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해마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451
  • 태풍 볼라벤 몰아친 날… 천연기념물 소나무 2그루의 운명

    태풍 볼라벤 몰아친 날… 천연기념물 소나무 2그루의 운명

    전국 유일의 세금 내는 소나무로 유명한 경북 예천의 수령 600여년 된 석송령(천연기념물 제294호)이 태풍에도 끄떡없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수령 600여년의 천연기념물 290호 충북 괴산의 왕소나무가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뿌리째 뽑혀 쓰러진 터여서 새삼 그렇다. 29일 예천군에 따르면 감천면 천향리 석평마을 동구 밖에 있는 석송령은 키가 11m에 달한다. 둘레는 3.67m에 이르고 가지는 동서로 19.4m, 남북으로 26.2m나 된다. 하지만 태풍이나 폭설에 가지가 부러지거나 뿌리가 뽑히는 등 수난을 당한 적이 없다. 여기에는 군과 주민들의 지극정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군은 매년 예산 400만원씩을 들여 석송령의 지주목을 새로 설치하거나 보수하고, 강풍 등에 잘 견딜 수 있도록 가지치기를 한다. 마을 주민들도 소나무를 당산목으로 정해 해마다 정월 대보름 자정에 당산제를 올리고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송계(松契)까지 만들었다. 폭설이 내릴 때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뭇가지에 쌓인 눈을 털어 낸다. 이동섭(59) 이장은 “예천은 그동안 각종 태풍 등 자연재해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지만 유독 석송령만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서 “군과 마을 주민들이 석송령을 주민의 한 사람으로 소중히 여기며 잘 관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반면 괴산의 왕소나무는 관리가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나무는 지난달 20일 뿌리가 20~25㎝ 들떠 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 군과 문화재청에 보수를 요청했다. 그러나 열흘 뒤 현장조사에 나선 군 관계자와 대학교수, 나무병원 관계자는 “이상이 없다.”며 뿌리 부분에 인공수피를 바르는 조치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소나무는 1992년 일부 썩은 뿌리 부분을 제거하고 인공 충진재로 메우는 수술을 받았다. 예천 김상화·괴산 남인우기자 shkim@seoul.co.kr
  • 10월 28일 시행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D-60… 1차 합격 전략은

    10월 28일 시행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D-60… 1차 합격 전략은

    오는 10월 28일 치러지는 제23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18만명(1, 2차 합계)의 응시자가 몰렸다.19만여 명이 응시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조금 줄어든 수치다. 해마다 10만~20만명이 응시하는 ‘국민 자격증’ 시험 60일을 앞두고 1, 2차 과목별 합격 전략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 주는 부동산학개론과 민법 등 1차 시험 2과목 대비법을 먼저 귀띔한다. 지난해 시행된 22회 시험은 출제 오류 논란으로 비난을 받았지만, 기출문제는 언제나 가장 중요한 학습 대상이다. 부동산학개론은 점점 난이도가 상승하는 추세이며, 특히 계산문제와 감정평가 부분에서 어려운 문제가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단순한 암기보다는 철저한 이해 위주의 학습이 필요하다. ●18만명 응시…작년보다 조금 줄어 김백중 박문각공인중개사 랜드스파 강사는 “평상시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두고 시사성이 강한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기본서 숙독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매년 조금씩 출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경제 관련 신문 기사를 꼭 읽어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산문제 공략법은 간단한 공식을 암기하면 쉽게 풀리는 문제부터 집중하고, 응용이 필요한 고난도 문제는 시간을 투자하지 말라는 게 김 강사의 조언이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계산법은 난이도 중급에 속한다. 자산, 자본, 부채의 구분과 부채비율 계산도 쉬운 편이므로 꼭 익혀 두어야 한다. 할인현금 수지분석법에 의한 수익가격의 산정, 배분법을 이용한 토지가격의 산정, 부동산의 기대수익률과 분산의 계산 등은 난이도가 최상급이다. 수요와 공급이론은 관련 문항 출제가 많아 당락을 좌우하므로 그래프를 통해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수준을 뛰어넘는 문제가 출제된 감정평가의 각론은 깊은 지식과 방대한 학습량이 필요하므로 기출문제가 있더라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전략일 수 있다. 투자론에서의 어려운 내용 역시 마찬가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민법 및 민사특별법 과목은 충실한 교과서 반복 학습과 함께 출제 비중이 높은 판례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민법 공부=판례 공부’라는 게 전문가의 지론이다. 지난해 출제되었으나 앞으로도 출제 가능성이 큰 최신 판례로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이행을 최고하고 대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후에도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 있다. 이 판례는 매도인의 이행청구소송 제기가 이행의 착수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어 출제 가능성이 크다. ‘제삼자를 위한 계약관계에서 낙약자와 요약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이루는 계약이 무효이거나 해제된 경우 그 계약관계의 청산은 계약의 당사자인 낙약자와 요약자 사이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낙약자가 이미 제삼자에게 급부한 것이 있더라도 낙약자는 계약 해제 등에 기한 원상회복 또는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제삼자를 상대로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은 다른 시험에도 자주 나오는 판례이므로 눈여겨 둬야 한다. 서석진 강사는 “세 명 이상이 등장하는 복잡한 법률관계는 그림을 그려서 이해하는 것이 좋고, 평소 법률관계를 도식화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실전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갑을병(甲乙丙) 등의 당사자가 등장하는 사례형 문제의 출제 비중이 높아진 것은 최근 각종 국가고시 민법시험의 공통된 경향이다. 사법시험, 변리사, 감정평가사, 법무사 등에서 다룬 판례는 최고의 예상문제이기도 하다. ●“적중률 높은 조문해설·판례집 활용해야” 사례형 문제 대비는 정확한 판례 이해가 기본이다. 판례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 다른 지문에 대한 판단이 불분명할 때에도 정답을 찾을 가능성이 커 문제 푸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판례에는 기본적으로 원고와 피고가 등장하며, 소외인(訴外人)이 한 명만 존재해도 등장인물은 세 명이 된다. 판례를 이해하는 것이 사례문제에 대비하는 최선의 훈련이 된다. 민경호 강사는 “판례 공부는 시험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지문으로 구성된 적중률 높은 조문해설집과 판례집을 활용해야 하며, 아주 최신 판례도 절대 소홀히 하지 말고 시험 막바지에 챙겨서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교권 제대로 보장해야 학교가 바로 선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종전보다 강화된 교권보호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학부모 등이 교내에서 교사를 폭행·협박·성희롱하는 등 교권을 침해하면 형법상 범죄보다 50%까지 가중처벌되고, 피해 교사의 상담·치료비도 구상권을 행사해 학부모로부터 돌려받는다. 또 교권 침해 학부모는 학교에 가서 자녀와 함께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교권 침해 피해를 본 교사는 다른 학교로 전근 갈 수 있고, 학부모의 학교방문도 사전 예약을 통해 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구체적인 제재까지 담고 있어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 사례는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교권 보호장치가 마련된 만큼 교사들도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권 침해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 2009년 1570건이던 교권 침해 사례는 2010년 2226건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에는 4801건으로 불과 2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교과부가 이번 대책을 내놓게 된 배경이다. 교권 침해는 학부모, 학생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지난 7월에는 초등 5학년생 자녀가 교사에게 혼이 나자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가 교사를 폭행하고, 중 2 남학생은 생활지도를 하는 여교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구타하기까지 했다. 교사들이 학생·학부모에게 수모를 당하니 교원들의 교직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명예퇴직 교사가 2010년 3548명, 지난해 3818명, 올해 4763명 등 해마다 증가하는 것도 당연하다. 경험 있는 교사가 학교를 떠나는 것은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고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해 피해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게 된다. 이번 대책에 대해 학부모단체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학부모가 교사 앞에서 약자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학생들의 교육권이 신장돼온 것에 비해 교권은 상대적으로 보호받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교사들의 체벌, 횡포 등은 고발 등 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이젠 교권이 존중되어야 한다. 학부모들도 자녀이기주의를 버리고 부모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 [성장률 비상 긴급진단] “차기 대통령 제1 과제는 가계빚 해결”

    [성장률 비상 긴급진단] “차기 대통령 제1 과제는 가계빚 해결”

    오는 12월 치러질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1997년 대선과 ‘경제’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경제위기 국면에서의 선거라는 점이다. 1997년은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경제국란을 당한 직후였다.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분수령을 맞고 있는 시점이다. 그만큼 경제공약이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올 공산이 높다. 경제전문가들은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경제 과제로 가계빚을 꼽았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가계빚이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선 데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하우스 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부담에 시달리는 계층)들이 양산되고 있어서다. 2000년대 후반 이후 경제 회복의 과실이 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이들의 ‘체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종일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가 부동산 가격 하락, 일자리 부족 등과 결합하면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가계부채 해결로 소득도 늘리고 고용도 해결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제 과제를 제시한 전문가들도 가계부채 해결이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은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하락하는 부동산 문제 해결에 차기 대통령이 주력해야 한다.”면서 “결국 부동산 경기가 풀려야 가계부채 문제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자리 창출 역시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해마다 대학 졸업생은 약 30만명이 쏟아지는데 연간 2%대의 성장률로는 14만개 정도의 일자리밖에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자영업의 경쟁이 격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일자리만 있으면 가계부채나 내수 부진 등의 문제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전향적인 일자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부총리 부활과 관련해서는 찬성(16명)이 반대(12명)보다 약간 우세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부 장관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부총리제 부활론이 나오는 것”(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부총리) 자리를 새로 만들기보다는 (재정부 등 있는 자리의) 사람을 잘 써야 한다.”(김재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등의 의견이 많았다. 냉각된 일본과의 관계도 차기 정부에게는 부담이다. “가뜩이나 고평가된 엔화가치의 고립을 초래”(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할 수 있고, “통화 스와프 규모가 크지 않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점을 들어 한·일 통화 스와프 축소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지만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외환위기를 상기하면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더 많은 외환보유액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윤 한국외대 국제통상학부 명예교수도 “두 나라 다 선거 시즌을 앞두고 실리보다 정치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며 냉정한 대처를 당부했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대전 동춘당로·동춘당 생애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대전 동춘당로·동춘당 생애길

    대전 대덕의 원래 이름은 ‘덕을 품은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회덕(懷德)이다. 삼국시대에 우슬군으로 불리다 고려 태조때부터 회덕으로 불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대동여지도에도 대전 일대가 회덕으로 표기돼 있다. 현재의 대덕은 일제강점기에 대전의 앞글자와 회덕의 뒷글자를 따 붙인 지명이다. 대덕은 동춘당 송준길(1606~1672)과 우암 송시열, 청백리로 유명한 설봉 강백년 등 선현들이 우정과 학문을 닦던 곳이다. 대덕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은 동춘당이다. 회덕은 대덕의 뿌리이고 회덕의 뿌리는 선비정신, 선비정신의 뿌리는 우암과 동춘당에서 시작된다고 회자된다. 동춘당의 상징성은 도로명에도 반영됐다. 법동과 송촌동을 잇는 ‘동춘당로’가 생겼고 지자체가 동춘당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녹색길인 ‘동춘당 생애길’을 지난 5월 23일 조성했다. 두 길은 ‘동춘당’에서 교차한다. ●대덕의 중심길 ‘동춘당로’ 법2동 주민센터에서 송촌고등학교를 잇는 동춘당로(1.7㎞)는 지역 상권의 중심지다. 상권면적은 넓지 않지만 점포가 많이 밀집돼 있다. 동춘당로 입구인 법2동 주민센터(동춘당로 187)와 보람아파트 입구에는 예사롭지 않은 돌장승이 마주보고 서있다. 대전의 민속문화재 1호로 대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돌장승으로 꼽힌다. 거친 자연석에 눈·코·입 등을 다듬어 표현한 남·여 한 쌍으로 높이는 각각 153㎝, 126㎝다. 남장승은 강인하고,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푸근함이 느껴진다. 여장승은 둥글고 넓적한 것이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의 모습니다. 나무장승이었으나 300여년 전 마을의 부자가 사재를 털어 다시 돌로 세웠다고 전한다. 음력 정월 14일에는 마을의 액운을 막고 주민의 건강을 기원하는 거리제를 지낸다. 동춘당 옆 동남쪽에 있는 소대헌(동춘당로 70)은 동춘의 둘째 손자 송병하가 분가해 살던 가옥이다. 큰 사랑채인 소대헌은 증손인 송요화가 지어, 자신의 호로 삼기도 했다. 송요화는 조선후기 회덕의 여류시인 호연재 김씨의 남편이며 김씨는 소대헌 안채(호연당)에 살면서 194편의 시를 남겼다. 대덕이 대전 역사문화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무형문화재 전수관(동춘당로 78)도 위치해 있다. 2009년 39억원을 들여 조성한 전수관은 대전의 무형문화재 17개의 체계적인 전승활동을 목적으로 공연장(200석)과 연습실(2곳),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기·예능보유자와 전수생들의 교육의 장이 마련됐다는 의미와 함께 각종 공연 및 전시에 필요한 장소 섭외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동춘당로에는 해마다 광복절이면 화제가 되는 아파트가 있다. 동춘당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선비마을이다. 은진 송씨 집성촌이던 송촌동과 선비정신의 상징인 동춘당과 어우러져 널리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도 100가구가 넘는 아파트 한 동 전체가 태극기를 내걸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선비마을(1554가구) 주민들은 광복절에 한 집도 빠짐없이 태극기를 단다는 계획을 세워 자체적으로 참여 운동을 벌이고 있다. ●큰 선비의 장구지지 동춘당 생애길 동춘당 생애길은 동춘당의 출생과 학업, 향촌활동 등 전 생애를 길과 연계해 스토리로 표현했다. 하나로병원~봉황마당의 전체 구간은 5㎞에 달하나 동춘당~옥류각 구간이 ‘진미’다. 길에서 처음 만나는 유적은 삼강려(三綱閭)다. 송촌리 마을에 삼강을 지킨 사람이 많음을 알려주는 기념석으로 충신 이시직과 열부 고흥 유씨, 3대가 효자로 유명한 송병창을 기리고 있다. 죽창 이시직과 유씨 정려각이 있는데 유씨 정려비의 비문은 동춘당, 글씨는 우암이 썼다. 동춘당을 거쳐 옥류각으로 가는 길은 동춘당이 ‘짚신을 신고 지팡이를 끌며 산에 오른 길(杖?之地)’이다. 곳곳에 선생의 시를 담은 조형물이 전시돼 있는데 일부 구간의 작품에 붉은색 스프레이가 뿌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덕구가 동춘당을 상징화하는 것에 대해 다른 문중이 반발하면서 이뤄진 행태로 선비의 고장 대덕을 명소화하겠다는 계획에도 좋지 않은 결과가 되고 있다. 생애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비래암은 동춘이 학문을 닦기 위해 세운 것으로 현재는 사찰이 들어섰다. 비래암 현판은 우암이 썼다고 알려져 있다. 절 입구에는 석주를 세워 건립한 옥류각이 있다. 제월당 송규렴이 동춘을 기념해 1693년 지은 누각으로 누각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다. 옥류각이란 이름은 동춘이 읊은 시 가운데 “층층 바위에 날리는 옥 같은 물방울(玉溜)”에서 따왔다고 한다. 현판은 ‘팔분체’로 곡운 김수증이 썼다. 옥류각 안에는 ‘來遊諸秀才愼勿壁書以?新齋’(내유제수재신물벽서이오신재)라는 편각이 붙어 있다. 동춘당이 비래암을 짓고 벽에 써 붙인 글이라는데 “놀러오는 아이들아, 삼가서 벽에 글을 써서 새 집을 더럽히지 말라.”는 뜻이다. 옥류각 앞 바위에는 ‘초연물외’(超然物外)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다. 동춘당의 글씨로 획이 정확하고 활달하다. 세속의 바깥에 있고 인위적인 것에 벗어나 있다는 뜻으로 선비의 초연함을 느끼게 한다. 향토사학자 김정곤씨는 “동춘당 생애길에 역사와 문화유적이 집중돼 있다.”면서 “회덕은 예부터 ‘대를 이어 영원히 살만한 곳’으로 다양한 문중 문화와 선비들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17회는 충북 단양군 삼봉로를 소개합니다.
  • 이제 잠자며 공부?… “수면 중에도 학습 가능하다”

    잠이 부족한 수험생들이 들으면 가장 좋아할 뉴스가 전해졌다. 최근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는 사람은 수면중이거나 무의식상태에서도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으며 깨어난 후 실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수면중 학습 가능성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나 실제로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수면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나타났다. 노암 소벨 박사 연구팀은 수면중인 피실험자들에게 좋은 향기와 악취를 맡게했으며 각각의 향에 특정 소리를 함께 들려줬다. 그 결과 피실험자들은 좋은 향기의 경우 숨을 깊게, 악취의 경우 숨을 얕게 내쉬었다. 또한 각각 향의 소리만 들려줬을때도 좋은 향기 소리의 경우 숨을 깊게, 악취 소리의 경우 숨을 얕게 내쉬었다. 놀라운 것은 깨어난 다음날 피실험자들에게 각각의 소리를 다시 들려주자 잠자는 동안과 똑같이 반응했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이 잠자고 있었지만 그들은 외부로부터 오는 정보를 그대로 습득했다.” 면서 “이는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잠자는 동안 학습할 수 있는 정보와 그렇지 못한 정보를 구분하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반달곰 살린다고 지리산 사람 잡겠다”

    “곰을 복원하는 것도 좋지만 곰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해서 못살겠습니다.” 지리산 국립공원에 방사한 반달곰들이 숲속 민가와 사찰 등에 나타나 피해를 주면서 주민들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은 27일 지리산 자락 마을인 산청군 삼장면 내원리에서 지난 15일 반달곰 1마리가 김모씨의 염소막을 습격해 1마리가 죽고 20여 마리가 막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또 다른 반달곰 1마리가 마을 근처 산속에 있는 이모씨의 벌통 15통을 파손하고 달아났다. 기술원은 현장에 출동해 반달곰 1마리를 붙잡아 마을과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옮겨 방사했다. 지난 7일에는 지리산 천왕봉 아래 법계사 공양간에 반달곰 1마리가 나타나 난동을 부리다 쌀통을 물고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에는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자락에서도 반달곰 1마리가 양봉 현장에 나타나 벌통 5통을 부수고 벌꿀을 먹는 등 반달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술원은 반달곰 때문에 생긴 피해에 대해서는 보험회사를 통해 피해 보상을 해 준다. 그러나 주민들은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삼장면 사무소 현재석 부면장은 “최근 열린 이장회의에서 지리산 자락 마을마다 반달곰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인명 피해가 생기기 전에 대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원은 지리산에 반달곰을 복원하기 위해 2004년부터 해마다 2~4마리씩, 지금까지 35마리를 방사했다. 현재 27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방사한 반달곰 사이에서 새끼 10마리도 태어났다. 기술원은 2020년까지 50마리를 복원할 계획이다. 기술원 정우진 팀장은 “갓 방사된 반달곰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서식 환경을 넓혀 가는 과정에서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잘 적응하는 것으로 관찰된다.”고 말했다. 산청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알투비’ 軍 - 충무로 공생모델 될까

    ‘알투비’ 軍 - 충무로 공생모델 될까

    ‘탑건’(1986)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블랙호크다운’(2002), ‘허트로커’(2008), ‘터미네이터 4’(2009)의 공통점은 뭘까. 흥행과 비평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할리우드의 전쟁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답한다면 절반만 정답이다. 영화를 통해 반미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미국적 가치를 고양하는 첨병 역할을 해 온 할리우드는 미국 국방부와도 긴밀한 협조를 유지해 왔다. 지능적인 ‘간접광고’(PPL) 효과에 눈을 뜬 미 국방부 또한 1980년대부터 원활한 협조를 위해 ‘OCPA-West’로 불리는 전담 부대를 할리우드에 뒀다. 주요 임무는 군 지원을 요구하는 영화 제작사를 위한 창구 기능인데 해마다 80~90편을 지원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군 지원 영화의 탄생을 알린 작품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토니 스콧 감독과 톰 크루즈를 할리우드의 거물로 만든 ‘탑건’이다. 수많은 젊은이를 전투기 조종사의 세계로 이끈 이 영화는 미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탄생했다.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와 F14 전투기 등을 지원, 전쟁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 소말리아 내전을 다룬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랙호크다운’도 미군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4개월간 모로코 현지 촬영에서 각종 장비는 물론 140여명의 육군을 엑스트라로 지원했다. 오랜 세월 데면데면했던 충무로와 한국 군의 관계에도 변화 조짐을 보인다. 지난 14일 개봉한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를 본 상당수 관객은 눈을 의심했다. 순제작비만 90억원 남짓 투입된 영화의 짜임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지 모른다. 하지만 최신 전투기들이 선보이는 아찔한 고공 액션의 완성도는 지금껏 어떤 한국영화도 접근하지 못한 수준이다. 비결은 공군의 제작 지원 덕분이다. F15K의 훈련을 항공 촬영 전문업체인 울프에어사의 리어제트기로 찍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제11전투비행단의 격납고와 비행장을 카메라에 담았고, 현역 전투기 파일럿들의 자문까지 허락했다. 국방부는 2002년 민간영화 제작지원 지침을 발표하고 충무로와의 협력을 위한 걸음마를 뗐다. 하지만 번거로운 절차와 까다로운 규정 탓에 지원 선언은 성과로 나타나지 않았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실미도’(2003)나 ‘태극기 휘날리며’(2004), 장진 사단의 화제작 ‘웰컴 투 동막골’(2005)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국방부의 제작 지원을 거부당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혼외 출생 年1만명 시대

    법적 혼인 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9년째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혼외(婚外)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9959명으로 해당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1년 이래 가장 많았다. 혼외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불법 낙태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 등의 여파로 풀이된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외 출산율은 2.11%로 전년(2.05%)보다 0.6% 포인트 증가했다. 혼외 출산율이 2.11%라는 것은 출생아 100명 가운데 2.11명이 혼외 출산이라는 의미다. 혼외 출생아 수는 2003년부터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이대로라면 올해 1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서는 유럽에서 보편화된 ‘동거 출산’ 등 전통적인 결혼관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혼외 출생아 증가 흐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뚜렷하다. OECD 가족통계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OECD 회원국 평균 혼외 출산율은 1980년 11% 수준에서 2009년 36.3%로 높아졌다. 2009년 기준으로 아이슬란드(64.1%), 멕시코(55.1%), 스웨덴(54.7%), 프랑스(52.6%)처럼 출생아의 절반 이상이 혼외 출산인 나라도 많았다. 우리나라(2009년 기준 1.95%)는 OECD 회원국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사설] 혼외출생 1만명 시대, 국가·사회가 할 일

    혼외(婚外) 관계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올해 1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외 출생아가 9959명이었고, 최근 9년간 해마다 증가 추세로 미루어 올해는 1만명을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혼외 출생아의 증가는 전통 결혼관의 변화에 따라 미혼모 및 동거출산이 늘어난 게 주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혼외 출생아를 흔쾌히 받아들일 만한 인식이 부족하고 그럴 분위기도 아닌 것 같다. 혼외 부모와 그 자녀들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와 지원책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혼외 출생이 이미 보편화됐다. 2009년 기준으로 프랑스·스웨덴·멕시코·아이슬란드에서는 아이의 절반 이상이 혼외 관계에서 태어났다. 네덜란드·영국은 혼외 출생이 40%대, 미국·스페인·독일은 30%대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를 봐도 평균 혼외 출산율은 1980년 11%에서 2009년에는 36%로 2배 이상 늘었다. 우리도 신생아 100명 가운데 2.1명이 혼외 출생이라면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보육·교육은 물론이고 다양한 가족형태의 출현에 걸맞은 법적·제도적 틀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혼외 출생이 법적이고 전통적인 가족형태를 벗어났다고 해서 지금처럼 외면하거나 임기응변 식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혼외 출생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워 내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육성하려면 국가와 사회의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혼외 출산율이 높은 나라의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우리도 이젠 혼외 출생 자녀들에 대한 국가의 책무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정부는 혼외 출생으로 인해 사회활동 자체를 제약받는 모든 법령과 제도의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원에서 소외되거나 형평을 잃은 분야가 없는지도 살펴야 할 것이다. 국민 정서와 인식의 변화는 국가의 책무를 다한 다음의 문제다.
  • 금융기관·업계 190곳 참여 ‘새희망 힐링펀드’ 떴다

    금융회사들이 법인카드 포인트를 모아 오는 10월부터 금융 피해자에게 저금리로 생활자금을 빌려 주는 ‘새희망 힐링펀드’가 만들어졌다.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신용회복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힐링펀드 출범식에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여러 사태로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발생했다.”며 “금융 피해자를 위한 새로운 기금이 금융권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금에는 금감원 등 7개 금융 관련 기관과 183개 금융회사가 참여했다. 전체 372개 금융회사 가운데 거의 절반(49.2%)이다. 기금은 수년 동안 쓰지 않아 쌓여 있는 3000만~4000만원가량의 법인카드 포인트와 신용카드사의 사회공헌기금 등을 활용해 해마다 6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지원 대상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자, 불법 사금융 피해자, 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자, 펀드 불완전 판매 피해자, 보험사고 사망자 유가족 등이다. 이들 가운데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사람은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지원받을 수 있다. 연소득 2000만 초과~4000만원 이하면 신용등급 6등급 이하만 지원받을 수 있다. 의료비·생계비 등 긴급생활안정자금과 학자금을 500만원 한도에서 연 3% 금리로 최장 5년까지 빌려 준다. 처음 2년 동안은 이자만 내고 그 뒤에 원리금을 나눠 갚으면 된다. 원리금을 성실하게 갚으면 금리를 2%로 깎아 준다. 다만 금융 당국의 반(半)강제적 참여 독려에 대한 금융권의 부정적 기류와 청년창업재단 출범 등 금융권에 대해 다양한 기부 요구가 분출한 상태라 순항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희망자는 신복위(www.ccrs.or.kr)에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심사를 거쳐 사흘 안에 대출금이 나간다. 신복위 상담센터 1600-5500.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경쟁사회 낙오자, 분노·좌절 ‘절망 살인’으로 표출

    여의도 칼부림 사건을 비롯해 최근 연달아 일어난 ‘묻지 마 범죄’에 대해 한국에도 ‘절망 살인’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 사이에 불안과 좌절, 상실감은 병리현상이 된 지 오래다. 경쟁사회에서 낙오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체계가 근본 해법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범죄심리학자들은 묻지 마 범죄 사건의 피의자들은 극도의 소외·박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를 갑작스럽게 표출하면서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한다. 박지선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4일 “여의도 칼부림 피의자 김모(30)씨처럼 분노의 대상이 나를 괴롭히는 타인, 나아가 사회 전체로 향해 있는 상태에서 곪아 터진 것이 문제”라며 “이들은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이나 자존심을 건드리면 쉽게 분노한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묻지 마식 범죄 피의자들은 경제적으로 소외된 데다 직장, 가족 구성원들과도 관계가 단절돼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적 소외뿐 아니라 사회적 소외까지 겪는 ‘외톨이’일수록 분노를 해소하지 못한다.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 김씨는 회사에서는 실적 부진으로 밀려났으며, 이후 직장에서도 일이 풀리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렸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공격성을 완충시켜줄 수 있는 게 관계와 소통인데 외톨이형의 경우 이런 완충작용을 해주는 관계가 없어 문제”라고 진단했다. 일반인들은 직장 동료와 상사 욕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거나, 정치문제나 연예인 이야기를 나누며 불만과 분노를 해소하는데 묻지 마 범죄 피의자들은 이러한 인간관계에서 고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좌절과 박탈을 경험한다. 어렵게 취업을 하면 직장 안에서 경쟁해야 하고, 직장을 잃으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현대인의 불안은 심리의 문제를 넘어 병리현상으로 퍼져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취업, 경제상황, 학업 등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 심화돼 나타나는 불안장애다. 보건당국의 각종 통계에 따르면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늘었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불안장애를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낸 불안장애 평생유병률이 8.7%로 2006년의 6.9%에 비해 증가했다. 국민 100명 중 8~9명은 적어도 한 번 이상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불안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07년 37만 8674명에서 지난해 47만 5912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때문에 경쟁사회 속에서 소외와 좌절을 느끼는 개인을 사회가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장석헌 한국범죄심리학회 회장은 “한국 사회가 양극화 현상과 경쟁적 사회 분위기로 인해 낙오자들의 상실감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며 “결국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수준을 높이고,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명희진·김소라기자 mhj46@seoul.co.kr
  • [Weekend inside-녹색세계은행] 1000조원짜리 유치戰… “평창올림픽 경제효과의 100배”

    [Weekend inside-녹색세계은행] 1000조원짜리 유치戰… “평창올림픽 경제효과의 100배”

    최근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올해 안에 GCF 사무국이 어느 나라로 갈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다룰 GCF 이사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처음 열려 각국 간에 치열한 유치전의 막이 올랐다. 인천 송도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물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신제윤 재정부 1차관 등이 세계 각국 유력 인사들을 물밑에서 접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 차관은 “임기 중에 딱 두 가지만 이뤄 놓으면 후대에 평생 여한이 없다. 그중 하나가 GCF다.”라고 공언할 정도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GCF 사무국 유치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이렇게 ‘목숨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GCF가 앞으로 1000조원 이상의 기금을 운영하는 ‘녹색산업의 세계은행(WB)’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핵심 미래 아이콘인 녹색산업의 패러다임을 선점하는 효과도 엄청나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기적’을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는 계산도 내심 하고 있다. GCF 유치에 성공하면 사실상 국제기구 사무국 첫 유치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적 재원 규모… 고용창출 효과 기대 24일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GCF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기후변화 특화기금이다. 2010년 12월 선진국들이 유엔 상설기구로 GCF를 설립하는 데 합의하고, 지난해 12월 기금 설계 방안을 채택하면서 가시화됐다. 지구환경기금 등 기존 기후 관련 기금과 달리 온실가스와 기후변화에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하게 된다. 재원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GCF의 이사국과 대리이사국인 41개 선진국이 내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의 장기 재원을 조성하게 된다. 총 8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904조원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8450억 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다. GCF의 위상을 WB나 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동급으로 보는 이유다. 사무국 유치에 따른 부대효과도 상당하다. 정부는 GCF가 연간 120회 정도 국제회의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무국 직원만도 5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고용 창출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부대 비용까지 감안하면 1000조원짜리 수주전”이라고 말했다. 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면 국가 위상도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있는 국제기구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유엔동북아사무소(UNESCAP) 등 21개다. 하지만 대부분 사무소 수준이다. IVI 직원은 2009년 말 기준 157명이다. 연간 예산은 3000만 달러 수준이다. 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제대로 된’ 국제기구로는 처음이 되는 셈이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서울에 유치한 것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게 정부의 속내다. 유럽과 미국에 편중돼 있던 주요 국제기구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치한다는 의미도 작지 않다. 아시아 지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로는 국제열대목재기구(ITTO·일본 도쿄), 국제미작연구소(IRRI·필리핀 마닐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아랍에미리트 연합) 등이 있지만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 외교부 관계자는 “GCF 사무국을 가져오게 되면 지금까지 국제 외교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한계를 단숨에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신성장 동력으로 손꼽히는 녹색·기후 분야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크다. GCF가 기후변화 재원 체계를 총괄하는 환경 부문의 WB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후변화의 패러다임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태양광과 자동차용 2차전지 등에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녹색산업 관련 투자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그동안 분담금 등의 문제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GCF를 유치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인 녹색산업 분야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화된 녹색금융 기법 전수받아 녹색금융 분야의 질적인 향상도 기대된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GCF의 선진화된 녹색금융 기법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녹색산업과 녹색금융이 결합하면 향후 우리나라가 100년 이상 먹고살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는 동시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100배 이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CF 사무국 유치를 신청한 나라는 한국,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6개국이다. 오는 11월 말 카타르에서 열리는 제1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물밑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박재완 장관은 지난 6월 열린 ‘리우+20’ 정상회의에서 각국 각료와 양자 면담을 갖고 한 표를 호소했다. 신제윤 차관과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최근 미국과 중앙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을 돌며 유치 운동을 펼쳤다. 우리가 카드로 내민 것은 최첨단 사무실 제공과 비용 지원. 우선 다음 달 송도 아이타워가 완공되면 15개층을 GCF 사무국에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또 유치 첫해에 200만 달러를 출연하고, 그 뒤 7년 동안 해마다 100만 달러(약 15억원)의 운영 비용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신 차관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1급이 참여하는 유치추진단을 발족, 구체적인 운동에 들어갔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민간유치위원회도 출범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국제기구 유치 경험이 풍부한 독일과 스위스다. 특히 독일은 해마다 운영비로 700만 유로(약 100억원)를 GCF에 내놓겠다고 제안하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유치전에 직접 나섰다. 신 차관은 “솔직히 다소 불리한 조건에서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해볼 만한 게임이 됐다.”면서 “유럽과 북미에 편중된 환경 관련 국제기구의 지역적 불균형 해소 필요성과 우리나라가 그동안 녹색 분야에 다각적으로 기여한 점 등을 적극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012 대선공약 대해부-경제분야] (2)대·중소기업 동반성장

    [2012 대선공약 대해부-경제분야] (2)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약에서 여야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대기업엔 ‘규제와 채찍’, 중소기업엔 ‘보호와 지원’으로 모아진다. 대기업의 횡포뿐 아니라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고, 중소기업에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는 취지다. 다만 여야 후보별로 온도 차는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중소기업에 특혜를 주기보다 공무원의 ‘칸막이’를 없애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에 쏠려 있다. 문재인·손학규 등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대기업에 강력한 진입 장벽을 세우고, 중소기업 지원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재탕 분위기의 공약들이 없지 않고, 중소기업에 과도한 특혜가 집중된 점이 눈에 띈다. ●野, 대·중소기업 수평적 관계 전환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법과 제도 개편, 정부 지원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기존 ‘갑’과 ‘을’에서 ‘갑’과 ‘갑’의 수평적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동반성장 공약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납품단가 변동 등 하도급거래의 주요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 대기업이 횡포를 부릴 수 없도록 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하청업체에 짬짜미를 강요한 대기업에는 족쇄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즉각 직권조사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또 대기업과 납품단가를 협상할 때 중소기업협동조합이 공동 구매나 공동 납품, 공동 교섭을 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명박 정부의 동반 성장위원회에서도 이 부분을 논의했지만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적합 업종을 지정해 대기업의 진입을 사전에 막을 계획이며, 상생협력법 개정으로 이익 공유제의 법적 근거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 밖에 중소기업과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중소기업부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 문 후보는 “대기업이 서로 담합하고, 중소기업과 골목 상권을 침해하는 쩨쩨한 돈벌이는 더 이상 안 된다.”면서 “중소기업도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경제에 활력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는 국책연구개발사업 예산에서 중소기업의 지원 규모를 해마다 10%씩 늘려 4년 후에는 50%가 되도록 하되 의무 할당제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갑’과 ‘을’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상생협력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성과에 따라 대기업에 각종 혜택을 지원하기로 했다. 손 후보 측은 “각 부처에 분산돼 있는 중소기업 정책을 일원화하고, 중소기업 전담 조직의 위상 강화를 위해 현행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두관 후보 측은 중소기업의 고유 업종을 확대하고, 대기업 독점 시장에서의 중소기업 단합을 허용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물품 떠넘기기 방지도 강화하며, 정부의 입찰 사업에 ‘소기업·소상공인 제품’을 우선 구매하기로 했다. 정세균 후보는 중소기업의 제한적 집단교섭 허용과 중소기업을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를 주장했다. ●박근혜, 특권 없는 경쟁과 공존 유도 박근혜 후보 측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상생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부당한 거래를 요구할 때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제재를 가하고, 중소기업에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과 경쟁 관계가 유지되도록 뒷받침해 줄 예정이다. 특권 없이 제도적인 틀 안에서 경쟁과 공존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미다. 특히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많은 정책들이 부처가 다르거나 공무원의 성의 부족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보고 이를 극복할 평가 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다. 박 후보의 ‘경제 브레인’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과 세제, 인력, 마케팅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실효성이 있도록 바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 통합전산망을 구축해 대기업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지원과 보호와 관련해 고려할 요소들이 적지 않지만 최근 정치권의 논의는 한 방향으로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치권에서 법제화하려는 중소기업의 지원 방안들이 해외 사례를 참조한 것이 많아 우선 우리나라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 적합 업종이라는 단어는 해외에선 생소한 개념이어서 다른 국가와의 무역 충돌 가능성도 없지 않아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구원에 앞서 더 소중한 게 생명… 술에 빠져 살면 죽음의 문화 양산”

    “구원에 앞서 더 소중한 게 생명… 술에 빠져 살면 죽음의 문화 양산”

    사람들은 세상을 살면서 넘기 힘든 장벽을 만날 때 주저앉거나 삶 자체를 포기하곤 한다. 그와는 반대로 난관을 딛고 다시 우뚝 설 때 존경의 대상이 되거나 귀감으로 새겨진다. 더욱이 자신의 역경을 남을 위한 희망과 배려로 승화시킨다면 어떨까. 천주교 서울대교구 허근(58) 신부는 바로 나락의 고비를 희망과 배려의 가치로 승화시켜 사는 사제로 유명하다. 오랜 세월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가 지금은 알코올 중독자 치료에 몸 바치며 사는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변함없이 “사람이 바로 희망”이라고 말한다. 지금 그에게 따라붙는 타이틀은 하나같이 묵직하다. 사단법인 한국바른마음바른문화운동본부 이사장, 천주교 서울대교구 단중독(斷中毒)사목위원회 위원장,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소장…. 그 타이틀은 바로 그가 살아온 궤적의 극적인 반증이다. ●1998년 입원해 알코올중독 치료 경험 1980년 사제 서품을 받아 서울 돈암동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줄곧 가난하고 어려운 동네의 성당에서 사목했던 허 신부. 삶이 괴로워 술로 시절을 달래며 사는 신자들과 어울려 술을 시작했고 1998년 결국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까지 ‘알코올 중독자’로 살았단다. “아침 해장술로 시작해 점심, 저녁까지 술을 마셔 댔으니 미사조차 건사하지 못할 정도였지요. 그저 술과 어울리는 사람들이 좋아 마셨을 뿐이지 그 해악은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결국 병원 신세를 지고 단주하면서 허물어진 몸과 마음의 상태를 보고서야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다는 허 신부는 “알코올 중독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게 치료의 첫 수순”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물론 그 인정에는 주위의 배려와 관심이 아주 중요하단다. ●알코올사목센터서 중독자들 회복시켜 “사람은 성취해도 또 다른 욕망을 갖게 마련입니다. 그런 욕망이 공허함과 불안감을 낳고요. 그 공허함과 불안감의 도피처로 삼는 현상이 바로 중독인 셈이지요. 누구나 그런 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지방경찰청이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제의해 체결한 ‘주폭(酒暴) 척결 및 음주 문제자 치료와 예방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허 신부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알코올 문제의 해결은 단속과 처벌이 끝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중독자들의 회복이 문제라는 MOU의 바탕에는 바로 13년째 알코올사목센터를 이끌고 있는 허 신부가 있다. 경찰이 종교적 인성의 회복과 치유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종교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인 구원에 앞서 더 소중한 게 생명입니다. 중독에 빠져 살면 결국 죽음의 문화를 양산하게 되니 종교가 아무리 생명공동체를 외쳐 봐야 헛된 일 아닐까요.” ‘마음만 먹으면 (중독을) 끊을 수 있다.’는 중독자들의 변명은 공허한 것일 뿐 의지와 감정, 그리고 지능까지 차례로 허물어진 중독자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1년간 병원 신세를 진 뒤 몸만 사제일 뿐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여생을 나처럼 중독 병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바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후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를 이끌어 왔고, 해마다 중요한 날이나 계기에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고통받는 중독자들을 위해 책을 펴내거나 작은 선물을 세상에 돌려주었다는 허 신부. “오는 24일은 ‘알코올 중독자의 회복을 위한 단기 통합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평가’라는 타이틀로 박사 학위를 받는 날입니다.” 공교롭게도 박사 학위 받는 날이 세례를 받은 세례명(바르톨로메오) 축일과 겹쳤다며 환하게 웃는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부산~김해 경전철, 수백억 혈세 삼키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용승객 부족으로 적자 운영되는 부산~김해 경전철의 사업시행사가 부산과 김해시에 지난해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보전금 147억 200만원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MRG 부담에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김해 93억·부산 53억 요구 부산~김해경전철 사업 시행사인 부산-김해경전철㈜은 21일 경전철이 개통된 지난해 9월 17일부터 같은 해 연말까지 MRG 보전금 147억 200만원을 지급해 달라는 요청서를 부산시와 김해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행사 측은 협약 기준에 따라 김해시에 93억 8500만원, 부산시에 53억 1700만원을 각각 요청했다. 이는 지난해 경전철이 개통된 뒤 106일치에 해당하는 금액인데다 MRG를 보전하기로 한 승객예측치는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돼 있어 MRG는 이보다 3.8배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김해경전철 MRG는 협약에 따라 전년도 발생분을 다음 해 연말까지 지급해야 한다. 예산편성이 되지 않았으면 그 다음 해 3월까지 줘야 한다. ●김해 “국비 50% 지원 요청” 이에 따라 김해시는 내년에 경전철 건설 관련 지방채 차입금 원금과 이자 175억원, 경전철 사업 부가가치세 10억원, 무임 및 환승할인 보조금 9억원, MRG 93억 8500만원 등 모두 287억원을 지출해야 한다. 부산~김해경전철 시행사는 2014년에 지급해야 하는 올해분 MRG가 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부산시와 김해시가 MRG 분담액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도록 미리 분담금액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해시는 승객 수요 창출과 함께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 국회의원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중앙부처를 상대로 국비지원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최대한 노력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시는 앞으로 20년 동안 MRG 부담액이 한해 평균 6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MRG 국비 50% 지원 요청과 부산과 김해시 사이 MRG 분담비율 조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해경전철 시민대책위원회 박영태 위원장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경전철 적자에 대한 재정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와 김해시, 시민단체가 긴밀히 협의해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한 뒤 중앙정부 등을 상대로 협상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교과서 연계 5.2%… “사교육 없이 시험 못봐”

    교과서 연계 5.2%… “사교육 없이 시험 못봐”

    대입 논술시험이 지나치게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1일 ‘대입논술-공교육 연계 강화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학의 선발권을 보장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원칙 때문에 권고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과부와 대교협은 올해 입시부터 수리논술 문제에 고교 교사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고교 교사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는 방안을 내놨다. 대학들이 고교 교과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각 대학들이 논술시험 문제를 다음 해 3월 말까지 공개하도록 한 권고도 바꿔 의무적으로 문제해설 및 답안까지 공개하게 했다. 또 인문계 논술에 영문 등 난해한 지문을 사용하지 말 것과 대학들이 수험생을 대상으로 모의논술이나 논술특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교과부와 대교협은 이를 ‘2014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반영하기로 했다. 대학들의 논술 비중 축소를 유도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도 마련된다. 정부 재정지원 사업인 ‘대학교육역량 강화사업’과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에서 논술 관련 지표 비중을 늘려 논술 비중을 줄이는 대학에 지표점수를 더 많이 주는 방안이다. 문제는 이런 대책이 강제성 없는 권고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논술시험 수준을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대입 논술의 출제방식과 난이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던 2005년에는 대학별 논술문제를 사후심의해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면 다양한 제재를 가했다. 교과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당시 가이드라인에서 ▲특정교과의 암기 지식을 묻는 문제 ▲수학·과학과 관련된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번역이나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 등을 필답고사로 규정해 출제를 금지했다. 교사와 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논술고사심의위원회는 전형 후 대학별 논술시험 문제를 심의해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대학에 대해서는 학생모집 정지·감축과 예산지원액 삭감, 재정지원사업 신청자격 제외 등 강력한 행정적·재정적 제재를 가했다. 교과부는 이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2006학년도 대입 전형 이후 고려대·이화여대·서강대·한양대 등 10개 대학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논술 가이드라인이 전면 폐지된 2009년 입시 이후부터 ‘대학 교수도 풀지 못할’ 어려운 심화논술과 본고사형 논술이 봇물을 이뤘으나 법을 개정한 터라 제어할 수단이 없었다. 이후 대교협은 해마다 “사실상 지필고사 형태의 본고사처럼 너무 어렵게 출제하지 말고 고교 교육과정을 고려해 출제하라.”는 지침을 전달하곤 했지만 공염불일 뿐이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3G냐 LTE냐… 아이폰5의 선택은

    3G냐 LTE냐… 아이폰5의 선택은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국가별 맞춤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지원 여부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전히 세계 IT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애플 마니아들의 움직임에 따라 IT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애플이 국가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고수해 온 ‘기술 단일화’ 방침을 버리고 ‘국가별 맞춤 제품’으로 선회하느냐의 기로에 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시장에 11월 이후 출시 전망 2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다음 달 12일 아이폰5를 공개한 뒤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전 제품들의 출시 패턴을 고려하면 국내에는 11월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1년에 한 번씩 세계적으로 동일한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써 왔다. 전 세계적으로 주파수가 2.1기가헤르츠(㎓)로 통일된 3세대(3G) 모델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나라마다 주파수가 제각각인 LTE 서비스에서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미국의 경우 LTE 주파수로 700㎒와 2.1㎓를, 유럽에서는 1.8㎓와 2.6㎓를 주로 쓴다. 한국은 이통사마다 달라서 SK텔레콤 800㎒·1.8㎓, KT 900㎒·1.8㎓, LG유플러스 800㎒·2.1㎓ 등이다. 애플은 지난 3월 태블릿PC ‘뉴아이패드’ 출시 당시 미국에 맞는 700㎒와 2.1㎓의 LTE 주파수를 지원했다. 한국에는 3G용으로만 출시했다. 만약 아이폰5도 같은 방식으로 출시된다면 국내에서는 또 한 번 3G용으로 나오게 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2.1㎓망을 쓰고 있지만 방식이 달라 아이폰‘5를 개통할 수 없다. 애플은 2009년 11월 아이폰을 국내에 처음 판매한 이후 해마다 200만대가량을 판매했다. 하지만 국내 신규 스마트폰 개통 물량의 90%가량이 LTE폰일 정도로 시장 상황이 바뀐 점을 감안하면, 차기 아이폰이 국내 LTE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HTC(타이완)나 RIM(캐나다)처럼 한국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해 퇴출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기존 업체들 LTE특허 60% 선점 애플이 아이폰5를 단일 모델로 출시하더라도 세계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유럽형 주파수(1.8㎓, 2.6㎓) 기능을 함께 탑재하면 KT와 SK텔레콤이 1.8㎓ 대역을 통해 LTE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특히 KT는 1.8㎓가 전국 통신망을 제공하는 주력 주파수여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만약 애플이 LTE 성장세가 가장 빠른 한국 시장을 고려해 800㎒ 대역까지 아이폰 LTE 서비스를 지원한다면 이 대역을 LTE 주력 주파수로 쓰는 SK텔레콤이 1위 사업자의 아성을 지켜 나갈 수 있다. 다만 애플이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려 해도 취약한 LTE 기술특허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이미 LTE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에릭슨 등 기존 스마트폰 업체들이 전체 LTE 기술특허의 60% 이상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들에 대해 마구잡이식 소송으로 공격해 왔듯 다른 업체 또한 애플의 취약한 LTE 특허를 빌미로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재벌총수 연봉/육철수 논설위원

    우리나라에서 총소득(근로+사업+부동산+배당+금융소득 등) 상위 0.01%는 1년에 얼마나 버는 사람들일까. 2010년 기준으로 자그마치 11억~27억원을 벌어야 이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1% 안에 들려면 1억~1억 9500만원, 10% 안에 들려면 최소 7200만원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 지난 5월 동국대 경제학과 김낙년 교수가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레토의 법칙(소득 상위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을 적용해 추산한 결과다. 김 교수는 20세 이상 인구 3900여만명(평균 소득 1700만원)을 대상으로 총소득 규모와 백분위를 추정했다. 그러면 총소득 10위권(0.000025%)에 나란히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벌총수들은 1년에 얼마를 벌어들일까. 김 교수는 0.01%(순위 3900등)의 상한선을 27억원으로 추정했지만, 총수들의 연봉은 이보다 수배~수십배는 족히 될 것 같다. 재벌총수들의 배당금은 해마다 발표되기 때문에 그리 궁금한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근로소득인 연봉은 보통사람들이 절대 알려고 해서는 안 되는 ‘특급비밀’에 속한다. 이들의 연봉 비공개는 법에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92년에 상장사 임원의 개별 연봉을 공시하기 시작했다. 영국도 2002년부터 시행 중이며, 일본은 2년 전부터 등기임원 중 연봉이 1억엔 이상일 때 공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벌총수들의 연봉을 공개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과 달리 우리는 임금 격차에 과민 반응하고 문화적 차이도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민초들이 아니다. 어느 언론사는 5년 전 건강보험공단의 표준보수월액을 근거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연봉 120억원,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92억원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등의 등기이사를 그만둔 후로는 몇년째 회사에서 월급을 안 받는다고 한다. 다른 그룹 총수들도 상장사별 임원보수 총액으로 미루어 최소 연봉을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 등이 상장사 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공시하자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17대 국회에서 심상정 의원, 18대 이정희 의원 등에 이어 세번째 국회 발의다. 총수들의 연봉이 공개되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의 권한이 강화돼 경영민주화를 이룰 수 있다는 취지란다. 물론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충돌이 또 걱정스럽다. 선진화를 위해 이제는 서로의 특권을 하나 하나 내려놓을 때도 됐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日 ‘독도 망동’에 실효적 지배 강화로 맞서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로 불거진 한·일 갈등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립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내각 전 부처에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오늘은 독도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앞서 일본은 몇몇 각료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는가 하면 이 대통령에게 독도 방문에 유감을 표명한 총리서한을 보내면서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외교 결례도 서슴지 않았다. 일본은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한국과의 통화스와프 재검토, 한국 국채 매입 철회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다. 시마네현에서 해마다 열리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정부행사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벼랑 끝 전술을 연상케 하는 몰이성적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로서는 바짝 긴장하고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할 엄중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 총리의 ‘항의서신’ 등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미적지근한 대변인 논평을 내놓았지만 과연 제대로 된 원칙과 기준에 따른 것인지는 의문이다. 도덕적 명분이 충분한 우리가 외려 수세에 몰리는 듯한 양상이다. 며칠 전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은 독도문제와 관련, ICJ로 가면 일본의 승산은 120%라고 호언했다. 한국이 ICJ행을 거부할 경우 조정절차를 밟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적반하장이다. 양국의 국민감정까지 가세한 첨예한 사안인 만큼 우리 정부가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고 단호하되 차분한 대응기조를 유지하려는 배경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선린국으로서의 예의는 고사하고 양국의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무차별적 압박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지난주 독도 동도에 ‘독도수호 표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실효적 지배 강화책의 일환이다. 일본이 독도 야욕을 노골화할수록 우리는 실효적 지배를 한층 가시화하는 구체적 조치들을 하나씩 속도감 있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