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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7년 국가 온실가스 3000만t 산림에서 흡수

    2027년 국가 온실가스 3000만t 산림에서 흡수

    정부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핵심 탄소흡수원인 산림 활용을 확대키로 했다. 산림청은 10일 탄소중립 실현과 녹생성장을 위해 2027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의 21%인 3000만t을 흡수한다는 목표를 담은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탄소 3000만t은 탄소배출권 거래가격 기준 4350억원, 국내 등록 자동차의 연간 탄소배출량의 98%에 달하는 규모다. 3차 계획에 따르면 산림 탄소흡수능력 강화로 2826만t, 신규 산림 탄소흡수원 확충 7만t, 목재·산림바이오매스 이용을 통해 224만t을 확보키로 했다. 탄소흡수원 보전·복원과 산불 등 산림재해로 인한 탄소배출을 최소화(57만t)한다는 계획이다. 산림청은 목재 이용 확대를 중점 추진한다. 국산 목재 공급 기반을 위해 현재 3개인 목재 산업단지를 권역별로 2년마다 1개씩 확충할 예정이다. 목재 이용 활성화를 견인할 목재 친화도시도 전국 총 17개 지역에 조성한다. 목재 친화도시는 쉼터·벤치·가로등 등 경관 개선과 함께 목재 건축물 신축 및 리모델링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국산목재 우선구매제도 개선 및 국내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키로 했다. 지속가능한 산림순환 경영을 위해 경제림육성단지(203만㏊) 중심으로 규모화·집약화된 산림경영을 추진하고, 기능별 숲가꾸기 확대로 생태·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등 탄소흡수 능력을 제고한다. 숲가꾸기는 산림의 탄소흡수량·목재생산량 증대 및 하층식생을 다양화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신규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해 기후대응 도시숲과 도시바람길숲, 학교숲 등을 조성하고 경관보호와 재해방지, 미세먼지 저감 등 기능별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2027년까지 폐철도·옥상벽면·하천변 등 유휴 공간 4000㏊에 나무심기와 섬지역 산림 훼손지 2718㏊에 대한 산림생태 복원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산림 재난 축소 및 대응력 강화와 핵심 생태축 복원, 산림보호지역 지정 확대 등을 통해 탄소배출도 최소화한다. 또 국제협력에 기반해 해외산림탄소감축사업(REDD+) 등 국외산림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도 확대할 계획이다. NDC에 맞춰 2030년까지 500만t을 확보키로 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산림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필수 감축수단으로 적극적 정책 추진과 이행점검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산림 탄소정책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R&D)과 통계 검증체계, 소통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친알국] 미래는 ‘AI의 디지털 전쟁’… 우리 군, 첨단 전력·AI센터 창설 급선무/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AI연구센터장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친알국] 미래는 ‘AI의 디지털 전쟁’… 우리 군, 첨단 전력·AI센터 창설 급선무/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AI연구센터장

    세계 군사 강국들 AI 투자 사활美 국방부 1년 예산만 18억 달러지상·해상·사이버·우주 ‘시스템화’中은 지능화 전쟁 프로젝트 추진러는 자율화 기술·로봇 개발 초점우리 군 ‘AI 복합전투체계’ 지향SW기술 확보·데이터 관리 핵심‘AI 문해력·민주화’ 갖춰야 완성군 임무 지원 생태계 조성 필요 20XX년 전쟁 중인 나라 A와 B가 있다. 매년 발표되는 군사력 순위나 국방예산 순위를 보면 A가 B보다 월등하다. 그런데 많은 전투에서 B가 A를 오히려 압도한다. 대체 이런 전투력의 역전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B는 대형 마트나 쇼핑몰에서 언제든 대량 구매할 수 있는 무인 로봇 키트를 군사용으로 개조해 가성비 좋은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무인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달해 있다. 전 국민이 저궤도 통신위성을 활용한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한다. 반면 A는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고성능 전투기나 전차를 개발하는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 1대의 최첨단 전투기가 1000대의 구형 전투기를 상대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최첨단 전투기를 많이 보유할수록 전투에 유리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많은 전투에서 B는 가성비 좋은 저가의 상용 무인 로봇을 개조한 뒤 감시정찰기나 미끼로 사용해 A의 방공망을 교란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후방에 있는 미사일 기지나 무인기(전투기, 함정 등)에서 발사되는 고가의 고성능 미사일, 100대가 동시에 군집 비행이 가능한 공격용 무인기 부대로 적의 핵심 표적을 타격하고 있다.이것이 디지털 전쟁이며 소프트웨어 전쟁이다.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국가와 군의 디지털 기술 역량이 미래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수백대 이상의 무인 로봇이 서로 통신하면서 유인 지휘관이 사전에 설정한 기준과 목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무인 로봇들이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하는 표적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AI 기술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다수의 군사 강대국이 AI 기술에 대규모 국방 예산을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주요국 국방 AI 동향과 사례 인터넷의 시초인 아파넷(ARPAnet)을 개발한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8년 국방 분야 AI 추진 전략과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미 국방부의 AI 분야 예산은 연구개발 예산만 한 해에 18억 달러(2024년 요구 예산 기준)에 이르며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AI는 미군의 임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시설이나 장비의 고장 시점을 예측해 미리 정비하는 예지정비, 재해가 발생했을 때 재해 복구 경로를 자동으로 설정하거나 구호 물품을 배송하는 인도주의적 지원, 전투원의 건강 정보를 분석해 신체 및 심리적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의무 분야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되고 있다. 2022년에는 지상, 해상, 공중, 사이버, 우주 등 전 영역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AI가 수집 및 분석하고 판단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계획을 발표하고 자동화, AI, 예측 분석 등의 기술을 기초로 군별, 기능별 하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7월 현재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AI 분야 강국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2030년 AI 분야 초강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지능화 전쟁을 위한 AI 분야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유사하게 정보 분석, 예지정비 등과 관련한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저 센서 시스템, 워게임, 전투관리 시스템 등과 같이 전장 분야 AI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자율화 기술과 로봇 기술 개발에 초점을 두고 무인전투기나 무인잠수정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극초음속미사일이나 핵미사일을 AI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관심을 두고 있다. 한편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AI 기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포병을 위한 우버로 알려진 GIS Arta 시스템을 사용해 러시아와 대등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감시정찰용 드론에서 표적을 식별한 뒤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수단을 결정하고 실제로 타격할 때까지의 과정을 스타링크에 연결된 모바일 기기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표적 식별에서 타격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20분에서 1분으로 단축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만든 GIS Arta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부터 군에서 사용돼 왔으며, 2022년에는 과거에 상상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시간을 단축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신호정보, 인간정보, 지형정보 등과 같은 정보 분야 임무에 AI를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드론의 영상정보와 위성영상정보를 AI로 분석해 표적을 식별하고 있고, 적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조기경보 임무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국방 AI의 발전 전망과 과제 우리 군도 2021년 국방부가 인공지능 추진 전략을 수립한 데 이어 지난 3월 발표한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을 통해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목표로 하는 추진과제들을 제시했다. AI 분야 대표적인 추진과제로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같은 핵심 첨단 전력을 확보하는 과제와 국방부의 AI를 주도할 수 있는 국방 AI 센터를 창설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우리 군의 AI 발전 목표나 방향도 미국을 포함한 군사선진국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우리 군의 여건과 환경을 고려해 몇 가지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AI 기술로 풀고자 하는 우리 군의 문제를 정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해당 문제를 AI가 아닌 다른 기술이나 수단으로 푸는 것이 효율적이라면 AI는 그 문제에 적합한 솔루션이 될 수 없다. 둘째, AI 기술로 구현하는 하드웨어 기술에 가려진 소프트웨어 기술에 초점을 둬야 한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대표되는 AI 기반 무기체계가 우리에게 보이는 전장의 핵심 요소라면,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를 전송하는 5G나 위성통신과 같은 네트워크는 보이지 않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로 대표되는 보이지 않는 기술은 AI 기반 무기체계가 목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견고하게 지원하는 우리 몸의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한다. 셋째, AI 시스템 성능을 좌우할 데이터 관리가 중요하다. 커피의 맛이 원두의 품질뿐 아니라 여러 원두를 블렌딩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하는 방식에 따라 AI 시스템의 성능도 달라진다. 우리 군이 데이터 수집과 관리에 역점을 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으로 우리 군 전체가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AI 문해력을 갖춰야 한다. AI 문해력과 함께 중요한 것이 AI 민주화다. 이는 우리 군 장병 누구나 AI 기술을 활용해 군의 임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는 의미다.
  • 무차별 살상무기 ‘강철비’ 집속탄… 美, 지원 승인에 동맹국들도 반대

    무차별 살상무기 ‘강철비’ 집속탄… 美, 지원 승인에 동맹국들도 반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난 8일(현지시간) 500일을 맞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 집속탄 지원을 놓고 러시아는 물론 서방 동맹국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철비’로 불리는 집속탄은 무차별적 살상 위력이 엄청난 데다 불발탄이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서방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을 중단한 무기다. 앞서 미 국방부는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포함해 총 8억 달러(약 1조 412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한다고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속탄의 불발탄 위험에 따른 민간인 살상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장기간 숙고를 이어 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집속탄 지원 승인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동맹국들, 의회와 논의해 내린 것”이라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군수품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탄약이 부족하다. (그래서) 국방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우리가 155㎜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 과도기에만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집속탄은 한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을 넣어 넓은 범위에 걸쳐 피해를 주는 무기다. 모(母)폭탄이 상공에서 터지면 자탄(子彈)이 지상으로 비처럼 쏟아져 강철비로도 불린다. 이런 살상력 때문에 120여개국이 사용·제조 등을 금지한 집속탄 금지 협약(CCM)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불참국이다. 서방국도 집속탄의 비인도적 살상력 때문에 미국의 지원에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8일 BBC에 따르면 그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은 일제히 미국의 방침에 반대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국은 집속탄의 사용과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한 관련 협약에 서명한 국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도 “특정 무기와 폭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없다”는 점을 확고히 했고, 캐나다 정부도 성명을 통해 “집속탄이 민간, 특히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끊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방침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내부에서도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 등 민주당 하원 진보 모임 소속 19명이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8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집속탄의 잠재적 투하국이 될 러시아는 당연히 반발하고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집속탄 제공 결정에 대해 “전쟁을 지연시키기 위한 공격적 정책의 한 예”라며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포함한 사상자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점령된 영토를 해방하고 국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만 사용할 것이며 러시아 영토에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 [단독] 오래 앓는 것은 삶을 갉아 먹는 일… “내 의지대로 작별하고 싶어” [금기된 죽음, 안락사①]

    [단독] 오래 앓는 것은 삶을 갉아 먹는 일… “내 의지대로 작별하고 싶어” [금기된 죽음, 안락사①]

    <1> 스위스행을 택한 어느 할아버지의 죽음 여든 넷, 마지막 해방 병든 할아버지는 안락사를 선택했다. 자식이 수없이 뜯어말려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결국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열 번째 한국인 이야기다. 서울신문은 할아버지의 생전 인터뷰를 바탕으로 국내 언론에서는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던 조력사망을 택한 당사자의 목소리를 전한다. 2019년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한국인의 이야기를 최초 보도한 서울신문은 4년 만에 취재팀을 다시 꾸렸다. 지난 8개월간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지인과 가족, 조력사망을 준비하는 당사자를 만났고 의료인·법조인 등 전문가와 시민단체, 정치인 등을 두루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84세 남태순(가명)씨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처음 만난 그는 이미 조력사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사진과 실명이 나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도 좋다고 허락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스위스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두 번의 만남과 여덟 번의 전화 인터뷰가 이뤄졌다.‘코끼리 발’ 노인 해방되다말기 신부전에 퉁퉁 부은 다리하루 8시간 투석 말곤 할 게 없어고통 없이 잘 죽는 게 소원이야 “사진은 찍지 맙시다. 동네방네 자랑할 일도 아니고….”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11월 초 경기도 그의 집에서였다. 할아버지의 소원은 잘 죽는 거였다. 첫인상은 병상에 누운 말기 환자의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숱이 많은 백발과 또렷한 눈빛은 곱게 늙었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다만 코끼리 발처럼 퉁퉁 부은 노인의 두 발이 그가 말기 신부전 환자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투석하는데 뭐가 완전히 안 빠져나가는 것 같아. 다리에 수분이 내려오는 것 같고. 어떨 땐 잘 빠져나가는데…. ” 그는 여든셋(올해 여든넷)이었다. 원래도 신장이 안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나빠졌다.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은 2년 전부터는 복막 투석을 해야 했다. 하루 8시간을 꼼짝없이 기계에 매여 있는 게 지루하고 견딜 수가 없어 일주일에 세 번은 기계 대신 자신이 직접 하는 손 투석으로 바꿨다. 이날은 손 투석을 하는 날이었다. “살기 위해 투석을 하지만 정작 투석 말고는 할 일이 없어요. 후유증으로 온몸이 가렵고 잠도 못 자고. 이런 고통을 받아 가며 왜 사느냐, 병이 치유된다는 희망이 있으면 살아 보지만 이건 죽을 때까지 (투석을) 해야 하거든…. 여기서 해방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삶의 손익분기점 무너진다연금·건보 등 月200만원 보조받아스위스 가는 게 내 인생엔 플러스 “이제껏 살아온 괜찮은 날들 까먹는 일밖에 없는 거예요. 주위에 폐 안 끼치고, 내 의지대로 갈 수 있는 편안한 방법 있으면 그게 좋겠다, 그게 평소 신념이었어요.” 그는 말수가 적었다. 길게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다. 허투루 이야기하기가 싫었는지 말과 단어 선택을 신중히 했다. 입을 떼기까지는 항상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대화 중엔 흐트러짐 없이 곧은 자세를 유지했다. 성격이 몸에 밴 듯했다. “등산도 좋아했는데 이제 걷는 속도가 일반 사람의 3분의1도 못 따라가요. 숨이 차서 찬찬히 걸어야 해. 몸은 편한 데가 없고, 먹고 배설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어요. 이런 경우엔 스스로 판단해야지. 나는 스위스로 가는 게 내 인생에 플러스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첫 만남 당시 그는 조력사망 신청서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인 디그니타스에 가입했고 10월 말 조력사망 신청서를 메일로 보냈다. 영문 신청서는 구글 번역기를 돌려 가며 스스로 작성했고 디그니타스 홈페이지와 메일 주소를 찾을 때 아들의 도움을 조금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안락사를 선택한 배경에 경제적 이유는 없다고 했다. “공무원연금을 받으니까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가만히 보면 내가 산다는 게 국가적으로도 보통 손해가 아녀요. 건강 보험이나 약품 이런 걸 합치면 한 달에 200만원 정도를 국가에서 보조받는 셈인데, 그런 쓸데없는 짓을 왜 하느냐 이거야.” 고통은 한꺼번에 찾아왔다갑작스런 사고로 아내는 요양원신부전 환자인 난 투석기에 의지 할아버지의 인생은, 그의 말을 빌리면 “잘 살아왔다”. 1939년 경남 김해에서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부모의 뒷바라지 덕분에 그 시절 대학까지 나왔다. 대학 졸업 후엔 기술직 공무원이 됐다. 젊어서부터 “늘 고집대로 살았다”는 그는 중매결혼을 마다하고 같은 직장에 다니던 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2남 1녀를 낳고 70년대 중반 직장을 서울로 옮기며 가족이 모두 이사했다. 휴가 땐 아내와 가끔 외국으로 여행도 했다. 남들보다 일찍 은퇴를 준비한 그는 2000년대 중반 아내와 필리핀으로 이민을 떠났다. “거기(필리핀)는 항상 봄이에요. 여름도 없고, 겨울도 없고, 옷 한 가지만 있으면 되고, 생활비도 적게 드니까 그런 천국이 없더라고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필리핀에서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치며 그의 인생에서 가장 여유로운 10여 년을 보냈다. 영원한 건 없었다. 행복도 그랬다. 아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를 다치면서 거동이 어려워졌고 할아버지도 병원 갈 일이 점점 늘어났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뭔가 결심해야 했다. 긴 휴가와도 같던 필리핀 생활을 끝낸 건 2020년 가을이다. 귀국 후 상황은 빠르게 악화했다. 혼자 화장실조차 갈 수 없게 된 아내는 요양원에, 할아버지는 투석기에 의지해 삶을 이어 가야 했다. 이때부터 마음 한편으로 죽음을 준비했다고 했다. 아내도 친구도 모두 떠났다이젠 나도 아무 미련 없이 홀가분스스로 통제 못하는 상황 두려워 “2022년 봄에 고맙게도 아내가 떠났어. 저 사람(아내)이 살아있을 때까진 모든 걸 내가 담당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도 홀가분해요. 미련 없이 갈 수 있겠다…. 사람이 희로애락이 없는데, 숨만 쉬고 있으면 뭐 해요. ” 최근에는 매일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마저 세상을 떠났다. “얼마 전 고향에 가 연락을 하니까 친구 딸이 전화를 받더라고. 아버지가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있대. 그러더니 사흘 뒤 돌아가셨다고 해요. 내가 그 친구 복도 많다고 그랬어요. 그 정도만 보장돼도 나, 스위스 가는 거 포기하겠어요.” 할아버지의 가장 큰 두려움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스스로 움직일 수도, 결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었다. 투석만 하면 계속 살 수 있을 것처럼 보여도 말기 신부전 환자 중엔 심혈관 질환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많았다. “노인이라는 게 그런 질병이 갑자기 오거든. 그때 되면 내가 지시도 판단도 못 하고, 얼마나 끔찍한 일이야…. 암만 다시 생각해 봐도 전혀 미련 없어. 이 결정을 번복하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없어요.”고대하던 그린라이트 받다존엄사 날짜 확정받고 희망 생겨반대하던 딸이 결국 같이 가기로 그는 올해 1월 디그니타스로부터 ‘그린라이트’(조력자살 승인)를 받았다. 그동안 아버지 얘기를 잠자코 들어 오던 자식들은 “아무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아버지의 스위스행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그도 누군가와 동행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기어이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그의 말에선 못내 서운함이 느껴졌다. “달리 생각하면 부모 임종 지키러 가는 셈 치면 될 거 아뇨. 임종한다고 하면 이민 간 자식들도 웬만하면 오잖아요. 거리가 멀고, 경비가 더 나갈 뿐이지. 나는 못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식들은 절대 못 간다는 거예요.” 봄이 찾아오고 날씨가 풀리자 할아버지는 본격적으로 마지막 여행을 준비했다. 차마 아버지를 이런 식으로 보낼 수 없는 자식들의 마음과는 달리 그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요즘 사는 게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딱 한 달 치만 달라고 했어요.” 결심은 결단으로 변했다. 3월 초, 정기 진료일에 맞춰서 가는 서울의 병원에서 통상 3개월 치 받아 오던 투석액을 한 달 치만 받아 왔다. 끝내 아버지의 고집을 꺾지 못한 아들들은 말이 없었고, 마지못한 딸이 스위스까지 따라나서기로 했다. “딸이 네덜란드에 사는 친구와 전화했대요. 그랬더니 현지에서는 (조력사망을) 그냥 보편적으로 생각하더래. 주변에 할머니도 아주 웃으면서 떠났다고. 그 얘기를 듣고는 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순리 거부하는 건 욕심일까배설물 수발 전에 해방되고 싶어우리나라 안락사 도입 논의해야 할아버지는 ‘존엄사’라는 말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기어코 스위스행을 택한 것은 자신의 ‘욕심’이라고도 했다. “어찌 보면 편안하게 가겠다는 건 순리를 거부하는 나의 욕심이지. 내가 곤욕을 치르고 거동도 못 하고 배설물 수발을 받고 휠체어를 타야 하는 상황까진 안 가겠다는…. 그래도 여기서 해방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그러면서도 안락사 도입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할 때가 됐어요. 우리나라가 처음도 아니고, 엄격하게 심사해서 본인 의사가 틀림없느냐만 확인하면 될 것 아뇨. 이러나저러나 내 생애엔 될 가능성이 없어 보여요. 그게 된다면 여기서 기다리겠지만, 희망이 없더라고요.” “잘 사세요!” 마지막 인사3월 말 스위스로 떠난 할아버지한 달 뒤, 그의 생활반응은 없다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한 3월 말 할아버지는 프랑스 파리를 거쳐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동행이나 가족 인터뷰 등 추가 취재는 거절한다고 했다. “(자식들에겐) 따로 연락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렇게 해 줘.” 자신의 욕심이라던 마지막 결정이 혹시라도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하는 듯했다. 약속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기자에게 그는 “잘 사세요!”라고 인사했다. 마지막 통화를 한 뒤 다시 한 달이 지났다. 생사를 확인해야 했지만 불편한 감정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딸의 설득에 결국 포기하고 돌아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살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러 번 벨을 눌렀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고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꺼져 있던 휴대전화는 ‘없는 번호’가 됐다. 한국은 물론 스위스에서도 노인의 생활반응(Vital Reaction·살아 있는 인간이 남기는 반응과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그 후 노인과의 모든 연락은 끊겼다. 내 의지대로 가고 싶다던 고집쟁이 여든넷 할아버지는 그렇게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여든넷 고집쟁이의 소원아무것도 모를 때 답답하더라고그래서 난 알려주고 가고 싶었어 지난해 기자에게 먼저 전화한 건 할아버지였다. 유서도 남길 생각이 없다며 미련 따윈 없어 보이던 할아버지가 인터뷰에 응한 건 주변에 엇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무것도 모를 때 무척 답답했거든. 이제는 내가 아는 만큼 정보를 주고 싶어요. 내가 느꼈던 그 답답함을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않도록 풀어 주는 것도 하나의 미덕이다, 그리 생각했어요.”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단독]열 번째 한국인 조력사망자와의 인터뷰…“내 의지대로 죽고 싶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열 번째 한국인 조력사망자와의 인터뷰…“내 의지대로 죽고 싶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병든 할아버지는 안락사를 선택했다. 자식이 수없이 뜯어말려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결국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10번째 한국인 이야기다. 서울신문은 할아버지의 생전 인터뷰를 바탕으로 국내 언론에서는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던 조력사망을 택한 당사자의 목소리를 전한다.2019년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한국인의 이야기를 최초 보도한 서울신문은 4년 만에 취재팀을 다시 꾸렸다. 지난 8개월간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지인과 가족, 조력사망을 준비하는 당사자를 만났고 의료인·법조인 등 전문가와 시민단체, 정치인 등을 두루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84세 남태순(가명)씨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처음 만난 그는 이미 조력사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사진과 실명이 나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도 좋다고 허락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스위스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두 번의 만남과 여덟 번의 전화 인터뷰가 이뤄졌다.‘코끼리 발’ 노인의 해방 “사진은 찍지 맙시다. 동네방네 자랑할 일도 아니고….”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11월 초 경기도 그의 집에서였다. 할아버지의 소원은 잘 죽는 거였다. 첫인상은 병상에 누운 말기 환자의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숱이 많은 백발과 또렷한 눈빛은 곱게 늙었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다만 코끼리 발처럼 퉁퉁 부은 노인의 두 발이 그가 말기 신부전 환자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투석하는데 뭐가 완전히 안 빠져나가는 것 같아. 다리에 수분이 내려오는 것 같고. 어떨 땐 잘 빠져나가는데….” 그는 여든셋(올해 여든넷)이었다. 원래도 신장이 안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나빠졌다.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은 2년 전부터는 복막 투석을 해야 했다. 하루 8시간을 꼼짝없이 기계에 매여 있는 게 지루하고 견딜 수가 없어 일주일에 세 번은 기계 대신 자신이 직접 하는 손 투석으로 바꿨다. 이날은 손 투석을 하는 날이었다. “살기 위해 투석을 하지만 정작 투석 말고는 할 일이 없어요. 후유증으로 온몸이 가렵고 잠도 못 자고. 이런 고통을 받아 가며 왜 사느냐, 병이 치유된다는 희망이 있으면 살아 보지만 이건 죽을 때까지 (투석을) 해야 하거든…. 여기서 해방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인생의 손익분기점 “이제껏 살아온 괜찮은 날들 까먹는 일밖에 없는 거예요. 주위에 폐 안 끼치고, 내 의지대로 갈 수 있는 편안한 방법 있으면 그게 좋겠다, 그게 평소 신념이었어요.” 그는 말수가 적었다. 길게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다. 허투루 이야기하기가 싫었는지 말과 단어 선택을 신중히 했다. 입을 떼기까지는 항상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대화 중엔 흐트러짐 없이 곧은 자세를 유지했다. 성격이 몸에 밴 듯했다. “등산도 좋아했는데 이제 걷는 속도가 일반 사람의 3분의1도 못 따라가요. 숨이 차서 찬찬히 걸어야 해. 몸은 편한 데가 없고, 먹고 배설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어요. 이런 경우엔 스스로 판단해야지. 나는 스위스로 가는 게 내 인생에 플러스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첫 만남 당시 그는 조력사망 신청서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인 디그니타스에 가입했고 10월 말 조력사망 신청서를 메일로 보냈다. 영문 신청서는 구글 번역기를 돌려 가며 스스로 작성했고 디그니타스 홈페이지와 메일 주소를 찾을 때 아들의 도움을 조금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안락사를 선택한 배경에 경제적 이유는 없다고 했다. “공무원연금을 받으니까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가만히 보면 내가 산다는 게 국가적으로도 보통 손해가 아녀요. 건강 보험이나 약품 이런 걸 합치면 한 달에 200만원 정도를 국가에서 보조받는 셈인데, 그런 쓸데없는 짓을 왜 하느냐 이거야.”고통은 한꺼번에 찾아왔다 할아버지의 인생은, 그의 말을 빌리면 “잘 살아왔다”. 1939년 경남 김해에서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부모의 뒷바라지 덕분에 그 시절 대학까지 나왔다. 대학 졸업 후엔 기술직 공무원이 됐다. 젊어서부터 “늘 고집대로 살았다”는 그는 중매결혼을 마다하고 같은 직장에 다니던 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2남 1녀를 낳고 70년대 중반 직장을 서울로 옮기며 가족이 모두 이사했다. 휴가 땐 아내와 가끔 외국으로 여행도 했다. 남들보다 일찍 은퇴를 준비한 그는 2000년대 중반 아내와 필리핀으로 이민을 떠났다. “거기(필리핀)는 항상 봄이에요. 여름도 없고, 겨울도 없고, 옷 한 가지만 있으면 되고, 생활비도 적게 드니까 그런 천국이 없더라고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필리핀에서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치며 그의 인생에서 가장 여유로운 10여 년을 보냈다. 영원한 건 없었다. 행복도 그랬다. 아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를 다치면서 거동이 어려워졌고 할아버지도 병원 갈 일이 점점 늘어났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뭔가 결심해야 했다. 긴 휴가와도 같던 필리핀 생활을 끝낸 건 2020년 가을이다. 귀국 후 상황은 빠르게 악화했다. 혼자 화장실조차 갈 수 없게 된 아내는 요양원에, 할아버지는 투석기에 의지해 삶을 이어 가야 했다. 이때부터 마음 한편으로 죽음을 준비했다고 했다. 아내도 친구도 떠났다 “2022년 봄에 고맙게도 아내가 떠났어. 저 사람(아내)이 살아있을 때까진 모든 걸 내가 담당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도 홀가분해요. 미련 없이 갈 수 있겠다…. 사람이 희로애락이 없는데, 숨만 쉬고 있으면 뭐 해요. ” 최근에는 매일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마저 세상을 떠났다. “얼마 전 고향에 가 연락을 하니까 친구 딸이 전화를 받더라고. 아버지가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있대. 그러더니 사흘 뒤 돌아가셨다고 해요. 내가 그 친구 복도 많다고 그랬어요. 그 정도만 보장돼도 나, 스위스 가는 거 포기하겠어요.” 할아버지의 가장 큰 두려움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스스로 움직일 수도, 결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었다. 투석만 하면 계속 살 수 있을 것처럼 보여도 말기 신부전 환자 중엔 심혈관 질환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많았다. “노인이라는 게 그런 질병이 갑자기 오거든. 그때 되면 내가 지시도 판단도 못 하고, 얼마나 끔찍한 일이야…. 암만 다시 생각해 봐도 전혀 미련 없어. 이 결정을 번복하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없어요.”그린라이트를 받다 그는 올해 1월 디그니타스로부터 ‘그린라이트’(조력자살 승인)를 받았다. 그동안 아버지 얘기를 잠자코 들어 오던 자식들은 “아무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아버지의 스위스행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그도 누군가와 동행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기어이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그의 말에선 못내 서운함이 느껴졌다. “달리 생각하면 부모 임종 지키러 가는 셈 치면 될 거 아뇨. 임종한다고 하면 이민 간 자식들도 웬만하면 오잖아요. 거리가 멀고, 경비가 더 나갈 뿐이지. 나는 못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식들은 절대 못 간다는 거예요.” 봄이 찾아오고 날씨가 풀리자 할아버지는 본격적으로 마지막 여행을 준비했다. 차마 아버지를 이런 식으로 보낼 수 없는 자식들의 마음과는 달리 그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요즘 사는 게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딱 한 달 치만 달라고 했어요.” 결심은 결단으로 변했다. 3월 초, 정기 진료일에 맞춰서 가는 서울의 병원에서 통상 3개월 치 받아 오던 투석액을 한 달 치만 받아 왔다. 끝내 아버지의 고집을 꺾지 못한 아들들은 말이 없었고, 마지못한 딸이 스위스까지 따라나서기로 했다. “딸이 네덜란드에 사는 친구와 전화했대요. 그랬더니 현지에서는 (조력사망을) 그냥 보편적으로 생각하더래. 주변에 할머니도 아주 웃으면서 떠났다고. 그 얘기를 듣고는 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할아버지는 ‘존엄사’라는 말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기어코 스위스행을 택한 것은 자신의 ‘욕심’이라고도 했다. “어찌 보면 편안하게 가겠다는 건 순리를 거부하는 나의 욕심이지. 내가 곤욕을 치르고 거동도 못 하고 배설물 수발을 받고 휠체어를 타야 하는 상황까진 안 가겠다는…. 그래도 여기서 해방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그러면서도 안락사 도입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할 때가 됐어요. 우리나라가 처음도 아니고, 엄격하게 심사해서 본인 의사가 틀림없느냐만 확인하면 될 것 아뇨. 이러나저러나 내 생애엔 될 가능성이 없어 보여요. 그게 된다면 여기서 기다리지만, 희망이 없더라고요.” “잘 사세요!” 마지막 인사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한 3월 말 할아버지는 프랑스 파리를 거쳐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동행이나 가족 인터뷰 등 추가 취재는 거절한다고 했다. “(자식들에겐) 따로 연락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렇게 해 줘.” 자신의 욕심이라던 마지막 결정이 혹시라도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하는 듯했다. 약속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기자에게 그는 “잘 사세요!”라고 인사했다. 마지막 통화를 한 뒤 다시 한 달이 지났다. 생사를 확인해야 했지만 불편한 감정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딸의 설득에 결국 포기하고 돌아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살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러 번 벨을 눌렀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고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꺼졌던 휴대전화는 ‘없는 번호’가 됐다. 한국은 물론 스위스에서도 노인의 생활반응(Vital Reaction·살아 있는 인간이 남기는 반응과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그 후 노인과의 모든 연락은 끊겼다. 내 의지대로 가고 싶다던 고집쟁이 여든넷 할아버지는 그렇게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지난해 기자에게 먼저 전화한 건 할아버지였다. 유서도 남길 생각이 없다며 미련 따윈 없어 보이던 할아버지가 인터뷰에 응한 건 주변에 엇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무것도 모를 때 무척 답답했거든. 이제는 내가 아는 만큼 정보를 주고 싶어요. 내가 느꼈던 그 답답함을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않도록 풀어 주는 것도 하나의 미덕이다, 그리 생각했어요.”
  • 나토 유럽 국가들 “중국 포위한다며 韓·日까지 불러 내분만 키워”

    나토 유럽 국가들 “중국 포위한다며 韓·日까지 불러 내분만 키워”

    옛소련의 위협에 맞서는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대중국 견제에 끌어들이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을 곁눈질하게 만드는 미국에 유럽 회원국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 유럽을 지켜야 하는 본연의 임무까지 어려워진다고 반대하거나 역풍만 부를 것이라고 우려하는 회원국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교가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물론 나토 회원국들에도 중국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군사적 자원이 소모된 상황에 중국 억제로까지 역할을 확대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11~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데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태 4개국을 초청한 것도 유럽 회원국들로선 마뜩찮은 속내를 감추기 어려울 것이다.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월 한 안보 콘퍼런스에서 나토가 아시아·태평양으로 지리적 영역을 확장하는 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일본 도쿄에 나토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에도 반대했다. 아시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은 나토를 주요 지역인 북대서양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란 논리였다. 중국 역시 나토가 자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증거라며 도쿄 연락사무소 설치 계획에 거세게 반발했고, 이는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우리는 나토가 이 지역으로 동진해 역내 문제에 간섭하고 블록간 대결을 조장하는 데 열중하는 모습을 보아왔다”고 성토했다. 최근에는 인민해방군 장성인 자오샤오줘 대교(大校·한국의 대령과 준장 사이)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과 나토가 광범위한 군사동맹으로 연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유럽 국가들의 빈약한 해군 역량을 고려할 때 이들이 아시아·태평양에서 제해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나토 군함이 때때로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중국의 공격적 행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미국 외교정책 싱크탱크 퍼시픽포럼의 브래드 글로서먼 선임 고문은 강조했다.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의 이와마 요코 교수는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유럽의 번영도 위태로워진다고 지적했다. WSJ은 “나토가 더 많이 관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태 4개국은 우크라이나 지지를 통해 유럽 안보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더 많이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을 통해 사실상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우회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도 비슷한 방안을 미국과 논의 중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영국 BBC도 한국 정부가 더 많은 비축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 계속 보내도록 미국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토가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2019년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2022 전략개념’에 최초로 중국을 명시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 확대를 모색해 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WSJ 인터뷰를 통해 “나토는 북미와 유럽의 역내 동맹으로 남을 것”이라면서도 “이 지역(아시아·태평양)은 글로벌 위협에 직면했고 우리는 전 세계의 협력 국가와 함께 대응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은 나토 가입 의향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북미와 유럽 이외 국가와 (집단방어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에 따른 글로벌 군사동맹을 맺을 계획도, 의도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장 이번 정상회의에 핀란드가 처음으로 정회원 자격으로 참석하고,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의 가입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힘이 딸리는 것으로 보인다.
  •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7월 문화행사 풍성···아반떼 경품 추첨도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7월 문화행사 풍성···아반떼 경품 추첨도

    (재)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이달 국가정원에서는 기획공연 ‘오천그린아트페어’, 시원한 실내에서 즐기는 마술 프로그램 ‘주말 FUN쇼’, 홍보대사와 함께하는 ‘어싱페스타’, 정원안에 울려 퍼지는 ‘가든 클래식’ 등 다양한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기획공연 주제인 ‘오천그린아트페어’는 오천그린광장이 생활 속 문화공연 향유의 공간이자 다양한 예술공연가들의 무대가 되는 문화해방구로 탈바꿈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매주 주말 저녁 오천그린광장에서는 다양한 창작 거리예술 공연, 원조디바 바다의 뮤지컬 갈라쇼, 가든뮤직페스티벌, 스트릿 댄스 공연이 펼쳐진다. ‘주말 FUN쇼’는 시원한 실내에서 열리는 마술쇼 행사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과학원리를 이용한 사이언스 매직쇼, 매주 일요일에는 빛을 활용한 레이저 매직쇼가 습지센터 1층 영상관에서 오후 2시와 4시 두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홍보대사와 함께하는 어싱페스타는 지구와 우리의 몸을 연결한다는 의미인 ‘어싱’을 주제로 16일 박람회장 곳곳에서 열린다. 박람회장 어싱길을 직접 걸으며 어싱지도를 채워나가는 어싱투어, 박람회 홍보대사와 함께하는 어싱 퍼포먼스 및 토크 콘서트로 구성된다. 누구나 당일 박람회장을 찾으면 참여할 수 있다. 매주 주말 오후 2시 개울길광장에서는 시원한 그늘 아래서 잔잔한 클래식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화~금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6시) 오천그린광장에서 진행하는 요가 프로그램도 누구든지 체험할 수 있다.오는 15일 오후 6시 30분 오천그린광장 상설무대에서는 500만 관람객 돌파 기념 축하 행사를 개최한다. 현장 방문객 기념품 증정, 이동식 타악 퍼포먼스 ‘라퍼커션’의 식전공연, 현장 경품 및 500만 경품 추첨, 가수 바다의 ‘뮤지컬 갈라쇼’ 순으로 진행된다. 500만 경품은 아반떼 모던 자동차다. 조직위는 국가정원 게이트(동문, 서문, 남문) 와 순천만습지, 오천그린광장에 설치된 경품함에 사전 응모한 자를 대상으로 1명을 추첨한다. 그 외 현장 경품으로는 쉴랑게 숙박권, 자전거, 제습기, 박람회 입장권과 양운승 명성사우나 대표가 후원한 명성사우나이용권 등이 있다. 현장 경품은 오천그린광장에 지난 24일부터 설치한 현장 경품함에 응모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당일 행사에 참여해야만 경품 수령이 가능하다. 모든 경품 추첨행사가 마무리 되는 오후 8시에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노래, 연기가 어우러진 가수 바다의 ‘뮤지컬 갈라쇼’가 열린다. 노관규 시장은 “정원은 시원한 공간, 다양한 공연, 특별한 감성 삼박자를 갖춘 최고의 여름 휴가지다”며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함께 여름 정원을 마음껏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 6일 현재 523만 8000여명이 방문했다.
  • 시진핑, ‘대만 관할’ 군부대 이례적 시찰…전투 역량 완비 지시

    시진핑, ‘대만 관할’ 군부대 이례적 시찰…전투 역량 완비 지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를 찾아 ‘전투 역량’을 완비하라고 지시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부터 장쑤성 쑤저우시 공업단지 컨벤션센터와 위안촹과학기술회사 등을 둘러본 뒤 이날 오후 3시 15분(현지시간) 동부전구 기관을 시찰했다. CCTV는 시 주석이 2016년 동부전구가 만들어진 이래 국가 영토와 해양 주권, 조국 통일의 수호를 위해 한 중요한 공헌에 관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는 새로운 격변·변혁기에 진입했고 중국의 안보 형세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시시각각 사명과 임무를 마음에 새기고, 문제 지향성을 견지하며, 위기의식을 키우고, 전구의 주요 전투 직능을 잘 이행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전투 계획을 심화하고, 전구의 연합 작전 지휘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실전화된 군사 훈련을 하고, 싸워 이기는 능력을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군사 문제를 정치적 높이에서 사고하고 처리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맞서 싸워 이기는 것에 능해야 한다”며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굳게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 주석은 올해 4월 11일 ‘대만 포위’ 군사훈련 직후 미중 갈등의 ‘화약고’로 불리는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부전구를 시찰했다. 중국군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군사훈련을 실시한 다음날 이뤄진 방문이라는 점에서 대미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시 주석의 남부전구 시찰 사실은 관영 매체에 의해 종종 공개됐지만, 대만을 직접 겨냥하는 동부전구 방문은 2017년 제71집단군을 찾은 일이 보도된 것 외에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 “한국인, 금발로 염색한다고 미국인 될 것 같아?”…中 외교부장 발언 논란

    “한국인, 금발로 염색한다고 미국인 될 것 같아?”…中 외교부장 발언 논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외교 사령탑인 왕이 외사판공실 주임이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3국의 협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인종주의적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미국 CNN의 5일(이하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왕 위원은 최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 포럼에서 연설에 나선 뒤 “아무리 금발로 염색하고 코를 오똑하게 세운다 해도 유럽인이나 미국인이 될 수 없고, 서양인이 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양인들은 누가 중국인이고, 일본인이고, 한국인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면서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일본, 한국이 함께 협력해 번영하고, 동아시아와 아시아 전체를 활성화해 새계를 이롭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한중일 3국의 인종적 유사성을 통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도로 해석됐지만, 일각에서는 인종에 기발한 발언인 만큼 인종차별적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CNN은 “왕 위원의 인종차별적 논평은 20세기 초 서구에 대한 인종적 범동아시아 연대의 정서를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조엘 앳킨슨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CNN에 “제국주의 일본은 세력을 확장하면서 ‘대동아공영권’을 선언하고 식민지배를 ‘인종 해방’으로 포장했다”면서 “왕 위원의 발언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동북아 이웃 국가들은 지역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중국의 시도에 저항한다”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과 함께 있을 때 더 안전하다고 느끼며, 중국의 선의에 의존해 동맹을 포기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분석했다.  CNN은 “중국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은 많은 이웃국가 및 서방 국가들과의 긴정을 고조시키는 단호한 외교 정책으로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역할을 확대하려 노력했다”면서 “이에 반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가장 중요한 두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포함, 태평양에서 증가하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려 동맹국과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를 통합하려는 노력을 가오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 일본 3국의 관계는 북한에 대한 안보 우려로 더욱 강화됐다”면서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강화를 위해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왕 위원의 인종주의적 발언이 논란이 되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인종주의적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우리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영화·드라마 속 ‘뷰맛집’ 해방촌…해방촌 핫플레이스 11곳 [헤루의 동네한바퀴]

    영화·드라마 속 ‘뷰맛집’ 해방촌…해방촌 핫플레이스 11곳 [헤루의 동네한바퀴]

    [편집자 주] 바쁘게 살아간다는 이유로 인해 그냥 지나쳤던 우리 동네의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어 보자. ‘헤루의 동네한바퀴’는 평범하고 익숙한 거리를 새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보며, 걷다가 얻게 되는 숨겨진 보물과 새로운 매력을 찾는 여정 담고 있다. 이 곳에서는 우리나라의 동네가 품고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해방촌은 서울 용산구 남산 밑 언덕에 위치한 동네다. 해방 직후 북에서 월남한 사람들, 전쟁으로 인해 피난 온 이들의 삶의 터전이 된 이 곳을 바로 해방촌이라고 부른다. 그 시절 흔적이 곳곳이 남아있는 동시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함께 공존하는 것이 현재 해방촌만의 독특한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태원이 바로 옆 동네인 이유에서 인지 길거리에서 다수의 외국인을 만날 수 있는데, 그 때문에 걷다 보면 외국에 와있는 듯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인도와 도로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비좁은 길 양 편에는 자그마한 가게들이 이어져 있는데, 감성적인 분위기부터 세련되고 힙한 분위기까지 모두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다. 가게들이 길거리와 맞닿아 있고, 대부분 저층이라 길을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식사나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다는 것도 신선한 재미다.    해방촌 볼거리    ①고지대의 매력을 한 눈에! 고지대에 있는 동네인 만큼 걸어 오르는 데 상당한 체력이 소요되지만, 해방촌오거리에 다 다르기만 한다면 한 눈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전망의 풍경 속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멋진 배경과 함께 배우를 담아내기 위해 드라마 촬영 차 찾는 이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드라마 ‘이태원클라스’, ‘그녀는예뻤다’ , 광고 소니 카메라(소지섭) 등이 있다. 해방촌오거리에는 이러한 ‘뷰맛집’인 장점을 이용한 루프탑 카페나 음식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황홀한 전망을 내려다보며 식사를 하는 순간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②예술과 일상이 하나되는 마을 용산구청에서 2010년대 초부터 시행한 ‘해방촌 예술마을 사업’ 을 통해 낙후된 골목 담벼락에는 전문가와 더불어 마을 주민들도 직접 참여해 그린 벽화가 꾸며졌고, 이는 생기 없던 동네를 매력이 넘치고 활기찬 곳으로 바꿔 놓았다. 아이들이 좋아할 귀여운 캐릭터부터 해방촌의 지나간 역사가 담긴 사진들로 꾸며 놓은 담벼락까지. 해방촌의 좁은 골목길 구석구석에서 다양한 예술작품을 만나는 것은 일종의 보물찾기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③카페 MOONEE  탁 트인 시티 뷰를 보고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카페다. 뜨거운 햇빛이 바로 내리쬐는 루프탑까지 있어 사진 건지기에 좋은 해방촌의 뷰 맛집! 물론 실내에도 통창이 있어 시원하게 바깥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노을 지는 저녁 무렵 들르면 더욱 멋진 낭만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적당히 고소한 아메리카노의 맛은 덤.    ④감정선 캐리커처  30년 미화 전문가의 손끝에서 60초 만에 그려지는 나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퍼스널 컬러 진단도 받을 수 있는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퍼스널 컬러를 활용해 자신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보다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⑤별책부록  조용한 주택가 한편에 위치한 독립서점으로, 이 같은 서점의 매력을 알고 있는 이와 또 모르는 이 모두가 이 곳을 사랑하기 충분한 공간이다. 국내외 독립출판물, 낯설지만 특별한 소규모 브랜드의 디자인 제품을 판매한다. 대형서점에서 만날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책이 많이 있어 나만의 책을 찾는 이들이 많이 있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이 곳이 마치 지상낙원처럼 느껴졌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는데 눈치 주는 이도 없어 더욱 좋았던 곳이다.   ⑥고양이 알레르기 고양이 집사들이 환호할만한 곳이 있다. 고양이 관련 소품을 판매하는 샵으로 아기자기하면서 귀여운 물품이 아주 많다. 이것저것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치 고양이가 이끄는 마법세계에 들어온 기분이랄까?  해방촌 먹거리 ①신흥시장 세월이 흐르면서 오래된 전통시장 느낌만 가득했던 이 곳은 해방촌 일대의 환경을 새로 꾸미는 서울시의 사업을 시작으로, 방송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거쳐 많은 신생 가게들이 생겨나며 크게 활기를 띄게 되었다. 옛 모습과 현대 모습이 함께 공존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상인이 함께 협력하여 신흥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금도 신흥시장은 이 곳을 찾는 젊은 청년들로 북적이고 있다. 신흥시장에 남아있는 옛 모습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에 등장한 오락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②꿈앤펀 사장님의 뛰어난 음식 솜씨 덕분인지 올해로 13년차가 된 가게지만 여전히 갈 때마다 웨이팅이 필수다. 꿈앤펀의 주력 메뉴는 스테이크와 파스타. 그리고 와인이다. 맛과 음식의 양 둘 다 놓치지 않은 가성비 톱(TOP)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다. 분위기가 어둑어둑해서 썸탈 때 가면 더 좋다.   ③노스트레스버거 미국식 햄버거가 먹고 싶다면 이 곳에 가보는 걸 추천한다. 가게 외관부터 실내 분위기까지 미국 햄버거가게 느낌이 물씬 풍긴다. 햄버거 종류는 치즈 버거 한가지뿐이라 전체적인 퀄리티와 풍부한 맛과는 거리가 있지만, 정통 치즈버거의 심플하고 클래식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다.   ④해방촌 혼고 대한민국에 혼술, 혼밥이 유행하기 시작할 무렵, 해방촌에 혼고라는 가게가 나타났다. 1인 화로구이로 신선한 소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메뉴가 다양하고 또 맛도 있어 혼자 또는 소수의 인원이 자주 찾는 인기 맛집으로, 분위기를 내고 싶은 기념일에 찾기에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⑤보니스피자펍  거리를 지나다 보면 밤낮없이 어마어마한 웨이팅이 있는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그 가게가 바로 보니스피자인데, 종업원이 모두 외국인으로 주문도 영어로만 받는다는 사실. “웨이팅을 할 정도로 맛집인가?” 에 관한 답변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라는 것이다.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하와이안피자 반 페페로니피자 반이니 기억해두면 좋겠다.이번 주말 데이트는 해방촌에서 즐겨보는 게 어떨까?  
  • [사설] ‘깜깜이’ 민주유공자법 밀어붙일 일인가

    [사설] ‘깜깜이’ 민주유공자법 밀어붙일 일인가

    더불어민주당이 그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을 단독 처리했다. 여당의 반대에도 밀어붙인 데다 대상자 명단과 공적 등 기준이 깜깜이인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가짜 유공자 양산법”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는 까닭이다. 민주유공자법은 지난 정권에서부터 여러 논란 속에도 민주당이 계속 입법을 시도했다. 2021년 설훈 의원이 발의했을 때도 반대 여론이 들끓으니 슬그머니 접었다. 민주화 유공자의 배우자와 자녀 등에게 교육, 취업, 대출까지 지원하는 내용이어서 ‘운동권 셀프 특혜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다시 밀어붙인 민주당은 의료, 양로, 요양 지원만으로 법안을 손질했으니 문제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빨갱이, 사상범들이 아니므로 유공자의 명예를 드리는 법”이라 한다. 스스로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 불법 파업, 무단 점거 농성 등으로 부상하거나 사망했어도 민주유공자로 대우하자는 것이 법안의 골간이다. 법안이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한 기준도 없이 일방 추진된다는 점이다. 화염병으로 경찰 7명이 숨진 부산 동의대 사건, 친북 논란이 여전한 남조선민족해방전선 관련자들도 민주유공자 명단에 들어 있다고 한다. 대상자 평가를 하려면 행적 내용을 알아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개인정보라는 황당한 사유로 국가기록원이 차단한다. 보훈 담당 부처인 국가보훈부조차 기록에 접근할 수 없는 모순된 상황이라도 먼저 바로잡는 것이 일의 순서다. 혈세를 들이는 입법에 국민 알권리는 보장돼야 한다.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과 주변인들이 당장 법안의 수혜자라는 뒷말이 나온다. 기준 확립과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이런 낯뜨거운 시비라도 벗는다.
  • 노르망디 상륙작전 마지막 프랑스 생존자 레옹 고티에 [메멘토 모리]

    노르망디 상륙작전 마지막 프랑스 생존자 레옹 고티에 [메멘토 모리]

    2차 세계대전 판도를 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던 프랑스 참전용사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 레옹 고티에가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한 데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다 고티에를 비롯한 전우들을 가리켜 “해방의 영웅들”이라며 “우리는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방의 렌에서 태어난 고티에는 1차 세계대전의 아픔 속에 유년기를 보냈다.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2차 대전이 발발 한 직후 프랑스 해군에 자원 입대했으며, 1940년 독일군이 프랑스로 밀려들어오기 전에 영국으로 탈출했다. 콩고,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전투 경험을 쌓은 고티에는 나치 독일에 맞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저항전을 이끈 샤를 드골 장군이 망명지 영국에서 구성한 ‘자유프랑스군’의 해군 특수부대, 일명 ‘코만도 키페’의 소총수 부대에 배속됐다.당시 미국과 영국, 캐나다가 주축이 된 연합군은 유럽 서부전선의 전황을 뒤집고자 독일에 점령된 프랑스의 수도 파리까지 진격하는 ‘오버로드 작전’을 계획한다. 그 첫 단추로 1944년 6월 6일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해안에 대규모 병력을 상륙시키는 ‘해왕성 작전’을 감행한다.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스코틀랜드 고지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고티에도 상륙작전에 투입됐다. 나흘 치 식량과 탄약으로 30㎏에 이르는 군장을 메고서는 해변으로 올라섰다. 프랑스 땅을 밟은 지 4시간이 지나 첫 목표인 벙커 하나를 점령했고, 그 뒤 78일이나 처절한 싸움이 이어졌다. 당시 그와 함께한 프랑스 코만도 부대원 177명 중 전사와 부상을 피한 이가 20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상륙 ‘디데이’ 이후 오버로드 작전은 11개월이나 계속됐고, 나치 독일의 패망과 유럽 해방으로 이어졌다.고티에는 전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향에 돌아와 행복했고, 감개무량했다”며 “영국인들은 ‘당신들 프랑스인이 앞장서라’고 말했다”고 돌아본 일이 있다. 고티에는 전쟁 중 열차에서 뛰어내리다 왼쪽 발목을 다쳤고, 완치되지 않아 평생 불구로 살아야 했다. 말년에 노르망디로 돌아와 항구 마을에 정착, 평화 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2019년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아마 내가 젊은이를 한 명 죽였던 것 같다”며 “그의 아이들은 고아가 됐을 것이고, 부인은 과부가 됐을 것이며, 어머니는 울었을 것”이라고 전쟁 당시를 돌이켰다. 이어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정무위, 오늘 민주유공자법 논의... 여야 공방 예상

    정무위, 오늘 민주유공자법 논의... 여야 공방 예상

    여야가 4일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 등의 법안심사에 나선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민주유공자법 등에 대해 심사할 예정이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 유족 또는 가족에 국가가 합당한 예우를 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민주유공자법 대상에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건 관련자도 포함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논평에서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서울대 민간인 고문 사건·동의대 사건을 언급하며 “해당 사건은 독재 정권하에서 일어난 사건이기는 하나, 논란의 여지가 많은 상황임에도 모두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됐고 민주당 법안에 따르면 모두가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에게 적용되는 ‘셀프 입법’이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며 민주유공자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최근 정책조정회의에서 “‘셀프 입법’ 주장은 가짜뉴스”라며 “(유공자 중)민주당 의원들과 그 가족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 [사설] 한 세기 이어진 독립유공자 논란 종지부 찍기를

    [사설] 한 세기 이어진 독립유공자 논란 종지부 찍기를

    정부가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재검토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점이 분명하거나 공적 조서가 가짜로 드러나면 서훈 박탈 등을 하기로 했다. 현행 독립유공자 공적심사 기준을 개정해 ‘가짜 유공자’를 가려냄으로써 국가 보훈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 말대로 독립유공자를 둘러싼 논란을 이번에야말로 끝내길 기대한다. 공적 재검토 대상에는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의 부친 손용우와 다른 사람의 공적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부모 김근수·전월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는 광복 후 조선공산당에서 활동한 이력으로 여섯 차례나 보훈심사에서 탈락했지만, 이런 활동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것이 아니면 서훈이 가능하도록 심사 기준을 바꾸면서 2018년 일곱 번째 신청 만에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 이와 달리 3·1운동 등 독립운동을 했던 죽산 조봉암, 독립협회 창설에 참여한 동농 김가진 등 독립유공의 공이 뚜렷함에도 친일 논란으로 공적 심사에서 보류된 경우에는 공과를 따져 서훈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을 나라에서 잊지 않고 보답하려는 보훈정신은 지켜야 한다. 마찬가지로 건국에 방해가 된 활동을 한 경우라면 공적에서 제외하는 게 합당한 일이다. 하지만 근 한 세기 전의 인물에 대해 그 공과를 검증하기란 쉬운 게 아니다. 이들이 활동한 광복 전후 시기는 대혼란기였다. 많은 독립투사들이 일제 억압에 맞서 만주벌판 등지에서 풍찬노숙하며 싸워 광복을 이뤘으나 해방 직후의 극심한 좌우 이념 대립으로 국토는 두 동강이 난 상황이다. 보훈정신을 살리되 서훈 박탈과 서훈 부여를 둘러산 혼란 없이 사회통합에도 기여하는 재검증이 되기를 바란다.
  • “부조리, 현실 속의 내 얘기로 다가가길”

    “부조리, 현실 속의 내 얘기로 다가가길”

    패전 모르고 나무를 기지 삼아 2년간 숨어 있던 두 병사 얘기“지금 시대에 가장 가까운 작품”탄탄한 연기로 신병 캐릭터 몰입매진 행렬에 새달 12일까지 연장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엔 팬들이 만든 광고가, 공연장 내엔 응원봉이 곳곳에 보인다. 손석구(40)를 보러 온 팬들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연기에 감탄하며 여운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한다. 지난해 영화 ‘범죄도시2’,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카지노’를 통해 추앙받는 배우로 거듭난 손석구가 9년 만에 돌아온 연극 무대의 풍경이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개막한 연극 ‘나무 위의 군대’에서 손석구가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주인공 신병 역할을 맡은 대세 배우의 출연에 많은 팬이 공연장을 찾으면서 연극 장르로선 드물게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인기가 워낙 뜨겁다 보니 당초 8월 5일까지 하려던 공연이 12일까지로 추가 연장됐을 정도다. ‘나무 위의 군대’는 1945년 태평양 전쟁 막바지 일본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한다. 자국의 패전 사실을 모른 채 2년간 가주마루(대만고무나무)에 숨어 살던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작품이다. 일본의 국민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1934~2010)가 신문에서 두 군인의 이야기를 접하고 작품을 쓰려던 계획을 세웠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을 호라이 류타(47)가 대본 집필을 의뢰받으면서 연극으로 탄생했다. 손석구는 지난달 27일 열린 간담회에서 “여러 대본을 봤는데 이 작품이 지금 시대 관객들이 볼 때 가장 땅에 붙어 있는 작품일 것 같았다”면서 “상대가 옳다고 믿기 때문에 싸울 수 없지만 이해되지 않는 답답함과 부조리가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됐다”고 말했다. 상사는 일본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한 인물로 끊임없이 적을 감시하며 언젠가 올 지원군만 기다리는 존재다. 반면 손석구가 맡은 신병은 거창한 대의명분보다는 그저 자신의 동네를 지키고 싶은 순수한 청년이다. 손석구는 “가족, 직장, 학교 어디서든 지위와 경험치의 차이에서 충돌이 생긴다. 그런데 불협화음이 아니라 믿음 때문에 부패하는 것도 있다”면서 “싸워서 토해 내면 되는데 싸우지 않아서 병들어 가는 부조리도 있다. 관객들이 전쟁과 군대를 빼고 그런 측면에서 공감하면서 볼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무 위에서 허무한 전쟁을 이어 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전쟁의 부조리함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무거운 주제지만 곳곳에 웃음폭탄이 숨어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신병 캐릭터가 여태까지 제가 해 왔던 역할과 달리 나이나 정서적으로 맑고 순수한 사람이라 저처럼 때 묻은 사람이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컸다”고 했지만 탄탄한 연기력에서 나오는 손석구의 신병은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이번 연극은 4년 전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출연을 계기로 친해진 배우 이도엽(51)의 권유로 출연하게 됐다. 이도엽과 김용준(52)이 상관으로서 손석구와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만 보여 극의 흐름을 설명하는 여자 역할은 최희서(37)가 맡았다.
  • 9년 만의 연극 복귀 손석구, 공연장 꽉 채우는 대세 배우의 힘

    9년 만의 연극 복귀 손석구, 공연장 꽉 채우는 대세 배우의 힘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엔 팬들이 만든 광고가, 공연장 내엔 응원봉이 곳곳에 보인다. 손석구(40)를 보러 온 팬들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연기에 감탄하며 여운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한다. 지난해 영화 ‘범죄도시2’,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카지노’를 통해 추앙받는 배우로 거듭난 손석구가 9년 만에 돌아온 연극 무대의 풍경이다. 분위기만 보면 연극이 아니라 아이돌 콘서트가 따로 없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개막한 연극 ‘나무 위의 군대’에서 손석구가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주인공 신병 역할을 맡은 대세 배우의 출연에 많은 팬이 공연장을 찾으면서 연극 장르로선 드물게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인기가 워낙 뜨겁다 보니 당초 8월 5일까지 하려던 공연이 12일까지로 추가 연장됐을 정도다.‘나무 위의 군대’는 1945년 태평양 전쟁 막바지 일본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한다. 자국의 패전 사실을 모른 채 2년간 가쥬마루(대만고무나무)에 숨어 살던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작품이다. 일본의 국민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1934~2010)가 신문에서 두 군인의 이야기를 접하고 작품을 쓰려던 계획을 세웠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을 호라이 류타(47)가 대본 집필을 의뢰받으면서 연극으로 탄생했다. 손석구는 지난달 27일 열린 간담회에서 “여러 대본을 봤는데 이 작품이 지금 시대 관객들이 볼 때 가장 땅에 붙어있는 작품일 것 같았다”면서 “상대가 옳다고 믿기 때문에 싸울 수 없지만 이해되지 않는 답답함과 부조리가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됐다”고 말했다. 상사는 일본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한 인물로 끊임없이 적을 감시하며 언젠가 올 지원군만 기다리는 존재다. 반면 손석구가 맡은 신병은 거창한 대의명분보다는 그저 자신의 동네를 지키고 싶은 순수한 청년이다. 관객에게만 보이는 여인 역할을 통해 해석이 더해진다. 손석구는 “가족, 직장, 학교 어디서든 지위와 경험치의 차이에서 충돌이 생긴다. 그런데 불협화음이 아니라 믿음 때문에 부패하는 것도 있다”면서 “싸워서 토해내면 되는데 싸우지 않아서 병들어가는 부조리도 있다. 관객들이 전쟁과 군대를 빼고 그런 측면에서 공감하면서 볼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전쟁이 끝났음에도 두 병사는 낮에는 경계를 서고 밤에는 적의 물품과 식량을 찾아 다닌다. 나무 위에서 허무한 전쟁을 이어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전쟁의 부조리함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전쟁은 2년 전에 끝났습니다. 어서 나오십시오’란 쪽지가 도착해도 쉽게 믿지 않는다. 무거운 주제지만 곳곳에 웃음폭탄이 숨어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신병 캐릭터가 여태까지 제가 해왔던 역할과 달리 나이나 정서적으로 맑고 순수한 사람이라 저처럼 때 묻은 사람이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컸다”고 했지만 탄탄한 연기력에서 나오는 손석구의 신병은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해맑고 순수한 연기를 잘 해내기에 중간중간 나오는 웃음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이번 연극은 4년 전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출연을 계기로 친해진 배우 이도엽(51)의 권유로 출연하게 됐다. 손석구는 “이야기가 다른 거지 영화와 연극이 다르진 않다”면서 “30대 초반 마지막으로 연극을 하고 영화, 드라마로 옮겨가게 됐다. 다시 연극을 하면서 내가 하는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서도 되는지 보고 싶었다”는 이유를 댔다.무엇보다 이 연극은 화면으로만 보던 손석구를 직접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지난 1일 공연에서는 이도엽이 무대 인사 도중 팬들이 가져온 응원봉을 직접 건네받아 손석구에게 쥐여주면서 더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이도엽과 김용준(52)이 상관으로서 손석구와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만 보여 극의 흐름을 설명하는 여자 역할은 손석구와 9년 전 각자 100만원씩 보태 연극 ‘사랑이 불탄다’를 무대에 올렸던 최희서(37)가 맡았다.
  • 배꼽티·미니스커트 입은 류호정…‘코르셋’ 지적에 “또 다른 구속”

    배꼽티·미니스커트 입은 류호정…‘코르셋’ 지적에 “또 다른 구속”

    서울 퀴어축제에 참가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30)은 당시 배꼽티와 미니스커트 차림이 화제가 된 것을 두고 “입맛이 쓰지만 이제는 익숙하다”고 밝히면서 ‘코르셋’ 지적에 대해선 “또 다른 구속”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일 류 의원은 배꼽이 보이는 짧은 파란색 티셔츠와 짧은 청치마를 입고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했다. 류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한 류호정을 화제로 만든 ‘배꼽티’, ‘다이어트’, ‘女 국회의원’ 이 세 가지 포인트. 입맛이 쓰지만 이제는 익숙하다”면서 “그런데 ‘코르셋 아냐?!’라는 핀잔에는 응답해야 할 것 같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은 “‘탈코르셋’은 여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에 나의 외모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선언”이라며 “나의 외모를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탈코르셋은 체형 보정 속옷인 ‘코르셋(corset)’을 ‘탈(脫·벗을 탈)’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긴머리, 화장 등 사회적으로 부여된 ‘여성성’을 거부하는 문화 운동이다.류 의원은 “예를 들어 ‘여성은 긴 머리’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숏컷’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긴 머리의 여성에게 코르셋이라 손가락질하는 건 탈코르셋이 아니다”라면서 “해방이 아니라 또 다른 구속”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 것에 대해서는 “2023년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멋진 옷을 입고 싶었다”며 “그래서 시작했던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했고 지난주 토요일 ‘당당히, 원하는 모습으로’ 을지로를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과 여성주의를 만나기 시작한 학생들이 헷갈려 할까봐 몇 마디 적었다. 모든 종류의 자기검열에서 벗어나자는 게 탈코르셋의 취지”라며 “세상이 시키는 대로 말고, 스스로 선택한 모습으로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모든 분이 원하는 모습으로 당당히 사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큰 마음 먹고 지원했는데…佛 제공 장갑차 “왜 이리 약해?” [핫이슈]

    큰 마음 먹고 지원했는데…佛 제공 장갑차 “왜 이리 약해?” [핫이슈]

    "강철판이 왜 이렇게 얇아?" 우크라이나군이 프랑스가 제공한 장갑차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전투 중 파편이 프랑스제 장갑차의 얇은 장갑(적의 총포탄을 막기 위한 특수한 강철판)을 뚫고 들어와 우크라이나 전차병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된 장갑차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AMX-10RC로,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AMX-10RC 경전차를 직접 시운전하면서 "이 전차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해방을 도울 것"이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전에 투입된 AMX-10RC는 이같은 기대와는 달랐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대대장은 "근처에서 152㎜ 포탄이 폭발해 파편이 장갑차를 관통했다"면서 "이 여파로 승무원 4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장갑차는 총도 좋고, 관측 장치도 아주 좋다"면서도 "불행히도 장갑이 얇아 최전방에서 이 기종을 운용하는 것은 승무원을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며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비슷한 지적은 지난 1월에도 나왔다. 프랑스의 군사전문가인 미셸 고야는 "AMX-10RC는 기동성이 좋아 최전선의 틈을 빠르게 활용하는데 유용하다"면서도 "다만 현대 전장의 모든 대전차 무기에 대처하기에는 장갑이 너무 약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AMX-10RC는 1981년부터 프랑스 육군에 배치된 차륜형 화력지원 장갑차로 정찰 차량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 장갑차의 최대 특징은 105㎜/47구경장 포를 갖춘 TK 105 포탑이다. 일반적인 전차와 마찬가지로 지휘관, 사수, 장전수가 탑승하는 3인승 포탑이며, 포탄은 38발을 적재한다. 다만 현대적인 전차를 상대하기는 어렵지만, 정찰 임무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적 경장갑 차량을 상대하기 충분한 화력을 지녔다. 
  • ‘I AM ALIVE’… 서울 도심에서 4년 만에 ‘물총축제’ 열린다

    ‘I AM ALIVE’… 서울 도심에서 4년 만에 ‘물총축제’ 열린다

    서울 도심에서 4년 만에 ‘물총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장소를 옮기고 명칭도 ‘신촌 물총축제’에서 ‘2023 물총축제’로 바꿨다. 2일 축제 주관사인 헤이웨이에 따르면 올해 축제는 오는 8월 12~1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콘셉트는 ‘I AM ALIVE’다. 참가자들이 도심에서 서로 물총을 쏘며 일상에서의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물총축제는 2013년부터 100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서울시 대표 여름 축제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4년간 열리지 못했다. 올해 축제는 거리에서 탈피해 좀 더 넓고 활동성 좋은 공간에서 펼쳐진다. 행사장 곳곳에서 다채로운 워터 어트랙션이 펼쳐지고, 신나는 DJ 음악도 즐길 수 있다. 주관사는 “물로 즐길 수 있는 가장 신나고 짜릿한 프로그램을 지난 4년간 고민한 만큼 모두가 행사장에서 물총으로 소통하며 하나 되는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 “39년을 기다렸다” 맥도날드 개장에 새벽부터 줄 선 대만인들 [포착]

    “39년을 기다렸다” 맥도날드 개장에 새벽부터 줄 선 대만인들 [포착]

    새로 문을 연 맥도날드 매장에 대만인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 대만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샤먼과 인접한 대만 부속섬 진먼에 맥도날드 매장이 처음으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1984년 처음 대만 타이베이에 입성해 대만 전역에 매장을 열며 국민 패스트푸드점으로 자리잡았다. 6월 말까지 대만에 맥도날드 매장은 407곳으로 2021년부터 6월 말까지 평균 35일마다 매장이 하나씩 생겨났다. 진먼 맥도날드가 지난 6월 30일 오전 7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접한 진먼 주민들은 새벽 3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기 시작했다. 7시 전까지 삼삼오오 모여든 인파가 100명가량 되면서 매장 입구는 물론 매장이 있는 면세쇼핑몰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진먼에서 맥도날드를 맛본 이들은 "매일매일 갈 거다", "진먼의 소비력을 믿어달라", "드디어 따뜻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식은 감자튀김과 햄버거를 들고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된다", "타이베이에 간 친구에게 사다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 "한입을 위해 39년을 기다렸다"며 기뻐했다. 진먼 맥도날드는 지역 특산품을 살린 고량 햄버거, 땅콩사탕인 궁탕 맥플러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진먼은 고량주, 궁탕, 소고기. 포탄칼이 유명하다. 진먼 지역은 1958년 8월 23일부터 4개월간 중국 인민해방군의 포탄 공격을 받은 곳으로 반 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도 중국이 쏜 포탄으로 칼을 생산하고 있을 정도다. 진먼의 패스트푸드점 역사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년 전 최초로 생긴 패스트푸드 업체는 모스버거다. 맥도날드는 진먼에 진출한 두 번째 패스트푸드업체다. 대만 민스뉴스는 진먼에 사는 이들이 KFC, 버거킹 등이 진먼에 빨리 매장을 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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