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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머리 맞댄 한·중 6자 차석대표

    북핵 머리 맞댄 한·중 6자 차석대표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핵 해법 모색을 위한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중국 측 차석대표인 샤오첸(肖千) 외교부 한반도사무 부대표는 7일 방한해 외교부 청사에서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북핵 해결의 모멘텀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정부 당국자는 “정상회담 때 양국 정상이 이룬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향후 북핵 관련 정세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샤오 부대표와 김 단장은 ‘의미 있는 6자회담’을 조기에 재개해 비핵화에 긍정적 진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아울러 다음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즈음한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 부대표는 이날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예방했다. 황 본부장이 이번 주 중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게 되면 한·미 양측은 자연스럽게 중국과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실천 방안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직후 샤오 부대표가 곧장 방한하는 등 중국 측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북한 도발 억제와 북핵 해결에 중국이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를 풀어 가려는 국가들 간 전략적 소통이 아주 강해지고 있다”면서 “북한이 호응하는 것이 관건이며 북한과 대좌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행복의 길은 지역기반 기업의 좋은 일자리 창출에 있죠”

    “행복의 길은 지역기반 기업의 좋은 일자리 창출에 있죠”

    “전 세계 젊은이들이 공통으로 겪는 취업난은 인구 증가나 자원 부족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스웨덴 출신 언어학자이자 작가로 지역에 기반을 둔 생태운동을 하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7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가진 다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취업난은 정치적 선택에 따른 문제일 뿐으로 일자리를 늘리려고 혁명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래된 미래’, ‘행복의 경제학’의 저자인 호지는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수록 개인과 정부는 더 가난해지는 역설적 경제를 설명했다. 그는 “늘어난 생산량에 맞춰 월세, 교육비, 식비 등을 감당하려면 사람들은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지는 “GDP와 같은 부는 실질적인 자원과는 상관없으며, 자유무역으로 대기업과 은행만 부를 쌓는 경제 개발은 오히려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신자유주의 경제에서는 대기업과 은행만 부를 축적하고, 개인과 국가 경제는 빚더미에 올라앉는다는 것이다. “부도 실질적인 자원과는 상관없으며, 은행 돈의 93%는 작은 국가의 빚이 전 세계를 돌면서 축적된 부일 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호지는 1975년 ‘작은 티베트’라고 불리는 인도의 라다크를 방문했다. 그는 라다크처럼 사람들이 삶의 기쁨을 누리며 사는 곳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3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했던 자살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생길 정도로 라다크는 지구상의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변했다. 한 개의 일자리에 2000명이 지원하고, 사람들은 택시나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하고자 빚을 얻는다. 대기업과 은행만이 부를 축적하는 경제의 세계화에 따른 결과다. 그가 강조하는 행복의 방법은 경제의 세계화가 아니라 지역화다. 지역화란 국제 자유무역을 없애자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가 무역의 원칙을 정하고,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 의미 있는 일자리를 낳는 구조다. 강연을 주최한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대기업은 21세기에 생존 불가능한 방식”이라며 “내년부터 성적에 따라 주는 장학금은 국내 최초로 없애고 어려운 학생들은 모두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개척정신이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장인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은 “호지의 강연은 사회적 경제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려 지역 발전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집안 폭력’에 사회도 멍든다] “가정폭력 해법은 지속적 사회 개입”

    [‘집안 폭력’에 사회도 멍든다] “가정폭력 해법은 지속적 사회 개입”

    “가정폭력은 외부의 개입이 필요한 범죄입니다. 개입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가정폭력이 단순한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경찰관이 가정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정보를 민간단체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공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이 단순히 가정 안에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 최근 국내에서도 미국 미네소타주 덜루스시에서 1981년부터 운용해 온 가정폭력 예방 시스템인 ‘덜루스(Duluth) 모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덜루스 모델을 만든 미국 비영리단체 ‘가정폭력 개입 프로그램’(DAIP) 존 베이어(57) 이사장은 7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도 가정폭력 문제의 완화를 위해 상당한 성과를 낸 우리 덜루스 모델의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어 이사장은 29년간 경찰관으로 활동한 뒤 2010년 덜루스경찰서 부서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덜루스 모델은 지역사회 구성원이 가정폭력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경찰과 검찰, 법원, 가정폭력 피해자 상담기관 및 보호시설 등 지역 내 유관기관들끼리 협업해 단계별로 가정폭력 문제에 개입하는 방식을 표준화했다. “미네소타주에서는 배우자 및 다른 가족을 대상으로 폭행, 협박 등 가정폭력을 일으킨 사람은 사건 발생 후 72시간(3일) 안에는 법원의 영장 없이도 체포, 유치장에 구금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피해자를 대상으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 가정폭력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가해자의 평소 행동은 어땠는지에 대해 적극 파악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사건 접수를 받고 경찰이 작성하는 보고서에는 가해자의 과거 폭력 이력, 접근 금지 명령 여부, 약물 복용 여부 등 총체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이 보고서는 단순히 검찰, 법원 등 국가기관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 지원 업무를 하는 민간 시민단체도 공유한다고 한다. “가정폭력 가해자가 법정에서 집행유예를 받든 보호관찰명령을 받든 그와 관련한 정보는 8년 동안 추적, 관리됩니다.” 베이어 이사장은 “덜루스 모델은 미국 긴급구조센터(911)에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올 때부터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고 교정 프로그램을 받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각 기관들이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의 재범을 막기 위한 역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정폭력이 발생한 가정에 대한 사후관리 업무를 경찰 단독으로 수행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이산가족 이벤트 상봉 넘어 근본적 해결을

    남과 북은 어제 오전 판문점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시작했다. 북한의 지뢰 도발에 따른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후 첫 대좌였다. 이날 양측은 일회성 소규모 상봉에 의견 접근을 이루는 데도 적잖은 산고를 겪어야 할 만큼 체제 이질성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산가족 문제는 이념이나 정치적 논리를 초월해야 할 순수한 인도적 사안이 아닌가. 남북이 다른 정치·경제 현안과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특히 북한의 발상 전환이 절실하다. 북한 당국은 경제협력을 조건 삼아 이산 문제에 접근하지 말고 인적 교류의 물꼬부터 트는 통 큰 결단을 이어 가기 바란다. 남북 고위급 간 ‘8·25 합의’ 정신이 지켜진다면 이번 추석을 계기로 한반도는 다시 한번 ‘눈물바다’가 될 것이다. 남북은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이런 단발성 상봉 행사가 1년 반 만에 재개된다면 그나마 반가운 일이긴 하다. 그러나 이런 이벤트성 행사는 상봉 대상으로 뽑힌 소수의 가족을 제외한 대다수 이산가족에게는 일종의 ‘희망 고문’일 수도 있다. 남북으로 흩어져 생이별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이 더 타들어 가게 된다는 맥락에서다. 남북은 1985년 한 차례 고향 방문단을 교환한 데 이어 2000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19차례의 간헐적 상봉 행사를 열어 왔다. 이처럼 ‘찔끔찔끔 상봉’에 참가한 사람은 지금까지 1965명에 불과했다. 전체 이산가족 중 상봉을 신청한 소수 인원 가운데서도 불과 1.5%만 일시적으로 이산의 한을 달랬을 뿐이다. 현재 이산가족 정보통합 시스템에 등록된 상봉 신청자 중 6만 3406명은 이미 숨졌고 6만 6292명만이 생존해 있다고 한다. 1년에 두세 차례 상봉 행사를 하더라도 10년간 2000∼3000가족이 만나는 데 만족해야 한다. 이래서야 실향민들의 비원을 이루려면 백년하청(百年河淸)이 아닌가. 더욱이 생존자들도 70세 이상이 82%에 이르는 등 모두 고령이라 언제 유명을 달리할지 모르는 형편이다. 남북이 이번에 일과성 ‘이벤트 상봉’에 합의하는 것으로 만족해선 안 될 이유다. 까닭에 남북은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권면하는 방식이다. 즉 ‘생사 확인-서신 교환-상봉과 방문-재결합’이란 단계적 해결 방식이다. 이 중 마지막 단계인 재결합은 몰라도 나머지 3가지는 북한 당국이 결단만 내리면 언제든 가능한 일이다. 예컨대 새로운 상설 면회소가 설치되기 이전에라도 북한만 호응한다면 현행 금강산면회소를 통해 정례적 상봉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고령으로 기동이 어려운 이산가족을 위해 화상 상봉도 재개돼야 하며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남북 협력은 심화될 수 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번 ‘8·25 합의’ 뒤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 가야 한다”고 했다. 차제에 북측이 김 제1비서 발언의 진정성을 보여 줄 때다. 북한 당국은 우리 정부가 제안한 연내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수용하는 등 이산 문제의 제도적 해결에 호응하기를 당부한다.
  • 아일란에 가슴 친 유럽 빗장 열었다

    아일란에 가슴 친 유럽 빗장 열었다

    ‘닫혀 있던’ 유럽의 국경을 연 것은 지난 2일 새벽(현지시간) 터키 해변가에서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이었다. 아이의 시신이 담긴 사진 한 장에 전 세계는 공분을 느꼈다. 5일 그리스 연안의 섬에서 또 다시 생후 2개월 된 시리아 난민 영아가 익사하면서 비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의 난민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메르켈이 울린 팔레스타인 소녀도 거주 허가 이날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헝가리를 통해 들어오는 난민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전격 발표한 직후 하루 동안 1만명 안팎의 난민이 헝가리에서 버스편으로 오스트리아에 도착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보다 4배 많은 80만명의 난민이 유입될 것이라며 100억 유로(약 13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분위기도 겉으론 누그러졌다. “이슬람 난민을 수용할 수 없다”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여론에 밀려 시리아 난민 1만 5000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직접 터키 등지의 난민 수용소에서 안전하게 난민을 데려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만장자인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는 자신의 집에 직접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고 반대편 뉴질랜드에서도 200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7월 독일 방송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직접 망명을 호소했으나 거절당해 울음을 터뜨렸던 팔레스타인 난민 소녀 림(14)도 최근 거주허가증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인도주의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반(反) 난민 정서를 드러낸 지도자들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난민 유입을 막는다며 남쪽 국경에 175㎞에 이르는 4m 철조망을 세운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오명을 얻었다. 국경에 장벽을 쌓아 불법 이민자를 막자던 트럼프의 무지한 발상을 실제 행동에 옮긴 탓이다. 헝가리는 회원국 간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한 EU의 ‘솅겐조약’마저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도 난민 봉쇄를 위한 강경책을 언급했다고 도마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인도주의에 기반한 그간의 호주 난민정책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EU 외무장관 회의 해법 도출 실패 하지만 난민 사태는 여전히 근본적인 답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비공개 회의는 난민 사태의 해법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영국 일간 가디언은 “EU 조약을 개정하기 전까진 난망하다”고 못 박았다. 영국, 프랑스 국민들의 반난민 정서도 장애물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날 영국민의 51%가 “EU 탈퇴를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탈퇴 의견이 잔류 의견을 앞선 것은 처음으로, 난민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국민도 일간 르파리지앵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55%가 “독일식 난민 정책 완화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국가들은 이탈리아, 그리스, 헝가리 등에 산재한 16만명의 난민을 EU 각국으로 분산하는 할당제에 반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EU 국가 중)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스웨덴 등이 기준보다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모범생인 반면 영국, 프랑스 등은 낙제생”이라고 지적했다. ●교황 “유럽 교구들도 난민 수용을” 촉구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난민 사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정부 소유인 언론을 통해 ‘난민은 유럽 문제’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영자지 아랍뉴스는 이날 칼럼을 통해 “터키는 EU보다 경제력이 훨씬 더 약한데도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였다”고 지적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일간지 걸프뉴스는 “EU가 시리아 난민의 망명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헝가리 정부가 제공한 100여대의 버스에 타지 못한 1000명 가량의 난민은 걸어서 175㎞ 떨어진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가겠다며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또 세르비아와 맞닿은 헝가리 남쪽 국경에도 하루 동안 2000명 이상의 난민이 헝가리 진입을 시도하다 붙잡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오늘의 눈] 김무성·문재인의 정치개혁 셈법/장세훈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김무성·문재인의 정치개혁 셈법/장세훈 정치부 기자

    내년 총선이 임박하면서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 표면적으로는 공천제와 선거제 등 ‘총선 룰’을 둘러싼 당 안팎의 요구를 어떻게 수렴해 나갈지, 본질적으로는 여야 대표가 주창하는 총선 룰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여야 대표가 과거 횡행했던 ‘낙하산 공천’이나 ‘밀실 공천’, ‘계파 공천’ 등의 폐해를 없애겠다는 정치적 신념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선 정치 현장에서 빚어지는 정치공학적 셈법 역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실제 여야 대표는 공천 개혁의 방편으로서 국민경선을 외치지만 정작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한 총선 후보자들은 당원 모집에 열을 올린다. 올 들어서만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신규 당원이 각각 30만명 정도씩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당원 수는 새누리당 270만여명, 새정치연합 240만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폭증 수준이다. 남은 총선까지 각 정당에 입당 원서는 줄을 이을 전망이다. 벌써부터 당원명부에만 존재하는 ‘유령 당원’, 출마 후보자나 당원 모집책이 당비를 대신 내주는 ‘당비 대납’ 등으로 홍역을 치를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 국민들의 정치 참여가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공천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작전 세력’만 키우고 있는 꼴이다. 경선에 사활을 건 후보자들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당원으로 가입할 때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심지어 여러 정당에 중복 가입해도 이를 거를 마땅한 제도적 장치는 내놓지 않았다. ‘공천 후유증’은 잦아들지 몰라도 ‘경선 후유증’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여야가 ‘표밭 다지기’에만 몰두하면서 민생을 ‘희생양’으로 전락시켰다는 점이다. 임시국회가 매달 거의 빠짐없이 열려왔고 지금은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개막한 상황이지만 정작 의원들을 국회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주요 정책 현안을 놓고도 여야가 평행선만 달린다. 반성과 책임은 물론, 해법과 대안도 보이지 않는다. 선거제 개편의 핵심인 지역구 조정 문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키로 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만 조정하면 된다. 말은 쉽다. 문제는 여야 대표의 해법이다. 김 대표는 지역구 확대를 위해 비례대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문 대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비례대표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타협 대신 관철을 앞세우니 선거구 획정을 위한 법정 시한(10월 13일)을 지킬지도 미지수다. 자칫 여야가 주고받기 식 협상을 통해 의원 정수를 유지한다는 기존 합의를 깰 여지도 있다. 국민들 눈에 ‘통 큰 합의’보다 ‘정치적 야합’으로 비쳐질 소지도 다분하다. 더욱이 여야가 ‘어떻게 공천할 것이냐’는 방식의 문제에 몰두하면서 ‘어떤 인물을 공천할 것이냐’는 정치 개혁의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는 답이 없다. 경선 결과가 민심의 반영이며, 선거제 개편이 민심의 반영도를 높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shjang@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조선은 이렇게 망했다 1·2(양진인 지음, 임홍빈 옮김, 알마 펴냄) 중국 근대 소설가가 조선멸망의 전말을 엮은 팩션. 1920년 중국 익신서국이 발간한 소설 ‘회도조선망국연의’를 번역하고 주석했다. 40년간 급박하게 돌아가던 조선왕국과 일본, 청 등 3국의 형세를 그렸다. 일제의 치밀한 책략과 청 제국의 지리멸렬, 조선의 파행을 객관적으로 포착, 당대 동아시아 정치외교를 조망하면서 조선망국의 참상을 입체적으로 부각한 게 특징. 서양함대의 조선 침략, 동학농민전쟁, 청일전쟁, 민비 살해, 자강운동, 애국자들의 투쟁, 통감부 설치, 일본 거류민 난동을 거쳐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과 대한제국 멸망으로 막을 내린다. 조선 백성부터 고종, 민비, 김홍집, 박영효, 리홍장 등 청 제국의 주요 인물, 메이지 천황, 일본 외교·군사계 거물, 서양 외교관까지 다양한 인물이 묘사된다. 각권 296쪽. 1만 1000원. 홍익희의 유대인 경제사 1·2(홍익희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500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해 온 유대인의 궤적을 추적했다. 2013년 출간된 ‘유대인 이야기’를 총 10권으로 풀어쓰는 시리즈의 첫 두 권. 핍박과 고난 속에서 살아남아 세계경제를 주무르는 유대인의 경제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닥친 경제위기 극복 해법과 미래의 성장동력을 제시한다. 1권은 세계경제의 기원 편. 최초의 도시 예리코에서 시작된 문명부터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이 어떻게 영원한 계약을 맺게 됐는지를 소개한다. 철기문명의 탄생과 인류의 대이동, 페니키아와 히브리, 그리스 시대 무역까지 다루고 있다. 2권은 BC 750년 로마 건국으로 시작된 고난의 역사와 이어지는 2000년 방황을 담았다. 알렉산더 대왕과 헬레니즘의 등장, 바빌론 유수기의 유대인 상업활동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1권 376쪽, 2권 376쪽. 각 1만 8000원. 과학, 인문으로 탐구하다(박민아 외 지음, 한국문학사 펴냄) 한국문학사가 시도하는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시리즈 다섯 번째. 한양대(박민아), 전북대(선유정·정원)에서 강의하는 과학자들이 예술, 철학, 사상,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학의 관계를 살폈다. 과학의 기본 개념과 기원, 타 분야와의 만남에서 생기는 다양한 현상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살피는 구성이 독특하다. 과학의 본모습과 함께 현대과학에서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과학과 예술의 동반 관계를 비롯해 과학과 사회의 교감과 진화, 역사 속의 과학, 전쟁에 동원된 과학기술, 대중문화와 과학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과학혁명 구조며 종교개혁의 일등공신 인쇄술, 산업화와 제국주의의 신호탄인 증기기관, 환경협약의 딜레마 ‘교토의정서’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392쪽. 1만 4500원. 전쟁과 문명(허남성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전쟁은 평화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현상이었으며 문명탄생 이전부터 인류가 끊임없이 겪어 온 뼈아픈 경험의 일부였다.’ 전쟁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우리가 당면한 북핵 문제를 비롯한 남북 대치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은 더이상 정책 수립가나 전략가, 군인들만이 해결해야 할 전유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총력전을 놓고 ‘그 누구의 정치적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필요성을 덮고도 남을 만큼 엄청나게 큰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한다. 국방대 명예교수가 문명 발달과 함께 진화하는 전쟁 양상을 파헤쳤다. 국내에선 생소한 신군사의 관점에서 전쟁을 다룬 게 특징. 과학기술, 철학, 정보 등 여러 분야의 융합과 상호작용까지 종합적으로 살폈다. 420쪽. 2만 5000원.
  • [사설] 연봉반납해 채용 늘리는 3大 금융지주회장

    신한, 하나, KB 금융 등 3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그제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연봉의 30%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한동우 신한금융회장,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윤종규 KB금융회장은 지난 2일 조찬 모임을 갖고 청년층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해법을 고민하다가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함께 연봉 반납을 결의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고 저금리, 저성장 기조 지속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3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연간 급여와 단기성과급에서 판공비 등 경비성 수당을 뺀 연봉의 30%를 이달부터 반납하기로 했다. 김 회장이 3억 2000여만원, 한 회장이 2억 6000여만원, 윤 회장이 2억 7000여만원으로 모두 8억 5000여만원을 반납하게 된다. 3대 지주사는 회장 외에도 대표이사는 20%, 전무급은 10%씩 연봉을 반납하기로 했다. 3대 금융그룹의 전체 연봉 반납 규모는 73억여원에 이른다. 이렇게 모은 재원은 신입사원뿐 아니라 인턴, 경력직 등 신규채용을 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 돈으로 계열사별로 연간 300명 정도를 추가 채용할 수 있다. 전례를 보면 임금삭감은 3~4년간 이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3개 금융그룹에서만 1000명 이상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실업자들에게는 귀가 솔깃할 희소식이다. 하지만 뒷말이 끊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연봉 일부 반납이 회장들의 자율적인 결정이라기보다는 금융당국의 ‘물밑 압박’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회장과 임원들 몇몇이 돈을 모아 채용을 늘리겠다는 것으로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들이 손을 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며 환영할 일이다. 다른 금융회사는 물론 일반 대기업에까지 기업의 임원진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이런 분위기가 확산돼야 한다고 본다. BN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JB금융그룹 등 지방 금융그룹 3사 회장들이 연봉 20%를 반납해 신규 채용을 늘리는 데 쓰겠다고 어제 동참한 것은 그래서 더욱 반가운 일이다. 이번 3대 금융지주사 회장단의 연봉 삭감 결정이 업무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돈을 챙겨간다는 지적을 받는 국내 금융권의 고임금 구조를 혁파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사설] 현실성 부족한 전월세 대책

    정부가 지난 2일 전월세 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서민 주거 안정 방안을 내놓았다. 전세금이 6년 6개월째 계속 올라 이른바 ‘전세 난민’이 속출하는 데다 올 2분기 주거비(월세) 지출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전월세 시장 불안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이런 서민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정부는 혼자 사는 노인과 대학생 등 취약계층 주거 불안 해소와 중산층을 위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공급 촉진이라는 투 트랙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사회 취약계층의 주거 지원을 위해 낡은 단독 및 다세대 주택을 1인용 소형 가구 중심으로 리모델링해 시세의 50~80% 가격에 공급한다는 취지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이 의료 등 복지 서비스를 받는 공공실버주택과 시세의 30% 수준 임대료로 입주하는 고령층 전세 임대주택 공급이 새로 시도되는 게 눈길을 끈다.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나 이사 성수기에 앞서 주거불안 심리를 사전에 완화하려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지만 이번 대책의 핵심인 ‘리모델링 임대사업’이 과연 정부 기대만큼 실효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택 확대 공급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2~3년의 시간이 필요한 데다 임대차 시장 불안이 전세가 월세로 바뀌는 과정에서 분출된 만큼 단순하게 공급량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또 리모델링 사업 지원으로 낡은 주택을 1인 다가구 룸으로 공급한다는 것 역시 주택이 투자 상품화된 만큼 집주인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 역시 유효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는 게 요체라는 점에서 다소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작금의 전월세난이 저금리, 경제불안, 일자리 등 구조적이고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만큼 단기 시장 대책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책적 지원과 단순 공급물량 확대를 통한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면 중기적으로 가계소득 증대에서 해법을 찾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민 주거복지 로드맵을 짠 다음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세부 정책을 펴야 한다. 단순히 임대주택을 몇 가구 더 공급한다는 차원을 넘어 주택 정책의 중심축을 서민 주거 안정 강화에 둬야 한다. 전월세 시장 연착륙을 위한 중장기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 골 때려라, 마음껏

    골 때려라, 마음껏

    ‘승리는 당연하고 많은 골을 넣고 이겨야 한다.’ 3일 오후 8시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차전을 치르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라오스에 앞선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다. 177위 라오스보다 100계단 이상 위에 있다. 상대 전적도 3전 전승으로 압도적이다. 가장 최근 경기인 2000년 아시안컵에서는 9-0으로 대승했다. 이번에는 유럽파까지 대거 소집했다. 게다가 안방에서 치르는 경기다. 승리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한국의 고질적 문제인 ‘골 결정력’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부임 후 12승3무3패라는 썩 좋은 성적을 일구면서도 골 가뭄에 시달렸다. 18경기에서 24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1.33에 불과하다. 3골 이상을 넣은 경기는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와의 평가전이 유일하다. 당시 한국이 3-0으로 승리했다. 오만, 미얀마 등 약체를 상대로도 한국은 각각 1골,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세트피스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틀 계획이다. 그는 경기 전날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이틀간 세트피스 훈련에 중점을 뒀다”며 “라오스 선수들은 아무래도 키가 작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좋은 득점 기회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슈틸리케 감독은 안면 골절로 불참한 ‘황태자’ 이정협(상주 상무) 대신 신장 190㎝, 체중 83㎏의 대형 스트라이커 석현준(비토리아FC)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2선 공격과 중원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손흥민(토트넘),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정상적으로 출격하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박주호(도르트문트)는 이적 후속 처리를 하느라 라오스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재성(전북), 김승대(포항) 등 국내파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수(호펜하임), 곽태휘(알 힐랄),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광저우 부리)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골키퍼로는 김승규(울산)가 점쳐진다. 스티브 다비 라오스 감독은 “한국과 라오스는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 내일 경기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면서 “15점 차 이상으로 질 수도 있다. 그것은 팀에도, 선수들에게도 좋지 않다. 수비에 치중하겠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다비 감독은 또 “우리 선수들은 지금 한국의 유명한 선수들을 만난다는 사실에 들떠 있는 상태”라며 웃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재개발 현장에 한발 더… “옛 상권 부활·인구 늘리기 올인”

    [자치단체장 25시] 재개발 현장에 한발 더… “옛 상권 부활·인구 늘리기 올인”

    “도심 재개발과 인구 늘리기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노희용(53) 광주 동구청장은 지난달 31일 일찌감치 집무실에 출근한 자리에서 이렇게 거듭 강조했다. 도심 리모델링을 통해 한때 ‘호남의 패션 1번지’로 이름을 날렸던 충장로 등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동구는 1990년대 이후 광주 외곽 신도시 개발과 인구 유출 등으로 쇠락을 길을 걸었다. 2005년 한복판에 자리한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도심 공동화에 불을 댕겼다. 현재 인구는 10만 400여명이지만, 한 달 평균 100~200명씩 줄어들고 있다. 올 연말이면 10만명 선이 무너진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해법을 내놔야 하는 구청장의 어깨가 무거운 까닭이다. 그러나 노 구청장은 내년부터는 ‘인구 유턴’ 현상을 기대한다. 4일 국내 최대 규모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부분적으로 개관한다. 구도심 아파트의 재개발과 재건축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통시장과 예술을 접목한 ‘야시장 프로젝트’ 등으로 젊은 층의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은 서 있다. 정책이 통하면 인구가 증가하고 지역 상권이 부활할 것이다. 반대의 결과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노 구청장의 현안 해결에 맞춰 생각하고, 엄밀하게 정책을 집행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 오전 5시 30분이면 일어나는 노 구청장은 잠깐 명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서 집을 나선다. 자택 근처 금남로 5가 일대 상가와 광주천변 등을 둘러보면서 하루 일과를 구상한다. 수행비서 없이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자유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오전 8시 30분 출근해 간밤에 일어난 일 등을 기록한 보고서를 살핀다. 신문과 방송 뉴스도 이때 검사한다. 그는 “구청장이 일찍 출근하면 비서실이나 간부 직원들이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직원을 생각해 출근 시간은 꼭 지킨다”고 말했다. 부구청장, 자치행정국장, 비서실장이 참석한 ‘티타임’을 갖고 현안을 챙기다 보면 9시를 훌떡 넘긴다. 보고와 결재가 끝나면 주로 외부에서 시간을 보낸다. 수행비서와 단둘이 관내 현장 곳곳을 돌며 문제점을 살피고서 관계자에게 보완을 지시하는 방식이다. 미리 동선을 알리면 각 동사무소 직원이 현장에 나오는 등의 번거롭고 제대로 문제를 확인할 수도 없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있다’라는 ‘우문현답’의 철학이다. 이날 기자가 동행한 방문지도 도심재개발지역으로 민원이 쇄도하는 곳이다. 오전 10시쯤 학동 3재개발구역에 도착했다. H개발이 지난 5월 착공해 2017년 1월 준공 예정인 141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다. 이곳은 원래 달동네 밀집지구로 개발 당시 교회 철거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기도 했다. 노 구청장은 “방음벽과 입주자 교통로 확보 등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시공사와 주택조합 관계자는 “개발 초기에 교회 이전 민원을 잘 처리해 줘 착공을 앞당겼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월남 2차 아파트 단지다. 784가구가 내년 3월 입주한다. 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행정지원은 잘되고 있는지를 묻고 애로 사항을 들었다. 월남 1차 단지와 2차 단지에 있는 광주시내버스 차고지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광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소태동 이일성로원을 들렀다. 평균 나이 85~90세 기초생활수급 대상 할머니 80여명이 머무는 곳이다. 6·25전쟁 이후인 1960년 가족 잃은 부녀자를 돌보려고 선교단체가 마련한 복지시설이다. 오늘은 마침 100세 생일을 맞는 할머니를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노 구청장은 이날 할머니들 앞에 나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조수덕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장수를 축하했다. 손은진(42) 원장은 “정부가 올부터 차상위 계층 노인 수용 정원을 30%에서 20%로 줄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노 구청장은 “복지 정책은 정부가 주도하는 만큼 지자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답했다. 이어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지정된 산수도서관~푸른길 공원 사이 골목길(산수동)로 향했다. ‘갈마촌 예술마을’이 들어설 이곳 일대 현장을 점검했다. 가파른 비탈길과 사람끼리 겨우 비켜갈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다. 이 구간엔 90여 가구가 살고 있지만, 14가구가 빈집으로 방치된 곳이다. 빈집에 허브 농장과 허브 카페, 공예품 판매장을 조성하고, 입주 작가를 공모해 도심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오후 일정은 개관 준비 중인 아시아문화전당과 남광주시장, 지산유원지, 충장로 방문이다. 간단한 점심을 마치고 찾은 남광주시장에서는 상인들과의 즉석 대화가 이뤄졌다. 남광주시장에는 내년부터 국비 등 10억원이 투입돼 ‘야시장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시장 출입구인 옛 남광주역 광장에 좌대를 설치하고 음식과 공예품을 판매한다. 즉석 간담회에서 상인회장 조옥자(63)씨는 “야시장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외부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화장실이 부족하다”며 “방치된 옛 남광주역 화장실을 리모델링해 줄 것”을 요청했다. 40년간 시장에서 장사를 해온 서울약초방 주인 구미자(60)씨와 정광섭(58)씨 등은 “물건을 주문하면 배달용으로 쓰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보관소가 부족하다”며 공영주차장을 더 확보해 줄 것을 부탁했다. 노 구청장은 현장에서 민원 해결을 흔쾌히 약속했다. 그는 “아시아문화전당~남광주 야시장~푸른길~동명동 카페촌~대인시장~예술의 거리~충장로 등으로 이어지는 도심 투어 코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들과 주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사무실로 복귀해 밀린 결재를 처리하고 오후 6시쯤 젊은 층이 몰리는 충장로로 향했다. 조만간 개관하는 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의 교통난 등을 점검하고, 다음달 치러지는 충장축제 현장을 둘러봤다. 노 구청장은 오후 9시쯤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옛 상권 부활과 도심 활성화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만만해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형 유언 따라 형수와 합방해 아들 낳았지만…

    형 유언 따라 형수와 합방해 아들 낳았지만…

    예전에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인생상담, 고민상담이 많이 이뤄졌던 것 기억나실 겁니다. 선데이서울도 전문가 상담코너들을 여럿 운용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1972년부터 연재했던 ‘人生극장: 법률상담’ 코너였습니다. 선데이서울에 전달됐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인생 고민과 법률가의 해법을 소개합니다. 40여년 전에 제시됐던 전문가 조언들은 현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9. 형의 유언 따라 형수와 부부생활…아들을 낳았건만 출생신고 할길 몰라 (선데이서울 1973년 4월 29일)   4년 전이었다. 김이주(29·가명)는 그때 26살. 군에서 제대하고 직장을 구하던 때라 용돈에도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형님 집에 얹혀지내며 세끼 밥을 얻어먹는 것조차 미안하기만 했던 그는 그래서 감히 용돈 얘기를 꺼내지도 못 했다. 그런 눈치를 잘 알고 있던 형수 강숙자(31·가명)는 가려운 곳을 골라 긁어 주듯 시동생에게 가끔 용돈을 쥐어 주곤 했다. 몇 푼 되지 않았지만 형수의 그 자상한 배려는 김이주에게 눈물이 날 만큼 고마운 것이었다. 어느 회사의 자가용차를 몰고 다니는 형 김일주(34·가명)는 대범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나이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고, 비극은 일어났다. 그는 성 불구자였던 것이다. “총각시절에 고약한 성병을 앓았던 모양이에요. 수술 끝에 겨우 완치되긴 했는데 결국 성 불구자가 되었던 거예요. 물론 임신도 시킬 수 없는….” 형수가 이주에게 들려준 말이다.   ●천애 고아로 자라온 형제, 서로를 극진하게 보살펴 이주가 겨우 취직이 되어 출근하기 시작한 지 열흘쯤 되던 어느 날이었다. 거래처에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책상 위에는 청천벽력의 메모지가 있었다. ‘형수의 전화. 형이 사망했으니 즉시 집으로 와 달라’고 메모지에 적힌 간단한 내용이었다. 허둥지둥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은 의외로 조용했다. 방문을 박차고 들어서자 형수는 조용히 머리를 푼 채 시체 앞에 앉아 있었다. 시체에는 담요가 덮여져 있었다. “형님”하고 이주는 시체 위에 엎어졌다. 걷잡을 수 없는 오열이 엄습해 왔다. 그에게는 형이자 부모이기도 했었다. 어려서 부모를 모두 잃고, 형제가 천애 고아로 어려운 세상을 살아왔었다. 아침에 출근시간이 되도록 일어나지 않고 있던 형은 9시쯤에서야 아침 식사를 하고 아내에게 목욕을 하고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든 그녀는 함께 목욕 가자고 했으나 어제저녁 목욕을 했노라면서 어서 다녀오라고 했다. 1시간 만에 돌아와 본즉, 이미 형은 죽은 뒤였다고 했다.   ●성불구를 비관, 자살하며 “집안의 혈통 이어 달라”고 “여보, 당신을 사랑하오. 사랑하기 때문에 결심을 내렸소. 비록 내가 먼저 간다고 하지만 항상 지하에서라도 당신을 보살피겠소.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 마지막 수단을 택하오. 용서하시오. 이주에게 따로 남긴 유서는 한 달 뒤쯤 당신과 이주가 함께 읽어 보시오. 그리고 꼭 그대로 실행하시오. 절대로 유서에 당부한 것을 위반하면 안 되오. 안녕. 당신의 영원한 사람으로부터” 형수가 보여 준 유서였다. 사흘 만에 장사를 모두 치른 이주는 형이 재직했던 회사에 나가 퇴직금 20만원과 위로금 10만원을 받아다가 형수에게 주었다. “형수님,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이걸 받아 주세요. 그리고 아직 젊으시니까 개가하실 수 있잖아요? 지금 당장에는 안되겠지만 일단 그렇게 마음의 준비는 해 두세요.” “도련님, 개가 문제는 우리 당분간 입에 올리지 말기로 해요. 그리고 이 많은 돈을 나는 쓸 데도 없으니까 도련님 막 취직해서 어려울 게 아녜요? 10만원쯤 가져다가 쓰세요.” 그로부터 한 달 뒤였다. 숙자와 이주는 형이 남긴 유서를 개봉했다. “이주야, 우리 외롭게 살다가 내가 먼저 간다. 너무도 너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윤리에 어긋나는 부탁이지만 들어다오. 형수는 아직 젊다. 개가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나는 형수가 나의 뜻을 받들어 너와 결혼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 집안의 혈통은 이제 너에게 달렸다. 형수를 아내로 삼아 우리 혈통을 이어 주기 바란다. 형수와 너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부탁을 하나 네가 거절하면 할 수 없지. 그러나 가능할 것이다. 나의 마지막 부탁이니 들어다오. 내가 편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부탁한다.” 숙자와 이주는 서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 실현 불가능한 부탁, 그러나 고인이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이주는 형수를 형처럼 존경해 왔다. 다정다감했고, 경우가 밝았으며 가려운 곳을 척척 알아 긁어주던 눈치 빠르고 인정 많은 여자였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형수 같은 여자를 얻겠다”고 농담처럼 뇌까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떻게 두 사람이 결합한단 말인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으로서 그것은 안될 일이었다. 도덕이 있고, 남의 이목이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두 사람의 마음은 묘하게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형의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마음과 그리고 형을 비롯한 3명은 어떤 관계를 초월한 한 덩어리가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형과 동생, 동생과 형수 등의 그런 현실적인 명칭과 관계 따위를 벗어난 혼연일체가 되어 버린 묘한 느낌. 그리하여 1973년 1월, 숙자는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숙자와 이주라는 이 기묘한 부부는 단란하게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도덕이니 법률의 문제는 관심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출생신고가 문제였다. 이 엄청난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 [이런 경우는] 사실혼 확인 소송을 먼저 우리나라 민법상 아무리 형의 유언 사항이라 해도 형수와의 부부관계를 인정해주지 못 합니다. 그러나 귀하의 경우는 이미 기정 사실화 되었으므로 사실혼이라 보겠습니다. 출생신고를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인데 우선 강숙자 여인과 김이주씨 사이의 사실혼을 인정받는 ‘사실혼 확인청구의 소송’을 제기하시어 사실혼 관계임을 인정받고, 이에 따라서 ‘친생자 확인 청구의 소송’을 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두 사람은 법적으로 부부관계는 인정받지 못하겠지만 사실혼 관계임을 확인받고 아울러 새로 낳은 아이의 출생신고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용태영 변호사>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글로벌 경제] 커지는 역내외 위안화 환율차…깊어지는 시진핑의 고민

    [글로벌 경제] 커지는 역내외 위안화 환율차…깊어지는 시진핑의 고민

    지난달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를 단행한 뒤 중국 본토(역내)와 홍콩(역외) 간 위안화 환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을 통해 위안화를 ‘엘리트 통화’로 만들려는 중국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는 상하이 외환시장 거래가보다 1%가량 할인돼 거래됐다. 역내외 위안화 환율 차이가 2%까지 벌어진 날도 있었다. 중국 당국이 추가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 홍콩 투자자들이 지난 3주 동안 적극적으로 위안화 매도에 나선 탓이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도 서둘러 위안화를 미국 달러화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연간 인당 5만 달러(약 5800만원·약 32만 위안)까지만 달러화 매입을 가능하게 해둔 규제가 위안화 팔기 열기를 가로막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역내외 환율 격차는 국제통화로서 위안화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IMF의 SDR 바스켓 편입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같은 액면가 화폐를 들고 중국 본토에서 환전할 때와 경제 자치권을 쥔 특별행정구인 홍콩에서 환전할 때 값어치가 다르다면 기축통화가 갖춰야 할 덕목인 통화가치 안정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 상반기 IMF의 SDR 바스켓 편입 심사를 앞둔 중국 인민은행이 역내외 환율 격차 해소용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단, 중국 금융·실물 경제에 타격을 최소화시키며 역내외 환율을 적정 관리할 묘안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예컨대 인민은행이 홍콩 위안화 가치에 맞춰 본토 위안화 가치에 손을 댄다면 추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예언한 홍콩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꼴이 된다. 홍콩 투자자들이 또다시 위안화 평가절하 쪽에 베팅한다면 홍콩과 본토의 위안화 가치가 번갈아 가며 끝없이 내려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역으로 장기적인 해법으로 중국 당국이 인위적인 환율 정책 대신 시장환율제로의 전환을 서두를 수 있겠지만, 중국 규제 당국의 권한 포기 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쇠는 고용 유연성… 獨 미니잡 늘리고 佛 해고 보상금 줄이고

    열쇠는 고용 유연성… 獨 미니잡 늘리고 佛 해고 보상금 줄이고

    정부가 4대 개혁 과제 가운데 최우선으로 꼽는 ‘노동 개혁’의 해법은 무엇일까. 노동계는 급격한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경계하며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치적 요구에 따른 강요된 합의라는 반발이 강해지면서 최근 재개된 노사정위원회의 전망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럽 각국의 노동 개혁 성공 사례들을 살펴봤다. 2000년대 들어 노동 개혁에 성공한 독일은 ‘타산지석’의 모범 사례다.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2003~2005년 노동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진작하는 포괄적 정책을 궤도에 올렸다. 당시 독일은 경제성장률 정체와 높은 실업률, 고령화사회 진입으로 ‘유럽의 병자’란 소리를 들었다. 이때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끈 사회민주당·녹색당 연정이 등장했다. 1998년부터 집권한 연정은 ‘어젠다 2010’이란 카드를 내놨다. 기존 체제로는 더이상 성장과 분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15명 규모의 노동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폭스바겐의 인사담당 이사였던 페터 하르츠를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위원회에는 경영자와 노동자, 정치인, 전문가 등도 골고루 참여했다. 이곳의 합의안은 그대로 개혁의 동력이 됐다. 이른바 ‘하르츠 리폼’은 고용 형태 다양화와 실업급여 개편에 초점을 맞췄다. 최장 32개월간 주어지던 실업급여는 12개월로 줄었고 65세까지 지급되던 실업부조도 일정 소득 이하로 제한됐다. 대신 월 400유로(당시 약 72만원) 이하의 미니잡과 1인 기업 창업이 활성화됐다. 구직자는 학력, 경력 등에 따라 세분화된 직업훈련과 심리상담 등을 받았다. 은퇴자에겐 시간제 일자리가 독려됐고 2005년 530만명이던 실업자는 8년 만에 300만명 이하로 줄었다. 최근 노동 개혁의 ‘칼’을 뽑아 든 곳은 프랑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의 노동시장 유연성을 드러낸 프랑스에선 우파가 아닌 좌파 집권 여당(사회당)이 칼자루를 쥐었다. 이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다. 한국처럼 정규·비정규직의 이분법적 노동시장 구조가 고착된 프랑스에선 정규직의 과보호를 줄여 기업에 고용의 여지를 만들어 주는 데 방점이 찍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뉘엘 발스 총리는 “노동자조차 내용을 모르는 노동법은 비효율적”이라며 법 개정을 약속했다. 집권 사회당은 해고 보상금 축소 등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일랜드에선 민족적 성향의 피어나 포일당을 이끌던 찰스 호히 총리가 세 번째 집권한 1987년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연대협약’이 맺어졌다. 7차례 협약으로 18.5%에 이르는 실업률은 한때 4%까지 낮아졌다. 1992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연평균 6%대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세계 최강소국 ‘셀틱 타이거’의 신화를 이어 갔다. 당시 호히 총리는 경제 개방도를 높이기 위해 3년간 임금 상승률을 2.5%로 못박고 각종 노동 관련 규제를 정비했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 해소 노력과 맞물려 지속될 수 있었다. 영국은 1979년 집권한 마거릿 대처 총리가 집권 11년 6개월 동안 대대적인 고용법과 노동관계법 제·개정을 통해 강력한 구조 개혁을 추진했다. 영국은 과도한 임금 상승과 생산성 저하 문제로 1976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 같은 개혁들에도 그늘은 늘 존재했다. 독일은 ‘불안정한 고용’의 확대를, 영국에선 ‘경제 양극화’를, 아일랜드에선 ‘구제금융’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막장의 유혹/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막장의 유혹/박상숙 국제부 차장

    “두고 봐라.”(You just watch)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반이민 공약의 구체적 실행 방법을 묻는 말에 내놓은 대답이다. 유세 때마다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겠다”고 핏대를 세우는 것에 비하면 싱겁기 그지없다. 트럼프는 이성에 호소하지 않는다. 콘텐츠는 없지만 자극적인 표현과 슬로건으로 대중의 감성을 건드릴 줄 안다. TV 리얼리티쇼에서 매회 “당신 해고야”(You are fired)를 수년간 외쳐 온 인물답게 대중을 부추기는 게 주특기다. 문제는 그의 선동이 지지율 고공 행진으로 나타나자 짐짓 점잔 빼던 경쟁 후보들까지 말려들었다는 데 있다. 최근 두 번의 대선에서 연패한 공화당에서는 중남미계 이주민인 히스패닉을 끌어들이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자성이 일었다. 백악관을 탈환하려면 최대 이민자 집단을 포용하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됐다. 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만든 진흙탕 속에서 경쟁자들이 함께 뒹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마다 트럼프를 따라 반이민 기치를 들면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란 덕목 따위는 헌신짝 취급이다. 다시 점화된 ‘앵커 베이비’(anchor baby) 논란만 봐도 트럼프가 공화당 전체를 얼마나 막장으로 몰고 가는지 알 수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을 얻은 아이가 ‘닻’ 역할을 해 불법 체류자인 부모가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는 것을 의미하는 이 말은 암묵적인 ‘금기어’다. 주로 미국 내 히스패닉을 향한 경멸적, 차별적 언어로 통하기 때문이다. ‘막가파’ 트럼프는 그렇다 쳐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처럼 멀쩡한 인사까지 이를 입에 올렸다는 사실에 현지 언론들은 충격을 표시했다. 멕시코 이민자를 부인으로 둔 부시는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가장 호감 가는 공화당 후보로 꼽혔다. 부시는 과거 앵커 베이비란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고 앞장선 공화당 인사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을 따져 묻는 기자에게 그는 “그럼 다른 표현을 달라”며 오히려 발끈해 실망을 안겼다. 여기에 이민 문제의 화살을 아시아 원정출산족으로 돌리는 자충수까지 두며 스스로 함정을 팠다. 어느 나라나 사회·경제의 양극화는 쾌도난마식 해법을 찾을 수 없는 난제다. 뾰족한 비전과 공약이 나오기 어렵다. 그럴 때 가난과 결핍에 대한 막연한 분노를 이용해 대중을 오도하는 선동가가 출현한다. 가장 만만한 약자를 분풀이 대상으로 삼는 역사가 지금 미국 정치판에서도 되풀이될 모양새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를 따라 반이민 공세를 펴는 것을 보고 차별금지 등 이민제도 정착을 위한 수세기에 걸친 투쟁과 진보의 역사가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국 사회도 아슬아슬하다. 뿌리 깊은 지역갈등에 양극화 심화와 급격한 다문화사회의 도래까지 겹쳐 집단 간, 개인 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가 평상시에도 난무한다. 시사 평론가로 둔갑한 한물간 정치꾼들이 종편에 나와 시도 때도 없이 해대는 막말은 트럼프의 뺨을 치고도 남는다. 불안과 불만은 선동가들의 토양이다. 안 그래도 포퓰리즘이 판치는 한국 정치판에서 트럼프와 같은 이들이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alex@seoul.co.kr
  • [정치이슈 Q&A] 야당도 ‘100% 공개 불가능’ 알지만 선거 앞두고 정보기관 ‘고삐 채우기’

    [정치이슈 Q&A] 야당도 ‘100% 공개 불가능’ 알지만 선거 앞두고 정보기관 ‘고삐 채우기’

    1일 시작되는 올해 정기국회의 ‘폭풍의 눈’으로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가 등장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30일 산하에 ‘특수활동비 소위’를 구성하는 것을 놓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야당은 “한 해 8800억원 규모 특활비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과 투명한 운용 대안을 위해 소위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여당은 “현행 법률을 고치지 않고 국회가 사용내역을 보고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맞섰다.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알아 본다. Q. 특수활동비는 눈먼 돈인가. A. 총액만 공개될 뿐 쓰임새는 모른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상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올해 특활비 예산은 8810억원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국가정보원·국방부·경찰청·청와대의 특활비가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이 중 국정원 예산만 54%에 이른다. ‘특활비는 국정원 쌈짓돈’이란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썼는지는 기밀이다. 전체 예산이 회계처리 코드상 ‘230목’(특수활동비)으로 분류되는 국정원은 ‘회의용 물 한 병, 사탕 한 개’도 특활비로 처리한다. 지출 증빙 의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정치 활동, 개인 용도로 악용될 소지도 크다. Q. 입법부(국회) 특활비는 어디에 쓰이나. A.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사무총장 활동비. 자체 행사 밥값 등 운영비, 경조사 부의금, 의원 장도비, 외부행사 화환 또는 영수증 첨부가 사실상 불가능한 ‘금일봉’, ‘격려금’으로 쓰인다. 국회 관계자는 “예컨대 전방부대, 사회복지기관 행사 참석 후 격려금 등은 현금 영수증 처리를 아예 할 수 없다”면서 “이런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특활비를 생활비와 아들 유학비로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탄을 받기도 했다. Q. 정기국회 목전에 야당에서 특수활동비 문제를 제기하며 내세우는 명분은. A. 불합리한 예산집행 실태 바로잡기. 야당은 “국정원 외에 2000억여원 규모의 비정보기관 예산을 우선해서 보자는 것”이라면서 “예결위원들이 비공개를 전제로 사용내역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보안상 문제가 없다”고 한다. 특활비의 변칙 운용에 대한 논란이 거세진 만큼 소위에서 사용내역 보고, 삭감 여부, 업무추진비 전환 등을 논의하자는 주장이다. Q. 야당의 속마음은. A. 선거 앞두고 국정원 견제. ‘100% 공개 불가능’한 현실은 야당도 안다. 실제로는 정보기관과 검·경의 ‘비공식적’ 활동을 견제하겠다는 측면이 크다.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의 트라우마가 여전한 데다 최근 국정원의 민간인 해킹 의혹도 불거졌다.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대법원 유죄판결과 줄지어 대기 중인 소속 의원들의 수사와 재판을 앞두고 ‘정치검찰’, ‘정치 사법부’에 대한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다. 이들 기관의 자금줄인 특수활동비에 어떤 식으로든 고삐를 채우겠다는 의도다. Q. 여당이 ‘특수활동소위’ 구성을 반대하는 이유는. A. 국정원 활동 제약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국정원법 등 현행법상 국회에서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를 보고받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든다. 특수활동비개선 소위가 국회에서 구성되면 국정원은 물론 청와대, 사정기관의 정보원, 예산 집행 내역 등 중요 정보가 낱낱이 노출되리라는 위기감이 크다. 정권 핵심부의 정보 활동, 자금 흐름의 핵심이 드러나는 것을 반길 리 없다. Q. 특수활동비 견제장치 마련될까. A. 소위는 구성되겠지만…. 노동개혁·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시급한 여당으로선 일단 소위는 구성해 놓고 토론 과정에서 버틸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소위 구성을 지렛대로 정기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잡고, 여야 지도부 차원의 해법을 요구할 수 있다. 국회의장이 여야 지도부에 합의를 촉구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씨줄날줄] 자살률 1위 한국/주병철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까지만 공항에서 승객들이 항공사를 상대로 거세게 항의하는 사례들이 종종 목격됐다. 이착륙이 늦거나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뜨지 못했을 때다. 승객들로서는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금전적으로 손해 보는 사례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공항 관제 사정이나 기상 악화 등에는 항공사로서는 속수무책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에 따라 승객들에게 음료수, 식사, 호텔 숙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그래도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 사무실로 몰려가 따진다. 항공사 측은 “다른 나라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이런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며 당황한다. 그러면서 ‘욱하는’ 성격을 가진 우리의 독특한 기질 때문이라고 슬쩍 말을 돌린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의 성격은 욱하는 데가 있다. 쉽게 흥분하고 금방 포기한다. 냄비 근성이란 말이 그래서 생겼다. 스스로 참지 못하면 극한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유독 자살이 많은 것도 국민의 기질과 무관하지 않다는 일부 주장에 수긍이 간다. 의학 전문가들은 정신병리학적인 측면에서는 우울증 외에 욱하는 성격도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건강 통계 2015년’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이번에도 벗지 못했다. 2013년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의 자살로 인한 평균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2.0명이었는데 우리나라는 29.1명으로 최고였다. 이웃 일본은 18.7명이었다. 자살은 정신병리학적인 측면 외에 삶의 만족도, 행복지수 등의 지표와 상관관계가 크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점을 기록해 전 세계 158개국 가운데 49위다. 삶의 만족도 지표 역시 OECD 회원국 중 26위다. 또 한국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의 사회갈등관리지수는 2011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27위, 사회갈등지수는 5위였다. 지난해 2월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한 ‘송파 세 모녀 사건’도 빈곤의 양극화가 가져다준 비극이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송파세모녀법’이 제정돼 사회보장 정보나 신청 능력이 부족해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보장 수급권자를 발굴해 지원하도록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중 1위가 자살이고, 노인 자살률도 세계 1위다. 우리는 자살을 생명경시 풍조나 개인의 잘못된 선택으로 돌리기 전에 물질만능주의, 경쟁사회, 불신사회, 경제의 양극화 등 사회병리적인 현상을 해소하는 데 고민을 더 해야 한다. 제2의, 제3의 송파 모녀법을 또 제정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이슈&이슈] 영종도 제3연륙교, 이번에도 보전금 싸움에 발목 잡히나

    [이슈&이슈] 영종도 제3연륙교, 이번에도 보전금 싸움에 발목 잡히나

    인천시의 가장 해묵은 현안인 ‘제3연륙교 건설사업’이 일단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제3연륙교 건설의 발목을 잡아 왔던 영종대교·인천대교 손실보전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여전히 없어 과연 실제 착공까지 이뤄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청라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를 해상으로 잇는 길이 4.85㎞, 폭 27m, 왕복 6차선 다리인 제3연륙교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에 들어가기로 했다. 당초 2011년 착공해 들어간 뒤 2017년 개통할 예정이었던 교량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청라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 개발 당시 아파트 분양가에 제3연륙교 사업비 5000억원을 포함시켜 확보해 놓은 상태다. LH는 기본설계 용역비 80억원을 인천시에 지급하고, 시는 다음달 인천시의회에서 심의될 ‘제2차 추가경정예산’에 용역비 80억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시는 기본설계를 진행하면서 제3연륙교 개통이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등 육지와 영종도를 잇는 기존 민자교량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분석할 계획이다. 제3연륙교가 개통하면 통행량이 분산되기 때문에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통행료 수입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시는 착공부터 완공까지 최대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기본설계 용역의 주요 내용은 사업 지연 최대 원인인 제3연륙교가 민자교량 운영사에 미치는 영향을 재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자는 것이다. 제3연륙교 착공이 늦어지는 것은 제3연륙교 개통 이후 영종·인천대교 운영사 2곳이 입게 될 손실을 누가, 얼마나 보전해 줄 것인지를 둘러싼 해법이 좀처럼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이 같은 문제를 풀어 달라며 2013년 10월 국무조정실에 조정신청을 했으나 지금까지 답보상태다. 우선 영종·인천대교 운영사에 보전해야 할 손실액이 얼마인지부터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제3연륙교 개통 이후 영종·인천대교에서 제3연륙교로 전환되는 통행량만큼 손실을 보전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국토연구원은 전환 통행량을 전제로 영종·인천대교 운영사에 보전해야 하는 금액이 1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금 착공해 2022년 제3연륙교를 개통하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 나온 금액이다. 반면 영종·인천대교 운영사는 국토교통부와 맺은 협약을 근거로 예측 통행량의 100%를 보전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손실보전금 총규모는 3조∼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영종·인천대교 실제 통행량은 예측 통행량의 50∼70%에 불과해 매년 1000억원대의 정부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협약 당시 실제 통행료 수입이 예측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최소운영수입(MRG)을 보전해 주도록 했기 때문에 국토부는 제3연륙교 건설에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건설 승인을 내 주지 않고 있다. 손실보전을 누가 할지도 미정이다. 국토부는 제3연륙교가 인천시 도시계획에 포함된 사업인 만큼 제3연륙교 개통에 따른 손실보전금은 인천시가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인천시는 영종·청라지구 개발 사업자이자 제3연륙교 입안자인 LH를 비롯해 국토부, 시가 공동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시가 손실을 100% 보전하겠다는 확약을 하면 손실 규모를 정하겠다는 것인데, 시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제3연륙교 건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영종·인천대교 통행료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통행료를 낮추면 전환 통행량을 전제로 부담해야 할 손실보전금 규모가 추정치 1조 4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통행료 인하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적정 폭이 얼마인지는 미지수다. 영종대교를 포함한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가 7600원, 인천대교 통행료는 6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인하 폭은 1000∼2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시는 통행료를 낮춰 통행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손실보전금 규모를 줄인 뒤 인천시 소유의 수익성 토지를 영종·인천대교 운영사에 각각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발전연구원에 수익성 토지 제공 방안에 관한 타당성 검토를 의뢰했다. 검토 결과를 토대로 민자교량 운영사들과 협의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침체로 개발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매력적인 제안이 될지는 의문이다. 인천시는 ‘선착공, 후협상’ 카드를 제시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손실보전금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착공은 안 된다”며 거부하고 있다. 제3연륙교가 이처럼 오리무중을 거듭하자 민자교량의 비싼 통행료를 지불하고 있는 주민들은 들끓고 있다. 영종·청라·용유 주민들로 구성된 ‘제3연륙교 즉시 착공을 위한 범시민연대’는 계속해서 제3연륙교의 조속한 착공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연대 측은 “제3연륙교 건설비는 주민들이 낸 돈이지 정부나 인천시 돈이 아니다”며 “정부와 인천시의 이견으로 교량을 건설하지 못하고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3연륙교 손실보전금 협상은 신임 홍순만 인천시 경제부시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민자교량 운영사에 대한 손실보전 주체를 누구로 정할지, 손실금액은 얼마로 산정할지가 관건인 만큼 이번 용역을 통해 제3연륙교가 영종·인천대교 통행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를 정밀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설악산 케이블카, 환경훼손 최소화 사례 돼야

    설악산 오색 탐방로 입구에서 끝청봉(해발 1480m) 하단을 잇는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지난 28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강원도와 양양군이 제출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 신청’ 안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수립 등 일정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것을 전제로 총길이 3.5㎞의 오색 케이블카는 내년 6월 공사에 들어가 2018년 초부터 운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걸어서 정상에 오를 엄두를 내지 못해 설악의 절경을 포기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노약자와 장애인들도 손쉽게 천혜의 경관을 누릴 수 있고, 일정에 쫓겨 등산을 할 수 없었던 외국인 관광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게 된 점 등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연간 1300억원에 가까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지역민들의 기대도 무시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당면한 문제는 생태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양양군은 2012년과 2013년 케이블카 신청안을 두 차례나 냈다가 좌절됐다. 지역경제 살리기가 발등의 불인 다급한 상황에서도 환경보호라는 엄중한 명제에 번번이 밀렸던 것이다.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허용은 1997년 덕유산 허가 이래 무려 18년 만이다. 삼수의 노력 끝에 케이블카 설치권을 얻었다고 양양군과 강원도가 마냥 쾌재를 불러서는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당장 이번 결정으로 전국 곳곳의 명소에서 케이블카 건립 신청이 봇물 터지듯 이어질 기미다. 지리산, 속리산을 끼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30여곳이 케이블카 설치권을 서로 따내겠다고 경쟁을 벌인다고 한다. 추가로 허가하더라도 생태계 보전을 염두에 두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자연은 한번 망가지면 원형으로 돌이키기가 어렵다. 국내 최고 명산에 우여곡절 끝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현실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면 환경 파괴를 한 치라도 덜하는 쪽으로 지자체와 환경 당국이 머리 맞대야 하는 일이 남은 해법이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산악관광 인프라 구축에 성공한 모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한 달 전 반드시 운행하겠다는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무리하게 몰아치거나 당국이 감독을 허술히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환경 보전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 [사설] 노사정 대타협으로 청년 고용 물꼬 터라

    한국노총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복귀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국노총이 그저께 노사정위 참여를 결정하면서 노동 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 채널이 복원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로써 지난 4월 노사정 대화 결렬 이후 4개월 만에 정부의 노동 개혁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됐다. 어제는 노사정위 4자 대표자회의가 열렸다. 한국노총이 그동안 노사정 대화 채널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것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한국노총 지도부로서는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 등에 극렬히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참여 이후에도 정부가 목표로 하는 노동 개혁을 위한 대타협을 도출해 낼 때까지는 수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정 대화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것은 노동시장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청년들의 고용 현황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의 청년 실업률은 10.2%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래 가장 높았다. 7월의 청년 실업률은 9.4%로 여전히 전체 실업률 3.7%의 2.5배나 됐다. 지금 상태로는 내년엔 고용절벽 현상마저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공기업과 300인 이상 사업장이 정년 60세로 의무화되면 신규 채용은 한층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나 노동단체는 이런 심각한 청년 고용 문제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더구나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는 일은 노동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해법은 대화를 통해 노사정이 함께 찾아내야 한다. 노동 개혁은 노동자들의 희생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기업의 참여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정부는 한국노총이 이번 노사정 대화에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해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 의제를 중장기 과제로 돌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청년 일자리 창출의 전제조건이 된 임금피크제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학계, 전문가, 야당 등에서 거론되는 노동시간 단축, 임금체계 개선 등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가능하다. 700조원에 이르는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도 일자리를 만드는 곳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우리 세대가 함께 풀어야 할 모두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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