대한 도발적인 의구심은 서구 학계의 찬반양론을 격화시켰다. 하지만 회슬레 스스로 ‘반은 에세이고 반은 역사서’라고 책의 성격을 규정지었듯 ‘일반적 교양시민’이라면 최소한의 인내심으로도 비교적 쉽게 읽힐 수 있는 미덕을 갖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저출산 원인이 만혼?/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저출산 원인이 만혼?/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 사회 저출산의 징후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시작된 듯하다. 1983년만 해도 2.06을 유지하던 출산율이 1988년엔 1.55로 떨어졌다. 출산에 관한 한 빨간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한 시점이었건만 당시 정부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의 명품 표어 뒤를 이어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 “하나만 낳아도 삼천리는 만원”이란 표어를 내걸었다. ‘땅덩어리는 좁고 부존자원도 부족한데 인구가 너무 많다’는 고정관념에 오래도록 젖어 온 관습적 사고의 결과였음은 물론이다. 정부의 표어 앞에서 1980년대 후반 대학생이었던 386세대 여성들은 “가족계획은 이웃집과 상의해서 두 집 건너 하나씩”이란 조크로 응대했다. 최근 10년 동안 정부의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1.18~1.19 수준에서 요지부동하고 있다. 답답한 나머지 일부에선 ‘통행금지 폐지 이후 출산율이 급락(急落)했으니 통행금지를 부활하자’는 기발한 의견을 내걸기도 했고, 정말 진지하게 ‘독신세 부과를 추진해 보자’는 절박한 제안도 등장했다. 정부가 새삼 저출산의 원인을 만혼(晩婚)이라 규정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저출산 반등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국민을 설득하는 모습을 대하자니 ‘인구절벽’ 앞에 서 있는 정부의 대응치곤 지나치게 ‘낭만적’(?)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정부에서도 정책 제안에 앞서 선진국 경험 및 사례를 충분히 검토해 보았으리라 믿는다. 익히 알려진 대로 저출산을 타개해 온 방식으론 유럽형 모델과 미국형 모델로 나눌 수 있을 텐데, 유럽은 ‘결혼과 출산의 분리 정책’을 택하고 있고, 미국은 ‘이민 정책’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3쌍 중 1쌍이 동거 커플인 프랑스에선 동거 커플의 자녀에게도 합법적 부부의 자녀와 동등한 권리를 인정해 주면서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경험이 있고, 스웨덴에선 아예 혼외 자녀를 의미하는 ‘일리지터머시’(illegitimacy) 개념 자체를 폐기함으로써 여성 혼자 자녀를 출산하건, 동성 부부가 입양한 자녀이건 국가가 양육과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이후 역시 출산율 증가를 경험한 바 있다. 이들 획기적 정책에 힘입어 유럽의 대다수 국가가 1.6~1.8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하지만 출산과 결혼을 분리하는 유럽식 모델은 한국인의 가족 정서나 가족문화적 맥락을 고려할 때 저항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책의 성공 가능성 또한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민 정책을 고수해 온 미국의 경우는 아시아·아프리카·남미 출신 이민 가족의 고출산에 힘입어 2.2~2.4 수준의 비교적 높은 출산율을 유지해 가고 있다. 물론 미국도 내심 고민이 있다. 백인 출산율이 매우 낮아 2040년이 되면 백인 비율이 49%가 되고 유색인종 비율이 51%가 돼 머지않아 백인 국가 범주에서 벗어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만혼이 초저출산에 일정 부분 원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만혼을 조금 앞당긴다 해서 출산율이 올라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나이브한 진단이다.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 자체를 원치 않는 ‘적령기 세대’의 증가 현상은 저속 성장으로 인한 계층 구조의 공고화나 장기적 경기 불황 등의 경제적 요인과 더불어 개인화 및 ‘결혼의 사치품화 현상’ 등의 규범적 요소와 맞물려 있기에 만혼 내지 비혼(非婚)의 해결을 위해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그리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국가 후원 가족주의를 표방하는 싱가포르의 경우 ‘로맨스 싱가포르’를 기치로 국가가 맞선도 주관하고 신혼 부부에겐 주택을 우선 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적극 동원했지만, 여전히 아시아의 대표적 초저출산 국가로 남아 있음을 기억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 미국식 모델이 거의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 지금의 제한적 결혼이주 정책을 뛰어넘어 미국식 이민정책을 추진할 경우 우리가 직면하게 될 문제는 과연 무엇인지 다각도로 분석해 보고 이의 해결 및 완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저출산 해법의 골든타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정공법이 되리란 생각이다.
  • 입맞춘 美·獨, 우크라에 살상무기 검토

    입맞춘 美·獨, 우크라에 살상무기 검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군사 개입 임박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분리주의 반군들은 민스크협정의 모든 약속을 위반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철수하기는커녕 러시아 병력이 계속 그곳에서 작전을 하고 반군들을 훈련시키고 있다”며 “메르켈 총리와 21세기에 유럽의 국경이 총으로 다시 그어지도록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현재 검토 중인 여러 옵션 가운데 하나”라며 “그러나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 메르켈 총리뿐 아니라 다른 동맹 정상들과도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는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와 (반군 거점인) 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침범했다”며 “나는 군사적 해법을 모색하지 않는다고 항상 말해 왔다”고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미국과 유럽의 동맹은 변함없이 계속 이어지고 굳건할 것”이라며 미국 측의 입장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교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의 협상이 무산될 경우 독일 등 유럽이 미국의 무기 지원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러시아에 협상안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라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메르켈 총리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프랑스·독일 양국 정상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저지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성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증세론 국민 배신, 朴대통령의 질타 “도대체 왜?”

    증세론 국민 배신, 朴대통령의 질타 “도대체 왜?”

    증세론 국민 배신 증세론 국민 배신, 朴대통령의 질타 “도대체 왜?”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최근 정치권이 현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 기조를 비판하면서 증세론을 공론화하는 것과 관련,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 “과연 국민에게 부담을 더 드리기 전에 우리가 할 도리를 다 했느냐를 항상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증세 또는 복지지출 구조조정 노력이 경제활성화를 통한 세수증대 노력은 외면한 채 증세라는 손쉬운 수단으로 복지 재원을 확보하려 한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복지처방전으로 증세를 선택했다가 자칫 정권기반이 더욱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는 인식도 증세복지론에 쐐기를 박은 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증세는 조세저항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적 컨센서스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 ‘편의주의적’으로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증세없는 복지’ 정책기조 수정을 요구해온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등 여당 내 비주류는 물론,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증세없는 복지는 거짓”이라고 비판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신임 지도부를 향해 증세 논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우선 증세·복지 논쟁의 대원칙으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을 전제한 뒤 “경제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을 증세·복지 논쟁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하경제 양성화,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통해 복지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경제활성화를 통해 세수를 늘려가는 ‘복지없는 증세’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핵심 대선공약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기도 하다. 또한 박 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활성화 대책과 재정지출 효율화를 통한 세수확보 노력을 쭉 설명하면서 “이런 과제들은 정부나 대통령 의지만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고,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같이 협력해서 풀어나가도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증세론에 대해선 “경제활성화가 되지 않고 기업 투자의지가 없고, 국민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가 마는 위험을 생각 안할 수 없다”고 했다. 증세로 일시적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듯 보여도 결국 기업·가계의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활성화를 저해하고 장기적으로 세수감소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증세의 역설’ 측면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가 되면 세수가 자연히 더 많이 걷히는데 경제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느냐”,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면 정치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경제도 살리고 정치도 잘해보자는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있는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복지없는 증세’를 비판한 여야 정치인을 겨냥해 과연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치권은 무슨 노력을 했느냐고 비판한 셈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최근의 정치권 복지·증세 논쟁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정책적 선명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정치구호였다는 청와대 일각의 인식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대통령은 증세·복지 논쟁의 해법과 관련,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런 논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이에 대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복지없는 증세’ 기조 유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한편 경제활성화 대책 등을 전제하지 않는 단순한 증세 또는 복지지출 구조조정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여당내 비주류와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지도부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 증세·복지론을 둘러싸고 당청관계는 물론 대야 관계에서도 강력한 냉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경환 “한국 경제 금리보다 구조 개혁 중요”

    최경환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경제의 해법으로 “금리 인하나 인상보다는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터키를 방문 중인 최 부총리는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두 번에 걸쳐 연 2.5%에서 2.0%로 낮아졌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재정지출도 2015년도 예산안이 전년 대비 5.5% 늘어났기 때문에 재정·통화정책상의 확장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금의 금리 수준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의 우회적인 ‘인하 압박’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호주에 이어 중국까지 돈풀기 경쟁에 가세하자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기준금리는 오는 17일 결정된다.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의 ‘금리 발언’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증세론 국민 배신, 朴대통령의 질타 “비판 배경은 도대체 무엇?”

    증세론 국민 배신, 朴대통령의 질타 “비판 배경은 도대체 무엇?”

    증세론 국민 배신 증세론 국민 배신, 朴대통령의 질타 “비판 배경은 도대체 무엇?”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최근 정치권이 현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 기조를 비판하면서 증세론을 공론화하는 것과 관련,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 “과연 국민에게 부담을 더 드리기 전에 우리가 할 도리를 다 했느냐를 항상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증세 또는 복지지출 구조조정 노력이 경제활성화를 통한 세수증대 노력은 외면한 채 증세라는 손쉬운 수단으로 복지 재원을 확보하려 한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복지처방전으로 증세를 선택했다가 자칫 정권기반이 더욱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는 인식도 증세복지론에 쐐기를 박은 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증세는 조세저항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적 컨센서스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 ‘편의주의적’으로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증세없는 복지’ 정책기조 수정을 요구해온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등 여당 내 비주류는 물론,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증세없는 복지는 거짓”이라고 비판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신임 지도부를 향해 증세 논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우선 증세·복지 논쟁의 대원칙으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을 전제한 뒤 “경제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을 증세·복지 논쟁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하경제 양성화,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통해 복지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경제활성화를 통해 세수를 늘려가는 ‘복지없는 증세’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핵심 대선공약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기도 하다. 또한 박 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활성화 대책과 재정지출 효율화를 통한 세수확보 노력을 쭉 설명하면서 “이런 과제들은 정부나 대통령 의지만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고,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같이 협력해서 풀어나가도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증세론에 대해선 “경제활성화가 되지 않고 기업 투자의지가 없고, 국민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가 마는 위험을 생각 안할 수 없다”고 했다. 증세로 일시적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듯 보여도 결국 기업·가계의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활성화를 저해하고 장기적으로 세수감소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증세의 역설’ 측면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가 되면 세수가 자연히 더 많이 걷히는데 경제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느냐”,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면 정치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경제도 살리고 정치도 잘해보자는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있는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복지없는 증세’를 비판한 여야 정치인을 겨냥해 과연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치권은 무슨 노력을 했느냐고 비판한 셈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최근의 정치권 복지·증세 논쟁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정책적 선명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정치구호였다는 청와대 일각의 인식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대통령은 증세·복지 논쟁의 해법과 관련,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런 논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이에 대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복지없는 증세’ 기조 유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한편 경제활성화 대책 등을 전제하지 않는 단순한 증세 또는 복지지출 구조조정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여당내 비주류와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지도부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 증세·복지론을 둘러싸고 당청관계는 물론 대야 관계에서도 강력한 냉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獨·佛·러·우크라, 11일 민스크서 평화협정안 논의 정상회담 연다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 등 4개국 정상은 오는 11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기로 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4개국 정상이 전화통화를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4개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평화협정안 도출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11일 재협상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 푸틴 대통령도 민스크 4개국 정상회담 계획을 확인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날 남부 도시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지금 막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정상과 전화통화를 끝냈다”며 “11일까지 그동안 집중적으로 논의해 온 입장들을 조율하는 데 성공하면 민스크에서 4개국 정상회담을 갖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9일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회담에선 특히 미국이 검토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무기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미국은 사태를 해결하려는 프랑스와 독일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6일에도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두고 5시간 이상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구체적 합의에 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자체 준비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통령에게 제시하고 타협안 도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7일 프랑스2TV와의 회견에서 평화협정 초안은 교전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에 반경 50~70㎞의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고 이 지역에 자치권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증세론 국민 배신, 박 대통령 작심하고 질타한 배경은?

    증세론 국민 배신, 박 대통령 작심하고 질타한 배경은?

    증세론 국민 배신 증세론 국민 배신, 박 대통령 작심하고 질타한 배경은?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최근 정치권이 현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 기조를 비판하면서 증세론을 공론화하는 것과 관련,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 “과연 국민에게 부담을 더 드리기 전에 우리가 할 도리를 다 했느냐를 항상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증세 또는 복지지출 구조조정 노력이 경제활성화를 통한 세수증대 노력은 외면한 채 증세라는 손쉬운 수단으로 복지 재원을 확보하려 한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복지처방전으로 증세를 선택했다가 자칫 정권기반이 더욱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는 인식도 증세복지론에 쐐기를 박은 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증세는 조세저항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적 컨센서스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 ‘편의주의적’으로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증세없는 복지’ 정책기조 수정을 요구해온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등 여당 내 비주류는 물론,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증세없는 복지는 거짓”이라고 비판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신임 지도부를 향해 증세 논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우선 증세·복지 논쟁의 대원칙으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을 전제한 뒤 “경제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을 증세·복지 논쟁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하경제 양성화,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통해 복지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경제활성화를 통해 세수를 늘려가는 ‘복지없는 증세’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핵심 대선공약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기도 하다. 또한 박 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활성화 대책과 재정지출 효율화를 통한 세수확보 노력을 쭉 설명하면서 “이런 과제들은 정부나 대통령 의지만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고,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같이 협력해서 풀어나가도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증세론에 대해선 “경제활성화가 되지 않고 기업 투자의지가 없고, 국민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가 마는 위험을 생각 안할 수 없다”고 했다. 증세로 일시적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듯 보여도 결국 기업·가계의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활성화를 저해하고 장기적으로 세수감소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증세의 역설’ 측면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가 되면 세수가 자연히 더 많이 걷히는데 경제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느냐”,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면 정치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경제도 살리고 정치도 잘해보자는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있는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복지없는 증세’를 비판한 여야 정치인을 겨냥해 과연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치권은 무슨 노력을 했느냐고 비판한 셈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최근의 정치권 복지·증세 논쟁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정책적 선명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정치구호였다는 청와대 일각의 인식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대통령은 증세·복지 논쟁의 해법과 관련,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런 논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이에 대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복지없는 증세’ 기조 유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한편 경제활성화 대책 등을 전제하지 않는 단순한 증세 또는 복지지출 구조조정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여당내 비주류와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지도부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 증세·복지론을 둘러싸고 당청관계는 물론 대야 관계에서도 강력한 냉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영남 알프스 “관광이냐 환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슈&이슈] 영남 알프스 “관광이냐 환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신불산,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7개의 산이 울산, 경남 양산·밀양, 경북 청도와 연결돼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의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던 울산 신불산 케이블카(로프웨이) 설치사업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최근 본격화되자, 산악관광 활성화를 앞세운 옹호론과 환경훼손을 내세운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10년 이상 지지부진했던 케이블카 사업이 환경훼손 문제로 또다시 발목이 잡힐지 관심사다. 8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단지 내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북서쪽 정상 인근까지 2.46㎞ 구간에 로프웨이 설치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가 오는 5월쯤 완료되면 내년 1월부터 설치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사업비 587억 7900만원은 울산시와 울주군이 50%씩 분담한다. 신불산 로프웨이 설치사업은 2001년쯤 추진됐다. 당시 자수정동굴나라에서 신불산 신불재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 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2006년에도 신불산 군립공원 사업계획이 발표되면서 비슷한 계획이 세워졌으나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협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이후 가천저수지에서 신불산 정상 부근으로 가는 코스가 검토됐지만, 민간자본 유치 실패로 진전되지 못했다. 10년 이상 지지부진하면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사업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울산시와 울주군은 그동안 환경단체의 끊임없는 반대와 민간자본 유치 차질로 장기 표류한 로프웨이 설치사업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려고 노선을 변경한 것은 물론 친환경 공법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불산 로프웨이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자원의 활성화를 견인할 시설로 꼽히고 있다. 로프웨이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도 산악관광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프웨이 설치사업은 최근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 가능한 방향으로 변경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환경영향평가 용역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투융자위원회에 신청하고,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로프웨이 설치사업은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인근 통도사 스님, 신도, 학계, 환경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영축환경위원회가 반대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축환경위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로프웨이 설치 예정지인 신불산 일대는 녹지자연도 9등급으로 개발할 수 없는 지역”이라며 “환경을 훼손하고, 사업의 타당성도 없는 신불산 로프웨이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녹지자연도 7등급 이하 지역은 로프웨이 설치 등 개발이 가능하지만, 8~10등급 지역은 개발할 수 없다. 그러나 울산시와 울주군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환경영향평가 조사 자료에는 로프웨이 계획 구간의 녹지자연도가 5등급과 7등급인 것으로 확인돼 차이를 보인다. 영축환경위는 지난달 울산환경운동연합,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울산·경남 2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 노동당 울산시당 등이 참여한 ‘신불산 케이블카 반대 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울산시청 앞에서 “우수한 산림과 생태계를 혼란시키는 로프웨이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며 로프웨이 설치 반대 100만명 서명운동 캠페인을 벌였다. 영축환경위는 “안전과 경제적인 문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임을 외쳐 왔다”며 “여기에다 신불산에 로프웨이를 설치할 경우 다른 곳에 비해 비용이 두 배가량 많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신불산 자연공원 및 영남알프스를 보호하기 위해 신불산케이블카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환경영향평가 등) 부당부실 추진 예방 총력, 낙동강유역환경청 본연의 의무 적극 수행 촉구, 반대 100만명 서명, 국회 및 시민토론회 개최 등 강력한 저지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로프웨이 설치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주발전협의회와 울산시관광협회는 환경단체 입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 및 설명회를 개최, 로프웨이 설치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울산시관광협회는 최근 울산 관광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신불산 로프웨이 설치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관광협회는 “관광대국 스위스는 알프스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해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고, 중국 10대 명산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황산과 천문산에도 케이블카가 설치돼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우리의 경우 환경보전이란 이름으로 자연의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개발을 막아 국내 관광의 후진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서울과 부산을 2시간 20분대로 당겨놓은 KTX도 종교계와 환경단체들의 반대(천성산 도롱뇽 보호)로 차질을 빚었지만, 우려했던 환경파괴는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신불산 로프웨이는 울산 관광 부흥의 신호탄이 될 중요한 사업인 만큼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주협의회도 지난달 12일 신불산 로프웨이 사업과 관련한 토론회를 열어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을 반박하고, 로프웨이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촉구했다. 서울주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로프웨이 사업이 표류하면서 산악관광도 활성화되지 못했다”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나 의혹 제기는 안 되는 만큼 협의회 차원의 로프웨이 설치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활성화 사업의 핵임인 신불산 로프웨이는 찬반으로 갈라져 또다시 표류할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찬반 양측의 입장 차가 커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저출산·고령화 해법, 과거 실패서 교훈 찾아라

    제4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어제 1차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위원회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정부가 추진할 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올해 안에 마련할 방침이다. 아는 바대로 2020년까지 남은 5년은 우리나라 인구 구조에 일대 변화가 일어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당장 2017년부터 생산인구가 줄어들고,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인구에 편입되는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급속히 줄어드는 ‘인구절벽’에 맞닥뜨리면서 ‘인구 오너스(부담)’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회의를 주재하며 강조했듯 대한민국은 지금 인구 감소와 이에 따른 성장동력 상실이라는 거대한 국가적 위기의 문턱에 서 있으며, 이 같은 위기를 헤쳐 갈 지혜와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골든타임을 맞이한 것이다. 5년이 아니라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거시적 안목이 요구된다. 지금의 국내 합계출산율 1.19명(2014년 기준)이 지속된다면 현재 5042만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41년 뒤인 2056년에 4000만명으로 줄고 2100년엔 2000만명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학적 전망이지만 지금의 저출산 추세대로라면 2700년엔 우리나라 인구가 한 명도 남지 않아 대한민국이 자연 소멸될 것으로 유엔미래보고서가 내다보기도 했다. 향후 5년의 대책을 강구하는 위원회지만 결코 5년만 내다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2차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실패에서부터 교훈을 찾아야 한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선제적 인구 정책과 막대한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만족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무엇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 다자녀 가구 세제 혜택과 양육비 지원, 사교육비 절감, 근로환경 개선 등 강구할 수 있는 대책들을 죄다 끌어내 아이 낳기를 장려했지만 결과는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정책 물량을 쏟아내고 이를 백화점 매대에 내놓듯 나열만 했을 뿐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이를 유기적으로 엮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산과 보육정책만 해도 단순히 아이를 낳고 기르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근로 형태를 개선하고 취업시장의 문을 넓히는 등의 노동시장 대책과 다자녀 가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등을 위한 문화적 측면의 대책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하건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어제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만혼(晩婚) 대책만 해도 그 자체로는 나무랄 일이 아니겠으나 과거의 교훈을 돌아볼 때 그것만으로 출산율을 높일 수 없음 또한 불문가지의 일일 것이다. 인구 정책의 목적이 국가 성장동력 유지와 확대에 있다면 출산 장려 정책에 곁들여 다문화 가구 확대, 해외 근로인력 확충처럼 발상 전환의 정책들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남북 통일을 전제로 한 한반도 인구 추이와 이에 따른 노동시장의 변화도 아울러 살펴야 할 일이다.
  • 경남북 6곳 기초 자치단체장 남부내륙철도 조기 건설 건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는 남부내륙철도 노선 구간 경남북 6곳 기초 자치단체장이 5일 정부에 철도 조기 건설을 건의했다. 경남 진주·통영·거제시와 합천군, 경북 김천시, 고령군의 시장·군수는 이날 김천시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대정부 공동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전라선 복선전철과 원주~강릉선 철도사업, KTX 호남선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BC(비용대비 편익)가 낮았음에도 국토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추진되고 있듯이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장·군수들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방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어 해법을 찾기 위해 나서겠다고 한 약속에 따라 해법을 빨리 찾아서 사업을 추진할 것”을 건의했다. 합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선별복지로 가는 정치권

    선별복지로 가는 정치권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증세·복지 논쟁의 초점이 각각 법인세 인상과 선별적 복지로 압축되고 있다. 그러나 총론과 달리 각론에서는 입장 차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여·야·정의 ‘프레임(틀)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야는 내년 총선 승리, 정부는 국정 기조 유지를 위해 각각 유리한 ‘새 판짜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가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현재의 정부 재정으로는 보편적 복지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는 데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복지 축소에 대한 여야 해법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5일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당이 주장해온 ‘무상 복지 프레임’을 구조조정 1순위로 간주하는 셈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은) 기본적 복지 사항이라 축소돼선 안 된다”면서 “다른 부분에서 찾으면 충분히 각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연금과 같은 현 정부의 대표 정책에 메스를 들이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복지 축소라는 여야의 한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여야는 법인세 인상 문제 역시 더이상 성역으로 남겨두기 힘든 상황이다. 야당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법인세 인상 요구에 여당이 반응하는 형국이다. 국세의 70%를 차지하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중 국민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세원을 확충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세금을 올려야 하면 법인세도 성역이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법인세 인상에 여당은 물론 정부까지 일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김무성 대표는 법인세 인상과 관련, “절대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일 마지막에 할 일”이라면서 “현재도 장사가 안돼서 세금이 안 들어오는데 거기다 세금을 더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법인세 인상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로선 너무 앞선 얘기지만, 정치권이 법인세 인상을 밀어붙일 경우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인세 인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지난해 무산된 종교인 과세나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부자 증세’ 등으로 불똥이 옮아갈 수도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직격 인터뷰] “모든 고교 가·나·다 군별로 선발… ‘일반고=2류’ 편견 깰 것”

    [직격 인터뷰] “모든 고교 가·나·다 군별로 선발… ‘일반고=2류’ 편견 깰 것”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취임 첫해인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폐지와 유치원 중복지원 제한 등 논란이 된 정책을 잇따라 추진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보육료 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교육부와의 갈등이 여전하다. 이념의 대립이 첨예한 교육계의 한복판에 진입한 지 8개월째에 접어든 조 교육감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행 고교 입시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조 교육감은 또 “공공기관이 을(乙)을 살리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면서 “사회적 경제를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관련 교과서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조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취임 뒤 자사고 평가 등으로 논란이 많았는데. -취임 뒤 7개월 동안 조심스러우면서도 바쁘게 보냈다. 원래는 1년 정도 전체를 포용하는 정책부터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 자사고 관련 문제를 나중에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법률에 정해진 평가 시기가 취임 직후라 평가와 지정취소까지 급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의 정책들까지 진영 프레임에 갇힌 부분이 있어 아쉽다. →‘일반고 전성시대’ 역시 크게 효과를 못 보는 것 같다. -지난해 자사고 평가 논란을 거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미 5년 전 만들어진 자사고들을 축소하고 폐지하는 ‘네거티브’ 정책보다는 오히려 바람직한 고교 입시제도를 만드는 ‘포지티브’ 정책이 중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주로 했다. 일반고 지원을 더 잘해서 일반고가 공교육의 중심으로 서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자사고 관련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대안이 될 만한 고교 입시제도가 뭘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고교 입시제도 개편을 준비하는 것인가. -지금의 선발 방식은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다 뽑아가고 나서 그 다음으로 일반고에 배정하는 형태다. 이들 고교가 성적이 좋은 학생을 미리 선발하면서 일반고가 황폐화하고 있다. 지금의 고교 선택제에 따른 선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행 고교 선택제는 학교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지만 후기고인 일반고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이 가게 되는 구조다. 이 같은 불평등한 고교 입시제도를 임기 내에 바꾸고 싶다. →전기고와 후기고를 통합 선발하는 방안이 대안이란 뜻인가. -일반고는 전통적으로 대학 입학의 주된 통로였는데 지금은 후기고로 배정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2류로 전락했다. 이를 고쳐 전기고와 후기고 통합을 큰 틀에서 정한다면 모든 고교를 가·나·다 방식으로 군별로 선발하는 등 제도 모형이 여러 가지가 나올 수 있다. 탈락하는 학생들을 위한 통로를 만드는 작업도 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설계가 가능하다고 보고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군별 모집방식은 지난해 유치원 모집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았나. -유치원 원아모집이 실패한 원인은 유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집군에 학부모가 선택하고 싶은 유치원이 고르게 배분되지 않았던 것도 이유다. 이번에 문제들을 알았으니 각 군에 유치원을 균등하게 분포하도록 하면 된다. 중복지원 문제는 인터넷 시스템 등으로 걸러낼 수 있다. →유치원 입학도 그렇고 경쟁이 너무 과도한 것 아닌가. -옳은 지적이다. 교육 불평등은 유아교육부터 시작된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이런 ‘아동학대’ 수준의 처참한 교육경쟁에서 우선 벗어나야 한다. 1960~70년대 진행됐던 ‘추격산업화’의 관성을 누군가가 제어해야 할 때다. 주류의 질서를 바꾸거나 과감히 탈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영화 ‘설국열차’의 마지막 장면처럼 언젠가는 객차 문을 열어젖히고 나가야 한다. →혁신학교를 중점 추진하고 있는데 성과가 미진하다. 왜 그런 것 같은가. -대입에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학부모들의 반대로 혁신학교 신청을 철회한 학교도 있다. 현재의 주류 경쟁의 시각에서 보면 혁신학교는 답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물어보자. 우린 정말 행복한지, 왜 사는지 질문을 던져 보자. 혁신학교가 그 답이 될 수도 있다. →동네서점 살리기에 동참키로 해 화제가 됐다. -이제는 공공기관이 을을 살리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대기업 등에 대한 지원은 이제 그만해도 된다. 갑이 을을 억누르는 천민자본주의의 경제 작동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경제 이론가인 칼 폴라니의 주장대로 시장의 논리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하면서 사회가 죽어가고 있다. 사회의 자기보호 운동으로 자영업자의 반란이나 재래시장의 반란 등이 제시됐는데, 이런 해법을 공공기관에서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이런 정책을 임기 내에 많이 개발하고 싶다. 교육 과정에 사회적 경제를 포함시키고 교과서도 만들 생각이다. 서울·인천·경기교육청 등이 공동으로 해볼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교부금 축소를 시사해 교육감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누리과정 지원은 어떻게 되나. -교육청별로 2~7개월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편성했고 다행스럽게 국고지원금으로 3개월 정도의 예산을 확보됐다. 지방교육교부금법에 따라 지방채 발행이 가능해지면 교육청별로 나머지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지역 교육청별로 이견이 있다. 그나마 지난해 어린이집 예산 파동은 교육부와 교육감이 동일 보조를 취해 완화되는 분위기였는데 박 대통령이 교육교부금 축소를 밝혀 쟁점이 바뀌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에 가까이 다가가는 미래지향적인 ‘신(新)교육입국론’을 추진하길 바란다. →교사 복지와 관련해 추진 중인 정책은 무엇인가. -교사의 장기 재직 휴가와 연가를 결합해 한 달간 재충전할 수 있는 ‘교사 안식월’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무급휴직제도 안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쉼과 여유가 있는 생활이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철밥통’이고 긴 방학도 있는데 또 뭘 더 쉬도록 하느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이젠 사회의 질이 좀 바뀌고 개인의 삶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사회 전체가 잠자지 말고, 쉬지 말고, 놀지 말라고 강요한다. 일종의 속도전적인 삶을 강요하는 것인데, 교육감으로선 교사사회부터 바꿔 나가고 싶다. 대담 박홍환 사회부장 정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이슈&논쟁]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이슈&논쟁]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폐철로를 공원으로 만든 하이라인파크를 보고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남대문시장 상인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교통 체증과 지역 상권 침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29일 박 시장은 “정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서울역 고가를 전면 철거하기보다는 쉬고 거닐 수 있는 공간으로 재생하겠다”며 “17개 보행로를 만들어 명동, 남산, 서울역이 연결되는 도보 관광 시대를 열겠다”고 사업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우회도로 건설 등을 요구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서울 도심 개발의 핫이슈가 된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어 봤다. [贊]조경민 사단법인 공공네트워크 소장 “사람이 걸어야 길이 산다…도시 슬럼화 주범은 고가” 길이 주목받고 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압구정 가로수길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길들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상업적 성공을 넘어 지역의 랜드마크마저 바꾸고 있다. 지자체들은 앞다퉈 길의 브랜드화에 골몰하고 있다. 길이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성장과 속도를 중심으로 변모해 온 산업화시대에서 도로가 넓어지고 높아지고 복잡해지는 동안 도시는 끊임없이 단절돼 왔다. 다시 말해 조금 더 많은 차가 조금 더 빨리 달리는 동안 사람들은 조금씩 고립돼 온 셈이다. 무한 경쟁의 속도와 성장에 숨이 막힌 도시민들은 탈출구를 찾아 산으로, 들로 나가 걷기 시작했으며 일단의 사람들은 도시 안에서 해법을 찾기 시작했고 발 빠른 자본은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내놓았다. ‘걷는 것’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걷는 길은 또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관계망을 바꾸기 시작했다. 대중교통전용거리로 바뀐 신촌에 거리음악가들이 늘어나고 피해 다니기 바빴던 좁은 보도를 넓혀 만든 벤치에 앉아 사람들은 책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 단골이 된 상가의 주인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학생이 제법 늘었고 한동안 사라졌던 주점들의 축제 후원 전통이 살아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변화다. 낭만 1번지로 불렸던 대학로가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없앤 이후 쇠락의 길을 면치 못한 것과 비교해 보면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러한 흐름 한복판으로 서울역 고가가 들어왔다. 1970년에 지었으니 올해로 만 45살이 된 고가가 논란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 첫 번째 키워드는 안전이다. 2006년 안전 D등급을 받고도 뾰족한 교통 대안이 없어 버스와 트럭을 못 다니게 하며 버텨 왔지만 2014년 1월 상판의 일부가 떨어져 내리는 사고 이후로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두 번째 키워드는 쇠락과 낙후로 요약된다. 외국인 방문 부동의 1위였던 남대문시장은 현재 4위로 밀려났고 명절 때면 단골로 등장하던 뉴스에서 사라졌다. 만리동 고개와 중림동, 서계동은 여전히 낙후돼 있으며 개발의 기대마저 접은 지 오래다. 아이러니하게도 차는 여전히 씽씽 달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조금 더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번호판 추적을 통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신세계백화점에서 공덕동 로터리까지 통행하는 차량의 60%는 단순 통과 차량이다. 그냥 지나치는 차량으로 도로는 더 막히고 매연은 늘어나며 쇼핑은 불편해지고 주거 환경은 더 악화된 셈이다. 문제는 또 있다. 고가 주변 환경은 후미지고 소음이 심각한 데다 노숙자까지 늘어나 인적이 줄고 주변 상권은 쇠락해 다니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하루 유동인구 30만명의 서울역 주변에서 섬처럼 고립돼 가는 서울역 고가. 변화의 출발점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쉬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나치는 길이 아니라 머물다 가는 길로 바꾸는 일이다. 차도를 줄이고 보도를 늘리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세계의 도시들에서 서울의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은 재도시화의 코앞에 와 있다.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은 하드웨어를 바꾸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어떻게 자극할 것인가에 대답하는 과정이다. 서울역 고가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변화의 열쇠는 시민과 주민이 쥐고 있다. 변화는 발전을 가져올 수 있지만 필연적으로 성장통을 동반한다. 지금의 불편을 참을 수 없다면 불안한 미래는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길 위에 놓여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걷고 싶은 고가, 가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서울을 상상해 본다. [反]정희창 서울 중구 의원 “주민 소통 없는 독단 사업…차량 우회하면 상권 침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역 고가 공원화 조성 사업인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사업 추진의 당위성과 여러 가지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체 교량 건설 등 지역 주민이 요구하고 있는 대책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1970년 건설된 서울역 고가는 서울 도심을 동서로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시설의 한 축이다. 45년간 중구, 용산구, 마포구와 남대문시장, 명동 등의 도심 지역을 연결하며 하루 5만대 이상의 차량이 통행하는 간선도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이처럼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도로를 끊으려 하면서 시민 및 지역 주민들과 사전 상의나 교감이 부족했던 점은 소통 전문가로 알려진 박 시장의 모습과는 전혀 맞지 않다. 최근에야 서울시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나와서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자주 만나서 논의를 하겠다며 설득 작업에 나선 모습이다. 그렇다고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따른 논란을 소통 부재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서울시가 벤치마킹하겠다는 뉴욕 하이라인파크와 서울역 고가는 여건 등 근본부터가 다르다. 하이라인파크는 20여년간 방치된 폐철길을 주민들의 의견으로 10여년에 걸쳐 완성했다. 반면 서울역 고가는 현재 철도로 단절돼 있는 동서를 잇는 기능을 하는 도로다. 이 때문에 기한을 정해 놓고 서둘러 추진하려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서울시의 발표 내용에 그동안 주민 설명회와 면담 등을 통해 요구된 사항이 일부 반영되긴 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대체 도로 건설 등 주된 요구 사항은 전혀 검토가 안 됐거나 서로 인식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함으로써 퇴계로 교통량이 줄어들면 퇴계로가 보행 친화적으로 바뀌어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될 것으로 여기지만 명동, 남대문시장 등 주변 지역 상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가도로를 대체 도로 없이 끊으면 많은 차량이 우회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사람이 줄고 상권은 침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역 상인들은 우려하고 있다. 가내수공업 공장과 소상공인의 생존권도 위협받게 될 것이다. 특히 현재 건설되고 있는 만리1·2, 공덕, 아현, 북아현 구역에 대한 2만 가구의 재개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교통량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2009년부터 고가도로 버스 통행이 제한됨에 따라 퇴계로와 인접한 회현역 근처의 상점들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고가가 하루빨리 신설되고 버스 노선이 이전처럼 정상화돼 상권도 다시 살아나길 기대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를 녹지공원으로 조성하면 도심 속 쉼터로 자리 잡아 관광명소가 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정작 인근 4만여명의 소상공인과 지역 주민의 생존권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는 외면한 정책 결정이다. 무엇보다 서울역 주변 여러 가지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이미 과거에 논의됐거나 현재 검토되고 있는 사항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 사업과 관계없이 당연히 추진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2012년 설계용역을 완료한 서울역 고가 대체 도로 건설을 선행해야 한다.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계획 등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먼저 약속하고 주민들과 협의 후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길 바란다. 지난달 23일 중구와 용산구, 마포구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역 고가 공원화 반대 3개구 주민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다.
  • [靑·내각 정책조정회의] 靑, 정책 컨트롤 시작됐다… 입안 과정부터 당정과 갈등 조율

    [靑·내각 정책조정회의] 靑, 정책 컨트롤 시작됐다… 입안 과정부터 당정과 갈등 조율

    정부와 청와대가 1일 내놓은 정책 조율·조정 강화 방안은 내각 차원의 정책조정 논의에 청와대가 본격 참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최근 연말정산 논란과 건강보험료 개편 백지화 과정 등에서 당·정·청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주요 국가 정책에 혼선과 갈등을 빚은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번 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단이 구성되면 여당도 이 같은 정책조정 시스템에 동참하게 된다. 우선 신설되는 ‘정책조정협의회’는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가 공동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관련 장관들이 주요 현안을 보고하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의견을 내놓고 조정안과 대안을 찾는 협의체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굵직한 국정과제의 집행과 ‘갈등정책’의 해법을 최종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 입안 과정에서부터 부처 및 청와대 입장을 사실상 한자리에서 조율하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비서실 차원의 ‘정책점검회의’는 3년차를 맞은 국정 전반을 점검하고 국정과제의 추진 실적도 챙기면서 정책 갈등이 예상되는 현안에 대해 미리 논의하게 된다. 이번에 기능을 바꾼 정책조정수석이 회의를 주재하며 고용복지 등 정책 관련 수석들과 함께 정무적 관점에서 정책 갈등과 혼선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정책점검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정책조정협의회에 전달된다. 정책조정협의회에서 빠진 국무총리는 관련 장관들로부터 보고를 받는 기존의 ‘국가정책조정회의’를 매주 주재할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부총리와 갖는 3자 협의회를 격주로 연다. 이 같은 크로스체킹을 통해 정책 조정과 조율 과정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총리·부총리협의회’에서 국정 전반에 관한 기본 틀이 조율되면 관할 부처들끼리 칸막이를 쌓고 서로 이견을 드러내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각 부처의 차관들이 실무적 차원의 정책 조율을 갖는 ‘현안조정점검회의’도 형식적인 회의체에서 탈피해 실질적인 정책 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책 조율·조정에 관한 협의체를 늘린 것에 대해 ‘옥상옥’(屋上屋)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도 당·정·청 간에 다양한 협의체가 존재하고 있는데도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회의체를 신설한다고 해서 정책 집행에 혼선과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단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해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부처 간 정책 엇박자나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부담·불편이 없도록 정책조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현장 의견과 국민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는 갈등 정책에 대해선 즉시적,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새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새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영화는 몇 가지 전형적인 장르로 분류되곤 한다. 코미디, 액션, 멜로, 역사물, 스릴러, 애정물, 공포 등…. 장르가 전형적일수록 ‘클리셰’라고 부르는 진부한 장면과 식상하고 상투적인 영화적 문법들이 속속 등장한다. 예컨대 액션영화에서는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도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 결정적인 순간 쓸데없이 자기를 합리화하는 말을 쏟아내며 주인공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는 악당 등이 빠지지 않는다.(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미덕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액션영화의 상투성을 보여주면서 그 상투성을 비웃는다. 스파이 액션영화이거나 진지한 척하는 코믹액션 ‘킹스맨’은 첫 장면부터 어설픈 적군의 심문과 어설픈 자기희생으로 시작한다. 여기저기 관객들을 피식거리게 만든 뒤 곧바로 끔찍한 난도질 장면이 이어지며 살짝 긴장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수위 높은 폭력 장면 역시 뭔가 만화 같다. 과도한 폭력을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폭력을 비현실적으로 만드는 거리두기의 장치다. 줄거리야 굳이 따질 것은 없지만, 이런 식이다. 160년 전 영국의 왕실 재단사 출신들이 ‘킹스맨’이라는 비밀 첩보조직을 만든다.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젠틀맨 스파이 조직이다. 물론 그중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의 암살을 막은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아 후회한다고 말하면서 조롱하지만 말이다. 킹스맨의 최정예 첩보요원 해리(콜린 퍼스)는 작전 도중 동료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건졌고, 그 동료의 아들 에그시(태론 에거튼)는 동네 백수 청년으로 자란다. 에그시는 첩보요원 훈련을 받고 해리의 뒤를 이어 악당과 맞서 싸운다. 정중한 말투와 깔끔한 슈트는 물론 구두, 우산, 라이터, 반지 등 액세서리들은 언제든 무기로 쓸 수 있는 스파이 액션의 완성이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패러디다. 반면 영화 중반부 백인우월주의 극우 기독교 집단들과 해리가 벌이는 살육의 향연은 어떤 목적과 의도가 없는 폭력, 그 자체다. 해리가 그들의 인종차별적·반종교적인 정치의 추악함을 견디지 못했다고 하지만, 폭력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폭력에 대한 혐오를 의도적으로 권유하는 장면이다. 영화 속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잭슨)은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지구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해법으로 지구 가이아의 최대 바이러스인 인류의 개체 수를 줄이는 방식을 택한다. 발렌타인은 인간들이 모두 서로 증오하고 다툼을 벌이다 죽게 만드는 칩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뒤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자신이 선택한 소수의 인간만을 구원하려 한다. 마지막이 압권이다. 스스로 자기네들의 무덤을 판 재벌, 귀족, 정치인, 언론인, 종교지도자 등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사회지도층들의 목 윗부분이 펑펑 터져나간다. 마치 불꽃놀이 벌이듯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역설이 감독의 짓궂은 정치적 의도를 짐작게 한다. 1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자아의 충돌 풀면 문화 충돌 풀린다

    자아의 충돌 풀면 문화 충돌 풀린다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헤이즐 로즈 마커스·앨래나 코너 지음/박세연 옮김/ 흐름출판/ 464쪽/1만 9000원 문화심리학의 권위자인 헤이즐 로즈 마커스 스탠퍼드대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주황색 4개와 초록색 1개로 묶은 펜을 주고 설문에 답하라고 했다. 대다수의 서양인이 1개뿐인 초록색 펜을 선택한 반면 동양인들은 같은 색이 여러 개인 주황색 펜을 선택했다. 사실 설문 내용은 실험대상이 아니었고, 사람들이 어떤 펜을 사용하는지를 보고 자아의 성향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마커스 교수에 따르면 통상 서양인들은 독립적인 자아를, 동양인들은 상호의존적인 자아를 갖고 있다. ‘독립적 자아’는 자기 자신을 개별적이고 고유한 존재로 생각할 뿐 아니라 주위의 다른 자아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 이에 비해 ‘상호의존적 자아’는 스스로를 관계지향적이라 여기고 가능한 한 주변 환경에 자기 자신을 적응시키려 한다. 마커스 교수는 동료 문화심리학자 앨래나 코너와 함께 광범위한 실험을 바탕으로 쓴 책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에서 “어떤 성향의 자아를 가지느냐에 따라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나 느낌, 생각과 행동이 모두 달라진다. 같은 성향의 자아들이 모여 이루는 지역사회, 문화권은 서로 다른 사회나 문화권과 갈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세상의 크고 작은 문화적 충돌들을 파헤쳐 보면 결국 그 속에 자아의 충돌이 숨어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인종갈등부터 자녀교육 방식에 대한 접근, 부모에게 효도하는 방법, 사제 간의 관계, 감정표현 방식 등을 둘러싼 문화적 충돌도 ‘서로 다른 자아의 충돌’로 바라본다. 따라서 대부분의 문제에 대한 해법도 자아에 대한 이해와 활용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책은 다양한 문화가 어떻게 다른 유형, 다시 말해 다양한 자아를 형성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자아는 또 어떻게 다시 다양한 문화를 창조하는지를 다룬다. 저자들은 문화와 자아가 서로를 창조하는 과정을 ‘문화사이클’이라고 칭하고 “문화사이클을 활용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형태의 자아를 취할 수만 있다면 저마다의 위치에서 많은 충돌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마다의 다양한 경쟁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구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저자들의 통찰을 한국사회에 적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복잡한 갈등의 원인과 해법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與 ‘법인세’ 언급… 금기 깨다

    與 ‘법인세’ 언급… 금기 깨다

    “저성장 국면에서 탈세, 비과세 감면을 줄여 걷을 수 있는 세금을 모두 걷어 보자는 ‘박근혜식 증세’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법인세도 조금 인상할 수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 경제통으로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나성린 의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말정산 파동, 문제와 해법’ 토론회에서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어떻게 증세할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고 이같이 밝혔다. 여당 핵심 당직자인 나 수석부의장이 박근혜식 증세의 한계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그동안 새누리당이 불가 입장을 밝혀 온 법인세 인상 문제를 제기해 주목된다. 나 수석부의장은 “저는 기본적으로 조세 부담률을 점진적으로 올려야 된다는 주장을 계속하는 사람”이라며 증세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자들에게 증세한다고 복지 재원이 다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중부담 중복지’를 위한 대타협기구 발족과 같은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권 내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 수석부의장의 발언은 ‘세수 부족’이라는 현실을 정면 돌파하려는 기류를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증세 불가라는 기존 기조에는 변화가 없으며 법인세 인상도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선출되면 바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해 당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원내대표 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증세 공론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野 “재벌·최상위 부자 증세 왜 못 하나” 與 “세 부담 감안 공제 수준 조정해야”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을 일으킨 연말정산 파동을 놓고 여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모여 원인과 진단을 내놨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 주최로 29일 열린 ‘연말정산 파동, 문제와 해법’ 토론회에서 참석 의원들은 이번 사태가 정책 실패라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도 해법에는 온도 차를 보였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어떤 사람에게 얼마나 세 부담이 늘어나는가를 감안해 공제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면서 “조정을 해도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납을 허용하는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가 과장된 면도 있다. 이익을 보는 분들도 많은데 그분들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기업 증세를 조금도 건드리지 못하는 ‘확신범’에 가깝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재벌과 최상위 부자의 세금을 성역화하는 것이 문제”라며 “정부·여당은 문화상품권 인지세를 올리는 등 기발한 방식으로 중산층, 서민 증세를 꾀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다양한 가구 유형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평균적으로 이렇게 달라진다’는 식으로 접근했다가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국회의 세제 개편 논의를 공개하는 등의 해법에는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이뤘다. 박 의원은 “여당이 반대했고 야당이 소극적이어서 공개하지 못했던 조세소위가 올해는 공개되기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도 “여당은 (조세소위를 공개하면) 이익단체의 압력 때문에 합리적인 논의가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조세소위에서 무엇이 논의되는지 모르는 분들만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전면 공개가 옳다”고 동의했다. 나 의원은 “홍 의원의 방안을 적극 수용한다”고 동조하면서도 “좋은 마음으로 했는데 간과한 점이 있었다. 3월 말 정확한 그림이 나올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 보자”고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급락 “집권 후 최저치” 야당이 밝힌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급락 “집권 후 최저치” 야당이 밝힌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급락 “집권 후 최저치” 야당이 밝힌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리얼미터 주간정례조사에서 일주일새 5.3%p 폭락하면서 집권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26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19~23일 닷새간 전국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전주보다 5.3%p 하락한 34.1%로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6.4%p 상승한 58.3%를 기록했다. 특히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강한 부정평가가 40.3%로,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19일에는 전주 주간조사 대비 2.8%p 하락한 36.6%로 시작해 20일 35.0%, 21일 33.2%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석기 전 의원 내란선동 유죄 판결이 있었던 22일에는 34.3%로 소폭 반등했지만 23일 국무총리 및 청와대 인사 개편에도 34.2%로 다시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모든 연령층에서 하락한 가운데, 전통적 지지층인 50대에서 전주보다 8.3%p(52.5%→44.2%), 60세 이상 7.6%p(65.5%→57.9%) 순으로 낙폭이 컸다. 다른 연령대는 30대 4.8%p(23.0%→18.2%), 20대(19세 포함) 3.1%p(23.7%→20.6%), 40대 2.6%p(29.8%→27.2%)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9~23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과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휴대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임의번호걸기(RDD) 방법으로 조사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교부세와 교육재정교부금 등 지방재정제도 개혁을 제시한 것과 관련, “연말정산 사태 해법으로 재벌 대기업 법인세 정상화 방안을 기대했지만 모자란 세수를 열악한 지방재정을 쥐어짜서라도 메우겠다는 엉뚱한 대책을 냈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재정적자를 메우고자 봉급생활자 유리지갑과 서민 담뱃값을 털더니 이제는 지방에 책임을 떠넘긴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복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이미 지방정부에 떠넘긴 상황에서 열악한 지방재정을 또 줄인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민은 정부의 잘못된 재정계획으로 일어난 보육대란과 2017년까지 고교 무상교육을 하겠다는 약속을 잘 기억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방교육교부금 비율을 줄이는 건 사람이 유일한 자원인 대한민국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세수부족 노래를 부르면서 이미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기업상속 공제법을 재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의 자세”라며 “기업의 99.8%가 혜택을 받고 5년간 2500억 규모의 세금을 깎아주는 재벌감세 법안을 왜 다시 추진하는 것인지 정부 여당은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연말정산 사태에 따른 봉급생활자의 분노, 담뱃값 인상에 따른 분노, 대통령 지지율 급락, 이 모든 것의 원인은 한 가지, 바로 재벌감세와 서민증세”라면서 “ 이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은 채 지방에까지 부담을 늘린다면 국민의 분노와 대통령 지지율 급락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위원장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의 조직과 예산이 비대하다고 지적한 뒤 조사위에 파견된 공무원 전원이 철수한 것과 관련, “이런 황당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뛰어내린 선원의 행태와 뭐가 다른가”라며 “세월호 진실규명 방해를 즉각 중단하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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