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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락하는 대한민국 인권상

    2009년 7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이후 ‘대한민국 인권상’ 후보 추천 건수가 해마다 줄어 올해는 안경환 전 인권위원장 임기 때의 절반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인권위가 국회 운영위원회 전병헌(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인권위에 접수된 인권상 후보 추천서는 모두 25건이었다. 안 전 위원장 재임 기간 평균 추천 건수(48건)의 절반 수준이다. 대한민국 인권상은 인권위가 인권 보호와 신장에 공헌한 단체와 개인에게 주는 유일한 인권상이다. 인권상 후보 추천 건수는 현 위원장 취임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매년 보름 가까이 접수 기간을 연장해도 후보 추천 건수는 2009년 45건, 2010년 38건, 2011년 37건, 2012년 36건으로 줄었다. 인권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인권상이 외면받는 현실에 대해 실추된 인권위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인권단체 대부분이 현 위원장의 자격을 문제 삼아 인권상 수상을 거부하고 추천도 하지 않는다”며 “인권상을 인권단체들이 수년째 외면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2010년 인권위원장 단체표창 부문 수상자로 뽑힌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이주노동자의 방송’은 당시 “인권위를 독립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위원장은 시상할 자격이 없다”며 수상을 거부한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고시(高試) 하면 떠오르는 두 곳,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과 관악구 신림동은 국내 고시촌계의 양대 산맥이다. 7, 9급 국가공무원 및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노량진동에 밀집해 있다. 사법시험과 일명 ‘행정고시’(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들은 신림동에 모여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고시촌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노량진 고시촌 주변은 갈수록 늘어나는 수험생들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가 예정된 탓에 ‘사시생’이 감소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신림동 주변 상권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20년 가까이 머물러 있는 상인들은 격세지감을 토로한다.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뒤섞인 행렬이 역 계단을 뒤덮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육교 너머로 유명 공무원 시험 학원이 눈에 들어왔다. 휴일이었지만 가벼운 반팔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가방을 멘 채 길을 걷는 수험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육교에서 동작경찰서가 위치한 길로 내려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니 각양각색의 수험생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로 자리 잡은 포장마차 컵밥집 중 세 군데가 문을 연 가운데 컵밥집 주변에는 서 있거나 앉은 자세로 컵밥을 먹는 수험생들이 가득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포장된 컵밥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다른 한 손에는 병 커피 두 개를 들고 이동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수험생 중 일부는 캐리어를 끌고 원룸과 고시원이 밀집한 노량진동 노량진로14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휴학생 이모(26)씨는 2년 전부터 지방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직렬 중 검찰사무직 시험 과목을 공부하다가 지난달 말 노량진 고시촌으로 왔다. 현재는 노량진동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 다닌다. 이씨는 “올해와 달리 다음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이 내년 4월에 실시될 예정이라 유명 강사 수업을 듣기 위해 노량진동에 원룸을 하나 얻었다”면서 “필수 과목, 특히 한국사 과목 수업은 한 반에 수험생 약 200명이 수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량진 고시촌 일대가 조용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머물러 보니 주변에 PC방, 만화방, 노래방 등 수험생들을 유혹하는 시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이 많은 탓이었다. 이씨는 “학원 근처에 고깃집, 호프집 등 놀 곳이 많다”면서 “공부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학원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언덕길에 있는 방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씨처럼 시험일을 7개월 정도 앞두고 방을 구하러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찾는 수험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 오모(59)씨는 “올 초 정부에서 경찰공무원을 2만명 증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한동안 원룸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이곳에서 중개업을 한 지금까지 2년 동안 20~30대 청년층 수험생 방문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룸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지난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받던 15㎡ 규모의 풀옵션 원룸이 올해는 월세가 5만원 더 올랐다. 오씨는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50대 장년층이 고시촌 방을 구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수요가 늘다 보니 기존 다가구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원룸으로 만드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노량진 고시촌을 서성이다가 신림동에 살면서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모형석(32·가명)씨를 만났다. 그는 현재 국가직 7,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모씨가 신림동 독서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굳이 노량진까지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독서실을 다니면서 우울증 증세까지 겪었어요.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칸막이가 놓여 있는 독서실 책상에서 2년 동안 공부하다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심했고요. 그렇다고 아는 사람이 많아서 노량진에 오는 건 아니에요. 이곳에 있는 학원의 개방된 자습실에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정신적으로 풍요롭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람 냄새가 그립다 보니 여기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는 것 같습니다.” 모씨의 말은 신림동 고시촌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23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오후 2시쯤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 입구’ 정거장에 도착했다. 정거장 인근에는 과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주된 모임 장소이자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비치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서점 ‘그날이 오면’(1988년 개점)이 있었다. 서점을 운영하는 김동운 대표는 “비록 우리 서점에 고시용 수험서는 없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장시간 법전을 보다 잠깐 쉬는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해 책을 고르는 고시생도 더러 있었다”면서 “지금도 인근 서울대 학생들이 꾸준히 서점을 찾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 주변의 고시생 수는 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러면서 대학동 고시촌 풍경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는 단순히 고시생 수 감소에서만 비롯된 일은 아니고 사회 운동에 앞장섰던 1980년대 말 당시 학생들이 갖던 문화와 지금의 학생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달라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숙(66·여)씨는 대학동의 ‘녹두거리’에서 20년 가까이 빈대떡 장사를 해 오고 있다.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씨 역시 대학동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본 ‘산증인’인 셈이다. “1990년대만 해도 식당에 들어오는 손님의 90%가 고시생이랑 서울대생이었어요. 특히 고시생이 많았죠. 게다가 1990년대 초 심야 영업 규제가 적용되던 시절 이곳 녹두거리 술집은 사실상 규제를 받지 않는 곳이었어요. 그렇다 보니 고시촌에 살지 않는 외부 사람들까지 야간에 모여드는 바람에 녹두거리 주변은 문전성시를 이뤘죠.”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고시생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씨의 이야기다. 대학동 고시촌의 변화는 사법시험 학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수험생은 “학원 강사들도 수업 중에 ‘예전보다 수강생 수가 확실히 많이 줄었다’고 얘기한다”면서 “사시생이 많았을 때는 반을 나눴었는데 지금은 합반을 할 정도”라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패륜범죄와 물신주의/박현갑 논설위원

    과거 농경사회는 하늘로 상징되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사회였다. 그리고 도리를 소중히 여겼다. 천륜(天倫). 부모와 자식, 형제의 도리다. 하늘이 맺어 주었으니 인간이 끊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이를 끊게 되면 패륜(悖倫)이 된다. 그런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갈수록 늘고만 있으니 조상들이 보면 참으로 놀랄 일이다. 50대 어머니가 결혼하는 20대 아들에게 1억원으로 빌라를 마련해 준다. 도박 등으로 생활고에 내몰린 아들은 빌라를 어머니 몰래 처분한다. 8000만원의 빚 때문에 어머니에게 1억원을 요구하다 모자 관계에 금이 간다. 결국 아들은 어머니와 30대 형을 살해한다. 형의 시신은 들어서 옮기기 불편하다고 절단까지 했다고 한다. 이른바 ‘인천 모자(母子) 실종 사건’을 저지른 둘째 아들의 존속살인 행각이다. 살인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심을 받던 며느리는 수사 받는 도중 억울하다며 자살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직인 20대 아들이 고교 동창 등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게 살해 이유였다. 올 초 1월 전북에서는 보험금을 노린 20대 아들이 집 안에 연탄불을 피워 부모와 형을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돈 때문에 부모 등 친족을 살해하는 패륜범죄가 증가추세다. 경찰이 지난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 8월까지 모두 10만 2948명이 패륜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 2만 6019명, 2009년 2만 4302명, 2010년 2만 171명, 2011년 1만 8901명, 지난해 8월 현재 1만 3555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존속살해는 2008년 45건, 2009년 58건, 2010년 66건, 2011년 68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어 충격적이다. 패륜범죄는 물신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정보화를 거치면서 현대사회는 물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법과 원칙, 윤리의식을 무너뜨리는 이기심이 커지면서 공동체의식이 파괴되고 있다. 정경유착, ‘무전유죄 유전무죄’는 물신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청소년의 물신주의 오염도 우려스럽다. 올 초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초·중·고교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고교생의 44%가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릅쓰겠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성인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끔찍하다. 가정의 밥상머리에서부터 윤리성 회복을 위한 고백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커버스토리] 뜨는 노량진 ‘공시촌’…지는 신림동 ‘고시촌’

    [커버스토리] 뜨는 노량진 ‘공시촌’…지는 신림동 ‘고시촌’

    2017년 폐지가 예정된 사법시험의 응시 인원이 점차 줄어들어 고시학원이 밀집한 서울 신림동은 쇠락하는 반면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은 늘고 있다. 고시생은 사라지고 공시생이 대세가 된 셈이다. 올해는 행정학개론과 같은 전문 과목 대신 사회, 과학, 수학 등 고교 선택과목이 도입되면서 공무원시험 진입 장벽이 낮아져 20만명이 넘는 사상 최대 인원이 9급 공무원시험에 몰렸다. 사법시험 응시 인원은 2000년대 들어 계속 2만명이 넘었지만, 로스쿨이 출범한 2009년 이후 줄어 올해는 반 토막이 난 1만 89명에 그쳤다. 반면 9급 공무원시험 응시 인원은 평균 15만명 정도였는데 올 들어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어섰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숫자는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통계청 조사에서 취업준비생 61만명 가운데 31.9%가 공무원시험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학원가에서는 중복 응시 등을 감안하면 연간 45만명 정도가 공무원시험에 응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때 5만명을 넘어섰던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은 현재 2만명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공무원시험 시장의 규모는 노량진에서 학원사업에 진출한 상장 합병기업의 자료를 근거로 추정했을 때 2010년 800억원, 2011년 900억원, 2012년 약 1000억원 규모로 해마다 10% 이상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11년 노량진에서 학원업을 시작해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 간 기업의 관계자는 “고교 선택과목 도입 이후 고등학생 수강생이 전체의 10~2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취업준비생들이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에 대거 몰렸으나, 올해 9급 공무원시험에 전년보다 응시 인원이 30% 늘어난 것은 성별, 학력, 연령 등 시험 응시 제한요건을 점차 풀어 나간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내년에도 순경, 사회복지직, 시간제 공무원 등 대규모 공무원 채용이 예고돼 공시생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법시험은 자격시험이며, 공무원시험은 빈자리를 채우는 임용시험으로 성격이 다른 데다 누구나 제한 없이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목표라 공무원시험의 인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시험 담당자는 분석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공무원시험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괜찮은 직업이 줄어들면서 국민 생존의 거의 유일한 통로가 됐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영등포·강남 도심 승격… 국제경쟁력 키운다

    영등포·강남 도심 승격… 국제경쟁력 키운다

    서울 도시 체계가 23년 만에 1도심·5부도심·11지역중심에서 3도심·7광역중심·12지역중심으로 개편된다. 서울시는 ‘소통과 배려의 행복한 시민도시’를 20년 뒤 서울의 미래상으로 정한 2030서울플랜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2030서울플랜은 공간계획을 비롯해 2030년까지 진행되는 서울시의 모든 계획과 정책 수립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계획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불균형하게 비대해진 서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새 공간계획을 짰다. 서울 역사와 자연의 정체성 회복 및 강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역별로 특성화된 균형 발전, 생활환경의 개선이 핵심이다. 우선 기존 도심을 세계적인 역사문화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한양도성으로 구체화하는 한편, 5부도심에 속했던 영등포와 강남을 도심으로 격상했다. 영등포는 여의도와 짝을 이루며 권역을 넓혔다. 각각 국제업무중심지와 국제금융중심지로 특화해 기존 도심의 포화 상태를 줄이면서 글로벌 경쟁력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부도심 5곳은 광역중심 7곳으로 대체된다. 대도시권의 고용기반을 창출하고 늘리는 한편, 미래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역중심에 속했던 잠실이 승격했다. 대림과 상계도 각각 가산, 창동과 짝을 이뤄 권역을 넓히며 광역 중심이 됐다. 마곡도 합류했다. 지역고용기반을 형성하거나 공공서비스, 상업·문화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 지역중심은 1곳이 늘어나며 동대문, 성수, 봉천, 수서·문정이 새로 진입했다. 이와 함께 시는 수도권 서북권과 동남권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신분당선을 한양도성을 거쳐 경기 고양시 삼송까지 연장할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인천∼가산∼강남·잠실을 잇는 남부 급행철도를 건설해 수도권의 서남권과 동남권을 연결하고, 고속철도 서비스에서 소외된 동북부를 위해 KTX 수서∼평택 노선을 의정부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과거 도시기본계획이 물리적인 공간계획 위주였다면 2030서울플랜은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5대 핵심 이슈를 정해 복지, 문화까지 아우른 게 특징이다. 공간계획이 핵심 이슈를 바탕으로 세워졌다는 이야기다. 시민참여단 108명과 함께 정한 핵심 이슈는 ▲차별 없이 더불어 사는 사람중심도시 ▲일자리와 활력이 넘치는 글로벌 상생도시 ▲역사가 살아 있는 즐거운 문화도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안심도시 ▲주거가 안정되고 이동이 편한 주민공동체 도시다. 시는 이슈에 따른 세부 목표를 정한 뒤 수치화된 주요 지표를 활용해 해마다 실현 과정을 점검할 계획이다. 시는 최저소득기준보장률을 48%에서 100%로, 고용률을 65%에서 75%로 늘리는 것을 포함해 17개 목표를 제시했다. 재원 마련에 대한 지적이 일자 이제원 도시계획국장은 “재원 계획을 지금 담아도 그대로 구현되기 어렵기 때문에 제외했다”며 “해마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인천공항 여객 수용 능력 40% 늘린다

    인천공항 여객 수용 능력 40% 늘린다

    2017년 말부터 인천국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이 4400만명에서 6200만명으로 40% 늘어난다. 화물 처리능력도 연간 450만t에서 580만t으로 크게 증가한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인천공항에서 공항 3단계 건설사업의 핵심시설인 제2여객터미널(조감도) 기공식을 가졌다. 3단계 건설사업은 여객·화물터미널, 교통센터, 공항철도 계류장 등을 증강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인천공항 처리능력을 키우기로 한 것은 항공수요 증가로 2017년쯤에는 운영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공항의 1·2단계 시설로는 연간 여객 4400만명, 화물 450만t을 처리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여객 수송은 3900만명, 화물처리 실적은 306만t을 넘어섰다. 하지만 2001년 3월 개항 이후 여객 수요가 해마다 6% 이상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인천공항의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2008년 6월 탑승동과 제3활주로 등을 증설하는 2단계 건설사업을 완료했다. 이런 추세라면 2017년쯤에는 지금의 여객터미널과 항공기 계류장 등 핵심시설들이 포화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2여객터미널을 핵심으로 하는 3단계 건설사업에 착수했다. 3단계 건설사업은 제2여객터미널 건설에 2조 2000억원, 연결교통망(철도·도로)에 9200억원, 제2교통센터에 2300억원 등 4조 9303억원이 투입된다. 제2여객터미널은 친환경·스마트·동선 집중화 설계로 편리한 환승이 특징이다. 현재 아시아 각국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중심 축(허브)공항 전략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전략을 모색 중이다. 아시아 항공시장 선점을 위해 공항 기반시설 확충 등 주변공항 간의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국토부는 3단계 건설사업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이전인 2017년 말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문화마당] 난파음악상 파문을 보며/임형주 팝페라 테너

    [문화마당] 난파음악상 파문을 보며/임형주 팝페라 테너

    최근 문화계에서 큰 이슈를 몰고 온 사건이 벌어졌다. ‘난파음악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한 작곡가가 홍난파의 친일 행적, 역대 수상자들의 공정성 시비 등을 이유로 사상 처음 수상을 거부한 것이다. ‘난파음악상’은 지난 1968년 작곡가 홍난파(1898~1941)를 기리기 위해 제정돼 국내 음악계에서 그 권위와 전통을 인정받는 상이기에 이 사건의 여파는 컸다. 더욱이 ‘난파음악상’의 주관사는 부랴부랴 수상자를 변경했는데, 그 소프라노 또한 상을 거부하는 바람에 언론매체의 문화면과 사회면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수많은 네티즌들의 설왕설래 속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이 사건을 보며 음악가인 필자에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이 사건 발단의 진정한 ‘주인공’인 작곡가 홍난파 선생이었다. ‘봉선화’, ‘고향의 봄’, ‘옛 동산에 올라’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작곡가인 홍난파 선생은 2000년대 들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 그리하여 근래 들어 졸지에 ‘국민 작곡가’에서 ‘친일 작곡가’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또 객관적으로 ‘친일 행적’이 확인되었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의 음악까지 ‘친일의 잔재’라 울부짖으며 ‘청산’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우리와 비슷한 다른 국가를 예로 들어보자. 나치에 가담했다고 판명난 불멸의 독일의 국보급 작곡가 ‘바그너’나 오스트리아의 전설적 지휘자 ‘카라얀’, 현재 이 두 음악가의 음악작품 또는 음반이 금지곡으로 지정되거나 판매금지 되고 있나? 아니다. 오히려 독일의 바이로이트에서는 해마다 여름 시즌이면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까지 열며 오래전부터 그를 기리고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홍난파 선생처럼 ‘친일’로 낙인 찍힌 한국의 ‘이사도라 던컨’ 무용가 최승희(1911~1967) 선생에 대해 말해보자면, 그녀는 일제강점기에 혈혈단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갖은 고생을 하며 무용을 익혔다. 그 후 일본에서 조선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어디 그뿐인가. 일반인들은 해외로 나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 그 시절 전 세계 각지를 돌며 성공리에 순회공연을 하기까지 했다. 일제강점기, 언제 어떻게 그 ‘전통’과 ‘맥’이 끊길지 모르는 ‘한국무용’ 기법을 작품에 녹여냈다는 것은 그야말로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북한 김일성의 ‘러브콜’을 받아 월북하였고 북한 정부의 엄청난 지원 속에 활발한 예술활동을 펼치다, 결국 남한과 북한 모두에 버림받은 비운의 무용가를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시선을 ‘예술’이란 틀 안에 맞춰 보았을 때 피와 땀, 혼이 서린 그들의 ‘예술작품’까지도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모조리 청산해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필자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일제강점기에 이 땅에 태어나 지금처럼 음악가로 살아간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고문을 받으며 죽어가는 가족들을 내팽개치고서 이 한 몸 바쳐 무조건적인 희생정신으로 ‘민족 음악가’ 혹은 ‘애국지사’, ‘독립운동가’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고서는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무척 어렵고 힘든 질문일 것이다. 아울러 ‘친일’, ‘종북’으로 낙인찍힌 그들의 ‘예술세계’, ‘예술작품’만큼은 좀 더 넓은 시야와 색다른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공인중개사 시험 D -31… 막바지 합격 전략은

    공인중개사 시험 D -31… 막바지 합격 전략은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한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25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다음 달 27일에 치러지는 2013년도 공인중개사 시험에 지난달 28일까지 총 10만 8100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제1차 시험만 지원한 수험생 수는 4만 2925명, 제2차 시험만 지원한 수험생 수는 6240명이다. 제1, 2차 시험 동시 지원자 수는 5만 8935명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공인중개사의 수입원도 감소하고 있다. 과거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탓에 공인중개사의 과잉 공급 현상이 빚어지면서 경쟁 심화에 따라 수입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 그러면서 해마다 공인중개사 시험 지원자 수가 줄어들고 있을뿐더러(표 참고) 시험 난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60대 장년층에게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여전히 노후 대비용 자격증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취업난의 영향으로 20~30대 젊은층에게도 공인중개사 시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예비 공인중개사들을 위해 한국법학교육원과 과목별 대비법을 짚어봤다. 제1차 시험에서는 ‘부동산학개론’과 ‘민법 및 민사특별법 중 부동산 중개에 관련되는 규정’(이하 민법 및 민사특별법) 등 총 두 과목을 본다. 김덕기 강사는 부동산학개론 과목에서 수험생들이 부담을 느끼는 영역으로 부동산 투자론과 부동산 감정평가론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 투자론은 어려운 계산 문제가 많기 때문에 만일 100점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버릴 문제는 과감하게 버리는 등 문제 풀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면서 “현금 흐름과 어림셈법 및 비율분석법, 할인현금수지분석법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감정평가론에서는 가격공시제와 지역분석 및 개별분석 등의 내용을 학습하고, 올해 1월 1일부로 개정된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김 강사는 “부동산 경제론 영역에서는 균형가격의 결정 및 탄력성 개념을, 부동산 정책론 영역은 임대주택정책과 관련된 임대료 규제와 임대료 보조정책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할 것”을 추천했다. 민법 및 민사특별법 과목에서는 법 조문과 판례와 관련된 문제들이 출제된다. 민법에서 출제 비중이 높은 범위는 ‘계약법 중 총칙·매매·교환·임대차’로 매년 9~12문제가 나온다. 한 민법 과목 담당 강사는 “성년후견제가 도입되면서 일부 개정된 민법이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한정치산자가 피한정후견인으로 바뀌는 등 법률 용어가 달라진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민법의 ‘총칙 중 법률행위’ 영역에서는 사례 중심의 공부를, ‘질권을 제외한 물권법’ 영역에서는 판례 위주의 학습이 핵심이다. 민사특별법에서는 부동산 관련 법률들의 조문을 기출문제를 통해 익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민법 담당 강사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비교를 비롯해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상의 저당권에 관한 내용,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의 공용부분 법률관계, 관리단과 관리인 등에 대한 충실한 복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제2차 시험과목 중 하나인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과 중개 실무’에 대해 임종성 강사는 “공인중개사법에서만 약 30문제가 나오므로 공인중개사법 전체를 아우르는 공부가 필요하다”면서 “다른 과목에 비해 공인중개사법은 최근 기출문제 지문이 그대로 출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기출문제를 통해 마무리 정리를 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중개 실무’ 범위와 관련해서는 “공인중개사법과 마찬가지로 토지거래허가제와 주택거래신고제 등의 부동산 공법 내용, 계약서 검인제 등의 부동산 공시법 내용, 부동산실명법과 공동소유재산 개념 등을 고르게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2차 시험과목 ‘부동산 공시에 관한 법령 및 부동산 관련 세법’ 중 부동산 공시법령에서는 지엽적인 문제가 나오지 않는 추세다. 양기백 강사는 “부동산 공시법령은 ‘부동산등기법’과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로 나뉜다”면서 “12문제 정도가 출제되는 부동산등기법에서는 등기 효력, 촉탁 등기, 가압류·가처분 등기, 소유권 보존·이전 등기 등 등기 관련 개념이 골고루 문제에 등장한다.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 역시 약 12문제가 나오는데 지적공부의 등록사항, 토지 등록 및 토지 이동사유, 지적측량 대상 및 절차, 지적측량적부심사 등의 내용이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세법의 경우 김형섭 강사는 “틀린 지문보다 옳은 지문을 찾는 문제가 늘면서 난도가 조금씩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세법은 거의 매년 관련법 개정이 나타나는 만큼 법률 조항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 강사는 “취득세 부문에서는 주택의 유상승계취득에 관한 감면 규정이 올해 종료됐고 재산세에서는 주택조합의 경우 신탁재산의 납세의무자가 조합원에서 주택조합으로 변경됐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종합부동산세는 물납대상이 국내 부동산으로 바뀌었고 양도소득세 부문에서는 1가구 1주택 특례규정 변경사항과 임대사업 소득세의 간주임대료 계산 시 주택 수 산정 규정이 올해 종료됐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2차 시험의 세 번째 과목인 ‘부동산 공법 중 부동산 중개에 관련되는 규정’에서는 총 6가지의 법률을 다룬다. 부동산 공법 과목 담당 강사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12문제 정도로 가장 많은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면서 “행정계획 중 광역도시계획, 도시·군 기본계획과 관리계획, 용도지역·지구·구역은 필수 정리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도시개발법에서는 특히 개발계획과 개발조합, 환지방식을, 건축법에서는 건축물의 용도와 허가·신고 대상, 용도 변경 개념을, 주택법에서는 도시형 생활주택, 부대시설, 복리시설 등이 주요 출제 대상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내 돈 아니니까”… 대구미술관 예산 멋대로

    대구미술관이 예산을 멋대로 집행하다 대구시 감사에 적발됐다. 대구미술관은 근거도 없이 작가들에게 돈을 지급하는가 하면 미술품도 책정된 가격보다 비싸게 구입했다. 대구시는 최근 대구미술관을 감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직원 10여명을 징계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 결과 대구미술관은 지난해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미술품 작품수집심의회의 심의 가격 1억 7790만원보다 2800만원 비싼 2억 590만원에 구입했다. 또 2011년에는 김모 작가의 조작 작품을 구입하면서 심의 가격 5000만원보다 1000만원 비싼 6000만원에 산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을 더 비싸게 구입할 경우 작품수집심의회에 사유를 보고해야 하나 대구미술관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대구미술관은 2011년 개관특별전에 이모 작가의 설치 작품을 유치하기 위해 5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4개 작품전을 열면서 5명의 작가에게 1억 4346만원을 근거도 없이 집행했다. 이들에게 지급한 돈은 예산에 편성조차 하지 않아 지원할 수 없는데도 사무관리비의 남은 예산으로 부적절하게 집행했다는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작품전시회를 열면서 전시회와 관계가 없는 인사 7명을 초청해 호텔 숙박비로 200여만원을 지급했다. 출품작가가 데려온 친인척 3명의 숙박비 37만여원과 고속열차비 33만여원 등 70여만원을 예산에서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원대상이 아닌 언론사 기자들의 교통비도 6차례에 걸쳐 144만여원을 외빈초청여비 형태로 편법 지원했다. 여기에다 대구미술관은 전시회 홍보물 7000만원어치를 제작하면서 뚜렷한 이유 없이 수의 계약으로 사업자를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미술품 대여 과정에서 일부는 가격을 산정하지 않아 훼손 시 보험료 산정과 손해배상 문제에도 무방비로 노출된 사실도 적발됐다. 시 관계자는 “대구미술관이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주민 혈세를 낭비한 사실이 확인됐다. 보다 엄격한 예산집행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선희 대구미술관장은 “시의 감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미술관의 특성과 관행을 무시한 감사”라고 반박했다. 대구 수성구 삼덕동에 있는 대구미술관은 2011년 5월 문을 열었으며, 미술품 26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시는 해마다 미술품 구입비, 전시회 비용, 직원 인건비 등 모두 117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디지털 지도 3.0시대] 포털·공공기관 등 가세… 시장 규모 4조원대

    초기 디지털 지도 산업은 자동차용 내비게이션 지도업체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자동차용 내비게이션 시장은 저물고 있다. 대신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디지털 지도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형국이다. 디지털 지도가 진화하면서 기존 주력 산업도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디지털 지도 서비스에 해마다 수십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스트리트 뷰를 시작한 데 이어 실내 지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도 3D 지도 산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검색 서비스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NHN은 코엑스와 강남역 지하상가 실내지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은 4대 고궁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문화유산 공간정보 지도를 내놨다. 건물의 내부까지 보여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공공기관도 전문 영역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앱을 적극 생산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음성인식 고속도로 내비게이션 앱도 이 중 하나다. 디지털 지도를 바탕으로 전방 30㎞ 이내에서 일어난 사고 등 돌발 상황을 문자나 음성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술이다. 2010년 세계 공간정보시장은 89조원으로 추산됐다. 성장세는 다른 산업보다 월등하게 높다. 연평균 11% 성장해 2015년에는 15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공간정보시장 규모는 약 4조 8000억원으로 추산됐지만 앞으로는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효능 검증없는 ‘특허 심사’… 소비자만 속았다

    효능 검증없는 ‘특허 심사’… 소비자만 속았다

    최근 배우자의 외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불륜 시약’과 ‘외도 확인 시약’이 모두 가짜로 밝혀진 가운데 이 시약들 가운데 한 제품이 실제로 특허 등록까지 마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특허 판정 심사가 허술해 사기에 악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도 확인 시약’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한 A씨는 지난 6월 특허청으로부터 ‘정액 검출 시약 및 이의 제조 방법’에 관한 특허를 인정받았다. A씨는 특허증을 내세워 시약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이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 제품이 특허를 받았다고 해서 성분과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었다. 현재 A씨의 제품에 대해서는 자신이 이를 먼저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B씨에 의해 특허 무효 심판이 진행되고 있다. B씨의 제품은 이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성분과 기능이 가짜라는 것이 밝혀졌고, 이에 따라 B씨는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특허청 관계자는 “특허 심사 과정에서 실제로 제품의 효능이나 기능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서류를 통해 기존에 특허 등록된 제품과 중복되지 않으면 이를 신기술로 보고 특허를 인정해 준다”고 밝혔다. 의약품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면 심사 과정에서 일일이 검사나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특허가 등록된 후 3개월 내에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특허 출원과 등록을 쉽게 해 발명을 장려하려는 정책이 특허 제도를 허술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실제 특허 출원과 등록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18만 8915건의 특허가 출원돼 이 가운데 60%를 웃도는 11만 3467건이 등록됐다. 하지만 지난해 특허 등록을 받은 제품 가운데 8.8%에 대해 특허 심판이 청구됐고 405건의 특허가 무효 처리됐다. 그러나 문제는 잘못 선정된 특허 제품이 사기에 이용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특허 등록 제품은 소비자들이 별다른 의심 없이 구매하기 때문이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25일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제품의 공신력이 높아지는데 성능을 입증하지 않고 특허를 내주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요건이나 형식에 맞다고 해서 특허를 내주면 안 된다. 특허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민후 대표인 김경환 변호사는 “발명을 장려하기 위해 특허 등록 절차를 간편하게 하다 보니 생긴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특허 법원이 한 곳밖에 없고 소송에서도 전문성이 부족하다”면서 “특허 심사나 등록은 비교적 쉽게 한다고 할지라도 특허 법원과 심판관 등이 사후 처리에서 전문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현장 행정] 이동진 도봉구청장

    [현장 행정] 이동진 도봉구청장

    “학교에서 닭을 키우는데 비가 올 때면 모이 주기에 불편해요. 지붕을 세우면 안될까요.” “구에서도 생명 존중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비용도 얼마 들지 않을 것 같네요.”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해 우리도 에너지 절약 학교가 되고 싶어요.” “에너지 절약은 매우 중요한 일이죠. 적극 고려해 볼게요.” 지난 24일 도봉구 창4동 월천초등학교 다목적실에서 ‘학교 현장의 소리 듣기’ 행사가 100분가량 진행됐다. 내년도 학교 지원 예산을 짜기 위해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70여명이 눈을 반짝이며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꼼꼼하게 답하는 풍경도 펼쳐졌다. 도봉구는 교육환경 개선,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해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교육지원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예전에는 학교가 요청한 사업 중 우선순위를 정해 보조금을 투입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대개 담장을 고치거나 건물 도색을 새로 하는 등 시설 개·보수에 쓰였다. 그런데 보조금이 학생들에게 실제 필요한 데 쓰이는지 궁금해진 이 구청장은 지난해부터 학교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지역 46개 초·중·고교 가운데 17곳에서 의견을 들었고, 올해 지원 사업을 결정할 때 적극 고려했다. 학생들의 적극 요청으로 스탠딩 책상을 지원받은 학교가 나왔다. 졸음이 덮칠 때 교실 뒤쪽에 서서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서다. 하굣길 밤길이 어둡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보안등을 달아주고, 동아리 활동 발표 기회를 넓혀달라는 의견에 구 주최 경연대회 참가 규모를 늘렸다. 올해에는 절반인 23개교에서 현장 대화를 신청했다. 이 구청장은 오는 11월까지 초등학교 11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8곳을 누빈다. 이 구청장은 “학교에 가면 어른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듣게 된다”며 “앞으로도 바람직한 지원 방향을 찾기 위해 현장의 소리를 꾸준히 들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장애·사회 장벽 딛고 세상속으로

    장애·사회 장벽 딛고 세상속으로

    “중증 장애인에게는 모든 게 장벽투성이입니다. 사회적 장벽을 없애 나가는 것도 필수지만 우리 스스로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장애인도 노력하면 자립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 열심히 달리려 합니다.” 지체장애 1급 장애인 윤두선(왼쪽·52)씨는 26일 한국뇌성마비복지회가 해마다 여는 ‘제31회 오뚜기 축제’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는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표로서 장애인 독립생활 운동에 힘써온 그는 24일 “잘한다고 칭찬받으니 기쁘다”면서도 “앞으로 갈 길이 먼데 더 힘내서 하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정규 교육은 꿈도 못 꿨다는 윤씨는 19년 전 자원봉사자의 권유로 책을 잡았다. 늦깎이 공부가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1년 6개월 만에 초·중·고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1996년 연세대 인문학부에 진학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는 “졸업 후 장애인 잡지에 기자로 입사했지만 펜만으로 사회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다”면서 “2000년 12월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 8명과 장애인독립생활연구회 모임을 결성한 것이 (장애인 인권운동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씨와 함께 상을 받는 뇌병변 5급 장애인 최명숙(오른쪽·52·여)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팀장은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상을 받는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달 말 새 시집 출판을 앞둔 그는 시와 비평으로 등단해 구상솟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시인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홍보팀장으로 23년간 재직하고 있는 최씨는 장애인 불자 예술인 모임인 ‘보리수 아래’를 이끌고 있다. 또 매년 장애인들을 위한 시낭송 대회를 열고 있다. 그는 “뇌성마비인들은 겉모습 탓에 바보 취급을 받는 사례가 많다”면서 “뇌성마비인들을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을 만들고 홍보해 이런 오해를 바로잡는 게 앞으로 남겨진 과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생각나눔] 시각장애 수험생 편의제공 형평성 논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국가공무원 선발 시험 등에 응시하는 시각 장애인에 대한 편의 제공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각 장애 중 하나로 양쪽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가 좁은 ‘시야 장애인’에게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확대 시험지를 제공하는 등 공급자 중심의 행정 편의주의적 행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4학년도 수능 시험에서도 시야 장애 수험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2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시험과 초·중등 임용고사 등 국가시험에서는 시각·청각 장애인과 뇌병변 장애 등을 앓고 있는 수험생에게 시험 시간 연장과 대필, 보청기, 확대 독서기 등 다양한 보조기구가 제공되고 있다. 수능시험에서는 시력을 완전히 잃은 전맹 시각장애인에게 점자 문제지를 주고, 일반 수험생의 1.7배에 해당하는 시간을 허용한다. 교정시력이 0.04~0.3에 해당하는 저시력 장애인에게는 확대 문제지와 1.5배 늘어난 시험 시간을 준다. 평가원 관계자는 “장애 수험생들이 최대한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전에 수요를 조사해 보조 감독교사와 보조 도구 등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수험생들은 “장애 유형에 따라 제공되는 편의가 들쑥날쑥하고, 각 장애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편의주의적 발상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시야 장애 수험생에게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확대 시험지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일반 시험지보다 되레 더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시야장애를 갖고 있는 민원기(33·가명)씨는 지난해 11월 중등 임용고사 시험에 응시했다가 일반 수험생의 1.2배에 해당하는 시간을 받고도 결국 문제를 다 보지도 못한 채 시험을 마쳐야 했다. 감독관은 민씨에게 저시력 장애인용 확대 시험지를 주며 “시야 장애인을 위한 시험지가 따로 없으니 글자가 큰 시험지를 이용하라”고 했다. 민씨는 “시야가 좁으면 글자 크기를 키운 확대 시험지가 일반 시험지보다 더 보기 어렵다”면서 “장애인 수험생을 위한 혜택이 아니라 만들어놓은 편의 시설에 장애인의 몸을 끼워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시야 장애 말고도 한 사물이 여러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장애’ 등 다른 종류의 시각 장애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복시 장애 수험생은 평가원의 저시력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 일반 시험지를 받는다. 평가원 측은 시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특별관리 대상에 해당하는 장애 유형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해마다 새로 추가될 특별관리 대상자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질병에 특별관리를 적용하면 특혜 시비를 야기할 수 있어 다른 장애들도 시험 편의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해마다 기준 다른 명절 보너스 금액 통상임금 아니다”

    매년 지급 기준을 달리해 준 명절 보너스는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 정창근)는 건설업체 H사 직원 27명이 “2009년부터 지급하지 않은 성과 인센티브를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H사는 2003년부터 설날과 추석, 3∼4월, 7월 등 해마다 네 차례 보너스를 지급했다. 명목은 성과 인센티브였지만 개인별 성과와 연동된 실적급은 3∼4월에만 해당됐다. 나머지 세 차례 보너스엔 월급의 100% 또는 직급별로 정해진 금액을 지급했다. 그러나 기준이 해마다 달라 2004년 40만~130만원이던 추석 상여금이 이듬해에는 60만∼200만원으로 갑절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네 번의 보너스를 합하면 기본급의 300%를 웃돌았다. 하지만 회사가 2009년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성과 인센티브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직원들은 각각 423만∼3689만원의 보너스를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지급 시기와 기준, 지급액이 매년 차이가 있고 직원들 사이에도 성과 평가에 따라 지급 기준이 달라졌다”면서 “회사가 경영 성과 등을 고려해 지급할 수 있는 것이고 지급 여부는 회사의 재량”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성과 인센티브가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지 않았고 지급액도 확정돼 있지 않아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명절 상여금이 고정적으로 지급되거나 단체협약 등에 의무화된 경우 근로의 대가로 보고 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법원은 2011년 명절 휴가비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했다면 통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5)소프트파워 심장 LA서 새 경제 활력-CJ의 콘텐츠·문화사업 ‘야망’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5)소프트파워 심장 LA서 새 경제 활력-CJ의 콘텐츠·문화사업 ‘야망’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해마다 오스카상의 레드카펫이 깔리고 유명 스타들의 핸드프린팅 행사로 늘 화려하게 비치지만 정작 가보면 대개 실망한다. 바닥에 깔린 유명인들의 이름이 새겨진 별과 손도장만 아니라면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좁고 긴 보도블록일 뿐. 이거 하나 보자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다니. 공장을 짓고 기계를 돌려 아무리 많은 물건을 찍어낸들 할리우드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따라갈 수 있을까. 새삼 부러움이 생긴다. 심지어 스타워스의 다스베이더나 아이언맨 분장을 한 거리의 예술인도 기념사진 건당 1~2달러는 손쉽게 챙기는 게 할리우드다. 이 ‘꿈의 공장’에서 둥지를 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한국기업이 있다. 명소인 차이니스 극장과 코닥 극장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평범한 회색 건물에 들어선 CJ그룹의 4DX랩이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4DX랩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애니메이션 등을 4DX로 변환하는 작업과 완성작의 시사회로 늘 분주하다. 4DX란 3차원(3D) 영화가 주는 시각적 효과에 더해 장면을 따라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불거나 물이 튀고, 향기도 풍기는 오감효과를 주는 영화를 말한다. 지금까지 나왔던 ‘아바타’, ‘어벤져스’, ‘드래곤 길들이기’ 등 인기 할리우드 영화의 4DX는 놀랍게도 이곳에서 우리 기술진에 의해 만들어졌다. 최준환 CJ CGV아메리카 대표는 “최신 영화를 인터넷에서 손쉽게 내려받고 3D가 안방에서도 구현되는 마당이라 그룹 내부에서 ‘다음은 뭘 해야 하지?’가 늘 고민이었다”며 “영화관으로 고객의 발길을 끊임없이 유도할 수 있는 결론은 4DX였다”고 말했다. 한 편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책, 음반, 장난감, 게임 등 연관 산업을 일으키는, ‘원 소스 멀티 유즈’에 도통한 할리우드조차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4DX로 CJ는 새 시장을 열고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상이한 기술이나 부문들을 융합해서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한다는 창조경제의 발상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4DX랩을 굳이 땅값 비싼 할리우드에 낸 이유는 뭘까. 이야기의 힘과 자신들의 명성만으로도 충분히 관객몰이를 할 수 있어 새로운 차원의 기술에 다소 시큰둥한 미국 영화 관계자들을 설득해 사업 파트너로 끌어안기 위해서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4DX의 주재료는 미국산 블록버스터가 여전히 대세다. 미국산 재료에 우리의 기술을 융합시킨 4DX는 현재 중남미, 동남아, 아시아 등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계 4DX 시장의 90%를 CJ가 점하고 있다. 지난해 31편을 제작했고 올 연말까지 총 47편이 예정돼 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400억원. 미미하기는 하나 4년 만에 이룬 성과로는 만족스럽다. 3명으로 출발한 계열사 4D 플렉스의 인력은 현재 100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CJ는 식품·식품서비스와 미디어·엔터테인먼트를 양 날개 삼아 몸집을 키워 왔다. 이를 바탕으로 CJ는 한류를 문화적 이슈에서 번듯한 산업으로 키우는 일에 착수했다. K팝에서 시작된 한류 바람을 한식, 한국영화·드라마, 패션 등으로 확장시켜 침체된 한국경제에 활력을 넣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 동력으로 키우는 데 일조한다는 목표다. 제조업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콘텐츠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사실을 모두가 다 실감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이 일찌감치 이에 대해 눈을 뜨고 지속적으로 산업을 키워 온 이유다. 문화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2~3배 고용창출 효과가 높아 국민소득 3만~4만 달러 도약을 위해서 반드시 육성해야 할 분야다. 실제로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 음악, 게임, 광고, 캐릭터 상품, 관광으로 확장돼 2011년까지 약 247억 달러(약 27조 5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도 매년 영국에 약 53억 달러(약 6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류의 가치도 무시 못한다. 한류의 경제효과가 2011년 5조 6170억 원, 자산가치는 2012년 94조 79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높은 자산가치를 지닌 문화 한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제대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5000달러를 넘으면서 비중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제조업을 보완해 한국경제를 먹여 살릴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설탕으로 시작해 올해 창사 60년을 맞는 CJ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꾸준한 투자를 해왔지만 부침이 큰 문화산업의 특성상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 영화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케이블 방송의 질을 높였지만 그룹 내부에서조차 “제일제당에서 번 돈을 E&M(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서 다 까먹는다”는 자조가 떠돌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관측이다. 오랜 기간 콘텐츠 제작, 배급, 유통을 통해 쌓은 경험은 한류를 어떻게 다른 산업과 융합하고 경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했다. 요즘 주목받는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의 탄생은 먹는다는 행위를 문화로 인식하고 이러한 방향에 맞춰 문화기업의 역량을 한껏 발휘한 대표적 사례다. 베벌리힐스를 비롯해 LA 중심지 3곳에 있는 비비고 레스토랑은 한식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늘 북적거린다. 코리아타운이 아닌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번화가에 전략적으로 매장을 내고 있다.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최근 만두 등 가공식품을 서부 지역 대형유통업체 ‘앨버슨스’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말 LA에서 열었던 한류 박람회인 ‘K-con’도 K팝과 연계해 국가 브랜드 육성과 산업화의 가능성을 타진한 실험대라고 볼 수 있다. 현지의 1020세대 한류 팬들에게 그들의 우상이 먹고 마시고 입고 타는 것을 선보여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CJ는 해외 매체 노출에 의한 광고효과만 35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류와 비즈니스의 동반 진출에 나선 CJ야말로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는 창조경제의 사례로 손색이 없다는 게 이곳의 평가다. 로스앤젤레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길고양이 수는 ‘팍팍’ 중성화 수술 예산은 ‘찔끔’

    갈수록 급증하는 ‘길 고양이’(일명 도둑고양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TNR) 사업에 국가 예산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길 고양이는 집 밖으로 나온 집 고양이가 주택가 주변 등에서 자연 번식하며 야생화된 고양이를 말한다. 17일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길 고양이의 개체 수 증가를 막기 위해 암·수컷 고양이의 난소와 정소를 제거하는 TNR 시술, 포획 및 안락사, 고양이와 앙숙인 개 키우기 등 다양한 묘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길 고양이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면서 낮에는 쓰레기통을 뒤지고 밤에는 이상한 소리는 내는 바람에 민원이 끓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설·추석 명절 연휴 때는 그 정도가 심각한 실정이다. 주로 동원되는 방법은 TNR 시술이다. 현재 서울시와 25개 구를 비롯한 전국 상당수 자치단체들이 시행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이 사업에 연간 2000만~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구는 최근 3년간(2010~2012년) 길 고양이 1만 6000여 마리를 대상으로 TNR 시술을 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 확보 문제로 대상 개체 수보다 시술이 너무 적어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부산시와 대구시, 경기 과천시, 대전 대덕구, 인천 계양구 등은 지역의 길 고양이가 수백~수천 마리로 추정하지만 연간 고작 100~500마리만 시술한다. 마리당 시술비는 10만~15만원. 특히 경북 안동시와 칠곡군 등 전국 상당수 지역에서는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사업을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멧돼지 등 유해 야생조수와 달리 전국에 서식하는 길 고양이에 대해서는 서식밀도 조사조차 하지 않는 등 무대책으로 일관해 자치단체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고양이는 보통 해마다 2~3회 임신이 가능하며 임신기간은 60여일로 1회 3~5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평균 수명은 15~16년 정도다. 현재 서울에는 30여만 마리의 길 고양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유해조수 개체 수 조절 및 퇴치 사업에는 각종 지원을 하는 반면 단골 민원 대상이 되는 길 고양이 개체 수 조절에는 ‘나 몰라라’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국비 예산을 지원해 사업이 확대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부산 동아대 박물관이 뜨는 이유는?

    동아대학교 박물관 관람객 수가 해마다 크게 증가해 시민의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6일 동아대에 따르면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2009년 5월 부산 서구 동대신동 구덕캠퍼스에서 부민동 부민캠퍼스로 이전한 뒤 2만 1799명의 관람객이 찾아 대학 박물관으로서 위상을 달리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2만 6256명과 3만 4813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관람객은 4만 3701명으로 2009년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국보와 보물 등 다량의 유물 소장, 편리한 접근성과 시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 때문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람객도 줄을 잇는다. 지난달 1일에는 중국 관광객 171명, 같은 달 7일에는 일본 관광객 36명과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17명, 지난 6일에는 리쓰메이칸 대학에서 28명이 방문했다. 오는 24일에는 삿포로학원 대학에서 12명이 찾을 계획이다. 석당박물관은 국보인 동궐도와 개국원종공신녹권(開國原從功臣券)을 비롯해 보물 11점, 부산시 유형문화재 20점 등 3만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조선왕조 마지막 황후인 순종비 순정효황후(1894~1966)의 ‘주칠 나전가구’(朱漆 鈿家具) 일괄이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 제277호로 지정됐다. 또 ‘생생하게 들려주는 생생(生生)근대 이야기’와 ‘수요문화영상’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 박물관을 편안하고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은우 관장은 “소장한 유물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다”며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앞으로도 시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르네상스 양식이 가미된 붉은 벽돌로 지어진 3층짜리 이 박물관은 등록문화재 41호로 1925년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경남도청으로 사용됐다. 한국전쟁 때에는 임시수도정부 청사로 부산지방법원, 부산지방검찰청사 등으로 이용됐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임금님 납시오”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어가행렬

    “임금님 납시오”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어가행렬

    조선시대 임금이 사직대제(社稷大祭)를 봉행하기 위해 사직단으로 향하는 출궁행사 ‘어가행렬’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를 지나고 있다. 사직대제는 나라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며 토지를 관장하는 사신(社神)과 곡식의 신인 직신(稷神)에게 드리는 제례로 1988년 복원돼 해마다 치러진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말 타면서 청소년 행동장애 치료하세요

    대구 대덕승마장에 ‘승마힐링센터’가 들어섰다. 대구시와 한국마사회가 달서구에 있는 3만 3000㎡ 규모의 대덕승마장에 승마를 이용해 청소년의 정서·행동장애를 치료하는 승마힐링센터를 완공하고 13일 문을 열었다. 시는 마사회, 대구시설관리공단과 협약을 체결한 뒤 시설을 개축했다. 마사회가 리모델링과 센터 운영을 위해 올해 12억 5000만원을 지원했다. 앞으로 2년 동안 운영비로 4억원을 더 지원한다. 승마힐링센터에는 재활승마교관 2명, 상담사 3명, 재활치료사 1명 등 전문 인력 11명이 상주한다. 상담실 3곳, 심리검사실, 감각치료실, 미술치료실, 놀이치료실, 시청각교실 등 50명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해마다 정서·행동장애 청소년 2000명 이상이 치료 혜택을 받을 것으로 시는 예상한다. 개소식에는 김범일 시장, 김영만 마사회장 직무대행, 우동기 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김범일 시장은 “승마힐링센터가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공기관이 승마힐링센터를 운영하는 첫 사례인 만큼 성공 모델이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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