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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도 투여한 약” 렘데시비르, 첫 ‘코로나 치료제’ 됐다

    “트럼프도 투여한 약” 렘데시비르, 첫 ‘코로나 치료제’ 됐다

    미국 FDA, 렘데시비르 정식 사용 허가에볼라 치료제…코로나19 치료 첫 승인WHO는 ‘치료효과 글쎄’…효험 논란도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미 보건당국의 정식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렘데시비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승인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의약품이 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다는 정식 허가를 내줬다고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5월 FDA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정맥주사 형태의 약이지만,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여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이달 초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의 회복 기간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5일 더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여된 여러 치료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생산량을 늘리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회사 측은 연말까지 200만명 투여분 이상을 생산하고, 내년에 수백만회분을 추가로 더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길리어드는 이달 말까지 렘데시비르 생산량이 글로벌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대유행 시작부터 길리어드는 글로벌 보건 위기의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1년도 안 돼 미국에서 이 약을 필요로 하는 모든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는 FDA 승인을 얻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에서는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치료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또 경증 환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효험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치료 효과 논란…“국내 지침 변경은 아직” 앞서 로이터통신은 WHO가 입원 환자 1만 1266명을 상대로 진행하는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생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약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연구 결과를 더 검토해야 한다며 당장 국내 치료 지침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17일 WHO의 렘데시비르 연구 결과와 관련해 “최종 연구 결과에 대한 전문가적인 리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국내 치료지침 등을 변경하거나 개선하거나 할 여지 또는 필요는 현 단계에서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尹·秋 갈등’에도 정치가 수사 덮어선 안 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라임 의혹 사건 등 관련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대검 참모진을 통한 간접화법으로 ‘중상모략’이라고 반발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제 대검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며 추 장관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의 말만 듣고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윤 총장은 지난 5월 말 서울남부지검장으로부터 야권 정치인 연루 의혹을 처음 보고받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 등을 공개하며 “(법무부가) 무슨 근거로 검찰총장도 부실 수사에 관련돼 있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추 장관은 윤 총장을 지목해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검 저격’ 주장 등은 아무리 법무장관이라도 과도했다. 라임 수사 등과 관련해 추 장관의 질타와 윤 총장의 반박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 간의 불신과 힘겨루기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확대됐다. 어제 윤 총장이 임기를 고수할 뜻을 강하게 내비친 만큼 더이상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추 장관은 발언을 자제하길 당부한다. 법무부와 검찰의 정치적 갈등의 부작용은 검찰과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당장 라임 의혹 사건 수사 책임자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어제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일선 검사들마저 동요하는 등 ‘검란’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다. 박 지검장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남긴 ‘사퇴의 변’을 통해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면서 “정치권과 언론이 각자의 유불리에 따라 비판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그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정치권과 법무부를 비판했다. 박 지검장의 사퇴로 라임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돈을 떼인 피해자들의 피눈물과 한탄을 생각한다면 늦어지는 수사로 구제도 늦어질 것이라 안타깝기 짝이 없다. 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그제밤 두 번째 자필 입장문을 공개했는데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검찰 관계자들이 도피 행각을 돕고 ‘일도 이부 삼빽’(일단 도망치고, 잡히면 부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빽을 동원하라) 등의 수사 조언까지 했다는 대목도 있었다. 사기 사건 당사자의 주장을 100%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검찰 수사를 누가 믿겠는가. 특별검사의 독립적인 집중수사만이 해법이다.
  • 코로나 고의 감염 실험하는 英… 윤리성 논란 ‘뜨거운 감자’

    코로나 고의 감염 실험하는 英… 윤리성 논란 ‘뜨거운 감자’

    연구진 “의도적 병원체 감염 신중할 것”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심각한 영국에서 건강한 사람을 인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뒤 면역·백신 해법을 찾는 실험이 시작돼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휴먼챌린지 실험’(HCT)으로 불리는 이번 연구는 백신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속성 연구를 하겠다는 시도지만, 비윤리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연구진은 18~30세의 건강한 지원자들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뒤 최소 1년간 장기 영향을 추적하는 실험을 내년 1월 시작한다.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고 심장병·당뇨 등 위험 요인도 없는 이들은 한 번에 19명씩 런던 로열프리병원에서 진행되는 실험에 참여한다. 연구진은 비강 분비물을 이용해 지원자들을 코로나에 감염시키고, 감염에 필요한 최소 노출 수준, 백신이 증상·감염을 막아 주는 기전, 면역 체계 반응을 연구한다. 인터넷으로 추가 지원자도 신청받고 있으며, 결과는 내년 5월쯤 나올 전망이라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이번 실험에는 영국 공공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정부 자금 3360만 파운드(약 494억 9000만원)가 투입된다. HCT는 건강한 사람을 고의로 감염시킨다는 점에서 실험 백신을 맞은 뒤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바이러스에 노출되도록 하는 기존 백신 개발 연구와는 다르다. 이런 방식은 앞서 장티푸스, 콜레라,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 백신 개발 때도 이뤄졌다. 알로크 샤르마 영국 산업부 장관은 이날 “획기적이면서도 신중하게 관리되는 이번 연구로 바이러스 규명 및 백신 개발에 중대한 발걸음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는 치명률이 높아 참가자가 실제로 사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성 논란을 낳고 있다. 감염된 참가자를 회복시킬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또 백신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때에 굳이 이런 실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젊고 건강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과 실제 인구 분포가 다르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46종의 코로나 백신이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이 가운데 11종은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 중이다. 반면 HCT를 옹호하는 이들은 많은 사람을 바이러스에 노출시킬 필요가 없고, 연구 결과가 빨리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공동 연구자인 피터 오픈쇼 교수는 “의도적으로 자원자들을 병원체에 감염시키는 행위가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참가자 등록 전 독립적인 윤리 및 보건위원회 승인을 받고 모든 단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야권 소장파, 새 정치실험 ‘생각 놀이터’ 성공할까

    야권 소장파, 새 정치실험 ‘생각 놀이터’ 성공할까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소장파 의원들이 여의도에 협동조합 형식의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를 개점하며 새로운 정치 실험에 돌입했다. 외딴섬처럼 대중과 고립돼 정쟁이 일상화된 국회 정치의 대안으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열린 정치 공간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협동조합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는 21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설립 취지와 향후 일정을 알렸다. 이사장을 맡은 오신환 전 의원은 “국회는 대중과 너무 괴리된 측면이 있고 양 진영이 답을 정해놓고 생각만 주장하는 공간 아니냐”면서 “하우스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소통 공간으로 보수진영뿐 아니라 정당을 달리하는 분들도 관심 갖고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국회 인근에 있는 하우스는 카페·책방·클래스 등으로 운영된다. 협동조합 가입자는 150여명으로 현역으로는 국민의힘 김병욱·김웅·유의동·이영·황보승희 의원 등이 참여했다. 쇼케이스에 앞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카페를 방문하기도 했다. 하우스는 26일 공식 영업을 시작하며, 30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강연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日죽도문화연구회 보고서 비판 학술대회 개최

    日죽도문화연구회 보고서 비판 학술대회 개최

    영남대 독도연구소가 경북도와 함께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22일 영남대 법학전문도서관 2층 영상세미나실에서 일본 죽도문제연구회의 ‘죽도문제 제4기 최종보고서’ 비판을 주제로 진행된다. 일본의 죽도문제연구회가 지난 2020년 3월에 발행한 ‘죽도문제 제4기 최종보고서’의 핵심내용에 대한 비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최근 일본은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2017.3.31.) 및 고등학교 ‘학습지도요령’(2018.3.30.)을 개정하여 학교교육 현장에서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왜곡 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독도 영유권 왜곡 주장의 발원지가 되는 일본 시마네현 죽도문제연구회의 ‘제4기 최종보고서’를 비판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학술대회에서는 대구대 최장근 교수가 ‘일본이 모르는 독도의 진실 비판에 대한 재비판’, 영남대 독도연구소 송휘영 교수가 ‘죽도문제에 관한 학습 추진 검토부회의 활동과 죽도교육 검토’, 계명대 이성환 교수가 ‘내정화하는 한일의 외교의 통감부 시절 공문서에 대한 비판’, 박지영 영남대 독도연구소 교수가 ‘송도개척원 관련 ??제4기 최종보고서학??의 주장 비판’, 대구대 최철영 교수가 ‘지리적 근접성에 근거한 영역권원 취득의 가능성 비판’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영남대 독도연구소 최재목 소장은 “최근 일본은 아베 정부의 노선을 계승하는 스가 총리가 집권한 가운데 한일관계는 여전히 경색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일관계에 대한 해법을 모색함과 더불어, 제4기 시마네현 죽도문제연구회의 연구 성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제4기 최종보고서’의 독도 영유권 논리에 대한 허구성을 규명하고 사실 왜곡의 실상을 밝히기 위해 기획됐다”면서 “이번 학술대회가 일본의 사실 왜곡의 실상을 철저하게 분석 비판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책 마련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오전 11시 30분에는 영남대학교 본관 남측에 조성된 ‘독도자생식물원’의 완공식을 진행한다. ‘독도자생식물원’은 직접 독도를 가지 않고도 독도를 체험할 수 있는 독도교육 체험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독도 식물을 식재하여 조성한 것으로, 현재 6종의 식물이 조성돼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전세 준 집 4년 묶였다 ‘안 팔려’…미친 전세 씨가 말랐다 ‘못 나가’

    전세 준 집 4년 묶였다 ‘안 팔려’…미친 전세 씨가 말랐다 ‘못 나가’

    경기 성남시에 살고 있는 40대 A씨는 지난 8월 서울 강남의 전세 낀 아파트 구매 계약을 했다. 자녀 교육으로 강남에 살 집이 필요했던 A씨는 공인중개업소로부터 해당 아파트 세입자가 전세 만료되는 오는 12월 중순에 나갈 것이란 얘기를 듣고 연말에 이사할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세입자가 지난달 갑자기 2년을 더 살겠다고 원집주인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한 이후 A씨의 고민은 깊어졌다. A씨는 이달 초 잔금을 치러 소유권을 획득했지만 계약갱신은 전세 만료 6개월~1개월 전에 청구할 수 있고, A씨가 세입자를 내보내려면 전세기간 만료 6개월 전에 잔금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세입자는 A씨의 퇴거 요청에 “새 전셋집을 구하려 했지만 나온 집이 없고 현 보증금보다 3억원 이상 더 줘야 겨우 구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A씨는 “나도 이 집에 못 들어가면 새로 전세나 월세를 구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80일이 지났지만 전세난이 겹치면서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세입자가 임대료 폭등 걱정 없이 최소 4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집주인과 세입자, 매수자 갈등만 심화시키고 있다. 서로 정부 분쟁해결기구도 믿지 못하고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다. ●법률구조공단 분쟁상담 1만 7839건 18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새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난 7월 3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공단에 접수된 임대차 분쟁 관련 상담 건수는 1만 78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1103건)보다 61% 급증했다. 하지만 공단 내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조정 신청은 상담 건수의 1.6% 수준인 282건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26건)보다 13.5% 감소한 것이다. 분쟁 상담이 크게 늘어난 것과 달리 분조위 조정 신청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집주인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사적으로 해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음을 뜻한다. 분조위 조정은 피신청인이 거부하면 접수하지 못한다. 조정안이 나와도 한쪽이 거부하면 효력이 없어 민사재판으로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매입한 매수자도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가능 시점인 계약 만료 6개월 전에 등기 이전을 하지 않으면 입주할 수 없다는 해석을 정부가 내놓자 집주인과 매수자 불만은 더욱 거세졌다. ●조정 신청은 1.6%… 집주인들 사적 해결 경기 안양시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30대 B씨는 다음달 중순 전세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실거주할 집이 필요했던 그는 내년 5월 1일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집을 구했고,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 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는 다음달 중순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 그는 새로 입주할 집의 세입자가 내년 5월에 나가기를 기다려 인근 빌라에 6개월간 월세로 살다가 입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B씨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청구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B씨는 국토교통부에 관련 문의를 했지만 “다음달 1일이 되기 전에 잔금을 앞당겨 지불해 소유자가 되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당장 잔금을 당기는 게 불가능한 데 2년 6개월간 내 집에 못 들어가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세금 부담 탓으로 연내에 집을 팔려고 내놓았지만 이를 악용해 세입자가 금전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의 30대 후반 C씨는 자신의 집을 전세로 주고, 인근 다른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지난해 또 다른 아파트를 매입해 일시적 2주택자가 된 C씨는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지난 6월 중순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실거주하려는 매수인에게 연말 전세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잔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집을 매수인에게 보여줄 때만 해도 가만히 있던 세입자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나자 “왜 나와 상의를 안 하고 마음대로 팔았느냐”며 못 나가겠다고 해 분쟁이 시작됐다. 세입자는 ‘자신이 소유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내년 여름 완공될 때까지 못 나가겠다’며 정 내보내려면 지금 사는 집과 이사비와 위로금, 임시로 거주할 집의 월세 차액 등을 합해 2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C씨는 “애초에 임대차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계약하지 않아 매수인 측으로부터 세입자를 제때 안 내보내면 배상 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조정위에 조정 신청을 해봤자 세입자가 거부하면 그만이라서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현금부자 전세 낀 집 쇼핑만 도운 꼴” 전세 낀 매물이 기피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재산권을 침해받았다는 불만도 많다. 부산에 거주하는 50대 D씨는 딸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 3월 중순 전세가 만료되는 아파트를 연말까지 팔려고 내놨다가 세입자와 다퉜다. D씨가 지난 3월 매물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세입자는 전세 기간이 끝난 뒤 나간다고 했고, 지난 8월 실거주를 하려는 사람이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계약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세입자가 돌연 “전셋값이 급등해 지금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고, 이를 알게 된 예비 매수자는 계약을 파기했다. 집을 빨리 처분하고 싶었던 C씨는 결국 실거주하지 않는 다른 투자자에게 시세보다 1억원 낮게 팔았다. C씨는 “임대차보호법은 결국 현금 부자들이 전세 낀 집을 쇼핑하는 것만 도와준 꼴 아니냐”고 꼬집었다. 세입자들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전셋값은 오르고 전세 매물도 없어 버티는 것이 최선이 됐기 때문이다. 박동수 서울세입자협회 대표는 “전세난을 악용해 세입자에게 임대료 5% 이상 인상과 같은 이면계약을 요구하는 집주인도 있어 임대차법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대차보호법이 무조건 세입자 편을 드는 것도 아니다. 서울 강남에서 전세 사는 한 세입자는 원래 만료 기간이 다음달까지였고, 이후 집주인이 실거주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입자가 “이사 갈 집을 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 내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6개월 연장을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볼 수 있는지 불분명해졌다. 청구권을 행사한 게 아니라면 세입자가 다시 2년을 더 살겠다고 할 수 있어서다. 분조위는 6개월 연장을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보지는 않았지만, 원래 합의에 따라 6개월 뒤 세입자가 나가고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도록 했다. 정부는 뒤늦게 전세 낀 집을 매매할 때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계약서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입자의 변심으로 인한 분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출 규제로 주택 매입이 어려워지고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세난을 해결하지 않는 한 분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정부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줄인 데다 임대차법으로 기존 세입자에겐 전셋값을 올려받지 못한 집주인들이 새로운 세입자에게 전셋값을 높여 받거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아져 전세난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난은 임대차법뿐 아니라 저금리로 인한 집주인의 전세 기피,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에 따른 특정 지역의 수요 쏠림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해법은 공급 확대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금 부담을 대폭 낮추고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려 시장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다시 주는 등 공급을 늘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윤경 경기도의원, 코로나19 초등학교 교육 현장 정담회 개최

    정윤경 경기도의원, 코로나19 초등학교 교육 현장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장 정윤경(더불어민주당·군포1) 도의원이 14~15일 양일간 군포의왕교육지원청에서 군포 관내 초등학교 관계자(교장, 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와 정담회를 열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정담회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방문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군포의왕교육지원청 회의실에서 총 27개 초등학교를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6회에 걸쳐 이날까지 진행된다. 정담회에서는 등교수업 확대에 따른 학교 방역 강화 등 다양한 학교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생들이 몰리는 등교 시간에 원활한 열체크를 위한 열화상카메라 추가 지원, 방역 인력을 학교 교육활동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온라인 수업에 따른 학습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안정적인 온라인 수업을 위해 스마트 기기의 추가 보급과 무선 교육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또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풀밭이 된 운동장 개선, 통학로 정비 등을 통한 학생 안전 확보, 소외된 학생들에 대한 대책마련, 기초학력보조원 지원 확대, 상담공간 및 인력확보 요청 등 코로나19를 경험하고 있는 학교 현장의 생생하고 다양한 의견들 전달됐다. 학교 관계자는 “오랫동안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해 왔지만 도의회와 정담회는 처음인 것 같다”며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노력해주는 학교와 학교 관계자분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며 “학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함께 나눈 정담회가 의미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교육기획위원장의 역할을 다해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수노동자 저임금·고용 불안, 지자체 넘어 정부가 책임져야”

    “필수노동자 저임금·고용 불안, 지자체 넘어 정부가 책임져야”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필수노동자들’이 사회적 필요성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정부와 국회 등이 나서 필수노동자들의 복지안전망 강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노동 전문가들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필수노동자’의 재평가와 사회적 관심 그리고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은 “요양보호사와 돌봄서비스, 택배기사, 배달종사자 등 필수노동자들은 대부분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소속된 계약직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의 포괄적 보호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들이 필수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을 통해 복지안전망 구축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아 법무법인 도담 공인노무사도 “필수노동자의 노동 조건이 개선될 수 있게끔 정부와 국회, 광역시도가 나서야 할 때”라면서 “서울 성동구가 가장 먼저 필수노동자 조례안을 만들었지만, 사실 보험이나 위험수당 등의 부분은 자치단체를 넘어 광역시도 단위 이상에서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노무사는 “성동구에서 처음 ‘필수노동자’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요양보호사, 돌봄종사자에게 마스크 몇 장 지원하려고 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필수노동자들이 전국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근로기준법 등 기존의 제도권 내에 편입돼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필수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의제로 등장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김은주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변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았지만, 꼭 필요한 일을 성실히 하고 있는 필수노동자의 존재가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현재는 성동구에서 필수노동자 지원 조례안을 먼저 시작해서 중앙정부로 확대돼 가는 것은 특징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구체적인 정책은 전국적으로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고 광역시도의회의 조례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필수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필수노동자의 저임금, 불안정 고용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정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기획국장은 “요양, 보육, 돌봄종사자 등 필수노동자들은 대표적인 저임금, 불안정 고용 분야”라면서 “현재 이들의 99%가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는데 이를 최대한 공공 영역으로 편입시키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국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사회서비스 같은 부분을 공공영역에서 관리하려고 했었으나 중도에 중단되면서 흐지부지됐다”면서 “과감한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류 소장도 “필수노동자가 ‘노동을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 국가나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필수노동자가 아프거나, 가족 문제로 부득이 일을 할 수 없더라도 경제적 등 기타 부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동현 서울시의원은 “서울시는 버스 운전기사, 돌봄종사자, 환경미화원 등 숨은 곳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열심히 일하고 있는 필수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안을 이미 광역시의회 최초로 발의한 상태”라면서 “앞으로도 필수노동자를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거리두기 힘든 과밀학급 학교 ‘초1 매일등교’ 어쩌나

    거리두기 힘든 과밀학급 학교 ‘초1 매일등교’ 어쩌나

    오는 19일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의 등교 일수가 늘어나지만 과밀학급 학교들은 등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도는 학급 당 학생 수가 코로나19 국면에서 학생들의 등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오는 19일부터 초등학교 1학년을 매일 등교하도록 했지만 과대학교나 과밀학급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교육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과대학교나 과밀학급은) 협의를 통해 완화된 방침을 운영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전국 초중고 학급당 학생 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학급 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은 전국 677개교(5.6%) 2만 2375학급(10.1%)로, 과밀학급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은 총 71만 3525명(13.2%)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73개교(1.2%), 중학교 455개교(14.1%), 고등학교 149개교(6.35)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구와 양천구,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구 등 이른바 ‘좋은 학군’으로 알려진 지역에서 과밀학급이 많았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급 당 학생 수가 25명 안팎만 돼도 교실 안에서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과밀학급 학교는 초등 저학년의 매일 등교 등 등교 확대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학교 밀집도가 3분의 2로 늘어나며 학교 여건에 따라 전면 등교도 가능하지만, 과밀학급 학교는 3분의 2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과밀학급은 분반을 해 오전·오후반을 운영할 수 있지만 학부모들은 자녀의 오후 등교를 도와주기 어렵고 학원 등 오후 일정을 조정해야 해 대체로 오후반 등교를 선호하지 않는다. 오전·오후반 운영은 교사의 수업 시수도 두배로 늘어나 교육부마저도 분반을 통한 오전·오후반 운영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학급 당 학생 수가 35명 안팎인 ‘초과밀학급’ 학교는 등교 일수를 1학기에 비해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초등학교는 학급을 분반해 번갈아 등교하기로 했다. 1·2학년을 비롯해 모든 학년이 주2회 등교한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초등학교는 학급을 분반하고 순차 등·하교를 통해 오후 2시까지 2부제 수업을 한다. 등교수업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등교수업 시간은 2시간 가량에 그친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초등학교는 19일부터 학급을 분반해 격일로 등교하기로 했다. 부산교육청은 초등 1·2학년은 매일 등교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 학교는 1·2학년 학생들도 주2~3회 등교한다. 이 학교 학부모 C씨는 “등교 일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반가웠는데, 과밀학급 학교에 아이들을 보낸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급 당 학생 수 감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은 “학급 내 밀집도를 낮추고 일상적 방역이 가능하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내로 감축해야 탄력적 학사 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학급 당 학생 수 감축이 유일한 해법”이라면서 “교실 방역과 효율적인 원격·대면수업, 취약 학생 학습 지원 및 교육격차 해소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5]최봉태 “강제동원 문제 일본 대화 의지 있어, 정부 적극 나서야”

    [2000자 인터뷰 45]최봉태 “강제동원 문제 일본 대화 의지 있어, 정부 적극 나서야”

    日 스가 총리 방한에 ‘현금화 중단’ 조건, 유감이나 진전 정부도 일본에서 수용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 대화 나서야 강제동원, 독일 소녀상 설치 논란으로 대화 계기는 마련돼 피해자들 한일 경색 부르는 현금화 원치 않지만 해법 신속 논의를 일본 정부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방한에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중단 약속을 조건으로 건 데 대해 “우리의 사법 주권에 대한 심대한 침해이지만, 아예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아닌 만큼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15일 서울신문과 전화인터뷰를 갖고 “강제동원 피해자들도 현금화로 인해 한일관계가 경색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한일이 각자의 사법부를 존중하면서도 이 문제를 풀어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 만큼 대화를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한국 측에 현금화 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없으면 스가 총리의 연말 방한은 없다고 전달했다고 한다. A: 일본이 부당한 정치적 조건을 걸어 우리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유감이다. 삼권분립 국가에서 행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하며 사법부의 최종 법적 판단에 따라야 한다. 현재 양국 사법부가 피해자 구제를 촉구하고 있으므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한일관계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데도 일본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사법 주권에 대한 침해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대해서는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았다. 한국의 강제동원 피해자만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사인(私人) 간 재판에 정부가 나서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본이 한국인의 개인청구권은 살아 있다고 얘기하면서도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진 않았지만 소송이 아닌 다른 자발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일본 사법부 판단에도 저촉되는 일이다. Q: 일본 사법부 결정에 행정부가 개입하지 못한다는 삼권분립을 모를 리 없는 일본 정부가 왜 이런 압박을 가한다고 보는가. A: 달리 생각하면 일본 정부가 스가 총리의 방한에 조건을 단 것은 진전된 부분도 있다고 본다. 아예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보다는 대화를 위한 속셈을 드러냈다. 한국 사법 판결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한일청구권협정 3조에 따라 대화를 하면 된다. 만일 일본이 대화하겠다는 속셈을 가지고 있고 강제동원 판결이 청구권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한다면 그에 대해 협의하자고 하면 된다. Q: 스가 정권이 한일대립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아베 전 정권의 수법을 계승하려는 의도는 아닌가. A: 일본이 우리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는 보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도 대안을 만들어 가면 된다. 일본이 가급적이면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한국 측 기여를 많이 해 달라는 속셈을 보인 것이라면 일본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우리가 얘기하면 될 것이다. Q: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 현금화 절차는 어디까지 진행돼 있고, 언제쯤 현금화가 이뤄질 것 같나. A: 일본제철이 포스코와 합작해 만든 PNR 주식에 대한 법원의 압류명령에 즉시항고해 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어서 언제 현금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대화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가 같이 발생한 상태다. 독일에 설치된 소녀상 철거가 보류됐으니 한일 간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는 마련됐다. 대화하면서 이들 문제가 전쟁 피해자의 인권 문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면 일본과 한국의 원폭 피해자에 대해 한일이 공동으로 진상조사를 하고 결과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다. 소녀상도 전쟁 피해자의 상처를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본이 여기에 반발하는 것은 이 문제를 전쟁 피해자 인권문제라는 시각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이 8월 초 일본에 마스크 1만 2000장을 보낸 데 이어 최근에도 추가로 5000장을 보냈다. 원폭 등 한일의 전쟁 피해자들이 연대하는데 정치 지도자는 대립을 일삼고 있다. Q: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정말 현금화를 원하는가. A: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정의가 회복되는 것이다. 하지만 배상 판결이 2년 전에 나온 만큼 배상금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피해자들도 현금화로 인해 한일관계가 경색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국회에 제출돼 있는 법안 중에 포괄적인 해법, 예를 들어 무소속 양정숙 의원 등이 공동발의한 ‘일제강제 원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 인권재단의 설립에 관한 법률안’(한일 양국 및 기업의 출연금, 기부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강제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에게 피해 배상액을 지급하는 게 골자)을 가지고 일본 정부와 협의하도록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혁신의 일상화… ‘디지털 신인류’가 돼라

    혁신의 일상화… ‘디지털 신인류’가 돼라

    “코로나로 인간의 삶 전체가 근본적 변화 위기지만 기회도 있어… 적극 대응 필요” 정총리 “문명의 대전환기, 새 해법 제시”“코로나19는 20세기 초 세계 대공황과 세계대전 때만큼이나 인간의 삶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만들어 내는 변화들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다가올 많은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서울신문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뉴노멀시대의 인류’라는 주제로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회장은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코로나19의 영향은 앞으로 수년, 잠재적으로는 10년 넘게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솅커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인명피해, 재산손실 같은 부정적 영향이 크고 사회 각 분야에서 위기 상황의 경고음이 들어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회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솅커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파고와 코로나19로 직업이 줄고 교육의 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전자상거래, 원격근무,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이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늘고 생산성은 더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솅커 회장에 이어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쇼크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신인류 ‘포노사피엔스’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혁신의 일상화를 주문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참석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좌석 사이에도 투명 차단막이 설치된 가운데 진행됐음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가 궁금한 각계 전문가와 연구원, 기업인들까지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격려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분야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새로운 가치 체계가 필요한 문명의 대전환기가 시작됐다”며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은 현 상황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시의적절한 화두로 이번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해법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자산 현금화 중단해야 방한한다는 해괴한 日 총리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판결의 집행 절차인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를 한국 정부가 막지 않으면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방한은 없다는 입장을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대법원 판결에 대해 행정력을 동원해 현금화를 저지하라는 일본 정부의 요구는 해괴하기 짝이 없다. 일본에서는 최고재판소 판결, 그것도 민사소송의 집행에 일본 정부가 개입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지, 그럴 정도로 일본의 삼권분립이 형해화한 것인지 묻고 싶다. 한국이 해방 이후 확립해 온 삼권분립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올해 연말에는 한국·중국·일본 3국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일본은 현금화 중단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약속이 없으면 스가 총리의 방한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압박 의도를 분명히 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한중일 정상회의가 정치적 이유로 몇 차례 열리지 않은 적은 있지만 회의 참석의 조건으로 현금화 중단을 꺼낸 건 치졸하기 짝이 없다. 일본 정부의 이런 통보는 스가 총리의 의향이 반영돼 있다고 한다. 2018년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고 몇 차례나 밝혔다. 일본이 한국 정부가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건 것은 한일 대립을 정치에 이용했던 아베 전 정권의 수법을 스가 정권이 계승하려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한일 관계가 좋지 않았던 2015년 11월 아베 전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당일치기로 서울에 왔고 문 대통령 또한 2018년 5월 역시 3국 정상회의를 위해 도쿄를 방문한 바 있다. 이러니 일본 국내외에서 스가 총리가 외교를 모른다는 우려가 나와도 할 말이 없다. 강제동원 문제는 일본 기업이 원고인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면 끝나는 일이다. 간단한 해법을 무시하고 일본 정부가 기업의 화해 노력에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 일본 기업이 정부 눈치를 보고 배상을 꺼린다면 현금화 절차는 진행될 수밖에 없고 한일 관계는 되돌릴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얼마든지 민간에서 해결 가능한 것을 일본 정부가 분쟁화하고 관계를 방치하는 것은 한일 상호이익을 해칠 뿐이다.
  • “줄서기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 필요”

    “줄서기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 필요”

    ‘정치판 세대 교체’에 대한 희망을 품고 지난 4·15 총선에 나섰지만 기성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한 청년 낙선자들은 각자의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정치를 위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는 각양각색이었지만 구태의 기득권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믿음만은 같았다. 경북 경주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 정다은(34) 전 후보는 13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기성 정치인에게 기대지 않아도 청년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각 당이 당헌·당규 등에 지원 규정을 명시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정 전 후보는 “기업에는 블라인드 채용도 있고 직원들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수행했는지가 인사 점수가 되는데, 정당에서는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청년 프로젝트도 기여도 등을 계량화하는 방법을 도입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어느 기성 정치인과 친하냐, 줄을 잘 섰느냐가 아니라 능력이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는 취지다. 경기 광명을에 도전했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용태(30) 전 후보는 “선거 후에 보전을 받는다 하더라도 일단 써야 할 1억원 넘는 선거비용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당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청년 정치인을 위한 대출 상품이 있으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는 또 “다른 직업들은 일정한 커리어 모델이 있지만 정치인은 정해진 모델이 없는 것이 당장 먹고살기 바쁜 청년들이 진입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라며 “각 정당의 연구소에서 젊은 정치인들을 육성하는 공간과 커리큘럼을 만들고 시스템으로 뒷받침한다면 실력 있는 청년 정치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청년 낙선자들은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더라도 ‘생활 정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했던 정혜연(29) 전 후보는 “당에서 선거비용 지원을 많이 해줬지만 11년간 정당 활동을 하며 누적된 빚이 많다. 당장 코앞에 닥친 빚이 1000만원”이라면서 낙선 후유증을 털어놨다. 선거 때 약사 일을 접고 출마했다 이후 당 부대표로 4개월간 일하다 복귀한 정 전 후보는 “저도 코로나 때문에 구직에 애를 먹었다”며 “그래도 다른 분들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만 후원금을 받을 수 있고, 일상적인 정치인은 후원 경로가 없다.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동을 정의당 권중도(35) 전 후보는 35세 미만을 청년 후보로 분류하는 정의당에서 자신이 “딱 끝물”이라면서 청년 정치의 문제의식을 다른 세대로도 확산시킬 필요성을 언급했다. 권 전 후보는 “원내에 류호정, 장혜영 의원이 있어 전보다는 청년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 뒤 “청년정의당뿐 아니라 당 전반적으로 청년 정치에 대한 이해가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정에서 낙선한 뒤 대표직을 맡은 신지혜(33) 기본소득당 대표는 작은 정당의 청년 후보로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제한적이었던 점을 아쉬움으로 털어놨다. 신 대표는 “거대 양당 후보 외에는 언론에서도 주목하지 않고, 특히 이번엔 코로나 탓에 선거운동이 너무 어려웠다”며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청년에 주목하는 흐름이 있었지만, 지금은 방송에서도 청년 정치인의 출연 빈도가 낮아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신 대표는 원내 의석수 등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국고보조금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을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거대 양당에만 국고보조금이 쏠리는 상황”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정치기본소득을 매년 10만원씩 지급하고 국민들이 직접 후원하는 방식을 도입해서 평등한 정치 참여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태도에 변화 보인 베를린 당국 “소녀상 철거, 대화로 해법 찾자”(종합)

    태도에 변화 보인 베를린 당국 “소녀상 철거, 대화로 해법 찾자”(종합)

    독일 베를린 당국이 철거 명령을 내린 ‘평화의 소녀상’ 문제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베를린 미테구(區)의 슈테판 폰 다쎌 구청장은 “법원에 철거 명령 중지 가처분신청이 접수돼 시간이 생겼다”면서 “조화로운 해결책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다쎌 구청장은 미테구청 앞에서 철거 명령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 집회에 예고 없이 나타나 이같이 밝혔다. 녹색당 소속의 다쎌 구청장은 “며칠간 소녀상과 관련된 역사를 배우게 됐다”면서 “시민 참여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베를린에 거주하는 많은 일본 시민으로부터 소녀상에 반대하는 서한을 받았다면서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린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 연방정부와 베를린 주(州)정부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역구청으로서 우리의 임무는 평화로운 공존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평화를 되살릴 방법을 찾아보자”고 덧붙였다.미테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이 국제적인 전쟁 피해 여성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인정, 지난해 7월 설치를 허가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제막식 이후 일본 측의 반발이 거세자 지난 7일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에 오는 14일까지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다쎌 구청장의 이러한 발언은 철거 명령을 자진 철회하지는 않지만, 코리아협의회의 가처분 신청으로 철거 명령이 당분간 보류된 만큼 소녀상 관련 사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현지 시민단체 및 시민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입장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 내부에서도 철거 명령에 반발이 나오는 데다 녹색당, 좌파당과 함께 베를린 주(州)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회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베를린 시민 300여 명은 소녀상 앞에서 철거 명령을 내린 미테구청 앞까지 30여분 간 행진하고 집회를 열어 철거 명령의 철회를 요구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코로나發 교육 실험 8개월… 학교자치 강화로 해법 찾는 교육부

    코로나發 교육 실험 8개월… 학교자치 강화로 해법 찾는 교육부

    코로나19로 촉발된 초유의 ‘교육 실험’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다섯 차례에 걸친 전국 단위의 개학 연기와 4월 ‘온라인 개학’, ‘3분의2 등교’와 ‘3분의1 등교’, 8월 말 수도권 전면 등교 중지 등 교육부는 등교 방침을 수차례 뜯어고쳤다. 확산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원격수업과 ‘퐁당퐁당 등교’ 사이를 오갈 수밖에 없었고 학교와 학생, 학부모의 시름도 커졌다. 지난 8개월간의 공교육은 ‘성큼 다가온 미래 교육’이라는 예찬론 뒤에 학습 격차와 돌봄 공백 등의 진통을 남겼다. ●‘방역 우선’ 한계 넘어 학교 정상화 방향 보여 결국 교육부는 ‘등교 확대’라는 카드를 꺼냈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동시에 등교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을 명시한 ‘학교 밀집도 기준’ 내에서 등교를 유연하게 늘릴 수 있도록 한 학사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그간 엄격하게 유지해왔던 ‘방역 우선’ 원칙의 한계를 넘어 학교의 정상화를 추진하려는 방향이 엿보인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학교 밀집도 기준을 지키되 학교와 지역의 여건이 가능하다면 이보다 등교 인원을 소폭 늘릴 수 있도록 한 것, 전면 등교가 가능한 소규모 학교의 기준을 300명 내외로 완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의 자율적 권한을 확대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등교를 늘리기 위해 오전·오후반을 운영하는 등 탄력적인 학사운영 방안을 ‘학교 구성원의 민주적 의사결정’에 맡겼다. 교육부는 그간 ‘학교 자율’, ‘학교장 재량’을 명시해왔지만 정작 학교는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제한됐다. 이번 발표에서는 ‘학교 자치’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 충분한 경험이 쌓였다”면서 “급박하게 일괄적인 지침을 내리던 데서 벗어나 학교와 시도교육청의 자율적 권한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정상적인 학교 운영에 차질이 계속되면서 교육부는 학습 격차와 가정의 돌봄 부담,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 학교의 업무 과중 등 산적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들 문제들은 ‘풍선효과’처럼 맞물려 발생해 교육부 내부에서도 각각의 대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돌봄을 확대하자 학교의 부담이 커지고,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주 1회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의무화하자 기자재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교사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임기응변식의 대책을 둘러싼 비판도 커졌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변경된 등교 지침을 공문이 아닌 포털사이트 기사를 보고 알게 된다는 뜻의 ‘네이버 공문’이라는 신조어가 회자됐다. 준비되지 않은 원격수업과 등교 개학에 학교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학부모들의 공교육 불신으로 이어졌다. 이번 등교 확대 방안은 지난 8개월간 이어진 교육 실험의 ‘최종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학교와 시도교육청에 권한을 부여하고 학교와 지역의 여건을 반영한 자율적 등교 방침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점이 새로운 시도로 분석된다. 실제 혁신학교 등 학교 자치가 자리잡은 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과 지역 여건을 고려해 최선의 등교 방식을 도출한 사례가 적지 않다. ●“감염 발생해도 학교 책임 묻지 말아야” 요구 새로운 학사운영 방안이 적용된 후에도 남은 과제가 산적하다. 등교 확대로 학교 내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기 더 어려워지면서 교원단체들 사이에서는 학교에서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학교에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등교를 더 늘려달라” 또는 “등교하지 않을 권리를 달라”는 상반된 민원이 학교로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주춤하지만 지역별로 산발적 감염이 발생할 경우 등교를 다시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코로나19 초기 혼선을 거듭하던 교육부도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마련하며 교육계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교원단체와 시·도 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 등교 확대 방안에 현장의 요구를 반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이 여전한 만큼, 이달 중 ‘원격교육 실태 설문조사’를 통해 원격수업 내실화를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종인이 쏘아올린 ‘노동법 개정’ 허와 실… 전문가에게 묻다

    김종인이 쏘아올린 ‘노동법 개정’ 허와 실… 전문가에게 묻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해고와 임금을 유연하게 하는 노동법 개정 화두를 던지면서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를 인용하면서 “141개국 중 우리나라 고용·해고 관행은 102번째, 노사 관계는 130번째, 임금 유연성은 84번째로 후진적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이 인용한 지표 출처가 허무맹랑하다. 실제 한국 노동지표는 최악 중 최악”이라고 반박했고 한국노총은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제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노동법 개정은 절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누구의 말이 사실에 가까운지 12일 기업·노동 전문가 5명에게 물어봤다. ●金 인용 수치는 WEF 국가경쟁력 평가 김 위원장이 인용한 수치는 OECD가 집계한 순위가 아니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나왔다. WEF는 설문조사(47개)와 통계(56개) 결과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고용·해고 관행, 노사협력, 임금 결정의 유연성 항목은 모두 설문조사 결과다.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라기보다 기업인의 인식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노총도 이 대목을 지적했다. 다만 이 숫자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가”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WEF는 기업가뿐만 아니라 회계사 등도 설문한다”면서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명을 해고할 때 드는 해고비용(퇴직금+해고예고비용)은 27.4주급으로 OECD 평균(14.2주급)의 두 배에 달해 해고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용보호법제지수, OECD 평균과 비슷 노동자가 해고로부터 얼마나 보호받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는 없을까. OECD는 각국의 법률 등에 나타나는 해고 절차, 해고 수당, 부당 해고 시 보상, 파견·기간제 허용 범위 등을 계산해 고용보호법제지수를 만든다. 지수가 높을수록 노동자 보호가 강하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지수는 2.35점으로 OECD 평균(2.32점)보다 조금 높았다. 김준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장은 “고용보호법제지수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과보호’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하청기업의 근로자는 보호 정도가 낮고 유연성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근로기간이 짧은 노동자가 많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24.4%로 OECD 평균(11.8%)의 2배가 넘는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 유연성이 커지면 취약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근속연수가 1년 미만인 노동자가 전체의 30%를 웃돈다”면서 “노사 관계를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노조 조직률이나 단체협약적용률도 10%대”라고 지적했다. ●노동법 개정하면 노사관계 좋아지나 재계는 김종인표 노동법 개정에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우려를 표한다. 이 팀장은 “임금과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개정하면 고용이 늘어날 수 있는데, 노조의 단결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김용성(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유럽 주요국이 청년 실업률을 낮추려고 고용 유연성을 높였지만 기업은 경기전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채용 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이혼(해고)이 쉬워진다고 결혼(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고용 경직성을 논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팩트체크]“이혼(해고) 쉬워지면 결혼(고용) 늘어나나요”

    [팩트체크]“이혼(해고) 쉬워지면 결혼(고용) 늘어나나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해고와 임금을 유연하게 하는 노동법 개정 화두를 던지면서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를 인용하면서 “141개국 중 우리나라 고용·해고 관행은 102번째, 노사관계는 130번째, 임금 유연성은 84번째로 후진적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또 “성역이 된 노동법을 해결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 전환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이 인용한 지표 출처가 허무맹랑하다. 실제 한국 노동지표는 최악 중 최악”이라고 반박했고 한국노총은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제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노동법 개정은 절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누구의 말이 사실에 가까운지 12일 기업·노동 전문가 5명에게 물어봤다. 김종인 인용 수치는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평가 김 위원장이 인용한 수치는 OECD가 집계한 순위가 아니라 세계경제포럼(WEF)가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나왔다. WEF는 설문조사(47개)와 통계(56개) 결과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고용·해고 관행, 노사협력, 임금 결정의 유연성 항목은 모두 설문조사 결과다.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라기보다 기업인의 인식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노총도 이 대목을 지적했다. 다만 이 숫자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가”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WEF는 기업가뿐만 아니라 회계사 등도 설문한다”면서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명을 해고할 때 드는 해고비용(퇴직금+해고예고비용)은 27.4주급으로 OECD 평균(14.2주급)의 두 배에 달해 해고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호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중소·하청 노동자 노동자가 해고로부터 얼마나 보호받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비교평가할 수는 없을까. OECD는 각국의 법률 등에 나타나는 해고절차, 해고수당, 부당해고시 보상, 파견·기간제 허용 범위 등을 계산해 고용보호법제지수를 만든다. 지수가 높을수록 노동자 보호가 강하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지수는 2.35점으로 OECD 평균(2.32점)보다 조금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정규직 근로자의 개별 해고에 대한 보호(2.37점)는 평균(2.26점)보다 조금 경직적이지만, 집단 해고에 대한 보호(2.31점)는 평균(2.45점)보다 유연하다. 임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지수는 2.54점으로 평균(2.09점)보다 높다. 김준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장은 “고용보호법제지수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과보호’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하청기업의 근로자는 보호 정도가 낮고 유연성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근로기간이 짧은 노동자가 많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24.4%로 OECD 평균(11.8%)의 2배가 넘는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 유연성이 커지면 취약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근속년수가 1년 미만인 노동자가 전체의 30%를 웃돈다”면서 “노사관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노조 조직률이나 단체협약적용률도 10%대”라고 지적했다.   노동법 개정하면 노사관계 좋아지나 재계는 김종인표 노동법 개정에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우려를 표한다. 이 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안에 기업에 불리한 내용이 상당수”라면서 “임금과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개정하면 고용이 늘어날 수 있는데, 노조의 단결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반면 김용성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는 “유럽 주요국이 청년 실업률을 낮추려고 고용 유연성을 높였지만 기업은 경기전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채용 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이혼(해고)이 쉬워진다고 결혼(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상황에 고용 경직성을 논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공장 시대’ 노동법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교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9투6 시대’는 끝났다”라며 “해직자에게 조건 없는 복직 외에 금전적 보상을 허용하거나 신산업에 노동법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플랫폼 노동자 등 새로운 유형의 노동을 감안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노동법을 손질할 필요는 있다”고 제언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거리두기 2단계땐 “경제망해” 1단계하니 “감염커져” [이슈픽]

    거리두기 2단계땐 “경제망해” 1단계하니 “감염커져” [이슈픽]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12일부터 현행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지만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집단감염과 잠복감염의 가능성을 고려할 때 수도권은 확실하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사회적 수용성 저하와 서민 생활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방역의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2개의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방역당국의 납득할 만한 설명에도 온라인상의 반응은 갈린다.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할 때는 자유를 억압한다며 ‘독재’를 언급하더니 거리두기 단계를 낮추자 ‘책임을 미루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기간 거리두기로 국민적 피로도와 서민경제의 피해를 고려할 때 단계 조정은 불가피한 상태였지만 이번에는 50명 미만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원칙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지금으로선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감염자 발생이 미미하기 때문에 2단계에 묶어둘 필요가 없다. 하향 조정하지 않으면 거리두기로 누적된 불만이 쌓여서 결국 12월께 다시 한번 폭발할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에너지(불만)가 잠잠해진 상태일 뿐”이라고 평가했다.잘하고 있는 한국…되찾아야 하는 일상 전 세계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5만 명을 넘어섰고,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에 가까운 10만 9000여 명이 유럽에서 나왔다. 유럽은 지난 3월 코로나19가 창궐할 때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확산 중이고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확진자 폭증에 봉쇄조치를 했던 국가들은 봉쇄가 풀리자마자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리고, 그로 인해 사망했지만 코로나에 걸린 대통령은 여전히 유세를 위해 마스크를 벗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있다. 브라질도 예외가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는 연일 신규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방역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이날 하루에만 신규 감염자가 총 437명이 나왔다. 총 확진자는 9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58명 나왔고 누적 확진자는 2만4606명이다. 추석 연휴 이동, 수도권 집회, 여행지 관광 등 곳곳의 확산 위험 요소들이 있었음에도 급격한 재확산 징후 없이 세계 어느나라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7개월이 넘도록 신규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고 치사율을 낮추려는 방역당국의 노력에 대다수의 시민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지난 3월 12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3월 16일 스페인, 3월 26일 독일, 4월 7일 미국, 6월 10일 영국 등 전 세계 25개 국가가 K-방역의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외신들은 K-방역에 대해 “한국은 사라지지 않을 바이러스와 공존해나가가는 전략에 있어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WHO 의장 데일피셔)는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방역당국은 외신 기자들에게 K방역의 주된 원동력은 국민의 의지와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라고 인터뷰했다. 세계 어느 시민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 호응도 높고, 코로나19에 대한 이해도, 마스크 착용 참여도도 높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최근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보건과 경제 간 균형을 가장 잘 잡은 나라로 한국을 지목했다. 게이츠는 “이번 일로 우리가 배우고 혁신해 다음에 이것이 발생하면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이 효험이 있고 대규모로 빠르게 준비돼 적절히 분배되면 부유한 나라들은 내년 말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도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될 수 있지만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모임 자제 같은 기본적인 원칙의 중요성은 이 사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겨울철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상과 경제활동의 자율성, 방역수칙 준수라는 책임성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거듭 당부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데스크 시각] 누구를 위한 체육 개혁인가/이제훈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누구를 위한 체육 개혁인가/이제훈 체육부장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사건과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선수의 불행한 죽음을 계기로 불거진 체육계 개혁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목불인견이다. 갈등의 주된 원인은 체육회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것을 놓고 발생한 양 기관의 의견 차이다. 개혁 해법을 둘러싼 이견이 원인이지만 좀더 살펴보면 그게 주된 이유인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KOC를 체육회에서 분리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국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같이 분리된 형태도 있고 독일과 프랑스처럼 통합된 경우도 있다. 우리 상황에 맞는 형태를 취하면 될 뿐이다. 그런데 문체부가 추진하는 체육회와 KOC 분리 움직임은 의심받을 여지가 있다. 체육회와 KOC는 2009년 오랜 논쟁 끝에 통합됐다. 2016년에는 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합쳐지면서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아우르는 통합 대한체육회로 거듭났다. 사실 박근혜 정부 시절 체육회와 생체협이 합쳐진 데는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다. 생체협이 선거철에 풀뿌리 선거조직으로 이용되는 정황은 차고 넘친다. 생체협이 체육회에 통합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은 현재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문체부는 물론 체육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당 의원이 KOC 분리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 때문에 KOC를 분리하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주문을 받은 ‘주문 생산형’ 정책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물론 문체부는 이런 의혹에 고개를 젓는다. 오히려 KOC를 분리해 국제스포츠 측면에서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체육회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책임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체육회의 움직임도 이상하다. 이기흥 회장은 잇따른 폭력 사건으로 젊은 선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지만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 자신의 연임을 둘러싼 정관개정 문제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체육회와 KOC가 분리되면 정부 간섭이 심해질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체육계의 고질적인 폭력 근절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연임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정관개정을 승인받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정부를 압박한 것은 지나친 벼랑 끝 전술이다. 스포츠 외교를 위해 유승민 IOC 위원 외에 한 석이라도 IOC 위원 자리가 아쉬운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다. 일부에서는 문체부가 체육회 정관개정에 대한 승인을 미루는 이유가 이 회장에게 퇴로를 열어 주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체육회와 KOC 분리를 받아들이는 대신 이 회장이 국가원수 대우를 받는 IOC 위원직은 유지할 수 있도록 회유한다는 것이다. 대신 정치적으로 필요할지 모르는 체육회장 자리는 내놓으라는 것이다. 마침 체육회장 자리에 여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가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그래서 주목된다. 여권 인사가 체육회장 자리를 노리는 게 풀뿌리 선거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KOC를 분리하는 게 일반인의 생활 체육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폭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체육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한다.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체육회장직을 두고 자리다툼이 벌어져서도 안 될 것이다. 이미 문체부에 2차관을 비롯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등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지 않았나. 누구를 위한 체육 개혁인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parti98@seoul.co.kr
  • 승자독식뿐인 거대사회 ‘공정 3법’ 해법을 묻는다

    승자독식뿐인 거대사회 ‘공정 3법’ 해법을 묻는다

    챔스리그 상금·대기업 혜택 독점 닮은꼴금리 인하·세계화 등 ‘경제 거대화’ 부추겨 새로운 경쟁자는 인수합병되거나 짓밟혀자본주의 병들고 인간 소외… 개인 빈곤화법인세 인상·반독점법 등 10가지 대안 제시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AC 밀란, 파리 생제르맹 FC, FC 바이에른 뮌헨. 매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으로 거론되는 축구팀이다. 팀에 속한 유명 선수들 이름까지 줄줄 외우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말뫼, 브뤼헤, 글래스고, 포르투 같은 축구팀을 아는 이들은 드물다. 1970~1980년대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 올랐던 이 팀들은 1992년 챔피언스리그 시작 이후 서서히 밀려났다. 챔피언스리그는 상위팀에 막대한 상금을 주는데, 축구팀은 이 상금과 인기를 바탕으로 매년 우수한 선수를 영입한다. 경쟁에서 밀린 하위팀은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웅장한 정부 관사, 거대한 기업 빌딩, 대규모 학교와 병원 건물, 끝없이 이어지는 항만과 공항. 모두 챔피언이 되려고 기를 쓰고 몸집을 불린다. 벨기에 경제학자 게르트 노엘스는 이런 거대화 추구 병리 현상을 ‘자이언티즘´이라 명명한다. 누군가는 이런 대형화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 반박한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두고 벌어졌던 논란이 좋은 사례다. 대형마트가 지역 주민을 고용하는 효과가 있고, 값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옹호한다. 저자는 미국 내 직원만 150만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마트인 월마트가 지역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월마트의 경제적 발자국’이라는 보고서를 들어 반박한다. 월마트가 새로 문을 열 때마다 다수의 독립 점포가 사라졌다. 따져 보니 창출된 일자리보다 사라진 일자리가 더 많았고, 새로 생긴 일자리는 저임금으로 문제가 됐다. 보고서를 작성토록 한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이를 두고 “월마트는 ‘트로이 목마’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런 거대화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금리 인하, 세계화, 정부의 느슨한 규제를 지목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춰 기업이 돈을 빌리기 쉽도록 하고, 정부는 법인세를 계속 떨어뜨려 지원사격했다. 각국에서 다국적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혜택을 제시했다. 만약 대기업이 무너지면 직간접 피해가 크기 때문에 정부는 세금을 들여서라도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 이들은 독과점 효과를 계속 누리기 위해 덩치를 계속 키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뛰어든 새로운 경쟁자는 인수합병(M&A)으로 사들이거나, 아니면 철저하게 짓밟는다.저자는 겉으로 보이는 성장 뒤엔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실물경제가 나아져 수치가 좋은 게 아니라 수치를 만들고자 억지로 약물을 투입하며 이룩한 기형적 성장이라는 뜻이다. 이런 성장은 공정한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를 병들게 하고, 무엇보다 인간을 소외시킨다고 덧붙인다. 거인은 점점 비대해지고, 개인은 점점 빈곤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있을까. 저자는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미국 NBA리그를 보라”고 말한다. NBA는 꼴찌 팀에 신인드래프트 우선권을 줘 특정 팀이 유망 선수를 독점하는 일을 막는다.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동시에 다양성을 꾀한다. 저자는 관련해 중앙은행의 개입을 줄이고 허술한 세법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밖에 국제적인 규약을 통한 법인세 인상, 반독점법 강화, 거대 기업의 기업 인수 금지 등 10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을 두고 시끌시끌한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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