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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위·빈곤층 소득격차 금융위기때보다 커져

    상위·빈곤층 소득격차 금융위기때보다 커져

    지난해 하위 10% 빈곤층과 상위 10%의 소득 격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과 중산층의 격차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최근의 경기침체가 상위층이나 중산층보다 빈곤층에게 더 큰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8일 통계청의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상위 10%(10분위)의 경계소득(P90)을 하위 10% 경계소득(P10)으로 나눈 값인 ‘균등화 가처분 소득 기준’(P90/P10) 비율은 4.82로 2010년 4.80보다 소폭 상승했다. 경계소득이란 소득계층을 가르는 기준선으로 지난해 상위 10% 기준은 월 310만원이었다. 이보다 많이 벌었으면 소득 상위 10%에 속한다. 빈곤층 기준선은 64만 3000원으로 이보다 덜 벌었으면 하위 1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로 사용하는 소득분배지표 중 하나인 P90/P10 비율은 값이 클수록 상위층과 빈곤층의 소득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2007년 4.69에서 리먼 브러더스 사태 여파로 2008년에는 4.81로 나빠졌다. 2009년(4.79) 약간 개선됐다가 지난해 다시 악화됐다. 빈곤층과 중산층의 격차도 벌어졌다. 소득 상위 50%의 경계소득(P50)을 P10으로 나눈 값은 2010년 2.53에서 지난해 2.59로 상승했다. 2008년 2.49를 기록한 후 해마다 나빠지고 있다. 반면 상류층과 중산층의 소득 격차는 줄었다. 빈곤층의 소득 증가 속도가 중산층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빈곤층의 지난해 경계소득은 전년보다 6만원(1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산층은 같은 기간 145만원에서 166만원으로 20만원 이상(14.5%) 올랐다. 다른 분배지표 역시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소득 불균형 상태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0.311로 전년 0.310보다 다소 올랐다. 0~1 사이의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균등하게 잘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너무 화려해서… 너무 조용해서… 中 정협·전인대 ‘시선집중’

    너무 화려해서… 너무 조용해서… 中 정협·전인대 ‘시선집중’

    ■2000弗짜리 정장…명품치장 ‘양회 레드카펫’ 민의를 대변하는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명품을 휘감고 대회장을 드나드는 일부 위원들이 포착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웨이보(微博)에는 명품으로 치장한 위원들과 그들이 걸친 명품의 판매 가격이 함께 편집된 사진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 속에는 유명 MC인 양란(楊蘭)이 고가의 핸드백을 들고 가는 모습과 함께 가방의 가격이 1만 위안(약 180만원)이란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사진 속에는 또 소수민족 차림의 한 위원도 5000위안 상당이라고 표시된 버버리 백을 들고 서 있고, 10만 위안 이상이라고 쓰인 에르메스 백을 든 여성 위원도 나온다. 관얼다이(官二代)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에 대해서는 ‘2000달러에 가까운 명품 정장을 입은 정협 위원’이라는 게시물이 돌고 있다. 리는 전날 정협 부녀자 연합 토론회에서 자신의 꽃무니 재킷과 관련, “모든 사람이 아름다움을 사랑하듯 나는 이 장소(인민대회당 내 한 회의장)에서 내 생명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면을 보여 주고 싶다. 요즘 봄 기운이 완연하다.”고 말했다고 8일 홍콩 명보(明報)가 전했다. 한편 공산당 간부 양성 학교인 중앙당교(中央黨校)의 왕구이슈(王貴秀) 교수는 전인대 구성원 가운데 70%는 공산당이며 30%는 기업 총수와 부유한 상인들이라는 분석을 내놨다고 둬웨이닷컴 뉴스가 전했다. 한 네티즌은 “시민들은 고물가, 취업난, 강제 토지수용, 내집 마련 등으로 시름이 깊지만 양회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위원은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차기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어디 갔어!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한 축인 정협 회기가 중반에 접어들었으나 차기 퍼스트레이디로 확실시되는 정협 소속 펑리위안(彭麗媛·49)이 여태껏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군 소속 성악 가수로서 보여 줬던 왕성한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남편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따라 ‘디댜오’(低調·낮은 자세) 모드로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협 사이트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가무단 단장이자 인민해방군 소장인 그는 정협 제16조 공산주의청년단체 겸 중국전국청년연합회 소속 위원으로 현재 ‘활동 중’ 상태로 표시되지만, 지난 3일 정협 개막 이후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고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어 인터넷뉴스 사이트 둬웨이(多維)닷컴이 8일 전했다. 양회가 개막된 뒤 내외신 언론들은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정협 위원들이 주로 출입하는 인민대회당 동문 앞에 진을 치고 있으나 아직 한 번도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정협 시작 40분 전부터 대회장 자리에 앉아 개막을 기다리거나 대회장에서 다른 위원들과 사진을 찍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시 부주석의 세계 무대 데뷔 격인 미국 방문 때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특히 짙은 화장, 과장된 헤어 스타일, 실크 드레스 등 화려한 패션도 자제한 지 오래다. 지난해 여름 공산당 창립 90주년 행사 때에는 단정한 군복 차림으로 무대에 섰으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에이즈·결핵 예방 친선대사에 임명돼 공익적인 활동에 주력 중이다. 남편이 최고 지도부에 입성한 2007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출연하던 최대 버라이어티 쇼인 CCTV의 춘완(春晩)에서는 일찌감치 발을 뺐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조선시대에 살았던 조상들은 어떤 일기를 썼을까. 설명이 많으면 감동이 없는 법, 흥미로운 몇 가지 예로 직접 느껴보자. #하나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채 보름도 안 된 1592년 음력 5월 12일 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 광해군의 빈궁이 해산을 했다. 광해군이 생산한 첫 자식이다.’ 이 내용은 당시 내원의 제조로 광해군의 분조(分朝)를 수행했던 정탁(1526~1605)의 ‘피난일기’에 적혀 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졌던 광해군의 첫 자식 출산이 1598년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 기록은 6년이나 앞당겨져 있다. 그러나 이 아이가 왕자인지 공주인지 모르며 이후로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둘 ‘1617년 6월 25일 김택룡은 바쁜 하루를 보낸다. 아들 김각이 내일 과거시험을 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시험장에 타고 갈 말을 빌리고 시험 칠 때 사용할 붓을 빌린다. 이전 과거에 합격한 사람이 사용한 붓을 통해 아들의 합격을 기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목욕재계을 한 후 제물을 꼼꼼히 챙겨서 제사 준비를 마쳐둔다. 이후 시험 답안지를 정부 규격에 맞추어 꼼꼼하게 마름질하고 시험 치는 사람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녹명단자도 준비한다. 온갖 기원을 담아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시험장에 가야 하는 26일 모든 가족이 모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위패를 모셔 제사를 지낸다. 먼 길 떠나는 아이의 편의를 봐 달라고 의흥현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작성한다.’ 요즘 수능 시험을 치르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심정과 비교할 수 있어 눈길을 끄는 일기 내용이다. #셋 ‘1780년 8월 15일 맑음. 어느새 명절이 되고 보니 성묘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주막 사람이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하여 노자가 거의 떨어졌다. 명절날 한번 배부르게 먹는 것도 마련할 수 없으니 진실로 한번 웃고 말 일이다.’ #넷 ‘1599년 11월 15일, 조익(趙翊)과 동지사(冬至使) 일행은 황궁의 서관(西館, 사신관)에 머물고 있었다. 이날 명나라 예부에서 관리가 공문을 가지고 와 내일 하사품을 받을 것이라 알려 주었다. 다음 날(11월 16일) 동지사 일행이 대궐로 나아갔다. 명나라 예부주사(禮部主事)는 조선의 사신들에게 하사되는 물품을 감독하여 지급하였다. 표저의(表紵衣) 각 두 벌, 흑단(黑段) 4필, 황기(黃綺) 각 4필, 청(靑, 청포) 2필 등의 물품이다. 그리고 사신의 옷에는 협금(挾金)을 사용하였고 하사품의 양도 두 배로 하였다. 수행원에게는 다만 견의(絹衣) 한 벌, 청(靑) 2필을 지급하고, 화청(靴淸) 등의 물품도 있었다. 광록시(光祿寺)에서 규례대로 일상에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는 것은 5일에 한 차례, 사신과 수행원 21명에게 지급하였다. 돼지고기 52근(斤) 8냥(兩), 향유(香油) 2근 10냥, 염장(鹽醬) 각 5근 4냥, 화초(花椒) 4냥, 엽채(葉菜) 3근 4냥, 쌀 1석(石) 5승(升), 술 52병 반, 야채 2근 6냥이었다. 황제가 내리는 일상 생활 물품은 단지 한 차례 내려주는데 양(羊) 네 마리, 거위 네 마리, 닭 여섯 마리, 다식(茶食) 네 접시, 호두 네 접시, 향유 2근 10냥, 염장 각 5근 4냥, 화초 5냥, 엽채 3근 4냥, 쌀 2석 1두 1승, 술 42병, 야채 26근이었다.’ 당사자가 직접 쓴 일기도 있고 옆에서 본 사람이 쓴 내용도 있다. 얼핏 봐도 당시 시대상과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말 그대로 재미가 무궁무진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있을까.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 소장돼 있다. 200자 원고지 4장 분량의 일기 목판이 무려 6만 3000여장이나 보관돼 있다. 10만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국내 유일의 10만대장경을 기록하는 셈이다. 그저 단순한 일기뿐만이 아니다. 첫째 예에서 보듯 정탁의 ‘피난일기’는 사료적 가치가 보물급이다. 현재 번역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말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김병일(67) 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김 원장은 국학진흥원뿐만 아니라 선비문화수련원의 이사장도 맡아 ‘선비정신’의 전파,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두루마기가 잘 어울리는 김 원장에게 먼저 국학진흥원에 수집된 자료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물었다. “고문서와 고서, 목판 등과 같은 민간 소장 전통 기록 유산이 주류를 이룹니다. 기탁 수집 방식을 통해 국학 자료 33만 9000여점이 보존돼 있어 국내 한국학 관련 연구소 가운데 최대 소장량을 자랑합니다. 국보급 1종(징비록)과 보물 52종 등 고문서 16만 7000여점, 고서 10만여점, 일기류 목판 6만 3000여점 등의 다양한 문화재 자료가 보관·보존돼 있지요.” 기탁 수집 방식이란 원 소장자의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수집된 자료에 대한 관리와 연구 및 학술적 가공의 권리만 가지는 제도를 말한다. 이 방식은 국학진흥원에서 처음 채택했다. 국학진흥원의 보물창고라고 알려진 ‘장판각’으로 장소를 옮겨 인터뷰를 계속했다.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 기록 자료들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창작자들에게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됩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러한 일기류 자료 가운데 사료적 가치가 높고 문화 콘텐츠 산업에 활용 가능한 일기류를 선별해 번역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요. 한문으로 기록된 자료를 한글로 옮김으로써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해소하면서 이야기 소재 뱅크를 구축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했고 올해도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1만여개의 이야기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작자들을 위한 최대의 창작 인프라를 구축해 우리의 이야기에 기반한 세계적인 한류의 전진 기지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특히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들은 우리나라 선비·유교문화의 실생활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특별하다. “선현들이 남긴 거룩한 내용(일기)들이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인기를 끄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 여러 사극도 이런 소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지요.” 최근 국학진흥원에서는 ‘조선시대 일기류를 활용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활용 방안과 전망’이란 주제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보고 및 시연회’를 가져 창작인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끌었다. 허구의 가공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의 생생한 사실 정보를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이상의 현실 같은 이야기 소재’여서 창작자들에게는 최고의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다시 말해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물음에 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 보관소인 셈이다. 세계적인 소설이자 영화인 ‘해리포터’가 영국 전통문화의 결정체라고 한다면 한국판 ‘해리포터’는 전통문화의 보고인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를 참고한다면 충분히 생산 가능한 일이라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이뿐만 아니다. 국학진흥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손(祖孫) 세대 간의 문화 소통을 통해 미래 세대(유아 및 아동)의 인성을 함양시키고 민족적 정서가 배어 있는 이야기 구연을 통해 민족 문화를 전승하는 사업을 말한다. 3년 전 시작한 이 사업은 56세 이상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300명, 올해 600명, 내년 1000여명의 이야기 할머니들이 전국 3000여개의 유치원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래동화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이야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즘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런 미담을 들은 아이들이 자라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김 원장은 말한다. 이어 화제를 어른들로 돌려 선비수련원 이야기를 꺼냈다. 2001년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설립된 선비수련원에는 그동안 10만명 가까이 다녀갔을 만큼 해마다 인기를 더해가고 있단다. 처음에는 주로 학생과 교원이었으나 최근에는 관공서 직원, 기업인과 일반인 등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오늘날에 선비 정신의 중요성을 새삼 체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퇴계 선생의 청량산행 시를 인용한다.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새벽 여명 걷히고 해가 솟아오르네/강가에서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아/내 먼저 고삐 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 친구 이문량에게 쓴 시로 조급해하지 않는 여유와 기다림의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병일 원장은 194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1963년 서울 중앙고등학교를 나온 뒤 서울대에서 사학과와 행정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를 거쳐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장(1994), 국회예산결산특위 수석 전문위원(1995~1997), 통계청장(1997~1998), 조달청장(1999~2000), 기획예산처차관(2000~2002), 금융통화위원(2002~2003), 기획예산처장관(2004~2005), 한국개발연구원 자문위원(2005~2008)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장,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황조근정훈장, 청조근정훈장 등이 있다.
  • 경기 지자체 적십자회비 ‘억지모금’ 여전…공무원도 울고 기업도 운다

    경기 지자체 적십자회비 ‘억지모금’ 여전…공무원도 울고 기업도 운다

    경기 A시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B씨는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공무원들의 전화가 반갑지 않다. 올해도 평소 친분이 있는 동장들로부터 적십자회비를 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20만~30만원씩 3곳에 냈다. 지난해에도 3곳에 냈다. “경기 위축으로 직원들 인건비도 제때 못 주는 상황인데, 혹시 불이익을 받을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경기지역 C동장도 마음이 편치 않다. “매주 간부회의 때마다 동별 적십자회비 모금내역이 공개돼 순위에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며칠 전 목표금액을 훨씬 밑돌자 구청장이 전화를 걸어 싫은 소리를 했다. 할 수 없이 평소 알고 지내던 기업체 사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읍소하다시피 500만원을 거둬 동별 최상위 순위로 올라섰다. 공무원 조직이 적십자회비 모금에 반강제로 동원되면서 부작용이 적지 않다. 윗선으로부터 채근을 받다 보니 읍·면·동장들은 기업체에 손을 벌리고, 기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여러 곳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나눠 내는 일이 허다한 실정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올해도 적십자회비 모금기간이 다가오면서 최일선 행정조직에 비상이 걸렸다. 7일 현재 경기지역 총 모금액은 목표액(95억원) 대비 67.2%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억 7900만원이 덜 걷혔다.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는 김문수 지사와 협의를 거쳐, 31개 시·군에 목표 금액을 고지했다. 시·군들은 이를 다시 읍·면·동별로 할당 고지하고 지난 1월부터 2월 말까지 집중모금에 들어갔다. 하지만 목표금액이 부족해 이달 말까지 추가모금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읍·면·동장들에게 노골적인 압력이 가해지고, 이들은 다시 기업체 사장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통·반장들도 마을 주민들과 얼굴 붉히는 일이 잦아졌다. 공무원들은 “적십자사가 해야 할 일에 왜 행정조직이 동원돼야 하느냐?”며 “죽을 맛”이라고 했다. 2004년쯤부터 일부 지방 공무원노조에서 모금액 순위를 비공개로 할 것과 공무원 조직을 동원하지 말라는 요구가 잇따랐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 경기지사 임군빈 재원전략팀장은 “개인 및 법인 등의 회비 납부대상자가 도내 390만명에 이르러, 행정기관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모금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대한적십자조직법에 근거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또 “세대주는 8000원, 개인사업자는 3만원, 법인이나 단체는 5만원 이상 납부를 권장하고 있지만, 납부율이 21%에 불과해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2010년 아이티 돕기 성금 가운데 대부분이 엉뚱한 곳에 쓰여진 사실이 드러나고, 경기지사 모금액 가운데 약 47억원이 구난구호가 아닌 인건비 등 모금 경비로 지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십자회비 모금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달수(민주통합당·고양8) 의원은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모금된 105억 5000만원 가운데 직원 인건비와 시설운영비 등 비(非)구난구호비로 사용된 금액이 절반에 가깝다.”며 “직원이 50명으로 부족한 사정은 이해하지만 무급 자원봉사자 활용 폭을 넓히고 모금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강남구, 한국의 맛 알리기 나서

    강남구는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명품 음식점 메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신연희 구청장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오는 26일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등 해마다 큰 국제행사들이 지역에서 열리면서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며 “관광객들에게 청결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 한류 관광 중심도시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구는 우선 한·중·일식 등 120개소의 명품 음식점과 외국인이 자주 찾는 맛집, 24시간 운영업소 등의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 ‘테이스티 더 웨이’(tasty, the way) 4000부를 제작해 코엑스, 관광호텔, 여행사 등에 비치했다. 또 구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정보를 링크해 관광객들에게 ‘강남의 맛’을 소개할 계획이다. 구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지역 내 음식점에 남은 음식 포장 용기와 덜어먹는 공동찬기를 보급하고, 청결한 외식환경을 만들기 위해 조리원의 위생복·위생모를 지원하고 원산지표시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명품음식점 메카 만들기 자문위원회’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받은 업소와 위생시설 개선에 나선 업소에 각각 5000만원과 1억 5000만원을 식품진흥기금에서 저리융자해 주기로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유교의 향기 널리 퍼지는 계기됐으면”

    “유교의 향기 널리 퍼지는 계기됐으면”

    동양의 대표적 성현으로 추앙받는 공자와 맹자의 후손들이 퇴계 이황을 기리는 춘계향사(春季享祀)에 참석하기 위해 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9일까지 4일간의 일정으로 퇴계의 고향 경북 안동을 방문한다. 안동시와 퇴계 선생 학술연구 모임인 사단법인 박약회(회장 이용태)가 초청한 방문단은 타이완 타이베이에 사는 공자의 79대 종손 쿵추이창(37·타이완 대통령 국책고문) 부부, 맹자의 76대 종손 멍링지(34) 등 16명. 공자와 맹자의 후손들은 장제스가 공산당에 패하면서 타이완으로 피신할 때 함께 간 것으로 알려졌다. ●퇴계의 학문과 삶 살펴볼 예정 이들은 7일 오전 11시 안동 도산면 토계리 도산서원 상덕사에서 전국 유림 대표자들이 모여서 여는 춘계향사례에 참석한 뒤 한국국학진흥원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을 찾아 퇴계의 학문과 삶을 살펴볼 예정이다. 공자와 맹자의 후손이 향사례에 참석한 것은 1574년(선조 7년) 도산서원이 세워진 뒤 처음이다. 이어 퇴계 종택을 방문하고 인근의 퇴계 묘소를 참배한다. 선비문화수련원에서 안동대 한문학과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특강한다. 8일에는 중국에서는 전해지지 않는 ‘불천위’(不遷位)를 모신 풍산 류씨, 의성 김씨, 안동 김씨 등 21개 종가의 종손과 유림 대표 40여명을 만나 유교문화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불천위는 국가에 큰 공을 세웠거나 도덕성과 학문이 높은 조상들의 제사를 해마다 사당에서 지내는 것을 말한다. ●“경건한 제례의식과 마음 배우고 싶어” 공자 후손의 안동 방문은 1980년 77대 종손 쿵더청 박사 이후 두 번째다. 쿵 박사는 퇴계 선생 기일(음력 12월 8일)에 도산서원를 찾아 상덕사에 참배했다. 쿵추이창은 “30여년 전에 조부가 다녀간 전통학풍이 살아 숨쉬는 안동을 다시 찾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안동시와 박약회와 함께 현대인에게 공자의 예와 인의 사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했고, 멍링지는 “도산서원의 장엄한 춘향사에 참가하게 돼 무척 흥분된다. 경건한 제례의식과 마음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퇴계의 16대 종손인 이근필(81) 옹은 “유교의 상징인 공자·맹자의 후손이 할아버지(퇴계)의 고향을 찾는 것은 의미가 특별하다.”며 “한국인의 삶 속에 살아 숨쉬는 유교의 향기가 널리 퍼질 수 있도록 환대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국가조찬기도회 ‘평화선언’등 사회적 기준 필요”

    “국가조찬기도회 ‘평화선언’등 사회적 기준 필요”

    ‘정치와 야망이 결합된 그들만의 잔치’, ‘헌법적 가치를 정면 위배하는 행위’, ‘정치에 대한 종교적 영향력을 위한 통로’…. 제44차 국가조찬기도회를 이틀 앞둔 6일, 1966년 3월 8일 ‘대통령 조찬기도회’로 시작된 뒤 1976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어 해마다 열려 온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한 성토가 무성하게 쏟아졌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만해NGO교육센터에서 마련한 심포지엄에서다. ‘정치와 종교, 뗄 수 없는가’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국가조찬기도회의 정교 유착과 그 폐해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특히 이 기도회가 종교 자유의 원칙을 명시한 헌법정신을 외면한 채 종교 편향을 부추기는 바탕이라며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가조찬기도회의 헌법적 문제’라는 발제를 통해 송 교수는 국가조찬기도회가 파행적으로 흘러 일반의 눈총을 받게 된 원인을 조목조목 들춰냈다. 송 교수는 “단군신화를 바탕으로 하는 역사 해석을 보면 종교가 사회적 통합의 수단이자 심각한 갈등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며 그런 경험의 결과가 헌법에 규정된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헌법 제20조)이라고 먼저 강조했다. 송 교수는 “헌법이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규정하고 있긴 하나 대통령 또는 고위 공직자가 특정 종교 행사에 참석해 종교의례를 하는 게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지, 또 어떤 경우에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답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40여년째 실시되는 이 행사가 단순히 기독교인들의 자발적인 모임에 기독교인들, 또는 기독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고위 공직자들이 개인적으로 참여한 종교 행사일 뿐인가.”라고 물었다. 송 교수는 “민주화 이후 현재의 국가조찬기도회는 과거와 달리 독재 정권에 대한 정당화의 기능을 하지는 않지만 이 기도회를 통해 국가 권력은 기독교의 후원을 공식화하며 기독교는 정치에 대한 종교적 영향력을 위한 통로를 마련한다.”면서 “종교적 대립은 동서, 또는 남북의 대립보다 더 무섭다.”고 못 박았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선 더 날 선 지적이 잇따랐다. 백찬홍 에코피스아시아 상임이사는 “국가조찬기도회는 그 이름만으로도 국가와 종교가 유착한 종교 행위로 비춰지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조명해 보면 기독교의 근본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백 이사는 “권력체제의 희생 제물이 된 예수의 삶을 구현하는 것과 상관없이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여한 사람들 간 모종의 정치적 동기와 야망을 실현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국가조찬기도회는 일반 신자들이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백승권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사무국장도 “조찬기도회로 상징되는 정교 유착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종교 간 갈등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며 “종교가 스스로의 궁극적 목적인 평화와 행복에 기여하려면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종교평화선언 같은 사회적 기준을 만들고 실천하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제43차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한기총 당시 길자연 회장이 “다 같이 이 자리에 무릎 꿇고 하나님 앞에 죄인의 심정으로 1분 동안 통성기도하자.”고 제안해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지도자들이 조찬기도회가 열린 이후 처음으로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빚었던 국가조찬기도회. 그 기도회 직전 정색하고 겨눠 쏟아낸 성토와 개선의 목소리가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지자체, 의정회·행정동우회 전관예우 여전

    대법원 판례와 행정안전부·국민권익위 폐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등 각 광역자치단체가 전직 지방의원 친목모임인 의정회에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0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지원예정액까지 합하면 무려 112억원이나 된다. 전직 지방공무원 친목모임인 행정동우회 역시 지난해까지 40억원에 이르는 특혜지원을 받았다. 전직 지방의원과 지방 공무원 전관예우를 위해 15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을 쏟아부은 셈이다. 5일 서울신문이 전국 16개 자치단체에 정보공개청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지방의정회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는 곳은 1억 5000만원을 지원하는 경기도였다. 이어 서울시(1억 4935만원)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원액을 오히려 대폭 늘린 곳도 있다. ●부산·대구, 올 되레 금액 늘려 부산은 지난해 4750만원을 의정회에 지원했지만 올해는 7000만원을 책정했다. 대구도 지난해 3000만원에서 올해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소속 정당이 바뀐 인천은 지난해 4432만원에서 올해 2790만원으로, 강원도는 1억 7000만원에서 5600만원으로 급감해 대조를 보였다. 광주, 울산, 충북, 전남 등은 의정회 지원예산이 한푼도 없었다. 울산은 지금까지 의정회에 지원한 적이 한번도 없고 광주도 2004년 1000만원을 지원한 것을 빼면 지원실적이 전무하다. 충북은 2004년 대법원 판례 이후 지원을 중단했고 전남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따라” 지난해부터 지원을 중단했다. 한편 행정동우회의 경우, 지원 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다. 2006년 16개 자치단체 지원액 총액은 7억 6050만원이나 이후 계속 줄어 지난해는 4억 3120만원에 불과했다. 울산, 충북, 경남은 행정동우회 지원이 아예 없다. 전남도 지난해 2870만원에서 올해는 400만원으로 지원을 삭감하고 향후엔 완전히 삭감할 예정이다. ●광주·울산·충북·전남, 지원 끊어 의정회와 행정동우회가 특혜지원 비판을 받는 것은 이들이 기본적으로 친목모임인데도 자치단체가 지원조례까지 제정하고, 지원방식도 해마다 액수를 미리 정해놓고 정액지원하기 때문이다. 사후 평가도 구색으로만 이뤄질 뿐이다. 지난해 경북행정동우회가 벌인 사업은 도민체전 지원, 자연정화 활동,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참여 등에 불과하지만 사업평가에선 모든 항목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지원사업도 생색내기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서울시의정회의 지난해 사업은 의정회보 발간, 세미나, 포럼 개최, 전국시도의정협의회 운영 등 내부 친목도모를 위한 사업 등이 고작이다. 그나마 지원액 절반이 넘는 7372만원은 상근자 인건비로 지출했다. 부산시의회는 지난해 4750만원을 지원받아 초청강연회와 정기총회, 수련회, 사무실 운영 등으로만 사용했다. 대구의정회는 밀양신공항 유치활동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현수막 설치 등 관변행사만 벌였다. 대법원은 2004년 서울 서초구 의정회 지원조례에 대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고, 행안부도 2008년 관련 지원조례 삭제를 권고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2009년 지원 중단을 권고했다. 그나마 의정회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중단 권고라도 있었지만 행정동우회는 이마저도 없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충북 장학생 선발기준 대폭 수정

    충북 장학생 선발기준 대폭 수정

    지방자치단체들이 소외계층을 배려하기 위해 장학생 선발기준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경제적 여건이 성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고려치 않고 성적 위주로 장학금을 주다 보니 저소득층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옥천군은 올해부터 장학생 선발 시 성적반영비율을 80%에서 70%로 축소하고 생활·환경 반영비율을 20%에서 30%로 확대했다. 또 가족수가 7명 이상·3대 이상 가구에 4점을 부여하던 것을 10점으로 상향해 다가구를 우대하기로 했다. 재산액 납부액에 따른 배점도 1만원 미만 7점에서 10점으로 늘어났다.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소년소녀가장, 차상위계층에게 5점을 주는 조항도 신설됐다. 옥천군은 해마다 장학생 100명을 선발했는데, 이 가운데 저소득층 학생은 10명 정도에 불과했다. 옥천군 고상근 장학회 담당은 “올해부터 다가구와 저소득층에 모두 해당될 경우 각각 가점을 주는 등 소외계층을 최대한 배려하기로 했다.”면서“이번 조치로 저소득층 학생이 장학생 중 절반가량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은군은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장학생을 따로 선발하기로 했다. 중·고생은 학년 성적 50% 이내, 대학 신입생은 수능시험 상위 2과목 등급평균 5.0 이내, 수시합격자는 내신평균 4등급 이내면 대상이 된다. 연간 장학금은 중·고생은 50만원, 대학생은 300만원이다. 지난해까지는 일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중·고생은 성적 30% 이내, 대학신입생은 수능 2과목 등급평균 4.0 이내에 들어야만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충북도 산하기관인 인재양성재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학생 선발기준을 성적 100%에서 소득수준 30% 반영했고, 17개 지역대학별로 1명씩 선발해 지방대에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인재양성재단 노승민 장학사업 담당은 “도민에게 균등한 장학금 혜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소외계층만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정책기획국장은 “지자체 장학금이 특정 1%를 위한 게 돼서는 안된다.”면서 “생활·환경 반영비율을 최대한 높이고, 특수목적고나 실업계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학벌주의 사회 진단과 대안 모색

    학벌주의 사회 진단과 대안 모색

    매년 11월, 한국 사회는 몸살을 앓는다. 좀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학과에 가기 위해 해마다 수십만 명이 같은 시간에 같은 문제를 풀며 애쓴다. 좋은 대학에 가면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며 좋아하고, 대학에 못 가면 경쟁에서 도태됐다며 낙담한다. 한국 사회에서 학벌은 개인의 삶의 방향을 사실상 결정하고 있다. 6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학벌 사회의 실태와 부작용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대, 연대 학생들이 최근 학벌사회를 비판하며 잇따라 자퇴했다. 일부 고3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일에 맞춰 대학입시 거부 선언을 했다. 제작진은 대학이 행복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는 이들을 만나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청소년 사망률 1위, 자살충동 19%, 자살충동 이유 53% 성적과 진학 문제. 학벌경쟁에 지친 청소년들의 모습이다. 학벌에 목매는 까닭은 노동 시장 구조에 기인한다. 고졸자의 초임은 대졸자의 75∼81%에 불과하다. 이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된다. 비정규·저임금 노동자가 될 것이 두려워 앞다퉈 학벌경쟁에 나선다. 학벌주의는 사농공상 시대 ‘과거제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때 탈빈곤의 사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학자유화 이후 대학진학률이 80%까지 올라갔고, 대졸자들은 대기업을 원하지만 일자리의 83%는 중소기업에 있다.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더 좋은 학벌을 얻으려고 다투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가장 심각한 차별은 학력 차별이다. 2010년 학벌 타파 등을 위한 마이스터 고등학교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21개교 마이스터 고교에 3600명의 학생이 선발됐다. 정부와 지자체가 수십억 원을 지원하고, 학교는 수요 맞춤식 직업 교육을 실시, 기업은 우수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정부가 직업교육 강화를 독려하면서 특성화고 취업률은 16%에서 41%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고졸자들을 저임금 노동력 취급하는 편견은 그대로다. 실습생들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가혹한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제작진은 산학교육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독일 헤센주의 최대 공립 직업학교를 심층 취재했다. 학생들은 담임교사의 평가에 따라 직업학교 코스와 대학진학용 짐나지움 코스를 선택한다. 등록금이 없어도 대학진학률이 30∼40%다. 직업학교 학생들은 협약 체결 기업에 쉽게 취직하고, 노사 협약이 정한 기준의 안정된 임금을 받는다. 제조업 강국 독일은 기술인력을 전통적으로 우대한다. 취재팀은 세계적 기업 ‘비첸만’ 본사의 산업 마이스터를 집중 취재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양회 주인공 보시라이 ‘여유 속 침묵’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1기 제5차 회의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된다. 앞서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제11기 제5차회가 지난 3일 개막됐다. 해마다 같은 날부터 열흘씩 열리는 전인대와 정협을 두고 양회(兩會)라고 부른다. 이번 양회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사람은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일 정협 개막식이 열렸던 인민대회당에선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이 단상에서 업무보고를 읽는 동안 언론들의 카메라는 같은 단상 위 주석단 제2열 맨 왼쪽 끝에 앉아 있는 보 서기에게 초점을 맞췄다. 그가 손으로 안경을 만지거나 물을 마시는 등 작은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그는 카메라를 의식한 듯 여유 있는 미소를 띠면서도 옆 자리에 앉은 쉬차이허우(徐才厚) 군사위 부주석과는 한마디도 말을 나누지 않았다. 인민대회당과 가장 가까운 대회당 남측에 위치한 인민대회당호텔도 언론인들의 집중 취재구역이다. 보 서기가 이끄는 충칭단은 이례적으로 이 호텔을 통째로 전세 내 쓰고 있으며, 충칭단 출입증을 제시해야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외부인의 출입을 ‘엄금’하고 있다. 한편 양회가 시작된 이후 자금성 앞에 위치한 인민대회당 인근 500m 주변에선 경찰이 일반 행인보다 많을 정도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임신부의 덫 ‘조산’

    [Weekly Health Issue] 임신부의 덫 ‘조산’

    정상적인 임신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분만하는 조산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해마다 신생아의 10%에 이르는 아기들이 조산으로 태어나고 있다. 당연히 이에 따른 부담과 우려가 크다. 고령 임신이 느는 등 조산을 부추기는 여건이 확산·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치러야 하는 사회·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다 조산 문제는 최근의 저출산 경향과도 맞물려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조산 문제에 대해 서울대병원 산부인과학교실 윤보현 교수에게 듣는다. ●조산이란 어떤 상황을 말하는가. 조산이란 임신 20주 이후부터 37주 이전 즉, 36주 6일 이전에 이뤄지는 분만을 말한다. 다시 말해 분만 예정일보다 3주 이상 일찍 분만하는 상황이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의 국내 조산 추이와 발생률은 어떤가. 1995∼2003년의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조산율은 꾸준히 증가해 2003년에는 출생아의 약 10%가 조산아였으며 산모의 고령화 등으로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가통계 포털에 따르면 2010년 한해에만 약 3만명의 신생아가 조산으로 태어났는데, 이는 2009년 한해에 19만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음을 감안하면 매우 큰 규모다. ●이런 조산은 어떤 원인 때문에 생기는가. 조기 진통·조기 양막파수·자궁경부무력증 등에 의한 자연 조산의 경우 양수 감염이나 염증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흡연, 무분별한 약물 복용, 고령 또는 너무 이른 임신과 어려운 경제 사정, 작은 키, 비타민C 결핍, 스트레스, 자궁 기형과 유전적 요인 등도 자연 조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역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양수 내 감염과 염증이다. 이와 달리 산모나 태아의 적응증에 의한 조산도 있는데, 이는 임신부의 기저질환이나 임신성 고혈압 등 임신 관련 합병증, 태아의 자궁 내 성장제한이나 태아절박가사 때문에 임신 37주 이전에 강제 분만하는 경우로, 특히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이 중요한 원인이다. ●조산을 유형에 따라 구분할 수 있나. 전체 조산의 70%를 차지하는 자연 조산과 산모나 태아의 적응증에 의한 조산으로 구분한다. 자연 조산이란 진통이나 양막파수, 자궁경부 개대 등의 증상이 임신 37주 이전에 자연적으로 나타나 분만으로 진행되는 경우다. 산모나 태아의 적응증에 의한 조산은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임신 37주 이전에 유도분만을 시키거나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산의 사전 예측은 어디까지 가능하며 예방책은 무엇인가. 조산은 예측이 쉽지 않다.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 전자간증)은 혈압 상승과 단백뇨 검출 여부로 진단하지만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어 산전 진찰을 받아야만 알 수 있다. 심각한 질환에 해당되는 임신성 고혈압은 일단 진단이 되면 즉시 입원해야 하며, 병증이 심각한 상태라면 만삭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았더라도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조산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조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전에 별 증상 없이 자연조산을 경험한 경우 임신을 시도하기 전에 자궁경부 상태를 확인해 자궁경부무력증이 확인되면 임신 후 자궁경부 봉축수술을 해줘야 한다. 자연 조산 병력이 있거나 질식초음파검사에서 짧아진 자궁경부가 확인된 산모 역시 조산 위험성이 높은데 이 경우 최근에는 프로게스테론 제제를 투여함으로써 조산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감염이 문제라면 항생제로 관리할 수 있지 않나. 조기 진통이 있는 산모들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 대규모 연구가 있었으나 조산을 막지 못했다. 자궁 내 감염에 의해 조기 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감염을 치료해도 진통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를 억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무증상 산모에게 자연 조산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양수 내 감염을 진단해 항생제를 투여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무증상 산모들을 대상으로 양수천자(복벽으로 주삿바늘을 삽입해 양수를 채취하는 방법)를 시행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일부 산모들은 임신 중기에 태아 염색체검사를 위해 양수천자를 시행하는데, 이때 얻어진 양수를 이용해 무증상 감염이나 염증이 있는 경우 항생제 투여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임신 및 신생아 예후가 좋아질 것으로 예측은 하고 있다. ●자연 조산 증상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조기 진통이나 조기 양막파수, 자궁경부무력증 등은 자궁 내 감염이나 염증이 주요 원인인데, 이 경우 임신 및 신생아 예후가 확실히 나쁘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양수천자검사 등으로 감염이나 염증을 찾아내 항생제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에서는 산모의 양수에서 검출된 세균들을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항생제 조합을 만들어 치료에 적용하고 있으며, 2000년대 들어 본원에서 태어난 조산아에게서 뇌성마비 등 심각한 신생아 합병증 발병과 사망 사례가 급감하고 있다. 또 산모에게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조산아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고 황산마그네슘을 투여하면 뇌성마비 예방에 효과가 있다. ●조산과 관련해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심각한 저출산을 고려하면 출산장려정책 못지않게 잉태된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분만과 관련된 의료수가가 너무 낮은 데다 잦은 의료분쟁 등으로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의사들이 격감하고 있으며 특히 고위험 임신을 전공하는 의사가 드물다. 많은 병원들이 낮은 의료수가 때문에 분만실과 신생아 중환자실에 투자를 못해 병상 수를 늘리지 못하고, 이 때문에 조산이 임박한 산모들이 신생아 중환자실을 찾아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이런 고위험 산모와 조산아들이 최상의 의료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적·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中 국방비 11.2% 늘려… ‘군사굴기’ 가속?

    中 국방비 11.2% 늘려… ‘군사굴기’ 가속?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년보다 10% 이상 많은 군사비를 책정하면서 중국의 군사위협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리자오싱(李肇星)대변인은 4일 대회 개막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2012년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11.2% 증가한 6702억 7400만 위안(약 118조 9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국방비 증강이 세계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냐.”고 묻는 한 영국 기자의 질문에 “마침 국방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이야기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10분 이상 작심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도대체 왜 서방 기자들이 해마다 중국의 국방비 문제를 예의주시하는지 생각 중”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중국의 국방비는 매해 예산으로 확정되며 이는 투명한 것이고, 우리의 국방과 외교의 목적은 평화 수호에 있다는 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중국의 국토·인구·해안선 길이 등으로 볼 때 중국의 국방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면서 “예컨대 지난해 중국의 국방비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28%인 반면 미국·영국 등은 2%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또 “평화발전의 길을 견지하는 중국은 방어적인 성격의 국방 정책을 펴고 있고, 중국의 유한한 군사력은 다른 나라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국방비 증가는 합리적으로 유지되어 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1년까지 3년 동안 중국의 GDP와 전체예산지출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14.5%와 20.3%인 반면 국방비 증가율은 13%에 그쳤고, 국방비가 GDP와 전체 예산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2008년의 1.33%와 6.68%에서 2011년 1.28%와 5.53%로 오히려 줄었다며 국방비는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국방비는 주로 인원(군인)의 생활비, 훈련유지비, 장비비 3개 부문으로 구성되며, 여기에는 무기와 관련된 연구·개발(R&D), 실험, 구매, 유지, 운송, 보관 등의 비용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월주 스님 등 7명 만해대상 수상자에

    월주 스님 등 7명 만해대상 수상자에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78) 스님 등 7명이 2012년 만해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는 4일 월주 스님과 캄보디아 평화운동가 아키 라(39) 등 2명을 만해대상 평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월주 스님은 2003년부터 몽골, 네팔, 케냐 등 6개 나라에 지부를 둔 지구촌공생회를 통해 우물을 파고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키 라는 캄보디아 각지에 묻혀 있는 대인지뢰를 제거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또한 천주교 전 안동교구장 두봉(83·본명 르네 뒤퐁) 주교, 인도 우타라칸드 주 정부 불교장관 오타니 몬슈 고신(32), 쿠트 그리블(48)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시장을 실천 부문 수상자로 뽑았다. 김재홍(65) 문학평론가와 수아드 알 사바(70) 쿠웨이트 시인은 문예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만해대상은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생명·평화·겨레사랑 정신을 기리고자 제정됐다. 각 부문 상금은 1억원이며 시상식은 8월 만해축전 기간에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그들이 옷을 벗어던졌을 때 맨몸은 확신의 상징이 됐다

    뉴질랜드의 항구도시 더니든에서는 해마다 ‘나체 럭비 대회’가 열린다. 공식 경기에 앞서 치러지는 전통 식전 행사다. 자메이카의 쾌락주의 마을에서는 매년 밸런타인데이 때 단체 나체 결혼식이 펼쳐진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프린지 페스티벌 때는 바이런 만과 본다이 비치에서 매년 나체 서핑 행사가 개최된다. 오스트리아의 오버트라운에서는 시즌 내내 나체 스키를 즐길 수 있다.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제1회 나체 포커대회가 열렸고 2003년 미국 마이애미에선 멕시코의 한 나체촌으로 가는 ‘나체 비행기’가 처음으로 이륙했다. 2008년 독일의 한 여행사는 발트해의 한 리조트까지 가는 나체 여행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도 갠지스 강가에서는 여전히 성직자들이 나체로 몸을 씻고 국제 정상회담이 열리는 행사장 주변에선 심심찮게 알몸 시위가 펼쳐지곤 한다. 한 개그맨의 표현을 빌리자면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다. 영국의 심리학자 필립 카곰이 지은 ‘나체의 역사’(정주연 옮김, 학고재 펴냄)는 이 물음에 답하려는 책이다. 나체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나체주의자인 저자가 탐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말초적인 귀띔을 준다면 99컷의 컬러 사진 포함, 모두 143컷의 나체 사진이 실렸다. 책은 알몸의 역사에 대해 종교와 정치, 대중문화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눠 접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나체를 인간해방의 한 방편으로 격상시킨다. 예컨대 2000년 11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팬티만 걸친 여성이 ‘관음증 버스’를 타고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버스는 미국 수정헌법 1조, 언론의 자유를 홍보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순회 중이었다. 주최 측은 버스 시위를 통해 누군가가 옷을 입을지 벗을지를 결정할 권리는 그 자신에게 있지 정부나 대중에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옷 벗을 권리는 곧 나 자신이 될 자유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옷을 벗어 던지는 행위를 “우리가 알몸으로 세상에 왔으므로 옷으로 상징되는 보호막과 일상의 겉치레를 벗고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체는 수세기 동안 억압되고 수치스럽게 여겨졌지만 이제 도덕적 우위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이 공격받고 있을 때 전투 재킷을 입고 포즈를 취한 조지 부시나 토니 블레어 등은 존경하지 않지만, 나체 시위자들과 모피 추방 자선기금 모금자들의 모습에서는 존경심을 느낀다. 나체는 종종 예술 무대에서도 해방과 성적 자부심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책은 이처럼 수치심과 나약함을 상징했던 나체가 일종의 확신과 힘의 상징으로 바뀌는 순간을 소개하고 있다. 2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그날의 독립정신 93년만에 되살린다

    그날의 독립정신 93년만에 되살린다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는 봉화시위가 처음 열렸던 충북 청원군 강내면 태성리에서 93년 만에 봉화시위가 재현된다. 강내면 주민들로 구성된 조동식(1873~1949) 선생 추모추진위원회는 1일 태성리 마을 뒷산에 있는 조 선생 묘소 앞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를 열고 봉화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중국에 살던 조 선생의 증손자인 흥연(66)씨가 3년 전 귀국해 조촐하게 추모행사를 가진 게 계기가 돼 민간단체들이 마련한 행사다. 조방형(58) 추진위원장은 “봉화시위를 주도했던 조 선생이 잊혀져 가는 게 안타까워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해마다 3·1절에 봉화시위를 재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선생은 1919년 3월 23일부터 3일간 마을 뒷산에서 동네 장정 수십명과 함께 횃불을 들고 독립만세를 외쳤다. 국민들이 독립을 위해 횃불처럼 일어나라는 의미였다. 이 뜻이 전해지면서 첫날에는 인접한 강외·옥산·남이면 주민들이 횃불시위에 동참했고 24일과 25일에는 충남 연기군과 경기도까지 횃불시위가 확산됐다. 조 선생은 횃불시위 주동자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2년간 혹독한 옥고를 치렀다. 키 180㎝에 건장한 체격을 자랑했던 조 선생은 출소를 앞두고는 뼈만 남아 잘 걷지도 못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들이 출소하던 날 서대문형무소로 가마를 가져가 그를 모셔 왔다. 흥연씨는 “잘못했다는 각서를 쓰지 않고 저항해 2년 만기를 다 채우고 출소하셨다.”면서 “독립운동 선언에 참여한 33인 가운데서도 2년간 옥고를 치른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출소 후에도 일본 경찰의 괴롭힘은 계속됐다. 결국 조 선생은 일본 감시를 피하기위해 가족들과 중국으로 망명했다. 새우젓 장사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돈을 모아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했다. 조 선생은 해방이 돼서야 고향으로 돌아와 7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 하지만 조 선생은 오랫동안 독립운동사에 당당히 오르지 못했다. 중국에 남아 있던 손자가 중공군 장교로 6·25전쟁에 참전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1970년대까지 ‘연좌제’로 고통을 받는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 흥연씨는 공무원 시험에서 이유 없이 낙방했다. 나중에 중앙정보부가 압력을 넣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손자가 나중에 인민해방군 상장을 거쳐 중국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전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1998∼2003년)까지 오른 조남기(86)다. 그는 현재 중국 외교부 산하 우호협회의 명예총재를 맡고 있다. 조 선생은 1990년 가족들이 당시 판결문을 찾아내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면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조씨는 “3·1절이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의 삶을 되돌아보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원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가슴 두근두근… 그 설렘의 기억

    가슴 두근두근… 그 설렘의 기억

    해마다 3월은 각급 학교의 입학식으로 분주하다. 특히 처음으로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게 되는 초등학생들의 입학식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또 힘든 수험 생활을 마친 뒤 찾아온 대학교 입학은 마냥 기쁘고 즐겁게 다가온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입학철을 맞아 3월 ‘이달의 기록’으로 입학식 관련 기록물을 선정해 28일부터 나라기록포털(http://contents.archives.go.kr)에 공개한다. 공개되는 기록물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입학 관련 기록물로, 신용산 고등학교 개교 및 입학식 등의 사진 18건과 동영상 12건 등 모두 30건이다. 초등학교(옛 국민학교)입학식 사진에는 왼쪽 가슴에 손수건과 명찰을 달고 일렬로 서서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표정이 담겨 있으며 ‘오늘부터 1년생 초등학교 입학’(1958년)과 ‘어린이 입학의 날’(1959년) 등 1950년대 영상에서는 코흘리개 어린이들이 찾은 낯선 교정과 새로운 친구들에 대한 설렘 등이 드러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충남 4개 지방의료원 경영악화로 작년 -54억… 2년간 적자 27배 폭증

    충남의 지방의료원이 경영 악화로 적자 규모가 2년간 27배 폭증했다. 27일 충남도에 따르면 천안·공주·서산·홍성 등 도내 4개 지방의료원의 재정 적자액은 2009년 2억원에서 2010년 26억원, 지난해 54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전 앞둔 천안의료원 환자 급감 탓 적자가 급증한 것은 천안의료원의 삼용동 이전을 앞두고 환자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자액 54억원 중 30억원이 천안의료원에서 발생했다. 윤석길 도 공공의료계장은 “의료원 대다수가 시설이 낡고 첨단 의료장비를 제때 갖추지 못해 민간병원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진다. 예전에는 장례식장 수익이 컸는데 요즘은 농어촌에도 전문 민간 장례식장이 늘어나 의료원 수익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적자가 늘면서 4개 의료원의 부채 규모가 모두 519억원에 이른다. 공주 189억원, 천안 117억원, 홍성 116억원, 서산 97억원이다. 부채 중 절반 정도인 258억원은 지역개발기금 차입금으로 매년 원금과 이자로 22억원을 갚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원은 직원 인건비 10억원이 밀려 있다. 국·도비 지원금이 2007년 46억원, 2008년 125억4000만원, 2009년 189억원, 2010년 182억 8000만원, 지난해 268억 7000만원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지만 적자 폭은 줄지 않고 있다. 4개 의료원은 지난해 지원금을 포함해 모두 840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894억원을 지출했다. ●총 부채도 519억으로 늘어 충남의 지방의료원 직원은 천안 121명(병상수 120), 공주 168명(227), 서산 209명(205), 홍성 324명(412)이다. 윤 계장은 “의료원장, 노조와 오는 4월까지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자기공명영상(MRI) 등 첨단 의료장비와 우수 의료진을 보강하고 홍보에 나서면 경영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3월… 독립영화 바람 분다

    “제2의 ‘파수꾼’, ‘돼지의 왕’을 찾아라!”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지난해 국내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한국 독립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가 마련된다. CGV의 다양성영화 브랜드인 무비꼴라쥬는 3월 한 달 내내 CGV압구정을 비롯해 전국 9개 무비꼴라쥬관에서 한국 독립영화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3월에 개봉하는 독립영화를 비롯해 지난해 최고의 평가를 받은 독립영화 등 모두 36편의 장·단편 영화를 상영하는 자리다. 무비꼴라쥬가 이처럼 대규모로 한국 독립영화를 조명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진출한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를 비롯해 ‘열여덟 열아홉’ ‘말하는 건축가’ ‘로맨스 조’ ‘청춘 그루브’ ‘핑크’ ‘홈 스위트 홈’ ‘달팽이의 별’ ‘해로’ 등 9편의 올해 독립영화 개봉작을 잇달아 상영한다. 이 가운데 새로운 건축을 꿈꾸며 치열하게 살아간 고 정기용 건축가를 통해 한국 건축 문화사를 엿볼 수 있는 ‘말하는 건축가’와 복합 장애인을 다룬 휴먼 다큐 ‘달팽이의 별’을 주목해 볼 만하다. 무비꼴라쥬가 시작된 2004년부터 대표적인 한국 독립영화들을 모은 ‘한국 독립영화 베스트 8’ 섹션도 마련된다.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 등 8편이 관객과 만난다. 아울러 3월 1일부터 14일까지 CGV대학로·강변에서 열리는 ‘파수꾼 1주년 특별 기획전’에서는 CGV 무비꼴라쥬가 지난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파수꾼’의 감독이 연출하거나 이 영화의 주연배우가 출연한 작품 6편이 상영된다. 해마다 유망한 신인 감독을 배출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와 함께하는 ‘KAFA FILM 2012’도 진행된다. 올해 신규 장편 영화 ‘밀월도 가는 길’ ‘가시’ ‘은실이’ ‘태어나서 미안해’가 상영된다. 3월 8일부터 14일까지는 CGV대학로에서, 15일부터 21일까지는 CGV서면에서 개최된다.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독립 단편영화 화제작들을 소개하는 서울독립영화제 단편 스페셜도 마련되며 3월 9일부터 11일까지는 CGV압구정, 16일부터 18일까지는 CGV대학로에서 열린다. 강기명 다양성영화팀 팀장은 “한국 독립영화 수작들의 빛나는 성과와 의미를 되새길 기회와 함께 새로운 흐름을 점쳐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옹진장학관 영등포구에 개관

    기숙형 생활공간인 ‘옹진장학관’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마련됐다.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통학 거리가 먼 대학생들을 위해 장학관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장학관 총정원은 1990년 개관 때 240명, 48실 증축한 2001년 336명,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2011년 384명으로 확충했다. 입소지원자는 2007년 577명에서 2008년 696명, 2009년 851명, 2010년 856명 등으로 크게 늘고 있으나 해마다 빈 자리는 100~200명에 불과하다. 지난해의 경우 입소지원 905명에 선발인원은 110명에 그쳤고, 올해도 1184명 지원에 169명만 뽑았다. 대학 기숙사나 장학관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높은 이용료를 내며 민간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장학관 입소가 어렵게 되자 기초지자체들이 자체 장학사 건립에 나섰다. 경기 포천시는 서울지역 대학 신입생이 연간 70여명에 이르는 반면 장학관 입소생은 5~10명에 불과하자 60여명을 수용하는 장학사를 2014년 8월까지 강북구 번동에 건립하기로 했다. 경북 영천시는 동대문구 신설동 건물을 사들이고 리모델링하는 데 3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 화성시는 연간 480명에 이르는 신입생들을 위해 2007년 서울 관악구에 제1기숙사를 건립한 데 이어 2009년에는 도봉구 창동에 제2기숙사를 신축해 연간 100여명씩 입소시키고 있다. 경기도장학관 이용섭 학사부장은 “입소 희망자의 15~20%만 수용 가능해 안타깝다.”면서 “기초자치단체들의 부담을 덜고 운영의 효율을 위해 장학관 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27일 문을 연 옹진장학관에는 41명(정원 51명)의 인천 옹진군 출신 대학생들이 입주했다. 서해5도(백령·연평·대청·소청·우도) 등 옹진군 출신 학생들의 면학을 돕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공간이다.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대한적십자사가 모은 국민성금 31억 4700만원과 옹진군 출연금 5억여원 등 36억 5000만원으로 설립된 장학관은 9층 건물에 원룸형 46실(1실 5평 내외) 규모다. 장학관은 최초 부담금 5만원과 월 사용료 15만원을 받는다. 옹진장학회 이사장으로 장학관 설립에 앞장선 조윤길 군수는 “섬 지역에서 어렵게 자라는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가진 기둥으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학준·한상봉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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