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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BMW 차량 화재 사고 ‘질타’

    민주당, BMW 차량 화재 사고 ‘질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최근 잇따른 ‘BMW 화재사고’와 관련, 긴급간담회를 갖고 소비자 보호 및 제조업체 책임 강화를 위한 제도 마련을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13일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긴급간담회에는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과 김효재 BMW코리아 회장이 참석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연속적인 차량 화재와 관련 BMW측이 정확하게 원인을 진단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해법을 내놓을 것을 기대했다”며 “그런데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도 “최근 BMW 차량을 도로위 시한폭탄이란 표현도 한다”며 “BMW코리아는 안전점검 및 리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정부도 대책을 발표했지만 사고는 오히려 늘고 국민 불안도 비례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관련 부처와 지자체와 협조해 국민들이 BMW에 갖는 불안감을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사건에 대한 조속한 마무리 완결과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BMW 차량 화재사고로 고객과 국민, 관련 유관기관, 정부 등에 심려를 끼쳐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국어 배우며 정체성 혼란 극복… 한국 친구들과도 친해졌어요”

    “한국어 배우며 정체성 혼란 극복… 한국 친구들과도 친해졌어요”

    심장병 치료·부모님 따라 이주 등 다양 “말 통하지 않아 집에만 갇혀 지내기도” 서울온드림센터, 3년간 638명 교육 공교육 진입 등 한국사회 적응 도와외국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한국으로 오게 된 ‘중도입국 청소년’은 국내 이주민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어른과 달리 미성숙한 상태에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낯선 나라에 정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어 배우기’다. 또래 한국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이 성장기에 정체성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온드림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해 내는 ‘중도입국 청소년’을 만났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의사소통’을 꼽았다. 허량(14)군은 2016년 심장병을 치료하고자 부모와 함께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한국으로 넘어왔다. 허군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편의점에 갔는데 가격을 물어보지 못해 그냥 집에 돌아온 적이 있다”면서 “병을 고쳐 준 의사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도 직접 못하고 아버지를 통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2013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압둘라이브 바히전(19)군도 “이슬람교를 믿어서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데, 한글을 몰라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읽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한국어가 익숙하지만 처음 왔을 때에는 ‘가격이 얼마예요’라는 말도 못해 집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바히전군은 “금방 모국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체류기간이 길어져 온드림센터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1년 만에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고 지금은 글을 읽고 쓰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허군과 바히전군은 “한국어를 배운 후에는 서먹서먹했던 한국인 친구들과 급속도로 친해졌고 심리적인 안정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 중국에서 온 이승현(17)군도 “말이 통하지 않을 때에는 먼저 중국에서 이주해 온 친구의 도움이 절실했다”면서 “이제 혼자서도 영화관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이런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고자 2015년 9월 영등포구 대림동 서남권 글로벌센터 건물 3층에 온드림센터를 개소했다. 온드림센터는 서울에서 유일한 중도입국 청소년 지원기관이다. 지금까지 638명의 중도입국 청소년이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사회의 품으로 돌아갔다. 김수영 센터장은 “중도입국 청소년 대부분이 한국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한국으로 오고 있다”면서 “심리적으로 민감한 사춘기 시절에 이주를 경험하기 때문에 다른 이주민보다 더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을 공교육에 진입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돕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도입국 청소년을 공교육으로 편입시키는 데 종종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본국에서 각종 증명 서류를 떼어 와야 하는 등 서류상의 절차가 복잡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런 사정으로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곧바로 국내 중고교에 다니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진학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센터장은 “검정고시에 합격하더라도 학교장이 학생을 받아들여 줘야 입학할 수 있다”면서 “입학이 세 차례 거절당한 끝에 겨우 학교에 들어간 청소년도 있었다”고 전했다. 허군은 지난 4월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해 한국 중학교에 입학하는 기회를 얻었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 땅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바히전군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모국어로 한국을 소개하고 한국인에게는 한국어로 우즈베키스탄을 소개할 수 있는 관광가이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인에게는 사마르칸트라는 우즈베키스탄의 유적지를 알려주고 싶고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는 밥을 먹으면서 게임도 즐길 수 있는 한국의 PC방을 소개해 주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허군은 “제가 심장병 때문에 한국으로 왔기 때문에 저처럼 아픈 사람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 의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군은 “항공 정비사가 되고 싶다”면서 “김포공항이 집에서 가까워 이사하는 데 돈이 적게 들 것 같다”며 우스꽝스러운 이유를 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북 석탄 반입 재발 방지책 ‘사전 봉쇄 VS 사후 처벌’

    북 석탄 반입 재발 방지책 ‘사전 봉쇄 VS 사후 처벌’

    한국 수입업자 ‘북 석탄 러시아 국적 세탁’ 적극 가담 북한산 사전 봉쇄 필요하나 물류허브도 감안할 필요 향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 될지 이목 쏠려 유엔 안보리 결의상 금수품목인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10일 수입업체 3곳과 수입업자 등 관련자 3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키로 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 정부가 유엔 재재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북한산 석탄이 적은 양이라도 한국 땅에 들어왔고 그것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은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업자들은 지난해 4월에서 10월까지 북한산 물품의 중개무역을 주선하면서 수수료 형식으로 북한산 석탄을 받아 한국으로 반입했고, 그 과정에서 러시아에서 환적을 하며 원산지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3만 5038t(66억원 상당)으로 반입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북한산임을 알고 반입한데다 러시아산으로 국적 세탁을 하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뜻이다. 수사 기간도 지난해 4월 관련 정보가 입수된 뒤 10개월이나 지속됐다. 성분분석 등 기술적으로 북한산과 러시아산을 구별하기 힘들었고, 참고인들의 조사 지체 등이 문제였지만 보다 시간을 단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회적 혼란이 커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앞으로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모든 물품을 사전에 봉쇄할 것이냐, 아니면 지금처럼 사후 적발 체계를 가져갈 것이냐로 보인다. 가장 명확한 해법은 석탄, 철광석, 은광석, 구리, 아연, 니켈 등 북한이 주로 우회수출하는 품목에 대해 원산지와 관례없이 모든 물량을 사전조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류허브를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경제적 측면을 아예 무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신속한 통관 및 사후 적발 시스템 등이 경쟁력이기 때문에 북한 관련 물품을 포괄적으로 모두 사전에 묶어 두고 조사하는 것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절충안으로 불법 행위에 동원되는 선박이나 특이점이 있다는 첩보가 입수되면 면밀히 사전 조사를 벌이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 등이 절충안으로 거론된다. 관세청 관계자도 “외교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 등을 통해 우범 선박에 대한 선별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 시 관계기관 합동 검색·출항 시까지 집중 감시 등을 할 것”이라며 “우범 선박공급자·수입자가 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수입 검사를 강화하고 혐의점이 발견될 경우 즉시 수사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관세청, 해경, 정보당국 등이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세청의 수입업자 수사는 끝났지만 외교적으로는 향후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북한산 석탄 수입업체와 해당 석탄을 매입한 발전업체 등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현 외교부 2차관은 전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만나 “어떠어떠한 조건이 된다면 그런(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된다는) 것이지, 지금 미국 정부가 우리한테 세컨더리 제재나 이런 것(을 한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공조가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이 어떤 우려도 전한 바 없다”고 말했다. 외려 그는 “지난달 미 국무부가 한국을 유엔 안보리 결의를 해상에서 이행하는데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평가했는데, 이는 최근 수년간 나온 발언 중에 최상위급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 제재를 가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수학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금요일의 서재]수학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수학을 포기한 이들을 가리켜 ‘수포자’라 한다. 우리나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수학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2012년 9.1%에서 2015년 15.4%로 늘었다. 수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15%에 이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고교 교사들은 “절반 가까이 수학 수업 시간에 책상에 엎드린 채 잠을 잔다”면서 “수포자 문제는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숨을 내쉰다. 수포자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수학이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이 돼버린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서점가로 나온 눈에 띄는 수학 신간들이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학에 관한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수학에 흥미를 돋궈줄 수 있겠다.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지금, ‘수학이 필요한 순간’(인플루엔셜), ‘최강의 수학 공부법’(메이트북스),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해나무)를 읽으며 수학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수학적 사고는 언제 필요할까=신간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김민형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의 강의를 묶은 책이다. 김 교수는 세기의 난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해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 대학교 수학과 정교수로 임명된 이로 유명하다. 김 교수는 7번의 강의를 통해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수학의 기본적인 원리부터 정보와 우주에 대한 이해, 윤리적인 판단이나 이성과의 만남 같은 사회·문화적인 주제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든 순간을 이해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수학적 사고’를 설명한다. 저자는 수학에 관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질문 던지고, 그에 필요한 개념적 도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정의한다. 이 과정은 수 세기를 이어가기도 한다. 예컨대 “빛은 어떻게 이동하는가?”라는 17세기의 과학자 페르마의 질문은 몇백 년에 걸쳐 뉴턴의 운동법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발전했다. 이밖에 철학과 과학, 시공간과 우주에 관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수학적 사고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려준다. 저자의 말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수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책 띄지에 적힌 ‘문과생들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수학책’이라는 자기부정적인 문구가 거슬리긴 하지만, 어려운 이야기를 강의 듣듯 술술 읽으며 넘어가는 재미가 있다. ◆수학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20년 넘게 서울 휘문중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조규범 교사가 쓴 ‘최강의 수학 공부법’은 제목 그대로 효과적인 수학 공부법을 다룬다. 수학에 공포감을 느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수학의 전반적인 개념을 익히거나 과거 수포자였던 자신을 구제해보려는 성인에게도 유용하다. 저자는 수포자가 생기는 이유에 관해 입시제도, 과도한 사교육, 재미없는 수업을 들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수포자라고 선포해버리는 것”이라 지적한다. 그러면서 “수포자도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손을 내민다. 저자는 수학을 배우는 동기부터 우선 제대로 세우고, 효율적인 방법을 익혀 공부하라 조언한다. 수학 용어의 정확한 이해, 독해법 익히기, 자신의 수준을 이해하고 장단점을 파악하기 등이 우선해야 한다. 수학 개념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일은 특히 중요하다. 수학 개념은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듯 이전 단계와 현재 단계가 관련성이 있고,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수의 개념’과 연‘산방법’이 나무의 뿌리와 같은 것이고, 이어지는 ‘방정식’, ‘함수’, ‘도형’과 같은 분야는 나무의 가지에 해당한다. 수의 개념과 연산을 바탕으로 각각의 단원 안에서 현재 학년의 개념들을 먼저 공부하고 이전 학년이나 이후 학년의 개념도 관련성이 있으므로 함께 공부할 때 최대 효과를 낸다. 예컨대 방정식이라는 가지에는 일차방정식, 연립방정식, 이차방정식 등의 나뭇잎이 있다. 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배우는 개념을 하나의 통으로 만들어 현재 학년을 중심으로 공부하면, 이전 학년의 복습과 앞으로 배울 선행학습도 수월해진다. 이밖에 정답보다 풀이과정을 더 중시하고, 문제풀이를 한 눈에 보이게 정리할 것, 노트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리하고, 날마다 문제를 풀 것 등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 가득하다. ◆수학은 사는 데에 도움이 될까=‘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는 ‘파마머리 수학자’로 유명한 박형주 아주대 총장이 쓴 인생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겪어온 일들을 돌아보며 미래를 고민하는 에세이가 담겼다. 저자는 고교 시절 아인슈타인에 반해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우연히 알게 된 프랑스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에 매료돼 수학 대학원으로 진학한다. 20세에 요절한 갈루아는 새로운 사고의 틀을 도입해 2000년 동안 이어지던 ‘5차 방정식에 근의 공식이 있는가’에 종지부를 찍은 수학 천재다. 저자는 자신의 유학 생활, 그리고 EBS 수학 다큐멘터리 ‘생명의 디자인’에 얽힌 이야기 등 수학자로서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중간 중간 ‘수학 포커스’로 수학 이야기를 곁들인다. 예컨대 생명의 디자인 촬영과 관련 동물의 무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 등장한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유보트 암호를 수학으로 풀어내 연합군의 승리를 견인했다. 튜링은 청년기에는 이론 컴퓨터 개념을 만드는 데에 몰두했지만, 말년에는 생명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튜링은 털 색깔을 만드는 화학물질(멜라닌)이 있다면 이를 확산하는 물질과 억제하는 물질이 있을 거라 예상하고, 반응-확산 방정식을 만들기도 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직업이 사라지면 무기력한 이가 돼버리도록 하는 지금의 교육보다, 필요한 지식을 그때그때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숨겨진 의미를 읽어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기존의 기술들을 연결하는 능력, 그리고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며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재차 강조한다. 그는 이런 인물로 영화 ‘마션’ 주인공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을 든다. 와트니는 화성에 홀로 남겨졌는데, 그를 살아남게 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 대한 정확한 판단, 종합적인 사고력, 논리적인 대응이었다.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려면 수학적 사고는 필수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내는 법 이야기

    삼국지로 풀어내는 법 이야기

    검사의 삼국지/양중진 지음/티핑포인트/332쪽/1만 5000원법은 도덕 가운데 핵심적인 것을 모아 강제성을 부여한 것이라 한다. 하지만 법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적용에 어리둥절하기 일쑤이다. 법과 현실의 괴리.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은 그 점을 파고들었다. ‘삼국지’를 바탕으로 알고 살아야 할 법을 쉽게 풀어내 흥미롭다. 삼국지라면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며 다양한 인간사의 해법으로 사랑받는 고전이다. ‘법은 쉬워야 한다’는 지론을 그 삼국지 속 43개의 에피소드에 녹여내는 흐름이 독특하다. 대한민국의 법률로 재해석한 삼국지랄까. 책을 읽다 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삼국지의 모순을 숱하게 만나게 된다. 지금 법 상식과 맞지 않는 에피소드의 연속이다.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는 1화 ‘도원결의’ 편을 보자. 현행 민법대로라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세 사람이 법적인 친족관계를 맺을 방법이 없다. 유비와 장비는 먼저 죽은 관우의 분신처럼 통하는 청룡언월도를 상속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7화 ‘초선과 여포의 결혼’은 어떤가. 현행 민법 규정상 성년(만 19세)이 아니라면 약혼, 혼인을 할 수 없다. 따라서 혼사 당시 만 15세였던 초선은 여포와 법적으로 유효한 결혼을 할 수 없었다. 이 법적 기준을 들이대면 50세였던 유비도 손권의 여동생인 17세 손부인과의 적법한 결혼이 불가능했던 셈이다. 이런 모순 말고도 삼국지의 명장면들을 현재의 트렌드로 짚어내는 센스가 신선하다.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가 군사(軍師)로 모셨다는 ‘삼고초려’를 놓고 “스토킹이나 협박에 해당할까”로 푸는가 하면 조조의 의심 때문에 죽게 된 명의 화타와 관련해선 “화타는 의사로서 설명할 의무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책의 특장은 삼국지 명장면에 관련된 사건과 실제 판례를 곁들여 재미와 정보를 버무린 점이다. 나태주 시인의 추천사가 의미를 더한다. “삼국지 속에서 찾아낸 문제는 결코 어제의 문제가 아니고 오늘과 내일의 문제다. 오늘과 내일의 문제를 넘어서 오늘과 내일을 위한 해답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공론 민주주의와 책임정치/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론 민주주의와 책임정치/박현갑 논설위원

    개편 없는 개편이 돼 버린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새길 교훈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상반되는 가치를 다 만족시키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국가교육회의가 교육부에 권고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은 수능 위주 전형을 늘리되 중장기적으로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하라는 것이었다. 수능 위주 전형 확대를 바라는 교육시장의 여론과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을 혼용한 해법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느 쪽에서도 지지받지 못하고 있다.대입은 단순한 입시 문제를 뛰어넘는 정치사회 문제다. 계급 간 계층 간 갈등의 부산물이다. 효율성을 추구하면 형평성이 불만을 토로하고, 형평성 중심으로 가면 국가 경쟁력 저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선택해야 한다. 정부는 시장 참여자가 수긍할 정의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이 의사 결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이번처럼 아예 시장의 룰 선택을 공론화에 맡긴 행위는 교육 수요자를 최대한 만족시키려는 뜻이겠으나 사상누각이나 다름없다. 다음으로 의사 결정 방식의 문제점이다. 네 가지 선택지를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통일된 의견이 나오기를 기대했다면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대입 문제는 공론화 이전에 이미 각 전형별 장단점이 알려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가 공론화를 하려 했다면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할 의사 결정 방식부터 마련했어야 한다. 시민참여단의 설문조사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재설문 등 참여한 시민참여단에 어떻게 입장을 정리할 것인지 보완했어야 한다. 아울러 쟁점을 분명히 드러내는 제3의 안을 마련했어야 한다. 수능 상대평가 세 가지 안을 하나의 안으로 통합하고 이를 절대평가안과 함께 놓고 공론화하는 방식이 선명한 방안이었다. 의제에 대한 객관적 정보 공유도 중요하다. 의제별 발표자의 설득 기술에 따라 여론이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객관적 사실 중심으로 정보가 공유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중앙 부처는 물론 전국 지자체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공론화 모델을 들고나온다. 공론 민주주의 시대의 개화기이자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의 변환기라 할 만하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 정부가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이해 당사자는 물론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중요한 결정을 시민에게 떠넘기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쟁점을 분명히 한 주제 선정, 의사 결정 방식의 정교화를 토대로 공론화로 여론을 청취하되 그에 따른 결정은 정부가 할 일이다. eagledu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합니다.”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의견을 풀어냈다.→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 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도 3년 중에 1년은 전쟁을 하고 나머지 2년은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둘 다 판이 깨지는 걸 원치 않으니 결국 긴장 완화로 향할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일 것이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간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부시가)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 일본 민주당 정권은 단명했다. 미국 외교 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긍정적으로 본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폭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 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청와대의 협치내각 구상은 어떻게 보나.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나.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인터뷰가 끝난 직후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 지칭한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인구 대비 적정 국회의원 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지만,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 숫자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지금의 구도는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더 받으면 권력의 전부를 갖는 거다.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빈부 격차 심화가 사회 정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화한다면 당연히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종부세 인상 등은 ‘오리털 뽑듯이’ 올려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렸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남재희는 누구 언론인 출신 4선 국회의원·장관… 운동권 딸들로 인해 우여곡절도 193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서울대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같은 대학 법학과에 재입학했다. 1958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민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을 지낸 뒤 서울신문에서 편집국장과 주필 등을 역임했다. 이후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3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보수당 의원 시절 운동권 딸들 덕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1년 당시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장녀 남화숙(현 미 워싱턴대 교수)씨가 시위 도중 연행되자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서를 썼지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반려했다. 차녀인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도 시위 전력으로 옥고를 치렀다. 1986년 하나회 멤버 중심의 군 고위 장성과 현직 국회의원들의 취중 난투극으로 알려진 ‘국방위 회식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정계 은퇴 뒤에는 집필과 강연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열전’ 등이 있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공직자 명찰 패용‘에 경기도민 78% 찬성…공무원은 78% 반대

    ‘공직자 명찰 패용‘에 경기도민 78% 찬성…공무원은 78% 반대

    최근 논란이 된 경기도청 공무원의 명찰 패용에 대해 도민 대다수는 ‘찬성’ 입장을 밝힌 반면, 공무원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9일 경기도가 자체 ‘온라인 여론조사’를 통해 실시한 ‘명찰 디자인 및 패용방식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패널의 78%는 도 공직자의 명찰 패용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 중 ‘매우 찬성한다’는 42%를 차지했으며 ‘반대’는 22%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명찰패용 찬성한 1778명은 그 이유로 ‘행정 업무에 대한 책임감 향상’을 가장 높게(37%) 꼽았다. ‘가장 쉽게 공직자 신상과 업무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란 의견도 27%로 높게 나타났다. 또 대다수의 응답자(79%)가 공직자의 명찰패용이 도민과 공직자간 행정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도청 공무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명찰 패용에 찬성하는 비율이 22%, 반대 비율이 78%로 도민 여론조사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반대하는 이유는 ‘기존 공무원증 외 신규 명찰 제작으로 예산 소요(37%)’,‘민원업무 많은 시·군과 달리 도는 정책업무 주로 수행(35%)’ 등을 꼽았고 ‘명찰 패용에 대한 도청 내부 소통부족(8%)’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앞서 도 자치행정국 총무과는 이재명 도지사 취임이후 내부행정망 공람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전 직원이 근무시간에 명찰을 패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각 과에 요구했다. 이 지사도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사소해 보이는 명찰 문제도 공직자의 시각이 아니라 주권자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 자기가 누군지 투명하게 드러나면 조심하고 겸손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나온다”며 명찰패용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에 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기존 공무원증과 중복돼 예산 낭비라며 이 지사의 일방통행적 리더십을 문제 삼는 등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노조에 대한 도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노조 홈페이지가 운영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에 따라 양측은 도민설문조사 등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번에 도민과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는 도민과 공직자가 명찰패용 방식 및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해법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8일까지 도민과 도 공직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만 14세 이상 패널 2288명과 도 공직자 700명이 참여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고견을 풀어냈다. -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 앞에 둔 듯 하다. 연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직후 일본 국제정치학자가 ‘북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시도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장착 미사일의 제거이고, 그 다음이 북핵일 것’이라고 분석하던데 맞는 이야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 건데 최고가로 흥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은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 당시 1년 간 전쟁이 벌어진 뒤 나머지 2년 간은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공산권 협상은 전쟁과 협상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이뤄진다. 공격하면서도 대화하고 대화하면서도 공격을 가하는 ‘타타담담(打打談談) 담담타타(談談打打)’가 그것이다. 나라도 마지막 카드는 쉽게 버리지 않을 거다. -판이 아예 깨질 가능성은 없나. =트럼프가 ICBM을 이용해 중간선거를 막더라도 여러 난제들이 있다. 북핵 말고도 이란·시리아 등 중동 문제도 복잡하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과 해결할 문제가 간단치 않다. 그러니 북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 쾌도난마 식으로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없다. 북한도 판을 뒤엎을 처지가 못 된다. 국제 사회의 공론도 무시 못한다. 북한을 괴멸시키는 대신 북한의 생존을 인정한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뀐 상태다. 그러니 결국 북미 긴장이 풀리는 방향으로 갈 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북에게는 큰 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한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쿠바의 경우 결국 카스트로 형제들이 다 물러나고 다른 이들이 집권하고 있다. 쿠바 모델이 북에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심증을 가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을 거다. 주둔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바겐 포인트를 스스로 버릴 이유가 없지 않냐. 협상할 때는 미군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중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 식으로는 ‘괴짜’ 정도에 해당한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불쾌했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다만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계간지 ‘황해문화’ 발간 1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개번 맥코맥 호주국립대 태평양아시아학과 교수의 진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맥코맥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때 나온 말이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이다.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제국주의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다. 방한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무릎까지 꿇은 사람이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권의 단명은 미국 외교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일본보다 외교력이나 경제력이 약한 한국은 더 말할 게 없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 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사대에 대해서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대는 약소국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선은 사대 정책을 펴왔지만 그걸 욕하기는 어렵다. 이승만 정부 때인 1951년부터 1955년까지 외교를 이끈 변영태 외교부장관이 퇴임 뒤 사석에서 “중국 주변국 중 화교가 자리를 못 잡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 조상들의 사대외교가 능수능란하고 현명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하더라. 노예근성을 갖자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서도 자존심만 내세울 건 아니다. 현실감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남로당 경북도당 간부였다가 전향했던 박진목씨가 과거에 언론인들과 친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 평양 밀사로 가서 이승엽 당시 국가검열상과 협상을 벌였던 인물이다. 박씨의 지론은 “과거 남로당이 생각을 잘못 했다. 그 막강한 일본 제국주의 군대를 물리친 미군을 상대로 남로당 몇몇이 ‘물러나라’고 투쟁했으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를 일컬어 ‘빙하를 움직이는 일’(Moving Ice Glacier)라고 표현한다. 강대국 입장에서 빙하는 한반도다. 빙하가 움직이려면 몇 십년 몇 백년이 걸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반 쯤은 혁명적인 색깔을 드러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데타의 원조인 기무사를 이번 기회에 해체해 개편해야 한다. 최근 경제가 안 좋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이라는 해외 요인이 더 크다. ‘삼성 투자 구걸’ 논란도 일종의 소아병적 반응이다. 대범하게 바라봐야 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탈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북한에서의 상층 인텔리들이 월남을 하면서 남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개신교만 해도 평안도 출신의 보수적인 예수교장로회가 주역이 되고, 함경도 기반의 진보적인 기독교장로회는 소수가 됐다. 예장을 대표한 한경직 목사도 보수적인 색채가 매우 강했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미국이 길러낸 군, 학자, 언론 등 분야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문화가 압도적이다 보니 보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한국전쟁으로 일단 궤멸됐다가 조봉암 진보당 당수가 사형당하면서 더 위축됐다. 4·19 혁명 이후 잠시 머리를 들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또 다시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 정도가 진보의 명맥을 이은 것이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김대중 정부는 아주 약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조금 약한 진보 정부다. 이에 반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강한 보수였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완전히 망치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막말정치를 일삼으면서 보수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엄청난 자정 노력 숙청, 반성 등 재생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했지만 연옥을 안 거치니 안 되는 거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점잖게 나가고 있지만 위기에 부딪혔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일 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기에 평소 협치를 강조한 게 아닌가. 청와대도 협치내각을 구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 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냐.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되는데 이렇게 자극하면 될 일도 안 된다. 한국당과의 협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 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로 가면 안 되는데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10년 전 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전 세계 인구 대비 적정 의원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고,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나온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들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치 일성으로 의원수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안철수는 끝났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의원 수를 줄이자는 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나도 국회의원에 5번 출마해서 4번 이겼다.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먹으면 권력의 전부를 먹는 거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다. 이건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4년 중임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5년 단임제 역시 무리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1987년 개헌 과정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유력 정치인이 서로 번갈아가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속내로 5년 단임을 지지한 측면이 강하다. 지금은 속도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이젠 10년이 아닌 5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내각책임제는 우리 현실에서는 절대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자리다툼에 골몰해 내각이 몇 개월 만에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싸움하다가 볼일 못 볼 수 있다. 제2공화국 당시에도 헌법에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분명히 구분돼 있었지만 윤보선 전 대통령과 장면 전 총리는 권력을 놓고 서로 암투를 일삼았다. -경제 면에서는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정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강조한 것처럼 지대추구의 특권이 용인되는, 곧 땅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건 큰 문제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면 당연히 정부 정책으로 해결돼야 한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많이 올리지도 않았지만 종부세 인상으로 벼락을 맞았다. 속도는 알게 모르게 해야 한다. ‘오리털 뽑듯이 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원래 오리털은 펜촉으로 쓸 용도로 뽑았다. 오리털을 뽑으면 상처는 안 나지만 오리는 매우 아파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오리털은 뽑아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보다는 심상정 의원과 더 가깝다. 하지만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려 다녔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아저씨들의 추억 속 그곳 - 세운상가 전자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아저씨들의 추억 속 그곳 - 세운상가 전자박물관

    “모든 금지된 것들을 열망하며, 나 이곳을 서성였다네” <유하,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1 中에서, 1995> 헛기침 서너 번은 다듬고 난 뒤에서야 말할 수 있는 동네였다. 70,80년대에 청소년기를 서울에서 보낸 중년 ‘아저씨’들의 세운상가 전자골목 2층은 은밀하게 달뜬 호기심의 거리였다. 흔히 세운상가 키드라 불리는 소년들의 사춘기를 가로지르는 뒷골목이자 빨간 책과 빽판의 추억이 담긴 곳, 미국판 마분지 소설과 3년 지난 ‘허슬러’와 ‘플레이보이’가 노포 구루마에 버젓이 나뒹굴던 품행제로 100미터 골목길, 세운상가 이야기다. 지금으로부터 30년도 훌쩍 넘은 시간이다. 당시 세운상가의 부품들과 기술자들을 다 모으면 우주선도 쏘아 올린다는 호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국내 1세대 정보기술(IT) 전자 산업 업계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할 때에는 ‘코맥스’, ‘TG삼보컴퓨터’가 이곳에서 터를 잡아 회사를 키웠고, ‘한글과컴퓨터’는 ‘아래아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전국으로 유통시켜 토종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을 지켜낸 곳 또한 세운상가다. 원래 세운상가는 1967년부터 1972년까지 건설된 곳으로 세운, 현대, 청계, 대림, 삼풍, 풍전(호텔), 신성, 진양상가가 총 길이 약 1km에 달하는 메가스트럭쳐이자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었다. 당시 쌀가게와 연탄가게를 빼고는 서울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구입할 수 있는 고급아파트이자 70,80년대 가전제품과 80,90년대 컴퓨터, 전자부품 등으로 특화된 상가건물로 입지가 탄탄하였다. 60년대 청계천변 일대 고물상 거리에서 출발한 이 지역은 용산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각종 기계, 공구, 전자제품들을 판매하거나 제품을 뜯어서 부품을 팔고 그 부속품으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장들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었다. 이후 광도백화점과 아세아백화점을 중심으로 장사동, 청계천 일대에는 전자업종들이 집중 모여들었고 70년대에는 전자 완제품을 만드는 단계까지 성장한다. 자연히 이 일대에는 전자업종 기술자들의 작업실과 사무실이 들어서면서 주거용 아파트는 작업실과 사무실로 대체되어 버린다. 특히 강남의 개발로 주거 시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저층부 점포에도 전자 업체들이 들어서면서 70년대에 이르러 세운상가는 곧 전자상가라는 인식이 굳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1987년 용산전자상가 시대가 개막되고, 이후 인터넷과 디지털, 모바일 기술 등의 발달로 유통구조가 크게 변화하면서 세운상가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이곳에는 각종 개발품 제작, 전문 수리업종,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전기, 전자부품을 비롯하여 금속, 아크릴, 공구, 건축자재, 조명, 음향 등의 재료상들이 너끈히 버티고 있다. 이러한 세운상가의 잠재적 가능성을 바탕으로 2014년 서울시는 세운상가 존치 결정을 공식화하면서 ‘메이커시티 세운: 도심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서 세운상가의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기술적 해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문제 해결을 중개하는 기술 코디네이팅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세운 마이스터제도, 청년 스타트업과 예술가 그룹이 입주하여 도심 창의 제조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세운상가 일대의 활성화를 촉진하고고자 노력중이다. 또한 세운상가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있는 오래된 공간과 풍경들을 둘러보는 코스도 마련되어 있어 도심투어 장소로서 색다른 재미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세운상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장소야? - 그냥 방문을 한다면 의미를 찾지 못한다. 반드시 투어를 신청해서 가도록 2. 누구와 함께? - 가족들, 친구들, 모임이 있다면 3. 위치는? - 1,3,5호선 종로3가역 12번 출구방향 도보5분 - 직진 후 CU편의점에서 우회전 - 2,5호선 을지로4가역 1번 출구방향 도보8분. 직진 후 세운대림상가 앞 모던라이팅에서 우회전 후 약 200미터 직진, 청계천 세운교 건너 맞은편 4. 꼭 봐야하는 곳은? - 세운전자상가박물관, 엘리베이트를 타고 옥상으로.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알려져 있지 않고, 방문객도 적은 편이다. 6. 여행의 의미는? - 지금은 40대를 훌쩍 넘은 세운상가 키드들의 소년 시절을 만나는... 7. 주의할 점은? - 투어를 신청해서 오도록. 각종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다. 홈페이지 참고. 8. 홈페이지 주소는? - sewoon.org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종묘, 익선동, 종로 5가, 청계천 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도심 재생 프로젝트의 대상으로 선정된 세운 상가는 1970년대 서울을 안고 있는 인문지리적인 의미가 큰 곳이다. 방문한다면 홈페이지에서 투어 신청을 꼭!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주택용 누진제 점진적 완화를”vs“현실 안 맞는 제도 없애야”

    “주택용으로 산업용 보전 얘기는 오해” 작년 전력판매단가, kWh당 1.1원 차이 “고소득층이 전기 많이 쓰던 시절 도입” 산업용이 작년 전력 판매 56.3% 차지 정부가 7~8월 주택용 전기요금을 한시 인하하기로 한 가운데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과 함께 누진제를 확 뜯어고쳐야 한다는 요구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누진제 완화 또는 폐지, 전기요금 체계의 전면 개편 등으로 엇갈리고 있다. 우선 누진제의 틀을 유지하되 점진적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누진제 폐지 논리 중에는 산업용이 반사 이익을 누린다는 불만이 대표적인데 이런 주장의 상당 부분은 오해에서 비롯됐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판매단가는 주택용이 108.5원/kWh, 산업용은 107.4 원/kWh이다. 단가가 1.1원/kWh 차이에 불과하다.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특임교수는 “산업용은 주택용과 달리 고압용이라서 배전망과 변전소 설비 관리 등으로 원가보다 더 비용이 높기 때문에 주택용으로 산업용을 보전한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라면서 “누진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화를 내는 부분은 폭염이 왔을 때 생존이 걸려 있는 전기를 마음대로 못 쓴다는 것”이라면서 “전기를 많이 쓰면 돈을 더 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누진제는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누진제 도입 당시 정책 목표가 현 상황과 맞지 않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974년 누진제를 도입할 때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전기 소비 절약과 소득 재분배였다. 이는 전기요금을 많이 쓰는 계층이 고소득층이라는 전제가 깔린 것인데 그 전제가 깨졌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전체 전력 판매량 중 주택용 비중은 13.4%에 그쳤고, 산업용과 일반용이 각각 56.3%, 21.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인구 1인당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1274kWh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저소득층이나 중산층도 대가족이거나 어린 아이가 있거나 환자가 있으면 냉방 요금으로 3단계(400kWh 초과)를 넘어간다”면서 “국민들은 이미 충분히 전기를 절약하고 있어 폭염이 오면 기본권 차원에서 전기를 더 써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당장 누진제 개편에 급급할 게 아니라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폭염이나 혹한기가 올여름과 겨울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후 변화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용이든 산업용이든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기후 변화를 감안해 에너지 비용이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경제적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누진제를 폐지하면 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한전의 적자 누적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요금 체계 개편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시의회와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의 만남

    서울시의회와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의 만남

    서울시의원 10인(문병훈, 이동현, 한기영, 이승미, 김호평, 김재형, 이병도, 추승우, 이경선, 정진술)과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 실행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에서 제10대 서울시의회의 청년정책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과 함께 ‘2018 서울청년의회’ 추진계획이 논의되었다. 청정넷은 청년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해법을 시도하는 능동적인 시민참여 플랫폼으로 약 300여명의 청년이 모여 청년정책과 관련된 모니터링과 의제발굴을 하고 있다. 청정넷 실행위원들은 서울시의 다양한 정책수단 동원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삶에 안정과 활력제고에 미치는 영향은 한계가 있어 청년수당, 뉴딜일자리, 희망두배 청년통장과 같은 다양한 혁신정책 발굴과 안정적인 제도적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회 2기 구성 △2018청년의회 제안과제 시정 반영을 위한 상호협력 △2019년도 청년정책 예산 편성 및 청년정책 2기 기본계획 수립을 협력과제로 삼았다. 문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초3)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청년위원장으로서 간담회 사전준비부터 진행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오고 있다. 문의원은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시의회와 청년 세대 간의 소통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 이라고 밝혔다. 간담회 참석한 서울시의원 일동은 이동현 의원(행정자치위원회)을 간담회 대표로 선임하고 “서울시-서울시의회-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간의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삶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입법 활동을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정 스님 퇴진’ 다시 혼돈…23일 승려대회 최대 분수령

    ‘설정 스님 퇴진’ 다시 혼돈…23일 승려대회 최대 분수령

    ‘조계종 사태, 승려대회로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16일 이전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진정 국면에 들었던 조계종 사태가 다시 극심한 혼돈 양상을 띠고 있다. 총무원장 즉각 사퇴와 함께 전국승려대회로 종단 개혁을 이루자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총무원장 ‘사퇴 불가’와 ‘사수’를 외치는 맞불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국승려대회 개최를 놓고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등 충돌이 예상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지난 1일 설정 스님의 퇴진 표명 이후 종단 내에서는 8일이나 16일쯤 공식 사퇴 선언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8일은 원로회의, 16일은 중앙종회 임시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따라서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나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권을 가진 중앙종회에서 퇴진 결정을 내리기 전 설정 스님이 사퇴 선언을 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일단 8일 열릴 예정이던 원로회의는 22일로 연기됐다. 원로회의가 중앙종회에서 논의된 총무원장 퇴진 안건을 인준하는 절차를 밟기 위해 중앙종회 이후로 일정을 미룬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설정 스님의 공식 사퇴 선언은 16일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 때부터 학력 위조와 사재산 축적, 은처자 의혹에 휩싸였다. 불교계 시민단체를 비롯해 원로회의, 전국선원수좌회, 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잇따라 사퇴를 요구한 데다 40여일간 조계사 일주문 옆에서 단식을 이어 가던 전 불국사 주지 설조 스님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되자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이다.하지만 최근 미묘한 움직임이 일어 분위기가 반전되는 양상이다. 설정 스님이 느닷없이 한 매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의혹이 분명히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날이 꼭 오리라 확신한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설정 스님이 사퇴 의사를 번복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7일엔 서울의대 법의학교실에서 유전자 검사를 위한 구강 점막 세포까지 채취했다. 다만 친딸 의혹을 받는 전모 씨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유전자 검사로 의혹이 풀릴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조계종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 위원장인 밀운 스님이 가세했다. 밀운 스님은 기자회견을 통해 “종헌종법에 의거해 당선된 총무원장이 여론 재판에 밀려 퇴진한다면 종단 교권이 무너진다”고 강도 높게 주장했다. 특히 설정 스님에게 숨겨진 친딸이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유전자 검사에 의한 판결이 있을 때까지는 총무원장직을 잘 보존해야 종단의 권위가 바로 설 것”이라며 즉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는 설정 스님에 대한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종정 진제 스님의 지시로 설치된 임시기구다. 그런 위원회의 위원장이 명예로운 퇴진을 거듭 주장했던 설정 스님의 입장을 사실상 두둔하고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일부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설정 스님 퇴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조계종의 발전과 개혁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설정 스님을 지지하는 불자들의 모임’은 “설정 스님의 은처자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난 6일부터 조계사 앞에서 퇴진 반대 집회를 이어 가고 있다. 그런 때문인지 종단 안팎에선 총무원장 즉각 사퇴와 새 집행부 구성을 위해 사부대중이 모두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한 범재가불자 연대기구인 불교개혁행동이 출범해 오는 11일 서울 보신각 광장에서 재가불자 총결집대회를 열고 대규모 투쟁에 나설 것을 알렸다. 불교개혁행동에는 기존 시민단체를 비롯해 모두 2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설정 스님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측은 현 총무원장 선거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 선거 제도는 중앙종회 의원과 전국 교구본사 주지들이 총무원장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중앙종회 의원과 교구본사 주지, 종단의 교무직에는 사실상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영향력이 크게 미친다. 따라서 설정 스님 퇴진 후 총무원장을 새로 뽑는다고 해도 현 종단의 권력 구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출가승과 재가불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까닭이다. 이들은 비대위 구성과 함께 자승 스님 구속, 중앙종회 해산, 3원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현 종단 집행부를 좌지우지하는 자승 스님과 중앙종회를 종단에서 거세해야 하며 성추행과 재산 형성의 의혹을 받고 있는 교육원장, 포교원장도 퇴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교육원장과 포교원장은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조계종 사태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아무래도 전국승려대회 개최다. 전국선원수좌회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 등이 오는 23일 조계사 앞마당에서 범불교도대회를 겸한 승려대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실천승가회와 언론사불자연합회도 승려대회 개최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승려대회라면 종단의 공식기구인 중앙종회나 원로회의와 달리 초법적 성격의 집회다. 따라서 스님, 재가불자들이 실력 행사에 나설 경우 반대 측과 심각한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94년 종단 개혁과 1998년 종권 다툼으로 인한 조계종 분규 때 승려대회로 인한 충돌과 집단 폭력 탓에 조계종단의 위신이 크게 떨어졌었다. 이와 관련해 전국선원수좌회 의장인 월암 스님은 기자회견을 통해 “종권을 두고 다투는 세력 싸움이 아니라 종단 개혁을 통해 청정 승가와 불교 발전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일부 세력들이 개최하는 승려대회는 인정할 수 없고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조계종단에 먹구름을 불러오는 입장의 상반된 대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역대 최고로 잘나가던 수출도 하방 위험…올 2.8% 성장 전망”

    “역대 최고로 잘나가던 수출도 하방 위험…올 2.8% 성장 전망”

    정부 예상치 2.9%보다 0.1%P 낮춰 “내수 증가세 약화로 경기 개선 제약 일자리 심각… 14만명 증가 그칠 듯”주요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를 정부보다 더 비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은 물론 수출 증가율, 고용 증가 폭 등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에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8월 경제동향’을 발표했다. 국책·민간 경제연구소와 한국은행 경제전망 담당자, 경제학과 교수 등 2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성장률은 2.8%로 예상됐다. 3개월 전 2분기 조사 때보다 0.1% 포인트 낮춘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요 경제지표의 부진 등이 반영돼 성장 추세가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도 대폭 깎았다. 2분기에 8.1%로 제시했다가 3개월 만에 5.9%로 무려 2.2% 포인트나 내렸다. 미·중 무역전쟁 등 하방 위험이 크다는 판단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도 같은 기간 23만명에서 14만명으로 9만명이나 끌어내렸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 산업에서도 심상찮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5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이 전년 같은 달 대비 -5.6%를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전환된 뒤 6월 -34.0%, 지난달 -68.6% 등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기업들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줄이자 초호황기를 맞았던 반도체 경기가 ‘꼭짓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투자 관련 애로 사항을 들은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반도체 위기설이 아직은 기업들이 지난해 설비 투자를 대폭 늘린 데 따른 착시 효과라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린다. 조덕상 KDI 지식경제연구부 부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과잉 투자까지는 아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설비 투자를 많이 했고 하반기부터 투자를 줄였다”면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증가율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사정은 심각 그 자체다.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14만명)과 정부 전망(18만명)의 중간 정도에서 올해 일자리가 늘어나더라도 예년 수준의 ‘반토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최대 고민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KDI도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 증가세가 약화돼 경기 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면서 “제조업 고용 부진이 계속돼 취업자 수 증가는 여전히 미약하다”고 판단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경기 침체를 벗어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데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마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내년 수출 증가율이 5.1%로 올해보다 0.8%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를 살리려면 정부가 공정경제 기조는 이어 가되 기업의 투자 의욕을 북돋아 주는 규제 완화를 병행해야 한다”면서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려면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권리금 어떡해” 임대 갈등… 소송 없이 ‘판결급’ 해법 찾다

    “권리금 어떡해” 임대 갈등… 소송 없이 ‘판결급’ 해법 찾다

    매일 50건 신청인과 일대일 심층상담 감평사 등 전문가 26명의 분쟁조정위 강제조정 결정서 제공… 중재안 도출서울 동작구에 4층짜리 건물을 보유한 A씨는 건물 곳곳에 물이 새자 리모델링 공사를 계획하면서 임차인들을 내보내려고 했다. 임차인 B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3년 전 해당 건물 3~4층에 고시원을 내면서 이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준 데다 시설 투자도 많았기 때문이다. 갈등을 빚던 두 사람은 ‘서울시 상가임대차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상가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을 통해 A씨는 B씨에게 손해배상금 4000만원을 주고, B씨도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분쟁을 마무리했다.서울 영등포구에 건물을 보유한 C씨와 임차인 D씨는 ‘계약기간 만료일 3개월 전까지 통보하지 않은 경우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한 것으로 본다’고 약정했다. 계약 만료 3개월 전까지 양측이 아무런 의사 표시가 없어 두 사람 모두 계약 갱신으로 여겼다. 계약 만료 2개월을 앞둔 시점, C씨는 갑자기 계약 갱신과 별도로 지난 계약 당시 맺었던 특약사항(20시간 회의실 무료 사용 등)을 더이상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D씨는 C씨가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알고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C씨는 이미 갱신된 계약을 D씨가 일방적으로 깼기 때문에 위약금을 달라고 맞섰다. 분쟁조정위 조정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두 사람은 결국 강제조정(C씨는 원상복구 비용인 28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보증금을 D씨에게 돌려줘야 한다)을 통해 합의했다. 서울시는 임대·임차인 간 권리금 회수나 임대료 조정과 같은 상가 임대차 관련 갈등 발생 때 법률 문제를 상담해 주고 분쟁을 조정하는 ‘서울시 상가임대차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상담센터에 분쟁조정이 접수되면 우선 신청인과 1대1로 심층 상담을 진행한다. 센터는 지난해 1만 1713건, 올해 들어 6월까지 8063건을 처리했다. 하루 평균 50~60건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분쟁 유형으로는 권리금에 관한 게 가장 많고 계약갱신, 계약해지, 임대료 조정, 원상회복 등이 뒤를 이었다. 상담으로도 풀리지 않는 갈등은 분쟁조정위로 전달된다. 조정위는 감정평가사, 갈등조정 전문가, 변호사 등 26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현장 조사와 법률 검토를 거친 뒤 조정안을 도출하는 식으로 중재안을 마련해 준다. 올해 상반기 모두 72건을 접수해 약 43%(31건)의 조정합의를 이끌었고 11건은 조정 진행 중이다. 조정위 접수 건수는 2016년 44건, 지난해 77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조정위에서조차 당사자 간 의견 차이가 클 경우에는 법원 판결문에 버금가는 내용을 담은 결정서를 제공한다. 이른바 ‘강제 조정 결정서’다. 이철희 시 공정경제과장은 “이로써 법적인 구속력을 갖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실제 소송 결과와 유사하기 때문에 건물주들로선 그 결정을 수용하기 쉽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법무부 등에 건의했다. 임대차 계약갱신 청구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건물 철거나 재건축 땐 권리금에 상응하는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9년째 ‘연속 왕좌’ 없는 EPL… 해법은 데스노트?

    9년째 ‘연속 왕좌’ 없는 EPL… 해법은 데스노트?

    감독은 “시즌 중 정리할 선수 둘의 이름을 적어 봉투에 넣어뒀다”며 시즌 내내 공개하지 않았다.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여섯 차례나 우승으로 이끈 알렉스 퍼거슨(77) 감독 얘기다. 그는 선수들에게 “내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라”고 주문했다. ‘더블’을 이룬 뒤 개리 팰리스터 코치가 물어보자 퍼기는 “정말 모르겠나? 아무 이름도 없었다. 충성심보다 라커룸에서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막을 올리는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년 만에 2연패 클럽이 나올지 묻고 답하는 과정에 BBC가 꺼내 든 이 일화는 반면교사로 읽힌다. 2009년 퍼기가 지휘하던 맨유가 리그 3연패에 성공한 뒤 어느 팀도 2년 연속 EPL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그전에는 일곱 차례나 2연패 기록이 작성됐다. 2009년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은 6연패,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는 2연패 기록을 두 차례나 남겼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는 7연패, 프랑스 리그앙 파리생제르망(PSG)은 4연패를 작성했는데 왜 EPL에서만 2연패 클럽이 사라진 것일까? BBC는 라이벌 구단이 엄청난 중계권료를 뒷돈으로 디펜딩 챔피언을 웃도는 투자를 감행한 것, 챔피언 클럽들이 붙잡아야 할 선수를 내보내고 받아들이면 안 될 선수를 영입하는 판단 착오를 일으킨 것,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경기 수가 대폭 늘어난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특히 동기 부여가 잘 안 됐기 때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눈길을 끈다. ‘바르셀로나 방식’(The Barcelona Way)을 펴낸 대미안 휴즈는 성공적인 스쿼드라면 느슨해지는 팀 분위기를 붙들어 맬 4~5명의 선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맨유의 성공 요인으로 “‘멘탈 라인’을 시즌 끝까지 재정립하고 다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캐릭터들”로 꼽았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개리 네빌처럼 거푸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라커룸을 계속 긴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란 얘기다. 비슷한 예로 창단 50년 만에 우승을 일군 2005년과 이듬해 2연패를 일군 첼시에는 디디에 드로그바가 있었다. 방송은 이번 시즌은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아스널, 맨유, 리버풀까지 모두 맨시티를 앞지르는 돈보따리를 풀어 총액은 1억 7155만 파운드(약 2504억원)로 추계된다. 하지만 맨시티도 리야드 마레즈를 레스터에서 영입하는 등 구단 최고액을 고쳐 썼고,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로 수구 선수 출신인 마누엘 에스티아르테를 백룸 스태프로 영입해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도록 하고 있다. BBC는 라이벌 구단들이 눈에 띄는 개선을 했더라도 지난 시즌 역대 최초 승점 100 고지를 돌파한 맨시티와의 격차를 다른 팀들이 한 시즌 만에 메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자영업 목소리 靑 전달 시스템 만들고 상인에겐 정책 설명하는 메신저될 것”

    “자영업자들의 고통이나 골목가게의 목소리를 잘 정리해서 정부에 전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또 반대로 상인들이 원하는 정부 정책이 왜 바로 실현되기 어려운지 설명해주는 통로로 서로의 이해를 넓히는 중간 메신저 역할을 하고자 한다.” 6일 신설된 청와대 초대 자영업비서관에 임명된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 총연합회 회장의 각오다. ●2000만 소상공인 자영업자이자 거대 소비자 인태연 비서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통계청에서 추산한 중소 자영업자 숫자는 560만여명이지만 자영업에 고용된 근로자, 무임금으로 일하는 자영업자 가족, 무등록 자영업자, 노점상 등까지 합치면 2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 많은 인원들이 먹고사는 일이 자영업이고 동시에 이들은 거대 소비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독자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기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자영업은 기업과 노동으로만 분류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독자적인 산업정책 영역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구조적으로 건강하고 새로운 산업으로 자영업을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해법, 노동자·자영업자 마주 앉아야 이어 그는 “지금까지 유통 대기업의 골목상권 잠식이나 시장 상인 보호를 위해 일해 온 만큼 앞으로도 유통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와 불균형을 바로잡는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해법에 대해서는 “노동자와 자영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면서 “노동자에게 한계 자영업자의 상황을 알게 하고 동시에 자영업자도 노동자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 비서관은 인천 출신으로 부평 문화의거리에서 이불, 그릇, 의류 유통업을 하며 상인회장을 맡았다. 전국 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 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소상공인協 “현장과 소통 창구 역할 기대 ” 소상공인업계도 이날 인 비서관에게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 창구 역할을 주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최저임금 등 당면한 소상공인 현안을 풀어가는 데 있어 소상공인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청와대에 전달해 문제 해결에 나서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의 한 부류로 취급되던 지금까지의 소상공인 정책을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재편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자영업비서관 신설을 계기로 청와대가 최저임금과 관련한 소상공인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고, 소상공인들과 소통하며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행동 대 행동” vs “先 비핵화”… 북·미 17년 전 실패 답습하나

    “행동 대 행동” vs “先 비핵화”… 북·미 17년 전 실패 답습하나

    볼턴 “1년 내 비핵화는 김정은이 약속” 리용호 “공동성명 동시적·단계적 이행”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북·미 간 양자회담은 열리지 못했다.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 등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했으니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종전선언을 하자는 북한 측과 핵 관련 신고·사찰·검증 등 비핵화 조치를 먼저 이행하라는 미국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자칫 17년 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의 실패 사례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대표적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핵화를 1년 안에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증거를 볼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년’이라는 북한 비핵화 시간표를 약속한 사람이 김 위원장이라고 처음 공개한 것으로,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반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전날 ARF 연설에서 “공동성명의 모든 조항들을 균형적으로, 동시적으로,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게 현실적인 방도”라며 “(미국은) 핵시험과 로켓발사시험 중지, 핵시험장 폐기 등 (북한이)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대한 화답은커녕 초보적인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에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북한의 ‘행동 대 행동’ 원칙과 미국의 ‘선(先)비핵화’ 주장은 해묵은 갈등구도다. 북·미 간 첫 비핵화 합의인 1994년 제네바 합의는 ‘행동 대 행동’의 기조 아래 타결됐다. 북한이 흑연감속로를 폐기하는 대신 미국은 경수로를 건설해 주고 중유를 제공하는 등 ‘주고받기식’ 합의였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한 공화당 등 매파의 제동으로 미국은 중유 제공과 경수로 건설 등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당시 러스트 데밍 국무차관보는 의회에서 “솔직히 우리는 중유 제공 일정을 잘 맞추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2001년 출범한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 개발 증거를 확보했다며 제네바 합의 폐기를 공식 선언했다. 또 정부 출범 직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무시했다. 북한에 ‘선(先)핵포기’, 즉 사실상의 항복을 압박했다. 북·미관계는 경색일로였다. 그러던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전쟁 장기화로 국내외 여론이 악화하며 궁지에 몰리자 대북 정책을 대화기조로 바꾼다. 부시 행정부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수용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 등 국무부의 주도로 2005년 비핵화 해법을 담은 9·19 공동성명을 타결한다. 그러나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강경파인 미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 자금에 대해 금융제재조치를 취하면서 9·19 공동성명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향하는 반면, 볼턴 보좌관 등 강경파가 주도하는 미국 관료들은 행동 대 행동을 거부하는 해묵은 구도에 매몰돼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실제 볼턴 보좌관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국제안보·군축 담당 차관으로 강경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리 외무상은 ARF 연설에서 “미국 내에서 수뇌부의 의도와 달리 낡은 것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들이 표출되고 있다”면서 “조(북)·미 공동성명이 미국 국내정치의 희생물이 돼 수뇌부의 의도와 다른 역풍이 생겨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하겠는데, 관료들은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료들을 설득해 빨리 관계 정상화와 대북 제재 해제에 나서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강·온파가 혼재하기 때문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중재한다면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9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세 부분인 평화로운 관계 구축, 대북 안전 보장 증대, 비핵화를 병행해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 외무상이 ‘종전선언에서까지 후퇴하고 있다’고 한 걸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국 정부, 종전선언 추진 총력… 해법은?

    한국 정부, 종전선언 추진 총력… 해법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싱가포르 칼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내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해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 이번에도(아세안 회의에서도)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계기로 지난 1일부터 4일간 싱가포르를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등과 총 12번의 양자 회담을 갖었다. 특히 지난 3일 환영 만찬에서는 리용호 북 외무상을 조우했다. 강 장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북·미 대화에 대한 짧지만 진솔한 의견을 나누었다”며 “종전선언에 대해 의견 교환이 있었고 (북측의) 공개 발언을 보시면 내용을 유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리 외무상은 전날 ARF 회의 연설에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핵실험과 로켓 발사시험 중지, 핵실험장 폐기 등 주동적으로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대한 화답은 커녕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9월말에 열리는 유엔총회가 종전선언을 실행하는 좋은 무대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유엔총회를 중요한 계기로 보지만 총회를 넘어 다른 중요한 계기들도 있다”며 “종전선언을 연내에 이루겠다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고, 주요 협의 대상국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목적(종전선언) 달성을 위해 협의를 긴밀히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북·미간 친서 외교가 재개된 것도 종전선언을 위해 우호적인 여건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미국 대표단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ARF 회담장인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리 외무상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내용을 전했다. 이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다.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은 없어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자는 식의 내용은 포함됐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북측의 미군 유해송환에 이어 북·미 간에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문안 작성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적 효과를 가급적 배제하는 ‘정치 문서’로 추진하고, 문안은 최대한 간소화하는 식이다. 종전선언에 적극성을 보이는 북한과 달리 핵시설의 완전한 신고를 포함한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며 ‘신중론’을 펴는 미국의 저항감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종전선언에 북한의 비핵화를 명시하거나 평화협정까지 정전체제를 유지한다는 식의 문구를 넣어 미국이 조기에 종전선언에 참여토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 경우 북한이 반대할 수 있다. 따라서 외려 종전선언을 간결하게 만들고 정치적 선언임을 강조함으로써 북에게는 미국의 대북 조치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동시에, 미국 내 반대 여론도 완화시키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두걸의 시시콜콜/여의도발 낙하산 실종의 명암

    이두걸의 시시콜콜/여의도발 낙하산 실종의 명암

    요즘 금융권은 인사의 계절이다.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인선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일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예보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신임 사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예보 사장은 금융위원장이 임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번 달 중하순 정도에는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기술보증기금도 최근 신임 이사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를 구성하고 다음주 공고를 내기로 했다. 추석 전까지는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보 안에서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두 기관의 공통점은 수장의 인사가 늦어졌다는 점이다. 현 곽범국 예보 사장의 임기는 지난 5월 26일 만료됐다. K 전 기보 이사장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지난 4월 해임됐다. 모두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예보 안팎에서는 위성백 전 기재부 국고국장, 진승호 전 기재부 대외경제국장 등이 새 사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둘 다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다. 기보 이사장 역시 기재부 출신의 전직 차관급 인사가 물망에 오른다.금융공기업 인사가 늦어진 결정적인 이유는 6·13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이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권 입장에서는 지방선거라는 중차대한 일정을 앞두고 인사를 결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관가에서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자리를 챙겨줄 사람이 줄어든 게 인사 일정을 늦췄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접 ‘손’을 들거나 챙겨줘야 할 후보자들이 별로 없다보니 후임 인사 결정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한 경제부처 고위관료)는 것이다. 기재부 등 경제부처 인사들의 ‘몸값’이 어부지리 격으로 높아졌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여의도발 ‘낙하산’들이 별로 없다 보니 경제와 금융에 전문성을 갖춘데다 ‘친정’의 힘도 센 경제부처 관료 출신들이 갈 자리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민간행 등을 이유로 옷을 벗는 경제부처 고위 관료들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경제부처의 고질적인 인사적체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현직이든 전직이든 향후 인사에서나 공기업 등 진출 과정에서도 지난 정부 때보다는 ‘한 등급’ 정도 올라간 자리를 기대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려운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정치권으로부터의 낙하산이 줄었다는 건 반길 일이지만 자칫 검증이 덜 된 인사들이 대통령의 인기를 등에 업고 지방권력을 획득한 결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기초단체 의원 당선자는 선거 전까지 ‘무직’ 상태였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 전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광역자치단체 의회 진출에 성공한 여당 의원들도 거론된다. 결국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방권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지방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는 ‘생활 민주주의’의 복원이 유일한 해법이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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