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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이름만 입력하면 토지·농사 정보 한눈에… ‘농업행정의 혁명’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이름만 입력하면 토지·농사 정보 한눈에… ‘농업행정의 혁명’

    논밭 직불제, 농지원부, 토지대장 등 사안별로 따로 이뤄지며 폐단이 심했던 농업행정을 일목요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강원 횡성군 농민들은 편하기 짝이 없다. 횡성군이 자체 개발했다.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e-Farming Support)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농업행정의 혁명으로 불린다. 사안마다 복잡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던 농업행정을 전산으로 데이터베이스(DB)화해 이뤄낸 성과다. # 농업인: 나이 들어 잘 보이지도 않고 글씨도 잘 못 쓰는 데다 경작하는 농지 지번이나 면적도 모르고…. 농자재지원사업 신청서나 경작 농지별 영농 계획을 어떻게 작성해 읍·면·동사무실에 제출해야 하나요? # 공무원: 걱정하지 마십시오. 읍·면·동사무소에서 작성해 드립니다. 올해 경작 계획서 자필 확인만 해 주시면 이른 봄, 비료· 농약·모판흙 등 지원되는 각종 농자재를 마을이나 집 앞까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농업행정 전산화는 많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급속하게 고령화되는 농민들의 불편을 덜어 주고 비료, 농약, 모판흙 등 각종 농자재와 비닐하우스, 저온저장고, 건조기, 농기계 등 규모 있는 농업시설물 지원이 형평성 있게 이뤄지는 데 한몫하고 있다. 더구나 이런 농자재와 농업시설물의 체계적인 신청과 지원으로 행정력과 예산 절감 효과까지 얻고 있다. 횡성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997년 전체 인구 4만 7363명 중 4794명으로 10%에 불과했으나 17년 만인 2014년에는 4만 5373명 중 1만 843명으로 24%로 증가했다. 2012년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한 횡성군의 효과를 전국 자치단체로 전파하며 대한민국 농업행정의 기틀이 다시 구축되고 있다. 횡성군은 프로그램 보급에 건당 125만원의 로열티 명목 세외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황원규 농업지원과 친환경농업담당은 “해마다 농민들에게 지원되는 각종 시설물 보조사업들이 그동안 중구난방식으로 이뤄져 농업행정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물론 농민들 사이에서도 시설물 설치의 형평성 논란으로 불만이 많았다”면서 “체계적인 전산화로 농업인 누구나 이름만 입력하면 토지 정보와 농사 정보, 시설물 지원 정보까지 일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효과적인 지원과 예산 절감 효과까지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농업행정은 따로 놀았다. 논밭 직불제, 농지원부, 토지대장 등의 업무 담당자가 따로 있어 일일이 묻고 확인하느라 혼란스러웠다. 해마다 1월이면 읍·면·동사무소는 농업 분야 사업 신청으로 많은 농민들이 자신의 농지원부도 확인하고 비닐하우스, 비료 등 각종 농자재를 신청하느라 장터를 방불케 했다. 농업 분야 업무 담당자들은 연초에는 한 달 가까이 하루 수십 명의 농민을 상대하며 하루 종일 사업을 설명하고 신청서 작성을 도와주며 비지땀을 흘리는 것이 연례행사가 됐다. 공무원들은 본연의 업무를 뒤로하고 농업인의 서류 작성에 매달리는 것이 일과였다. 심지어는 마을 이장이 쪽지에 기재해 와서 신청하는 일도 있고 전화로 신청하는 농가도 비일비재했다. 대부분 70, 80대 고령 농민들이 농사를 짓다 보니 나오는 풍경이었다.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짓는 데 있어 자신의 영농 규모와 재배 작목에 맞게 필요한 각종 농자재를 보조 지원 받으려면 각종 보조사업 지원 신청서 작성은 필수다. 그러나 소유 또는 임차 농지의 지번·지적·기타 토지 정보와 농자재 소요량, 필요 시기 등을 꼼꼼히 작성하는 것이 고령 농민들에게는 버겁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장 공무원이 직접 만든 지원 제도가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이다. 농민들이 편하게 확인과 수정만 하면 각종 보조사업 신청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안했다. 우선 농업 관련 공무원들이 관리하는 자료인 직불제 신청 자료, 각종 보조사업 사후 관리 자료, 농업기계 조사 자료와 전답·과수원의 토지 정보, 농지원부 농가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런 정보를 각종 보조지원사업 신청 때 열람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전국 지자체 공동 활용의 기틀이 됐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으로부터 ‘2013년 하반기 자치단체 공동 활용 우수 정보시스템’으로 선정돼 전국 지자체 보급의 활로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특허청 특허 등록과 함께 ‘2015 자치단체 정부 3.0 선도 과제’로 선정돼 민원행정 개선 우수 사례 경진대회 행정자치부 장관 기관 표창까지 받았다. 횡성군이 자체 개발한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이 전국 지자체에 보급할 만큼 훌륭하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전국 지자체에는 개발비의 3% 정도인 125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 원주시와 영월군 외에 세종시, 경북 영덕군 등 4개 시·군이 도입을 마쳤다. 또 전국 28개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방문 문의를 해 오고 있어 급속하게 보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황원규 친환경농업담당은 “농정보조사업 지원시스템은 단순히 농업지원사업 분야뿐만 아니라 농가 지도 및 홍보, 사후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농업·축산·산림·농가기술지도부서가 서로 공동 활용하면서 맞춤형 농정 지원을 위한 농가별 분석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정 농가에 사업이 집중되지 않고 많은 농가에 혜택을 고르게 줄 수 있는 기반 마련과 예산 절감 효과 등 파급 효과가 상당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알쏭달쏭+] 우린 왜 인생의 ‘1/3’을 잠에 쓰고 있나?

    [알쏭달쏭+] 우린 왜 인생의 ‘1/3’을 잠에 쓰고 있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을 8시간으로 계산하면, 삶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내는 셈이 된다. 이는 90세까지 사는 사람에게는 인생 30년을 자는 시간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왜 이렇게 수면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미 주간지 더 뉴요커의 작가 마리아 코니코바에 따르면, 18세기 유럽에서는 잠을 죄악으로 여기는 풍조가 있었고 오랫동안 수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학자들 사이에서도 잠은 확실히 쓸모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시기가 있었다. 미 하버드대 수면 연구자인 로버트 스틱골드 교수는 “한때 동료였던 J. 앨런 홉슨 하버드대 교수가 ‘유일하게 알려진 수면의 기능은 졸음을 깨우는 것뿐이었다’고 농담했던 것이 떠오른다”고 말할 정도로 인간은 수면에 대해 무지했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미스터리로만 여겨졌던 수면의 기능이 점점 더 밝혀지고 있다. 수면과 관련한 질환 중에는 렘수면 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RBD)라는 것이 있다. 이는 꿈의 내용을 자는 동안 현실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캐나다 몬트리올 샤크레 쾨르병원(Hôpital du Sacré-Coeur) 산하 수면연구센터에 따르면, 이 행동장애를 보인 환자 중 절반 이상이 12년 이내에 신경퇴행성질환을 보였다. 또한 최근 널리 알려진 수면무호흡증은 연구를 통해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과 관계가 있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는 인지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만성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 중 10%에서는 심혈관계 질환과 우울증이 증가하고 인지 및 운동 장애 등 여러 질병이 나타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설명한 여러 가지 불쾌한 장애는 수면 과학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결과를 제공했다. 많은 사람과 신경퇴행성질환이나 또다른 인지 장애의 관련성에서 수면이 인지 유지와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 심혈관계 질환과의 관련성에서는 수면이 혈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 불면증이 우울증과 관련됐다는 사실은 수면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거나 지장을 주는 사건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과학자들은 제시하고 있다. 스틱골드 교수가 지난 2000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과 꿈은 ‘기억의 응고화’(뇌가 학습된 단기기억을 ‘응고화’라는 과정을 통해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것)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교수는 세 그룹을 대상으로 하루 7시간, 총 3일 동안 테트리스라는 게임을 하게 어떤 꿈을 꾸는지 분석했다. 이때 첫 번째 그룹은 테트리스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 두 번째 그룹은 테트리스에 익숙한 사람들, 그리고 세 번째 그룹은 측두엽과 해마에 손상을 입은 기억 상실증에 걸린 환자들로 새로운 에피소드에 관한 기억을 형성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연구진이 실험 기간 참가자들이 어떤 꿈을 꿨는지를 조사한 결과,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뿐만 아니라 세 번째 그룹의 사람들조차도 테트리스에 관한 꿈을 꾸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다음 날 오전 테트리스가 무엇인지 자신과 만난 실험자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지만, 테트리스 형태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회전해 틈새로 들어가는지까지 꿈에 나왔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수면은 기억과 관련한 특히 꿈에 관한 기능이 있는 것으로 떠올랐다. 또한 독일 튀빙겐대의 신경생물학자 얀 보른 박사와 신경과학자 울리히 바그너 박사는 수면이 “기억을 통일할 뿐만 아니라 기억을 선택하는 메커니즘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들은 한 실험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복잡한 수학 문제를 냈다. 사실, 문제를 간단하게 푸는 방법이 있지만 많은 참가자는 깨닫지 못하고 문제를 풀지 못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8시간 뒤 다시 검사를 받았다. 이때 그룹 중 절반은 수면 시간을 줬고 나머지 절반은 깨어 있게 했다. 그 결과, 잠을 못 잔 그룹의 정답률은 25%였지만, 잠을 잔 그룹은 그 배 이상의 정답을 맞췄다. 또 이 중 60% 이상의 사람은 간단한 해법을 발견했다. 이 때문에 수면은 뇌의 정보 처리와 학습, 추출 등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수면 중에 다양한 기능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하루에 몇 시간의 수면은 타당한 숫자일지도 모른다. 치매의 초기 증상에는 수면 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수면 시간을 조절하는 유전자 중 일부는 정신 분열증과 관계가 있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수면은 과거 인식과는 정반대로 몸에 좋은 것이며, 오히려 부족하면 몸에 나쁜 것이니 평소 잠이 부족하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런 법 잘 보세요!] 승객 구조 안 한 선장·승무원 최대 무기징역

    이른바 ‘세월호 선장 재발 방지법’으로 불리는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률’(수상구조법)이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 수상구조법에 따르면 앞으로 조난사고를 낸 ‘가해 선박’이나 조난당한 선박의 선장과 승무원이 사고 신고나 승객 구조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받게 된다. 국민안전처는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한 수상구조법이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거쳐 이달부터 시행된다고 19일 밝혔다. 현행 수난구호법에는 구조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선장, 승무원에 대한 처벌이 인명피해 여부와 무관하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새로 시행되는 수상구조법은 사망자가 생기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토록 했다. 부상자가 생기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또 기상악화 등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동 및 대피명령을 내릴 수 있는 대상이 ‘어선’에서 ‘선박’으로 확대된다. 기상악화 사유에 ‘풍랑’도 추가됐다. 해양경비안전본부(해경본부)의 수상사고 대응능력 점검도 강화된다. 해경본부는 해마다 수난 대비 기본훈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獨, 아동 못 지킨 보호자도 ‘실형’… 美 일부 州도 처벌 명문화

    獨, 아동 못 지킨 보호자도 ‘실형’… 美 일부 州도 처벌 명문화

    우리나라에 아동학대를 처벌하는 법 조항은 26가지나 된다. 살해나 각종 폭행 등은 물론이고 아동 노동력을 착취한 경우에도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심지어 아동 모욕도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아동복지법은 35년 전인 1981년에 만들어졌고 2014년 9월부터 아동학대처벌 특례법까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련 법이 가짓수만 많지 질적으로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을 형량만 조금 바꿔 특례법에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이다. 형법 제259조에 따라 3년 이상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상해치사에 대해 특례법에서는 단순히 아동학대치사죄로 구분해 5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 수위를 높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세부 사항은 빠진 채 법 이름만 바뀌다 보니 ‘아동 보호’라는 당초 특례법의 제정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아동 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해 범죄 유형을 세분화해 처벌하는 외국 사례와 비교된다. 영국의 경우 83년 전인 1933년 아동·청소년법을 만들 당시에도 아동학대 범죄를 연령별, 행위별로 나눠 조문을 구성했다. 예를 들어 4세 이상 16세 미만 아동에게 성매매를 위해 유인하거나 성매매를 한 행위에 대해 6개월 미만의 구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집, 거리 등에서 구걸 목적으로 아동을 유인해 이용한 경우 3개월 미만의 구금형에 처하고 5세 미만의 아동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한 행위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등으로 구체화했다. 특히 1974년 시설보호 아동인 마리아 콜웰 사망 사건을 계기로 중앙정부가 아동학대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1989년 아동법을 제정해 아동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학대와 손상에 대해 엄벌하고 있다. 영국 검찰은 해마다 7000~8000건의 아동학대 사건을 접수해 다룬다. 2014년 기소율만 74.4%로 27.7%인 우리의 3배에 달한다. 영국의 지난해 아동학대 사망 사고가 17건으로 우리(17건, 2014년 기준)와 비슷한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에 비해 수사기관들이 아동학대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일본, 독일 등 다른 나라도 아동학대 처벌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미국 버몬트주는 10세 미만 아동에게 고의적으로 나쁜 취급을 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달러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미주리주는 14세 미만 아동에게 중상해가 발생했는데 그 상해가 성범죄에 의한 것이라면 A급 중죄로 분류한다. 가석방이 되려면 15년 이상 복역해야 한다. 일부 주에서는 부모나 보호자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아동이 피해 입는 것을 보호하지 못한 경우도 처벌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아동복지법에 의해 15세 미만 아동에게 집이나 도로에서 관람을 목적으로 노래를 부르게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하게 하고 있다. 또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집이나 도로에서 물품의 판매나 배포, 전시를 위해 아동에게 사람을 모으게 하면 3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한 아동을 학대한 경우에도 1년 이하 징역이나 5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하는 등 처벌 요건을 세분화했다. 독일의 경우 아동복지법 등 아동학대와 관련한 별도 법은 없지만 형법을 확대해 아동학대를 엄벌하고 있다. 아동학대 가해자나 보호 의무를 위반한 사람에 대해 반드시 실형을 살도록 강제하고 있다. 독일 형법(제225조)에서 18세 미만 아동을 학대하거나 악의로 보호 의무를 태만히 해 아동의 건강을 해치면 징역 6개월 이상 1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형관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19일 “외국 사례를 바탕으로 주요 범죄 간 서열화를 하고 아동학대 관련 법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아동 피해자의 나이를 유형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 인프라 강화 등 산재 환자 복귀 돕기 ‘초점’

    근로복지공단은 단순히 산재 환자를 발굴해 진료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해 사회로 복귀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산재근로자 직업 복귀율은 2013년 51.6%, 2014년 53.9%, 지난해 11월까지 59.8%로 높아졌다. 전문 재활 서비스인 ‘내 일 찾기’는 2013년 5744명에서 2014년 5834명, 지난해 11월까지 5973명으로 해마다 대상자를 늘렸다. 특히 노후 시설과 의료 필수 인력 증원을 통해 직영 병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프라를 보강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올해 의료기관 노후 안전시설을 개선하는 데 158억원, 의료·재활장비 현대화에 28억원 등 큰 자금을 들여 산재 환자의 정상적인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 올해엔 20인 미만 사업주가 산재근로자 요양 중에 대체 인력을 고용하면 6개월간 대체 인력 인건비의 50%(최대 월 60만원)를 지원하는 대체 인력 채용 지원 사업과 첨단 재활보조기구 연구 및 상용화, 지역서비스센터 시설 확충 등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예정이다. 장해 판정 기준 개선과 공정성 및 적기 요양서비스 제공을 위한 신속성 향상, 신고 핫라인 구축 등도 중점 추진한다. 보험 분야에서는 미보호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 가입을 촉진하고, 고용정보 관리 및 보험료 부과 제도의 효율화를 통해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메일 신고 시스템과 모바일 앱을 통한 보험료 신고·납부 시스템 구축, 신용카드 납부 한도 폐지, 시민 모니터링단과 연계한 생활 주변의 미가입 사업장 신고 및 두루누리 홍보 활동 전개 등 민간 부문 참여 활성화가 주요 방안이다. 근로복지 빅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근로자 중심에서 기업을 매개로 하는 ‘고용 연계형 근로복지 전달 체계’로 개편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소액체당금’ 제도도 활성화해 저소득 근로자의 생계를 지원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소액체당금 제도는 사업장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퇴직한 근로자가 사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사업주를 대신해 정부가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로봇, 내 퇴직금을 굴려줘

    로봇, 내 퇴직금을 굴려줘

    25년간 다니던 미국 제약회사에서 한 달 전 은퇴한 빅 브랜던(56). 자산 관리의 ‘자’자도 모르고 돈 버는 데만 바빴던 그는 퇴직금으로 받은 30만 달러(약 3억 6000만원) 가운데 일부를 로보어드바이저에 맡기기로 했다. 상장지수펀드(ETF)·주가연계증권(ELS) 등 복잡한 금융상품을 잘 모르는 브랜던을 대신해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을 ‘알아서’ 관리해 주기 때문이다. 고액의 자산가들이나 이용하는 프라이빗뱅커(PB)를 찾지 않아도 집에서 쉽고 저렴하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어 부담없이 가입했다. 브랜던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뒤 비밀번호로 본인 인증을 했다. 나이, 소득, 투자 금액, 목표 수익률, 위험 성향, 투자 경험 등을 묻는 질문이 차례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답하듯 차례로 입력하고 저장하자 추천 포트폴리오가 나타났다. ‘계약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예’를 선택했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성과 보고서는 매달 이메일을 통해 받아 보기로 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자문가)가 합쳐진 말이다. 투자 금액, 투자 성향 등 투자자의 정보를 넣으면 미리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 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한마디로 로봇이 자산을 관리해 준다는 얘기다. 최근 자산 관리 방식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뜨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0년 자산운용과 자문업이 발달한 미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로보어드바이저는 상위 11개 업체가 관리하는 자산이 2014년 12월 기준으로 190억 달러(약 22조 7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해 4월 115억 달러에서 3분기 만에 65.2%나 늘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20년까지 로보어드바이저가 관리하는 자산이 2000억 달러(약 239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 바람을 타고 들어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은 이미 투자자문사, 핀테크 업체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구축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5월 로보어드바이저와 비슷한 형식으로 온라인상에서 고객이 직접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는 ‘글로벌 자산배분솔루션’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과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운용사들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 당국도 지난해 10월 발표한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에 온라인 투자자문업 도입을 포함시켰다. 투자자문에 대한 인식이 미미한 국내 자본시장에서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쉽게 투자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런 점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저렴한 수수료로 투자자문을 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접근성과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고객이 직접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를 방문해 고액의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상담받지 않아도 종잣돈만 가지고 적정 수준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온라인으로 설계할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도 자산 5억 달러 미만의 25~35세 젊은층이 주요 수요자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투자자문업체 베터먼트(Betterment)는 최소 투자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수수료를 0.15~0.35%로 잡고 있다. 직접 상담의 3분의1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최소 투자 금액을 500만원 수준으로 하고 수수료는 최대한 낮춘다는 방침이다. 오인대 KDB대우증권 스마트금융본부 팀장은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예금보다는 금리가 높으면서도 연 10%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실제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수수료를 주고 자산 관리를 맡기거나 자문하는 일이 보편화된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투자자문을 일종의 서비스 차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수수료가 적다 하더라도 이를 부담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업 투자자문사는 170곳으로 대부분 개인보다는 기관이나 회사를 대상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은행 등이 겸업으로 투자자문 인가를 받은 데는 98곳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인가는 받았지만 실제 수수료를 받고 투자자문 영업을 하는 곳은 많지 않다. 정인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자문 서비스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고액 자산가들은 직접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산을) 관리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로보어드바이저가 정착되려면 자산을 쉽고 편하게 굴리는 데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 투자 일임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필요하다. 지금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고 고객의 자산 관리를 자문사가 알아서 해 주는 ‘투자 일임 계약’을 할 때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대면 계약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로봇을 법상 투자 권유 대행인으로 볼 수 있을지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현재 오프라인 위주로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온라인 투자자문업의 일종인 로보어드바이저가 정식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독립된 투자자문업이 아니라 서비스 차원에서만 활용되거나 온라인에서 이용이 어려워진다면 근본적으로 투자자문업의 활성화가 더욱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연구위원은 “만약 수수료 없이 서비스 차원에서만 제공된다면 오히려 투자자문의 질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화된 투자자문인 만큼 아직 검증이 덜 됐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는 미국 증시가 호황일 때 생겨나 금융위기와 같은 큰 악재를 경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해진 법칙대로만 움직이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이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은행감독청(EBA) 등 유럽의 감독 당국이 최근 자동화된 금융 서비스에 대해 규제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사이버 보안 문제나 고객 이탈이 쉽다는 점도 거론된다. 우희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그동안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던 소액 자산가들이 돈을 맡기면서 자산운용 시장이 양적으로 커질 수 있다”면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점이 추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중세 백탑의 도시 체코 프라하… 시간을 거슬러 신비를 거닐다

    중세 백탑의 도시 체코 프라하… 시간을 거슬러 신비를 거닐다

    한국인이 가고 싶은 곳 1위, 세계 3대 야경, 세계 6대 관광 명소. 무엇에 근거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모두 체코 프라하를 상찬하는 표현인 것만은 분명하다. 프라하는 흔히 ‘백탑(百塔)의 도시’라 불린다. 뾰족한 첨탑을 인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아서다. 어디 첨탑뿐이랴. 골목과 골목, 건물과 건물 사이에 깃든 중세의 신비를 따라 돌자면 하루해도 모자란다. 프라하는 블타바강을 경계로 두 지역으로 나뉜다. 강 서쪽은 프라하성, 동쪽은 구시가지 광장이 중심이다. 이 두 지역을 연결하는 게 카를 다리다. 돌아볼 곳 많은 프라하에선 특히 시간 안배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해가 짧은 겨울에는 낮 시간 내내 프라하성과 카를 다리 일대를 꼼꼼하게 살피는 게 좋다. 저물녘 풍경은 카를 다리에서 맞는다. 블타바강과 프라하성을 시뻘겋게 물들이는 장면이 더없이 로맨틱하다. 그리고 구시가지는 밤에 돌아보는 것으로 동선을 짠다. 1200년의 낭만 켜켜이 새긴 프라하성 새벽녘 스트라호프 수도원으로 간다. 현지 가이드가 기막힌 풍경이 숨겨져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던 곳이다. 프라하성 뒤편 언덕에 있다. 모차르트가 연주한 오르간이 있다는 수도원은 1140년 세워졌다. 수도원 앞마당에서 작은 쪽문을 지나면 페트르진 공원이다. 여기서 맞는 여명의 시간이 더없이 서정적이다. 프라하성과 블타바강, 그리고 프라하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체코 관광청이 선정한 ‘프라하 톱 10’에 이름을 올렸는데도 뜻밖에 찾는 이들은 많지 않다. 프라하성은 1200여년 전 처음 세워졌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의 건축 양식이 뒤섞여 있다. 프라하성은 사실 하나의 건물이 아니다. 성당과 왕궁, 수도원, 정원, 대통령 관저 등을 한데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구석구석 살피자면 하루해도 짧다. 성 비트 성당, 황금 소로 등의 명소는 물론 성 뒷문의 계단 길까지 꼼꼼하게 돌아보길 권한다. ‘황금소로 22번지’는 체코를 대표하는 문인 프란츠 카프카(1883~1924)가 대표작 대부분을 집필했다는 곳이다. 카프카 박물관은 카를 다리 아래쪽에 있다. 카를 다리 신부상에 바친 사랑의 맹세 프라하성 쪽에서 블타바강을 건너 구시가지 쪽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저 유명한 카를 다리다. 체코의 위대한 왕 카를 4세의 이름을 딴 석조 다리다. 명소들로 가득한 프라하에서도 특히 연인들의 가슴을 ‘저격’한다고 할 만큼 로맨틱한 풍경을 선보이는 곳이다. 원래 나무로 세워졌으나 지금의 면모를 갖춘 건 1402년께다. 520m 길이의 다리 난간에는 30개의 보헤미아 성인상이 세워져 있다. 그 가운데 머리 뒤로 다섯 개의 별을 두른 신부의 석상 앞에 유독 관광객들이 몰린다. 고해성사로 알게 된 왕비와 정부(情夫)의 비밀을 끝까지 지켜 왕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신부다. 동상 아래 동판을 만지면 소원 성취한다니, 한번 시도해 보시길. 카를 다리 아래 오른쪽은 캄파지구다. 좁은 수로로 연결된 작은 섬인데, 워낙 사람들의 내왕이 잦다 보니 사실상 뭍처럼 인식된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1996)의 팬이라면 이 일대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톰 아저씨’(톰 크루즈)가 ‘형’이었던 시절 찍은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영화 초반부의 강렬한 액션 장면들이 죄다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예컨대 카를 다리에선 팀의 책임자 짐 펠프스(존 보이트)가 총에 맞은 척 떨어지는 장면을 찍었다. 이단 헌트(톰 크루즈)와 여성 요원 사라(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가 짐짓 연인인 척하던 담벼락, 또 다른 여성 요원 한나(잉게보르가 다프쿠나이트)의 차량이 폭발한 주차장, 글리츤(마르첼 유레스)과 사라가 크리거(장 르노)의 칼에 찔려 죽은 골목 등이 모두 캄파지구 안에 있다. 카를 다리 너머 구시가지는 야경이 멋들어지다. 겨울밤이 긴 덕에 카를 다리의 불타는 노을을 감상한 뒤 느린 걸음으로 찾아도 넉넉하다. 목적지는 구시가지 광장이다. 너른 광장 주변으로 볼거리들이 빼곡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천문시계탑이다. 1410년 만들어진 시계는 ‘오를로이’라고도 불리는데 지금도 작동된다. 시간 너머의 끝을 알리는 천문시계 천문시계는 매시 정각에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시계 오른쪽에 붙은 해골이 줄을 당기면 두 개의 창이 열리고, 12사도를 형상화한 인형들이 차례로 얼굴을 선보인다. 이어 베드로의 수탉이 홰를 치면서 창이 닫힌다. 퍼포먼스는 채 1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리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천문시계는 다양한 조각물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시간 너머에 죽음이 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부질없는 욕망을 꿈꾸는 인간을 꾸짖는 것이다. 시계를 설계한 천문학자 이야기도 전한다. 다른 나라에서 천문시계에 관심을 보이자 똑같은 시계를 만들지 못하도록 천문학자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사실 여부는 불분명하다. 천문시계는 위아래 두 개의 큰 시계로 이뤄졌다. 위는 칼렌다륨, 아래는 플라네타륨이라 불린다. 칼렌다륨은 천동설에 따라 해와 달, 천체의 움직임에 맞춰 1년에 한 바퀴씩 돌며 연, 월, 일, 시간을 나타낸다. 플라네타륨은 당시 보헤미아의 12계절별 농경생활을 보여 준다고 한다. 천문시계탑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걷기보다 엘리베이터를 타야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광장 가운데 얀 후스의 동상이 서 있다. 마르틴 루터보다 100년 앞서 가톨릭의 개혁을 주장하다 이단으로 몰려 화형당한 종교개혁가다. 동상 너머는 틴 성당이다. 높지거니 솟은 성당의 두 첨탑이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자태로 이방인들을 굽어보고 있다. 흰빛의 성당은 흰색 조명이 켜지는 밤에 더욱 화려하게 변한다. 구시가지 끝은 화약탑이다. 1475년 세워진 고딕 양식의 탑으로, 화약 창고로 쓰였다고 해서 화약탑이다. 오래전 체코 왕들은 대관식에 가기 위해 화약탑을 들머리 삼았다고 한다. 지금도 화약탑에서 구시가지와 카를 다리를 거쳐 성 비트 성당까지 이어진 길을 ‘왕의 길’이라 부른다. 한 잔의 사치, 황금빛 맥주의 고향 플젠 꼭 찾아야 할 프라하 외곽 지역 한 곳만 덧붙이자. ‘황금빛 맥주’의 고향 플젠이다. 프라하에서 차로 한 시간쯤 떨어졌다. 체코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은 몰라도 ‘라거’라는 맥주 스타일은 한번쯤 들어봤을 터. 그 유명한 ‘라거의 원조’ 필스너 우르켈이 처음 세상에 나온 곳이 플젠이다. ‘우르켈’의 뜻 또한 우리말로 ‘원조’라니, 체코 사람들의 자국 맥주에 대한 자긍심이 여간 아닌 듯하다. 필스너 우르켈 공장은 해마다 25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공장 투어 프로그램에 따라 맥주 제조 과정을 낱낱이 살필 수 있다. 필스너 우르켈은 아직도 전통적인 양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1차 세계대전 때나 쓰였을 법한 옛 동굴 속 오크통에서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친다. 무엇보다 좋은 건 날것 그대로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살균이나 여과를 하지 않아 효모가 그대로 살아 있는 맥주를 오크통에서 곧바로 따라 준다. 그만큼 맛과 향이 짙고 풍부하다. 글 사진 프라하(체코)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인천공항에서 체코 프라하까지 직항편이 운항되고 있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로는 터키항공 쪽이 나아 보인다. 비수기 때 유럽 도시 왕복항공료가 70만원대까지 낮아지기도 한다. 인천에서 이스탄불을 경유해 프라하까지 간다. 체코의 공식 통화는 코루나다. 1코루나는 약 50원이다. 유로화도 통용된다. 한국과의 시차는 8시간이다. 프라하에선 매일 저녁 실내악부터 오페라, 재즈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워낙 인기가 높아 현지에서 당일 표를 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인터넷(www.pragueticketoffice.com)으로 예약해야 한다. 체코 특산물을 찾는다면 ‘마누팍투라’를 권한다. 간단한 귀국 선물로 딱이다. 카를로비 바리의 온천수에 맥주 효소를 첨가해 만든 맥주 화장품이다. 황금소로와 구시가지 틴 성당 인근에 매장이 있다. 핸드 크림이나 립밤 등 값싼 제품들이 많다.
  • 평창 ‘천년의 숲’ 월정사 전나무길

    평창 ‘천년의 숲’ 월정사 전나무길

    강원 평창의 월정사 전나무 숲. 절집으로 드는 길 가운데 풍경 빼어나기로 국내 손꼽히는 곳이다. 이 숲에 최근 경관조명이 설치됐다. 조명을 활용한 설치미술 작품들도 곁들여졌다. 쏟아지는 별빛과 함께 자박자박 걷기 좋다. 그뿐 아니다. 한파가 몰아치면서 여러 겨울축제들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평창의 겨울이 제대로 익어 가는 중이다. 경관조명·설치 미술작품 ‘빛의 숲’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설경으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이다. 한데 문제가 있다. 제아무리 폭설을 뒤집어썼다 해도 눈 그치고 반나절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앙상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바람이라도 불면 눈 떨어지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 현지에 머물지 않는 한 수도권 등 먼거리의 여행자들이 제아무리 기를 써도 소담한 설경과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밤길은 다르다. 언제나 한결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붉고 파란 경관조명이 비추는 숲은 다소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둠에 익숙해지고 나면 숲길이 건네는 그 적요한 시간들이 더없이 고맙게 느껴진다. 경관조명의 전체적인 주제는 ‘몽환의 빛을 따라 걷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밤이 돼도 살아 숨쉬는 숲의 모습을 표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빛의 숲으로 이끄는 바위’, ‘형형색색 살아숨쉬는 고목’, ‘밤마다 피어나는 빛의 화단’ 등 표현만으로도 관심을 끌 만한 설치미술 작품도 여럿 조성해 뒀다. 전나무 숲길은 일주문에서 금강문까지 이어진다. 채 1㎞가 못 되는 거리에 반듯하게 솟은 전나무가 빽빽하다. ‘천년의 숲’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 숲에서 가장 나이 든 나무는 수령 370년 정도다. 대개는 수령 80년 안팎의 젊은 나무들이다. 숲은 오백 살 먹은 전나무 아홉 그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의 씨가 퍼져 지금의 숲을 이뤘다는 것이다. 숲길의 들머리는 일주문이다. ‘월정대가람’(月精大伽藍) 현판 아래로 한 줄기 빛이 쏟아져 내린다. 땅 위엔 둥근 빛의 공간이 형성됐다. 설명이 없어도 알겠다. 여기서부터 달(月)의 정기(精) 가득한 공간이 시작됨을 표현하려 했다는 걸 말이다. 하늘엔 별이 총총, 땅엔 계곡물이 자작대며 흐른다. 일주문 너머 숲길이 꼭 승속을 가르는 경계처럼 느껴진다. 숲길 초입에 삭발기념탑이 서 있다. 단기 출마자들의 삭발 머리카락을 묻은 곳이다. 이어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줄줄이 선을 보인다. ‘천년의 목소리’에는 ‘내가 들어 보지 못한 자연의 목(木)소리’란 부제가 붙었다. ‘나무선-환생’과 ‘하얀 정신’은 각각 죽은 뿌리와 스러진 고목에 조명을 해 뒀다. 저마다 제목은 다르지만, 다른 생명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메시지는 같은 듯하다. 숲길은 곧지 않다. ‘S’자 모양으로 휘었다. 숲 가운데, 그러니까 길이 완만하게 꺾어지는 모퉁이엔 성황각을 세웠다. 토속 신들을 모신 곳이다. 이 풍경 보자니 머리카락이 쭈볏 선다. 머릿속으로 쉬지 않고 중얼댄다. 공포는 허상이고 실재하는 건 공포심뿐이라고. 빛으로 장식된 길의 끝은 월정사다. 사방은 괴괴한데 경내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과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만 조명을 받아 환하게 빛나고 있다. 달빛, 별빛 받으며 탑돌이 하는 이들도 몇몇 눈에 띈다. 낮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풍경이다. 평창 송어 축제 인기…쏠쏠한 ‘손맛’ 추위가 몰아치면서 겨울축제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평창은 국내 최초로 송어 양식을 시작한 곳이라 전해진다. 이 덕에 다른 지역에 견줘 송어 살이 차지고 맛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마다 평창에서 송어축제가 열리는 이유다. 올해 9회를 맞은 축제는 오는 31일까지 진부면 오대천에서 펼쳐진다. 얼음낚시와 텐트낚시, 송어 맨손 잡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꽁꽁 언 얼음 위로 펄떡이는 송어를 낚아 올리는 재미가 그만이다. 송어 낚시에는 생미끼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낚시 방법이 어렵지 않아 초보자도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다. ‘송어 맨손 잡기’도 재밌다. 얼음 동동 띄운 수조에 들어가 송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리는 체험이다. 잡은 송어는 매표소 옆 회센터에서 바로 손질해 회나 구이 등으로 맛볼 수 있다. 매운탕이나 탕수육, 튀김 등 다양한 송어 요리도 즐길 수 있다. 레포츠 프로그램도 빼곡하다. 여럿이 함께 즐기는 스노래프팅과 눈썰매, 얼음카트, 얼음자전거 등이 즐거운 시간을 안겨 준다. 스케이트와 전통 썰매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 대관령눈꽃축제는 다음달 7일까지 횡계리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24회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췄다. 국내외 유명 건축물을 본뜬 초대형 눈 조각과 캐릭터 눈 조각 30여점이 전시되고, 평창 동계올림픽 로고와 경기 종목을 형상화한 100m짜리 국내 최대 눈 조각도 선을 보인다. 한국의 민속 마을을 재현한 스노빌리지도 놓치면 안 될 포인트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으로 나가 표지판을 따라 15분 정도 달리면 월정사다. 대중교통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진부행 시외버스를 탄 뒤 진부에서 군내버스로 갈아탄다. 진부터미널에서 약 1시간 간격으로 월정사행 버스가 출발한다. 월정사 339-6800. 평창송어축제위원회 336-4000. 대관령눈꽃축제위원회 335-3995. →맛집 식도락(332-2552)은 흑염소 전골이 맛있다. 흑염소 특유의 잡내가 없고, 양도 푸짐하다. 평창읍 내에 있다. 들메가든(333-5245)은 상계탕(桑鷄湯)으로 이름난 집이다. 뽕나무를 넣고 끓인 토종닭이 담백하면서도 쫄깃하다. 대화리에 있다. 평창 전통 음식을 맛보겠다면 평창올림픽시장을 찾으면 된다. 십수 개의 부침개집이 경쟁을 하고 있는데 저마다 ‘수십년 내공’을 자랑한다.
  • [사설] 입양특례법이 입양 방해하다니

    이른바 ‘논산 아기 매수 사건’에 연일 세간이 떠들썩하다. 미혼모에게 돈을 주고 신생아들을 데려와 키운 20대 여성이 구속됐다. 문제의 여성은 지난해 3월부터 1년여 동안 6명의 영아를 한 사람에 20만~150만원을 주고는 간단히 데려올 수 있었다. 돈을 주고 분양을 받는 애완동물의 거래 방식이 인간의 생명에도 통했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신생아의 성별, 혈액형까지 골라서 거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일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반인륜적인 거래 행태는 께름칙한 소문으로 계속 방치됐을 것이다. 신생아를 반려동물처럼 사고파는 음성적 거래는 적잖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생명경시 풍조가 심각한 사회문제인 현실이다. 돈 몇 푼에 거래된 생명들이 온전한 삶을 살고나 있을지 상상하기조차 끔찍하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법이 딱하다. 범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아기 거래를 부추긴 것은 현행 입양특례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012년 법 개정으로 미혼모들은 사실상 아기 뒷거래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는 노릇이다. 버려진 아이가 훗날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미혼모는 입양시키기 전에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먼저 입적시키도록 법을 바꿨다. 입양이 아동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에는 공감할 수 있다. 문제는 출산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은 미혼모들의 사정이다. 그들에게 개정된 법은 퇴로를 원천봉쇄하는 비현실적인 제도일 뿐이다. 안타깝지만 청소년 미혼모가 해마다 늘어 가는 현실이다. 제 앞가림도 하기 어려운 미성년 친모라면 무슨 수로 신생아를 호적에 올려 제 손으로 입양을 진행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이번 논산 사건에도 청소년 미혼모가 끼어 있었다. 검은 거래의 사슬이 만들어지게 법이 한쪽 눈을 감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이런 우려는 법 개정 당시부터 높았다. 걱정했던 대로 입양을 꺼린 미혼모들이 늘면서 정식 입양 건수는 급감했다. 법 개정 전인 2011년에 비해 2014년 국내 입양 사례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버려지는 신생아도 크게 늘었다.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베이비 박스에는 같은 기간 버려진 아기가 무려 13배나 급증했다. 현실을 살펴 챙겨 주지 못하는 법이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반인륜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출생신고 요건을 완화하는 쪽으로 서둘러 법을 손질해야 한다.
  • 한국 쌀, 드디어 중국 간다

    우리나라 쌀이 중국에 처음으로 수출된다. 2009년 쌀 수입을 중국에 요청한 지 7년 만에 수출길이 열리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이 한국 내 수출용 쌀 가공공장(정미소) 6곳을 최종 공고해 쌀 수출을 위한 식물 검역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르면 이달 내로 쌀 60t가량이 수출길에 오른다. 그동안 국산 쌀은 중국의 까다로운 검역 조건 때문에 수출 판로가 막혀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검역 요건에 합의했다. 검역협상 타결 이후 농식품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출용 쌀 가공공장 선정, 중국 검역관의 수출 작업장 실사 대응, 라벨링 작업 등을 해왔다. 이번에 등록된 중국 수출용 쌀 가공공장은 경기 이천의 남부농협쌀조합, 충북 청주의 광복영농조합법인, 충남 서천농협쌀조합, 전북 군산의 유한회사 제희, 전남 해남의 옥천농협 오케이라이스센터, 강원 철원의 동송농협 등이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수출용 쌀 가공공장에 대한 추가 등록을 추진하고 각 공장이 같은 포장재나 로고를 써서 국산 쌀의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 내에서 국산 쌀에 해당되는 중립단종 수입쌀의 시장 규모는 1000t 미만으로 크지 않지만 ‘한류’와 기능성 쌀에 대한 관심 등을 발판으로 수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오경태 농식품부 차관보는 “올해 대중국 수출 목표인 2000t은 다소 의욕적인 수치이지만 홍보와 판촉을 지원하고 중국 바이어와 수출업체를 연결시켜 달성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기능성 쌀을 비롯해 프리미엄 시장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국에 수출한 국산 쌀은 한 톨도 없지만 중국산 쌀의 국내 수입량은 2013년 15만 1000t, 2014년 20만 5000t, 지난해 21만 9000t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번에 물꼬가 트인 중국 수출이 한국과 중국의 쌀 교역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새해의 한국 경제, 어떻게 할 것인가/강태혁 한경대 교수

    [열린세상] 새해의 한국 경제, 어떻게 할 것인가/강태혁 한경대 교수

    지성인 집단이라는 대학교수들은 지난해를 가리켜 혼용무도(昏庸無道)라고 했단다.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질서 속에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는 말이다. 실제 한창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할 5월부터 한국 경제는 연타를 맞았다. 예상치 못한 중동호흡기증후군이 범인이었다. 연이어 부패 고리에 연루된 정치권 스캔들이 터지고, 여권 내부 불협화음은 배신의 정치와 진실한 사람 공방으로 한 해를 허송했다. 야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집안싸움은 계속됐고, 발목 잡기나 하면서 해를 보냈다. 문인들과 대학교수까지 가세해 반지성적인 표절 시비로 몸살을 앓았다. 기성세대의 무책임·무절제한 탐욕으로 빚어진 혼돈 속에 사회는 갑과 을로 고착화되고, 기성세대의 갑질에 미래세대의 꿈은 무너져 내렸다. 연이은 정쟁은 내일을 예측할 수 없게 했고,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을 걸고 경제활동에 나설 사람은 없었다. 정부는 해외 경제 여건을 탓하고 여의도를 원망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세계 평균 수준의 성장, 안정된 물가, 아직은 괜찮은 재정수지 등 외형적인 거시지표가 그만하면 됐다고 자족했다. 그런데 정치사회적 난기류 속에 2015년 경제성적표는 빈한했다. 3% 성장은 달성해 보겠다는 의욕으로 추경까지 동원했지만 “혹시?”는“역시!”로 그치고 말았다. 경제성장률 2.7%(예상). 연이은 뒷걸음질로 수출강국의 체면은 구겨진 지 오래고, 수출입 1조 달러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수출액 증가율 -7.9%(잠정). 수출 둔화에 대비해 내수를 키워야 한다는 말은 끝내 구두선에 그치고, 수출도 내수도 안 되니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전투적 노조의 일자리 보전 투쟁과 맞물려 제도권 밖의 청년들은 비정규직으로 겉돌고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다. 청년실업률 10%(6월). 여도 야도 언필칭 민생을 외쳤지만, 서민 경제는 시름시름 앓고 있다.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주택담보대출, 대학생 학비 지원이라는 등록금 융자 등 저금리에 맛들인 빚잔치에 가계부채는 늘어만 갔다. 가계부채 1200조원, 국민소득의 80%. 이제야 알았다는 듯 정부는 대출 규제를 조자룡의 헌 칼처럼 휘두르고 있다. 바야흐로 미국의 금리 인상 파고가 태평양을 건너오면 가계부채는 대규모 금융부실로 이어질 시한폭탄이 됐다. 한반도 반쪽은 2015년을 그렇게 보냈다. 경제가 어렵기는 이웃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 열강을 꿈꾸고 있다. 강한 일본, 강한 경제, 풍요로운 국가를 건설한다는 아베노믹스에 안간힘이다. 잃어버린 20년을 회복하기 위한 재생의 10년 계획 달성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 않은가. 대륙 중국의 힘은 더이상 물량 공세나 인해전술만이 아니다. 최첨단 기술제품을 최저 가격으로 우후죽순 출시해 우리 시장을 빼앗고, 13억 시장을 무기로 신생 부호가 속속 국제무대에 깜짝 등장해 지구인을 놀라게 한다. 한때 아시아의 네 호랑이 중 하나였던 한국이 언제부턴가 두 거대 골리앗 사이에 낀 다윗의 형국이다. 두 공룡의 가쁜 숨소리에 동북아는 소용돌이 조류에 휩싸이고 일엽편주 한국호는 지금 항로를 못 찾고 있는 것 아닌가? 잘나가던 고성장의 달콤한 미몽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정치 계절을 앞두고 벌이는 네 탓 공방이나 에멜무지로 던지는 허황한 풍선 공약에 도취해 있을 계제가 아니다. 올해를 또 그렇게 보낼 것인가. 새로운 경제 생태계 조성이 급하다. 저성장 시대의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새 물길을 찾아 경제체질을 강인하게 다져 놓아야 한다. 그래야 큰물을 만나도 위축됨 없이 뛰어들 수 있지 않겠나. 가능성에 도전하는 기업에 기회의 문을 활짝 개방하고, 둥지를 갓 털고 나온 스타트업도 힘껏 활갯짓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좋은 시절 벌어 놓은 곳간 알곡 빼먹을 궁리나 하는 기업인이나, 피와 나락을 구분하지 않고 손쉬운 돈벌이만 탐하는 기업은 도태돼야 한다. 경제 생태계가 건강해야 창업도 되고 일자리도 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5년도 한국의 경쟁력이 26위라고 했다. 해마다 뒷걸음질이다. 올해 새로 출범하는 20대 국회에 희망을 품어 본다.
  • “시설 개선은 기본…마을·전통시장 지역 상권 살릴 것”

    “시설 개선은 기본…마을·전통시장 지역 상권 살릴 것”

    “올해 목표는 지역경제를 살려 고단한 서민들의 허리를 펴게 해주는 것입니다.” 14일 서대문구 연희맛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문석진 구청장은 올해 역점사항 중 하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문 구청장은 “지역 상인들은 해마다 매출이 줄면서 먹고살기 어렵다고 하소연”이라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나야 일자리도 창출된다. 최고의 복지는 질 좋은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구가 직접 연희맛길 알리기와 활성화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연희맛길 활성화에 직접 지원보다는 거리 정비와 보도블록 교체, 전선 지중화 등 인프라 개선을 통해 지원하려 한다”고 전했다. 문 구청장은 특히 올해 신촌, 아현·서대문, 홍제, 가좌 등 4대 역세권 활성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신촌동은 지난해 말 서울시의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2018년까지 100억원이 투입된다. 문 구청장은 이곳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살려 명소화하고 주거환경 등을 개선할 예정이다. 아현·서대문 역세권은 각각 웨딩·가구와 업무시설 중심지로 거듭난다. 병의원이 자연적으로 밀집된 홍제 역세권은 어르신과 여성에 복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중심지로 재탄생을 꿈꾸고 있다. 아울러 가좌 역세권은 ‘마을공동체 추진협의회’를 구성, 주민제안 사업을 실행하는 등 마을 중심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나선다. 문 구청장은 “영천시장, 인왕시장, 포방터시장 등 지역 시장을 지원하며 전통시장의 자신감 회복을 도우려 한다”면서 “기존 상인대학의 확대와 물품 배송센터 설치, 간판 등 환경 개선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활성화가 지역경제의 중요한 축”이라면서 “시설 개선뿐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사고 즐기고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구청장은 지난해 연세로 ‘차 없는 거리’를 활용해 각종 축제를 개최했다. 쇠퇴해 가던 신촌을 홍대 앞이나 강남권에 견줄 만큼 재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총축제, 시티슬라이드, 맥주축제, 크리스마스 거리축제까지 1년 내내 청년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문 구청장은 “지난해엔 역동적 발전에 치중했다면 올해는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면서도 상권을 성숙하게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과 지방정부가 사회문제에 감수성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면서 “빈곤과 소외, 청년과 노인 문제 등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정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월드컵 공원에 카이숲 조성되다

    월드컵 공원에 카이숲 조성되다

    아이돌 그룹 가수 엑소의 카이의 23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숲이 서울에 조성됐다. 사회 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은 14일 카이의 중국팬들과 함께 진행해온 스타숲 프로젝트(starforest.org)를 통해 카이 숲이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 조성되었다고 밝혔다. ‘스타숲’은 스타의 팬이 스타의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숲을 조성하는 사회 공헌형 프로젝트다.해마다 800만 명의 시민이 방문하는 서울 상암 월드컵 공원에 들어선 카이숲은 산수유, 산딸나무, 철쭉에다 석창포, 그린라이트, 국화 등이 함께 심어져 있다. 카이의 한 중국 팬은 “많은 팬의 정성이 모인 만큼 서울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숲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는 “많은 팬분이 스타숲 프로젝트에 도전해주셔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성숙한 팬 문화가 조성되는 것 같아 기쁘다. 올해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더 많은 국가에 스타숲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트리플래닛(treepla.net)은 지금까지 아이유숲, 김수현숲, 동방신기숲, 로이킴숲, 인피니트숲 등 70여 개 스타숲을 조성해 왔으며, 환경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숲 조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 설립 이후 110만 명의 참여자와 함께 전 세계 10개국, 108개 숲에 총 55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농협銀 김 과장 새해 벽두 납치극의 전말

    [경제 블로그] 농협銀 김 과장 새해 벽두 납치극의 전말

    농협은행 본점에 근무하는 김모 과장. 그는 지난 4일 첫 출근길에 오르며 새해 다짐을 되새겼습니다. 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시커먼’ 남성 두 명이 다가오더니 “잠시 같이 가자”며 양팔을 끼었습니다. 그렇게 사라진 이후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입니다. ●합숙 당일 인사부서 출제위원 데려가 납치극(?)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농협은 1년에 한 번씩 계장(5급)에서 과장(4급)으로 올라가는 승진 시험을 치릅니다. 지금이 바로 그 ‘고시철’입니다. 농협중앙회와 은행 등에서 해마다 1500명 정도 응시하는데 합격자는 10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해마다 이맘때면 고시촌 못지않게 몸살을 치릅니다. 올해 시험 날짜는 오는 17일입니다. 6개월 전부터 집을 나와 서울 서대문 농협 본점 주변 고시원에서 머리를 싸매고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지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출제위원 선정 과정도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합니다. 출제위원은 중앙회와 은행 직원 중에서 60명가량 차출됩니다. 올해도 지난 4일부터 모처에서 합숙하며 문제를 뽑고 있습니다. 이들은 채점이 끝나는 19일까지 2주 동안 완전히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합니다. 공정성을 위해 출제위원 당사자에게도 선정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습니다. 합숙 당일 인사부 직원들이 출제위원을 ‘납치’해 오지요. 김 과장도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선정될 낌새 땐 해당 직원 휴가·탈출 그런데 정작 해당 부서에서는 출제위원 차출을 몹시 부담스러워한다네요. 2주 동안 업무 공백이 생겨서죠. 그래서 머리싸움도 치열합니다. 출제위원으로 선정될 낌새가 보이면 미리 해당 직원을 휴가 보내 버리거나 사무실 외부로 탈출시킨다고 하네요. 한바탕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는 거지요. 농협에만 있는 이런 풍경도 내년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부터 승진 고시를 폐지하려고 노사가 논의 중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은행들은 이미 일찌감치 없앴지요. 애초 승진 고시 취지는 ‘연차에 상관없이 능력 있는 직원에게 승진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지만 “영업하기도 바쁜데 언제 시험공부하느냐”, “(상대적으로 시간 관리가 쉬운) 본점 직원이 더 유리하다” 등의 불만이 뒤따르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취임 뒤 1년은 낡은 관행을 바꾸는 데 쏟겠다”고 일성을 날린 김병원 차기 농협중앙회장이 유달리 지역주의, 온정주의가 뿌리 깊은 농협에 새로운 성과주의를 확산시킬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씨줄날줄] 혼밥보다 ‘혼밥’/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혼밥보다 ‘혼밥’/황수정 논설위원

    “덕선아! 숟가락 좀 놔라~”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의 집 담장 너머 울려 퍼지는 엄마의 대사다. 해거름 골목길을 비출 뿐인데, 숟가락의 웅변은 대단하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다. 두레반에 가족 수만큼 수저가 놓이고, 둘러앉은 식구들이 정수리를 비벼 가며 저녁밥 먹는 장면을. 한 밥상에서 온 가족이 달그락거리는 수저 소리는 그 자체로 ‘복고’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세태는 어제오늘 다르다. ‘혼밥’(혼자 먹는 밥)이라는 조어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벌써 익숙하다. 혼밥의 극복 여부에 따라 세대가 갈린다. 혼자 먹기가 무안해서 끼니를 건너뛴다면 꼼짝없이 구세대다. 요즘 세대라면 낯설거나 불편하지 않다. 더 맛있는 혼밥을 즐길 수 있게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 커뮤니티도 많다. 그런 풍속에 스스로 ‘미식 유목민’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부른다. 혼밥용 그릇까지 인기 있다니 설명이 더 필요 없겠다. 20~30대에게 나 홀로 문화가 뿌리내리는 속도는 무섭다.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혼자만의 쇼핑을 즐기는 ‘혼쇼’가 대세로 자리 잡는다. 이러니 나 홀로 소비를 겨냥한 시장 마케팅에 불꽃이 튈 수밖에 없다. 간단히 혼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들이 무한경쟁을 벌인다. 그 와중에 나온 유행어가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족). 자고 나면 하나씩 나 홀로 족의 신조어가 들린다. 덕선이가 가족 수만큼 끼니마다 밥숟갈을 놓던 시간은 딴 세상 이야기다. 1~2인 가구는 재작년 이미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주목할 대목은 현실의 나 홀로 족은 혼자 있기를 자발적으로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조사에서는 혼자 있거나 즐기는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직장인이 3명 중 2명이나 됐다.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수백 명이라도 실제 만나는 사람은 몇 없다는 대답이 자연스럽다. 그제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2014년 국민건강 통계’도 같은 맥락이다. 가족과 저녁을 함께 먹는다는 답변은 해마다 줄고, 도시에 살수록 그 확률은 더 낮았다. 도시민들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얻는 행복은 현대사회가 붙들고 놓지 못할 화두다. 도시 생활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세계적인 행복 경제학자 존 헬리웰은 우리를 대신해 주판알을 튕겨 준다. “만약 국민의 10%가 삶에서 의지할 사람이 있다고 느낀다면 국민 생활만족도는 전 국민의 임금을 50% 인상한 효과보다 더 높다”는 대차대조표다. 열심히 혼밥을 먹는 우리는 한참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뢰하는 타인과 함께 있을 때 포유류에게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한 번에 길게는 20분간 평온함을 느끼게 하는 행복 호르몬이다. 옆구리 썰렁한 혼밥보다야 여럿이 숟가락을 드는 영혼의 보양식, ‘혼(魂)밥’이 낫다는 계산이다. 경제학자의 머리를 빌릴 것도 없는 얘기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해외직구 증가세 한풀 꺾였다

    해외 직접구매(직구) 증가세가 지난해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의 영향으로 국가별 반입 건수가 엇갈린 데다 사이즈와 반품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 K세일 등 국내 소비 진작책 등으로 직구의 이점이 퇴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직구 규모는 1586만 3000건, 15억 2342만 달러(약 1조 8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건수는 전년보다 2.1% 증가했지만 금액은 1.4% 감소했다. 해외 직구 금액이 감소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해마다 40% 이상 치솟던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이후 연간 39~57% 급등했던 직구 건수도 2.1% 느는 데 그쳐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환율이 하락한 유럽과 일본에서의 반입 건수는 50% 이상 증가한 반면 환율이 상승한 중국과 홍콩에서의 반입 건수는 20% 이상 줄었다. 직구 대상국은 미국이 1164만건으로 전체의 73.4%를 차지했지만 증가율은 연평균 38.0%에 크게 못 미치는 2.0%에 그쳤다. 직구 품목별로는 비타민·항산화제·오메가3 등 건강식품과 의류가 각각 16.0%로 가장 많았다. 2014년 626만 5000건으로 직구의 40%를 차지했던 의류·신발·가방류는 476만 6000건으로 23.9% 감소한 반면 식품·전자제품은 415만 7000건에서 518만 5000건으로 24.7% 증가했다. 국내와 사이즈가 다르고 환불·반품이 어려운 온라인 구매에 한계가 있는 품목 수입이 줄어들고, 대신 규격에 따라 품질이 정형화된 상품군으로 구매 패턴이 이동하는 것으로 관세청은 분석했다. 직구 1회 평균 구매가격은 96달러(약 11만 5000원)로 전년(97달러)보다 낮아졌다. 또 개인 식별이 가능한 개인통관고유부호 사용자 305만 3000명을 분석한 결과 직구는 여성(64.1%)이 남성(35.9%)보다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4.2%, 40대가 23.1%를 차지했다. 평균 구매액은 50대가 142달러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135달러), 40대(133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결혼이야, 장난이야?…국제 ‘코믹 결혼사진’ 선발대회(포토)

    결혼이야, 장난이야?…국제 ‘코믹 결혼사진’ 선발대회(포토)

    예기치 못하게 벌어진 상황을 담은 '코믹 결혼식 사진'을 꼽는 이색 선발대회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국제 전문 결혼식사진 협회’(ISPWP)에서 주최한 ‘베스트 결혼사진 선발대회’ 출품작 중 일부를 소개했다. 이번에 ISPWP가 언론에 공개한 사진들은 ‘유머’부문에 출품된 것들로서, 동물들의 돌발행동이나 지나가던 행인의 방해, 신랑 신부의 실수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결혼식 속 우스운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ISPWP는 지난 2008년 여름부터 해마다 분기별로 이 대회를 주최해왔다. 이들은 ‘결혼식 준비’(Getting Ready) ‘첫 번째 댄스’(First Dance) ‘가족의 사랑’(Family Love) 등 여러 가지 경쟁 부문을 마련해 우승작을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이 대회는 전 세계적으로 나름의 인기를 끌고 있다. 조 밀튼 ISPWP 대표는 “2015년 한 해 동안 제출된 작품 수만 2만 장이 넘는다”고 말한다. 이어 “나는 그 모든 작품들에 담겨있는 유머 요소를 즐긴다”며 “특히, 처음 봤을 때는 왜 우스운지 알 수 없지만 자세히 보고 나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그런 사진들이 좋다”고 전했다. 밀튼은 “이런 사진들이 촬영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는 사진작가의 뛰어난 감각이 필수적”이라며 각 작가들에 대한 찬사의 말을 전했다. 사진=ⓒISPWP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불황에 빠진 브라질 카니발 행사도 포기

    최악의 불황에 빠진 브라질이 국가적 상징인 카니발 행사마저 포기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전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극심한 재정난을 이기지 못해 다음달 초로 예정된 카니발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1930년대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매년 2~3월 중 5일간 열리는 카니발 행사는 해외 여행객의 30% 정도를 끌어모으는 브라질의 대표 축제다. 실제로 카니발의 맏형 격인 ‘리우 카니발’(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행사)의 경우 지난해 100만명이 다녀가기도 했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불경기에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부정부패 의혹으로 국가 전체가 흥을 잃어버리면서, 카니발 개막이 가까워질수록 행사 취소를 선언하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일례로 상파울루 주 캄피나스 시는 인구 300만명의 대도시임에도 세수 부족으로 130만 헤알(약 3억 9000만원)의 카니발 지원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행사를 취소했다. 포르투 페헤이라 시 역시 30여년 전 연례 카니발 축제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행사를 포기했다. ●지자체들 연례행사 잇따라 취소 현재 브라질은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헤알화 대비 달러 가치는 137%나 올랐다.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해마다 10%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농사짓고 고물 팔아 9년간 기부한 할아버지

    농사짓고 고물 팔아 9년간 기부한 할아버지

    아흔 살이 넘은 할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고물을 팔아 9년째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은 금왕읍 도청2리에 사는 남해원(92) 할아버지가 금왕장학회에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다고 12일 밝혔다. 남 할아버지는 2008년 100만원을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해마다 금왕장학회에 장학금을 내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기탁한 장학금이 2300만원에 이른다. 남 할아버지는 그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 주변을 돌며 수집한 고물과 농사지은 벼, 콩 등을 내다 판 수익금으로 장학금을 마련했다. 올해는 고물값이 너무 싸서 농산물 대금만으로 500만원을 마련해 전달했다. 남 할아버지는 “큰아들이 장학금을 받고 공부를 해 대학교수가 됐다”며 “이를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장학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밥해 먹고 농사지을 정도로 아직 건강하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장학금을 기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즐겨봐 신생 축제 누려봐 생생 체험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즐겨봐 신생 축제 누려봐 생생 체험

    ‘동네 축제’가 지역적 한계를 넘어 전국적인 관광상품으로 뜬다. 지방 정부가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 즐길거리를 풍성하게 마련한 덕분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년 전국의 동네 축제 1000여개 가운데 우리나라 문화관광축제로 성장할 43개를 선정한다. 잘 알려진 축제 외에 ‘2016년 유망축제’에 새롭게 진입한 울산 옹기축제와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등 7개 축제를 소개한다. 개최한 지 10년 안팎의 신생 축제지만 관광객의 오감을 깊게 자극한다. ●울산 옹기축제 - 전 세계 옹기 만나고 나만의 옹기 만들기 등 체험거리 한가득 울산 옹기축제는 ‘살아 숨 쉬는 그릇 옹기’의 우수성을 알리려고 2000년부터 매년 5월 열리고 있다. 2009년 신종플루로 한 번 취소돼 올해로 16번째다. 매년 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린다. 2010년에는 옹기축제와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동시에 열려 전 세계에 전통 옹기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축제는 전국 최대의 옹기집성촌인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열린다. 옹기마을에는 옹기박물관(지상 2층), 옹기아카데미관(지상 2층), 옹기공방 5동(4103㎡), 기능장의 집 등으로 이뤄졌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의 옹기를 볼 수 있다. 축제는 옹기마을 거리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옹기 장인의 제작 시연, 나만의 옹기 만들기, 장인 공방 체험, 전국 옹기 공모전 등으로 진행된다. 구경할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현장에서 직접 참여하며 체험할 수 있는 오감만족 축제다. 한국 옹기의 우수성도 느낄 수 있다. 흙밟기, 흙던지기, 흙메치기 등 전통 옹기의 우수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고창 모양성제 - 부녀자 800명 작은 돌 얹고 1684m 성곽 걸으며 무병장수 기원 전북 고창의 모양성제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답성놀이를 테마로 펼쳐지는 향토 축제다. 고창군의 대표 축제로 매년 군민의 날인 음력 9월 9일을 전후해 개최된다. 올해가 43회째다. 1453년에 축조된 고창 모양성의 성곽 위를 부녀자들이 줄을 지어 밟는 답성놀이가 장관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지역 부녀자 800여명이 머리에 작은 돌을 얹고 1684m의 성곽 위를 걷는다. 답성놀이를 마친 다음에는 강강술래를 하며 흥을 돋운다. ‘답성을 한 번 하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번 하면 무병장수하며, 세 번 하면 사후 극락승천한다’는 전설이 내려와 고창인들 대부분이 답성놀이에 참여한다. 거리 퍼레이드, 조선시대 병영문화 재현, 전통무예 시범, 도자기 굽기, 짚신과 미투리 체험, 복분자를 비롯한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행사가 풍성하다.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 144개팀 대표 춤꾼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 2015년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에는 전 세계 144개팀 1만 2500여명이 참가했다. 동네 축제를 넘어 세계의 대표적인 춤꾼들이 참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해마다 9월 중순 닷새 일정으로 원주 따뚜공연장 등에서 열린다. 메인 프로그램인 ‘댄싱카니발’은 국내 최장·최대의 공모형 거리 퍼레이드다.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은 화려한 불꽃놀이와 역동적인 퍼포먼스, 화합의 카니발(월드 플래시몹)로 단번에 국내 최대 거리 축제로 자리잡았다. 세계 군악대의 따뚜공연을 계기로 2012년부터 시작한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은 첫해 1개국 3개 팀 110명 참가에서 4년 만인 지난해에는 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10개국 23개 팀 1000여명이 참여했다. 또 그린세이프놀이터, 프린지공연, 군 체험부스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한다. ●함양 산삼축제 - 해발 1000m 산에서 자란 산삼·산양삼 먹으며 웰빙 타임 경남 함양군은 산삼이 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산삼뿐 아니라 품질 좋은 산양삼 재배지임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2004년부터 12년째 웰빙 건강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함양읍 상림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12회 축제에는 전국에서 22만여명이 방문했다. ‘황금 산삼을 찾아라’ 등 65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군은 산삼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어 옛날부터 우리나라 산삼 채취의 중심지였다. 전체 지역이 게르마늄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다 지리산, 남덕유산을 비롯해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 15곳이 70㎞에 걸쳐 동북향으로 백두대간에 걸쳐 있다.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계곡으로 이뤄진 이들 산지는 부엽토층이 깊어 산삼과 각종 산약초가 자생하기에 천혜의 조건이다. 군은 이런 산삼 생산의 역사와 명성, 자연환경을 살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양삼 재배에 나섰다. 460여 농가에서 700㏊에 산양삼을 재배한다. ●광안리 어방축제 - 그물끌기·어방놀이… 전통 어촌 민속 유산 참여해 보기 광안리 어방축제는 부산 수영구의 대표 축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통 어촌의 민속 유산인 어방을 주제로 광안리 해수욕장, 광안대교, 바다빛미술관, 광안리 해변 테마 거리, 활어가 어우러져 부산의 대표적인 봄 축제로 성장했다. 그물끌기 한마당, 진두어화, 경상좌수사 행렬, 어방민속마을 재현 등 어방축제 콘셉트에 맞는 프로그램의 내실화로 해마다 관광객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아졌다. 1670년 성에 어방을 두고 어업의 권장과 진흥을 위해 어업기술을 지도했는데, 이것이 좌수영 어방이다. 현재의 수산업협동조합과 비슷하다. 공동 어로작업 때 피로를 잊고 일손을 맞춰 능률을 올리며 어민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도록 노래를 권장했다. 조선시대의 어로 작업 과정을 놀이로 구성한 것이 ‘좌수영 어방놀이’인데 중요무형문화재 제62호이다. 수영구는 이런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2001년부터 광안리 어방축제를 해오고 있다. ●영덕대게축제 - 고려 왕건도 반한 대게 맛보고 64㎞ 블루로드 걸어봐요 경북 영덕대게축제는 지역의 명품 특산물인 ‘영덕대게’ 먹거리 축제다. 영덕의 대표적 관광 상품이자 영덕 관광객 유치의 일등공신이다. 매년 4월 축제가 열려 전국의 식도락가들을 유혹한다. 올해 행사는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4일간 강구항 일원에서 열린다. 19회째다. 영덕대게를 주제로 한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특별행사가 마련된다. 또 영덕대게 낚시를 비롯해 영덕대게 경매, 대게잡이 어선 승선 등 체험거리도 풍성하다. 64㎞에 걸쳐 동해 비경을 간직한 ‘영덕 블루로드’를 걷는 재미는 덤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고려 건국 전 안동에서 견훤의 군사를 무찌르고 난 뒤 경주로 가면서 영덕에서 먹은 대게 맛에 반했다고 한다. 그 후부터 대게는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일품요리’가 됐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장에 오르기도 했다. ●경기 안성맞춤남사당바우덕이축제 - 조선유랑연예인집단의 신명나는 공연 한국 남사당패에서 유일한 여성 꼭두쇠(우두머리)였던 바우덕이(김암덕)의 예술혼을 전승, 발전시키기 위해 2001년부터 시작했다. 매년 9~10월 사이 안성맞춤랜드와 안성시 일원에서 열린다. ‘길놀이 퍼레이드’와 ‘남사당 공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남사당 공연은 조선 후기 유랑연예인집단인 남사당패의 6마당(어름·풍물·덜미·살판·버나·덧뵈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의 메인 공연이다. 전국 풍물경연대회, 세계 줄타기 한마당, 전국 엿장수 겨루기, 전국 탈놀음 경연, 남사당놀이 한마당, 안성 옛날장터 재현, 바우덕이 홍보전시전 등도 있다. 남사당놀이 체험마당에서는 복식체험, 버나 돌리기, 상모 돌리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민속놀이 체험마당에서는 장작패기, 민속놀이, 타작놀이 등을 체험한다. 안성 옛날장터에는 1800년대 안성장을 재현해 포목전, 주물전, 유기전, 옹기전 등을 전시, 판매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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