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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어요, 그대와 ~ 놀이공원 옆 이 거리를

    걸어요, 그대와 ~ 놀이공원 옆 이 거리를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단풍 명소를 찾는 이들도 그만큼 늘고 있지만, 문제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단풍 쫓아 멀리까지 나서기 부담스럽다면 가까운 놀이공원을 찾는 것도 좋겠다. 의외로 덜 알려진 비경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각종 놀이시설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에버랜드는 도처에 단풍 명소가 널려 있다. 특히 영동고속도로 마성 나들목부터 에버랜드 정문까지 이어지는 5㎞ 구간은 가슴을 물들일 듯한 단풍으로 이름난 드라이브 코스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대왕참나무 등 수천 그루의 나무들이 형형색색으로 물든다. 호암호수는 물 위에 비친 단풍이 아름다운 곳. 자연이 빚어낸 데칼코마니와 마주할 수 있다. 별도의 단풍 산책 코스도 있다. 750m의 퍼레이드 길과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판타스틱 윙즈’ 공연장, ‘몽키밸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하늘길’ 등의 단풍이 빼어나다. 특히 에버랜드 직원들이 최고의 명소로 꼽은 하늘길은 동물원 입구부터 ‘버드 파라다이스’까지 200m 정도 단풍길이 이어진다. 알락꼬리 원숭이 등 동물들도 볼 수 있다. 놀이기구를 타고 즐기는 단풍도 일품이다. 정문에서 곤돌라 ‘스카이크루즈’에 오르면 매직랜드존까지 18m 상공에서 붉은 단풍의 행렬을 굽어볼 수 있다. 56m 높이의 ‘T 익스프레스’에서 굽어보는 단풍도 짜릿하다. 에버랜드 내 숙박시설인 ① ‘홈 브리지 힐 사이드 호스텔’ 진입로는 노란 단풍이 인상적인 곳이다. 해발 고도가 가장 높아 파크 내에서 가장 먼저 단풍과 마주할 수 있다. 에버랜드 정문 앞 500m 지점에서 왼쪽 언덕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나온다. 이곳부터 약 2.5㎞ 구간에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펼쳐져 있다. 에버랜드 측은 20~30일 사이에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월드는 단지 옆 석촌호수가 단풍 포인트다. 서호와 동호 2개로 이뤄진 ② 석촌호수에는 플라타너스, 단풍나무 등 1000여 그루의 활엽수가 2.5㎞에 걸쳐 단풍터널을 만든다. 도심인 만큼 11월 초까지는 단풍을 완상할 수 있다. 야간에는 매직아일랜드의 야경과 어우러진 단풍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호수는 동, 서에 따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서호는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매직 아일랜드 주변을 아름다운 빛깔로 수놓은 단풍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동호는 한적한 분위기를 찾는 연인에게 제격이다. 빨간 단풍이 흩날리는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청계산 자락의 서울랜드는 놀이공원과 호수, 미술관을 끼고 있어 가을에 찾아갈 만한 명소로 꼽힌다. 단풍 코스는 4㎞ 외곽순환길과 4㎞의 공원 호수 주변, 2㎞의 미술관 가는 길로 나뉜다. 청계산 자락을 따라 서울랜드 외곽순환길에서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도로 양쪽으로 단풍 물든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길도우미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또는 서울랜드 동문을 검색하면 된다. 호수 주변길은 걷거나 코끼리열차를 타고 갈 수 있다. 눈앞에는 저수지가, 뒤편에는 서울랜드와 청계산 일대의 단풍이 펼쳐진다. 연인이라면 베니스 무대 주변을 찾으시라. 서울랜드 관계자는 “무대 앞 벤치에 앉으면 앞으로는 호수가, 뒤로는 작은 언덕이 가려져 ‘은밀한 대화’를 나누려는 커플들이 종종 찾는다”고 전했다. 미술관 가는 길도 빼어나다. 4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봄에는 벚꽃길로, 가을이면 단풍길로 나들이객들을 이끈다. 한국마사회 별관에서 경마장까지 500~600m 단풍 산책로도 아름답다. ③ 놀이기구 타며 단풍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50m 높이에서 활강하는 ‘스카이엑스’가 특히 인기다. ‘무지개자전거’를 타면서 여유 있게 단풍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르다. 서울랜드 단풍은 10월 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대명리조트는 전국 업장 가운데 단풍이 매력적인 명소 3곳을 골라 12월 18일까지 한정 운영하는 패키지를 내놨다.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는 남한의 단풍 시즌을 알리는 설악산 국립공원에 인접해 있다. 붉게 물든 단풍 아래 여유 있게 조식을 즐길 수 있는 ‘조식 패키지’를 출시했다. 대명리조트 단양은 ‘아쿠아월드 패키지’를 출시했다. 단양 8경의 절경과 단풍을 감상하며 실속 있는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 객실, 아쿠아월드 2인 입장권, 조식 2인으로 구성됐다. 변산은 단풍으로 유명한 내소사, 부안 마실길 트레킹 코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단풍 여행과 먹거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BBQ 패키지’를 내놓았다. 객실(리조트 또는 호텔), BBQ 커플세트 2인, 조식 2인으로 구성했다. 1588-4888.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히말라야 폭설 24명 사망·수십 명 연락두절…한국인 피해는?

    히말라야 폭설 24명 사망·수십 명 연락두절…한국인 피해는?

    히말라야 폭설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서 폭설과 눈사태로 트레킹하던 외국 등산객 등 2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연락 두절 상태라고 네팔 일간 히말라얀 인터넷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 당국은 안나푸르나봉으로 가는 길목의 머스탱 지역과 마낭 지역에서 자국민 12명을 비롯해 캐나다인 4명, 폴란드인 3명, 이스라엘인 3명, 베트남인 1명, 인도인 1명 등 모두 24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60여 명이 현재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십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당국은 이와 별개로 다울라기리 산 베이스캠프에서도 눈사태로 슬로바키아 산악인 2명과 네팔 가이드(셰르파) 3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안나푸르나봉으로 향하는 쏘롱라 길목(해발 5천461m)에는 모두 168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들 중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히말라야는 9∼10월 날씨가 상대적으로 온화해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이 트레킹을 위해 찾는다. 앞서 올해 4월 에베레스트 산에서 눈사태로 네팔인 가이드 16명이 사망했다. 히말라야 폭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히말라야 폭설 왜 이런일이”,“히말라야 폭설 한국인 피해여부를 떠나 이렇게 많은 피해가”,“히말라야 폭설 수십명 무사해야 할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히말라야 폭설 외국 등산객 24명 숨지고 수십 명 연락두절 ‘충격’

    히말라야 폭설 외국 등산객 24명 숨지고 수십 명 연락두절 ‘충격’

    히말라야 폭설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서 폭설과 눈사태로 트레킹하던 외국 등산객 등 2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연락 두절 상태라고 네팔 일간 히말라얀 인터넷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 당국은 안나푸르나봉으로 가는 길목의 머스탱 지역과 마낭 지역에서 자국민 12명을 비롯해 캐나다인 4명, 폴란드인 3명, 이스라엘인 3명, 베트남인 1명, 인도인 1명 등 모두 24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60여 명이 현재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십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당국은 이와 별개로 다울라기리 산 베이스캠프에서도 눈사태로 슬로바키아 산악인 2명과 네팔 가이드(셰르파) 3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안나푸르나봉으로 향하는 쏘롱라 길목(해발 5천461m)에는 모두 168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들 중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히말라야는 9∼10월 날씨가 상대적으로 온화해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이 트레킹을 위해 찾는다. 앞서 올해 4월 에베레스트 산에서 눈사태로 네팔인 가이드 16명이 사망했다. 히말라야 폭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히말라야 폭설 왜 이런일이”,“히말라야 폭설 한국인 피해여부를 떠나 이렇게 많은 피해가”,“히말라야 폭설 수십명 무사해야 할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히말라야 폭설 수십 명 연락두절…한국인 피해는?

    히말라야 폭설 수십 명 연락두절…한국인 피해는?

    히말라야 폭설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서 폭설과 눈사태로 트레킹하던 외국 등산객 등 2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연락 두절 상태라고 네팔 일간 히말라얀 인터넷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 당국은 안나푸르나봉으로 가는 길목의 머스탱 지역과 마낭 지역에서 자국민 12명을 비롯해 캐나다인 4명, 폴란드인 3명, 이스라엘인 3명, 베트남인 1명, 인도인 1명 등 모두 24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60여 명이 현재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십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당국은 이와 별개로 다울라기리 산 베이스캠프에서도 눈사태로 슬로바키아 산악인 2명과 네팔 가이드(셰르파) 3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안나푸르나봉으로 향하는 쏘롱라 길목(해발 5천461m)에는 모두 168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들 중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히말라야는 9∼10월 날씨가 상대적으로 온화해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이 트레킹을 위해 찾는다. 앞서 올해 4월 에베레스트 산에서 눈사태로 네팔인 가이드 16명이 사망했다. 히말라야 폭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히말라야 폭설 왜 이런일이”,“히말라야 폭설 한국인 피해여부를 떠나 이렇게 많은 피해가”,“히말라야 폭설 수십명 무사해야 할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히말라야 사고 폭설로 24명 사망·수십 명 연락두절…한국인 피해는?

    히말라야 사고 폭설로 24명 사망·수십 명 연락두절…한국인 피해는?

    히말라야 폭설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서 폭설과 눈사태로 트레킹하던 외국 등산객 등 2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연락 두절 상태라고 네팔 일간 히말라얀 인터넷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 당국은 안나푸르나봉으로 가는 길목의 머스탱 지역과 마낭 지역에서 자국민 12명을 비롯해 캐나다인 4명, 폴란드인 3명, 이스라엘인 3명, 베트남인 1명, 인도인 1명 등 모두 24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60여 명이 현재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십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당국은 이와 별개로 다울라기리 산 베이스캠프에서도 눈사태로 슬로바키아 산악인 2명과 네팔 가이드(셰르파) 3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안나푸르나봉으로 향하는 쏘롱라 길목(해발 5천461m)에는 모두 168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들 중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히말라야는 9∼10월 날씨가 상대적으로 온화해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이 트레킹을 위해 찾는다. 앞서 올해 4월 에베레스트 산에서 눈사태로 네팔인 가이드 16명이 사망했다. 히말라야 폭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히말라야 폭설 왜 이런일이”,“히말라야 폭설 한국인 피해여부를 떠나 이렇게 많은 피해가”,“히말라야 폭설 수십명 무사해야 할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여행 | Vietnam Dalat 달랏, 그 달달함에 대하여

    해외여행 | Vietnam Dalat 달랏, 그 달달함에 대하여

    Vietnam Dalat ‘달랏은 다르네’. 함께 여행했던 소설가 백영옥씨의 농담 같은 말이 계속 맴돈다. 선선한 공기, 언덕 위의 유럽풍 저택들, 울창한 소나무 숲과 푸른 호수. 이 모든 소소한 ‘풍경의 합’이 달랏이고, 그것은 베트남의 다른 어떤 곳과도 달랐다. 하지만 기자란 종족이 문제다. 덧셈 대신 소수분해를 하며 자꾸만 물었다. 달랏을 뭐라고 소개해야 하냐고. 역시 농담 같은 내 대답은 이렇다. 달랏은 달다고. 공기도 달고, 물고 달고. 낮도 밤도 달다고. 달랏 베트남의 람동Lam Dong성의 성도로 람 비엔Lam Vien고원의 해발 1,500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 신혼 여행지로 ‘영원한 봄의 도시’, ‘작은 파리’, ‘꽃의 도시’ 등으로 불린다. 면적은 393.29km2, 인구는 2014년 기준, 약 30만명이다. 호치민 시내에서 약 300km 거리에 있으며 최근 고속도로를 건설하여 이동 시간이 4~5시간으로 단축됐다. 영원한 봄의 도시를 발견하다 달랏으로 가는 길은 육지여야 한다고 했었다. 호치민에서 300km 정도니 먼 거리는 아니지만 포장도로가 없는 탓에 장장 6시간이 걸리는 오프로드 주행이라고. 특히 1,500m 고지로 올라가는 여정에서 커피를 볶는 고산부족도 만날 수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 여정을 45분으로 줄여 주는 비행기를 선택한 탓에 ‘로드 무비’의 낭만은 날아갔다. 비행시간은 불과 50분.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공항에서의 첫 호흡은 푸른 빛이었다. 차갑고 맑았다. 1,500m 고지의 연중 평균 기온은 건기11~5월에 15℃, 우기6~10월에 22℃ 정도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악명 높은 베트남에서 에어컨 같은 도시다. 그래서 ‘영원한 봄의 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달랏 도심으로 가는 도로의 양쪽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솔숲이었다. 달랏은 남부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소나무가 자랄 수 있는 땅이다. 잔가지가 없어서 키가 더 커 보이는 달랏의 소나무들은 대충 봐도 20m가 훌쩍 넘을 것 같았다. 달랏의 특별함에 먼저 주목한 것은 1858년부터 1954년까지 96년 동안 베트남을 침략했던 프랑스인들이었다. 베트남을 구성하는 54개 소수민족 중 하나인 랏Lat족과 마Ma족이 살고 있었던 달랏은 솔숲뿐 아니라 청정한 고원호수까지 품고 있는 살기 좋은 땅이다. 그 가치를 맨 처음 알아본 이는 루이 파스퇴르Pasteur의 제자이자 베트남 사람들이 존경하는 박테리아 학자였던 알렉산드르 예르신Alexandre Yersin이었다. 그의 요청을 받아들인 식민지 총통의 명령으로 달랏은 휴양도시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1907년 첫 번째 호텔이 지어지고 별장도 꾸준히 늘어나 1920년대에는 2,000여 채의 유럽풍 별장이 있었으며 인구도 크게 늘어났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달랏은 앞장서서 외국인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투엔람 호수Tuyen Lam Lake 둘레로 리조트 단지가 조성되어 현재 37개의 리조트가 건설 중이다. 방문했던 에덴시 리조트는 일찍 공사를 마치고 운영 중인 3개의 리조트 중 하나였는데, 유럽 스타일의 가구, 명화 복제품들로 가득 차 있어서 마치 유럽의 전원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반전은 이 호화 리조트들의 숙박료가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사실. 100달러 안팎이면 레이크뷰 객실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 꽃을 키우고, 수놓는 마음 유럽인들의 별장촌이 리조트로 바뀌는 동안 농가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원래 달랏은 유명한 커피 생산지 중 하나였다. 프랑스인들이 겨우 찾아낸, 호치민에서 가장 가까운 커피와 포도 생산지가 달랏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커피농사를 지으며 작은 카페까지 운영하는 소수부족의 농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전 폭우로 도로가 무너져 갈 수는 없다고 했다. 사향고양이가 만들어내는 누왁커피의 인기 때문에 베트남에서는 사향족제비, 다람쥐 커피까지 등장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달랏의 커피농장 수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작물은 수익률이 더 높은 고랭지 채소와 화초다. 달랏의 서늘한 기온은 아열대 화초들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이기 때문. 그래서 달랏은 ‘꽃의 도시’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달랏이 속한 람동성은 2005년부터 매년 12월10~18일 사이에 ‘달랏-꽃의 도시’라는 테마로 꽃 축제를 열고 있는데 이때 몰리는 인파가 10만여 명이나 된다고 했다. 도심의 인공호수인 ‘쓰언흐엉Xuan Huong·春香湖’의 주변을 밝히는 가로등의 디자인마저 꽃모양이다. 이 현상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1986년에 오픈한 달랏 꽃공원Dalat Flower Gardens이다. 고양꽃박람회를 연상케 하는 이 공원에는 장미, 베트남 토종 야생화, 네덜란드의 튤립, 일본 벚꽃 나무, 카멜리아 등 300여 종의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어서 평소에도 베트남 여행자, 특히 신혼여객들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베트남 전통 자수에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꽃이다. 달랏에서 자수 갤러리 겸 교육센터를 운영하는 XQ 빌리지XQ Historical Village에 가보면 자수로 그린 꽃들이 사진처럼 생생하다.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장신의 바느질로 완성된 인물, 풍경, 정물들은 볼수록 신기하다. 갤러리 곳곳에 테이블을 놓고 자수 시연을 하는 여인들이 있는데, 자꾸만 그 손끝을 쳐다보게 된다. XQ 빌리지는 베트남 전통 자수공예 교육센터를 운영하던 부부아내 Hoang Le Xuan와 남편 Vo Van Quan가 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1996년 달랏에 문을 열었다. 규모가 큰 전통 가옥 내부는 전시 공간과 휴식 공간 그리고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는 교육센터로 나뉘어 있었다. 작품 전시뿐 아니라 최고급 실크와 아오자이만을 골라서 판매하고, 전통음악 공연도 보여 주기 때문에 베트남의 전통과 문화를 한결 고급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오래전 기억의 얼룩들 랑비안Lang Biang산을 향해 가는 길에 눈을 의심했던 사건이 일어났다. ‘어’ 하고 외치는 한 일행의 손가락 끝이 가르치는 방향으로 일제히 고개를 돌리니 차창 밖으로 얼룩말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런 곳에 얼룩말이라니! 당황하여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을 때 가이드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칠한 거예요!’ 말하자면 보디페이팅이라는 것이다. 듣고도 잘 믿기지 않았던 가짜 얼룩말들을 무리로 다시 만난 것은 랑비앙산 입구에서였다. 산비탈에 세워진 랑비안 글자판 주변엔 얼룩무늬의 조랑말들과 카우보이로 분장한 마주들이 사진 모델을 자처하고 있었다. 랑비안은 유럽인들이 즐겨 찼던 사냥터였다는데 그들이 이 가짜 얼룩말을 보았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혼자 피식 웃음이 났다. 좌석으로 개조한 지프차의 짐칸에 앉아 덜컹거리며 라다 정상Dinh Rada까지 올라가는 동안 반갑지 않은 안개가 마중을 나왔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숲이 짙어질수록, 안개도 그러했다. 그러하여 마침내 정상에 도착했을 때 발아래 달랏은 사라지고 없었다. 끄랑K’Lang과 흐비앙Ho Bian으로 불린다는 2개의 봉우리는 물론이고 해발 2,167m 정상부의 봉우리(총 5개) 중 어느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서로를 간절하게 갈구하는 끄랑과 흐비앙의 조각상 주변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둘은 전설의 주인공이다. 랏족 출신의 청년 끄랑과 찔족 출신의 처녀 흐비앙의 사랑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적이다. 그들의 희생으로 두 부족이 화해하여 끄호족K’ho으로 합쳐졌다는 화해의 결말도 비슷하다. 고산부족의 아낙들이 노점에 베틀을 놓고 직접 만들어 파는 가방, 지갑, 머플러 등을 구경하다가 홀리듯 스카프 하나를 14만동VND 에 구입했다. 완성하는 데 3일이 걸렸고, 재료비만 10만동이란다. 어느 부분에 과장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우리 돈으로 1만원도 안 되니 흥정 자체가 겸연쩍다. 그 베틀 하나로 3명의 자녀를 다 키웠다는 그녀는 모계사회의 가장이었다. 여자가 먼저 청혼을 하는데, 결혼 당시 그녀는 물소 2~3마리 가격에 해당했던 3,000만동(한화로 약 145만원)을 주고 남편을 데려왔다고 했다. 형제 여럿이 한 명의 아내와 살기도 하고, 상속권은 막내딸에게 돌아가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끝이 없지만 영업을 방해할까 조심스러워 곧 물러났다. 건축은 이야기를 전한다 얼룩말만큼이나 기이한 달랏의 또 다른 명물은 크레이지하우스Crazy House다(행야 게스트하우스Hang Nga Guesthouse로도 불린다).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도 울고 갈 것 같은 크레이지하우스는 무정형, 무규칙의 별난 주택이다. 촛농이 녹아내린 듯한 외관과 동굴 같은 내부의 건물들은 공중다리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안인가 싶으면 바깥이고, 1층인가 싶으면 2층이 되는 ‘크레이지’ 그 자체다. 이 집을 설계한 사람은 호치민 시절 최후의 수상을 역임했던 쩡찐Truong Chinh의 딸, 당 비엣 야Dang Viet Nga로 모스크바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그녀의 ‘잉여로운’ 상상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크레이지하우스다. 1990년에 시작된 공사는 아직 진행 중인데, 자금 조달을 위해 일반에게 개방을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게스트하우스로도 운영하고 있으니 하룻밤을 청해 보시라. 톡톡 뛰는 아이디어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크레이지하우스가 건축적 명소라면 바오 다이 여름별장Bao Dai Summer Palace은 역사적 명소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Nga Yen의 마지막 왕인 바오 다이는 달랏에 3개의 별장을 갖고 있었는데 그중 유일하게 일반에게 공개된 곳이 이 별장이다. 25개의 방이 달린 럭셔리한 별장은 행복한 삶의 무대가 아니었다. 바오 다이는 1945년 8월30일에 ‘식민지의 왕보다는 독립국가의 시민이 낫다’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왕좌에서 물러났다고 한다. 속세의 권력이 다 무슨 소용이랴. 300여 명의 승려들이 생활하는 티엔비엔쭉람Thien Vien Truc Lam·竹林禪院은 풍황산에 포근히 안겨 있었다. 1994년 완공된 젊은 절이지만 호치민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방문하게 되는 곳이다. 호치민의 대통령궁을 설계한 건축가 응오빗투Ngo Viet Thu의 또 다른 건축물로 유명하다. 케이블카가 절 입구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곳인데, 이념적 동맹국인 러시아의 관광객들이 특히 많았다. 사실 이 사원의 이미지는 시각이 아니라 청각에 더 각인되어 있다. 잠시 소나기를 피해 법당 마당에 서 있는 동안 어디선가 들려오던 맑은 울림. 그것은 여러 개의 소리통으로 만들어진 풍경이었다.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떤 풍경소리보다 아름다웠다. 달랏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작은 파리였고, 베트남인들에게는 가장 가고 싶은 휴양지였다면 내게는 끝이 없는 솔숲과 그 솔향을 품고 있는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이 연주하는 청아한 풍경소리로 기억되는 참 참신한 베트남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베트남항공 www.vietnamairlines.com Dalat Flower Park 2 Phu Dong Thien Vuong St., Dalat, Lam Dong, Vietnam 7:30~16:00 +84 63 382 2151 XQ Historical Village 258 Mai Anh Dao, Dalat, Lam Dong, Vietnam +84 063 383 5265 www.xqhandembroidery.com Lang Biang 달랏 시내에서 12km 입장료 1만동VND, 지프차 1대 30만동VND 정상까지의 트레킹은 3~4시간이 소요된다. Hang Nga Guesthouse 3 Huynh Thuc Khang St., Ward 3, Dalat, Lam Dong, Vietnam 입장료 2만동VND 숙박료 싱글룸 34~47US$, 더블룸 47~84US$ Bao Dai Summer Palace Trieu Viet Boung St., Dalat, Lam Dong, Vietnam 7:00~11:00, 13:30~16:00 미화 1달러 입장시 신발에 봉지를 덧씌워야 한다. ▶travel info Airline 베트남으로 가는 빠른 길 베트남항공 달랏까지는 직항편이 없기에 호치민을 경유해야 한다. 베트남항공은 매일 인천과 부산에서 하노이 직항편을 띄우고 있다. 당일에 달랏으로 이동한다면 오후편(17:50)을 이용해야 하는데 호치민 공항에서 4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므로 시내로 나가서 마사지나 식사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낫다. 달랏까지 비행기로 50분, 자동차로는 4~5시간이 소요된다. 스카이팀의 10번째 회원사인 베트남항공은 현재 스톱오버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니 하노이나 호치민 여행을 함께 계획해도 좋다. 02-757-8920 www.vietnamairlines.com shopping 달랏 나이트 바자 달랏 마켓은 밤에 피는 꽃이다. 낮에 운영하던 상점들이 문을 닫고 나면 노점들이 장을 펼치고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마치 축제가 벌어진 듯 풍선 아줌마, 솜사탕 아저씨들까지 등장하고 매캐한 연기를 피워내는 포장마차와 간식 노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서늘한 기온 때문에 달랏에서는 니트 의류를 많이 판매하는데 인형들도 모두 니트원피스를 입고 있다. 랑팜L’ang Farm 달랏의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식료품을 파는 체인점이다.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달랏 커피. 생산량이 많지 않아서 달랏 외부 지역에서는 구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달랏 와인이나 주스, 또 다른 지역특산품인 달랏 딸기로 만든 쨈도 있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고구마, 바나나 등을 먹기 좋게 건조시킨 간식거리도 최고다. www.langfarmdalat.com Golf 시원하게 나이스샷 달랏 팰리스 골프 클럽Dalat Palace Golf Club 프랑스 식민치하였던 1923년 달랏의 중심부에 오픈한 골프장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 중 하나다. 정치적인 요인으로 이후 개장과 폐장을 반복했던 골프장은 1995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여 낡은 시설을 개보수한 뒤 베트남 최고의 골프장으로 다시 등극했다. 장기 골프 여행을 오는 한국인들도 많은데, 달랏은 연평균 기온이 섭씨 21도이니 베트남에서 골프를 치기 좋은 곳 중 하나다. 18홀 기준으로 그린피는 주중 220만동VND, 주말 250만동VND www.vietnamgolfresorts.com restaurants 보랏빛 만찬 탄투이 레스토랑Thanh Thuy Restaurant 쓰언흐엉 호숫가에 위치하여 풍경이, 특히 야경이 멋진 레스토랑. 보랏빛으로 통일한 실내 분위기는 모던한 느낌이다. 저녁에는 실내석보다 야외 테라스의 인기가 높으며 특히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높다. 현지 맥주를 곁들여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주문하면 된다. 02 Nguyen Thai Hoc St., Dalat, Lam Dong, Vietnam 063-353-1668 바람 부는 호숫가 물랑루즈 레스토랑Moulin Rouge Restaurant 쓰언흐엉 호숫가에서 눈에 띄는 풍차 건물을 찾으면 된다. 바로 옆에 있는 사이공달랏 호텔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주말이면 단체 손님만으로도 300석이 가득 차 버린다. 결혼식 피로연장으로도 사용되는데 가라오케, 당구장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02 Hoang Van Thu Street, Dalat, Lam Dong, Vietnam 6:00~22:00 +84 063 3556789 Hotel & Resort 호젓한 호수가의 유럽풍 별장 달랏 에덴시 레이크 리조트Dalat Edensee Lake Resort & Spa ‘베트남의 검은 숲’이라고 불리는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투엔람 호수Tuyen Lam Lake가에 넓은 부지로 자리 잡고 있는 유럽풍 리조트다. 총 113개의 객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10개의 미모사 빌라(총 40실), 12개의 자스민 빌라(총 48실), 6개의 카멜리아 빌라(총 24실), VIP 빌라로 구분되는데 모두 독립 빌라 형태다. 호젓한 휴식에도 좋지만 크고 작은 미팅룸과 극장까지 갖추고 있어 기업 연수에도 적당하다. Tuyen Lam Lake Zone VII.2 Dalat, Lam Dong, Vietnam +84 63 383 1515 www.dalatedensee.com 앤티크가 주는 편안함 아나 만다라 빌라 달랏 리조트Ana Mandara Villas Dalat Resort 달랏의 어느 언덕에 남아 있던 프랑스인들의 별장 17채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잘 살리며 개조한 5성급 리조트다. 건물이 지어진 1920~1930년대에 구입한 가구들은 이제 모두 100년을 바라보는 앤티크가 됐고 벽난로도 여전히 작동한다. 방마다 크기도 구조도 다르므로 객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내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지만 마치 휴양림 안으로 들어온 듯 숲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분위기다. 야외 수영장과 스파도 있다. Le Lai Street, Ward 5, Dalat, Lam Dong, Vietnam +84 63 3555 888 www.anamandara-resort.com 달랏 최고의 럭셔리 호텔 달랏 팰리스 럭셔리 호텔Dalat Palace Luxury Hotel 1922년 달랏의 인공호수 쓰언흐엉 옆에 세워진 호텔로 당시에는 ‘호텔 드 랑 비엔Hotel Du Lang Bian’, 혹은 ‘랑비엔 팰리스 호텔Lang Bian Palace Hotel’이라고 불렸었다. 개보수를 거쳐 1995년 재오픈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스타일의 건축물은 100년이 지나도록 달랏 최고 호텔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총 43개의 딜럭스와 스위트룸으로 이뤄져 있으며 딜럭스를 기준으로 1박에 250달러 정도다. 12 Tran Phu St. Dalat, Lam Dong, Vietnam +84 63 3825 444 www.dalatresort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히말라야 폭설 24명 사망·수십 명 연락두절…한국인 피해는?

    히말라야 폭설 24명 사망·수십 명 연락두절…한국인 피해는?

    히말라야 폭설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서 폭설과 눈사태로 트레킹하던 외국 등산객 등 2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연락 두절 상태라고 네팔 일간 히말라얀 인터넷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 당국은 안나푸르나봉으로 가는 길목의 머스탱 지역과 마낭 지역에서 자국민 12명을 비롯해 캐나다인 4명, 폴란드인 3명, 이스라엘인 3명, 베트남인 1명, 인도인 1명 등 모두 24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60여 명이 현재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십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당국은 이와 별개로 다울라기리 산 베이스캠프에서도 눈사태로 슬로바키아 산악인 2명과 네팔 가이드(셰르파) 3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안나푸르나봉으로 향하는 쏘롱라 길목(해발 5천461m)에는 모두 168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들 중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히말라야는 9∼10월 날씨가 상대적으로 온화해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이 트레킹을 위해 찾는다. 앞서 올해 4월 에베레스트 산에서 눈사태로 네팔인 가이드 16명이 사망했다. 히말라야 폭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히말라야 폭설 왜 이런일이”,“히말라야 폭설 한국인 피해여부를 떠나 이렇게 많은 피해가”,“히말라야 폭설 수십명 무사해야 할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미 금오산 정상 61년 만에 개방

    경북 구미의 금오산(해발 976m) 정상이 60여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구미시는 예산 11억원을 들인 현월봉의 미군 통신기지(면적 2만 2585㎡) 철거 및 자연친화형 공원 조성 공사를 마치고 다음 주말쯤 일반에 개방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번 개방은 1953년 11월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라 금오산 정상에 미군 통신기지가 들어서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이후 61년 만이다. 현월봉 정상에는 등산객 쉼터가 마련됐고, 일대 등산로도 말끔히 정비됐다. 그동안 등산객들은 금오산 정상에서 10m 아래에 있는 현월봉을 밟고 돌아서야 했다. 구미시는 1991년부터 무인(無人)시설로 전환돼 방치되던 금오산 정상 미군 통신기지를 돌려받기 위해 2004년부터 미군과 협상을 벌여 2011년 3월 금오산 정상을 포함한 부지 5655㎡를 돌려받는 데 합의했다. 2012년엔 국방부로부터 주한 미군 공여재산 해제 반환 통보도 받는 등 금오산 정상 완전 반환 문제를 매듭지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해외여행 | 실크로드를 따라 1,200km를 달리다

    해외여행 | 실크로드를 따라 1,200km를 달리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가슴 한 켠에 품고 있을 실크로드. 동양과 서양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용광로 같던 그곳. 건조한 바람만이 퍽퍽하게 불어대는 길을 낙타에 비단을 싣고 한 걸음씩 나아갔을 대상들. 그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실크로드’는 1877년 독일의 리히트호펜이라는 지리학자가 비단이 오갔던 곳이라 하여 붙인 이름.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이 길을 통해 오간 것은 비단뿐만이 아니다. 각종 물품과 보석, 불교와 이슬람교가 그 길을 통해 흘러가고 흘러들어왔다. 기원전 한무제 때 장건이 사신으로 서역에 다녀온 후 길이 트이기 시작한 실크로드는 세계무역의 중심지였다. 아름다움만큼 약탈 경쟁으로 인한 아픔을 품고 있는 실크로드. 굽이굽이 내려오고 있는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들을 만나며 실크로드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 보자. ●황허의 도시,란저우에서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으로 황토색이 지배하는 간쑤성의 성도 중국 지도를 펼쳐 보면 한가운데에 ‘란저우蘭州’라는 지명이 있다. 이번 실크로드 여행의 출발점은 란저우. 1,40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란저우는 실크로드 문화유산이 풍부한 간쑤성의 성도로 교통과 문화, 역사, 경제의 중심지다. 칭하이성에서 발원한 황허가 처음 만나는 대도시로 중국인들이 ‘어머니의 젖줄’이라는 황허가 도시 가운데를 유유히 관통하고 있다. 그래서 란저우에 가면 어디에서든 황토색이 눈에 들어온다. 란저우 시민들과 여행자들은 시내에 있는 물레방아 공원에서 유유히 산책을 하며 황허를 만난다. 란저우를 황토색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황허뿐만이 아니다. 희토류를 비롯한 35종류의 광물이 매장되어 있는 누런 산들이 란저우를 둘러싸고 있다. 황토색 물에 황토색 산, 란저우에 가면 세상이 온통 황토색으로 이루어진 것만 같다. 실크로드의 문화유산이 가득 모여 있는 간쑤성 박물관과 함께 란저우에서 손꼽히는 것 중 하나는 란저우 라멘이다. 중국 다른 지방에 가도 ‘란저우 라멘’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음식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고기를 곁들인 란저우 라멘의 맛은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네 입맛에도 잘 맞는다. 란저우에서 나와 허시후이랑河西走廊을 따라 달린다. ‘허’는 황허를 뜻하는 단어로 허시후이랑은 황허강 서쪽의 긴 복도라는 뜻이다. 한쪽에는 평균 해발 4,000m의 치렌산맥이, 또 다른 한쪽에는 황무지 같은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900km 길이에 폭은 40~100km. 실크로드 상인들은 이 좁고 긴 평지를 따라 비단을 나르고 전쟁을 하고 오아시스를 찾았을 것이다. 일직선으로 뻗은 허시후이랑에는 허시사군으로 불리는 우웨이, 장예, 주취안, 둔황 같은 오아시스 도시들이 이어져 있다. 먼지를 풀풀 내며 달리고 또 달려도 창밖의 풍경은 변하지 않고 사막은 건조하기 이를 데 없다. 버스를 타고 있는데도 온몸이 사막으로 변해 가는데, 그 옛날 대상隊商들은 어떠했을까. 이곳을 말과 낙타를 타고 지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절로 머리가 조아려진다. 자연이 그린 수채화 허시후이랑을 따라가다가 장예를 만난다. 장예는 란저우에서 510km 떨어진 도시로 마르코폴로가 1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장예에서 꼭 가 봐야 할 곳은 자연이 만든 예술품인 치차이산七彩山. 어떻게 흙에서 저런 색이 날까 의문이 들 정도로 빨간색과 노란색이 섞여 오묘한 빛을 내는 산들이 펼쳐져 있다. 정식명칭은 ‘장예단하국가지질공원’으로 ‘단하’는 붉은 노을을 의미한다. 오랜 세월 동안 풍화와 퇴적작용으로 만들어진 치차이산은 계곡을 따라 510km나 이어져 있다. 전체 공원은 4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구역마다 조금씩 다른 맛을 보여 준다. 희게 보이는 곳은 소금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넓은 곳이 과거에 바다였다는 설도 있다. 치차이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산에서 뿜어내는 색을 가지고 주름치마를 만들어 입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자연의 색이다. 비가 오면 색이 진해져 더 아름답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장예를 찾은 날은 구름만 가득했다. 곽거병의 술샘 치차이산의 감동을 안고 서쪽으로 가다 보니 유인 우주선 발사기지가 있는 주취안酒泉에 닿는다. 주취안이라는 지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무제가 전쟁에 승리한 곽거병 장군에게 승리의 선물로 술을 한 병 내렸는데 곽거병 장군은 이 술을 혼자 마실 수 없다며 앞에 있는 샘에 술을 부어 부하들과 함께 마셨다는 것. 이 정도의 리더십은 있어야 실크로드에서 장군이 될 수 있는 것이었을까. 곽거병 장군이 술을 부은 샘이 있는 곳이라 도시 이름이 주취안이 되었고 주취안에 가는 대부분의 사람이 꼭 들르는 곳이 그 샘이다. 둔황을 향해 허시후이랑을 따라 부지런히 또 달린다. 이번에 나타난 곳은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이다. 웅장하고 장엄하다. 자위관은 서역의 침입에 대비해서 1372년 명나라 때 만든 것으로 높이 10m, 둘레 733m의 거대한 성이다. 자위관의 크기만으로 서역의 군사들이 겁을 먹지 않았을까. 자위관에는 적의 동태를 살피는 3개의 망루가 있으며 박물관에서는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실크로드의 꽃,둔황 세계 불교 미술의 보고 둔황의 백미는 모가오쿠다. 과거 실크로드를 오가는 이들은 거친 땅과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적들의 침략 속에서 항상 불안했다. 그들은 무사안녕을 빌기 위해 석굴을 파고 그 안에 불상을 세웠다. 그리고 벽화를 그려 넣었다. 그렇게 1,000년 동안 무려 1.7km에 달하는 깎아지른 절벽에 735개의 석굴이 만들어졌다. 석굴 하나는 절 하나와 마찬가지. 735개의 사찰이 아파트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다고 상상해 보자. 처음 석굴에 들어가 벽화를 보았을 때 소름이 돋고 전율이 흘렀다. 모가오쿠가 처음 생긴 것은 16국 시대인 366년. 낙준이라는 승려가 석산 위에 나타난 부처의 상을 보고 만든 것이 시작이다. 이후 14세기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수많은 승려와 조각가가 석굴을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석굴 안의 불상과 벽화에는 당시의 생활상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놀랍게도 건조한 기후와 빛이 들어가지 않은 굴 속에 자리해 1,000년 전 신비로운 색이 남아 있다. 까맣게 변한 것도 있고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오묘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옥색이나 자주색, 노란색 등 여러 색이 석굴 안을 아름답게 빛내고 있다. 수많은 석굴 중 가장 중요한 석굴은 17호 굴. 16호 굴에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 난 문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17호 굴이다. 고대의 불교경전이 쌓여 있던 굴로 장경동이라고도 불린다. 17호 굴이 발견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900년대 초 석굴을 관리하던 왕원록이라는 노인이 모래를 치우다 우연히 작은 굴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 책이 가득했던 것. 보물창고를 발견한 것이다. 둔황에서 실크로드의 중요한 문서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이 세계 각국에서 날아들었다. 영국의 스타인, 프랑스의 펠리오, 일본의 오타니 탐험대, 러시아의 올덴부르그, 미국의 워너가 수만 점의 보물들을 각자의 나라로 빼돌렸다. 문서와 유물을 가져간 것에서 그치지 않고 벽화를 뜯어가기까지 했다. 그래서 모가오쿠에 가면 1,000년 전 벽화의 아름다움에 한번 놀라고 약탈 현장의 처참함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둔황이 아니라 프랑스 박물관에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7호 굴을 보고 난 후에는 61호 굴을 챙겨 봐야 한다. 61호 굴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실사 지도로 꼽히는 오대산지도라는 벽화가 있는 굴로 지도에서 신라 고승의 사리탑으로 추정되는 탑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 220호 굴과 335호 굴에 그려진 벽화에는 새의 깃털을 꽂은 조우관을 쓰고 있는 인물들이 있는데 조우관은 고구려시대에 흔하게 발견되던 모자다. 우리 선조들도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니 실크로드의 이야기들이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모가오쿠 남아있는 석굴은 수백 개에 이르지만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석굴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미리 예약을 해서 가이드와 함께 1시간 동안 10여 개 정도 석굴을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특별히 보고 싶은 석굴이 있으면 가이드에게 미리 요청을 해 놓는 것이 좋다. 모래로 만들어진 거대한 산 모가오쿠를 본 후에 사막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둔황 시내에서 남쪽으로 5km 위치에 바람이 불면 모래가 노래를 한다는 밍샤산鳴沙山이 자리하고 있다. 거대한 크기에 입구에서부터 입이 떠억 벌어진다. 높이 1,600m에 동서로 40km, 남북으로 20km나 이어져 있는 모래산. 실크로드 하면 떠오르는 사막을 가르는 낙타의 행렬이 눈앞에 펼쳐진다. 요즘에는 과거 대상들 대신 여행자들이 낙타 위에 앉아 있다. 초승달 모양의 작은 오아시스인 웨야취안月牙泉을 보기 위해 사막을 오른다. 곱고 부드러운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진다. 땀이 흐르지만 건조한 날씨에 금세 증발한다. 발가락 사이를 간질이는 모래산에 올라 뒤돌아보니 신비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2,000여 년 전부터 기록에 등장하는 웨야취안은 오랜 시간 동안 사막의 나그네들에게 생명수를 제공해 주었다. 모래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수천년간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신비롭기만 하다. 연간강수량 39mm에 증발량이 2,800mm라니 더욱 놀랍다. 밍샤산에 오르면 웨야취안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멀리 둔황이라는 또 다른 오아시스가 보인다. 모래산을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 모래 사이를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사람들, 곱디 고운 모래로 장난을 치는 사람들, 그윽한 눈으로 멀리 둔황시내를 바라보는 사람들. 같은 밍샤산에 올랐지만 이곳을 느끼는 방법은 사람들마다 모두 달랐다. 끝과 시작이 있는 곳 시안西安을 시작으로 란저우와 장예, 자위관을 거쳐 둔황에 도착한 상인들은 이곳에서 서역으로 갈 채비를 한다. 실크로드는 둔황에서 북로와 남로로 갈라진다. 북로로 가려면 옥문관을 통해, 남로로 가려면 양관을 통해서 길을 떠나게 된다. 둔황 시내에서 80~100km 떨어져 있는 옥문관과 양관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다. 비단을 낙타에 실은 상인들에게 익숙한 곳의 끝, 새로운 서역의 시작을 의미한다. ‘옥’이 오갔다고 해서 이름 붙은 옥문관은 거대한 문 하나만 달랑 남아 있고, 서역 남로 입구인 양관은 높이 4.7m의 봉화대만 남아 있다. 옥문관을 넘어 바라보는 길도 아름답지만 양관의 봉화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더 없이 황홀하다. 높은 곳에서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고비사막을 내려다보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길이 안겨 주는 막막함과 그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비장함이 함께 느껴진다. 당나라 시인 왕유는 양관에서 ‘그대에게 한 잔의 술을 권하니, 서쪽 양관으로 나가면 옛 벗이 있겠는가’라고 읊기도 했다. 익숙한 것과 이별하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가는 두려움. 얼마나 위험한 일이 펼쳐질지,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을 만나게 될지 모르는 그 마음. 실크로드 여행을 마무리하는 양관에서 수천년 전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으로 나간 그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travel info Airline 동방항공이 인천-란저우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다.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는 인천에서 우루무치까지 약 5시간 소요된다. 두 항공편 모두 10월 초까지 주 2회 운영한다. TIP 시차 베이징과 동일하게 서울보다 1시간이 늦지만 서쪽에 위치해 밤 10시가 되어야 해가 진다. 주의사항 건조하기 때문에 물을 잘 챙겨 마셔야 하며 수분크림과 미스트를 준비해 가면 도움이 된다. 선글라스와 모자는 필수. activity 둔황 야시장도 놓치지 마세요 둔황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주는 것은 둔황 야시장. 과일과 견과류, 각종 기념품과 먹거리가 넘친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밤을 즐기기 좋은 곳. 여러 먹거리가 있지만 양꼬치가 특히 인기다. 원하는 부위를 고르면 즉석에서 구워 준다. 꼭 맛봐야 할 것이 하미과. 멜론처럼 생겼는데 겉은 노랗다. 둔황에서 세상에서 가장 달달한 메론을 맛보게 될 것이다. 기념품으로 많이 찾는 제품은 밤에도 보인다는 술잔과 실크로드의 아이콘인 낙타인형이다. 그리고 한 땀 한 땀 손으로 파 낸 목판 장식품이 있다. 야시장에서는 낙타의 모습이 담긴 각종 기념품들이 인기다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국내여행 | 풍성한 장수 맛있는 유혹

    국내여행 | 풍성한 장수 맛있는 유혹

    하늘이 내린 축복받은 땅 태풍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기 직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그때 때맞춰 잡힌 출장 덕분에 남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벌써부터 답답하기만 했다. 전라북도 장수군의 면적은 약 533km2. 서울시 전체가 약 605km2임을 감안한다면 결코 작지 않다. 그런데 장수군의 넓은 면적 중 78% 가량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평균 해발고도가 약 500m로 높은 곳에 위치해 여름에도 서늘함이 감돈다. 한낮에는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지만 시원한 바람이 일고 습도도 낮아 더위를 모른다. 그렇게, 답답했던 출장길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사람이 여름을 나기에 적절한 곳이지만 사과가 자라는 데에도 이만한 곳이 없다. 무릇 사과는 볕으로부터 양분을 받고 밤에는 잠을 자면서 익는다. 일교차가 적어도 12℃ 이상이 되어야 당도 높은 사과가 탄생한다. 밤이 더우면 사과가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호흡을 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당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단다. 장수군은 여름 평균 기온이 22℃, 밤에는 20℃ 이하로 기온이 뚝 떨어져 사과가 포동포동 살을 찌우고 달콤한 과즙을 머금게 되는 것이다. 너른 초원에서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한 소들은 장수군이 날씨의 축복을 받은 땅임을 또다시 입증하고 있다. 여름이 시원한 만큼 장수군의 겨울은 시리다. 가장 추운 날은 영하 23℃를 웃돌지만 이는 한우의 품질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한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육질은 단단해지고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쏟다 보니 지방이 적어 명품 한우가 될 수밖에 없다. 장수군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한우가 3만5,000여 두, 인구는 약 2만4,000명이니 장수군에는 사람보다 한우의 수가 많다. 어느 산골마을로의 초대 태어나서 이토록 작은 마을은 처음이다. 장수군 천천면 섶밭들마을에는 총 27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단란한 삶을 꾸리고 있다. 섶밭들마을은 과거 땔감나무였던 섶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던 마을이라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이 작고 조용한 마을에 요즘 여유로운 여행을 오는 이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일급수 어종들이 많이 서식할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한 마을 앞 여울에서 천렵을 즐기고 마을 주민들이 가꾼 텃밭에서 옥수수나 토마토 같은 무공해 농산물 수확을 경험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천연 염색 체험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고 풍등 날리기를 하며 추억을 만들기 바쁘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놀랍게도 마을 공동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 노동이 가능한 인구는 매우 적지만 끈끈한 정으로 똘똘 뭉쳐 살림을 꾸려 나간다. 작은 공간이지만 숙박 시설도 만들었다. 마을 공동사업이니 수익금은 ‘행복해지기 위한 공동 기금’으로 쓰인다. 섶밭들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들 중 상당수는 평생 타지로 여행을 가 본 경험이 없는 분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수익금으로 늦게나마 함께 여행을 가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등 행복한 소비를 하고 있다. 이제 잠시 속도를 한 템포 늦출 시간이다. 삶은 옥수수를 소쿠리에 담아들고 마을 정자에 누워 보자.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오해는 그만, 논개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소서 “논개論介님의 성姓이 무언지 아십니까?” 대답하길 머뭇거리자 문화해설사님은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논개님은 진주 기생이 아니었다는 첫마디에서부터 오랜 시간 쌓여 온 깊은 오해의 골이 느껴진다. 1674년 9월3일. 갑술년, 갑술월, 갑술일, 갑술시에 태어난 주논개는 타고난 사주만큼이나 구구절절한 사연을 품었다. 논개는 양반인 아버지 주달문과 어머니 밀양 박씨 사이에서 태어나 장수군 주촌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일곱의 나이에 현감의 부실로 들어갔고 이듬해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2차 진주성 싸움에 출전하는 남편과 함께 진주로 몸을 옮겼지만 싸움은 완패로 끝나고 만다. 그 책임을 묻고자 스스로 남강에 몸을 던진 남편. 논개는 남편을 잃고 조국마저 잃는 슬픔과 맞닥뜨렸다. 그런데 7월7일, 진주성 싸움에서 승리한 왜군은 이를 축하하고자 성대한 잔치를 연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 잔치에는 관기가 아니고는 들어갈 수 없었는데, 기회를 잡은 논개는 스스로를 진주 관기로 등록하고 잔치에 함께한다. 술판이 벌어지고 취기가 한창 올랐을 때 논개는 왜적의 장수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진주성 남강 의암바위로 유인해 왜장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동반 투신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논개를 진주 기생이라고 알고 있으나 이는 남편과 나라의 원수를 갚기 위해 스스로 신분을 낮춰 위장한 여인의 충절이 왜곡된 것. 보수적인 사대부들은 논개의 의로운 행동을 기녀라는 이유로 외면했지만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장수군에서는 주논개의 생가를 복원해 그녀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고 사당을 마련해 매년 7월7일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논개 사당을 가는 길은 한 계단, 한 계단을 딛고 올라가야만 한다. 숨이 좀 가빠질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땐 뒤를 돌아본다. 붉게 핀 자귀나무와 사당을 앞에 두고 펼쳐진 의암호의 모습이 퍽 감동적이다. 방문객의 발걸음이 뜸한 곳이지만 아름다운 미모만큼이나 속이 깊었던 논개는 따뜻한 눈빛으로 괜찮다며 미소 짓고 있었다. 논개 생가와 연결되는 길에는 주촌마을이 있다. 주朱씨 일가가 모여 살았던 곳으로 지금까지 그 터가 고스란히 건재하다. 아기자기한 돌담길, 집집마다 정성스레 가꾼 텃밭과 정원에 피어난 코스모스까지, 마을을 한 바퀴 걷는 것만으로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조선시대부터 형성된 마을이 지금도 이렇게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논개의 지조를 닮은 듯하다. 장수사과 사이버팜Jangsu Apple Cyber Farm 친환경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장수사과 시험포에서는 장수군의 효자, 사과나무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1년 단위로 분양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약 2만 그루의 사과나무를 분양했는데 매년 2월부터 인터넷으로 신청 가능하다. 사과 수확 시기는 품종마다 약간 다르지만 9~10월이면 1그루당 최소 30kg의 잘 익은 사과를 얻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개정리 와동길 56 장수사과시험장 1그루 10만원(1년 단위) 063-351-1344 www.myapple.go.kr 섶밭들 산촌생태마을 전라북도 장수군 천천면 연평리 신천마을 135-1 063-351-8300 객실 2인 기준 7만원, 4인 기준 10만원 농부 체험 40명 기준, 5,000원 경운기 체험 10명 기준, 3만원 염색 체험 40명 기준, 1만원 전통주 빚기 1말 기준 20만원 (1박2일 및 당일 8시간 체험 가능) 장수 ‘한우랑사과랑’ 축제 장수군을 대표하는 한우랑사과랑 축제가 8월29일부터 31일까지 장수군 의암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명품 한우와 당도 높은 홍로를 저렴한 가격으로 배부르게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장수 사과 수확 체험을 비롯해 한우 곤포 나르기 대회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논개 사당 앞 잔디광장에서는 4인용 텐트 100동을 설치해 ‘적과의 동침’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축제의 즐거움과 더불어 청정 자연 속에서 캠핑의 추억까지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주소 전북 장수군 장수읍 한누리로 393 www.jangsufestival.com 063-352-2011 ▶travel info 구수한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 통통하게 불린 보리와 쌀, 흑미를 6:3:1의 비율로 섞고 가마솥에 밥을 지어 콩나물, 미나리, 녹두 나물 등 열댓 개 이상의 나물과 함께 내온다.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에 가죽 나뭇잎을 말려 볶은 나물만 비벼 먹어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보리밥집 전라북도 장수군 한서면 동화리 173-4 보리밥 7,000원, 콩나물국밥 5,000원 063-351-1352 노릇하게 구운 고기 한 점 ‘장수 한우명품관’은 식당과 바로 연결된 장수푸드 직매장에서 한우를 구입해 식탁에 올리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꽃등심, 부채살, 안심 등 구이용 쇠고기와 양지, 사태 등 국거리는 물론 장수군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과 먹거리도 제공한다. 장수 한우명품관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 489-5 꽃등심 1++ 3만8,000원, 안심 1++ 2만9,000원(600g 기준) 063-352-8088 승마는 스포츠다 복부는 물론 팔, 다리까지 전신 운동이 가능한 것이 바로 승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말이 뛰는 리듬에 맞춰 함께 움직이면 수영이나 조깅보다 2배 이상의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성인부터 아이들까지 일일체험도 가능하니 망설일 필요가 없겠다.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노하리 284-14 일일체험 성인 2만5,000원, 청소년 1만8,000원, 어린이 1만2,000원 063-350-2579 장수 힐스리조트 가장 최근에 지어진 리조트로 모든 시설이 깨끗한 편이다. 온천 수영장을 비롯해 당구장, 스크린 골프 등 부대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 뒤 쪽으로는 작은 별장과 같은 캐빈하우스와 캠핑캐러밴까지 갖추고 있다. 전라북도 장수군 천천면 승마로 1005-31 12평 8만원, 22평 15만원, 27평 18만원(비수기 주중 기준) www.jshills.com 063-353-8880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장수군청 www.jangsu.g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北 대북전단 총격 이후] 北, ‘미군 유해’ 카드로 美와 접촉 안간힘

    북한이 ‘인질외교’에 이어 미군 ‘유해’를 카드로 미국에 대화를 촉구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그동안 자국을 방문한 미국 관광객을 ‘적대행위’ 등 죄목으로 억류해 미 정부와 관련 사안에 대한 논의를 촉구하는 일종의 ‘인질외교’를 구사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고위급’의 외교사절 파견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자 이번엔 ‘유해발굴 사업’ 재개를 고리로 북·미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6·25전쟁 참전 미군 유해들이 유실될 위기에 놓였다며 이것은 미국의 ‘적대시정책’ 탓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은 이날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 담화’에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19일 미군 유해 발굴이 중단된 책임을 북한에 돌리는 발언을 했다며 “역사는 날강도적인 대조선 적대시정책으로 하여 조·미(북·미) 쌍방이 합의한 미군 유해 발굴 문제와 같은 인도주의 사업조차 파탄시킨 미 행정부의 반인륜적 범죄를 저주하며 단죄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통한 해법 모색에 안간힘을 쓰는 것은 사실상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주도로 대북 압박이 진행되고 있다는 현실적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핵과 인권문제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북·미 대화를 통한 ‘일괄타결’식 해법을 원하는 듯 보이지만, 미국은 여전히 ‘복지부동’이다. 미국은 1996년부터 북한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다가 2005년 미국 발굴팀의 안전 우려를 이유로 중단했으며 2011년 북한과의 합의로 재개했으나 이듬해 3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 발표로 또다시 중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태양열 자전거로 남미 1만2000km 여행합니다”

    “태양열 자전거로 남미 1만2000km 여행합니다”

    자가 발전으로 동력을 만드는 자전거가 남미 대륙을 달린다. 프랑스 남자가 태양과 풍력으로 달리는 자전거를 타고 아르헨티나 여행에 나선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롤랑 자닌이라는 이름의 남자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특수자전거를 타고 12월부터 아르헨티나 여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6개월간 1만2000km를 달리는 대장정이다. 그가 잡은 코스에는 해발 4170m 고지대도 포함돼 있어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롤앙 자닌이 탈 애마는 직접 제작한 3발 자전거다. 일반 자전거는 앉아서 타지만 특수 개발한 자전거는 누워서 타게 돼 있어 긴 여행에 최적화돼 있다. 자전 앞부분에는 풍력발전기, 좌우 옆과 뒤에는 태양열 발전을 위한 집열기가 설치돼 있다. 자전거에는 이렇게 생산된 전력을 충전하는 배터리 2개가 달려 있다. 배터리가 100% 충전되면 자전거는 최장 250km를 달릴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36km다. 롤랑 자닌은 "나이가 들면 일반 자전거를 오래 타기 힘들어 발전시스템을 가진 자전거를 개발했다."면서 "아름다운 나라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프랑스3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세계의 창] 예측 불허 활화산만 110개… 시한폭탄 안고 떨고 있는 日열도

    [세계의 창] 예측 불허 활화산만 110개… 시한폭탄 안고 떨고 있는 日열도

    단풍이 수줍게 제 몸을 물들이던 토요일이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단풍이 예쁘기로 유명한 이 산을 찾았다.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슬슬 꺼내 볼까 하던 정오 무렵, 그곳은 지옥으로 변했다. 갑자기 정상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산재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재는 순식간에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작은 돌멩이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분화한 일본 온타케산(해발 3067m) 생존자들의 증언이다. 당시 온타케산은 일본 기상청이 정하는 분화경계레벨상 제일 낮은 1이었다. 등산객의 출입 규제는 없고 주변 주민들에게도 특별한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 단계였다.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날벼락이었다. 자연재해에 익숙한 일본도 56명(12일 현재)이 사망해 전후 최악의 피해로 기록된 온타케산 분화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태풍이나 지진 등 다른 재해보다도 예측하기 어렵고, 한번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이 화산 관련 피해이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일본 전체에 지각변동이 일어나 화산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이 진단하면서 일본 내에서 화산에 대한 공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화산 열도’ 일본에는 전 세계 활화산의 7%를 차지하는 110개의 활화산이 있다. 후지산을 비롯한 동일본 지역에 화산이 많다. 동일본에 89개, 서일본에 21개의 화산이 있다. 화산은 세 종류로 나뉜다. 활발히 활동하는 활화산, 한 번 분화했지만 쉬고 있는 휴화산, 한 번도 분화한 적이 없는 사화산이 그것이다. 그러나 46억년 된 지구의 역사에서 보면 수백 년의 휴지기는 얼마 되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일본 기상청은 1960년대 이후 분화 기록이 있는 모든 산을 활화산으로 분류하게 됐다. 그러나 1979년 사화산으로 여겨지던 온타케산이 분화한 것을 계기로 기상청장의 사적 자문기관인 ‘화산분화예지연락회’는 활화산의 정의를 점차 확대해 갔고, 그 결과 1970년대 77개였던 활화산이 2011년에는 110개로 늘어나게 됐다. 일본 기상청은 110개 중 특히 활발히 화산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47개 화산을 24시간 상시 감시한다. 2007년부터는 화산활동의 지표인 ‘분화경계레벨’을 운용해 47개 중 30개 화산에 도입하고 있다. 분화경계레벨은 경계가 필요한 범위나 주민이 잡아야 할 방재 대응을 5단계로 나눠 발표한다. 평상시(레벨1)→화구 주변 규제(레벨2)→입산 규제(레벨3)→피난 준비(레벨4)→피난(레벨5)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번 온타케산의 경우처럼 분화경계레벨이 1이라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분화 예지 기술로는 분화의 징조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화산으로 인한 피해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973년 ‘활화산 대책 특별 조치법’을 제정, 화산 재해가 일어날 경우 구조 매뉴얼이나 근처 농·수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1974년에는 화산 분화 예지 계획을 세우고 화산학자와 기상청 전문가 등 31명으로 구성된 화산분화예지연락회를 발족했다. 화산을 근처에 두고 있는 지자체들도 대비에 나서고 있다.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에서는 2009년부터 사쿠라지마 쇼와 화구의 활동이 본격화된 뒤 분화경계레벨이 5가 될 경우 약 5000명의 섬 주민들에게 피난 권고를 내리고 페리로 피난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후지산을 근처에 두고 있는 야마나시, 시즈오카, 가나가와 3개 현에서도 지난 2월 광역 피난 계획을 완성했다. 1707년 후지산 동남 경사면에서 발생한 ‘호에이 대분화’와 같은 규모의 분화가 발생할 경우 화산재로 인한 주택 붕괴 우려 때문에 주민 47만명이 피난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아직도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상시 감시가 필요한 47개 화산 가운데서도 주변 지자체의 피난 계획이 갖춰져 있는 것은 7개 화산에 불과했다. 47개 화산에 영향을 받는 130개 지자체 중 계획을 세운 곳은 20개에 불과하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대규모 분화가 일어나지 않아 지진이나 태풍 등 다른 빈번한 재해보다 우선순위가 밀렸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국 대학에서 화산 관측이나 조사에 종사하는 연구자는 40명에 불과하다. 일본처럼 화산활동이 활발한 미국은 130여명, 이탈리아는 150여명, 인도네시아는 120여명이 있는 데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숫자다. 일본에는 화산만 관측하고 조사하는 국가 산하의 전문 기관이 존재하지 않고 일자리가 대학 등 연구기관에 한정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온타케산 분화를 계기로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30일 화산 전문 연구자 육성 방법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라마키 시게오 도쿄대 명예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산 재해는 다른 재해보다 발생 확률이 낮기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도 대책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대책을 세우기 위해 화산에 정통한 전문가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한지민 스위스 화보, 알프스 구름속 산책 촉촉한 눈망울

    한지민 스위스 화보, 알프스 구름속 산책 촉촉한 눈망울

    한지민이 최근 007 제임스본드 산으로 유명한 쉴트호른(Mt. Schilthorn)으로 향하는 알프스 샬레 마을 뮤렌(Mürren)에서 찍은 화보 사진을 공개했다. 뮤렌은 쉴트호른을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알프스 중턱 마을로, 해발 1,650미터의 양지바른 경사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로맨틱함은 물론이고,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봉우리가 눈앞에 펼쳐지는 파노라마로 유명하다. 촬영내내 간간히 비가 뿌려, 여행자들이 꺼릴 수도 있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알프스의 보슬비는 그녀의 촉촉한 눈망울과 우수에 젖은 표정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 주었다. 스위스 프렌즈 한지민은 “알프스 마을 한 가운데서 험한 알프스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라우터브룬넨 평지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가슴이 뻥 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구름낀 산중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전했다. 한지민의 스위스 화보는 엘르 11월호에 게재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美 ‘북 남침 때 핵무기 사용 가능’ 입장 밝혔다

    美 ‘북 남침 때 핵무기 사용 가능’ 입장 밝혔다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2011년 10월 방한했을 때 한반도 유사시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패네타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펴낸 회고록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에서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 등 한국 고위당국자들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북한이 침략할 경우 남한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하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우리의 오랜 공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한·미 안보협의회(SCM) 등을 통해 공약한 ‘핵우산’ 제공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2011년 10월에는 북·미 간 유해발굴회담 및 제네바 고위급회담 등이 이뤄지는 등 관계가 양호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언급은 이례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패네타 전 장관은 2010년 중앙정보국(CIA) 국장 신분으로 방한했을 때에도 월터 샤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 침략에 따른 비상 계획을 보고하면서 “만일 북한이 남침한다면 우리의 전쟁 계획은 미군 사령관이 한국과 미국의 모든 병력에 대한 명령권을 갖고 한국을 방어하도록 돼 있으며 필요할 경우 핵무기 사용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패네타 전 장관은 또 미 본토에 미사일 공격 등 적국의 위협 시나리오를 설명하면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이 같은 시나리오를 감행할 잠재적 국가들이지만 북한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SCM 때마다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확인하는 공동발표문을 냈고 회고록은 공동 발표문의 연장선상”이라면서 “핵 공격을 당하면 핵으로 반격한다는 것이 핵무기 운용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0.1초 차 승부… 굽은길 시속 140㎞ ‘쾌속 질주’

    0.1초 차 승부… 굽은길 시속 140㎞ ‘쾌속 질주’

    지난 5일(현지시간) 오전 8시. 수도 파리에서 동북쪽으로 500여㎞ 떨어진 프랑스 동북부 프티 피에르 지역 인근 야산에 1000여 명의 군중이 몰렸다. 이틀 전(3일) 개막한 월드랠리챔피언십(WRC) 프랑스 대회 3일차 3번째(전체 경기 일정 중 17번째) 경기를 좀 더 나은 자리에서 구경하려고 미리 몰려든 인파다. 2시간 만에 멀리서 ‘부우우웅~’하는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첫 랠리카가 코너길을 시속 140㎞ 빠른 속도로 지나가자 관중이 환호성을 질렀다. 올 시즌 우승후보인 폴크스바겐 소속 세바스티앵 오지에(31·프랑스)였다. 3분 뒤 현대차 티에르 누빌(26·벨기에)이 뒤를 쫓았다. WRC는 ‘고독한’ 기록경기로 0.1초 차이로 승부가 결정된다. 3분 격차로 출발하기 때문에 F1 등 다른 모터 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추월 등의 장면은 연출되지 않는다. 3초 정도 순식간에 차량이 지났지만 여운이 남은 듯 관람객들은 서로 차량 엔진소리와 선수의 코너링 실력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눴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500㎞ 이상 떨어진 프랑스 서남부 르몽 지역에서 온 자비에르(49)에게 WRC의 매력에 대해 묻자 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의 완벽한 운전실력을 볼 수 있다”면서 “4~5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WRC 경주를 보러 다녀서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WRC는 우리나라에는 아직 생소한 스포츠지만 41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 국민 스포츠다. 1년간 13개국에서 열리는 대회로 서킷에서 펼쳐지는 F1 경주대회와 달리 일반 도로에서 열린다. 포장길·산악길·눈길 등 다양한 도로를 총 1만 8000여㎞ 이상 달려야 한다. 경주용이 아닌 일반 차량만 출전할 수 있어 주요 제조사들의 주력 차종들이 대결을 펼친다. 올해는 현대차(i20)와 폴크스바겐(폴로R), 시트로엥(DS3), 포드(피에스타 RS) 등 4개 완성차업체가 출전했고 2017년부터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전날(4일) 대회 13번째 경기가 진행된 묑스테르. 프티 피에르에서 27㎞ 떨어진 지역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악에서 급커브가 많은 게 이 지역 도로의 특징이다. 인근 지역에서 온 관람객 제프(22)는 “피아(FIA·세계 자동차 연맹)에서는 최고의 길들을 코스로 정하기 때문에 경주를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라면서 “친구들과 거의 매년 WRC 경주를 보러 다닌다”고 했다. WRC의 관전 포인트 중 또 다른 하나는 차량 정비다. 경기가 열리는 매일 저녁 출전업체들의 정비시설이 모여 있는 스트라스부르의 ‘서비스 파크’에는 유료 입장객들로 북적거렸다. 세계 최고 수준 정비를 보려는 사람들이다. 정비 역시 경주의 한 과정으로 정해진 정비 시간을 초과하면 그 시간만큼 경기 기록에 더해진다. 이날 막을 내린 WRC 프랑스 랠리에서 우승은 폴크스바겐 소속 야리마티 라트발라(핀란드)가 차지했다. 현대차 소속 선수 중에서는 다니엘 소니(스페인)가 4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최규헌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은 “현대차는 WRC 참여를 통해 유럽시장 인지도 향상은 물론 차량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완주가 목표지만 내년엔 폴크스바겐과 명승부를 벌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글 사진 스트라스부르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新 국토기행] 성곽따라 뚜벅뚜벅… 이야기보따리 재잘재잘

    [新 국토기행] 성곽따라 뚜벅뚜벅… 이야기보따리 재잘재잘

    ●화성 & 화성행궁 도심 한복판에 있는 팔달산을 중심으로 5.7㎞에 걸쳐 있는 화성은 조선시대 성곽 문화의 백미로 꼽힌다. 성문, 누대 등 건축양식이 동양 성곽의 웅대함과 서양 성의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화기에 대한 공격과 방어에 대처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 우리나라에서 가장 과학적인 설계로 축성된 성곽이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수원시는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성곽을 잇는 둘레길을 조성했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수원에는 ‘화성성곽둘레길’이 있는 셈이다. 코스는 서남암문(화양루)~서장대~화서문(서문)~장안문(북문)~화홍문~방화수류정~동장대(연무대)~창룡문(동문)~봉돈~동남각루를 잇는다. 성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시간 정도이며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길이 험하지 않아 노약자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이 가운데 화성의 북쪽 문인 장안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성문으로 문루의 높이가 13.5m, 너비가 9m에 달한다. 국보 1호인 서울 숭례문보다도 크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크게 훼손됐으나 1975년부터 5년간 복원했다. 또 눈여겨볼 만한 것은 7개의 아치형 수문을 거느린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다. 화홍문은 7칸의 홍예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마루 형식 문루를 세운 것이다. 연못을 끼고 있는 방화수류정 주변은 경치가 아름다워 수원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팔달구 행궁동에 있는 ‘화성행궁’은 정조가 융릉을 참배할 때 머물던 임시 처소로, 우리나라 행궁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아름다운 행궁으로 꼽힌다. 정조의 모친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 열리기도 했다. 일제가 훼손한 것을 화성 축성 당시 행궁을 비롯한 건축물 모습과 특징까지 모두 기록해 놓은 화성성역의궤를 토대로 주요 건물 482칸을 복원했다. TV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왕의 남자’ 등이 촬영되는 등 영화 촬영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곳 신풍루에서는 ‘무예 24기’ 공연을 볼 수 있다. 무예 24기는 조선 정조시대 때 지상무예 18가지와 마상무예 6가지를 합해 만든 24가지 무예로, 무예 교과서인 ‘무예도보통지’에 실려 훈련도감, 장용영 등 중앙 군영을 비롯해 전국 군영에서 사용됐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크고 활달한 동작으로 단호하고 강인한 힘을 발산하는 게 무예 24기의 특징이다. 매주 일요일 2시 장용영의 수위 의식도 열린다. 정조대왕의 친위 부대였던 장용영 군사들의 화성행궁 수위 및 훈련을 보여주는 의식이다. 토요일에는 궁중무용, 무등돌이, 전통 줄타기 등의 상설 공연도 펼쳐진다. 장용영 수위 의식과 연계해 진행되는 정조대왕 거둥은 정조의 능행차를 축소한 것으로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시연된다. ●공방거리 화성행궁에서 팔달문으로 이어지는 길이 400m 구도로는 5년 전부터 공예작가들이 모여들어 자연스럽게 공방거리가 형성됐다. 규방공예와 한지, 서각, 칠보, 가죽 등의 공예공방과 갤러리 30여개가 자리 잡고 있다. 주말에는 거리 판매대가 설치되고 공예 체험 행사와 벼룩시장, 다양한 먹을거리 판매 행사 등이 마련돼 화성행궁을 찾는 관광객들의 코스로 자리잡았다. 신상옥 감독의 1961년 작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실제 촬영 장소였던 한옥, 수원 최고의 헌책방 등 골목마다 이야기를 간직한 보물이 숨어 있다. ●광교 호수공원 광교신도시 내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 주변을 가꿔 조성한 광교호수공원도 새 명소로 떠올랐다. 호수공원의 전체 면적은 202만 5418㎡로 일산 호수공원(103만 4000㎡)보다 2배가량 크다. 광교 호수공원은 위락시설과 숙박시설이 난립하던 기존 저수지를 도심 속 힐링공간으로 새롭게 변모시켰다. 특히 저녁이면 호수와 광교신도시가 어우러진 야경이 장관을 이룬다. 광교호수공원은 올해 최고의 경관으로 뽑혔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14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전국 50여개의 경관 우수작 가운데 종합 1위로 선정됐다. ●광교산 광교산(해발 582m)은 빼어난 경관은 아니지만 부드럽고 완만한 산세에 등산코스가 다양해 하루 5만여명의 등산객이 찾는 등 인기가 높다. 경기대 정문 또는 반딧불이 화장실 앞을 시작으로 형제봉~시루봉~통신대~지지대 13㎞에 이르는 코스 등 10개의 코스가 있다. 광교산에 눈이 쌓인 모습을 일컫는 ‘광교적설’은 수원 8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광교산에서 3㎞ 떨어진 곳에 화성행궁이 있는데 고려 궁터와 백제 온조왕의 숙소인 백제행전도 광교산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산사 음악회/서동철 논설위원

    경북 봉화의 청량산은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청량(淸凉)이라는 표현 자체에 맑고 시원하다는 뜻이 담겨 있지 않은가. 불교에서는 청량을 번뇌가 사라진 맑고 깨끗한 경지를 가리킨다. 중생의 아픔을 치유해 주는 약사여래가 머물고 있다는 동방정유리세계(東方淨琉璃世界)가 이런 곳이다. 그러니 고통이 사라진 동방정유리세계는 아미타여래가 주재하는 서방정토(西方淨土), 곧 극락과 다르지 않다. 청량리라는 서울 동대문 밖의 지명에도 이런 뜻이 담겨 있다. 낙동강 물줄기가 휘감고 나가는 무공해지대 청량산에서는 누구나 청량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청량사는 해발 870m의 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객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 번쯤 쉬어가고 싶어질 때쯤 나타난다. 청량산 계곡을 품어안 듯 들어앉은 절집 됨됨이에서는 결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마음가짐이 읽힌다. 역시 조촐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큰법당에는 유리보전(琉璃寶殿)이라는 현판이 걸렸다. 큰법당에는 당연히 약사여래가 모셔졌다. 이렇듯 청량사는 ‘치유의 절’이다. 산사 음악회는 이제 가을을 맞는 통과의례만큼이나 일반화됐다. 노스님도 가을의 한복판을 그냥 보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다투어 법문을 하시는지 전국 곳곳에서 많이도 열린다. 청량사는 2001년 첫 산사 음악회를 열었다. 이 깊은 산골에 누가 오겠느냐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지만 음악회 당일 청량산 계곡에는 3000명이 찾아들었다. 이후에도 줄곧 1만명 안팎이 모인다고 한다. ‘산사’와 ‘음악회’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단어의 조합이 익숙해진 것은 오로지 청량사의 공이다. 산사 음악회를 이끌어 오고 있는 지현 스님은 ‘마을로 내려온 스님’으로 불린다. 지역 주민을 위해 논밭머리로, 마을회관으로 ‘찾아가는 법회’에 힘쓰고 있다. 산사 음악회를 시작한 것도 “받는 불교에서 주는 불교로 바뀌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어느 해보다 아픈 일이 많았던 올해 치유의 기능을 가진 절에 주어진 역할은 다른 해와 다를 것이다. 지현 스님은 음악회 초대장에 “우리의 꿈이 무엇인지 상기시키고, 그 꿈을 향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치유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썼다. 그리고는 “더불어 남은 날을 하염없이 미워할는지, 아니면 어제보다 더 사랑할는지 마음 깊이 사려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오늘 저녁 산사 음악회에는 대중가수도 초청됐지만 청량사의 둥근소리 합창단과 둥근소리 밴드, 사물놀이, 어린이 밴드도 나선다. 문화의 혜택이 적은 봉화 지역 주민에 대한 청량사의 노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日 화산 사망 47명으로… 88년 만에 ‘최악’

    지난달 27일 발생한 일본 온타케산(해발 3067m) 분화로 인한 사망자가 47명으로 집계됐다. 43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1991년 6월 나가사키현 운젠·후켄다케 분화를 초월하는 전후 최악의 피해로 기록되게 됐다. 1일 나가노현 경찰에 따르면 수색대는 이날 정상 근처에서 심폐 정지 상태의 등산객 12명을 발견, 이송했으나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서 심폐 정지 상태였던 24명이 전원 사망함에 따라 기존 사망자를 포함해 총 47명이 온타케산 분화의 희생자가 됐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온타케산의 분화가 1926년 5월 24일 홋카이도의 도카치다케가 분화해 144명이 사망·실종한 사건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화산 재해라고 밝혔다. 현재도 분화가 이어지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찰·소방서·육상자위대로 이뤄진 수색대는 이날 인력을 1000명으로 늘리고 육상자위대의 대형 헬기를 처음으로 투입했다. 자위대는 산 정상 부근에 남겨진 사람이 없는지 수색할 예정이지만 2일에 1시간에 10㎜가량의 다소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어서 토석류(돌과 흙이 하류로 떠내려오는 현상)가 발생할 위험도 지적되고 있다. 또 지난달 29일 밤 이후 화산 활동을 나타내는 화산성 미동(微動)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추가로 분화할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한편 온타케산 분화에 따른 사망자 중 다수가 분화 때 튀어나온 돌(분석)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알프스가 아니었어… 반전 매력, 타이완

    알프스가 아니었어… 반전 매력, 타이완

    타이완에 가서 고산병 증세를 느낄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조차 못했다. 우리나라 경상도만 한 크기라는데, 그런 곳에 무슨 대단한 산이 있을까 싶었다. 한데 가 보고 깜짝 놀랐다. 한반도에선 볼 수 없는 3000m 이상의 고봉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그 거구의 산들을 굴비 엮듯 꿰고 가는 도로가 있다는 것. 바로 둥시헝관궁루(東西橫貫公路)다. 현지 가이드는 산정을 휘휘 돌아가는 그 길에서 상상 이상의 타이완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타이완의 수많은 관광명소를 마다하고 둥시헝관궁루를 찾은 건 그 때문이다. 선택은 옳았다. 그 길 끝에 반전 매력의 타이완이 있었으니 말이다. 타이완은 동고서저의 지형이다. 대부분의 주민이 평탄한 서쪽에 몰려 산다. 반면 동쪽은 험하다. 면적도 좁다. 서쪽에 견줘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디고 주민 숫자도 적다. 두 지역 사이엔 험준한 중양(中央)산맥이 버티고 있다. 둥시헝관궁루는 그 험한 산악지대를 뚫고 타이완의 동서를 이어 주는 실핏줄 같은 도로다. 타이완 중서부의 중심 도시인 타이중(臺中)에서 난터우(南投)를 거쳐 화롄(花蓮)의 타이루거(太魯閣) 국립공원까지 가는 동안 수많은 산과 명소들을 줄줄이 지나쳐 간다. 17세기부터 전해 온다는 타이완 8경 가운데 타이루거 협곡과 칭쉐이두안야(清水断崖) 등 2경이 이 길에 있고, 타이중 주민들이 즐겨 찾는 칭징(淸境),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도로 우링(武鈴) 등도 이 길에서 만날 수 있다. 타이중 시내를 벗어나 30여분 달리면 난터우다.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우람한 산들이 감싸고 있다. 산자락엔 젓가락처럼 가는 빈랑(檳?)나무가 흔하다. 야자수를 닮은 빈랑나무는 같은 이름의 열매를 맺는다. 현지인들은 이를 ‘삔랑’이라고 부른다. 삔랑은 일종의 각성제다. 미국 프로야구 선수가 씹는 담배를 씹듯, 질겅대다 뱉는다. 타이완 도시를 걷다 붉게 물든 바닥이 눈에 띄었다면 열에 아홉은 씹다 버린 삔랑의 흔적이다. ●3000m 고봉, 굴비 엮듯 꿴 찻길, 그리고 차밭 삔랑의 주 고객은 운전기사들이다. 도로 주변에 수많은 삔랑가게가 진을 치고 있는 건 그 때문이다. 도시에 가까워질수록 삔랑가게도 화려해진다. 삔랑을 파는 이도 젊고 예쁜 여성들로 바뀐다. 이들을 중국 월나라의 미녀 서시(西施)에 빗대 ‘빈랑서시’라 부르기도 한다. 삔랑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게 타이완 의학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치아 착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삔랑으로 먹고사는 이들이 무려 100만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난터우시 외곽의 푸리(?里)를 지나면서 숲의 풍경은 확 달라진다. 빈랑나무는 사라지고 차밭과 초지대 등 고산지역 특유의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날씨도 확 바뀐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무더위는 온데간데없다. 그 자리를 맑고 청량한 공기가 채운다. 양목장 등 초원지대가 인상적인 칭징, 타이루거 국립공원 표지석이 선 쿤양(昆陽) 등을 지나면 우링에 닿는다. 타이완 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 해발 3275m에 조성된 전망대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 ‘톱 오브 유럽’이 있는 스위스 융프라우요흐(3454m)에 견줄 만한 높이다. 우링 정상에 조성된 전망대에 서면 지나온 산자락과 가야 할 허환산(合歡山)의 산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산병 증세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아찔한 풍경이다. 허환산을 우리 식으로 발음하면 합환산이다. ‘19금’ 표현이다. 한데 아쉽게도 어떤 경위로 이렇게 도발적인 이름을 얻게 됐는지 아는 이는 없었다. 우링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타이루거 협곡이 시작된다. 여태 지나온 길보다 몇 배 더 섬뜩한 길이 펼쳐진다. 산자락 하나를 돌 때마다 차창 너머로 가야 할 산길이 눈앞에 들어오는데, 직각에 가까운 산기슭을 에둘러 돌아가는 모습을 보자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주름잡힌 대리석, 산자락 타고 물이 흐르니 타이루거 협곡은 타이완 동부 관광의 하이라이트이다. 3000m 이상의 고봉이 27개나 모여 있다는 타이루거 협곡은 대부분 대리석층이다. 산이 높으면 골 또한 깊은 법. 가파른 계곡을 흐르던 물이 산자락을 깎아 만든 대리석의 천길단애가 무려 20㎞에 걸쳐 장관을 펼쳐 낸다. 타이루거 협곡의 끝은 칭쉐이두안야다. 제주 바다를 닮은 파란 바다와 천길단애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졌다. 두꺼운 구름층에서 요동치던 비행기가 마침내 구름을 뚫고 솟구치며 만난 파란 세상, 딱 그 정도의 감동이었다. 타이베이에서 꼭 가 봐야 할 여행지를 두 곳만 더 소개하자. 타이베이 북부 완리샹(萬里鄕)의 예류(野柳)지질공원은 자연이 오랜 시간 공들여 빚은 조각공원이다. 수천만년에 걸친 풍화와 침식으로 형성된 180여개의 버섯바위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기이한 풍경을 펼쳐 내고 있다. 여왕바위의 인기가 가장 높은데,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수십m씩 줄을 서기도 한다. 타이베이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타이베이 시내의 국립고궁박물관은 소장품이 무려 70만점에 달한다. 타이완 국민당 정부가 1949년 중국 본토에서 밀려날 때 자금성 등에서 빼내 온 보물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지 못하는 건 이 보물들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기도 한다. 박물관 측이 3개월에 한 번씩 유물을 교체하는데, 전체 유물이 한 차례 공개되는 데 소요되는 기간만 7년에 이른다고 한다. 글 사진 타이베이·타이중(타이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항공 타이완 최대 국적항공사인 중화항공(www.china-airlines.co.kr)이 김포-송산, 인천-타이베이, 인천-가오슝, 부산-타이베이 등 다양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노선 수나 운항 편수, 스케줄 편리성 등에서 한국과 타이완을 오가는 항공사 가운데 단연 최고로 꼽힌다. 특히 부산-타이베이 노선은 취항 1년 만에 9만 2000여명의 승객을 수송하며 황금 노선으로 급부상했다. 중화항공은 이를 기념해 부산-타이베이 노선을 26일부터 매일 2회 증편 운항한다. →환전 타이완 달러를 쓴다. 1달러는 약 35원이다. →교통 타이베이에서 기차를 타고 신창이나 화롄 등에 내려서 택시, 또는 셔틀버스로 타이루거 협곡까지 다녀오는 게 일반적이다. 택시로 타이루거를 돌아보려면 신창에서 내리는 게 낫다. 타이루거까지 거리가 화롄보다 훨씬 가깝다. 택시요금은 시간별로 다양하다. 4시간의 경우 2500달러다. 둥시헝관궁루를 따라 돌아보려면 차를 렌트해야 한다. 타이베이에서 6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일 코스로는 어렵고 타이중에서 1박하길 권한다. →여행서 여행작가 우지경 등이 쓴 ‘타이완 홀리데이’(꿈의지도 펴냄, 1만 5000원)는 타이완을 여러 지역으로 나눈 뒤 각 지역 명소와 맛집, 숙소 등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 ‘타이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정성 들여 썼다. 여행작가 양소희가 쓴 ‘ENJOY(인조이) 타이완’(넥서스북스 펴냄, 1만 8000원)도 정보 중심의 여행서로 손색없다. ‘꽃보다 타이베이’(앨리스 펴냄, 1만 3800원)는 현지인이 좋아하는 타이베이 여행지와 맛집 등을 감성적인 문체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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