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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다시 뛴다] SK그룹, 반도체 중심 ‘업종 융합’으로 대내외 악재 돌파

    [기업이 다시 뛴다] SK그룹, 반도체 중심 ‘업종 융합’으로 대내외 악재 돌파

    지난해 전반적인 경영 실적 정체를 겪은 SK그룹은 올해 ‘혁신경영’을 화두로 그룹의 핵심 역량을 한데 모은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올해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최태원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전례 없는 경영 애로가 예상된다”면서 “업의 본질과 게임의 룰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SK그룹은 지난해 셰일혁명, 유가하락 등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와 화학분야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이에 SK그룹은 반도체에 기반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중심축으로 업종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융합 전략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이와 별개로 올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사회적기업은 최 회장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내세운 해법이다. 특히 SK그룹은 사회적기업 전문가들이 많아져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SK그룹이 2012년 카이스트에 개설한 사회적기업가 경영대학원(MBA)은 이미 올해 초 1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해는 부산대에 개설한 사회적기업가 양성 석사과정에 1기 신입생이 입학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광복 70년 기획] “항일역사 더 자세히 가르쳐야”

    [광복 70년 기획] “항일역사 더 자세히 가르쳐야”

    일본의 교과서 역사 왜곡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양국의 갈등으로 커진 형국이다. 일본 역사학자이면서도 한국의 대표 역사연구단체인 역사문제연구소 후지이 다케시(44) 연구실장에게 바람직한 역사교육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역사교육만 놓고 봤을 때 역사 왜곡은 정부 간에 외교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한국과 일본의 갈등으로까지 연결하니 해법이 어려워지고 있다. 두 나라가 역사를 외교에서 서로 계산적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일제 식민통치가 한·일 역사교과서 문제의 핵심인데. -한국인은 그 기간을 어떻게 봐야 할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고, 더 자세히 가르쳐야 한다. 일제 시대 피해상만 강조해선 안 된다. 그 당시 한국이 어떤 저항을 했는지 좀 더 많이 알려줘야 한다. 한국인은 다양하게 저항했고, 새로운 사회를 갈망했다.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고 학생 스스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 왜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가르치지 않는지 의문이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역사는 하나로 가르쳐야 한다” 고 했다. -역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결여된 것 같다. 역사가 마치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그 변하지 않는 사실이나 규범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게 역사 교육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우리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 것들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역사교육은 그런 관점을 가르쳐야 한다. →한국의 바람직한 역사교육의 방향은. -역사교육은 나와 국가와의 ‘연결 고리’가 중요하다. 이 고리가 너무 강하면 민족주의로 흐를 우려가 있다. 한국의 역사교육에서는 해방 이후 이념 대립에 따라 개인이 이 고리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정립이 제대로 안 되고 끌려다녔다.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국가와 나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나는 이 사회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도록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시론] 선순환 경제의 첫 출발은 고용구조 개선부터/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선순환 경제의 첫 출발은 고용구조 개선부터/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우리 경제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일자리가 늘어나야 서민 생활이 안정되고 경기도 살아날 수 있어서다.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고 설사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공공부문에 있지 않으면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에 조기 퇴직해야 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대기업 임원의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25년 학교를 다닌 후 25년 일하고, 그 후 30년을 소득 없이 쉬어야 한다는 얘기다. 조기 퇴직은 연금이 없는 경우 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우리나라에서 충분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직종은 공무원, 군인, 교사밖에 없다. 나머지 직종에 있는 사람들은 연금과 복지 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성장과 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다. 소득 없이 조기 퇴직을 하면 결국 가계부채가 늘어나든지 혹은 복지 수요가 증가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연금이 없는 국민 대부분은 모두가 잠재적인 복지 수요자가 된다. 미래가 불안해지면 소비가 줄면서 일본처럼 장기 침체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유럽 선진국은 이런 문제들을 인식하고 이미 고성장 시기에 연금과 복지체제를 구축해 놓았다. 비록 저성장으로 들어가도 복지지출 때문에 큰 문제에 봉착하지 않도록 미리 둑을 쌓아 놓은 셈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고령화와 저성장이 함께 오는데 연금 체제를 구축해 놓지 않으면 가계부채가 늘어나거나 혹은 복지수요 폭발로 재정적자가 확대된다. 가계부채와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늘어나는 복지 지출을 보전하기 위해 증세를 꼭 해야만 하는 걸까. 물론 경기만 안정되면 세수를 늘리기 위해 증세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증세만으로 앞으로 폭발할 복지수요와 복지지출을 감당해 낼 수는 없다. 해법은 복지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복지수요를 줄이자면 먼저 고용구조를 개선해 조기 퇴직을 막아야 한다. 정부는 조기 퇴직을 막고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년을 연장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58세 이상으로 정년을 보장받고 연금도 있는 공공부문 종사자나 공무원에게만 이득이 되는 제도이지 민간 기업에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실제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민간 기업에서 조기 퇴직을 막는 방법은 지금의 임금과 고용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취업 기간 동안에만 조금 많이 받고 40대 중반부터 조기 퇴직을 시작하는 잘못된 고용구조를 선진국처럼 생산성에 따른 임금 구조와 평생 직장 개념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연금 체제도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국민연금액이 충분치 않아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생계를 보장받기는 부족하다. 정부는 젊은 세대부터 국민연금을 보완하는 민간연금에 가입하도록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퇴직연금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충분한 연금소득이 있으면 복지수요를 줄여 저소득층이나 병약자들의 복지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수요를 줄이는 또 다른 해법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소득이 생기면서 복지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고용구조를 바꾸는 것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모두 임금 구조와 연관이 있다. 임금이 생산성보다 과도하게 높으면 기업은 조기에 퇴직시키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고용을 줄인다. 임금이 높은 것은 생활물가와도 연관이 있다. 전세 가격이 높고 교육비, 의료비, 식품가격 등 생활 물가가 높으면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기업은 임금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주택 가격이나 전세 가격을 안정시키고 생활 물가를 낮게 해 임금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또 노조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억제해 조기 퇴직하는 고용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우리 경제는 임금이 안정되고 고용이 늘면서 노동자와 기업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 복지수요도 줄어 재정도 안정되는 선순환 경제로 들어가 재도약할 수 있다.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금호아시아나] 지략가·‘아이디어 뱅크’ 등 적소에 포진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금호아시아나] 지략가·‘아이디어 뱅크’ 등 적소에 포진

    기옥(66) 금호터미널 사장은 1976년 입사 이래 30년 이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각종 요직을 거친 정통 금호아시아나맨이다. 평사원에서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어려운 순간마다 강한 의지와 추진력을 바탕으로 해법을 찾아 왔다. 그룹 내 ‘기획·재무통’으로 평가받으며 지략가의 면모를 보여 왔다. 10년간 금호실업의 자금부에서 근무한 데 이어 1985년 회장 부속실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경영 관리를 담당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사번 1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발족과 성장의 기틀을 닦기도 했다. 김창규(62) 금호타이어 사장은 1977년 금호실업에 입사한 후 20년 이상을 수출, 무역 및 해외 영업부문 등에서 근무하며 치밀한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인천공항에너지, 금호석유화학 관리담당 상무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인 금호리조트, 금호개발상사, 아시아나IDT 등의 대표이사를 거쳐 2012년 2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평소 사원들과 격의 없는 스킨십을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시하는 스타일로 온정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려 애쓰는 경영인이기도 하다. ‘아이디어 뱅크’라는 애칭과 함께 실무자가 진땀을 흘릴 정도로 기획 단계부터 현장 경영 위주로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업무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원일우(58) 금호건설 사장은 1979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건축사업, 주택사업 임원과 건축사업본부 본부장, 개발사업본부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금호건설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건설 전문가다. 건설업 노하우를 통해 어려운 건설 환경 속에서도 탁월한 리더십과 전문성으로 금호건설의 경영을 정상화시켰다. 금호건설을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한 알찬 회사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수천(59)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19 88년 입사한 이래 항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항공 전문가다. 중국 광저우 지점장, 인사팀장, HR부문 상무, 여객영업부문 상무를 거쳐 2008년 에어부산 설립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이후 6년간 신생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기반을 다진 후 2014년 1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의 경력은 ‘개척’으로 압축된다. 1998년 중국 광저우 초대 지점장을 맡으며 인천~광저우 노선을 개척해 1년 만에 흑자 노선으로 만들었다. 2000년 중국팀장 때는 중국 23개 도시 31개 노선의 초석을 닦았다. 에어부산 대표이사로 발탁된 이후에도 출범 1년 3개월 만에 회사를 흑자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에는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서재환(61)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은 그룹의 ‘재무통’이다. 2012년 전략경영실장을 맡아 박삼구 회장을 보좌하며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지난해 금호산업,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과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졸업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재무, 법무, 광고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담당했다. 1991년 미주 지역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지역본부 창설 멤버로 아시아나항공이 미주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썼다. 2012년부터는 그룹의 전략경영실장을 맡아 주요 이슈를 꼼꼼하게 챙기며 주요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에 일조했다. 언변이 뛰어나고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임직원에게 인기가 높고 신망이 두텁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AS 모나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부자 구단

    AS 모나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부자 구단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의 AS 모나코가 2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잉글랜드 명문 아스널을 3-1로 격침시키자 이변이니,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이라는 식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모나코는 2012~2013시즌을 18위로 마쳐 2부리그로 강등됐다가 지난 시즌 리그1으로 복귀했다. 복귀 시즌 파리생제르맹(PSG)에 이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해 올 시즌 챔스 출전권을 얻어 12시즌 만에 나선 ‘별들의 전쟁’ 첫 판에서 강호 아스널을 혼쭐 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영국 BBC는 이 구단 감독이 내건 슬로건 ‘세상 어디에도 없는’이 모든 것을 함축한다며 모나코의 기염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인구 3만 7831명의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모나코 공국은 셋 중 한 명은 백만장자일 정도로 세상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부자 나라다. 가장 높은 펜트하우스 ‘Tour Odeon’의 가격은 4억파운드이며 샴페인 한 병이 33만파운드에 거래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일년에 2500시간 일광욕을 즐길 수 있고, 평균 수명이 거의 90세 수준이며 카지노와 캐비어, 스포츠카, 전용 헬리콥터, 슈퍼 요트 등이 이 나라를 묘사하는 전형적인 단어들이다. 근래 몬테카를로의 호텔들에서 최고의 화제는 이날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16강 1차전 얘기였다. 사람들의 대화에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다. 벵거 감독은 1987년부터 모나코를 지휘해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1994년까지 이 팀과 인연을 맺어 빛나는 시절을 안겼다. 무명 선수였던 그가 지도력을 인정받은 것도 모나코를 지휘하면서 얻은 기회 덕분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 대회 경기에서 만나 두 골 차로 지면서 원정 2차전에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됐다. 현재 팀에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히카르두 카발류와 후아오 무티뉴처럼 쟁쟁한 스타들이 많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하다멜 팔카오가 몸 담았다. 둘은 구단주인 러시아 갑부 드미트르브 료볼로블레프가 이혼 위자료로 무려 4조 6000억원을 뜯기는 바람에 긴축에 나서자 팀을 떠났다. 구단주의 심복인 바딤 바실예프 부회장은 “엄청난 투자 없이는 지금의 업적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 뒤 “(FIFA가 강제하고 있는) 파이낸셜 페어플레이(FFP) 때문에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우리는 유럽(축구) 무대에서 중요한 ‘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체 인구의 절반인 1만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홈 구장인 스타드 루이 2세 스타디움은 시즌 내내 8000석정도를 점유한다. 선수들 유니폼은 영화팬들의 영원한 연인인 그레이스 캘리 공비(公妃)가 직접 디자인했다 해서 유명세를 탔다. 바실예프 부회장은 “우리의 약점 하나는 관중 점유다. 스타디움을 꽉 채우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하다”면서도 “세계인 누구나 아는 멋진 구단 브랜드가 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우리는 유명 구단이고 프랑스 전역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밤 중 도시의 골목 곳곳을 누비는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 코스와 그레이스 켈리 공비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모나코 구단의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카발류는 ”우리는 스스로에게 압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우리에게 성원을 보낼 엄청난 팬을 기대할 수 없다. 동기를 부여하고 열정과 투혼을 끌어내는 데 딱 필요한 8000명의 팬들 앞에서 우리는 경기를 뛴다”고 말했다. 또 하나 문제, 살인적인 물가다. 침실 하나 있는 아파트를 도심에서 월세로 얻으려면 4만파운드는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세금이 면제되지 않는 프랑스 국적 선수들은 모나코 근교에 주택을 마련해 경기장을 오간다. 이렇게 비싼 물가에도 비싼 몸값을 받는 스타 선수들이 모나코에 이적하려는 이유는 근래 프랑스 정부가 최상위 소득계층에게 75%의 세율을 강제하자 이곳이 도피처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만약 외국인 선수에게 세후 100만파운드를 안기고 싶다면 모나코 구단은 105만파운드를 지불하면 되는데 다른 구단이라면 300만파운드를 지불해야 하는 것. 하지만 이 부자 구단이라고 언제까지나 이렇게 스타 선수들을 영입해 성적을 올릴 수는 없는 일. 바실예프 부회장도 유스 육성이 진정한 해법이라고 인정했다. 그러고 보니 다비드 트레제게, 릴리앙 튀랑이 이곳 유스 출신이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당·정·청 첫 정책조정협의회… “계획부터 집행까지 당 중심으로”

    당·정·청 첫 정책조정협의회… “계획부터 집행까지 당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을 기점으로 청와대와 정부가 쥐고 있던 국정운영의 주도권이 빠른 속도로 여당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연말정산 세금 폭탄과 증세 논란 등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았던 여권이 당을 구심점으로 소통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25일 국회에서 첫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고 정국 현안 해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80분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는 평상시 당정회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이뤄진 회의가 정부가 당에 협조를 구하는 차원이었다면, 이날 회의는 당이 주도권을 쥐고 정부와 청와대에 제대로 된 역할을 주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들을 ‘불어 터진 국수’에 비유한 것이 부적절했음을 지적하며 “야당도 많이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시장·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가 당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최근 도시가스 요금 인하 발표안을 정부가 단독으로 만든 사실을 ‘불통’의 한 사례로 꼬집었다. 정부 측도 “앞으로 정책 입안 단계부터 당과 긴밀하게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 홍보와 집행에 있어서는 여당이 전면에 나서서 추진하기로 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당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국회가 중요하고 당이 국민과 가까우니 당 중심으로 해야 국민과 소통이 원활하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이날 국정 현안들의 대략적인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마찬가지로 당이 주도권을 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요청에 따라 국회에 계류 중인 11개 경제활성화 법안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협상 전권을 당에 일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야당이 의료민영화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의료 민영화와) 관련되는 것을 다 제외하고라도 통과시키고 싶다”면서 원안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중) 공직개혁] ‘관피아 철퇴’ 지지 얻었지만… ‘공무원 때리기’식 개혁 한계

    [박근혜정부 3년차 (중) 공직개혁] ‘관피아 철퇴’ 지지 얻었지만… ‘공무원 때리기’식 개혁 한계

    공직과 사회 분야에서는 개혁이 화두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2월 취임 당시부터 공직에 대한 혁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들어 간판을 바꿔 단 7개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미래창조과학부 현판식에 참석, “미래를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해 달라”며 애정을 보였다. 미래부와 업무가 겹쳤던 기존 산업자원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미래부는 하루 평균 7건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새 정책을 홍보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가로막는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공무원들이 만든 과도한 규제 탓이라 여겼고, 급기야 지난해 2월 정부 업무보고 때에는 ‘진돗개 정신’을 강조하며 규제 혁파를 강조했다. 그러다가 그해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공직에 대한 질타가 정점으로 치달았다. 공직의 관행은 적폐(積弊)였고, 일부 관피아에 대한 비판이 공직 전반을 폄훼하는 듯한 방식으로 흘렀다. 공무원연금도 개혁 대상으로 지목돼 공무원들이 손해를 감수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등 진통이 거듭되는 상황이다. 복지와 노동 분야에 대한 개혁도 논란만 부르고 지지부진하면서 고민이 깊다. 하지만 인사혁신처의 지난해 말 설문조사에서 보듯 공공 부문 개혁에 대한 일반 국민의 지지는 비교적 높다. 박 대통령으로선 개혁을 멈출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기 총선과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집권 3년차는 공직사회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혁신하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 강제상 한국인사행정학회 회장은 23일 “집권 3년차에는 무엇보다 공직사회가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직사회를 통째로 흔들어버리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원칙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직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조직개편’이란 말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그는 공무원들을 조직폭력배에 빗대는 ‘관피아’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공직사회가 마치 ‘적폐’의 근원인 양 비판받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사혁신처 설립과 민간인 출신 등용, 공무원연금 문제제기, 공직윤리 강조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공무원 윤리나 급여 인상 문제에선 전통적 개념인 ‘공복’(公僕)을 내세워 희생을 정당화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에선 민간 회사원처럼 대한다”며 “정부가 직업공무원제와 민간기업 논리를 편의적으로 혼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공직개혁이 지나치게 ‘공무원 때리기’로 흐르다 보면 사기 저하로 인한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연금이나 공직윤리 등 현안에서 보듯 공무원에게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국정운영의 중요한 주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서 “인사혁신처가 공직개혁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청사진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공약 자체는 역대 정권에 비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취임 이후에는 후퇴를 거듭하다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한 복지정책의 개혁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남재욱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팀장은 “증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공평하고 정의롭게 증세가 이뤄져야 하며 법인세도 성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명묵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대표는 “노인 의료비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을 80%까지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집권 초기 비정규직 문제를 소홀하게 다루는 등 노동정책에 대한 방향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공공부문에서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제외하고 지난 2년간 노동분야 개혁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가장 큰 고민거리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오늘의 눈] 대통령의 ‘디테일’/이유미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대통령의 ‘디테일’/이유미 경제부 기자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불통’(不通)의 이미지와 ‘1인 리더십’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금융권에선 이에 더해 “너무 디테일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최초 ‘여성’ 대통령인 만큼 전임자들보다 ‘섬세한’ 것도 사실일 거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강조했던 “뚜렷한 소신과 여성의 섬세함을 갖춘 리더십”처럼 섬세함은 박 대통령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금융정책에 섬세함이 접목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금융정책은 조금만 엇나가도 금융사의 건전성을 해치고 금융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민감한 영역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미주알고주알’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놓으면 공무원들은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술금융이 대표적이다. 기술금융을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박 대통령은 수차례 “기술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기술력과 미래 가치를 보고 은행들이 담보 대신 신용대출로 지원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식까지 언급했다. 이때부터 ‘기술금융=신용대출’이 됐다. 그런데 정부 보증지원 없는 100% 신용대출은 은행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금융 당국 내부에서조차 “2년 뒤 기술금융 부실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이 여러 차례 금융 당국에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헛수고였다. 대통령이 지정해 준 ‘금과옥조’(?)와 같은 ‘공식’ 때문이다. ‘천송이 코트 결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공인인증서 때문에 외국인들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하지 못한다”고 언급한 뒤부터 금융 당국은 부랴부랴 전자결제 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 방식 폐지에 나섰다. 국내 금융권과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안전한 보안 수단은 없다”고 입을 모았지만 대통령이 콕 집어 지목하면서 순식간에 금융권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이달 초 급조된 범금융인 대토론회도 대통령 말 한마디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박 대통령은 “금융혁신 및 발전 방안에 대해 금융인들과 브레인스토밍(자유토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60여명이 급하게 내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한 곳에 모여 7시간 가까이 ‘자유토론’을 했다. 알맹이 없는 보여 주기식 관제(官制) 토론회라는 지적이 거셌다. 너무 섬세한 대통령과 그런 대통령 ‘입’만 바라보는 금융당국이 빚어낸 창조경제의 씁쓸한 뒷모습이다. 금융위는 현 정권 출범 이후 두 번째 수장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현 정권이 처음 제대로 된 인사를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임종룡 후보자에 대해 관가와 금융권 모두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 관료 시절 ‘최고의 컨트롤 메이커’라고 평가받았던 임 후보자이기에 ‘섬세한’ 대통령과 ‘예민한’ 금융 시장 사이에서 제대로 된 창조금융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대통령이 이제는 창조경제에 대한 조바심을 내려놓고 조금 무뎌져도 될 시점이 왔다. yium@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富] “빈부 기사 읽기 싫을 만큼 분노 치밀었다” “두 개의 나라로 느껴질 만큼 격차 커졌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富] “빈부 기사 읽기 싫을 만큼 분노 치밀었다” “두 개의 나라로 느껴질 만큼 격차 커졌다”

    서울신문은 지난 16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와 관련해 독자권익위원들이 독자 입장에서 취재팀에 궁금증을 질의하는 청문회 형식의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청수 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권성자 ‘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박준하 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이 질의에 나섰고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의 김상연 팀장, 이두걸·유대근·송수연 기자가 답변했다. 권 위원 이번에 빈부 리포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김 팀장 지난해 화제가 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나라의 빈부 격차 실상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책에 나오는 수치가 아니라 실생활을 취재해 독자들에게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부자나 빈자의 생활상을 따로따로 단편적으로 다룬 기사는 있었지만 두 계층을 정식으로 낱낱이 비교해 심도 있게 드러낸 기사는 없었다. 이 위원 부유층과 빈곤층의 삶을 대조해 생중계하듯 보여 줬는데 기자들의 목소리와 전문가 해석이 매회 곁들여지지 않아 아쉬웠다. 김 팀장 기존 기획기사들과 차별화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기자가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몰아가는 관습적 방식을 버리고 겸손하게 팩트를 있는 그대로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판단 기회를 주자는 의도였다. 그래서 분석과 해법 소개를 시리즈 말미로 미룬 것이다. 박 위원 기사에 등장한 빈곤층과 부유층의 사례가 너무 극단적인 것은 아닌가. 김 팀장 극과 극을 알아야 우리가 처한 위치를 정확히 분석하고 해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 기자 내가 직접 구걸에 나섰던 ‘걸인 체험’ 기사에 달린 댓글 중 가장 공감을 많이 산 내용이 무엇이었을까. ‘하루 종일 구걸로 1만 3110원 벌었다는데 폐지 줍는 분들보다 많이 버셨네요’라는 댓글이었다. 우리는 극단적 상황을 보여 주려고 했는데 현실은 더 극단적이고 절박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권 위원 독자들로부터 직접적으로 받은 반응이 많았나. 송 기자 많았다. 돈이 없어 화장품을 안 쓰는 주부의 사연을 보도했는데, 그 기사를 보고 한 독자가 회사로 전화를 걸어와 “화장품을 보내 주고 싶다”고 해 빈곤층 주부에게 전달해 줬다. 한국외국어대 영어교육과 교수와 학생들이 기사에 소개된 빈곤층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권 위원 빈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가치중립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매회 보도 직후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는 식의 후속 기사는 왜 썼나. 취재진의 의도가 드러난 것 아닌가. 김 팀장 독자들이 표시하는 온정적 반응도 뉴스라고 판단해 보도했다. 그런 후속 보도가 의도를 드러내지 않겠다고 한 취지에 어긋난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다. 박 위원 나는 오히려 시리즈 중간에 독자의 의견을 전달하는 후속 기사를 보면서 기자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가닥이 잡혀 좋았다. 후속 보도 중 지방의 한 고등학교 교사 인터뷰가 있었는데 “최저임금을 올리면 사교육에 목매는 구조가 바뀔 것”이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이 위원 기사에서는 상위 1% 부유층의 기준을 금융자산 10억원을 포함해 개인 순자산 40억원 이상, 연소득 1억 5000만원 이상으로 잡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땅값이 비싸 순자산 40억원을 가진 ‘부동산 거지’들도 많다. 이 기자 우리가 자의적으로 만든 기준은 아니다. 누구를 부유층으로 볼 것이냐를 판단할 때 순자산과 금융자산이 핵심이다. 기준을 10억원으로 정한 건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부유층 여부를 가릴 때 금융자산 100만 달러(약 10억원)를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 10억원을 가졌다면 실제로는 상위 0.6~0.7% 안에 들겠지만 부유층 기준을 최대한 엄격히 하자는 취지로 10억원을 상위 1% 기준으로 삼았다. 이번에 상류층 취재를 하면서 느낀 건 우리 주변에 이 기준을 충족하는 상류층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박 위원 부유층은 상위 1%로 잡았는데 절대빈곤층은 왜 하위 9.1%를 대상으로 삼았나. 유 기자 원래는 상위 1%와 하위 1%를 비교하려고 했다. 하지만 하위 1%를 뽑는 건 통계적으로 어려웠다. 한 가구의 소득 수준은 세금을 낸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데 벌이가 거의 없는 극빈층은 세금은 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최저생계비(4인 가족 월소득 166만 8329원) 이하의 절대빈곤층을 대상으로 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뿐 아니라 ‘송파 세 모녀’처럼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수급권이 없는 매우 가난한 사람들까지 절대빈곤층으로 본 것이다. 이 기자 빈곤층을 직접 만나 보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보다 차상위계층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50만원이라도 수급비를 받으면 어떻게든 먹고사는데 차상위계층은 소득이 한 달에 10만원 이하인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은 노령연금이 안 나와서 한 달 동안 라면만 먹었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차상위계층의 빈곤이 심각했다. 그래서 기초생활수급권자뿐 아니라 그분들도 절대빈곤층에 넣어야 합리적일 것으로 봤다. 권 위원 내 주위의 50대들이 빈부 리포트 기사를 보면서 “분노라는 감정이 먼저 들었다”고 얘기하더라. 일찌감치 강남에 집을 샀으면 기사에 나오는 부유층과 비슷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심정에 “분노가 솟구쳐 기사를 읽다가 보기 싫어지더라”는 반응이 있었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은 상위 1%에 대해 어떤 감정이 들었나. 송 기자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지금 우리 사회를 ‘분노사회’라고 규정했다. 취재를 하면서 생활 하나하나를 뜯어 보니 ‘대한민국에 두 개의 나라가 존재한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예상보다 빈부 격차가 심했다. 개인적으로는 분노보다는 박탈감을 느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부자 체험을 하면서 ‘여기에 오는 사람들은 정말 나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내 몸짓이 그 공간에서 이질적으로 보일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유 기자 이 기획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화려한 부유층 생활상만 관심을 끌고 빈곤층 기사는 안 읽히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막상 보도가 시작되자 부유층 기사보다 빈곤층 기사가 훨씬 많이 읽혔다. 현장에서 만난 극빈층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분노’보다는 ‘무력감’이었다. 삶이 워낙 고달파서 ‘왜 나는 아등바등 사는데 가난할까. 구조적 원인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자체를 안 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 팀장 부유층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는 ‘왜 이런 기사를 써서 화나게 하느냐’는 의견이 많았고 빈곤층 기사에는 ‘우울하게 왜 이런 기사를 쓰느냐’는 댓글이 많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는 어쩌면 빈부 격차의 현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태도일 수도 있다. 알지 못하면 해결할 수 없다. 프랑스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배고픔을 호소하는 백성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말했다는 것도 빈곤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 아닐까. 이 기자 빈부 리포트 이후 한국 언론이 추가로 짚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 위원 빈부 격차에 대한 사회적 분노를 완화할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권 위원 상·하위 1% 간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게 중요할 듯하다. 우리 국민 중 다수가 중산층이라고 본다면 이 중산층이 양 극단의 1% 사이에서 소통의 이음새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국민끼리 소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으면 한다. 박 위원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부각시켜 정책적 대안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 줬으면 좋겠다. 정리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결혼정보회사 듀오, ‘결혼비용 보고서’ 공개…신혼부부 평균 2억3798만원 사용

    결혼정보회사 듀오, ‘결혼비용 보고서’ 공개…신혼부부 평균 2억3798만원 사용

    신혼부부가 결혼하는데 드는 돈은 얼마일까? 한국 대표 웨딩컨설팅 ‘듀오’(대표 박수경, www.duowed.com)는 주택, 웨딩패키지, 예물, 예단, 혼수 등 전체 결혼 자금을 조사한 '2015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남성 516명, 여성 48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결혼비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당 실제 총 결혼 자금은 주택 비용(1억6835만원)을 포함해 평균 2억3798만원이었다. ◆신혼부부 1000명이 답한 결혼 준비 비용은 6963만원주택 자금을 제외한 결혼 준비 비용은 6963만원이 들었다. 이 중 예식장과 웨딩패키지(웨딩 스튜디오, 웨딩드레스, 메이크업) 등 ‘예식 비용’은 약 1890만원, 신혼여행, 예물, 예단, 혼수 등 ‘예식 외 비용’은 약 5073만원을 차지했다. 전체 결혼 비용을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예식장 1593만원 ▶웨딩패키지 297만원 ▶신혼여행 451만원 ▶예물 1608만원 ▶예단 1639만원 ▶혼수(가전, 가구 등) 1375만원 ▶주택 1억6835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수도권 신혼주택 비용은 약 1억8000만원지역별 주택 자금은 ▶서울,수도권 약 1억8089만원 ▶지방(강원, 영남, 충청, 호남 등) 약 1억5419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있는 신혼부부는 지방 거주 신혼부부보다 주택비용으로 2670만원 가량 더 부담했다. 신혼 주택 마련에 들인 전국 평균 비용은 약 1억6835만원이었다. ◆결혼비용 분담비율은 남성 64%, 여성 36%총 결혼 비용 2억3798만원(집값 포함)에서 남성은 1억5231만원(64%), 여성은 8567만원(36%)을 분담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에서 남성 1억6476만원, 여성 9268만원 ▶지방에서 남성 1억3828만원, 여성 7778만원을 사용해, 서울,수도권이 지방보다 남성은 약 2648만원, 여성은 약 1490만원 더 많은 돈을 결혼에 사용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결혼에 쏟는 비용 커져연령대별로 분석하면, 젊은 신혼부부일수록 주택뿐 아니라 웨딩패키지, 예물, 혼수, 허니문 등 결혼 준비 대부분의 항목에 쏟는 비용이 커졌다. 주택 비용은 ‘20대 1억8552만원> 30대 1억6817만원> 40대 1억4986만원’이었다. 자가 구입 비율도 ‘20대 29.9%> 30대 25.1%> 40대 19.3%’로 나타나, 20대가 30대, 40대보다 더 적극적으로 신혼집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혼 준비 비용도 20대가 더 많이 지출했다. ▶예식홀 ‘20대 1991만원 > 30대 1535만원> 40대 1355만원’ ▶웨딩패키지 ‘20대 342만원> 30대 290만원> 40대 268만원’ ▶예물 ‘20대 2116만원> 30대 1486만원> 40대 1458만원’ ▶예단 ‘20대 2163만원> 30대 1527만원> 40대 1433만원’ ▶혼수용품 ‘20대 1555만원> 30대 1362만원> 40대 1220만원’ ▶허니문 ‘20대 563만원> 30대 431만원> 40대 391만원’ 순이었다. 결혼 비용에 대한 모든 조사항목에서 20대가 가장 많이, 40대 가장 적게 돈을 썼다. 두 연령층 사이에서 많게는 730만원, 적게는 74만원까지 비용 차이를 보였다. 듀오 김영훈 본부장은 “가속화 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으로 ‘결혼’이 해법으로 떠오르면서 정부차원의 다양한 결혼 지원 정책과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며 “계속되는 경제난과 전세난으로 자립 결혼이 힘든 때인 만큼 적극적인 제도 활용뿐 아니라 결혼의 허례허식을 줄일 수 있는 부부 중심의 현실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신혼부부의 결혼비용 리서치’는 설문조사 전문회사인 온솔커뮤니케이션에 의뢰해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관용 사라진 분노…사회 임금 격차 줄이고 저소득층 대입 혜택 줘야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관용 사라진 분노…사회 임금 격차 줄이고 저소득층 대입 혜택 줘야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를 ‘분노사회’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빌레펠트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참여연대 정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빈부 격차가 심해지면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나. -개인적 수준에서는 사회에 대한 불안과 분노가 증가하게 된다. 조직적 수준에서는 가족 해체나 붕괴, 나아가 생계형 범죄를 포함한 범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사회적 수준에서는 사회통합이 약화된다. 개인이 사회에 갖는 소속감, 연대감이 약화되면서 사회 갈등이 증가하게 된다. 최근 한국 사회의 흐름은 ‘분노 사회’라고 볼 수 있다. 20대부터 60~70대 고령 인구까지 뭔가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근본적 원인은 불안에 있다. 10대에는 입시 불안, 20대에는 청년 실업, 30대에는 구조조정, 40대에는 퇴출의 공포, 50대 이후부터는 노인 빈곤율이 50%대에 육박하듯 노후불안이 있다. 이런 불안은 타자에 대해 관용하거나 인내하지 못하게 한다. 곧바로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서는 잘살고, 복지도 좋아진 것 아닌가. -비교 시점을 1인당 국내총생산(GDP) 100달러도 되지 않았던 1960년대 초반으로 둔다면 지금 분명 잘사는 것이다. 그러나 비교 시기를 외환위기 직전으로 잡는다면 달라진다. 한국 자본주의가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고도 성장했던 마지막 시기가 노태우 정부와 김영삼 정부 때라고 생각한다. 그후 97년 외환위기에 이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계속 닥친 것이다. 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명목상의 1인당 GDP는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살아가는 수준이 과연 나아졌을까’를 볼 때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민주화 세대는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삶이 갈수록 더 퍽퍽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또 내가 언제 이 조직에서 떨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도성장의 마지막 단계인 90년대 초중반과 비교해 본다면 삶의 질은 거의 정체돼 있는 것과 다름없다. 시간이 갈수록 나아져야 하는데 정체되니 불안해지면서 옛날에는 화려했던 것 같은데 현재는 빈곤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성장률을 옛날처럼 높이는 게 힘들다면 빈부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정부가 개입해 소득 재분배와 노동시장 정책을 펴야 한다. 노동시장의 경우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비정규직이 받는 월평균 급여가 150만~160만원이다.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포함하면 900만명에 가까울 것이다. 전체 경제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한다. 비정규직으로는 아이 한 명을 도저히 대학에 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반값등록금보다 효율적인 대책은 노동시장 정책이다.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한편으로는 최저 임금을 올리는 것이다. →비정규직 축소를 정부가 기업에 강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국가가 강제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타협은 가능하다.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서 개입해 노사정 대화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비정규직을 줄이는 것을 모색할 수 있다. →소득 재분배를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한데.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조세부담률이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라도 올려야 한다. ‘증세 없이 복지 없다’는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 →증세에는 중산층, 서민층도 포함돼야 하나. -보편적 증세가 타당하다. →하위 40% 이하는 현재 소득세를 안 내고 있는데 보편적 증세의 범위는 어디까지 돼야 하나. -하위 40%까지 세금을 걷자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 증세의 대상은 세금을 내는 60%를 말하는 것이다. 부자에게만 세금을 내라는 게 아니라 세금을 낼 역량을 갖춘 이들은 전부 다 세금을 내라는 게 보편적 증세다. 다시 말해 ‘차등 과세’나 ‘형평 과세’라고 할 수 있다. 부자들에게는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 중산층은 세금을 올리되 그 폭을 작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증세에 대한 반발이 심한데 가능할까. -정치권과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증세 없이 어떻게 복지가 가능한가. →빈부 격차가 과장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복지정책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소득 분배 악화 상태가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서울신문 ‘빈부 리포트’에서 보도됐듯 하늘과 땅 차이의 삶이 있다. 오히려 현존하는 빈부격차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상류층과 빈곤층의 삶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게 된다. 언론에서 보도를 잘 안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상류층은 대중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숨어 생활하는 것처럼 살아간다. 가난한 사람들은 왜 우울한 삶만 보도하느냐고 한다. 빈부격차가 과장됐다는 지적에는 빈부격차의 실상을 보고 싶지 않은 바람이 들어 있다.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한 의견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 인하가 이뤄졌는데 정말 잘못된 정책이었다. 우리나라는 법인세가 OECD 국가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이명박 정부 때 인하한 부분만이라도 원상복구시켜야 한다. 연말정산을 둘러싼 다수 봉급자들의 불만도 기업들이 사내 유보금을 저렇게 많이 쌓아 놨는데 우리가 왜 증세의 대상이 돼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또 소위 고액 소득자들에 대한 훨씬 더 강력한 누진적 증세가 필요하다. →외국에서는 슈퍼리치가 스스로 자신의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기부도 많이 하는데. -의식의 문제다. 내가 번 부는 나 혼자만의 능력에서 온 것이 아니고 사회의 여러 도움 속에서 돈을 많이 벌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에 부를 환원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역사가 짧아서 그런지 이런 의식이 취약하다. 천민자본주의 성격이 두드러진다. →가난을 개인의 노력 부족 탓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부분을 전체로 환원시키는 오류이자 기계적 형식 논리다. 물론 게을러서 가난한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다. 다수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례가 적어지고 있다. 부의 되물림은 필연적 추세인가. -자본주의가 구조화될수록 직업 이동, 즉 사회 이동은 제한받게 된다. 과거 우리에게는 교육이라는 기회가 열려 있었는데 그것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명문대의 강남 학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중산층이 예전에는 교육을 통한 직업 이동의 원칙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투자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핵가족이 되면서 아이가 하나 내지 둘밖에 없으니 아이에게 집중적 투자를 하게 되고 이런 투자의 격차가 성적의 격차로 나타나는 것이다. →해법은 공교육 강화인가. -사교육으로 빚어진 격차를 공교육 강화로 완화할 수는 있지만 그 차이를 크게 줄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대학입시 제도를 바꿔 실력이 있지만 교육 혜택을 적게 받은 빈곤층 학생들이 명문대에 많이 갈 수 있도록 보장해 줘야 한다. 미국식 소수집단 우대정책을 말한다. →빈부 격차가 심화되면 사회 갈등으로 폭발할까. -폭발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우리 사회가 활력을 잃어가는 것은 맞다. 한국 사회의 일본화다. 일본의 장기불황 20년과 비슷해지고 있다. ‘안정된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까’, ‘행복한 노후를 맞을 수 있을까’ 등등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전망을 못 갖고 불안해하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면 ‘사회가 죽어 가고 있는 것’이다. 불안과 체념과 분노가 반복되는 사회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형태로든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해결책은 사회적 대타협밖에 없다. 핵심적 주체인 자본, 노동, 정부 간 역사적 타협 외에는 방법이 없다. 예컨대 아일랜드에서 이뤄진 협약의 경우 노조는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기업은 일자리 창출 약속을 했다. 사회적 타협에서 중요한 것은 권한과 책임을 많이 갖고 있는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빈익빈 부익부, 풀 열쇠는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빈익빈 부익부, 풀 열쇠는

    서울신문은 지난달 6일자 제1회 교육 편을 시작으로 총 11회에 걸쳐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를 분야별로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빈부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 팩트 위주의 기사였다면 오늘 보도하는 제12회에서는 빈부 격차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합니다. 특별기획팀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당신의 오늘, 대한민국 몇 % 입니까…우리의 내일, 그래도 희망 대한민국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당신의 오늘, 대한민국 몇 % 입니까…우리의 내일, 그래도 희망 대한민국

    빈부 격차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지니계수입니다. 0과 1 사이에서 값이 클수록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한국의 지니계수는 2013년 가처분소득 기준 0.302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0.314(2010년 기준)보다 나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통계청의 지니계수 조사는 상류층 조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이런 단점을 보완해 산출한 신(新)지니계수로 보면 한국의 지니계수는 0.37에 달합니다<그림 1①>. 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시장경제에서 정부는 세제나 복지정책 등을 통해 빈부격차를 줄여 나갑니다. 한국의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와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의 차이는 2010년 0.044에 불과합니다<그림 ②>.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 차이가 클수록 정부가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는 뜻입니다. 시장소득은 개인이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소득을, 가처분소득은 정부의 세제정책 등이 이뤄진 뒤 개인에게 돌아가는 소득을 말합니다. 동시에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12년 47.2%에서 2013년 48.1%로 악화됐습니다<그림 ③>. 재산의 불평등 정도는 소득보다 골이 더 깊을뿐더러 악화 속도도 빠릅니다. 주택자산의 지니계수는 2000년 0.57에서 2010년 0.62로 악화됐습니다. 부동산 자산의 지니계수 역시 같은 기간 0.62에서 0.70으로 나빠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유층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는 2008년 8만 4000명에서 2013년 16만 7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로 불었습니다<그림 ④>. 국민 전체 소득에서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기준 48.1%에 이릅니다<그림 ⑤>. 상위 1%는 13.0%를 보유 중입니다. 유럽과 일본 수준을 뛰어넘었습니다. 상위 20%인 5분위의 연평균 소득은 1996년 3144만원에서 2010년 6856만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그림 ⑥>. 하위 20%인 1분위는 같은 기간 420만원에서 492만원으로 17% 남짓 느는 데 그쳤습니다. 15년간의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저소득층의 소득은 사실상 줄어든 셈입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3만 달러를 넘을 게 확실시됩니다. 하지만 국내 소득자를 일렬로 세웠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중위소득은 국민소득의 3분의 1에 불과한 1074만원(2010년 기준)에 그칩니다. 국민소득(NI)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인 노동소득분배율도 저조합니다. 일부 자영업자 소득까지 포함한 수정노동소득분배율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89.6%에서 2010년 78.7%까지 떨어졌습니다<그림 ⑦>. 반면 부유층과 기업이 주로 가져가는 수정자본소득분배율은 같은 기간 10.4%에서 21.3%로 상승했습니다. 이른바 ‘피케티 비율’ 중 하나인 ‘β값’은 자본(부)의 가치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부는 부유층이 주로 보유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β값이 클수록 부가 소수에게 쏠려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β값은 2000년 5.8에서 2012년 7.5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계층 상승의 희망도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올라설 확률은 2013년 23.3%에서 2014년 22.6%로 떨어졌습니다<그림 ⑧>. 반면 고소득층이 제자리를 지키는 비율은 같은 기간 75.2%에서 77.4%로 상승했습니다. ‘부자 기업, 가난한 가계’ 현상 역시 빈부 격차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1985~1995년 사이에는 가계소득증가율(8.6%)이 기업소득증가율(7.1%)을 앞질렀습니다<그림 ⑨>. 그러나 2008~2012년에는 가계소득증가율은 2.8%에 그친 반면 기업소득증가율은 11.2%로 치솟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이 가계보다 4배 빠르게 소득을 불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다 보니 대기업의 곳간은 빠르게 불고 있습니다. 삼성, 현대차 등 국내 10대 대기업 집단의 현금성 자산은 2006년 27조 7000억원에서 지난해 148조 5000억원으로 5.4배 늘었습니다<그림 10>.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966조원에서 1427조원으로 47.7%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런 현상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각종 공제 등을 제외한 법인세 실효세율은 2008년 20.5%에서 2013년 16.0%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5년간 전체 국세 중 법인세 비중은 2.5%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일자리 문제도 빈부 격차를 벌리는 요인입니다. 2011년 기준 한국의 임시직 근로자 비율은 23.76%로 스페인(25.33%)에 이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습니다<그림 11>. 근로자의 절반(지난해 8월 기준 45.4%) 정도가 비정규직입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 수준인 9.0%까지 치솟았습니다<그림 12>. 청년들이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해도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 신분입니다. 일자리 등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우리 사회의 ‘잠재적 뇌관’으로 꼽히는 까닭입니다. 계층 이동의 수단으로 여겨지던 교육은 되레 계층 이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변질됐습니다. 월소득 700만원 이상 가정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 6000원입니다<그림 13>. 소득 100만원 이상 가정 교육비(6만 8000원)의 7배에 달합니다. 그 결과 서울 지역의 서울대 합격자 10명 중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출신이 7명(2013년 정시)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불평등 문제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수준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2010년 기준 소득 상위 10% 선에 위치한 국민은 하위 10% 선의 국민에 비해 4.8배를 벌고 있지만 2060년에는 6.5배까지 확대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으로는 회원국 중 불평등 수준이 4위에서 3위로 악화됩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 역시 향후 한국의 불평등 정도가 심화될 것이라고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의 빈부 격차 확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장만능과 승자독식을 두 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된 결과입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정책의 변화 없이는 방향을 바꾸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제조업의 쇠퇴와 금융 등 서비스 업종의 부상이라는 산업 구조의 변화도 빈부 격차를 벌리는 요인입니다. 소수의 고숙련 근로자에게 부가 더욱 쏠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성장률 저하도 소득분배 악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증가할 때 지니계수는 0.3% 포인트 감소한다는 게 학계의 연구 결과입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3% 중반에서 2018년 이후 2%대로 내려앉을 전망입니다. 저출산·고령화의 늪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땔감(성장률)이 더욱 부족해지니 윗목의 온기가 아랫목까지 전해질 여지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 등 두 가지 소득의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시장소득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교육의 평등성을 복원하는 동시에 대기업에 과도하게 쏠린 부를 중소기업에 되돌리는 경제민주화 정책 등이 필요합니다. 서민과 중산층이 사교육 없이도 능력만 있으면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교육 기회의 평등’이 확대되고, 고용의 88%를 맡는 중소기업이 성장하면 자연스레 부의 집중이 완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중소기업 종사자나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이 증가하면 이들의 교섭력 강화로 최저임금 인상 등 서민의 시장 소득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처분소득 불평등 완화의 해법으로는 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이명박 정부 이전인 25%로 복원하자는 것입니다. ‘1억 5000만원 이상 38%’인 현재 소득세 최고구간·최고세율을 ‘3억원 이상 40~45%’로 끌어올리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는 “중산층과 고소득층 이상에 대해 부담을 더 지우고, 그 재원을 바탕으로 근로장려세제(EITC) 등 근로빈곤층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 불평등 구조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종합부동산세를 부유세로 개편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 10억원 이상 부유층을 대상으로 1~2%의 세금을 따로 부과하자는 논리입니다. 부동산만 주로 갖고 있는 중산층이 아닌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을 증세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조치 등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서민과 중산층은 증가한 소득 중에서 소비에 투입하는 비율인 한계소비성향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기 때문입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프로야구에서 경기의 재미와 질을 높이기 위해 최하위 팀에 신인 지명 우선권 등 특혜를 부여하지만 이를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면서 “빈부 격차 해소 역시 비슷한 취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douzirl@seoul.co.kr >> 이두걸 기자는 2002년 2월 서울신문에 입사한 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경제부와 산업부 소속 기자로서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와 한국은행, 시중은행 등 금융권, 전자업계 등 재계를 두루 취재했다.
  • [사설] 野 총리 인준 표결에 참여하는 게 정정당당하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를 놓고 여야가 오늘 또 한번 격돌한다. 오후 소집될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표결 처리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주장과 오늘 임명동의안 표결에 합의한 바 없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주장이 맞부닥치면서 지난 12일에 이어 다시 한번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휴일인 어제에도 이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 실시와 그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함으로써 오늘 임명동의 표결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그 결과가 어떠하든 오늘 이 후보자 임명동의 표결은 이뤄지는 것이 법치와 의회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본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그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해법을 줄 수 있는 건 국민밖에 없다”며 거듭 여론조사로 이 후보자 인준 여부를 가릴 것을 주장했으나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헌법 절차를 무시하는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여론조사 만능주의라면 대체 왜 의회와 정당이 존재해야 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대신해 공직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따지고, 표결을 통해 임명동의 여부를 가리도록 헌법이 소명한 이상 이를 따르는 것이 국회의원의 책무일 것이다. 인준 표결을 앞두고 158석의 새누리당이 ‘이탈표’, 즉 임명동의 반대표를 차단하느라 부심하고 있고, 반대로 새정치연합 측은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질 것인지, 아니면 아예 표결에 불참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은 혀를 차게 만드는 얘기다. 총리 인사청문과 임명동의가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따지는 제도가 아니라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정략적 계산이 맞부닥치는 난전(廛)으로 전락했음을 보여 주는 증좌와 다를 바 없다. 대통령이 지명했으니 소속 의원 한 명도 예외 없이 무조건 동의해야 한다는 여당의 인식이나, 내년 총선에서의 충청권 표심을 염두에 두고 표결 참여의 유불리를 따지는 야당의 행태 모두 국민과 나라보다 자신들의 이해득실부터 따지는 한국 정치의 낙후성을 보여 준다. 총리 인준 앞에서 국정이 몇 날 며칠을 멈춰서도 좋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산적한 민생 현안 처리를 위해 국회는 즉각 정상 가동돼야 하며,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걸림돌로 둬선 안 된다. 야당은 당당하게 표결에 참여해 자신들이 알고 있는 민심을 전해야 하며, 여당 또한 소속 의원들의 뜻을 구속하는 그 어떤 구태도 삼가기 바란다.
  • [현장 행정] 나진구 중랑구청장의 전통시장 살리기 비법

    [현장 행정] 나진구 중랑구청장의 전통시장 살리기 비법

    “제가 좋아하는 꿀떡이 시장에서 바로 사 온 거래요. 따뜻해서 좋아요.”(B어린이집 임승균군) “불경기에 어린이집에서 떡을 정기적으로 주문하니 큰 도움이죠.”(우림시장 G떡집 황양선 사장) “어린이집과 전통시장의 먹거리 상생을 더욱 확대하겠습니다.”(나진구 중랑구청장) 12일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에는 구청 직원들, 어린이집 교사와 아이들, 전통시장 상점 주인들이 모여 서로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느라 시끌벅적했다. 나진구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어린이집들은 식자재를 전통시장에서 구매하기 시작했다. 신선한 재료를 매일 배달하니 어린이집 학부모도 반기고, 시장은 매출이 늘어나 일석이조인 셈이다. B어린이집 윤화숙 원장은 “57명의 아이에게 먹일 간식이나 건어물 등을 시장에서 주문하는데, 매일 아침 배달되면 바로 요리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알더라”고 말했다. 배달 시간이나 카드 결제 등 양자 간에 필요한 조율은 구가 맡았다. 원산지, 등급, 유기농 표시 등을 하도록 하고 상해보험도 가입시켰다. 오전 8시 전에 배달을 해야 조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상인들에게 이해시키고,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구 관계자는 “채소는 조리가 가능하게 가공해서 배달하도록 유도했고, 생선과 육류는 신선도가 유지되게 하고 있다”며 “지난 6일까지 3개월간 어린이집이 전통시장에서 약 4000만원어치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3개월간 시범사업을 한 결과 이날 구청·어린이집·전통시장 대표들은 ‘골목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어린이집 식자재 사업에 참여하는 점포는 5개 전통시장의 28개에서 87개로 늘었고, 23개였던 어린이집도 88개가 됐다. 쌀, 떡, 정육, 채소, 제과 등 구입 물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 떡집 주인은 “어린이집 7곳에서 주일마다 한 번씩 떡을 주문하는데 아이들이 먹을 거라 국산 쌀을 고집하고 호박 등 고명도 시장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어린이집 주문이 매출의 10%는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 구청장은 협약식을 마치고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에서 지원받은 어린이들과 시장 체험을 하며 장을 봤다. 그는 “결국 양쪽이 모두 좋은 상생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린이집의 구매로 시장이 활력을 찾는다니 앞으로도 이렇게 실질적으로 골목상인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우크라군·친러 반군 15일부터 휴전…중화기 철수도 합의

    우크라군·친러 반군 15일부터 휴전…중화기 철수도 합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이 16시간에 걸친 끝장 토론을 벌인 끝에 12일 낮 12시쯤(현지시간) 평화협정을 타결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평화협정으로 되돌아갔을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AFP통신과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4개국 정상 합의안의 골자는 네 가지다. 우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은 15일부터 휴전에 돌입한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지금 현재의 전선에서, 친러 반군은 지난해 9월 평화협정 당시 형성된 전선에서 중화기를 후퇴시키면서 양측 사이의 빈 공간은 비무장지대로 만든다. 이어 영구적 평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양측은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또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특수 지위’를 부여하는 개헌 작업도 시작해야 한다. 협상 타결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협상으로 희망의 단초를 발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군세력 수장인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도 “이번 합의로 평화적 해결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고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10개월간 54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전면적 해법은 아니지만 돌파구는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날 협상은 진통을 거듭했다. 메르켈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1일 오후 8시 15분 벨라루스 민스크의 독립궁에 마련된 회담장에 들어선 뒤 16시간이나 협상을 진행했다. 러시아위성TV RT는 “회담이 어찌나 격렬하게 진행됐는지 회담장의 푸틴 대통령 자리에는 녹색 펜 하나가 부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회담 뒤 푸틴 대통령은 마라톤협상이 이어진 까닭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군과 직접 대화를 꺼려 했기 때문”이라면서 “아무리 상대가 싫다 해도 실체가 있다면 인정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반대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최후통첩성 발언이 난무했으나 우리는 거기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협상 타결 자체는 모두에게 이롭다. 러시아는 영토 야욕을 보인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이 개입해 유럽이 다시 냉전의 대결장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마침 협상 타결 소식 직후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에 175억 달러(약 19조 4582억원)의 구제금융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IMF 등 서방세계는 빨리 평화를 안착시킨다는 조건 아래 우크라이나에 4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평화협상이 유지되겠느냐는 시각도 많다. 평화협상 내용이 사실상 지난해 9월 평화협상의 재탕에 가까운 데다, 그 평화협상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경험에서다. 이는 평화협상을 주도한 독일도 인정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 넘어야 할 더 많은 허들이 있기 때문에 환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도 “이번 협정이 불충분해 보일 것이고, 독일 정부에도 그렇게 보이는 건 매한가지”라면서 “그러나 오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봐 달라”고 말했다. 일단 봉합한 것만 해도 성과라는 얘기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이완구 총리 인준 논란, 새정치연합 “임명동의안 강행하면 본회의 불참”

    이완구 총리 인준 논란, 새정치연합 “임명동의안 강행하면 본회의 불참”

    이완구 총리 인준 논란 이완구 총리 인준 논란, 새정치연합 “임명동의안 강행하면 본회의 불참” 여야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예정된 12일 국회 청문특위 경과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표결을 진행할지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준 반대 당론을 사실상 확정하고 인준 표결을 설 연휴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여야가 기존에 일정을 합의했고 절차에도 문제가 없는 만큼 반드시 이날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에서 여러 의혹을 이유로 총리 인준에 대해 반대하는 의사는 충분히 표명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본회의 일정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야당도 국정 운영에 파트너십을 발휘한다는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판단해주고 도와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원내정책조정회의에서 “어떤 경우라도 여야가 합의하지 않는 의사일정을 강행해선 안 된다”면서 “새누리당도 국민의 뜻을 거슬러서 총리 인준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준안 표결을 놓고 여야가 해법을 못 찾고 첨예하게 대치하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중재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정 의장은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 이날 본회의를 설 연휴 이전인 13·16·17일 중 하루로 연기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유 원내대표는 이를 즉석에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역시 “설 연휴 이후로 연기하는 게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며 정 의장의 제안에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의장은 이날 오후 2시에 잡힌 본회의는 예정대로 열고 임명동의안을 의사일정에 포함하되, 이를 실제 상정할지 여부는 여야 협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현실적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보고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무조건 인준안을 이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야당 요구대로 인준안 표결이 늦춰지면 그 사이에 어떤 돌발 악재가 발생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표결이 설 연휴 기간 이후로 미뤄진다면 설 차례상에서 이 후보자가 청문회 기간 노출한 여러 문제점이 화제에 오르면서 민심이 더 악화할 수 있고, 그 사이에 야당에서 다른 공격 루트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후보자 취임 이후로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 인적 쇄신 일정을 미뤄놓았다는 점에서도 인준 표결을 미루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악재로만 작용할 뿐이라는 게 여권 내부의 공통적 인식이다.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인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일찌감치 야당 불참 시 청문경과 보고서를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는 오후 본회의 개의 전까지 정 의장을 계속 설득·압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여당이 이 후보자 인준안을 단독 처리하든, 야당의 요구대로 본회의 표결이 연기되든, 어느 쪽으로 사태가 전개되더라도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새누리당의 단독 표결로 이 후보자가 총리로 인준되면 강경파 지도부로 일신한 새정치연합은 ‘반쪽 총리’, ‘불통’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강경한 대여 투쟁 기조로 급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여권 역시 경제활성화 법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의 입법이 어려워져 각종 국정 과제의 실현에 제동이 걸리는 등 손해가 클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게 내부의 절박한 인식이다. 본회의 표결이 연기되더라도 정국은 여전히 험난할 전망이다. 지금의 여야 대치 구도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전면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위기 속에서 단 한 점이라도 지켜야 하는 여당과 오랫동안 ‘공격 포인트’ 획득에 목마른 야당이 가용 전력을 총동원하고 나서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새누리당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인준을 강행할 경우 본회의를 아예 불참키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안규백 원내 수석부대표가 전했다. 안 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이 후보자 사퇴 촉구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및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 반대 ▲정의화 국회의장의 여야 합의없는 임명동의안 본회의 상정 반대 등 3가지를 결의했다면서 “새누리당이 임명동의안 인준을 강행한다면 본회의장 자체에 들어갈 수 없다. 아예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독강행이 현실화된다면 (2월 국회에서의) 모든 의사일정은 물론, 4월 국회에서 법안 논의도 할 수 없다. 앞으로의 국회 상황이 순탄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의총 후 국회 브리핑에서 “단독 강행 날치기가 이뤄질 경우 그 부담은 모두 새누리당이 져야 할 것”이라며 “정 의장은 여야가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조정에 앞서달라”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국세 11조 펑크… 길 잃은 국가재정

    [뉴스 분석] 국세 11조 펑크… 길 잃은 국가재정

    지난해 국세 수입이 약 11조원 펑크 났다. 사상 최대 규모다. 외환위기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1998년(8조 6000억원) 당시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적지 않다. 재정 균형을 찾기 위해 증세 논의를 본격적으로 하든, 복지 구조조정을 하든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해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원론적인 얘기로는 더 이상 국가 재정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직면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2014년 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05조 5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10조 9000원 부족했다. 세수 결손은 2012년부터 3년째 계속됐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2012년 2조 7000억원, 2013년 8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경기 회복 지연으로 ‘4년 연속 펑크’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기재부는 나라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가 올해 3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채 남발로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일본을 답습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지금의 세수 결손 추세를 되돌리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올해도 세수가 10조원 가까이 펑크 난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는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증세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다. 그렇다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원론적인 해법 외에 구체적인 재원 확보 대책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불편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예정된 국세 수입이 11조원 가까이 구멍이 났다는 것은 국가 재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론적인 이야기 대신 공약 가계부가 실제로 가능한지 이 기회에 점검해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증세를 (커다란) 링거 주사에 비유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한 것은 (조그만) 유리앰플 주사 격”이라면서 “기대했던 투자·고용 확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늘어난 만큼 (증세보다 부담이 덜한 법인세 인하를)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법인세를 건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자본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고립된 차르, 이집트 군부 독재와 손잡다

    고립된 차르, 이집트 군부 독재와 손잡다

    ‘강한 러시아를 꿈꾸는 거침없는 행보인가, 생존을 위한 방어인가.’ 9일(현지시간)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가 서방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푸틴의 이집트 방문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2005년 이후 10년 만이다. 푸틴은 이날 오후 카이로국제공항에 도착해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환영을 받으며 이틀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푸틴과 시시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3년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쿠데타로 축출한 군부 출신 시시는 대통령 취임을 전후한 지난해 2월과 8월 잇따라 러시아를 방문했다. 이같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양국 정상의 뜻과 맞물려 지난해 러시아와 이집트의 무역 규모는 전년 대비 50%나 급증한 45억 달러(약 4조 9000억원)로 치솟았다. BBC방송은 양국 정상의 관계를 1956년 2차 중동전쟁 당시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집트의 나세르 정권 때와 비교해 “냉전 시대를 상기시킨다”고 꼬집었다. 당시 옛 소련과 이집트는 서방에 맞선 가장 가까운 맹방이었다. BBC는 카이로 도심 곳곳에 푸틴을 환영하는 인파가 몰려 러시아와 이집트 국기를 흔들었고, 푸틴은 시시에게 미국과 겨루는 러시아 군사력의 상징인 AK47 소총을 선물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날 알렉산드리아의 경찰서 등 3곳에서 사제 폭탄 테러가 일어나 10명이 다치는 등 반발도 적지 않았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AFP통신은 푸틴과 시시가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전에 휘말린 시리아와 리비아, 예멘 사태 외에도 이집트가 옛 소련권 경제동맹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 방점은 무기 거래와 루블화 영향력 확대에 찍혔다. BBC는 러시아가 이집트와 미그 29기와 공격형 헬기 등 30억 달러(약 3조 3000억원) 규모의 무기 거래 성사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양국이 무역 결제에서 미국의 달러를 배제하고 양국 화폐인 루블과 이집트 파운드를 사용하는 방안과 원자력·위성내비게이션 등으로 교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번 푸틴과 시시의 만남이 미국 등 서방국가에 보내는 일종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푸틴 전문가인 벤 유다의 말을 인용,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립된 푸틴이 옛 소련 동맹국과의 관계가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 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이날 이집트 관영 알아흐람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한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 탓”이라며 “해법은 연방제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11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릴 4자 회담 참가를 앞둔 푸틴이 여전히 서방과 분명한 인식 차를 지녔음을 보여 주는 발언이다. 한편 알아흐람은 10일 러시아가 이집트에 첫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이 이날 서북부 해안 도시 알다바에 원전을 짓는다는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이집트에 원전을 수출하려던 한국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에크하르트부터 하버마스까지… 獨철학사 통해 철학하기

    에크하르트부터 하버마스까지… 獨철학사 통해 철학하기

    이마누엘 칸트(1724~1804)와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1770~1831)은 독일철학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이들이 구축한 이론이야말로 이성주의 철학적 사유의 기틀을 잡은, 독일 근대철학의 정수를 이루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순수이성비판’이니 ‘법철학 요강’ 등은 연구자가 아닌, 후대의 일반인들에게는 쓸데없이 형이상학적이고 난해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철학자들에게 다가오는 더 큰 문제는 독일철학이 마치 이 두 사람이 처음이자 끝인 듯 여겨진다는 점이다. 비토리오 회슬레(55) 미 노트르담대 철학과 교수는 독일철학의 시작을 중세 수도사이자 신비사상가인 마이스터 에크하르트(1260~1327)로 삼는다. 그에 따르면 에크하르트의 정신 개념과 이성주의적인 근본 태도가 철학계에 던져진 묵직한 충격이라면 종교개혁 및 헤겔과 독일철학은 그 파동인 셈이다. 이탈리아에서 나고 자라 독일철학의 손꼽히는 권위자로 자리 잡은, 그리고 미국 대학 강단에 있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의 철학 사유에는 독일철학의 전통에 대한 열정과 타자의 시선 사이에 놓인 팽팽한 긴장과 갈등이 존재한다. 그는 이성을 통해 객관적 진리를 추구하는 것을 철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이해하면서도 이를 철학적 사념에 가둬 놓는 방식이 아닌, 민주주의, 환경위기, 시장 경제, 종교, 빈곤의 문제 등 지구적 과제의 해법으로 삼는 실천철학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그가 철학을 들여다보는 창은 ‘철학사를 통해 철학하기’로 정리할 수 있다. 20세기 서구지성사의 거목인 한스게오르크 가다머(1900~2002)로부터 ‘2500년 서양철학사에서 드물게 나오는 천재’라는 상찬을 자아내게 한 박사학위 논문 ‘진리와 역사’를 비롯해 교수 자격 취득 논문인 ‘헤겔의 체계’, ‘현대의 위기와 철학의 책임’ 등은 각각 그리스 철학사와 플라톤 철학의 상관성을 해석하거나 이성의 위기란 과제를 철학사적으로 추적하는 등 일관된 철학적 사유 방법론을 채택했다. 최근 국내에 번역 소개된 ‘독일 철학사-독일정신은 존재하는가’(에코리브르 펴냄)에서는 독일의 철학사를 더욱 본격적으로 짚으면서 객관적 관념론의 체계를 전면적으로 구현해 낸다. 이 책을 통해 에크하르트부터 시작해 마틴 루터, 야코프 뵈메, 카를 마르크스, 피히테, 셸링, 프리드리히 니체, 위르겐 하버마스 등에 이르기까지 독일 철학사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성실한 비판적 평가를 통해 독일철학의 외연을 넓히고 깊이를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독일철학의 구조적 한계를 학문의 언어로서 독일어의 쇠퇴와 함께, 독일 사회의 폐쇄성 및 제도적 한계에서 찾는 도발성도 내비친다. 물론 책의 제목 자체만으로도 질릴 수 있다. 감히 펼쳐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실제 그 안에 담긴 철학적 사유와 독일철학의 과거 및 니체, 하이데거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 및 독일철학의 미래 지속성에 대한 도발적인 의구심은 서구 학계의 찬반양론을 격화시켰다. 하지만 회슬레 스스로 ‘반은 에세이고 반은 역사서’라고 책의 성격을 규정지었듯 ‘일반적 교양시민’이라면 최소한의 인내심으로도 비교적 쉽게 읽힐 수 있는 미덕을 갖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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